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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일 개봉 ‘용가리’ 제작감독 심형래씨 인터뷰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합니다.열심히 만들었는데 어떻게 평가될지 걱정입니다” 숱한 화제 끝에 2년6개월 여만에 오는 17일 모습을 드러내는 한국형 SF ‘용가리’를 제작 감독한 영구아트무비의 심형래. 오랫동안 신지식인 1호로 관심을 끌어온 그는 한국의 용을 괴물화한 ‘용가리’를 첫선 보이기에 앞서 출산을 앞둔 산모 마냥 못내 불안한 표정이다.다만 네티즌과 시민으로부터 많은 격려가 있어 힘을 얻고 있다. “극장이 서울에서는 세종문화회관이 중심이고 지방에는 굉장히 많습니다. 관심이 많은 만큼 흥행성공으로 보답해야 할 텐데…” 이 영화는 개봉 상영관수로는 사상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전국 100여 개극장에서 개봉한다.한국영화사상 최대 흥행기록을 세운 ‘쉬리’의 70여개보다 훨씬 많다.서울에서는 객석이 3,800석이나 되는 세종문화회관을 잡았고 지방 극장 숫자도 압도적이다. 영화 상영시간은 1시간 30분.심형래와 그의 직원 120여명의 땀과 눈물이 녹아있다.돈도 100억원이나 들었다. 심형래는 그동안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전통적인 영화인이 모인 충무로에서는 아직도 그의 평판이 좋지 않다.신지식인으로 지목된 이후 더욱 “힘이 들었다”고 한다. “하루는 얼굴이 이상하더라구요.병원에 가보니 신경을 많이 써 얼굴근육이 마비가 됐대요.이제는 거의 다 나았어요.며칠씩 사무실에서 밤을 새우고 밤이면 잠깐 집에 들어와 내복을 챙겨 다시 나가곤 했어요.애를 안으면 낯이설다고 마구 울어요.그럴 수록 여기서 질 수 없다고 이를 악물었습니다” 평론가나 충무로 관계자들 모두 14일 처음 이 영화를 봤다.미국에서 디지털 작업이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필름이 10일에야 한국에 도착했기 때문이다.이들은 한국영화로서는 이런 류의 영화가 처음이어서 관객의 반응을 봐야겠다는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들이다. 줄거리는 단순하다.수천년간 땅속에 묻혀있던 용가리가 인간에 의해 발굴되면서 생명을 되찾고 외계인이 지시하는 대로 도시를 파괴한다.그러나 이 용가리는 어느날 ‘개과천선’하고 외계인은 이어 새로운 괴물을 보내 용가리를 죽이도록 하는데…. “이 영화는 20∼30대가 아니라 어린이가 타겟입니다.어린이들이 가족과 함께 찾아와 맘껏 박수치고 환호하다 돌아갈 수 있는 그런 가족영화이지요“ 심형래가 용가리를 만든 이유는 분명하다.한국의 것으로 세계에서 승부를내자는 것이다.“우리는 영웅이 없습니다.일본을 보세요.고질라는 그들이 40여년 이상 가꿔온 영웅이예요.그들은 고질라를 수천만달러에 미국에 팔았고미국이 그 것을 영화로 만들었어요.우리도 한국의 용을 ‘용가리’로 만들어 그렇게 하려는 거예요” 심형래는 기술축적에 자부심이 크다.“한번 보면 깜짝 놀랄 겁니다.한국에서 누가 이런 것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겠습니까.앞으로 2001년쯤 2탄인‘이무기’가 나오면 지금보다 나아질 것입니다.이번은 시작일뿐예요” “딜메모 형식으로 전세계에 400만달러어치를 팔았다” “거짓말이다.딜메모란 그런 형식의 계약이 아니다” “미국 메이저배급사와 2,000만달러에 세계배급권을 협의중이다” “그럴 리가 없다.미국 메이저는 지금까지 미완성작을 놓고 논의한 적이 없다” 등등.‘용가리’를 둘러싸고 심형래와 충무로 사이에는 이런 말이 끊임없이 오갔다.이는 제작이 자꾸 늦어진 탓이다.또한 영화계의 특성상 계약과정이 불투명한 이유도 있다.아직도 심형래는 “메이저사와 본격협상중”이라면서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오로지 연말쯤 전세계에 배급된다고 말한다.어쨌든 새로운 형식의 영화로 세계무대로 진출하겠다는 심형래의 노력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박재범기자 jaebum@
  • 장종훈 통산홈런등 5관왕…프로야구 전반기 기록 결산

    개인통산 263홈런,31경기 연속 안타,최소경기 30홈런,통산 200세이브-.장종훈(한화)과 박정태(롯데) 이승엽(삼성) 김용수(LG)가 장식한 프로야구 전반기 주요 기록이다. ‘촌놈’장종훈은 개인 통산 기록을 차례로 갈아 치워 전반기 동안 가장 주목을 받았다.4월 22일 최다 득점과 타점을 경신한데 이어 5월 23일 광주 해태전에서 253호 홈런을 터뜨려 이만수(252개)의 종전 개인 최다홈런을 경신한 뒤 신기록 행진(현재 263개)을 계속하고 있다.장종훈은 최다 2루타와 최다 타점 기록마저 바꿔 개인 통산 부문 5관왕의 기염을 토했다. ‘악바리’박정태도 연일 안타 행진으로 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5월 5일 한화전부터 6월 9일 두산전까지 27경기째 연속 안타를 때려 97년 김기태(당시 쌍방울)가 세운 연속경기 안타기록을 깼다.박정태의 신기록행진은 31경기에서 아쉽게 멈췄다. ‘라이언 킹’이승엽은 5월 월간 최다홈런(15개)을 터뜨리더니 지난달 6월23일 대구에서 69경기만에 30홈런을 달성,지난해 자신이 세운 최소경기(78경기) 30홈런 기록을 바꿨다.이승엽은 현재 36홈런으로 시즌 최다홈런(42개)경신도 눈앞에 뒀다. 노장 김용수는 4월 15일 인천 현대전에서 통산 2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200세이브는 60년 역사의 일본에서도 사사키 가즈히로(요코하마) 단 1명만이달성했을 정도의 대기록이다. 이밖에 신동주(삼성)는 최초로 1이닝 연속 3도루의 진기록을 세웠고 정민철(한화)은 선동열(주니치)을 제치고 최연소 100승 투수가 됐다. 김민수기자 kimms@
  • 부드럽고 질긴 새 지폐 나온다

