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4-16
    검색기록 지우기
  • 6G
    2026-04-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5,895
  • 술 취해 중학생 딸 때린 40대, 출동한 경찰 3명도 폭행

    술 취해 중학생 딸 때린 40대, 출동한 경찰 3명도 폭행

    술에 취해 중학생 딸을 때리고, 출동한 경찰관 3명까지 폭행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폭행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41)씨를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이날 0시 20분쯤 자택인 인천시 중구 한 상가주택에서 딸인 중학생 B(13)양의 목 부위를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C 경위 등 경찰관 3명이 자신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려고 하자 이들을 밀치거나 뒤통수를 때리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로 평소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딸 B양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어진 A씨의 폭행으로 경찰관 3명이 타박상을 입는 등 다쳤으며 이 중 1명은 갈비뼈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1차 조사한 뒤 일단 귀가 조처했으며 피해자 조사 등을 거쳐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피해자를 상대로 조사를 하고 있으며 다시 A씨를 불러 정확한 범행 경위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조국 딸 지원한 한일병원 인턴 합격자 발표…“지원자 모두 합격”

    조국 딸 지원한 한일병원 인턴 합격자 발표…“지원자 모두 합격”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모씨가 인턴을 지원한 병원이 합격자를 발표했다. 병원 측은 합격자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당초 3명 모집에 조씨를 포함해 3명이 지원해 조씨 역시 합격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일병원은 2021년도 전반기 1차 인턴 전형 합격자를 4일 발표했다. 다만 합격자 발표는 당사자에게 개별 공지했다며 구체적인 명단을 공개하진 않았다. 한일병원은 지난 1~2일 이틀간 2021년도 전공의(인턴) 1차 후기 모집을 실시했다. 모집 예정 인원은 3명으로, 조씨를 포함한 3명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 관계자는 “지원자는 3명이었고, 3명 모두 합격했다”면서도 조씨의 합격 여부에 대해서는 “개인 실명은 거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일병원은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전의료재단에서 운영하는 종합병원이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조씨는 지난해 2021년도 의사 국가고시에 응시해 합격했다. 그는 지난달 국립중앙의료원 인턴 전형에 지원했지만 탈락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23일 서울중앙지법은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에서 입시비리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유죄로 판단된 혐의 중에는 조씨의 고려대 입학과 부산대 의전원 입학도 얽혀 있어 일각에서는 입학과 더불어 의전원 학위도 취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부산대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조씨의 의전원 학위 취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적어도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조씨의 의사면허를 정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국 전 장관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근래 제 딸의 병원 인턴 지원과 관련하여 ‘스토킹’에 가까운 언론 보도와 사회적 조리돌림이 재개된 느낌”이라며 “제 딸의 거취는 법원의 최종적 사법 판단 이후 관련 법규에 따른 학교의 행정심의에 따라 결정나는 것으로 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제 딸이 시민의 한 사람으로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호소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생이별 36년만에 화상 상봉한 모녀’ …성남서 길잃고 입양된 40대 여성, 엄마 찾아

    ‘생이별 36년만에 화상 상봉한 모녀’ …성남서 길잃고 입양된 40대 여성, 엄마 찾아

    “코로나19가 끝나면 엄마와 오빠를 만나러 한국으로 갈 겁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36년 전 길을 잃고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졌다가 미국으로 입양된 이모(41·여)씨가 경찰의 도움으로 어머니와 오빠 등 가족을 찾았다. 4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3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아동권리보장원에서는 미국으로 입양된 이(41)씨와 엄마 김모(67)씨, 오빠 이모(46)씨가 화상통화로 2시간 30분동안 상봉했다. 경기 성남시에서 가족과 함께 살았던 이씨는 6살이던 1985년 친구들과 다른 동네로 놀러 갔다가 길을 잃어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져 임시로 생활하게 됐다. 이씨는 시설에서 임시보호를 받는 동안 가족을 찾지 못해 결국 미국으로 입양을 갔다. 미국으로 간 이씨는 성인이 된 후 잃어버린 가족을 찾고자 했으나 한국어를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한국 외교부에서 한인 입양인들을 위해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가족 찾기를 도와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지난해 10월 미국 LA 총영사관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총영사관으로부터 이씨의 가족 찾기를 의뢰받은 국내 아동권리보장원은 당시 입양기록 내용 등으로 미뤄볼 때 이씨가 실종 아동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실종 당시 관할서인 성남중원경찰서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이씨의 입양 기록을 분석하고 입양인과 이메일로 수십차례 연락하며 이씨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사람 1396명을 추려냈고, 이들의 주소지 변동 이력 등을 면밀히 살핀 끝에 친모와 오빠들을 찾아냈다. 성남중원경찰서 실종수사팀이 친모에게 입양인이 어머니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 후 친모의 DNA를 채취해 입양인의 유전자와 대조한 결과 친자로 확인되었다. 경기 성남시에서 할머니, 부모님, 오빠 2명과 함께 살았던 이씨는 6세이던 1985년 6월, 친구들과 같이 다른 동네로 놀러 갔다가 길을 잃어버려 아동보호시설에서 임시 보호하다 결국 가족을 찾지 못해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화상통화로 가족과 재회한 이씨는 ”코로나19이 종식되면 한국을 방문해 엄마를 직접 만나겠다“고 말하며 상봉을 도운 경찰, 아동권리보장원 등 관계 기관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엄마 김씨는 “딸을 잃어버리고 나서 36년을 힘들게 살아왔다, 이렇게 살아생전에 만나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조국, “인턴 지원 딸 무차별 공격…사회적 조리돌림 재개”

    조국, “인턴 지원 딸 무차별 공격…사회적 조리돌림 재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최근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하고, 병원 인턴직에 응시하고 있는 딸에 대해 악의적 허위보도와 무차별 공격이 있었다며 인권 보장을 호소했다. 조 전 장관은 딸 조민씨의 한일병원 인턴 지원 사실이 알려진 3일 “근래 제 딸의 병원 인턴 지원과 관련하여 악의적 허위보도가 있었고, 그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과 온오프라인에서의 무차별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스토킹’에 가까운 언론보도와 사회적 조리돌림이 재개된 느낌”이라며 “이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씨의 국립중앙의료원 인턴 지원과 불합격 사실이 보도되는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은 딸이 피부과를 신청 또는 희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는 조씨의 인턴 지원을 앞두고 피부과 레지던트를 증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보건복지부도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조 전 장관은 “제 딸의 거취는 법원의 최종적 사법판단 이후 관련 법규에 따른 학교의 행정심의에 따라 결정나는 것으로 안다”면서 “제 딸은 자신의 신상에 중대한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이 과정에서 진솔하고 진지한 소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러한 과정에서 딸이 시민의 한 사람으로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기를 소망했다. 한편 조씨의 의사국시 응시 자격이 없다면서 가처분 신청을 했던 의사단체 회장은 전날 조씨가 인턴 지원을 한 한일병원에도 인턴 응시가 부당하다는 공문을 전달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조씨의 한일병원 인턴 지원 사실을 제보받았다면서, 부정 입학자의 한일병원 인턴 추가모집 응시는 매우 부당하니 응시 자격을 박탈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병원 측에 제출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독감일 뿐” 엄마 거짓말에 모두 숨져…코로나 비극

    “독감일 뿐” 엄마 거짓말에 모두 숨져…코로나 비극

    함께 사는 가족에게 확진 숨긴 30대 여성남편이 방역 어기고 가족모임 하자 털어놔결국 부부와 자녀들 모두 코로나로 숨져 베네수엘라에서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한 여성이 함께 사는 가족에게 그 사실을 숨겼다가 결국 일가족이 모두 코로나19로 숨진 사실이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라나시온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타치라주에 살던 베로니카 가르시아(36)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것은 지난해 12월 17일이었다. 신속 검사와 사흘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모두 양성이 나와 자가격리를 시작했지만 함께 사는 가족에겐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남편과 17살 딸, 4살 쌍둥이 아들들에게는 심한 독감에 걸렸다고 말했다. 그가 남편에게 확진 사실을 알린 것은 열흘 후인 12월 27일이었다. 남편이 방역 규정을 어기고 20여명이 모인 가족 모임에 참석하자 비로소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감염 사실을 털어놨다. 남편과 자녀들은 그 다음날 코로나19 신속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는 음성이었다. 가족들은 곧바로 격리를 시작했지만 감염은 이미 이뤄진 후였다. 가르시아의 상태가 점차 악화해 지난달 병원에 입원하면서 가족들이 다시 PCR 검사를 받았고, 이번엔 모두 양성이 나왔다. 결국 가르시아는 지난달 18일, 남편은 이튿날인 19일 차례로 병원에서 숨졌다. 처음에 무증상이었던 딸 니콜도 이후 발열과 두통, 호흡곤란으로 입원했다가 부모 곁으로 갔고, 4살 쌍둥이마저 폐렴이 나타나 지난달 27일 함께 숨지고 말았다. 가르시아가 코로나19 검사 양성을 받은 후 40여일 만에 가족 전체가 사망한 것이다. 부부가 숨지기 전후로 아이들을 돌봤던 친척들도 현재 격리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라나시온은 전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도쿄냐 파리냐 메달은 시간문제… 주먹이 웃는다

