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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봄 들판에 서서

    봄 들판에 나가도 이제는 보리가 별로 없다.이때쯤 들판에 나가보면 어여쁘게 각진 네모상자 모양의 논에서 간신히 몸을 추스려 햇빛 앞에 꿈틀거리는보리밭을 얼마든지 볼수 있었다.들판을 걸으며 보리잎이 기울어진 각도만큼고개를 숙이며 보리잎의 안부를 걱정하던 우리네 봄은 사라졌다. 대신 대책 없이(?) 직립한 아파트군이 경쟁력 없는 보리농사를 비웃으며 아파트 구멍 하나에 일 억 어쩌고 하면서,아파트농사의 효율성을 겨울 들판에서 선포하고 있다.평면으로 펼쳐진 보리밭이 입체적으로 직립한 아파트로 변화해 세상은 바뀌었다고,이런 바뀐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우리를 윽박지르는 것이다. 봄 들판에 서서 문득 한 친구와 나눈 점심을 생각한다.그의 안내로 우리가간 곳은 종로2가의 한 조그만 식당이었다.메뉴를 고를 것도 없이 2인분의 백반이 나왔다.찐 계란과 된장속에 오래 몸을 섞었을 깻잎,그리고 조기새끼 두어마리가 접시 위에 밀가루옷을 입고 튀겨져 있었다. 음식은 깔끔하고 맛이 좋았다.오랜만에 밥상앞에 마주앉은 느낌이었다.그러나 우리를 감동시킨 것은 후식으로 나오는 누룽지였다.옛시절 그 맛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시골에서 먹던 밥의 흥취를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자연히 우리는 고향얘기를 했고 어느덧 많은 세월이 지난 상업고등학교 졸업 무렵으로 돌아갔다.은행에만 들어가면 모든 인생이 다시 시작되는 줄 알았던 그 시절.그는 정말 새로운 인생을 보냈다.당시 오일쇼크가 시작된 때였지만 그래도 ‘은행원’이라 하면 대접이 달라지던 때,그 친구는 정말 부지런히 일하며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했고 집안의 살림살이를 도왔다. 어떤 친구들은 야간대학에라도 들어가고 또 적당히 술도 사며 취할 줄 알았지만 그는 그런 일을 사치로 접어두고 따뜻한 국물에 소주 한병이면 부러울것이 없다며 검박하게 살았다.그리고 열심히 일해 입행동기들에 비해 뒤지지않은 시점에 승진을 했고 몇 년 전에는 지점장까지 했다. 그러나 IMF를 맞아 은행이 구조조정을 하면서 그가 다니던 은행도 강제합병이 돼 그만둬야 했다.평생 성실함 하나면 된다고 열심히 일했지만 40대 후반의 나이에 갑자기 거리로 내몰린 것이었다.평소 학교에서 배운 표준말과 예의밖에 몰랐던 친구였지만 실직 처음에는 너무나 격해져 말도 붙일 수 없을만큼 얄궂은 말들이 튀어나오고 대학생들이 ‘타도’어쩌고 하는 말이 정말로 실감된다며 금방이라도 무언가 해볼 듯이 격분에 넘쳐 있었다. 그러나 그 날 후미진 골목에서 점심을 나눌 때는 다시 단정한 사내가 되어있었다.누룽지의 맛을 나누며 우리는 고향으로 내려가기도 했고 막 시작하려는 사업얘기로 오랜만에 웃기도 하였다.그리고 헤어질 때는 내 손을 잡으며이제는 세상을 원망 않는다며 “기운을 내 재기할테니 걱정말라”며 오히려내 등을 두드려 주었다. 다시 들판을 바라본다.롤케이크를 붙여놓은듯한 비닐하우스가 눈에 띄고 그곳에서 상추라든가 오이 등을 키울 사람을 떠올린다.세상은 변해도 봄 저쪽에선 누군가 일을 하며 사람들의 밥상을 위해 소중한 땀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사노라면 성실한 삶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경우가 없지 않지만 늘 그런것은 아닐 것이다.해서 삶의 원칙과 태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자신에게 닥쳐온 갑작스런 어려움을 몸으로 잔잔하게 삭이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있음으로 해서 오늘도 살아볼만한 것이리라.지금쯤 이 땅 어디선가 몸을 추스르기 위해 보리잎들이 태양 아래 꿈틀거리며 종다리 소리를 듣고 있겠지. 姜亨喆 숭의여대교수·시인
  • [오늘의 눈] ‘황제 경영’ 누가 부추기나

    열사흘 동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현대 인사파문과 2세 경영인들의후계경쟁이 27일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의 공개적 육성지시로 진정됐다.그의 목소리를 확인하기까지 정몽구(鄭夢九)·몽헌(夢憲)형제 회장간 물고 물리는 갈등,이해할 수 없는 인사번복,참모들의 치열한 대리전으로 얼룩진 현대사태를 지켜보면서 21세기 첨단 시대에도 ‘왕조(王朝) 기업’이 엄연히존재하는 것 같아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양쪽 오너 2세 진영은 다시는 안볼 것처럼 온갖 독설을 퍼부어 현대 종사자들에게 자긍심을 빼앗고 부끄러움을 안겼다.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업이다 보니 나라경제를 걱정하면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국민은 그들의 안중엔아예 없어 보였다.그런데 신기하게도 정명예회장의 한마디로 언제 그랬냐는듯 조용해졌다.오너의 위력은 정말 놀랍다. 재벌 총수들이 전문경영인의 인사를 마음대로 하는 ‘황제경영’은 어제 오늘의 고질이 아니다.현대사태는 전형적인 일례에 불과하다.오너들이 이사회나 주주총회의 절차를 무시하고 인사전횡을 일삼는 데는 1차적으로 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함은 물론이다.그러나 현대사태를 접하면서 오너의 전횡을당연시하는 대다수 재벌기업 임직원들의 구시대적 사고나 인식도 큰 문제며,이는 ‘황제경영’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임을 지적하고 싶다. 현대사태 와중에서 정몽구 회장의 측근은 “오너가 아무리 절차를 무시했기로 ‘가라면 가야지’ 최고경영인쯤 되는 사람이 여태 그것도 몰랐나”라며인사파문 당사자인 이익치 회장을 비난했다. 이회장 자신도 “오너에 대한 반발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인식의 일단을 내비쳐 전문경영인의 무력함을 스스로 인정했다.대립적 입장이었지만 오너의 뜻이라면 ‘토’를 달 수 없다는 데는 인식이 같았다. 부지런하고 검소하기로 소문난 정명예회장이 평생 땀흘려 일군 ‘현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연로한 그에게 예의와 도리를 다해야 하는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하지만 현대 임직원들은 오너에게 바른 말을 못하고 ‘줄서기’와 ‘충성경쟁’을 벌이지는 않았는지,낡은 사고에 빠져 때로 왕조시대의 신하나 종처럼 행동하지는 않았는지 이번 파문을 계기로 되돌아봤으면 한다. 육철수 경제과학팀차장 ycs@
  • 숨가쁜 3시간…‘MH’역전드라마

