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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end inside] 전국 사회인 야구팀 바람

    [Weekend inside] 전국 사회인 야구팀 바람

    토요 휴무일인 지난 17일 오전 충북 청원군 가덕면의 단재연수원 야구장. 충북도청 직원들로 구성된 야구단 회원들이 공격과 수비 연습에 한창이다. 배트로 치고 글러브로 받는 모습은 어설프지만 자세는 상당히 진지하다. 멋스러운 유니폼에 제대로 갖춰진 장비 등 멀리서 보면 여느 프로팀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한때 두산베어스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하다 지금은 사업을 하고 있는 김명구씨를 총감독으로 선임하는 등 갖출 것은 다 갖췄다. 충북도청 야구단이 창단한 것은 2009년 7월. 연예인들로 구성된 ‘천하무적’ 야구팀을 초청해 청주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를 정도로 야구에 흠뻑 빠진 마니아들이 뭉쳤다. 하지만 야구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규격을 갖춘 야구장을 구하지 못해서다. 이날도 단재연수원 야구장을 전용연습장으로 쓰고 있는 청주고등학교 야구부의 양해를 얻어 간신히 연습을 했다. 고행준(사무관) 야구단 회장은 “푸른 하늘을 보면서 땀을 흘리다 보면 일주일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훨훨 털 수 있다.”면서 “그런데 주말마다 야구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서 보은까지 가서 야구를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사회인 야구팀들의 야구 열풍이 전국적으로 뜨겁다. 충북에만 야구연합회에 등록된 팀이 185개다. 회원수도 5000여명에 이른다. 전국에 등록된 팀은 5000여개. 등록을 하지 않고 활동하는 팀들도 상당수다. 그럼에도 야구 경기를 할 수 있는 곳은 충북에 단 10여곳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자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야구장 건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23일 충북도에 따르면 보은군이 2014년까지 보은읍 이평리 보은공설운동장 앞 24만 5000㎡ 부지에 야구장 등으로 구성된 스포츠파크를 조성한다. 야구장에는 천연잔디가 깔린다. 군은 내년 4월까지 실시설계를 마치고 10월에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진천군은 초평면 용정리에 도비와 군비 등 총 8억원을 들여 내년 3월까지 야구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군은 내년에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전광판과 조명시설도 설치할 예정이다. 음성군은 98억원을 들여 2013년부터 조성할 감곡생활체육공원 안에 야구장을 짓기로 하고 현재 설계용역 중에 있다. 청원군은 건설부지를 물색 중이다. 청원군 문화체육과 김순섭 주무관은 “야구장을 지어 달라는 민원이 수시로 접수되고 있다.”면서 “마땅한 부지만 찾으면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청주시와 공동으로 야구장을 지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남 나주시는 김성한 전 기아타이거스 감독과 손을 잡고 80억원을 들여 2013년까지 지석강변 일원 10만㎡ 부지에 야구장 4개면을 건립한다. 충북도는 야구 동호인 3000명이 서명한 민원이 접수돼 지난해 청주시 상당구 주중동에 야구장 2개면을 지었다. 동호인들의 요구와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짭짤하다는 것도 지자체들이 야구장 건설에 적극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다. 전남 강진군이 100억원의 민간자본을 유치, 2009년 7월 도암면 학장리에 야구장 4개면과 숙식시설을 갖춰 개장한 강진베이스볼 파크는 연간 4만여명이 이용한다. 이 중 80%가 다른 지역 사람들이다. 보통 1박2일 또는 2박3일씩 머물며 야구를 하고 관내 관광도 즐겨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 사용료는 야구장 1개면(2시간 30분)에 55만원. 연중 각종 사회인 야구대회도 잇따라 열리고, 강진군의 따뜻한 날씨로 인해 프로야구 선수들의 전지훈련도 이뤄진다. 베이스볼파크 때문에 강진군은 야구인들 사이에서 ‘사회인야구의 메카’로 불릴 정도로 유명해졌다. 건설비용이 축구장보다 저렴한 것도 야구장의 장점이다. 인조잔디 구장을 만들 경우 축구장은 운동장 전면에 인조잔디를 깔아야 해 20억원 정도가 들지만 야구장은 내야만 깔면 돼 그만큼 비용이 적게 든다. 안성희 충북도 체육시설팀장은 “생활체육인구 저변 확대와 지역경제를 위해 기초단체들이 더 적극적으로 체육 인프라 확충에 나서야 한다.”면서 “기초단체들이 부지를 마련하는 등 의욕적으로 추진하면 도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경북 울진 ‘심연의 계곡’ 왕피천

    경북 울진 ‘심연의 계곡’ 왕피천

    곱씹어 보니 송이버섯 향기 때문이었습니다. 경북 울진으로 발걸음하게 된 까닭 말입니다. 제철 맞은 송이향을 따라 왕피천(王避川) 계곡을 오르다 보니 뜻밖에 장엄한 풍경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왕피천이 숨겨둔 풍경의 보물, 용소(龍沼)였습니다. 여느 계곡에서 흔히 마주치는 용소와는 현격히 달랐습니다. 규모가 그랬고, 모양새도 그랬습니다. ‘물웅덩이’의 수준을 뛰어넘어 작은 계곡이라 해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였지요. ●아홉 구비 돌아 만난 굴구지 마을 ‘등허리 긁어 손 안 닿는 곳’이 울진이랬다. 두메 산골이란 뜻이다. 빼어난 풍경을 편히 돌아보려는 이들에게 울진은 썩 적합한 장소가 아니다. 반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발품 팔아 느끼려는 사람에겐 맞춤이다. 왕피천 계곡은 울진에서도 오지로 꼽힌다. 울진의 비경 가운데서도 늘 앞줄에 선다. 왕피천은 고려 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피신했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왕피천을 둘러싼 산자락 또한 공민왕이 기울어진 국운을 통곡하며 넘었다는 통고산(通高山, 1067m)이다. 왕피천은 국내 최대 규모의 생태경관보전지역이다. 울진군 자료에 따르면 전체 면적이 102.84㎢로, 북한산 국립공원의 1.3배에 이른다. 전체 29곳의 보전지역 가운데 왕피천이 차지하는 비율이 40%에 달할 정도다. 꼭 수치가 아니더라도, 왕피천에 들면 참 웅숭깊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계곡 트레킹 명소로 이름난 것도 그 때문이다. 왕피천 트레킹 출발지는 굴구지 마을이다. 아홉 구비 산자락을 돌아가야 나온다는 마을이다. 그 아홉 구비 산자락에서 보는 왕피천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계곡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가 뱀처럼 굽이친다. 모래톱이 하얗게 빛나는 수곡(水曲)은 애잔하면서도 웅장하다. 왕피천을 즐기는 방법은 두 가지다. 계곡을 따라 걷거나, 계곡 옆으로 난 생태 탐방로를 따라 걷거나. 그도 저도 싫다면 용소까지의 4㎞는 계곡을 따라 걷고, 속사마을까지의 5㎞ 남짓한 구간은 생태 탐방로를 따라 걸어도 좋겠다. 왕복 6시간이 넘는 코스다. 포장길은 굴구지 마을에서 끝난다. 하지만 풍경은 이제 시작이다. 계곡을 따라 10분 남짓 걷다 보면 깎아지른 절벽과 만난다. 산길처럼 보이지만 바짝 다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까마득한 천길 단애다. 현지 표현대로 ‘널찌면(떨어지면) 행 날아갈’ 것 같다. 주민들은 이곳을 부처바위라고 부른다. 뾰족한 기암 셋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섰는데, 제법 장관이다. 집 몇 채 모여있는 올말을 지나면 환경 감시초소다. 왕피천 전경이 한눈에 담기는 곳으로, 금지된 취사·야영·낚시 행위를 감시하는 곳이다. 이곳부터는 계곡을 따라 걷는다. 계곡 트레킹은 산이나 둘레길을 걷는 일반 트레킹보다 훨씬 힘들다. 자갈밭을 걷는 게 평지보다 어려운 데다, 바위를 만나면 올라야 하고, 물을 에둘러 돌아갈 수 없다면 몸을 적셔서라도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 ●용이 용솟음칠 것 같은 용소 계곡엔 사람이 없다. 간혹 산새만 삐쭝대며 지날 뿐이다. 물소리만 지운다면 이런 적막이 따로 없다. 계곡은 점입가경이다. 들어갈수록 절경이고 비경이다. 놀라움의 절정은 ‘용소’다. 내 나라 안 계곡치고 용소 없는 곳은 없다. 계곡의 물줄기 가운데 가장 넓고, 제법 깊이가 있는 웅덩이라면 거의 예외 없이 용소라는 이름을 붙인다. 어찌나 많은지 ‘폭포수가 떨어지는 바로 밑에 있는 깊은 웅덩이’란 뜻의 고유명사로 굳어졌을 정도다. 왕피천 계곡의 용소 또한 이름으로만 보자면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곳, 정말 남다르다. 여느 계곡의 용소와 견줄 수 없는, 독특하고 장엄한 풍경을 갖고 있다. 유백색의 절벽들이 겹겹이 시립한 사이로 검푸른 계곡물이 흐른다. 휘어지는 물길의 모양새는 그림에서나 보던 용을 빼닮았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심연 아래에 승천을 앞둔 용이 누워 있다 해도 믿겠다. 그 분위기가 어찌나 섬뜩하고 장중하던지, 대낮인데도 전율이 느껴진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더는 나갈 수 없다. 암벽 전용 리지화를 신었다면 모르되, 행여 바위를 탈 생각은 접는 게 좋다. 구명조끼와 튜브를 준비해 용소를 건너는 이가 간혹 있지만, 생태 탐방로로 우회하는 게 안전하다. 이런 풍경에 전설 한자락이 빠질 수 없다. 옛날 속사마을에 살던 새댁이 굴구지 친정으로 만삭의 몸을 풀러 가던 길이었다. 새댁이 용소를 지날 때쯤 대홍수를 예감한 용이 금빛 비늘을 번쩍이며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됐다. 새댁은 그 자리에서 눈이 멀었고, 낳은 아이의 몸엔 금빛 비늘이 있었다나. 용소 위는 학소대다. 다리쉼을 하기 딱 좋은 곳이다. 이곳에서 보는 용소는 또 다른 모습이다. 맨 앞에 용의 머리를 닮은 바위가 있고, 그 뒤로 암벽들이 늘어서 있다. 가까이서 볼 때처럼 공포를 느낄 정도로 깊고, 윽박지르던 모습이 아니다. 물길이 잠잠해지는 바위에 걸터앉아 계곡물에 발을 담근다. 시원하다. 차갑다는 느낌은 없다. 여름 끝자락, 숲의 온기가 섞인 듯하다. 하늘은 파랗고, 적갈색 몸피의 금강송은 쭉쭉 뻗었다. 고된 산행의 땀이 씻은 듯 사라진다. 이런 곳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반푼이라도 시 한 수 짓겠다. ●새달 1일 금강송 송이축제 울진 금강송 송이축제가 10월 1~3일 울진군 남면 울진엑스포공원과 북면 송이산 일원에서 열린다. 울진의 송이버섯은 표피가 두껍고 향이 진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울진은 국내 최대 송이버섯 산지여서 비교적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축제 기간 중 송이채취체험, 송이무료시식, 송이경매 등 송이와 관련된 행사는 모두 열린다. 특히 해마다 금강송숲에서 진행되는 송이채취는 가장 인기 높은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축제기간 중 하루 2회(오전 10시, 오후 2시) 진행된다. 현장에서도 신청할 수 있지만, 인원이 넘치는 경우가 많아 전화(054-789-6828)로 예약하는 것이 낫다. 24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체험비는 1만원. 채취한 것은 가져갈 수 있다. 소광리 금강송 숲에서 진행되는 금강송 생태 숲 탐방도 인기 가족 프로그램이다. 소광리 금강송 숲에는 수령 200~300년의 금강송 8만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산책로도 잘 갖춰져 있다. 울진군청 산림녹지과 (054)789-6828. 글 사진 울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앙고속도로 풍기, 또는 영주 나들목으로 나와 36번 국도를 타고 곧장 간다. 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7번 국도→울진 순으로 갈 수도 있다. ▲맛집 송이와 더불어 울진의 제철 먹거리로 꼽히는 해산물이 홍게다. 왕돌회수산에서 붉은 대게 정식, 홍게탕 등을 개발해 팔고 있다. 1만~1만 5000원이면 맛볼 수 있다. 후포항 여객터미널 앞에 있다. (054)788-4959. ▲잘 곳 바다목장 펜션은 최근 문을 열어 깔끔하다. 후포항에서 10분 거리인 평해읍 거일리에 있다. 주말 기준 10만~15만원. (054)788-1525.
  • Canada West & East ③Je T’aime Que´bec

