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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몰래 빼도 엄만 몰라”… 할머니 통장은 가족의 ATM이었다

    [단독] “몰래 빼도 엄만 몰라”… 할머니 통장은 가족의 ATM이었다

    노인이 평생 모은 노후자금은 당장 한 푼이 급한 가족들에게는 그저 ‘눈먼 돈’이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뽑듯 노인 통장의 돈을 빼 쓴다. 노인 피해자들은 아들과 딸, 동생, 왕래가 없던 친척이 자신의 돈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도 모른 척하거나 따지지 않았다. 수억원을 몰래 인출해도, 자신의 명의로 대출을 받아도, 기초생활수급비를 가져가도, 품 안의 자식이었고 늙은이를 돌봐주는 고마운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금융자산을 착취당한 노인들이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신문은 전국의 노인보호전문기관, 한국후견협회, 신용회복위원회, 전국노인복지단체협의회, 경기도 학대피해장애인쉼터 등 관계기관의 협조와 법원 판결문을 통해 경제적 착취를 당한 노인 13명의 사연을 살펴봤다. 피해자와 관계자 요청에 따라 모두 가명 처리했다.“딸이 돈을 다 가져가 버려서 전기요금도 못 냈다고 하시더라고요.” 복지시설 ‘평화의집’ 대표인 안정자(61·여)씨는 7개월 전 세상을 떠난 최순영(89) 할머니의 퀭한 얼굴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최씨는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의 쪽방에서 20년 넘게 혼자 살았다. 매달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노령연금으로 나오는 60만원 남짓한 돈은 유일한 수입이었다. 쪽방 월세 10만원을 내고도 남는 돈이 조금 있었지만 최씨는 평화의집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연탄이나 화장지 같은 생필품도 이곳에서 받아 썼다.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노령연금이 나오는 월말이면 최씨의 딸이 어김없이 찾아와 엄마 돈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안씨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 돈을 딸에게 줄 수밖에 없는 할머니 속은 얼마나 타들어 갔겠어요? 그런데도 한 달에 한 번 딸 얼굴 보는 걸 좋아했어요.” 최씨는 딸 이야기를 웬만해선 입에 담지 않았다. 사정을 알게 된 안 대표가 경찰에 신고하거나 딸이랑 인연을 끊거나 여하튼 무슨 수를 내자고 했다. 하지만 최씨는 “어떻게 자식을 신고하느냐. 덜 먹고 덜 입더라도 줘야지”라며 오히려 타박했다. 모성애를 악용한 딸의 착취는 10년 가까이 계속됐다. 최씨가 남긴 유일한 유산인 쪽방 보증금 100만원도 딸이 차지했다. 최씨는 숨을 거둘 때까지 어느 곳에도 착취 사실을 알리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노인의 주머닛돈을 탐하는 손길은 이처럼 무자비하다. 황혼의 궁색한 사정 따윈 헤아리지 않는다. 노인보호전문기관 상담사들은 7일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고령층뿐 아니라 기초생활수급자 같은 저소득층도 경제적 학대 피해를 겪는다”며 “재산 규모보다 노인의 인지 능력이나 사회적 고립 정도 등에 따라 학대 가능성이 커진다”고 증언했다. 노인 대상 경제 착취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현금·신용카드 등을 강제로 가로채 사용하는 유형 ▲동의를 받지 않은 예금 인출과 부동산 명의 이전·대출 등 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유형 ▲감정에 호소해 노인 스스로 경제적 지원을 유도하는 유형이다. 노인은 죽어서도 착취당한다. 자녀에게 법적 재산권을 침해당한 김미자(82·여)씨 부부가 대표 사례다. 서울 강남 노른자 땅에 건물을 두고 남 부럽지 않게 살던 김씨는 2015년 남편과 사별했다. 김씨 아들은 사망 신고를 미루고 아버지 통장의 현금 29억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송금했다. 자녀라도 부모가 사망한 이후 돈을 인출하려면 상속 증명 자료를 금융사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서류상 아직 살아 있었기에 은행에서도 문제 삼지 않았다. 아들은 아버지의 유산을 가로채는 데서 만족하지 않았다. 2016년에는 어머니 김씨의 도장을 마음대로 가져다가 허위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만들었다. 어머니의 부동산, 예금 등을 동생과 나눠 가지려고 했다. 김씨는 2017년 숨질 때까지 두 아들이 재산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몰랐다. 어머니가 떠난 뒤 유산을 정리하던 다른 자녀가 신고해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다. 자녀의 착취를 참지 못해 법정으로 가는 사례도 종종 있다. 정연득(78·여)씨는 남편이 유산으로 남긴 부동산 매매대금 중 자신의 몫을 돌려달라며 막내아들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냈다. 남편은 부동산 지분을 정씨와 막내아들에게 절반씩 남겼지만 아들이 이를 판 돈 17억원을 몽땅 챙겼기 때문이다. 법원은 “피고(아들)가 권한 없이 늙은 어머니의 통장에서 임의로 돈을 이체해 이를 취했다”며 정씨 손을 들어줬다.경제적 착취는 보통 판단력이 흐려질 때 당하기 쉽지만 멀쩡한 부모를 치매 환자로 몰아 돈을 가로채려는 자녀도 있다. 한상영(75)씨는 재혼한 뒤 자신을 치매라고 손가락질하는 딸과 싸우고 있다. 딸은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경찰에 ‘아버지가 치매 증상을 보이는데도 새 부인이 방치한다’며 수차례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경찰이 확인한 결과 한씨의 인지 능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수도권에 수십억원대 부동산을 가진 한씨는 돈이 화근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는 노인보호전문기관과의 상담에서 “딸이 재산을 노골적으로 탐내 경제 지원을 끊었더니 그때부터 치매에 걸렸다며 민원을 넣고 다닌다”고 했다. 노후자금은 아들, 딸만 탐하는 게 아니다. 성년후견 전문가인 배광열 변호사는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고향 동생’이라며 치매 노인에게 접근해 집에 얹혀살면서 기초생활수급비와 각종 지원금을 조금씩 가져다 쓰는 사건도 있었다”고 했다. 김완기(88)씨도 명절에나 가끔 봤던 먼 친척인 김우영(45)씨를 2014년 양자로 들였다가 수억원을 빼앗겼다. 우영씨는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던 완기씨를 꾀여 양자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듬해인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우영씨가 양아버지 통장에서 빼간 돈은 7억원이었다. 금융거래를 수상히 여긴 은행 직원의 신고로 우영씨는 2018년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완기씨는 이미 세상을 떠난 이후였다. 노인이 노인의 등을 치는 일도 있다. 임영춘(87)씨는 10년 넘게 왕래 없던 친구 부부에게 500만원을 빼앗겼다. 친구인 유석진(86)씨와 그의 아내(72)는 2018년 임씨가 치매를 앓는다는 사실을 알고 접근했다. 임씨 집을 자주 찾으며 친분을 쌓았다. 그해 6월 유씨 부부는 임씨에게 “돈을 조금만 대주면 우리 가게의 빚을 청산한 뒤 당신과 함께 살며 병간호를 해주겠다”며 통장 비밀번호를 알아갔다. 하지만 두 차례에 걸쳐 500만원을 빼갔을 뿐 이후 임씨의 삶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노인에게 허락받지 않고 마음대로 통장의 돈을 찾아가는 게 가장 흔한 사례”라고 전했다. 노인들이 경제적 착취에 맞설 ‘법적 카드’가 없는 건 아니다. 타인이 현금·신용카드 등을 강제로 가져가 쓰거나 본인 동의 없이 예금을 인출하고 부동산 명의 이전, 대출 등을 했다면 노인복지법 위반이나 사기 등의 혐의로 상대방을 신고할 수 있다. 또 민사소송을 통해 부당이득금반환이나 손해배상 청구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감정에 호소해 노인이 스스로 돈을 꺼내 주도록 유도하는 교묘한 착취에는 손 쓸 방도가 없다. 처벌도 어렵고 노인 스스로도 굳이 피해 사실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송하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워낙 드물다 보니 가족이 아닌 사람이 경제적 착취 피해 사실을 알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실제 서울신문이 인터뷰한 피해 노인들은 “자녀가 착취했다”는 표현 자체를 매우 불쾌해했다. 사업에 실패한 아들을 위해 지난 2월 자신 명의로 2000만원을 대출해 준 최정규(67)씨는 “착취가 아니라 내 의지로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0년부터 6년간 잔뜩 쌓인 빚 탓에 개인워크아웃 제도를 통해 채무조정을 해 겨우 부채를 털었지만 아들을 위해 다시 2000만원을 대출받았다. 빚에 치인 삶을 다신 살고 싶지 않다고 다짐했지만 저축은행, 카드사의 추심 압박에 시달리는 아들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최씨는 “아들이 통사정해 돈을 꿔서라도 줘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했다. 벌이가 없던 최씨가 2000만원을 갚기는 애초 불가능했고 꼬박꼬박 불어나는 이자 탓에 빚은 계속 늘어났다. 최씨는 경비 일을 시작하며 개인워크아웃을 다시 신청했다. 자신의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거나 필요한 물품을 결제해주는 방식으로 딸에게 지원을 해주던 박명숙(69·여)씨도 “딸이 너무 딱해서 그런 것이지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해부터 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경제 지원을 하던 박씨는 1년 6개월 만에 5000만원의 빚이 생겼다. 박씨는 최근 채무조정 상담을 받고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사정이 나아지면 갚겠다”던 딸 부부의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았다. 특별취재팀 ikik@seoul.co.kr 특별취재팀유대근·홍인기·나상현·윤연정 기자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전해철 “조성길 한국행 수차례 희망”

