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80명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6·25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774
  • [길섶에서] 간고등어/서동철 논설위원

    안동 간고등어가 서울신문사와 연세대학교가 함께 준비하고 있는 ‘대한민국 지역 브랜드 대상’의 1차 심사 결과 특산물 부문에서 당당히 2등에 올랐다고 한다. 간고등어는 오래전부터 내륙지방에서 특히 인기 있는 먹거리이지만, 어느새 ‘간고등어는 안동’이라는 인식이 깊이 심어진 것이다. 사실 서울에서는 자반고등어라는 이름으로 친숙한데, 자반이란 소금을 뿌려 저장성을 강화한 음식을 말한다. 좌반(佐飯)이라는 한자 표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글자 그대로 밥을 먹도록 도와주는 반찬이라는 뜻이다. 안동 간고등어는 태백산맥을 넘나든 봇짐장수들이 흘린 땀의 산물이다. 영덕에서 봇짐장수들의 지게에 실린 생선은 숙성이 시작되어, 임하댐 건설로 수몰된 안동 임동장터에 이르면 소금을 쳐 부패를 막아야 했다. 그래서 옛날 먹던 자반고등어는 표면이 살짝 하얗게 변한 느낌이 들 만큼 깊이 숙성된 것이었다. 요즘에는 싱싱한 고등어에 그저 간을 친 뱃자반이 대부분이다. 옛 자반고등어를 부활시켜도 좋겠다. ‘임동 간고등어’로 이름 붙이면 새로운 인기 브랜드가 되지 않을까.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한지혜 해명 “열애설 등산사진 자작극 사실은…”

    한지혜 해명 “열애설 등산사진 자작극 사실은…”

    한지혜 열애설 자작극 해명 배우 한지혜가 ‘열애설 자작극’ 소문에 대해 해명했다. 지난 30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서 한지혜는 열애설과 관련한 자작극에 대해 해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한지혜는 “촬영차 외국에 나가 있었는데 열애설이 났다는 연락이 왔다. (남편과) 비밀 연애할 때다. 만난 지 일 년 정도 됐을 때였다”고 자작극 해명과 관련해 운을 뗐다. 한지혜는 이어 “등산을 가다 찍힌 사진이었다. 어느 여배우가 열애설이 나는 것이 좋겠냐”면서 “그런데 오히려 사람들이 등산하는 커플이라며 건강하다고 하더라. 등산복 CF 제의까지 들어왔었다”고 덧붙였다. 한지혜는 또 “하지만 항간에서는 ‘자작극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한지혜의 자작극 해명에 MC 김제동은 해당 사진을 보여주며 “누가 봐도 일부러 찍은 거다”면서 “누구는 등산 안 해봤나. 땀 한 방울 없다, 각도 봐라”며 장난을 쳐 폭소를 이끌어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몸은 마음을 따른다/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 문학평론가

    [열린세상] 몸은 마음을 따른다/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 문학평론가

    요즘 무릎이 아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뛰는 건 고사하고 걸을 때마다 무릎이 욱신거려 무척 힘들다. 올여름, 더위에 지쳐 축 늘어진 몸을 추슬러야겠다는 생각으로 헬스클럽을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트레드밀 위를 천천히 걷는 것이 다였다. 그러다가 근육질의 몸을 자랑하는 젊은이를 보고서는 눈이 뒤집힌 것인지 나도 저런 몸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근 한 달 동안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 죽으라 뛰었다. 상체 근육을 단련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도 열심히 했다. 그런데 매끈한 근육질의 몸은 오간 데 없고 고장 난 무릎만 남았다. 9월 초에 학생들과 강원도로 2박 3일 답사를 가서도 무릎이 애를 먹였다. 근육질의 남성이 되려고 하다가 그리됐다는 말을 차마 제자들에게 할 수가 없었다. 속으로 끙끙 앓는데, 제자들은 선생님 괜찮으시냐고 자꾸 묻는다. 답사 첫날, 시리도록 푸른 바다가 발 아래 보이는 민박집에서 자면서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 소리에 잠을 설쳤다. 그런데 몸은 개운했다. 이튿날, 백담사에 들렀다가 하산 길에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 내려왔다. 백담계곡을 끼고 두 시간 넘게 걷는 길이건만 무릎도 아프지 않고 조금도 피곤하지 않았다. 몸과 마음이 그렇게 상쾌할 수 없었다. 만해마을에서 산 그림자를 끼고 잔 다음 날 아침, 숲의 알싸한 향기를 들이마시면서, 몸은 마음을 따른다는 것을 퍼뜩 깨달았다. 부끄러움이 확 일었다. 몸보다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 강조해 오지 않았던가.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분필을 보여주면서 이게 뭐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분필을 분필이라 하는 것은 문학적 상상력이 아니라고 힘주어 말한다. 삭막한 도심에서 자연을 그리워하는 사람은 자작나무를 떠올릴 것이고, 광활한 우주를 지향하는 사람은 우주선을 떠올릴 것이라 말한다. 문학을 하려면 마음과 정신의 사려 깊은 시선이 눈과 귀의 기계적 반응보다 더 중요하다고 가르치면서, 정작 나는 마음을 풍요롭게 가꾸는 것은 내팽개친 채 기계적인 몸의 날씬함과 우람함만을 보여주려 했던 것이다. 몸은 마음을 따른다는 생각이 들자, 주머니에 있는 스마트폰이 갑자기 거추장스럽게 느껴졌다. 마음과 영혼의 순수함을 추구하는 문학 시간에 스마트폰 같은 기계 나부랭이를 만지느냐고 불호령을 내린 적이 있다. 그런 내가 요즘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지 못한다. 얼마 전, 지방에 갈 일이 있어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을 켰다. 그런데 이 기계가 영 엉망이다. 나는 내 기억 속에 자리한 지도에 따라 운전을 했는데, 스마트폰은 자꾸만 경로를 이탈했다고 알려준다. 아마 새로 생긴 도로가 있어 지름길을 안내하는 모양인데, 나는 예전에 다니던 도로로 자꾸만 달린 것이다. 경로 이탈이란 말이 나올 때마다 혹시 내가 길을 잘못 든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때, 최수철의 ‘내 정신의 그믐’이 떠올랐다. 인간을 기계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주인공이 자신의 순결한 마음과 욕망을 되찾고자 오지로 떠난다. 그 오지는 내비게이션에도 나타나지 않는 곳이다. 그곳에서 주인공은 때 묻지 않은 마음과 욕망을 되찾아 새로 태어나고 다시 세상과 맞선다. 정보 사회에서 내비게이션 같은 기계에 길드는 한 결코 순수한 인간으로 거듭날 수 없다는 것을 이 작품은 강조한다. 어느새 나도 정신이 그믐 상태가 된 기계 인간이 되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윤동주의 ‘또 다른 고향’이라는 시를 다시 읽는다. 일제강점기의 황폐한 현실을 거부한 채 백골이 되어 가는 자아가 하늘과 바람과 별이 있는 아름다운 혼의 고향을 찾아 길을 떠난다. 학생들에게 이 시를 가르칠 때마다 시인의 고귀한 정신을 본받아 아름다운 혼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건만, 나는 마음의 고향을 잃어버린 채 몸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참으로 한심한 인간이 아닐 수 없다. 하늘의 뜻을 알아야 하는 지천명의 나이면 인생에서 가을 무렵일 텐데. 이쯤 되면 내 마음의 지도도 한 벌쯤 마련되어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하늘의 뜻을 거역하고 ‘몸짱’에 미혹되었으니 무릎이 아플 수밖에. 무릎은 언제 좋아질는지.
  • “여자라고, 아마라고 후원 퇴짜만 30번”

    “여자라고, 아마라고 후원 퇴짜만 30번”

    “축구를 하는 여자가 특이한가요. 그 편견 저희가 뻥~ 날려 드릴게요.” 제1회 전국 대학 여자축구대회(SNU CUP)가 27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대운동장에서 열렸다. 한국체육대, 이화여대, 충남대 등 전국 14개 대학 여학생들이 이날부터 사흘간 실력을 겨룬다. 이번 대회는 특히 ‘공부벌레’로만 알려진 서울대 여학생들이 기획부터 후원사 섭외까지 모두 땀 흘려 준비한 행사라서 눈길을 끈다. 대회를 주관한 서울대 여자축구부(SNUWFC) 주장 김민숙(23·체육교육과 3학년)씨는 “대회 개최는 2010년 여자 축구부가 동아리로 출발할 때부터 이어져 온 숙원”이라면서 “최근 대학마다 여자 축구팀이 많이 생기고 있지만 공식적인 전국 대학 여자축구 리그라고 할 만한 게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대 여자축구부원들이 이 대회를 열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지난해 동아리에서 학교의 정식 여자 축구 대표팀으로 승격됐지만 가장 큰 문제는 재정적인 어려움과 물품 부족이었다. 학생들은 후원사 섭외를 위해 스포츠용품사, 화장품기업, 외국어학원 등 30여곳에 대회 개최 제안서를 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오정은(20·정치외교학부 3학년)씨는 “일일이 제안서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 후원을 요청했지만 여자축구인데다 아마추어라는 이유로 모두 거절당했다”면서 “막판에 낫소사에서 축구공과 조끼를 보내준다고 했을 때는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처음 시범대회를 열었을 때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해 천막 12개가 비바람에 모두 날아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선수들의 출신 학과는 의예과, 건축학과, 생명과학부 등으로 다양하다. 문지기를 맡은 황남희(21·지구과학교육과 3학년)씨는 “나중에 학교 선생님이 돼서도 축구부를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 공을 차고 싶다”고 밝혔다. 신입생인 한정민(19·의류학과 1학년)씨는 “처음 축구를 배우면서 피부가 안 좋아져 속상하기도 했지만 넓은 운동장에서 달리는 쾌감 때문에 학교생활이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여자가 무슨 축구냐’라는 일각의 편견에는 개의치 않는다. 김씨는 “축구도 수영이나 스케이트처럼 남녀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인데 유독 축구만 힘든 운동으로 알려졌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축구를 하는 여학생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아웃도어 특집] 뗐다 붙였다 가을과 겨울