    도쿄냐 파리냐 메달은 시간문제… 주먹이 웃는다

    13년 현역 은퇴 후 지도자 변신“오연지·임애지 잠재력 뛰어나열정적 훈련 모습에 감명받아여성 복싱 첫 메달 따내겠다”한국 복싱 대표팀의 첫 여성 지도자인 아리안 포틴(37) 코치는 3일 “한국 여자 복싱의 올림픽 메달은 시간문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캐나다 국가대표 출신인 그는 지난달 18일부터 충북 충주에서 진행 중인 대표팀 강화 훈련에 합류해 도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오연지, 임애지 등을 지도하고 있다. 한국 복싱은 19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 이후 노골드, 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 이후 노메달로 침체기다. 2012년 정식 종목이 된 여자 복싱에서도 아직 메달이 없다. 서울신문과 인터뷰 한 포틴 코치는 한국 여자 복싱의 도쿄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물었더니 “오연지, 임애지 선수 모두 실력이 빼어나고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분명히 메달을 딸 것”이라면서 “도쿄에서냐, 다음 파리에서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자신 있게 한국 대표팀 코치직을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도 좋은 선수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포틴 코치의 한국 방문은 세 번째다. 첫 방문은 2014년 제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땄을 때다. 현역 은퇴 뒤 지도자로 변신한 그는 2019년 2월 캐나다 대표팀과 함께 한국을 찾아 경북 영천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과 합동 훈련을 하기도 했다. 이때 포틴의 지도력을 지켜본 복싱 관계자의 추천을 통해 대표팀과 인연을 맺게 됐다. 포틴 코치는 “합동 훈련 때 경험이 긍정적이었기 때문에 제안이 왔을 때 너무 기뻤다”면서 “여성 코치라고 차별하지 않고 동등하게 대우해 인상 깊었다”고 돌이켰다. 13년간 캐나다 대표로 뛰며 세계선수권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비롯해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냈던 포틴 코치이지만 아쉽게도 올림픽 메달과는 인연이 없다. 런던 때는 국내 선발전에서 라이벌이자 친구인 메리 스펜서(세계선수권 3회 우승)에게 본선 진출권을 내줬다. 4년 뒤 스펜서를 제치고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출전했지만 판정 논란 속에 1회전에서 탈락했다. 포틴 코치와 스펜서의 이야기는 캐나다에서 ‘라스트 우먼 스탠딩’(2013)이라는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지기도 했다.포틴 코치는 “올림픽 출전은 정말 영광이었지만 실패 과정에서 납득하기 힘든 부분도 있어 돌이키는 자체가 쉽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내 자신이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를 떠나 후회하지 않으려면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다”면서 “길지 않은 준비 기간이지만 제 경험이 오연지, 임애지 선수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틴 코치에게 다큐를 찍을 정도면 캐나다에서 유명 인사일 것 같다고 했더니 “저와 스펜서가 캐나다 복싱 발전에 일조했다고 본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그의 올림픽 도전기는 오연지와 무척 닮았다. 오연지도 런던 때는 국내 선발전에서 탈락했고 리우 때는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고배를 마셨다. 포틴 코치는 “훈련에 열정적이고 동기 부여가 확실한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감명받았다”면서 “오 선수도 그런 경험이 자극이 되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파이터로서 아웃파이터인 오연지 등을 지도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포틴 코치는 “원래 아웃복싱을 선호하지만 올림픽 체급인 75㎏급이 생기면서 큰 체격의 선수를 상대하느라 거기에 맞춰 인파이터로 전환했다”면서 “좋은 복싱 선수가 되려면 상황에 맞게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웃파이터 성향이 짙은 오연지, 임애지 선수에게 인파이트를 가르치기보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글 사진 충주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이 가지는 민중미술, 저 가지엔 봄기운… 임옥상은 나무다

    이 가지는 민중미술, 저 가지엔 봄기운… 임옥상은 나무다

    흙으로 표현한 거친 생명력·섬세한 감성사회 비판적 성격은 빼고 ‘서정성’ 짙게 “자유의지로 그려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민중미술’ 한 가지 틀에 갇히는 것 경계나무처럼 살고자 했다. ‘도리불언 하자성혜’(桃李不言 下自成蹊)를 좌우명으로 삼았다. 복숭아나무와 오얏나무는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아래 길이 생기듯 덕이 있으면 절로 사람들이 따른다는 뜻이다. 땅 위에 굳건히 버티고 서서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계절마다 제 몫의 꽃과 열매를 피워 내는 의연함을 닮고 싶었다. 그런 소망을 담아 딸의 이름도 ‘나무’로 지었다.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 나우에서 개인전 ‘나는 나무다’를 펼치는 화가 임옥상 얘기다. 민중미술 대표 작가로 사회 비판적이고 현실 참여적인 작품들을 주로 선보여 온 그였기에 서정성 짙은 제목의 전시가 의외였는데, 알고 보니 신실한 나무 예찬론자였다. ‘나는 나무다. 나무로 산 지 오래다. 나무가 아프면 나도 아프고 나무가 춤추면 나도 춤춘다’는 고백처럼 전시장에는 거친 생명력과 섬세한 감성을 지닌 작가를 닮은 나무 그림 80여점이 빼곡히 걸렸다. 가로 5m가 넘는 대형 작품부터 작은 그림 60점을 하나의 퍼즐처럼 구성한 연작까지 다채롭다. 흙, 종이, 쇠 등 다양한 재료로 끊임없이 새로운 조형세계를 구축해 온 그는 3년 전부터 흙을 캔버스에 고르게 펴서 바른 뒤 붓질의 강약으로 흙을 밀어내 형상을 만들고, 그 위에 색을 입히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흙은 그가 오랫동안 천착해 온 재료다. 흙의 느낌을 살리려고 종이 부조 작업에 공을 들였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쳐 흙에 수용성 접착제 등을 섞어 캔버스에 붙이는 기술을 고안해 냈다. 이번 전시에 나온 나무 그림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완성했다. 작가는 “나무를 그리는 데 최적화된 재료가 흙”이라면서 “흙과 나무는 찰떡궁합”이라고 했다.흙으로 표현한 나무는 이전에 그렸던 나무들과 질감이나 형태가 다를 뿐 아니라 의미에도 차이가 있다.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에 그린 동네 어귀의 당산나무, 구름에 가린 나무가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을 은유하는 상징적인 표현이었다면 지금의 나무 그림은 생태학적이고, 자연친화적인 환경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진다. 은행나무, 느티나무, 매화나무 등 나무의 특성에 따라 줄기와 가지가 제각각 뻗어 나간 모양새는 생명력이 넘친다. 동양화에서 최고 경지로 여기는 ‘기운생동’(氣韻生動)이 흠뻑 묻어난다. 앙상하지만 꼿꼿한 겨울나무에선 절개가 느껴지고, 봄바람에 흩날리는 매화 꽃잎은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든다. 서울대 미대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작가는 1979년 ‘현실과 발언’ 동인 창립 멤버로 활약하고, 민족미술인협회 대표를 역임하는 등 부정과 억압에 저항하는 예술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하지만 민중미술이라는 한 가지 틀로 자신의 작품이 규정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내가 그린 그림들은 미술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며 “사회성 짙은 작품이든 아니든 항상 내 자유의지대로 그려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불끈불끈, 겨울이 빚은 설근