    질감(質感)이 부드러우면서도 더 오래 쓸 수있는 1만원권과 5,000원권 지폐가 새로 나온다. 한국은행은 13일 지폐 표면을 특수약품으로 처리,촉감과 내구성을 크게 개선시킨 1만원권을 오는 15일부터,5,000원권은 9월 중순부터 각각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질이 개선된 1,000원권은 지난해 5월부터 발행되고 있다. 새 지폐는 기존 지폐보다 촉감이 훨씬 부드럽고 질기며,정전기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또 접거나 구기더라도 주름이 적게 생겨 먼지나 땀 등에 덜 오염되기 때문에 화폐 수명도 길어진다. 한은은 “한국조폐공사에 의뢰해 3년간의 작업 끝에 새 지폐를 내놓게 됐다”며 “국민의 사용편의는 물론 지폐 수명이 길어져 화폐 제조비용을 줄일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호기자 unopark@
  • 냉방병 예방요령…실내외 온도차 섭씨5도 적당

    본격적인 더위로 냉방기 가동이 늘면서 냉방병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손발이 저리고 아프다’‘어깨와 허리가 결리고 무겁다’ ‘체한 것처럼속이 좋지 않고 식욕이 없다’‘하반신에 냉기가 느껴진다’는 등 그 증상은다양하다. 이밖에도 두통,신경통,의욕상실 증세가 나타나며,여성은 생리불순을 동반하기도 한다. 냉방병은 지나친 저온을 유지해 실내외 온도차가 커질 때 생긴다. 을지의대노원을지병원 전효이 교수는 “온도차이가 5∼8℃ 이상 지속되는 환경에 오래 머물면 자율신경계 기능에 이상이 생겨 장운동 조절이나 뇌의 혈류량,혈압,스트레스에 대한 적응,호르몬 순환에 영향을 미쳐 각종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한다. 온도 변화에 대한 신체의 조절능력은 5℃ 내외이다.따라서 실내외 온도차는5℃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아무리 더워도 온도차이가 8℃를 넘지 않게 해야 한다.일반적으로 외부 온도가 26∼27℃일 때는 2℃ 낮게,28∼29℃일때는 3℃정도 낮게 하는 것이 좋다.바깥기온이 30∼31℃일 때 실내온도는 26℃쯤,32가 넘으면 6℃정도 낮추는 것이 적당하다. 에어컨은 1시간 간격으로 틀고 찬 바람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게 해야 한다. 1시간에 한번,적어도 3∼4시간에 한번 정도는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야 한다.잘 때는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꺼야 한다. 냉방병은 의학적으로 질병으로 인정되지 않는, 하나의 이상증세에 불과하다. 이런 증세가 나타나면 우선 에어컨을 끄고 환기를 한 다음 휴식을 취해야 한다. 긴 옷으로 갈아입어 몸을 따뜻하게 하고 마사지나 팩 등을 이용하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또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거나 심호흡, 산책 등 땀이 나지않을 정도의 가벼운 운동으로 체온을 높여줄 수 있다.여성은 특히 아랫배를보온하는 것이 좋다. 임창용기자 **
  • 집안 방충망 재검검 하세요…말라리아 예방책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60년대 ‘학질’이란 이름으로 악명을 떨쳤던 말라리아에 걸린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말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모기를 채집한 결과 지역별로 50∼90%가 말라리아를 옮기는 중국 얼룩날개 모기로 밝혀졌다.말라리아 환자는 국내에서 70년대 근절됐으나 93년 다시 환자가 나온 뒤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지난해는 4,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김민자교수는“몸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이 말라리아에 걸리면 몸살 감기처럼 심하게 앓다가 빈혈을 일으켜 사망에까지 이를 수있다”고 경고한다.다음은 김교수가 소개하는 말라리아 예방책이다. ■집주변 풀밭이나 웅덩이 등을 소독하고,집안의 방충망을 점검한다. ■땀냄새는 모기를 유인하므로 샤워로 땀냄새를 없애며,잠자기 전에 전기매트나 모기향을 피운다. ■저녁에 외출할 때는 긴팔 옷을 준비하고 검은색 옷은 입지 않는다. ■향수,스프레이,스킨로션 등도 모기를 유인하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낚시나 야간작업을 할 때는 노출된 피부와 옷 소매 밑에곤충을 멀리하는약을 바른다.약이 눈이나 상처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말라리아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 여행을 갈 때는 항말라리아 제제를 복용한다.단 임산부나 어린이는 특정 약품에 부작용이 심하므로 전문의와 상담후사용해야 한다. 임창용기자
  • [대한광장] 서울생활