    [아웃도어 특집] 뗐다 붙였다 가을과 겨울

    무더위가 물러나고 야외활동하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아웃도어 업체들은 기능성과 스타일을 강화한 제품을 출시하며 가을 등산객을 유혹하고 있다. 가을에는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야외에 나갈 때 체온을 유지해 주는 외투를 입는 것이 좋다. 아웃도어 업계는 올가을에 내피를 탈착(脫着)할 수 있는 멀티 아이템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갑작스러운 가을비와 바람을 막아주고 땀 배출을 돕는 기능성 원단을 쓴 제품도 다양하게 출시됐다. 몽벨의 ‘3 in 1 고어텍스 크로노스 재킷’은 내피를 세트로 착용하거나 내피를 떼고 외피 재킷만으로도 연출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외피는 고어텍스 프로셸 소재를 적용해 눈과 비, 바람과 한기를 막아준다. 열기나 습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투습성도 갖췄다. 가을철 산행 시 갑자기 비가 내리더라도 젖을 걱정 없이 활동할 수 있다고 몽벨은 설명했다.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 날씬해 보이는 슬림핏 패턴으로 입체감을 살렸다. 소매에는 다른 색을 입혀 젊은 감각을 연출했다. 남성용과 여성용 모두 다크그레이와 다크베이지 두 가지 색상으로, 가격은 37만 5000원이다. 잭울프스킨은 ‘3 in 1 텍사포어 크러싱 아이스 재킷’을 출시했다. 방수, 투습, 방풍이 뛰어난 기능성 소재인 텍사포어 재킷과 방한 기능이 있는 플리스 내피 재킷으로 구성됐다. 환절기 기후와 외부 환경 변화에 맞춰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 내피를 분리할 수 있어서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트레킹, 하이킹부터 스포츠등산인 알피니즘 등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하다. 채도가 낮은 색상을 적용해 고급스럽고 세련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가격은 남성용 29만 8000원, 여성용 26만 8000원. 코오롱스포츠의 남성용 ‘고어자켓 제니스’는 전문 고어텍스 재킷이다. 앞부분에 4개의 주머니가 달렸고 방수지퍼를 적용해 수납성과 방수성을 강조했다. 후드는 탈착이 가능하고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와이어를 넣었다. 기온에 맞게 플리스와 경량 다운 내피를 붙였다 뗄 수 있다. 여성용 전문 재킷 ‘이시스’는 세 가지 색상을 배색하고 팔꿈치 부위에 내구성을 강화한 소재를 사용했다. 전체적으로 세로 절개를 이용해 단순하면서도 강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플리스나 다운 내피는 탈착이 가능하다. 가격은 제니스가 56만원, 이시스가 45만원이다. 등산용 바지는 활동성이 좋은 것은 물론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제품들이 출시됐다. 바이원클럽의 블랙라이언 등산팬츠 ‘식스센스’는 고급원단과 블루, 레드, 그레이, 핑크 등 다양한 색상을 사용했다. 한겨울을 빼고 봄, 여름, 가을, 초겨울까지 입을 수 있는 두께다. 걸을 때 움직임이 많은 무릎, 허벅지, 엉덩이 부위에 강력한 탄성 소재를 사용하고 시접이 없는 봉제법을 사용해 피부가 쓸리지 않도록 디자인했다. 제품은 바이원클럽 인터넷쇼핑몰(www.blacklion.co.kr)과 전화(1544-0247)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코오롱스포츠의 ‘아웃포켓 카고 팬츠’(16만 5000원)는 양옆에 카고 주머니를 달아 수납성을 강화했다. 부분 입체 절개를 사용해 활동성이 뛰어나다. 가벼운 트레킹과 함께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다. ‘데님 조디악 팬츠’(18만원)는 신체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을 체내로 보내 피로회복 등에 도움을 주는 헬스케어 원사를 사용했다. 입체 패턴을 적용해 데님의 활동성을 보강했다. 레저용 신발로는 땀 흡수력과 접지력, 내구성이 골고루 우수한 제품을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스케쳐스가 가을을 맞아 출시한 ‘고 바이오닉 트레일’(12만 9000원)은 비포장길을 달리는 스포츠인 트레일 러닝에 적합한 신발이다. 197g(240㎜ 기준)으로 가볍고 충격 흡수력과 접지력이 좋다. 불규칙한 노면 상태를 고려, 밑창을 과학적으로 설계해 뛰거나 걸을 때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잔디로는 골프화 겸 일상화로 신을 수 있는 2014년형 마이핏 멀티스파이크 레저화를 출시했다. 필드와 골프연습장은 물론 평상시에 착용해도 손색이 없다. 기존의 다기능 레저화에 새로운 디자인과 소재, 색상을 적용했다. 마이핏 레저화는 전 제품 국내 생산되며, 고급 천연가죽을 사용해 부드럽고 항균기능이 뛰어나다. 관절 보호를 위해 4겹의 천연가죽 안창을 사용했다. 잔디로 목동점(02-2608-7400)은 ‘맞춤 이벤트’를 열어 발 사이즈가 작거나 큰 고객, 발에 이상이 있어 일반 신발이 불편한 고객을 대상으로 신발을 맞춰준다. 가격은 16만~18만원.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전투경찰 42년만에 마침표… 마지막 기수 합동전역

    전투경찰 42년만에 마침표… 마지막 기수 합동전역

    집회·시위 현장에서 시민과 부딪치며 피와 땀을 흘린 전투경찰이 4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경찰청은 25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대강당에서 전투경찰 3211기 183명의 전역식을 열었다. 이들은 2011년 12월 26일 육군에 입대했다가 전경으로 차출됐다. 국방부와 경찰청이 줄어드는 병역 자원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전경 전환 복무제를 폐지함에 따라 3211기는 마지막 전경 기수로 남게 됐다. 이들의 빈자리는 모두 경찰에서 지원제로 뽑은 의경들로 대체된다. 경찰은 1967년 후방 지역의 대간첩 작전과 치안 유지를 위해 일반 경찰관으로 구성된 전투경찰대 23개 중대를 창설했다. 1968년 1월 21일 북한군 31명이 청와대를 기습해 요인 암살을 시도한 ‘김신조 사건’을 계기로 1970년 12월 31일 병역의무자를 전투경찰로 임용하는 내용의 ‘전투경찰대 설치법’을 공표했다. 1971년 9월 전투경찰대에 전경 지원자들을 최초로 배치함으로써 지금의 전경제도가 시작됐다. 지난 42년간 전경으로 복무하다 전역한 인원은 모두 32만 9266명이다. 대간첩 작전을 맡은 전경들이 수많은 집회·시위 현장에 등장한 것은 1980년대부터다. 전두환 정권은 1980년 12월 전경대 설치법을 개정해 전경들로 하여금 치안 업무를 보조하게 했고 1981년 8월부터 국방부의 의견을 반영해 전경을 징집된 현역병 중에서 배정받아 임용했다. 전경은 창설 이래 수많은 집회·시위 현장을 지키면서 질곡의 한국 현대사와 함께했다. 특히 육군 지원자 중 강제로 차출되는 시스템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시위 현장에 나갈 때면 시민들로부터 “너희는 누구의 자식이냐”라는 비난을 들었던 아픔도 있다. 1989년 5월 3일 입시 부정에 항의하던 동의대 학생들과 대치한 경찰관 4명과 전경 3명이 화재로 숨진 사건은 가장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42년간 대간첩 작전과 시위로 전사하거나 순직한 전경들은 모두 322명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경이 수행하던 임무를 의경이 그대로 이어받았지만 군대에서 차출당한 인원이 지원자로 대체됐다는 점에서 시대가 바뀌었음을 실감케 한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문화마당] 난파음악상 파문을 보며/임형주 팝페라 테너

