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2-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5,798
  • 추악한 욕망과 배신의 ‘살인청부’…그 타깃은 제주도 유명 식당 여주인이었다[전국부 사건창고]

    추악한 욕망과 배신의 ‘살인청부’…그 타깃은 제주도 유명 식당 여주인이었다[전국부 사건창고]

    제주 유명식당 여주인 집에 숨어든 50대 여주인 쫓던 아내 “귀가했다” 하자 범행배후는 식당 관리이사…끔찍한 ‘살인청부’ 김모(당시 50세)씨는 2022년 12월 16일 낮 12시 12분 제주도에 있는 빌라의 한 집에 몰래 숨어들었다. 갈치구이 등으로 명성이 자자해 연간 매출이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유명 식당 대표 A(여·당시 55세)씨의 집이었다. 김씨는 승용차로 A씨 뒤를 쫓는 아내 이모(당시 45세)씨와 연락하며 작은방에서 그의 귀가를 기다렸다. A씨 집에서 둔기를 찾아 손에 움켜쥔 채였다. 침입 3시간이 흐른 오후 3시쯤 아내로부터 “A씨가 집에 들어가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그는 A씨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작은방으로 오자 목을 감아 넘어뜨리고 둔기를 휘둘렀다. A씨는 얼굴과 머리 등을 20여 차례 둔기에 맞아 사망했다. 김씨는 범행 후 A씨 집에서 현금 491만원과 1800만원에 이르는 명품 가방과 금붙이를 훔쳐 나온 뒤 근처에서 대기하던 이씨의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 경찰은 현장에서 혈흔이 묻은 흉기를 발견하고 A씨 집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범행 나흘 만에 경남 양산 자택에서 김씨 부부를 붙잡았다. 김씨는 양산 건설현장에서 일감을 받아 돈 버는 펌프카 소유주다. 빚 2억 3000만원이 있었다. 경찰은 이 때문에 단독 범행으로 봤으나 범행 전후로 김씨와 자주 통화한 사람이 드러났다. 식당 관리이사 박모(당시 55세)였다. 경찰은 같은날 곧바로 박씨도 검거했다. 박씨는 경찰에서 “김씨에게 그저 손 좀 봐달라고 했는데 죽일 줄은 몰랐다”며 청부 ‘살인’을 부인했다. 경찰에 이어 검찰 수사가 더해지면서 ‘식당 경영권’을 탈취하려고 한 그의 추악한 욕망과 배신으로 얼룩진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부산 모 고교 이사장인 것처럼 접근내연녀들 돈으로 환심, 관리이사 임명식당 경영권 빼앗으려 ‘살인청부’ 착수 A씨는 2017년 말 골프연습장에서 박씨를 만났다. A씨는 유명 식당 주인으로 지점이 늘어나자 B 주식회사를 만들어 대표로 있던 재력가였다. 본사만 월평균 매출액 7억원에 제주·서울 강남에 부동산을 갖고 있었다. 이같은 사실을 파악한 박씨는 자기도 부산 모 고교 이사장이자 사업가인 것처럼 접근했다. 당시 A씨는 일시적 자금난에 빠져 있었고, 박씨는 여러 내연녀에게 빌린 돈을 건네며 환심을 샀다. A씨는 이듬해 10월 박씨를 B사 관리이사로 앉혔다. 박씨는 월급 500만~1000만원을 받았다. 그렇지만 B사 지분도 없이 온갖 속임수로 수십억원을 챙겨 명품으로 치장하고 외제차를 굴리며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다. 이 때문에 박씨는 “빚을 갚으라”는 내연녀들의 독촉에 시달리는 신세를 면치 못할 지경이었다. 박씨는 부산 기장에 있는 문중 땅에 손을 댔다. 총무 직위를 이용해 문중의 의결도 없이 A씨에게 “문중에 돈이 없어 땅을 팔아야 하는데 남에게 팔기는 아깝다. 당신이 사라”고 꼬드겼다. 그때까지 박씨를 신뢰했던 A씨는 땅을 사기로 하고 수차례에 걸쳐 5억 4500만원을 주고, 소유권이전 등기를 건네받았다. 2022년 5월 문중이 이를 알고 박씨를 추궁했다. “B사에 자금이 달려 어쩔 수 없이 처분했다”고 속였지만 문중은 박씨는 물론 A씨까지 사문서위조 등으로 고소했다. A씨는 화를 내며 박씨와 관계를 끊으려고 했다. 당시 A씨가 박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는 “도대체 당신 누구야”, “내가 당신한테 돌려받을 돈이 너무 많아”, “나하고 뭔 악연이길래 나를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네”, “본점 2층 지을 때부터 다른 주머니 챙기려고…단 한 번도 나한테 진실이지 않았어” 등 불신과 의심으로 가득 찼다. 이때마다 박씨는 문자를 무시하거나 전화를 안 받았다. 심지어 “학교 회의하고 있다”고 이사장인 것처럼 거짓말도 했다. 박씨는 A씨가 사라지면 가로챈 토지 대금 5억 4500만원에 대한 분쟁을 피하고 A씨 자녀들을 회유하고 압박해 회사(식당) 운영권까지 빼앗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궁리 끝에 ‘살인청부’에 나섰다. 그는 살인청부업자로 김씨를 선택했다. 양산에 있는 노래방 업주의 소개로 안 사람이다. 박씨는 B사 관리이사 명함을 김씨에게 건네고 A씨에 대한 거짓 험담부터 늘어놨다. “물려받은 토지 등 40억원을 들여 B사 지분 40%를 가지고 있는데 A씨가 단독 운영하며 지분만큼 수익금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B사를 인수하려고 방법을 제안했는데 거부당했다”, “A씨가 내 재산을 모두 빼앗아 갔다. (속칭) ‘꽃뱀’이다” 그러면서 김씨에게 “(범행에) 성공하면 이틀 뒤 빚을 모두 갚을 수 있을 만큼 당신에게 현금을 지급하고, 식당 3개 중 2호점을 이전하려고 하는데 당신에게 공사권과 운영권을 주겠다”고 유혹했다. 거액의 채무가 있던 김씨 부부는 이를 받아들였으나 신분 발각을 피할 방법을 연구하느라 착수는 금세 못했다. “식당 2호점·강남 아파트 주겠다” 미끼유치장서 “3년 안에 빼줄게. 