    24일 오후 5시10분,김재수(金在洙) 현대구조조정위원장이 ‘정몽구(鄭夢九)회장,면(免) 경영자협의회 회장’과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 현직유지’를 발표하기까지는 하루종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급박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정몽헌(鄭夢憲) 회장이 이날 오후 1시54분 일본 JD251편으로 귀국하면서 3시간 동안의 급박한 상황은 시작됐다.정몽헌 회장은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현대상황에 대해 “나는 모르겠다.그런걸 왜 나한테 물어보느냐”면서 황급히 입국장을 빠져나갔다.그는 곧바로 서울 계동 본사 사무실로 갔다.오후 3시쯤 본사 12층 자신의 사무실에서 김윤규(金潤圭) 현대건설 사장,이익치 회장 등과 30여분간 인사문제를 포함한 출장 뒷얘기를 나눈뒤 4시쯤 이 회장과함께 가회동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을 찾아갔다.30여분동안 인사안을 상의한 뒤 나온 정 회장은 무표정이었으나 이 회장은 비교적 밝아 보였다. 정회장 보다 3분 정도 뒤에 나온 이 회장은 “5시쯤 구조조정위원회에서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자진해서 말해 ‘역쿠데타성공’을 암시했다. □숨가쁘게 돌아가던 인사파문이 열흘만에 뒤집히자 현대증권은 환영분위기일색이었고 이번 인사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자동차는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이 회장 부임 이후 ‘바이코리아 붐’을 일으키고 회사도 업계 수위권으로 끌어올린만큼 우리가 최고경영진 교체를 바라지 않는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면서 ‘사필귀정’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반겼다. 반면 그룹내 ‘MK(정몽구 회장의 별칭)’ 세력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는 발표 직후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다.발표 직전까지만해도 이 회장 경질을 뒤집을 수 없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왔던 현대자동차 관계자들은 믿어지지 않는듯 할 말을 잃었다. □이에 앞서 전날 중국에서 귀국한 이 회장은 이날 오전 발령지(고려산업개발)가 아닌 현대증권으로 출근해 임원회의를 주재하고 실무자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다시 듣는 등 정상 근무에 들어갔다.이 회장은 이날부터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3개월 업무정지가 풀렸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이날 현대증권으로 출근하자 직원들은 일제히 반색했다.그간 인사파동을 겪으며 다소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국내 증시발전을 선도하고 현대증권을 정상권에 올려 놓은 분이 꼭 다시 오실줄 알았다”고 했다. 이 회장은 오전 8시40분부터 2시간 가량 임원회의를 주재했다. 직원들에겐“자기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당부했다.이어 오전 10시40분부터 현대증권 7층 소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시종 밝은 표정과 자신감 있는 어조로 자신의 경영철학을 밝혔다. 한편 이 회장의 고려산업개발 회장 선임건은 이날 오전 고려산업개발 정기주총에서 상정되지 않았다.이와관련 현대 한 관계자는 “인사내정안이 (언론에) 흘러나간 것은 관계자들의 실수였다”면서 “내정안일뿐 확정된 게 아니다”라고 말해 이번 인사의 번복이 감지되기도 했다. □재계는 현대의 인사파문이 재벌 체제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가중시키고 정부의 더욱 강도 높은 재벌 개혁 정책을 부추기는 사태를 불러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다른 그룹 얘기지만 우리한텐 도움이안된다”면서 “남들은재미있겠지만 걱정이 더 앞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쪽에서‘이것들이’ 뭐하는 작태냐고 비난할 소지도 있고,4·13 총선이 끝나면 재벌에 대한 시각이 다시 도마위에 오를 것 같다”면서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는 “가뜩이나 재벌 오너 체제에 대한 국민적 비난과 불신이가중되는 마당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인사 파동이 생긴 건 매우 유감스런 일”이라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사실상 현대의 대권이 정몽구 회장에게서 정몽헌 회장으로 넘어감에 따라 회장단에 소속된 정몽구 회장의 거취 문제를 포함,향후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육철수 박건승 안미현기자 ycs@. *MK, 회장직 박탈로 공식행사 손떼. ‘현대경영자협의회’는 98년 4월1일 현대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기존의 ‘운영위원회’ 대신 신설한 그룹내 최고의사결정기구다. 그룹 비서실을 없애라는 ‘DJ(金大中대통령)정권’의 당시 요청에 따라 현대는 그룹 종합기획실과 운영위원회를 없앴다.대신 계열사간연결고리를 위해 주요 계열사 사장단 30여명으로 구성된 ‘경영자협의회’를 발족시키고,정몽구(鄭夢九·MK)회장과 정몽헌(鄭夢憲·MH)회장 두 사람을 공동회장에 선임했다. 하지만 그룹내 주요 의사결정은 여전히 MK·MH 양 회장을 포함해 두 회장의측근인 이익치(李益治)·박세용(朴世勇)·김형벽(金炯璧)회장 등 이른바 ‘6인위원회’가 주도해왔다.정세영(鄭世永)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분가 전까지는 몽규(夢奎)회장도 6인 멤버였다. 이후 청와대 및 전경련 행사 등 국내 행사는 MK가,외국 행사는 MH가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현경협’ 역할 분담이 이뤄졌다.하지만 MK는 이번 ‘쿠데타실패’로 현경협 회장직을 박탈당하고 그룹내 모든 공식행사에서 손을 떼게됐다. 안미
  • [굄돌] 아는 만큼 느낀다

    인생을 산행에 비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산의 초입에서 개울에 발을 담그고 고기만 구워먹고 가는 사람은 산의 그정도 모습만을 보는 것이고,중턱까지 올라가 한숨 돌리고 가는 사람은 산의반 정도를 맛보고 가는 것이며,정상에 올라 산 아래를 마음껏 내려다보는 사람만이 온전한 희열과 쾌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산의 입구에서 노래나 부르다 간 사람에게 아무리 산꼭대기에서의 성취감이나 아름다움에 대해 얘기를 해주어봤자 머리로만 이해할 뿐이 아니겠는가. 나는 연극 한 작품을 시작하면 아주 그 작품에 푹 빠져버리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모차르트의 얘기를 다룬 ‘아마데우스’를 공연하면 온통 모차르트에 사로잡혀 몇 개월을 보내버리며,경허 스님에 관한 희곡를 쓸 때면 경허의 발자취를 찾아 여러 절들을 돌아다니고 책들을 죄다 섭렵을 하곤 하는 것이다. 윤이상이라는 작곡가에 대한 글을 쓰게되면 그의 고향인 통영에 내려가 바닷바람을 맞고 와야지 직성이 풀리곤 한다.작품이나 사람이나 그만큼의 애정과 정성을 쏟아야 내게도 마음을 열어준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열성을 다해 알고 나면 그 다음에 서서히 그들이 내 안으로 들어와자리를 잡기 시작한다.땀을 뻘뻘 흘리며 산꼭대기에 올라가 맑고 청량한 바람을 내 안으로 받아들이고 그 즐거움을 느껴보는 것과 같이 무엇이든 끝까지 가보아야 그 참맛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겨우 연기생활 4년만에 연기가 힘들다고 투정을 부리는 한 후배를 바라보다가 문득 이 말이 떠올랐다. 연기라는 것에 대해 더 정성껏 알려고 노력해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아주 질겅질겅 씹어서 완전히 내 것이 될 때까지 끝까지 가보지도 않고서산의 입구에서 발길을 돌리려는 그가 안타까웠다. 연기자가 무대에서 손발이 편해지고 걸음을 제대로 걷게 되는 것이 5년이요,자기 마음먹은 대로 연기를 표현해 볼 수 있게 되기까지 또 5년이 걸린다는 선배님들의 말씀을 되새겨 보건대,하루하루 그 경지를 알려고 노력,또 노력해야 함이 마땅할 것이다. 세상에 쉬운 일은 죽어도 없으니,오르고 또 오를 수밖에![송미숙 희곡작가·연출가]
  • [대한매일 환경캠페인] 자투리땅마다 나무를 심자