    삭풍이 부는,얼음이 얼고 눈발이 차가운 날씨였습니다.고산 총무원장 스님으로부터 총무부장 임명장을 받은 날이었습니다.30여년 가야산 해인사 산골에서 살다가 갑자기 도시로 내팽겨쳐지는 날의 시작이기도 하였습니다. 총무원청사 곳곳에는 불탄 자국과 그을린 모습이 을씨년스럽고 참담하였습니다.총무부장으로 임명돼 좋은 것이 아니라 걱정과 염려로 마음이 한껏 잿빛이 됐습니다.성철 큰스님의 시자로 있으면서 심부름으로 서울을 오르 내렸기에 서울지리가 낯설지는 않았지만 꿈에도 생각지않던 서울생활이 어떻게나에게 주어졌는가를 생각하면서 착잡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때 서울오면 스님이나 신도들이 나에게 주문을 많이 했습니다.특히 “큰스님께서 산사(山寺)에만 계시면 어떻게 합니까? 도시로 오셔서 당신 평생동안 닦으신 도심(道心)을 우리 중생들에게도 베풀어 주셔야지요.큰스님 법문이 산 속이 아닌 도시에도 울려퍼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큰스님께 꼭 도시로 오시도록 말씀드려 주십시오” 하는 부탁이 제일 간곡하였습니다. 돌아가 큰스님께 “한강을 건너 서울에 들어가면 큰스님께서 도시로 나오셔서 큰 자비를 베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라고 전해 드리면,“그거 다 부질없는 짓이다.저들이 도시에 살면서 부처님께 신심을 다 바치면 되지않나,나는 산승(山僧)으로서 산을 지키고 산을 떠나지 않는 것이 내 직분이라 생각한다.너는 쓸데없는 생각 말고 산에서 공부나 열심히 해라”하셨습니다. 저로서는 한강을 건너 서울로 들어서면 일어나는 생각이 “스님들도 산에서만 수도하지 말고 도시로 나가서 중생과 함께 하는 수도가 돼야 하는데…”하는 생각에 머물다가 또,고령 낙동강을 건너 해인사로 들어가면 “그래,역시 스님은 큰스님 말씀처럼 수도에 전념하는 것이 스님이제”라는 생각이 머리를 꽉 채웠습니다. 그런 혼란에 시달리던 제가 이제 서울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생각하니,큰스님 계셨으면 어림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 후 만나는 스님들마다 “공기좋은 곳에서 살다가 공기 나쁜 이곳에서 어떻게 살겠느냐”고 인사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살아가다 보니 공기 나쁜 것이문제가 아니라 잠자리가 문제였습니다.총무원청사 4층에 마련된 방에 자려고 누워 있으니 왠지 방바닥이 지진처럼 흔들리는 것같기도 하고,설핏 잠들었다 싶으면 불자동차 소리가 웽웽거려 깨면 밤 11시가 지나고,또 잠들었다 싶으면 “날 살려라”고 삐포삐포하고구급차가 달려가니 또 잠을 설치고,그러다가 보니 1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이 듭니다. 처음에는 잠을 못자 꽤나 하품을 하고 살았습니다.4·5월은 초파일 준비로해인사를 한번도 내려가지 못했습니다.초파일 행사가 끝나 모처럼 해인사에내려가니 그 자연의 반가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초록빛으로 짙게물든 가야산 녹음은 감탄 그대로였습니다.“내가 좋은 곳에서 살고 있었구나.살 때는 그 가치를 정말 몰랐는데…”하는 고마운 생각을 하며 깊이깊이 잠을 잤습니다. 해인사 백련암을 떠나올 때 또 한주일 서울생활을 어떻게 하나 하고 걱정부터 앞섰습니다.총무부장도 샐러리맨이라고 월급받고 사는 인생이 이렇게 바쁜 줄을 몰랐습니다.9시에 출근해 예불을 마치고 나면 저녁 6시까지 앉았다섰다,나갔다 들어왔다,도무지 무엇이 그토록 바쁜지 하는 일도 없이 시간이잘도 흘러갑니다.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싶어도 일 머리가 없으니 보아도 보아도 보이지 않고,알아도 알아도 아는 것이 없는 생활의 연속에서 가끔씩 자기를 되돌아보고 흠칫 놀라곤 합니다.백련암시절 원주로 살면서 장을 봐 걸망에 지고 가파른 산길을 올라와 흐르는 땀을 훔치노라면,큰스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다가와 “이 장돌뱅이,화두나 제대로 챙기고 있나,공부는 안하고 장 짐만 나르제” 하시던 격려 반 경고 반의 말씀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서울생활하며 제일 고맙게 느끼는 것은 성철 큰스님을 모시고 그래도 해인사 골짜기에서 30여년의 세월을 보냈다는 것입니다.그런 세월이 저에게 없었다면 오늘 이 서울생활을 어떻게 감내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저는 매주 자연으로 돌아가 가야산에 안기는 행복을 기다리며 삽니다.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도 일주일에 한번쯤 자연에 묻혀 자기를 바라볼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봅니다. 원탁 해인사 백련암 감원·조계종 총무부장
  • 외국인 눈 통해 우리문화 새롭게 본다

    걸핏하면 카메라를 들고 외국으로 나가던 TV오락프로가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해외에서 오락프로를 찍는 대신 국내에서 외국인으로 하여금 한국을 탐방하도록 하고 그 모습을 화면에 내보내는 것이다. 첫 시작은 KBS2의 ‘남희석 이휘재의 한국이 보인다’(일 오후 6시).이 프로는 지난 5월부터 두 외국인 청년에게 2,000㎞의 한반도 도보여행을 떠나게 했다.독일계 이탈리아 청년 부르노(21)와 중국인 보챙(23)이 주인공.한국을 좋아하는 것 이외에는 한 군데도 닮은 데가 없는 이 두 외국인은 제작진이PC통신에서 찾아냈는데 무전여행을 하며 갖가지 경험을 6㎜카메라에 직접 담는다. 이들은 벌을 치는 곳을 지나다 토종벌에 쏘여 코가 퉁퉁 부어 오르는 봉변을 당했고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새우잠을 자다 쫓겨 나기도 했다.간신히 하룻밤을 지낼 집을 찾았지만 지독한 발 냄새 때문에 주인에게 구박을 받은 일도 있다.시골의 종가에서는 어른에게 반말을 했다가 내리 7시간 동안 예절교육을 받았고,요강을 비빔밥 그릇으로 잘못 알고 실수도 했다. 또 막장에서 탄을 캐고 오징어잡이 배에서 그물 걷는 일을 도운 뒤 땀을 흘린 대가로 노잣돈을 받기도 했다.보챙은 한 잔 술의 낭만에 젖어 영화 ‘영웅본색’의 주제가를 불러제낀다.이들의 한국여정은 다음달 말까지 이어진다. SBS도 10일부터 ‘서세원의 좋은 세상만들기’(토 저녁 7시)에서 비슷한 시도를 한다.‘한국엿보기’란 제목으로 외국인에게 한국의 정취를 느끼게 하고,문화를 체험토록 한다.첫 주자는 케냐의 오히노.전북 고창에서 말도 서툴고,입맛은 더욱 설지만 어느새 할머니의 통바지를 빌려입은 채 목침을 베고널마루에서 누워 낮잠을 즐긴다.“한국인이 다 됐다”는 그의 경험담을 코미디언 최상훈의 리포트를 곁들여 방송한다. ‘한국탐험’에 나선 이들은 말도 익숙하지 않고 문화도 다르지만 한국 농촌의 소박하고 따뜻한 인심에 흠뻑 빠져 있다. “한국에 와있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제대로 알도록 돕고 잊혀져 가는 우리문화를 외국인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보여준다는 두가지 뜻에서 프로를 만들고 있다”고 ‘남희석∼’의 이용우PD는 말했다.허남주기자 yukyung@
  • [사설] 재벌 상속·증여 철저 조사를