다 안고 가”실행자 “저런 사람 따른 내가 한심하다” 김씨 부부는 신분을 속여 제주에 입도하는 방법을 찾았다. 우연히 습득한 주민등록증으로 전남 여수에서 여객선을 타는 것이었다. 부부는 2022년 9월부터 5차례 제주에 입도해 10여 차례 범행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1차는 교통사고 위장 살해였으나 박씨가 일러준 도로가 제한속도 50㎞여서, 4차는 A씨 자택 침입 후 살해였으나 현관문 비밀번호가 바뀌어, 5차는 자택 주변을 맴돌다 순찰차 출동에 겁이 나 모두 실패했다. 잦은 실패와 부담감이 커지면서 김씨 부부의 범행 의지는 날이 갈수록 쪼그라들었다. 박씨는 부부에게 더 매혹적인 미끼를 연속 던졌다.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소유권을 주겠다. 식당 2호점은 무조건 너희 것이고, 둘 다 B사 부사장으로 임명하겠다”고 하더니 “A씨 집에 거액의 현금과 총 수천만원의 명품 가방과 귀금속이 있다. 내가 A씨에게 선물한 것이니 그거 너희들이 가지라”고 했다. 부부는 결국 A씨 집 현관문 앞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2013년 부산 재력가 딸한테 ‘혼인빙자’로 1억원을 뜯어내 1년 6개월간 감옥살이하는 등 수차례 사기 전력이 있는 박씨의 식당 운영권 탈취 범행에 한배를 탄 것이다. 박씨는 범행 전 부부에게 착수금조로 3500만원을 건네며 “A씨가 오랜 시간 병원에 있으면 좋다. 못 일어날수록 좋다”고 가해를 사주했다. 경찰에 검거돼 김씨와 함께 같은 유치장에 갇히자 입 모양과 수신호로 “나만 믿어라. 3년 안에 빼줄게. 그러니까 (김씨가) 다 안고 가라”고 꼬드기며 죄를 떠넘기려 했다.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던 A씨의 첫째 딸은 재판 때 증인으로 출석해 “사건 발생 후 박씨가 연락을 해 ‘나만 믿으라. 다른 사람들 전화는 받지 말고 내 전화만 받으라’고 했다. 그런데 얼마 후 경찰에서 연락이 와 ‘박씨와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며 “돈과 욕심 때문에 엄마를 무참히 살해한 사람들이 평생 감옥에서 지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판 과정에서 박씨는 “(김씨에게) A씨가 병원에 입원할 정도만 공격하라고 했지 살해하라고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씨가 범행을 주도했다. A씨 집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해 일부러 틀리게 말해줬다. 그러면 범행을 중단할 줄 알았다”며 “A씨 집 귀중품을 훔치려고 나까지 속인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박씨의 거짓말을 듣고 있다 보니 이런 사람을 형님으로 믿고 따른 내가 참으로 한심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공소장을 보고서야 이들의 관계와 대화를 알았다. A씨를 살해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관리이사 무기징역, 실행자 징역 35년여주인 딸 “믿었다가 무참히 배신당했다”…“식당일 해보니 엄마의 고생 알겠다” 박씨는 무기징역, 김씨는 징역 35년을 받았다. 이같은 1심 형이 지난 2월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에서 확정됐다. 이씨는 1심 징역 10년이었으나 항소심에서 5년으로 줄었고,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1심 재판부는 “이씨가 범행에 가담은 했지만 범행 당일 남편 김씨가 흉기 소지 없이 갈아입을 옷만 챙기는 것을 봤고, 박씨가 이씨와 범행 내용을 공유하지 않은 점이 인정된다”며 이씨 주장을 받아들였다. 1심을 진행한 제주지법 제2형사부(부장 진재경)는 지난해 7월 “피고인들은 저마다의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범행을 저질렀다”며 “박씨가 범행을 주도했고, 묵시적으로 살해를 지시한 것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가장 안전해야 할 자기 집에서 극도의 공포와 고통 속에서 숨졌고, 졸지에 어머니를 잃은 자녀들의 슬픔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라고 했다. 판결문은 ‘박씨가 A씨에게 남편이 없고 (20대) 두 딸이 식당 운영이나 돈 거래 정황을 잘 알지 못하는 점을 이용해 범행 후 A씨 큰딸에게 자신이 식당에 상당한 권리를 가진 것처럼 말했다’고 적었다. 광주고법 제주형사1부(부장 이재신)는 같은해 11월 항소심을 열고 강도살인 등 죄명을 살인과 절도, 상해치사로 변경했으나 박씨와 김씨의 형량은 1심 그대로 유지했다. 반면 이씨의 형을 5년 감형했다. A씨의 첫째 딸은 법정에서 “내가 두 살 때 동생이 태어나자마자 엄마가 이혼하고 20년 넘게 홀로 두 딸을 키워왔다. 식당이 잘된 지도, 엄마가 편하게 지낸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면서 “엄마는 평소 식당 일이 고되고 힘들다고 두 딸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며 공부로 각자의 꿈을 이루며 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서야 엄마가 하던 일을 맡아 해보니 그 고생을 알게 됐다. 진작 힘이 돼 드리지 못해 미안하고 죄송스럽다”며 “엄마가 박씨를 정말 신뢰한다고 생각했는데 무참히 배신을 당했다”고 오열했다.
  • ‘경찰 인사 비리’ 혐의 전 치안감 구속…“증거인멸·도주 우려”

