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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이한열 티셔츠/안미현 논설위원

    1987년 6월 9일 연세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국민평화대행진 출정식을 마친 1000여명의 학생은 여느 때처럼 정문 밖으로 나가려 시도했다. 요란스럽게 최루탄이 터졌다. 시위대는 일제히 뒤돌아 뛰었다. 당시 도서관학과 2학년이던 이종창도 최루탄을 피해 몸을 돌렸다. 순간, 매캐한 연기 속에 쓰러져 있는 학우가 보였다. 살필 겨를도 없었다. 축 처진 친구의 어깻죽지를 끌어안다시피 한 채 학교 안으로 힘겹게 옮겼다. 그 시각, 고려대 앞 시위 취재를 마치고 연세대로 이동한 정태원 로이터통신 기자는 사진 각도를 고민했다. 통상 연대 시위는 정문 앞 굴다리에서 망원렌즈로 전경을 찍지만 그날은 시위학생이 많지 않아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눈에 피 흘리는 친구를 부축하고 있는 학생의 모습이 들어 왔다. 본능적으로 셔터를 눌러 댔다. ‘이 한 장의 사진’은 외국 신문에 먼저 실린 뒤 국내 언론에 보도됐다. 그 어떤 말도 필요 없는 ‘사실’ 앞에서 전국이 들끓었다. ‘넥타이 부대’까지 가세하자 전두환 정권은 6월 29일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수용했다. 6·29선언을 끌어낸 6월 항쟁의 시작과 끝이다. 하지만 모두의 염원을 뒤로한 채 중환자실의 스물한 살 청년은 그해 7월 5일 끝내 눈을 감았다. 사인은 뇌 손상으로 인한 심폐기능 정지. 연대 경영학과 2학년생 이한열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공식 인정받은 것은 그로부터 14년이 더 흐른 뒤였다. 이한열기념사업회가 꾸려졌다. 2005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는 이한열기념관도 들어섰다. 당시 그가 입고 있던 티셔츠와 바지, 운동화 등 유품이 이곳으로 옮겨져 보관됐다. 그런데 핏자국과 최루가스, 땀 등이 뒤섞인 옷이 오랫동안 햇빛과 상온에 노출돼 많이 손상됐다고 한다. 혈흔은 거의 바랬고, 한 짝만 남은 운동화 밑바닥은 거의 부스러졌단다. 아크릴로 만든 진열장 안에 고체 보존제만 넣어 진열해 놓았다고 하니 그 무신경에 탄식이 절로 나온다. 지난해 전문 보존 처리를 약속하고도 지금껏 이행하지 않은 연대의 방관도 개탄스럽다. 기념사업회는 1000만원 상당의 보존시설 설치 비용을 시민모금운동을 통해 마련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이한열 티셔츠는 사단법인이 지켜야 할 기념품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역사의 증거’다. 민주화가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 나쁜 뜻으로 사용하는 말’이라고 알고 있는 일부 청소년들에게 민주화의 참뜻이 무엇인지, 역사가 무엇인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깨닫게 해줄 살아 있는 교육 자료다. 굳이 시민이나 국가의 힘까지 빌릴 필요도 없다. 연세대가 나서면 된다. 안미현 논설위원 hyun@seoul.co.kr
  • 박인비, 연장전도 못갈뻔 했다

    박인비, 연장전도 못갈뻔 했다

    통한의 18홀이 될 뻔 했다. 박인비가 10일(이하 한국시간) 끝난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우승컵을 연장 혈투끝에 품에 안았다. 이날 아침 경기를 지켜본 갤러리들은 물론 TV 앞에 있던 한국 팬들은 손에 땀을 쥐며 경기 막판 혈투를 지켜봐야 했다. 가장 가슴을 졸이게 했던 순간은 연장전 돌입 전의 18번(파4)홀에서 나왔다. 박인비가 친 티샷이 왼쪽으로 감겨 볼이 거친 러프에 잠겨 버린 것. 그때 박인비는 평소와 달리 다소 이해하기 힘든 선택을 했다. 공도 잘 보이지 않는 깊은 러프에서 우드를 집어든 것이다. 티샷 거리가 모자라는 상황에서 그린에 직접 올리거나, 그린 주변에까지 볼을 보내 파를 세이브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거칠고 깊은 러프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박인비가 친 볼은 굴러서 러프를 빠져나가지 못했다. 그제야 박인비는 러프에서 아이언샷을 택했으나 볼은 그린 가장자리 러프까지 갔다. 더블보기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나마 러프에서 볼을 홀 가까이 붙여 보기로 홀아웃한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박인비에 1타 뒤진 6언더파로 경기를 마치고 박인비의 실수를 학수고대하던 카트리나 매튜에게 하마터면 연장 없이 우승을 헌납할 뻔 한 것이다. 만약 박인비가 티샷후 러프에서 무리하게 우드를 잡지 않고 아이언샷으로 볼을 페어웨이로 빼내는 선택을 했다면 18홀에서 승부를 매듭지었을 가능성이 있다. 정확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웨지샷으로 볼을 홀 가까이 붙여 파 세이브를 노려야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한열 열사 유품 보존 어려워 손상

    이한열 열사 유품 보존 어려워 손상

    ‘1987년 6월 연세대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친구에게 부축당한 채 피를 흘리는 고(故) 이한열 열사.’ 당시 외신기자가 찍은 한 장의 사진은 온 국민을 공분케 했고 시민 500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6월 민주화 항쟁으로 이어지는 도화선이 됐다. 지금도 6월이면 연세대 교정을 비롯해 곳곳에서 대형 걸개그림으로 등장하는 이 사진은 엄혹했던 당시의 시대상과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보여준다. 그런데 당시 그가 입은 옷과 신발, 허리띠, 가방 등의 보관을 두고 ‘이한열 기념사업회’가 고민에 빠졌다. 사료로서의 가치가 크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보관이 쉽지 않아서다. 최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이한열 기념관을 방문해 유품 상태를 확인한 전문가들은 적절한 보관 시설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연세대 박물관 이원규 학예사는 9일 “시간이 흐르면서 기본 재질이 망가지는 데다 당일 혼잡한 상황 속에서 땀과 피, 최루가스, 응급 약품 등이 섞여 옷 자체가 많이 손상된 상태”라면서 “적절한 온도나 습도를 갖추고 자외선을 방어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데 보존 환경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전 복구는 어렵겠지만 전문적인 처리를 통해 앞으로 변형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열사의 모교인 연세대는 지난해 처음 교내에서 그에 대한 전시회를 열었고 당시 물품 보관 상태를 확인한 뒤 훈증 소독과 탈산 처리 등의 전문 보존처리를 약속했다. 그러나 항온·항습 기능을 갖춘 시설이 없으면 보존처리를 하더라도 추가 손상을 막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념사업회 측은 적절한 보관시설을 갖추려면 1000만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모금을 통해 비용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금쪽같은 행정 노하우와 열정의 ‘흔적’… 금천구 공무원들 아주 특별한 출판기념회

