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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소득주도‘ 성장이 ‘불로소득’ 성장인가/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개혁본부장

    [시론] ‘소득주도‘ 성장이 ‘불로소득’ 성장인가/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개혁본부장

    문재인 정부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그럴싸한 구호로 출발했다. 정책 방향은 ‘소득주도 성장’이었다. 출범 1년, 청와대 정책실장이 교체되며 남긴 말은 “1년쯤 지나면 성과가 나타날 것”이었다. 그러나 1년 뒤에 나타난 현실은 ‘땀의 대가 근로소득’이 아닌 ‘부동산 거품으로 인한 불로소득’이었다. 소수 투기꾼과 기득권층만을 위한 성장으로 오히려 불평등과 격차만 커져 삶의 질이 더 나빠졌다. 대통령 임기 절반인 30개월이 지났다. 지난달 19일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만큼은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고 말했다. 순간 기가 막혔다. 당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서울 집값 폭등에 대해 분석 작업을 하고 있었다. 누가 대통령을 속일까? 궁금했다. 대통령 발언의 출처는 국토부 관료, 보고는 청와대 참모였다. 국민과의 대화 직전 11월 8일 국토부는 ‘2년 반 중간평가’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 중. 서울 주택가격은 32주 연속 하락”이라고 발표했다. 대통령 발언 10일 후 경실련이 발표한 서울 아파트값 분석 결과는 달랐다. 문재인 정부 이후 32%, 평균 3억원 올랐다. 강남은 6억원 폭등했다. 재임 30개월 중 26개월 동안 상승했다. 국토부는 ‘서울은 10% 상승’이라고 해명했다. 아직도 거짓이다. 경실련은 전국 땅값 분석 결과도 발표했다. 전국 땅값은 2054조원 폭등했다. 땅값 상승으로 불로소득이 2000조원 생겼다. 같은 기간 국민 총저축액인 273조원보다 7배 큰 규모다. 엄청난 속도다. 국토부는 이틀 뒤 한국은행의 자료를 제시하며 2000조원이 아닌 1000조원 상승이라고 해명했다. 경실련은 시세반영률 43%와 근거를 제시했다. 경실련이 조사한 1100곳(6만 가구)의 토지 시세와 공시지가 자료는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다. 그러나 국토부는 시세반영률은 64.8%라면서 근거도 공개하지 않았다. 경실련은 공개된 장소에서 장관 등 책임 있는 관계자와 공개 토론을 요구했다. 국토부는 답이 없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를 거쳐 간 참모 전체 집값 변화를 분석했다. 이들의 집값은 40% 올랐고, 다주택자도 37%가 있었다. 소득주도 성장을 외쳤던 초대 정책실장 집은 10억원이 올랐고, 두 번째 김수현 정책실장도 11억원, 김상조 실장도 5억원이 올랐다. 국민 다수가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더 실망한 것은 청와대 관계자의 변명이다.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소수의 일반화”라고 발언했다. 그리고 지난 16일 겉만 ‘고강도 18번째 부동산 대책’에 이어 참모 중 다주택자에게 집을 팔라고 권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번 대책 역시 부족했다. 11월 6일 2년을 미루던 분양가상한제 ‘핀셋’ 지정 대책도 100점 만점에 10점짜리였다. 문 대통령은 건설 경기 부양은 없다고 말했지만, 인위적으로 토건 사업을 통해 성장률을 지탱하고 경기를 부양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최근 위례신도시 공공택지 내 아파트 분양이 대표적인 사례다. 강남 집값을 잡겠다던 위례의 경우 300만원대 논밭 그린벨트 내 땅은 서울시가 수용했다. 이 땅은 택지로 둔갑해 복권 추첨 방식의 벌떼 입찰을 거쳐 주택업자에게 3.3㎡(평)당 2000만원에 넘겨진다. 그리고 이 땅을 차지한 호반 계열사는 시행자가 됐고, 아파트를 짓기도 전에 2500만원(용적률 200%)에 분양했다. 서울시가 2400억원을, 호반 측이 3000억원대 이익을 챙긴다. ‘집값만큼은 자신 있다’는 발언에 진정성이 있으려면 아파트값을 현 정부 이전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 우선 현재 10% 지역에 도입된 분양가상한제를 전국에 확대해야 한다. 그러면 새 아파트 분양가는 헌 아파트값의 반값으로 낮아진다. 40%대 공시지가를 90% 수준으로 2배 이상 즉시 현실화하고 50~60%대 공시가격제도를 폐지하라. 법인 보유세율도 손봐야 한다. 현재 법인 보유세율은 0.7%로 개인의 30% 수준밖에 안 된다. 개인 보유세율과 비슷한 2%대로 끌어올려야 한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더 강화해야 한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대출을 금지하고 기존 대출도 회수하라. 다주택 보유자가 임대사업 등록만으로 누리는 각종 세제 특혜를 즉시 폐지하고 기존의 특혜도 박탈해야 한다. 고위공직자 자산공개 부동산을 법이 정한 대로 공시가격과 시세대로 매년 등록하고 공개하라. 법 개정도 필요 없이 대통령의 명령으로 당장 내년부터 가능한 조치다.
  • 성남시, 유찰 판교구청 부지 매각 재공고

    성남시, 유찰 판교구청 부지 매각 재공고

    경기 성남시는 24일 판교구청 예정 부지였던 분당구 삼평동 641 시유지 2만5719.9㎡에 대한 입찰 재공고 했다. 시는 내년 3월 2일까지 입찰 신청을 받아 기업 현황,사업계획,입찰가격 등을 평가해 같은 달 31일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본 부지에 우수성과 차별성을 기업에게 홍보하고, 입지하는 기업에게 법적 제도적 범위 안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 등의 여러 안들을 절차에 맞추어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10월 8일 1차 매각 공고를 내고 지난 10일까지 신청 접수했지만 입찰 신청 기업이 없어 유찰됐다. 재입찰에서도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으로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신청 자격은 지식기반산업과 전략산업 분야 기업과 벤처기업으로 국내 법인(컨소시엄 포함)이어야 하며 제조업의 연구시설,벤처기업 집적시설,문화산업진흥시설 등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일반업무시설용지로 현재 임시주차장으로 사용되는 해당 시유지의 감정평가액은 8094억여원으로 ㎡당 3147만원이다. 판교제1테크노밸리,신분당선 판교역과 인접한 노른자위 땅으로 실제 매매가는 1조원도 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판교구청 예정부지에 대해 유명 IT업체 등에서 관심을 보였지만 땅값이 워낙 비싸 선뜻 나서지 않고 추이를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매각대금으로 교육청이 건립을 포기한 삼평동 이황초등교·판교동 특목고·백현동 일반고 등 3개 학교 용지를 LH로부터 매입해 이황초등교 부지를 판교구청 대체부지로 남겨두고,나머지 2개 부지는 주민 의견을 수렴해 공공시설로 사용할 방침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안정적 일자리·현지 네트워크 없어…“제주살이 실패했어요”

    안정적 일자리·현지 네트워크 없어…“제주살이 실패했어요”

