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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간호 갈등에 ‘방화’…모친 숨지게 한 50대 딸 징역 10년

    병간호 갈등에 ‘방화’…모친 숨지게 한 50대 딸 징역 10년

    병간호 문제로 갈등을 빚다 집에 불을 내 80대 어머니를 숨지게 한 50대 딸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는 존속살해·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기소된 A(56)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3년 12월 2일 0시쯤 대전 동구 거주지에서 부탄가스로 불을 질러 방에 있던 80대 어머니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병을 앓던 어머니와 살며 병간호를 해왔는데 모녀는 요양병원 문제로 갈등을 빚은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일에도 말다툼하다 어머니가 요양병원 입원을 거부하자 집에 불을 질렀다. A씨는 과도한 음주 후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경찰관에게 방화 경위와 방법을 자세히 진술했고, 불길이 번지자 물을 뿌리며 진화를 시도했던 점 등을 볼 때 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어머니의 생명을 침해한 반사회적·반인류적 범행으로 거동이 불편해 대피할 수 없는 어머니가 머무는 곳에 불을 내 방법도 잔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2심 재판부도 “A씨는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하지만 여러 사정에 비춰봤을 때 양형 조건에 본질적인 변화가 있지 않다”며 “1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 대통령 딸에 첫 여성 총리…시위 유혈진압에 사형선고 [월드핫피플]

    대통령 딸에 첫 여성 총리…시위 유혈진압에 사형선고 [월드핫피플]

    지난해 대학생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한 뒤 총리직을 상실하고 현재 인도에서 망명 중인 셰이크 하시나(78) 전 방글라데시 총리가 자국에서 열린 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AFP 통신 등은 17일 방글라데시 다카 법원이 이날 하시나 전 총리에 대한 궐석 재판에서 시위 유혈 진압을 지시한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재판부는 하시나 전 총리의 살해 지시, 유혈 진압 조장, 잔혹행위 방치 등에 대해 “반인도적 범죄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충족됐다”며 “우리는 그에게 단 하나의 형량, 즉 사형을 선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고, 법정에서는 박수가 터졌다.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해 7월 독립유공자 후손 공직 할당에 반대하는 대학생 시위를 무력 진압하도록 지시해 유엔 추산 최대 14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혈 진압에도 시위가 더욱 거세지자 그는 지난해 8월 총리직에서 물러나 인도로 달아났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하시나 전 총리가 학생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살상용 무력을 사용하도록 직접 지시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는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한 인도 정부에 하시나 전 총리를 자국으로 송환하라고 압박할 수 있게 됐다. 판결 이후 하시나 전 총리는 “편향됐고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며 “내게 내려진 판결은 민주적 권한이 없는 비선출 정부가 만들고 주재하는 조작된 재판소에서 내려졌다”고 반발했다. 1996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20년 가까이 집권했던 하시나 전 총리는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역대 최장수 총리다. 방글라데시 초대 대통령인 아버지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의 유산을 이어받아 집권했으나 권위주의적 통치로 결국 사형 선고까지 받았다. 하시나 전 총리가 도망 망명한 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가 방글라데시 임시 정부 수반으로 취임했다. 유누스는 하시나 전 총리의 처벌을 약속하면서 그를 추종하는 아와미 리그당을 불법 단체로 만들어 활동을 금지했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경제학자 유뉴스는 가난한 이들에게 무담보 소액대출을 하는 그라민 은행을 설립해 빈곤 퇴치에 기여한 공로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 “아내 외도 의심하다 격분”…‘샤워 감전사’ 시킨 30대 남성, 결국

    “아내 외도 의심하다 격분”…‘샤워 감전사’ 시킨 30대 남성, 결국

    수년간 이어진 아내와의 갈등 끝에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국 30대 남성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허베이성 법원은 2023년 3월 샤워 중인 아내를 감전사시킨 혐의로 기소된 남성 양모(36)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온라인을 통해 알고 지내던 양씨와 아내는 2010년 결혼했으나 2014년 이혼한 후 2017년 재혼했다. 두 사람은 14살 딸과 2살 아들을 뒀다. 양씨는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게 됐고 고부 갈등 등 가정불화까지 겹치며 두 사람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아내에게 원한을 품게 된 양씨는 아내가 샤워하고 있을 때 온수기에 전기를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아내를 살해했다. 양씨는 다음 날 경찰에 자수했다. 검찰은 양씨에게 사형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양씨의 딸이 보낸 탄원서 등 양씨 자녀들의 사정을 고려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양씨의 딸은 법원에 보낸 편지에서 “아버지가 실수하셨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저와 제 동생은 아버지 없이는 살 수 없다”며 “아버지가 빨리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법원은 “이번 판결이 아버지를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고인의 가족이 이러한 판결에 반대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선의를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대기업 신입사원’였던 그녀는 상견례 3일 전 왜 옥탑방에서 주검이 됐나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대기업 신입사원’였던 그녀는 상견례 3일 전 왜 옥탑방에서 주검이 됐나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2018년 10월 24일, 대기업 신입사원 A(당시 23세, 여)씨의 발걸음은 설렘과 고민이 교차하는 춘천을 향하고 있었다. 저녁 7시 55분 춘천역에 도착했을 때, 그녀를 마중 나온 것은 남자친구 심모(당시 27세)씨였다. A씨는 그날 자신이 마주할 운명이, 그토록 끔찍한 방식으로 꽃다운 인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심씨의 차로 15분 거리인 후평동의 한 국밥집 2층 옥탑방, 즉 심씨의 집에 도착했다. 국밥으로 저녁을 해결한 뒤, 둘은 심씨의 침대 위에 앉아 미래에 대한 대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대화는 희망찬 약속이 아닌, 파국으로 치닫는 갈등의 도화선이 되었다. “회사 그만두고 춘천 살자” 빗나간 집착과 통제욕갈등의 핵심은 심씨의 일방적인 요구였다. “회사 그만두고 춘천에 내려와 이 옥탑방에서 살자.” 양가 상견례조차 있기 전,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A씨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었다. A씨는 신혼집 위치와 직장 문제 등 현실적인 조율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 문제들이 정리될 때까지 상견례와 결혼 일정을 미루자”고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A씨의 어머니 역시 딸의 입장을 심씨에게 전했지만, 돌아온 것은 훈계조의 답변뿐이었다. 훗날 A씨의 어머니는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본인 마음대로 꺾으려고 했다”며 심씨의 강압적인 성격을 회고했다. 말다툼이 격해지던 중, 심씨는 돌연 A씨를 침대 위로 쓰러뜨리고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A씨가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심씨는 A씨의 몸 위에 올라타 무려 15분간 목 조르기를 멈추지 않았다. A씨가 축 늘어져 의식을 잃자, 심씨의 광기는 극에 달했다. 그는 주방에서 흉기를 가져와 이미 숨이 멎었을지도 모르는 A씨의 신체를 마구 훼손했다. 시계는 그날 밤 9시 30분을 넘어서고 있었다. 고교 중퇴의 학력, 거짓으로 빚어낸 ‘엘리트’의 민낯A씨는 어떻게 이 끔찍한 ‘괴물’의 덫에 걸려들었을까. 두 사람의 첫 만남은 2014년, A씨가 서울의 한 스피치 어학원에 다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번듯한 서울 모 대학 1학년생이었던 A씨에게 심씨가 접근했다. “나도 그 대학 나왔는데, 동문이네.” 하지만 판결문에 적시된 그의 최종 학력은 ‘고등학교 중퇴’였다. 그렇게 스치듯 만났던 심씨가 A씨에게 다시 연락해 온 것은 4년이 지난 2018년 7월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짝사랑했다”며 A씨의 감성을 자극했다. 만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심씨는 “그동안 준비가 안 돼 연락을 못했지만, 지금은 준비가 다 됐다”며 결혼을 맹렬하게 밀어붙였다. 그가 내세운 ‘준비’는 모두 거짓말로 점철되어 있었다. 그는 자신이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국회에서 인턴을 했으며, 아버지는 아로니아 농장과 태양광 발전 사업을 크게 하고 지자체장 공천 제의까지 받았다고 떠벌렸다. 그러나 현실 속 그는 부모님이 운영하는 국밥집 일을 돕고 있었다. A씨의 어머니는 “그런 이력의 소유자가 부모의 국밥집 일을 거드는 것이 석연치 않았다”고 말했다. 심씨가 장밋빛 ‘결혼계획서’까지 들이밀며 결혼을 밀어붙이자, A씨의 부모는 미심쩍으면서도 딸의 선택을 존중하려 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결혼식은 2019년 4월, 상견례는 사건 발생 불과 3일 후인 2018년 10월 27일로 잡혀 있었다. A씨의 어머니는 “돌이켜보면 범인의 거짓말에 우리가 완전히 놀아난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네 요구 다 들어줄게” 범행 당일의 집요한 유인범행 당일, 심씨의 행태는 그의 집요함과 계획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A씨가 출근하기도 전에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네 요구 조건을 다 들어주겠다.” A씨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20여 분 뒤, 그는 “오늘 (춘천) 집으로 와줄래”라고 본격적인 유인을 시작했다. A씨가 “옷이 이상해, 오늘은”이라며 완곡한 거절 의사를 비쳤음에도, 심씨는 “오늘 아버지와 어머니 안 계셔”라며 집요하게 매달렸다. A씨가 “(부모님 안 계시면) 가게 봐야 하니까 나를 못 보잖아”, “재촉 좀 하지 마”라고 받아쳤지만, 심씨는 “1순위가 ○○(A씨), 그 다음이 가게. 보고 싶어”라며 A씨를 꼬드겼다. 결국 A씨는 끈질긴 요구에 ‘잠깐 다녀오자’는 마음으로 퇴근 후 춘천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그 시각, 심씨는 지인과의 통화에서 “우선은 그렇게 해준다고 말로만 하고, 다 따라주는 척해야죠”라며 자신의 속셈을 드러냈다. 심지어 그는 A씨의 어머니에 대해 “없어지는 게 세상에 이롭다고 봐요. 계속 (딸을) 원격조정하면 가만히 안 둘 거예요. 저 지옥 가더라도 부끄럽지 않아요. 딸과 인연이 끊어질 수 있도록 할 거예요”라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끔찍하고 황당한 험담을 늘어놓았다. A씨를 자신의 통제하에 두려는 편집증적 집착이 A씨의 어머니를 향한 살의(殺意)로까지 번지고 있었던 것이다. 법정에서 드러난 ‘성격 결함’과 거짓 반성범행 후 심씨는 태연하게 옷을 갈아입고 옥탑방을 빠져나와 10분 거리의 교회로 도피했다. 여동생에게는 “오빠 노릇 못해 미안하다”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남겼다. “심씨와 저녁 먹고 오겠다”던 딸이 돌아오지 않자, A씨의 어머니는 애타게 딸과 심씨에게 연락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심씨 부모의 연락처를 알아내 통화를 했고, 옥탑방으로 달려간 심씨의 부모는 아들이 저지른 참혹한 범죄 현장과 마주해야 했다. 긴급 체포된 심씨는 경찰에서 “사랑해서 그랬다”는 어이없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재판 과정에서 그의 ‘성격 결함’은 더욱 명확히 드러났다.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과거 다른 여성들과 헤어지는 과정에서 자기 뜻에 따르지 않으면 폭언과 협박을 일삼는 폭력적 성향’을 보였으며, ‘상대 여성이 이별을 통보하면 자살 소동’까지 벌였다. 전문심리위원은 “심씨는 헤어지자는 여성에게 이 사건과 같이 춘천에 올 것을 요구했으나, 여성이 ‘무섭다’고 거절한 적이 있다”며 “도구적 여성관을 갖고 있고, 통제 욕구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신에게 일어난 부정적 일을 모두 외부 탓으로 돌리고, 오히려 자신이 ‘좋은 조건’을 갖췄음에도 A씨와 가족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측에 책임을 돌리고 진심 어린 반성이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사전에 흉기를 준비하지 않았고 증거인멸·도주 계획을 미리 세웠다는 정황이 보이지 않아 계획 범행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 심씨는 “제발 사형에 처해 달라”며 거짓 반성의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곧바로 “부정적이거나 무례한 의도로 말한 것이 아니다. 잘못 생각했다”는 반성문을 제출하며 말을 뒤집었다. A씨의 부모는 “우리 딸을 목 졸라 살해한 뒤, 혹시나 다시 살아날까 싶어 흉기로 급소를 수차례 찔러 ‘재확인’했고, 그 다음에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방법으로 시신을 훼손했다. 이것이 어떻게 우발적인가. 분명한 계획 범죄”라며 극형을 눈물로 호소했다. 광기 어린 집착, ‘괴물’은 멀리 있지 않다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항소심 재판부는 심씨의 기괴한 변명, 즉 “‘A가 살아서 식물인간이 되거나 ×신이 되는 것이 무섭고 미안해서 완전히 죽여야겠다고 생각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진술”을 지적하며 “이 사건은 그의 극단적 폭력성과 자기중심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던 A씨는 학업에 매진하면서도 아르바이트로 동생의 학비를 마련하는 등 매우 성실히 생활했다”며 고인의 삶을 기리면서, “재범 위험이 낮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 1심의 무기징역 선고와 전자발찌 부착 20년 명령을 유지했다. 2019년 11월, 대법원은 심씨의 상고를 기각하며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사건 후 A씨 부모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범인의 엄벌과 신상공개를 요구했고, 20만 명 이상이 동의했으나 경찰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최근 여자친구를 ‘여친’ 어머니 앞에서 살해한 김레아 사건처럼, 광기 어린 편집증적 집착과 정신과 진료 기록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괴물’들이 우리 사회에 속출하고 있다. A씨의 어머니는 사건 후 언론 인터뷰에서 “울다가 까무러치고, 다시 정신이 들면 우는 일이 반복됐다. 잠이 오지 않아 매일 밤 뒤척였다. 죽은 딸의 침대에 누워야만 겨우 눈이 감긴다”며 참담한 심정을 토해냈다. 자녀에게 학교 공부 못지않게 ‘사람 보는 법’을 가르쳐야 하는, 끔찍하고도 슬픈 시대의 단면이다.
  • ‘26년 미제’ 왜 동창의 아내를 죽였나…“그때, 혐오스러웠다” 무슨 일