    금쪽같은 행정 노하우와 열정의 ‘흔적’… 금천구 공무원들 아주 특별한 출판기념회

    5일 오전 10시 금천구청 대강당에서 아주 특별한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신나게 노래를 합창하고, 서로에게 덕담을 건네고 박수를 치는 등 시끌벅적한 잔치 분위기가 연출됐다. 알고 보니 참석자 100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저자였다. 한때 꼴찌였다가 최우수 국으로 거듭난 도시환경국 직원 75명이 때로는 힘들고 때로는 즐거웠던 경험과 업무에 대한 열정, 금쪽같은 노하우를 책으로 묶었다. 책 제목은 ‘금천구 도시환경국 이야기-흔적’이다. 공무원 사회에서 개인적으로 출판하는 경우는 흔해도 한 부서 전체 직원이 힘을 모아 책을 내는 것은 매우 드물다. 아파트 옹벽 복구와 옥상 텃밭 설치, 가산동 정보기술(IT)문화거리 조성, 산기슭 주변 미관 공사, 칼바위 부근 산사태 복구, 관악산 둘레길 조성, 호암산 폭포 조성 등. 직원 한 명 한 명의 글이 책 속에서 모자이크처럼 합쳐지며 ‘금천’이라는 큰 그림이 완성된다. 대체 이 책은 어떻게 나오게 됐을까. 발단은 2011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차성수 구청장이 박종일 도시환경국장에게 그동안 추진했던 업무를 기록으로 남겨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박 국장은 자화자찬보다는 반성 차원에서 기록을 남기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겠다 싶었다. 김만순 주택행정팀장과 노명숙 주택정비팀장이 총대를 멨다. 주택과, 도시계획과, 건축과, 공원녹지과, 환경과 직원들을 찾아다니며 원고를 받았다. 보고서 작성엔 익숙한 그들이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사례집 수준으로 만들 요량이었다. 하지만 점점 욕심이 났다. 누구나 쉽게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었다. 다시 원고를 받고, 글 맵시를 다듬고, 내용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제목을 붙이고, 책 안팎을 디자인하기까지 지난한 작업이 이어졌다. 박 국장이 붓글씨로 표지 제목을 직접 썼다. ‘흔적’은 이렇게 1년 6개월 만에 세상에 나와 흔적을 남기게 됐다. 출판과 함께 공무원들의 땀과 애환을 제대로 담았다는 칭찬이 쏟아졌다. 39년 공직 생활의 마감을 앞둔 박 국장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생각한 바를 행동으로 옮겼다는 데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먼 훗날 책장 구석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는 먼지를 털어내고 그땐 그랬지 하고 웃으며 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 구청장은 “좋은 역사를 만들어줘 감사하다”며 “후배 공무원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며 웃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네 마리의 두루미가 힘차게 날아오르는 날/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 메카트로닉스공학부 교수

    [열린세상] 네 마리의 두루미가 힘차게 날아오르는 날/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 메카트로닉스공학부 교수

    미국 캔자스 주의 작은 도시인 로렌스는 현재 전체 인구 8만 7000명으로 5만명 이상이 대학생으로 구성된 미국의 전통적인 대학 타운이다. 이곳에 있는 캔자스 대학교의 캠퍼스 안쪽 메모리얼 드라이브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작은 호수와 함께 대학의 130년 역사를 상징하는 큰 나무와 잔디가 펼쳐져 있다. 그리고 언덕 위 아담한 쉼터에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가 있는데 마주 보이는 앞쪽에 2m 높이의 두루미 4마리가 서로 엉켜 하늘을 향하여 막 날 것 같은 형상의 동판 조각품이 있다. 두루미 앞에는 캔자스 대학의 교수, 학생, 직원 중 한국전쟁에 참여하여 전사한 44명의 이름이 새겨진 희생자 기념비가 놓여 있다. 조각품을 만든 캔자스 대학 디자인과 교수 존 해비너는 두루미는 전통적으로 한국에서는 평화를 상징하며 서로 엉켜 있는 4마리는 한국전쟁의 당사자인 미국, 중국, 대한민국과 북한을 나타낸다고 했다. 한국전쟁의 희생자 44명의 목숨이 헛되지 않도록 두루미 4마리가 평화를 향하여 힘차게 하늘로 날아오르는 날을 고대하면서 작품을 완성하였다고 한다. 지구 건너편에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조각품이 있다는 것이 고마우면서도 놀라웠다. 한국전쟁 희생자 기념을 위한 이 조각품과 기념비는 2005년 4월 완공되었다. 당시 로버트 헤멘웨이 총장은 전통적으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전국대학농구대회 시즌이 되면 경기장에 직접 나와 관중에게 기념비 설립계획을 설명하면서 경기 관람권 판매대금의 일부를 적립하겠다고 이해를 구하였고 적극적인 호응을 얻었다. 일부 재미교포 독지가의 도움을 포함하여 학교 구성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총장의 집념으로 7년에 걸쳐 기념비 건립에 필요한 30만 달러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전쟁이 끝나고 52년 세월이 지났지만 대학 캠퍼스에 자유민주주의와 국가를 위하여 희생한 44명의 교직원과 학생을 기리는 한국전쟁 희생자 기념비와 조각품이 미국 중부지방 대학 캠퍼스 중앙에 있게 된 것이다. 자신의 조국도 아닌 다른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전사한 숭고한 영혼에 대한 감사함을 반세기가 지났지만 잊지 않는 미국인의 자세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오늘,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나고 제58회 현충일을 맞이했다. 국권회복을 위하여 헌신·희생하신 순국선열과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하여 희생한 전몰 호국용사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을 기리고 명복을 빌고자 지정된 날이다. 1910년 일본에 국권을 빼앗기고 1950년 전쟁의 시작으로 한반도 국토가 초토화되면서 국민이 갈래갈래 찢겼다. 더 이상 나락으로 떨어질 수 없는 곳까지 내려간 우리 세대는 과거와 현재의 아픔을 교훈 삼아 이를 악물고 대한민국 건설에 매진하였고, 그 결과 경제적으로 가장 못사는 나라에서 국민 1인당 소득 2만 3000달러, 세계 무역 대국 13위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어느 정도 살게 되면서, 그리고 세월이 흐르고 정치적으로 좌와 우가 충돌하면서 이 땅에 피와 땀을 흘린 순국선열과 전몰 호국용사들에 대한 진정한 고마움이 점점 희석되어 가는 것 같아 두렵다. 미국의 작은 시골 대학타운에서조차 먼 타향에서 전사한 자국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현실에서 우리 스스로는 부끄러움이 없는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 또한 한 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렵고 전쟁 발발의 가능성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우리도 플레이오프 프로야구 경기장에서, 조용필과 싸이의 콘서트장에서, 대학의 축제가 열리는 운동장에서 유명한 연예인보다는 백령도 피격 용사와 희생자 가족이 나와 자연스럽게 존경받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그리고 이들을 위한 모금활동도 전 국민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일상화되어야 하고 100년이 지난 후에도 계속되기를 바란다. 국가가 국민 없이 존재할 수 없듯이 국민 또한 국가 없이 존재할 수 없다. 캔자스 대학의 해비너 교수가 염원한 대로 한반도에서 진정한 평화를 이루기 위하여 두루미 4마리가 서로 얽혀 있는 몸을 풀고 하늘 높이 날아야 한다. 대한민국 두루미가 더욱 강한 날갯짓으로 힘차게 하늘 높이 날아 다른 두루미도 끌어올려 한반도에 영원한 평화가 오도록 해야 한다.
  • ‘너의 목소리가 들려’ 시청률 쾌조의 스타트…김가은·김소현에 시청자 관심

    ‘너의 목소리가 들려’ 시청률 쾌조의 스타트…김가은·김소현에 시청자 관심

    SBS 새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가 시청률 9%(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기록하며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5일 방송된 ‘너의 목소리가 들려’ 1회에서는 초반부터 긴박하게 흘러가는 전개 속에서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안방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게다가 눈물과 웃음, 긴장감까지 더해져 ‘시크릿 가든’에 이은 고품격 판타지 로맨스의 탄생을 알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10년의 세월을 교차 편집해 어린 수하(구승현 분)가 준국(정웅인 분)에 의해 자신의 아버지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뒤 그때부터 타인의 마음을 읽게 되는 능력이 생겼음을 암시했다. 또한 이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어린 혜성(김소현 분)과 도연(정민아 분)이 용기를 시험한 증언에 나서게 된 가운데 혜성만이 진술에 성공했다. 이에 혜성은 준국에게 목이 졸리며 살벌한 협박을 당하는 모습이 연출돼 긴장감을 자아냈다. 이후 자신이 지켜주겠다고 선언한 어린 수하가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혜성(이보영 분)을 향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는 모습과 당차고도 정의로운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속물로 변한 변호사 혜성의 대조적인 모습이 그려져 시청자들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특히 어수룩한 모습으로 등장한 관우(윤상현 분)는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혜성과의 대립을 예고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너의 목소리가 들려 첫 방송,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 들었던 첫 방송이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정웅인 연기 대박인 듯”, “김가은·김소현 완전 귀엽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너의 목소리가 들려’ 2회는 6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의 아토피 멘토] 아토피 치료의 방해꾼 ‘춘곤증’