    ‘제주여 안녕~~~.’ 최근 7~8년간 불어닥친 제주 이주바람이 잦아들었다.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 새로운 인생을 꿈꿔 왔던 이주민들은 하나둘 제주를 떠났다. 더러는 직장마저 내던지고 자연과 함께하는 여유로운 삶을 찾아 제주로 몰려왔던 이들은 왜 제주를 떠났을까. 이들의 사연을 들어 봤다.●우린 제주살이 접고 떠나요 제주 이주민 최경식(48·가명)씨는 내년 초 제주를 떠난다. 초·중학교에 다니던 아이들이 학기를 마치면 고향으로 돌아간다. 대구에서 회사에 다니던 최씨는 제주 이주바람이 한창이던 5년 전 회사를 그만두고 가족과 함께 제주로 이주했다. 이주하기 전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제주에 먼저 온 이주민들과 관계를 맺는 등 꼼꼼하게 준비했다. 최씨는 SNS로 알게 된 제주 이주민들과 협동조합을 만들고 이주민들의 권익 보호와 공동 사업 등을 추진했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실시간 보여 주는 유튜브 개인 방송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주의 벽은 높았다. 제주에 학연, 지연, 혈연이라는 네트워크가 전혀 없는 최씨는 조합원들과 이런저런 사업을 구상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해변과 숲속을 달리는 시내버스에 카메라를 달아 인터넷으로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세계에 실시간으로 보여 주는 아이디어를 구상했지만 역시 사업화하지 못했다. 최씨는 19일 “난개발로 망가졌지만 제주는 여전히 아름답고 계속 살고 싶은 곳이지만 외지인이 이주해 새로운 일을 하기에는 네트워크 부족이라는 현실의 벽이 높았다”면서 “제주에 집이라도 없으면 영영 제주와는 인연이 없을 것 같아 언제 다시 올지 모르지만 살던 집은 팔지 않고 임대하고 떠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동의 건설현장에서 안전관리자로 일하던 임정수(52·가명)씨는 2년 전 중국자본이 투자한 제주의 한 대형 복합리조트에 안전책임자로 취업해 이주했다. 하지만 투자자가 금융비리 혐의 등으로 중국당국 조사를 받으면서 카지노에는 중국인 고객이 뚝 끊어져 경영난에 시달리자 몇 달 전 회사를 그만뒀다. 제주살이가 맘에 쏙 든 임씨는 제주에서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자신의 전문분야 일자리를 찾지 못해 육지에서 인척이 하는 일을 돕기로 하고 이달 말 제주를 떠난다. 임씨는 “제주에 중국인이 넘쳐나고 중국 자본이 수조원을 투자해 안정적인 회사로 알고 인생 2막을 제주에서 펼치려고 했는데 회사가 갑자기 어려워질지는 상상도 못했다”면서 “관광산업에 의존하는 제주는 외부요인에 따라 일자리와 경기가 불안정한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중국 유학을 하는 등 중국통인 이상철(50·가명)씨는 2016년 제주의 한 분양형호텔을 통째로 임대해 제주로 이주했다. 당시 제주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이 넘쳐났다. 이씨는 중국 유학 당시 구축한 중국 현지 네크워크를 통해 모객활동을 벌이기도 하는 등 중국인 대상 숙박사업은 순탄했다. 하지만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 당국이 한국 관광을 금지하면서 사업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씨는 중국 포털 등에서 직접 싼커(중국인 개별관광객)를 모객하고, 직원을 감원하는 등 버텼지만 투자 자금을 모두 날리고 지난 9월 쓸쓸하게 제주를 떠났다. 이씨는 “이주 당시만 해도 제주시 호텔에 빈방이 없을 정도로 유커들이 몰려와 사업이 번창할 줄 알았는데 사드 한 방에 제주 이주는 실패로 끝났다”고 말했다. 대기업 연구소를 그만두고 2008년 애월 바닷가에서 혼자 카페를 운영했던 송영수(53)씨는 10년간 제주살이를 끝내고 지난해 제주를 떠났다. 제주올레길이 생기고 저비용항공사가 취항하면서 관광객이 급증하고 덩달아 부동산 가격이 오르자 카페 건물주가 건물을 팔아 버려 카페를 접어야만 했다. 송씨는 근처에 다른 카페를 냈지만 얼마 버티지 못했다. 주변에 갑자기 유명 연예인이 운영하는 대규모 카페가 등장하더니 블랙홀처럼 손님을 뺏어가 버렸다. 송씨는 “제주 관광객이 폭증하면서 유명 연예인이나 대규모 자본이 앞다퉈 카페업종에도 밀물처럼 밀려왔고 제주로 이주해 소규모 자영업을 하는 소시민은 종잣돈을 모두 날리는 등 한순간에 설 자리가 사라졌다”면서 “소시민들의 생업이 걸린 소규모 자영업종에 유명 연예인이 자금력을 앞세워 시장을 독점하는 게 너무 원망스러웠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제주 이주바람이 불기 전인 2007년 제주에 귀농해 5년간 감귤 농사를 짓다 고향으로 되돌아간 김현식(56·가명)씨는 요즘 제주만 생각하면 머리가 복잡하다. 김씨는 제주에 작은 감귤과수원을 구입, 나 홀로 유기농 감귤농사에 매달렸지만 수확도 시원찮고 판로도 막막했다. 김씨는 “혼자 귤 농사를 짓는, 말투도 다른 낯선 외지인에게 이웃 농가들이 살갑게 대하지 않았고 귀농이란 것도 나 혼자 농사만 열심히 짓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수입도 변변찮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제주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김씨 감귤밭 땅값도 크게 올랐다. 김씨는 “감귤밭을 팔려고 해도 양도소득세 고민에 제주토박이에게 장기 임대했다”면서 “언젠가는 제주로 다시 이주해 농사를 짓는 꿈을 꾸지만 이뤄질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은 “도시에서의 치열한 경쟁에 내몰렸던 사람들이 보다 일상이 여유로운 삶을 찾아 제주로 이주했지만 사람 사는 제주 역시 나름의 생존경쟁이 있는 데다 관광객이 폭증하면서 대규모 자본 진출 등 급변한 제주의 경제환경에 이주한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실패한 경우가 많다”면서 “결국 제주 이주도 안정적인 일자리와 자영업은 나만의 경쟁력 등 생업유지가 우선돼야 한다는 걸 보여 준다”고 말했다.●우린 여전히 제주이주를 꿈꾼다. 내년 봄 문을 여는 롯데관광개발의 초대형 복합리조트인 드림타워는 최근 경력사원 270여명 모집에 전국에서 8000여명이 몰려들었다. 김병주 홍보이사는 “취업난도 있지만 지원자의 60% 이상이 서울 등 육지 사람들이어서 안정적인 좋은 일자리가 있으면 아름다운 제주에서 살고 싶다는 제주이주 바람은 여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드림타워는 내년 초에도 신입사원 2500여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대구에서 직장을 다니던 박영수(42·가명))씨는 한 달 전 제주로 이주했다. 회사에서 서울 또는 제주지역 근무를 제안하자 단 1초도 고민하지 않고 제주를 선택했다. 박씨는 “집 나서면 푸른 바다고 오름인 아름다운 자연과 도시보다는 느긋한 일상이 마음에 쏙 들어 지금 당장 가족들도 모두 데리고 오고 싶다”면서 “아는 사람이라곤 없지만 제주 역시 사람 사는 곳이어서 서두르지 않고 제주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인구(외국인 제외 주민등록인구)는 67만 895명이다. 제주 이주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12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해서 한 달 평균 최고 1400여명이 제주로 몰려왔다. 2011년 57만 6156명으로 전년도보다 1099명이 감소했으나, 이듬해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2012년 58만 3713명으로 7557명이 늘어나는 등 한 해 1만명 이상씩 급증했다. 하지만 2016년 1만 7202명을 정점으로 줄기 시작해 2017년에는 1만 5486명으로 전년보다 증가 폭이 줄었고 지난해에는 1만 108명으로 증가 폭이 더 감소했다. 올해는 증가 폭이 4000명을 넘어서지 않을 전망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강남불패’ 민낯 품은 川… 풍요와 가난 사이 말없이 흐른다

