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910
  • 폐교 활용 모범사례/ 대안학교·자연학습장등 탈바꿈

    학생이 떠나 썰렁했던 폐교가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일부폐교는 대안학교,자연학습장,수련원,연수원 등으로 탈바꿈하면서 학교 때보다 더 활기를 띠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울주군 범서읍 서사분교에 13억4,000여만원을 들여 들꽃학습원을 조성,지난 5월 문을 열었다.우리꽃과 나무,농작물을 관찰할 수 있는 부지 4,158평(1만3,742㎡)의 자연학습장이다.우리나라 지형을 본뜬 통일꽃동산,시청각교육실,온실,실험관찰실 등의 시설을 갖췄다.초·중·고교육과정에 나오는 식물과 울산지역 주변에 자생하는 식물,희귀하고 보존가치가 있는 식물 등을 중심으로 초화류 230종,수목류 300종,농작물 70종을 심었다.평일 300∼500명,공휴일은 2,000∼3,000여명씩 모두 6만여명이 다녀가는 등 반응이 좋다. 울산시교육청은 이와함께 울주군 두서면 구량리 두남분교를 개조,공립 대안학교로 만들어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다.두남학교는 모두 16억원을 들여 기숙사를 짓고 기존 학교건물을 활용해 노래방,컴퓨터실,특기실 등을 갖추고 지난 5월 개교했다.정규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울산지역 남·여 고등학생 40명씩을 입소시켜 3주동안 인성교육을 시킨다. 경북 군위군 소보면 서경초등학교는 한국인적자원개발협회가 96년부터 임대,기업체 직원연수원으로 활용하고 있다.협회는 4,000여평 폐교를 200명을 동시수용할 수 있는 온돌방30개, 강의실,연못,족구장,배구장,산행코스 등을 갖춘 사회교육시설로 바꾸었다. 경북 청송군 청송읍 월외리 월외초등학교는 허브 270종 10만포기가 자라는 청송의 명물 허브농원으로 탈바꿈됐다.97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의 모교에서 허브농원을 꾸린 이화실(39)·박미선씨(36) 부부는 허브재배기술을 꾸준히 연구,청송군의 특화작목으로 선정돼 5,500만원을 지원받기도 했다.썰렁했던 폐교가 이씨부부의 땀과 노력으로 화사한 허브꽃으로 가득차게 된 것이다. 대구 한찬규·울산 강원식기자 cghan@
  • 리뷰/ 국립발레단 ‘스파르타쿠스’

    웅장한 군무(群舞)와 무대로 빨려드는듯한 느낌의 서정적인 음악,그리고 끊임없는 박수 갈채. 지난 27일 국립발레단의 ‘스파르타쿠스’(예술감독 최태지·안무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개막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잔치 분위기 일색이었다. 1968년 유리 그리가로비치 안무로 볼쇼이발레단이 초연한‘스파르타쿠스’는 로마 점령지에서 반란을 일으키지만 실패한채 비장한 최후를 맞는 노예 검투사 스파르타쿠스의 얘기다.웅장한 남성군무가,흔히 여성적인 장르로 인식되던 발레무대를 한 순간에 바꿔놓은 대작으로 아시아에선 국립발레단이 처음 도전했다. ‘현대발레의 최고봉’으로 평가될 만큼 고난도의 테크닉과 파워를 요구하는 공연인 만큼 막이 오르기 전 관객들은무대 뒤의 출연진 못지않은 긴장감으로 숨을 죽이고 있었다.그러나 막이 오르면서 객석 곳곳에선 탄성이 이어졌고 아낌없는 축하의 박수가 터졌다. 검투사들의 대결로 시작해 노예반란,전투장면,스파르타쿠스의 죽음까지 계속되는 스펙터클한 장면들은 이원국(스파르타쿠스)김지영(스파르타쿠스의 아내 프리기아)신무섭(크랏수스장군)김주원(고급창녀 예기나)을 축으로한 출연진들의 실수없는 연기속에 관객들의 시선을 공연내내 붙잡아맸다.반란 지도자 스파르타쿠스와 로마 장군 크랏수스의 카리스마가 다소 약했다.그러나 수석무용수로서 무대의 흐름을주도하는 주인공 역할을 감당해내는 데엔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검투사들의 반란과 전투장면에 삽입된 남성 무용수들의 군무도 무용수 숫자가 적어서인지 웅장함이 조금 떨어졌지만박진감 넘치는 몸짓과 화려한 의상,오케스트라의 리듬이 조화를 이루어 종전 무대에선 좀처럼 맛볼 수 없는 감동을 전했다. 재회를 즐기는 스파르타쿠스와 프리기아의 2인무,검투사들을 유혹하는 예기나의 독무,스파르타쿠스가 죽은뒤 비탄의몸짓을 보여주는 프리기아의 춤 등은 남성 무용수들의 군무를 압도하며 관객들의 박수를 가장 많이 받은 장면이었다. 공연이 끝난뒤 안무자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20분 이상 계속된 커튼 콜에 연신 무용수들의 등을 떠밀며 관객들의 환호에 답했다.분신처럼 여기는 ‘스파르타쿠스’ 한국공연을 위해 출연진을 직접 지도하며 비지 땀을 흘렸던 지난 두달간의 고생에 대한 반향이 나름대로 흡족했던 것 같다. 김성호기자 kimus@
  • 시민참여 감사가 공무원보다 맵네

    “복지관 프로그램이 중복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이러한중복은 결국 예산 낭비 아닌가요” “중복사업이 있는 게사실입니다.조만간 개선책을 마련해 보고하겠습니다” 29일 서울 중구 신당2동 구립신당종합사회복지관 회의실. 아침부터 시작된 감사를 받으며 복지관 직원들은 시종일관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땀을 빼고 있다. 직원들을 꼼꼼히 추궁하는 이들은 구청감사관이 아닌 ‘구민감사관’.신당2동 주민인 엄성태(55)·김도영씨(36)는 이날 주민명예옴부즈만 일원으로 감사에 참여,구민들의 각종불편사항과 불합리한 제도 등에 대해 집요하게 추궁했다. 후원금 관리실태,자격증 미소지자 근무 여부,자원봉사자지원예산 확보대책 등에 대해 두 구민감사관이 면밀히 질문하고 서류 하나하나를 확인하는 것을 보면서 함께 있던 구청 감사공무원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김도영씨는 “주민들과 우리 아이들이 직접 이용하는 복지관이기 때문에 모든 문제점을 허투루 지적하고 지나갈 수는 없다”며 “시민감사가 공무원감사보다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중구의 주민명예옴부즈만제는 구정에 대한 시민들의 감시와 참여를 위해 98년부터 시행한 제도.현재 30명이 활동중이다. 시민들의 감시기능에 더해 실제 감사에 주민을 참여시킨 것은 자치단체 가운데 중구가 처음이다. 중구 윤석철 감사담당관은 “지역주민을 감사에 참여시키면서 주민입장에서의 구정 실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모든 구정감사에 주민들을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용유도 ‘청정조개’ 씨 마른다