    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회장과 장남 재용(在鎔)씨의 삼성생명 주식 매집과 관련,국세청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요청에 따라 변칙 상속·증여 및 탈세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특히 이번 조사는 삼성자동차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데다 국세청이 이미 올 하반기중 재벌기업 총수 가족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주식이동상황 조사에 착수할 방침을 밝힌 점등을 고려할 때 재벌개혁 차원에서 취해지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삼성차 경영부실과 구조조정 지연이 국가경제의 큰 부담으로 떠넘겨진 데 대한 책임을 묻고 족벌경영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고질적인 변칙 상속·증여행위를 뿌리뽑으려는 조치로 평가할 수 있겠다. 이번 조사에서 국세청은 이회장과 장남이 제3자를 거치는 형식적 거래를 통해 삼성생명 주식을 헐값에 대량 매집하는 불법 상속·증여 방식으로 탈세를 했는지 여부를 밝힐 방침이다.고(故)이병철 회장의 차명 상속지분을 실명화하는 과정에서 세금포탈이 이뤄졌는지도 조사할 것으로 보도됐다. 재벌그룹 등 대기업 오너와 그가족들에 대한 불법·변칙적인 상속·증여는 반드시 뿌리뽑혀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국내 대기업들의 경우 거의모두가 교묘한 방법과 수단을 동원,탈세와 함께 경영권과 부(富)를 세습화하고 족벌경영의 전횡을 일삼아 오며 전체 국가경제의 경쟁력을 약화시킴으로써 결국은 외환위기까지 초래했던 것으로 지적된다.또 상속·증여재산은 원천적으로 담세(擔稅)능력이 보유된 데다 땀의 대가가 아닌 불로성(不勞性)을 특징으로 하고 있음에도 대부분의 재벌총수와 2·3세들이 탈세를 자행,자본주의의 합리성과 소득재분배 효과를 치명적으로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탈세와 부의 축적은 일반 국민들에게 재벌을 비롯,있는 자들에 대한부정적 인식을 심화시키고 계층간 위화감을 부채질할 뿐만 아니라 근로의욕을 잃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재벌기업주를 비롯한 임직원들의 주식소유 변동상황을면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특히 유상증자때 실권주를 2·3세 등에게 넘기는 변칙증여,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특정인의 지분증대.제3자를통한 우회방식의 사전 상속행위 등을 중점적으로 추적조사하기 바란다.대주주가 친지 등특수관계인 이름으로 주식을 위장분산,변칙증여를 꾀하는 행위 등도 철저히가려내야 할 것이다.금융소득종합과세를 부활해서 주식배당 소득의 흐름을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세원(稅源)조사에 따른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없앨뿐만 아니라 부의 불법적인 대(代)물림을 막고 경제정의를 실천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임을 강조한다.
  • [양승현의 취재수첩] 필라델피아의 ‘DJ열기’

    그냥 서있기만 해도 땀이 비오듯 흐르는 4일 밤(한국시간) 필라델피아 인디펜던스 홀 옥외광장.20세기 마지막 필라델피아 자유메달상 수상식이 거행된곳이다.60%의 시민들이 황금연휴를 즐기려 야외로 빠져나가 대도시가 텅 빈느낌을 주었으나 이곳 광장만큼은 달랐다.미국인들과 교민,그리고 여름휴가를 이용해 배낭여행을 온 한국의 대학생들로 가득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었고,이들은 아낌없이 찬사를 보냈다.짧은 연설도중 무려 10여차례의 박수가 터져나왔다.“나는 자유에 헌신한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고 연설을 맺을 때는 국경과 피부색을 떠나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축하했다.동북아의 한쪽,그것도 ‘분단된 작은나라’에서 이곳으로 옮겨와 살고있는 교민들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넘쳐흘렀다. 김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수상 후보로 거론됐다.이곳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출신인 포글리에타 이탈리아 주재 미국대사가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그러나IMF 위기상황에서 ‘한가롭게’ 비칠까봐 애써 외면했다는 것이다.올해에도각국에서 엄청난 수상 희망자가 있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가곡 ‘그리운 금강산’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자유메달을 목에 걸고“자유의 순례에는 가족의 도움이 컸다”며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를 소개한 그는 민주주의와 인권 지도자임에 틀림없다.한국 정상으로서 가장 많이준비해야 하고,어렵다는 한·미정상회담을 ‘그 나이에’ 도착하자마자 거뜬히 소화해 낸 부지런한 지도자이기도 하다.클린턴 미대통령이 대(對)중국관계에 관해 조언을 구할 만큼 국제적 식견도 갖추고 있다. 미국 ABC방송은 김대통령의 자유메달상 수상식을 두번째 헤드라인 뉴스로보도했다.미 성가대 대원이 무더위에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는 상황에서도수많은 미국인들은 자리를 뜰 줄 모르고 김대통령을 지켜보았다. 순방기간 이런 흐뭇한 일정이 계속 이어졌지만 정례적으로 보고되는 국내정치 소식이 김대통령의 마음을 간간이 어둡게 만들고 있다.
  • 전문가들이 말하는 여름방학 고시공부법