    [나의 아토피 멘토] 아토피 치료의 방해꾼 ‘춘곤증’

    중학교 2학년인 은영이는 3년째 얼굴 아토피로 고생하다 올해 3월 처음 한의원을 방문했다. 진료를 받는 내내 연신 하품을 하는 은영이를 보고 어머니는 “금방 밥을 먹고 왔는데 얘가 밥만 먹으면 저렇게 졸려서 자네요”라고 말했다. 사실 은영이와 같이 ‘춘곤증’으로 인해 낮에 수면을 취하고 정작 밤에는 잠을 설치는 야행성 습관을 지닌 아토피 환자들이 많고, 영유아 아토피 환자나 특히 직장인 같은 성인 아토피 환자의 경우 졸음 때문에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낮잠을 자게 되면 밤엔 깊은 수면이 되지 않아 가려움도 잘 느끼게 되어 잠을 설친다. 가려워서 긁고 또 긁고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새벽이 되고, 지쳐 쓰러져 잠들면 아침은 먹기 싫어지고 입맛도 없다. 등교나 출근 시간에 맞추느라 급하게 밥을 먹게 되면 소화기에 부담까지 준다. 그렇다면 ‘식곤증’ 즉 밥만 먹으면 졸리는 증상은 왜 생길까? 우리의 몸은 밥 먹을 때와 활동할 때의 혈액 배분이 다르다. 식사하면 소화기계통으로 혈액이 많이 가도록 하여 소화를 돕고, 일할 땐 팔다리 근육으로 혈액이 몰리고, 생각을 많이 하거나 공부를 할 땐 머리 쪽으로 혈액이 많이 가도록 자율적으로 배분된다. 소화기로 혈액이 많이 배분될 때 뇌 쪽으로는 상대적으로 혈액 배분이 부족하게 된다. 이 때문에 뇌에서는 영양과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못하여 생각이나 의식 활동이 억제되어 졸음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혈액 배분이 원활하게 잘 이루어지는 사람은 이런 증상이 잘 생기지 않는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혈액 순환이 원활하여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식사 후 졸음에 비교적 강한 편이다. 식곤증이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식사를 할 때 위장으로 보조적 혈액을 공급해주는 비장의 기능이 위축되어있다. 이 비장의 기능을 좋게 해주는 것이 바로 ‘운동’이다. 아토피 환자들은 대체로 좋지 않은 식습관으로 소화기의 기능이 저하되어있다. 게다가 얼굴 아토피의 경우 심리적인 위축으로 밖으로 나가는 것을 더욱 꺼려 집안에서만 생활하려고 한다. 따라서 운동 부족으로 비장의 기능과 함께 혈액순환이 좋지 못하여 증상개선이 느려지며 쉽게 재발하여 아토피 치료에 혼선을 준다. 일반인들에게도 적당한 운동은 피로를 막아주고 스트레스를 풀어주어 생활에 활력소가 된다. 식곤증 개선을 위해 약을 쓰는 것도 효과가 있을 순 있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 습관이 바뀌지 않는다면 아토피 치료는 언제나 재발과 악화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시간 나는 대로 천천히 1시간 정도만 걸어도 식곤증은 많이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한 가지 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대부분이 피부가 건조하여 땀 배출이 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운동으로 발생한 열이 땀을 통해 잘 나가지 못할 수 있으므로 자극이 강한 운동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자제한다. 특히 얼굴 아토피의 경우 달리기나 근력 운동은 증상을 악화시키기 쉽다. 운동은 각자의 상황에 맞게 적당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경험상 얼굴 아토피가 있다면 걷기 30~40분 정도가 가장 알맞다고 본다. 사진=프리허그한의원 대구점 권오용 원장 인터넷뉴스팀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그 시절의 간질…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그 시절의 간질…

    초등학교 때였다. 월요일 아침이면 전교생이 운동장에 도열해 교장 선생님의 훈시를 들었다. 항상 그 말이 그 말이었고, 장광설에 몸이 뒤틀릴 만 하면 “이상” 하는 반가운 맺음말이 들렸다. 땡볕 아래서 부동자세로 버티자니 이마에 진득한 땀이 배어나 좋이 한나절은 벌을 선 듯한 느낌이었다. 훈시에 이어 당번 선생님의 이런 저런 지시가 끝나면 줄지어 교실로 들어가야 했다. 우리 반이 ‘헛둘! 헛둘!’ 구령에 맞춰 막 움직이려는데 뒤쪽에서 한 여자아이가 털썩 나동그라졌다. 배를 주리고 살아 너나없이 영양실조이거나 영양 상태가 극악해 걸핏하면 픽, 픽 나자빠지던 시절이어서 다들 “더위 먹었나 보다” 하고 웅성거렸고, 상황을 알아챈 선생님이 득달같이 달려와 볼을 감싸 쥐고 아이의 이름을 불러댔다. 입가에 거품을 물고 쓰러진 아이는 두 눈을 까뒤집고 온몸을 덜덜 떨어댔다. 아이들이 몰려들어 진을 친 가운데 선생님이 이마를 짚는다, 이름을 부른다 했지만 헛일이었다. 도리없이 둘러업고 양호실로 뛰었다. 양호실이라야 교무실 한쪽 나무 침대에 카키색 군용 담요 한장 덮어 놓은 게 전부였지만 서늘해 땀은 식힐 만했을 터인데, 그 뒤로는 그 아이 얘기를 듣지 못했다. 교실로 돌아와서야 한 마을에 사는 아이로부터 “간질병인데 치료도 안 된다더라”는 말을 들었고, 그게 무슨 병인 줄도 몰라 막연하게 ‘실성’ 같은 말을 떠올렸을 뿐이었다. 그 아이를 다시 본 것은 며칠 뒤였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는 아이의 얼굴이 파리했다. 몇 걸음 떼다 돌아보니 수수깡으로 짜 맞춘 듯 부실해 뵈는 어깻죽지가 금방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그 후 그를 까맣게 잊고 살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아이도 다른 간질환자들처럼 세상의 강고한 편견에 짓눌려 피지도 못하고 스러졌을 것이다. 그 시절의 그에게 간질은 가혹한 운명, 무거운 천형이었을 것이다. 어떤 병도 세상의 수준을 뛰어넘어 치료할 수 없는 일이니, 그 시절의 인지 수준만큼 그는 몸을 앓고 또 마음을 앓았을 것이다. 지금이라면 말갛게 씻어 헹군 듯 고칠 병이었지만 그땐 세상이 그러지 못했으니. jeshim@seoul.co.kr
  • [E1 채리티클래식] “아빠 고마워”… 김보경 5년만에 우승컵