    전해철 “조성길 한국행 수차례 희망”

    1997년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비서 이후 20여년 만의 북한 최고위급 인사 망명으로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킨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는 지난해 7월 한국행 의사를 자발적으로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조 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자진해서 왔다”며 “수차례 한국행 의사를 자발적으로 밝혔고 우리가 그 의사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전날 조 전 대사대리의 망명설이 알려진 뒤 책임 있는 여권 고위 관계자가 실명으로 이 사실을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입국이 1년 이상 공개되지 않은 배경과 관련해선 “본인이 한국에 온 것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며 “북한에 있는 가족(딸)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은 전날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 첫 보도가 나오기 전 정보위 여야 간사들에게도 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조 전 대사대리가 2018년 11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잠적했다가 제3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을 간접 확인했다.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 전 대사대리가 유럽 제3국에 주재하는 한국대사관에 들어와 망명을 신청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한국 입국을) 사실상 발표한 것과 관련, 협력을 제공한 제3국 정부와 사전 협의를 했느냐’고 질의했다. 강 장관은 “협력을 긴밀히 했고 신뢰가 전제된 사안이기에 신뢰를 충분히 존중하고 지키면서 (협력을) 해 왔다”고 답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단독] 가족에게 뜯기는 노인 55만명

    [단독] 가족에게 뜯기는 노인 55만명

    돈·부동산 털린 고령층 급격히 증가피해 알고도 가족 상대로 신고 꺼려WHO “노인인구 6.8% 착취 경험”금융위, 피해규모 제대로 파악 못해 ‘동생이 무섭다. 자식에게 가고 싶다.’ 노인의 삐뚤빼뚤한 서체에서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청각장애인 윤석진(73·가명)씨가 여동생 눈을 피해 써 내려간 문장이다. 그는 지난해 6월 납치당하듯 동생의 집으로 끌려갔다. 고령 탓에 인지·판단 능력이 떨어진 윤씨는 저항 한번 못하고 1년간 갇혀 지냈다. 동생은 지난해 12월 윤씨의 토지 800㎡를 자기 이름으로 옮겨 놨다. 1억 2000만원(공시지가 기준)짜리 땅은 윤씨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주인이 바뀌었다. 동생의 착취가 꼬리를 밟힌 건 지난 5월이었다. 동생은 오빠 윤씨를 데리고 서울 한 구청에 장애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을 신청하러 갔는데 복지정책과 직원이 윤씨의 실종 접수 사실을 인지해 두 사람을 떼어놓았다. 이후 필담을 나눠 동생의 범행을 확인했다. 윤씨는 다시 자녀의 품으로 돌아갔고, 경찰은 동생을 감금과 노인 학대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윤씨가 겪은 ‘경제적 착취’의 비극은 힘없는 노인이라면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다. 인지·판단력이 떨어지면 착취의 대상이 되기 쉽다. 범인은 형제자매나 아들·딸, 며느리, 사위, 친척, 간병인 등 주로 노인 곁에 있는 이들이다. 일선 복지 현장에서는 7일 “가족 등에게 돈이나 부동산을 빼앗기는 고령층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심각한 현장 분위기와 달리 정부는 경제적 착취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지난해 접수하거나 상담한 피해 건수는 426건뿐이었다. 이 숫자가 현실을 온전히 반영한다고 믿는 전문가는 없다. 금융위원회도 고령층 금융 착취를 막겠다며 ‘노인금융피해방지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노인 피해자가 매년 몇 명쯤 되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해자가 가족이나 지인인 사례가 많다 보니 피해 본 노인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신문이 인터뷰한 착취 피해 노인들은 “자식이 가져간 돈을 갚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거나 “늙은이를 돌봐 준 대가”, “내가 돈을 빼가라고 했다”며 가해자를 오히려 감쌌다. 딸이 명의를 도용해 대출받는 바람에 2000만원의 빚을 지게 된 한 할머니는 전화 인터뷰 도중 “내 새끼 흉보는 건 못하겠다”며 끊기도 했다. 보건복지부의 노인학대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적 학대 가해자는 아들(44.9%), 딸(12.2%), 배우자(11.5%) 등 친족인 경우가 10건 중 8건이었다. 이 때문에 ‘학대를 당해도 참는다’고 답한 비율이 36.3%나 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노인인구의 약 6.8%가 경제적 착취를 겪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우리나라(노인인구 815만명)에 적용하면 55만명 정도가 착취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제철웅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급속한 고령화 속도나 부실한 예방체계 등을 감안하면 서둘러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ikik@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북한 돌아가고 싶다” 부인 제보에 조성길 한국행 노출된 듯(종합)

    “북한 돌아가고 싶다” 부인 제보에 조성길 한국행 노출된 듯(종합)