    [문화마당] 난파음악상 파문을 보며/임형주 팝페라 테너

    최근 문화계에서 큰 이슈를 몰고 온 사건이 벌어졌다. ‘난파음악상’의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한 작곡가가 홍난파의 친일 행적, 역대 수상자들의 공정성 시비 등을 이유로 사상 처음 수상을 거부한 것이다. ‘난파음악상’은 지난 1968년 작곡가 홍난파(1898~1941)를 기리기 위해 제정돼 국내 음악계에서 그 권위와 전통을 인정받는 상이기에 이 사건의 여파는 컸다. 더욱이 ‘난파음악상’의 주관사는 부랴부랴 수상자를 변경했는데, 그 소프라노 또한 상을 거부하는 바람에 언론매체의 문화면과 사회면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수많은 네티즌들의 설왕설래 속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이 사건을 보며 음악가인 필자에게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이 사건 발단의 진정한 ‘주인공’인 작곡가 홍난파 선생이었다. ‘봉선화’, ‘고향의 봄’, ‘옛 동산에 올라’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작곡가인 홍난파 선생은 2000년대 들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었다. 그리하여 근래 들어 졸지에 ‘국민 작곡가’에서 ‘친일 작곡가’라는 수식어를 달게 되었다. 물론 공식적으로, 또 객관적으로 ‘친일 행적’이 확인되었다면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렇다고 그의 음악까지 ‘친일의 잔재’라 울부짖으며 ‘청산’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우리와 비슷한 다른 국가를 예로 들어보자. 나치에 가담했다고 판명난 불멸의 독일의 국보급 작곡가 ‘바그너’나 오스트리아의 전설적 지휘자 ‘카라얀’, 현재 이 두 음악가의 음악작품 또는 음반이 금지곡으로 지정되거나 판매금지 되고 있나? 아니다. 오히려 독일의 바이로이트에서는 해마다 여름 시즌이면 ‘바이로이트 바그너 페스티벌’까지 열며 오래전부터 그를 기리고 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홍난파 선생처럼 ‘친일’로 낙인 찍힌 한국의 ‘이사도라 던컨’ 무용가 최승희(1911~1967) 선생에 대해 말해보자면, 그녀는 일제강점기에 혈혈단신으로 일본에 건너가 갖은 고생을 하며 무용을 익혔다. 그 후 일본에서 조선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스타’ 반열에 올랐다. 어디 그뿐인가. 일반인들은 해외로 나가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던 그 시절 전 세계 각지를 돌며 성공리에 순회공연을 하기까지 했다. 일제강점기, 언제 어떻게 그 ‘전통’과 ‘맥’이 끊길지 모르는 ‘한국무용’ 기법을 작품에 녹여냈다는 것은 그야말로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북한 김일성의 ‘러브콜’을 받아 월북하였고 북한 정부의 엄청난 지원 속에 활발한 예술활동을 펼치다, 결국 남한과 북한 모두에 버림받은 비운의 무용가를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 시선을 ‘예술’이란 틀 안에 맞춰 보았을 때 피와 땀, 혼이 서린 그들의 ‘예술작품’까지도 손가락질 받아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모조리 청산해야 속이 시원하겠는가? 필자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일제강점기에 이 땅에 태어나 지금처럼 음악가로 살아간다고 가정했을 때, 나는 고문을 받으며 죽어가는 가족들을 내팽개치고서 이 한 몸 바쳐 무조건적인 희생정신으로 ‘민족 음악가’ 혹은 ‘애국지사’, ‘독립운동가’로 살아갈 수 있었을까?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고서는 쉽사리 대답할 수 없는 무척 어렵고 힘든 질문일 것이다. 아울러 ‘친일’, ‘종북’으로 낙인찍힌 그들의 ‘예술세계’, ‘예술작품’만큼은 좀 더 넓은 시야와 색다른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 고산준령·구름·안개의 바다… 날 어서 오라 하네!

    고산준령·구름·안개의 바다… 날 어서 오라 하네!

    가을이 깊어 갑니다. 재촉하듯 가을비 내렸으니 속도가 더해지겠지요. 강원 횡성, 두메의 가을 풍경도 무르익어 갑니다. 연분홍 얼굴 내민 코스모스가 정겹고, 귀족풍의 흰 자작나무는 묘한 거리감을 두고 이방인을 맞습니다. 태기산에 오르면 두 번 놀랍니다. 차로 쉬 오를 수 있는 것에 먼저 놀라고, 준봉들과 구름이 희롱하는 모습에 이어 놀랍니다. 발품 팔아 높은 산에 올라야 마주할 수 있는 풍경을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만끽하는 게 황송할 지경입니다. 아마 이것만으로도 횡성을 찾을 이유는 충분할 겁니다. 고원 목초지에서 자란 횡성 한우가 맛있다지요. 이번엔 한우에 더해 가을 정취까지 담아 오시지요. 가을, 딱 이맘때 횡성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태기산(1261m)에 있다. 구름과 안개 그리고 산봉우리가 희롱하며 멋진 풍경을 펼쳐내기 때문이다. 가을철 일교차 큰 날 새벽이면 태기산 주변엔 어김없이 구름바다가 펼쳐진다. 넘실대는 구름을 뚫고 정상까지 솟구쳐 오르면 발 아래로 고산준령들이 섬처럼 떠 있다. 비 갠 오후라면 더 좋다. 두 번 보기 힘들 만큼 멋진 해넘이 장면과 마주할 수도 있다. 태기산은 횡성군 둔내·청일면, 평창군 봉평면, 홍천군 서석면의 경계에 걸쳐 있다. 산자락 곳곳엔 삼한시대 진한의 마지막 왕이었던 태기왕의 전설이 깃들었다. 신라와의 전쟁에서 패한 태기왕이 남은 군사를 이끌고 이 산에 들어와 산성을 쌓았다. 4년을 농성하며 버텼으나 박혁거세가 이끄는 신라군의 집요한 공격에 무너졌다. 결국 태기왕은 이 산에서 생을 마쳤다. 태기산 이름의 유래다. 가까운 곳에 태기왕이 올랐다는(혹은 박혁거세가 다녀갔다는) 어답산(御踏山·789m)과 태기왕이 갑옷을 씻었다는 갑천도 있다. 태기산은 횡성 최고봉이지만 정상까지 가는 건 어렵지 않다. 국도 6호선 양두구미재(920m)에서 시작되는 임도를 이용하면 정상 바로 밑까지 간다. 거리는 약 4㎞다. 임도에서 만나는 전망이 빼어나다. 강원의 준령들이 어깨를 겯고 늘어서 있다. 임도 주변엔 전나무와 낙엽송 등이 짙은 숲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삐죽 솟은 나무 곁엔 당귀꽃, 구절초 등이 흐드러졌다. 여긴 벌써 가을이 한창인 게다. 정상 언저리에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돼 있다. 거대한 바람개비 모양의 발전기 20여기가 능선을 따라 도열해 있다. 멀리서는 낭만적인 풍경이지만 가까이 서면 윙윙대며 돌아가는 40m짜리 풍력발전기 날개의 기세가 여간 등등하지 않다. 구름이 산과 산, 그리고 풍력발전기 사이사이를 출렁대며 돌아나간다. 때로는 곧추서기도 하고, 때로는 밀물처럼 으르렁대다가도, 어느새 여인의 손길처럼 부드럽게 이곳저곳 어루만지며 흐른다. 변화무쌍한 구름의 춤사위가 한 개그맨의 유행어처럼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는 ‘요물’ 같다. 우천면 두곡리의 ‘미술관자작나무숲’에선 희디흰 가을과 만날 수 있다. 소설가 정비석의 표현 그대로 ‘아낙네의 살결처럼 흰’ 수피의 자작나무가 둘러싸고 있는 전시 공간이자 정원이다. 갤러리에선 사진가인 원종호 관장의 사진작품과 화가들의 미술작품이 번갈아 전시된다. 하지만 그보다는 정원이 주는 감동이 훨씬 크고 깊다. 적당한 간격의 자작나무와 야생화들, 그리고 길 위를 촘촘하게 덮은 병꽃풀 ‘카펫’이 그럴싸하게 어우러져 있다. 입장료는 만만치 않다. 어른 1만 5000원, 어린이도 1만원이다. 여기엔 차 한 잔과 ‘치유’ 값이 포함돼 있다. 입장료를 내면 우편엽서를 한 장 준다. 이걸 숲 가운데의 카페에 내면 각종 허브차, 혹은 바리스타가 로스팅한 커피를 내준다. 향긋한 차 향 맡으며 적요한 숲 가운데 앉아 있자면 남루한 일상은 저만치 달아나고 만다. 호숫가를 걸으며 칙칙했던 일상을 털어내고 싶은 이라면 횡성호를 찾는 게 좋겠다. 남한강 지류인 섬강의 물줄기가 횡성댐에 막혀 생긴 호수다. 물가를 따라 산책로를 조성해 뒀다. 모두 6개 코스(27㎞)인데, 5구간(4.5㎞)이 특히 인기다. 호수를 바짝 끼고 걷는 데다, 원점 회귀할 수 있는 유일한 코스이기 때문이다. 길은 ‘가족길’이라 불릴 만큼 평탄하다. 들머리는 갑천면 구방리 ‘망향의 동산’이다. 수몰마을의 옛 흔적을 볼 수 있는 전시관과 중금리 탑둔지에 있던 삼층석탑, 망향탑 등이 세워져 있다. 이맘때 횡성은 코스모스 천지다. 몇 해 전부터 횡성의 새 이미지 조성을 위해 코스모스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마을마다 코스모스를 심었고 꽃 핀 자리에선 마을 축제가 열린다. 특히 우천면 오원리 등에 대규모 코스모스 정원이 조성돼 있다. 가을 분위기 한껏 돋우는 코스모스는 10월 중순까지 횡성 곳곳에서 하늘댈 것으로 전망된다. 횡성 여정, 찐빵으로 마무리하자. 먹어야 남는다. 한데 찐빵 가게가 얼추 열대여섯 군데나 된다. 어느 집에서 사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 맛은 거의 평준화됐다. ‘추억의 맛’에 차이가 있다 한들 얼마나 되겠나. 그래도 꼭 ‘원조’를 맛봐야겠다면 안흥면사무소 앞 ‘면사무소앞안흥찐빵’이나, 안흥 초입의 ‘심순녀안흥찐빵’을 찾으시라. 두 집의 안주인은 자매다. 하지만 유명하기로는 TV 등에 자주 소개됐던 ‘심순녀안흥찐빵’이 앞선다. 원래 안흥찐빵 가게가 있던 곳은 면사무소 맞은편의 차부(車部)였다. 여기서 두 자매가 횡성을 들고 나는 사람들과 인근 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핫도그와 호떡 등을 팔았다. 그러다 1990년대 들어 찐빵을 조금씩 내놓기 시작했는데, 이게 ‘대박’을 쳤다. 이후 언니 심순녀씨는 분가해 자신의 이름을 딴 빵집을 냈다. 동생은 지금도 같은 자리에서 찐빵을 팔고 있다. 글 사진 횡성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새말이나 둔내나들목, 중앙고속도로의 횡성나들목에서 나간다. 경기 양평에서 원주·횡성 방향 6번 국도를 따라 가는 방법도 있다. →잘 곳 횡성터미널 부근에 깨끗한 모텔들이 몰려 있다. 4만~5만원 선. 펜션 정보는 횡성 문화관광홈페이지(tour.hsg.go.kr) 참조. 적요한 자작나무숲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면 미술관자작나무숲(www.jjsoup.com)에서 운영하는 펜션도 좋다. 342-6833. 태기산 인근에서 묵겠다면 평창 쪽의 보광 휘닉스파크(330-3000)나 한화리조트 휘닉스파크(334-6100)가 가깝다. →축제 횡성 한우축제(www.hshanu.or.kr)가 10월 2~6일 횡성읍내 섬강 둔치에서 열린다. 횡성 특산의 한우를 싸게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횡성한우 테마목장 투어, 블랙이글 경축 비행 등 부대행사도 알차다. 핵심은 역시 풍성한 한우 시식 행사다. 축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횡성한우고기 전문점’과 ‘횡성한우 셀프 코너’ 등이다. 시중 한우에 견줘 값이 저렴하고 진품 횡성한우를 맛볼 수 있다. ‘명품 중의 명품’으로 꼽히는 살치살은 물론 치마살, 채끝살 등 모든 부위가 마련돼 있다. 고기를 산 다음, 셀프 코너에서 직접 구워 먹는다. 1인당 5000원에 공기밥과 상추, 쌈장, 된장국, 더덕 등의 기본상이 제공된다. 무료로 맛볼 수도 있다. 축제기간 중 하루 두 차례 열리는 횡성한우 시식코너에서다. 아울러 더덕 등 횡성 특산물로 만든 다양한 먹거리들도 ‘횡성 대표음식 코너’에서 만날 수 있다. 342-1731~2.
  • 어느새 서늘한 가을 날씨…여름옷 보관법은?