    불끈불끈, 겨울이 빚은 설근

    충북 괴산에서 물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단양, 충주 등과 만난다. 이 도시들의 한겨울 풍경도 꽤 극적이다. 특히 36번 국도를 따라 펼쳐지는 풍경들이 그렇다. 드라이브스루로 빙하기 풍경을 관통하는 느낌이랄까. 달래강과 충주호(제천 관내에선 청풍호라 부른다)를 따라 충주와 단양의 겨울 명소들을 돌아봤다.●칼바위 암벽 요철 따라 근육질 뽐낸 수주팔봉 괴산 산막이옛길에서 달래강(달천) 물길 따라 충주 쪽으로 가면 살미면에서 수주팔봉과 만난다. 달래강변에 솟아오른 8개 봉우리라는 뜻이다. 오래전에 절벽 가운데가 절단돼 원래 모습은 잃었지만, 절개면을 따라 실개천이 폭포처럼 흐르면서 이제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일반적으로는 한여름 장마철에 폭포수가 넘쳐 흐를 때의 수주팔봉을 절정으로 친다. 그 모습도 나무랄 데 없다. 한데 바위 절벽의 우람한 골격이 도드라져 보일 때는 한겨울 눈이 내릴 때다. 흰 눈이 암벽의 요철을 따라 쌓이면서 음영을 만들고, 암벽 전체에 운율이 생긴다. 보디빌더가 애면글면 만든 근육질의 몸을 보는 듯하다. 바위산은 그래서 겨울에 더 멋있다. 흑백 사진 같은 암벽 사이로는 폭포수가 포말을 일으키며 떨어진다. ‘북극 한파’가 며칠 더 이어졌다면 폭포수마저 얼어붙었겠지만, 이만 해도 더 바랄 게 없을 만큼 빼어나다. 멀리서 보면 딱 수묵화다. 칼바위 암벽 위엔 전망대가 있다. 폭포 위를 오가는 출렁다리도 조성됐다. 전망대를 가려면 수주팔봉 뒤편으로 가야 한다. 주차장 옆에 출렁다리로 오르는 길이 나 있다. ●수안보 성봉 채플·금봉산 석종사 ‘인증샷 명소’ 수주팔봉과 인접한 수안보면엔 성봉 채플이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즐기는 충주 지역 젊은이들의 입길에 자주 오르내리는 작은 예배당이다. 수안보 온천단지를 감싸고 있는 산자락에 숨어 있어 일부러 찾지 않으면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공식 명칭은 성봉메모리얼채플이다. 예배당은 우리나라 성결교단의 부흥을 이끈 이성봉 목사를 기리기 위해 조성됐다. 이 목사의 딸이 세계 여러 곳의 아름다운 예배당을 돌아본 뒤 장점을 따 지었다고 한다. 금봉산 자락의 석종사도 요즘 SNS의 ‘인증샷’ 명소로 관심을 모으는 곳이다. ‘사진발’이 잘 받는 곳은 천척루와 대웅전 사이 공간이다. 보통은 탑이 서 있어야 할 자리에 감로각이라는 작은 전각이 들어서 있다. 이름 그대로 다디단 물이 솟는 곳에 세운 건물이다. 주변 산세와 어우러진 가람 배치가 꼭 경북 봉화의 축서사를 보는 듯하다.●충주호 달리면 도담삼봉 겨울 풍경 주렁주렁 드라이브스루의 최종 목적지는 단양 도담삼봉이다. 강력한 한파가 몰려올 때 극한의 풍경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충주에서 도담삼봉까지는 충주호 수변 도로를 타고 간다. 36번 국도다. 차창 너머로 한겨울 풍경들이 주렁주렁 매달리는 길이다. 적막에 싸인 산간 마을, 시린 겨울 호수, 월악산 영봉 등 우람한 산들이 번갈아 차창을 비집고 들어온다. 도담삼봉은 남한강 물줄기가 휘어 도는 도담마을 앞의 세 기암괴석을 일컫는다. 단양의 아이콘이라 불릴 만큼 이름난 명소다. 한겨울이면 도담삼봉까지 얼음길이 열린다. 날씨가 혹독할수록 얼음길은 더 단단해진다. 이맘때 선착장 부근엔 어김없이 ‘출입금지’ 현수막이 나붙지만, 스스로 ‘출입을 금하는’ 관광객은 별로 없다. 관리사무소 직원들도 굳이 막지는 않았다. 예전엔 그랬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올겨울엔 상황이 다르다. 관광객 숫자가 확 줄었고, 얼음 위로 내려서는 이도 없다. 한겨울 비경을 찍는 사진작가들의 셔터 소리만 요란하다. 이런 황량한 풍경조차 어쩌면 두 번 보기 힘든 풍경일지 모른다. 감염병이 물러나고 나면 다시 얼음나라의 기이한 풍경이 계속될 테니 말이다. 글 사진 충주·단양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람보’ 이매뉴얼, 중·일 美대사로 돌아오나

    ‘람보’ 이매뉴얼, 중·일 美대사로 돌아오나

    저돌적이고 호전적인 업무 스타일 때문에 ‘람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람 이매뉴얼(62) 전 시카고 시장이 중국이나 일본 대사로 낙점될 수 있다고 NBC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업무 능력은 출중했지만 ‘입 험한 성난 불독’, ‘킬러 전략가’ 등의 별명에서 보듯 아군·적군 가리지 않은 독설 때문에 진보진영 내에서도 찬반이 엇갈린다. 우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첫 비서실장을 지낸 그의 경력을 감안할 때 주요국 대사로서는 손색이 없다. 오바마가 첫 대사로 캐럴라인 케네디(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를 보냈을 정도로 일본은 ‘화려한 이름’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매뉴얼 역시 환영할 가능성이 높다. 또 중국 견제·압박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우선 외교노선이라는 점에서 공격적인 성향의 이매뉴얼은 괜찮은 선택이다. NBC는 이매뉴얼이 이스라엘 대사로도 거론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사이가 좋지 않아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이매뉴얼은 시카고의 유대교 집안 태생으로 아버지는 시온주의 지하 군사 조직인 ‘이르군’ 소속이었다. 1989년 일리노이주 민주당 상원의원 폴 사이먼의 선거 참모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정치후원금 모금에 특히 비상한 능력을 보였다. 새벽 4시에 전화하거나 15분 단위로 연락해 후원금을 모집하고 액수가 적으면 면전에서 구박했다는 일화 등이 유명하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캠프에서 재정담당을 맡은 뒤 1993~98년 백악관 정책보좌관을 지냈고, 오바마 때는 첫 비서실장으로서 ‘말만 많고 행동이 없은 정권’이라던 세간의 비난을 잠재우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전통시장 돕자”… 설 온정 나누는 영등포

    “전통시장 돕자”… 설 온정 나누는 영등포

    코로나 장기화로 골목 상권 어려움 겪어질 좋은 제수용품·선물세트 비대면 판매작년 추석때도 시장 대표상품 행사 ‘인기’“올해 설 명절 최소 1억원 이상 매출 목표상인·주민들에게 온기 주는 기회 됐으면”“설 명절인데도 코로나19 때문에 전통시장이 어려운 것 같아 안타까움 마음이 크네요.”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구청역 지하1층 개찰구 옆. 영등포구가 진행하는 ‘설맞이 전통시장 공동구매 팝업스토어’ 행사장에는 참기름, 건어물, 각종 과일 등 선물세트가 잔뜩 진열돼 있었다. 행사장을 방문한 영등포구 당산1동 주민 백신종(66·여)씨는 직원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본 뒤 귤 한 상자를 구매했다. 그는 “분가해 사는 딸이 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라서 만나지 않고 자제하자고 말했다”면서 “모두가 다 어려운 시기에 조금씩 힘을 보태서 같이 살아가는 마음으로 설 연휴를 보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구가 마련한 설맞이 전통시장 공동구매 판매현장 부스(팝업스토어) 행사는 26~27일 영등포시장역에서, 28~29일 영등포구청역 지하 1층에서 진행됐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이날 현장판매를 기획한 구 관계자와 판매직원 등을 격려하기 위해 직접 찾아가 현장의 노고에 대해 덕담을 건넸다. 그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전통시장을 비롯한 골목상권이 너무 힘든 상황”이라면서 “지역 사회단체들과 협업해 주민들에게 질 좋은 상품들을 제공하고 골목상권도 살리겠다는 취지에서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채 구청장은 지난해 추석 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 상인들을 살리기 위해 ‘전통시장 비대면 공동구매’를 생각해냈다. 당시 영등포 전통시장을 포함한 총 5개 시장이 참여해 참기름, 건어물, 한과, 과일 등 각 시장의 특색 있는 대표상품들이 판매됐다. 공동 구매 진행 결과 총 740명의 구민이 참여했고, 1627개의 상품이 판매돼 약 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채 구청장은 “올해 설 명절에는 전통시장 공동구매를 통해 최소 1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설 명절 전통시장 공동구매 역시 팝업스토어를 통한 현장행사 이외에는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지난 1일까지 ▲참기름, 건어물, 김세트(영등포전통시장) ▲한과, 강정세트(우리시장) ▲양말, 내의세트, 홍삼(영신상가) ▲곶감, 화장품(대림 중앙시장) 등의 상품 주문이 완료됐다. 4일부터 순차적으로 택배로 발송된다. 택배비는 무료다. 채 구청장은 “이번 전통시장 공동구매를 통해 비대면 문화로 인해 판로가 끊긴 전통시장 상인들과 주민들에게 따스한 온기를 줄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원주 삼남매 사건, 2심서 ‘살인 무죄’ 깨고 23년형