    ‘26년 미제’ 왜 동창의 아내를 죽였나…“그때, 혐오스러웠다” 무슨 일

    1999년 11월 일본 나고야시의 한 아파트에서 주부 나미코(당시 32세)가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26년 만에 용의자가 체포됐지만, 경찰은 아직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용의자 야스후쿠 구미코(69)가 피해자 남편인 다카바 사토루(69)에 대해 가진 모종의 감정이 사건의 배경이 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야스후쿠가 “사토루에게 혐오감을 느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사실이 새롭게 알려졌다. 14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다르면 야스후쿠는 범행 5개월 전 사토루와 약 20년 만에 동창회에서 재회했을 때 “사토루의 근황을 알고 혐오감을 느꼈다”, “여성이나 육아 등에 대한 사고방식이 싫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치현 경찰은 이 자리가 사건의 방아쇠가 됐다고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나고야지검은 이날부터 야스후쿠의 사건 당시 정신 상태와 형사 책임 능력 유무를 조사하기 위해 감정유치를 시작했다. 동창회 5개월 뒤 범행…무슨 대화 나눴나 야스후쿠와 사토루는 같은 고등학교의 소프트테니스부 소속이었다. 이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연락을 주고받지 않다가 20여년이 흐른 1999년 6월, 동아리 동창회에서 재회했다. 이 자리에서 사토루는 이혼 후 나미코와 결혼해 아이가 생긴 사실 등을 알렸다고 한다. 야스후쿠 역시 자신의 근황에 대해 “일하면서 주부 일도 하느라 힘들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후 두 사람 사이 교류는 없었다. 야스후쿠는 그로부터 5개월 뒤 나미코를 살해했다. 수사 관계자에 따르면 야스후쿠는 혐의를 인정한 뒤 “학창시절 사토루에게 호감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경찰은 동창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청취하는 등 사건과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야스후쿠는 범행 약 10년 전 어린 딸을 병으로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시에는 사무직으로 일하면서 아들을 키우고 있었다. 사토루는 마이니치에 “동창회에서 깊은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며 “내가 원한을 살 일도, 아내가 습격당한 이유도 모르겠다. 야스후쿠가 무언가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야스후쿠가 사토루에게 오랜 기간 집착해왔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사토루에 따르면 야스후쿠는 고교 시절 사토루에게 두 차례 밸런타인데이 초콜릿과 ‘좋아한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줬다. 사토루는 또 “대학 시절에도 연락 없이 찾아온 적이 있었고, ‘기다리는 건 곤란하다’고 말하자 야스후쿠가 갑자기 울었다”고도 전했다.
  • ‘112 신고 준비하라’던 유튜브 방송, 17초 만에 ‘사망 중계’로...[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112 신고 준비하라’던 유튜브 방송, 17초 만에 ‘사망 중계’로...[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오늘 목숨 걸고 간다.”작년 5월 9일 아침 유튜버 조모(50)씨는 그날 자신의 목숨을 건다는 말을 현실로 만들 작정인 듯했다. 경기도 오산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내내 그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손에는 경쟁 유튜버 홍모(56)씨의 ‘엄벌 탄원서’가 들려 있었다. 조씨는 이날 오전 11시, 부산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의 피해자 겸 증인이었다. 그를 폭행한 가해자는 바로 홍씨였다. 조씨는 방송을 통해 탄원서를 낭독하고, 부산역에 도착해서는 “부산, 제2의 내 고향. 이제 시작이다. 파이팅 팬분들, 112 신고 준비하라”며 비장함까지 내비쳤다. 하지만 조씨가 인지하지 못한 사실이 있었다. 가해자 홍씨 역시 그의 라이브 방송을 실시간으로 시청하며, 렌터카를 몰고 조씨의 뒤를 쫓고 있었다는 것이다. 오전 9시 46분. 조씨가 “법원 앞입니다”라며 횡단보도 앞에 서던 순간, 그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법원에 들어가서 안전한 곳에 있으려고… 저 안에서 (홍씨가) 때릴 수 있겠나.”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홍씨가 조씨의 등 뒤로 접근했다. 홍씨는 준비해 온 흉기로 조씨의 등을 공격했고, 발로 차 넘어뜨렸다. 조씨가 간신히 일어서자 홍씨는 망설임 없이 왼쪽 가슴을 재차 공격했다. “악, 하지 마.” 조씨의 짧은 단말마와 함께 모든 것이 끝났다. 17초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조씨의 몸에서는 총 12곳의 자창이 발견됐다. 이 모든 끔찍한 범행 과정은 조씨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이러다가 X 되는 상황인 것 같다. 아우, 긴장되네”라는 조씨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비명과 고통스러운 신음이 뒤섞였다. 당시 130여 명의 구독자가 이 장면을 실시간으로 목격했고, 영상은 삽시간에 퍼져나가 수십만 명에게 충격을 안겼다. 조씨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1시간여 만에 사망했다. 82건의 고소전, 끝나지 않은 ‘유튜브 전쟁’대낮 법원 앞에서의 잔혹한 살인. 두 사람 사이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가해자 홍씨는 2020년경부터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다. 구독자는 9100여 명. 그는 자신의 과거 ‘조직폭력배’ 경험담을 섞어 등산, 음악 등 일상 방송을 진행하며 후원금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비슷한 콘텐츠를 다루는 다른 유튜버들과 잦은 마찰을 빚었고, 그중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 인물이 바로 피해자 조씨였다. 갈등은 23년 7월, 홍씨가 조씨의 전 여자친구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방송을 하면서 격화됐다. 이후 두 사람의 방송은 서로를 향한 비방과 조롱으로 가득 찼다. 홍씨는 조씨를 겨냥해 “옆에 있으면 아구통을 그냥 확, 눈구녕을 그냥”, “맞다이(맞짱) 한 번 깔까. 너는 그냥 3초면 기절시킨다니까”, “이게 상대를 봐가면서 까불어야지”, “망한 인생, 정말 슬픈 인생이야” 등 상스러운 욕설과 저주를 퍼부었다. 그가 조씨를 비방한 방송만 올해 3월까지 24차례에 달했다. 이들의 갈등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폭력과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조씨가 홍씨를 상대로 제기한 고소·고발 건은 무려 68건, 홍씨가 조씨를 고소한 횟수도 14건에 달했다. 총 82건의 법적 분쟁이 두 사람 사이에 얽혀 있었다. 살인의 도화선이 된 ‘무고’결정적인 사건은 작년 2월 발생했다. 홍씨가 조씨를 상해 혐의로 허위 고소한 것이다. 홍씨는 고소장에 ‘부산 모 경찰서 앞에서 조씨를 우연히 만났는데 몸싸움하다 주먹으로 맞아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고 적었다. 하지만 진실은 정반대였다. 홍씨가 조씨의 경찰서 출석 일정을 미리 알고 주변에 대기하다가, 나타난 조씨를 일방적으로 폭행했던 것이다. 이에 조씨는 홍씨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중한 처벌을 우려한 홍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조씨에게 “고소를 취하해 달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조씨는 이를 거부했고, 오히려 이 사실을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공개하며 홍씨를 조롱했다. 조씨가 살해당한 5월 9일은, 바로 이 ‘무고’ 혐의 재판(홍씨가 조씨를 폭행한 사건)에 피해자 자격으로 출석하던 날이었다. 홍씨는 자신이 저지른 폭행과 무고 혐의가 법정에서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결국 살인을 결심한 것이다. 범행 동기는 또 있었다. 홍씨는 범행 전날 아침, 교제 중이던 여성과 다투다 이별을 통보받았다. 판결문은 ‘홍씨는 조씨가 자신과 연인을 지속적으로 조롱하는 유튜브 방송을 해서 헤어지게 했다고 생각했다’고 적시했다. 쌓여가던 적개심이 애인과의 이별을 계기로 폭발한 것이다. “벌레를 죽였다” 뻔뻔함과 ‘계획 살인’의 증거홍씨는 검찰과 경찰 수사 과정 내내 반성은 커녕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 그는 “이 ×을 죽인 것에 일말의 미안함도 없다. 벌레, 아니 악귀를 죽인 것”이라고 진술했다. 재판에 넘겨진 홍씨는 돌연 태도를 바꿔 “우연히 조씨를 마주친 뒤 격분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인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 장기석)는 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가 밝힌 홍씨의 행적은 ‘우발적’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었다. 홍씨는 범행 하루 전, 도주에 필요한 승용차를 렌트했다. 흉기 두 자루를 미리 구입해 조수석 앞에 놓아두었다. 범행 전날 자기 딸에게 “집주인에게 보증금 받아라” 등 신변을 정리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냈다. 범행 당일, 조씨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보며 실시간으로 위치를 추적했다. 조씨를 발견하자 차를 정차한 뒤, 빨간색 점퍼에 숨긴 흉기를 들고 쫓아가 일말의 주저함 없이 공격했다. 범행 직후 경주로 도주했으며, 그곳에서 짜장면과 커피를 사 먹었다. 경찰에 체포된 직후,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에 태연히 글을 올렸다. 재판부는 이 모든 정황이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임을 입증한다고 봤다. 특히 홍씨는 체포 직후 자신의 유튜브에 ‘그동안 나를 아껴주고 응원해준 구독자들께 죄송하다. 타인의 행복을 깨려는 자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는 글을 올렸다. 심지어 말미에는 ‘경주에서 검거됐다. 바다를 못 본 게 조금 아쉽다’는 황당한 문장을 덧붙였다. 홍씨는 경찰 진술에서 “어머니 산소가 망상에 있고, 살인이 미수에 그쳐도 징역 10년 이상 받는다면 내 인생 끝났다고 생각해 마지막으로 바다에 가서 소주라도 한잔할 마음으로 경주에 갔다”고 말했다. “감사합니다” 법정 모독과 무기징역1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홍씨의 잔혹성과 반성 없는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재판부는 “홍씨는 보복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당시 조씨가 유튜브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 중이어서 범행 장면이 그대로 중계돼 많은 국민에게 충격과 공포감을 안겨줬고, 유사 사건 재발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씨의 유튜브를 보며 재판에 참석하는 것을 알고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 범행을 저질렀는데도, 피해자를 ‘벌레’나 ‘악귀’로 지칭하는 등 범행의 중대함을 깨닫지 못하고 변명으로 일관한다”고 질타했다. 