    입국 1년 지나 뒤늦게 노출된 경위 ‘관심’부인이 언론사 제보하는 과정서 공개된 듯전해철 “지난해 7월 자진해서 한국 왔다” 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의 입국이 1년 넘도록 공개되지 않다가 뒤늦게 노출된 경위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부인의 제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현재 공식 확인된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 입국 시점은 지난해 7월이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조 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자진해서 왔다”고 밝혔다. 북한에 있는 가족의 신변 안전 문제 때문에 조 전 대사대리 본인이 한국 입국 공개를 극도로 꺼렸고, 관계 당국 역시 이 사실을 함구해왔다. 조 전 대리대사 부부는 당초 한국이 아닌 미국 등 제3국 망명을 희망했으나 여의치 않자 불가피하게 한국으로 온 만큼 더욱 노출을 꺼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조 전 대사대리의 부인은 딸과 가족이 있는 북한으로 돌아가길 희망하며 복수의 방송사를 찾아 ‘북한행’ 의사를 피력하면서 이들의 한국행 사실이 밖으로 새어 나왔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재 이들의 딸은 북한에 거주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이탈리아 외교부는 조 전 대사대리의 당시 미성년 딸이 2018년 11월 14일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확인했다. ‘강제 북송’ 관측이 제기되자 조 전 대사대리의 후임으로 부임한 김천 당시 대사대리는 “딸은 잠적한 조성길 부부에 의해 집에 홀로 남겨졌기 때문에 부모를 증오했고 조부모에게 돌아가기 위해 평양에 가길 원했다”며 소문을 부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조 전 대사대리의 잠적 이후 대사관에 남겨진 딸이 강제 북송된 것인지, 조부모가 있는 북한으로 자발적 귀국한 것인지는 논란거리로 남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개로 딸을 비롯해 조 전 대사대리의 재북 가족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지난 6월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북한 내부에서도 탈북민 혐오 정서가 고조된 상태다. 당시 북한 매체는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탈북민 규탄 군중 집회 소식을 전했고, 느슨했던 탈북민 가족에 대한 당국의 감시도 한층 강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탈북민 출신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역시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만 해도 조 전 대사대리에게 공개편지로 한국행을 촉구했으나 이날 페이스북에는 외교관이 근무지를 탈출해 한국으로 망명하면 북한이 ‘배신자·변절자’로 규정한다며 “변절자·배신자의 가족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했다. 강경화 “조성길 입국 기사 나와 놀랐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조 전 대사대리가 지난해 한국에 들어와 체류 중이라는 내용이 보도돼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정보당국이 관련 내용을 의도적으로 공개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지적하자 “넘겨짚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사가 나와서 놀랐다”며 “(보도) 경위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에 대한 외교부의 역할과 관련해 “외교부가 할 역할은 충분히 했습니다만, 상세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고 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국회 정보위 “조성길은 지난해 7월 한국에 자진해서 왔다”

    국회 정보위 “조성길은 지난해 7월 한국에 자진해서 왔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자진해서 국내에 입국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조 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자진해서 왔다”며 “수차례 한국행 의사를 자발적으로 밝혔고 우리가 그 의사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조 전 대사대리의 국내 입국이 1년 이상 공개되지 않은 배경과 관련해선 “본인이 한국에 온 것이 알려지는 것을 당연히 원하지 않았다”며 “북한에 있는 가족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이 사안과 관련해 우리 정부와 접촉했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국회 정보위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정보위 여야 간사 합의로 조 대사의 입국사실 정도만을 확인해주기로 했다”며 “신변안전 문제 때문에 그 이상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 전 대사대리는 2017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을 이유로 이탈리아 정부가 문정남 당시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를 추방한 이후 대사대리를 맡았다. 2018년 11월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종적을 감추면서 제3국 망명설이 도는 등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탈리아에 남아있던 미성년 딸은 북한으로 송환된 것으로 지난해 2월 이탈리아 외교부가 확인했다. 당시 이탈리아 언론은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부모를 따라 망명하는 대신 자발적 귀국을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2월 이탈리아 외교부는 “북한 측 통보에 따르면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고국에서 조부모와 함께 있길 희망해, 11월 14일 대사관 여성 직원과 함께 북한에 돌아갔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이탈리아 정계에서 위험에 처한 미성년이 북한으로 끌려갔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나,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이중의 배신, 납치됐다고 알려진 북한 소녀에 대한 진짜 이야기’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조 전 대사대리는 2017년 10월에 대사 역할을 맡으면서 이탈리아 정보기관의 감시 대상이 됐고, 당시 17세였던 그의 외동딸은 정보기관의 보고서에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고 묘사됐다. 또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은 북한 정권의 이데올로기에 충실했으며, 부모가 북한 정권의 사상에 부합하지 않는 언행을 할 때마다 부모를 책망하고 이런 사실을 평양의 조부모는 물론 북한대사관의 다른 직원들에게도 이야기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북한 정부가 조 전 대사대리에게 귀국 명령을 내린 것도 딸의 발언 때문이라고 이탈리아 언론은 추측했다. 2018년 11월 10일 부모가 잠적하자 딸은 즉시 이 사실을 북한대사관 직원들에게 알리고 부모의 망명 나흘 뒤인 11월 14일 북한대사관 여성 공관원과 함께 로마의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북한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성길 이후 이탈리아에 부임한 김천 대사대리는 “남한에서 제기한 ‘납치설’은 이탈리아와 북한의 관계를 훼방 놓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조성길은 딸 조유정의 정신장애 때문에 아내와 부부 싸움을 한 뒤 대사관을 나갔고, 다음 날 아침 그의 아내도 대사관을 떠난 뒤 두 사람 다 돌아오지 않고 종적을 감췄다”고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여기는 중국] 10살에 대학 입학한 천재 소녀의 반전 근황

    [여기는 중국] 10살에 대학 입학한 천재 소녀의 반전 근황

    전 중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천재 소녀’의 근황이 최근 공개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상하이옵저버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허난성 상추에 사는 13세 소녀 장이원은 수년 전 ‘꼬마 신동’으로 얼굴과 이름을 알리며 유명인사가 됐다. 이 소녀는 4세 때 유치원에 들어갔다가 한 달 만에 그만두고 곧바로 초등학교 교과과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소녀의 아버지인 장민타오는 딸이 매우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총명함을 자랑하는 것을 본 뒤 직접 홈스쿨링을 시작했다. 장 양은 학교에 가지 않는 시간에서 학교 스케줄과 유사한 시간계획표를 세우고 이를 철저히 지켜가며 대학입시를 준비했다. 아버지의 이러한 교육 스타일 뒤에는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이 있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장 양의 아버지 역시 8세 때 중학교 과정을 모두 마치고 베이징대학에 입학했으며, 이후 5년 만에 석사학위를 취득한 신동이었다.장 양은 아버지의 소원대로 9세 때 처음 대입 시험을 치렀지만 낙방했고, 다음 해에 높은 성적을 받으면서 고향인 상추에 있는 3년제 대학인 상추공과대학 전자공학부 입학에 성공했다. 아버지가 꿈에 그리던 대학에 입학했지만 장 양의 대학 생활은 순탄하지 못했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지 못했을뿐더러, 대학에서 함께 수학하는 동기들과는 10살이 넘는 나이 차이 때문에 쉽사리 대화를 나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함께 공부하는 동기들보다 어리고 키가 작은 장 양은 학생식당에서 식사를 주문할 때에도 ‘까치발’을 들어야 했고, 이를 본 같은 대학 학생들이 어린아이를 돕듯 도와주고는 했다. 일각에서는 장 양의 이러한 교육과 생활이 부모에 의해 강제로 자유를 박탈당한 동시에 전형적인 조기교육의 실패 사례라는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이에 대해 장 양의 아버지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어렸고 부모와 선생님께 순종적이었지만, 지금의 딸은 약간 반항적이다. 독립적인 의견을 내놓는 과정에서 다투기도 한다”면서 “친구가 없는 것에 외로움을 느끼겠지만, 외로움 자체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스스로 내향적인 성격이라고 말하는 장 양은 지난 7월, 무사히 대학을 졸업했다. 또래는 평범한 중학교 생활을 즐길 때, 이 소녀는 대학과정을 모두 마친 뒤 현재 가정교사로 일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19세 도미니카女 ‘염산 테러’ 당해…범인은 알고보니 전 남친