    원주 삼남매 사건, 2심서 ‘살인 무죄’ 깨고 23년형

    첫돌도 지나지 않은 자녀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른바 ‘원주 3남매 사건’의 피고인인 20대 부부에게 2심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박재우)는 3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모(27)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아내 곽모(25)씨에게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원심을 파기하고,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 피고인의 친자녀들”이라며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보지도 못한 채 친부에 의해 살해된 피해자들의 생명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되돌릴 수 없고 그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황씨는 2016년 9월 강원도 원주의 한 모텔방에서 생후 5개월인 둘째 딸을 두꺼운 이불로 덮어둔 채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하고, 2년 뒤 얻은 셋째 아들을 생후 9개월이던 2019년 6월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수십초간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내 곽씨는 남편의 이 같은 행동을 알고도 말리지 않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가 살인 혐의에 무죄를 선고하자 검찰은 항소심에서 황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하기도 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죄를 인정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제주도 내 한 병원으로부터 7개월 된 남자아이의 갈비뼈가 골절되고 다발성 장기손상을 입었다는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병원 측은 이 영아가 외부 충격에 의해 갈비뼈 골절과 복부 다발성 장기손상을 입었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친자녀 2명 숨지게한 원주 20대 부부 2심에서 친부 징역 23년, 친모 징역 6년 선고

    첫돌도 지나지 않은 자녀 2명을 잇따라 숨지게한 ‘20대 부부 원주 3남매 사건’ 2심에서 친부에게는 징역 23년, 친모에게는 징역 6년을 각각 선고하고 친모는 법정 구속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박재우 부장판사)는 3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황모(27)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 된 아내 곽모(25)씨에게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원심을 파기하고,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 친부인 황씨에게는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하고, 부부 모두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각 10년과 5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제한 등 보안처분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 피고인의 친자녀들”이라며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보지도 못한 채 친부에 의해 살해된 피해자들의 생명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되돌릴 수 없고 그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친모 곽씨에 대해서는 “(남편)황씨가 소리에 민감하고, 충동조절장애가 있음을 알면서도 ‘별일 없겠지’라는 막연한 추측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도록 방치했다”며 “엄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2016년 9월 강원도 원주의 한 모텔방에서 생후 5개월인 둘째 딸을 두꺼운 이불로 덮어둔 채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하고, 2년 뒤 얻은 셋째 아들을 생후 9개월이던 2019년 6월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수십초간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내 곽씨는 남편의 이 같은 행동을 알고도 말리지 않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가 살인 혐의에 무죄를 선고하자 검찰은 항소심에서 황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하기도 했지만,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죄를 인정했다. 친부 황씨는 처음 혐의를 부인하다 검찰의 4차 조사에서 “둘째 딸이 울기 시작해서 이불을 덮자 울음이 작게 들렸다”며 범행을 자백하고 “속이 후련하다”는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으나 재판에 넘겨진 이후에는 진술을 뒤집어 다시 범행을 부인했다. 한편 지난달 초 생후 16개월에 불과한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양부모를 엄벌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일면서 이날까지 원주 3남매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에도 엄벌을 탄원하는 진정서 400여 통이 들어왔다. 이날 선고 전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법원 앞에서 엄벌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진정서 빗발친 ‘원주 3남매 사건’, 무죄→유죄…살인죄 인정(종합)

    진정서 빗발친 ‘원주 3남매 사건’, 무죄→유죄…살인죄 인정(종합)

    이른바 ‘원주 3남매 사건’으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20대 부부가 항소심에선 살인죄가 인정돼 중형을 선고받았다. 자녀 3명 중 첫 돌도 지나지 않은 2명을 각각 숨지게 한 사건이다. 생후 5개월 딸·생후 9개월 아들 사망 후 암매장 남편 황모(27)씨는 2016년 9월 강원 원주의 한 모텔방에서 생후 5개월인 둘째 딸을 두꺼운 이불로 덮어둔 채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하고, 2년 뒤에 낳은 셋째 아들을 생후 9개월이던 2019년 6월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수십초간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내 곽모(25)씨는 남편의 이같은 행동을 알고도 말리지 않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황씨 부부는 두 자녀가 숨졌을 때마다 시신을 암매장했고, 둘째 딸의 경우 사망 이후에도 몇년간 양육수당 등 71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이들 부부의 충격적인 범행은 정부의 ‘2015년생 만 3세 아동 소재·안전 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조사 대상인 첫째의 소재를 확인하던 해당 지자체가 방임 의혹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부부를 상대로 첫째 아들의 방임과 출생신고된 둘째 딸의 소재를 추궁했다. 이들 부부는 처음에 “둘째는 친척 집에 가 있다”고 얼버무렸지만 계속된 추궁에 결국 둘째 딸의 사망을 털어놨다. 또 출생신고 되지 않은 샛째 아들의 존재까지 확인해 결국 두 아이의 사망이 세상에 알려졌다. 두 아이의 시신은 황씨 친인척 묘지 인근에 봉분 없이 암매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고의성 입증하기 어렵다” 살인 혐의 무죄 지난해 8월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부장 조영기)는 황씨 부부 모두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황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 딸의 울음소리가 짜증 나서 이불로 덮었을 가능성은 있으나 평소 딸을 매우 아꼈던 점, 곧바로 이불을 걷어주려고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잠이 들었을 가능성이 큰 점, 딸의 사망 이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점 등을 무죄 선고의 이유로 들었다. 셋째 아들에게도 울음을 멈추게 하고자 다소 부적절한 물리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이후 아들이 별다른 이상 징후 없이 잠든 점과 다른 이유로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곽씨의 아동학대치사 혐의에는 남편이 행사한 물리력의 구체적 내용을 알지 못했고, 물리력을 행사한 이후에도 셋째 아들이 별다른 이상 징후 없이 잠든 점에 비추어보면 사망 가능성을 인식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이들 부부의 사체은닉, 아동학대, 아동 유기·방임, 양육수당 부정수급 혐의는 유죄라고 판단해 황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곽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첫째 아들 “아빠, 막내 울 때마다 목 졸랐다” 진술 이처럼 1심에서 살인 혐의에 무죄 판결이 나오자 검찰은 항소심에서 황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박재우) 심리로 진행된 항소심에서도 살인의 고의 여부가 쟁점이 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항소심 두번째 공판에서는 첫째 아들(6)의 녹화 진술 영상이 증거로 채택되기도 했다. 첫째 아들은 막냇동생이 울 때마다 아빠가 목을 졸라 동생이 기침을 하며 바둥거렸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12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황씨 부부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각각 징역 30년과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후 항소심 판결만 남겨둔 시점에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사건이 공분을 일으키면서 이 사건에도 관심이 모아져 엄벌을 탄원하는 진정서가 400여통 접수됐다. 2심 “사망 가능성 인식…고의성도 충분” 3일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지 않은 1심과 달리 고의성이 충분히 입증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황씨에게는 징역 23년, 아내 곽씨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곽씨는 법정에서 구속됐다. 또 황씨에게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으며, 두 사람에게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각 10년과 5년간의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의 보안처분을 내렸다. 혐의 부인→자백→부인…항소심 “자백 내용 신빙성 높다” 항소심 재판부는 황씨가 검찰 조사와 법정에서의 진술 흐름에 주목했다. 황씨는 처음에 혐의를 부인하다가 검찰에서 4번째 조사를 받으면서 “둘째 딸이 울기 시작해서 이불을 덮자 울음이 작게 들렸다”고 자백했다. 이후 “자백하니 속이 후련하다”는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재판에 넘겨진 이후 진술을 뒤집었고, 다시 범행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둘째 딸)가 이불에 덮여 사망했다는 사실은 황씨가 자백하기 전까지는 밝혀지지 않은 내용이었다”며 “해당 진술은 일관되고 흐름이 자연스러우며 모순을 찾기 힘들고,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모를 구체적인 사실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과 법정 진술이 상반되는 경우 법정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면 신빙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을 믿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살인의 고의성에 대해서는 황씨가 소리에 민감하고, 충동조절장애를 앓아 둘째 딸이 시끄럽게 울면 전신을 이불로 덮었던 행동을 반복했던 점을 근거로 미필적으로라도 죽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봤다. 셋째 아들 살인 혐의에 대해서도 자백 내용이 일관되고 모순을 찾기 힘든 점 등에 더해 법의학자의 의견과 “막냇동생이 울 때마다 아빠가 목을 졸라 기침을 하며 바둥거렸다”는 첫째 아들(5)의 진술을 종합해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父, 부양의무 다하지 않고 낚시 몰두”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 피고인의 친자녀들”이라며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보지도 못한 채 친부에 의해 살해된 피해자들의 생명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되돌릴 수 없고 그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양육환경 일괄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범행이 발각되지 않아 정당한 죗값을 치르지 않을 수도 있었다”며 “황씨는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은 조모에 의지하면서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고 낚시 등 취미생활에 몰두했다”고 지적했다. 첫째 아들의 신체 발육상태도 하위 1%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제대로 된 끼니를 제공하지 않고,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등 방임해 복구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했다. 아내 곽씨에 대해서는 “황씨가 소리에 민감하고, 충동조절장애가 있음을 알면서도 ‘별일 없겠지’라는 막연한 추측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도록 방치했다”며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내 “남편 살인할 사람 아니다” 눈물 아내 곽씨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되자 “(남편은) 살인할 사람은 아니에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옆에 있던 황씨 역시 어찌할 바를 모르며 재판장에게 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고, 교도관에 끌려가며 아내와 이야기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선고 전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법원 앞에서 엄벌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조국 딸 의전원 입학취소 관련 부산대 거짓해명”