또한 “조씨와 단둘이 살던 노모는 아들을 잃었다. 유족은 홍씨의 죄에 상응하는 엄벌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가 홍씨에게 무기징역과 전자발찌 부착 10년을 선고한 순간, 홍씨는 방청석을 향해 손뼉을 치며 “감사합니다”라고 외쳤다. 조씨의 유족이 “내 동생을 살려내라”고 울부짖자, 홍씨는 그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퇴정해 마지막까지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돈벌이’에 눈먼 자극적인 콘텐츠가 현실 세계의 참혹한 범죄로 이어진 극단적인 사례다. ‘조폭’ 이력을 콘텐츠로 삼고, 상호 비방과 조롱을 방송하며 후원금을 유도하는 행태가 결국 살인을 불렀다. 문제는 유튜브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현행 ‘방송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종술 동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자극적인 유튜브 방송을 막는 방법은 방통위 심의 결과를 유튜브 측과 협조해 채널을 폐쇄하거나, 방송 관련 살인 등 범죄가 발생하면 형법 등으로 처벌하는 정도”라며 “둘 다 사후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예방이 어려운 만큼, 사후 처벌 강화와 함께 경찰의 적극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 교수는 “경찰이 범죄 예방 차원에서 모니터링해 문제 있는 방송을 찾고, 관계 기관이 운영자와 시청자의 자정을 끌어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돈과 관심을 좇는 유튜버들의 무한 경쟁이 빚어낸 ‘아노미(무규범)’ 상태. 그 속에서 한 생명은 자신의 죽음을 생중계하며 사라졌다. 플랫폼의 자정 능력에만 기댈 수 없는 지금,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한 사회적, 제도적 논의가 시급하다.
  • “제가 여자친구를 죽였거든요”… 칼부림한 약혼남의 엄마는 “내 아들이 착해서”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제가 여자친구를 죽였거든요”… 칼부림한 약혼남의 엄마는 “내 아들이 착해서”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제가 여자친구를 죽였거든요. (흉기로) ××질해서 죽였어요.”2023년 7월 24일 낮, 강원경찰청 112 상황실에 한 남성의 건조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남성이 지목한 주소지인 영월읍의 한 아파트 5층.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참혹한 광경과 마주했다. 한 여성이 온몸이 훼손된 채 쓰러져 있었다. 피해자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숨진 뒤였다. 신고자는 류모(당시 28세)씨. 피살자는 류씨와 2022년 11월부터 동거하며 이듬해 3월 결혼을 약속한 A(당시 24세)씨였다. 사건 직후, 경찰과 병원 측은 유가족에게 “시신 확인을 안 하는 게 좋겠다”고 만류할 정도였다. 대신 시신을 확인한 A씨의 외삼촌은 “어떤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고 참혹했다”며 “얼굴도 못 알아볼 정도로…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냐”고 울분을 토했다. 부검 결과, A씨의 몸에 남은 흉기 자국은 무려 191곳에 달했다. ‘해방을 위한 살인’… 납득하기 어려운 동기류씨는 112에 신고하기 불과 6분 전인 그날 낮 12시 47분, 직장에서 갑자기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신의 집에 도착했다. 그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A씨에게 다짜고짜 “너를 죽이려고 왔다”고 말했다. A씨가 “정신지체냐”고 반문하자(류씨의 일방적 진술), 류씨는 주방에서 흉기를 들고 와 A씨의 가슴 등을 향해 휘둘렀다. A씨가 황급히 “오빠”라고 소리치자, 류씨는 손으로 입을 막고 목과 얼굴 등에도 흉기를 휘둘렀다. 이후로도 A씨를 향한 칼부림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범행 후 목숨을 끊으려 자해 행위를 한 뒤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할 때까지 현장에 머물다 체포됐다. 그는 검경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직장에서 점심을 먹고 휴게실에서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A씨를 죽이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옆집과 층간소음 문제로 상호 고소까지 진행 중이었고, 결혼을 앞둔 경제적 곤궁함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A씨는 몸이 약했음에도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틈틈이 카페 아르바이트를 했으며, 류씨와 일상생활이나 결혼 준비 과정에서 별다른 다툼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후 류씨 어머니가 방송에서 한 발언은 피해자 가족은 물론 국민적 공분을 샀다. 그의 어머니는 “내 자식이라 그런 게 아니라 (아들이) 너무 착해서…”라며 “할 말이 많으나 죄인이니까 일단 꾹 참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범행 동기는) 따로 살았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아느냐”면서 “너무너무 억울하고, 나도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유족구조금’ 감형과 1심 17년1심을 진행한 춘천지법 영월지원 제1형사부(부장 김신유)는 지난 1월 류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류씨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건 직전 1시간여 동안 류씨와 A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와 CCTV를 보면 류씨의 사물변별 및 의사결정 능력에 특별한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스트레스 해방’이라는 동기에 대해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도 “오히려 류씨의 부친이 지적장애 3급이어서 ‘정신지체냐’는 말에 민감했다는 게 설득력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류씨가 범행 후 직장 작업반장에게 전화해 ‘저 너무 힘들어 여자친구 죽였어요. 그냥’이라고 말하는 등 자기 행동의 내용과 의미를 명확히 인식했다”고 보았다. 그러나 “류씨는 범행 내용을 스스로 신고했고, A씨 유가족은 검찰이 지급한 범죄 피해 유족구조금 4273만원을 받았다. 이 돈은 검찰이 구상권을 청구해 류씨가 전액 지급했다. 그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도 고려했다”며 감형 사유를 덧붙였다. 이 판결에 A씨의 어머니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딸이 모욕적인 말을 했다는 건 류씨의 주장일 뿐이다. 평생 당뇨로 아파온 딸이 마지막 순간에도 고통스럽게 갔다. 도대체 왜 죽였는지 알 수가 없다”고 절규했다. 특히 ‘유족구조금’은 A씨 어머니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됐다. “구조금을 받을 때도 ‘가해자와 합의 보지 않겠다’고 각서 썼는데, 국가가 류씨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합의금처럼 바뀌고 감형이 됐다. 대체 어느 부모가 그 돈 받고 아이 목숨을 내주겠냐. 국가가 우리를 속였다.” 유족구조금은 범죄 피해자의 기본권이지만, 이처럼 가해자의 감형 요소로 작용해 ‘가해자 조력 제도’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왜 반성을 판사에게 하나”… 항소심 23년검찰은 “부검 서류를 차마 쳐다볼 수 없었다”며 1심의 17년형이 가볍다고 항소했다. A씨 어머니 역시 1심 판결 직후 딸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며, 사형제 대신 거론되는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탄원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부장 민지현)는 지난 4월, 1심을 파기하고 류씨에게 6년이 더 늘어난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류씨의 심신미약 주장을 더욱 강하게 배척했다. 재판부는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하고 그 행위가 범죄임을 잘 알고 있었다. 112에 신고할 때 온전했던 류씨가 불과 6분 전 범행할 때 판단능력이 잠시 상실됐다는 정황을 찾을 수 없다”며 “류씨가 충동조절 장애가 심하다고 해도 정신질환자 정도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또한 1심이 추정한 범행 동기 역시 “누적된 스트레스 해방이나 모욕적 표현을 범행 동기로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재판부는 류씨에 대해 “자기 상황을 합리적·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자신의 어려움을 외부로 돌리거나 타인을 원망하는 성격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판부는 “처벌 전력이 없고 신고 후 체포된 것을 고려하더라도, 범행 방법이 매우 잔인하고 무참하게 살해한 것을 쉽게 납득할 수 없다”며 “유족이 가늠할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항소심 과정에서 류씨를 만났다는 A씨의 어머니는 법정에서 또 한 번 무너졌다. 그는 “걔가 나를 보면 ‘어머니 잘못했습니다’라고 한마디 할 줄 알았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 말 안 하고 울기만 하더라”라고 말했다. A씨 어머니는 “왜 반성을 판사님한테 하냐, 나한테 해야지. 누가 용서하는 거냐”고 분노하며 “‘죗값 다 받고 나와라. 네가 ○○(A씨)를 사랑했으니까 다 받고… 그럼 내가 용서할게’라고 얘기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23년 후, “제2의 우리 딸이 나올까 걱정”류씨는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징역 23년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하지만 1, 2심 재판부 모두 검찰의 전자발찌 부착 청구는 기각했다. “형사처벌 전력 전무”, “과거 폭력적 정황 보이지 않음”, “재범 위험성 ‘중간’” 등을 이유로 “류씨가 다시 살인을 할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A씨의 어머니는 23년 뒤를 걱정하고 있다. “그가 죗값을 받고 나와 사회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지만, 교도소 안에서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도 아니고, 지금보다 더 좋지 않은 환경에서 출소할 때 ‘제2의 우리 딸’이 나올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191번의 흉기 자국이 남긴 비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 “남편에 뺏길 바엔”…이혼 앞두고 3개월 딸 살해한 20대 엄마 체포 ‘日 충격’