    인천국제공항이 자리잡은 영종도 인근 옛 용유도의 ‘청정조개’가 씨까지도 마를 위기에 처했다.공항 개항과 더불어 수도권 최고의 관광지로 부각되면서 몰려든 행락객들이 바지락,피조개,키조개,굴,소라 등을 씨조개조차 남기지 않고‘호기심 반,돈욕심 반’으로 무차별 채취하기 때문이다. ◆관광 여건과 실태=이 지역은 서울 등 수도권 대도시에서자동차로 2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해안 관광지인데다 바닷물도 깨끗하기로 소문나 행락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2차선 도로는 해변의 울창한 소나무숲을 관통하고 있어 드라이브를 즐기기엔 그만이다.을왕리 해수욕장 뒤편의 선녀바위해변에서는 갯바위 틈 사이로 게,굴,소라를 잡을 수 있어자녀들에게 훌륭한 갯벌체험 교육장이 된다. 이같은 천혜의 조건에다 지난 3월 신공항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외지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평일에는 1,000여명,휴일에는 해수욕장 인파를 빼고도 평균 2,000여명의 행락객들이 찾는다.휴가철이 막바지에 접어든 지난 18∼19일에는 하루평균 3,500여명이 찾았다. 행락객이 늘어나면서 이곳 천막촌에는 조개구이 포장마차가 100여개나 들어섰다. ◆해양 생태계 위협=‘반농반어(半農半漁)’로 바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주민들에게는 넘쳐나는 관광객들이 달갑지만은 않다. 공항 건설을 위해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의 신불도와 삼목도가 매립된 뒤 용유도는 영종도와 맞붙은 하나의 섬으로바뀌었다.1만여명에 이르던 원주민중 대부분은 공항부지 개발과 함께 인천 등지로 삶의 터전을 옮겼기 때문에 염전,어로활동 등 바다에 생계를 의존하는 주민은 300여명 뿐이다. 서울 노량진시장이나 인천 등지의 어시장에 수산물을 내다 팔아 생활하는 이들은 조개의 제철인 10∼11월을 앞두고큰 걱정거리를 만났다.하루 수십㎏이나 되던 조개 생산량이 최근 5분의1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9일 오전 용유출장소 건너편 개펄에서 만난 이모씨(48·여)는 “조개가 많이 잡힌다는 소문을 듣고 서울에서 왔는데 오전 내내 땀흘려 한 움큼밖에 못잡았다”면서 “아직조갯살이 제대로 붙지 않아 먹지도 못할텐데 왜 새끼 조개들까지 마구잡이로 잡아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덕교동 어촌계 나모씨(63)는 “예전에는 개펄에 손만 넣었다 하면 야물게 살이 오른 조개가 수도 없이 잡혔는데 이제는 바닷물과 맞닿는 구역까지 나가야 조개 구경을 할 수 있다”면서 “이러다간 몇년 안에 조개씨가 말라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송한수기자 onekor@
  • “공연장은 살아있다”한국형 예술경영 제시

    언제부터인가 문화정책이니 예술경영이니 하는 말이 익숙해졌다.이 분야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학생도 늘어났고 관련 학과도 증설되는 추세다.그러나 정작 이에 대한 본격적인 해설서는 드물다.영역 자체가 모호한데다 나온 책들도 대개는 선진국의 시스템을 설명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공연기획자 이승엽씨가 내놓은 ‘극장 경영과 공연제작’(역사넷)은 이런 경향에서 비켜나 있다.이 책은 공연을 둘러싼 모든 환경을 아우르고 있다.게다가 ‘예술의 전당’에서14년 동안 한국 공연현장을 지켜온 지은이의 경험이 된장국처럼 우러나온다. 극장의 유형과 구성,운영,공연제작,마케팅,홍보,펀드레이징 등 6부로 나눠진 책은 공연장에 관한 백과전서로 보아도 무난하다.각 주제들이 흩어지지 않고 하나의 흐름을 갖는다.먼저 공연장의 사회학적 의미를 살핀 뒤 물리적 공간으로서의공연장 속 분장실·놀이방·화장실·출연자 휴게실 등을 ?f는다.이어 한편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과정과 마케팅·홍보 전략 등을 세세하게 설명한다. 지은이가 보는 공연장은 살아 ?獵?.“지고지순한 예술의 현장이기도 하지만 삶과 비즈니스의 현장”이기에 그 속엔 무대 뒤에서 묵묵히 땀흘리는 스태프와 시종일관 가슴조이는기획자들의 애환 등이 오롯이 들어있다. 비록 예술을 다루지만 ‘경영’과 관련되었기에 좀 딱딱하게 읽힐 수도 있다.그러나 ‘비가 오면 관객이 준다?’등 공연에 얽힌 일화를 소개하거나 ‘입장권의 환불’ 등 토막 상식을 담은 ‘팁’코너를 중간 중간에 배치하여 쉬면서 읽을수 있게 했다.소설·무용과 영화 비평 등에서 다져온 지은이의 글솜씨도 두꺼운 책을 읽는데서 오는 지루함을 덜어준다. “독일 일본 불란서 미국 러시아가 아닌 한국형 예술경영해보자고 꼬드깁니다”라는 연출가 오태석의 추천사가 의례적인 덕담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종수기?
  • [워싱턴 엿보기] 섹스·복권에 정신팔린 미국

    요즘 미국민들의 관심은 온통 두가지에 쏠려 있다.“민주당 게리 콘디트 하원의원이 실종된 인턴여성 챈드라 레비(24)와 잠자리를 같이 했느냐”와 “과연 누가 2억8,000만달러(3,600억원)짜리 복권의 주인이 되느냐”는 것이다.미사일 방어(MD),인간복제,경제회복 등은 정치인이나 언론이 만들어내는 ‘구호’에 불과할 뿐 실생활과는 아주 동떨어진주제로 보인다. 23일 밤 ABC ‘프라임 타임’이 독점 방영한 콘디트 의원과의 인터뷰는 미 방송 사상 두번째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당시 전체 시청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400만명이 TV속의 콘디트 의원을 주목했다.1999년 ABC의 바바라 월터스가모니카 르윈스키를 인터뷰했을 때의 시청자 수 4,800만명보다 적지만 최근 치러진 미 NBA 결승전 2,030만명을 앞선다. 이번 사건이 헐리우드의 미스테리 영화처럼 ‘권력을 배경으로 한 섹스’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줄거리는 이렇다.미모의 인턴여성이 하원의원과 만난 뒤 사라진다.두사람의 관계가 의심받으면서 경찰은 의원의 행적을 추적한다.확정적 증거는발견하지 못하지만 정황은 의원쪽에 불리하다.의원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여성이나타난다. 앵커우먼 코니 정은 “레비를 죽였느냐.성관계를 가졌느나”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그러나 콘디트 의원은 ‘가까운 관계’만 인정할 뿐 실종사건에 대해서는 100% 부인했다.그러나 여론은 “레비와 잤을지도 모른다”에서 “잤다”쪽으로 기울고 있다. 미국민을 설레게 한 복권 열풍은 ‘아메리칸 드림’의 또다른 양상이다.미국 사회는 60∼70년대처럼 자유와 인권을주창하지도 않으며 땀흘려 일하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도 더이상 제공하지 않는다.90년대 일기 시작한 ‘신(新)경제의 붐’은 일반인에게는 ‘억만장자의 꿈’만 심어줬고이는 복권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줬다. 얼마전 연방수사국(FBI)은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점 맥도널드를 통해 1달러짜리 엉터리 복권 ‘모노폴리’를 팔아 수백만달러를 챙긴 사기 일당을 체포했다.이들은 100만달러짜리 상금을 탔다는 가짜 당첨자들도 내세웠다. 숫자 6개를맞추는 복권 ‘파워 볼’의 당첨금이 2억8,000만달러까지치솟자 테네시주의 한 공장 근로자들은 2만4,000달러 어치의 복권을 공동 구입했다.1달러짜리 복권을 사기 위해 최소한 2시간을 줄서서 기다리는 인내심도 발휘했다.한 여론조사 결과 복권에 당첨되면 90% 이상이 현재 직장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복권을 사는 사람들에게 “왜 사냐”고 물었다.그러자 “복권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준다.왜 사냐고 묻는 게 이상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미국 사회에서 1달러 복권은가끔 ‘종교적 신념’이나 ‘땀의 소중함’ 보다 더 큰 마력을 발휘한다. 백문일특파원 mip@
  •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