    19세 도미니카女 ‘염산 테러’ 당해…범인은 알고보니 전 남친

    도미니카공화국 수도 산토도밍고에서 지난달 25일(현지시간) 19세 여성이 오토바이를 탄 2인조 괴한에게 염산(또는 황산) 테러를 당해 크게 다치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건 당시 모습이 인근 폐쇄회로(CC)TV에 찍혀 확산하면서 며칠 만에 범인들이 체포됐다고 현지 일간 ‘디아리오 리브레’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아이의 어머니인 요카이리 아마란테 로드리게스(19)는 사건 당일 일을 마치고 차에 오르던 중 오토바이를 탄 2인조 괴한의 습격을 받아 중상을 입었다. 목격자는 “오토바이는 1명이 운전했고 그 뒤에 타고 있던 다른 1명이 여성의 머리에 산을 뿌렸다”고 말했다.CCTV에는 피해 여성이 염산 테러를 당한 뒤 차에서 내려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과 오토바이를 탄 2인조가 차 옆을 지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근처에 있던 한 여성이 비명을 지르는 피해 여성에게 뛰어왔고, 피해 여성의 얼굴에 물 같은 것을 끼얹으며 다가가는 남성의 모습도 찍혔다. 이때 피해 여성은 앞이 보이지 않는지 두 손을 앞으로 내밀고 울부짖으며 심하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녀의 티셔츠는 염산 테러 때문인지 색깔이 변해 있었다.이후 피해 여성은 구급대에 의해 인근 네이 아리아스 로라 병원으로 이송됐다. 해당 병원의 화상전문의인 에디 브루노는 처음에 “신체의 40%에 화상을 입었고 특히 머리와 얼굴의 피해가 심각해 매우 위험한 상태”라면서 “실명할 위험도 있다”고 말했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피해 여성은 이달 들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왼쪽 눈의 시력은 약간 남아 있는 것 같다. 약간이라면 대화도 할 수 있고 잘 되면 얼굴 성형 수술을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화상 치료에는 앞으로 4년 동안 최소 20~25회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피해 여성은 병원 측에 “두살배기 딸이 변해버린 내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피해 여성이 염산 테러를 당했을 때의 CCTV 영상은 현지 여러 매체가 크게 다루면서 널리 확산했다. 게다가 미국의 유명 여성 래퍼 카디비가 스페인어로 “1만 달러(약 1200만원)를 줄 테니 범인을 찾는 데 협조해 달라”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호소해 이 사건은 더욱더 크게 주목을 받았다. 덕분에 경찰은 며칠 뒤 총 3명을 범인으로 체포할 수 있었다. 사건의 주범은 피해 여성의 전 남자 친구인 윌리 안토니아 하비에르 몬테로(33)로, 3500도미니카페소(약 7만원)를 주고 염산 테러를 시행할 두 남성을 고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동기는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 남자 친구는 피해 여성과 그녀가 14세였을 때부터 사귀기 시작했고 두 사람이 헤어진 시기는 최근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체는 전 남자 친구가 피해 여성에게 다른 남성과 사귀면 죽이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면서도 피해 여성에 대한 원망이나 질투가 원인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소식에 “가해자는 최악의 인간”,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 “피해 여성의 괴로움은 평생 계속될 것”, “가해자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등의 목소리가 전해지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속보] 태영호 “국감서 조성길 관련 질의는 안할 것”

    [속보] 태영호 “국감서 조성길 관련 질의는 안할 것”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조성길 전 북한 이탈리아 주재 임시대리대사의 한국행이 뒤늦게 알려진 것과 관련해 “조성길이 만약 대한민국에 와 있다면, 딸을 북에 두고 온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려 우리 언론이 집중조명과 노출을 자제했으면 한다”며 국정감사에서도 자신은 그와 관련한 질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영국 북한 공사 출신인 태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먼저 나는 조성길 전 임시대리 대사의 소재와 소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태 의원은 “대한민국에 있는 대부분의 전직 북한 외교관들은 북에 두고 온 자식들과 일가 친척들의 안위를 생각해서 조용한 삶을 이어가고 있고, 우리 정부도 인도적 차원에서 신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오늘 외교부 국감에서 조성길 관련 질의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태 의원은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으로 이날 외교부를 대상으로 한 국감에 참석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조성길, 1년 넘게 한국 있었다…친구 태영호 “아주 인도적 사안”

    조성길, 1년 넘게 한국 있었다…친구 태영호 “아주 인도적 사안”

    2018년 11월 돌연 잠적했던 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가 극비리에 한국행을 택하고 1년 넘게 국내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은 1997년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비서 이후 20여년 만의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한국 망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016년 한국 망명을 택한 태영호 당시 영국대사관 공사는 2020년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태영호 의원은 지난해 1월 자신의 블로그에 “친구 조성길에게. 한국은 나나 자네가 이루려던 바를 이룰 수 있는 곳”이라며 “서울은 한반도 통일의 전초기지. 서울에서 나와 함께 의기투합해 북한의 기득권층을 무너뜨리고 이 나라를 통일해야 한다. 한국으로 오면 신변안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직업도 자네가 바라는 곳으로 해결된다. 자녀교육도 좋다”고도 망명을 권유했다. 더불어 “내가 쓴 책 ‘3층 서기실의 암호’는 6개월 동안 15만권 이상이 팔렸다. 자네도 한국에 와 자서전을 하나 쓰면 대박 날 것”이라며 “미국 쪽으로 망명타진을 했더라도 늦지 않았다. 이제라도 이탈리아 당국에 (남한 망명을) 당당히 말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개 편지를 쓴 뒤 6개월 후인 지난해 7월 조성길 전 대사대리는 한국으로의 망명을 택했다. 태영호 의원은 7일 입장문을 내고 “나는 조 대사의 소재와 소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태 의원은 “언론사들은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보도하지만, 북한에 친혈육과 자식을 두고 온 북한 외교관들에게 본인들의 소식 공개는 그 혈육과 자식의 운명과 관련된 아주 중요한 인도적 사안”이라며 “조성길이 만약 대한민국에 와 있다면, 딸을 북한에 두고 온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려 우리 언론이 집중 조명과 노출을 자제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날 실시하는 외교부 국감에서 “조성길 관련 질의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여기는 남미] 감옥에서도 고향 주민들에게 현금 뿌리는 마약왕 엘차포