    “남편에 뺏길 바엔”…이혼 앞두고 3개월 딸 살해한 20대 엄마 체포 ‘日 충격’

    생후 3개월 된 딸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스스로 신고한 일본의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4일 일본 TBS뉴스, FNN 등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은 이날 살인 혐의로 스즈키 사츠키(28)를 체포했다. 스즈키는 도쿄 세타가야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생후 3개월 된 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일본 경찰은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죄송합니다. 저는 죽지 못했습니다. 아기를 죽였습니다”라는 신고를 받고 사건 현장에 출동해 욕실 욕조 뚜껑 위에 숨져 있는 생후 3개월 된 딸을 발견했다. 집에는 스즈키와 남편, 딸이 살고 있었으며 사건 당시 남편은 외출 중이었다. 딸의 복부와 목에는 10여 곳의 자창(베인 상처)이 있었으며, 욕실 근처에는 스즈키가 사용한 흉기로 보이는 길이 약 16㎝의 칼이 떨어져 있었다. 스즈키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과 이혼 이야기가 진행 중이었고, 양육권을 빼앗길 바에는 딸을 죽이고 나도 죽으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웃 주민들은 “최근에도 아이 울음소리가 자주 들렸다”, “항상 조용한 가정이었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은 여성의 정신 상태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며, 산후우울증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 “남편 살해죄로 죽을 위기입니다” 12살에 결혼 후 출산…어린 신부의 ‘눈물’

    “남편 살해죄로 죽을 위기입니다” 12살에 결혼 후 출산…어린 신부의 ‘눈물’

    12살에 결혼해 남편에게 학대당한 이란의 한 신부가 거액의 ‘목숨값’을 마련하지 못하면 교수형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란 북부 고르간 교도소의 사형수 골리 코우흐칸(25)은 18살이던 7년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코우흐칸에게는 이슬람의 형벌 원칙인 키사스(눈에는 눈, 이에는 이) 원칙이 적용됐다. 경제적 보상(디야)을 제공해 유족 측의 용서를 받지 못하면 교수형이 예정대로 집행된다. 기한은 올 연말이다. 이란 소수민족 발루치족 출신인 코우흐칸은 12살 때 사촌과 결혼해 이듬해 아들을 낳았지만 남편에게서 내내 신체·정서적으로 학대당했다. 견디다 못해 부모 집으로 도망친 코우흐칸에게 아버지는 “흰 드레스를 입혀 보낸 딸은 수의를 입지 않고는 돌아올 수 없다”며 냉대했다. 그러던 중 2018년 5월 사건이 발생했다. 남편은 당시 5살이던 아들을 마구 때렸고 코우흐칸은 다른 친척을 불러 남편을 뜯어말리려 했지만 이 친척과 남편이 싸우는 과정에서 남편이 사망했다. 이 친척과 함께 체포된 코우흐칸은 자초지종을 설명했지만 변호사 조력 없이 강압적인 조사를 받았다. 그는 글을 읽지 못했지만 결국 범행을 자백하는 진술서에 서명했고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유족 측에 용서를 구하기 위한 배상금 협상은 교도소 관계자들이 맡았다. 그렇게 정해진 배상금이 100억 토만이다. 인권단체들은 이 사건이 이란의 여성 인권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란에선 아동 결혼이 합법이지만 가정폭력에 대한 보호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소수민족 여성들이 정권의 탄압 대상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발루치족 인권 옹호단체 관계자는 “코우흐칸의 사례만이 아니라 (이란의) 여성은 인권이 없다”며 “남편의 말에 복종해야 하고 학교에도 가지 못한다. 부모들은 가난을 핑계 삼아 딸을 시집보내버린다”고 비난했다. ■ 여성 사형 집행 ‘세계 최고’…15년 만에 최악 기록■ “정부 공식 발표는 11%뿐” 불투명한 사법 절차■ 돈 없으면 사형당해야?…‘디야’ 제도 남용 논란도이란은 현재 전 세계에서 여성에게 가장 많이 사형을 집행하는 국가다. 이란 인권 단체(IHR) 등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란에서는 마약, 살인 및 안보 관련 혐의로 최소 31명의 여성이 사형에 처해졌다. 이는 지난 15년 이상 기록된 여성 사형 집행 건수 중 최고치다. 이란에서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소 241명의 여성이 처형됐다. 114명은 살인 혐의로, 107명은 마약 관련 혐의로 처형됐다. 4명은 안보 관련 혐의였다. 9명은 어린 신부였으며, 3명은 범죄 혐의 당시 18세 미만이었다. 살인죄로 처형된 여성 70%가 남편이나 파트너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대부분 가정 폭력이나 성적 학대 등 절망적 상황에서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법체계는 정상 참작을 거의 고려하지 않으며, 가정 폭력이나 부부 강간은 법적으로 처벌하지 않는다. 심각한 문제는 이란 사법 체계의 불투명성이다. 이란 정부가 공식 발표하는 사형 집행 건수는 통상 IHR 집계의 11%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IHR은 현재 이란 정부가 다소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도 사형 집행을 남용하고 있다며 유엔 차원의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이란에서는 살인 사건의 경우 유족이 사형 대신 돈을 받고 용서를 선택해 피고인의 사형을 면제해주는 이슬람 관습법 제도 ‘디야’가 시행되고 있다. 2024년에는 649건의 사례에서 유족이 사형 대신 디야를 선택한 것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매년 사법부가 지정하는 금액은 정해져 있지만, 가족이 얼마를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법적 제한이 없다. 이에 피고인이 큰돈을 낼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 사형이 집행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단체들은 “여성 사형수의 절대적인 수치 증가는 이란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와 인권이 심각하게 탄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란 당국은 불투명한 사형 집행을 즉각 중단하고 국제적인 인권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처제 살해 후 장인에 “도울 일 없나요?”…이춘재, 괴물의 민낯