    어느새 서늘한 가을 날씨…여름옷 보관법은?

    서늘한 가을 날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여름옷 보관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름옷은 겉으로 봤을 때 더러운 곳이 크게 눈에 띄지 않으면 세탁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여름옷은 대체로 얇고 밝은 색 계열이 많아 작은 오염에도 쉽게 색이 변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잠깐이라도 입은 옷은 땀, 피지, 노폐물 등에 노출돼 공기와 접촉하면 쉽게 변색되므로 반드시 세탁한 뒤 보관해야 한다. 또 여름옷은 햇빛에 변색되기 쉬워 햇빛을 차단할 수 있는 불투명한 상자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상자에 옷을 넣을 땐 무거운 옷부터 차곡차곡 넣어야 주름이 남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여름옷 보관법에 대해 네티즌들은 “여름옷 보관법, 명심해야겠다”, “여름옷 보관법, 벌써 2013년 가을이라니”, “여름옷 보관법, 옷장 정리해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도로서 세발 자전거 타고 ‘레이싱’ 간 큰 소년

    도로서 세발 자전거 타고 ‘레이싱’ 간 큰 소년

    세발자전거를 타고 도로 위에서 위험천만한 ‘주행’을 펼친 간 큰 소년이 영상에 포착됐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소셜네트워크를 타고 논란을 일으킨 화제의 영상은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도로 위에서 촬영됐다.   영상을 보면 한 소년이 세발 자전거를 타고 경사진 도로를 내려온다. 특히 소년의 주위로 차량들이 빠른 속도로 질주해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할 만큼 아슬아슬하다. 더욱 황당한 것은 위험천만한 질주를 즐긴 소년이 경사진 도로를 다 내려오자 자전거를 끌고 도로 위로 올라가 다시 타고 내려온 것.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다행히 소년은 다치지 않았으며 현지 경찰이 이 영상을 바탕으로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학교 밖에서 배운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놀아주는 아빠, 함께하는 가족’

    [학교 밖에서 배운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놀아주는 아빠, 함께하는 가족’

    “아빠, 여길 이렇게 할까? 나 손에 노란 거 묻었어.” “옳지, 그쪽을 칠해야지. 채빈아, 뛰어다니지 말고 가만히 좀 있어 줄래?” 아빠 전동한(41)씨가 아들 채훈(9·구연초 1년)군의 페트병을 보는 사이 유치원생인 딸 채빈(6)이가 주변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페트병 화분을 만들고 아이들까지 봐야 하는 전씨는 땀을 뻘뻘 흘렸다. 엄마 없이 두 아이를 보는 게 쉽지만은 않다. 지난 14일 오후 1시 서울 은평구 역촌동 ‘꿈꾸는 다락방’ 지하 1층. 전씨를 비롯한 여섯 가족이 페트병 화분 만들기 삼매경에 빠졌다. 2ℓ짜리 네모난 페트병 한 면을 가위로 오려내고 노란색 바탕제를 표면에 바른 후 꽃이 그려진 냅킨을 오려 붙이고 그 위에 코팅제를 발랐다. 페트병 속에 고무나무와 신고늄, 아이비 등을 심기 위한 작업이다. 옆자리에서는 주연(9·연은초 1년)이와 도연(12·연은초 4년)이 아빠 한정구(38)씨가 페트병에 붙일 냅킨을 가위로 오리고 있었다. 손톱만 한 꽃 그림의 테두리를 잘라내는 모양새가 가히 장인급 솜씨다. 주연이와 도연이가 “우와!” 하며 탄성을 연발했다. “아내가 프로그램을 권유했을 때 ‘주말엔 좀 쉬고 싶다’고 했죠.” 가위질을 잠시 멈춘 한씨는 아이들을 쳐다보더니 “그렇지만 지금은 참여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라며 웃었다. 이들은 지난 7월 27일 보드게임을 시작으로 가족 티셔츠, 가족 얼굴 모양 쿠키를 만들었다. 함께 구연동화를 만들고 아빠가 이를 그림자극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 8월 17~18일에는 경기 양주시 장흥에 있는 일영계곡에서 1박 2일 야영을 즐겼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놀아주는 아빠, 함께하는 가족’ 프로그램으로, 모두 8주 일정으로 진행됐다. 이날 진행된 미니 정원 만들기는 마지막 주 수업이다. 처음부터 아빠가 자발적으로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손을 잡아 이끈 것은 엄마였다. 박현신(42)씨는 “동네 도서관에 갔다가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아빠와 함께’라는 콘셉트가 마음에 들어 신청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딸인 혜림이가 매일 아침 아빠를 배웅하며 ‘아빠, 주말에 만나’라고 인사하곤 했다. 평일에 시간을 못 냈기 때문인데 사실 주말에도 시간 내기 어려운 게 바로 한국의 가장들”이라며 “프로그램에 참여하니 주말에 억지로라도 시간을 내게 되는 것 아니냐”고 웃었다. 남편 이택수(44)씨도 동의했다. “첫째와 시간을 많이 못 보내 늘 죄책감이 있었다”는 그는 “둘째와 많이 놀아주고 싶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가족끼리 친해진 것도 큰 소득이었다. 지호(9·역촌초 1년)의 아빠 김상진(50)씨 역시 아내 형승희(48)씨 권유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프로그램에서 이택수씨를 만나 친해졌다. 특히 지난 8월 중순 1박 2일 야영을 같이 다녀온 후로는 “형님” “동생” 하는 사이가 됐다. 김씨는 이씨의 어깨를 두드리며 “택수씨가 평일에도 가끔 전화를 한다. 친한 동네 친구가 생겨 즐겁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기획에 참여한 고미경(50·공예전문가) 강사는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 간의 대화”라고 강조했다. 같이 놀고 무언가를 만들고 여행을 가면 가족이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 8월 24일 쿠키 만들기 수업에서 ‘가족의 얼굴로 만들라’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고 강사는 “쿠키만 만드는 게 아니라 아빠 얼굴 혹은 아이 얼굴 모양으로 만들라고 했다. 쿠키를 만들 때 아빠들이 ‘내 얼굴이 그렇게 웃기게 생겼냐’며 대화를 하더라”며 “나중에 쿠키를 먹을 때 ‘우리 그때 얼굴 모양 쿠키 만들기를 했는데 재밌지 않았냐’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함께 즐긴 놀이는 추억이 되고, 동시에 가족이 서로 공유하는 접점이 된다는 뜻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아빠는 ‘제대로 노는 법’도 배웠다. 이택수씨는 “주말이면 무조건 차를 끌고 야외로 나가고 놀이동산을 찾곤 했다. 그런데 막상 다녀오면 몸이 피곤해졌다. 주말이 너무 힘들었다”면서 “8주간 열린 프로그램을 통해 놀아주는 방법을 익혔다.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도 놀아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2002년의 추억과 2013년의 기억/이기철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2002년의 추억과 2013년의 기억/이기철 체육부장