    [여기는 남미] 감옥에서도 고향 주민들에게 현금 뿌리는 마약왕 엘차포

    미국에서 종신형을 선고 받고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멕시코의 마약왕 '엘차포' 호아킨 구스만이 고향에 막대한 현찰을 뿌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시날로아주 쿨리아칸에선 최근 '당신의 친구 JGL에게로부터'라는 도장이 찍힌 지폐가 돌고 있다. JGL는 마약왕 구스만의 완전체 본명 이니셜(Joaquin Guzman Loera)이다. 문제의 지폐는 지난해 9월부터 통용되고 있는 새 200페소(약 1만원)권으로 도장은 와인색 잉크로 지폐의 뒷면에 찍혀 있다. 현지 언론은 "쿨리아칸의 한 상점에 설치된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문제의 지폐가 나왔다"면서 이미 여러 손을 거쳐 지폐가 ATM까지 흘러들어간 것 같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아직 적극적으로 활동 중인 구스만의 조직이 출처를 확인하는 도장을 찍은 돈을 주민들에게 뿌렸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관계자는 "이니셜 앞에 붙은 표현 '당신의 친구'라는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민심을 얻기 위해 돈을 살포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약왕 구스만의 조직은 민심을 얻는 데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조직은 주민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구호품 배포다. 마약왕의 조직은 최근 쿨리아칸 종합병원 외곽에서 코로나19 확진자 가족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줬다. 생필품으로 구성된 구호품 패키지에는 이니셜 'JGL'이 선명하게 찍힌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 마약왕 구스만의 자녀들 중에선 딸 알레한드리나 구스만이 아버지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가장 적극적이다. 기업까지 만들고 아버지의 캐릭터 판매 등 '마약왕 사업'을 하고 있는 딸은 지난 4월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기초식품 등을 배포했다. 당시 구호품이 담긴 상자엔 마약왕의 얼굴이 찍혀 있었다. 한편 멕시코 중앙은행은 '당신의 친구 JGL에게로부터'라는 도장이 찍힌 지폐에 대해 "법정화폐로서의 가치엔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멕시코는 지폐에 정치, 종교 또는 상업적 목적의 메시지를 지폐에 쓰거나 인쇄해 뿌리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관계자는 "규정을 살펴봤지만 걸리는 부분이 없어 도장이 찍힌 지폐의 효력엔 아무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육아 게임’ 알고 보니 ‘성인 게임’… 구글·애플 자체심의가 화 불렀다

    ‘육아 게임’ 알고 보니 ‘성인 게임’… 구글·애플 자체심의가 화 불렀다

    아동을 성적 대상화한 모바일 게임이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에 아동과 청소년 모두 이용 가능한 게임(12·15세 이용가)으로 버젓이 올라왔다가 여론의 철퇴를 맞았다. 구글, 애플 등 앱을 사고파는 플랫폼 업체가 연간 게임 이용 등급을 스스로 정하도록 한 심의제도가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소년에게 잘못된 성관념을 심어 줄 수 있는 유해 게임을 사전에 걸러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대대적인 광고를 하고 사전예약자 90만명을 기록한 모바일 게임 ‘아이들 프린세스’가 아동을 성적 대상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아이들 프린세스’는 게임 이용자인 초보 아빠가 숲속에서 정령인 여자아이를 데려와 키우는 롤플레잉(RPG) 게임으로 아이앤브이게임즈가 제작하고 인프라웨어가 배급했다. 지난달 17일 출시 후, 6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10만명 이상이 내려받았다. 이 게임은 아빠와 딸의 관계를 내세우면서도 부적절한 성적 일러스트를 여러 건 사용했다. 8살 여아 캐릭터가 속옷이 다 보이는 의상을 입고 등장해 “아빠랑 목욕하고 싶어”라고 하거나, 캐릭터가 성장할 때 “오빠 만지고 싶어? 잠깐이라면 괜찮아”, “내 팬티가 그렇게 보고 싶은 거야” 등의 대사를 내뱉어 ‘소아성애’ 논란이 불거졌다. 이용자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게임 개발사는 지난 5일 대표이사 성명의 사과문을 내고 문제가 된 일러스트와 캐릭터 설정을 수정하고 7일부터 이용 등급을 18세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게임물을 관리 감독하는 정부기관인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는 이번 사건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아동을 성적 대상화한 게임이 20일 가까이 서비스될 수 있었던 이유로 게임물 자체등급분류제도를 꼽았다. 업계에 자체 심의를 맡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게임위에 따르면 연간 쏟아지는 게임 약 46만여개 가운데 99.6%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 8곳의 앱 마켓 사업자로부터 이용등급을 지정받는다. 앱 마켓 사업자는 게임을 만든 개발사가 스스로 평가한 게임의 선정성, 폭력성 정도에 따라 등급을 분류한다. 사실상 게임 제작사가 스스로 이용 등급을 평가하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시스템인 것이다. 문제가 된 ‘아이들 프린세스’도 앱 마켓의 자체등급분류를 받았다. 구글과 원스토어는 15세 등급을 부여했고 애플 앱스토어는 이 게임 이용 연령을 12세로 정했다. 게임위는 하루에 1000개 이상 쏟아지는 게임물을 전부 직접 심사하기 어려워 사후 모니터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후 점검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심의를 통해 이용등급을 재분류한다. 모니터링부터 업체에 콘텐츠 시정 요청을 하기까지 적게는 2~4주가 소요되며 사안에 따라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상품 주기가 짧은 모바일 게임을 제재하기에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게임위 위원인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는 “‘아이들 프린세스’와 같은 부적절한 게임이 발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모니터링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 윤리 교육을 통해 시민들도 게임을 감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규호 게임이용자보호시민단체협의회 대표는 “게임업계가 자율적으로 심의하겠다고 한 만큼 책임도 져야 한다. 필요하다면 이용등급이 적절히 매겨졌는지 전수조사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엘리트 외교관 집안 출신… 반북단체 ‘자유조선’ 망명 도운 듯

    엘리트 외교관 집안 출신… 반북단체 ‘자유조선’ 망명 도운 듯

    부친 외무성 대사·장인은 주태국 대사대북제재 피해 외화벌이·사치품 수입 지난해 7월 한국에 정착한 것으로 6일 확인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는 북한의 6차 핵실험의 여파로 2017년 10월 문정남 대사가 이탈리아에서 추방되자 대사대리로 임명돼 대사관 업무를 총괄했던 인물이다. 조 전 대사대리는 고위층 외교관의 ‘엘리트 집안’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지난해 1월 조 전 대사대리와 관련해 “조 전 대사대리와 외무성 같은 국에서 근무했다”며 “아버지가 외무성 대사였고 장인은 전 주태국 북한대사”라고 밝힌 바 있다. 조 전 대사대리 본인도 평양외국어대를 졸업했고 경제적으로도 상류층에 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일했던 이탈리아 대사관은 북한 외화벌이 주요 거점 중 하나로 평가된다. 그는 대북 제재를 피해 사치품을 북한에 몰래 들여가는 일도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대사대리 망명 과정에서는 반북(反北) 단체가 개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4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가 행적을 감춘 뒤 부인과 함께 북한 대사관을 탈출했으며, 이후 이탈리아 정보 당국의 보호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조 전 대사대리가 잠적한 당일 아침 직원들에게 부인과 함께 산책하러 간다며 밖으로 나간 후 근처에 있는 차에 탄 뒤 돌아오지 않았다. 조 전 대사대리 망명 과정에서는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이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부부가 탄 차량의 운전석에는 자유조선 관계자가 앉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조선은 2017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살해되자 그의 아들 김한솔의 도피를 도운 단체로 널리 알려져 있다. 조 전 대사대리는 망명 이후 밝혀지지 않은 서구 국가에 은신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국가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 외무부는 지난해 2월 조 전 대사대리와 그의 아내가 2018년 11월 10일 대사관을 떠났고, 당시 고등학생 신분이었던 딸은 같은 해 11월 14일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조성길 北 고위 외교관, 한국 택했다

