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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다큐 줌인] “런던의 영광 위하여” 새벽을 여는 태극전사들

    [포토다큐 줌인] “런던의 영광 위하여” 새벽을 여는 태극전사들

    짧은 호흡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입김이 캄캄한 하늘 위로 퍼진다. 지난 11일 새벽 5시 30분. 2012 런던올림픽 태극전사들의 새벽 훈련은 어김없이 시작된다. 일사불란한 아침 조깅으로 시작한 선수단의 훈련은 가벼운 몸 풀기, 종목별 스트레칭을 거쳐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이어진다. 영하 7도를 밑도는 강추위지만 20여분도 채 지나기 전에 선수들의 얼굴에서는 땀이 뚝뚝 떨어진다. 100㎏이 넘는 타이어를 세워 굴리기도 하고, 자기 몸무게는 족히 나갈 듯한 타이어를 밧줄로 허리에 묶은 뒤 트랙을 전력 질주한다. 심지어 동료를 어깨 위에 태우고 그라운드를 가로지르기도 한다. 호루라기 신호에 맞춰 사이클 페달을 밟는 미녀, 밧줄을 타고 오르는 선수들의 입에서 호랑이의 포효가, 전투에 임한 전사들의 하늘을 찌를 듯한 함성이 터져 나온다. 4년 만에 올림픽의 해가 다시 밝았다. 올림픽을 기다려 온 선수들. 오는 7월 27일부터 8월 12일까지 영국 런던 일원에서 펼쳐지는 지구촌 최대의 축제를 위해 태극전사들은 지금까지 해 온 모든 것을 메달이라는 목표 하나에 모으고 있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로 종합 7위를 차지한 우리나라는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금메달 13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영 박태환, 배드민턴 이용대, 역도 장미란, 펜싱 남현희 등 스타플레이어들의 활약에 벌써부터 매스컴의 열기가 후끈하다. 하지만 세대 교체를 무난히 마친 양궁, 체조, 레슬링, 태권도, 유도 등 전통적인 금밭에서 신세대 영웅들도 탄생을 꿈꾸고 있다. 이른 새벽 매서운 추위와 쏟아지는 눈발 속에서 선수들의 결의에 찬 눈빛이 빛난다. 7개월 후 런던 하늘 아래 또 한번 태극기가 시상대에서 휘날리는 모습이 그들의 빛나는 눈동자 속에 그려지고 있다. 글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보자기도 예술…한땀 한땀 魂을 수놓다

    보자기도 예술…한땀 한땀 魂을 수놓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아주머니들의 속닥이는 찬탄사가 끊이지 않는다. 들리는 목소리는 대개 일본어다. 일본인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니 그런가 보다 했다. 한데 얘기를 들어보니 그게 아니다. 1995년 일본 첫 전시부터 화제를 모았단다. 1999년 작품집을 내놨더니 1만부가 팔려나갔다. NHK에 출연하고,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 퀼트 축제에 단골손님처럼 초대받았다. 그의 작품 사진이 일본 고등학교 가사 과목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지금도 전시를 하거나 작품을 낼 때면 일본 사람들이 제일 큰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작품이 하버드대박물관, 오스트리아 국립민속박물관 등에도 소장되어 있다. 29일까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갤러리에서 ‘복을 수놓다’ 전을 여는 자수명장 김현희(65) 작가다. 김 작가는 왜 이렇게 높게 평가받을까. 당연히 솜씨 때문이다. 그는 조선말 궁중 수방 나인으로부터 정통 자수를 배운 윤정식 선생의 눈을 처음부터 사로잡았다. ●19살부터 자수 배워… 하루 8시간씩 작업 “그때 제가 열아홉이었고 선생님이 예순다섯이셨어요. 자수 배우던 어머니 따라갔는데 딱 보시더니 ‘나한테 배워라’ 하시대요.” 심심풀이 삼아 만든 것을 보더니 돈 안 받고 따로 가르치겠다고 했단다. “그냥 손재주가 있는 편이었어요. 학교 다닐 적에 붓글씨나 그림 같은 걸 하면 솜씨 있다 칭찬을 받는 정도?” 그 많은 재주를 놔두고 왜 자수를 택했을까. “하하. 딱히 이유는 없었어요. 처음엔 사실 선생님한테 잡혀서 배운 거예요. 자꾸 배우다 보니 점점 더 좋아지더라고요.” 스승은 살아생전에 이미 “나를 넘어섰다.”고 선언했고, 허동화 한국자수박물관장은 ‘신이 내린 솜씨’라고 격찬한다. 쉽지는 않았다. 바늘 한번 잡으면 앉은 자세 그대로 계속 바느질을 해야 했다. 온몸이 불편하고 뒤틀렸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젊어서는 천 만들고 염색하고 바느질하는 전 과정을 혼자 다 했어요. 그땐 팔, 어깨에다 커다란 침을 꽂아놓고 누워야 잘 수 있을 정도였지요.” 지금도 하루 7~8시간 정도 작업한단다. 그게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예전 작업시간은? “그냥 쭉이에요. 쭉.” 시간 계산 같은 것은 해보지도 않은 말투다. 김 작가는 1986년부터 보자기 하나에만 집중해 왔다. 다른 여러 개를 하다 보니 집중이 안 됐다. 보자기를, 자수를 이용해 근사한 작품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 스승이 “네 것은 삯 받고 팔기는 아까우니 작품을 해라.” 하고 북돋아준 것도 힘이 됐다. “어느 분은 옛것에 대해 교통정리를 잘해 놨다고 하시던데, 앞으로도 교통정리를 좀 하려고요. 민보(민간 보자기)에는 우리 민속의 원형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더 좋습니다.” 궁중에서 쓰던 보자기 ‘궁보’와 민간에서 쓰는 민보를 열심히 연구했다. 아이디어를 거기서 가져왔다. 애착은 민보에 더 있다. 궁보에 비해 조악하기도 하고 중구난방인 면은 있지만, 소박한 손길에 더 정감이 갔다. 최근작에는 현대적, 추상적 풍경도 눈에 띈다. ●“민보의 소박함에 애착… 한국서 푸대접 야속” 일본은 물론 해외에서 인기가 높아 좋겠다고 했더니 여전히 불만이란다. “아직 인정을 못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더니 입술을 앙다물 뿐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보자기에 대한 푸대접 때문이다. 해외,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바느질의 인기가 대단한데 한국에서는 정작 큰 관심을 못 받는다. 해서 자신이 수십 년간 만들어 온 보자기를 인정해 주지 않는 상황이 야속한 듯했다. “그래도 저거 보면 속이 시원해요.” 보자기라서 그 끝에는 물건을 싸매기 위한 끈이 달려 있게 마련. 그걸 쫙 펼쳐서 마치 가오리연처럼 전시해 뒀다. “전시 때마다 저 끈 처리를 어떻게 할까가 걱정이었는데, 저렇게 펼쳐 놓으니 당당해 보여서 좋아요.” 보자기 냉대에 대한 분노는 스르르 사라진 표정이다. (02)726-4428.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용인시청 핸드볼 SK서 우·생·순

    시한부 선고에 마음을 졸여온 용인시청 여자핸드볼팀 선수들이 SK 유니폼을 입고 운동에만 전념하게 됐다. 선수들은 이미 9일부터 다시 코트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10일 “SK루브리컨츠가 지난 연말에 해체된 용인시청 선수들을 영입해 여자 핸드볼팀을 창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SK루브리컨츠(대표이사 최관호)는 2009년 SK에너지에서 분리된 윤활유 전문업체다. SK의 여러 계열사들이 물망에 올랐지만 이 회사의 가장 큰 해외 시장이 유럽이어서 그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핸드볼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속내가 작용했다. 용인시청 핸드볼팀은 배드민턴·역도·탁구 등 12개 종목과 함께 2010년 말 해체 통보를 받았다. 김운학 감독은 “몇몇 에이스는 스카우트 제의를 받겠지만 나머지는 당장 밥줄이 끊길 텐데 어쩌나. 평생 운동만 해온 애들이 지금 뭘 할 수 있느냐.”며 매달렸다. 그렇게 꾸역꾸역 지난해 6월까지 수명을 연장했고, 6월 말에는 핸드볼발전재단과 협회의 도움으로 또 12월 말까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구원의 손길이 끊긴 지난 연말, 김 감독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후원자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정성이 통했는지 SK가 팀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쨍’ 하고 해가 떴다. 김 감독은 “어제부터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SK 이미지에 걸맞은 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뻐했다. 은퇴를 선언했던 권근혜도 코트로 돌아왔다. SK루브리컨츠는 19일 공개 선발전을 통해 포지션별로 선수들을 확보한 뒤 다음 달 14일 시작하는 코리아리그에 출전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국대’의 새벽 뜨겁게 열렸다