    Canada West & East ③Je T’aime Que´bec

    퀘벡시티의 중심가 외벽에는 ‘젬므 퀘벡 파르스크J’aim Que′bec parce que…(나는 퀘벡을 좋아한다. 왜냐하면…)’라는 글귀와 함께 퀘벡시민들이 퀘벡을 좋아하는 이유가 말풍선으로 달려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퀘벡 사랑은 배타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울타리를 낮게 치고서 타지의 여행자를 언제 어디서나 너그러이 반겼다. 유럽인도 캐나다인도 아닌 ‘경계인’으로 살아온 세월이 그들에게 관용을 가르쳤을 터. 퀘벡시티와 사랑에 빠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거리마다 흐르는 음악에 이끌려 무작정 걷다 보면 치열했던 역사의 흔적을 우연히 만날 수 있다. 또 부티크한 매력이 ‘철철’ 넘쳐 여행 내내 심장이 뛸 것이다.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캐나다관광청 02-733-7741, kr.canada.travel 1 퀘벡 프레스코 벽화 앞에서 거리의 악사가 연주하는 기타 소리가 흘러 나왔다 2 퀘벡시티 관광은 플라스 다름에서 시작된다. 플라스 다름 주변에는 주요 관광지가 몰려 있다 3 트레조르 거리에서 만난 핑거 페인팅 화가 패트릭 콜리떼씨는 퀘벡시티를 그림으로 그린다 4 생장 게이트 앞에서 만난 노만드 펠레티어씨가 구슬픈 색소폰 음악을 들려 주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Artistique 예술가의 꿈이 피어나다 퀘벡시티 중앙에서 길을 헤매던 찰나, 산책 중이던 노인이 길을 알려 주었다. 몇분 후 그는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뛰어와서는 “생장 거리Rue Saint Jean를 잊지 마라!”며 한 번 더 어깨를 두드리고 사라졌다. 노인의 말대로 생장 거리로 접어드니 여행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퀘벡시티의 한쪽 길목인 생장 게이트Sanit Jean Gate에 들어서자 색소폰 소리가 발길을 사로잡았다. 색소폰의 주인은 노만드 펠레티어Normand Pelletier. 나란히 진열된 6개의 앨범 표지에는 퀘벡시티의 주요 명소에 서서 연주하는 그가 서 있다. 음악교사였던 펠레티어씨는 음악이 좋은 나머지, 교실 밖을 떠나 거리에 정착하고 말았다. 노래를 신청하라 채근하기에 앨범 수록곡 중 하나인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을 부탁했다. ‘And so I came to see him. To listen for a while(그를 보기 위해 왔어요. 잠시 동안 노래를 듣기 위해)’라는 노래 가사처럼 퀘벡시티는 거리 악사를 보기 위해, 노래를 듣기 위해 여행을 해도 좋을 정도로 음악이 끊이지 않는다. 생장 게이트에서 색소폰이 울려 퍼진 것처럼 요새 박물관Muse′e de Fort 인근에서는 키보드 소리가, 다름 광장Place d’Armes과 퀘벡 프레스코 벽화La Fresque des Que′becois 앞에서는 기타 소리가 새어 나왔다. 퀘벡시티에는 어디를 가나 ‘예술감’이 충만했다. 퀘벡시티는 여름이 특히 압권이다. 매년 여름이면 음악 축제가 열리는데 축제 기간 동안 도시 전체가 공연장이 되기 때문이다. 올해 여름 축제는 지난 7월7일부터 17일까지 열렸고 엘튼 존과 메탈리카 등 유명 가수가 이곳을 찾았다. 퀘벡시티가 400주년을 맞이한 2008년에는 폴 매카트니와 퀘벡 출신의 셀린 디옹이 퀘벡시티의 전장공원Parc des Champs de Bataille에서 공연을 했다. 두 공연에 몰린 관중 수를 합하면 퀘벡시티 인구 수에 가깝다고 하니, 음악을 향한 이들의 열정이 얼마나 뜨거운지 짐작이 간다. 축제 기간을 놓친 것이 다소 서운했지만 무료 재즈공연이 있었기에 위로가 됐다. 무료 재즈공연은 클라렌동 호텔Clarendong Ho^tel 1층에서 매주 목, 금, 토요일(4~11월 목요일 제외) 밤 9시부터 12시까지 열린다. 1870년대 지어진 이 호텔은 퀘벡시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샤토 프롱트낙 호텔Cha^teau Frontenac Ho^tel보다 나이가 많다. 호텔 로비에는 재밌는 사진첩이 놓여져 있는데 사진첩에는 1870년대 당시 호텔에 묵었던 손님들이 가져온 호텔의 옛날 사진과 기사들이 스크랩돼 있다. 공연이 열리는 1층 홀에서는 맥주나 와인도 판매한다. 간단한 맥주 한 잔과 그윽한 재즈에 몸을 맡기는 순간 퀘벡의 밤은 일시정지된다. 예술의 한 축이 음악이라면 다른 한 축은 미술이다. 재즈가 흐르는 클라렌동 호텔에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생탄 거리Rue de Sainte-Anne가 나온다. 한눈에 봐도 알 만한 유명 인물의 캐리커처가 지나가는 여행자를 지켜보고 있어 찾기 쉽다. 거리의 미술가가 세워 둔 이젤에 가려 살짝살짝 보이는 샤또 프롱트낙의 수줍은 모습은 위풍당당한 정면 모습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뽐낸다. 직선으로 뻗은 거리가 캐리커처로 메워져 있다면, 생장 길 방향으로 펼쳐진 좁은 트레조르 거리Rue du Tre′sor에는 풍경화, 동판화 등이 걸려 있다. 퀘벡시티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있던 패트릭 콜리떼Patrick Collette씨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핑거 페인팅 화가인 그는 손가락으로 한 땀 한 땀 그림을 그렸고, 그림 속에는 샤또 프롱트낙, 플라스 다름 등 퀘벡시티의 주요 명소가 판박이처럼 옮겨와 있었다. 캐나다 뉴 브런즈윅주가 고향이라는 콜리테씨는 여행 중 퀘벡시티에 반해 아예 이곳에 정착해 버렸다. 작품 설명 내내 문화와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고 목에 힘을 주어 말하던 그. 퀘벡시티를 주제로 출발한 작품 세계는 사회와 정치를 풍자하는 그림으로 더 넓게 뻗어 나가고 있었다. T clip. 퀘벡, 1년 365일 축제로 들썩들썩 퀘벡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축제’를 놓쳐서는 안 된다. 퀘벡에는 크고 작은 축제가 자주 열려 별도의 액티비티를 즐기지 않고도 특별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름 퀘벡의 여름은 음악으로 물든다. 퀘벡시티의 서머 페스티벌Quebec Summer Festival, 몬트리올의 재즈 페스티벌Montreal Jazz Festival 동안에는 내노라하는 뮤지션의 공연, 흥미로운 부대행사가 도시 곳곳에서 열린다. 재즈 페스티벌은 내년 6월28일부터 7월7일로 예정돼 있다. www.montrealjazzfest.com 겨울 58회를 맞이하는 퀘벡 윈터 카니발Quebec Winter Crnival이 내년 1월27일부터 2월12일까지 추운 캐나다의 겨울을 뜨겁게 달군다. 눈 퍼레이드, 눈조각 경연대회, 카누 경기, 개썰매 경주 등 다양한 볼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축제의 마스코트인 산타클로스 모자를 쓴 눈사람은 좋은 사람이라는 뜻의 ‘본옴므’. www.carnaval.qc.ca Historique 퀘벡의 역사가 박힌 길 혹자는 퀘벡시티를 일컬어 ‘거만하지 않은 파리’라 했다. 유럽 여행을 마치고 퀘벡시티를 여행 중이라던 한 일본인도 “퀘벡시티는 유럽과 빼닮았지만 유럽보다 청초하고 무엇보다 성심이 곱다”고 말했다. 교역을 발판 삼아 힘을 떨치던 유럽 강대국의 기 싸움 속에 퀘벡은 이중의 상처를 입었다. 완벽한 프랑스인도 영국인도 될 수 없었던 그들은 이제 캐나다인으로 살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퀘벡 분리주의자들은 영국 왕실의 퀘벡주 방문에 반대시위를 하는 등 퀘벡의 과거사는 지금까지도 힘을 미친다. 길게 이어진 총독의 산책로Governor’s Walk를 지나 전장공원에 이르면 퀘벡의 지나간 역사가 압축적으로 빠르게 밀려온다. 샤토 프롱트낙 호텔을 지나면 세인트 로렌스 강변 언덕길의 산책로가 나오는데, 바로 이곳이 테라스 뒤프렝Terrace Dufferin이다. 전망 좋은 테라스 뒤프렝은 바로 총독의 산책로와 이어진다. 고즈넉한 강가를 천천히 걷다 보면 중간 지점에서 시타델과 22연대 박물관을 만날 수 있고 산책로의 끝에 전장공원이 기다린다. 1,700년 초기, 세인트 로렌스강에는 프랑스의 식민주의가 흘렀다. 당시 원주민의 땅이었던 퀘벡을 탐험가 사뮤엘 드 샹플랭Samuel de Champlain은 새로운 프랑스로 만들고자 했고 프랑스인들을 하나 둘 이주시켰다. 누벨 프랑스의 수도가 된 퀘벡은 근대주의의 흐름에 편입되면서 유럽 강대국의 싸움으로 그들의 역사를 채우게 된다. 사뮤엘 드 샹플랭의 동상은 지금 다름 광장에서 퀘벡시티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러나 영원한 국가는 없듯이 사뮤엘 드 샹플랭이 세운 퀘벡도 1759년 몽캄Moncalm 장군이 이끄는 영국군에 의해 함락되고 영국령이 됐다. 시타델의 남쪽으로 걸어 산책을 마무리하면 아브라함 평원Plain of Abraham으로 불리는 전장공원이 나오는데 바로 이곳이 두 나라가 싸웠던 터다. 치열했던 전쟁의 흔적은 온데 간데 없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운동 중인 노인, 형형색색의 레깅스를 신고서 무리지어 지나가는 청춘남녀들이 공원을 메우고 있다. 전장공원으로 넘어오는 계단 아래쪽의 한쪽 벽에는 ‘퀘벡 리브레QUE′BEC LIBRE’라는 글씨가 그래피티로 새겨져 있었다. 자유LIBRE 라는 단어는 퀘벡의 정서를 한마디로 함축한다. 캐나다 연방으로부터 끊임없이 독립하려 했던 퀘벡은 끝내 독립하지 못했지만 과거 프랑스의 정서와 언어를 그대로 유지하며 그들의 과거를 잊지 않고 있다. 퀘벡 사람들은 영어와 불어를 대개 동시에 쓸 수 있지만 불어가 그들의 주 언어다. 퀘벡인의 불어는 옛것을 그대로 고수한 탓에 프랑스식 불어와는 큰 괴리가 있다. 퀘벡의 차량 번호판을 유심히 살펴보면 ‘나는 기억한다Je me souviens’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것은 패전 후 그들을 두고 사라진 프랑스를 향해 띄우는 일종의 편지인지도 모른다. 