    “조국 딸 의전원 입학취소 관련 부산대 거짓해명”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관련 부산대의 해명이 거짓이라고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주장했다. 황 의원은 3일 부산대 측이 최서원(개명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는 청담고에서 퇴학 처분을 해 이화여대도 자동적으로 입학이 취소됐다고 해명했지만, 교육부 감사자료에 따르면 정씨의 이화여대 입학취소는 청담고 졸업취소 처분이 나오기 전에 결정됐다고 밝혔다. 감사 자료에 따르면 이화여대가 정씨의 입학을 취소한 시기는 2016년 12월 2일로 대학은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 전형 면접에서 정씨가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며 입학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후 정씨가 다녔던 청담고에서 졸업을 공식 취소한 시기는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난 2017년 3월 8일이었고, 서울시교육청은 같은해 3월 14일 졸업 취소 결과를 통보했다.황보 의원은 “부산대가 해명한 선(先) 고등 졸업취소, 후(後) 대학 입학취소는 사실이 아니며, 이에 따라 ‘자동’ 입학취소 됐다는 부산대 해명은 거짓”이라며 “부산대가 기본적인 사실관계까지 왜곡해서 조민에 대한 진상조사를 미루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이날 조씨가 의료법인 한전의료재단이 운영하는 한일병원 인턴 추가모집에 응시했다면서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 23일 조씨의 어머니 정경심씨에 대한 판결문에서 조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시 제출한 자기소개서와 증빙서류가 허위라는 사실을 인정했다”면서 의전원에 부정 입학한 조씨는 의사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조씨가 한일병원 인턴 모집 요강에 따르면 ‘결격사유가 있는자’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일병원에서 조민을 인턴으로 합격 시키는 경우, 어처구니없는 위법 사항이 방치되어 대법원의 확정 판결 후 결국 무자격자가 의료행위를 행한 것이 되는 기괴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일병원은 인턴 추가모집 다음날인 4일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한국 여자 복싱 올림픽 메달은 시간 문제” 대표팀 첫 女코치 포틴

    “한국 여자 복싱 올림픽 메달은 시간 문제” 대표팀 첫 女코치 포틴

    한국 복싱 대표팀의 첫 여성 지도자인 아리안 포틴(37) 코치는 3일 “한국 여자 복싱의 올림픽 메달은 시간문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캐나다 국가대표 출신인 그는 지난달 18일부터 충북 충주에서 진행 중인 대표팀 강화 훈련에 합류해 도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오연지, 임애지 등을 지도하고 있다. 한국 복싱은 19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 이후 노골드, 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 이후 노메달로 침체기다. 2012년 정식 종목이 된 여자 복싱에서도 아직 메달이 없다. 서울신문과 인터뷰 한 포틴 코치는 한국 여자 복싱의 도쿄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물었더니 “오연지, 임애지 선수 모두 실력이 빼어나고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분명히 메달을 딸 것”이라면서 “도쿄에서냐, 다음 파리에서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자신 있게 한국 대표팀 코치직을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도 좋은 선수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포틴 코치의 한국 방문은 세 번째다. 첫 방문은 2014년 제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땄을 때다. 현역 은퇴 뒤 지도자로 변신한 그는 2019년 2월 캐나다 대표팀과 함께 한국을 찾아 경북 영천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과 합동 훈련을 하기도 했다. 이때 포틴의 지도력을 지켜본 복싱 관계자의 추천을 통해 대표팀과 인연을 맺게 됐다. 포틴 코치는 “합동 훈련 때 경험이 긍정적이었기 때문에 제안이 왔을 때 너무 기뻤다”면서 “여성 코치라고 차별하지 않고 동등하게 대우해 인상 깊었다”고 돌이켰다. 13년간 캐나다 대표로 뛰며 세계선수권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비롯해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냈던 포틴 코치이지만 아쉽게도 올림픽 메달과는 인연이 없다. 런던 때는 국내 선발전에서 라이벌이자 친구인 메리 스펜서(세계선수권 3회 우승)에게 본선 진출권을 내줬다. 4년 뒤 스펜서를 제치고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출전했지만 판정 논란 속에 1회전에서 탈락했다. 포틴 코치와 스펜서의 이야기는 캐나다에서 ‘라스트 우먼 스탠딩’(2013)이라는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포틴 코치는 “올림픽 출전은 정말 영광이었지만 실패 과정에서 납득하기 힘든 부분도 있어 돌이키는 자체가 쉽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내 자신이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를 떠나 후회하지 않으려면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다”면서 “길지 않은 준비 기간이지만 제 경험이 오연지, 임애지 선수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틴 코치에게 다큐를 찍을 정도면 캐나다에서 유명 인사일 것 같다고 했더니 “저와 스펜서가 캐나다 복싱 발전에 일조했다고 본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그의 올림픽 도전기는 오연지와 무척 닮았다. 오연지도 런던 때는 국내 선발전에서 탈락했고 리우 때는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고배를 마셨다. 포틴 코치는 “훈련에 열정적이고 동기 부여가 확실한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감명받았다”면서 “오 선수도 그런 경험이 자극이 되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파이터로서 아웃파이터인 오연지 등을 지도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포틴 코치는 “원래 아웃복싱을 선호하지만 올림픽 체급인 75㎏급이 생기면서 큰 체격의 선수를 상대하느라 거기에 맞춰 인파이터로 전환했다”면서 “좋은 복싱 선수가 되려면 상황에 맞게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하는 데 아웃파이터 성향이 짙은 오연지, 임애지 선수에게 인파이트를 가르치기보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충주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진정서 빗발쳤던 ‘원주 3남매’ 부부, 2심서 무죄→유죄

    진정서 빗발쳤던 ‘원주 3남매’ 부부, 2심서 무죄→유죄

    이른바 ‘원주 3남매 사건’으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20대 부부가 항소심에선 살인죄가 인정돼 중형을 선고받았다. 자녀 3명 중 첫 돌도 지나지 않은 2명을 각각 숨지게 한 사건이다. 생후 5개월 딸·생후 9개월 아들 사망 후 암매장 남편 황모(27)씨는 2016년 9월 강원 원주의 한 모텔방에서 생후 5개월인 둘째 딸을 두꺼운 이불로 덮어둔 채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하고, 2년 뒤에 낳은 셋째 아들을 생후 9개월이던 2019년 6월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수십초간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내 곽모(25)씨는 남편의 이같은 행동을 알고도 말리지 않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황씨 부부는 두 자녀가 숨졌을 때마다 시신을 암매장했고, 둘째 딸의 경우 사망 이후에도 몇년간 양육수당 등 71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이들 부부의 충격적인 범행은 정부의 ‘2015년생 만 3세 아동 소재·안전 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조사 대상인 첫째의 소재를 확인하던 해당 지자체가 방임 의혹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부부를 상대로 첫째 아들의 방임과 출생신고된 둘째 딸의 소재를 추궁했다. 이들 부부는 처음에 “둘째는 친척 집에 가 있다”고 얼버무렸지만 계속된 추궁에 결국 둘째 딸의 사망을 털어놨다. 또 출생신고 되지 않은 샛째 아들의 존재까지 확인해 결국 두 아이의 사망이 세상에 알려졌다. 두 아이의 시신은 황씨 친인척 묘지 인근에 봉분 없이 암매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고의성 입증하기 어렵다” 살인 혐의 무죄 지난해 8월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부장 조영기)는 황씨 부부 모두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황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 딸의 울음소리가 짜증 나서 이불로 덮었을 가능성은 있으나 평소 딸을 매우 아꼈던 점, 곧바로 이불을 걷어주려고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잠이 들었을 가능성이 큰 점, 딸의 사망 이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점 등을 무죄 선고의 이유로 들었다. 셋째 아들에게도 울음을 멈추게 하고자 다소 부적절한 물리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이후 아들이 별다른 이상 징후 없이 잠든 점과 다른 이유로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곽씨의 아동학대치사 혐의에는 남편이 행사한 물리력의 구체적 내용을 알지 못했고, 물리력을 행사한 이후에도 셋째 아들이 별다른 이상 징후 없이 잠든 점에 비추어보면 사망 가능성을 인식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이들 부부의 사체은닉, 아동학대, 아동 유기·방임, 양육수당 부정수급 혐의는 유죄라고 판단해 황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곽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첫째 아들 “아빠, 막내 울 때마다 목 졸랐다” 진술 이처럼 1심에서 살인 혐의에 무죄 판결이 나오자 검찰은 항소심에서 황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박재우) 심리로 진행된 항소심에서도 살인의 고의 여부가 쟁점이 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항소심 두번째 공판에서는 첫째 아들(6)의 녹화 진술 영상이 증거로 채택되기도 했다. 첫째 아들은 막냇동생이 울 때마다 아빠가 목을 졸라 동생이 기침을 하며 바둥거렸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12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황씨 부부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각각 징역 30년과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후 항소심 판결만 남겨둔 시점에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사건이 공분을 일으키면서 이 사건에도 관심이 모아져 2일까지 엄벌을 탄원하는 진정서가 377통 접수됐다. 2심 “살인 고의 입증…父, 양육 의무 외면하고 낚시 몰두” 3일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지 않은 1심과 달리 고의성이 충분히 입증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황씨에게는 징역 23년, 아내 곽씨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곽씨는 법정에서 구속됐다. 또 황씨에게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으며, 두 사람에게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각 10년과 5년간의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의 보안처분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 피고인의 친자녀들”이라며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보지도 못한 채 친부에 의해 살해된 피해자들의 생명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되돌릴 수 없고 그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양육환경 일괄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범행이 발각되지 않아 정당한 죗값을 치르지 않을 수도 있었다”며 “황씨는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은 조모에 의지하면서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고 낚시 등 취미생활에 몰두했다”고 지적했다. 첫째 아들의 신체 발육상태도 하위 1%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제대로 된 끼니를 제공하지 않고,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등 방임해 복구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했다. 아내 곽씨에 대해서는 “황씨가 소리에 민감하고, 충동조절장애가 있음을 알면서도 ‘별일 없겠지’라는 막연한 추측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도록 방치했다”며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총장이 2명, 논문 베낀 교수 임용’ …이런 대학이 말이 됩니까