    부산아시안게임이 한창이던 2002년 10월 1일, 부경대 체육관에서 처음으로 북한 국기가 게양되고, 북한 국가가 연주됐던 기억이 새롭다. 북한 역도의 간판 리성희(당시 24)가 여자 53㎏급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북한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북한은 남측 관중에게 아홉 번 국가를 들려줬다. 대회 직전 정부는 인공기를 들고 응원하는 것은 실정법 위반이라고 엄포를 놓았던 터여서 기자는 북한 국기와 국가의 공식 등장이 당혹스러웠고, 새삼스러웠다. 시상식장의 미녀 응원단이 눈물을 글썽거렸던 모습이 아직 선연하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9월, 이번에는 태극기와 애국가가 북한에서 게양되고 울려퍼졌다. 12일, 남북 분단 이후 처음으로 평양에서 태극기와 정식국호 대한민국이 공개석상에 등장한 것이다. 지난 18일 평양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끝난 2013 아시안컵 및 아시아클럽역도선수권대회 입장식에서다. 14일 대회 남자 주니어 85㎏급에 출전한 19세의 김우식이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애국가가 연주됐다.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대회가 아니었지만 북한을 방문했던 대통령도, 정치인도, 기업인도 하지 못한 일을 스포츠가 해낸 것이다. 대회에서 모두 여섯 번 애국가가 울렸다. 평양 역도대회를 이끈 전창범 선수단장은 “애국가가 연주될 때마다 우리 선수들 모두 큰소리로 따라 불렀다”고 전했다. 이전까지 북한은 애국가와 태극기에는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2008남아공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남북한 간의 평양 경기를 두고 북한은 제3국인 중국 상하이에서 경기를 치렀다. 홈 경기의 이점을 포기할 정도로 태극기와 애국가에 대한 거부 반응이 극심했다. 이런 북한이 이번 대회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전 단장은 “장내 아나운서가 ‘남조선’으로 잘못 부른 것에 대해 대한민국으로 불러달라고 시정을 요구했고, 이를 받아들여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았다”고 했다. 북한 전역을 커버하는 조선중앙TV는 15일 오전 11시쯤부터 15분간 김우식 등의 경기와 시상식 장면을 북한 주민들에게 방송했다. 화면에서 태극기는 클로즈업되지 않았지만,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까지는 희미하게나마 7초 남짓 흘러나왔다. 북한의 이런 전향적인 움직임은 변화를 위한 나비의 날갯짓으로 읽힌다. 스위스 유학 시절 농구에 빠졌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미 프로농구 출신 데니스 로드먼을 초청해 자신의 딸을 안아보게 하는 등의 환대를 베풀었다. 최근엔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남한의 IOC 위원 도전을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스포츠가 체제 선전과 통치 코드인 북한에서 이런 행보는 1990년대의 국제 대회에서 남북한 단일팀 구성만큼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동·서독의 꾸준한 스포츠 교류가 통일의 물꼬를 튼 것이나 미국과 중국의 수교를 이끌어낸 핑퐁외교에서 보듯 스포츠는 정치나 이념의 장벽을 뚫을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다. 북한에서 다시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가 금지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북한의 변화만 기다리며 손을 놓고 지낼 수는 없다. 김우식이 북한에서의 사상 첫 애국가 연주 기회가 올 줄 모르고 땀을 흘렸듯, 우리도 남북 관계에서 기회가 왔을 때 꽉 잡을 수 있도록 마중물 준비를 제대로 해야 할 때다. 정치와 행정이 열아홉 살짜리 역도 선수보다 못해서야 되겠는가. chuli@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긴급출동 24시(KBS1 밤 10시 55분) 최근 일본 방사능 오염 공포가 확산되면서 먹거리에 대한 국민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불안한 소비자 심리를 이용해 농수산물의 원산지를 속여 부당 이익을 챙기다 적발되는 업체가 연평균 5000여곳에 이른다. 이에 국립농수산물품질관리원이 대형할인매장, 전통시장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섰다. ■위기탈출 넘버원(KBS2 밤 8시 55분) 재난, 재해 등의 위기상황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위험, 사고에 대한 대처법과 예방법을 소개한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캠핌장의 지킴이 MC들과 영상 문제를 보고 정답을 맞히는 시간을 가진다. 또한 위험한 밥상코너를 통해 나쁜 음식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을 배워 본다. ■MBC다큐스페셜(MBC 밤 11시 20분) 지구를 강력하게 끌어당겨 밀물과 썰물을 만드는 것은 달이다. 달은 들고나는 바닷물의 양이나 조수의 시간도 바꾼다. 갯벌에서는 작은 생명체도 정확히 조수의 시간을 감지한다. 짱뚱어처럼 공기호흡을 하는 말뚝망둥어는 밀물이 밀려오면 항해를 시작한다. 정확히 바닷물을 거슬러 날아오르는 독특한 능력을 갖췄는데….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SBS 밤 11시 20분) 가을 추녀 2탄 프로그램에는 영화배우 문소리가 찾아온다. 진행자 이경규와 ‘그날 밤’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는데…. 여배우에게는 질문 금기 항목인 성형에 대해서도 물어본다. ‘아이 엄마’가 된 문소리의 A부터 Z까지 모든 매력을 벗긴다. 19금 토크에서 그녀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줄줄이 엮여 나온다. ■EBS 다큐 프라임(EBS 밤 9시 50분) 16살 아인슈타인의 머릿속은 빛으로 가득했다. ‘빛의 속도로 달리면 빛은 어떻게 보일까’라는 소년의 질문은 10년 뒤 시공간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바꿀 혁명적 논문의 초석이 된다. 프로그램은 아인슈타인이 던졌던 최초의 질문에서 결정적 깨달음의 순간까지 특수 상대성 이론의 탄생 과정을 추적한다. ■경찰 25시(OBS 오후 11시 5분) 경찰들의 뜨거운 땀과 눈물 속에 100% 진한 감동과 여운이 살아 숨쉰다. 범죄 현장을 쫓는 경찰관들을 밀착 동행, 범인을 검거하기까지의 수사과정과 긴박감을 6㎜ 카메라로 생생하게 전달한다. 단서 부족으로 수사는 막연하게 시작되지만, 피해자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조금씩 실마리를 찾아나간다.
  • 화장실서 ‘실수로’ 아이낳은 10대女, 신생아는 변기에…

    화장실서 ‘실수로’ 아이낳은 10대女, 신생아는 변기에…

    중국의 한 10대 소녀가 ‘실수로’ 화장실에서 출산한 사건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타이완 롄허바오의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타이베이시에 사는 16세 린(林)양은 지난 14일 화장실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이에 아이를 낳았다. 린양은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복통이 출산으로 이어지는 진통임을 깨닫지 못한 채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았다. 태어난 아이는 곧장 변기에 빠졌고, 이에 놀라 소리를 지르자 린양의 가족들이 달려와 구급대에 연락했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변기에 거꾸로 떨어진 신생아를 구조한 뒤 곧장 병원으로 옮겼다. 진찰결과 다행히 신생아와 어린 산모의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었다. 가족들은 린 양의 임신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여름 방학 내내 방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고 옷도 헐렁하게 입어 눈치 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린 양은 조사에서 “단순히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갔는데, 아이가 나올 줄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대원은 “화장실 변기 위에 앉은 린 양에게 ‘아이가 어디있냐’고 묻자 손가락으로 아래를 가리켰다”면서 “본인도 너무 놀라서 온 몸이 땀으로 젖어있는 상태였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현지 경찰은 린 양이 신생아를 사망케 할 의도가 아닌 ‘실수로’ 화장실에서 출산한 것으로 보고, 별다른 법적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자료사진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4) 현대건설 베트남 몽즈엉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을 가다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4) 현대건설 베트남 몽즈엉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을 가다