    처제 살해 후 장인에 “도울 일 없나요?”…이춘재, 괴물의 민낯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 이춘재(62)의 전 아내가 31년 만에 침묵을 깼다. 이춘재의 전처 이모씨는 지난 2일 방송된 SBS ‘괴물의 시간’을 통해 “가족들도 나를 원망한다. 나보고 ‘네가 그 사람을 만나서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고 한다”라며 “나도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으면 예쁘게 살았을 것 같다. 한 사람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 그런 사람을 만난 건 제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건설회사 여직원으로 일하던 시절, 하청업체 직원이었던 이춘재가 먼저 다가왔다고 했다. 그는 “한 번도 시간을 어긴 적 없이 철저했다. 남자가 참 손이 곱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나빠보이는 면이 별로 없었다”라며 이춘재를 만났을 당시 그가 출소 직후였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했다. 1992년 4월, 두 사람은 결혼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10차 사건(1991년 4월) 발생 1년 뒤였다. 임신 사실을 알고 미혼모 시설이나 수술을 고려하던 이씨에게 이춘재는 “안 된다”며 화성 집으로 데려갔다. 시어머니는 무당의 말에 따라 출산 이후로 결혼을 미뤘다. 눈빛 돌변하는 순간 “지금도 소름” 결혼 생활은 평온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씨는 “자신의 루틴이 어긋나거나 뜻대로 안 되면 저한테 그냥 화풀이했다”라며 “눈빛이 돌변하는 순간이 있다. 지금도 소름이 끼치는데, 그러면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고 회상했다. 이춘재는 아내는 물론 두 살배기 아들까지 폭행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이춘재를 “내성적이지만 한 번 화가 나면 부모도 말리지 못할 정도의 성격 소유자”라고 규정했다. 이씨는 “이유 없이 저를 때리고 있었는데 아이가 자다 깨서 나왔다. 그 사람이 쳐서 아기가 떼굴떼굴 굴렀다”며 “대들다가 주먹을 정면으로 맞았다”고 증언했다. 견디다 못한 이씨는 1993년 12월 집을 떠났다. 이춘재는 전화로 “내가 무서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알아두라”고 협박했다. 동서에게는 “다른 남자와 다시는 결혼하지 못하도록 문신을 새기겠다”고 말했다. 처제 살해 다음 날, 장인 찾아가 “도울 일 없나요” 그러나 집 밖에서 이춘재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처가와는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청주에서 벼농사를 짓던 장인을 자주 찾아가 일손을 거들었다. 처제들이 반찬을 만들어주러 이춘재의 집에 자주 들렀고, 이춘재도 장모의 제사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1994년 1월 13일 오후, 이춘재는 처제(당시 21세)를 “토스트기를 가져가라”며 집으로 불러들였다. 미리 준비한 수면제 탄 음료를 마시게 하려 했으나 처제가 “친구와 교회를 가기로 약속했다”며 떠나려 하자 성폭행했다. 이후 둔기로 내려쳐 살해한 뒤 시신을 검은 비닐봉지와 옷, 스타킹 등으로 싸매 유기했다.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김시근 전 형사는 “가까스로 화장실 문고리와 세탁기 밑 장판에서 검출한 피해자 혈흔이 아니었다면 이춘재의 혐의를 밝혀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재는 밤새 증거물을 치우며 완전 범죄를 노렸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범행 다음 날의 행동이었다. 김 전 형사는 “장인어른을 찾아간 이춘재가 ‘도와드릴 일 없느냐’고 했다”며 “딸을 죽여놓고 아버지한테 그렇게 굴 만큼 이춘재는 뻔뻔한 인간이었다”고 말했다. 처가에서 딸의 실종 신고를 할 때도 이춘재가 함께 경찰서에 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처 이씨는 “경찰에서 이춘재가 한 거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말문이 턱 막혔다”며 “‘나는 왜 살려뒀을까, 나는 왜 안 죽였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경찰이 ‘아이 엄마라서 그런 것 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어느 날 이웃집에서 사람이 죽었을 때, 시체가 실려 나가는 모습을 함께 본 이춘재는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사건의 범인도 이춘재였다. “강간 아니라 조작”…끝까지 부인한 이춘재 이춘재가 처제 사건에 대해 직접 말하는 음성도 공개됐다. 그는 “강간을 한 건 아니다. 강간한 것처럼 제가 사후에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때 자살을 생각하고 있던 시기였다. 알약을 미숫가루에 타놓은 걸 처제가 먹은 것”이라며 “당시엔 사형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받기 위해서 처음에는 부인했었다”고 말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뜨악했다.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이었다.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진술이었다”고 떠올렸다. 당시 사건을 조사했던 경찰은 “직업이 오리발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춘재를 구속시키고 그다음 날 엄마가 왔다. (이춘재가 자신의 모친에게) ‘변호사 빨리 선임해달라’ ‘집에 남은 거 장판 쪼가리 하나도 남기지 말고 다 태워버려라’라고 하는 걸 내가 밖에서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화성 사건에 대한 은폐 시도라고 생각된다”고 증언했다. “착한 애였다”는 이웃들…“이중성 없인 불가능” 이춘재가 30년간 살았던 화성 진안동 토박이 노인 5명은 모두 어린 시절의 이춘재에 대해 ‘착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웃 할머니는 “춘재가 마음도 좋고 성품이 착해. 뭐든지 ‘네네’ 하고 잘 대답하는 아이였어”라고 했다. 옆집에 살았던 한 할머니는 “그 애가 그럴 애가 아니다. 그 사건을 춘재가 그랬다고 하는 건 너무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춘재는 1994년 청주 처제 성폭행·살인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와 상고를 거쳐 무기징역으로 확정됐다. 2019년 DNA 대조를 통해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특정됐다. 그는 1986년부터 1994년까지 14건의 살인과 9건의 성범죄·강도 사건을 저질렀다고 자백했으나 공소시효 만료로 모두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초기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모든 살인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던 이춘재는 프로파일러들과의 장기간에 걸친 심리전과 압박 끝에 모든 범행을 자백했다. 이춘재는 청주 처제 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 ‘동반XX’은 가해 부모의 언어, 아이에겐 ‘살인’이다... 유나가 기다린 5월의 제주는 없었다.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동반XX’은 가해 부모의 언어, 아이에겐 ‘살인’이다... 유나가 기다린 5월의 제주는 없었다.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제주도 한 달 살기’. 초등학생 유나에게 부모가 약속한 꿈같은 시간이었다. 5학년 1학기를 잠시 멈추고 떠나는 체험 학습. 하지만 그 약속은 처음부터 잔인한 거짓말이었다. 유나가 그토록 기다렸을지 모를 5월의 제주는 없었다. 유나의 마지막 행선지는 제주가 아닌, 완도의 차가운 밤바다였다. 2022년 6월 29일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앞바다. 실종신고가 접수된 지 7일째, 유나 가족의 연락이 끊긴 지 한 달째가 되는 날이었다. 송곡항 방파제 전방 80m, 수심 10m 아래 갯벌에 뒤집힌 채 처박혀 있던 아우디 승용차가 해상 크레인에 의해 끌어 올려졌다. 슬픔과 분노가 뒤섞인 비극의 인양. 차량 내부 증거품 유실을 막기 위해 그물로 감싸인 차는 앞 유리가 깨진 처참한 모습이었다. 두 시간여의 작업 끝에 바지선에 실려 항구로 돌아온 차량 내부에서, 경찰은 주검 3구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그토록 무사하길 바랐던 조유나(당시 10세)양과 아버지 조 모(36) 씨, 어머니 이 모(34) 씨였다. 즐거운 체험 학습을 떠났어야 할 아이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제주 한 달 살기’는 없었다… 마지막 CCTV에 담긴 ‘축 늘어진’ 유나유나의 학교는 6월 16일, 체험학습 만료일(6월 15일) 이튿날부터 가족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결국 22일, 학교 측은 경찰에 유나의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의 수사는 마지막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송곡항 일대에 집중됐다. 헬기와 경비정, 잠수원, 심지어 음파·영상 레이더 ‘소나’까지 동원해 바닷속을 탐지했다. 그리고 마침내 비극의 실체가 물 밖으로 드러났다. 수사 결과, 애초에 ‘제주도 한 달 살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유나의 부모는 5월 19일부터 6월 15일까지 체험학습을 신청했지만, 가족이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완도였다. 부부는 펜션 투숙 1주일 전인 5월 23일부터 완도 4차례를 비롯해 해남, 강진을 오가며 범행 장소를 답사했다. 국민은 이 수상한 여정에 어린 유나 양이 무엇을 눈치채고 얼마나 불안했을지 가슴 아파했다. 5월 29일, 가족은 완도 신지면의 한 고급 펜션에 투숙했다. 그들은 펜션에서 거의 외출하지 않았다. 그리고 5월 30일 오후 11시쯤, 유나 가족의 마지막 모습이 펜션 CCTV에 담겼다. 영상 속 어머니 이 씨는 양손을 축 늘어뜨린 딸 유나를 등에 둘러업고 있었다. 아버지 조 씨는 슬리퍼 차림으로 황급히 차에 올라탔다. 아이가 스스로 걸어 나오지 못하는 이 장면은, 이후 부검 결과와 함께 사건의 끔찍한 전말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단서가 되었다. “물이 찼다” 부모의 마지막 음성… 유나의 목소리는 없었다펜션을 빠져나온 승용차는 숙소에서 불과 5분 거리인 송곡항으로 향했다. 그리고 5월 31일 0시 10분쯤, 방파제에서 시속 31km의 속도로 바다에 뛰어든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이튿날 새벽, 오전 1시쯤 어머니 이 씨와 유나양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겼다. 3시간 뒤 아버지 조 씨의 신호도 사라졌다. 차량이 물속에 완전히 잠긴 뒤였다. 경찰이 복원한 차량 블랙박스에는 부부의 마지막 순간이 담겨 있었다. 그들은 방파제에서 약 1시간 동안 머물렀다. 대화는 서너 마디에 그쳤다. 그중에는 “이제 물이 찼다”는 아버지 조 씨의 음성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 1시간 동안, 블랙박스 어디에도 유나의 목소리는 녹음되지 않았다. 이튿날 실시된 부검은 그 이유를 명확히 밝혔다. 한 달간 물속에 있어 심하게 부패했지만, 일가족 3명 모두에게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또한, 세 사람 모두에게서 플랑크톤이 검출돼, 차량이 바다로 추락할 당시에는 살아있는 상태였음이 확인됐다. 경찰은 CCTV 속 축 늘어진 모습과 블랙박스에 목소리가 없는 정황, 그리고 수면제 검출 결과를 토대로, 부모가 유나양에게 의도적으로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것으로 추정했다. 아이가 잠든 것을 확인한 부부는 스스로도 수면제를 복용하고 물이 차오를 때를 기다린 것이다. 유서는 없었다. 하지만 아버지 조 씨의 휴대전화 검색 기록은 이 모든 것이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임을 증명했다. 그의 검색어는 ‘가상화폐 루나 코인’, ‘수면제’, ‘완도 앞바다 물때’, 그리고 ‘익사의 고통’이었다. 아이의 언어는 ‘피살’, 법의 언어는 ‘살인’무엇이 이들 부부를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이끌었는가. 조 씨의 집 현관 앞에는 각종 청구서와 카드 대금 독촉장, 법원 안내문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컴퓨터 판매 관련 일을 하던 조 씨는 10개월 전 폐업했고, 아내 이 씨도 같은 시기 콜센터를 그만뒀다. 부부는 직업 없이 1억 5천만원 안팎의 빚에 시달렸다. 이 중 1억 3천만원은 가상화폐에 투자했다 2천만원의 손해를 본 것이었다. 아파트 월세와 임대 중고차였던 아우디 승용차 유지비는 ‘돌려막기’로 버텼다. 아내는 공황장애 진료까지 받았다. 그러나 부모의 경제적 절망이 딸의 생명을 앗아갈 권리가 될 수는 없었다. 실종 소식 후 유나의 무사를 애타게 기원하던 국민은, 이 참혹한 결말에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로 보지 마라’는 깊은 분노를 쏟아냈다. 이 사건은 2020년 울산지법의 한 판결문을 다시금 회자시켰다. 당시 어린 자녀를 살해한 뒤 목숨을 끊으려다 살아남은 40대 여성에게 재판부(형사11부 부장 박주영)는 징역 4년을 선고하며 이렇게 판시했다. “우리는 살해당한 아이들의 진술을 들을 수 없다. ‘동반××’은 가해 부모의 언어다. 아이의 언어로 말한다면 피살이다. 법의 언어로 말하더라도 명백한 살인이다.” 유나 양의 마지막 길은 쓸쓸했다. 장례는 빈소 없이 치러졌고, 화장장 앞을 지키거나 유골함을 옮겨줄 지인도 보이지 않았다. 세간의 이목 때문인지 유나의 학교와 교육청 관계자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경찰은 그해 8월, 이 사건을 종결했다. 아버지 조 씨와 어머니 이 씨에게 딸 유나를 살해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그리고 피의자인 부모가 모두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유나 양의 비극처럼,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뒤 목숨을 버리는 사건은 2018년 5명에서 2022년 14명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자녀 살해, 즉 ‘비속 살해’를 존속살해처럼 가중처벌 하는 형법 개정안이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5건이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모두 폐기됐다.
  • “질투 때문에”…남친 4살 딸 성폭행·살해한 유치원 교사, 법정서 ‘섬뜩 미소’

    “질투 때문에”…남친 4살 딸 성폭행·살해한 유치원 교사, 법정서 ‘섬뜩 미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남자친구의 4살 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20대 여성이 유죄 판결을 받은 가운데 법정에서 미소를 보이는 등의 모습으로 충격을 더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선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유치원 교사 앰버 리 휴스는 남자친구의 4살 딸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 당일 남자친구 엘리 찰리타는 면접을 위해 외출하면서 딸을 휴스에게 맡겼다. 하지만 찰리타가 집을 나서며 자신에게 작별 키스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휴스는 그가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분노한 휴스는 범행 직전 찰리타에게 “당신은 내 마음을 부쉈어. 나도 당신의 마음을 불태우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곧바로 그의 딸을 욕조에 빠뜨려 숨지게 했다. 부검 결과 아이의 사망 원인은 질식이었으며, 사망 전 두 차례 성폭행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찰리타는 법정에서 휴즈가 자신의 딸을 질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휴즈는 내가 딸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을 싫어했다”고 말했다. 당초 휴즈는 ‘무죄’를 주장해왔지만, 선고 절차 첫날인 이날 법정에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정신 건강 문제가 자신의 행동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휴즈는 법정에서 “나는 경계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다. 다만 내가 그날 무엇을 했는지는 알고 있다. 아이가 숨을 멈춘 뒤에도 나는 찬물이 흐르는 욕조에 그대로 아이를 뒀다”고 진술했다. 그는 범행 후 세 차례 극단적 시도를 했다고 말하며, 법정에서 미소를 지어 방청객들을 경악하게 했다. 재판부는 “의학적 진단은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에게 맡겨야 한다”며 “이는 명백한 계획 살인”이라고 판시했다. 휴스는 2021년 찰리타와 교제한 뒤 딸과 셋이 동거해왔다. 그는 찰리타와 다툼을 벌일 때마다 딸을 해치겠다는 협박을 여러 차례 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찰리타는 ‘휴즈가 종신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현지 언론의 질문에 “어떤 형량도 내 딸의 상실을 메울 수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 138㎏ 남성, 여친 3살 딸 돌보다 실수로 밟아…아이는 결국 숨졌다