또한 언제든지 다시 자유를 노래할 수 있다는 절치부심하는 그들의 신념이기도 하다. 복잡한 계보 속에 형성된 퀘벡의 매력은 끊임없이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할 것이다. T clip. 캐나다의 원주민을 찾아서 웬다트Wendat 원주민 박물관 유럽의 식민지가 되기 이전, 퀘벡을 포함한 캐나다는 원주민의 땅이었다. 몽모랑시 폭포Montmorency Falls 인근에서 만난 초등학생들은 인디언 복장을 한 채 야외 수업에 참가하고 있었다. 인디언 차림으로 연극을 하던 아이들은 아주 오래 전 조상이었던 원주민을 떠올리며 지금의 퀘벡과 캐나다를 몸소 배운다고 했다. 퀘백 원주민들의 역사를 보기 위해서는 퀘벡시티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웬다트 원주민 박물관을 가야 한다. 1960년대 원주민들은 퀘벡시티 근교 웬다케Wendake에 정착해 살았다. 웬다트 원주민 박물관은 당시 원주민의 의식주를 완벽하게 재현해 두었다. 한국의 민속 박물관과 비슷한 분위기가 난다. 가이드 투어를 신청하면 영어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주소 575, Stanislas Koska, Wendake, Que′bec, GOA 4VO 입장료 가이드 투어 12캐나다달러 문의 418-0842-4308 홈페이지 www.huron-wendat.qc.ca 1 세인트 로렌스 강이 펼쳐진 총독의 산책로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2 웬다트 원주민 박물관은 방문자를 위해 인디언 전통 춤을 보여준다 3 영국과 프랑스의 치열했던 전쟁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지금 전장공원에는 사람들의 웃음 소리가 가득하다 4 샤토 프롱트낙 호텔 뒤편에는 산책하기 좋은 테라스 뒤프랭이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Boutique 행복을 부르는 아기자기함 퀘벡시티를 돌아보고 나면 “부티크Boutique하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퀘벡시티의 아기자기하고 독특한 부티크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Hotel 친절한 빅토리아 마누아르 호텔 “봉주르Bonjour 메이 아이 헬프 유May I help you?” 빅토리아 마누아르 호텔에 들어서면 처음 듣는 말이다. 이 호텔의 직원들은 커다란 캐리어를 끙끙 옮기는 여행객에게 다가와 미소부터 보낸다. 직원의 친절 덕분인지 호텔은 더없이 아늑하게 다가온다. 호텔의 버나드Bernard씨와 마죠렌 드 사Marjolaine De Sa매니저는 한국인과 인연이 많고 유머감각이 넘친다. 호텔을 찾는다면 두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 보길 바란다. 시설은 유명 호텔의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부티크 호텔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또한 호텔의 전체적인 색감이 갈색톤이라 상당히 클래식하다. 미로처럼 연결된 통로는 혼자 걸으면 다소 으슥하지만 대저택의 주인이 된 듯한 묘한 기시감도 든다. 주소 44, Co^te du Palais, Vieux-Que´bec, G1R 4H8 문의 1-800-463-6283 홈페이지 www.manoir-victoria.com Shop 독특한 기념품을 원한다면 빅토리아 마누아르 호텔의 입구에서 왼쪽으로 뻗은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유럽을 옮겨 놓은 듯한 부티크숍이 많은 폴 거리Rue Paul로 갈 수 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티크숍은 113번이라는 숫자가 새겨진 우베르Ouvert다. ‘Open’이라는 뜻의 우베르는 에코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가게다. 러시아 마트료시카 인형을 연상케 하는 귀여운 모양의 캐릭터가 거울, 옷 등으로 재탄생해 있다. 수제품이라 가격은 높은 편. 우베르의 이웃 가게인 117번 사본리Savonnerie는 염소 우유로 만든 비누를 판매한다. 염소 우유 비누는 사람의 피부 산도와 가장 비슷해 아토피 환자의 치료용으로도 좋다고 한다. 우베르Ouvert 명함 케이스 18캐나다달러, 가방 22캐나다달러, 거울 120캐나다달러 사본리Savonnerie 비누 하나 기준, 5캐나다달러 Street 퀘벡시티의 대표 거리 쁘띠 샹플랭 쁘띠 샹플랭 거리Rue du Petit-Champlain는 퀘벡시티 여행자라면 꼭 한번 들르는 장소다. 이 거리는 어퍼 타운Upper Town 언덕과 로어 타운Lower Town이 연결되는 일명 ‘목 부러지는 계단Escalier Casse Cou’에서 시작된다. 곳곳에 탄성을 자아내는 가게, 식당, 카페 등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사진 찍기 좋은 퀘벡의 프레스코 벽화La Fresque des Que´becois와도 가깝다. 또한 어퍼타운과 로어타운을 손쉽게 연결하는 케이블카 푸니쿨라Funicular도 있으니 한번쯤 타보는 것도 좋겠다. 주소 61, rue du Petit-Champlain Que´bec G1K 4H5 홈페이지 www.quartierpetitchamplain.com Market 저렴한 메이플 시럽과 와인 사세요 현명한 여행자는 ‘시장’에 간다. 현지 시장에 가면 삶의 냄새를 물씬 맡을 수 있을 뿐더러 저렴하고 괜찮은 아이템을 살 수 있다. 부티크숍 거리 맞은편에도 퀘벡시티 현지인들이 찾는 구항구 시장Marche´ du Vieux-Port이 있다. 시장 뒤편에는 강이 흐르고 있어 쇼핑에 지친 여행자에게 휴식을 준다. 메이플 시럽은 플라스틱, 유리, 철 등 다양한 소재의 통에 담겨 판매되고 있다. 모양도 와인, 단풍잎 등 다양하고 예뻐 선물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무엇보다 가격이 참 착하다, 메이플시럽은 중심가의 가게 물품보다 최소 1캐나다달러 이상 저렴하다. 메이플은 버터, 잼, 주스 등으로도 만들어져 있고,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곳곳에서 시식도 가능하니 구입 전에는 먼저 맛볼 것을 권한다. 주소 160, Quai St-Andre Que´bec G1K 3Y2 홈페이지 www.marchevieuxport.com Bus 단돈 1캐나다달러로 퀘벡 한바퀴 퀘벡시티는 도보로 둘러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아담하다. 그러나 주요 관광지가 밀집된 플라스 다름의 주변 지역을 조금 벗어나고 싶다면 에콜로 버스를 한번 타보자. 장난감 버스처럼 생긴 자그마한 이 버스는 퀘벡시티의 주요 지점만을 콕 집어낸다. 주요 관광지 앞에 에콜로 버스 정거장을 알리는 스탠드형 팻말이 세워져 있다. 팻말에 적힌 시간에 맞춰 버스에 타면 된다. 주요 정거장 주의회 의사당, 생장 게이트, 클라렌동 호텔, 구항구 시장 시간 새벽 5시~다음날 새벽 1시(정거장 앞에 버스 도착 시간이 기록돼 있으니 참고할 것) 요금 1캐나다달러 1 관광하기 좋은 곳에 들어선 빅토리아 마누아르 호텔의 외관 2 빅토리아 마누아르 호텔의 버나드씨와 마죠렌 드 사 매니저. 유머감각이 철철 넘쳐 투숙객을 항상 기분좋게 만든다 3 아늑한 분위기의 스탠다드 룸 4 거리에서 만난 꼬마는 자신이 만든 상자 TV에서 사람들에게 미소를 보냈다 5 쁘티 샹플랭 거리는 부티크함의 끝을 보여준다 7 수제품을 파는 부티크숍 우베르의 입구 6, 8 우베르의 내부, 마트료시카 인형을 연상케 하는 물건들이 많이 보인다 9 현지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구항구 시장 10 독특한 용기에 담겨있는 메이플 시럽들 11 구항구시장 뒤편의 정경 T clip. 퀘벡시티 돋보기 퀘벡 퀘벡시티를 퀘벡주 전체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퀘벡시티는 퀘벡의 주도일 뿐이다. 퀘벡의 가장 번화한 도시는 올림픽으로 잘 알려진 몬트리올. 몬트리올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도시’의 느낌이 물씬 나지만, 성곽으로 둘러싸인 퀘벡시티는 아늑하고 소박한 멋이 있다. 퀘벡시티는 2008년 탄생 400주년을 맞이하기도 했다. 퀘벡주는 퀘벡시티를 중심으로 흐르는 세인트 로렌스강을 끼고 있으며, 남쪽으로는 미국과 바로 접해 있다. 미국과 가깝다는 장점 때문에 퀘벡과 미국을 한번에 여행할 수도 있다. 항공 퀘벡시티로 바로 갈 수 있는 직항편은 없지만 퀘벡시티로 가는 다양한 경유편이 있다. 대한항공, 에어캐나다가 대표적이며 지난해 새로 취항한 델타항공의 인천-디트로이트 직항편을 이용해도 좋다. ①대한항공 인천→토론토→퀘벡시티 ②델타항공 인천→미국 디트로이트→퀘벡시티 ③에어캐나다 인천→밴쿠버→토론토→퀘벡시티, 인천→밴쿠버→몬트리올→퀘벡시티 기차 비아레일을 이용하면 몬트리올 등 퀘벡시티의 인근 도시로 기차여행을 떠날 수 있다. 기차역은 구 시가지 성벽 북쪽의 VIA팔레역. 450 rue de la Gare du Palais Que′bec, G1K 3X2 언어 퀘벡에는 PFKLe Poulet Frit du Kentucky가 있다. 패스트푸드점의 대명사인 KFCKentucky Fried Chicken의 프랑스식 표현이다. 17세기 개척 초기 퀘벡에는 프랑스계 사람들이 많이 이주했고 지금도 누벨 프랑스 시대의 흔적이 많이 보인다. 정작 프랑스 사람들은 퀘벡에서 통용되는 불어를 이해하지 못하는데, 퀘벡인들이 쓰는 언어가 고대 프랑스어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한다. 퀘벡시티 사람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참 재밌다. 한 사람이 불어로 말을 하고 상대방은 영어로 대답하는 경우도 있다. 불어를 주로 쓰지만 영어도 함께 사용해 간단한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지문 없이 태어나는 ‘희귀 돌연변이’ 이것 때문