    “가장 한국적이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반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말에 박수를 치는 사람들에겐무척 반가울 책이 두 권 나왔다.토종 약초 전문가 최진규의 ‘약이 되는 우리 풀·꽃·나무(한문화)와 문화재 지킴이 손영학의 ‘한국인의 솜씨’(다 미디어 펴냄). 두 책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단순히 우리 것을 소재로 했기때문이 아니라 그 현장을 직접,발로 뛰면서 거둔 ‘수작업’이라는데 있다. ‘우리 풀…’은 ‘우리 시대의 약초꾼’인 지은이가 지난 30년 동안 전국의 산과 들을 누빈 결실이다.지은이의말대로 “피의 반은 수액(樹液)”이 될 정도로 자연과 한몸이 되고 “산과 물은 함께 숨쉬었”던 기록들이다. 책은 질환·증상별로 효험이 좋은 약초들을 소개한다.미리 준비해 두면 좋은 응급약초를 일러주면서 일반 약초들을 채취해 다듬고 보관하는 요령 등을 담았다.약초를 다룬탓에 ‘딱딱하다’고 미리 고개저을 필요는 없다.약초에얽힌 이야기와 속담,지은이의 경험들을 양념으로 버물렀기에 재미도 곁들였다. 그 중엔 어느 의약책에도 등장하지않는 약초도 나온다. 해안이나 갯벌,염전 주위에 자라는 ‘무명의 풀’ 함초에게 ‘변비 고치는 천연 식물소금’이라는 제 얼굴을 찾아준다.봄에는 콩팥·간질환에,가을엔 심장병에 좋다고 세세하게 설명한다.이는 발로 캐지 않고서는 건질 수 없는 것들이다.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식물 중에 약초 아닌 것이 없다”는 지은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민간요법’이라고 평가절하하는 것도 섣부른 판단일듯.저자 자신이전문 연구기관에 성분분석을 의뢰했고,한의사들과 함께 임상실험을 하면서 과학성을 갖추려고 힘을 쏟았다. ‘한국인의 솜씨’도 ‘육성’의 면에선 ‘우리 풀’ 못지 않다.10여년 동안 전국을 돌며 현장답사한 땀이 배어있다. 선비들의 기개와 멋이 배어있는 사랑방과 그 속을 채우고있는 내부 장식물,여인네의 섬세한 숨결이 담긴 누비와이불·베개,반짇고리,혼례 때 쓰던 목기러기,시골 구석 처마에 걸려 있는 멍석 등 무심코 지나쳐왔던 옛 물건들에게애정의 숨결을 불어넣는다.잊혀지거나 죽어가는 ‘솜씨’ 하나하나가 살아난다.눈에 뭐가 씌면 객관성을 잃고 주관적 탐미론에 흐르기쉽다.지은이는 여기서 벗어나 있다.이는 사라지는 전통 놀이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여실히 드러난다.“전통 놀이를살려야 한다”는 당위가 아니라 ‘놀이학’의 대가인 네덜란드 석학 요한 호이징가의 ‘호모 루덴스’나 그 후속편인 프랑스의 로제 카이와의 ‘놀이와 인간’의 담론에 기대 객관성을 갖춘다.뒷부분에 전국 박물관 주소와 소장품을 덧붙인 자상함도 돋보인다. 이종수기자
  • [전통을 지키는 사람들] 침선장 구혜자씨

    “한땀한땀 정성껏 이어지는 촘촘한 바느질에서 옷의 맵시가 살아납니다.” 바늘과 실을 벗삼아 옷가지와 온갖 생활용품을 만들어 왔던 우리 여인네의 솜씨는 침선장(針線匠)에 의해 고스란히 이어져오고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89호 침선장으로는 정정완(鄭貞婉·90) 할머니가 유일하다.그러나 정 할머니는 고령의 나이탓에 모든 솜씨를 며느리 구혜자(具惠子·60)씨에게 전수한채 후학들을 지켜보고 있다. 구씨는 95년 중요무형문화재 침선장 전수교육 보조자로 지정된 이래 시어머니의 장인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구씨가 침선에 관심을 갖게된 건 시어머니가 활옷이나 원삼(圓衫·왕비와 공주가 입던 예복이나 일반 여인의 혼례복),남자의 관복 같은 큰 옷과 수의(壽衣)를 마를 때마다 곁에서 도왔던 것이 계기가 됐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침선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시어머니가 침선장으로 선정된 88년부터였다.이때 나이 46살. 이때부터 바느질과 마름질 등을 골고루 섭렵한 구씨는 이제 장인의 반열을 넘나들고 있다.그의 침선세계는 스승인 시어머니를꼭 빼닮았다. 꼼꼼하고 튼튼하며 편안하고 점잖다.자연스러우면서 흐트러짐이 없는,그래서 더욱 멋스러운 양반가의 품위를 느끼게 하는 침선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옷의 형태나 바느질 기법에는 변칙없는 전통기법만을구사한다.치마저고리 한벌을 만드는데 보름이 걸려도 제대로 된 멋을 찾는데 혼신을 다한다. 침선의 전통을 전수하는데도 열심이다.서울시 전통공예전수회관의 침선공방에서 가정주부,대학생,직장인들에게 전통 침선의 세계를 가르치며 한땀한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특히전통공예건축학교 침선교실을 통해서도 매년 60여명의 학생들에게 우리의 침선을 전수해오고 있다. 구씨는 “기계화와 전문화로 이젠 주변에서 재봉틀마저 사라지고 있지만 우리의 전통 바느질법을 개발하여 좀더 과학화하고 발전,계승하는데 남은 생을 바치겠다”며 바늘끝에기를 모았다. 글·이동구기자 yidonggu@
  • [오늘의 눈] 2등급 가마고을

    때는 조선시대. 한양은 각종 물산의 집산지여서 팔도에서많은 사람들이 찾았다.사람들은 걸어서도 갔지만 가마를 타고 가기도 했다. 당연히 고을마다 가마를 운행하는 회사들이 생겨났다.조선팔도 동북지방 어느 고을에 ‘대한 가마’와 ‘아시아나 가마’가 있었다. 이들 가마 회사는 손님들을 태우고 한양을들락거렸다.가마마다 손님들로 넘쳐났다. 사단은 대한 가마에서 생겨났다.대한 가마는 한양을 들락거리면서 잦은 사고를 냈다.가마꾼들은 종로에서 과속을 일삼기도 하고 남대문 수문장의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내달리는 무모한 가마몰이로 한양 손님들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다. 한양 사람들이 많이 죽고 다치는 것을 보다 못한 조선 조정은 대한 가마가 속해 있는 고을을 ‘가마안전위험고을’(2등급)로 분류하겠다고 겁을 줬다.이 고을 관리들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양 사람들은 “‘빨리 빨리’를 좋아하는 고을 사람들이라 대책 마련도 빠르군”이라며 비웃었다.일부 사람들은 대한 가마가 사고를 자주 낸 것도 이 고을 관리들이 감독을철저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수군댔다. 한양의 가마전문가들이 이 고을을 찾아 가마몰이 관리·감독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고을 관리들은 이들을 환대했다. 날씨가 덥자 대형 부채를 들고 다니며 이들의 땀을 씻어주고 밤에는 기생집을 찾아 산해진미를 대접했다. 그러나 한양의 가마 전문가들은 돌아가자마자 이 고을을‘가마안전위험고을’로 발표해버렸다. 그러자 이 고을의 많은 관리들은 가마 회사 탓만 했다.가마 회사가 엽전에 눈이 멀었고,가마꾼들도 무리하게 가마를몰아 이런 낭패를 봤다는 것이다. 가마 회사들도 이번 발표로 가마몰이 횟수가 줄어들어 손해가 클 것이라고 한숨만내쉬었다. 하지만 이 고을 백성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렇다면 그동안 위험한 가마를 타고 한양을 오갔다는 말인가? 또당장 내년에 상암골에서 열리는 ‘조선팔도 격구대회’에타 고을 사람들이 대한 가마와 아시아나 가마를 이용하지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김용수 행정뉴스팀 차장 dragon@
  • 독자의 소리/ 보호관찰자 봉사활동에 감사