    대한매일이 새 천년과 함께 마련한 ‘녹지를 가꾸자’ 캠페인이 본격 식목철에 때맞춰 대장정의 첫발을 내디딘다. 전국 곳곳에 방치된 크고 작은 유휴지를 나무와 풀이 건강하게 자라는 녹지로 탈바꿈시켜야 하는 힘겨운 작업을 독자들과 함께 해낼 것이다. 생태계 순환의 터전이 되는 숲을 보존하는 것은 물론 푸른 녹지를 한 평이라도 늘리려는 노력은 시대적 요구이기도 하다. 해마다 전국에서는 어림잡아 4,800여㏊의 숲이 사라지고 있다.자그마치 서울여의도의 5.7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급속한 도시화와 마구잡이식 개발 때문이다.그렇다고 이를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다. 산업사회가 고도화되면서 개발은 가속화될 것이고 녹지는 회색빛으로 변할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산림으로 대변되는 녹지는 더이상 우리의 휴식조건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 됐다. 식목철이면 온 국민이 나서 나무를 심고 가꿔야 한다.산림을 무분별하게 훼손해서도 안된다.나아가 도시의 골목마다 특별한 쓰임새없이 흩어져 있는 공간도 녹지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대한매일은 녹지를 한평 두평 가꿔 늘려가는 지방자치단체나 환경단체를 찾아 자세히 소개하는 한편 관계자들의 땀 흘리는 현장을 생생하게 지면에 실을 것이다.특히 도시지역의 자투리에 주위 경관과 어울리는 나무를 심어 알뜰하게 가꾸는 일선 시·군·구를 애써 부각시키려 한다. 누구나 수목을 손쉽게 가꿀 수 있도록 인터넷 등을 통해 무료로 심을 만한나무를 소개하고 병충해 퇴치법을 상담해 주며 토양에 대해 지도하는 단체나 전문가들도 널리 알리면서 힘을 함께 모을 것이다. 자투리땅을 녹지로 탈바꿈시키는 뜻있는 시민들을 찾아가 목소리를 귀담아들을 것이고 경험에서 우러나온 갖가지 아이디어나 제보도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지면에 반영할 것이다. 대한매일이 새 천년을 맞으며 천명했던 10대 기획의 하나로 전국의 산하가푸른 숲으로 가꿔지도록 꾸준히 캠페인을 펴나갈 것이다. 김주혁기자 jhkm@
  • [대한시론] 4·13총선의 역사적 의의

    새 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에 유난히 선거가 많은 것이 눈에 띈다.스페인국민은 이미 선거를 통해 보수정부를 재신임했고,대만에선 총통선거가 진행되고 있다.미국 러시아 일본 등에서도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한국도 예외가아니다.한국 사람들은 2000년 4월13일에 새 천년 한국의 운명을 결정할 선택을 할 것이다.물론 4·13총선에서 한국인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대표를 선출할 것이다.그러나 한국인들은 지역 대표의 선출을 통해 국가의 미래에 대한 자신들의 집단적인 의사를 또한 표출하게 될 것이다.그렇다면 이번총선에서 한국인들은 어떤 점을 염두에 두고 표를 던져야 할 것인가.말하자면 한국인에 있어서 4·13총선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4·13총선은 새 천년의 선택이라는 의미가 있다.한국인들은 대표 선출을 통해 세계화,지식정보화,민주화라는 새 천년의 3대혁명에 창조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비전과 전략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표출하고 선택하게될 것이다. 둘째,4·13총선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의 국가지배구조(post-IMF governance)의 선택이라는 의미가 있다.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지난 2년반 동안 우리는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없었다.우리는 IMF 관리체제하에서 국가적 위기를 관리하고 극복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그러나 위기에 강한 한국인들의 저력이 발휘되어 전 국민의 피와 땀으로 위기를 극복하였고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였다.이제 한국인들은 IMF체제를 졸업하고 자신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한국인들은 4·13 선택을 통하여 IMF 이후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제 영역에서의 새로운 지배구조를 설계하게될 것이다. 셋째,4·13 총선은‘국민의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의 시간이 될 것이다.총선에서 한국인들은 국민의 정부가 지난 2년 동안 시행해온 위기관리방식,구조조정방식,국정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선거에서 국민은 항상 두 가지 방식으로 주권을 행사한다.하나는 정당과 후보의 과거 실적을 평가하여 상과 벌을 주는‘과거성찰적 투표’(retrospective voting)이고다른 하나는 미래에어느 후보와 정당이 자신의 복지를 가장 잘 실현해줄것인가를 평가해 투표하는‘미래지향적 투표’(prospective voting)이다.새천년의 비전과 전략,IMF 이후 지배구조의 선택은 미래지향적 투표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고,국민의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는 과거성찰적 투표에 의해 내려질 것이다. 넷째,4·13총선은 한국민주주의가 질적 도약을 이룩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한국민주주의는 97년 대선을 통해 여야간 평화적인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함으로써 민주주의 공고화의 문턱에 들어설 수 있게 되었다.그러나 한국민주주의는 질적 도약을 위해서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이번 총선은 시민사회의 낙천·낙선운동이 성공하여 시민 참여민주주의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인가,새 천년을 맞이하여 여성의 대표성 확대에새로운 전기를 이룩할 것인가,고질적인 지역주의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수 있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 다섯째,이번 총선은 2002년 대선 예비 후보들의 첫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다.선거를 통하여 대선예비 후보들의 국정운영 능력,지도력 등이 시험받게 될것이다.특히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지도력과 당 장악 능력이 선거를 통해시험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섯째,4·13총선은 그 뒤에 필연적으로 일어날 정치세력의 재정렬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다.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4·13총선은 지난 20세기 후반의한국 정치를 이끌어온 3김정치가 새 천년에도 지속될 것인가 아니면 총선을계기로 마침내 역사의 장에서 사라질 것인가를 결정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 임혁백 고려대교수 정치외교학
  • [표밭 점검](1)서울 성북을·노원갑