    [E1 채리티클래식] “아빠 고마워”… 김보경 5년만에 우승컵

    지난해 12월 중국 샤먼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3시즌 해외 개막전 두 번째 대회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오픈. 1라운드를 마치고 숙소 1층 술집에서 캐디 복장 그대로 땀에 전 채 맥주를 들이켜던 김보경(27·요진건설)의 부친 김정원(57)씨가 체념한 듯 말을 토해냈다. “우리 보경이가 (장)하나만큼만 드라이버(거리)가 길면 좋을 텐데….” 술을 받아주던 장하나(21·KT)의 부친 장창호(56)씨는 불콰해진 김씨의 어깨를 토닥이는 것 외에 김씨를 달래줄 방법이 없었다. 어느새 26살. 그런데 프로 데뷔 2년 만에 첫 승을 올린 지 벌써 5년이 다 되도록 두 번째 우승을 하지 못한 딸이 이제 그만 골프를 접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김씨는 털어놨다. 첫날을 1오버파 공동 26위로 마친 김보경은 얌전히 아버지의 얘기를 듣고만 있었다. 그리고 6개월 뒤 경기 이천 휘닉스스프링스 골프장(파72·6496야드)에서 끝난 E1채리티클래식 최종 3라운드. 김씨는 이날도 역시 땀에 전 캐디 복장을 하고 있었다. 시상대를 바라보는 그의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챔피언이 된 딸의 모습이 그렇게도 반가웠다. 5년 만에 다시 들어 올린 우승컵이 아니라 되찾은 ‘자신감’, 아직 살아있는 ‘존재감’이 고마웠다. KLPGA 투어 매치플레이 초대 챔피언 김보경이 5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E1채리티오픈 마지막날 김효주(18·롯데)와 밀고 당기는 접전 끝에 2타 앞서 다시는 올 것 같지 않던 우승을 맛봤다.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4개를 뽑아내 최종합계는 10언더파 206타. 2008년 5월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이후 두 번째 우승이지만 첫 우승보다 더 훨씬 기다렸던 우승이었다. 상금 1억 2000만원. 김보경은 어느덧 27세가 됐다. 그는 “베테랑 대접을 받을 나이지만 한편으론 ‘퇴물’의 시작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슈퍼 루키’를 상대로 깨끗하게 거둔 우승으로 20대 초반의 후배들이 기세등등한 투어 판에 아직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렸다. 김보경은 올 시즌 8번째 나온 첫 20대 중반 이후 챔피언이다. 김보경의 인터뷰는 아빠로 시작해서 아빠로 끝났다. “아빠가 프로 시작하고 9년째 캐디를 하신다. 관절이 안 좋으시고, 중3 때는 심근경색까지 왔다. 최근 더 힘들어하시는데 내가 오늘 우승했다”면서 “그동안 성적이 별로 안 좋아 죄송했다. 맨날 싸우지만, 그래도 가장 힘이 되어 주는 진짜 아빠다”라고 울먹였다. 골프를 전혀 모르던 ‘딸바보’ 김씨는 김보경의 캐디 노릇만 벌써 9년째다. 그에겐 딸 김보경이, 그리고 김보경의 골프가 전부다. 7언더파로 김보경과 공동선두로 마지막 3라운드를 시작한 김효주는 2타 뒤진 2위(8언더파 208타), 역시 공동선두로 챔피언조에서 삼파전을 벌인 이정은(25·교촌F&B)은 타수를 줄이지는 못했지만 7언더파 209타, 3위의 성적을 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달팽이 우주선(정옥 글, 이한솔 그림, 샘터 펴냄) 달팽이 마을의 촌장님은 아기 달팽이들에게 “모든 껍데기가 다 멋진 집이 되는 건 아니다”고 말한다. 열심히 노력하라는 이야기다. 아기 달팽이 ‘돌돌이’는 용기를 내 여름 내내 땀 흘리며 우주선을 만든다. 그리고 멋진 ‘달팽이 우주선’이 된다. 돌돌이 이야기는 다른 아기 달팽이들에게 꿈을 키우도록 돕는다. 1만원. 맨날맨날 착하기는 힘들어(안진영 시, 윤봉선 그림, 문학동네 펴냄)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너와 나, 이것과 저것 사이 인연의 소중함과 조화로움을 노래한 동시집. 시인은 ‘관계’의 행복을 강조하며 가족과 마을에 주목한다. 할머니 꽁무니를 졸졸 쫓아다니는 닭들과 개, 그 뒤를 좇는 아이처럼 정겨운 풍경이 그려진다. 8500원.
  • [책꽂이]

    자벌레의 세상 보기(황기원 지음, 학고재 펴냄) 도시 건축의 대가인 황기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땅과 집, 건축과 환경에 관한 독특한 철학과 생각들을 52편의 짧은 글로 풀어냈다. 측량가란 별명을 가진 자벌레의 시선으로 인간의 행복이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자연환경과 공존하며 살아가려는 노력에 있음을 역설한다. 2만원.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 기행(김학범 지음, 김영사 펴냄)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으로 활동하며 명승의 토대를 다져온 저자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49곳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 자연의 아름다움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냈다. 10년간 전국의 명승을 답사한 땀의 흔적이 100장이 넘는 사진과 유려한 글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1만 8000원. 국제법을 알아야 논쟁할 수 있는 것들(홍중기 지음, 한울 펴냄)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 강화’는 언론보도에서 자주 등장하는 얘기다. 하지만 독도는 이미 오랜 역사를 통해 우리 영토로 존재해 왔고, 분쟁지역도 아니기 때문에 국제법상 이는 언어유희에 불과하다. 저자는 이처럼 국제법에 관한 시사 쟁점 중에서 상식의 허를 찌르는 사실과 이론을 풀어 썼다. 1만 9000원. 숫타니파타를 읽는 즐거움(보경 스님 지음, 민족사 펴냄) 최초의 불교경전인 숫타니파타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불교 교리적 해석에서 벗어나 ‘논어’ ‘주역’ ‘장자’ 등 동양 고전과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인 조르바’ 등 서양의 명저를 인용해 이해를 도운 점이 눈길을 끈다. 1만 5000원.
  • [서울광장] 가스도입 경쟁체제는 국민 이익을 위한 것/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가스도입 경쟁체제는 국민 이익을 위한 것/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우리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은 한국가스공사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국내 경쟁자 없이 전 세계 자원시장에서 가스를 대량 도입하는 가스공사는 막강한 구매력을 가진 큰손으로 통한다. 가스공사의 가스 도입 금액은 어마어마한 규모다. 2010년 10월부터 1년 반 동안 계약한 금액이 자그마치 250조원이다. 국민 1인당 500만원, 한 가구당 2000만원이나 부담해야 하는 엄청난 돈이다. 도입권뿐만 아니라 공급권도 틀어쥔 가스공사의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2007년에 14조 2608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엔 35조원을 넘어섰다. 순이익은 1조 2000억원대에 이른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12조 2224억원, 순이익은 849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7.5%, 18.3%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 2회에 걸쳐 도시가스 요금을 올린 덕이다. 많은 소비자는 가스요금 폭탄을 맞았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한 달에 40만원이 넘는 가스비를 내는 집이 허다하고 방 한 칸짜리 오피스텔에 25만원이 부과되어도 하소연할 데도 없다. 반면 가스공사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8000만원이 넘고 지난해 말에는 성과급을 1561만원이나 지급했다. 소비자들이 땀 흘려 벌어서 낸 가스요금으로 독점기업이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가스요금을 낮추려면 우선 가스를 조금이라도 싸게 들여와야 한다. 그러나 독점체제여서 비싸게 사 와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 최근 1년 반 동안의 계약 체결분 250조원에서 1%만 깎아도 2조 5000억원이라는 돈을 절약할 수 있는데 말이다. 이 돈은 인천대교 전체 건설 공사비보다 많은 금액이다. 1990년 이후 한국의 가스 도입 가격은 늘 일본보다 높았다. 일본이 우리보다 높은 가격에 산 때는 원전 사고 이후뿐이다. 가스 도입을 경쟁체제로 바꿀 필요가 있다. 다양한 공급원으로부터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들여올 길을 열어줘야 한다. 정부에서는 일단 민간의 직수입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하다. 국회에서도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을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와 정반대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도 동시에 발의되어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규제 강화를 추진하는 쪽에서는 가스 직수입 확대가 구매력을 약화시켜 도입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재 직수입 업체들의 도입 단가는 가스공사보다 절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스 도입을 독점하고 있는 국가는 우리뿐이다. 일본은 종합상사 등 많은 회사가 경쟁체제로 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경쟁체제인 일본의 가스 도입 가격은 도리어 우리보다 낮다. 규제 강화 쪽에서는 또 직수입에는 일부 대기업들이 참여해서 이익을 챙길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으면서도 막대한 이익을 독차지하고 해마다 고액의 성과급까지 받는 가스공사의 독점체제가 나은지, 아니면 다수 기업들이 그 이익을 나눠 갖는 것이 나은지는 생각해 보면 자명하다. 더욱이 셰일가스(암석에 갇힌 천연가스)의 등장은 천연가스 가격 하락 요인이다. 일부 발전사들은 셰일가스 등 상대적으로 값싼 가스를 들여와 전력생산 비용을 낮추려 한다. 이와 함께 정부가 추진 중인 LNG 발전소에 저렴한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서도 도입 채널을 다양화하는 규제 완화가 따라야 한다. 그런데 우리보다 싸게 가스를 도입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최근 유럽이나 미국보다 최대 3배나 비싸게 수입해 연간 2조~3조엔(약 23조~35조원)을 허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 학자들은 일본의 LNG 도입가를 15% 낮추면 3년간 국내총생산(GDP)이 1조 7000억엔(약 20조원) 늘어날 것이며 5만명을 추가 고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볼 때 과연 가스 도입의 규제를 강화하는 게 옳은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sonsj@seoul.co.kr
  • 공정위, 150만원대 다운재킷 ‘네파’ 과장광고 시정명령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를 생산하는 평안L&C에 대해 과장 광고 시정명령 등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평안L&C는 150만원이 넘는 고가 방수 다운 재킷을 광고하면서 ‘현존하는 방수 재킷 중 최고의 땀 배출 효과’라는 표현을 쓰는 등 2010∼2012년 프리미엄 제품군 ‘네파 블랙라벨’을 TV와 인쇄 매체를 통해 광고하면서 기능을 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우주복’이라는 표현도 문제가 됐다. 나사의 우주복 장갑에 일부 사용되는 기능성 소재(PCM)를 안감에 적용해 놓고 우주복 소재를 제품 전체에 사용한 것처럼 표현했기 때문이다. 해당 재킷은 현재 판매가 중지된 상태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28일 TV 하이라이트]