    경기도에서 5가구와 함께 유기농업을 하는 농민이다.비피해로 무너진 비닐하우스를 복구해야 하지만 그럴만한 일손과 여유가 없어 고민하던 차에 서울보호관찰소 지역 사회봉사센터에서 농촌일손돕기 봉사활동을 제의해 왔다. 범죄자를 구금하지 않는 대신 일정시간 동안 무보수로 사회에 유익한 봉사활동을 하도록 하는 제도라면서 부족한일손을 도와주겠다는 것이었다. 단 한명의 일손이라도 아쉬운 터라 좋다고 하였다.이후 5일간 매일 20명씩이 투입돼,무너진 비닐하우스 9개동을 철거하고 폐비닐을 정리했다.또 농수로 정비 작업 등 힘든일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도와주었다.이들은 5일동안 자신의 일처럼 땀흘려 일하고서도,오히려 보람있게 시간을보냈다고 감사의 말을 했다.이런 말을 듣자 자신을 한번돌이켜보게 됐다.범죄자라는 선입관 때문에 주저했던 내자신이 부끄러웠던 것이다.힘든 일을 즐겁게 해준 재소자여러분께 다시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조병근[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 [전통을 지키는 사람들] 옹기장 김일만씨

    소박하고 정겨운 한국인의 숨결을 느끼게 해주는 옹기.볕이 잘 드는 장독대를 묵묵히 지키는 옹기는 우리 생활의한 귀퉁이를 오랫동안 차지했다. 하지만 4계절 눈·비를 맞으며 한 집안의 먹거리를 지켜온 옹기들이 냉장고와 플라스틱 용기의 보급으로 자취를감추고 있다.한겨울 가족들이 먹을 김장을 옹기에 담아 땅속에 묻는 모습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경기도 여주군금사면 이포2리에서 오부자옹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일만(金一萬·60)씨는 전통옹기의 명맥을 잇고 있는 고집스런옹기장이다. 8남매중 맏이인 그는 90년대까지만 해도 네 형제와 함께옹기를 만들었다.그러나 광명단 옹기와 가스가마에서 대량으로 구워진 옹기에 밀리면서 형제들은 차례로 일을 접었고 지금은 김씨만이 아들들과 함께 여주 이포나루에서 전통옹기를 지켜가고 있다.초등학교 몇개월 다닌 게 학력의전부인 그는 “못배운 사람일수록 흙일이 쉽게 손에 잡히는 법”이라고 당당히 말할 정도로 이 일에 푹 빠져있다. 요즘은 대부분 전기작동 물레를 쓰지만 김씨는 아직도 수동식물레를 고집한다.수동식은 전기물레로는 빚을 수 없는 조형미를 살릴 수 있고 옹기의 질박한 맛도 더해지기때문이다. 김씨는 가마도 옛 전통가마를 쓴다.높은 온도를 쉽게 얻고 일정 온도를 유지하기 쉬운 가스가마에 비해 장작가마는 불의 온도를 맞추는 일이 매우 힘들다.참나무로 3일,다시 소나무로 하루,이렇게 4일간 꼬박 불을 지펴야 하나의옹기가 완성된다. 김씨가 만든 옹기는 광명단 옹기에 비해 겉모습은 투박하지만 저장한 음식의 발효와 부패방지에 탁월한 기능을 발휘하고 내구성과 공기 투과율도 높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값도 20ℓ 항아리를 기준으로 가스가마 옹기가 3만원인데비해 4만∼5만원으로 다소 비싸다.김씨는 “옹기는 거짓없이 오직 땀으로 빚어야 비로소 숨을 쉰다”며 “앞으로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에 맞는 생활토기를 만들어 보급할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주 김병철기자 kbchul@
  • 여름출산 몸조리 요령

    부득이하게 여름출산을 하게 된 경우 현명하게 산후조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최은미 꽃마을한방병원 부인3과 과장은 “찬물에 손을 담그거나 찬바람을 쐬었을 경우 산후풍의 여러 가지 증상들이나타난다”면서 “신경을 쓰지 않을 경우 허리와 무릎이 쑤시고,발목과 손목이 시큰거리고,어깨가 심하게 결리거나 뒷목이 당기고,빈혈이나 두통,메스꺼움,식욕 부진,불안,산후우울증,손발 시림 등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산후조리 방법은 계절에 상관없이 뜨끈뜨끈한 방에서 두꺼운 이불을 덮고 땀을 내는 것이지만 이것은 잘못알려진 것이다. ”너무 더운 방에서 땀을 많이 내면 수유를 하는 산모가탈진할 위험이 있고 오히려 허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 최과장의 설명이다.출산 후 1주일 뒤부터는 따뜻한 물로 전신샤워를 해도 상관없다.물론 머리를 감아도 된다. 여름엔 누구나 보양식을 찾는다.그만큼 여름나기가 어렵다는 반증이다. 산후엔 미역국을 비롯하여 고단백 보양식을 많이 먹게 되는데,여름철이라 입맛을 잃은 산모에겐 음식이 무엇이든 ‘먹는 일’ 자체가 고역이 될 수 있다.이럴 땐 평소 즐겨찾던 음식으로 기분을 바꾸어보는 것도 괜찮다. 흔히 전통적인 산후 보양식으로 가물치와 잉어를 먹는다. 그러나,가물치와 잉어는 한방 측면에서 볼 때 냉한 음식에속하기 때문에 산후조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한의사들이 얘기다.또 산후 부기를 빼는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호박도 출산 직후 생리적으로 기능이 증가되어 있는 신장에 이뇨를 촉진시키는 결과를 낳아 몸에 무리를 주기 쉽다. 유상덕기자
  • NGO/ 환경단체들 여름나기