    4·13총선의 초반 열기가 뜨겁다.후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거구별 판세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전국 227개 지역구 가운데 경합이 치열한 선거구를골라 표밭 현장을 살펴본다. 서울 성북을과 노원갑은 강북벨트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두곳 모두 15대 총선 당시 신한국당 후보가 당선됐다.강북지역 10개 선거구가운데 나머지 8곳은 국민회의 후보가 휩쓸었다. 때문에 성북을과 노원갑에서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자존심을 걸고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특히 성북을과 노원갑의 선거 판세는 한나라당의 ‘2·18 공천파동’ 이후수도권 친야(親野)성향 영남표의 향배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곳 모두 영남표 결집 현상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는 각 후보 진영이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한나라당이 총선 이전 영남출신 유권자를 비롯한 기존 지지층의 응집력을 회복하느냐가 성패의 관건인 셈이다. 한나라당이 성북을과 노원갑을 강북지역 특별관리지역으로 설정,집중 지원을 펼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민주당은 서민형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특성을 감안,지역개발론과 정치개혁 바람을 앞세워 설욕을 벼르고 있다. 유권자 17만의 성북을은 민주당 신계륜(申溪輪)전의원과 한나라당 강성재(姜聲才)의원이 세번째 격돌하는 지역이다.14대때는 신 전의원이,15대때는 강의원이 각각 상대를 눌렀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자체 여론조사로는 현재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손에 땀을 쥐는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지지율은 두후보 모두 30%를 웃돌고 있다. 게다가 신 전의원이 전남 함평,강의원이 전남 순천 출신이어서 호남표의 쏠림현상도 상대적으로 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이에 따라 두 후보는 15대 총선 이후 새로 재개발된 돈암동·석관동·월곡동·종암동 일대 8,5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지지확산을 노리고 있다. 신 전의원쪽은 지역구내 고려대 출신인데다 정권교체 이후 1년3개월 동안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내면서 지역개발에 공을 들였다는 점을 부각시키고있다.서민 경제 회복과 정치개혁을 화두로 정책대결을 벌이면 승산이 있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의공천 파동 이후 야당 지지층이 부동표로 돌아서고 있는 것도 유리한 여건으로 여긴다. 강의원은 현역 프리미엄을 활용,의정보고회 등을 통해 지역을 누비고 있다. 13대부터 내리 출마하면서 지역기반을 탄탄하게 다져왔다는 설명이다.중앙당선대위 지도부는 호남출신 야당 후보라는 점이 영남표 결집에 걸림돌이 될수있다는 판단에 따라 전방위 지원을 펼칠 작정이다. 노원갑은 시영아파트와 임대주택이 밀집한 지역으로 개혁성향이 강한 20대와 30대 초반 유권자가 40%에 가깝다.유권자 21만명 가운데 서울 경기 출신이 35%,호남이 25%를 차지한다.영남과 충청출신은 각각 18%와 12% 안팎이다. 특히 노원갑은 한나라당의 공천 파동 후유증이 선거 초반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15대 때 신한국당 후보로 당선된 백남치(白南治)의원이 한나라당낙천에 불복,자민련으로 말을 바꿔 탔다. 민주당 후보로는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으로 유명한 ‘성역은 없다’의 저자함승희(咸承熙)변호사가 표밭을 훑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윤방부(尹邦夫)연세대 의대 교수의 공천반납 이후 최동규(崔東奎)전 동력자원부 장관을 대타로 내세웠다. 각당 내부 판세분석에서는 민주당 함후보가 지지율 한자리수 차이로 한나라당 최후보를 제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자민련 백의원은 20%를 웃도는 지지율로 맹추격전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함후보는 “정책선거와 공명선거쪽으로 분위기를 유도하면 충분히승산이 있다”고 강조한다.이에 지역내 산업대 총장 출신인 한나라당 최후보는 “중량감있는 야당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반박한다.민국당 정창인(鄭昌仁)교수와 민주노동당 이상현(李相賢)전 민노총 조직국장,청년진보당 박희택(朴熙澤)당 기조실장 등은 기존 3당 구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
  • 오늘 KBS 공사창립 27돌

    방송법이다 뭐다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가운데 KBS가 3일 공사창립 27주년 잔칫상을 받는다.다채널 뉴미디어시대를 맞아 위성2TV가 김장독에서 묵은김치를 덜어내듯 양념맛이 흠뻑 밴 특집 4편을 상에 차린다. 메뉴는 모두 약간의 지적 모험을 요구하는 것들이다. 독일의 문명학자 하랄트 뮐러 교수와 서울대 사회학과 김경동교수의 대담 ‘21세기 문명진단-충돌인가 공존인가’(밤9시)에서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충돌론을 비판하고 한반도통일이 가져올 문명의 공존을 그려보는 등 시청자의 지적 유영(遊泳)을 유도한다. 이에 앞서 오후8시부터 내보낼 ‘음식보감,내림 손맛을 찾아서’시리즈 1편‘전통음식의 뿌리,사찰음식’은 우리 민족의 식습관에 뿌리깊이 남은 사찰음식의 철학을 조명한다.발우공양이란 독특한 예법에 숨은 절약과 환경보호정신을 돌아보는 것이다. 오후10시엔 웹TV와 인디문화의 만남을 내세운 ‘열려라 인디넷’을 내보낸다.독특하게도 문을 여는 것은 마임,화상통신,만화식 동시해설 등 마임이스트들의 다양한 언어표현.노브레인·코코어·앤 등 인디밴드들의 뮤직비디오가 이어지고 이들의 음악세계를 들여다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음악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제국을 꿈꾸는 애니메이터의 하루를 엿보고 칸에서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은 송일곤감독의 ‘소풍’을 감상할 수 있다. 이어 ‘명감독 명배우’시리즈 1편 ‘아직도 숨쉬는 신화-하길종’에선 암울한 시대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한 채 7편의 연출작만을 남겨두고 훌쩍 세상을 떠버린 하감독의 예술관을 조명한다.그와 함께 시대를 견뎌낸 평론가 변인식과 동생 하명중 등의 증언도 소개한다. 이 프로들은 봄 개편과 함께 정규 편성돼 위성TV가 뉴미디어 시대에 대비해심혈을 기울여 작업해온 디지털 영상 라이브러리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나름대로 푸짐한 위성에 비해 지상파는 ‘다른 데 정신이 팔린 듯’내세울 게 없다.1TV의 ‘이창호와 루이나이웨이 기념대국’‘자연다큐멘터리밤섬’이 그런대로 봐줄만 하고 나머지는 앙코르나 재방송으로 때운다. 2TV는 ‘도전 골든벨-금강산 가는 길’정도가 땀냄새를 맡을 수 있는것이고 5일 밤10시 방영할 ‘TV문학관-길은 그리움을 부른다’가 위안거리.잔칫상치곤 초라하기 짝이 없다. 임병선기자 bsnim@
  • 진필중, 임창용 ‘구원전쟁’ 2라운드