    ‘강남불패’ 민낯 품은 川… 풍요와 가난 사이 말없이 흐른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34차 양재천’ 편이 지난 14일 강남구 대치동과 개포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지하철 분당선 한티역 4번 출구에서 출발해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 대치동 학원가를 살짝 엿봤다. ‘스타숲’이라고 불리는 늘벗근린공원을 거쳐 습지생태계가 살아 있는 겨울의 양재천을 산책했다. 양재천은 거대한 아파트 단지 사이를 비집고 생명수처럼 흘렀다. 강남구 대치동과 개포동을 연결하는 영동4교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강남의 빈자촌’, 구룡마을로 향했다. 대모산으로 올라가는 구룡마을 입구에는 투쟁을 알리는 울긋불긋한 현수막이 여기저기 나붙어 있어서 어수선했다. 만일의 불상사를 우려해 구룡마을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이날 코스 중 서울미래유산은 모범적인 생태계 복원을 기리고자 2015년에 선정된 양재천이 유일했다. 이지현 서울도시문화지도사가 해설을 맡아 양재천의 어제와 오늘을 들려줬다.양재천은 관악산에서 발원해서 과천 막계천을 거쳐 강남구와 서초구를 가로지른 뒤 탄천과 합류하는 길이 15.6㎞의 하천이다. 원래는 한강과 직접 맞닿은 한강지류였지만 1970년대 개포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구불구불하던 곡류 하천이 직선화되면서 인위적으로 탄천과 연결됐다. 강남을 대표하는 별개의 하천이던 탄천과 양재천은 물길이 바뀌면서 탄천이 본류, 양재천이 지류가 됐다. 탄천은 또 강남구와 송파구를 나눈다. 손정목의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에 따르면 강남 개발이 시작되기 전인 1970년 1월 “강남지역(한강 이남)에서 가장 장래성이 있고 투자 가치가 있는 곳이 어딘가?”라는 당시 박정희 정권의 실세 박종규 경호실장의 질문에 윤진우 서울시 도시계획과장이 “탄천을 경계로 그 서부지역 일대(현재의 강남구)입니다”라고 답했던 바로 그곳이다. 양재천과 탄천의 만남이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의 출발 지점인 셈이다. 매입 자금 중 2억 5000만원은 당시 공화당 재정위원장인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가 정치헌금으로 냈는데 그 보상으로 대치동과 삼성동의 땅 6만 2000여평이 주어졌다. 이 중 2000평 정도는 오늘의 테헤란로 일대의 일급지였고, 나머지는 탄천과 양재천이 만나는 지점의 높이 50m가량의 돌산 등 버려진 땅이었다. 1974~1978년 사이 탄천과 양재천에 제방이 쌓이기 전까지 비만 오면 잠기던 상습 침수지였다. 1970년대 후반 골재난 때 돌산을 폭파해 골재로 팔았고, 1981년 그 자리에 지은 아파트가 학여울역 앞 대치동 쌍용1차·2차 아파트다. 한보주택 정태수의 은마아파트와 함께 대치동 시대의 서막이었다.조선시대 양재동은 한양과 삼남 지방을 이어 주는 한강 이남 최대의 역, 양재역이 있었다. ‘한국지명총람’에는 “쓸 만한 인재들이 모여 살아 양재동이라 했다”고 유래를 전한다. 양재천은 양재동이라는 지명에서 따왔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양재천의 본래 이름은 공수천이었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도 양재천의 상류는 공수천, 하류는 학탄(학여울)이라고 그려져 있다. 굽이치는 여울에 학이 날아들 정도로 풍광이 뛰어났다. 청계천, 중랑천, 안양천, 불광천과 마찬가지로 한때 오염 하천의 대명사였다. 1995년 7월부터 강남구와 서초구, 과천시 등 자치단체 주도로 ‘양재천 살리기 운동’이 전개돼 청정 하천으로 되살아났다. 수질 개선과 생태계 복원으로 고층 아파트 단지 속의 안식처로 변했다. 대동여지도를 보면 한강 이남에는 지명이 몇 개 나오지 않는다. 강북 쪽에 더 가깝게 붙어 있던 옛 잠실섬 아래로 송파, 삼전도라는 나루의 이름이 나오고, 탄천과 학탄이 등장한다. 양재역 좌우로 우면산과 대모산이 뚜렷하다. 현재의 강남에 해당하는 지명은 탄천, 학탄, 양재에 불과하다. 구룡산은 지도에 없는 무명의 산이었다. 1871년에 편찬된 ‘광주부읍지’에는 1970년대 강남 개발 이전의 지세가 비교적 잘 나타나 있다. 봉은사와 양재역 그리고 선정릉을 중심으로 경기 광주군 언주면이, 대모산과 헌인릉을 중심으로 광주군 대왕면이 묘사돼 있다. 현재의 서초구인 시흥군 신동면과 함께 18세기 후반 이후 한양도성민이 먹을 채소 재배지로의 역할을 맡았다. 대치란 우뚝 솟은 큰 고개를 뜻한다. 서울은 200여개의 고개와 30여개의 하천으로 이뤄진 산수의 도시다. 고개(峴)보다 더 높은 고개가 치(峙)다. 대치2동은 강남 개발 이후의 신생도시가 아니라 구릉지에 형성된 자연부락이다. 대치의 순우리말인 한티라고도 불렸다. 탄천과 양재천의 합류 지점에 위치한 대치동은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침수지였다. 한티나 학여울은 다행히 지하철 역명으로 남았다. 한티마을은 한터마을이라고도 하는데 530살이 넘은 은행나무가 있어서 은행나무제사가 열렸고 지금은 ‘한티골 은행나무 문화축제’로 전승됐다.대치동에 28개 동 규모의 은마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것은 1979년이었다. 한보주택은 1985년 은마아파트 단지 남쪽에 미도아파트 21개 동을 추가로 지으면서 아파트재벌의 탄생을 알렸다. 강남구의 남쪽 끝, 대모산과 구룡산 아래, 양재천과 탄천을 낀 허허벌판 258만평이 택지개발촉진지구로 지정된 것은 1981년 4월이다. 개포지구는 순식간에 금싸라기 아파트촌으로 둔갑했다. 대치동은 강남의 주변부였다. 1976년 12월 28일자 ‘동아일보’에는 “무교동은 평당 39만~90만원, 고속버스터미널이 건설될 예정인 반포동은 평당 60만~70만원인 반면 대치동과 도곡동은 4만~5만원으로 서울에서 땅값이 가장 싼 곳”이라는 기사가 실렸을 정도다. 탄천과 양재천 제방건설은 대치동의 지형을 순식간에 바꿨다. 10년 만에 강남의 대표적 아파트 단지가 됐고, 또 10년이 지난 뒤에는 양재천과 탄천변까지 최고급 아파트 단지가 빽빽하게 들어섰다. 한티라는 옛 고을 이름처럼 솟았다. 강남 개발을 담당한 서울시 관계자의 예언대로 탄천 서쪽, 양재천 주변은 강남 최고의 아파트 거주단지가 됐다. ‘대한민국 사교육의 메카’ 대치동의 군림은 강북 명문고교의 강남 이전과 강남 8학군 형성 이후 필연의 수순이었다. 2017년 현재 대치동 일대의 입시학원 수는 1200여개로 목동의 960여개, 상계동과 중계동을 합친 720여개를 압도한다. 지하철 3호선 도곡역과 대치역, 분당선 한티역이 사각형으로 둘러싼 지역이다. 은마아파트 사거리를 가로지르는 도곡로와 삼성로에 면한 상업건물, 아파트 단지의 상가, 대치4동의 다가구 밀집 블록 내의 근린상가 또는 주거용 건축물 곳곳에 학원이 깃들여 있다. 대치동은 명문 중고교와 학원, 그리고 고급 아파트 단지를 품은 강남의 민낯이다. 양재천은 그 사이를 말없이 흐른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제35회 서울의 문학5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집결 장소: 12월 21일(토) 오전 10시, 독립문역 4번 출구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입찰 8000억대 판교구청 부지 유찰

    입찰 8000억대 판교구청 부지 유찰

    8000억원대의 경기 성남시 판교구청 예정부지 매각입찰에서 참여 기업이 없어 1차 유찰 됐다. 성남시는 16일 “지난 10일부터 판교구청 예정부지에 대한 입찰 신청 기업을 접수했지만, 이날까지 참여 기업이 없어 재공모에 나설 계획” 이라고 밝혔다. 시가 매각에 나선 판교구청 예정부지는 분당구 삼평동 641 일원 시유지 2만5719.9㎡다. 일반업무시설용지로 현재 임시주차장으로 사용되는 해당 시유지의 감정평가액은 8094억여원으로 ㎡당 3147만원이다. 판교제1테크노밸리,신분당선 판교역과 인접한 노른자위 땅으로 실제 매매가는 1조원도 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청 자격은 지식기반산업과 전략산업 분야 기업과 벤처기업으로 국내 법인(컨소시엄 포함)이어야 한다. 매각 부지는 제조업의 연구시설,벤처기업 집적시설,문화산업진흥시설 등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시는 신청기업을 대상으로 기업현황,사업계획,입찰가격 등을 평가해 오는 3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시는 1차 유찰됨에 따라 열흘 이내에 재공고를 내고 신청기업을 접수할 계획이며, 재입찰에서도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판교구청 예정부지에 대해 유명 IT업체 등에서 관심을 보였지만 땅값이 워낙 비싸 선뜻 나서지 않고 추이를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문 대통령 참모진 아파트·오피스텔 3년새 1인당 평균 3억원 증가”

    “문 대통령 참모진 아파트·오피스텔 3년새 1인당 평균 3억원 증가”