    국내 대표적인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의 여름나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70여명의 활동가들이 일하는 서울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연일 낮기온이 30도를 넘지만 어디를 둘러봐도에어컨은 없다.선풍기 몇 대만 덜덜 거릴 뿐이다. 모두들 여기 저기 흩어져 흐르는 땀을 부채로 식히며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회의를 하고 있다.환경운동을 하는 곳이라지만 더위가 짜증스러울텐데 누구도 인상을 찌푸리지 않는다. 박경애 간사는 “자연상태 그대로 더위를 이겨내는 것은환경운동가로서 가져야할 최소한의 생활원칙”이라면서 “오히려 모든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겨울에도 사무실 난방을 하지 않고태양열 광전지와 털외투에 의존한 채 근무했었다. 박 간사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닥치기 전인 지난달 2일 70여명의 간사들을 상대로 ‘사무실 냉방대책’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부분이 ‘문제없다’고 응답해 놀랐다고귀띔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보다 많은 창문을 열고 3층 천정 보수공사를 통해 통풍이 잘 되는 방식으로 실내 공기를 식히고 있다.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에 자리잡은 녹색연합은 중앙 공급식으로 이뤄지는 냉방시스템으로 인해 특색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녹색연합으로서는 다소 체면이 구겨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공간이 지나치게 협조한 탓에 찜통 사무실이기는마찬가지다.복도가 훨씬 시원하게 느껴진다. 지난해 여름에는 환경단체의 사명감을 발휘,냉방온도를 조금 높여달라고 요구했다가 다른 입주업체와 단체들의 항의에 부딪혀 좌절되기도 했다. 녹색연합 김타균(金他均) 정책국장은 “더위는 물론 산소부족까지 느껴질 때도 있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없다”면서“중앙냉방은 어쩔 수 없지만 선풍기만이라도 사용하지 말자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 미혼모 아기 돌보며 “봉사로 무더위 잊어요”

    “더위요? 천진난만한 아기들의 웃음을 보면 싹 가셔요.” 9일 낮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대한사회복지회(회장 金明禹) 산하 서울영아일시보호소는 ‘1일 보육사 체험’에 참가한자원봉사자 12명의 웃음으로 가득 찼다. 자원봉사자들은 태어난지 1주일에서 4개월 된 아기들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분유를 먹이며 달래느라 정신이 없었다. 새 기저귀를 차고 우유병 꼭지를 입에 머금은 아기들이 울음을 뚝 그치자 땀을 흘리며 안간힘을 쓰던 자원봉사자들의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다. 지난 2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츠치야 나츠에(土屋奈津江·27)는 “평생 한국에서 살게된 외국인으로서 틈틈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속상했는데 인터넷을 통해 1일 보육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너무 기뻤다”면서 “봉사활동에는국경이 있을 수 없다”며 활짝 웃었다. 직장에 휴가를 내고 참가한 고설화(高雪花·26)·선옥(善玉·23) 자매는 “대한사회복지회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있는미혼모들의 글을 보고 너무 가슴이 아파 참가했다”면서 “아기들의 웃음이 너무도 밝아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말했다. 중 3학년과 초등 6학년 딸을 둔 주부 한경희(韓京姬·39·경기도 시흥시)씨도 “아기들의 재롱에 더위가 싹 달아나 따로 피서를 갈 필요가 없겠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대한사회복지회(www.sws.or.kr·02-567-8814)는 미혼모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보육사 체험행사를 마련했다. 체험행사 지원자들이 200명을 넘어섬에 따라 선착순으로 20대 이상의 여성들을 보육사로 뽑았다.자녀들이 장성한 주부들도 많았고 남성 지원자도 제법 있었다.주말에 봉사할 수있는 기회를 달라는 직장인들도 많았다.이날 1일 보육사 체험행사에 참가한 직장인과 대학생,주부 등 32명은 서울 암사재활원,의정부영아원 등 대한사회복지회 산하 전국 5개 기관에 흩어져 봉사활동을 펼쳤다.암사재활원으로 간 4명의 보육사들은 24시간 봉사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영아일시보호소 박정규(朴貞圭·47·여) 소장은 “보호소를 거쳐가는 미혼모의 아기들이 연간 900여명에 이르지만국내 입양은 7% 정도에 그치고 있다”면서 “미혼모는 점점늘고 있으나 영아보육시설은 한정돼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10대 미혼모는 자신이 낳은 딸을 보호소로 보내며 사회복지회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너를 처음 본 순간 모든 산통을 말끔히 잊어버렸단다…널 보내는게 너무가슴이 아파 정을 주지 않으려고 너의 이름도 짓지 않았단다…아가야 더할 수 없는 사랑으로 너를 사랑한다.’전영우기자 anselmus@
  • 김대통령 사랑의 집짓기 현장 격려방문/김대통령.카터 대화록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6일 충남 아산시 도고면 ‘사랑의 집짓기(해비태트)’ 현장을 방문한 뒤 인근 온양 그랜드호텔에서 카터 전 미국 대통령,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대통령 등 참석자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김 대통령은 오찬사에서 “해비태트 운동은 집짓기를 통해 가정을 일으키자는 운동”이라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인종과 국적, 남녀노소 구분없이 모두 하나가 돼 땀을 흘리는 모습이 그 얼마나 아름다우냐”고 치하했다.이어 “서민들의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년 중 전국적으로 15만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김대통령·카터 대화록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6일 ‘사랑의 집짓기’ 현장 참석차 우리나라에 온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접견하고남북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다음은 대화록. ■김 대통령:카터 전 대통령이 나를 존경한다고 했는데 얼마나 나를 존경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보다 훨씬 더 카터전 대통령을 존경한다. ■카터 전 대통령:북·러 정상회담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느냐. ■김 대통령:자신있게 얘기하기 어렵지만 한 가지 분명한것은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대미 관계에서 원하는 것은 클린턴 행정부와 합의한 내용에서 출발하자는 것으로 보인다.우선 서로 적대하지 않고 경제적 협력을 하며 국제사회에서 상호협력하고,미사일 문제 등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카터 전 대통령: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미국 정부는 언제어디서든 북한을 조건없이 만날 것이라고 한 말을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다음에 부시 대통령을 만나면 북한에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더 깊이 알아보고자 한다.내 생각으로는 미국과 북한이 워싱턴과 평양에 총영사관이나 연락사무소 같은 것을 개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생각한다.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하고,통일을 위한일관된 노력에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자외선이냐 ‘자해’선이냐