    진필중(26 두산)과 임창용(24 삼성)의 ‘구원 전쟁’ 2라운드 서곡이 울렸다-.지난해 구원왕의 자리를 놓고 시즌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하는 명승부를 연출했던 진필중과 임창용은 나란히 올 시즌 연봉계약을 마무리,홀가분한마음으로 전지훈련 막바지 담금질이 한창이다. 먼저 연봉 협상을 타결한 것은 ‘특급 마무리’ 임창용.지난해 홈런왕 이승엽에 버금가는 맹활약으로 팀에 공헌한 임창용은 지난달 27일 연봉 2억원(99시즌 9,000만원)에 재계약을 맺고 진필중을 겨냥해 비지땀을 쏟고 있다. 그동안 구단과 지루한 줄다리기를 계속하던 ‘승부사’ 진필중도 임창용에자극받아 이틀뒤인 지난달 29일 아쉽지만 연봉 1억3,000만원(99시즌 8,000만원)에 서둘러 도장을 눌렀다.진필중은 구원과 방어율 1위에 각 1,000만원,어떤 부문이든 신기록 경신 때 2,000만원을 추가지급받는 옵션도 주어져 최고1억7,00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지난해 구원왕 자리를 내줬지만 연봉 싸움에서는 임창용이 승리한 셈. 지난해에는 진필중이 52세이브포인트로 임창용을 1세이브포인트차로 간신히따돌리고 구원왕에 등극했다. 지난해 해태에서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포스트 선동열’ 임창용은 2년 연속 구원왕에 실패,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미국 애리조나에서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임창용은 “지난해에는 무리한 등판으로 막판 체력이 떨어진 것이패인”이라고 스스로 진단,“체력을 보강해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선언했다. 프로데뷔 5년만인 지난해 첫 구원왕의 영예를 안은 진필중은 “구원왕의 단맛을 봤다.반드시 임창용을 제치고 2년 연속 구원왕이 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훈련중인 진필중은 지난달 28일 자체 청백전에서 2이닝동안 무안타 2탈삼진으로 벌써 정상의 컨디션을 회복,기대를 더하고있다. 김민수기자 kimms@
  • [매체비평] 새 뉴스매체 인터넷

    지하철에서 조간신문을 사 펼치면서 필자는 400원을 주고 얻는 그 많은 뉴스와 정보에 새삼 놀란다.그리고 이 한 부의 신문을 만들기 위해 어제 하루종일 바쁘게 세상을 누볐을 기자들과 밤새 윤전기를 지켰을 윤전부 직원들의모습이 떠올리며 그들의 기술과 능력에 감탄한다.신문 맨 뒷쪽의 사회면을읽다가 문득 얼마전 교육방송 다큐멘타리에 나온 한 수습기자의 피로에 찌든얼굴이 생각나고,그가 내뿜던 고달픈 담배연기가 마치 내 얼굴에 불어오는것 같은 느낌이다. 비록 지면에 새겨진 우리 사회의 우울한 자화상에 분노하고 탄식하면서도,동전 한닢에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을 자세히 알려주고,복잡하고 불안한 현대사회를 헤쳐나가는데 도움을 주는 신문이 고마울 뿐이다. 그러나 잉크냄새를 통해 저널리스트의 땀과 고뇌를 확인할 수 있는 날도 많이 남지 않았다.앞으로 20년후 필자가 그때까지도 쫓겨나지 않고 교단에 남아 있다면 아마 다음과 같은 얘기를 학생들에게 들려줄 것이다.“옛날에는아침이면 집집마다 신문이라는 것이 배달되었고,지하철에서도 신문을 팔았단다.그리고 졸린 눈을 비비며 새벽에 나와 아파트 현관 밑으로 신문을 밀어넣어주고 부족한 생활비에 보태는 부지런한 아줌마들이 있었다.” 그 말을 듣는 학생들의 반응은 어떨까? 신문을 서로 넣으려다가 살인사건이생긴 적도 있었다면 표정이 어떻게 바뀔까? 1960년대에는 저녁을 먹고 나면온 식구들이 지금의 작은 텔레비전 만한 라디오 앞에 모여 앉아 연속극을들으며 웃고 울었다는 말을 이해 못하는 2000학번 새내기들의 표정과 크게다르지 않을 것이다. ‘종이신문’을 먼 옛날 추억으로 밀쳐버리고 그 자리를 차지할 뉴스매체는물론 인터넷이다.아직도 인쇄매체에 익숙한 구세대 언론인들과 언론학자들은 종이신문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고집하기도 한다.지난 세기 라디오와 텔레비전이 새로 등장했을 때에도 신문의 미래가 위험하다는 전망이나왔었지만 결코 신문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역사적 근거를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신문이 건재할 수 있었던것은 전파매체가 신문의 기능을보완할 뿐,대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즉 라디오 뉴스만 듣거나,텔레비전 뉴스를 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뉴스를 얻을수 없었다.그래서 우리는 저녁에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도 아침에 다시 신문을 펼치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은 다르다.인터넷은 신문 뿐만 아니라 방송의 모든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라디오처럼 신속하게,텔레비전처럼 생생하게,그리고 신문처럼깊이있게 뉴스를 제공할 수 있다.인터넷은 기존 뉴스미디어의 기능을 완전히대체할 뿐만 아니라,그들보다 더 많은 뉴스를 더 빠르고 더 저렴하게 전달할 수 있다.게다가 신문이나 방송이 갖고 있지 못하는 검색기능과 쌍방향 기능까지 갖췄다.그래서 지금까지는 도서관에 가서도 구하기 힘들었던 지나간기사도 쉽게 찾을 수 있고,기사에 대한 의견을 기자들과 즉시 교환할 수도있다. 물론 종이신문이 사라진다고 해서 뉴스 자체가 없어진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단지 뉴스를 전달하는 수단과 방법이 달라질 뿐이다.종이에 인쇄해 일일이 사람 손으로 배달해야 했던 뉴스가 이제는 디지털 전송신호에담겨 컴퓨터 전송망을 통해 전달될 뿐이다.음식으로 비유한다면 담는 그릇이 달라질뿐,음식자체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또한 종이 신문에 대한 수요가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아직도 편지는 육필로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어느 시인처럼 신문은 종이에 인쇄해야 진짜 신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발견될 것이다.그러나 종이신문을고집하는 감상적 신문애호가들을 위해 매일밤 윤전기를 돌릴 신문사 발행인은 없을 것이다.지금처럼 500원 동전으로 일간신문을 사 볼수 있는 날이 많이 남지 않았다.추억만들기를 위해서도 부지런히 신문을 읽어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장호순교수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 민주당의 총선 필승전략

    민주당의 16대 총선 전략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경제도약론’에 모아지고 있다.집권 민주당이 안정의석을 차지하거나,적어도 제1당의 위치를 확보해 경제를 도약시킬 것이냐,아니면 좌절할 것이냐가 판가름 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인제(李仁濟)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24일 기자회견에서 “16대 총선은 ‘안정속의 개혁이냐’‘혼란 속의 퇴보냐’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면서 “경제 위기극복과 미래에 대한 비전(경제도약론)을 갖고 겸허하면서도 당당하게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다짐했다.‘경제도약론’은 다수의석을 바탕으로 정국을 안정시키고,나아가 IMF의 최대 희생자인 중산층과 서민들을 경제부흥의 최대 수혜자로 만들겠다는 일종의 슬로건이다.한나라당이 제기한 ‘현정부 중간평가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도 선대위 출범에 즈음한 논평에서 “16대 총선에서대한민국은 갈림길의 선택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정대변인은 이어 “이번 총선은 세계 일류국가를 향한 도약이냐,아니면 4,700만국민의 피와 땀이 헛수고로 돌아가느냐,그리고 IMF의 완전극복이냐,좌절이냐의 기로가될 것”이라며 안정론과 위기론을 동시에 부각시켰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전투’의 전략 수립에골몰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공천 결과 수도권에 출마하는 민주당 후보들이 ‘인물’에서는한나라당이나 자민련을 압도하는 것으로 자체판단하고 있다.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이 때문에 참신한 정책개발을 병행할 계획이다.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선거를 배격하고 철저한 정책선거를 치른다는 방침도 정했다.미래지향적인 경제·정보 정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수도권에 경제·정보전문가들을 집중 포진시킨 것도 맥을 같이한다. 여기에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 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이날 청소년 실업대책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강동형기자 yunbin@
  • 중국서 피랍 조명철씨‘악몽의 18시간’