    경실련,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전·현직’ 분석“소득주도성장이 아니라 불로소득 주도성장”시세 반영률 靑 39%…전국 표준지는 64.8%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한 전·현직 참모진의 아파트·오피스텔 재산이 최근 3년간 평균 3억원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했거나 근무 중인 1급 공무원 이상 공직자 76명 중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보유했다고 신고한 65명의 아파트·오피스텔 재산이 2017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3년간 시세 기준으로 1인당 평균 3억 2000만원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실련은 국민은행 부동산 시세 자료와 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상위 10위는 1인당 약 9.3억 늘어나 경실련의 분석에 따르면 2017년 1월 전·현직 참모 65명이 보유한 아파트·오피스텔 재산은 시세 기준 1인당 8억 2000만원이었지만, 3년여 만인 지난달 11억 4000만원으로 약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달 기준 전·현직 참모 중 아파트·오피스텔 재산 보유 상위 10위는 1인당 평균 27억 1000만원 상당을 보유했다. 2017년 1월과 비교하면 아파트·오피스텔 재산이 1인당 약 9억 3000만원(약 52%) 증가했다. 주현 전 청와대 중소벤처비서관이 보유한 아파트·오피스텔 재산이 올해 11월 시세 기준 43억 6000만원으로, 청와대 전·현직 참모진 중 가장 많았다. 가격 상승액 기준 상위 10인으로 범위를 좁힐 경우 아파트·오피스텔 재산은 3년새 평균 10억원이 올랐다. 여연호 국정홍보비서관은 11억 3000만원, 김조원 민정수석비서관은 11억원 각각 상승해 주현 전 비서관 뒤를 이었다.“모든 국민이 강남 가서 살 이유는 없다”고 말했던 장하성 전 정책실장의 잠실아시아선수촌 아파트는 10억 7000만원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수현 전 정책실장의 경우 과천 주공 6단지 아파트가 재건축되며 가격이 10억 4000만원 상승해 집값이 2배 이상 뛰었다. 김상조 정책실장의 청담동 아파트도 2017년 11억원에서 16억원 정도로 가격이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30개월 중 26개월 동안 집값이 상승했고, 청와대 참모들의 부동산 재산은 폭등했다”며 “소득주도 성장이 아닌 불로소득이 주도하는 성장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며 안정화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청와대 관료들의 부동산 재산은 수억원 올랐다”며 “청와대가 부동산 가격 안정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2개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기준 13명에서 올해 기준 18명이 2개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박진규 통상비서관은 4채, 황덕순 일자리수석비서관 등 3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정부에서 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로 다주택자를 규제하겠다더니 청와대 내에는 다주택자가 되레 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시지가·재산신고 모두 실거래가 반영 못해 문제는 또 있다. 공시지가는 물론 재산신고 된 부동산 재산이 실거래가와 동떨어져 있는 점이다. 경실련 조사 결과 대통령 비서실 고위공직자 부동산재산의 공시지가는 실거래가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경실련이 가격 상승액 기준 상위 10명이 보유한 12채의 아파트에 대해 땅값 시세와 공시지가를 비교한 결과 시세 반영률은 평균 39%에 그쳤다. 고위공직자들의 아파트 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의미다.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의 시세반영률은 64.8%였다. 현행법상 4급 이상 공직자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공시가격 또는 실거래가 기준으로 부동산 재산을 신고하게 돼 있다. 고위 공직자가 공시지가를 신고해 부동산 재산을 축소 공개한다는 지적이 일자 행안부는 지난해 6월 시행령을 개정해 공시가와 실거래가 중 높은 금액을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다만 경실련 관계자는 “당시 이를 감독하는 인사혁신처가 실거래가는 시가가 아닌 최초 취득가격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린 바 있다”며 “실효성엔 의문이 남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문 대통령과 국토부가 집값·땅값 폭등을 외면한다면 고위 공직자들의 불로소득만 늘려주려 한다는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고위공직자들의 재산을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재산신고 시 공시가격과 시세를 동시에 기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부동산 잡겠다던 정부, 땅값 사상 최고 상승 어쩔 건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그제 ‘대한민국 40년 땅값 상승세’를 분석한 결과 정권별 연평균 땅값 상승액은 현 정부가 1027조원으로 가장 컸다고 밝혔다. 노무현 정부 때는 연평균 625조원이 올랐고 박근혜 정부 때 277조원, 김대중 정부 때 231조원이 각각 올라 뒤를 이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연평균 39조원씩 전국 땅값이 오히려 하락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정부가 발표한 토지 공시지가에 연도별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을 역적용하는 방식으로 1979년부터 2018년까지의 땅값을 추산한 것으로 거래가 거의 없는 정부 보유분(2055조원)을 뺀 민간 보유 토지 가격의 총액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경실련의 땅값 추정 기준이 모호하고, 땅값을 계산할 때는 당시 경제상황과 자산가치 등도 종합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반박했지만, 최근의 가파른 땅값 상승세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주 전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면서 “부동산 가격을 잡아 왔고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땅값과 함께 서울의 아파트값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뛰는 집값을 잡겠다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한 지 한 달이 됐지만 상승세는 여전하다. 지난달 서울의 집값은 전달 대비 0.5% 상승해 지난해 9·13 대책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의 부동산 상황 인식은 잘못됐고 국민에게 한 약속도 허언이 된 셈이다.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은 국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땅값이 뛰면 그만큼 기업의 생산원가가 높아지고 경쟁력은 떨어진다. 토지보상비 상승으로 부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주택원가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땅값이 오르면 집값도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다. 이는 주거비 증가에 따른 임금상승 압박으로 이어진다. 경실련은 땅값, 집값의 거품을 제거하는 투기 근절책을 주문했다. 정부는 부동산 정책 전반을 다시 살펴 더 정교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 국토부·경실련 ‘땅값 2000조 상승’ 공개 토론한다

    국토부·경실련 ‘땅값 2000조 상승’ 공개 토론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전국 땅값이 2000조원 넘게 뛰었다고 주장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정면 반박하며 공개토론을 제의했다. 경실련도 ‘환영한다’고 밝혀 조만간 공개토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4일 긴급 백브리핑을 열고 전날 경실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앞서 경실련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 땅값이 지난해 말 기준 1경 1545조원으로, 문재인 정부 2년간 2054조원이 올랐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경실련의 토지가격 추정 방식에 문제가 있고 공시가격 현실화율도 정부의 공식 통계치인 64.8%가 아닌 43%로 잡는 등 계산이 잘못됐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또 이례적으로 경실련에 공개 토론회를 제안했다. 김영한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경실련은 책임 있는 시민단체로 구체적 분석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공개토론 제안을 환영한다”면서 “토지가격뿐 아니라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공개토론을 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국토부, ‘땅값 2000조’ 경실련 주장 반박… “공개 토론 하자”

    문재인 정부 들어 전국 땅값이 2000조원 넘게 뛰었다고 주장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정면 반박하며 공개토론을 제의했다. 경실련도 ‘환영한다’고 밝혀 조만간 공개토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4일 긴급 백브리핑을 열고 전날 경실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앞서 경실련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 땅값이 지난해 말 기준 1경 1545조원으로, 문재인 정부 2년간 2054조원이 올랐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경실련의 토지가격 추정 방식에 문제가 있고 공시가격 현실화율도 정부의 공식 통계치인 64.8%가 아닌 43%로 잡는 등 계산이 잘못됐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은행 공식 통계에서도 토지자산총액은 8222조 6000억원으로, 2016년 말 7146조 4000억원보다 약 1076조원 늘어난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또 이례적으로 경실련에 공개 토론회를 제안했다. 김영한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경실련은 책임 있는 시민단체로 구체적 분석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공개토론 제안을 환영한다”면서 “토지가격뿐 아니라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공개토론을 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경실련이 공개토론을 벌이게 된 원인은 표면적으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토지가격 상승에 대한 이견이지만, 그 바탕에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시민 사회단체의 불만이 깔려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종합부동산세 강화와 분양가상한제 등 진보적인 부동산 정책을 편다고 볼 수 있지만, 정책의 세부적인 측면에서 후퇴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있다”면서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방향 설정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국토부와 경실련의 공개토론이 땅값 논쟁을 넘어서 주택과 부동산 정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본다. 한 정부 관계자도 “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文정부 2년간 땅값 2054조 올라… 연간 상승액 역대 최고”

    “文정부 2년간 땅값 2054조 올라… 연간 상승액 역대 최고”

    2014년 분양가상한제 폐지해 땅값 급등 임대사업자 조세 부담 줄인 것도 원인 문재인 정부 2년간 땅값이 무려 2000조원 넘게 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역대 정부 중 1년간 오른 땅값이 가장 높았다. 부동산 가격이 가장 많이 치솟았다고 평가되는 노무현 정부 때 땅값 상승률의 1.6배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때문에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 땅값 추정’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이 토지 공시지가에 시세 반영률을 역으로 적용해 추정·분석한 결과 민간이 보유한 땅값은 1979년 말 325조원에서 2018년 말 9489조원으로 40년 동안 9164조원이 뛰었다. 공공 보유 토지를 포함한 전국 땅값 총액은 2018년 말 1경 1545조원이었다. 진보 정부인 문재인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유독 땅값 상승세가 가팔랐다. 문재인 정부 2년 동안 땅값이 2054조원 오르면서 2018년 말에는 9489조원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상승액은 1027조원으로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컸다. 노무현 정부 임기 5년간 땅값은 3123조원 상승했다. 연평균 상승액(625조원)이 문재인 정부에 이어 2번째로 높다. 박근혜 정부와 김대중 정부의 연평균 땅값 상승액이 각각 277조원, 231조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명박 정부 때는 땅값이 연평균 39조원씩 떨어졌다. 경실련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땅값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1999년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한 뒤 20년 동안 땅값은 4배 가까운 7318조원(연평균 385조원) 올랐다. 그나마 2008년 분양가 상한제가 부활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땅값 상승세가 완만해졌다. 그러나 2014년 다시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면서 땅값이 급등했다. 경실련은 2017년 정부가 임대사업자에게 양도세나 종합부동산세 등 조세 부담을 줄인 것도 땅값 상승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지난번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가격이 안정돼 있다고 했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판단”이라고 짚었다. 경실련과 정 대표는 공시지가에 실제 시세가 반영되지 않아 과세기준이 왜곡됐다며 국토교통부 관계자 등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오는 12일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서울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멀쩡한 차량기지 옮기는 건 혈세낭비” 광명시민, 구로차량기지 이전 강행 국토부 감사 청구

    “멀쩡한 차량기지 옮기는 건 혈세낭비” 광명시민, 구로차량기지 이전 강행 국토부 감사 청구

    국토교통부가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강행하려는 데 대해 광명시민들이 사업타당성 재조사를 요구하며 감사를 청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토부는 구로차량기지를 광명시로 이전을 확정짓기 위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국회 본예산에 사업비를 반영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광명시가 강력히 반대입장을 표명했지만 이를 묵살하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것으로 군부독재 시절에나 있을 법한 행태라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국토부는 재해영향평가와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의견을 보완하고, 관련부처와 협의 중에 있다. 이르면 올 연말까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최종사업비를 확정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설계를 발주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차량기지 이전을 반대하는 광명시민들의 모임인 비상대책위원회는 기재부에 타당성 재조사를 요구하고 감사원에 사업타당성 감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2016년 KDI 타당성재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비대위는 ”현재 구로차량기지가 멀쩡히 제 기능을 하고 있는데 국토부가 1조 717억원을 투입해 광명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막대한 혈세를 낭비다. 철도 본연의 편익이 아닌 부지개발로 인한 편익만 생기는 꼴”이라며 “KDI가 이런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했는데도 국토부가 특정 지역 땅값을 올려주기 위해 광명시민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일직동과 천왕 2곳에 차량기지가 있는데 광명시 도심 한복판에 차량기지를 또 이전하는 것은 소음과 분진·진동 등 환경문제를 유발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저해한다”며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광명 이전을 기정사실화해 진행하는 제2경인선 광역철도 예비타당성 조사도 즉각 증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정한 차량기지 이전 부지 인근 100m에 노온정수장이 있다는 것도 큰 문제다. 광명이나 부천·시흥·인천 등 수도권 시민들이 중금속에 오염된 식수를 마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책사업이란 미명 하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광명지역 경기도의원들은 국토부가 차량기지 광명 이전을 강행하자 사업 철회를 위해 경기도에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향후 구로차량기지 이전 문제가 서울과 경기도의 갈등 구도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전쟁의 비극·고단한 삶…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는 ‘恨 많은 고개’