    4년 전 한 스위스 여성이 미국에 입국하려다가 뜻하지 않은 난관에 봉착했다. 그녀에겐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었고 여권에 있는 사진과 얼굴도 일치했지만 지문이 인식되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이 여성은 태어날 때부터 지문이 없는 ‘무지문증’(ADG)를 앓는 것으로 밝혀졌다. 매우 드물긴 하지만 이 여성처럼 지문이 없는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놀랍게도 이 여성의 가족 9명은 모두 지문이 없었다. 이스라엘 연구진은 피부조직을 형성하는 ‘SMARCAD1’란 유전자에 돌연변이 변형이 일어나 지문이 형성되지 않는다고 밝혀냈다. 텔아비브 대학의 엘리 스프레처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무지문증(ADG)에 걸린 환자들과 일반인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무지문증 환자들이 SMARCAD1의 비율이 정상치보다 매우 낮은 걸 발견했다고 유전학계의 저명 학술지(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에서 발표했다. 무지문증에 걸리면 지문이 없을 뿐 아니라 정상인들보다 땀이 덜 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진은 무지문증을 일으키는 SMARCAD1의 정확한 기능이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지문의 패턴 형성에 관여하는지 밝혀내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정된 뒤 단 6개월 만에 완성되는 지문은 평생 변하지 않고, 일란성 쌍둥이들도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범죄현장에 남겨진 범인의 흔적을 추적하거나 출입국을 위해 신원을 확인할 때 전 세계적으로 요긴하게 쓰인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문을 성형하는 불법 수술이 비밀리에 자행되고 있어 지문을 대체할 효율적인 신체인식 방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수백명 인출 러시… 토마토 2 ‘봉변’

    19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제일저축은행 본점 앞. 문을 열기 전부터 영업정지처분 소식을 듣고 몰려온 고객 100여명이 길거리를 장악하고 있었다. 출근을 미룬 채 한달음에 달려온 회사원들도 눈에 띄었다. 건물 안에서 직원의 모습이 보이자 한 중년 남성은 “내 돈 무사하냐. 당장 내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허탈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한 고객들은 문을 두드리며 책임 있는 설명을 요구했다. 은행 측은 고객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인근 빌딩에서 예금자보호에 관한 설명회를 열었다. 주부 최영모(56·여)씨는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일반 은행에 있던 예금을 빼서 옮겨왔는데 웬 날벼락이냐.”고 한탄했다. ●직원들 “정상영업” 동요막기 진땀 비슷한 시각 토마토저축은행 경기 수원지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지급순서 번호표를 받으려고 몰려든 고객 500여명은 “번호표는 20일 오전부터 나눠준다.”는 은행 측의 말에 낙담한 표정을 지었다. 전날부터 이곳을 찾아 밤을 지새운 100여명은 항의와 함께 고성을 질렀다. 한 젊은 부부는 “출근도 못하고 어제부터 밤을 새웠는데 언제까지 생계를 버리고 여기에 몰두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경찰 10여명이 은행 출입구에 배치돼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 파랑새저축은행 부산 해운대 본점 앞에는 경영개선공고명령과 영업정지 안내문만이 붙어 있었다. 한 50대 남성은 “지난 2월에 터진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가 아직도 해결이 안 됐는데 부산에서 또 이런 일이 있어 황당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자 몇 푼 더 받으려다 날벼락” 한편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토마토2저축은행 선릉지점 로비에도 이른 아침부터 번호표를 받으려는 수십명의 고객들로 혼잡을 빚었다. 이곳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토마토저축은행과 별개의 법인이다. 그러나 고객들은 “저축은행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며 예금 인출을 서둘렀다. 한 직원이 “이곳은 정상영업 중입니다. 신문에 나온 그 은행과 다릅니다.”라고 고객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창구상담을 위해 오전 9시부터 나눠주기 시작한 번호표는 30분 만에 200번대를 넘어섰다. 부산 김정한·서울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김연아 “하루에 2~3시간 연습…세계선수권 출전 미정”

    21년을 살았지만 대부분의 삶은 ‘빙판 위’에서였다. 얼음에서 살았고, 얼음 밖에서는 얼음에서 넘어지지 않기 위해 땀 흘렸다. 인생은 오롯이 피겨스케이팅에 맞춰져 있었다. 그리고 2009년 세계선수권 금메달,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로 ‘피겨퀸’이라는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그토록 오르고 싶던 자리에 마침내 섰다. 김연아(고려대)는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왜 계속해야 하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확실한 동기 부여가 없는 상태. 스케이터 김연아는 여전히 은퇴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15 로스앤젤레스 스페셜올림픽’(지적장애인 올림픽) 개최 발표식. 대회 홍보대사를 맡은 김연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연아는 한국 취재진과 만나 “아픈 데도 없고 몸 상태도 좋다. 지난달 31일부터 하루에 2~3시간씩 빙판에서 연습하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그러나 선수 생활을 지속할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연아는 “대회 출전은 몸과 마음이 준비되면 결정하겠다.”며 내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프랑스)에 나설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올림픽 직후 은퇴 여부를 놓고 했던 고민과 별로 달라진 게 없는 모습이다. 김연아는 지난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시리즈는 건너뛰고 세계선수권(러시아 모스크바)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꾸준히 연습했다지만 13개월간 실전 무대에 서지 못한 데다 복귀전의 부담까지 더해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김연아는 당시 “꼭 공백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 영향이 전혀 없지 않았다.”고 했다. 올해도 비슷하다. 일찌감치 2011~12시즌 그랑프리시리즈 불참을 선언했다. 관심은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여부. 김연아는 “일단 대회에 나가려면 선수로서 목표가 있어야 하고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나도 아직 나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을 하다 보면 느낌이 온다. 좀 더 훈련해야겠다.”고 덧붙였다. 대회 출전이 확정되면 그때 전담코치도 선택하겠다고 했다. 상황은 1년 전과 똑같다. 김연아는 여전히 고민 중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유통플러스] 아레나 아동용 점프슈트

    스포츠 브랜드 아레나는 가을 캠핑철을 맞아 아동용 ‘캠핑 점프슈트’를 내놨다. 점프슈트란 상의와 하의가 하나로 붙어 있는 형태의 옷. 자외선 차단 기능과 땀을 빨리 흡수하고 건조시키는 속건 기능을 갖췄다. 긴팔과 반팔로 2종이며 남녀 공용이다. 5만 8000~6만 3000원 선.
  • [사설] D-10 장애인기능올림픽에 관심과 성원을