    지난 2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중국교포 납치단’의 마수에 걸렸다가 18시간만에 극적으로 탈출한 전 김일성대 교수 조명철(趙明哲·40·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씨는 당시를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듯 고개를 흔들었다.20여일이 지났는 데도 손목에는 시뻘건 포승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지난달 30일 동료 연구원 정모씨(39)와 함께 경제교류 및 동북아경제협력등에 대한 자료 수집을 위해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조씨는 1일 밤 11시쯤 정씨와 차를 한잔 마시기 위해 방을 나섰다.때마침 저녁식사를 했던 음식점 앞에서 20대 중반의 중국교포 여종업원을 만났다.그녀는 “동포이니 안내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밤 11시가 넘어 찻집들은 문을 닫았고,여종업원이 안내한 곳은 오피스텔로 보이는 건물의 2층이었다.사무실인 듯했다.여종업원은 “오빠들이 오니 합석하자”고 말했다.잠시 뒤 삼십대 초·후반으로 보이는 남자 2명과 이십대 중반의 여자가 나타났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남자 2명이 조씨와 정씨를 때렸고,순간 정신을잃었다.깨어보니 눈과 입이 테이프로 가려졌고 손과 발도 포승줄로 묶인 상태였다.조씨는 북한의 공작원들이 자신을 납북하려는 것으로 알고 눈 앞이캄캄해졌다.그러나 그들은 돈을 요구했다.일단 북한 공작원이 아니라는 사실에 ‘살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범인들은 미화 50만달러를 요구했다.조씨는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한국의 아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급한 일이 생겼다”며 6억원을 자신의 은행 계좌로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입금이 되지 않자 범인들은 조씨와 정씨의 온몸을 마구 때리고 흉기로 상처를 입히며 위협했다.조씨는 평소 거래하던 S은행 모지점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계좌에 있던 주택 구입자금 2억5,000만원을 범인들이 지정하는 환전상 장모씨의 어머니 계좌에 입금했다. 3일 오후 5시쯤 환전상이 조씨의 여권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자 범인들은 조씨의 왼쪽 가슴에 테이프로 담배값만한 폭탄을 달며 “허튼 짓 하면 죽는다,탈출해도 서울에서 죽는다”고 위협했다. 남녀 범인 2명과 호텔 로비에 도착한 조씨는 옆에 바짝 붙어있던 사내가잠시 떨어진 틈을 타 범인의 이동전화를 땅에 내동댕이치면서 사내에게 일격을 날렸다.이어 도망치는 여자 범인도 잡아 “강도다”라고 중국어로 소리쳤다. 로비에 있던 중국 공안국 직원들은 바로 달려와 범인들을 잡고 조씨의 왼쪽 가슴에 달린 폭탄을 제거했다.온몸에서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중국 공안국의 조사 결과 다행히 폭탄으로 위장한 습도계임이 밝혀졌다.정씨도 비슷한시각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도망쳤다.조씨는 다음날 오전 한국으로 서둘러돌아왔다. 전영우기자 ywchun@
  • ‘개골산’설경에 취하고 공중 神技에 놀라고

    상상을 뛰어넘는 묘기에 놀라고,한민족이라는 동질감에 눈물 적시고. 지난 18일,겨울 끝자락에 금강산을 찾았다.한겨울 ‘개골산’설경의 감동을뒤로한 채 찾은 온정리 금강산문화회관.평양모란봉교예단이 신기(神技)를 펼치는 곳이다.공연은 눈물과 경탄이 어우리진 감동 그 자체였다.관람객들은교예단이 12가지 종목을 하나하나 선보일 때마다 경탄의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박수를 그치지 않았다. 아름다움이 가장 돋보인 작품은 ‘눈꽃조형’.네명의 여배우가 공중에 매달려 빙빙 돌아가며 환상적인 눈꽃을 연출해냈다.마지막으로 펼친 ‘공중 널그네 비행’은 교예단의 탁월성을 가장 뽐낸 작품.마치 수직낙하해 먹이를 낚아채고 공중으로 솟구치는 제비들을 보는 듯 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기예라해도 어찌 한민족이라는 동질감만 하랴.관람객의 눈시울을 적시게 하는 점은 묘기의 주인공들이 바로 동포라는 사실.공연이 끝난 후 한 60대 관광객은 “공연 내내 눈물이 나와 정작 중요한 순간은많이 놓쳤다”고 말한다. 북한 교예단의 공연 관람은 이제 금강산 자락 밑에서 즐기는 온천욕과 함께금강산 관광에 감동과 재미를 더해주는 알토란 같은 일정이 됐다.관람료는 25달러. 온정리 매바위산 아래 있는 ‘금강산 온천장’은 금강산에서 흘린 땀을 씻어내기에 안성맞춤.1,000여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다.탕에 앉으면 금강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이 대단히 매력적이다.모락모락 피어나는 수증기 뒤로 펼쳐진 외금강 절경에 절로 탄성이 나온다.금강산온천장은 100% 천연 온천수를 자랑한다.실내엔 바닥 전체가 옥돌로 만들어진 옥돌온탕,게르마늄석으로 바닥을 만든 게르마늄온탕,맥반석 사우나 등이 갖춰져 있다. 유리벽 너머에는 노천탕이 있다.금강산 구룡연의 연주담처럼 맑고 깨끗하다는 ‘련주탕’,옥돌 위를 걷게끔 만든 ‘옥돌탕’,온천수가 폭포처럼 떨어지는 ‘폭포탕’,황토사우나 등이 있다.요금은 12달러. 금강산 임창용기자 sdragon@
  • 여성도 선수활약 ‘루차’ 열풍

    [라스팔마스(스페인) 송한수특파원] “소니아,무릎을 더 낮춰” “롤라,그럴 땐 다리를 걸고 들어가”-. 스페인 그랑 카나리아주 라스팔마스 아루카사의 루차카나리아 전용경기장. 여학생 6명이 둘씩 짝을 지어 스페인 민속씨름 ‘루차’를 익히느라 땀을 흘리고 있었다.경기장 옆 I.E.S 아루카사 학교 8학년생(중학교 2년)들이다.체육 특별활동 시간을 활용해 경기장을 찾은 것. 지도를 맡은 사람은 이곳 동사무소 팀 소속인 안토니오 로드리게(33).올해로 입문 12년째인 그는 96년부터 지난해까지 3부리그 챔피언을 지낸 베테랑이다. 경기장을 찾은 마벨 나디우스카 에르난데스(16)는 가족이 모두 루차 열성팬이라며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경기장을 따라 다녔다”고 말했다.“졸업한 뒤 루차 전문학교로 진학해 성인무대에서 활약하는 게 꿈”이라고도 했다. 카나리아 제도의 ‘씨름 열기’는 이처럼 여자들의 높은 참여도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현재 시니어 1부리그에만 8개팀 100여명의 여자선수가 활약하고있다.이들은 대부분 지방자치 단체나 소방서 등공공기관 소속으로 보통 20만∼30만 페세타(한화 약 140만∼21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전통 계승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메리트가 맞아 떨어져‘루차’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귀띔이다. 카나리아 제도에서는 시·도립 경기장 외에 동네마다 ‘루차’ 경기장 건립이 의무화돼 있다.대부분 1,000∼3,000석 규모로 학교 또는 인근에 세워진다.
  • ‘보일러 교실’ 再起의 수료식