    ■다큐 공감(KBS1 밤 10시 50분) 2013년, 한국의 취업 준비생 58만 명. 자격증 취득에 목말라 있는 그들이 바로 스펙에 울고, 웃는 우리 시대 슬픈 청춘들이다. 대체 어떻게 하면 스펙이라는 강박관념을 과감히 버리고, 좀 더 넓고 깊게 자신만의 꿈을 완성해 갈 수 있을까. 프로그램은 진짜 꿈을 완성해 가는 두 청년의 남다른 이야기를 소개한다. ■초한지(KBS2 밤 12시 40분) 우희는 우연히 밖을 내다보다 항우가 옹성으로 보냈던 사람들이 돌아온 것을 보게 된다. 그러다 그중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가 있는 걸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한편 소하는 유방에게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찾으라고 말하며 병마를 빌리러 온 위표와 손을 잡고 진을 치러 가자고 말한다. ■월화특별기획드라마 구가의 서(MBC 밤 10시) 구월령(최진혁)은 강치(이승기)에게 사람이 되기를 포기하라고 한다. 구월령이 강치를 감싸고 도는 공달선생(이도경)을 공격하고 사라지자 무형도관 사람들은 강치가 한 일이라고 오해한다. 한편 자홍명(윤세아)은 태서(유연석)를 불러내 조관웅의 사람이냐고 묻는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1년 365일 매일 병원에 다니는 5살 소년 동인이는 오늘도 엄마와 함께 병원을 나선다. 또래보다 유난히 머리가 작은 동인이는 소뇌증과 레녹스가스토증후군이라는 소아 경련성 질환을 앓고 있다. 병원 진료 과목도 무려 7개. 동인이의 일정을 맞추다 보면 온종일 병원에 있는 일도 다반사인데…. ■다큐 프라임(EBS 밤 9시 50분) 누구도 늙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런데 단지 마음을 다르게 먹는 것만으로 젊어질 수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에서 여성 최초의 종신교수가 된 앨렌 랭어 교수는 여덟 명의 노인을 20년 전의 환경에서 생활하게 함으로써 실제 그들의 지능 등을 50대 수준으로 향상시켜 전 세계를 놀라게 한다. ■가족(OBS 밤 11시 5분) 경기도 포천의 풍광 좋은 산자락에 지어진 분홍빛의 전원주택은 특별한 사연이 있다. 목수 아빠 김창옥씨와 21살의 어린 나이지만 목수로서 아빠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큰딸 눈이가 땀 흘리며 함께 지은 집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아파트에 살다가 전원생활을 하는 게 불편할 법도 하건만 가족들은 이 생활에 흠뻑 빠져 있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동반성장, SK그룹처럼 하세요

    SK그룹이 동반성장에 가장 많은 땀을 흘린 기업으로 평가됐다. 올해 동반성장지수 조사에서 조사 대상인 5개 계열사 중 3개사가 최고 등급을 받았고, 나머지 2개사도 모두 양호 등급을 받아 전년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27일 동반성장위원회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인 SK텔레콤, SK종합화학, SK C&C 등 3개사는 평가 최고 등급인 ‘우수’ 등급을 받았다. 그룹 단위에서 3개 계열사가 동시에 우수 등급을 받은 것은 최고 수준의 성적이다. 또 SK건설과 SK하이닉스도 다음 등급인 ‘양호’ 등급을 받아 SK그룹은 조사 대상 계열사 전체가 1~2등급을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특히 SK텔레콤의 약진이 눈부시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성적은 3등급인 ‘보통’으로, 이번에 두 단계를 한꺼번에 뛰어올랐다. SK종합화학, SK하이닉스도 전년보다 각각 한 단계씩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SK그룹은 한 해 동안 동반성장 분야에서 질적·양적 성장을 한 것이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결과를 보고 그룹이 충격을 받았다”며 “위기의식을 절감하게 철저하게 반성한 결과”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전체 협력업체를 위한 그룹 단위의 ‘동반성장 경영 시스템’을 만든 것이 결실을 보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SK그룹은 2008년 9월 처음으로 ‘SK동반성장위원회’를 발족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공정한 계약 체결, 공정한 협력업체 선정, 불공정 거래 사전 예방 등 가이드라인을 실천해 오고 있다. 올해는 이를 그룹 내 최고 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6개 위원회 중 하나로 정식 발족했다. 협력업체 지원도 꾸준했다. 지난해 연구개발 85억원, 생산성 향상 지원 122억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731억원을 협력업체에 지원했다. 이와 별도로 35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협력사에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그룹 차원에서 1000억원 규모 동반성장 사모투자펀드를 조성해 협력사에 투자하고 있다. SK동반성장위원장을 맡은 김재열 SK㈜ 부회장은 “SK는 협력업체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여 행복한 동행을 해나간다는 원칙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 개선에 힘썼다”면서 “이번 평가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협력업체가 SK의 진정한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배은망덕이라는 것을 시생인들 모르겠습니까. 더 이상 폐단이 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병간하는 사람이 깊이 잠든 사이에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동무께서 시생을 소굴에서 나온 적당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는 것도 왜 모르겠습니까. 하긴 시생이 화적의 소굴에서 한 반년가량 그들과 같이 비위를 맞춰주며 기거한 것은 틀림없습니다. 절간에 간 색시는 중놈이 시키는 대로 하더라고, 초로 같은 목숨이나마 부지하자면 그들 입맛을 거스를 수 없지 않겠습니까. 둔처에 그토록 오래 머물렀던 것은 시생의 내자와 피붙이가 함께 적당들에게 끌려가는 불상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굴에 인질로 잡히고부터 내자는 형용이 수척하기가 도마 위에 말라붙은 생선 부스러기처럼 쪼그라들었고, 내자 가슴에 안겨 있는 소생은 정신이 가물가물하여 우렁차던 울음소리조차 매미 우는 소리 같았습지요. 그런 고초를 겪는 내자와 피붙이를 화적의 소굴에 남겨두고 혼자 도망한다는 것은 인두겁을 덮어쓰고는 차마 못 할 짓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매불망 식솔과 함께 도망할 기회를 엿보느라, 그들과 한통속인 것처럼 안면을 바꾸고 처신하며 산채 일을 거들다 반년이나 되는 세월을 헛되이 보내고 말았습니다. 산채에서도 본색이 무엇이냐고 시생을 수차례 잡아업치고 난장 박살을 낼 듯이 위협하였습니다. 그때마다 시종일관 소작하던 전답을 잃은 유민으로 가장하고 본색은 모르쇠로 잡아떼었지요. 전답을 빼앗겨 일가친척은 물론이고 알음도 없는 삼남 고을로 내려와 정처를 찾아 기웃거리던 중에 댁내들과 마주친 것이라고 둘러댔지요. 그러나 아닙니다. 시생도 광주 땅 송파 저자를 하직하고 떠나기 전까지는 쇠살쭈 행세하며 풍파깨나 겪었습니다.” 위인이 괴춤을 한참이나 이리저리 뒤지더니 기름종이로 싼 봉지 하나를 꺼내들었다. 그러고는 때와 땀에 절은 작은 쪽지 하나를 꺼내 정한조에게 건네주었다. 닳고 낡아서 희미하게 지워진 문자가 확연하지는 않았으나, 차근차근 뜯어보니 그것은 임오년에 난리가 일어난 뒤, 조정에서 양반들도 상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허가하면서 당시 보부청에서 발행했던 부상의 첩지였다. 놀랍고 두려워 만감이 교차하는 정한조를 바라보던 위인이 말했다. “시생의 성명은 천봉삼이라고 합니다.” 정한조가 말했다. “내가 알기로는 임오년 이후에는 조정에서 부상들이 거주지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금지했는데?” “그렇습니다. 장시에 무뢰배들이 들끓어 풍속이 어지러워지자 보부상들의 거주지 이탈을 금지시켜 행상인들의 기강을 바로잡고 어지러운 장시의 동요를 막으려 하였지요. 그런데 시생이 어쩌다 군란의 소동에 휩쓸렸고, 대원위대감께서 청국으로 끌려가는 수모를 당하는 와중에 관령을 어겨서 군교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 길로 송파를 떠나 살길을 찾겠다고 남행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숨어살기로 작정한 것이지요.” “그러한 사정이 있었다면 어째 진작 토설하지 않았소. 두길보기한 것이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시생이 다시 소굴로 숨어들어 내자와 피붙이를 구출하려는 생각에 본색을 숨긴 채 자취를 감추려 하였지요. 시생이 산채에 붙잡혀 있다가 도타한 사람이란 소문이 퍼지고 이것을 눈치챈 관아에서 산채를 박살내겠다고 군졸을 풀면 적당 소탕은커녕 소동만 커지고 산 토끼 죽은 토끼 둘 다 놓치는 것도 모자라 구출해야 할 시생 식솔의 목숨 부지는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어 구린 입을 떼지 않고 있었습니다. 지방관아에서 구실살이한다는 아전들이나 수자리 산다는 군교라는 작자들이 이름만 그럴듯했지 늙고 병든데다 예나 지금이나 뇌물에만 눈이 어두워 어디 제구실하는 꼴을 본 적이 없습니다.”
  • 참혹했던 봄날 진실은 뭐야

