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6-23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23
    검색기록 지우기
  • 2015년
    2026-06-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910
  • 남북 화해시대/ ‘이산가족찾기 신청’밀물

    “오마니,제가 갑네다,조금만 기다리시라요.” 16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이북5도청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와 서울 중구 남산동 대한적십자사 본사는 몰려드는 실향민들과 쉴틈없이 걸려오는 문의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직원들은 실향민들에게 “인터넷이나 동사무소·구청 등에서도 가족 찾기 신청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 1층 로비는 오전 9시 업무가 시작되자마자 몰려든 300여명의 실향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직원 4명으로는 실향민들과 문의 전화를 감당할 수 없어 이북5도청 사무국 직원 6명이 긴급 지원에 나섰다. 실향민들은 이산가족 찾기 신청서 접수를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도 밝은 표정들이었다.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고향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글을 모르거나 눈이 어두운노인들을 자발적으로 돕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황해도 송화가 고향인 김순희(金順姬·76)·명희(明姬·73) 할머니 자매는“50년에 우리 둘만 월남해 남동생과 여동생이 북한에 있다”면서 “그동안남쪽에 가족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동생들이 고생할까 두려워 찾지도 못했는데 이제 우리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전남 여수가 고향인 신장연(申長連·69·서울시 광진구 구의동)씨는 “6·25때 이화여전에 다니다 간호사로 징발돼 북한으로 간 3살 위 누님을 찾고 있다”면서 “그동안 어떻게 찾을까 막막했는데 김대중 대통령이 길을 열어줘희망이 보인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대한적십자사 이산가족대책본부는 업무시작 전부터 실향민들이 몰려들자 상주 직원 10명 외에 자원봉사자 3명을 추가 배치했다.12개 전화선은 폭주하는문의 전화로 마비됐으며 실향민들도 150명 이상 몰렸다.17일부터는 자원봉사자를 더 늘릴 계획이다. 사업운영팀장 박성은(朴誠恩·44)씨는 “98년 9월 이산가족대책본부가 발족한 뒤 가장 많은 실향민들이 찾아왔다”면서 “예전에는 별로 기대하지 않는모습이었는데 이번에는 대부분 희망적이고 진지한 표정으로 신청서를 또박또박 정성들여 작성했다”고말했다. 한국복지재단 실종가족상담팀이 운영하는 인터넷 이산가족찾기 사이트에도16일에만 평소의 10배 가까운 50여건의 신청이 쇄도했다. 사회복지사 송지현(宋智賢·24·여)씨는 “평소 20∼30통이던 문의 전화가 100통 이상 폭주해 정상 업무가 불가능할 지경이었다”며 땀을 닦았다. 전영우기자 yw
  •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르포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채 팽팽한 긴장이 감돌던 판문점에도 13일 남북 정상이 민족 화해의 물꼬를 트자 평화의 기운이 감돌았다.마주 보고 펄럭이는 남측 대성동 마을의 태극기와 북측 기정동 선전마을의 인공기도 정겨워 보였다. 경계선을 사이에 두고 서있는 남북 병사들의 표정도 부드러워졌다. 북측 통일각 주변에는 2∼3명의 북한 인부가 김대중 대통령이 되돌아갈 길을 깨끗이 쓸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대통령의 방북기간에는 민간인의 판문점 방문이 제한돼 실향민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20여명의 외신기자들이 몰려 취재에 열을 올렸다. 판문점 매점에서 TV를 지켜보던 외신기자 10여명은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나와 김대중 대통령을 맞이하자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의 도쿄지부 리차드 페리 기자는 “분단의 현장을 취재하러 온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통일 현장을 취재하러 왔다”면서 “한반도 평화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1995년 5월에판문점을 방문했다는 페리 기자는 “5년 전에는 한반도에서곧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기사를 썼는데 이제는 곧 통일이 올 것이라고 써야겠다”며 밝게 웃었다. 지난 89년 독일 통일과정을 현장에서 취재했다는 네덜란드 텔레그라프의 로버트 슬루트기자는 “독일은 통일 후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제대로 예상하지못해 후유증을 앓고 있다”면서 “한국은 독일을 교훈삼아 차분하고 치밀하게 통일을 준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판문점 견학 코스 중에서 가장 높은 제3초소에 오르자 신록으로 뒤덮인 북녘 땅이 한눈에 들어왔다.북쪽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은 남쪽 초소 경비병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씻어 주었다.경비병은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열리는 날이라 그런지 북한의 대남 선전방송이 들리지 않는다”면서 “조국의 허리를 자른 휴전선이 다리 역할을 할 날을 기다리며 열심히 근무하겠다”고힘주어 말했다. 판문점 이창구기자 window2@. * 태극마크 달고 평양 간 첫 민항기. 13일 남북정상회담 수행원과 취재단을 태우고 민항기로는최초로 북한으로들어간 아시아나항공의 보잉 737-400기종 전세기는 서울∼부산 등 국내선 노선에 주로 투입돼온 소형 여객기다. 이달초 대한항공과의 입찰 경쟁을 통해 낙찰된 이 전세기는 정부의 요청에따라 ‘보안체제’ 속에서 방북 준비작업을 해왔다.10여일 동안 김포공항 아시아나항공 격납고에서 좌석을 재배치하고 통신·보안시설 등을 설치했다. 비행기의 꼬리날개 부분에 그려져 있는 태극기를 가리고 갈지 여부가 논란이 됐었는데 실제 전세기에는 태극기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어 항공관계자들로부터 놀라움을 자아냈다. 20명 가량의 승무원들은 그동안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보안교육을 받았다.민간항공사로 남북간 직항로를 첫 운항한 조종사는 실향민 2세인 최광우(崔光宇)기장으로 출발 전날까지도 가족들에게까지 평양행을 알리지 않았다. 최씨는 이날 오후 서울로 돌아와 “매우 감격스런 비행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보잉사에서 제작한 이 전세기는 도착 희망시간을 입력하면 속도,고도,비행코스 등을 자동 계산해내는 관성항법장치 등을 갖추고 있다.좌석수는 146∼152석이다. 최광숙기자 bori@. *평양 순안공항은 옛 삼육대 캠퍼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3일 오전 북한에서 첫발을 내딛은 평양 순안공항은 과거 삼육대의 옛 캠퍼스 자리였다.이 때문에 TV 생중계를 보던 삼육대학교 관계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1906년 10월 평양 인근의 순안 석박산 기슭에 설립, 우리 민족 근대교육의선구자 역할을 했던 ‘의명학교’는 바로 삼육대의 전신이다. 의명학교는 해방 후인 지난 47년 평양캠퍼스가 폐쇄된 뒤 서울 태릉의 현위치에 자리잡고 학교 명칭도 삼육대로 바꿨다. 삼육대 남대극(南大極) 총장은 “TV 화면으로나마 옛 학교터를 보니 기쁘기그지 없다”면서 “공항 관제탑이 보이는 곳이 바로 학교자리였고 지금도 일부 학교 건물이 남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는 2006년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삼육대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평양 캠퍼스 또는 평양 분교 설립을 본격 추진키로 하고 조만간 관계당국 및북한측과 접촉할 방침이다. 최광숙기자
  • 고삐 풀린 온천 개발/ 난 개발 실태·문제점