    전쟁의 비극·고단한 삶…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는 ‘恨 많은 고개’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8차 서울의 대중가요3(단장의 미아리고개)’ 편이 지난 2일 강북구 미아동과 성북구 길음동·돈암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우이신설선 솔샘역 1번 출구에 집결했다. ‘미아리’라는 지명을 낳은 신라의 고찰 미아사~송천동성당~옛 미아리공동묘지~옛 미아리 유해업소를 거쳐 미아리고개예술극장에서 반야월 작사, 이재호 작곡, 이해연 노래의 1950년대 명곡 ‘단장의 미아리고개’ 노래비를 만났다. 최근 송가인이라는 트로트 가수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입에 다시 오른 구성진 노랫가락의 위력을 새삼 느꼈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미아리 점성촌이 마지막 코스였다.돈암동에서 길음동으로 넘어가는 미아리고개에는 절절한 슬픔이 뱄다. 너무 가팔라서 넘나들기 고달팠고, 병자호란과 한국전쟁의 서울 침공로였으며, 공동묘지가 있던 시절엔 상여길, 조문길이었다. 한국전쟁 때 인민군에 끌려가던 가족을 향해 울부짖던 비극의 장소이기도 했다. 지금 그 ‘창자를 끊는’ 미아리고개에는 미아리하늘고개다리와 노래비 그리고 미아리고개예술극장이 무심하게 서 있을 뿐이다. 이날 해설을 맡은 강영진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늘 스쳐 지나가기만 하던 미아리의 애사를 두 발로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안내했다.서울 동북부의 관문 미아리의 역사는 2002년 서울시 시범 뉴타운 지정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개발의 속도와 규모는 전광석화 같았다. 10여년 만에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된 미아리의 잔상은 오간 데 없고 거대한 아파트 숲이 하늘을 가린 채 즐비하다. 1894년 갑오개혁 때 미아리의 행정구역은 한성부 동부 숭신방 동소문외계 미아리였다. 동소문 밖 성저십리(성 밖 십리)에 속했다.‘조선성시도’와 ‘한양도’ 등 옛 지도에는 오랑캐 적(狄), 넘을 유(踰), 고개 현(峴)자를 써서 적유현이라고 적었다. 한양에서 강원도나 함경도를 오가는 길손은 동소문(혜화문)~적유현~수유현~양주 길을 지나다녔다. 사람들은 이를 쉽게 병자호란 때 되놈(청나라군)이 넘어온 되너미고개라고 말하고, 이를 한자로 돈암현이라고 옮겼다. 또 길음동이라는 지명은 ‘기리묵골’ 또는 ‘기레미골’이라는 우리말 지명을 한자로 바꾼 것이다. 미아리고개 북쪽 정릉천 골짜기의 물소리가 맑고 고와서 길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비가 오면 땅이 질퍽해 ‘질음골’이라고도 불렸다. 1792년 광릉으로 행차하던 정조는 미아리고개에 이르자 말에서 내려 잠시 머문 뒤 ‘야차제만장봉’이라는 시를 남겼다. 이때 이곳의 지명이 미아리(美阿里)라고 적혀 있어서 현재의 미아리(彌阿里)와는 한자가 다름을 알 수 있다. 길음1동의 옛 돌산(신안아파트)은 건축용 석재를 채취하던 채석장으로, 나머지 지역은 왕실의 매장 터로 쓰였다. 1911년 경성부 지도에 미선리, 미하리라고 표기됐으나 1930년대에 인쇄된 경성부 관내도에 비로소 미아리(彌阿里)라는 표기가 정착됐다. 청량사에서 청량리가 유래했듯 원효대사가 세운 불당골(미아7동)에 있던 미아사가 미아리라는 지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차 종점이 있던 돈암동은 시내, 고개 너머 미아리는 시골로 인식했다. 이후 경기 고양군 숭인면 미아리(1914년)에서 성북구 미아리(1949년)로 변경되면서 미아1·2·3동과 길음동, 인수동, 송천동, 삼양동 등 우리 귀에 낯익은 이름이 생겼다. 인수동은 삼각산(북한산) 인수봉, 삼양동은 삼각산 아래 양지바른 동네라는 뜻이다. 송천동은 샘이 솟는 소나무 숲 마을이었다. 1973년 도봉구에 속했다가 1975년 다시 성북구로 회복됐다. 1995년 강북구가 분구되면서 길음동은 성북구, 미아동은 강북구로 갈라졌다.장소인문학에서 말하는 미아리의 정체성은 일제강점기 1930년에 완공된 공동묘지 조성으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미아리 공동묘지는 1912년에 만들어진 19개 공동묘지 중 한국인 전용 공동묘지였다. 1937년에 모두 1만 6000기의 무덤이 있었다. 주택난과 매장지 부족으로 1933년 망우리, 1958년 파주 용미리, 벽제로 각각 이전했다. 이상, 이육사, 유관순, 한용운, 최학송, 나석주, 이중섭 등이 묻혔다가 망우리 등으로 이장됐다. 또 도시빈민들의 이주로 정릉천변과 공동묘지 주변에 토막촌과 무허가주택촌이 형성됐다. 미아리는 한국전쟁 당시 국군과 인민군의 격전지였다. 전쟁이 끝난 뒤 북으로 끌려가던 북송인사 때문에 ‘한 많은 미아리고개’ 별칭이 붙었다. 1958년 미아리공동묘지가 벽제와 망우리로 이장하면서 이재민들이 정착하기 시작했다. 길음동의 대표적 공영주택 백호주택은 1962년 입주 신청을 받았는데 당시 분양가구가 100호였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호당 50평 안팎의 대지에 12평짜리 벽돌기와집을 지었다. 당첨자는 땅값을 내고 건축비 14만 2500원은 25년 분할 상환했다. 미아리는 인수로, 삼양로, 미아로 등 세 가닥 큰 길이 주축을 이룬다. 정릉천 물길인 인수로는 정릉천에서 길음동 돌산에 이르는 도로명이다. 인수로 좌우에는 거대한 무허가 간이주택이 천변동네를 형성했다. 본래 좌우제방을 도로로 이용하다 세 번에 걸쳐 복개돼 도로가 됐다. 뉴타운개발 후 길음시장과 역세권을 제외하고 아파트가 들어섰다. 1960년대 후반 청계천 복개와 종로3가의 집창촌 ‘종삼’이 철거되면서 하월곡동 88 정릉천변 일대로 이주, ‘미아리 텍사스’라는 오명이 따라붙었다. 2000년대 길음 재개발로 대부분 헐려 나갔다. 삼양로는 길음역4거리에서 수유동 쪽 길이다. 1962년 미아초등학교 앞쪽에 백호주택이 들어선 뒤 위쪽을 잇는 도로가 생겼다. 수유동에서 미아리고개를 넘어가는 미아사거리는 본래 미아삼거리였다. 장위동으로 나가는 길이 확장되고 입체교차로가 들어서면서 사거리가 됐다. 백화점과 할인마트, 극장 등이 들어와 길음동과 미아동, 삼양동 일대 상권의 중심지가 됐다. 1997년 미아리 텍사스가 정비되고, 1999년 내부순환도로 완공, 2002년 길음뉴타운 지정으로 이 일대는 옛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개벽했다. 미아로, 미아리고개, 미아리하늘다리, 미아사거리 등 미아리가 붙은 지명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준다는 이유로 지명을 바꾸려던 한때의 시도가 무색하다.가슴 저미는 노랫말로 듣는 이들의 심금을 울린 ‘단장의 미아리고개’는 우리나라 대중 가요사에 한 획을 그었다. 작사자 반야월은 가요 사상 가장 많은 작사, 가장 많은 히트곡, 가장 많은 노래비를 남긴 인물이다. 작사가 반야월은 작곡가 박시춘, 가수 이난영과 함께 ‘한국 가요계의 3대 보물’로 꼽혔다. 한국전쟁 발발 당시 반야월은 미아리고개 너머에 살았다. 혼자 피란을 떠난 부인이 5살짜리 어린 딸을 등에 업고 미아리고개를 넘다 숨진 딸을 길섶에 묻은 비극적인 가족사를 노랫말로 만들었다. 미아리는 문학작품의 단골 소재였다. 미아리 사람들의 생활사가 서민의 삶을 대변했다. 소설가 김소진의 대표작 ‘장석조네 사람들’에서 “한 지붕 아래 아홉 개의 방이 한 일자로 늘어서 있어 사람들이 기차집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장석조네 집터는 옆의 행길보다 석 자 정도는 높게 다져져 있었다”라는 대목은 1970년대 돌산 아래 ‘열차주택’을 묘사한 장면이다. 소설가 조정래의 장편소설 ‘한강3’에서도 미아리 무허가 판자촌과 구불구불한 비탈길이 나온다. 신경림의 시 ‘길음시장’과 박완서 소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서는 미아리의 불법 매장 풍경이 그려졌다. 1986~1994년 방영된 인기 TV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에도 열차주택 풍경이 등장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제29차 효창공원 ■집결 장소: 11월 9일(토) 오전 10시 효창공원역 1번 출구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모바일 픽!] 홍콩 언덕에 빼곡히 늘어선 묘지들…“공간 부족 탓”