    138㎏ 남성, 여친 3살 딸 돌보다 실수로 밟아…아이는 결국 숨졌다

    말레이시아에서 체중이 약 138㎏에 달하는 한 남성이 어둠 속에서 실수로 여자친구의 3세 딸을 밟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아흐마드 아슈라프(33)는 지난 2022년 7월 20일 병원에 입원한 여자친구를 대신해 여자친구의 세 살배기 딸을 돌보고 있었다. 당시 오전 3시 30분쯤 아슈라프는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깨어나 밥을 만들기 위해 방에서 나갔다. 이후 불이 꺼져 있던 방에 다시 들어온 아슈라프는 실수로 아이의 가슴을 밟았다. 당시 그의 체중은 약 138㎏에 달했다. 아이의 비정상적인 호흡 소리에 불을 켠 아슈라프는 즉시 아이에게 응급처치를 시도했으며,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아이는 세상을 떠났다. 그는 같은 날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고 공판에서 살해 의도는 없었으나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한 아슈라프는 체중이 줄어든 모습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앞서 아슈라프에게 최소 12년 이상의 징역형을 구형한 바 있다. 아슈라프는 법정에서 여자친구에게 용서를 구하고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그가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 고의적인 폭력성이 없었던 점 등 감형 요소를 고려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 “검찰 강압수사”… ‘청산가리 막걸리’ 부녀 16년 만에 누명 벗었다

    “검찰 강압수사”… ‘청산가리 막걸리’ 부녀 16년 만에 누명 벗었다

    부친 글 몰라… 딸은 경계선 지능인허위 조서·자백 강요 영상 있는데항소심서 유죄받아 억울한 옥살이검찰 “판결문 검토한 뒤 상고 결정” ‘검찰 강압수사의 피해자’라고 주장해온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 피고인들이 16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형사2부(부장 이의영)는 28일 살인 및 존속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75)와 딸 B씨(41)의 재심에서 “검찰 수사는 적법하지 않았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 조서의 허위 작성과 자백 강요 정황을 확인했다”며 “수사기관의 기본 절차가 무너진 상태에서 이뤄진 자백은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초등학교 2학년 중퇴로, 자신의 이름 외엔 글을 제대로 읽거나 쓸 줄 몰랐다. 딸 역시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운 ‘경계선 지능인’으로 평가됐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이 수사 초기부터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피의자들의 진술거부권이나 변호인 참여권 등 기본권을 보장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부녀는 장시간 조사 뒤 불과 몇 분 만에 조서를 ‘열람했다’는 형식 절차만 거쳤다. 검찰에 제출된 자필 진술서조차 조사관의 개입이 의심되는 문체로 작성돼 있었다. 조사 영상에는 수사관이 답변을 유도하거나 강요하는 장면이 담겼지만, 항소심에서는 이를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심 재판부는 또 ‘범행 당일 특정 상표 막걸리를 구입했다’는 검찰 주장을 뒤집을 CC(폐쇄회로)TV 영상, 청산염이 검출되지 않은 감정 결과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가 재판에 제출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 사건 검찰 수사는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 작성, 허위 작성 조서 행사 등의 범죄 사실에 해당하지만, 공소시효(7년)가 이미 지나 수사관 처벌은 어렵게 됐다. 검찰은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상고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2009년 7월 전남 순천 황전면의 한 마을 근로현장에서 벌어졌다. 검찰은 A씨 부녀가 ‘불륜 관계로 공모해 아내이자 어머니를 청산가리 막걸리로 살해했다’고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2011년 항소심은 유죄로 뒤집어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이 2012년 상고를 기각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그러나 2022년 A씨 부녀가 재심을 청구했고, 대법원이 지난해 9월 “검사의 직권남용 정황이 확인된다”며 재심 개시를 결정하면서 16년 만에 재판은 다시 열렸다.
  • 11개월 딸 때려 숨지게 한 20대 친부 항소심도 ‘징역 13년’

    11개월 딸 때려 숨지게 한 20대 친부 항소심도 ‘징역 13년’

    울고 보챈다는 이유로 생후 11개월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친부에게 2심에서도 징역 13년이 선고됐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는 28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기소된 A(29)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1개월 된 딸이 울고 보챈다는 이유로 배와 가슴 부분을 때리고 방바닥에 내던져 숨지게 한 뒤 집 다용도실에 있던 스티로폼 상자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말할 수 없는 중한 범죄로, 피고인의 죄책이 매우 무겁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범행 일체를 인정하고 계획적인 살해로 보이지 않는 점, 지적 장애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당시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나 음주로 사물 변별 능력과 행위 통제 능력이 감소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사정은 원심에서 고려된 것으로 보여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16년만에 재심서 무죄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16년만에 재심서 무죄