    17일 오후 성동구 뚝섬운동장 보조건물에서는 뜻깊은 수료식이 열렸다. 성동구가 실직자들의 재기를 돕기 위해 개설한 보일러교실이 2기생들을 배출한 날이다.이날 수료생은 모두 20명. “실직이라는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짧은 기간이지만 새로운 기술을 배우려고 땀을 흘린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아무쪼록 이번에 배운 기술을갖고 사회로 복귀,새로운 인생을 개척하시기 바랍니다.” 고재득(高在得) 구청장의 격려사에 이어 수료증을 전달받은 수료생들의 얼굴은 정신적 고통속에 보낸 지난날들에 대한 회상으로 벌겋게 달아올랐다. 지난해 2월 성동구가 관내 실직자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문을연 보일러교실은 그동안 큰 호응속에 많은 수료생을 배출했다. 지금까지 이 교실을 통해 재취업 및 창업에 성공한 ‘과거의 실직자’는 모두 38명.이들은 각자 1개 이상의 보일러 관련 자격증을 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 강사 이영수씨는 “수강생 가운데는 과거 자신의 직업에 대한 미련때문인지 보일러수리 교육을 받는 것을 창피스럽게생각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열심히 배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수강생들은 특히 독거노인,장애인,소년소녀가장 등의 집을 방문,무료로 보일러를 고쳐주는 등 교육기간동안 자원봉사팀을 운영하기도 했다. 문창동기자 moon@
  • 국소 다한증 수술않고 치료

    손이나 발,겨드랑이 등 특정 부위에 땀이 많이 나는 국소 다한증을 주사로손쉽게 치료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은희철교수팀은 다한증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땀이 많이나는 부위에 보툴리눔 독소(Botulinum toxin)를 주입하는 방법을 써 만족할만한 치료효과를 거두었다고 최근 밝혔다. 은교수는 이 결과를 지난해 9월 국제피부외과학회에서 공개한 데 이어 오는3월 열리는 미국 피부과학회 심포지엄에서도 발표할 예정이다. 보툴리눔 독소는 주름살을 펴는 데 널리 쓰이는 물질.은교수팀은 이 물질이땀을 만드는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 분비를 억제한다는 데 착안,새 시술법을 개발했다.이 시술법은 일부 선진국에서도 국소다한증 치료에 부분적으로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시술법은,피부 주사만 맞으면 돼 입원을 하지 않는 간편성이 가장 큰 장점.현재 많이 쓰는 교감신경 절제술은 효과가 뛰어나지만 마취를 해야 하고흉터가 남는 등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새 방법은 치료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이 최대 1년 정도로 짧은 게 단점이다.은교수는 “앞으로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을 늘리는 등 연구를 계속할계획”이라면서 “수술을 원치 않는 환자나 수험생,겨드랑이 땀 등으로 고민하는 여성에게 특히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봉주 일문일답

    “보스턴대회에 나가 (2시간)6분대의 한국 최고기록에 도전하겠습니다”한국마라톤의 간판 이봉주는 골인 뒤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이같은 결의를다졌다. ?소감은. 한국최고기록을 세워 기쁘다.어려움 속에 땀흘려 훈련한 보람이 있었다.오인환 코치와 코오롱에서 뛰어 나온 뒤 질타를 많이 받았다. ?훈련하느라 힘들지 않았나. 정신적·육체적으로 매우 힘들었다.다행히 주위로부터 도움을 받아 훈련할수 있었다.이대원 대한육상경기연맹회장을 포함해 여러분들께 감사 드린다. 대한체육회와 문화관광부의 도움도 너무나 큰힘이 됐다. ?올해 목표는. 4월 보스턴대회에서 2시간6분대의 한국최고기록에 도전한 뒤 올림픽에서 반드시 우승해 96년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씻겠다.
  • [기고] 소비절약으로 高油價 대비해야

    연초부터 우리 경제 여건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국제유가가 1년 전에 비해 3배로 오르면서 올해 물가와 국제수지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국제 원유가가 지난 91년 걸프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배럴당 29달러까지 폭등하기도 했다.더욱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시한이 연장됨에 따라 멀지않아 35달러까지 폭등,고유가시대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에네지 다소비 산업구조를 가진 세계 4위의 원유 수입국인 우리에게는 경제적으로큰 부담이 되고 있다.IMF체제를 어렵게 극복한 정부로서는 원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원유가가 배럴당 28달러 이상 오를 경우 올해 목표인 3% 이내의 물가안정과 120억달러의 국제수지 흑자는 어렵다는 측면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원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경우 국제수지 흑자가 10억달러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원유가의 상승에 따른 설 명절의 물가가 전반적으로 10% 가까이 인상되고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지난 79년 2차 오일쇼크의 악몽을 경험한우리 입장에서는 고유가시대를 대비한 철저한 대책이 요구된다.정부와 업계는 에너지 과소비 산업구조의 개편은 물론 대체에너지 개발 등 근본대책이 요구된다.또 에너지 절약형 설비와 제품의 보급을 확대하고 에너지 절약을권장하는 세제 혜택 등 제도적 뒷받침도 서둘러야 한다.석유 한 방울 나지않는 나라에서 1,200만대의 자동차가 운행돼 국민들의 일상생활에서 원유 소비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고유가시대를 극복하는 방법은 소비를 절약하는 것이 최선의 대비책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정부가 현재 1억3,000만배럴의 원유를 비축해놓고 3,500억원의 석유가격완충기금을 확보해놓고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도 있다.그러나 국제원유가가 계속 폭등할 경우에 대비한 근본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그리고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는 고유가시대를 대비한 범국민적 소비절약운동을 활성화하는 일이다.국민 모두가 전등 한 등 끄고,수돗물 한 방울이라도 아껴쓰는 소비절약운동이 정착돼야 한다. 소비 절약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함에 비추어볼 때 최근 일부의 과소비현상은 어렵게 회복한 우리의 경제질서를 파괴하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1억원이 넘는 장롱을 비롯해 500만원짜리 핸드백 등 기네스북에나 오를수 있는 세계적인 고가품들이 전국의 유명 백화점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없어서 못 판다고 한다.또 일부 백화점에서는 경품까지 내걸고 사치성 소비를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우리가 피와 땀을 흘려 이룩한 소중한 국가 발전이 한순간에 날아갈 뻔했던 IMF의 절박한 위기를 망각한 채 만연되고 있는 일부 계층의 사치성소비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몰지각한 졸부들의 무절제한 과시적 사치풍조는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을 심화시키는 반사회적병폐이다. 이제 우리 모두는 절약과 내핍을 통해 고유가시대를 극복하고 나라 경제를살려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2000년은 역사가 우리에게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주었다는 면에서 위대한 각성과 국민의 저력을 결집하는 피눈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유영경 재정경제부세제발전심의위원
  • [시론] 유길준과 커즌