    ‘총장이 2명, 논문 베낀 교수 임용’ …이런 대학이 말이 됩니까

    “교육부는 학교 파행으로 몰고 간 강사범 이사 승인을 당장 취소하라”, “직위해제 된 서형원 총장은 즉시 모든 업무를 중지하라” 3일 오전 11시 찬 바람이 몰아친 순천 청암대학 정문 앞에 전국 교수단체 회원 20여명이 교육부와 청암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한국사립대학 교수노동조합 광주대지부와 전국사학민주화교수연대 등 사학 비리 척결 운동을 펼치고 있는 10여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의 모습이다. 이들이 이렇게 교육부와 청암대학 관계자들을 성토한 이유는 뭘까? 68년 전통의 간호보건 대학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청암대학은 지난 2017년 설립자 아들인 강명운(75) 전 총장이 14억원대 교비 배임죄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2019년 3월만기 출소했다. 교육부로 부터 5년 동안 학사 개입 금지 통고도 받았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강 전 총장은 지난해 6월 자신의 측근 인사들을 새 법인 이사로 임명한 후 학교 행정에 부당하게 간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6일 청암학원 이사회는 서형원 총장에 대해 해임교수들에 대한 후속 조치 지연 등 근무태도 불성실 등을 이유로 직위해제하고 총장 직무 권한 대행으로 김한석 교수를 임명했다. 하지만 불과 2주일후인 지난달 29일 김도영 이사장이 교원재임용 등 안건을 처리한 후 폐회선언과 함께 이사회를 정상적으로 마치고 퇴장한 후 불법 행위가 저질러졌다. 일부 이사들이 김 이사장을 배제한 채 다시 이사회를 갖고, 안건에도 없던 김 이사장의 자격을 박탈시킨데 이어 강 전 총장의 딸 강사범 이사를 이사장으로 선임한 것. 또 안건에도 없던 직위해제 된 서 총장을 다시 복귀시켰다. 한 법인에 대학 총장 2명, 이사장 2명이 된 상황이다. 이사회 회의 전 강 전 총장은 회의실까지 들어와 “딸을 이사장으로 시켜주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법원은 이와관련 강사범을 권한 없는 자로 판단, 이사장 직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은 지난 21일 학교법인 청암학원 이사장 강사범이 열려고 한 ‘이사회 개최’에 대해 “소집권한 없는 자의 통지로 이사회를 개최해서는 안된다”며 “이사장으로 선임된 강사범에게는 이사회를 소집할 적법한 권한이 없다”고 결정했다. 이 와중에 이 대학 윤모(46) 여교수는 2015년 3월 채용 분야에서 요구하는 학과 경력을 속이고, 다른 교수의 논문을 도용하는 등 임용결격사유가 있음에도 교수로 채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윤 교수는 이런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지난해 말 김 이사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에서 재임용됐다. 윤씨가 교수로 첫 임명될 당시 강 전 총장이 총장이어서 이같은 흠결 사유가 있음에도 임용된 뒷 배경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 특히 서 총장은 지난해 9월 파면 6년 만에 힘겹게 복직된 해직 교수 2명의 수년동안 밀린 급여를 지급 하지 않아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 또 해직 기간 동안 재임용기간이 경과돼 재임용을 해야 할 상황이어서 청암학원이 서 총장에게 두 교수에 대한 재임용을 제청하라고 통보했는데도 이행하지 않아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같은 사실에 전국교권수호교수모임 등은 이날 집회를 열고 “교육부는 청암대학을 파행으로 몰고 간 청암학원 일부 이사들의 임원 승인을 즉각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임금체불, 업무방해 등 온갖 비리를 자행해 직위해제 된 서형원 총장은 즉시 모든 업무를 중지하라”며 “사법당국은 청암학원 업무를 방해한 자들을 엄정하게 수사해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윤교수의 논문 도용 의혹과 관련 류윤석 청암대학 교무처장은 “아직 어떠한 결정 사안이 없어 아무 말씀을 드리지 못한다”는 입장을 보여 봐주기식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주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구윤리 위반은 학교측이 검증해야된다”며 “표절로 확인됐는데도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교육부가 엄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임현택 “조국 전 장관 딸, 한일병원 인턴 지원...응시자격 박탈해야”

    임현택 “조국 전 장관 딸, 한일병원 인턴 지원...응시자격 박탈해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의사회 회장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 조씨가 한전의료재단 한일병원에 인턴으로 지원한 사실을 언급하며 병원 측에 조치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3일 임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씨의 한일병원 인턴 응시자격을 박탈해달라”며 “조씨를 인턴으로 합격시키는 경우 어처구니 없는 위법 사항이 방치돼 대법원의 확정 판결 후 결국 무자격자가 의료행위를 행한 것이 되는 기괴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일병원장님과 인턴 선발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이 위법행위에 대해 묵인, 방조 및 가담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그 경우 병원의 책임자인 한일병원장님과 인턴 선발에 관여했던 사람들은 무자격자가 환자를 치료 하도록 하는 위험을 방치한데 따른 민형사상의 책임을 질 수 있으니, 부디 현명한 판단을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또한 “서울중앙지법은 조씨 어머니(정경심 동양대교수)에 대한 판결문에서 조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시 제출한 자기소개서와 증빙서류가 허위라는 사실을 인정했다”며 “부산대 의전원에 부정 입학한 조씨는 의사 자격이 없으며 환자를 볼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한일병원 인턴 모집 요강에 따르더라도 ‘결격사유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며 “조씨가 인턴에 응시한 문제에 대한 확고한 조취를 취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임 회장은 해당 내용이 담긴 공문 제출을 위해 한일병원을 방문한 사진을 공개하며“한일병원 원장님 직접 면담위해 왔는데 거부하셔서 총무팀에 공문 오늘 전달하라고 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Focus人] 우천으로 경기 취소될 경우 심판들의 속마음은?···, KBO 권영철 심판위원