    국토 난(亂)개발은 각종 규제 완화나 지방자치단체의 권한 강화와 맞물려진행되고 있다. 규제 혁파가 시대적 욕구에 따른 것이고 지자체의 자율성 확보가 사회적 추세임은 분명하다.하지만 균형적 국토개발과는 조화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게 또한 현실이다. 온천개발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다.지방세수 증대와 개발이익확보에 집착하는 근시안의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의 안일안 정책대응이 난개발을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사실 법은 계속 규제의 끈을 늦춰가며 온천개발을 장려하는 쪽으로 바뀌고있다.지난 1월 의원입법으로 개정된 온천법이 단적인 예다.온천 개발의 적정성 여부를 검사하는 온천전문기관 지정제를 자격기준제로 전환했다.예전에는 한국자원연구소,수자원공사 등 4개 기관만이 온천수 적합 판정을 내릴 수있었다.이제는 몇가지 자격 기준에만 해당하면 어떤 단체나 기관도 모두 검사기관이 될 수 있다. 이는 과거 지하수 검사기관 확대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당시 똑같은 방식으로 문호를 넓혔다가 80여개 기관이 난립,부작용을낳았던 것을 되새기면 온천 역시 난개발을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96년 도입된 ‘온천공 보호구역’도 마찬가지다.대규모 온천지구 말고 소규모로도 온천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 규정면적을 조정했다.적은 자본으로 빠르게 온천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한 조치이다.과연 소규모 온천은 빠르게 늘었다.지난 5년새 생겨난 25개 온천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개가 소규모 온천이다.99년에는 7개 중 6개였다. 현재 전국의 온천지구는 소규모를 포함 122개소다.개발이 진행중인 지구는중앙정부에서는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개발단계에서는 보고 되지 않기때문이다. 관련 정부부처에서는 온천과 국토 난개발과는 상관성이 적다고 말한다.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온천 검사기관의 한 관계자는 “경기도 한 지역이 온천공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대형 호텔 2개가 생겨났고 이어 여관,술집,식당 들이 줄줄이 들어섰다”고 말했다.물론 모든 온천이 다 벌이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일단 성공만 하면 그 일대는 사실상 유흥지구로 변한다는 게관련 실무자들의 분석이다. 이런 까닭에 지자체는 ‘지역 발전’을 외면하기 어렵다.땅값이 뛰니 주민들이 좋고,세수가 늘어나니 관청도 즐겁다. 그래서인지 온천 허가와 관련된 행정은 거의 지자체 내에 한정돼있다.온천수 이용허가는 시장·군수 전결사항이다.온천지구 지정이나 온천개발계획 수립은 시장·군수가 신청을 하면 시·도지사는 승인을 하는 형식이다.행자부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종합적이고 적절한 개발을 기대하거나 환경을 고려하기 어려운 행정 구조”라고 털어놓았다. 정부도 온천법 개정을 준비중이다.온천지구의 개발 면적을 온천수량에 따라 제한하고 무허가·유사온천에 대한 단속과 처벌도 강화할 방침이다.그러나이 정도로는 온천 난개발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무엇보다 정부가 온천 난개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실태 파악에 나서는 등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지운기자 jj@. *신음하는 포천. 경기도 포천군 일대가 7년째 이어지는 무분별한 온천개발로 중병을 앓고 있다. 기존 온천만으로도지하수고갈과 오·폐수로 인한 환경오염 등 부작용이 심각한데도 추가로 온천을 개발하려는 ‘난개발 열기’는 식을줄 모른다. 온천발견 신고부터 개장까지를 모두 관장하는 포천군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세수증대’라는 명분을 내세워 무차별적 온천개발을 견제할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현재 포천군 관내에서는 온천법에 의해 허가받은 신북온천(신북면 덕둔리),일동제일유황온천(일동면 화대리),한화콘도 온천(영북면 산정리) 등 3곳이성업중이다.또 대중목욕장으로 허가받았으나 시설과 규모가 손색이 없는 이른바 ‘유사온천’으로 일동하와이(일동면 사직리),일동용암천(〃 수입리),일동 사이판(〃),명덕천(화현면 명덕리)등 4곳도 영업중이다. 이들 유사온천은 그 동안 온천행세를 해오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 후 업장내외 간판과 선전 팸플릿 등에 사용하던 ‘△△온천’이란 문구를 ‘△△천’으로 바꿨다. 포천군내 온천 및 대형목욕장들을 찾는 목욕객은 연간 400여만명. 인근 주민들은 온천수로 지하수가 고갈돼 적지 않은 고통을 받고 있다.일동면 화대리 주민들은 인근 제일유황온천으로 인해 지하수가 고갈되자 집단민원을 제기,군의 중재로 온천측이 올 연초에 개발해준 지하수로 물부족을 해결하고 있다. 온천에서 매일 인근 소하천들로 쏟아내는 막대한 양의 오·폐수 역시 수질오염을 부채질하고 있다. 온천발견을 위해 파놓았거나 온천공으로 사용되다 용도폐기된 폐공에 대한관리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포천군은 현재 자진 신고된 폐공 12곳만을 파악하고 있을 뿐이다.관내에 온천 폐공이 몇건이나 되는지 아무도 모른다. 군관계자는 “이달말까지 폐공 점검반을 구성,연말까지 실태조사를 벌여 허술하게 방치된 폐공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군은 신고된 12곳의 폐공중 모래와 자갈·시멘트 등을 이용해 지하수가 오염되지 않도록 규정대로 폐공을폐쇄하지 않은 일동용암천에 대해 지난달 26일 행정대집행을 경고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한달이 넘도록 이행되지 않고 있다. 포천군 관내 첫 온천은 93년 신북온천.이후 “포천엔 구멍만 뚫으면 온천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면서 일동하와이와 명덕천(95년),제일온천·일동사이판·한화콘도(이상 96년),용암천(97년) 등이 잇따라 개장됐고 부근엔 러브호텔도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섰다. 온천법이 토출온도 섭씨 25도를 넘고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함유하지 않으면 무조건 온천으로 인정하는데다,지난 2월 온천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자치단체장에게 환경 등에 악영향이 우려될 경우 개발면적을 축소시킬 수 있는 권한마저 주어지지 않은 것도 ‘온천 난개발’의 주요 원인이었다. 신북온천 1곳이 지구지정을 받아 배타적 온천채굴권과 사업권을 행사하는면적만 무려 225만4,000평에 달한다. 기존 온천과 유사온천들이 이처럼 ‘수도권 난개발’의 또 다른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포천군엔 기존 온천외에 현재 장암온천(이동면 장암리),도마치온천(〃도평리),기산온천(일동면 기산리),일동유황온천(〃 사직리) 등 4곳이 온천발견 신고를 끝냈다.이중 일부는 지구지정을 마치고 개발계획까지 수립,수만평의 산림 등을 훼손하기 위해 불도저를 투입시킬 준비를 하고있다. 포천 한만교기자 mghann@. *온천이란. 우리나라에서는 온천법상 ‘용출온도가 섭씨 25도 이상이며 성분이 인체에해롭지 않을 때’를 온천이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자연적으로 뿜어 나오는 온천이 몇 곳 있었으나 요즘에는 지하 500∼800m를 굴착해 개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부분 온천수에는 나트륨 칼슘 갈륨 마그네슘 중탄산 염소 탄산 황산 등 8가지 무기질이 녹아있다.유황(황화수소) 리튬 불소 규산 인 철 망간 등도 소량 함유된 경우가 있다. 일본의 분류에 따르면 항상 섭씨 25도 이상의 온천으로 특이한 성분이 1㎏중 1g이 되지 않는 것을 단순온천이라고 한다.한국과 일본 온천의 대부분은여기에 속한다. 탄산천은 물 1㎏ 중에 탄산이 1g 이상을 함유하는 탄산수에 탄산가스가 녹아있는 온천수를 가리킨다. 탄산가스가 피부로부터 흡수돼 말초혈관을 확장,피의 흐름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심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혈압을 낮출 수 있어 가벼운 고혈압증,동맥경화,류머티스성 질환에 효과가 있다. 이밖에 탄산수소염천,나트륨염화물천(식염천),황산염천,철천,유황천,산성천,방사능천 등이 있다. 함혜리기자 lotus@. [기고] 일본온천 체험기. 일본에서 거주한 적이 있거나,몇번이라도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 쉽게느낄 수 있는 일본의 특징의 하나가 어딜가도 온천이 널려있다는 점일 것이다. 굳이 멀리가지 않아도 바로 집근처에 온천이 있는 경우는 많은데 필자가 근무했던 주일 한국대사관이 있는 미나토쿠 아자부 쥬우방에만도 2개의 센토오(대중온천목욕탕)이 있었다.모두가 콜라색 온천수가 나오는 온천이었다. 필자는 대사관의 격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폴고자 주말에는 이따끔 짬을 내등산을 가곤 했는데 될 수 있으면 하산한뒤 온천으로 땀과 피로를 씻어낼 수 있는 등산로를 택한 기억이 난다.우리 일행은 도쿄에서 쉽게 갈 수 있는 하코네 일대를 주로 다녔는데 이 지역의 온천에서 받은 인상은 우선 모든 온천장이 규모가 아담하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제각기 독특하고 믿을 수 있는수질과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들렀던 온천들 중에서 가장 기억이 남은 것은 처음 간 온천이었는데 가이드 잡지에서 꽤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곳이었다.하지만 막상 들어가보니 욕조가 세명이 함께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비좁았다.나중에 생각해보니 굉장히특색있는 온천이었고,어디서나 맛보기 어려운 체험이었다. 98년 8월에 한국에 온 후에는 산정호수,유성,동래,덕산온천을 다녀올 기회를 가졌는데 우리 온천도 내장객들을 위해 친절하게 자세한 수질분석표를 게시해 놓고 있는 점이라든가 청결도 면에서 과거보다 개선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워낙 규모가 크고 내장객들이 많아 시끄럽고 번잡스러워 조용히 휴식을 취하기는 어려운 인상이었다. 우리도 수질 등에서 기준미달의 대규모 온천을 마구 개발할 게 아니라 깨끗하고 신뢰할 수 있는 아담한 규모의 온천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몸과 마음을 씻으면서 조용히 내일을 구상할 수 있는 진정한 재충전의 장을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자치단체나 업자들도 신중하게개발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정원 국무
  • “을밀대서 냉면 먹는날 빨리 왔으면…”

    “남북 정상이 만난다니 냉면 육수도 더 잘 우러나는 것 같습니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서 정통 평양 냉면집 ‘을밀대’를 운영하는 김인주(金仁周·65)씨는 요즘 눈코 뜰 새없이 바쁘다. 냉면의 계절 여름도 여름이거니와 통일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망향의 시름도 달래고 고향의 냉면 맛을 찾는 실향민들의 발걸음이 부쩍 잦아졌기 때문이다. 평남 안주군 안주읍이 고향인 김씨는 9살 되던 해인 1946년 지주 집안이라는 이유로 가족들과 함께 월남했다. 냉면 식도락가였던 할아버지와 함께 먹던 냉면 맛을 재현하기 위해 냉면집주방일을 전전하던 김씨는 지난 71년 평양 금수산 모란봉 아래에 있던 정자‘을밀대’의 이름을 따 염리동에 18평 남짓한 아담한 냉면집을 차렸다. 11일 을밀대에서 만난 평남 순천이 고향인 정인선(丁仁善·71·서울 서대문구 아현동)씨는 “고향 생각이 날 때마다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정씨는 “남북 정상회담이 하루 연기 됐다는 소식에 조금 아쉽다”면서 “두 정상이 우선 이산가족 생사 확인문제를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남 용강이 고향인 홍태윤(洪泰允·64·서울 마포구 염리동)씨도 “10년전우연히 을밀대 냉면을 먹었다가 고향의 맛을 잊지 못해 계속 찾고 있다”면서 “정상회담이 통일의 큰 주춧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인 김씨는 “손님들이 평양 을밀대를 찾아가 서울 을밀대에서 망향의 한을 달랜 것을 추억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이마에 흘린 땀을 훔쳤다. 김경운 이창구기자 window2@
  • 영·호남 32가족에 새 보금자리