    최근 두 권의 책을 읽었다.유길준의 ‘서유견문’과 커즌(George Curzon)의‘극동의 제문제’라는 책이다.유길준은 100년전 한말의 격동기를 살았던 학자요,정치가요,개화운동가로서 1880년에는 일본 게이오대학에서,1883년에는미국 보스턴대학에서 수학했고 1884년 유럽을 거쳐 귀국하게 되는데 그때 보고 듣고 겪은 것을 기록한 책이 ‘서유견문’이다. 커즌은 유길준과 거의 동시대의 사람으로 영국에서 태어나 인도 총독,옥스퍼드대 총장,외무장관을 지낸 학자요,정치가요,외교관이다.그가 1880년대와90년대에 두 번 극동을 여행하면서 이토 히로부미,고종,이홍장 등을 만나면서 당시 일본,조선,중국의 정치상황을 비교·분석한 책이 ‘극동의 제문제’이다. 먼저 커즌의 책은 오늘의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던져주고 있는가.필자는 이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고 책을 집어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당시 조선에대한 지독한 표현들에 자주 비분강개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명약은 입에 쓰다”는 격언을 의지하여 당시 그의 우리에 대한 표현을 책에 나오는 순서대로 옮겨 적으면 다음과 같다. ‘조선은 블라디보스토크와 나가사키 사이에서 함부로 차이는 축구공’,‘관공서는 나라의 원기를 북돋우는 기능 대신에 무고한 백성의 피를 착취하는 기능을 한다’,‘저주스러울 정도로 조선을 황폐화시킨 관료주의’,‘구태의연하고 고집불통인 조선이라는 나라’,‘동아시아의 민족들 중 가장 무기력하고 생기없는 조선민족’,‘조선보다 개혁을 더 필요로 하는 상황에 처한나라는 지구상에 없을 것’ 등.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에게 치명타를 가하고있다.“조선의 개혁이란 마치 시지푸스의 신화와도 같다.온갖 힘을 다하여땀을 뻘뻘 흘리며 꼭대기까지 밀어올린다고 할지라도 시지푸스의 바윗덩어리는 또다시 굉음을 내며 산 밑으로 굴러 떨어지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또 하나의 충격이 있었다.그것은 외국에서 오래 사는어느 분이 이 책의 내용에 대해 흥분하며 얘기하던 내게 들려주던 말이었다. “나는 세계의 수도에 살면서 한국을 잘 안다는 여러 지식인들을 만났는데아직도 그들의 우리에 대한 솔직한 시각이 커즌의그것과 근본적으로 달라진것이 없다”는 것이었다.그는 계속해서 “중국속담이 있지요. 옷을 바꾸는데100년, 말을 바꾸는 데 200년, 생각을 바꾸는 데 500년, 행동을 바꾸는데 천년이 걸린다고요” 이어서 유길준의 ‘서유견문’은 오늘의 우리에게 두 가지의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첫째,나라의 개혁에 대한 그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뜨거운 열정이다. 지금부터 100년전에 그는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에 사람이 없는것이다.천자도 사람이고 필부도 또한 사람이니 천자니 필부니 하는 것은 이세상의 법률이나 윤리로 지위의 구별을 하는 것”이라고 설파했다.그리고 국가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 “천하의 어떤 나라든지 그 거칠고 어두운 옛날의사물을 개혁하지 않는다면 그 풍속이 야만적인 부락과 어찌 다를 것인가”라고 갈파하고 있다. 둘째,나라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그는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진취적인 기상을 역설하면서 “정부 안에 더럽고 욕된 일이 있어도국민들 사이에 씻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지 않으면 모든 일에 구차한경영과고식적인 꾀를 제거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급기야는 “착한 국민 위에 나쁜 정부 없고,나쁜 국민 위에 좋은 정부가 있을 수 없다”고 부르짖고 있다.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한다.라틴어로 개혁의 의미에는 목숨을 바치지않으면 이룰 수 없다는 뜻이 들어있다고 한다.몇년 전 어느 역사가가 “우리에게는 성공한 혁명은 있어도 성공한 개혁은 없다”고 했는데 새천년의 역사에는 우리가 최선을 다해 기필코 성공한 개혁의 기록을 남겨야 하리라.유길준과 커즌이 어느 곳에선가 만났다면 그들은 오늘 무슨 얘기들을 나누고 있을 것인가. 이계식 기획예산처 정부개혁실장
  • SBS ‘백정의 딸’ 신분차별 이겨낸 한가족 감동의 수난사

    “가벼운 시트콤이나 토크쇼만 보다가 오랜만에 만난 진솔한 감동의 드라마에 두시간 내내 가슴속을 시원하게 샤워한 듯 했다”(통신ID nikespray)6일밤 방송된 SBS 설특집극 ‘백정의 딸’은 나흘동안 외화 재탕과 스타모시기로 일관한 설날 특집프로그램 가운데 땀과 눈물이 배인 몇 안되는 작품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다. 96년 설 특집극 ‘곰탕’과 이듬해 추석 특집극 ‘새끼’로 인간존중의 메시지에 천착해온 작가 박정란이,딸을 이화학당 졸업식 대표학생으로 길러낸 백정 박씨의 실화를 옮기면서 우리의 신분차별 유습을 되돌아봤다. “애비가 곧 너희고 너희가 애비다”며 천한 신분에 안주할 것을 자식들에게 강요하던 백정 이돌(이정길)은 아내를 때리고 업신여기며 한을 삭인다.아내(이휘향)는 참고 견디며 아이들을 키워가지만 세상 사람들은 ‘백정은 사람이 아니며 그의 각시는 더더욱 그러하다’며 마음껏 유린한다. 천한 신분에 대한 저항으로 자결한 아내를 위해 그는 평생 모은 돈을 털어꽃상여를 준비하지만 사람들은 “백정이 무슨 상여냐”며부셔버린다.이에그는 “백정이 배워서 뭐하느냐”며 그때까지 가로막았던 언년이(추상미)의학교 복귀를 되레 적극 권한다. 딸이 약국댁 도련님(유준상)과 정분났다는 소문에 몰려온 그집 권속들은“어디 넘볼 데가 없어서^b77c며 그에게 도끼질을 서슴지 않는다.그는 다리 한쪽을 잃음으로써 언년에게 강한 신분상승 욕구를 제공한다.졸업식날,언년이는그렇게도 감추려 했던 아버지의 신분을 자랑스럽게 공표하고 아버지를 포옹한다. 이 드라마에서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이들 가족이 세상과의 소통로로 삼아이들의 한이 상징적으로 압축된 묘지장면의 아름다움이었다. 눈밭 속에서 언년이가 도련님으로부터 바깥 세상으로 나아갈 것을 권고받은곳도 이곳이고 백정 아내의 한서린 북망행이 이루어진 곳도 바로 이 장소였다. 선굵은 부성을 연기한 이정길,천인 신분과 여성의 이중 질곡에 신음하는 이휘향의 열연은 눈부시게 빛났다.그러나 제작진들이 이들 가족의 수난사에 검질기게 달라붙기 보다는 드라마 ‘국희’의 성공신화에 기대려는 모습과 신분차별을 철폐해야 한다는 ‘철지난’ 메시지에 집착,대사가 교훈조로 흐른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화면 곳곳에 본 줄거리와 상관없는 ‘침입자’들이 등장한 것도 흠으로 지적된다. 임병선기자 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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