    현대건설이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 북동부에서 1000㎿급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건설 강국 코리아’의 명성을 휘날리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수행한 플랜트 건설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베트남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확충의 최일선에 있는 것이다. 단순 시공이 아닌 현대건설의 해외건설 창조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현장이다. 베트남 정부가 추진 중인 원자력발전소 건설 공사 수주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몽즈엉 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았다. 지난달 중순.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250㎞ 떨어진 북동쪽 꽝닌주 몽즈엉 마을. 멀지 않은 거리지만 도로 사정이 나빠 하노이에서 승용차로 쉬지 않고 6시간 이상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마을 어귀에 다다르자 멀리서 우뚝 솟은 굴뚝이 눈에 들어왔다. 작업도로를 따라 들어가자 한적한 시골마을에 천지개벽이 일어나고 있었다. 공사장 전망대에 올랐다. 전체 현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500㎿급 발전소 2기를 건설하는 현장이다. 현대건설 현장 뒤편으로 비슷한 크기의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이 담장을 마주하고 있는데 미국업체가 투자하고 시공은 우리나라 두산중공업이 맡았다. 앞쪽은 현대건설이 수행하는 발전소다. 내년 10월 준공 예정이며 현재 공정률은 65% 정도 진행됐다. 유연탄 16만t을 쌓아둘 창고도 들어섰다. 발전소 연료로 사용하는 유연탄을 12일분이나 쌓아둘 수 있는 크기다. 한쪽에서는 변전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냉각탑 탱크 공사와 철골 공사를 위해 대형 중장비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굴뚝은 2개가 건설된다. 한개는 지었고 곧 나머지 한개도 공사를 시작한다. 굴뚝 높이가 220m나 된다. 김태형 부장은 “굴뚝 공사 중 비가 많이 내려 미끄러워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공사장 밖으로는 인근 유연탄 광산과 이어지는 컨베이어벨트 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에서는 유연탄을 땅속에서 파내는 것이 아니다. 노천 광산이라서 중장비로 퍼서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공사장으로 이동했다. 머리가 벗겨질 것처럼 햇볕이 따가웠다. 인근 바다에서 냉각수를 끌어오는 시설도 마무리 단계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복잡한 장비를 설치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보일러 등 주요 설비는 대부분 설치됐다. 이날은 근로자들도 대부분 실내 공사를 하고 있었다. 실내온도는 40도를 훌쩍 넘었다. 하루 투입되는 근로자는 3500~5000여명. 이 중 현대건설 직원은 90여명에 불과하다. 대부분 베트남 현지 근로자들이다. 근로자들은 땀으로 뒤범벅됐지만 표정은 밝았다. 한 현지 근로자는 “높은 임금의 일자리를 얻고 좋은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서 정말 행복하다”며 현대건설을 외친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워낙 오지라 변변한 숙박시설이 없어 중동 현장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은 현장에 설치한 임시 숙소에서 생활한다. 직원들 대부분은 올여름 몸무게가 3~4㎏ 정도 빠졌을 정도란다. 현지 근로자들은 주로 인근 마을에 숙소를 마련하고 출퇴근한다. 신동훈 상무는 “공기를 맞추기 위해 현장은 연중무휴 돌아간다”며 “직원들도 한 달에 고작 이틀밖에 쉴 수 없을 정도로 고생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 공사를 2011년 8월 베트남 전력청으로부터 14억 6200만 달러에 따냈다. 화력발전소 공사치고는 세계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큰 공사다. 현대건설의 베트남 진출은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트남 항만 준설공사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공사를 수주했다. 하노이 JW 메리어트 호텔 공사, 하동 주거복합단지개발 등 20여건의 공사를 따내 성공리에 마쳤다. 1998년 600㎿급 ‘팔라이 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단순 시공이었지만 중국 업체와의 경쟁 끝에 어렵게 따냈고, 완벽하게 공사를 마무리했다. 그리고는 이렇다 할 공사를 따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2010년 몽즈엉 화력발전소 공사가 나왔다. 공사도 굵직해 욕심을 낼 만했다. 베트남 전력청의 네트워크를 총동원했다. 일본·중국업체들도 달려들었다. 그런데 베트남 전력청이 국제입찰로 발주하면서 가격경쟁을 유도했다. 현대건설로서는 욕심이 생겼지만 가격 경쟁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 한발 물러섰다. 상황은 일본 업체나 가격 경쟁에서 유리한 중국 업체가 공사를 따는 것으로 돌아갔다. 중국은 이미 베트남 곳곳에서 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 운영 중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발주처가 “팔라이 화력발전소를 건설한 업체는 어디 갔냐”며 수면 아래로 현대건설을 끌어들였다. 팔라이 화력발전소에서 보여준 완벽한 기술력에 감탄한 전력청이 현대건설과 일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현대건설은 다시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쌓아온 인맥을 총동원했다. 특히 팔라이 발전소 수주 때부터 이어온 네트워크는 절대적인 도움이 됐다. 이 과정에서 전력청은 수주 경쟁에서 유리하게 중국 업체의 정보를 슬쩍슬쩍 흘려주기도 했을 정도다. 이를 감지한 일본은 아예 경쟁을 포기했다. 결국 중국 업체와 경쟁을 해야 했다. 중국 업체는 처음부터 기술력으로는 현대건설의 적수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낮은 가격을 무기로 덤벼드는 바람에 애를 태웠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들이댄 순환유동층보일러(CFBC) 기술에는 발주처와 중국 업체 모두 손을 들었고 다음 해 계약서에 서명했다. 현대건설의 창조경제가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이 기술은 현대건설이 삼척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에 도입한 첨단기술로 5000~6000kcal 열량을 내는 고품질 유연탄이 아닌 열량이 낮은 저질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면서 열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베트남은 유연탄 매장량은 풍부하지만 열량이 낮은 저질 연탄이다. 열효율이 높으면 유연탄을 가루로 태우지만 저질 연탄은 열효율이 떨어지고 환경오염 물질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현대건설은 저질 연탄을 2~5㎝ 크기의 고형 연료로 만든 뒤 공기부양 형식으로 연소시키는 기술을 적용했다.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독자적인 해외 수출이 가능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창조적 혁신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1966년에 뿌린 작은 밀알이 후속 공사로 이어졌고, 특히 팔라이 공사의 완벽한 수행과 인적네트워크 형성은 몽즈엉 화력발전소 공사 수주로 이어지는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하지만 진짜 대박은 아직 남아 있다. 베트남은 전력이 부족한 국가다. 추가 발전소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대형 공사 수주도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필리핀에서 같은 방식의 화력발전소 공사 발주가 있는데, 현대건설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몽즈엉 화력발전소에서 보여준 현대건설의 창조경제 노하우가 베트남 원자력발전소 공사 수주로 이어지는 진짜 대박을 터뜨릴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글 사진 몽즈엉(베트남) 류찬희 기자 chani@seoul.co.kr
  • 日, 조선인 강제징용 나가사키 조선소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일본이 조선인 강제징용자들이 일했던 나가사키 조선소 등 자국 산업 근대화 유산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신문 2012년 7월 7일자 1면> 1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규슈와 야마구치의 ‘메이지 시대 산업혁명 유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며, 17일 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야마구치현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역구가 있는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은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의 야하타제철소, 나가사키현의 나가사키 조선소 등 현재 가동 중인 시설과 미쓰비시 해저 탄광이 있었던 하시마 등 8개 현에 걸친 28개 시설·유적으로 구성돼 있다. 막부시대 말기부터 메이지시대(1868∼1912년)에 걸쳐 일본의 급속한 중공업 발전을 이끈 곳들이다. 일본은 이곳들을 자국 근대화의 기초를 닦은 곳으로 높이 평가하지만 침략을 당한 주변국들에는 선조들이 피와 땀을 흘린 고난사(史)의 현장이다. 일본은 태평양전쟁 중에 조선인을 대거 미쓰비시 조선소로 끌고 가 군함을 만들게 했다. 1945년 8월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됐을 때도 현지의 조선인 4700명 중 상당수가 숨졌다. 일본이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할 때 이 같은 역사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불투명하다. 세계문화유산 추천은 각국이 1년에 1건을 할 수 있다. 당초 일본 정부는 내각 관방의 전문가 회의가 추천한 산업시설과 문화청 문화심의회가 뽑은 나가사키현·구마모토현의 기독교 유산을 놓고 검토해 왔다. 문화유산 추천은 그간 전통적으로 문화청 문화심의회가 맡았고, 두 후보지가 모두 걸쳐 있는 나가사키현과 나가사키시가 모두 기독교 유산들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산업시설이 결정된 데는 총리 관저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이달 중 추천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하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내년 중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5시간 뛰고, 점심 굶고 ‘배송 전쟁’… “거래처 돌며 영업도 해요”