    ■햇볕과 건강. 무역회사에 다니는 K양(25·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은 최근친구들과 함께 수영장을 찾았다.강한 햇볕에 화상을 입을까봐 온몸에 자외선 차단제를 두껍게 발랐다.그럼에도 3∼4시간 물놀이를 하고 나오자 피부가 벌겋게 타 있었다.저녁에집에 돌아온 뒤에도 등이 따끔따끔해 잠을 잘 수가 없어 이튿날 병원 피부과를 찾았다. 담당의사는 치료를 하면서 “수영장에서 일반자외선 차단제를 쓰면 물에 씻기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차단제를 써야한다”는 조언을 했다. 10여년전부터 마른버짐 때문에 고민했던 P씨(56·서울 노원구 하계동)는 자연광을 쬐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일광욕을 오래 하다 화상을 입었다.그는 온몸에 붉은 반점과 통증이 발생해 요즘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구름 한점없이 푸른 하늘에서 내리쬐는 강렬한 태양.잠시만 햇볕을쬐어도 피부가 화상 등을 입을 수 있다. 계영철 고대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자외선은 태양광의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것으로 파장이 320∼400㎚(10억분의 1m)인 A형,290∼320㎚인 B형,200∼290㎚인 C형 세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A형은 피부표피를 통해 진피에 닿아 피부를 검게만든다”면서 “이 광선을 오래 쬐면 피부에 주근깨나 기미,검버섯 등이 생긴다”고 경고했다.한때 염증 치료에 효과가 좋다고 해서 환영받기도 했으나 최근 진피의 탄력섬유를 파괴하는 등 피부노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것이 A형이다. B형은 피부 표피에서 대부분 흡수된다.계 교수는 “B형은화상을 일으켜 피부를 발갛게 하고 강한염증과 수포까지 일으킨다”면서 “이 빛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피부암 발생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C형은 생명체에 치명상을 입히는 악성이지만 오존층 덕분에 지상까지 전달되지는 않는다. 그는 “그러나 자연광에 적절하게 노출되면 체내에서 비타민 D의 전구물질을 만들어 비타민 D를 합성케 하는 등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허충림 경희의료원 피부과 교수는 “선탠은 피부가 자외선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위해 멜라닌 색소를 추가적으로 생성하는 과정으로 일종의 피부보호현상”이라면서 “수영장이나해수욕장에서의 무분별한 선탠,피부관리실의 태닝부스(Tanning Booth)에서 피부를 검게 그을리는 행위는 피부의 노화를 촉진하고 피부암 발생의 요인이 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유상덕기자 youni@. ■자외선 피해 예방·치료. 자외선 노출에 의한 화상이나 피부손상 등을 예방하려면햇볕이 강렬한 오전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가능한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허충림 경희의료원 피부과교수는 “햇볕이 내리쬘 때는 챙이 넓은 모자,긴소매 셔츠와 바지,초록·노랑·빨강·검정등 진한 색의 옷을 착용하고 햇볕에 노출되기 15분전에 SPF 15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된다”고 말했다. 계영철 고대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손쉬운 방법은 자외선 차단효과가 있는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안과학회 연구에 따르면 어부들 가운데 눈을보호해 주지 않은 사람들은 선글라스를 쓰거나 챙이 넓은모자를 쓴 사람에 비해 백내장 위험이 3배나 높게 나타났다”면서 “챙이 넓은 모자는 눈에 들어가는 자외선의 50%를막아 주었으며 선글라스는 눈을 그보다 더 잘 보호해 주는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허 교수는 “가벼운 통증만 있는 1도 화상의 경우 자가치료가 가능하다”면서 “냉수,찬우유 등으로 냉찜질을 하거나 전신목욕을 하고 오일을 바르면 증상이 다소 완화되며콜드크림 등의 피부연화제가 피부 건조와 피부의 붉은 반점을 억제할 수있다”고 말했다. 수포가 생긴 경우는 2도 이상의 화상이 발생한 것으로,수포를 터뜨리지 말고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유상덕기자. ■올바른 선탠 방법. 많은 사람들이 건강색이라며 구릿빛 피부를 가지려 여름에 선탠을 한다.하지만 잘못 태우면 오래도록 고생하기 때문에 적절한 요령에 따라 해야 하다.특히 하루만에 갈색 피부를 만들려는 욕심은 금물이다.금세 살갗이 벗겨질 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외선이 강한 오전11시∼오후3시를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첫날은 15분을 넘지 않도록 하고 매일10분씩 늘려가야 한다.하루 50분이상 태워서는 안된다. 선탠을 하더라도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것이 필수이다.선크림은 골고루 퍼질 수 있는 밀크 타입이 좋고 땀이나 물에 강하고 지속성이 높은 제품을 고른다.작렬하는태양 아래서는 SPF 40이상 되는 제품을 발라야 한다.선탠후에는 미지근한 물과 보디 클렌저 등을 이용해 깨끗이 샤워,피부를 안정시키고 필요한 수분을 공급해줘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 구입 요령. 자외선의 차단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SPF(Sun Protection Factor·자외선 차단지수)이다. SPF의 수치가 높을수록 햇볕이 더 잘 차단된다. 그러나 SPF의 수치가 높을 경우 차단효과는 좋지만 피부에 발랐을 때 느낌이 좋지 않고 자극성 접촉 피부염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보통은 야외생활을 하더라도 SPF 수치가 15정도면 충분하다.광과민성 질환이 있을 때는 예방목적으로 SPF 25이상의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판중인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 가운데 주로 B형을 막는 것이어서,일광화상은 방지해주지만 자외선 A형의 침투는막지 못한다.따라서 피부노화 등이 걱정되면 반드시 A형의차단효과를 확인하고 구입해야 한다.단 A형 차단제는 값이비싸고 시중에 많지 않다.
  • 여전사 안젤리나 졸리 따라하기 열풍