    섬진강변에서 영·호남 32가구가 다정하게 모여 살게 됐다. ‘한국 사랑의 집짓기운동 연합회(이사장 정근모 전과학기술부장관)’가 8일 전남 광양시 다압면 신원마을에서 일반주택 32채와 공동건물 2채 등 34채를 짓는 기공식을 가졌다. 이곳은 이제 ‘평화를 여는 마을’로 불리게 된다.이날 기공식에는 정 이사장과 김옥현 광양시장,후원사인 주택은행과 삼성물산 관계자,국내외 봉사대원,입주자 등이 참석해 축하했다. 미국 등 10여개국 200여명과 국내 자원봉사자 등 1,500여명이 땀을 흘리며8월 12일까지 조립식으로 건물을 완공한다. 이곳에는 형편이 어려워 집 없이 사글세를 살고 있던 영·호남 가정 16가구씩 32가구가 입주한다. 집짓기에 16억5,000만원이 들어가는 데 부지는 주택은행에서,토목공사는 삼성물산,설계와 감리는 정림건축,건축자재는 벽산과 포철,건축비는 시티은행과 카길사 등이 전액 후원했다. 한국 사랑의 집짓기운동 연합회는 미국 조지아주에 본부를 둔 해비타트 포휴매니티(Habitat for Humanity:자원봉사대장 지미 카터 전미국대통령)의 한국지회로 김대중 대통령과 영부인 이희호여사가 회원과 명예이사장으로 가입돼 있다. 광양 남기창기자 kcnam@
  • 시드니올림픽 D-100/ 대회준비 어디까지

    ‘밀레니엄 올림픽 D-100’-. 새 천년 지구촌을 뜨겁게 달굴 2000년 시드니올림픽(9월15∼10일1일) 개막이 7일로 꼭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축제무드가 서서히 달아 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달 10일 올림피아 헤라신전에서 채화돼 10일간의 그리스 순회를 마친 뒤 시드니측에 넘겨진 성화가 괌을 시작으로 남태평양 13개국을 돌아 8일호주의 울룰루에 상륙하게 됨에 따라 분위기가 단숨에 뜬 상태. 성화는 울룰루를 시작으로 100일동안 1만1,000여명의 주자에 의해 호주의 1,000여 도시를 거쳐 올림픽 개막일 시드니에 입성한다.올림픽 D-100일을 맞아 한국선수단의 각오,시드니 현지 준비상황 등을 짚어본다. 호주는 200여개국 1만6,000여명의 선수단(임원 5,000여명 포함)이 28개종목300개의 금메달을 놓고 각축을 벌일 이번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총1억3,700만 호주달러(약 1,000억원)를 투입해 메인스타디움을 비롯한 대부분의 경기장을 이미 완공,시범경기 등을 치르며 시설 및 운영 상태를 점검중이고 선수촌과 국제방송센터(IBC) 메인프레스센터(MPC)등도 6월중 공사를 마무리 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완공된 11만명 수용 규모의 메인스타디움(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을 비롯해 다목적체육관인 슈퍼돔과 테니스센터 등 13개의 크고 작은경기장은 시드니 중심가에서 서쪽으로 20㎞ 가량 떨어진 홈부시베이에 위치한 올림픽파크에 모여 있다.여의도 면적의 올림픽파크 바로 옆에는 선수촌과IBC·MPC가 들어선다. 시설 못지않게 중요한 인력도 이미 충분히 확보됐다.시드니올림픽 조직위원회(SOCOG)는 대회 운영에 필요한 인력 11만명 가운데 4만여명을 자원봉사자로 충원키로하고 지난해 말 3만2,000여명을 선발한데 이어 올해초 8,000여명을 추가로 뽑아 6개월 과정의 집중 교육을 하고 있다. 또 올림픽기간 각종 불법행위를 막기 위한 특별법(Olympic Arrangement Bill)도 만들었다.오는 9월2일부터 10월31일까지 시행될 이 법에 따라 올림픽관련 차량만 이용하는 차선에 일반 차량이 진입하거나 암표를 팔면 1,340달러(약 147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한편 3만여명의 한국 교민들도 지난 98년 후원회(회장 차재상 호주대한체육회장)를 구성하고 기금 모금에 나서는 등 일찍부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후원회와는 별도로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13개종목의 체육회 가맹경기단체와 김판근 윤상철(프로축구) 노갑택(테니스) 등 왕년의 스타플레이어들도 모국 선수단의 지원에 발벗고 나설 계획이다. 바야흐로 시드니올림픽이성큼 다가온 셈이다. 오병남기자 obnbkt@. *새천년 첫 올림픽 영웅은 누구?. ‘시드니의 영웅은 누구’-.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늘 ‘영웅’을 탄생시겼다.오는 9월 15일 막을 올리는 시드니올림픽에서도 새로운 ‘올림픽 영웅’이 인간한계를 뛰어넘어 지구촌을 흥분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을 것이 분명하다. 새로운 슈퍼스타가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종목은 육상이다.가장 주목을 받는 스타는 올림픽 육상 사상 첫 단일대회 5관왕에 도전하는 메리언 존스(미국).존스를 위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지난해 9월 시드니조직위원회의반발을 뿌리치고 경기 일정을 재조정했을 만큼 기대가 대단하다.존스는 100·200m,400m계주,멀리뛰기,1,600m계주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남자 100m 세계기록(9초79) 보유자인 ‘인간탄환’ 모리스 그린(미국)도 세계신기록으로 우승,12년만에 미국에 이 종목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하겠다고벼르고 있다.미국은 92바르셀로나와 96애틀랜타에서 영국(린포드 크리스티)과 캐나다(도노반 베일리)에 거푸 정상을 내줘 ‘육상왕국’의 자존심을 구겼다. 그린은 특히 200m까지 휩쓸어 84LA대회 루이스 이후 처음으로 남자 100·200m 동시 석권을 이루겠다는 각오. 수영의 알렉산드르 포포프(러시아) 역시 진기록에 도전한다.자유형 50·100m를 3연속 동시 제패해 세계스포츠사를 다시 쓴다는 야망이 뜨겁다.접영 1인자인 마이클 클림과 자유형 200·400m 챔피언 이언 서프(이상 호주) 등도 다관왕과 세계신기록을 동시에 거머쥘 태세다. ‘신궁의 나라’ 한국은 4개 전종목 석권과 여자 단체전 4연패,여자 개인전5연패 등 불멸의 대기록을 한꺼번에 쏟아낸다는 의욕에 넘쳐 있다. 오병남기자. *이상철 선수단장 “5회 연속 톱10 기필코 달성”.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몸이 부서지도록 열심히 뛰어 반드시 올림픽 10강을유지토록 하겠습니다” 시드니올림픽 한국선수단의 이상철 단장(58·한국체육대학교 총장)은대회 개막 D­100일인 7일을 계기로 한국 선수단이 지옥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시드니올림픽 메달 전망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선수촌의 전문가들은한국이 반드시 10위권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은 이번에 10위권 밖으로 밀릴 경우 이를 회복하는데 20년이 걸릴 것이라고강조합니다.따라서 시드니올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 10위권을 유지할 각오입니다. ■올림픽 메달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인간적 정서,예절과 에티켓,협동심 등이라고 생각합니다.이번 올림픽에서도 희생과 봉사의 정신을 기반으로 우리 고유의 문화를 전세계에 보여주는 것이 성적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메달이 가장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종목은. 태권도 레슬링 양궁 배드민턴 유도 체조 여자핸드볼 등등이 유망한 종목입니다.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에서 한국이 메달을 독식할 것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투명하고공개된 장소에서 성적을 거둔다면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메달을 못땄을 경우태권도 종주국으로서의 체면과 사기 문제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의 훈련 계획은. D-100일부터는 지옥훈련도 피하지 않을 것입니다. 선수·임원 모두가 필승의 신념으로 목표를 이루겠다는 각오로 일체감을 다져나갈 계획입니다.한치의 빈틈도 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수들 사기진작 방안은. 선수들의 사기가 높습니다.대통령을 비롯,정부각료들과 사회단체장들이 연이어 선수촌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해주고 있습니다.그리고 경기력 향상기금을 늘려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 대한 연금 액수를 대폭 늘리는 것도 거의 결정단계에 와 있습니다. 이 단장은 끝으로 “국가의 명예를 위해 땀흘리는 선수들에게 잘하면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고,못했을 때 위로하는 마음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 단장은 고려대 법대 재학시절 럭비풋볼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했고 86아시안게임 및 88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95동계유니버시아드 및 97하계유니버시아드 선수단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KOC 상임위원,대한체육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체육계에 이바지한공로로 63년 건국포장,94년 기린장을 받았다. 박해옥기자 hop@. *한국선수단 메달사냥 전망. ‘모든 준비는 끝났다’-.시드니올림픽을 100일 앞둔 한국선수들의 다짐은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태릉선수촌 숙소에는 ‘시드니의 영광을 조국의 품에-’라는 플래카드가 큼직하게 내걸려 있다.새벽 6시부터 시작되는 고된 훈련이 선수들의 얼을 빼놓기도 한다.그러나 선수들은 이 플래카드를 보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 한국은 금메달 10개로 5회 연속 ‘톱10’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전체 28개 종목 중 현재 23종목 263명의 선수가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앞으로 한두 종목에서 출전권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에서도 효자종목은 양궁 레슬링 배드민턴 유도 역도 핸드볼 사격 탁구 등이다.여기에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가 새로운 ‘금맥’이 될 전망이다. 선수들은 때 이른 무더위속에서도 마지막 비지땀을 쏟고 있으며 대한체육회 역시해외전지훈련에 10억원을 쏟아 부으며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 4개 세부종목 석권을 목표로 하는 양궁은 두차례의 해외전지훈련을 통해 최상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세계랭킹 1위 이은경이 탈락한 가운데 ‘신궁’김수녕 등이 최소 금메달 2개를 딸 것으로 보인다. 레슬링은 자유형 8체급 가운데 6체급,그레코로만형 8체급 가운데 4체급에서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올해초 폴란드 핀란드 스웨덴에서의 전지훈련을 성공리에 마쳤고 6월 중순 호주로 마무리 훈련을 떠날 예정이다.최근 2년동안 불패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그레코로만형 김인섭(58㎏급)과 96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심권호(54㎏) 등이 유망주다.유도는 정성숙(포항시청)이 아시아선수권대회 여자 63㎏급에서 우승,메달 가능성이 높다. 5개 전종목 메달권 진입을 기대하는 배드민턴은 올해초 유럽에서 전력을 담금질했고 7월에는 현지 적응훈련을 위해 호주로떠난다.남자복식 김동문-하태권조와 혼합복식 김동문-나경민조가 금메달에 근접해 있다. 올해초 한국신기록을 세운 남자 마라톤 이봉주는 6월 호주로 떠나 2개월동안 현지 적응훈련을 한다.금메달 4개가 유력한 태권도는 곧 프랑스 헝가리등지에서의 전지훈련을 통해 ‘힘’을 앞세운 유럽세에 대비한 전략을 짤 계획이다. 구기종목에서 메달이 기대되는 여자 핸드볼은 6∼7월 유럽의 강호인 독일프랑스 헝가리와 차례로 평가전을 갖는다.호주 전지훈련을 다녀온 하키도 6·7월 호주와 독일 네덜란드에서 마무리 전술훈련을 할 계획이다. 박준석기자 pjs@
  • [기고] 애국선열 희생을 생각하며