    제8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가 꼭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를 향한 끝없는 도전’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2011서울대회는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홀에서 6일간 열전을 펼친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50개국 1500여명의 장애인기능보유자들이 전자CAD·귀금속공예·전자출판·제과제빵 등 40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루게 된다. 우리나라는 태극마크를 단 79명의 선수들이 전 종목에 출전해 종합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79명 중 42명은 지난 6월부터 추석 연휴 전인 지난 9일까지 경기도 분당·일산, 부산 등 5개 훈련원에서 3개월 이상의 긴 합숙훈련을 끝냈다. 나머지 37명은 현장에서 개별적으로 훈련에 땀을 흘려왔다. 장애인기능올림픽 대표선수들이 남은 기간 동안 마무리 훈련을 잘해 본인이 갖고 있는 기량을 유감없이 선보이기를 기원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7차례 열린 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서 1회와 3회를 빼곤 우승을 놓치지 않은 장애인기능올림픽 강국이다.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땀을 흘려온 만큼 이번 대회도 무난히 우승을 차지해 대회 5연패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얼마 전 끝난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두 발이 없는 남아공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선수가 의족으로 400m에 출전해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박수를 보낸 것은 장애를 딛고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에 기능에서는 차이가 없다. 오히려 장애인들이 일반인에 비해 특정 부문에서는 더욱 뛰어나고 깊이가 있다. 대회 슬로건처럼 세계를 향한 무한한 도전이 펼쳐져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차별적인 시선과 대우가 가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인간승리’의 드라마가 이어질 장애인기능올림픽에 관심과 성원을 아끼지 말자.
  • 32세 정성기, 야구인생 출발선에 다시 서다

    32세 정성기, 야구인생 출발선에 다시 서다

    너무 먼 길을 돌아왔다. 32살 정성기. 우여곡절 끝에 국내 프로야구 입단에 성공했다. 9일 NC가 발표한 2차 트라이아웃 22명 최종 합격자 명단에 포함됐다. 30대 신인 선수의 탄생이다. NC가 1군 리그에 참가하는 2013년이면 정성기의 나이는 34살이 된다. 다른 선수들이 선수 이후를 생각하기 시작할 무렵, 프로에 첫발을 들이게 된다. 정성기는 “그래서 이번 기회가 더없이 소중하다. 고마운 마음으로 간절히 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신인의 목소리가 떨렸다. 참 순탄치 않은 야구 인생이었다. 고교 시절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어느 팀에도 지명받지 못했다. 평범하고 눈에 안 띄는 투수였다.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 부산 동의대에 입학했다. 4년 뒤 세상을 놀라게 했다. 2002년 미국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에 입단했다. 애틀랜타는 사이드암 정성기를 3년 가까이 지켜봤다. 미국에서도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3년 동안 따라다니면서 설득하는데 거절하기가 힘들더라고요. 한번 해보자 싶었습니다.” ●美 애틀랜타 적응하니 병역비리 연루 그해 루키리그에서 뛴 정성기는 2003년 싱글A에서 1승 4패 18세이브를 올렸다. 마무리 투수로 뛰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이듬해 병역비리에 연루됐다. 한국으로 돌아가 군대에 가야 했다. 현역으로 강원 화천에서 소총수로 복무했다. 운동은 할 수가 없었다. “암담할 때였습니다. 이래저래 3년을 쉬었으니….” 그러고도 정성기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공은 더 좋아졌다. 2007년 싱글A에서 22세이브 방어율 1.15를 기록했고 그해 말 더블A로 승격됐다. 2008년엔 마음이 급했다.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빅리그에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몸에 힘이 들어갔다.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고 성적이 들쭉날쭉해졌다. 2승 2패 6세이브에 4.41 방어율을 기록했다. 그해 말 구단주가 바뀌었다. 정성기는 애너하임으로 트레이드를 통보받았다. “이제 한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복귀 뒤에도 2년간 나홀로 구슬땀 이 즈음 국내 한 구단에서 영입 제의가 왔다. 한국행을 결심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국내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은 해외파 선수는 2년 동안 국내 리그에서 뛸 수 없다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이 앞을 막았다.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또 쉬었다. 2년을 혼자 훈련했고 그러는 사이 나이는 어느새 30대를 훌쩍 넘겼다. 올해 열린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어느 팀도 나이 많은 신인 투수를 원하지 않았다. “이렇게 끝내야 하나. 야속하고도 답답했습니다.” 정성기의 야구 인생은 이렇게 끝날 뻔했다. ●트라이아웃 당일 버스사고 불구 참석 그래서 NC 트라이아웃 기회는 소중했다. 정말, 마지막 도전 기회인지도 몰랐다. 순창에서 창원으로 버스를 타고 오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길에서 버스가 굴러 승객 가운데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그래도 정성기는 병원이 아닌 마산구장으로 달려갔다. 기회를 잡아야 했으니까. 결국 정성기는 한국 프로야구 유니폼을 입는 데 성공했다. 아직 끝이 아니다. 이제 훈련과 2군 생활을 거치면서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실력이 모자란다면, 나이 많은 정성기는 퇴출 1순위다. 과연 정성기가 2013년, 프로야구 1군 무대에 설 수 있을까. “두근두근 가슴이 뜁니다. 이 떨림을 간직하고서 매일 공을 뿌리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겠지요?” 32살 신인이 웃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누군가의 명절 편히 지켜줄 수 있어 보람”

    “누군가의 명절 편히 지켜줄 수 있어 보람”

    “남들 다 쉬는 명절 연휴에 가족들한테 일거리 잔뜩 맡겨 놓고 출근길에 나설 때면 뒤통수가 따끔거리죠.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또 누군가의 명절을 편히 지켜줄 수 있는 일이니 보람 있어요.”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110 정부민원안내콜센터의 염민경(33) QA팀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 추석 연휴에도 콜센터 전화통과 ‘즐거운’ 씨름을 하기로 했다. 110 콜센터는 올 추석 연휴에도 쉬지 않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담 업무를 진행한다. ●작년 추석 폭우에 어린이 구한 기억 생생 염 팀장이 알토란 같은 명절 연휴를 기꺼이 민원상담으로 돌리기로 한 데는 지난해의 훈훈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덕분이다. “폭우가 쏟아져 서울과 수도권이 아수라장이 됐던 지난해 추석 연휴를 잊을 수 없다.”는 그는 “그때 다급한 민원을 해결해준 인연으로 두고두고 감사 인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도 손에 땀을 쥐게 되는 민원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초등학생 반지하방 고립 사건. 초등 3년생 아이를 집에 혼자 남겨 놓고 멀리 시장을 보러 나선 주부가 기습 폭우가 쏟아지자 사색이 돼 민원전화를 걸어왔다. 비가 조금만 와도 반지하방에 물이 찬다는 민원인의 말에 분초가 급했지만 응급 상황이 많아 119와의 연락이 쉽지 않았다. “전화기 너머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아주머니와 피가 마르는 몇십 분을 보냈다.”는 그는 “119 대원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반지하 절반 가까이 물이 차 있었지만, 아이는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보통 때와 달리 명절에는 ‘전천후’ 민원 해결사가 돼야 한다. 연휴 기간에 처리해야 하는 전화통화는 하루 평균 300여통.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낯선 시골 오지에서 개에게 물린 아이를 안고 병원을 못 찾아 헤매는 민원인에게 전화 내비게이터 역할까지 해 줬다.”며 웃었다. ●청각장애인 위한 수화상담 서비스도 권익위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 동안 110 콜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모두 4388건. 일반 생활민원 상담이 주를 이뤘다. 연휴에 문을 여는 주위의 의료기관이나 도로 교통상황 등 다양한 생활정보들을 올해도 신속히 안내받을 수 있다. 권익위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상담(국번없이 110)은 물론 청각·언어 장애인들을 위한 수화상담(씨토크 영상전화)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슈퍼스타K3 신지수 리더십 논란?…동시간대 시청률 1위 달성

    슈퍼스타K3 신지수 리더십 논란?…동시간대 시청률 1위 달성

    더욱 치열해진 경쟁으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Mnet ‘슈퍼스타K3’(슈스케3)의 슈퍼위크가 지난 9일 밤 공개된 가운데.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해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이날 5회 방송은 최고 시청률 13.2%(AGB닐슨미디어, 케이블유전체가구), 평균 시청률 11.5%(AGB닐슨미디어, 케이블유전체가구)등을 기록하며 5주 연속 지상파 프로그램을 포함해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10대와 20대 뿐 아니라 40, 50대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았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모으고 있다. Mnet 황금산 편성기획 팀장은 ”전 국민 대상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점, 노래 경연에 이웃들의 소소한 스토리들이 적절히 어우러지며 어린 친구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폭 넓게 인기를 끈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 5회 방송은 독특한 개성과 실력으로 주목을 받은 도전자들이 대거 탈락하거나 예상 밖의 난항을 겪는 모습이 그려져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허각의 지인으로 알려진 신지수는 당찬 리더십과 허각 못지않은 실력으로 관심을 모았고, ‘국민 귀요미’로 등극한 손예림은 탈락의 아픔 뒤 패자부활전을 통해 재기해 다시 한 번 재능을 뽐냈다. 박정현에게 극찬을 받은 외국인 도전자 크리스는 경연을 앞두고 잠시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무대에서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해 무사히 슈퍼위크의 첫 번째 미션을 통과했다. 대국민 오디션 Mnet ‘슈퍼스타K3’는 매주 금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며, 본선 진출자들의 화려한 생방송 무대는 오는 9월 30일부터 펼쳐진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피스토리우스 이중고

    피스토리우스 이중고

    사상 최초로 비장애인 대회인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스타덤에 오른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공)가 여전히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비장애인 대회 출전과 관련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계속 불편한 시선을 받고 있을뿐더러 내년 런던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다른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피스토리우스는 8일 영국 런던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계주에 참가하면 다른 선수들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IAAF의 의견을 뒤집기 위해 어떤 노력이라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IAAF는 대구에서도 바통터치 과정에서 그의 탄소섬유 의족이 다른 선수들을 넘어지게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피스토리우스가 1번 주자로 뛰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스토리우스는 “그동안 다양한 계주 경기에서 뛰었어도 사고는 한 번도 난 적이 없다.”면서 “IAAF가 원한다면 증거 자료를 제출할 수도 있다.”고 했다. 사실 대구 대회에 출전하기까지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의 의족이 레이스 시간을 더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 때문이었다. 논란을 일축하고 대구에서 역사를 썼지만 주종목인 남자 400m에서는 준결승 진출, 1600m 계주에서는 예선전에만 참가했을 뿐 결승에서 최종 엔트리에 오르진 못했다. 조국이 미국에 이어 은메달을 땀으로써 피스토리우스도 은메달을 갖게 됐지만 조금 찜찜하게 딴 메달인 셈이다. 피스토리우스는 “내 직업은 육상선수이지 토론가가 아니다. 더 이상 의족 논란 때문에 에너지를 낭비하긴 싫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구 대회에서 선전했다고 하지만 런던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남아공은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국가대표를 선발한다. 내년 초 선발전을 가진 뒤 올림픽 직전인 6월에 다시 한번 대표 선수를 걸러낸다. 피스토리우스는 “육상선수가 대개 1년에 2~3번 컨디션을 극대로 끌어올리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힘든 과정”이라면서 “그러나 훈련에 집중해 런던에서 다시 한번 트랙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문화마당] 큰들, 소풍, 놀이터/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큰들, 소풍, 놀이터/신동호 시인