    ‘국대’의 새벽 뜨겁게 열렸다

    태양도 아직 떠오르지 않은 한겨울 새벽 6시, 운동장에 모인 선수들이 에어로빅으로 몸을 푼다. 잠 들었던 세포가 깨어날 때쯤 종목별로 나눠 새벽 훈련프로그램을 소화한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태릉선수촌의 아침 풍경. 다만 느낌과 각오는 사뭇 달랐다. 9일로 런던올림픽 개막이 200일 앞으로 다가온 것. 선수들의 심장 박동과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진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을 열었다. 연초에 하던 행사를 올림픽 D-200에 맞춰 늦췄다.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하는 15개 종목, 426명의 선수들이 오륜관에 모여 결의를 다졌다. 런던올림픽을 반년 앞둔 시점이라 그런지 매해 열리던 훈련 개시식보다 더 북적거리고 들뜬 분위기였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각종 경기단체·유관단체 인사들이 참석해 선수들과 신년 인사를 나눴다. 최 장관은 “스포츠는 정직하다. 런던올림픽에서 그동안 흘린 땀과 눈물, 노력이 아름다운 결실로 맺을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용성 회장은 ‘금메달 10개 이상으로 세계 10위권 달성’이란 목표를 강조하면서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스포츠를 세계 중심에 서게 해달라.”고 말했다. 박종길 태릉선수촌장은 “선수촌에서 ‘나태’와 ‘안주’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남은 기간 더 진지한 자세로 훈련에 매진해야 한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양궁 김우진과 유도 황예슬은 대표선서를 하며 “필승의 신념으로 강화훈련에 임할 것”을 다짐했다. 김우진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올림픽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따는 게 꿈”이라고 했다. ‘효자종목’ 양궁이지만, 아직 올림픽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이 없다. 김우진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과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르며 런던의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대표선서를 하면서 각오와 다짐이 더욱 확고해졌다. 불안하기도 하지만 설렌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빛 바벨을 들어올렸던 역도 장미란은 “대회가 얼마 안 남은 게 피부에 와닿는다. 메달 욕심을 부리기보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결과는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며 웃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길섶에서] 산악정체/임태순 논설위원

    “설악산 단풍이 곱다는 말은 들었는데 여태껏 구경을 못했어. 죽기 전에 한번 보려고 왔어.” 어느 해 가을 강원도 속초로 출장을 갔다 설악산을 찾았다. 토요일 아침 백담사 초입으로 가 부지런히 발길을 놀렸으나 봉정암 못 미쳐서부터 산행길은 한없이 더뎠다. 이유는 할머니와 그 가족들 때문. 설악산 단풍구경에 나선 할머니는 열심히 땀을 흘렸지만 금세 힘에 부쳐 쉬기를 반복했다. 이 틈을 이용, 뒷사람이 추월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꼬리는 점점 길어졌다. “젊은이 미안해.”하는 할머니의 말에 결국 오후 2~3시쯤 서울행 버스에 오르려던 계획은 엉클어지고 말았다. 등산인구가 많아지면서 휴일이 되면 북한산 등 서울 근교 산도 정체가 점점 심해진다. 이러다 보면 등산로에도 교통신호등, 산악 내비게이션과 교통방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때마침 서울 관악구가 관악산에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무장애 등산로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한다. 무장애 등산로가 생기면 산악 정체가 좀 누그러들려나.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올드보이 18人 ‘명랑 배구운동회’

    올드보이 18人 ‘명랑 배구운동회’

    8일 수원체육관에 박삼용 KGC인삼공사 감독이 코트에 들어섰다. 정장이 아닌 유니폼 차림이었다. 박 감독은 곧바로 코트에 벌렁 드러눕더니 몸을 풀기 시작했다. 역시 유니폼 차림으로 코트에 들어오던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에게 이번에는 고희진(삼성화재)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그런데 그는 말쑥한 정장 차림이었다. 2011~12시즌 프로배구 올스타전은 그렇게 시작됐다. 선수와 감독·코치가 역할을 바꾼 9인제 경기로 올스타전의 첫 무대를 연 것. 왕년에 코트를 누비던 감독·코치들은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K스타’ 팀의 세터 이경석 LIG손보 감독의 공을 받은 박 감독은 초반에는 옛 고려증권의 주포다운 날카로운 공격을 선보였다. ‘V스타’ 팀의 권순찬 드림식스 코치는 삼성화재 센터로 뛰던 선수 시절을 방불케 하는 철벽 블로킹으로 초반 기선을 제압했다. 박 감독의 활약으로 V스타 팀이 초반 8-4로 크게 앞섰다. K스타의 고희진 감독은 작전시간을 불러놓고도 인상을 잔뜩 구기고 있는 감독들에게 무슨 말을 할지 몰라 난감해했다. ‘임꺽정’이라는 별명만큼 파워 넘치는 스파이크가 전매특허였던 임도헌 삼성화재 코치의 타점이 눈에 띄게 내려와 있던 터였다. 공격이 자꾸 막혔다. 승부욕이 발동한 고희진은 “비디오 판독을 쓰겠다.”고 들이댔다가 무안을 당하기도 했다. V스타의 주전 세터로 나선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은 ‘컴퓨터 세터’로 명성을 날리던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90년대 국가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던 ‘배구 도사’ 박희상 드림식스 감독과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20점대를 넘어가자 코트 안의 감독과 코치들은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임 코치는 오른쪽 어깨를 매만졌고, 박삼용 감독의 등은 땀으로 흥건했다. 24-24 듀스 이후 임 코치의 연속 득점으로 K스타가 26-24 역전승을 거뒀다. 주·부심을 맡았던 여오현(삼성화재)과 한유미(KGC인삼공사), 부심을 맡은 외국인 가빈(삼성화재)·안젤코(KEPCO)·미아(흥국생명)·몬타뇨(KGC인삼공사) 등은 중간중간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7112명의 관중들 웃음을 이끌어 냈다. 치열했던 시즌 전반기를 마친 뒤 맞은 올스타전에서 선수와 감독들은 불타는 승부욕은 접어두고 숨겨 놓았던 끼를 펼쳐 보였다.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는 김요한(LIG손보), 알레시아(IBK기업은행)가 받았다. 세리머니상은 수니아스(현대캐피탈)와 미아가, 스파이크킹과 퀸은 각각 서재덕(KEPCO·113㎞)과 한수지(KGC인삼공사·86㎞)가 차지했다. 수원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올 경제 화두 중산층 붕괴·신빈곤층↑”

    “올 경제 화두 중산층 붕괴·신빈곤층↑”

    올해 우리 경제의 주요 흐름은 중산층 붕괴와 초라한 일자리 등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2012년 국내 10대 트렌드’ 보고서에서 “올해는 경제성장률 둔화 속에 살림살이는 팍팍해지고 중산층은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원이 예상한 올해 가장 중요한 경제 동향은 ‘중산층 붕괴 속 신빈곤층의 확장’이다. 연구원은 ‘하우스 푸어’, ‘워킹 푸어’, ‘리타이어 푸어’ 등 3대 신빈곤층이 늘어나 이들을 중산층으로 복귀시키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계 실질소득 증가율이 1%대로 낮은 수준인 반면, 물가상승세가 지속되고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은 커지면서 가계 살림살이가 더욱 쪼들릴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고령층 노인 인구 증가로 일하기를 원하는 노인은 증가하지만 청년층은 땀 흘리는 일자리를 기피하면서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겪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념, 세대, 지역 간 다양한 사회갈등이 분출, 통합과 갈등 관리가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고 예상됐다. 희망적인 전망도 나왔다. 철강, 전자 등 전통적인 경쟁력을 지닌 제품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한 자동차, TV 등이 1등 제품으로 세계 시장의 중심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됐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겨울철 피부·건강 관리 가이드