    참혹했던 봄날 진실은 뭐야

    1980년 6월 10일. 강원 춘천에선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열린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나흘간 열린 대회는 한바탕 잔치처럼 떠들썩하게 치러졌다. 이를 바라본 광주시민들은 속으로 분통을 터뜨렸다. 아니, 핏빛 상처를 달래려 애썼다. 나주 사평국민(초등)학교에 다니던 열세살 소년 명수는 그 소년체전에 참가하기 위해 전남 광주에 머물며 지옥 같은 훈련을 이겨내고 있었다. 명수는 전남 대표 육상선수였다. 국가대표가 꿈이었고,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었고, 경쟁자인 친구를 이기기 위해 갖은 애를 썼던 평범하디 평범한 아이였다. 가난하지만 단란했던 가족들의 기대도 모두 명수에게 쏠렸다. 하지만 33년 전, 뜨거웠던 광주의 5월은 명수에겐 잔혹한 생채기를 남겼다. 아들을 구하러 나주에서 광주로 오던 아버지가 군인들의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 ‘오월의 달리기’(김해원 지음, 푸른숲주니어 펴냄)는 5·18의 핏빛 상처를 강조하기보다, 당시를 살았던 한 아이의 삶을 보여주는 데 담담히 초점을 맞춘다. 물론 명수는 작가가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이다. 올해로 14년째 동화작가로 글을 써온 작가는 이야기한다. “중학교 때 광주에서 전학 온 친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자기가 살던 곳에선 정말 끔찍한 일이 있었다고. 그렇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 친구가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한 오월을 뒤늦게 알았을 때, 그건 거대한 공포였다.” 작가는 두렵고 아파서 피하고만 싶던 5월 광주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광주의 한 신문사에서 낡은 신문철을 뒤적였지만 참혹한 봄날의 기억은 송두리째 비어 있었다. 진실을 쓸 수 없었던 사람들이 남겨놓은 자리였다. 5·18로 소년체전의 개최일이 연기됐다는 기사를 보고, 메달의 꿈을 안고 땀 흘렸을 선수를 주인공으로 떠올렸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육상선수 출신의 중년 남성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취재에만 꼬박 1년을 공들였다. 책 말미에 ‘5·18민주화운동이 뭐야’란 역사읽기가 부록으로 곁들여졌다. 관련 정보와 글, 사진을 실어 사건의 배경부터 의의까지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충실히 설명했다. 9800원.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이동통신 3사 사활 건 총성 없는 주파수 전쟁의 막전막후