    여름 베짱이가 될 것인가,아니면 개미가 될 것인가.방학을 잘 활용하면 땀흘린 만큼 소득을 얻을 수 있지만 자칫하면 베짱이 신세가 될 수 있다. 고시전문가들은 나태해질 가능성을 경계하라고 지적한다.이를 피하려면 도서관·독서실·학원·고시반처럼 여럿이 모여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특히 방학을 이용해 고시를 시작하는 초심자들은 기본과목과 외국어공부에 충실하라고 충고한다. ■사법시험 내년을 겨냥한 1차 시험 준비에 불이 댕겨졌다.여름방학때부터시작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1차시험 총점 540점 가운데 각 100점씩 300점을 차지하는 헌법·민법·형법 등 소위 ‘기본 3법’의 기초를 다져야 한다. 고시학원 태학관법정연구회 왕명오(王明吾)원장은 “찬바람이 불기 전에 기본 3법에 대한 체계를 잡고 가을부터는 객관식 문제 풀이 등을 병행해야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수험생은 일단 개념을 정리하는 기초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고려대 법대 신영호(申榮鎬)교수는 “방학동안에 외국어 과목의 기본문법과 독해공부를 충실히 해두는 것이 바람직할것”이라고 말했다. ■행정고시 행정법과 행정학을 마스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대부분의 직렬에서 1차 혹은 2차 시험의 필수과목으로 지정돼 있고,공부량도 많은 과목이기 때문에 여름방학때 집중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경제학도 시간투자에서 행정학에 뒤지지 않는다. 고시학원 춘추관법정연구회 이민수(李敏秀)부원장은 “대부분 수험생이 경제학 등 사회과학 분야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한 현실이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인회계사(CPA) 회계학이 관건이다.회계학을 제대로 모르면 세법 등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숙명여대 경영학과 이광재(李光宰) 교수는 “어려운 과목을 잡고 시간을 빼앗기는 것보다는 회계원리 등 기초과목을 튼튼히 해두는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전략과목으로 꼽히는 경영학은 실제로는 까다로운 과목이다.재무관리를 공부해두면 경영학 부담도 줄일 수 있다.외국어 단어암기 등에 지나치게 많은시간을 투자하기보다는 문장 패턴을 파악하는 연습이 좋은외국어 공략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7·9급 시험 행정학이나 세무직의 부기·세법같은 과목은 낯설게 느껴질수 있으므로 여름방학을 활용해 다잡아 놓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장택동기자 taecks@
  • [독자의 소리] 공공도서관 외면에 예산 낭비

    현재 각 시·구에는 저마다 시립,구립 도서관이 마련돼있다.이는 물론 지역주민을 위해 설치된 공공시설이다.그런데 이같은 공공도서관이 적절한 문화공간 역할을 하지 못해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 우선 소장 도서가 충분치 못한 실정이다.기껏해야 작은 서점에서나 볼 수있는 양의 책만이 갖추어져 있을 뿐이다.또 관리소홀로 청소가 잘 안돼 책상과 도서관 구석에는 뽀얀 먼지가 쌓여있어 불쾌감을 준다.그외에도 냉방시설이 잘 안돼 있어 무더운 날씨에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은 땀을 흘리며 책을 봐야 하는 곤욕을 치르곤 한다.특히 책 대출이 금지돼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시민들을 위해 애써 많은 예산을 들여 지어놓은 도서관이라면 시민들이 불편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와 예산확충이 필요할 것이다. 서우현[서울 동작구 신대방2동]
  • 성동구 ‘벤처파크’ 7일 문열어

    성동구(구청장 高在得)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올 초부터 추진해온 ‘성동-한양 벤처파크’가 오는 7일 개소식을 갖고 벤처기업 지원의 요람으로 정식 출범한다. 성수동 뚝섬운동장 옆 옛 도시개발공사 건물을 보수해 만든 벤처파크는 1,283평 규모로 꾸며졌다. 구는 이곳에 입주하는 벤처기업들에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한양대 창업지원센터 사무실을 벤처파크에 마련했다.또 벤처기업간 기술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세미나실을 갖췄다. 벤처파크에는 이밖에 전화 복사기 등 기본장비는 물론 근거리통신망 및 첨단 인터넷 장비도 설치돼 입주업체들이 자유롭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다. 현재 입주했거나 당장 입주할 예정인 벤처기업은 30개 정도.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7개 회사가 소프트웨어 개발분야의 중견업체며 정보통신 에너지 환경 등 첨단분야의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다수 포함돼 있다. 입주업체들은 한결같이 싼 임대료와 넉넉한 공간,다양한 지원시설에 만족해하고 있다. 방사선 계측기기 및 핵의료공학기기(진단방사선기)를 개발하고 있는‘세영NDC’의 장동식(56) 사장은 “근처에 체육공원이 있기 때문에 쾌적한 환경속에서 연구에 몰두할 수 있어 좋다”고 흡족해했다. 이미 입주를 마친 벤처기업은 인터넷 관련 3개 회사를 비롯해 영상장비 및애니메이션 게임과 에너지분야에 9개 회사,부품제조 6개 회사,핵의학 및 신소재개발 분야에 2개 회사 등으로 모두 내일의 영광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고 구청장은 “성동-한양벤처파크 입주업체 모두를 21세기를 이끌어가는 선도적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문창동기자 moon@
  • [발언대] 과거 비리 거울삼아 병무청 거듭나야