    [Focus人] 우천으로 경기 취소될 경우 심판들의 속마음은?···, KBO 권영철 심판위원

    1996년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1군에 등록됐지만 쟁쟁한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1군에 출장 경험 제로. 무시무시한 프로의 높은 벽을 뼈저리게 실감했고 6년간의 프로시절은 설움과 눈물로 가득했다. 스스로의 실력 탓도 없지 않았다. 결국 자의 반 타의 반 그곳에서 튕겨졌고 쓸쓸한 은퇴의 길을 택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죽으라는 법은 없는 법. 선수 생활 마감 후 프로야구 심판의 길로 들어섰고 제2의 인생인 KBO 심판위원 명함에 이름 세 글자 제대로 박았다. 선수로서 1군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치고 달리지’ 못했던 설움을 지난해 5월 KBO 리그 통산 37번째 1000경기 출장 달성으로 보란 듯이 갚았다. 그 주인공은 KBO 권영철(44) 심판위원. 지난 15일 강남의 한 실내야구장에 권씨를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KBO 심판을 하게 된 계기2003년 입사해서 벌써 19년차다. 조금은 기대를 받고 프로에 입단했었는데 선수로서는 성공하지 못했다. 청소년대표 시절 동기인 김선우, 서재응, 박진만, 강봉규 선수가 승승장구하는 게 부럽기도 했고 나 자신에게 많은 실망을 했다. 프로무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 고민하다 프로야구 심판이 있다는 걸 선배들한테 듣고 그때부터 심판 준비를 했고 운 좋게 1년 만에 할 수 있게 됐다.(Q) 현역 시절 1군 경기 출전 기록이 없는데1군에 등록은 됐지만 1군 경기에 출전은 못했다. 유중일(전 LG트윈스 감독), 김한수(전 삼성라이온즈 감독), 정경배(현 한화이글스 코치) 등 쟁쟁한 선배들이 내야수에 포진돼 있다 보니깐 출전할 기회가 없었고 한 편으론 정말 프로의 벽이 엄청 높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유중일 코치님께서 ‘선수생활은 평생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부상이라든가 방출로 마감될 수 있다. 미리미리 준비해 놓으면 선수생활을 그만뒀을 때 다른 일을 힘들지 않게 할 수 있다’고 말씀을 마음속에 잘 간직하고 있었던 거 같다.(Q) 1군 데뷔 그리고 1000경기 출장 달성2006년 LG트윈스-SK와이번스 경기 3루심이었던 걸로 기억난다. 그전까지는 2군에서 300경기 이상 심판을 보고 있었다. 당시 어느 팀이 이겼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많이 떨렸고 긴장했던 거 같다. 지난해 5월 키움-KIA전 주심으로 1000번째 출장했다. 당시 ‘아, 내가 벌써 1000경기에 출장했구나’란 생각이 스치듯 지나갔지만 경기에 집중하다보면 숫자는 단지 숫자일 뿐, 더 이상 떠오르지 않았던 거 같다. 긴장 없이 경기장에 들어온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실수 안 하고 정확한 판정을 내려서 플레이하는데 아무런 지장 없이 최선을 다해야겠다’란 거 말고 다른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 (Q) 직업상 ‘눈썰미’도 보통 아닐 텐데나쁘진 않는 거 같다. 순간의 찰나에 판정을 내릴 수 있는 건 반복적인 훈련밖에 없다. 몸이 알아서 움직이다. 시력은 좌우 각각 1.5를 유지했는데 지난해 1.2로 떨어졌다. 조심해야겠단 생각이 많이 든다. 대부분의 심판들은 눈에 좋은 약을 복용하거나 눈 마사지 기구 등을 구입해서 사용한다. 시즌 전후 운동하는 건 기본이다.(Q) 스토브리그 기간 중엔 뭘 하는지시즌이 끝나면 심판위원장을 포함해서 모든 심판들이 훈련을 간다. 지난 시즌 있었던 사건사고뿐만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판정을 내렸던 영상들을 보면서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다. 시즌 시작 전에 또 한 번 모여서 바뀌는 룰을 미리 숙지하고 시즌을 맞이한다. 물론 이 기간 중에도 월급은 나온다. (Q) 주심(구심)으로 출장한다는 것은포지션은 3루, 1루, 2루, 주심의 순으로 배정된다. 주심은 경기당 350~400개 이상을 보게 되는 데 부담이 크다. 주심 보게 되는 사람이 선배든 후배든 그 사람 주위엔 잘 가지 않고 컨디션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지켜봐 준다. 해야 할 일들을 열외로 해준다거나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동료들이 도와줘 그날의 경기에 잘 임할 수 있도록 좋은 여건을 만들어 준다. 선발투수하고 똑같이 생각하면 된다. (Q) 보크 잡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보크를 잡기 위해 모든 심판이 투수의 행동을 초집중해 주시한다. 보크는 정말 찰나의 순간에 나오기 때문에, 투구 전에 ‘멈췄는지 안 멈췄는지’에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투수들의 동작을 사전에 기억하는 것 또한 심판이 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다. 투구 전 멈추지 않고 빨리 던지는 투수들을 주의 깊게 보며 심판위원장, 선배들이 보크가 나올 수 있는 폼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에 대해 브리핑을 하기도 한다. (Q) 2009년 ‘첫 비디오 판독’ 홈런 판정의 주인공…심판들은 공이 폴대 위로 타고 갈 때, 폴대를 기준으로 안으로 떨어졌는지 밖으로 떨어졌는지 판단하기 위해 ‘가상의 라인’을 머릿속에 그리고 공이 떨어지는 시점을 본다. 공이 휘기 때문이다. 당시 1루심이었고 SK와이번스 박정권 선수가 폴대 위로 쳤던 타구로 기억된다. 공이 많이 휘지 않았고 제가 그렸던 ‘가상의 라인’ 안으로 들어왔다고 나름의 확신을 가졌다. 결국 그 타구가 투런 홈런이 됐고 SK와이번스가 4대3으로 KIA타이거즈를 이긴 역전 결승타가 돼 큰 이슈가 됐다. (Q) TV화면 속 네모난 ‘스트라이크 존’이란물론 도움받는 부분도 없진 않지만 단지 참고사항으로 생각한다. 큰 각을 가지고 있는 투수의 경우 포수가 거의 바닥에서 잡을 때도 있다. 그런 공이 TV화면의 스트라이크 존에 찍히기도 한다. 하이볼 직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화면에 나오는 것처럼 그런 공을 모두 다 스트라이크라고 판정할 수 없다. 타자의 입장에서 볼 때 너무 불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심판들은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가지고 그 안에서 정확히 보려고 노력한다. 화면에 나오는 스트라이크 존의 데이터에 의존해 경기를 진행하면 투수도, 타자도 힘들어질 수 있다.(Q) 초고속 카메라의 무서움선심으로 출장할 때 사실 더 집중하는 편이다. 미세한 것까지 다 잡는 초고속 카메라를 각 방송사마다 다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초고속 카메라의 무서움을 제대로 느끼고 있다. 심판들은 베이스와 공을 동시에 볼 수 없어, 눈으로 베이스를 보고 귀로 공이 들어오는 소리를 캐치해 세이프와 아웃을 판단한다. 그러한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몸이 알아서 반응하고 움직이게끔 한다. 공수 교대할 때도 선수들이 던지는 공의 궤도를 유심히 관찰하며 단 1분 1초도 그냥 보내지 않는다. (Q) 주심과 주루코치에게 착용되는 무선 마이크, ‘말조심’은 필수경기를 하다보면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린 후, 타자들이 ‘좀 멀리 보입니다’라고 하거나, 포수의 경우 ‘좋은 볼인 거 같은데’라고 가벼운 이의를 던질 때가 있다. 그럴 경우 ‘내가 봤을 때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걸로 보였다. 내가 좀 더 집중해서 보겠다’라는 소소한 얘기를 주고받을 때가 있다. 선수들 또한 궁금한 점이 많이 있는데 경기 룰에 대해 물어보는 선수한테 답변도 해주곤 한다. 그런데 마이크를 차게 되면 혹시라도 말 한마디가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일절 말을 하지 않는다.(Q) 심판 세계 속 위계관계는 어떤 편인지군대라고 표현을 많이 하는데 맞는 말인 거 같다. 우리는 선수들이 경기하는 데 있어 정확한 판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위계가 잡혀 있는 상태에서 긴장하고 있어야 좀 더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 선배들도 그런 걸 강조한다. 요즘 시대에는 그렇지 않아야 한다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어느 정도 그런 위계관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Q) 팬들의 악플에 대처하는 본인만의 노하우선수들한테 ‘까칠한 심판’이란 소리를 많이 듣는다. 처음 1군에 올라오고 인터넷 댓글 통해 무수한 욕을 얻어먹었다. 정말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욕이란 욕은 다 들어본 거 같다. 팬들의 입장에선 제 판정에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으니깐 그랬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팬들이 있어야지 내 자신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극복하는 방법은 최대한 빨리 잊는 거다. 경기장에서 선수, 혹은 감독과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하루를 넘기지 않는다. 그런 불편한 마음 상태를 가지고 있으면 그다음 경기에 무조건 지장이 있다. 선배들도 항상 ‘오늘 일은 오늘 끝내라’고 말한다.(Q) ‘니가 심판이야’···넥센(현 키움)과 두산 경기였다. 이택근 선수한테 말한 거로 기억나는데 그렇게 말한 건 전적으로 제 잘못이다. 그런 말을 해서는 안됐다. 좋게 풀 수도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좀 격해졌던 거 같다. 하지만 당시 판정에 있어선 저는 단호했다. 타자가 아쉬우면 투수가 유리하고 투수가 아쉬우면 타자가 이득을 보게 된다. 어쩔 수 없다. 그다음 경기 때 바로 화해했다. 이택근 선수도 ‘선배님, 제가 좀 경기에 집중하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했다. 너무 고마웠고 ‘아, 나는 다 잊었다. 선수는 아쉬운 맘이 들면 충분히 그런 표현을 할 있어야 되고, 또 할 수 있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런 상황이 생기면 늘 ‘더욱 잘 봐야겠다’란 생각을 하게 된다. 한 번은 SK와이번스 홈경기 주심을 봤는데 제 뒤에서 한 팬이 계속 욕을 했고 선수들이 지장을 받으니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는데도 계속 욕을 하셔서 퇴장 명령을 내렸고 안전요원이 와서 그분을 경기장 밖으로 나가게 했다. 물론 심판이 오심을 하면 안 된다. 하지만 팬들께서는 혹시라도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심판에게 너무 심한 욕은 안 했으면 좋겠다. (Q) 파울팁으로 공에 맞을 때의 충격맞아보지 않으면 모른다. 정말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다. 마스크에 공을 맞으면 치아, 턱, 목에 큰 충격이 온다. 다음날 되면 목이 아파 잘 안 돌아가는 경우도 있고 치아가 깨져 두세 번 병원에 갔다 온 적이 있다. 한 번은 시속 150km 구위를 가졌던 손승락 투수한테 팔꿈치를 맞은 적이 있다. 당시 너무 아팠지만 꾹 참고 경기를 마쳤지만 시즌 끝났는데도 통증이 지속돼 병원에 가니 이미 뼈가 부러져 벌어져 있다고 해서 수술한 기억이 있다. 전 LG트윈스 투수였던 리즈 선수가 던지는 공은 정말 무섭다. 공이 지나가는 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그렇게 무서운 투수가 던질 때는 솔직히 몸을 좀 더 숙인다. (Q) 경기 중, 화장실은 언감생심?그런 일은 1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 까다. 하지만 갈 수 있다. 정말 급하면 공수교대할 때 자신의 위치에서 제일 가까운 화장실로 총알 같이 갔다 온다. 그라운드에 있는 다른 사람들조차 모를 정도다. 저도 처음 심판할 때 상당히 힘들었다. 커피를 많이 마셨는지 스리아웃 되는 순간 선수들하고 같이 뛰어들어갔다 나온 적이 있다. 하지만 점차 익숙해지고 몸도 그런 환경에 맞춰진다. 물론 복통, 설사 등 급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날 음식을 항상 조심한다. (Q) 우천으로 경기 취소될 경우 심판들의 속마음경기가 취소돼서 심판들은 쉴 수 있고 좋겠구나,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희 입장에선 매우 아쉽다. 경기를 보러 직접 찾아오신 많은 팬들, 5일을 기다려 선발로 출전 준비를 마친 선발투수의 입장과 어찌 보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Q) 사상 초유의 ‘코로나 시즌’선수, 심판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사실 치고 달리는 선수들이 더 힘들었을 거 같다. 물론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자체 하나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일부 선수들이 너무 조용해서 경기몰입과 집중이 안 된다고 하는데 심판들도 어느 정도 그런 게 있는 거 같다. 연습게임하는 느낌이랄까. 근데 시간이 지나고 한게임 한게임 최선을 다하다 보니깐 자연스럽게 경기에 집중하게 되더라.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로 야구만큼은 팬들이 열광하고 응원해야 흥이 나고 선수들도 더 멋진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되는 건 확실한 거 같다. (Q) 시즌 중엔 선수들처럼 가족과의 잦은 생이별가족한테는 많이 미안하다. 하나 있는 어린 딸에게 같이 놀아주지 못해 특히 더 그렇다. 직업 특성상 몸이 아파도 빠지기가 쉽지 않다. 정말 많이 힘들면 쉬라고는 하지만, 모든 직업이 그렇듯이 내가 그 자리를 비우면 다른 사람으로 그 자리가 채워지고, 어떨 때는 그 자리가 내 자리가 안 될 수 도 있으니깐. 그래서 심판들은 안 다치고 안 아프게 몸 관리를 철저히 하는 편이다.(Q) 심판의 처우는 어떤 편인지많이 개선됐다. 예전에는 모텔 수준의 숙박업소에서 지냈다. 경기를 늦게 마치면 다음 날 낮에는 운동도 해야하고 휴식 등 나름의 컨디션 관리를 해야 하는데 좀 불편했다. 지금은 KBO에서 특급호텔 수준은 아니지만 좋은 침대가 있는 깨끗한 방이 있는 곳을 선정해 줘서 편하게 지낼 수 있게 됐고 장거리 이동에 이용할 수 있는 두 대의 승합차를 각 심판 조에게 제공해 주고 있다. (Q) 꿈과 소망프로야구가 우리나라 최고 인기 스포츠 중 하나 아닙니까. 거기서 심판을 보는 자체만으로 큰 자부심을 느끼고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해서 제가 정확한 판정을 내렸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 올해는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서 많은 팬들의 우렁찬 함성소리를 선수들과 심판들이 들으면서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악플도 많고 까칠한 심판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지만 까칠한 만큼 판정 하나는 정확하게 내린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제가 좋은 판정을 내렸을 때 박수 한 번 쳐주시면 감사하겠다. 또한 먼 훗날 얘기지만 후배 심판들한테 부끄럽지 않고 떳떳한 선배로서 심판 생활을 마무리하는 게 꿈이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문성호,김형우 기자 sungho@seoul.co.kr
  • 배동성 딸 배수진 “2년 만에 이혼…아들 원하면 전남편과 여행도 가능”