    신록의 계절 6월은 현충일과 6·25가 들어 있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온 국민이 역사의 장마다 새겨져 있는 선열들의 위훈을 기리고 추모와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숭고한 희생정신을 되새겨 나라사랑과 국민화합의 큰 뜻을다짐해보는 달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이 이 강토에서 5,000년의 삶의 숨결과 문화를 이어오는 동안 수많은 외침으로 인해 고난과 시련의 시기가 있었지만 오늘날 우리가 눈부신번영 속에서 자유와 평화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것은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과 위국충정의 애국심이 밑거름이 되었음을 생각해볼 때 경건한 마음으로 영령들의 명복을 빌고 그분들의 공헌에 보답하고 예우하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도리이자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일 것이다. 그동안 국가보훈처에서는 국가유공자에 대한 생활보장을 위해 여러가지 보훈시책을 펴나가고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이 그분들의공헌과 희생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이웃에서부터 존경과 예우하는 따뜻한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애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과 빛나는 공훈을 기리는 데일년 삼백예순날 어느 하루라도 잊어서는 안되겠지만 ‘호국·보훈의 달’한 달만이라도 보훈의 참뜻을 되새겨 애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고,국가유공자와 그 가족들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예우와 따뜻한 감사를 드리자. 올해로 6·25전쟁 50주년을 맞는다.반세기란 참으로 긴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우리 민족의 구석에는 6·25의 상흔이 남아있다.역사의 증인이 되어 아물지 않은 상처를 안고 50년 동안 병상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전상용사들과일생 동안 남모르는 아픔을 감싸 쥐고 한많은 삶을 살아가는 전쟁미망인과유가족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지난 50년 동안 우리는 잿더미로 변해버린 국토를 땀과 노력으로 일구어 지금은 세계일류 국가를 지향하는 대열에 서 있다.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은지난날 나라 잃은 설움과 전쟁의 참상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가 우리 사회의주역으로 자리잡으면서 참담했던 전쟁의 비극은 망각되어 가는 채 급격한 산업화의 영향으로 물질만능주의와 집단이기주의로 인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정신적 가치관을 저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21세기 무한경쟁의 세계질서 속에서 남북한 평화통일을 이루고 세계 일류국가를 건설하여 자랑스런 조국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애국정신과 희생정신을 국가발전의 초석으로 삼아 우리모두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금년 호국·보훈의 달 기간중에 분단 55년 만에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이는 분명 우리 민족 분단사에 큰 획을 긋는 출발점이 될 것이며,이를 계기로 평화통일을 이루는 문이 열리게 된다면 그간 국가유공자들의 값진 희생에보답하는 길이 될 것이고,인고의 세월을 딛고 온갖 시련속에서도 자유민주체제를 지켜온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동안 분단의 강이 깊었지만 이제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통한의 분단세월을 뒤로 하고 평화통일의 종소리가 울려퍼질 가슴 벅찬 역사의 그날을 위해우리 모두 하나가 되자.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보국번영의 밑거름으로 신명을 바친 애국선열들의 희생 위에서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삼가 옷깃을 여미고 겸허하게추모하는 마음과 나라사랑과 국민화합의 큰 뜻을 다지며 6월을 보내야겠다. 高相俊 서울지방 보훈청장
  • 장기 기증·수혜자 체육대회

    “꺼져가던 생명이 땀흘리며 뛰는 모습을 보니 새삼 보람을 느낍니다.” “몸의 일부를 아끼지 않고 주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장기(腸器)기증자와 수혜자 200여명이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아현중학교에서 줄다리기·축구·배구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본부장 朴鎭卓)가 주최한 체육대회로 올해로 5회째다.기증자와수혜자는 시술뒤 보상 문제 등이 발생할 것을 염려해 원칙적으로 서로 신원을 알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모인 기증자와 수혜자들은 97년 새생명나눔회(회장 朴得柱)라는 친목모임을 만들어 소식을 주고 받아 왔다.5년 전에 신장을 기증한 박회장은 “특별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건강한 사람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에 동참했을 뿐”이라며 활짝 웃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외언내언] 평양교예단

    어린 시절 서커스는 동경과 공포의 대상이었다.어느날 문득 나타난 서커스단이 천막을 치고 울긋불긋한 만국기를 내걸면 읍내 전체가 흡사 마술에라도걸린듯 들뜬 분위기가 됐다.그러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묘기가 모진 학대와 혹독한 훈련의 결과이며 신참 단원의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해 식초만 먹인다는 소문은 막연한 두려움을 안겨주었다.그 공포는 나중 찰리 채플린의‘서커스’에서처럼 “착취계급의 돈벌이 수단”이 된 이들에 대한 연민으로 바뀌고,다시 자생력을 잃고 사라져가는 서커스 그 자체에 대한 형언할 수없는 비애감으로 바뀌었다. 서커스에 대한 이 복잡한 상념은 베이징 아시안 게임 당시 중국 교예단 공연을 관람하면서도 다시 떠올랐다.중국의 교예는 우리 서커스처럼 낡고 촌스러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떠나는 자의 쓸쓸한 뒷모습을 얼핏 본 듯했고,도저히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기기묘묘한 포즈들은 저 어린 시절의 공포를 다시 일깨웠다.식초만 먹는 어린 단원들의 안쓰러운 모습과 함께…. 그러나 지난달 금강산 관광길에온정리에서 관람한 평양 모란봉 교예단 공연은 무언가 달랐다.물론 처음엔,단원들이 고난도 기술을 익히기 위해 얼마나 고되고 오랜 훈련을 받았을까 생각하느라 환호하는 다른 관객들처럼 공연에 몰입할 수 없었다.공연이 시작되기 전 생음악 반주를 맡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꾸역꾸역 밀려드는 관광객들을 바라보는 눈길에 가슴이 아려 온 탓도있었다. 그러다가 “선입견이나 복잡한 생각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쪽으로 마음을 정리했다.사라져 가는 것의 쓸쓸함도,공포의 그로테스크함도 없이 다가오는 압도적인 어떤 힘 때문이었다.그 힘은,북한의 교예가전용 극장과 전문인력 양성기관까지 지니고 단원들이 최고의 예술가로 대우받는 데서도 기인하겠지만 단순한 묘기나 오락을 넘어선 치열함과 건강함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첫 남북정상회담을 축하하는 평양교예단의 서울 공연이 4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려 1만2,000여 객석을 가득 메운 남측 관객들로부터 열렬한 환호와기립박수를 받았다. 모란봉 교예단보다 한수 위로 알려진 평양교예단의 이날공연에 대해 한 기자는 “강인한 의지와 순결하면서도 소박한 정신이 뭉쳐만들어 낸 어떤 ‘기’로 남한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하고 있다.80∼90년대 이루어진 남북적십자회담이나 남북고위급회담 당시에는 남측 대표단이 평양교예극장과 인민군교예극장 등에서 북한 교예공연을 관람했다.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표단보다 먼저 장애인과 소년소녀가장,군위안부 출신할머니들을 포함한 남쪽의 일반시민들이 북한 교예단 공연을 관람한다는 것또한 뜻깊은 일이다. 임영숙 논설위원. @
  • [남북 화해의 길목에서](4)신포 경수로 건설현장