    34년간 병무행정에 종사하다가 얼마전 퇴직한 전직 병무청 직원이다.비록현역에서 물러나 있지만 병무청은 지나온 세월 나의 정열과 땀이 밴 곳이라병무행정과 관련된 그 무엇 하나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나에게 작은 바람이 있다면 내 삶의 터전이었고 보람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병무청이 국민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관이 돼주었으면 하는 것이다.따라서 신문이나 방송에서 병무행정과 관련된 불미스런 보도만 봐도 마치 그것이 나의 실수이고 부끄러움인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일부 후배들의 잘못 때문에 대다수 정직하고 성실한 직원들이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면 씁쓸하기만 하다. 한 예로 며칠 전 모 일간지에서 6·25전쟁때 전사한 국가 유공자들의 전사사실확인과 보상이 당국의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때문에 제대로 되지 않고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기사의 제목은 ‘전사자 확인 보상 엉망,병무행정 고발’이라고 돼 있었다. 제목만 본다면 병무청이 또 무슨 잘못을 한 것이구나 하고 오해를 받을 소지가 충분히 있는 것이었다. 이제 모든 병무청직원들은 지난 병무비리 사건을 계기로 뼈를 깎는 비장한 각오와 결의로 병무행정을 쇄신·발전시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되찾도록노력해야 할 것이다. 잘못된 일 처리,국민을 주인으로 여기지 않는 행정편의주의 식의 행정에 대해서는 질타와 채찍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비단 병무청뿐만 아니라 각 행정기관에서는 이를 겸허히 수용해 업무발전을 위한 귀중한 자료로 삼아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아울러 이를 선도하는 것이 언론의 막중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제목 하나라도 신중하게 선정하고 정확성을 견지해야 할 것이며 행정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기를 바란다. 배인한[서울 은평구 신사동]
  • 전국 유명 자연휴양림 안내

    숲속에서 즐기는 그린샤워. 가벼운 등산·산책에 휴식을 겸한 산림욕이 갈수록 인기를 더하고 있다.울창한 숲속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여유롭게 거닐면서 자연을 감상하다 보면 왠만한 여행이나 레저가 부럽지 않다. 주말 가족단위로 떠나는 산림욕은 우선 산행경험이 없어도 부담없이 나설수 있고 무엇보다 휴식과 건강을 위주로 한 편안함이 장점이다.본격적인 산행이 피로감을 가져오고 번거로운데 비해 굳이 산 정상까지 오르지 않아도되고 유원지 등 인파가 많이 모이는 곳과는 다른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것도 산림욕 인구 증가의 한 요인이다. 울창한 숲속에서 수목들이 뿜어내는 피론치드는 사람의 심폐기능과 신진대사 촉진에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산림욕을 즐기는데는 특별한 도구나 복장이 필요치 않지만 공기소통과 땀흡수가 잘 되는 가볍고 헐렁한 옷차림이 좋다.숲속을 산책하며 알맞은 운동을 하거나 독서 명상 등을 하며 휴식을 취하는 것도 괜찮다.시간은 2∼4시간,거리로는 3∼5㎞면 족하다.시간대는 아침 10시부터 낮12시까지가 최적시간.계절로는 6월부터 8월까지가 가장 좋다고 한다. 서울근교와 경인지역의 산림욕 적지로는 경기도 포천군의 광릉과 임업시험장이 단연 으뜸이고 서울 청량리의 홍릉수목원,서오릉,동구릉이나 양평의 용문산 일대,경기도 가평군의 아침고요식물원이 꼽힌다.전국 곳곳에 조성된 자연휴양림들은 대부분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어 피서지로도 손색이 없다.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자연휴양림은 전국에 70여곳.숙박비나 이용료 등이 3만원∼6만원 수준으로 콘도미니엄·호텔보다 싼데다 야영장 놀이시설 주차장 통나무집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텐트대여도 가능해 가족단위의 여름나기로 택해볼만한 곳들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기고]‘洋號’를 버리고 雅號로 돌아가자