    배동성 딸 배수진 “2년 만에 이혼…아들 원하면 전남편과 여행도 가능”

    개그맨 배동성의 딸 유튜버 배수진이 이혼 후 홀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으로서의 고충과 고민을 털어놨다. 2일 방송된 SBS 플러스 ‘언니한텐 말해도 돼’에는 배수진이 ‘이혼 가정의 아픔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고민을 들고 의뢰인으로 출연했다. 배수진은 “네 살 아들을 키우는 26살 여성이다. 저는 부모님의 이혼을 지켜보면서 큰 상처를 받았고 ‘나는 절대 이혼은 하지 말아야지, 자식한테 상처 주지 말아야지’라는 마음으로 23살 어린 나이에 결혼을 결심했다. 하지만 저의 결혼 생활은 2년 만에 깨졌다”고 밝혔다. 이혼한 아빠와 단둘이 살면서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는 배수진은 “이혼을 피하고 싶었다. 2년이 짧지만 하루하루 버텼다”면서 “결국 아이 때문에 이혼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불화보다는 편안한 가정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배수진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린이집에 아들이 못가다보니 24시간 육아를 한다. 아들이어서 몸으로 놀아주기가 힘들다. 이혼 전에는 남편이 놀아줘서 버텼다. 아기는 예뻐했다”라며 “전 남편은 한 달에 한 번 보는데, 요즘 많이 만나고 있다. 어린이집 가자고 하면 ‘싫어, 아빠’라고 한다”라고 문제를 이야기 했다. 또 “집에서 뭘 해도 엄마만 따라 다닌다. 주방까지 쫓아와서 책을 읽는다. ‘엄마 여기 있어, 앉아’라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으니 외로워한다. 혼자서 퍼즐만 맞추고 논다. 형제가 없어서 혼자인게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혼한 아빠를 자주 만나는 게 아이를 위한 바람직한 방법이냐”고 묻자 유은정 전문의는 “너무 자주 만나면 한 쪽으로 관심이 치우칠 수 있기 때문에 1차 양육자가 룰을 정한 뒤 아이 성장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해야한다”라고 조언했다.이날 배수진은 “아들이 원하면 전남편과 2박 3일 여행도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전남편이 애인이 생긴다면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전남편 여자친구가 허락하면 괜찮다. 같이 가도 된다”고 답했다. 이에 전문가는 “부모의 이성친구는 아이가 어릴 수록 공개하지 않는게 좋다. 이성친구를 공개하는 건 부모 중심적 사고다. 아이 입장에서 보면 부모의 사랑을 빼앗는 누군가가 생기는 거다”라고 충고했다. 또 배수진은 “아이를 정성스럽게 키우다 ‘엄마 싫어, 아빠랑 살래’라고 할까봐 무섭다. 사춘기에 그러면 어찌할지 걱정이 된다”는 고민도 전했다. 전문가는 “양육은 아이를 더 좋은 환경에서 잘 기르는 것이다. 법원에서는 양육권자를 정할 때 13세가 넘으면 아이의 의사를 묻긴 하지만 여러 기준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아이한테 다 못해주고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 같이 키워도 아빠 역할을 못하는 사람 많다”고 위로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