    [모바일 픽!] 홍콩 언덕에 빼곡히 늘어선 묘지들…“공간 부족 탓”

    묘지가 끝없이 늘어선 홍콩의 언덕을 보여주는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미국 CNN은 18일(현지시간) 영국 출신 건축 사진작가 핀바 팰런의 최신 작품 시리즈 ‘죽음의 공간’(Dead Space)을 소개했다.작가가 홍콩 시내 거의 모든 묘지를 찾아가 촬영한 이들 사진은 언덕을 빼곡히 수놓은 묘지들과 주변 환경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앞쪽으로 직사각형의 묘지가 가지런히 늘어선 가운데 뒤쪽으로 고층 아파트들이 우뚝 서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작가는 “망원렌즈를 이용해 앞뒤 배경을 압축해 평면적인 효과를 냈다”면서도 “산 자와 죽은 자의 관계를 하나의 구도 안에 담으려 시도했다”고 설명했다.또 다른 작품은 무인항공기(드론)를 이용해 공중에서 촬영한 것으로, 이런 묘지가 얼마나 큰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어떤 장면에서는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방문객들이 묘지라는 바다 위를 떠다니는 입자처럼 보인다. 현재 싱가포르에서 살고 있다는 작가는 5년 전쯤 홍콩으로 휴가를 왔을 때 완차이 지구에 있는 한 공동묘지를 봤던 것이 계기가 돼 ‘죽음의 공간’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물리적 공간의 한계가 인간의 생사 방식을 규정하는 점에 이끌려 그 후로 지금까지 몇 차례나 홍콩을 방문하며 “변화하는 죽음의 문화”를 사진에 담았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작가가 태어난 영국에서는 묘지가 잘 가꾼 정원처럼 푸른 녹지가 펼쳐진 경우가 많지만, 홍콩에서는 공간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매장 문화에도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홍콩은 집값과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현재 전 세계에서 모나코 다음 두 번째로 비싼 데다가 묘지를 다른 지역이 아닌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어 문제가 된다. 왜냐하면 홍콩의 사람들은 살아있는 동안에는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애써야 하지만, 죽어서까지도 묘비를 구하기 위해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다. 홍콩의 사설 묘지에 영구 매장하려면 현재 28만 홍콩달러(약 4200만 원)가 든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매매 가격은 2배에서 4배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노화와 죽음을 연구하는 홍콩대학의 에이미 초 부교수는 설명했다. 물론 공영 묘지는 조금 더 저렴하지만, 이미 거의 모든 영구 묘지가 포화 상태에 있어 앞으로 6년 뒤에는 계약이 만료돼 재사용 가능한 묘지만이 남게 된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대다수의 홍콩인은 현재 화장을 선택한다. 하지만 이 경우 역시 납골당에 자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한 업체에 수천 명의 가족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7년을 기다려야 빈자리가 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가는 사진 촬영에 의도적으로 흐린 날을 골랐다. 덕분에 사진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색조는 현재 홍콩을 둘러싼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매장 공간의 부족은 작가가 현재 사는 싱가포르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정부는 오래된 묘지 위에 고속도로나 주택 건설을 추진하면서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홍콩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대도시에서는 매장 대신 화장을 선호하고 심지어 가상 묘지가 등장하는 등 죽음을 둘러싼 문화가 점차 바뀌고 있는데 일부 홍콩인은 유골을 자택에서 보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에이미 초 교수는 “과거에는 사람들이 전망 좋은 큰집에서 살고 싶어 했지만, 현재 우리는 그럴 수 없다. 이는 죽음 이후의 장소(묘지)에 대한 기대마저 바꾸게 했다”면서 “사는 곳이 이러한데 죽음 이후의 장소에 대한 기대도 어느 정도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핀바 팰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올해 땅값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용인 처인구

    올해 땅값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용인 처인구

    광역 시도선 세종시 3.96% 올라 1위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계획이 발표된 경기 용인시 처인구가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또 광역 시도에서는 세종시가 땅값 상승률 1위였다. 국토교통부가 24일 발표한 ‘2019년 3분기 전국 지가 변동률 및 토지거래량’ 현황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전국 땅값은 평균 2.88%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누계 3.33%에 비해 0.45% 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수도권은 3.43% 오른 반면 지방은 1.93% 상승에 그쳤다. 지역별로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16곳의 땅값이 올랐다. 1위는 3.96%가 상승한 세종시였고, 서울(3.78%), 광주(3.63%), 대구(3.39%), 경기(3.15%)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반면 중국 투자자금 등이 빠져나간 제주(-0.44%)는 지난해보다 땅값이 떨어졌다. 제조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울산(0.40%)과 경남(0.49%) 등도 상승률이 낮았다. 시군구 기초자치단체 중에서는 지난 2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계획이 확정된 용인시 처인구(5.17%)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하철 3호선 연장이 추진되는 경기 하남시(4.84%)가 두 번째로 높았다. 반면 조선업 불황과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울산 동구(-1.41%)와 경남 창원시 성산구(-1.38%)·의창구(-1.37%), 거제시(-0.97%)의 땅값은 하락세를 보였다. 용도별로는 주거(3.22%), 상업(3.12%), 계획관리(2.6%), 녹지(2.53%), 농림(2.27%), 생산관리(1.94%), 공업(1.59%)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서울 마지막 황금알’ 품은 동작, 자족도시로 날아오른다