    “남과 북의 정상도 뜻을 함께 하고 자리를 같이 하는데…” 함경남도 직속의 특별행정구역인 금호지구(신포시 금호리) 경수로 건설현장.남북 정상회담이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공사장 굴착기 소리에 더욱 힘이 실린다.남북 근로자들도 함께 땀을 흘리며 대립과 불신을 넘어 ‘화합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곳의 한국전력 직원과 파견 근로자들이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와 감회는남다르다.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생활하면서 분단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를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 초기만해도 북한 근로자들은 사소한 농담에도 체제와 연관성이 있어보이거나 조금이라도 자존심을 건드리는 언행을 하면 과민하게 반응,우리측을 당황하게 만들었다.오랜 분단으로 인한 체제와 이념의 차이,상호 이해 부족에서 오는 근로자간의 갈등이 초기 경수로건설사업에서 해결하기 어려운문제였다. 알려진 대로 경수로사업은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한반도와 동북아 안정을 꾀하기 위해 추진되는 역사적 사업이다.자금을 제공하는 나라도다양해 사업의 추진구조가 무척이나 복잡하다. 모든 일은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북한간,한·미·일·EU 등 4개 집행이사국간,국내 부처간 및 KEDO­한국전력(주계약자)간 협의를 거쳐 확정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경수로 공급협정 체결(95년 12월),부지 준비공사(97년 8월 착공),주계약(99년 12월)이 순조롭게 진행된 데는 그동안 인적·물적 교류를 통해 한켜 한켜 쌓여온 신뢰가 큰 역할을 했다고 공사 관계자들은 얘기한다. 현지 근로자들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방면에서 남북 교류·협력이 확대되면서,상호 이해와 신뢰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실제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된 뒤 북한 사람들의 태도가 전보다 무척 부드러워졌다. 남한에서 파견된 사람들이 접하는 북측 사람들은 경수로사업과 관계된 관련기관 사람들,200여명의 근로자,부지 인근의 시설 종사원들이 전부다. 그들은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알고 있지만 내색은 않고 있다.그러나 가끔씩 “정상회담에 대한 남한의 관심이 어느 정도냐”면서 관심을 보인다. 금호지구 현장에는 한전 27명과 건설 관련 국내 협력업체 근로자 등 500여명의 남한 인력이 상주하고 있다.2년4개월간의 초기 현장공사로 숙소와 임시용수설비,전력설비 등 생활과 공사에 필요한 기본적인 시설이 갖춰졌다.그러나 아직까지 불편한 점은 많다. 이곳 사람들에게 가장 힘든 것은 가족과 떨어져 장기간 생활해야 하는 점이다.휴일에도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 것이 ‘고통’이다.공사용 자재와 생활용품,식자재 등을 평균 한달에 한번씩 운항하는 바지선으로 남한에서공급받고 있다.폭풍 등으로 바지선 도착이 늦어지면 공사와 생활에 당장 차질이 온다. 요즘엔 이런 불편도 참을 만해졌다.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좀더 개선될 소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이영일(李英一)금호원자력건설본부장 등 현지 근무자들은 정상회담 개최가 분단 이후 최대 사업인 경수로사업에도 일대 전기를줄 것으로 믿고 있다. 사업 진척이 빨라지는 것은 물론 경수로사업이 통일의 초석이 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함혜리기자 lotus@. *李英一 경수로 건설본부장 인터뷰. 지난 1월 대북 경수로사업 건설현장에 파견된 한전의 이영일(李英一·52)금호원자력건설본부장은 “북한 사람들이 언급은 자제하고 있지만 정상회담을 계기로 평화와 공존의 시대가 앞당겨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해왔다.분단 이후 최대의 역사(役事)를 일구고 있는 이 본부장으로부터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와 경수로 건설현장의 분위기를 들어봤다. ■북한측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우리측의 반응과 관심 정도에 대해 묻곤 합니다.그러나 정치적 대화는 사업 추진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서로 잘 알기 때문에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이 결정된 이후 달라진 점이 있습니까. 우리가 접촉할 수 있는 북한 사람들은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알고 있지만개인적인 의견이나 기대감은 표시하지 않습니다.하지만 북측 관계자나 근로자,시설 종사원들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가 상당히 부드러워졌습니다. ■정상회담에 개인적으로 특별히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이곳에 와서 생활해보니 분단 50년의 벽이 얼마나 높은 가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정상회담을 계기로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이해 폭을 한층 넓힐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일하는 데 애로사항은 없는지요. 초기에는 다소 갈등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하지만 지금은 원만한 분위기 속에서 공동작업을 하고 있습니다.북한 근로자들은 비교적 성실한 자세로일하고 있습니다. ■공사의 진척상황은. 지난해 12월 본공사 계약이 체결되면서 본공사 준비를 위한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지난 5월 발전소 부지와 생활 부지간 6㎞의 도로 확포장 공사를 끝냈습니다. 대규모 인력 증가에 대비해 숙소와 전력 공급설비 등 생활기반 시설 확충공사도 하고 있습니다.장비 및 자재를 원활히 수송하기 위해 취수방파제 및 물량장 공사도 곧 착수됩니다. 함혜리기자
  • 박지은, 불안한 출발… 멋진 마무리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였다.3라운드까지의 단독선두는 마지막라운드에서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5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렐인렛의 워치소플렌테이션이스트골프클럽(파 72·6,271야드) 1번홀.전날까지 단독선두를 유지한 박지은이 모습을 드러냈다.하지만 첫홀부터 보기를 범해 불안한 출발이었다.곧바로 2번홀에서 11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만회했지만 한조 앞서가던 줄리 잉스터는 3번홀에서 이글을 낚아 공동 선두로 올라선 뒤 5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기세를 이어갔다.다급해진 박지은은 5번홀에서마저 3온 2퍼트로 다시 보기를범해 순식간에 두타나 뒤졌다. 전반 9홀을 마친 뒤 갑자기 대회장 주변에 천둥 번개가 내리쳐 2시간 15분간 경기가 중단된 이후 박지은은 10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으면서 분위기를반전시키려 했지만 15번홀에서는 오히려 3타차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박지은은 16번홀(파 4)에서 잉스터가 파를 기록한 사이 버디로 2타차로 좁히는 등추격의 고삐를 。奏名?鳧活? 기회가 찾아온 것은 운명의 17번홀(파5).잉스터가실수로 보기를 범한 틈을 타 박지은은 그린 위쪽 러프에서 3번째 샷을 홀컵 1m에 붙힌 뒤 그대로 버디퍼팅을 성공시켜 동타를 이룬 것. 마침내 승부의 추는 이미 박지은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상승세가 꺾인 잉스터는 18번홀에서도 3m 파퍼팅에 실패한 반면 박지은은 이 홀에서 세컨샷이그린을 오버,러프에 떨어졌지만 3번째 샷을 홀컵 2m에 붙인후 침착한 퍼팅으로 파를 세이브했다.감격의 첫승을 일궈내는 순간이었다. 곽영완기자 kwyoung@. *박지은 누구?. 캐시아일랜드그린스닷컴클래식에서 프로데뷔 첫승을 올린 박지은은 10세 때부모의 권유로 골프에 입문한 ‘골프신동’.리라초등학생 시절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로 활약했던 박지은은 골프채를 잡은 지 한달만에 120타에서 93타를 칠 정도로 남다른 재질을 보였다. 12세 때 미국 호놀룰루로 건너가 본격적인 골프유학을 시작한 그는 전 LPGA투어 선수인 캐시 맨트를 교습선생으로 채용할 정도로 파격적인 지원속에서정통골프를 배워 14세 때 이미 미국 최정상급 주니어 골퍼로 이름을 날렸다.이후 여자골프 최우수팀인 자비에르를 거쳐 골프명문 애리조나주립대학에진학한 박지은은 98년 US여자아마추어 챔피언에 오르며 1938년 이후 최초로미국 3대 아마추어 메이저타이틀을 휩쓴 뒤 프로전향을 선언했다. 본격적인 프로데뷔를 앞두고 지난해 LPGA 2부 투어인 퓨처스투어에 진출,10개대회에 출전해 5개 대회에서 우승한 그는 올 1월 네이플스메모리얼대회를통해 공식 프로데뷔전을 치렀다.그러나 이 대회에서 76위에 그치는 혹독한신고식을 치른 뒤 이후에도 수차례 좌절을 거듭하던 그는 3월초 다케후지클래식 공동 7위,5월말 코닝클래식 공동 13위로 선전해 우승을 예고했다. 곽영완기자. *박지은 인터뷰 “9번홀 위기때 비… 한숨 돌렸다”. “아마추어 시절 우승과는 비교할 수 없는 스릴을 느낍니다”. 프로데뷔 5개월여만에 LPGA투어 캐시아일랜드그린스닷컴에서 멋진 역전극으로 첫 승을 거둔 박지은은 통산 61승(아마추어 55승,프로 2부투어 5승 포함)에 빛나는 ‘다관왕’답지 않게 흥분한 모습이었다. ■우승 소감은 너무 기분이 좋다.우승소식이 너무 늦어 죄송스럽고 그동안성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승부처는 17번홀(파5)에서 세컨드샷이 그린을 넘어 홀컵 25m 지점에 떨어졌다.똑바로 친다는 생각으로 칩샷을 했고 다행히 1m 거리에 붙어 버디를잡았다.이 때까지 줄리 잉스터가 1타차로 선두인줄 알았다. ■힘들었던 순간은 전반 9홀동안 샷과 퍼팅이 흔들릴 정도로 힘들었다.정말쉬고 싶었는데 비가왔고 꿀맛같은 휴식후 힘을 냈다. ■마지막 홀 파퍼팅할때 심정은 많이 떨렸지만 아마추어 때 이런 경험이 많았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부상정도는 심한건 아니다.2라운드 12번홀에서 드라이버샷을 날리다 왼쪽갈비뼈가 뜨끔했지만 지금은 괜찮다. ■그동안 부진했던 원인은 지난 겨울부터 나도 모르게 갑자기 스윙이 나빠진데다 우승욕심이 너무 과했다. ■앞으로 계획은 남은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한번 더 우승을 하고 싶다. 류길상기자 ukelvin@. *박지은, 프로무대 정복 쉽지 않았다. 프로데뷔 5개월만에 거둔 박지은의 첫승은 그녀의 아마시절 우승경력에 비하면 오히려늦은 감이 있다. 아마추어 사상 첫 3대 메이저타이틀 획득,아마대회 55승,퓨처스투어 상금왕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안고 올시즌 프로에 뛰어든 박지은은 출발부터 각종매체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지난 1월 프로데뷔전에서 79명중 76위라는 참담한 성적을 거둔 박지은은 3월 다케후지클래식에서 공동 7위로 뛰어올라 ‘즉시 우승감’이라는 명성을확인하는 듯했다.그러나 우승에 대한 지나친 조급증때문에 어깨에 힘이 들어갔고 6월부터 시작되는 아마추어 시즌에 익숙해진 터라 이후 험난한 길을 걸어야했다.3∼5월 8개대회에 출전해 무려 4차례나 컷오프탈락한 것.주눅이 들만한 성적이었지만 이 겁없는 신인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고 비로소 지난달 말 코닝클래식에서 막판 선전끝에 13위에 오르며 컨디션을 회복했다. 아마시절 워낙 많은 대회에서 우승해본 터라 “앞서 나가는 것에는 부담이없다”는 박지은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우승을 일궈낼지 주목된다. 류길상기자
  • 최광수, 현대모터컵 ‘입맞춤’