    겨울철 피부·건강 관리 가이드

    해가 바뀌어서도 추위는 여전하다. 이런 날씨 탓에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건 없다.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차근차근 살펴가면 된다.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소소한 겨울 건강 문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추우니까 먹는다? 사람은 배가 고프면 추위를 더 탄다. 인체는 추위에 노출되면 대사율을 높여 체온을 늘리는데, 대사에 사용하는 에너지원이 음식이기 때문이다. 음식을 섭취하면 대사율이 높아져 더 많은 열이 발생하는데, 이를 특수역원작용이라 한다. 특히 단백질 음식에 이런 작용이 뚜렷하다. 또 음식을 섭취하면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고, 인체는 포도당 대사를 위해 인슐린을 분비하는데, 이 인슐린이 포도당 대사를 촉진해 전신의 대사율을 높이므로 식사를 하면 체온이 약간 오르게 된다. ●안면홍조 겨울만 되면 볼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사람이 있다. 안면홍조증이다. 피부혈관이 확장돼 혈류가 증가하면서 얼굴에 홍반과 온열감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원인은 많다. 혈관은 히스타민이 증가하거나 자율신경 이상에 의해 확장되는가 하면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칼슘길항제나 협심증에 사용하는 니트로글리세린 등 약물 부작용이 원인이기도 하다. 술도 원인이 된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 분해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의 혈중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내분비질환이나 췌장·신장·부신 등에 종양이 있거나 주사비(딸기코) 등 피부질환이나 폐경기 후 에스트로겐이 감소해 안면홍조가 나타나기도 한다. ●발바닥 각질 발꿈치와 발바닥에 형성되는 굳은살은 흉할 뿐 아니라 발 냄새의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턱대고 없애려다가는 부작용을 겪기 쉽다. 각질층은 자극을 줄수록 더 두꺼워지기 때문이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가 잘 불린 각질 부위에 로션이나 크림을 듬뿍 바른 뒤 랩이나 거즈 등으로 감싸고 잠자리에 들면 한결 부드러워진다. 목욕탕 바닥에 문지르거나 돌이나 칼로 긁어낼 경우 자칫 정상 조직까지 손상을 입을 수 있으며, 감염 위험도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정 불편하다면 부드러운 타월이나 브러시로 살짝 벗겨내거나 각질제거기를 이용하면 된다. 피부 균열이 심해 통증이 있을 때는 전문의를 찾는 게 좋다. ●언 살은 차갑게 푼다? 스키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다보면 손발이 꽁꽁 얼어 빨갛게 붓거나 감각이 없어지는 등 동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 ‘언 살은 차가운 것으로 푼다’며 찬물에 담그기도 하는데 이 경우 통증은 억제되지만 동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손으로 비비거나 마사지하는 방법도 효과가 크지 않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혈관을 이완시켜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세포 사이의 결빙을 풀어줘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동상 부위를 40도 정도의 물에 20∼30분간 담가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다. 몸을 덥힌다며 술을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겨울 사우나 겨울에 찜질방이나 사우나에서 땀을 흠뻑 흘리고, 거친 때수건으로 각질을 벗겨내고 나면 피부가 뽀송뽀송 부드러워진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일시적으로 피부가 부드러워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피부는 곧 거칠어지고 건조해진다. 온찜질이나 사우나를 반복하면 상태가 더 악화돼 나중에는 민감성 피부가 되기도 한다. 피부는 적당한 수분이 필요한데, 과도한 온찜질이나 사우나로 피부의 각질층이 파괴되고, 지질과 자연 보습인자가 소실되면서 건조하고 거칠어지는 것. 피부 건조를 막으려면 비누와 때수건 사용을 줄여야 하며, 저자극성 비누를 사용하되 피부에 비누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꼼꼼히 씻어내고,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줘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
  • 울산의 소리 관광자원화한다

    울산의 소리 관광자원화한다

    섬 바위틈을 파고드는 파도 소리, 새벽 예불을 알리는 종소리, 세계 최대 조선소의 망치 소리…. 울산의 역사와 삶, 정체성을 간직한 이런저런 소리가 관광자원으로 개발된다. 울산 동구는 그동안 보고 즐기는 여행에서 ‘소리가 있는 오감 만족형 여행지’를 만들기 위해 지역의 역사성·역동성·생태성을 갖춘 대표적 소리를 발굴해 관광자원으로 개발한다고 5일 밝혔다. ●내년 슬도 일대 2층 규모 소리체험관 건립 특히 동구는 내년 방어동 슬도 일대에 지상 2층 규모의 소리체험관(연건평 660㎡)을 건립할 예정이다. 관광객이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마치 현장에 간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소리 지도도 정교하게 제작한다. 동구는 이미 9개의 소리를 발굴했다. ‘슬도명파’(瑟島鳴波)는 방어진항 앞 슬도(면적 3083㎡)의 구멍 뚫린 바위 사이(위)로 바닷물이 드나들면서 생기는 소리가 거문고를 타는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축암효종’(竺庵曉鐘)은 동부동 마골산 사찰인 동축사에서 매일 새벽 예불을 올리기 위해 울리는 종소리이고, ‘옥류춘장’(玉流春張)은 겨우내 얼어붙었던 마골산 골짜기에 얼음이 녹으면서 옥 구르는 듯한 물소리와 함께 찾아온 아름다운 봄 풍경을 뜻한다. 축암효종은 새벽 산사에서 은은하게 울려퍼져 주민들에게 익숙하고, 옥류춘장도 얼음이 녹아내릴 무렵 산행 길에 흔히 만날 수 있는 소리와 풍경이다. ●동구, 슬도 특유 파도 소리 등 9가지 선정 또 대왕암공원 몽돌에 물 흐르는 소리와 울기등대의 경적 소리, 서부동 아파트단지 내 매미(아래) 울음도 선정됐다. 세계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의 망치 소리’도 빼놓을 수 없다. 과거에는 힘겨운 노동과 땀을 연상시켰지만 조선업의 성장과 더불어 이젠 가난한 어촌에서 부유한 도시로 변모한 동구를 상징하는 소리로 손꼽힌다. 동구는 상반기 중 수집한 소리를 녹음하고 콘텐츠 제작에 들어갈 계획이다. 동구 관계자는 “음향 녹음 작업과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관광코스도 개발할 계획”이라며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인기를 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美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이런 박빙승부 처음”… 롬니, 강경 보수층 비토 넘어설까

    [美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이런 박빙승부 처음”… 롬니, 강경 보수층 비토 넘어설까

    “이렇게 박빙의 승부는 본 적이 없다.” 3일 밤(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 시내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아이오와 코커스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공화당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를 펼친 것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이날 코커스는 앞으로 경선 초반전이 혼전 양상을 띨 것임을 예고했다. ●론 폴 급진적 이미지로 성장 한계 롬니 입장에서는 간신히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대세론에 일정 부분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보수색채가 강한 아이오와에서 온건 보수성향인 그가 압도적 1위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애초부터 있긴 했다. 하지만 순위보다는 롬니가 얻은 지지율이 중요하다. 그는 이번에도 아이오와에서 4년 전 경선 득표율과 같은 25% 지지에 그쳤다. 이는 공화당 주류인 강경 보수층의 롬니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번 아이오와 경선에서는 롬니가 잘했다기보다는 비(非)롬니 진영의 후보가 난립하면서 표가 분산된 데 따른 반사이익이라고 봐야 한다. 롬니의 우위가 예상되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1월 10일)에서 승리하더라도 곧바로 사우스캐롤라이나(1월 21일)와 플로리다(1월 31일) 등 선거인단이 많은 보수성향 지역의 경선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이 그에게는 녹록지 않은 ‘도전’이다. 특히 사우스캐롤라이나는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이 강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매우 보수적인 지역이어서 모르몬교 신자인 롬니에게는 경선 초반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동 1위와 다름없는 2위를 차지하며 혜성같이 떠오른 샌토럼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린다. 우선 샌토럼은 모아 놓은 선거자금이 적기 때문에 6개월이나 되는 긴 경선전에서 우위를 끌고 가기 역부족일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반면 롬니를 싫어하는 공화당 주류의 표와 선거자금이 샌토럼에게 급속히 쏠리면 대세를 형성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와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 등 비롬니 진영 후보들이 반전을 이루지 못하고 하나둘씩 사퇴한다면 그 지지세가 샌토럼에게 결집될 가능성이 크다. 론 폴 하원의원은 21%의 득표율로 선전했지만, 그의 주장이 무정부주의에 가까울 만큼 급진적이라는 점에서 추가 성장은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아직은 우세하다. ●플로리다 프라이머리 이후 윤곽 따라서 경선 초반 판세는 이달 하순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플로리다 프라이머리를 거치면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즈음 하위권 후보들이 ‘정리’된다면, 롬니와 샌토럼의 양강구도 내지 폴까지 포함하는 3파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디모인(아이오와)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바다거북들의 완벽한 ‘하이파이브’

    바다거북들의 완벽한 ‘하이파이브’

    마치 사람들처럼 ‘하이파이브’를 하는 바다거북들의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5일 미국 매체 허핑턴포스트는 지난달 29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거북의 하이파이브’라는 제목의 영상 한 편을 소개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바다거북 두 마리가 서로 느리게 바닷속을 유영하다가 각자 오른쪽 앞발을 사용해 힘차게 손뼉을 맞추듯 치고 지나가는 모습이 나타난다. 의도된 행동으로 보기에는 다소 의구심이 들지만 영상 속 바다거북들은 확실히 하이파이브하는 모습을 보여줘 주목을 끈다. 이와 함께 이 매체는 사람과 같은 행동을 나타낸 동물들은 바다거북 만은 아니라면서 지난해 언론을 통해 공개된 몇몇 동물을 소개했다. 미국에 사는 31살의 수컷 보노보 ‘칸지’는 사람처럼 불을 피워 요리할 수 있으며, 캐나다의 한 농장에 사는 ‘베일리’라는 이름의 버팔로는 TV 보는 것을 즐기며 가끔 주인과 드라이브를 하기도 한다. 또한 일본의 한 오랑우탄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수건으로 땀을 닦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 바다거북들의 완벽한 하이파이브 영상 보러가기  사진=유튜브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수입 95% 저축… 5년 더 땀 흘리면 예전 삶으로”