    “TJ 제3의 결단 무르익는다”주먹만한 활자로 찍혀 있는 신문기사의 제목들이다.전에는 이런 기사도 있었다. “권력을 잡는 방식은 쟁취하는 YS식과 승계하는 JP식이 있는데 KT가 DJ에대해 처음에는 JP식으로 하다가 이제 YS식으로 하려니까 분란이 생긴 것…”여기에 나오는 DJ가 김대중대통령이고 JP는 김종필국무총리이며 TJ는 박태준 자유민주연합총재이고 YS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KT 또한 앞의 세 분보다 낯설지만 이기택 전 민주당총재라는 것도 알 만한 사람은 안다. 우리 민족에게는 전통적으로 아호(雅號)라는 것이 있었다.아름다운 그 무엇을 찾아내기 위하여 스스로를 고독지옥(孤獨之獄)에 가둬 버리는 예술인이나 천하사물의 이치를 모두 궁구함으로써 알음알이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학자,그리고 구체적 현실의 현장에서 지행합일(知行合一)하고자 하는 정치인들이 본이름 밖에 가지는 풍아(風雅)한 것이었다.본이름 대신 아호로 기억되고불려지는 사람이라면 이른바 역사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라고 볼 수 있겠다.김 대통령의 아호는 후광(後廣),김총리는 운정(雲庭),김 전대통령은 거산(巨山),이 전총재는 일민(一民)이다.문견이 적은 탓일지 모르지만 박총재의 아호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신문을 위시한 거의 모든 보도매체는 이렇게 아취있고 기상이 넘치는 아호 대신 영어이름 표기 때의 머릿글자를 따 DJ(디제이),JP(제이피),YS(와이에스),TJ(티제이)하고 부르니,이 분들이 도대체 어느 나라의 정치인들이라는 말인지 여간 어지러운 것이 아니다. 이데올로기 쟁투가 막을 내리면서 대신 차고들어 앉아 홀로 나부끼는 깃발이 이른바 ‘세계화 이데올로기’이니,이름부터 우선 ‘세계화’하고 보자는것인가. 아호 대신에 양호(洋號)를 쓰면 서양사람들이 좋아할 것으로 아는가.천만의말씀이다.서양에서도 자기네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전통에 가치를 두고 지켜내고자 하는 전통사회에서 사람의 이름을 줄여 약자로 일컫는 것을 품위없는 짓으로 여겨 경멸한다고 들었다. 그들이 우리의 이와같은 허깨비짓거리를 안다면 얼마나 웃을 것인가.생각하면 식은 땀이 나는 일이 아닐수 없다.한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이름을 영어로 줄여 양호로 부른다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아주 부끄러운 일인 것이다. 필자의 기억으로 양호를 처음 쓴 사람은 김총리다.60년대 중반쯤인가 일요신문이라는 주간지가 생기면서 ‘JP칼럼’이라는 것을 썼던 것이다.‘제이피’라는 발음이 음운적으로 멋있어 보여 그랬던 걸까.이때부터 행세깨나 한다는 정치인 명색들은 모두 양호를 지니게 되었고,양호로 불려지는 것을 이른바‘파워’의 척도로 삼았으며,양호로 불러달라고 스스로 요구하는 목불인견의 정치인들까지 생겨났다. ‘HC’라는 양호로 불려져야 대중성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을 놓고 막객(幕客)들 사이에 심각한 논의가 있었다는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아호는 ‘경사(徑史)’이다.양호로 불려지는 이른바 거물정치인들 가운데 누구 한 사람 양호 대신 아호로 불러달라고 한다는 사람을 볼 수 없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무릇 사람의 인격을 상징하는 것이 이름이다.우리가 옛 문인과 학자,예술가들의본이름 보다 아호를 더 잘 기억하고 있듯 지금의 정치인들 또한 이 다음 아호로 기억될 것이어늘. 뒷세상 사람들이 무어라고 할까. 김성동 작가
  • [대한매일을 읽고] 창업관련 정부지원책 중산층에 큰 힘

    정부가 실업자 창업때 최고 1억원까지 신용보증을 검토한다는 제하의 기사(대한매일 12일자 1·4면)를 보았다. 지난해 환란으로 고소득층은 아무런 거리낌없이 잘 살아온 반면,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은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왔다.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중산층 보호대책을 만든다는 소식이다.일자리 확충이나 주거비·자녀교육비 지원,각종세제 지원 등 서민들을 위한 지원책은 모든 국민들이 바라왔던 요망사항이었다.이런 시점에서 중산층 보호를 위해 창업관련 규제를 대폭 풀기로 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예전부터 우리사회에 문제가 돼왔던 ‘부익부 빈익빈’현상.이것이 사회문제와 갈등을 심화시켰던게 사실이다.정부의 이러한 조치가 이제 땀흘리는 자에게 그 몫이 돌아가는 공평한 사회로 가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형철[모니터·회사원]
  • [독자의 소리] 행락철 무질서로 농촌일손 방해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산이나 시골 등지로 행락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그런데 행락객들 중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추한 행동들을 보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자동차를 아예 냇물에 주차해 놓고 세차를 하는가 하면 경운기가 지나다닐 도로에 주차해 농민들의 일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고성방가로 주변 사람들을 괴롭게 만들며 웃옷을 벗은 채 돌아다니기도 한다. 한쪽에서는 땀을 흘리며 곡식을 가꾸는데 옆에서는 상식을 벗어난 추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것이다.여름에 땀흘려 농사를 짓는 것은 온 국민들이 먹을 소중한 식량을 준비하기 위한 성스럽고 고된 일이다. ‘동냥을 못줄망정 쪽박은 깨지 말라’는 말이 있다.행락질서와 예절을 지켜 농민들과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기를 바란다. 최분남[경기 양평군 양동면]
  • 방수현 ‘셔틀콕’ 떠난다…“국내서 지도자길 가고파”