    ‘경찰 인사 비리’ 혐의 전 치안감 구속…“증거인멸·도주 우려”

    경찰 인사 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전직 치안감 A씨가 5일 검찰에 구속됐다. 대구지방법원 정석원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제삼자뇌물취득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후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A씨는 퇴직 후인 2021∼2023년 경찰관 여러 명의 인사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인사 브로커’ 역할을 한 전직 간부급 경찰관 B씨에게서 3500만원 가량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 전 치안감은 과거 대구 지역 한 경찰서장으로 지낼 당시 B씨와 연을 맺고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자신의 딸 계좌를 통해 B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낮 12시쯤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며 ‘돈을 받은 것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인정한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향후 추가로 밝혀질 수 있는 혐의 여부에 대해서는 “여기서 답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앞서 대구지검은 지난해 7월 재직 중 인사 청탁 대가로 수백만 원을 주고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불구속 송치된 전직 총경과 경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B씨가 개입된 또 다른 경찰 인사 비리 정황을 포착해 관련 수사를 확대해 왔다. 또 지난달 말 B씨가 관여한 인사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현직 간부급 경찰관 3명을 압수수색하고,대구경찰청과 경북경찰청 관련 부서에서 최근 3년 치 인사 자료도 확보했다. 지역 법조계에선 향후 대구경찰청과 경북경찰청 소속 전·현직 고위 간부 등 다수가 인사 비리 관련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다고 보며, A씨 구속을 계기로 검찰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 인천 교회서 숨진 여고생 “생리현상 못가릴 만큼 극한 상태”