    조성길 北 고위 외교관, 한국 택했다

    2018년 11월 종적을 감추었던 북한의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가 이미 1년여 전 한국에 입국해 정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997년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비서 이후 최고위급의 한국행이다. 남북 경색 국면에서 북한 고위급의 귀순 사실이 알려지면서 향후 남북 관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아울러 서해상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북한 고위급의 귀순 사실을 1년 넘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6일 “조 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제3국을 거쳐 국내에 들어와 있다”며 “가족도 함께 입국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경로를 거쳐 한국에 들어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에 “조 전 대사대리는 지난해 7월 한국에 입국해서 당국이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조 전 대사대리는 같은 외교관 출신으로 2016년 귀순한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 공사(현 국회의원)보다 직급이 높다. 대사급 인사가 탈북한 것은 1997년 장승길 주이집트 북한 대사가 미국으로 망명한 이후 21년 만이다. 주이탈리아 대사관은 식량 지원을 다루는 식량농업기구(FAO)를 맡고 있어 북한에서는 중요한 재외공관으로 뽑힌다. 이에 북한 외무성에서도 성분이 좋고 실력을 인정받은 엘리트들만 배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대사대리는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하며 문정남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가 유엔 대북 제재의 여파로 추방된 이후 대리직을 맡을 정도로 실무 능력도 뛰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대사대리는 임무 수행 중이던 2018년 11월 부인과 산책을 나간 뒤 잠적해 최근까지도 행방이 묘연했다. 한때 외신 등에서는 조 전 대사대리 부부가 이탈리아 당국의 보호를 받으며 망명을 기다리고 있다거나 이미 미국, 영국으로 건너갔다는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단 조 전 대사대리의 미성년자 딸은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지난해 2월 이탈리아 외교부가 공개한 바 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8살 아들 때려 숨지게 한 엄마…그 곁엔 학대 부추긴 애인

    8살 아들 때려 숨지게 한 엄마…그 곁엔 학대 부추긴 애인

    남자친구가 IP카메라로 아이들 감시하며 학대 부추겨 8살 아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하다가 숨지게 한 30대 친엄마가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아이를 감시하며 학대를 부추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모의 남자친구에게는 더 무거운 형이 내려졌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 김용찬)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38·여)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 남자친구 B(38)씨에게는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아동학대치료 프로그램 이수 및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도 각각 명령했다. 이들의 학대는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간 이어졌다. 친엄마 A씨는 8살 아들을 사망 전날인 지난 3월 11일까지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모두 13차례에 걸쳐 손과 둔기 등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자신의 폭행으로 아들과 딸이 얼굴과 온 몸에 심한 멍이 들자 멍을 빼게 하겠다며 줄넘기를 시켰고, 아이들이 잘 하지 못하자 또 폭행했다. 아들은 학대로 인해 종아리 피부가 모두 벗겨져 고름이 찼고, 탈모 증상을 겪는 등 극심한 고통 속에 던져졌다. 남자친구 B씨는 A씨의 모진 학대를 말리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겼다. 그는 집에 설치된 IP카메라로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낮잠을 자지 말라는 지시를 어기더라”는 등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전달하며 폭행을 유도했다. 또 “아들이 동생과 다퉜다”고 전화로 알려 A씨가 때리도록 지시하는 등 수시로 학대에 가담했다. A씨는 B씨를 만나기 전에는 아이들을 때리지 않았는데 B씨가 훈육을 도와주겠다며 학대를 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반면, B씨는 본인이 지시한 폭행과 살인의 연관성이 없다며 치사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B씨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사실혼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B씨에게 보호 자격이나 의무가 없다는 점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학대의 정도와 수법이 매우 잔인하고 심각하고 아이들이 느꼈을 공포와 배신감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들의 친부가 엄벌을 원하고 있다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해 중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데 비해 B씨는 책임을 회피하고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학대를 지시한 죄책이 더욱 무겁다”고 판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아동 성적대상화 게임이 15세 이용등급?…앱마켓에 맡긴 자체심의가 화 불렀나

    아동 성적대상화 게임이 15세 이용등급?…앱마켓에 맡긴 자체심의가 화 불렀나

    아동을 성적대상화한 모바일 게임이 애플리케이션 마켓에 아동과 청소년 모두 이용가능한 게임(12세·15세 이용가)으로 버젓이 올라왔다가 여론의 철퇴를 맞았다. 구글, 애플 등 앱을 사고파는 플랫폼 업체가 연간 게임 이용 등급을 스스로 정하도록 한 심의제도가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소년에게 잘못된 성관념을 심어줄 수 있는 유해 게임을 사전에 걸러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대대적인 광고를 하고 사전예약자 90만명을 기록한 모바일 게임 ‘아이들 프린세스’가 아동을 성적대상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아이들 프린세스는 게임 이용자인 초보 아빠가 숲 속에서 정령인 여자 아이를 데려와 키우는 롤플레잉(RPG) 게임으로 아이앤브이게임즈가 제작하고 인프라웨어가 배급했다. 지난달 17일 출시 후, 6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10만명 이상이 내려받았다. 이 게임은 아빠와 딸의 관계를 내세우면서도 부적절한 성적 일러스트를 여러 건 사용했다. 8살 여아 캐릭터가 속옷이 다 보이는 의상을 입고 등장해 “아빠랑 목욕하고 싶어”라고 하거나, 캐릭터가 성장할 때 “오빠 만지고 싶어? 잠깐이라면 괜찮아”, “내 팬티가 그렇게 보고 싶은 거야” 등의 대사를 내뱉어 ‘소아성애’ 논란이 불거졌다. 이용자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게임 개발사는 지난 5일 대표이사 성명의 사과문을 내고 문제가 된 일러스트와 캐릭터 설정을 수정하고 7일부터 이용 등급을 18세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게임물을 관리 감독하는 정부기관인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는 이번 사건에 대해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아동을 성적대상화한 게임이 20일 가까이 서비스될 수 있었던 이유로 게임물 자체등급분류제도를 꼽았다. 업계에 자체 심의를 맡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게임위에 따르면 연간 쏟아지는 게임 약 46만여개 가운데 99.6%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 8곳의 앱 마켓 사업자로부터 이용등급을 지정받는다. 앱 마켓 사업자는 게임을 만든 개발사가 스스로 평가한 게임의 선정성, 폭력성 정도에 따라 등급을 분류한다. 사실상 게임 제작사가 스스로 이용 등급을 평가하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시스템인 것이다. 문제된 ‘아이들 프린세스’도 앱 마켓의 자체등급분류를 받았다. 구글과 원스토어는 15세 등급을 부여했고 애플 앱스토어는 이 게임 이용 연령을 12세로 정했다. 게임위는 하루에 1000개 이상 쏟아지는 게임물을 전부 직접 심사하기 어려워 사후 모니터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후 점검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심의를 통해 이용등급을 재분류한다. 모니터링부터 업체에 콘텐츠 시정요청을 하기까지 적게는 2~4주가 소요되며 사안에 따라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상품 주기가 짧은 모바일 게임을 제재하기에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게임위 위원인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는 “아이들 프린세스와 같은 부적절한 게임이 발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모니터링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 윤리 교육을 통해 시민들도 게임을 감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규호 게임이용자보호시민단체협의회 대표는 “게임업계가 자율적으로 심의하겠다고한 만큼 책임도 져야 한다. 필요하다면 이용등급이 적절히 매겨졌는지 전수 조사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친척 살해 뒤 시신 108조각 낸 ‘친절한 살인자’ 캐나다서 논란