    “나 여자야.그래서 뭐?”. 여성스러움의 극치를 이루는 완벽한 몸매,착 붙는 상의와핫팬츠,자연스러운 화장에 길게 땋은 머리.영화 상영내내옹졸하고 비겁한 남성들을 때려 눕히는 ‘툼 레이더’의 안젤리나 졸리는 역대 여전사와 달리 날아갈 듯 우아하다. 안젤리나 졸리의 자연스럽고 당당한 모습이 요즘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안젤리나 졸리 풍의 몸매,패션,화장 따라잡기 열풍이 불고 있다. ◆몸매 다듬기. 회사원 이지영씨(26·서울 양천구 목동)는 167㎝에 55㎏의 날씬한 몸매이지만 지난 7월부터 회사근처 헬스클럽에서근육질의 몸매를 만들고 있다.박씨는 “살을 빼려는 것이아니라 건강하고 단단한 몸을 만들고 싶다”면서 “올 여름 젊은 여성들에게는 마른 몸보다는 안젤리나 졸리처럼 굴곡있는 탄탄한 몸매가 인기다”고 말했다. 남자들의 미에 대한 기준도 바뀌고 있다.회사원 박형기씨(29·경기도 분당)는 “빼빼마른 여자는 연약해 보여서 부담스럽다”면서 “남자 못지 않은 체력을 갖춘 균형 잡힌 몸매의 여성이 요즘 더 인기”라고말했다. 캘리포니아 휘트니스 센터의 주금정씨는 “불과 1년전만해도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는 여성들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역기를 드는 여성들도 많다”면서 “다이어트의 개념이 마른몸매 만들기에서 건강한 몸매 만들기로 급변했다”고 말했다. 각 헬스클럽은 이런 여성고객을 잡기 위해 재즈댄스교실,허벅지·복부 살빼기 교실 등을 열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패션 따라하기. ‘에일리언’의 시고니 위버,‘G·I 제인’의 데미 무어,‘롱 키스 굿 나잇’의 지나 데이비스로 이어지는 역대 여전사들이 딱딱한 밀리터리룩이나 누더기를 걸치고 나와 패션계의 외면을 받았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안젤리나 졸리의 섹시하고 간편한 복장이 여름철 대인기이다. 서울 신세계 백화점 여성 캐주얼 브랜드 ‘서스데이 아일랜드’의 숍마스터 박현미씨(29)는 “몸에 꼭 맞는 민소매상의가 지난해보다 2배이상 출시됐다”면서 “특히 핫팬츠는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는 이런 옷을 날씬한 젊은 여성들만 입었지만 요즘에는 30대 주부들도 많이 찾는다”고 덧붙였다. ◆화장 따라하기. 피부결이 보일 정도로 투명한 얼굴 화장에 도톰한 분홍색입술.긴 속눈썹이 인상적인 졸리의 자연스런 화장 또한 인기이다.여름철에 흘러내리는 땀과 자외선 때문에 두터운피부화장을 했던 것은 옛말. 대학생 정지숙씨(22·인천시 부평)는 “여드름과 주근깨가 있지만 두껍게 화장하지 않는다”면서 “요즘에는 두껍게화장을 하면 촌스럽다고 한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의 성유진씨는 “베이지와 분홍 등 자연스러운색깔의 립스틱 판매량이 지난 봄에 비해 30%정도 증가했다”면서 “요즘에는 잡티가 다 보일 정도의 옅은 피부화장에 입술선을 그리지 않고 촉촉하게 입술표현을 하는 것이 유행이다”고 말했다. 이런 유행을 반영하듯 올 가을을 겨냥해 나온 각 회사의색조 화장품도 엷은 갈색,베이지 등 부드럽고 은은한 색이주를 이룬다. 태평양 미용연구팀의 박종달대리는 “화장품은 패션을 많이 따라간다”면서 “올 가을 화장품 색 또한 여름의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색조화장의 분위기를이었으며 특히 한가지 색으로 눈매를 가볍게 표현하는 원칼라 아이섀도우가 유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클릭 2002 월드컵] 이연택 월드컵조직위 공동위원장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개막일이 4일로 꼭 300일을 남기게 됐다.막바지 준비상황을 지휘하고 있는 이연택 월드컵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의 집무실을 찾아 준비 현황 전반에대한 설명을 듣는 한편 월드컵대회 기간중 안전을 책임질경찰특공대원들의 땀 냄새 물씬한 훈련 현장을 둘러보았다. ■월드컵이 1년도 안남았습니다.요즘 가장 신경 쓰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남은 300일은 결코 여유 있는 기간이 아닙니다.준비를 착실히 해왔기 때문에 별다른 우려는 없지만차질 없는 경기장 건설,우수한 자원봉사자 선발,완벽한 훈련캠프 준비 등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얼마전 월드컵 리허설로 대륙간컵 대회를 치렀습니다.어떤 평가를 내렸습니까. 조직위 자체평가 결과 경기장 등 하드웨어 분야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크고 작은문제점이 발견된 게 사실입니다.그러나 현장 경험을 통해자신감을 갖게 됐고 여러가지 좋은 경험을 하는 등 수확이많았습니다. ■9월에 시작될 입장권 2차판매에 대해 자신하십니까. 사실1차판매는 다소 부진했습니다.높은 가격,예약문화 미정착,관람 대상국가 미확정 등이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새로운 판매전략을 수립한 상태이며국제축구연맹(FIFA)과도 실무적인 협의를 진행중입니다. ■공식 공급업체 선정작업이 늦어지고 있는데. 절반인 3개업종만 선정돼 6개 업종을 모두 확보한 일본에 비해 늦어지고 있습니다.국내 경기의 전반적 침체와 일본의 10분의1에불과한 경제규모가 원인입니다.그러나 3개 업종을 통해 목표수입 500억원 중 400억원 정도를 확보했기 때문에 그나마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어쨌든 나머지 3개 업종 선정을 곧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준비상황 전반을 일본과 비교할 때 각각 어떤 점수를 주시겠습니까. 정확한 비교평가는 어렵습니다.일본은 사회기반시설과 경기장 건설 진척도,숙박시설 등에서 앞서 있습니다.반면 우리는 경기장 관람여건,기념주화를 통한 수익증대사업,자원봉사자 확보 등에서 앞서 있습니다. ■일본 역사 교과서 문제로 여러 분야의 한·일 교류가 영향받고 있습니다.양국 조직위간 협력관계에 문제는 없습니까. 조직위간협조관계가 잘 유지되고 있고 대회 개최에도지장이 없을 것으로 생각되나 이 문제가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 걱정스럽습니다.월드컵공동개최가 양국간 현안을 순조롭게 해결하는데 기여하기를바랍니다. ■일왕의 월드컵 개막식 참석이 물건너갔다는 시각도 있는데. 일왕의 방한 문제는 원칙적으로 양국 정부간에 논의돼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하나 현재의 역사 교과서 문제 등이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아직 정부간에 공식적으로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조직위는 정부 방침에 따라 상응한 조치를 취할것입니다. ■‘공동개최에 공동위원장’이란 말로 표현되는 우려가 여전합니다. 기본 인프라가 유럽 등에 비해 뒤지는 우리는 더많은 과제와 행정업무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공동위원장제는 이처럼 방대한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동시에 두사람의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선택한 방안인 것으로알고 있습니다. ■월드컵은 올림픽과 달리 단일종목으로 치러지는 만큼 열기가 집중되기 때문에 성적이 나쁘면 오히려 국민통합을 해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프랑스가 월드컵 우승으로국민통합을 이룬 것은 좋은 사례입니다. 경기력 문제는 축구협회의 고유업무이지만 정부에서도 필승대책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전용훈련장 마련과 예산지원 등 측면지원을 하고있습니다. ■조직위는 문화월드컵을 강조하고 있는데 차별화 전략은. 준비기간을 통해 미리부터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본선 조추첨,개막식 전야제,개최도시별 전통예술 공연 등이 그 대상입니다.개막식에서는 우리 첨단 IT와 문화예술을 접목해 문화한국의 이미지를 한 차원 높게끌어올릴 계획입니다. ■당부 말씀은. 우리가 월드컵을 유치한 목적은 성공 개최를 통해 국가발전을 이루기 위한 것이었습니다.개최도시는세계적 도약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국민모두는 개개인이 월드컵 무대의 주인공이라는 마음가짐을가지고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합니다. 박해옥기자 hop@. ●여름잊은 경찰특공대. ‘월드컵 경기장의 안전은 우리가 책임진다.’ 월드컵축구대회가 3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회 경비와 보안을 책임진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특공대원들의 땀방울도 점점 굵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사당동 남태령 고개에 있는 경찰특공대본부 사격장.3명의 여경 특공대원을 포함한 경찰 특공대원들이 ‘일격필살(一擊必殺)’의 자세로 사격훈련에 임하고있다. 표적을 등지고 섰다가 사격신호와 함께 재빨리 돌아서 지름 10㎝의 표적을 1초만에 명중시켜야 하는 회전사격,1초만에 사라지는 표적 12개를 뛰고 구르며 순식간에 쓰러뜨리는자동화사격이 주된 훈련대상이다.사격장에 긴장감이 감돌아서 인지 금속성 총성이 더욱 귀청을 울렸다. 대원들은 7개의 작은 방을 조심스럽게 뒤지다 불시에 튀어나오는 표적들을 제압했다. 테러범들은 불과 3분만에 간단히 진압됐다. 캐비닛 안,책상 밑,소파 뒤 등 어디에 표적이 숨었는지 알수 없지만 동물적인 감각이 한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다. 테러범 모습의 표적이라도 총을 들고 있지 않으면 인질로간주돼 총을 쏘아서는 안된다.장애물 6단계를 소리없이 통과해야 하는 장애물 극복훈련에서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속출했다. 2m20㎝ 높이의 담을 뛰어 넘은 뒤 곧바로 11m 높이의 굴뚝을 줄을 타고 오른다.레펠로 내려오면서 3m 가량 떨어진 건너편 건물 지붕으로 뛰어 넘었다.몸에 부착된 휴대장비 17종의 무게가 40㎏을 넘지만 대원들의 몸은 사슴처럼 날렵하고 잡음도 없었다. 대원들은 3개의 건물 지붕을 수색한 뒤 높이 2m 길이 5m의지하 하수도를 통과했다.가스배관을 타고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표적을 제압한 뒤에야 숨소리가 커졌다. 종합훈련이 끝나면 개인 장비를 손질하고 체력단련에 들어간다.특공대 뒷산에 조성된 2.5㎞의 산악 구보길에는 외나무다리,통나무,늘임줄 등 20여종의 장애물이 설치돼 있다. 매일 오전 실전처럼 이뤄지는 특공무술 훈련도 빼놓을 수없다.전투화를 신은 채 남녀 간에 사정없이 발차기를 했다. 경찰특공대는 이미 완공된 수원,대구 경기장은 물론 공사중인 전국 10개 월드컵 경기장 주변을 헬기로 돌며 주변 지형을 익히고 있다.어디에 무엇있는지 이제는 눈감고도 훤하다. 지난해 4월처음 선발된 여경대원 10명의 임무는 항공기납치사건이 발생하면 항공기 여승무원으로 위장해 테러범을제압하는 것 등이다. 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여경 특공대원이 된 맏언니 김혜선(29) 경사는 “남자들도 힘들어 하는특공 훈련이지만 세계적으로 큰 잔치인 월드컵의 안전을 내가 책임진다는 각오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복권 열풍으로 전국이 ‘후끈’