    [주말 인사이드] 이동통신 3사 사활 건 총성 없는 주파수 전쟁의 막전막후

    하늘을 보라. 푸른 하늘이나 구름 또는 내리는 빗줄기가 전부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가롭게 보이는 이 하늘길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쁜 짐꾼들이 빠르게 지나고 있다. 바로 전파(전자파·electric wave)다. 우리는 눈을 떠서부터 잠들 때까지 전파의 도움, 때로는 공격을 받고 살아간다. 뭐든 무선이 대세가 돼 버린 지금, 전파 없는 생활은 상상조차 힘들다. 선이 없이 작동되는 것들은 거의 대부분 전파의 힘을 빌리고 있다. 휴대전화나 인터넷은 물론 편히 소파에서 늘어질 수 있도록 돕는 TV 리모컨, 출근길 버스에서 듣는 라디오, 심지어 목청의 진동이 만들어내는 목소리나 물체를 구별하게 해주는 가시광선까지도 크게 보면 전파와 원리가 같다. 최근 정보통신업계에서 새 논란거리로 떠오른 주파수는 쉽게 말해 이 전파가 다니는 길이다. 각 전파는 진동수, 파장, 진폭 등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구리 전선 대신 주파수라는 길을 지나며 정보를 전달한다. 라디오, TV, 휴대전화 등의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무선 기술은 정해진 대역의 주파수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고 또 해석하는 기술이 기본이 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대역(band)이다. 주파수가 길이라면 대역은 도로의 폭이다. 길이 나 있다고 해서 사람과 자동차, 우마차, 비행기가 한꺼번에 다닐 수 없듯이 주파수 대역도 애초에 정해진 용도로만, 허락받은 사람들만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통사고, 즉 ‘혼선’이 생기기 때문이다. 같은 전화번호를 여러 사람이 쓸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에 정부는 주파수를 공공재의 하나로 관리하며 대역별로 정해진 사용자가 정해진 용도로만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주파수에 관한 핫이슈인 ‘황금 주파수’ 1.8㎓ 논쟁은 이 대역을 누가 사용하느냐에 관한 문제다. 1.8㎓는 해외 주요 업체들이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에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으로 로밍 서비스 활용 등이 쉬워 탐나는 주파수로 통한다. 국내에서도 LTE 사업 용도로 할당된 이 주파수를 두고 3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사운을 건 ‘총성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누가 이 대역을 가져가느냐에 대한 미래창조과학부의 최종 결정에 따라 LTE 시장, 더불어 이동통신 시장의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까지 있기 때문이다. 논란의 핵심은 특히 1.8㎓ 구간 내 10㎒(1.83~1.84㎓) 대역을 KT에 줄 것인가, 말 것인가다. 현재 이동통신 3사 중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총 40㎒, KT가 총 50㎒ 정도의 주파수를 LTE 용도로 가지고 있다. 이렇게 통신 3사가 비슷한 LTE 주파수 대역을 가진 상황에서 이번 주파수 할당 대상의 하나로 거론되는 ‘1.83~1.84㎓’ 구간은 특히 KT로서는 ‘길을 하나 더 확보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광대역’(broadband)의 실현 때문이다. 광대역은 같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넓은 주파수 대역이라는 뜻이다. 즉 드넓은 정보의 고속도로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문제의 1.8㎓ 내 구간이 유독 KT에만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건 해당 구간이 KT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주파수 대역에 인근한 ‘인접 대역’이기 때문이다. LTE는 주파수 대역폭과 무관하게 통신 속도가 일정한 3세대 통신과는 달리 대역폭이 곧 속도를 결정하는 성질이 있다. LTE에서는 대역폭이 2배가 되면 통신 속도 역시 2배로 빨라지는데 현재 업체들이 LTE 광대역이라고 말하는 40㎒ 폭 주파수 대역으로 LTE 서비스를 하면 최고 통신 속도가 150Mbps가 된다. 그러면 현재 LTE 속도인 75Mbps보다는 2배, 유선 통신 최대 속도인 100Mbps보다도 1.5배 더 빠른 통신이 가능한 것이다. KT 입장에서는 이 인접 대역을 할당받으면 최소 비용을 들여서 2배로 넓고 2배로 빠른 고속도로를 확보할 수 있다. 반면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문제의 대역이 계륵 같은 존재다. 두 회사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주파수 대역과 멀리 떨어져 있는 이 문제의 1.8㎓ 내 대역을 가져가도 쓸모가 없다. 그렇다고 남을 주기는 아까운 상황인 셈이다. 일단 이 대역의 할당 여부를 두고 SK텔레콤·LG유플러스 대 KT의 대결 구도가 형성된 모양새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3위 LG유플러스는 이 대역을 절대 KT가 가져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반대로 KT는 애타게 이 대역을 원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을 시작하자”는 입장이다. 양 사는 만약 미래부가 문제의 대역을 KT에 할당해 버리면 정책적 판단이 일종의 ‘특혜’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접 대역을 KT에 할당하면 KT는 5000억원을 투자해 반년 이내 광대역 전국망을 구축할 수 있는 반면 다른 회사들은 약 28개월 동안 최대 3조 3000억원을 쏟아부어야 같은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일단 인접 대역은 놔두고 다른 주파수를 할당해 3사가 비슷한 시기에 광대역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 경제 파급 효과가 크다는 주장도 나온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를 근거로 “KT에 1.8㎓ 인접 대역을 할당하면 3사 전체의 고용 유발 효과는 2만 9000명,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3조원 정도지만 공정한 광대역 할당을 하면 고용 유발 효과는 4만 5000명,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4조 7000억원이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KT는 ‘자원 효율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인접 대역을 할당하는 것이 공공재인 전파의 파편화를 막고 효율성을 극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LTE 트래픽이 증가하는 시점에 광대역 LTE 시대를 더 빨리 열 수 있으며 손쉬운 해외 로밍 등의 이점이 있다고 한다. KT 관계자는 “이제 주파수 정책은 사업자의 취약점을 일일이 맞추기보다는 전체 산업 활성화 측면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며 “이미 해외 주요국은 광대역 주파수 할당을 완료하고 앙골라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광대역 LTE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부는 3가지 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논란이 되는 인접 대역을 제외한 3개 블록을 할당하거나 ▲3개 블록을 대상으로 3사 경매를 부치거나 ▲인접 대역까지 포함해 할당·경매하는 안 등이다. 미래부는 다음 달 최종안 발표를 목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미래부는 3개 안을 제시한 후로는 감감무소식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아직 내부에서 검토 중이고 결정된 바가 없어 따로 말씀드릴 게 없다”고 전했다. 오히려 바깥에서는 무선통신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주파수 전쟁’을 멈추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업체들은 ‘주파수 할당 중장기 계획’을 요구한다. 이번 1.8㎓뿐 아니라 이후 새로 개간해 할당할 주파수 대역, 또 광대역 LTE를 위한 장기적인 주파수 회수·재할당 계획을 미리 제시하면 눈앞에 놓인 먹잇감을 두고 벌이는 과열 경쟁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해외 사례를 들어 주파수를 공유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업체들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전파 공유는 경쟁 체제에 있는 회사들에게 한 공장을 주고 나눠 쓰라는 격”이라며 “우선 정서적 문제 때문에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주파수 전쟁’의 진짜 문제는 전파의 혜택을 받아야 할 소비자들이 결국 볼모 역할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신 3사는 각 기업의 이해관계를 ‘고객 만족’이라는 말로 포장해 왔다. 이번 1.8㎓ 논쟁 역시 LTE 시장점유율, 시설 투자비, 사업 선점 등을 두고 서로를 견제하는 기업들의 논리가 바닥에 깔려 있다. 고객들이 가장 예민해하는 요금에 대한 언급은 없다. 황금 주파수의 할당에 대한 미래부의 최종 결정은 오는 8월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소비자들은 휴대전화나 만지작거리며 고래들의 싸움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새우의 처지다. 이러는 사이 벌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기업 간 경쟁은 차후 광대역 LTE 요금을 높이는 데 일조할 가능성도 있다. 지금 텅 빈 하늘을 바쁘게 달리는 전파도 결국 오랜 주파수 전쟁에 치여 온 ‘고객’의 땀이 서려 있다고 보면 괜한 생각일까.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탈리아 북부 이야기 Italy, eataly, italo② Veneto 베네토주