    5시간 뛰고, 점심 굶고 ‘배송 전쟁’… “거래처 돌며 영업도 해요”

    “어쩌다 이 일을 해보기로 했어요? 밥 먹을 시간도 따로 없을 텐데…. 괜찮으려나. 하루 일과를 다 끝내려면 점심 먹을 시간도 없거든요. 각오 단단히 해야 해요. 적어도 5시간 이상은 뛰어다녀야 할 테니까….” 이른 아침부터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졌던 지난 11일. 한가위를 일주일여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 택배기사의 하루를 체험해 보기 위해 최광수(34·가명)씨를 만났다. 오전 7시쯤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역 앞에서 최씨와 첫 인사를 나눴다. 전날 밤 9시가 넘도록 일을 했다는 그는 “일이 많이 힘들 것”이라고 대뜸 겁부터 줬다. 오전 7시 10분 물류터미널 도착 오전 7시 10분쯤 최씨의 택배탑차를 타고 금천구에 있는 CJ대한통운 택배 물류터미널에 도착했다. 최씨는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동료들에게 박카스 한 병씩을 건넸다. “어제 집에는 잘 들어갔냐”는 최씨의 물음에 한 동료는 “일이 늦게 끝나서 집에 못 갔지. 차 안에서 자고 일어났어. 아, 왠지 오늘도 못 들어갈 것 같아”라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터미널 안에 있는 컨베이어 벨트 위로는 각양각색의 택배 상자가 지나갔다. 물건도 다양했다. 사과, 배 등 과일상자, 한우, 참치가 담긴 상자는 물론 이불, 전기밥솥, 모니터, 훌라후프, 심지어 접이식 자전거도 있었다. 택배기사들은 컨베이어 벨트 좌우에 서서 분류 작업을 진행했다. 최씨의 배송 담당 지역은 금천구 독산4동. 그는 8년째 같은 동네에서 택배 업무를 하고 있었다. 최씨는 자기가 배달할 물품들을 하나둘씩 골라냈다. 아직은 손이 바쁘지 않았다. 그는 “지금은 얼마 안 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택배 차량 화물칸이 꽉 찰 정도로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고 귀띔을 해줬다. 정말 그랬다. 터미널에 도착한 지 10분 만에 택배 상자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금천구 각 지역에 배송될 택배물품을 실은 40피트(feet)짜리 컨테이너 트럭이 추가로 한 대씩 들어올 때마다 물량이 자연스레 증가했다. 돕고 싶은 마음에 운송장에 ‘독산동’이라고 적힌 택배 상자 5개를 꺼내 최씨 앞에 가지런히 놓았다. 그런데 최씨가 다시 원위치를 시켰다. “운송장에 적혀 있는 주소를 끝까지 봐야 해요. 동(洞)뿐만 아니라 뒤에 적힌 지번까지 봐야 하죠. 보니까 다 제가 가는 곳 지번이 아니었어요.” 머쓱했다. 오전 9시 햄버거로 아침 때우고 오전 9시가 되자 최씨가 갑자기 동료들에게 “모여”라고 외쳤다. “가위, 바위, 보!” 아침밥을 살 사람이 정해졌다. 최씨가 산 아침 메뉴는 백반 도시락이 아닌 커피와 핫도그, 햄버거였다. “밥 먹을 시간도 부족하다”면서 햄버거를 네 입 만에 먹어 치운 그는 “아침밥으로 저녁까지 버텨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 오는데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비옷까지 준비했어요. 문제 없어요.” 자신 있게 답했다. 칭찬의 한마디를 기대했지만, 아니었다. “배달하다 보면 더워서 비옷 못 입어요. 비 맞을 각오하고 일해야 돼요.” 비는 점점 거세졌다. 오전 10시 택배 분류·上車작업 오전 10시. 택배 상자가 쏟아져 들어왔다. 컨테이너 트럭 수는 3대에서 6대로 늘었다. 최씨는 컨베이어에서 물건을 내리고, 내린 물건을 바닥에 분류하고, 분류한 물건을 차량 화물칸에 싣고, 실은 물건을 지도를 보면서 동선에 따라 배열하는 일을 반복했다. 허리 펼 시간조차 없었다. 오전 11시가 넘었지만 2시간 전에 산 최씨의 커피는 반도 줄지 않았다. 마침내 오전 11시 40분에 상차(上車·차에 짐을 실음) 작업까지 끝냈다. 그는 “평소 배달하는 택배물품은 보통 200개 남짓인데, 오늘은 280여개를 배달해야 한다”면서 “쉬지 않고 계속 뛰어다녀야 한다. 조금이라도 택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싶으면 차량이 떠날 수밖에 없다. 내가 세 가구를 뛰어다닐 동안 적어도 한 가구 배송을 완료해야 한다”고 했다. 짐을 모두 실은 뒤 최씨는 약 1시간 동안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일일이 체크하며 각 수령인 휴대전화 연락처에 배송 예정 시간이 표시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주소가 잘못돼 있거나 지번까지만 적혀 있는 경우에는 직접 수령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번지수만 써 있고 호수가 없으면 집을 못 찾아가요. 아파트에 비유하자면 아파트 이름만 적고 몇 동, 몇 호인지 적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예요.” 오후 1시 본격적 배송 시작 오후 1시가 지나서야 본격적인 배송 업무에 돌입했다. 비는 그친 상태. 첫 배송지에 가까워질수록 행여 실수할까 봐 조마조마했다. 옆좌석에서 바짝 긴장해 있는 모습을 보고 최씨는 “안심해요. 제가 어디에 가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다 알려줄게요. 걱정 마세요”라며 다독였다. 그 역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원하는 시간에 정확하게 택배 물건을 받고 싶으면 퀵서비스를 시키는 게 맞아요. 수많은 고객에게 물건을 전해야 하는 일반 택배기사 입장에서는 시간대를 어느 정도 맞출 수는 있어도 특정 시간에 정확하게 가기는 어렵거든요. 저희는 여러 고객을 상대해야 하니까요.” 이렇게 최씨와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은 갈수록 줄었다. 그의 휴대전화는 쉴 줄 모르고 계속 울렸다. 질문을 하다가도 벨소리 때문에 이야기가 중단되는 일이 잦았다. “혹시 지금 집에 계세요?” 최씨가 수령인이 집에 있는지 확인하고, 택배 물건이 언제 도착하는지 고객으로부터 연락받는 일이 점점 많아졌다.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라는 질문을 끝맺기도 전에 얼른 차에서 내려야 했다. 최씨는 “택배 업무를 마친다고 하루 일과가 끝나는 게 아니다”라면서 “늦어도 오후 6시부터는 주요 거래처에서 물건을 받고 터미널에 전달해야 한다. 거래처가 우리를 하염없이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에 서둘러 택배 일을 끝내야 한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그의 지시는 빠르고 구체적이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 주택 보이죠? 301호 가서 초인종 두 번 누르고, 만일 집에 아무도 없으면 수령인한테 전화하세요.”, “501호 갔는데 집에 아무도 없으면 옥상 화분 위에 택배 물건을 두고 내려오세요.”, “이 빌딩 건물 3층 가서 초인종 누르고, 인기척 없으면 근처 보일러실 안에 물건 넣고 내려오세요.” 최씨 말대로 쉴 틈이 없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다세대 및 다가구 주택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은 말 그대로 고역이었다.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이 당겨 오기 시작했다. 최씨가 가리키지도 않은 엉뚱한 건물에 가서 시간을 지체한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마음이 급해 택배 물건을 놓고 가는 일도 허다했다. “이렇게 계속 실수하면 효율성이 떨어져요.” 최씨의 신경이 약간 날카로워진 듯 보였다. 땀범벅이 된 채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메모할 시간도 부족했다. 총 몇 가구를 방문했는지도 기억 나지 않았다. 오후 3시를 넘어서자 ‘저질 체력’이 발목을 잡았다. 설상가상으로 오후 4시가 가까워지자 멈췄던 비가 다시 퍼붓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비를 온몸으로 맞으면서 배달해야 했다. 반면 최씨는 무거운 물건을 여러 개 어깨에 짊어진 상태로 종횡무진 뛰어다녔다. 그도 약간은 지쳐 보였지만 기자처럼 헉헉거릴 정도는 아니었다. 오후 5시 거래처 돌고 하역 작업 그렇게 시간은 흘러 시곗바늘은 어느덧 오후 5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수고했어요. 배달 모두 끝났어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는 찰나에 최씨는 곧바로 “이제 거래처 물건 받으러 가야죠”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휴식을 갖기엔 아직 일렀다. 우리는 한약방, 섬유업체, 정육점 등을 다니며 170여개의 택배 상자를 싣고 터미널로 돌아가 하역 작업에 착수했다. 하역 작업까지 마치고 시계를 보니 오후 7시 30분이었다.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수령인이 서명한 운송장을 보며 최종 전달된 택배 물건이 몇 개인지 셌다. 집계 결과 276개 중 270개가 배송 완료됐다. 드디어 하루 일과가 끝났다. 오후 7시 30분 배송완료 확인 최씨는 하루하루 택배 물건 수의 차이는 있지만 매일 일과가 이날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직접 택배일을 해본 터라 그의 말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저도 힘들어요. 힘들지만 제가 일을 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데 만족하고 있어요. 몸이 아파서 뛰지 못할 때까지 이 일을 계속 할 거예요.” 그러면서 최씨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5살짜리 딸의 사진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제가 일하면서 밥을 못 먹어도 자식 교육 더 시키고, 제가 좋은 옷을 못 입어도 자식한테 좋은 옷 입혀 주고 싶은 마음에 버티죠.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이렇게 딸의 얼굴을 보면서 ‘그래, 내가 너 때문에 산다, 너 때문에 버틴다’라고 속으로 되뇌며 하루하루 살고 있어요.” 글 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서울 플러스]