    복권당첨 확률은 400만분의 1.날아가는 비행기가 추락할확률과 맞먹는다고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25억원짜지 복권 당첨자가 탄생(대한매일 7월31일자 1면 보도)하면서 시중에 ‘복권 열풍’이 뜨겁게 불고 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의 김(37)모씨가 지난달30일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발행한 이벤트성 ‘플러스플러스복권’ 1·2·3등에 연속 당첨돼 국내 복권발행 사상 최고액인 25억원을 타내면서 복권판매량이 급신장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복권사업단 양윤모(梁允模) 영업팀장은 “지난 5월 발매된 플러스플러스는 그동안 일주일 판매량이 400장 수준에 그쳤다”면서 “그러나 25억원 짜리복금당첨자가 탄생한 뒤 복권이 잘 팔리지 않는 하절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 하루 판매량이 100만장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너도 나도’ 복권 사기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1일에는 인터넷사이트에서 제62회 또또복권을 구입한 20대 네티즌 2명이 각각 1·2등에 당첨돼 각각 5억원과3억원의 복금을 거머쥐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복권시장 규모를 2000년 5,000억원보다20% 늘어난 6,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최근 뜨고 있는‘복권붐’으로 복권시장 규모는 이를 훨씬 웃돌 것이란전망이다. 주택복권의 경우 지난해 2,636억원에 이어 올해 3,083억원의 복권을 발행할 계획이다.주택은행 복권사업팀 한희승(韓熙承) 대리는 “금년들어 조금씩 복권 경기가 살아나고있는 가운데 여기저기 고액 복금이 터져 수요가 더욱 증가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복권의 모두 14종류.1등 당첨금은 1억원에서 10억원까지 다양하다.이 가운데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발행하는 ‘플러스플러스복권’이 10억원으로 가장 많다. 복권 발행기관들은 복금액을 더 높이기 위해 연번호 당첨방식을 사용하고 있다.예컨대 1등 당첨보호의 앞·뒤 번호를 2등 당첨번호로 정해 여러장을 한꺼번에 사면 1·2등에모두 당첨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그러나 복금액이지나치게 커지는 등 최근의 복권열풍에 대해서는 사행심을조장하고 땀흘려 일하는 다수의 사람들에게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점을 들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주현진기자 jhj@
  • 패션계 거장 진태옥씨와 딸 노승은씨

    “리허설 때도 커튼을 닫고 어머니께 보여드리지 않아요.아직도 어머니는 저에게 거대한 산과 같은 분이세요.”지난 25일 서울 신사동에서 패션쇼를 마친 디자이너 노승은씨의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하다.유난히 더운 날씨 탓도 있겠지만 진태옥이라는 패션계 거장을 어머니로 둔 그는 어머니가 지켜보는 패션쇼가 여전히 부담스럽다. “딸의 디자인을 보고 지적하거나 조언하지 않습니다.그러면 오히려 혼란스러워해요.스스로 자기만의 것을 찾도록 가만히 지켜볼 예정입니다.” 긴장으로 얼굴이 붉어은 딸 옆을 지키는 진태옥씨는 평범한 어머니들처럼 조용히 손님을 맞았다.그는 가급적 딸의 옷에 대한 평가를 삼가했다. “어렸을 때 어머니를 따라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생각을 전혀 한 적이 없어요.” 패션쇼가 끝나고 잠깐 가진 인터뷰에서 노승은씨의 대답은뜻밖이다. “디자이너는 단지 엄마의 직업이라고 생각했어요.어머니가 만들어주는 예쁜 옷이 좋았지만 저는 치과의사가 되고 싶었어요.그래서 반대를 뿌리치고 미국 하와이대에서 의대과정에 입학했습니다.” 이때부터 진태옥·노승은 모녀의 줄다리기는 시작된다. 진태옥씨는 “뉴욕에 있는 패션학교에 보내기위해 2년동안실랑이를 했습니다.아무리 설득해도 고집을 안 꺽는 거예요. 억지로 뉴욕으로 데리고 와서 이곳저곳 백화점을 데리고 다니면서 다양한 종류의 옷을 보여주었습니다.단순히 디자이너가 옷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화를 선도하는 직업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면서 어려웠던 설득과정을 털어놨다. 세련되고 아름다운 뉴욕의 패션에 넋을 빼긴 노승은씨는 하와이대를 그만두고 뉴욕의 FIT 패션학교에 입학했다.학교를졸업한 뒤에는 ‘진태옥’ 뉴욕지사에 입사해 수련을 쌓았다. “지금 생각하면 어머니가 제 적성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디자이너의 직업이 너무 재미있어요” 이제 어느정도 연륜이 쌓인 그에게 치과의사가 되겠다고 고집을 부렸던 지난날은 단순한 추억일 뿐이다. “어머니가 패션계 거장이었던 것이 제게 도움이 안됐다고말하면 거짓말이지요.반면에 항상 어머니에게 누가 되는 것은 아닐까? 진태옥 딸이 잘못한다고 손가락질 당하는 것은아닐까?하고 고민했던 것도 사실이예요.이제 어머니의 그늘을 벗고 당당하게 일하고 싶어요.” 노씨는 지난 96년 ‘노승은’ 브랜드를 선보이면 홀로서기를 시작했다.진씨는 딸의 홀로서기가 다소 아쉬웠다.‘진태옥’브랜드의 대를 잇는 디자이너로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이있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자신만의 특별한 패션세계를 구축해가는 딸을 보면서 날개를 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겠다고 느꼈다. 진태옥씨는 “‘진태옥’이라는 브랜드로 딸을 압박하고 싶지 않다”면서 “딸과 당당한 경쟁자이자 동업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잘나가는 모녀 디자이너들. 이신우·박윤정,이영희·이정우,김행자·박지원 등은 모두 모녀 디자이너이다. 우리나라에는 이들같이 모녀관계 디자이너가 유난히 많다. 딸이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아 자연스레디자이너의 길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디자이너 2세들은 디자인 전문학교인뉴욕의 ‘FIT’,‘퍼슨스’ 또는 파리의 ‘S모드’에서 디자인을 배운다. 그들은 어머니의 영향력이 디자이너로서 헤쳐나갈 길을쉽게 만들어주고 가장 중요한 고급 인맥을 쉽게 형성할 수있게 해주기 때문에 다소 쉬운 길을 걷는다. 그러나 딸이 어머니의 브랜드를 잇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머니 회사에서 어느정도 수련을 쌓은 뒤 자신만의 독립된 브랜드를 갖는다. 패션계 관계자는 “어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반동이 크기 때문에 패션 스타일이 많이 달라진다”면서 “어머니의 일에 대한 지나친 참견때문에 일에 관한한 사이가 아주 안 좋은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모녀 디자이너들은 패션쇼를 하기전 새로운 의상스타일이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자기 어머니나 딸의안부를 물어봐도 대답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아 궁금증을자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반대로 서로를 잘 활용하는 모녀 디자이너도 있다. 김행자·박지원 모녀는 같이 패션쇼를 열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도한다. 서로의 패션에 조언을 아끼지 않고 서로를 홍보에 활용해좋은 사이를 과시하는 모녀가 이들이다. 이송하기자
연관검색어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