    2010년 4월 어느 날 오후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한 아파트 옥상. 난간에 걸터 앉아 불콰해진 얼굴로 연신 소주를 들이켜는 이성식(45·가명)씨의 눈에서는 두 줄기 눈물이 쉴새 없이 흘러내렸다. 순간 난간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아내와 이혼한 뒤 우울증 때문에 2005년부터 집에서 주식 투자에만 매달렸던 그는 1억원을 잃고 빚까지 얻은 상태로 거리로 나와 고시원 생활과 노숙을 하며 살아왔다. 이혼 전에는 잘나가는 영어학원 강사에 토끼 같은 딸을 둔 가장이었지만 하루아침에 거리를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된 것이다. 떨리는 입에서 “인생 이렇게 살아서 뭐해. 그냥 죽자.”는 말이 나왔지만 순간 사랑스러운 딸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딸을 다시 봐야겠다는 마음에 이씨는 아파트를 내려와 무작정 둔촌동 지구대로 달려갔다. 지구대장에게 “살 곳도, 돈도 없지만 죽을 마음으로 열심히 살겠으니 도와 달라.”고 사정했다. 다행히 경찰의 소개로 서울 강동종합사회복지관의 노숙인 쉼터에 입소할 수 있었다. 쉼터의 규칙은 엄격했다. 자활 과정 도중 번 돈의 50%를 저축한다는 다짐을 받았다. 유흥으로 돈을 탕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대신 서울시 신용회복지원사업을 소개해 빚을 일부 탕감해 줬다. 이씨는 건설일용직으로 공사장에서 벽돌부터 날랐다. 첫 일당은 5만원이었지만 일이 익숙해지자 12만원까지 받았다. 그는 소개비 10%를 뗀 나머지 돈의 95%를 저축했다. 한 달에 180만원을 저축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보호시설 노숙인 1222명의 저축실적을 검토해 이씨처럼 소득 대비 저축률이 높은 70명을 ‘올해의 노숙인 저축왕’으로 선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동안 4억 6000만원을 벌어 절반 이상인 2억 6000만원을 저축했다. 상위 7명은 수입의 90% 이상을 저축했다. 저축왕이 되려면 6개월간 꾸준히 근로소득이 있어야 하고, 주택청약저축에 가입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시는 상위 7명에게 상장을 주고, 70명은 오는 3월 ‘희망플러스통장’ 가입자로 추천한다. 희망플러스통장은 저축액만큼의 금액을 시에서 지원해 저소득층의 자활을 보장하는 제도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5) 마약에 눈먼 그녀 엽기적 살인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5) 마약에 눈먼 그녀 엽기적 살인

    2005년 2월 17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 유치장. 남다른 미모의 20대 여인이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옷부터 반지, 구두까지 명품으로 도배한 여자는 유치장보다는 도심 번화가가 더 어울릴 법했다. 뭔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불안해하던 그녀는 거품을 물고 픽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그때마다 형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그녀를 둘러메고 병원으로 뛰어가기를 몇 차례. 병원에선 몸에 이상이 없다는 말뿐이었다. 그녀는 며칠 전 인근 화상(火傷) 전문 병원 계단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르려다 붙잡힌 Y(당시 27세)씨였다. 형사들의 눈에 Y씨의 행동은 이상한 것투성이였다. 멀쩡한 여자가 병원에 휘발유를 뿌린 점도, 줄곧 꾀병을 부리는 것도,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됐다. 형사가 가족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 남동생의 말은 예상 밖이었다. “저…형사님, 누나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구든 죽거나 다쳐요.” 남동생에 따르면 Y씨의 주변엔 몇 해 전부터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 있었다. 그녀는 최근 5년 동안 두 차례 결혼을 했지만 남편들이 얼마 못 가 모두 세상을 떴다고 했다. 죽기 전 두 명 모두 시력을 잃었고 병을 얻었다. 집엔 불까지 났다고 했다. 불행을 겪은 누나가 고향집으로 쉬러 오자 악몽은 가족에게 번졌다. 어머니, 오빠가 차례로 눈이 멀었다. 고향집에도 불이 났다. 최근엔 집안일을 해 주던 아주머니 집에 신세를 졌는데 그 집 역시 불이 나 아주머니 남편이 사망하고 다른 가족들도 다쳤다고 했다. 동생 말대로라면 정말 공포영화에나 나올 법한 저주받은 캐릭터였다. 그녀에게 몸쓸 액운(厄運)이 든 걸까. 형사들은 그녀의 가족들이 사는 강원도로 향했다. 남동생 말대로 어머니와 오빠는 실명한 상태였다. 2003년 7월과 11월 각각 6개월 사이를 두고 모자에게 갑작스러운 안질이 찾아왔다. 병명은 안와 봉와직염. 눈 주변이 뭔지 모를 세균에 급성으로 감염돼 시력을 잃은 것이다. “딸이 석류주스를 내왔는데 그걸 마시고는 멍해졌어요.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는데 그 후 눈을 떠도 앞이 안 보이더라고요.” “오랜만에 집에 온 여동생이 술 한 잔 하자며 술을 내왔어요. 몇 잔 마셨을까. 그 후엔 기억이 없어요. 한참을 자고 일어나 눈을 떴는데 앞이 안 보였어요. 병원이더군요.” 그러나 노모도 오빠도 수상한 우연에 왠지 말끝을 흐렸다. 의식적으로 의심을 거두려는 듯했다. 가족이란 이유에서였다. 형사들은 미스터리와 같은 남편들의 죽음과 잇따른 가족의 실명, 이와 관련된 병원과 보험기록들을 샅샅이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죽은 남편들 역시 사망 전에 원인 모르게 실명했다는 기록을 찾을 수 있었다. 놀랍게도 그들을 실명시킨 병도 똑같은 봉와직염이었다. 실명 후 첫 번째 남편은 뜨거운 기름에 의해, 두 번째 남편은 갑작스러운 화재에 화상을 입었다. 그때마다 여인에겐 어김없이 보험금이 쌓였다. 상해부터 사망까지 맞춤형 보험을 들어 놓은 덕이었다. 보험금만 무려 6억원이 넘었다. 형사가 아닌 누구라도 그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녀를 추궁할 시간이 얼마 없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그녀는 “불치병을 앓는 세 살배기 아들을 보살필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구속 적부심을 신청해 놓은 상태였다. 수사팀은 담당 판사를 만나 사정을 설명했다. 살인 용의자로 위험인물이니 수사를 마칠 때까지만이라도 잡아 놓아 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황 증거만으로 그녀를 잡아 놓을 수 없다고 판단한 재판부는 그녀를 풀어 줬다. 그녀가 나오자 악몽이 반복됐다. 이번엔 자기 아들과 같은 병실에 입원 중이던 환자의 20대 보호자가 갑자기 실명했다. 실명 전 그녀는 Y씨가 건넨 다이어트 약을 먹었다고 증언했다. 그 사이 Y씨 아들의 병원비 900여만원이 실명한 여성의 신용카드로 결제됐다. 게다가 그녀는 또 다른 남성을 만나고 있었다. 새로운 먹잇감이었다. 경찰은 존속 중상해와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첫날 그녀는 “증거를 대라.”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변해 갔다. 2개월 전 유치장에서처럼 극도의 초조와 불안감에 떨었다. 결국 스스로 입을 뗐다. 4년간 마약에 취해 있었다고 했다. 경찰은 소변과 체모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마약은 혈액으로 흡수돼 체내를 돌다가 소변으로 배출된다. 히로뽕은 1.5∼7일, 대마는 짧게는 1∼4일이면 밖으로 배출되지만, 상습 복용자는 최장 30일간 소변 시료에서 검출된다. 이런 시간적 제약을 극복해 주는 것이 머리카락이나 체모 검사다. 모세혈관을 통해 모발에 흡수된 마약 성분은 계속 나이테처럼 층을 형성한다. 그래서 모발이 자라난 시기를 역으로 계산하면 투약 사실과 분량을 알 수 있다. 히로뽕 복용 여부를 확인할 땐 최소 50올 정도의 모발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겨드랑이털이나 음모를 채취하는 일도 많다. 같은 양의 마약을 복용했을 때 머리카락보다 음모나 겨드랑이털에서 농도가 높게 검출된다는 연구 결과 때문이다. 왜 그럴까. 땀이 많은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의 털은 모공에서 정상적으로 올라온 마약성분 외에 주위의 땀까지 묻어 마약 성분에 이중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안타깝게도 Y씨의 몸에서 마약 성분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당시 그녀가 복용한 마약이 당시 마약류로 분류되지 않는 신종이었기 때문이었다. 경찰은 대신 진술 녹화를 증거로 남겼다. Y씨는 2000년 딸이 뇌진탕으로 사망하자 우울증에 걸려 마약에 빠졌다고 했다. 마약으로 슬픔은 이길 수 있었지만, 중독은 피할 수 없었다. 환각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선 돈이 필요했고, 그 돈을 얻는 방법은 다른 사람의 몸이었다. 2000년 5월 첫 남편을, 그 이듬해에 둘째 남편을 잔인하고 엽기적인 방법으로 살해했다. 어머니와 오빠도 예외는 아니었다. 3명의 목숨과 5명의 눈이 그녀의 마약을 위해 희생됐다. Y씨는 2005년 10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경남 진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금수산기념궁전 ‘金씨 왕조 피라미드’

    금수산기념궁전 ‘金씨 왕조 피라미드’