    “무척 아쉽습니다.기회가 주어진다면 국내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고 싶습니다”-.‘셔틀 퀸’방수현(27 대교)이 15일 대교그룹 본사인 보라매센터에서이형도 대한배드민턴협회장 등 관계자와 각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은퇴식을 갖고 땀과 눈물로 얼룩진 17년간의 정든 코트를 떠났다. 방수현은 은퇴식에서 “아쉬울 때가 은퇴할 적기라고 생각하며 아껴준 팬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방수현은 올 전국체전에 출전,소속팀에 마지막 봉사를 한뒤 뉴욕에서 대학원에 진학해 선수의 체력에 대해 집중 연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방수현은 92바르셀로나올림픽 은,94히로시마아시안게임 금, 96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을 일궈내며 수지 수산티(인도네시아),예 자오잉(중국)과 함께‘트로이카’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아직도 대표팀이 복귀를 원할 정도로 녹슬지않은 기량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95년 인도네시아의 한 가난한 청각장애자의 수술을 위해 자신이 모은 상금을 쾌척하는 등 코트밖에서도 많은 선행을 남겨 ‘코트의 천사’로 불린다. 김민수기자 kimms@
  • [인터뷰] 흑인 혼혈 여가수 소냐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은 흑인혼혈 여가수 소냐(19·본명 김손희)에게 딱 어울린다.두달 전 내놓은 첫 음반 ‘올 베스트’가 꾸준한 인기 속에판매량 10만장을 넘어선 데 이어 최근 뮤지컬 ‘페임’의 여자 주인공 카르멘 역으로 전격 발탁되었다. “저 같은 새내기에게 이런 큰 배역을 맡겨 준데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고맙습니다.여고(구미 금오여고)1학년때 뮤지컬을 처음 보고는 ‘나도한번 해봤으면’했는데 꿈을 이뤄 기뻐요”. 그는 탁월한 가창력을 지니고 있다.더욱이 어려운 환경에도 좌절하지 않고열심히 노래를 부르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를 발탁한 연출가 윤호진은 그를 이렇게 말한다.“그를 다룬 신문기사를보고 가능성이 있다고 느껴 오디션을 가졌습니다.모든 제작진이 ‘OK’사인을 냈죠.연습을 거듭할수록 천부적인 끼와 신들림이 보여요.무대에서 더 빛을 발하는 타고난 라이브형 가수입니다”. 소냐는 하루 10시간씩 맹연습을 한다.노래 솜씨야 검증되었고 문제는 연기와 춤.“날이 갈수록 실력이 늘고 있다”는 주위의칭찬에 “땀흘리며 가르쳐 주는 언니·오빠에 보답하려 최선을 다한다”고 수줍게 말한다. ‘페임’은 미국의 세계적 예술학교 학생들의 방황과 성장과정을 다룬 뮤지컬.방송과 영화로도 만들어질 만큼 인기있는 레퍼토리다. 소냐는 “카르멘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나 방황이 불우했던 제 성장기와 비슷한 점이 많아 몰입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밝힌다. 주한 미군이었던 아버지는 그가 어릴 때 오빠만 데리고 미국으로 떠났고 어머니마저 8세 때 숨졌다.이후 외할머니와 살았다.여고시절 방직공장에서 일했는데 이 것이 전화위복이 됐다.소음이 심한 탓에 귀마개를 끼고 작업하면서 목청껏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여고시절 교내 행사에서 노래부르는 것을본 교사들이 그의 재능을 아껴 음반제작을 도와줬다. “노래와 연기를 함께 하는 뮤지컬이 너무 재미있습니다.앞으로 열심히 노력해서,제
  • ‘빠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씨 20년만의 귀국 인터뷰

    홍세화(52)씨에게 서울은 인간의 정겨운 체취가 느껴지지 않는 낯선 도시로 다가왔다.파리에서 20년간 이방인 생활을 하다 14일 잠시 서울에 온 홍씨는 인간적인 정감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동숭동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공항에서 들어오며 서울이 너무 많이 변해 얼떨떨했다.거리도 잘 정돈돼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파트숲과 한강을 보며 시멘트문화의 삭막한 도시로 변한 서울 풍경이 안타까웠다.아파트숲은 자연과 인간과의 융화를 가로막는 장벽처럼 느껴졌다.한강은 파리의 센강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규모가 큰 소중한 강으로 멋있게 꾸밀 수도 있지 않았나 생각했다.”서울의 이러한 모습은 철학의 빈곤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홍씨는 지난 79년 ‘남민전’ 사건에 연루돼 그동안 프랑스에서 망명생활을 해왔다.지난 95년 자전 에세이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라는 책을 내우리나라에 그 존재를 알렸다.최근에는 문화비평 에세이 ‘쎄느강은 좌우를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한겨레신문사)를 냈다. 그는공항에서 아버지 홍승관(80)씨등 가족과 유홍준 교수등 지인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서울에 온 그는 가장 먼저 대학로를 찾았다. 홍씨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있는 많은 실업자나 거지들을 보며 사회보장의 미흡함을 느꼈다.프랑스에서는 1930년대 자전거 타고 바캉스를 가던 시절부터 사회보장제도를 만들었는데 우리나라에는 자동차를 타고 휴가를 떠나는 오늘에도 사회보장이 제대로 안돼 있는 것이 안타깝다.분단이후 사회정의도 안보에 눌리고 경제제일주의에 밀려났다”고 말했다. 그는 파리에서의 택시운전은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내몸을 움직여 살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반가웠다.그 당시 무기력증에 빠져 있었는데 택시운전은 나를 무기력증에서 벗어나게 했다.그는 88년 4월부터 2년4개월간 택시운전을 했다.후배의 권유로 택시운전을 그만둔 그는 지난해까지 한국의상실 프랑스 지사장으로 일했다.지금은 글쓰는 것 외에 특별히 하는 일은 없다. 그는 “한국의 산과 들 등 자연을 가장 보고 싶었다.보고 싶은 사람도 굉장히 많았으며한 사람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원망하고 싶은 사람도 많았지만 지금은 다 잊었다는 그의 말에는 자신이 강조해온 관용의 자세가 엿보였다. “영구귀국할 것이다.나이가 들면 누구나 고향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겠는가.파리의 생활은 ‘나 있는 곳에 우리가 없는 쓸쓸한 이방인의 삶’이다.”그의 부인도 파리생활은 적막한 절간 생활과 같다고 말했다.홍씨는 그러나 “당장 돌아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파리에서 글도 쓰고 한반도를 바라보며 공부도 더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정권과 과거 정권과의 근원적인 차이는 극우집단이정권의 헤게모니를 잡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고 말했다.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재평가에는 부정적이다.“박정희를 재평가하려는 것은 철학의 빈곤때문이다.땀흘려 일한 사람이 누군데 경제발전을 박정희 한 사람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박정희 정부의 경제개발론은 이미 그 전정권에서 계획이 다 만들어진 것이다.” 그는 한국의 정치인과 지식인을 강하게 비판했다.“한국의 정치 지도층이나공부하는 사람들이 사회적 책무 의식이 너무 부족하다.”중도좌파의 감성적 사회주의자라고 스스로를 정의하는 그는 가장 힘겨운 때는 80년대 초 전두환정권이 등장했을 때였다고 말했다.“한국사회에 희망이 없어 보였다.” 홍씨는 “한국에 돌아오면 시민운동단체에서 일하고 싶다.그리고 사회진보와 자아실현을 위해 고민하는 젊은이들과 많은 대화를 하고 그들에게 사회적 책무 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출판기념회,강연 등바쁜 일정을 마치고 7월7일 프랑스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창순기자 cs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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