    최광수(40 ·엘로드)가 연장 접전 끝에 스포츠서울 주최 현대모터마스터스골프대회(총상금 25만달러) 정상에 올랐다. 최광수는 4일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파 72·7,317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라운드에서 이븐파에 그쳐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신용진(36·닥스)과 함께 타이를 기록,연장에 들어선 뒤 2번째 홀에서 파를 잡아 보기에 그친 신용진을 제치고 힘겹게 우승컵을 안았다.이로써 최광수는 98년 2승을 거둔 이후2년만에 정상에 복귀하며 상금 5,080만5,000원을 챙겼다. 3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몰아치며 합계 9언더파 217타로 단독선두로 나선 최광수는 이날 보기와 버디를 4개씩 기록하는 기복이 심한 플레이로 신용진과역전과 공동선두를 5차례씩이나 이루며 좀처럼 타수를 벌리지 못했다. 반면 1∼2라운드 단독선두를 질주하다 3라운드에서 2오버파로 부진,선두를내줬던 신용진은 버디 5개,더블보기 1개,보기 1개로 2언더파를 추가,연장까지 몰고가는 저력을 발휘했다.하지만 신용진의 뒷심은 18번홀(파 4)에서 연거푸 치러진 연장 두번째 홀에서 힘을다했다.첫번째 연장에서 나란히 보기를 기록한 최광수가 두번째 연장에서 2온에 성공한 반면 신용진은 간신히 3온을 시킨 뒤 첫번째 퍼팅을 실패,스스로 패배를 자인하면서 볼을 걷어낸 것.그가 그린을 벗어난 뒤 마무리 파 퍼팅을 마친 최광수는 비로소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띄우며 우승을 자축했다. 마지막라운드를 같이 한 허석호는 합계 8언더파 280타로 3위를 차지했고 96PGA선수권 챔피언 마크 브룩스는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13위에 그쳤다. 용인 곽영완기자 kwyoung@. *최광수 일문일답 “침착한 플레이가 우승 원동력”.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혈전 끝에 우승컵을 안은 최광수는 “끝까지 침착하게플레이 해야한다는 마인드콘트롤이 큰 우승의 원동력이었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오늘 플레이가 만족스러운가. 초반에 부진한 면이 있지만 후반 들어 점차안정을 찾으면서 샷이 살아났다.막판 4개홀에서만 조심하면 우승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승부사 기질이 있다는 평인데. 지기 싫어하는 성격인 것 만큼은 사실이다. 찬스가 왔을 때이를 충분히 살리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그렇게 받아들여 지는 모양이다. ■심리적인 면에서 지난해와 달라진 면도 엿보이는데. 지난해에는 주변에 우환이 많았다.그런 일들을 겪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집에서 난을 키우는 등스스로 차분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보완할 점이 있다면. 체력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용인 곽영완기자
  • 평양교예단…和合의 열기 가득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축하하는 평양교예단의 첫 공연이 열린 4일 오후 7시30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은 뜨거운 통일의 열기로 가득 찼다.이념과 분단의 벽은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교예단원들은 온 힘을 다해 재주를 뽐냈고 1만2,000여 객석을 채운 관객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이날 공연의 압권은 ‘철봉비행’과 ‘널뛰기’.9명의 곡예사들이 20여m높이에서 화려한 공중제비를 선보인 철봉비행은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지난 통일농구 대회에서도 선보인 바 있는 고공 널뛰기에 출연한 최선화씨(27·여)는 흰 저고리에 붉은 치마 차림으로 나와 마치 ‘물찬 제비’처럼 흉내내기 어려운 고난도의 재주를 선보여 관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짧은 흰 치마 차림의 여자단원 4명이 특수 고무줄을 허리에 매고 약 25m상공에서 번지점프를 하듯이 땅으로 뛰어 내리면서 한 마리 새처럼 온갖 재주를 선보인 ‘탄력비행’과 약 9m 높이의 장대 2개 사이를 날아다니며 원숭이처럼 날렵한 몸짓을 선보인 ‘장대재주’,춘향이와 이몽룡이 단오날 광한루에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20m 높이에서 형상화한 듯한 ‘쌍그네’도 박수갈채를 받았다. ■평북 연변이 고향인 차봉오씨(68·서울 용산구 용산동)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말이 헛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김병연(金炳連·63·경기도성남시 분당구)씨도 “단순한 서커스가 아니라 한 편의 예술작품”이라며 흥겨워했다. 전영우기자
  • [사설] 농촌살찌우는 통합농협으로

    농·축·인삼협 등 3개조합 통합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合憲)결정으로‘통합농협’의 출범준비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헌재는 통합농협법이 헌법에규정된 결사의 자유와 재산 행사권의 자유,직업선택의 자유등을 침해했다며축협중앙회가 낸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1일 기각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국가는 농어민의 조직을 육성할 의무가 있다”며 “농·축협의 비효율성을 제거함으로써 농민과 축산인의 지위를 보호하고 국민경제의 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정부 주도로 추진중인각 조합 중앙회 통합에 힘이 붙게 됐으며 통합농협은 낙농업자·인삼재배업자등을 포함한 농민을 잘살게 하고 농촌을 살 찌우게 하는,진정으로 농민을위한 단체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다.과거 농·축협이 방만한 운영과 불법·변칙대출등 비리를 일삼다가 지난해 감사원 감사결과 낱낱이 드러남에 따라 구조조정과 개혁차원에서 각 조합을 합치기로 했다. 당시 농협의 경우 농민소득 증대와는 아무런 관련없는 대기업회사채 지급보증으로억원대의 손실을 입었고 한보·진로등 부도기업에 대해서도 거액을대출했다가 받지 못하는 등 비리를 저지르고 부실을 초래,모두 250명의 임직원이 구속됐다.축협도 규모는 작지만 농협 못지않게 특정업체 편중대출로 부실채권이 급증하는 등 운영을 소홀히 해온 것으로 밝혀졌었다.땀흘려 농사짓고 소·돼지 키우는 농·축산인을 도와주라고 설립된 농·축협이 엉뚱하게임직원 배불리기에 급급하느라 부실만 키웠던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농·축협 통합과 관련,축협측은 통합이 되면 축산분야가 소홀히 다뤄질 것으로 보고 반대집회를 갖는 등 심한 반발을 보여왔다.그렇지만 새 통합법에는 축산업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통합중앙회 산하에 축산경제담당의 부회장제를 신설할 계획이므로 전문성이나 독립성 보장에는 별다른문제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재정사정이 열악한 축협 입장에서는 통합농협의 대규모 금융자금지원 신용사업이 뒷받침되어 자금운영이 원활해지는이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이밖에도 농·축산물의 생산·가공·유통기능을 일원화함으로써 그동안 중복됐던 경비절감은 물론 소비지시장에 대해 보다 강력한 협상력을 발휘해서 농민이익을 늘리게 되는 것이다. 한편 헌재결정 이후에도 반발을 보이는 일부 축협관계자들이 그동안 통합반대 집회등에 축협자금을 사용한 데 대해 정부가 자금유용으로 고발한 것은당연한 조치로 본다.이제 오랜 진통끝에 통합농협이 태어나게 된다.이 새로운 농협은 첨단기술과 장비에 의한 농·축산업 경쟁력 강화기반을 확고히 다져서 반드시 잘사는 농촌,돌아가고 싶은 농촌을 만들기를 전국 농민과 함께기원한다.
  • 도산 안창호선생 동상 모형도 공개

    [로스앤젤레스 연합] 내년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동부 리버사이드시에 건립될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安昌浩,1878∼1938) 선생 동상의 모형도가 31일 공개됐다. 리버사이드 도산기념사업회(회장 홍명기)는 이날 LA 코리아타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높이 8피트(약 2.44m) 높이의 전신상 모형도를 선보였다. 조각가 김문경(50·샌디에이고 미술주조연구소장)씨는 “동상은 모든 사람이 도산정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산의 가장 평범한 모습을 형상화한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또 “동상 하단에는 도산이 학교에서 어린이를 가르치고 오렌지 농장에서 땀흘리는 모습 등을 담아 도산의 일상적인 활동상이 잘 나타나도록하겠다”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동상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로널드 패트릭씨는 “동상과 주변환경이 조화를 잘 이루도록 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며 “장애인이나 어린이,운전자가 보기 쉽도록 동상을 너무 높이 세우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 20년간 돌에 새긴‘인간 사랑’…조각가 한진섭씨 개인전