    ‘서울 마지막 황금알’ 품은 동작, 자족도시로 날아오른다

    서울 동작구는 마포나 성동 같은 신흥 주거지와 비교할 때 사통팔달 교통 및 강변조망 입지 면에서 손색이 없다. 북으로는 용산, 서로는 여의도, 동으로는 서초로 연결돼 있다. 흑석동을 제외하면 비교적 낙후된 지역이 많아 아직 ‘강남 3구’에 포함되지 않지만 서울에 남아 있는 마지막 ‘입지 깡패’란 별칭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가장 많은 발전 가능성을 가진 곳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이 같은 접근에 손사래를 치며 “단순히 ‘제4의 강남’을 지향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부동산 개발 과정에서 원주민 정착률이 30%도 안 된다는 점에 착안해 단순 개발을 통한 성장이 아닌 도시가 가진 자원을 기반으로 전체가 균형 발전을 이룬다는 목표다. ‘행복한 변화, 사람 사는 동작’이라는 기본 원칙 아래 동작구 발전 마스터플랜인 종합도시발전계획을 2017년 완성한 뒤 착착 진행 중인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노량진 문화경제벨트와 구청 등을 이전시켜 한데 묶은 장승배기(상도동) 종합행정타운 등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나머지 사당, 신대방, 흑석 등 전 지역을 고루 발전시켜 경제 선순환이 이뤄지는 자족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지난 8일 동작 문화경제벨트의 핵심사업지로 꼽는 용양봉저정에서 그를 만났다.-동작구가 추구하는 도시철학은. “부동산 가치 측면에서 ´강남 4구´라는 말이 나온다. 그 이면에는 부동산 가격이 치솟을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다. 그러나 구도심이 사라지고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 과정에서 원주민 재정착률이 30%를 넘지 못하는 데 도시개발로 원주민이 쫓겨나는 것은 우리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 동작이 가진 장점을 바탕으로 도시를 진화시켜야 한다는 원칙이다. 다만 최소한의 경제적 자립과 자족을 실현해야 주민들을 보호할 수 있다. 그런 철학에 따라 도시계획을 만들어서 구현하고 있다.” -동작구 종합발전계획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면. “동작은 5개 생활권인 노량진, 상도, 흑석, 사당, 신대방 5개 권역으로 이뤄져 있다. 전체 면적의 84%가 주거비율이며, 상업 비율은 5%가 안 된다. 마을이 산이나 철도 등으로 분절돼 있어 일자리→소득→소비로 이어지는 경제 선순환 구조가 구축돼 있지 않다. 이에 노량진을 자족적인 경제구조를 갖춘 경제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문화경제벨트로 조성하고, 구청사 구의회 경찰서 등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장승배기(상도)는 행정타운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노량진 문화경제벨트와 장승배기 행정타운을 두 축으로 구의 경제 기능을 강화하고 이 사업들로 발생하는 잉여재원은 사당 등 다른 권역에 투자해 구 전역의 균형 잡힌 동반성장을 이루고자 한다. 동작구 전역이 균형 발전 도시구조로 탈바꿈하는 것이다.”-주거중심지에서 문화경제벨트 발전 구상이 나온 것은 흥미로운데. “동작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세 번째로 주거 비율이 높은 주거중심 도시지만 풍부한 역사 유적지와 한강 등 문화자원을 지니고 있다. 조선 정조 때 지어진 정자인 이곳 용양봉저정을 비롯해 효사정, 사육신공원, 노량진 수산시장이 대표적이다. 노들섬 사업과 2021년 개통하는 한강대교 백년다리와 연계해 노들섬~용양봉저정~효사정~사육신~노량진 수산시장 일대로 이어지는 문화·관광벨트를 만들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용양봉저정 주변에 역사문화 공간을 조성하고, 인근 용봉정 근린공원은 가족공원으로 재조성해 공원 정상에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른바 용양봉저정 일대 관광 명소화 사업이다. 용봉정 근린공원은 높지 않지만 시야를 가리는 것 없이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으로 이미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는 남산과 한강을 포함한 서울 야경 촬영 명소로 정평이 났다. 이달부터 근린공원에 가족공원 조성공사를 시작한다.” -행정중심타운 조성 이후 원래 구청 자리에는 무엇이 들어서나. “취임 초기 동작구 면적 중 상업지역(일반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은 전체 면적의 2.95%로 서울 25개 구 중 24번째로 적었다. 그나마 상당 부분이 노량진에 몰려 있는데 노량진의 나머지 절반은 구청, 경찰서, 구의회, 수산시장 등 공공건물이다. 현재 경찰서 건물은 땅값이 평당 1억원을 호가하는데 그만큼 노량진 일대가 경제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기존에 있는 저활용부지를 고활용부지로 바꿔 지역을 발전시키자는 취지로 행정중심타운 개념이 나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약을 통해 기부대양여방식으로 건립하는 만큼 LH가 사업성을 따져보겠지만 주민들은 대형쇼핑물과 영화관 등을 포함하는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서길 바라고 있다. 2020년까지 신청사부지 일대 보상 토지수용 절차를 마무리하고, 2020년 착공해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단순한 지역 발전 대신 ‘사람 사는 동작’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추진한 대표 정책을 소개한다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생 정치로 쌓아올린 가치가 사람 사는 세상이고, 그 가치를 계승하는 차원에서 ‘동작구편’으로 ‘사람 사는 동작’을 주민께 약속했다. 누구나 사람으로서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고 존중받는 도시로 발전시킬 것이다. 그 기본은 경제 문제이고 핵심은 직장이다. 그래서 동작구가 만든 게 어르신 행복주식회사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자본금을 출자해 설립한 시니어 고용 전문기업으로 현재 어르신 130여명이 근무 중이다. 근무 연령이 61~73세로 정년이 보장된다. 이 어르신들이 “(직장이 있어서) 나 요즘 젊어졌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더 많은 어르신 일자리 창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남은 과제를 꼽는다면. “흑석동은 1997년 중대부고가 강남으로 이전한 이후 지금까지 고등학교가 없다. 유관부서와 70회 이상 협의를 하는 등 꾸준히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2023년까지 차질 없이 고등학교를 개교하겠다.” 진행 주현진 부장 jhj@seoul.co.kr 정리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참여정부 5년간 행정관… 노무현 정신·가치 실천… 재선 40대 젊은 구청장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를 실천하는 구청장.” 이창우 동작구청장의 정치 인생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빼고 말하기 어렵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참여정부 5년 동안 청와대 비서실 제1부속실에서 행정관으로 5년을 꽉 채운 유일한 사람이다. 이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자연스럽게 체화했고 이런 의미에서 ‘노무현의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청와대에서 나온 뒤에는 “내가 할 일은 노 대통령이 국민의 기억 속에 살아 있는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일념으로 지방자치의 길로 들어섰다. 그가 만든 동작구의 슬로건 ‘행복한 변화, 사람 사는 동작’은 바로 노 전 대통령이 추구한 ‘사람 사는 세상’의 동작구편이다. 그는 앞서 2009년 5월 노 대통령 서거가 있던 해 1월 1일 봉하마을을 찾아 대통령에게 신년 인사를 하면서 동작구청장 출마 계획을 처음 밝혔다. 당시 노 대통령은 “선거에 나간다면 반드시 이겨야 한다. 꼭 이겨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이듬해 민선 5기 선거를 앞두고 당내 경선에서 떨어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재도전한 끝에 민선 6기에 처음 당선된 뒤 내리 재선 가도를 달리고 있다. 2014년 민선 6기 초선 시절에는 1970년생으로 서울 단체장 중 최연소 당선자였다. 재선인 지금도 40대 나이로 여전히 가장 젊은 구청장 그룹에 속한다. 초선 때는 ‘소년급제’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없지 않았지만 수십년 째 지체된 노량진 상권 개발 촉진을 위한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건설 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 데 이어 2017년 노량진 문화경제벨트 조성까지 더해진 동작 종합발전계획을 완성하면서 신뢰를 키웠다. 소탈한 성격으로 상대의 마음을 잘 읽는다. 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 ▲전남 강진 출생(1970) ▲서울 상도초, 영등포중, 여의도고, 방송통신대 졸업, 연세대 대학원 도시공학 박사과정 재학 ▲새정치국민회의 입당(1999) ▲새천년민주당 정세분석국 부장, 대통령 후보 비서실 비서(2002)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실 제1부속실 선임행정관(2003~2008) ▲민주당 전략기획위 부위원장(2008~2010) ▲18대 대선 민주당 문재인 후보 일정기획팀장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현재) ▲민선 6·7기(2014~) 동작구청장 ▲부인 이정미(45)씨와 2녀
  • 대형 아울렛 복합 놀이공원 대변신

    대형 아울렛 복합 놀이공원 대변신

    쇼핑센터에 여가·음식·체험시설 등 ‘나들이 쇼핑’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롯데 기흥점, 실내 서핑장 매출 기여 신세계 여주, 맛집 ‘테이스트 빌리지’국내 대형 아울렛들이 명품을 파는 쇼핑센터에서 여가, 음식 콘텐츠, 체험시설 등을 갖춘 복합 놀이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쇼핑 트렌드가 ‘나들이 쇼핑’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아울렛이나 복합몰을 신규 출점하거나 기존 점포의 규모를 확장하면서 시설을 보완하고 있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은 지난해 12월 오픈한 실내 서핑장 ‘플로우 하우스’가 매출 향상에 큰 기여를 했다. 이곳에선 시속 27㎞로 서핑을 즐기거나 전문가에게 강습을 받을 수 있는데 올 상반기에만 신규 고객 334명을 유치하면서 1억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서핑숍으로 유입된 신규 고객들은 타 상품군에서도 인당 60만원 정도를 소비했다. 신세계사이먼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은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종류의 전국 유명 맛집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인 프리미엄 푸드코트 ‘테이스트 빌리지’를 27일 선보인다고 밝혔다. 여주에 앞서 먼저 운영한 파주·부산 아울렛의 테이스트 빌리지는 리뉴얼 전보다 매출이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렛뿐만 아니라 최근 문을 연 복합몰도 쇼핑 공간을 ‘놀이터’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롯데몰 수지점과 스타필드 시티 부천점 쇼핑몰 내부에는 아이스링크장, 골프연습장, 스포츠파크, 어린이 카페 등 체험형 공간이 마련됐다. 이러한 변신은 아울렛이 요즘 소비자들의 새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쇼핑 메카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52시간 근무제로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소비자들은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곳에 자리잡은 아울렛을 나들이와 휴식, 쇼핑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한다. 실제로 백화점 매출 신장률이 매년 2~3%에 그치는 반면 아울렛의 매출 신장률은 1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쇼핑 위기 속에서 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에 들어선 아울렛은 유통시설만이 아니라 관광과 나들이, 놀이와 먹거리가 가능한 지역을 대표하는 복합 위락시설로 자리잡는 것이 관건”이라며 “향후 백화점, 마트와는 확실히 차별화돼 더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이호준의 시간여행] 다랑논이 있던 풍경