    북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이 현대판 ‘이집트 피라미드’로 주목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28일 오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이 열린다. 영결식 이후 김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될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1994년 7월 사망한 김일성 주석의 방부 처리된 시신도 보존돼 있다. 김 위원장의 시신 역시 부친 김 주석처럼 ‘미라’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금수산기념궁전이 피라미드처럼 왕가의 무덤 역할을 하기 위해 지어진 것은 아니다. 1970년 첫 삽을 뜬 이후 김 주석의 65회 생일인 1977년 4월 15일 완공된 이 건물은 김 위원장이 숨을 거두기 전까지만 해도 관저로 쓰였다. 때문에 원래 이름은 금수산의사당 또는 주석궁으로 불렸다. 김 주석의 사망 1주기를 맞아 명칭이 금수산기념궁전으로 바뀐 것이다. 그럼에도 기념궁전이 지어지는 데는 피라미드처럼 주민들의 적잖은 피와 땀이 밑거름이 됐다. 평양 중심가에서 북동쪽으로 8㎞ 정도 떨어진 모란봉 기슭에 위치한 기념궁전은 정확한 수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부지 면적만 350만㎡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여의도 전체 면적(290만㎡)보다도 넓은 것이다. 공사 비용만 9억~10억 달러가 소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동복 자유북한방송 방송위원은 2007년 7월 대북방송에서 기념궁전 공사 비용과 관련, “당시 국제가격에 의하면 강냉이 600만t을 수입해 2300만 북한 동포들의 식량 문제를 3년간 해결할 수 있는 액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기념궁전 남쪽으로는 대동강이 흐르고 둘레에는 해자(인공으로 판 강)가 있으며 이중 철책으로 둘러싸여 있다. 건축 면적만 3만 5000㎡에 이르는 건물 내부에는 20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대연회장을 비롯, 대리석으로 조각한 김일성·김정일 입상 등이 들어서 있다. 기념궁전 앞에는 김일성·김정일의 생일을 상징하는 너비 415m, 길이 216m 규모의 광장이 조성돼 있다. 동시에 2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마이웨이 vs 미션임파서블4, 승자는 누구?

    마이웨이 vs 미션임파서블4, 승자는 누구?

    2011년 대한민국 극장가는 그야말로 국내외 블록버스터끼리의 전쟁터다. 강제규 감독의 7년만의 복귀작이자 오다기리 조, 판빙빙 등 아시아 배우들이 출격한 영화 ‘마이웨이’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대명사 중 하나인 톰 크루즈의 영화 ‘미션임파서블4:고스트 프로토콜(이하 MI4)의 대결은 피만 튀지 않을 뿐, 총칼없는 전쟁이나 다름없이 치열하다. 마이웨이와 MI4의 전쟁터를 포인트 3가지로 면밀하게 들여다보자. ●입이 떡 벌어지는 제작규모 마이웨이의 순제작비는 280억 원, 국내 영화제작 역사상 최대 규모다. 해외로케이션도 동유럽 발트해 연안 국가 리투아니아부터 중국과 러시아 등을 오가며 생생한 전쟁현장을 담아냈다. 실제 전투 장면에도 막대한 물량이 투입됐다. 쉴 새 없이 터지는 화약과 탱크들이 등장하는 노르망디 전투 장면은 국내 전쟁영화 제작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할 만큼 ‘지독하게 잔인한’ 클라이맥스로 꼽힌다. 하지만 ‘돈 앞에 장사 없다.’ 했던가. 제작비 1억 4000만 달러(약 1620억 원)가 들어간 MI4는 자본의 위대함을 가시적으로 실감할 수 있게 한다. 미국 LA, 체코 프라하, UAE 두바이, 캐나다 밴쿠버 등에서 촬영된 이 영화는 인풋(Input)대비 아웃풋(Out put)의 훌륭한 예로 꼽을 만 하다. 두 작품 모두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엄청난 제작비를 투자했지만, MI4가 볼거리를 더 잘 살렸다는 데에 한 표를 던진다. 물론 가시적인 즐거움 뿐 아니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토리도 MI4을 눈이 신나는 영화로 만든 것은 물론이다. ●참신하거나 혹은 뻔한 스토리 마이웨이의 기본 ‘무기’는 전쟁이다. 물론 MI4도 핵전쟁이라는 소재가 등장하지만, 전쟁 발발 후와 전쟁 발발 직전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두 작품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마이웨이는 이미 과거에 발생한 일을 그리고 있는데다, 관객을 사로잡을만한 반전 또는 극적 긴장감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나마 ‘반전’이라면 판빙빙의 출연분량 정도일까. ‘주인공은 쉽게 죽지 않는다’는 불문율도 그대로다. MI4 역시 주인공을 쉽게 죽이지 않는다는 점은 같지만, 마치 주인공이 곧 죽을지도 모른다고 느낄 만큼의 팽팽한 긴장감이 영화 전체에 도사려 있다. 크렘린 궁에서 등장하는 4차원 시물레이션 기기, ‘스파이더맨’으로 변신할 수 있게 해주는 첨단 장갑, 열로 부력을 발생해 공중부양을 가능케 하는 기기는 보는 재미를 배로 높인다. 여기에 주인공 이단 헌터(톰 크루즈)가 핵전쟁을 막기 위해 펼치는 갖가지 플랜, 상상에서나 가능할 법한 고난도의 액션을 보고 있노라면, 조금 과장을 더해 ‘팝콘 먹는 걸 까먹을 만큼’ 집중하게 된다. 두 작품 모두 ‘뻔하고 뻔한’ 구석이 있다면 눈에 띄게 민족주의를 강조했다는 것 정도인데, 이제 관객들도 ‘민족적 블록버스터’에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져있지 않을까. ●날카로운 관객평 전쟁영화의 특성상 호불호가 분명하게 구분되는 마이웨이는 관객평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6일 현재 네이버 영화 평점에서 네티즌은 6.93, 패널은 7.55, 전문가는 5.66을 기록하고 있다. 제작사 측은 연말과 설 특수를 노리고 있지만, 입소문이 ‘귀한 입김’으로 작용하는 국내 영화시장 특성상 이 같은 평점 성적이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MI4는 “돈 자랑이 너무 심한 영화”, “유치한 스토리” 라는 일부 관객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네티즌 8.79, 패널 8.50, 전문가 7.64의 높은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전쟁영화를 꺼려하는 여자관객들의 표심을 사로잡은 것도 MI4가 앞서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제작사 측은 MI4가 역대 시리즈 중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마이웨이와 MI4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극명한 작품이다. 때문에 승자와 패자를 가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표면적으로는’ MI4가 앞서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25일까지 마이웨이 누적관객 100만 1676명, MI4 318만 4395명). 뒤쳐지고 있는 마이웨이 측에서는 엉덩이가 바싹 타들어가는 느낌이겠지만, 관객들은 오랜만에 쟁쟁한 영화 두 편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나쁘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영화, 특히 수 백 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한국영화는 필히 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손익분기점을 넘고 손해를 보지 않아야 다음 제작을 기다리는 크고 작은 한국영화들이 제작의 전쟁터에 뛰어 들 ‘총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산영화라고 무조건적인 찬성표를 던지는 것도 유해하다. 날카로운 지적과 철저한 반성이 어우러져야 발전이 가능하다. 비록 MI4에 밀리는 마이웨이지만, 몸에는 좋지만 입에는 쓴 약처럼 건강한 한국영화 성장에 힘을 불어넣어 줄 포도당 같은 영화로 길이 남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제2회 지방행정의 달인 선정] 전문성·열정으로 무장… 이들이 있어 국민은 행복합니다