    ‘검찰 강압수사의 피해자’라고 주장해온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 피고인들에게 재심에서 16년만에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광주고법 형사2부(이의영 고법판사)는 28일 살인 및 존속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75)씨와 딸(41)의 항소심 재심에서 피고인들에게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을 선고했던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주요 증거였던 범행 자백이 “검찰 강압수사에 의한 허위 진술이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인정했다. A씨 등은 지난 2009년 7월 6일 전남 순천시 황전면 한 마을 회망근로사업장에서 청산가리가 섞인 막걸리를 주민들이 나눠 마시게 해 2명을 살해하고 2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A씨 등 피고인들은 사망자 가운데 1명의 남편과 딸로서, 남편은 한글을 읽고 쓰지 못하고 딸은 경계성 지능인이다. 당시 검찰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부녀가 공모, 아내이자 친모를 살해하기 위해 범행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재판에 넘겼다. 2010년 2월 진행된 1심은 ‘진술 신빙성 문제’ 등을 이유로 A씨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2011년 11월 이뤄진 항소심에서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 중형을 선고했다. 이어 2012년 3월 대법원이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그러나 A씨 등이 지난 2022년 1월 재심을 청구하고, 대법원이 ‘검사의 직권남용 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해 9월 19일 재심 개시를 확정하면서 재판은 2심으로 돌아가 다시 열렸다. 검찰은 이날 재심의 무죄 판결에 대해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제주 ‘청부살인’ 타깃은… 100억 매출 맛집 여주인이었다[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제주 ‘청부살인’ 타깃은… 100억 매출 맛집 여주인이었다[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연간 매출 100억 원이 넘는 제주의 유명 식당 대표를 청부 살해한 50대 관리이사와, 범행을 실행한 50대 부부가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 피해자가 가장 신뢰했던 인물이 식당 경영권을 통째로 삼키기 위해 벌인 끔찍한 배신극의 전말이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 2월,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주범 박모(55)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살인을 실행한 김모(50)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범행에 가담한 김씨의 아내 이모(45)씨는 항소심에서 감형된 징역 5년이 확정됐다. 100억대 매출 식당 대표, 자택에서 참혹하게 피살사건은 2022년 12월 16일 낮 12시, 제주시의 한 빌라에서 시작됐다. 갈치구이 등으로 명성이 자자한 유명 식당 대표 A(당시 55세·여)씨의 자택에 김씨가 몰래 숨어들었다. 김씨는 A씨를 승용차로 미행하며 동태를 살피던 아내 이씨와 수시로 연락하며 작은방에 숨어 피해자의 귀가를 기다렸다. 그는 A씨의 집에서 찾아낸 둔기를 손에 쥔 채였다. 침입 3시간이 흐른 오후 3시쯤, 아내 이씨로부터 “A씨가 집에 들어가고 있다”는 결정적인 연락이 왔다. 곧이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A씨가 작은방으로 들어서는 순간, 김씨는 A씨의 목을 감아 넘어뜨린 뒤 무자비하게 둔기를 휘둘렀다. A씨는 얼굴과 머리 등을 20여 차례 가격당해 현장에서 사망했다. 김씨는 범행 직후 A씨의 집에서 현금 491만 원과 1800만 원 상당의 명품 가방 및 금붙이를 훔쳤다. 그는 밖에서 대기하던 아내 이씨의 승용차를 타고 현장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수면 위로 드러난 ‘관리이사’의 검은 속내경찰은 현장에서 혈흔이 묻은 흉기를 확보하고, A씨 집 주변 CCTV 영상 등을 분석해 범행 나흘 만에 경남 양산의 자택에 있던 김씨 부부를 검거했다. 경남 양산에서 펌프카 기사로 일하던 김씨는 2억 3000만 원의 빚이 있었다. 경찰은 초기엔 금품을 노린 단순 강도살인으로 봤으나, 수사 과정에서 뜻밖의 인물이 부상했다. 김씨가 범행 전후로 A씨 식당의 관리이사 박씨와 수시로 통화한 내역이 드러났다. 경찰은 같은 날 즉시 박씨를 검거했다. 박씨는 경찰에서 “김씨에게 그저 손 좀 봐달라고 했을 뿐, 죽일 줄은 몰랐다”며 ‘살인’ 청부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이어지면서, ‘식당 경영권’을 탈취하려 한 박씨의 추악한 욕망과 배신으로 얼룩진 사건의 전말이 모두 드러났다. ‘부산 고교 이사장’ 행세하며 접근... 신뢰 얻어 식당 침투박씨는 2017년 말, 한 골프연습장에서 A씨를 처음 만났다. 당시 A씨는 식당 지점을 늘리며 B 주식회사를 설립해 대표로 있던 재력가였다. 본사 월평균 매출만 7억 원에 달했고, 제주와 서울 강남에 부동산도 소유하고 있었다. A씨의 재력을 파악한 박씨는 자신을 ‘부산 모 고교 이사장이자 사업가’라고 속여 접근했다. 마침 A씨가 일시적 자금난을 겪자, 박씨는 여러 내연녀에게 빌린 돈을 A씨에게 건네며 환심을 샀다. A씨는 2018년 10월, 박씨를 B사의 관리이사로 임명했다. 박씨는 월급 500만~1000만 원을 받으며 호의호식했다. 그는 B사 지분이 전혀 없음에도 온갖 속임수로 수십억 원을 챙겨 명품으로 치장하고 외제차를 굴리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다. 반면, 돈을 빌려준 내연녀들로부터는 “빚을 갚으라”는 독촉에 시달리는 이중생활을 했다. 신뢰가 무너진 계기, ‘문중 땅 사기’이들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문중 땅’ 사기 사건이었다. 박씨는 부산 기장에 있는 자신의 문중 땅에 손을 댔다. 문중 총무 직위를 이용해, 의결도 없이 A씨에게 “문중에 돈이 없어 땅을 팔아야 하는데 남에게 팔기 아깝다. 당신이 사라”고 꼬드겼다. 박씨를 철석같이 믿었던 A씨는 땅을 사기로 하고 수차례에 걸쳐 5억 4500만 원을 건넸고, 소유권이전 등기까지 받았다. 2022년 5월, 문중이 이 사실을 알고 박씨를 추궁했다. 박씨는 “B사에 자금이 달려 어쩔 수 없이 처분했다”고 속였지만, 문중은 박씨는 물론 A씨까지 사문서위조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A씨는 격분하며 박씨와의 관계를 끊으려 했다. 당시 A씨가 박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도대체 당신 누구야”, “내가 당신한테 돌려받을 돈이 너무 많아”, “나하고 뭔 악연이길래 나를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네”, “본점 2층 지을 때부터 다른 주머니 챙기려고... 단 한 번도 나한테 진실이지 않았어” 등 불신과 의심이 가득했다. 박씨는 문자를 무시하거나, 심지어 “학교 회의하고 있다”며 이사장 행세를 이어갔다. 박씨는 A씨가 사라지면 가로챈 토지 대금 5억 4500만 원에 대한 분쟁을 피하고, 식당 운영을 잘 모르는 A씨의 자녀들을 회유해 회사(식당) 운영권까지 빼앗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결국 ‘살인청부’라는 최악의 범죄를 계획했다. “빚 갚아주고 식당 운영권 주겠다”... 살인 청부박씨는 양산의 한 노래방 업주 소개로 알게 된 김씨를 살인청부업자로 선택했다. 그는 B사 관리이사 명함을 건네며 A씨에 대한 거짓 험담부터 늘어놓았다. “물려받은 토지 등 40억 원을 들여 B사 지분 40%를 가졌는데 A씨가 수익금을 주지 않는다”, “A씨가 내 재산을 모두 빼앗아 갔다. (속칭) ‘꽃뱀’이다”라고 속였다. 박씨는 거액의 채무에 시달리던 김씨에게 “범행에 성공하면 이틀 뒤 빚을 모두 갚을 현금을 주고, 식당 2호점 공사권과 운영권을 주겠다”고 유혹했다. 김씨 부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들은 신분 발각을 피하기 위해 우연히 습득한 타인의 주민등록증으로 전남 여수에서 여객선을 타고 제주에 입도했다. 2022년 9월부터 5차례나 제주에 들어가 10여 차례 범행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교통사고 위장(도로 제한속도 50km), 자택 침입(비밀번호 변경), 주변 배회(순찰차 출동) 등 시도는 모두 미수에 그쳤다. 범행이 늦어지자 박씨는 더 매혹적인 미끼를 던졌다.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소유권을 주겠다”, “식당 2호점은 무조건 너희 것이고, 둘 다 B사 부사장으로 임명하겠다”고 했다. 심지어 “A씨 집에 거액의 현금과 수천만 원의 명품, 귀금속이 있다. 내가 선물한 것이니 너희들이 가지라”고 범행을 부추겼다. 결국 김씨 부부는 A씨 집 현관문 앞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비밀번호를 알아냈고, 참혹한 범행을 실행에 옮겼다. 박씨는 범행 전 착수금조로 3500만 원을 건네며 “A씨가 오랜 시간 병원에 있으면 좋다. 못 일어날수록 좋다”고 가해를 사주했다. 2013년 혼인빙자로 1억 원을 뜯어내 1년 6개월간 옥살이를 하는 등 수차례 사기 전력이 있던 박씨의 범죄에 김씨 부부가 동참한 것이다. “엄마가 믿었는데...” 딸의 오열, 엇갈린 진술박씨는 경찰에 검거된 후에도 김씨와 같은 유치장에 갇히자, 입 모양과 수신호로 “나만 믿어라. 3년 안에 빼줄게. 그러니까 (김씨가) 다 안고 가라”며 죄를 떠넘기려 했다.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던 A씨의 첫째 딸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사건 발생 후 박씨가 연락해 ‘나만 믿으라. 다른 사람들 전화는 받지 말고 내 전화만 받으라’고 했다”며 “돈과 욕심 때문에 엄마를 무참히 살해한 사람들이 평생 감옥에서 지내길 바란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엄마는 평소 식당 일이 고되다며 두 딸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공부로 꿈을 이루라고 하셨다”면서 “이제야 엄마가 하던 일을 맡아 해보니 그 고생을 알게 됐다. 엄마가 박씨를 정말 신뢰한다고 생각했는데 무참히 배신을 당했다”고 오열했다. 재판 과정에서 박씨는 “A씨가 병원에 입원할 정도만 공격하라고 했지 살해하라고 하지 않았다”며 김씨에게 책임을 돌렸다. 반면 김씨는 “박씨의 거짓말을 듣고 있다 보니 이런 사람을 형님으로 믿고 따른 내가 참으로 한심하다”고 말했다. 법원 “경제적 이익 위한 주도면밀한 범죄”1심을 진행한 제주지법은 “피고인들은 저마다의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범행을 저질렀다”며 “박씨가 범행을 주도했고, 묵시적으로 살해를 지시한 것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A씨 사망 후 식당 운영을 모르는 딸에게 접근해 식당 권리를 주장하려 한 점도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광주고법)는 일부 죄명을 변경했으나, 박씨와 김씨의 형량은 1심대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5년을 유지했다. 다만 아내 이씨에 대해서는 “남편이 흉기 없이 옷만 챙기는 것을 봤고, 박씨가 이씨와 범행 내용을 공유하지 않은 점이 인정된다”며 징역 5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형을 확정, 식당 경영권을 노린 한 관리이사의 끔찍한 배신극에 마침표를 찍었다.
  • “신용카드 왜 안 줘” 아내 살해한 60대 징역 17년