    인천 교회서 숨진 여고생 “생리현상 못가릴 만큼 극한 상태”

    지난 5월 인천 한 교회에서 신도와 합창단장의 학대로 숨진 여고생은 3개월 동안 26차례 학대 당하고 사망 직전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한 것은 물론,대소변도 스스로 가리지 못할 정도의 극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5일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 장우영)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설명하며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범행 경위를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검찰은 합창단장인 A(52.여)씨가 B(54·여)씨 등 신도들에게 “피해자를 감시하면서 결박하라”며 일방적으로 지시했고,이행 상황을 보고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A씨는 해당 교회 설립자의 딸이다. 그러나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신도 B씨의 변호인은 “공소장 정리가 추가로 필요해 혐의 인정 여부는 다음 재판 때 밝히겠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장이 지금 기록을 작성해야 하면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는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B씨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A씨와 또 다른 40대 여성 신도의 변호인들도 “범행의 고의성이나 사망 예견 가능성과 관련해 부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공소사실 중 객관적인 내용은 대부분 인정하겠지만 주관적인 요소들은 (향후)부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3명에게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유기·방임,중감금,상해 혐의도 적용됐다.이날 법정에는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피해자의 어머니(52)도 출석했다. 2차 공판은 다음 달 12일 오전 인천지법 319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B씨 등 3명은 지난 2월부터 5월 15일까지 인천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여고생 C(17)양을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모두 경찰 조사에서 “평소 C양이 자해를 해 막으려고 했다”면서도 “학대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C양 어머니는 정신과 치료를 해야 할 딸을 병원이 아닌 교회에 보내 유기하고 방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교회 신도인 그는 올해 초 남편과 사별한 뒤 2월 A씨 제안을 받고 세종시에서 함께 살던 딸을 인천에 있는 교회 합창단 숙소에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C양은 지난 5월 15일 오후 8시쯤 교회에서 밥을 먹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뒤 숨졌다.
  • 1·2편이 명작이라 이번 편은 폭망…‘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영화잡설]

    1·2편이 명작이라 이번 편은 폭망…‘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영화잡설]