    친척 살해 뒤 시신 108조각 낸 ‘친절한 살인자’ 캐나다서 논란

    캐나다에서 부유한 사업가 친척을 살해하고 시신을 108조각으로 절단해 충격을 준 중국인에 대한 최종 판결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지나치게 관대한 형량 아니냐’는 주장과 ‘딸을 가진 아버지의 마음이 이해 된다’는 반론이 동시에 나온다. 현지에서는 ‘일부 중국계 이민자들의 그릇된 사치와 향략을 보여주는 사례’로 회자된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주 대법원은 5일(현지시간) 사촌인 강위안을 죽이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리자오(60)에게 징역 10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캐나다에서는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 구금되면 하루를 1.5일로 계산한다. 리자오는 이미 5년 넘게 구금돼 캐나다 법에서는 8년 이상 수감한 것으로 간주된다. 잔여 형기가 2년 4개월에 불과해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나왔다. 사건은 2015년으로 올라간다. 42세였던 강위안은 중국에서 큰돈을 벌어 밴쿠버로 이주해 영주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부를 과시하고자 침실만 10개가 넘는 고급 주택을 구입하고 현관문에 흑표범 박제를 설치했다. 100명 넘는 여자친구를 만나 방탕한 생활을 즐겼다. 전형적인 ‘졸부’이자 ‘호색한’이었다. 그의 차명재산 관리와 뒤치다꺼리는 캐나다 국적의 리자오가 맡았다.리자오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다. 리얼리티쇼 ‘울트라 리치 아시안 걸스’에 출연해 유명인이 된 디자이너 플로렌스 자오. 26살이던 자오는 빼어난 미모로 캐나다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5월 2일 강위안은 리자오를 조용히 집으로 불렀다. 그러고는 “플로렌스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사생활을 잘 아는 리자오는 “너는 개나 돼지보다도 더 나쁘다”며 둔기로 내려쳐 살해했다. 화가 덜 풀린 그는 시신을 재차 총으로 쏘고 전기톱으로 훼손했다. 검찰은 “살인 방식이 입에 담지 못할 만큼 잔인했다”며 중형을 요구했다. 법조계에서도 리자오가 살인죄를 선고받고 종신형에 처해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지난 1월 대법원은 “평소 친절하고 비폭력적인 사람으로 살인 의도가 없었다”며 과실치사로 결론냈다. 이때부터 그에게는 ‘친절한 살인자’라는 별명이 따라 다녔다. 한편, 강위안이 숨지자 중국인 여성 7명이 “내 아이의 친부”라며 유산 상속을 요구했다. 뉴욕타임스는 “캐나다 법원이 유전자 검사 결과를 근거로 이들 가운데 5명에게 재산을 나눠주라고 판시했다”고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여기는 인도] “연애에 방해돼” 11살 여동생 살해한 15살 소녀

    [여기는 인도] “연애에 방해돼” 11살 여동생 살해한 15살 소녀

    인도의 15살 소녀가 자신보다 4살 어린 여동생을 무참히 살해해 충격을 안겼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우타르프라데시주 미르자푸르에 살던 15살·11살 자매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은 자매가 함께 자전거를 수리하겠다며 집을 나선 사실을 확인했다. 아날 늦은 저녁까지 두 딸이 들어오지 않자 아버지가 실종신고를 했고, 경찰은 탐문 조사 도중 동생과 함께 사라졌던 언니가 한 남성과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추적을 통해 목격자의 진술과 일치하는 외모의 남성과 함께 있는 언니를 찾아내 체포했다. 조사 결과 사건 당일 자매와 언니의 남자친구 등 3명은 인근 지역에서 함께 음식을 사 먹고 쇼핑을 하는 등 평범한 시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평소 동생이 자신과 남자친구의 연애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 언니는 동생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이 든 틈을 타 동생을 살해하기에 이르렀고, 남자친구도 범행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언니와 남자친구의 진술을 토대로 집 인근 기차역에서 숨진 채 버려진 동생의 시신을 찾았으며,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현재로서는 15살 언니와 그의 남자친구가 11살 여동생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우발적 사건이 아닌 계획범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우리 학교 교감 선생님인데?” 日여학생 납치·감금한 교감

    “우리 학교 교감 선생님인데?” 日여학생 납치·감금한 교감

    일본서 10대 여학생을 납치· 감금한 혐의로 체포된 범인이 중학교의 교감인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일본 외신에 따르면 후지시에 거주하는 교원 A씨(53)를 10대 여학생을 납치·감금한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놀랍게도 A씨는 누마즈시립중학교의 교감이었다. 후지시에 거주 중인 53세 남성 A씨는 미성년자유괴 혐의로 체포됐다. A씨는 지난달 말 시즈오카 동부에서 10대 여학생을 차에 태워 유괴하고 차 안에 감금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에게서 별다른 상처는 발견되지 않았다. 피해자의 부모가 “딸이 귀가를 안했다”고 경찰에 실종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용의자와 피해자와의 관계를 아직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아빠랑 목욕하고 싶어” 딸 키우라더니…여아 ‘성적 대상화’

    “아빠랑 목욕하고 싶어” 딸 키우라더니…여아 ‘성적 대상화’

    “불쾌했다면 죄송, 18세 이용으로 수정” 선정성 논란이 불거진 게임 ‘아이들 프린세스’가 15세 이상 이용가에서 18세 이용가로 등급이 수정된다. 출시 전 ‘육아 게임’이라고 광고한 모바일게임 ‘아이들프린세스’가 여아를 성적 대상으로 취급하는 게임으로 드러나 비판받고 있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아이들프린세스는 인프라웨어가 지난달 17일 출시한 신작 모바일게임이다. 인프라웨어 자회사 아이앤브이게임즈가 개발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아빠’가 되어 정령 세계 여왕의 딸 ‘오를레아’와 함께 정령을 수집하며 오염된 세상을 정화한다는 내용이다. “딸을 키워보라”며 등장하는 광고…실체는 “만지고 싶어?” 해당 게임은 인기 연예인이 “딸을 키워보라”며 등장하는 광고로 화제를 모았다. 게임에는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여아가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상기된 표정을 짓거나, 여성 캐릭터가 선정적인 자세를 취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플레이어가 여아 캐릭터를 모바일 화면으로 터치하면 신체 부위에 따라 캐릭터가 다르게 반응하며, 캐릭터가 “만지고 싶어?”라고 말하는 장면도 나온다. 또 소녀가 “아빠랑 목욕하고 싶어”, “내 팬티가 그렇게 보고 싶은 거야” 등의 대사로 논란이 됐다. 앱 마켓 리뷰에서는 “소아성애자를 위한 게임이냐”, “교육하는 게임인 줄 알았는데 눈을 어디에다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개발사 아이앤브이게임즈 이해석 대표이사는 5일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올려 “게임 설정 및 일부 캐릭터 묘사에 불쾌감을 느낀 유저분들께 고개 숙여 죄송하다”며 “일부 캐릭터 콘셉트 부적절성과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즉시 수정 조치를 진행 중이다. 현재 송출되고 있는 대중매체 광고, 지하철역 광고 등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라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면서 “게임 사용등급을 7일부터 18세로 수정해 서비스를 재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프라웨어에 따르면 아이들프린세스는 국내 출시 전 90만명이 넘는 사전예약 인원을 모집했다. 게임은 6월 30일 대만에 먼저 출시됐으며, 내년 일본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음악이 항일 무기… 중국인민해방군가 작곡한 ‘중국의 3대 악성’

    음악이 항일 무기… 중국인민해방군가 작곡한 ‘중국의 3대 악성’