    지루했던 여름 장마가 지나갔다. 때늦은 매미 소리가 여름의 기억을 자꾸 떠올리게 한다. 곳곳에 산사태가 있었고 또 홍수가 있었고, 느닷없는 불행에 자주 우울했다. 그런 와중에 인편으로 소식 하나를 들었다. 경남 사천의 ‘큰들문화예술센터’ 연습장으로 흙무더기와 아름드리 소나무가 밀려들었다는 얘기였다. 28년 동안 모은 공연 자료들이 그대로 파묻혔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 시간 수십명의 단원들은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들을 살린 건 평소와 다르게 짖어대던 풍산개였단다. 큰들문화예술센터는 1983년 진주의 몇몇 문화인들이 모여 시작했다. 이들의 마당극은 해외 순회공연에 초청받을 정도의 예술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고, 풍물 공연은 지역사회의 축제와 애환을 함께하며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귀한 활동은 전통문화교육과 예술캠프 같은 것들이다. 대규모로 구성하는 사물놀이단은 문화를 향유하는 데서 참여하는 데로 변화시키며 시민들의 문화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국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문화교육과 문화체험을 이끌어 가는 이들이야말로 21세기 문화의 전령사가 아닐 수 없다. 한때 영국의 문화정책 입안자들은 셰익스피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에 아연실색했다.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던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였지만 국민들의 일상과는 동떨어진 작가였다. 문화 정책을 정비한 그들은 전국의 시민극단들을 조사했고 극단들이 공연장에 올리는 셰익스피어의 극에 지원하기 시작했다. 몇 년이 지난 뒤에야 시민들은 셰익스피어가 탄생시킨 인물들을 인생의 친구로 여기게 되었다고 한다. 고귀한 문화적 품성까지 널리 퍼지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인천의 간석오거리 한쪽 낡은 건물의 지하에는 ‘소풍’이라는 조그만 소극장이 있다. 그 극장의 관장으로 있는 후배의 초청으로 공연을 보러 갔다가 그만 숙연해지고 말았다. 소극장 작은 로비에는 극장을 마련하기 위해 십시일반 지갑을 보탠 시민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거창한 후원자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지자체의 까다로운 지원은 근처에 오지도 못했다. 자발적인 힘으로 만들어진 공연장이니 당연, 그들이 보고 싶은 공연에 초청하고 그들이 하고 싶은 공연을 올리는 것에도 자유로웠다. 마흔넷의 노총각인 후배의 삶도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낮 동안 증권회사에서 흘린 땀을 시민들의 문화공간을 위해 온전히 내놓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의 사업 중 중요한 것은 ‘어린이 연극교실’, ‘청소년 연극 캠프’, 시민연극 프로젝트 ‘누구나 연극하자’ 같은 것들이다. 여기에 참여했던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흔쾌히 연극공연의 티켓을 구입할 것이라 나는 믿는다. 대학로의 전통연극이 침체기를 걸을 때 연극인들과 문화정책 입안자들이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로의 연극을 어쩌면 지방의 작은 소극장에서 살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한숨과 더불어 절로 웃음이 나왔다. 실로 문화는 넘치는데 향유는 일방적으로 강요당하는 형편이다. 관객 수를 세면서 자본주의적으로 검열되고, 현란한 치장을 위주로 한 미디어에 묶여 버린다. 거기에 익숙해진 문화는 더 강도 높은 자극으로 치닫는다. 그러다 보니 참여의 공간은 줄어들고 시민들은 문화를 소비하는 객체가 되어버렸다. 그 끝은 무얼까. 시민정신의 무장해제, 혹은 마르쿠제의 말처럼 ‘반대 없는 사회’는 아닐까. 그러면 대안은? 부평구 십정동에 가면 신나는 문화공간 ‘놀이터’가 있다. 수십개의 시민문화동아리가 활동 중인데 월 회비는 1만원. 3명이 모이면 동아리가 되고 ‘놀이터’에서는 따로 비용 없이 강사를 섭외해 준다고 한다. 여유가 없어서, 때론 돈이 없어서 다가가지 못했던 통기타를, 색소폰을, 사진을, 또 꿈을 그들은 여기서 배우고 있다. 큰들, 소풍, 놀이터. 그들이 스스로 문화인이 되어가고 문화의 저력을 키우는 동안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나. 가을이 오기 전에 산사태로 무너진 그들의 희망이 온전히 복원되기를 바란다.
  • “서민적인 원자바오 직원에겐 골칫거리”

    ‘서민 총리’로 불리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를 ‘골칫거리’ 상관으로 여기는 부하 직원들의 평가가 폭로 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를 통해 일부 공개됐다. 주중 미국 대사관의 조너선 알로이시 정무참사관이 2003년 말 작성한 외교 전문에 따르면 원 총리는 측근이나 지방관료들이 만든 연출된 일정과 경직된 보고를 극도로 싫어한다고 4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전문에는 왕전야오(王振耀) 전 민정부 재난구호국장이 2002년 당시 부총리였던 원 총리를 수행해 세 차례 지방도시를 방문했을 때의 일화가 소개됐다. 중부 지역 도시를 방문한 원 총리에게 시장이 비상대책 상황을 보고하기 위해 준비된 원고를 읽어 내려가자 원 총리는 “원고 없이 하라.”고 지시했다. 인용해야 할 통계가 많아 시장이 계속 원고를 보며 보고를 하자 통계수치에 관한 한 뛰어난 기억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원 총리는 “몇 년 동안 여기서 일했으면 시민생활을 반영하는 통계를 줄줄이 꿰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깜짝 놀란 시장은 원고를 한쪽으로 치운 뒤에도 원 총리가 안 볼 때마다 힐끔힐끔 원고를 훔쳐봤고, 이런 시장에 대해 원 총리는 “저런 불쌍한 사람, 한겨울인데 셔츠가 땀에 흠뻑 젖었네.”라고 꼬집었다고 왕 전 국장은 전했다. 왕 전 국장은 이런 사례를 소개하며 “원 총리의 지적 호기심과 관료 시스템을 참지 못하는 성미가 부하 직원들과 측근들에게는 두통거리”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서울지하철 승차권 변천사 한눈에

    서울지하철 승차권 변천사 한눈에

    1974년 개통된 서울지하철은 30여년 동안 시민들의 생활과 함께했다. 승차권도 시대의 변화,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변신을 거듭했다. 서울지하철 1~4호선 운영을 맡아 온 서울메트로는 지난 1일 창립 30주년을 맞아 지하철 승차권의 변천사를 4일 공개했다. ●1986년 역무원 개표 사라져 지하철 승차권의 시작은 발매·개표·회수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에드먼슨식 승차권’, 즉 종이 승차권이었다. 발매역, 목적지 또는 이동 구간, 운임 등이 표기된 형태였고 역무원들이 게이트에 서서 일일이 개표를 하고 회수를 했다. 그러다 노선이 늘어나고 승객이 증가하자 물리적 한계에 부딪혔고 결국 1986년 모습을 감추게 된다. 그 뒤를 이은 것은 ‘마그네틱 승차권’. 땀이나 자석에 훼손돼 직원들이 따로 판독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어쨌든 이때부터 지하철 승차권은 자동 발매·개표·회수가 가능해졌다. 자동으로 개집표기가 수거한 승차권은 역무원들이 포대에 담아 폐지로 처리했는데, 교통카드에 밀려 2009년 5월 끝내 역사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나온 폐지가 총 152억장, 8t 트럭 1560대 분량이었다. ●152억장·8t트럭 1560대 분량 그 사이 틈틈이 ‘기념승차권’이 나오기도 했다. 보통 국가적 행사를 홍보하고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발행됐는데 1974년 8월 15일 지하철 개통 기념 승차권이 최초였다. 이후 새로운 노선 개통이나 88올림픽, 2002한·일월드컵 등을 기념해 승차권이 나왔다. 1999년 도입된 교통카드는 매표업무를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실질적인 역무자동화를 실현하는 계기가 됐다. 게다가 이제는 지하철뿐 아니라 버스, 택시, 편의점, 자판기, 공중전화에서도 사용이 가능하고 범죄 추적의 단서로 활용되는 등 ‘만능카드’로 탈바꿈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기술과 함께 시민의 발로서 더욱 굳건히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서울광장] 어른들의 재롱잔치/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어른들의 재롱잔치/임태순 논설위원