    이탈리아 북부 이야기 Italy, eataly, italo② Veneto 베네토주

    Veneto 베네토주 베네토의 행복학 실습 언젠가 들은 ‘행복론’ 강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이것이었다. ‘기대했던 것을 보여주면 만족하지만 기대 이상의 것을 보여줄 때 행복해진다’고. 그런 의미에서 파도바Padova와 트레비조Trevizo는 행복을 준 도시였다. 이 도시의 모든 것은 의외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무슨 오리엔테이션이람?’ 그런 마음으로 스크로베니 예배당Scrovegni Chapel로 달려갔다. 관람 전에 반드시 동영상을 시청하는 일은 ‘알고 보라’는 뜻 외에도 그 시간 동안 관람자들의 체온이나 배출하는 땀 등을 조절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들이 이토록 소중하게 보존하려는 것은 조토Giotto di Bondone·1266년(추정)~1337년의 프레스코화(1303~1305년)였다. 사람들을 꾸벅꾸벅 졸게 했던 동영상과 달리 눈앞에 펼쳐진 예수와 마리아의 생애, 최후의 심판 등은 사람들을 빨아들였다. 입체적으로 표현된 인물들은 내면의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고 있었고, 그 기쁨, 절망, 고통, 환희는 성서 속 이야기에 현실성을 부여했다. 관람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서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서야 했지만 조토의 화풍은 동시대의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쳐 파두아와 근교 도시에서는 지오토 스타일의 프레스코화를 종종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위안이 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전날부터 여전한 비를 뚫고 팔라조 보Palazzo Bo에 들어섰을 때도 ‘웬 대학이람?’ 이라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 이런 투덜거림은 원형경기장을 연상시키는 세계 최고最古, 1594년의 해부실과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의학대학부속 식물원 앞에서는 가당치 않은 것이었다. 파두아 대학은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전세계적으로는 볼로냐, 파리 다음으로 3번째) 대학이다. 교황의 영향력이 컸던 볼로냐에 비해 파도바는 학문의 자유가 인정되는 분위기였고, 학생들은 단테, 갈릴레오 갈릴레이 등의 실력 있는 선생들을 모셔서 직접 수강료를 지불했다. 회장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세계 여러 도시와 가문의 문장은 당시 이 대학으로 유학을 왔던 명문가의 자제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증명한다. 선생들의 열정도 대단하여 제자들을 위해 자신의 시신을 실습용으로 기증하기도 했다. 지금도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실습실은 원형의 나무 난간들이 촘촘하게 둘러쳐진 형태였다. 참관 중에 기절하는 사람의 추락을 막기 위한 것. 악취를 배출하기 위한 창문이 필수였고, 그나마 겨울 동안에만 가능했다. 해부학의 발달 덕택인지 모르지만 유럽의 대성당은 성인들의 유해를 보물로 간직하고 있다. 파도바 성안토니오 대성당에는 안토니오 성인의 성대와 혀, 아래턱이 보존되어 있다. 자녀를 위한 수호성인이기도 한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기적의 증표들도 남아 있어서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 곳이다. 이탈리아 여행 내내 계속 비가 내렸지만 트레비조Treviso의 비오는 풍경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잔잔히 물결치던 운하와 세차게 돌아가던 물레방아 때문인 것 같다. 중세의 수채화 같은 도시 풍경은 실레강으로부터 뻗어 나온 브라넬리 운하로 인해 마치 작은 베니스를 연상케 한다. 운하 주변의 집들은 창가에 꽃을 내놓거나 석상 등을 진열해 놓았다. 작은 다리를 건너 회랑을 지나고 또 로마시대 그대로인 듯한 골목들을 걷다가 도착한 곳은 신전을 연상케 하는 두오모였다. 티치아노의 ‘성모 수태고지’와 지롤라모 다 트레비조의 ‘꽃의 성모’ 등이 증명하듯 트레비조는 놓쳐서는 안 될 작품들을 품고 있었다. 트레비조의 프레스코화에 최초로 안경을 쓴 인물이 등장하고, 그런 이유로 지금도 트레비조의 안경이 유명하다는 소소한 사실들이 트레비조의 작은 상점 하나하나를 달라 보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문득, 시뇨리 광장 근처의 베네통 매장이 다른 어느 도시보다 크다고 느꼈다면, 그건 이 도시가 베네통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일행이 쇼핑을 간 사이 노천카페에 앉아 트레비조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발포성 와인인 프레스코를 한잔 마셨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베네토 지방의 두 도시를 여행하며 느꼈던 행복감이 잔 속의 공기방울처럼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오랫동안 음미할 수 있는 그런 행복이었다. ▶travie info 카페 페드로키 1831년에 문을 연 카페 페드로키Caffe Pedrocchi 는 오스트리아에 대항하는 청년 운동이 시작되었던 역사적인 장소다. 건축가의 이름을 딴 이 카페는 녹색, 빨강, 백색의 소파천 색으로 구별되는 3개의 홀로 이뤄져 있다. 그중 가운데 홀이 카페고 그린홀은 시민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내어 주던 곳이었다. 대표 메뉴인 페드로키 커피는 에스프레소 위에 차가운 민트 아이스크림을 얹은 것으로 색다른 맛이다. 주소 Via VIII Febbraio, 15-Padova 문의 +39 049 8781231 www.caffepedrocchi.it트레비조의 베네통 본사 트레비조는 부유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 거리의 작은 상점들조차 예사롭지 않다. 그중에서 가장 반가운 브랜드는 역시 베네통이다. 트레비조에 본사를 두고 있는 베네통은 톡특한 컬러감으로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캐주얼 브랜드가 됐다. 루치아노 베네통이 아직도 새로운 사업구상을 하고 있다는 베네통 본사 건물은 작고 아름다운 정원을 끼고 있었다. 주소 Via Villa Minelli, 1 31050 Ponzano Veneto Treviso 문의 +39 0422 519111 www.benettongroup.com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이탈리아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 02-775-8806, 레일유럽 한국사무소 02-3789-6110, 맥아더글랜 한국사무소 02-553-0822
  • [열린세상] 또 꿈틀대는 ‘대동아전쟁’/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언론정보대학원장

    [열린세상] 또 꿈틀대는 ‘대동아전쟁’/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언론정보대학원장

    착잡했다. 만감이 교차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사람의 복부를 사무라이 칼로 가르고 파헤쳐 내장을 드러나게 하는 천하의 무뢰배들. 난도질은 부녀자도 예외가 아니었다. 살육과 폭력의 조종으로 조선을 울린 흉포한 무뢰한들. 매화꽃을 찾아 떠난 길에 들른 목포의 ‘근대역사관’에서 목격한 일본군의 만행이었다. 식민지의 피와 땀을 착취하려고 1920년 6월에 설립한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목포지점 건물에 전시된 일제침략의 실증적 유적·역사 교육이 뒷전으로 밀려난 시대를 살면서 부끄럽게도 오랜만에 우리 역사를 자각했다. ‘임산부와 노약자 관람 주의’라는 권고문에 예상은 했다. 사람을 포박하여 땅바닥에 앉혀 놓았는데, 방금 잘린 목이 붙어 있던 부위에서는 검붉은 피가 솟구쳤고, 강제동원됐을 사람들은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항일조직 간부들은 무릎을 꿇리고 뒤에서 머리를 쏘아 사살했다. 짐승만도 못할 짓은 이뿐만이 아니다. 부모가 처형당하는 것을 보고 공포에 일그러진 표정으로 우는 아기와 동생을 안간힘으로 안고 있는 어린 형. 그 시대와 사람들의 지옥 고통을 알려주는 자료들은 필설로 형언할 수 없이 처참했다. 천인공노할 짓거리를 사진으로 찍어 식민지 무단통치의 수단으로 삼았던 인면수심의 범죄자들. 일제 침략자들의 후예는 오늘도 침탈을 대한민국 근대화로 견강부회한다. 동양척식의 서양식 건물은 앞선 세계건축양식을 조선에 도입했다는 식이다. 삼천리 금수강산의 자원을 수탈하려고 만든 신작로와 철도를 교통의 근대화라고 억지를 쓴다.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담은 사진촬영기는 문명사진술로 강변된다. 이러니 탈아입구(脫亞入歐)라는 민족과 문명에 대한 편견을 교묘하게 위장해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제국주의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로 존재하는 것이다. 더욱이 일본 총리 아베는 일제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망언과 망동에 앞장서고 있다. “(신사참배와 관련하여) 생명을 바친 사람들을 참배하는 것은 당연하고 총리의 책무다”(2005년 4월), “(위안부 모집의) 강제성을 증명하는 증언이나 뒷받침하는 것은 없다”(2007년 3월), 2012년 12월 26일 총리 취임 이후에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과하는 내용이 포함된) 무라야마 담화를 그대로 계승하지 않겠다”(2013년 4월 22일), “침략의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지지 않았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2013년 4월 23일). 이쯤 되면 아베의 심신은 조선의 무고한 양민의 배를 가르고, 목을 자르고, 머리에 총을 쏘고, 어린 자식 앞에서 부모를 죽이던 ‘대동아전쟁’(태평양전쟁)의 하수인들과 다르지 않다. 지난 5월 12일 아베는 731이라는 번호가 붙은 자위대의 항공훈련기 조종석에 올라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731 세균부대’는 수많은 한국·중국·몽골·러시아인들을 마루타(통나무)로 취급하며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생체실험을 자행했다.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의 홀로코스트와 함께 인류가 저지른 최악의 범죄행위이다. 정치적 인기를 위해서든, 영혼 없는 집단최면의 발로에서든 망언을 제조하고 있는 아베와 일본 정치인들은 제2의 태평양전쟁을 도발하고 있다. 1970년 12월 7일 폴란드 바르샤바 전쟁희생자 비석 앞에 무릎을 꿇고 나치 독일의 전쟁범죄를 사죄한 브란트 전 독일 총리 같은 정치인이 일본 풍토에서 나오기는 불가능한가. 2차 세계대전이 종전되고 68년이 지나서도 93세의 나치 용의자를 찾아 기소하는 독일 국민의 반성을 일본 사회에서 기대할 수 없다면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은 자명하다. 역사에 대한 건망증을 경계하며 자기반성을 상실한 일본과는 전혀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현재와 미래에 반영하는 사회, 동시에 지구촌 세계의 일원으로서 보편적 가치와 양식을 공유하는 국가로 가야 한다. 이는 자신의 야만을 부정하고 정당화하는 역사 왜곡은 물론이고 반인륜적·반문명적 저질행태를 지속하는 일본에 대한 지혜로운 대처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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