    조각가 한진섭(44)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두고 온 유년의 고향이 떠오른다.넉넉한 대지의 품에 안긴 듯 마음이 편해지고 은근한 생명의 온기가 전해진다.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도 쉽게 접근해 푸근한 정을 느끼게 하는 한진섭의 돌조각.그 조형언어의 핵심은 바로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인간’을 화두로 20여년동안 돌작업을 해온 그가 7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02-736-1020)에서 6년만에 개인전을 연다. 한진섭의 조각세계는 인체상이 주를 이룬다.깎은 밤 같은 똑 떨어진 조각상을 추구하기보다는 토속적이고 질박한 아름다움을 중히 여긴다.때론 구체적인 형상이 생략돼 추상성을 띠기도 한다.이목구비를 익살스럽게 일그러뜨리거나 인체를 단순화해 하나의 덩어리로 만든 작품들도 있다.비균제미(非均齊美)와 곡선을 특징으로 하는 그의 돌작품은 한국미의 원형과 통한다.우리의구상조각이 서구조형의 아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그의 작업은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한진섭은 돌조각만을 고집한다.조각,그중에서도 특히 힘든 것이 돌조각이다.미술대학에서조차 ‘기피 장르’다.그렇기에 돌조각을 향한 그의 마음은 더욱 곡진한 데가 있다.그는 지난 81년 이탈리아 카라라로 유학을 떠나 10년동안 이웃 도시인 피에트라산타에서 작업을 했다.피에트라산타는 미켈란젤로를비롯해 이사무 노구치, 세자르,포모도르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땀이 배어 있는 유서 깊은 대리석 조각의 본고장이다.그는 이곳에 머물며 조각에 쓰이는돌은 거의 다 만져봤다.미켈란젤로가 ‘피에타’‘다비드’‘모세’ 등을 만들 때 사용한 ‘대리석의 왕자’ 스타투아리오,대리석의 일종인 트라베리티노,카라라비양코 등이 그가 좋아하는 돌.반면 까만 색의 대리석인 네로 벨지움은 느낌이 차고 신경질적인 돌이라서 싫어한단다.한국돌로는 전라북도 익산에서 나는 토종 대리석과 화강암의 일종인 마천석,상주석,청석,오석,포천석 등을 즐겨 쓴다.그는 “대리석 작품 서너개 만들 때 화강석 작품은 하나밖에 못만들지만 그래도 화강석은 서민적이어서 좋다”고 말한다. 한진섭은 이탈리아 카라라·파나노,프랑스 디녜 등 여러 국제조각심포지엄에서 입상했다.일본 하코네 미술관과 프랑스 대통령궁에 각각 ‘기다림’과‘우는 아이’란 작품을 남기는 등 외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한 ‘해외파’다.그런 만큼 서구적 조형어법에 익숙하다.이탈리아 유학시절 작품인 ‘엄마와아기’ 같은 작품에선 서양의 구성주의적 방법을 시도한 흔적이 역력하며,‘소년좌상’은 아프리카 흑인조각의 영향이 뚜렷하다.그렇다고 해서 그가서구조형의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니다.그는 한국의 전통미를 현대적감각으로 풀어낸다. 작품 밑바닥에 흐르는 정신의 에센스는 어디까지나 우리의 전통 서정이다.그의 작품에는 한국미술 특유의 여유와 해학,유머 등이 스며 있다.‘봉숙이’‘하품하는 아이’‘허수아비’ 같은 것들이 그 대표적인작품들이다. ‘꿈을 찾아서’란 작품은 비상하는 꿈의 나래를 형상화한 듯한조형물이 높다란 기둥 위에서 빙빙 돌아가도록 돼 있어 눈길을 끈다.이번 개인전에는 30여점이 출품된다. 그는 최근 들어 성(聖)미술품 제작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강원도평창 대화성당에 있는 제대와 감실,성수대,십자고상 등이 그의 작품이다.특히 그가만든 눈·코 없는 마리아상은 퍽이나 파격적이다.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으로 유명한 강원도 대화는 이제 예술적인 대화성당으로 더욱 이름을 얻고있다.그는 당분간 ‘미술과 종교의 만남’작업을 계속할 작정이다. 지난 95년 이래 경기도 안성의 작업실에 칩거하며 새로운 조각의 세계를 열어가고 한진섭.그는 거기서 돌과 대화하며 석조각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돌은 정직합니다.정으로 한번 때리면 한번 때린 만큼의 효과가 날 뿐이죠.돌에도 음과 양이 있어요.그 음양의 조화를 살펴가며 돌을 다뤄야 합니다.돌과싸워서는 결코 이길 수가 없습니다”김종면기자 jmkim@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 작가와의 대화

    본지에 연재될 작가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는 두 가지의 커다란 새로움을 한꺼번에 독자에게 선사할 전망이다.잊어버린 맛의 기억을 새롭게 되살려주고 작가 ‘황석영’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케 하는 것이다.모두 우리의삶을 살찌우는 새 기억이고 새 모습임이 틀림없다. 충남 홍성 부근의 덕산에 신축한 집에서 작품활동에 여념이 없는 작가를 서울에서 잠깐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오른‘오래된 정원’의 독자사인회 상경길이었다.웬 요리 이야기냐는 등의 질문에 논리정연한 대답을 내놓았다.그만큼 이 연재물에 대한 생각과 준비가 숙성된 표시였다. 작가는 우선 요리가 “새로운 세기에도 대단히 중요한 일거리로 남을 것임”을 강조한다.사람끼리의 사적인 관계와 소통,인간적인 작업,비획일성,다양함,생산의 창조적인 과정 등이 사라지는 후기 산업사회에서 요리는 인간적이고 가족적인 영역으로서 한층 소중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거기에 세계화에도불구하고 요리는 지역적 전통적 특수성을 잃지 않으면서 서로 어우러지고섞여 새롭게 태어난다는 점에서 새 세기의 인간적 ‘모델’이 될 수 있다고덧붙인다. “한 시대의 먹거리는 당대 삶의 표현입니다.이 점은 글쓰는 사람한테 굉장히 중요하게 다가옵니다.담론의 형식이 바뀐 것이 분명하다면 요리를 통해서 시대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다고 보여지는 거죠” 시대의 실체를 밝히는 소설을 쓰듯 이번 연재물에 접근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엿보인다.소설이 재미있어야 하듯 ‘맛따라 추억따라’는 작가의 구수하고흥미진진한 음식 이야기가 먼저 독자들의 구미를 당길 것이다.장떡 개떡 수제비 술찌게미 보리밥 장아찌 등 우리 모두가 잃어버린 음식은 물론 베트남유럽 중국 일본 미국 그리고 북한에 체류하면서 작가가 유일하게 경험한 음식 이야기가 ‘입담좋게’ 펼쳐질 전망이다. 그러나 ‘맛따라 추억따라’는 이런 구상적인 소재와 소품 일색이 아니다. 작가는 음식,요리로 인간과 삶을 꿰뚫어보고 싶은 것이다.작가가 그간 작성한 집필 메모를 읽어보면 이같은 인문학적인 시선과 각오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일정한 기간 단식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침 점심 저녁의 식사가 하루 중에서 얼마나 중요한 행사인가를 알게되었을 것이다.‘끼니’를 잇는 일은 생명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잠자는 시간 외에 깨어나 활동하는 사람들의 ‘시간’을 적절히 분할해주고 매 단락을 맺어준다.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으면 하루가 엄청나게 길고 모든 것이 갑자기 무의미해진다” “그리고 매우 소중한 발견은 만남이나 헤어짐이나 대화나 목소리 얼굴의인상 따위와 같은 사람끼리의 관계가 빠져버린다는 점이다.천하가 적막하고고요할 뿐이다.남과의 소통은 당연히 끊기고 자기 자신마저 살아있는 것 같지 않다.먹지 않는 시간은 시간이 아니다.” “우리는 모든 맛을 잃어버렸다.맛있는 음식은 노동의 땀과,나누어 먹는 즐거움의 활기,오래 살던 땅,죽을 때까지 언제나 함께 사는 식구,낯설고 이질적인 것과의 화해와 만남,사랑하는 사람과 보낸 며칠,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궁핍과 모자람이라는 조건이 그 기억을 최상으로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미식가나 식도락자를 ‘맛을 잃어버린’ 사람으로 규정한다.마치 진정한 사랑을 찾아서 끝없이 헤매는 돈 쥬앙처럼 말이다” 이어 작가 황석영은 “무엇보다 인생살이와 사람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작정”이라는 말로 음식에 관한 멋지고 선도적인 담론을 쓰기 위한 집필메모를 마무리하고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삽화 민홍규 화백…“우리색채로 고유의 맛 우려낼 것”. 황석영씨와 함께 일을 하게 되어 기쁘다.새달부터 시작되는 새연재 제목처럼 황씨의 파란만장한 삶속에 녹아있는 구수한 맛의 향수를 단화(單畵)로 승화시키는 작업은 만만치 않을 일로 본다. 맛을 그림으로 그려낸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감응과 묘한 맛이 배어있어 때론 정반합의 역설화법이 필요하다.삽화의 획일성에서 가끔 벗어나는 일도 있어야 한다. 독자들의 일방적 ‘감상 들추기’에 폭넓은 구상,비구상 형식이 전개될 것이다. 된장찌개는 할머니의 손맛으로,장떡은 코흘리개 아이들의 가슴으로,보리개떡은 늦은 봄 야윈 어머니의 미소로 그려내고 싶다.밥상 위에 다양한 맛의반찬이 있듯 ‘우리색채’로 맛을 우려내려고 한다.아울러 고단한 우리네 삶을 녹여주는 숱한 표상을 그려내고 싶다. ■프로필 1952년 경남산청에서 출생했다.중학시절 석불문하에서 ‘옥새전각’전수생활을 했고 극장간판을 그리기도 했다.90년 옥새전각의 종합성으로새로운 미술사조인 LAP ART(선묘,문자예술) 장르를 정립했다.1991년 ‘현대서예협회’를 창립해 서예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도 했다.현재 옥새복원작업을 하고 있으며 해외 LAP ART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 [외언내언] 평양교예단 축하공연