    [제2회 지방행정의 달인 선정] 전문성·열정으로 무장… 이들이 있어 국민은 행복합니다

    대통령, 장관,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 등 나라의 주요 정책을 이끄는 사람들은 언제나 사회와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당장 주변으로부터 주목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공무원들이 있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더라도 일선 현장에서 이를 수행할 27만여 지방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다면 국가 사회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그저 자신이 놓인 현장에서 국가와 지역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길만을 고민하며 땀 흘려온 지방 공무원들을 소개한다. 제2회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된 22명의 업적을 분야별로 간략히 소개한다. 서울신문은 새해부터 매주 월요일자에 이들의 업적을 상세히 소개하는 지면을 준비 중이다. [행정 분야] 전국 첫 노점상 실명제 도입 신옥범 울산 중구 건설과(행정 6급) 전국 최초로 2004년에 노점상 실명제 운용을 도입해 불법 매매행위 차단 및 노점상 규격화, 개인별·장소별 관리체계를 구축했다. 또 노점상 승계 시 기초생활수급대상자 또는 차상위 계층을 우선 고려하는 승계제도를 도입하는 등 합리적인 노점상 운영과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노점상과의 갈등 때문에 수십건의 생명보험에 가입하면서도 업무를 게을리하지 않는 열정을 보였다. 주정차 과태료 행정 개선 우희수 서울 동대문구 정책담당관(행정 6급) 주정차 과태료에 단속이유를 알려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켰고, 과태료 납부율을 올리는 주정차 과태료 스티커 개선안 등을 제안했다. 또 급증하는 여권업무를 개선하기 위한 ‘여권발급 올라운드 플레이어 제도를 창안했고, 공공기관 우편물 처리과정 전산화를 위한 혁신 우편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전기기계 분야] 친환경 다목적 제설차량 개발 김동찬 서울 성동구 토목과(기능 6급) 수년간 제설작업 현장에 종사하면서 기존의 제설차량을 개선한 염화칼슘살포기를 발명하여 사전적재로 초동제설, 기존차량 대비 4배의 대용량 적재가 가능한 장비를 개발했다. 염수 및 제설제 혼합 살포와 습염식 제설작업이 가능한 친환경 제설작업 방식을 고안해 제설작업 환경 개선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공서 지열 도입 에너지 절감 이상록 강원 원주시 회계과(공업 6급) 전국 최초로 지열을 공공기관인 국민체육센터에 도입해 국내 최대규모 용량(260RT)의 에너지로 활용하는 시스템을 시공, 연간 2억 5000만원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올렸다. 이는 당초 계획 대비 52%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가져왔다. 또 스팀을 이용한 냉난방기술에 기반을 둔 연소설비시스템도 구축해 연간 2억원 이상의 에너지 사용 비용을 절감했고, 생활폐기형 고형연료 제품이 전국의 냉난방연료로 활용·보급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건위생 분야] 길 고양이 개체 수 조절 창안 엄명호 대전 대덕구 경제팀(농업 6급) 27년간 축산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소음, 전염병 매개 등을 일으키는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동물병원, 대학교, 전문 포획자와 합동방식으로 개체 수 조절 사업시책을 전국 최초로 창안·추진하여 1400여 마리의 길고양이 수를 자연적으로 감소시키는 데 기여했다. 이는 2006년 행정혁신 박람회에서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부유식 해충방제장치 특허 등록 장순식 서울 강남구 보건소(보건 6급) 모기 방제를 위하여 부유식 해충방제장치 및 해충방제방법을 특허 등록하였다. 또 초음파 방역장비, 고온·고압스팀분무기, 부유식 방충망 등 다양한 기법을 개발했다. 특히, 은행잎을 이용한 모기유충 구제법을 개발하여 기존 비용의 1000분의1에 해당하는 예산으로 더욱 효과적이며 친환경적인 모기방제 방식을 보급했다. [산업 분야] 기업 4182개 유치·고용 창출 박정화 충남도 기업지원과(행정 5급) 2006년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도내에 4182개 기업을 유치해 모두 16조 9424억원의 신규 투자와 11만 5750명의 고용 창출을 이끌어 냈다. 이 같은 공로로 충남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등 국내 최고 투자유치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운동 중인 골프장에서 6시간 넘게 기다렸다가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등 적극적이었다. [세정 분야] 지방세 납부증명 등 제도 개선 홍성선 제주시 세무2과(세무 7급) 부동산 등기부에 취득세 신고납부 안내문 게재, 각종 대금 지급 시 지방세 납세증명(체납확인) 운영지침 제정 등 지방세 제도를 개선했다. 연간 20억원 이상의 세무조사를 통해 7년간 200억여원의 추징 실적을 올렸다. 납세자에게 지방세 업무의 이해·관심 제고를 위해 자비로 ‘지방세 바로보기’라는 책자를 집필·배포했고, 지역 신문에 지방세와 관련해 ‘알고 지냅시다’라는 글을 연재하고 있다. [농업 분야] ‘충북 포도’ 382t 수출 기여 김영호 충북 농업기술원(농업연구사) 14년 동안 과수관련 연구를 수행, ‘충북 포도’ 382.5t과 ‘햇사레 복숭아’ 4.7t을 수출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수출용 복숭아 착색전용봉지, 폭설과 강풍에 강한 소형연동하우스, 국내 최초 껍질째 먹는 포도 품종을 개발하는 등 산업재산권(특허) 6건, 기술이전 3건, 품종육성 2건, 영농활용기술 24건 등을 실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디지털영농 상담 방식 구축 김유열 전북 익산시 농업기술센터(농촌지도사) 영농 상담내용과 농업기술에 관련된 각종 기록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인터넷을 통해 농민들이 상담내용을 확인·열람은 물론 평가까지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영농 상담방식을 구축해 시행하는 데 기여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정부합동평가에서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올해부터는 브랜드육성담당으로 브랜드농특산물에 대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농촌체험객 91만명 모집 구동관 충남 농업기술원(농촌지도사) 168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체험마을·농장·여행사 등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박람회를 개최해 91만명의 체험객을 불러모아 369억원의 매출 달성에 기여했다. 또 도 단위에서 최초로 귀농대학을 개설하는 등 귀농 유입부터 정착까지 지원 체계를 구축, 3년간 533명을 대상으로 귀농 교육 을 추진했다. 애플밸리 등 사과산업 육성 최효열 경북 예천군 농업기술센터(농촌지도사) 30여년간 근무하면서 사과재배기술 개발과 혁신적인 아이템으로 사과우량묘목센터, 산업곤충연구소 설립, 애플 밸리 조성 등 지역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과산업발전에 기여했다. 또 현장 애로기술 위주의 논문을 8편 발표하고, 사과주산지를 순회하면서 500회 강연을 열었다. 본인이 직접 사과농장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재배기술을 시험하고 보급할 정도로 사과재배 전문가다. [문화관광] 박물관 우수특구 선정 수훈갑 이형수 강원 영월군 도시디자인과(행정 5급) 별마로천문대·동강사진박물관·김삿갓문화관을 포함, 청정자연환경과 지역성을 살린 10여개 박물관·문화시설 등을 직접 기획·건립하였다. 특히 이들 박물관의 유료관광객 수는 5년새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를 통해 또 탄광지역 영원군을 문화관광도시로 변모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올해 영월은 ‘박물관 고을 우수특구’ 선정됐고,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문화관광부문에서 대상에 선정됐다. 사라 장 등 유명인 공연 활성화 송필석 부산 사하구 을숙도문화회관(행정 6급) 을숙도문화회관은 부산에서 활성화되지 못한 공연장 가운데 하나였다. 송 주무관은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피아니스트 백건우 등의 유명 예술인들의 공연을 유치해 지역공연 문화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해피콘서트, 명품콘서트, 연극열전 등 공연기획 수는 올해 전국 284개 공연장의 한해 평균 기획공연 수의 6배에 달한다. 지역사정을 감안, 공연 관람료를 2000원으로 책정하는 등 문화보급활동에 열정을 쏟았다. 섬 속 우수 자연자원 발굴 고경남 전남 신안군 해양수산과(사서 6급) 장도 람사르 습지·신안새우란·초령목·갯정향풀 등 1004개 섬 속에 숨겨진 우수한 자연자원들을 발굴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야생조류협회 회장·한국도요물떼새네트워크 사무국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철새 및 갯벌 보전활동을 전개했고, 유네스코 엠블럼 제작에 참여했다. 이런 자연유산 홍보활동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했다는 평을 받았다. [소송 분야] 행정·민사 소송 승소율 94% 이명옥 부산 해운대구 기획감사실(행정 7급) 2006년 10월부터 소송업무를 담당하기 시작해 2007년 7월 ‘소송 전문관’으로 임명된 이후 현재까지 모두 259건의 행정·민사소송사건을 맡아 승소율 94%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행정소송사건의 84%를 자신이 직접 수행해 예산을 절감하고 직원법률 교육도 맡고 있다. [소방 분야] 인명 구조견 우수 핸들러 최덕용 전남 순천소방서(소방교) 험난한 산악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의 조난 사고 현장 등에서 인명 구조견을 활용한 구조활동을 수행 중이다. 전국 구조견 경진대회에서 종합우승을 2회 차지했고, 국제 구조대원 인력풀 평가에 참여해 인명 구조견 핸들러 분야 구조대원으로 선발됐다. [시설환경 분야] 쓰레기 소각 폐열 민자 유치 고말석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공업 6급) 생활쓰레기 소각 폐열 판매를 위한 민자사업을 유치해 100억원의 부산시 재정 수익 증대 효과를 이끌었다. 낙동강 수질 차등 요금제 도입과 물 이용 부담금의 효율적인 징수 등으로 수질을 개선해 시민에게 안전한 음용수를 제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고농도 쓰레기침출수 및 음식폐수·쓰레기 재활용세척폐수의 병합처리공법을 개발했다. [정보통신 분야] 관광객 정보 검색체계 구축 김외영 경남 통영시 정보통계과(전산 6급) 관광객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정보를 검색하고 예약·쇼핑·의견교환 등이 가능한 U-travel City를 구축했다. 가두리 양식장 활어의 생산에서 유통, 판매까지 최신 무선 주파수 인식 기술을 적용한 이력추적관리 시스템 및 지능형 스마트 양식장을 개발해 지역 소득 증가에 기여했다. [도시재생 분야] 부동산거래 사고방지 선진화 유병찬 경기도 토지정보과(시설 5급)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부착된 시세표 제거, 매물광고 실명제, 중개업자 사진 인터넷 공개 등 부동산거래 사고방지를 위한 시책을 추진했다. 또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합격자들에 대한 자격증 제작방법을 개선하고 2000만원 이하 전월세 거래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를 자발적으로 받지 않는 이사돌봄 사업도 추진 중이다. 국내 첫 입체도시계획 기법 시행 이종원 인천시 도시계획과(시설 5급) 국내 최초로 ‘인천시 루원시티 도시재생사업’에 입체도시계획기법을 도입하여 도시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도시공학박사로 도시계획기술사 등 직무 관련 분야 20종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해설 등 관련 분야 저서도 집필했다. 담당 국장이 “내가 국장자리를 물려주어야 할 정도로 뛰어나다.”고 칭찬할 정도로 전문가다. [교통 분야] 유선형 전동차 형상 도입 이남주 인천시 도시철도건설본부(공업 6급) 인천 도시철도 1호선 전동차 제작·구매 시 국내 최초 유선형 형상을 도입했고 송도 연장선을 제작·구매할 때에는 화재진압장치 및 객실 내 페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인천 2호선 차량운행시스템을 일괄 구매해 수백억원을 절약하는 등 특징 있는 기술도입과 예산절감 등에 기여했다.
  • [저자와 차 한 잔] ‘나도 문화해설사가 될 수 있다-궁궐편’ 최동군씨