    하늘에 운석 같은 게 잇따라 떨어지고 이어 정체 모를 괴물들이 인간을 습격하기 시작합니다. 이 괴물은 총도 통하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외피에 길쭉하고 뾰족한 팔과 다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자동차 철판 따위는 우습게 찢어버립니다. 그뿐인가요. 한손으로 자동차를 쳐서 날려버리기도 합니다. 괴물들의 습격에 인간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맙니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에 등장하는 이 괴물은 ‘데스 앤젤’입니다. 지난달 26일 개봉한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은 데스 앤젤에 맞서는 인간들의 사투를 그린 영화입니다. 2018년 ‘콰이어트 플레이스’, 2021년 ‘콰이어트 플레이스 2’에 이은 영화지만, 1· 2편에 앞선 이야기를 다루기에 ‘프리퀄’이자, 주인공이 바뀌어 등장한다는 점에서 ‘스핀오프’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제목대로 이번 영화는 인류를 멸망으로 이끈 데스 앤젤이 출현한 첫째 날을 보여줍니다. 암 환자인 사미라(루피타 뇽오 분)는 병원 환자들과 함께 뉴욕으로 외출합니다. 원래는 안 가려 했는데 ‘가서 피자를 먹고 오자’는 제안에 나섰습니다. 인형극 공연을 보고 돌아가려는 찰나, 상공에서 운석이 떨어지고, 데스 앤젤의 습격이 시작됩니다. 이야기를 더 하기 전 우선 전편들을 짚고 넘어가야겠네요. 데스 엔젤은 앞을 보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대신 소리에는 굉장히 민감하죠. 1·2편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머리가 마치 꽃처럼 쫙 벌어지면서 인간의 달팽이관을 닮은 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장면이 나옵니다.‘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의 재미는 ‘소리를 내면 데스 앤젤이 달려와 사람을 죽인다’는 데 있습니다. 다른 공포영화에서 볼 수 없는 기가 막힌 설정이지요. 1·2편의 주인공은 애보트 가족인데요, 영화는 습격이 시작된 첫날을 보여주고 이어 89일째 가족의 모습을 비춥니다. 이날 가족들이 괴물을 피해 이동하던 중 막내의 장난감에서 소리가 나는 바람에 데스 앤젤에 습격받았습니다. 어린 막내에게 괴물이 달려들고, 아버지인 리가 쫓아가 보지만 참극이 일어나고 맙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472일째, 엄마인 에블린은 출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소리를 잘 들을 수 없는 딸 리건 덕분에 데스 앤젤의 약점도 드러납니다. 그가 낀 인공와우에서 나오는 주파수가 괴물을 혼란에 빠뜨립니다. 여기에 소리를 내면 안 되는 상황에서의 출산, 그리고 리건을 살리기 위해 아버지의 희생과 같은 내용이 가슴을 후벼팝니다.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영화로 확인하시고요. 1편에 이어지는 2편은 전편에 비해 이야기 규모를 조금 더 키웠습니다. 그동안 살던 곳은 안전하지 않기에, 에보트 가족은 더 안전한 장소로 떠나기로 합니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생존자들이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리의 친구인 에밋의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괴물을 피해 이동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상대방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약탈자 무리가 있고,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데스 앤젤이 물을 두려워한다는 내용이 추가되면서 이야기 구조도 탄탄해졌습니다. 다시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로 돌아가 볼까요. 이번 영화는 1·2편의 주요 설정을 토대로 합니다. 아수라장이 된 뉴욕 도심에 “절대 소리 내지 말라”는 안내방송이 울려 퍼집니다. 게다가 군대가 맨해튼에서 뭍으로 가는 모든 다리를 폭격으로 끊어버리면서 사람들은 고립되고 맙니다. 데스 앤젤이 물을 싫어한다는 설정도 보여줍니다. 살아남기 위해 홀로 사투를 벌이던 사미라는 우연히 다른 생존자 에릭(조셉 퀸 분)과 만납니다. 그리고 배를 타고 도망가려는 시민들과는 반대로, 에릭과 함께 항구가 아닌 반대 방향으로 떠납니다. 어렸을 적 맛있게 먹었던 피자집의 피자를 한 조각 먹겠다는 일념에서요.죽음을 앞둔 암 환자의 소박한 소망, 그리고 이를 돕는 조력자의 여정은 결국 영화를 이도 저도 아닌 휴먼드라마로 전락시키고 맙니다. 죽음을 앞둔 사미라의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런 아수라장 속에서 피자 먹으러 가겠다는 행동은, 글쎄요. 솔직히 ‘감정의 과잉’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제가 좀 메마른 사람이긴 합니다만) 우연히 만난 에릭과 찰떡같은 연대도 납득키 어렵고요.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면서 1·2편에서 단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점도 아쉽습니다. 결과적으로 데스 앤젤의 습격에 ‘입틀막’ 한 채 피자집을 향해 가는 게 전부입니다. 1·2편을 모두 본 사람이라면 실망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영화 예고편 만든 사람은 혼 좀 나야 합니다. 블록버스터급 재난 영화처럼 홍보했기에 박진감 넘치는 혈투를 기대했건만, 뜬금없는 감동을 억지로 쥐어짜려 하다 보니 보는 내내 ‘아, 이건 아닌데’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양이의 존재입니다. 주인공 사미라(샘)가 키우는 고양이 이름은 ‘프로도’로, ‘반지의 제왕’을 보신 분이라면 싱긋 웃음이 날 겁니다. 이 고양이는 이야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프로도가 큰 위기를 부르거나, 반대로 일행을 구하거나 할 줄 알았습니다만 아니더라고요. 다만, 연기를 너무너무 잘합니다. 그리고 사정없이 귀엽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이번 편은 그냥 넘기고, 3편을 기다리겠습니다. 애보트 가족의 처절한 생존기가 기다려집니다. 1·2편에서 데스 앤젤의 약점이 나온 만큼, 인류가 반격에 나서는 내용도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김기중 기자의 ‘영화잡설’은 놓치면 안 될 영화, 혹은 놓쳐도 무방한 영화에 대한 잡스런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격주 토요일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 ‘임신한 아내에 주먹질?’ 미국 아기 성별 공개 이벤트 논란