    정율성은 ‘중국인민해방군가’와 ‘옌안송’ 등 360여곡을 작곡한 작곡가로 중국인의 심금을 울린 ‘3대 악성(樂聖)’의 한 사람으로 추앙받는다. 그러나 항일운동가로서 정율성을 언급하기는 의열단장 김원봉처럼 조심스럽다. 김원봉은 광복군 부사령으로 임시정부에 참여했다가 귀국한 뒤 월북한 인물인데 남한 출신인 정율성은 광복 후 북한으로 들어갔고 6·25 전쟁 때는 중공군으로 참전했다. 그 때문에 정율성은 이념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국내에서 그의 생애는 오래도록 조명받지 못했다. 2018년 중국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이 광복절 기념식에 중국에 거주하는 정율성의 딸 정샤오티(鄭小提)를 초청했을 때 논란이 됐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정율성은 1914년 8월 27일 광주광역시에서 정해업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중국에서의 공식 생일은 1918년 8월 13일로 돼 있다. 정율성이 생년을 4년이나 늦춰 적은 이력서를 당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정율성은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다. “외적과의 싸움에서도 최후의 결전에는 북을 치고 나팔을 불며 승전고를 울린단다. 군대가 진군할 때 사기를 돋우는 데는 우렁찬 군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런 군가가 없거든….” 온종일 만돌린만 켜고 노래를 부르는 정율성에게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군가가 없다’는 말은 중국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한 정율성의 앞날을 예견한 듯했다.●분열된 독립운동단체 대동단결 결의문 주도 정율성가(家)는 독립운동가 집안이다. 맏형 정효룡(건국훈장 애족장)은 임시정부 서기로 일했고 국내에서 선전활동을 하다 옥살이를 했다. 둘째형 정인제는 3·1운동에 참가했다가 중국으로 건너가 국민혁명군으로 북벌에 참여했다. 셋째형 정의은은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김원봉이 설립한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학생을 모집하고자 국내에 잠입했다. 큰외삼촌 최흥종은 평생을 나환자를 돌보는 데 바쳤으며 작은외삼촌 최영욱은 의학박사로 독립운동가 김마리아의 고모부다. 매형 박건웅(독립장)도 황푸군관학교를 졸업한 항일운동가다. 이런 가풍 속에서 자란 정율성이 중국행을 꿈꾼 것은 자연스러웠다. 마침 셋째형 정의은이 ‘조선혁명간부학교’ 2기생을 모집하러 국내에 들어와 입학을 권유했다. 항일의식이 투철했던 전북 전주 신흥중학을 중퇴한 정율성은 1933년 5월 8일 전남 목포항을 떠나 일본을 경유해 5월 13일 상하이 푸둥항에 도착했다. 함께 중국 땅을 밟은 이들은 모두 여섯이었는데 조카 정국훈도 있었고 1990년대에 광복회장을 지낸 김승곤도 있었다. 8개월 동안 그는 간부학교에서 군사학과 사회주의 이념을 배웠다. 매형 박건웅은 교관이었다. 1기 졸업생 중에는 시인 이육사와 석정 윤세주도 있었다.학교를 졸업한 정율성은 일본인들의 전화를 감청하며 항일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그러면서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일을 맞았는데 소련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 출신인 크리노와 교수를 소개받아 체계적인 성악 지도를 받은 것이다. 이름도 본명인 정부은에서 선율로 성공하겠다는 뜻을 담은 ‘율성’(律成)으로 바꾸며 음악에 몰두했다. 정율성은 상하이에서 열린 독창회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특출한 음악적 재능을 가진 정율성에게 크리노와는 이탈리아 유학을 권유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정율성은 항일운동을 포기할 수 없었다. 1937년 8월 정율성은 마오쩌둥이 홍군(紅軍)을 지휘하고 있던 산시성 옌안에 도착했다. 그에게 옌안은 공산당의 본거지이기에 앞서 항일투쟁의 사령부였다. 옌안행에는 먼저 그곳으로 간 ‘아리랑’(님 웨일스)의 주인공 김산과 독립운동가 김성숙의 부인 두쥔훼이가 큰 영향을 주었다. 1936년 6월 정율성은 난징에서 김산과 한 달 동안 함께 지냈다. 옌안에서 노신예술학원 음악학부에 들어가 음악 공부를 계속했다. 어느 날 노신학원 문학학부 동기생인 모예(莫耶)가 노랫말을 들고 왔다. 정율성은 곡을 붙여 만돌린으로 반주도 하며 청중 앞에서 불렀다. “보탑산 봉우리에 노을 불타오르고 연하강 물결 위에 달빛 흐르네…” 마오쩌둥도 함께한 청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 노래가 바로 옌안 정신을 가장 잘 표현했다고 극찬을 받고 지금도 중국에서 널리 불리는 ‘옌안송’이다. 옌안송은 중국 대륙뿐만 아니라 동남아와 미국까지 퍼져 나갔다. ●당 결정 따라 北에… 조선인민군행진곡 작곡 1938년 8월 노신학원을 졸업한 정율성은 항일군정대학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틈날 때마다 작곡을 했다. 그 무렵 우리 독립운동 단체들은 사분오열돼 있었다. 정율성은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대동단결을 촉구하는 결의문’ 작성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듬해 7월 항일군정대학 군정단에 있던 궁무(公木)의 가사에 음을 붙여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했다. 현재 중국군의 공식 군가로 확정된 ‘중국인민해방군가’다. 그의 노래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명곡이 됐다. 정율성에게 일제와 싸운 무기는 음악이었다. 정율성은 노신예술학원 교수가 됐고 나중에 최초의 여성 중국 대사가 되며 저우언라이의 양녀로 알려진 딩쉐쑹(丁雪松)과 결혼, 가정도 꾸렸다.1942년 정율성은 조선의용군이 일본군과 격전을 치르던 태항산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조선혁명군정학교 교육장을 맡아 전투에 참여하고 후방 공작도 했다. 그러면서 광복을 맞았다. 정율성은 오랫동안 항일활동을 했고 부인의 조국인 중국에 남지 않고 당의 결정에 따라 조선의용군과 함께 북한으로 갔다. 북한에서는 ‘조선인민군행진곡’도 작곡했다. 광주에 있던 어머니를 조카가 데려오자 모시고 살았다. 그러다 다시 어머니, 부인과 함께 중국으로 돌아갔다. 6·25 때는 중국인민지원군으로 전선 위문활동을 했다. 정율성도 문화혁명을 피하지 못하고 고초를 겪었다. 자연에 묻혀 은둔하던 정율성은 든든한 후원자였던 저우언라이가 세상을 떠난 해인 1976년 12월 7일 갑작스레 뇌일혈로 쓰러져 눈을 감았다. 중국의 국립묘지인 베이징 교외 팔보산혁명공묘에 묻혔다. 베이징에 살고 있는 외동딸 정샤오티(1943년생)는 광주를 찾아 음악회 등 아버지 관련 행사에 참석하고 한중 우호활동에 힘쓰고 있다. 동요, 민요, 군가, 뮤지컬, 오페라, 영화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남긴 정율성의 업적은 현대 중국의 3대 음악가로 불리는 녜얼(耳·중국 국가 작곡가), 셴싱하이(星海)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그가 창작한 동요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돼 있다. 2000년대에 들어 한중 양국에서 정율성이라는 이름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평양순안공항에서 연주된 곡은 정율성의 ‘조선의용군행진곡’이었다. 2005년 중국 전승절 60주년에 신중국 건국 100인의 영웅 중 여섯 번째에 오른 이름은 정율성이었다. 중국 하얼빈에는 정율성기념관이 세워졌다. ●광주시, 생가 복원 등 추진… 하얼빈엔 기념관 우리도 그가 자란 광주 양림동에 정율성거리를 조성해 사진과 작품을 전시하고 생가도 단장했다. 기념사업회도 구성돼 각종 행사를 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찾아본 정율성거리는 훼손이 적지 않았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도 관심이 없어 보였다. 아직도 개인 소유인 생가는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정율성 음악제도 매년 열려 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진행이 더뎌지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5월 생가 부지 매입과 복원 계획을 발표했다. 양림동에는 기념관을 짓고 아버지와 형제들의 본적지로 돼 있는 불로동에는 역사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선양사업만큼 중요한 향후 과제는 그의 이념과 행적을 둘러싼 갈등을 극복하는 것이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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