    [저자와 차 한 잔] ‘나도 문화해설사가 될 수 있다-궁궐편’ 최동군씨

    궁궐은 박제된 고건축 박물관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현장입니다.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이해하려면 그들이 살았던 환경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요. 군주국가였던 조선이라는 나라의 임금이 생활했던 공간을 탐색하다 보면 당시 지배계층의 삶은 물론 정치체계, 이데올로기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경복궁은 중국의 자금성을 모방해서 지은 것이다.” 주변에서 어렵잖게 들을 수 있는 이 말은 사실일까? 물론 허구다. 자금성은 경복궁보다 11년이나 늦게 세워졌다. 이럴 때 떠오르는 게 바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다. 문화유산을 찾아가서도 건성건성 둘러보거나 이렇게 근거 없는 오해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관련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도 몇 마디만 설명하면 밑천이 드러나는 바람에 정작 중요한 부분은 얼버무리기 일쑤다. 문화답사가 최동군씨가 낸 ‘나도 문화해설사가 될 수 있다-궁궐편’(도서출판 담디 펴냄)은 그런 문제를 쉽게 해결해 주는 반가운 책이다. 저자는 궁궐에 대한 일반상식은 물론 곳곳에 은밀하게 숨겨져 있는 비화를 적나라하게 들춰낸다. 7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아빠가 가족과 함께 직접 답사하며 나누는 대화체로 썼기 때문에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 ●아버지·아들 대화체로 지루하지 않게 설명 “처음부터 책을 내겠다는 욕심은 없었습니다. 10년 넘게 답사를 다니면서 배우고 깨달은 것을 혼자만 알고 있기가 아깝더라고요. 제 아이들에게라도 남겨 줘야겠다는 마음에서 자료집 형태로 정리했는데….” 그렇게 쌓인 자료들을 인터넷 카페에 올렸는데 마침 출판사의 눈에 띄어 책으로 태어나게 됐다. 최동군씨의 문화답사 이력은 범상치 않다. 15년 가까이 주말마다 궁궐뿐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녔다. 평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살아 온 그가 어떤 계기로 답사 전문가가 됐을까. “1997년 우연하게 참가한 경주 문화답사에서 신내림에 가까운 충격을 받았습니다. 경주국립박물관 직원 한 분이 황룡사지를 설명해 주는데, 얼마나 실감이 나는지 허허벌판에 황룡사의 모습이 컴퓨터 그래픽처럼 그려지는 것이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그는 문화답사에 푹 빠져버렸다. 충실한 답사를 위해 동양철학, 풍수지리, 한의학까지 독학으로 섭렵했다. 이번 책에 그렇게 쌓은 다양한 지식을 쏟아부었다. 그는 궁궐이야말로 조상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결정적 자료라고 강조한다. “궁궐은 박제된 고건축 박물관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현장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이해하려면 그들이 살았던 환경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요. 군주국가였던 조선이라는 나라의 임금이 생활했던 공간을 탐색하다 보면 당시 지배계층의 삶은 물론 정치체계, 이데올로기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 궁궐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는 음양의 조화가 뛰어나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면 경복궁에는 두 개의 연못이 있습니다. 향원정 연못은 둥근 모양으로 하나를 팠는데, 여기서 ‘둥글다’는 것과 ‘하나’는 모두 양을 뜻합니다. 반면에 경회루 연못은 네모 모양으로 두 개를 팠습니다. ‘네모’와 ‘둘’은 모두 음을 나타내지요. 음양의 조화를 이루면서 목조건물의 화기를 다스리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다른 책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은 해석이다. 우리나라의 주류 답사계에서는 풍수지리를 인정하기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이 집 하나를 짓는데도 음양오행과 풍수를 따졌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우리 궁궐 음양조화 탁월… 알고보면 더 재미” 그는 궁궐뿐 아니라 불교 유산, 능묘 등으로 기록의 외연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힌다. 발품과 땀으로 쓴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문화의 문을 여는 열쇠 같은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는 속내도 털어놓는다. “특별한 목적을 갖고 쓴 것은 아니지만 청소년들이 우리 문화를 알고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호준 편집위원 sagang@seoul.co.kr
  • 조승우 “흥행 3할타자, 홈런 칠 차례죠”

    조승우 “흥행 3할타자, 홈런 칠 차례죠”

    금테 안경 뒤로 비치는 매서운 눈빛과 무표정, 마운드 위에서의 분주한 동작까지. 영화 ‘퍼펙트 게임’ 속 조승우(30)는 롯데 자이언츠의 전설적인 투수였던 고(故) 최동원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작은 사진)하고 있었다. ‘퍼펙트 게임’은 당대 최고의 라이벌이었던 최동원과 선동열(현 기아 타이거즈 감독) 선수의 세기의 맞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마이웨이’와 함께 올 연말 충무로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한국 영화다. 최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난 조승우는 중학교 때까지 실제로 투수가 꿈이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학창 시절 공부는 하기 싫었고, 운동 신경이 좋아 공을 멀리 던지는 것은 자신 있었어요. 테니스공으로 친구들과 캐치볼도 많이 하면서 중학교 때까지 투수의 꿈을 키웠죠. 물론 그 이후 뮤지컬을 한 편 보고 제 삶이 바뀌기는 했지만….” 출연 중인 뮤지컬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 전에는 다른 작품 대본은 일절 보지 않는다는 그는 공연 초반에 소속사 대표의 전화를 받고 우연히 영화 요약본을 본 뒤 마음이 흔들렸다고 털어놨다. “야구 영화를 꼭 한 번 하고 싶었는데 제 꿈이었던 투수 역할이고, 거기다가 최동원 선수 역할이라니 더욱 마음이 흔들렸죠.” 부산 사투리가 걱정이 되긴 했지만, 영화 ‘타짜’(2006)에 함께 출연했던 “(김)윤석이 형에게 배우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밝게 웃는 조승우. 그는 끈질긴 집념의 최동원을 연기하기 위해 600쪽가량의 자료를 파고들었다. “(최동원 선수가) 영화에서는 철저한 승부사로 나오지만, 유니폼을 벗으면 명랑하고 쾌활하고 장난도 잘 치는 분이셨습니다. 후배들에 대한 리더십이나 책임감도 컸고요. 은퇴식도 없이 스스로 쓸쓸하게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하고 열정이 컸기 때문에 그 외로움과 고통을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최동원이 공을 던질 때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배짱과 표정 하나 흔들리지 않는 ‘포커페이스’를 스크린에 그대로 담고 싶었다는 조승우는 “최동원 선수의 인간적인 면모보다 냉철하고 고집스러운 모습이 더 부각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최동원과 자존심 대결을 펼치는 선동열 역에 양동근을 강력 추천한 이는 바로 조승우였다. “시놉시스를 보자마자 (양)동근이가 제격이라고 생각해 감독님께 얘기했습니다. 내가 관객이어도 조승우와 양동근 조합이라면 흥미롭게 볼 것 같다고 큰소리 치면서요.” 조승우는 다른 영화를 계약하기 직전이던 양동근을 설득해 한배를 탔다. 연기 경쟁이 만만치 않았겠다고 하니 “함께 연기하면서 오히려 많이 배우고 반성도 많이 했다.”면서 “양동근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일품”이라고 답했다. “동근이는 모자를 만지고, 물을 마시고, 수건으로 땀을 닦는 동작도 너무 자연스럽게 연기합니다. 마치 몰래카메라로 누군가의 일상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하지만 힘이 느껴지는 동근이의 연기 호흡을 보면서 25년 연기 경력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님을 느꼈습니다. 제 연기가 긴장감을 준다면, 동근이는 이완해 주는 역할을 했어요.” 영화의 대부분은 1987년 5월 16일 최동원과 선동열의 마지막 승부를 그리고 있다. 당시 승부는 15회까지 가는 혈전 끝에 무승부로 끝났다.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로 꼽히는 경기다. “저는 그때 나이는 어렸지만, 당시 언론에서 그렇게 화려하게 다루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다시 재조명하고 영화화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 당시는 야구를 통해 지역 감정을 조장하기도 했던 때지만, 그런 시대에 한 방 먹여주는 통쾌함도 있고…. 사전적인 의미는 다르지만 진정한 ‘퍼펙트 게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조승우는 지난 9월 세상을 떠난 최동원을 한번도 만나 보지 못했다. 생전에 그는 박희곤 감독에게 “영화를 만들 거면 허구를 넣어도 좋으니 허투루 하지 말고 진정한 야구 영화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최동원 선수를) 시사회에 꼭 초대해 칭찬받고 싶었는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아저씨!’라고 부르면서 애교도 부리고, 공 잡는 방법도 배우고 싶었는데….” 조승우는 고인과의 공통점을 묻는 질문에 “최동원 선수가 유니폼을 입었을 때와 벗었을 때가 다른 것처럼 나 역시 무대에 섰을 때와 무대 밖에 있을 때가 다르다.”면서 “나 자신이 해이해질 때마다 채찍질을 하고, 겉멋에 치중하거나 취해 있거나 연습에 제대로 임하지 않는 후배들에게는 쓴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영화보다 뮤지컬 무대가 좋다고 잘라 말했다. “무대는 두 시간 동안 음악과 몸짓으로 캐릭터를 극대화시켜 명확하게 묘사할 수 있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영화는 찍는 순서도 뒤죽박죽이고 가끔 시커먼 카메라가 집중을 깨기도 합니다.” 까칠했던 성격이 군대를 다녀온 뒤 유연해진 것 같다고 하니 “너무 착한 이미지 때문에 영화 ‘하류 인생’에 안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로 일부러 그런 척을 했던 것”이라고 여유롭게 받아친다. 뮤지컬에 비해 영화는 흥행 성적이 썩 좋지 못했다고 하자 “10편의 영화에 출연해 3편 정도 성공시켰으니 3할 타자는 된다.”면서 “이번에 스포츠 영화의 (흥행)기록을 깼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받아넘겼다. 자신의 인생을 야구에 비유한 마지막 답변이 인상적이다. “중학교 때 뮤지컬을 본 게 1루를 밟은 것이라면, 2루는 예고에서 은사인 남경읍 선생님을 만난 겁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전’에 출연하면서 3루를 돌았고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출연으로 마침내 홈에 들어왔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인격적으로 타락한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인생은 어떤 공이라도 쳐내야 하는 타자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장벽과 쟁애물을 허무는 과정이 아닐까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올 최고 유행어는 “애매합니다잉~”