    “신용카드 왜 안 줘” 아내 살해한 60대 징역 17년

    경제적인 문제로 다투던 아내를 흉기로 살해한 60대 남성에게 징역 17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 김용균)는 24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60대 A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7월 14일 오전 5시 35분쯤 부산 금정구 한 아파트에서 60대 아내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내를 살해하고 2시간 30분이 지나 A씨는 관할 지구대에 찾아가 자수했다. A씨는 2009년 실직한 뒤로 B씨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면서 생활했다. 그러다 B씨의 요구에 따라 지난 7월 카드를 돌려줬고, 이후 두 차례 다시 카드를 달라고 했지만 받지 못했다. A씨는 딸에게도 경제적 지원을 요청했지만 받지 못했다. A씨는 범행 당일에도 B씨에게 다시 신용카드를 달라고 요구했지만 “맡겨놨냐”는 말을 듣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살인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그 원인을 B씨에게 돌리고 있는 점을 볼 때 A씨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커서 보답할게요”라던 남매를 친부는 왜 살해했나..세 가족이 탄 그 트럭 안에서는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커서 보답할게요”라던 남매를 친부는 왜 살해했나..세 가족이 탄 그 트럭 안에서는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칠흑 같은 어둠이 내린 야산 인근 공터, 1t 화물차 안에서 15살 아들의 처절한 비명이 14분간 이어졌다. “자라, 피곤해서 그렇다. 그냥 자라.” 아들의 울부짖음에 돌아온 아버지의 대답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아빠와 함께하는 마지막 여행’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아들은 그렇게 아버지의 손에 무참히 목숨을 잃었다. 아버지가 불과 40분 전, 조수석에서 잠든 16살 누나를 똑같은 방식으로 살해한 직후였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중·고교생 자녀 2명을 여행 마지막 날 살해한 50대 친아버지에게 법원이 1심보다 무거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형사2부(부장판사 허양윤)는 2024년 6월 14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57)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어떤 변명으로도 합리화할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며 “1심이 선고한 유기징역형만으로는 이 범행에 상응하는 형사상 책임을 물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을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시켜 참회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마지막 여행’이 된 2박 3일... 치밀하게 준비된 비극모든 비극은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됐다. 2012년 아내와 이혼한 A씨는 경남 산청군에서 70대 노모 B씨의 집에 두 자녀를 데리고 들어가 함께 살고 있었다. A씨는 2023년 8월 23일부터 25일까지 2박 3일간, 아들(당시 15세)과 딸(당시 16세)이 다니는 학교에 ‘현장학습체험’을 신청했다. 여행지는 아이들이 원했던 경남 김해와 부산이었다. 이 ‘마지막 여행’을 떠나기 약 보름 전, A씨는 두 자녀의 명의로 들어둔 적금을 모두 해지했다. 그는 이미 한 달 전부터 범행에 사용할 줄과 휴대용 LPG 가스통 등을 사들였고, 숙소 주변 약국을 돌며 수면유도제 200알을 구매해 그중 130알을 미리 가루로 빻아두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여행 첫날인 8월 23일, A씨는 자신의 1t 포터 화물차에 아이들을 태우고 김해의 한 호텔로 향했다. 그는 심지어 전처까지 불러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즐기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전처가 돌아간 뒤 A씨는 이틀간 김해에 머물다 8월 25일 부산으로 이동했다. 즐거웠던 여행은 부산 체류 사흘째인 27일, 호텔에서 퇴실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변모했다. A씨는 이날 오후 3시 46분쯤, 부산 기장군의 한 생활용품점에서 아이들 몰래 아이스박스와 얼음을 구입했다. 그는 곧장 옆 카페에서 대용량 주스 2잔을 사서 미리 준비한 수면유도제 가루 130알을 나눠 넣었고, 이를 얼음이 채워진 아이스박스에 보관했다. “커서 보답할게요” 아들의 마지막 효심... “너무 잔인해 형사들도 못 봐”A씨는 귀갓길에 올랐다. 여행 내내 행복했던 아들은 아버지에게 “아빠, 같이 여행을 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나중에 커서 보답할게요”라는 기특한 말을 건넸다. 하지만 A씨의 마음은 이미 돌아설 수 없는 강을 건넌 뒤였다. 그는 귀가 도중 부친의 묘가 있는 김해시 생림면의 한 도로변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아이스박스에서 수면제를 탄 주스를 꺼내 “몸에 좋은 것이니 반드시 다 먹어라”며 두 자녀에게 한 잔씩 건넸다. 판결문에 따르면, 아이들이 쓴맛에 헛구역질하며 마시기 힘들어하자, A씨는 근처 편의점에서 설탕과 초콜릿을 사 와 주스에 설탕을 더 타고 초콜릿과 함께 강제로 먹도록 했다. A씨는 그대로 화물차를 몰아 김해 시내를 지날 무렵, 딸이 조수석에서 잠든 것을 확인했다. 그는 즉시 차를 세우고 미리 준비한 줄로 딸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그때가 27일 오후 11시 47분이었다. A씨는 범행 후 부친 묘 인근 야산 밑 공터로 차를 옮겼다. 뒷좌석에서 잠들었다 깨기를 반복하던 아들에게 다가간 것은 딸을 살해한 지 40분쯤 지난 시점이었다. 아버지가 자신을 해치려 하자 잠에서 깬 아들은 격렬하게 저항하며 비명을 질렀다. 판결문에는 ‘아아악! 안돼! 죽을 것 같아’라는 21개의 처절한 단말마가 기록됐다. 울부짖는 아들에게 A씨는 “자라, 피곤해서 그렇다. 그냥 자라”고 차갑게 말하며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이 모든 끔찍한 상황은 차량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녹음됐다. 사건을 수사했던 경남 김해중부경찰서 형사과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당시 상황이 너무 잔인해 담당 형사만 확인하도록 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보지 못하게 막았을 정도”라고 전했다. 범행 직후 A씨는 남은 수면제를 먹고 LPG 가스통을 튼 뒤 왼쪽 손목을 자해해 목숨을 끊으려 시도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는다”는 학교 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장에서 붙잡혔다. “노모가 아이들 학대할까 봐”... 반성 없는 아버지A씨가 내세운 범행 동기는 ‘노모와의 불화’였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나와 불화가 심한 70대 노모가 평소 아이들을 많이 괴롭혔다”며 “나 혼자 죽으면 모친이 아이들을 계속 학대할 것 같아 함께 죽으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의 모친은 5년여 전 남편이 사망한 뒤 불안장애 등으로 수면제를 복용하며 성격이 예민해진 상태였다. 그는 아들 A씨에게 밭일과 집수리 등 집안일에 대해 잔소리를 많이 했고, 손주인 아이들에게도 ‘설거지를 왜 안 하느냐’, ‘밤늦게까지 왜 안 자느냐’ 등 잔소리가 심해 A씨와 다툼이 잦았다. 이에 아이들은 아빠에게 “분가해서 마당이 있는 집으로 이사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A씨도 “10월 말쯤 분가하자”고 약속했지만, 지역 건설 하청업체에서 월 30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던 자신의 재력으로는 산청군에 그런 집을 구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극단적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A씨는 검거 후에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A씨가 범행 직후 자살을 시도했지만 응급처치만 받을 정도로 상처가 깊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수감 중 ‘인공 관절 수술을 한 무릎이 아프다. 진통제를 달라’고 요구하거나 ‘사선 변호사 선임’ 문제를 묻는 등 자신의 형량을 줄이는 데만 관심이 있다”고 질타했다. 검찰은 1심과 2심 모두 사형을 구형하며 엄벌을 촉구했다. ‘비속살해’ 가중처벌 없는 법의 공백A씨는 2심 선고 전 열린 결심공판에서 “정성을 다해 키우고 그 누구보다 잘해줘야 하는 아버지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무거운 죄를 지었다”며 “돌이킬 수 없는 죄로 아이들의 목소리를 더 듣지 못하게 됐다. 아이들에게 참회하고 죄를 뉘우치며 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단호했다. 앞서 1심 재판부(창원지법 제4형사부)는 지난해 12월 징역 30년을 선고하며 “태어난 생명은 그 부모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존귀하고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혼 후 자녀들을 홀로 양육해왔고 평소 특별한 문제가 없던 점,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감형 사유로 고려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러한 1심의 판단이 ‘지나치게 가볍다’고 보고, A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무기징역을 택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속살해’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행 형법상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존속살해’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일반 살인죄(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보다 가중처벌된다. 하지만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비속살해’는 별도의 가중처벌 조항 없이 일반 살인죄와 동일하게 처벌된다. 이는 법 자체가 여전히 자녀를 ‘부모에게 귀속된 존재’로 여기는 전근대적 사고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낳고 있다.
  • 수면제 건넨 친모, 목 조른 계부… ‘성폭력 신고’한 10대 딸은 기댈 곳이 없었다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수면제 건넨 친모, 목 조른 계부… ‘성폭력 신고’한 10대 딸은 기댈 곳이 없었다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고생했다”…친딸 살해한 비정한 부모, 법정서 등 돌린 추악한 공범수학여행 이틀 전, 성폭력 신고한 딸을 살해한 계부와 친모치밀하게 계획된 10일간의 살해 여행, 그리고 시스템의 외면2019년 4월 27일 오후 전남 무안군의 한적한 농로에 멈춰 선 승용차 안. 공기는 얼음장처럼 차갑고, 오가는 대화는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너, 왜 날 신고했니.” “내 몸 사진 찍어 보내라고 하고 강간도 하려고 했잖아요.” 계부 김 모(당시 31세) 씨의 추궁에 의붓딸 A(당시 12세)양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며칠 전, A양은 자신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계부를 경찰에 신고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김 씨는 친부 집에 머물던 A양을 목포 터미널로 불러내 이곳까지 끌고 온 참이었다. 차량 앞좌석에는 A양의 친모 유 모(당시 39세) 씨가 13개월 된 젖먹이 아들을 안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이미 딸의 손에는 엄마가 건넨 수면제가 든 음료수가 들려 있었다. 한 시간 넘게 이어진 실랑이 끝에 A양이 신고를 취소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자, 친모 유 씨는 돌연 딸에게 분노를 터뜨렸다. 그 순간이 비극의 신호탄이었다. 오후 6시 30분, 계부 김 씨는 뒷좌석에 앉아 있던 A양의 목을 졸랐다. 엄마와 어린 동생이 바로 앞 좌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중학생 소녀는 짧은 생을 마감했다. 김 씨가 “나가든지 알아서 해라”고 말했지만, 친모 유 씨는 “안에 있겠다”라며 자리를 지켰다. 범행 후 김 씨는 A양의 시신을 트렁크에 싣고 광주 자택으로 가 아내와 젖먹이를 내려준 뒤, 홀로 광주 동구의 한 저수지로 향했다. 벽돌을 넣은 마대를 딸의 발목에 묶어 차가운 물 속으로 던져버렸다. 그 시각, 목포의 친아버지는 수학여행을 이틀 앞둔 딸이 돌아오지 않자 애타게 행방을 찾고 있었다. 어느 곳 하나 기댈 곳 없었던 소녀의 한 맺힌 삶A양의 삶은 태어날 때부터 가시밭길이었다. 부모의 이혼 후 친모가 양육권을 가졌지만, A양은 주로 친부의 집에서 자랐다. 그러나 친부의 집 역시 안식처는 아니었다. 2016년, A양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찾아 “친아버지가 ‘왜 (친모·계부가 사는) 광주 집에 찾아가느냐’며 청소 도구 등으로 수시로 때렸다”라고 털어놓았다. 법원은 친부에게 딸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다. 갈 곳이 없어진 A양은 마지못해 친모와 계부가 사는 광주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곳의 학대는 친부의 폭행보다 더 잔인하고 교묘했다. A양의 친할머니는 “의붓아버지와 친모가 툭하면 손녀를 때리고, 추운 겨울에 밖으로 쫓아낸 뒤 문을 잠가버렸다”라고 증언했다. 친모 유 씨는 “도저히 못 키우겠다”라며 A양을 아동보호소로 내쫓기까지 했다. 계부 김 씨의 학대는 성적인 영역으로까지 번졌다. 2018년부터 음란 동영상과 자기 신체 사진을 보내며 “네 몸도 찍어 보내라”라고 강요했고, 불응하자 욕설을 퍼부었다. 급기야 목포까지 찾아가 A양을 차에 태우고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실을 알게 된 친모 유 씨의 첫 반응은 딸에 대한 질책이었다. 그는 전남편에게 전화해 “어떻게 내 남편과 이럴 수 있느냐. 딸 교육 잘 시켜라”며 모든 책임을 A양에게 돌렸다. 결국 A양은 친부의 도움으로 계부를 경찰에 신고했다. 구멍 뚫린 사회 안전망, 비극을 막지 못한 경찰A양의 용기 있는 신고는 그녀를 지켜주지 못했다. 경찰은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사건을 계부의 거주지인 광주 경찰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일주일이 넘는 시간을 허비했다. 그사이 A양의 신고 사실은 가해자인 계부와 친모의 귀에 고스란히 들어갔다. 보복을 두려워한 A양은 신변 보호까지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찰청장은 훗날 국정감사에서 ”경찰이 좀 더 관심 갖고 신속 철저히 조치했다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소녀의 목숨은 사라진 뒤였다. 친모와 계부의 범행은 결코 우발적이지 않았다. 이들은 A양의 신고 사실을 안 직후부터 10여 일간 젖먹이 아들을 데리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범죄를 계획했다. 철물점에서 청 테이프와 마대 등 범행 도구를 사고, 경북 문경의 한 낭떠러지에서는 돌을 굴려보며 “이 위치가 괜찮겠다”라고 말하는 등 시신 유기 장소를 사전 답사하는 파렴치함까지 보였다. “아들 키워야 하니 아내 선처를”… 법정에서 드러난 파렴치한 부정(父情)함께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했던 부부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추악하게 서로를 등졌다. 자수했던 김 씨는 처음엔 단독 범행을 주장하다가 “아내 유 씨가 범행을 유도했다”라고 책임을 떠넘겼다. 유 씨는 “남편이 어린 젖먹이 아들과 나까지 죽일 것 같아 무서웠다”라며, “수면제는 내가 죽으려고 처방받은 것”이라는 거짓말로 자신을 변호했다. 하지만 중형이 불가피해지자 김 씨는 돌연 “아내는 젖먹이 아들을 키워야 하니 낮은 처벌을 받게 해달라”라며 뒤틀린 부정을 드러냈다. 법원의 판단은 단호했다. 1심 재판부는 유 씨에 대해 “딸에게 극도의 분노를 갖고 수면제를 직접 처방받는 등 범행을 용이하게 했다”라며 “범행 관여 형태로 볼 때 남편 못잖은 엄벌이 불가피하다”라고 밝혔다. 김 씨에 대해서도 “범행을 주도적으로 저질렀다”라며 엄중한 처벌을 예고했다. 항소심과 대법원 역시 원심을 확정했고, 이들 비정한 부부에게는 각각 징역 30년의 중형이 내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계부 김 씨는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신용불량자에 기술도 없어 출소 후 살길이 막막합니다. 교도소에 면회 올 사람도 없는데, 형사님들이라도 와주면 좋겠습니다.” 친딸을 잔혹하게 살해한 범죄자의 입에서 나온 마지막 말은 끝내 참회나 반성이 아닌, 자기 연민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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