    북한의 평양교예단(巧藝團·서커스단)이 다음달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위한축하공연을 갖는다.70명 규모의 평양교예단은 6월3일부터 10일까지 서울에서모두 14회 공연에 참가한 후 11일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지난해 12월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서울통일농구대회’에서 손에 땀을쥐게 하는 아찔한 묘기를 보여주었던‘널뛰기’와‘밧줄타기’외에 평양교예단이 자랑하는 교예종목 등을 선보인다고 한다. 평양소년예술단의 서울공연에 이어 열리는 평양교예단의 서울공연은 무엇보다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경축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행사목적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분단 이후 최초로 개최되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간에 화해분위기를 북돋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평양교예단은 전용극장까지 보유하고있는 북한의 대표적인 전문교예단이다. 6·25전쟁중이던 52년 6월 국립교예단으로 출발한 평양교예단은 70년대부터국가적 지원 아래 독보적 위치에 올라선,서커스와 마술을 전문으로 하는 공연단체다.이 교예단이 자랑하는 교예종류로는 최근 국제무대에서 갈채를 받은‘공중철봉비행’과‘날아다니는 처녀들’외에 우리 민속놀이를 소재로 한‘밧줄타기’와‘널뛰기’등이 있다. 80년대 이후에는 해외공연을 활발하게 벌여 94년과 95년 그리고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국제교예축전에서 최고상을 받은 것을 비롯,98년 독일 뮌헨에서열린‘별들의 공연’에 참가해 찬사를 받기도 했다. 북한은 72년부터 교예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평양교예학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10세 안팎의 어린이를 선발,9년과정으로 전문교육을 시키는데 평양교예단 구성원 94%가 이 학원 출신이다. 특히 전용극장인 평양교예극장은 연 건축면적 7만㎡ 규모로 내부에는 수중과빙상, 공중교예 공연이 가능한 원형무대와 TV 중계시설 그리고 3,500석의 관람석을 갖춘 초현대적 시설이다. 우리의 경우 해방 이후 소규모 영세한 서커스단들이 운영돼 오다 재정난으로 대부분 해체되고 동춘(東春)서커스만이 정부보조로 어렵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어서 민속곡예만이라도 적극 육성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북한교예가 남한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됐고 세계적 수준으로까지 평가받고있는 것은 교예를 단순한 오락을 넘어선 사회주의적 문화예술로 분류하고주민들의 일체감 조성에 효과적이라는 이유로 국가적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양교예단의 이번 서울공연으로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축하 분위기를 조성하고 남북간에 화해와 신뢰의 폭을 넓히는 좋은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장청수 논설위원. @
  • 극장가 복합상영관 ‘열풍’

    요즘 세상에 자칭 ‘영화광’아닌 사람 없다.하지만 ‘신세기형 영화마니아’ 여부를 가름짓는 바로미터 하나.아직도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간다면구세대형,‘체험하러’ 간다면 21세기형이다. 멀티플렉스(복합영화상영관)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리고 있다. ‘더 크고 더넓게’를 모토로 삼고 영토확장 싸움에나 들어간 것같다. 지난 13일 문을 연메가박스 씨네플렉스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 지하 1, 2층을 통째로점령했다.동양제과는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미국의 극장체인업체 LCI와 손잡고 총 16개관을 갖춘 이 복합극장에 4,000만 달러를 밀어넣었다. 실제로 이 극장을 찾은 관객은 영화에만 몰입하다 나오기가 어려울 정도다. 엑스포 전시장내 사이버 우주관같은 극장시설부터가 볼거리다.극장안에 들어서면서 호텔 볼룸을 연상시키는 높은 천장에 놀라고,자리를 찾아 앉고나서는스타디움같이 탁 트인 시야에 또한번 감탄한다.앞뒤 좌석의 높이 차이가 무려 33㎝.널찍한 팔걸이에 화면에 맞춰 움직일 수 있는 의자,좌석마다 붙은컵홀더는 기존의 비좁은객석에서 땀을 짰던 관객들에게는 차라리 ‘황송’하다. 부대시설은 더 화려하다.여기저기 패스트푸드점에,메가 웹스테이션, 외식업체,쇼핑몰,서점….영화를 온몸으로 ‘체험’하게 만들며 세력을 확장해가는멀티플렉스들의 공통된 특장이다. 대형극장을 도시의 새 명물로 만들어가는 주체는 몇몇 정해져 있다.최근 인천 분당 등 수도권으로 체인망을 착착 넓혀가는 제일제당의 CGV가 선두주자. 지난 1월 동대문 프레야타운에 들어선 MMC와,롯데가 야심차게 추진중인 롯데시네마 체인사업 등이 그 대열에 합류한다. 국내 멀티플렉스 전성시대에 신호탄을 쏴올린 것은 지난 98년 4월 문을 연강변CGV11이다.제일제당이 호주 빌리지로드쇼와 합자해 개관할 당시만 해도사실 한국영화시장에서 멀티플렉스의 성공여부는 불투명했었다.시내 외곽의아파트촌에서 관객을 끌어들인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강변CGV는 일찍부터 관객확보에 성공했다.쇼핑몰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지역의 잠재관객을 이끌어낸다는 전략이 먹혀들었던 것. 강변CGV 마케팅팀의 한 관계자는 “CGV의 성공은 새로운 영화수요 창출에있었다”고 전제한 뒤 “원정 온 젊은 관객들도 있지만, 입장수익을 꾸준히올려주는 주 대상은 광진구 지역주민,그중에서도 30대 아줌마 관객 ”이라고설명했다. 최근 분당 오리와 야탑으로까지 진출한 CGV는 오는 31일 부산 서면에 12개관짜리 멀티플렉스를 새로 낸다.또 2002년쯤엔 9개관짜리 해운대 극장 개관을 목표로 사업에 들어갔다.이들의 장기전략은 분명하다.‘지역밀착형’.멀리 떨어져 있는 관객들을 끌어들이기보다는,이러저러한 이유로 영화를 보기힘들었던 잠재관객층을 개발해낸다는 것이다.시내 중심지를 피해 부산 서면과 해운대를 뚫은 것도 그래서다.야탑과 오리의 경우 유아놀이방을 무료로운영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 전략에서다. 이처럼 부대시설로 잠재관객을 유인해 재방문율을 높여나간다는 전략은 멀티플렉스 업계의 공통관심사다.메가박스 씨네플렉스의 경우도 마찬가지.국제회의장과 호텔,사무실 밀집지역에 자리한 이 극장은 이미 새로운 시장을 감지하고 있다고 자신에 차있다.이성훈 마케팅 과장은 “개관 열흘여동안 외국인 관객이 눈에 띄게 늘고 있으며 그중에는 한국영화에 자막처리를 요구하는이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막대한 자본과 호화시설로 승부를 걸겠다고 장담하는 이들 업체와는달리 기존의 ‘재래식’ 극장들은 설 땅이 없어지는 게 사실이다.도태되지않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극장을 뜯는 사례들이 늘 수밖에 없다.당장,45년 전통의 대한극장이 지난 21일 재건축에 들어가느라 간판을 내렸다.새로 문을여는 대한극장은 8개관 멀티플렉스로 변신하게 된다. 가뜩이나 영세한 예술영화 전용극장쪽은 비상이 걸려도 한참 걸렸다.예술영화를 상영해온 코아아트홀,동숭시네마텍,씨네하우스예술관과 한국영화를 주로 걸어온 할리우드 등이 그들.관객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이미 오락영화를함께 내걸어온 동숭시네마텍에서는 기존의 2개관을 아예 상업영화관으로 전용하기로 하고 오는 7월 140석 규모의 예술영화전용관으로 새로 개관하기로했다. 지난해 클래식 영화 전용관으로 출발했던 오즈도 할 수 없이 오락영화를 걸고있는 마당이다.멀티플렉스가 한국 극장가의 판도를 뒤집어놓고 있는 셈이다. 이쯤에서 멀티플렉스가 과연 대안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무리가 아니다.비대해진 극장들이 스크린을 채울 영화가 부족해 쩔쩔매는 것이 이미 현실이다. 할리우드의 막대한 물량공세에 밀려 스크린쿼터를 지키지 못하게 되는 날이올 거라는 걱정은 흘려들을 수만은 없다.할리우드의 영화시장 잠식을 우려한프랑스에서는 멀티플렉스 건립을 제한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터다. 황수정기자 sjh@kadily.com
  • [우리학원 명강사] 한교고시 영어 유수연씨

    “국가조직의 기둥은 누가 뭐래도 공무원들입니다.그 꿈을 이루기 위해 땀흘리는 사람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큰 보람이죠” 공무원시험 학원가의 몇 안되는 여강사인 한교고시학원의 유수연(柳受延·36·영어)강사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충분히 만족하고 보람을 얻고 있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지난 92년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처음 강단에 섰을 때 주위의 시선은차가웠다.‘꽤 힘들텐데…’라는 걱정부터 ‘여자가 어디 제대로 가르치기나 하겠어’라는 편견까지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때문에 첫 몇개월 동안은 쉬는 시간에도 교무실이 아닌 화장실이나 복도에 서있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학원쪽 역시 유강사에 대해 반신반의했다.그래서 처음 받은 강의는 고작 2개.그러나 한 달,두 달 시간이 지나면서 강의가 끝날 때마다 작성하는 수강생들의 강의평가 설문 결과는 유강사에 대한 학생들의 ‘폭발적인 지지’를확인시켜줬다. 유강사의 실력이 수강생들로부터 직접 확인되며 ‘흔치않은 젊은 여강사’가 아닌 ‘잘 가르치는 영어 강사’가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유강사는 “내 강의는 정말 재미없다”고 스스로 평가한다.테이프를 통해강의를 들었던 한 학생에게 “어떻게 한 시간 수업하면서 농담 한마디 안할수 있는지 놀랐다”는 말을 들을 정도란다. “재미있는 얘기를 해보려고 밑줄을 그어가며 유머집을 읽어 보기도 했다”는 유강사는 “재미있는 강의를 하는 것보다는 쉽고 명확하게 가르치는 것이 재능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9급 공무원,경찰직 공무원 합격자의 상당수가 유강사의 강의를 거치다보니일선 공무원중 유강사를 아는 사람은 많다.가끔 구청이나 경찰서에서 당시수강생을 만나기도 한다는 유강사는 그들이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때 가장 뿌듯하단다. 유강사가 말하는 공무원 수험 영어 성공 비결은 뭘까.다름아닌 문제 유형을 익히고 반복하는 것.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꿈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그들의성공이 나의 성공이고 우리 국가조직의 성공입니다”박록삼기자 youngtan@
연관검색어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