    얼마 전 아마추어 풍물단의 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다. 구청 산하기관의 허름한 지하방을 빌려 몇달간 사물놀이, 춤 등을 익힌 회원들이 자신들의 솜씨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출연자들은 4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의 아줌마, 할머니들. 이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펼쳐보여 환호를 받았다. 공연이 끝나자 아들·딸, 손자·손녀들이 꽃을 들고 어머니와 할머니를 찾아가 축하해 주는 광경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50대 초입의 아들이 무대복을 예쁘게 차려입은 노모를 껴안으며 “어머니, 참 보기 좋았어요.”라고 말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대열에 합류하고 있으나 그들의 인생 3막은 막막하다. 이들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군 앞선 세대에 못지않게 일중독자들이어서 놀고, 쉬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들이다. 주말이 되면 낮잠을 자거나 TV채널을 돌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직장을 그만두면 그동안 회사 일로 소홀했던 가정을 돌보겠다고 말하지만 집에는 가장의 봉사를 받아줄 사람이 없다. 자녀는 이미 장성했고, 오랜 세월 남편을 기다리다 지친 아내는 취미·동창모임 등 놀이터를 여러 곳에 마련했다. 같이 놀아달라는 남편이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얼마 전 평균수명이 연장돼 90살 또는 100살까지 사는 것이 축복이 아니라는 응답자가 40% 넘는다는 조사결과가 보도됐다. 노후를 지탱해줄 돈이 궁한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남아도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도 작용했을 것이다. 수명 연장으로 25년 남짓의 사회생활보다 더 많은 시간이 기다리고 있으니 변변히 놀아보지 못한 세대들이 두려움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사무실을 떠난 많은 사람들이 ‘은퇴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직장을 그만둔 뒤 무기력과 우울증에 빠져 무의미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회사 다닐 때에는 승진, 출세 등 목표를 좇느라 빡빡한 삶을 살았지만 은퇴하면 남는 게 시간이다. 옛 직장동료나 동창들을 만나 북한산에서 왕년의 무용담을 호기있게 늘어놓지만 남는 것은 공허함뿐이다. 전문가들은 무력감과 우울증의 늪에서 벗어나려면 여가활동에 몰입할 것을 권한다. 편안함에 안주하기보다 취미생활에 적극적으로 빠져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파에 앉아 TV나 비디오를 보고, 드라이브를 하거나 낮잠을 자는 것은 편안할지 몰라도 그런 생활은 반복될수록 긴장감이 떨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만족감도 떨어진다. 그러나 하이킹, 피아노 교습 등 적극적 참여가 요구되는 능동적인 여가활동은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땀과 노력을 쏟아 목표를 달성하면 성취감, 쾌감, 만족감이라는 보상이 돌아온다. 축 늘어졌던 삶이 다시 팽팽한 긴장상태로 조여지고 행복감도 증진된다. 돈이 어디 있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눈을 돌리면 여가생활을 지원해 주는 곳은 많다. 시·군·구 등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문화강좌를 개설,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무료 또는 실비만 내면 요가, 요리, 스포츠댄스, 외국어 회화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바이올린, 첼로 등 클래식 악기를 저렴하게 가르쳐주는 곳도 있다. ‘하나를 위한 음악재단’은 5~6명이 그룹을 짜오면 1명당 5만원씩 받고 외국유학을 마친 수준급의 음악도들과 연결시켜 준다. 주위를 둘러보면 이런 것에 눈을 뜬 할아버지, 아버지들은 의외로 많다. 고교 동창으로 구성된 아버지 합창단은 결혼식장에서 축가를 불러줘 아들·딸, 사위·며느리를 감동시킨다. 뒤늦게 문학도가 된 아버지는 딸에게 주는 헌시를 낭송, 결혼식장을 뭉클하게 한다. 서예를 익혀 정성을 다해 쓴 붓글씨를 사위나 딸에게 선물할 수도 있다. 목수가 돼 자녀들에게 멋진 가구 소품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는 아들, 딸의 재롱을 보며 시름을 잊었던 아버지들이 자식들 앞에서 재롱을 떨어야 한다. 공자도 인생 3락(三) 중 최고를 배움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stslim@seoul.co.kr
  • 권상우 “흩어진 여성 팬들 다시 모아야죠”

    권상우 “흩어진 여성 팬들 다시 모아야죠”

    권상우(35)가 달라졌다. 어눌한 말투, 흐릿한 눈빛. 곽경택 감독의 신작 ‘통증’에서 보여 주는 그의 모습은 기존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아무런 통증도 느끼지 못하는 남자 남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지난달 29일 만난 권상우는 어느 때보다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개봉 날이 다가오니 떨리긴 하지만 현장에서 재미있게 촬영한 분위기 그대로 영화가 나온 것 같아요. 아름답게 만나서 헤어지는 멜로가 아니라 다소 투박하지만 가진 것 없고 약한 젊은 남녀의 가슴 뭉클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연기한 캐릭터로 끝까지 영화를 끌어가고 감정선이 많이 드러나 좋았어요.” 그가 맡은 남순은 어린 시절 자동차 사고로 가족을 잃은 뒤 죄책감과 후유증으로 모든 감각을 잃고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이다. 권상우는 이 작품에서 자해를 해 채무자들을 위협한 뒤 돈을 타내는 일로 먹고사는 남순의 거칠고 투박한 삶을 꾸미지 않고 현실적으로 그려 냈다. “남순은 가족을 떠나 보낸 충격으로 모든 감정이 청소년기에서 정체돼 있습니다. 그래서 말을 시작할 때 더듬거리거나 자신 없는 눈빛, 구부정한 자세 등으로 인물의 심리를 표현했어요. 머리를 감지 않고 눌린 채로 촬영장에 가거나 세수를 안 한 적도 많아요. 덕분에 현장에서 더 자유로울 수 있었죠(웃음).” 시나리오를 읽고 남순을 조용히 안아주고 싶었다는 권상우. 그는 사랑의 꽃을 피우지도 못한 남순이 한없이 불쌍해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 홀어머니가 일 하러 나간 뒤 느꼈던 외로움과 불안함을 떠올리며 홀로 남은 남순의 슬픔과 외로움에 감정을 이입시켰다. 극 중 남순은 얻어맞는 일로 먹고산다. 평소 액션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권상우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늘씬하게 많이 맞는다. ●“변신 매력적… 대표작 됐으면” “맨 얼굴로 정말 많이 맞았어요. 30초 넘게 맞는 장면을 10번씩 찍기도 했으니까요. 실제로는 더 맞았는데 많이 편집됐더라고요(웃음).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어요. 작품도 욕심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대역은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 땀 흘리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부족한 점을 (몸을 던지는 모습으로) 메우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요.” 적어도 이 작품에서만큼은 그는 외적인 욕심을 많이 내려놓았다.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친구’의 장동건, ‘똥개’의 정우성, ‘사랑’의 주진모 등 많은 미남 배우들이 곽 감독의 영화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제가 봐도 좀 이상하게 나온 장면이 많아요. (영화 흐름상) 멋있게 나올 필요도 없었고요. 그렇다고 제가 미남이라는 얘긴 아닙니다(웃음). 드라마는 어느 정도 기본값을 해야 하지만 영화는 변신의 폭이 커서 더 재밌어요. 언제까지 대표작으로 ‘말죽거리 잔혹사’나 ‘동갑내기 과외하기’만 내세울 순 없잖아요. 이번 작품이 저의 대표적인 영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챔피언’ ‘태풍’ 등 투박하고 거친 남성 영화를 선보인 곽 감독은 멜로에서도 그런 감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남순과 동현(정려원)의 사랑은 서툴지만 가볍지 않은 진정성이 느껴진다. 혈우병에 걸린 동현은 통증에 무감각한 남순과 달리 작은 통증에도 치명적인 여자다. “서로 정반대의 상황에 처한 남녀가 엉뚱하게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비극으로 치닫게 되죠. 투박하지만 순정이 있고, 세련되진 않지만 예쁜 사랑 이야기입니다. 첫사랑의 느낌이 강해요. 첫사랑 때는 아무런 계산을 안 하잖아요. 자신을 희생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사랑, 그래서 더 아름다운 것 같아요.” 권상우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 보기 힘든 사랑 이야기라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면서 “(손태영과의) 결혼으로 흩어진 여성 팬을 다시 모으고 싶다.”며 웃었다. 이쯤 되니 실생활에서의 사랑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평소 결혼을 일찍 하고 싶다고 말하던 그는 2008년 동료 배우 손태영과 결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두살배기 아들 룩희가 있다. ●“호기심 유발하는 배우 되고파” “아내나 저나 결혼했다고 무덤덤해지는 건 싫어해요. 여전히 서로에 대한 기대치가 높고, 영화처럼 순정도 있어요. 일적인 부분은 서로 존중하고 크게 간섭하지 않아요. 그래도 이번 영화에 키스신과 베드신이 있다는 말은 차마 못 하겠더라고요(웃음). 좋은 작품을 한 것으로 위안을 삼았으면 좋겠어요.” 배우로서 권상우의 삶은 영화만큼 극적이다. 각종 루머에 시달린 적도 있고 지난해에는 뺑소니 교통사고로 연기 인생 최대 위기를 겪기도 했다. 자숙 뒤 드라마 ‘대물’에서 하도야 검사 역을 열연하면서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지난 일을 생각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참 다사다난했네요. 권상우, 쉽게 죽진 않았어요(웃음). 누구나 실수를 하지만 두번 이상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두루두루 여러 연령대에서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더 부지런히 연기해야죠.” 당분간 권상우의 눈은 해외에 맞춰져 있다. 월드 스타 청룽과 함께 액션물 ‘12 차이니스 조디악 헤즈’를 촬영 중이다. 연말에는 장바이즈와 찍은 멜로 영화 ‘리핏, 사랑해’가 중국에서 개봉된다. 내년에는 미국 할리우드 진출이 예정돼 있다. “명절 때 극장에서 만나던 청룽과 함께 작업하다니, 지금도 가끔 믿기지 않아요. 현장에서 청룽은 스태프를 도와 카메라를 옮길 정도로 부지런하고 에너지가 넘칩니다. 쉽지 않은 기회가 주어졌으니 리샤오룽이나 청룽처럼 해외에서도 동양의 액션 스타로 이름을 날리는 기적을 이뤄보고 싶네요.” 스타성을 잃지 않고 호기심을 갖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권상우. 그의 바람이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단거리용 날카로운 징… 도약종목 통풍 불필요