    올 최고 유행어는 “애매합니다잉~”

    올해도 어김없이 많은 유행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시사 코미디가 인기를 얻으면서 세태를 풍자한 말이 유난히 히트한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시크릿’ “이게 최선입니까?” 각인 그 중에서도 최고 히트어는 단연 “애매합니다잉~”. KBS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서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 주는 남자) 최효종은 ‘이불과 담요의 차이’ ‘쩍벌남(지하철에서 다리를 쩍 벌리고 앉는 남자)의 기준’ 등 애매한 것을 정해 준다. “애매합니다잉~”이란 대사 속에 남의 눈을 의식하는 인간의 속물주의에 대한 풍자가 유쾌하게 묻어난다. 최효종이 국회의원 되는 법, 부자 되는 법 등을 유치원생들에게 강의하며 내뱉는 “어렵지 않아요.”도 비슷한 맥락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같은 프로그램의 ‘비상대책위원회’ 본부장 김원효가 입버릇처럼 외치는 “안돼~!”는 정부의 무사안일주의와 무능함을 비꼰다. 정부를 향한 풍자와 비판에서는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 ‘나는 꼼수다’도 뒤지지 않는다. “쫄지마.” “가카(각하)는 절대 그럴 분이 아니다.” 등으로 하반기 유행어 시장을 평정했다. ●‘최고사’의 “극뽁” “띵똥”도 회자 ‘나는 꼼수다’처럼 ‘나는’ 시리즈도 빼놓을 수 없다. 가수들의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가 원조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자신만의 패션철학을 강조하는 개그맨 정형돈이 연예계의 소문난 패셔니스타인 가수 지드래곤을 향해 “지드래곤, 보고 있나.”를 외치면서 촉발된 “○○, 보고 있나.”도 큰 사랑을 받았다. 터무니없는 자신감을 과시할 때, 곧잘 인용되는 표현이었다.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현빈 앓이’를 자아냈던 극 중 주인공 김주원의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와 “이탈리아 장인이 한땀한땀 정성들여 만든” 등도 대중의 뇌리에 오래 남은 대사다. 또 하나의 화제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독고진(차승원)과 구애정(공효진)이 주고받은 ‘극뽁’(극복) ‘충전’ ‘띵똥’(딩동) 등도 오랫동안 회자됐다.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종석(이종석)이 두 주먹을 볼에 대며 애교스럽게 말하는 ‘뿌잉뿌잉’도 사랑받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프로농구] 덩크슛보다 멋진 오빠들의 패션 아이템

    [프로농구] 덩크슛보다 멋진 오빠들의 패션 아이템

    차가운 계절, 따뜻한 안방보다 더 후끈한 곳이 있다. 프로농구 코트다. 2011~12 라운드가 어느덧 반환점을 지나 4라운드를 시작했다. 동부의 압도적인 1위(22승6패) 질주도, 오리온스-삼성의 치열한 꼴찌탈출(5승22패)도 시선을 끈다. 하지만 꼭 승패만 재밌는 건 아니다. 훈훈하고 늠름한 ‘오빠’들이 40분 동안 쉼 없이 뛰어다니는 모습 자체가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다. 승부 이외의 볼거리, 보고도 지나치기 쉬운 ‘깨알 재미’를 짚어봤다. 프로농구판에는 ‘문신 트리오’ 김승현·이승준(이상 삼성)·김민수(SK)가 있다. 셋 모두 이태원의 유명 문신가게에서 멋을 냈다. 목욕탕에서 만난다면 흠칫 피하겠지만 코트에서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는다. ●김승현 등 “문신은 나의 힘” 김승현은 2004년 국내 농구선수 최초로 문신을 한 뒤 잊을 만하면 업그레이드(?)해 왔다. 오른팔에 용과 불타는 농구공이, 왼팔에는 그리스 신화의 케이론(반인반마)이 자리 잡고 있다. 목 뒤에는 ‘勝(승)’이 쓰여 있다. 이름(승), 출생 별자리(궁수자리), 지향점(농구공을 물고 승천하는 용)을 문신으로 표현했다. ‘악마 마니아’ 김민수는 강한 이미지를 위해 오른팔에는 해골, 왼팔에는 갈고리를 든 유령을 새겼다. 목 뒤에는 ‘There is no finish line’라는 문장을 그려넣었다. 이승준도 우람한 호랑이를 그리며 한국농구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호랑이의 기백과 정신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다. ●팀 홍보에 딱… 판박이 스티커 판박이 스티커도 눈에 띈다. KT가 2009~10시즌 ‘QOOK&SHOW’(쿡앤쇼)를 새기고 나와 ‘대박’을 쳤다. 지난 시즌에는 ‘올레 와이파이’를 새겼고 올해는 ‘스마트홈패드’와 ‘4G LTE’를 달고 있다. KT가 미는 상품이라면 예외없이 농구선수들 팔뚝에 붙는 것. 홍보효과가 꽤 좋다. 선수들이 경기 전 라커룸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하는 게 스티커를 붙이는 일이라고. 피부트러블이 생기는 찰스 로드를 제외하고 모든 선수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회사 홍보에 힘을 보탠다. KGC인삼공사도 마찬가지. 팔뚝에 ‘정관장’, ‘아이패스’ 등을 달고 뛴다. 300원짜리 스티커 하나로 엄청난 홍보효과를 누린다. 올 시즌 스티커 1800개를 마련해 놨다. 지난해 달았던 스티커는 땀에 약해 3쿼터만 되면 글씨가 떨어져 나가곤 했는데 올 시즌은 워낙 흡착력이 좋아 경기 후 떼어내는 데 애를 먹는다는 후문이다. 다른 의미의 스티커도 있다. 최근 삼성이 달고 있는 ‘13&5’다. 부상당해 올 시즌 복귀가 불투명한 이규섭과 이정석의 백넘버. 남은 선수들이 그들 몫까지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이자 팀이 어려울 때 자리를 비운 둘의 마음을 위로하는 의미까지 담았다. ●팬 서비스용 헤어밴드 그런가 하면 문태종(전자랜드)이 항상 착용하는 헤어밴드도 주목도가 높다. 빡빡머리에 두른 흰색 헤어밴드에는 ‘팬 여러분 사랑합니다. 문태종’이라는 글귀와 함께 태극기가 또렷하게 새겨져 있다. 귀화혼혈선수로 데뷔한 문태종이 KBL 무대에 빠르게 적응하고 팬과 한국에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훈 감독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 경기 후 바로 팬들에게 던져줘 더욱 인기가 높다. 전자랜드는 용품 계약을 맺으면서 이미 올 시즌 사용할 100개의 ‘문태종 전용 헤어밴드’를 제작해 놨다. 로드 벤슨(동부)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컨버전스 보험’이 쓰인 헤어밴드를 맨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 노출 빈도도 높고 중계방송에 클로징도 자주 돼 동부의 주력상품을 새기기에 제격이다. 원래 운동 때 헤어밴드를 하던 벤슨은 홍보에 도움이 된다니 즐거워하고 있다고. 경기 중 워낙 땀을 많이 흘려 일회용으로 쓰고 경기 후엔 팬들에게 선물로 전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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