    [이호준의 시간여행] 다랑논이 있던 풍경

    ‘산골짜기 비탈진 곳에 층층으로 되어 있는 좁고 긴 논.’ 다랑논에 대한 사전의 설명은 간단하다. 하지만 이름은 손가락이 모자랄 만큼 많다. 다락논, 다랭이, 다랑전, 다랑치, 논다랑이, 다랭이논, 다락배미, 삿갓배미…. 삿갓배미란 이름은 삿갓 하나로 덮을 정도로 작은 논이란 뜻일 게다. 이름만큼 사연도 많은 게 다랑논이다. 가난한 백성들이 눈물로 일군 논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가을 들녘에 서면 빛바랜 그림 하나가 그 위에 겹쳐진다. 내가 살던 마을에도 다랑논이 있었다. 바우영감이 마을을 찾아든 것은 내가 코흘리개를 겨우 면했을 무렵이었다. 초로의 사내가 보따리 두어 개 얹은 지게를 지고 앞장서고, 다리를 저는 젊은 아낙과 사내아이 하나가 종종걸음으로 따라 걸었다. 그 낯선 일가는 약속이라도 하고 온 듯 곧장 장부자네 집으로 향했다. 그날부터 그들은 장부자네 행랑채에서 살림을 차렸다. 사람들은 그를 바우 혹은 바우영감이라고 불렀다. 그는 듣지도 말을 하지도 못했고 젊은 아내는 다리를 심하게 절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그들이 쉬는 걸 보는 건 나무에서 물고기를 따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찔레 순처럼 여리게 생긴 아이도 꼴머슴 몫을 제법 해냈다. 딱히 바우영감 덕이라고 못 박기는 어렵겠지만 장부자네 논밭은 갈수록 늘어났다. 장죽을 물고 논둑을 걷는 장부자의 입은 늘 귀 밑에 걸려 있었다. 소문은 바우영감네 일가가 동네에 들어온 지 몇 년 뒤 시작됐다. 바우영감이 용골 들머리에 있는 장부자네 산자락을 파헤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용골은 나무꾼 외에는 잘 다니지 않는 외진 곳이었다. 소문은 곧 사실로 확인됐다. 바우영감이 파헤치는 곳은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산자락이었다. 산을 파헤친 뒤에는 돌로 둑을 쌓아 올렸다. 그러면 제법 널찍한 ‘계단’이 만들어졌다. 그 계단이 작은 논이라는 것을 알게 된 건 시간이 꽤 지난 뒤였다. 어른들은 그걸 다랭이논이라고 불렀다. 바우영감이 논을 만들게 된 뒷얘기도 입을 타고 전해졌다. 장부자 집에서 머슴살이를 시작하고 1년쯤 지났을 때 간곡하게 요청했다는 것이었다. 새경을 받지 않을 테니, 몇 년이 걸려도 땅값만큼만 되면 용골 산자락을 떼어 달라고. 어차피 버리다시피 한 땅이니 장부자로서는 손해 볼 게 없는 거래였다. 다랑논을 만드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위로 올라갈수록 난공사였다. 둑은 바윗덩이만큼 큰 것부터 작은 돌 순으로 쌓아 올라가는데, 얼마나 촘촘한지 그야말로 ‘물 샐 틈’ 하나 없어 보였다. 작업은 계절이 몇 번 바뀌어도 계속될 만큼 느리게 진행됐다. 제법 꼴을 갖춘 논들이 태어난 건 몇 해가 지난 뒤였다. 그 논에 첫 모를 내던 봄 바우영감네는 용골에 움막 같은 집을 짓고 이사를 했다. 그해 가을 벼가 고개를 숙인 어느 날, 동네 사람들은 낫을 하나씩 들고 용골로 갔다. 반은 벼를 베고 반은 논두렁에 앉아 놀았지만, 추수는 순식간에 끝났다. 막걸리 한 잔씩이 돌아갔을 무렵 바우영감은 끝내 볏단을 끌어안고 울음을 터트렸다. 그 소리 없는 통곡에 그의 아내도 울었고 아들도 울었고 동네 사람들도 울었다. 지금도 산촌을 돌아다니다 보면 곳곳에서 다랑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랑논은 산으로 돌아간 지 오래다. 풀과 잡목으로 뒤덮여 한때 논이었다는 사실조차 확인하기 어렵다. 농사지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기름졌던 들판의 논들도 묵정논으로 바뀌는 마당에 다랑논까지 챙길 겨를이 어디 있을까. 다랑논을 만들던 시절의 이야기는 아득한 전설이 된 지 오래다.
  • 내년 토지보상비 45조, 집값 상승 ‘불의 고리’ 되나

    추석 이후 연말까지 보상비 7조 풀려 부동자금과 맞물려 집값 부추길 수도 내년에 사상 최대 규모인 45조원에 달하는 토지 보상이 진행된다. 올 추석 이후부터 연말까지는 수도권에서만 7조원에 육박하는 토지 보상금이 풀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에 풀린 1000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과 맞물릴 경우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불의 고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토지보상·부동산개발정보 플랫폼 지존은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수도권 사업지구 11곳에서 총 6조 6784억원 상당의 토지 보상금이 풀릴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사업지구 총면적은 7.23㎢로 여의도 면적(2.9㎢)의 2.5배다. 현 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에 따른 수도권 공공주택지구의 보상이 4분기 들어 본격화되는 것이다. 10월에는 1조 12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성남복정1, 2 공공주택지구(65만 5188㎡) 등 5곳에서 토지 보상이 시작된다. 11월에는 강남 인근의 과천 주암 기업형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12월에는 시흥거모 공공주택지구(152만 2674㎡)에서 보상이 이뤄진다. 내년에는 3기 신도시 보상이 본격화되면서 전국에서 45조원에 달하는 ‘보상 뭉칫돈’이 풀릴 전망이다. 이는 종전 최고치인 2009년의 34조 8554억원보다 10조원 이상 많은 것으로 역대 최고치다. 일단 3기 신도시 후보지로 발표된 인천 계양,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지구 등지에서 본격적인 보상이 이뤄진다. 2021년에는 3기 신도시 후보지인 고양 창릉지구와 부천 대장지구의 보상도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 건설, 광역급행철도(GTX) 건설 등 정부 차원의 각종 개발계획이 확대되며 전국 땅값이 105개월째 상승 중인 가운데 막대한 보상비가 인근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면서 인근 집값과 땅값을 끌어올리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관측한다. 정부는 이 때문에 대토보상(현금 대신 토지보상)과 리츠를 활용해 보상 자금을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강남 인근을 제외하고는 대토보상을 선호하지 않는 곳이 많아 기대만큼 보상비 흡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최근 서울 집값이 다시 오르고, 한일 통상분쟁에 무역갈등까지 겪는 잇단 악재 속에서 대규모 토지보상금이 안전 투자처를 찾아 수도권 주택과 토지시장으로 유입되면 집값 상승 불쏘시개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강릉, 635만㎡ 북방물류단지 시동

    강릉, 635만㎡ 북방물류단지 시동

    도시 확산 기대감… 부동산도 ‘들썩’강원 강릉시가 북방물류단지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릉시는 3일 도심을 구정면 일대로 확산하는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구정면 금광·어단·덕현리, 박월·운산·담산동 일원 635만 4200㎡에 물류단지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도시계획 변경 승인이 나면 개발 방향이 결정될 예정이다. 강릉시는 이와 함께 주거단지도 조성할 계획이다. KTX 남강릉역을 설치, 환승역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현재 KTX 강릉선은 구정면을 거쳐 도심 강릉역에 정차하나 현재 도심은 오래된 도시인 데다 복잡해 역세권 확대 개발에 어려움이 따른다. 또 강릉시는 옥계항을 수출항으로 만드는 방안도 추진한다. 안인면에는 에코파워 중심의 발전단지가 조성된다. 강릉 일대 동해안에는 해수워터파크 등 문화·관광시설을 확충한다. 동해선이 남북으로 연결되고, 남북 관계가 호전되면 물류량은 물론 유동인구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물류단지 조성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부동산 거래도 활기를 띠고 있다. 전반적인 부동산 침체에도 지난 7월 한 달간 구정면 일대 토지 거래량이 43필지 3만 4600㎡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과 이달에도 증가 추세다. 가격도 올랐다. 연초에 3.3㎡당 10만~15만원에 거래되던 농업진흥지역 땅값은 20만원을 부른다. 관리지역 땅값은 3.3㎡에 50만~60만원을 호가한다. 물류단지 조성 외곽 계획관리지역은 3.3㎡에 60만~70만원 부른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많이 올랐지만 물류단지 개발 등 도시 확산 기대로 추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구체적인 개발 계획이 마련되고 고속철도 등 교통망 확충 계획이 결정되면 땅값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친형이 도난당한 현금 출처 모른다-조용식 전북경찰청장

    조용식 전북지방경찰청장이 자신의 친형 거액 분실 사건에 대해 “현금의 출처를 알지 못한다”고 2일 밝혔다. 조 청장은 이날 전주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아파트 리모델링 비용으로 거액의 현금을 장롱 안에 보관했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조 청장은 “분실한 1억 5000만원이라는 현금은 보편적으로 굉장히 큰돈으로 볼 수도 있지만, 형님은 사업을 하는 분이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는 편”이라며 “현금의 출처에 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다 커서 분가한 형제간에 돈을 얼마나 가졌는지 이야기를 하고 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형님이) 사건의 가해자도 아니고 피해자인데 피해자의 아픔도 생각해야 하지 않느냐”며 “관할서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충실히 수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리모델링 비용을 내기 위해 장롱 안에 보관한 현금의 액수가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에는 “경기도 쪽의 별장을 보면 땅값은 비싸지 않은데 내부에는 수입산 자재를 써서 비용이 많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며 “이탈리아산 욕조나 가구 등을 쓰면 그럴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조 청장의 친형인 조모(72)씨의 아내는 지난달 23일 “아파트 리모델링 비용으로 장롱 안에 넣어둔 3억원 상당의 현금 중 절반이 사라졌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절도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나섰으나 현재까지 이렇다 할 단서가 없어 현금이 사라진 시기와 용의자 등을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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