    단거리용 날카로운 징… 도약종목 통풍 불필요

    악재와 호재는 공존한다. ‘번개’ 우사인 볼트(25)가 남자 100m 결승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된 순간, 볼트와 함께 볼트의 스폰서인 푸마는 땅을 쳤다. 그리고 불과 1분 뒤 요한 블레이크(22·이상 자메이카)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자 새 챔피언과 함께 아디다스가 만세를 외쳤다. 경기 전 블레이크에게 3선의 아디다스 로고가 큼직하게 새겨진 스파이크를 선물하며 볼트가 아닌 블레이크의 우승을 예언했던 미국 단거리의 살아 있는 전설 모리스 그린도 함께였다. 그린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공식 스폰서인 아디다스가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우승자로 푸마의 볼트를 지목하기는 모양이 이상한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육상은 이처럼 과학, 특히 상업적 과학이 집중되는 종목이다. 그리고 그 기술이 집약된 것이 바로 스파이크다. 육상 종목이 다양한 만큼 스파이크 역시 각 종목에 맞게 기능과 모양이 특성화됐다. 또 스파이크를 통해 선수들의 발 모양과 뛰는 습관까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때문에 육상 기록의 역사는 스파이크의 진화와 함께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0m, 200m의 스프린터들을 위한 스파이크는 순간 속도를 내기 적합하게 만들어졌다. 앞발로 트랙을 강하게 밀기 위해 징이 날카롭고 앞발에 집중돼 있다. 특히 발 앞꿈치만을 이용해 무릎을 높게 들어 올려 스퍼트를 올리는 특별한 주법을 구사하는 볼트의 스파이크에는 앞꿈치 부분에만 8개의 징이 박혀 있다. 또 발목을 많이 사용해야 하는 만큼 발목 비틀림 방지를 위해 스파이크 바닥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 선수 개인의 발 모양에 맞춰 특수 플라스틱으로 프레임을 짜는 것은 기본이다. 신은 것 같지 않으면서 경기력 향상을 이끌어 내는 셈이다. 그래서 스포츠용품 업체들은 더 가볍게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레이스가 끝나기 때문에 통기성은 중요한 고려 대상이 아니다. 반면 5000m, 1만m 등 장거리용 스파이크는 편안함에 특화됐다. 뒤꿈치부터 발가락까지 전부 사용하는 주법 때문에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용이하도록 만들어졌다. 오랫동안 달리다 보니 발에 땀이 차는 것을 막기 위해 통기성을 강화하고, 스프린터용 스파이크가 무게를 줄이려 구멍을 내는 것과 다른 이유로 땀 배출을 위해 바닥에 구멍을 내기도 한다. 트랙과 달리 높이뛰기, 장대높이뛰기 등의 도약 종목은 반발력을 극대화하려 스파이크에 쿠셔닝을 특화시켰다. 발바닥 전체의 힘을 빌려 도약하는 탓에 발 뒤꿈치에도 징이 박혀 있다. 멀리뛰기용 스파이크는 구름판을 밟는 앞발 가운데에도 날카로운 징이 박혀 있다.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도약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모래 유입을 막기 위한 덮개가 있는 것도 색다른 특징이다. 창던지기를 제외한 투척 종목은 서클 안에서 회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침이 없다. 다만 회전 운동의 축이 되는 부분은 회전할 때 저항을 줄이기 위해 요철이 거의 없고 밋밋한 구조다.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이용원칼럼] 젊은이들이여, 투표가 권력이다

    [이용원칼럼] 젊은이들이여, 투표가 권력이다

    내일이면 각 대학이 개강을 한다. 많은 대학생들에게 지나간 여름방학도 힘든 시기였으리라. 학비·생활비를 버느라 ‘아르바이트’라는 명목으로 온갖 궂은 일을 줄곧 해야만 했을 게다. 그나마 등록금을 마련했다면 다시 캠퍼스로 돌아가지만, 그러지 못한 학생은 기약없는 휴학에 들어가야 할 테고. 대학생만이 아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주 발표한 데 따르면 지난해 8월과 올 2월에 졸업한 대학생 가운데 취업한 사람은 58.6%에 그쳤다.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이태백’이 틀린 말이 아닌 셈이다. 최근에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고졸 사원 채용이 확산되는 움직임 또한 보인다. 그렇지만 그 한계는 명확하다. 고졸 출신이 맡기에 적당한 업무에 대우까지 적절하게 해주는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 낸 게 아니고 대졸 사원에게 맡기던 일을 일부 떼어준 데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는 ‘윗돌 빼어 아랫돌 괴기’에 그칠 공산이 크다. 결국 대학 재학생이건 졸업생이건, 고졸로 학업을 마쳤건 2011년 대한민국을 사는 젊은이 대부분이 부딪치는 건 암울한 현실이다. 하긴 이 땅의 문제만은 아니다. 영국에서는 지난 4일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폭동이 일어나더니 순식간에 다른 대도시들로 번졌다. 처음에는 평화적이던 시위가 대규모 폭동으로 돌변한 까닭은 젊은이들의 억눌려 있던 사회적 불만이 표출했기 때문이었다. 남미 칠레에서도 지난 5월 이후 교육 개혁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시위가 이어져 지난주에는 사망자가 생겼다. 지난해 연말 튀니지에서 발화해 이집트, 리비아를 잇달아 집어삼킨 재스민 혁명 역시 그 발단은 높은 청년 실업률이었다. 현재 전 세계는 가히 젊은이들의 분노에 맞닥뜨린 상태라 하겠다. 그럼 한국 젊은이들도 폭동 또는 혁명을 일으켜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근원적인 폭력에 맞서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린 건 부모 세대에 이미 끝났다. 그 결과 한국사회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는 완성됐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이 할 일이란, 다시금 각목으로 무장하고 거리를 휩쓰는 게 아니라 부모 세대가 틀 잡아 놓은 민주제도를 제대로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젊은이들은 ‘정치적’이 되어야 한다.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행사에 기웃거리라는 뜻이 아니다. 진보·보수 한쪽을 열성적으로 편들라는 말은 더욱 아니다. 다만 이 사회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현상이 무슨 의미를 갖는지, 그에 따른 정책 결정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꾸준히 지켜보고 참여하라는 권고이다. ‘서울 무상급식’을 놓고 주민투표를 한 지난 24일 저녁 제자인 여대생이 내게 물었다. ‘오세훈 안’대로라면 ‘강남사람’들은 급식비를 내야 하고, 무상급식이면 안 내도 된다. 그런데 왜 그들은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면서까지 무상급식에 반대하느냐라고. 이 녀석 신문도 안 보는군 하는 생각에 야단을 치려다가 아차 싶었다. 그 말 자체로는 틀린 데가 없었다. 그래서 그 이유를 설명한 뒤 덧붙였다. 봐라, 강남사람들로 대표되는 기득권층은 제 이익을 지키려고 꼬박꼬박 투표한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보수정당 후보가 강남3구에서 몰표를 얻어 당선되지 않았느냐.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투표하는 일은 기본적인 권리이다. 그런데 왜 사회적 약자인 젊은이들은 투표는 하지 않으면서 현실만 탓하지? 민주주의 체제에서 권력은 투표용지에서 나온다. 만일 20대 투표율이 절반을 넘어서면 ‘반값 등록금’처럼 젊은이들에게 절실한 문제는 여·야 구분 없이 정치권에서 즉각 해결해 줄 것이다. 20대 투표율이 60%, 또는 70%를 넘기면 저 정치하는 인간들은 젊은이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스스로 앞장서 다양한 복지 정책을 수립할 것이다. 다시 힌번 강조한다. 투표는 권력이다. 그 권력을 포기하는 한 젊은이 여러분은 여전히 ‘88만원 세대’요, 영원히 비주류로 자라날 수밖에 없다. ywyi@seoul.co.kr
  • 김현섭 6위… 한국 첫 ‘톱10’

    김현섭 6위… 한국 첫 ‘톱10’

    결승선에 들어서는 순간 다리가 풀렸다. 더 버틸 힘이 없었다. “왔구나. 내가 해냈구나.” 김현섭은 그대로 쓰러졌다. 한참을 엎드려 일어서지 못했다. 짧은 순간, 힘들었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쳤다.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김현섭은 지난 26일 급성 위경련으로 쓰러졌었다. 곧바로 응급실로 실려갔다. 병명은 신경성 위경련. 몸상태가 안 좋아 대회 출전 포기까지 검토했었다. 그러나 경기를 포기하지 못했다. 김현섭은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인데 꼭 참가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강원 고성에서 고생했던 순간들도 떠올랐다. 한달 내내 걷고 또 걸었다. 코칭스태프는 김현섭을 극한까지 몰아붙였다. 솟구치는 구토와 되뇌는 욕설이 일상이던 시간이었다. ●중후반 10위권서 치고나가… 결승선 통과 후 ‘탈진 컨디션은 엉망이었고 피로는 쌓일 대로 쌓였다. 그래도 결실을 얻었다. 김현섭이 28일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남자 20㎞ 경보에서 1시간 21분 17초로 6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단 가운데 처음으로 톱10에 들었다. 1993년 슈투트가르트 대회 남자 마라톤에서 김재룡이 4위. 1999년 세비야대회 높이뛰기에서 이진택이 6위를 차지한 뒤 최고 성적이다. 정신력으로 일군 톱10이었다. 김현섭은 체력에 문제가 있다. 초반 좋은 레이스를 펼치다가도 중후반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10㎞를 지나면 1㎞ 코스를 왕복하는 2㎞ 랩타임이 8~9분대로 저조해진다. 지난 한달, 이 부분을 집중 교정했다. 중후반 레이스를 버텨내기 위해 고강도 인터벌 훈련을 반복했다. 효과가 있었다. 김현섭은 이날 14㎞ 이후 승부를 걸었다. 떨어지는 페이스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10위권에서 6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날 몸상태가 최악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마지막 탈진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믿어준 아내와·아들 생각으로 버텨… 이젠 런던! 김현섭은 초반, 10위권 언저리에서 체력을 비축했다. 분위기를 보며 나갈 기회를 가늠했다. 선두권엔 일본 스즈키 유스케와 이탈리아 조르지오 루비노가 있었다. 10㎞ 지난 시점부터 레이스에 변동성이 커졌다. 12㎞ 조금 못 미쳐 루비노가 경고 누적으로 실격당했다. 14㎞ 지점에서 러시아 발레리 보르친과 중국 왕젠이 선두권에 따라붙었고 1㎞ 뒤 보르친이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러는 사이 김현섭은 차츰차츰 앞으로 나아갔다. 가장 힘든 순간을 정신력으로 이겨냈다. 18㎞를 지날 즈음 스즈키를 제쳤다. 경보 대표팀 이민호 코치는 “김현섭이 중후반에 저런 페이스를 유지한 건 처음이다. 그야말로 정신력”이라고 했다. 경기 직후 김현섭은 “믿어준 아내와 다섯살 아들 생각으로 버텨냈다. 내년 런던올림픽에선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했다. 김현섭에겐 동갑내기 아내 신소현씨와 아들 민재군이 있다. 2006년 결혼했지만 대회 참가와 합숙으로 아직 결혼식을 못 올렸다. “이제 당당하게 프러포즈할 수 있겠지요?” 김현섭의 이마엔 땀이, 입가엔 미소가 맺혔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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