    김보민 아나와 직업체험 도봉구(이동진 구청장) 인기 드라마나 영화에 나온 멋진 직업들을 속속들이 알아보는 롤모델 특강 ‘드림 톡 콘서트’를 14일 오후 1시 구청 대강당에서 마련한다. 이 구청장을 비롯해 김보민 아나운서, 신의철 웹툰 작가, 건축사, 펀드매니저, 국선 변호사, 스튜어디스 등 7명이 청소년에게 풍성한 진로 정보를 제공한다.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2091-2342. 브레인 힐링… 집중력 쑥쑥 관악구(유종필 구청장)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 브레인, 청소년 힐링캠프’를 연다. 다음 달 12일부터 5주 동안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진행한다.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를 초청해 올바른 두뇌활용법을 통해 집중력을 높이고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 등을 알려준다. 교육사업과 879-5661. 한땀한땀… 목도리로 사랑을 양천구(구청장 권한대행 전귀권) 10월 22일까지 매주 화요일 양천구자원봉사센터에서 저소득층 어르신의 따뜻한 겨울을 위하여 ‘아름다운 내일을 전하는 목도리’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뜨개질 제작이 가능한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1365자원봉사 포털(www.1365.g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자원봉사센터 2644-4750. 도서관 옥상? 텃밭 체험공간 광진구(구청장 김기동) 광진정보도서관의 옥상을 농업교육과 다양한 체험학습을 하는 종합 도시농업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구는 광장동 광진정보도서관 옥상 100여평을 텃밭으로 만들고 ‘흙 살림 연구소’와 함께 ‘도서관 가족도시 농업학교’을 운영하고 있다. 또 텃밭에서 수확한 작물의 50%를 나눔 프로그램에 기부도 한다. 교육지원과 450-7160.
  • [나의 아토피 멘토] 아토피에 올바른 목욕법은?

    [나의 아토피 멘토] 아토피에 올바른 목욕법은?

    인터넷에서 많은 정보가 떠돌지만 목욕에 대한 정보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땀을 빼야 하니까 찜질을 해야 된다” “반신욕을 해라” 또는 “편백나무, 개똥 쑥, 부평초 달인 물에 목욕하면 낫는다” 등 다양한 민간치료법이 쏟아지고 있다. ‘얼마나 자주 씻어야 하는지’ ‘물 온도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비누나 세제는 어떤 것이 좋은지’ 등 목욕에 대한 각종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올바른 판단이 잘 서지 않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아토피치료에 효과적인 목욕의 올바른 기준과 원칙에 대해 알아보자.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피부는 건조하고 열 배출이 원활하지 못하여 보습이 중요하다. 여기서 목욕의 원칙과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대개 목욕을 하면 인체 외부의 물이 피부에 닿고 표피에 남아있던 수분들이 외부 수분과 함께 증발하면서 피부 건조를 유발한다. 목욕탕에 오래있으면 손끝이 쪼글쪼글 해지는 것도 이러한 원리이므로 탕 속에 오래 있거나 잦은 목욕은 체표에 잔류해 있던 수분마저 빼앗겨서 피부 건조를 악화시키게 된다. 또한 온도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목욕 할 때는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기를 권한다. 너무 뜨겁거나 찬 물은 온도 조절력이 떨어져 있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피부 악화의 원인이 된다. 특히 얼굴 아토피는 얼굴에 열이 몰려있기 때문에 족욕과 반신욕을 이용하거나 찜질방에서 체열을 올린다면 얼굴 쪽 혈관이 확장돼 얼굴의 피부 증상은 ‘불 난 데 기름 붇는 격’이 되고 만다. 물론 반신욕의 경우 하체의 혈관 확장이 먼저 일어나 얼굴 열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대체로 시간이 경과하면서 몸 전체가 따뜻해지게 되면 얼굴로 열이 오를 수밖에 없어 얼굴 아토피 악화에 영향을 주게 된다. 또한 목욕하면서 탕에 넣는 입욕제 첨가물은 어느 정도의 효과는 인정되나 아토피 원인의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못한다. 비누나 세제 사용 역시 가급적이면 피해야 한다. 세제를 자주 사용하면 어린 피부세포를 보호하는 각질을 빨리 용해시켜 피부상태가 악화되기 때문이다.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민감 체질에 맞는 천연 아토피 전문 보습제의 경우, 화학 첨가물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천연 상품이더라도 알레르기가 심한 피부는 소량씩 사용하며 주의하는 게 좋다. 또 보습제는 두텁게 바르면 피부 열 배출에 방해가 돼 얇게 자주 바르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아토피치료는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너무 많은 치료를 병행하면 초기에 쉽게 지치게 되므로 그다지 권장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올바른 목욕법과 치료법으로 아토피가 악화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프리허그한의원 대구점 권오용 원장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글로벌 시대] 뿌리 같은 조선족 차별하면서 다문화 가능하겠나/황상재 한양대 사회과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뿌리 같은 조선족 차별하면서 다문화 가능하겠나/황상재 한양대 사회과학부 교수

    다문화라는 용어가 한국 사회의 중요한 화두로 등장한 지 이미 오래다. 다문화에 관한 우리나라의 진보적인 지식인들 대다수 의견은 다음과 같지 않을까? 필자가 7월 말 참석한 옌볜(延邊)대학 조선족 교수들과의 세미나에서 한국인 교수는 출신국가와 피부색 등으로 서열화·차별화하는 한국의 다문화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함께 한국문화 동화를 목적으로 하는 다문화정책이 잘못 되었다고 발제문에서 비판했다. 따라서 앞으로의 다문화정책은 이주민의 다양한 문화를 차별 없이 동등하게 대하는 다원주의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인 교수의 발제문에 이어 옌볜대학 조선족 교수의 토론이 이어졌다. 중국 내 조선족은 그들이 중국정부의 소수민족 평등정책에 힘입어 중국 땅에서 한글과 말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으며 정치적으로도 상당한 자율권을 부여받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필자는 한국의 다문화정책이 동화주의가 아니라 다원주의로 변해야 한다는 한국인 교수의 주장에 대해 조선족 교수의 호의적인 의견이 이어지리라 추측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중국정부가 자국 내 다양한 소수민족들에게 자신들만의 말·글과 함께 고유문화를 허용하는 자신감은 당나라 때부터 세계문화의 중심이라고 할 정도로 강한 자신들만의 문화를 바탕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자국에 유입되는 다양한 외부문화를 받아들이고 흡수하여 중국문화를 꽃 피운 전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이 자신의 중심문화를 위협받지 않고 다양한 이주민문화를 호혜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발전해온 한국 고유의 중심문화가 있어야 하는데, 과연 한국은 그런 중심문화가 존재하는가? 그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 세미나가 끝난 후 중국식과 조선식이 적당히 섞인 음식과 함께 고량주를 곁들인 식사를 하면서 나는 한족과 함께 옌볜 땅에서 공존·공생해야 하는 숙명을 지닌 조선족들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과 함께 자신들 조부의 고향인 한국에 대한 조선족들의 깊은 속내를 들을 수 있었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요즘 중국에서 인기가 많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사과배는 옌볜에서만 자라는 과일로, 조선족들이 자신들의 고향인 함경남도 북청의 사과나무가지를 베어다가 옌볜 현지의 돌배나무에 접목시켜 만들어낸 새로운 과일품종이다. 옌볜의 돌배나무 유전인자와 북청 사과나무 유전인자의 결합으로 새로이 탄생한 옌볜의 사과배나무처럼, 조선족들은 중국 땅에서 생존하기 위하여 정치·경제생활의 측면에서는 비록 중국화 되었다. 하지만 문화적으로는 모국문화의 유전인자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강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었다. 뿌리가 뽑힌 함경북도 북청 사과나무가 중국의 옌볜에서 새로운 품종인 사과배로 태어나 자리 잡기까지 얼마나 많은 피와 눈물과 설움이 있었겠는가? 피와 눈물과 땀으로 모진 세월을 견뎌내면서 중국 땅에서 자신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켜온 조선족들이 우리에게 묻는다. 할아버지, 할머니 고향을 찾는 자신들을 차별하고 멸시하는 한국이 문화적 뿌리가 전혀 다른 이주민들과 동등하게 어깨를 마주하고 살 수 있냐고?
연관검색어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