    ‘임신한 아내에 주먹질?’ 미국 아기 성별 공개 이벤트 논란

    최근 미국 소셜미디어(SNS)에서 복싱으로 아기 성별을 공개하는 이벤트 영상이 화제다. 영상을 보면 남편이 복싱 글러브를 착용하고 임산부인 아내의 양손에 고정된 스트라이크 패드에 펀치를 날린다. 글로브를 끼고 세 번, 맨주먹으로 한 번의 펀치 끝에 분홍색 가루가 터진다.화제가 된 영상은 지난 4월14일 한 틱톡커에 의해 공유된 이후 6월말부터 X(옛 트위터)를 통해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탔다. 해당 영상은 X에서 일주일만에 27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이 이벤트가 너무 위험하다고 입을 모았다. 임산부를 비롯한 모든 사람이 즐거워 보여도 자칫하면 산모와 아기 둘다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이게 왜 좋은 아이디어인지 모르겠다”, “미친짓 같고 재미 없다”, “한 번만 실수하면 아기는 세상에 없을 것” 등 우려를 표했다. 한 네티즌은 “분홍색 가루가 터진 이후에도 남편이 한 번 더 펀치를 날리는 모습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아기가 딸인 게 마음에 들지 않아 아내에게 분풀이를 하는 것 같다”고 쓰기도 했다.미국 커플들 사이에서는 2021년부터 복싱으로 아기 성별을 공개하는 이벤트가 유행이다. 딸이면 분홍색, 아들이면 파란색 가루를 스트라이크 패드 안쪽에 붙여 고정해놓은 후 남편에게 펀치로 터뜨리게 해서 성별을 알려주는 것이다. 보통은 임산부가 다치지 않게 남편이 주먹을 살살 휘두르거나 아예 임산부가 직접 글로브를 착용한다. 하지만 영상 속 남편은 배가 불러있는 아내를 향해 힘껏 펀치를 날렸다는 점에서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이달 초에는 소셜미디어 틱톡에 패러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패러디 영상 속에서 남편은 아내에게 가짜로 주먹을 날리고 발길질을 한다. 패러디 영상은 3일만에 29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현재 원본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 다크호스로 새롭게 도전… 금빛 찌르기, 콕! 자신있게[파리 올림픽 주인공은 나!]

    다크호스로 새롭게 도전… 금빛 찌르기, 콕! 자신있게[파리 올림픽 주인공은 나!]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메달을 가져오는 게 목표입니다. 파리올림픽 펜싱 다크호스는 구본길입니다.” 세계랭킹 1위인 펜싱 남자 사브르는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에 가장 가까이 있는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종목 중 하나다. 2012년 런던올림픽과 코로나19로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단체전 2연패(2016년 리우 대회는 종목 로테이션으로 미개최)를 달성했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 맏형인 구본길(35)은 12년 전 런던을 시작으로 이번이 네 번째이자 마지막 출전이 될 올림픽에서 단체전 3회 연속 금메달을 노린다. 그는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처음 목에 걸었던) 런던올림픽이 유럽에서 경험한 유일한 올림픽인데 좋은 기억만 갖고 있다. 그래서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림픽을 준비하느라 아내가 둘째를 가진 채 고생을 많이 한다”며 “파리올림픽 펜싱 경기 기간이 둘째 출산 예정일과 겹친다. 둘째에게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 주고 싶다”고 밝혔다. 선배 김정환이 단체전 멤버에서 빠지면서 구본길은 이제 맏형으로서 파리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오랫동안 함께해 온 오상욱에 새롭게 합류한 박상원·도경동 등과 호흡을 맞춘다. 세대교체가 이뤄지다 보니 지난 5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월드컵에서는 8강에서 탈락하는 좌절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쿠웨이트에서 열린 2024 아시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4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구본길은 “후배들 각자가 잘하는 선수인 만큼 자신을 믿고 경기에 임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후배들이 이미 기량을 증명했기에 올림픽에도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모두가 뛰어나니까 뭔가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보다는 준비한 만큼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본길은 새롭게 올림픽에 도전하는 후배들 칭찬도 잊지 않았다. 그는 “박상원은 패기와 열정이 워낙 좋아 베테랑도 박상원에게 기가 눌리게 된다. 세계에서 이 정도로 파이팅을 불어넣는 선수는 없을 것”이라며 “도경동은 피지컬이 정말 좋다. 어린 선수답게 민첩성도 훌륭해 공격적으로 강점이 있다”고 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최대 경쟁자로는 프랑스와 미국이 꼽힌다. 특히 올림픽 개최국이자 펜싱 종주국을 자처하는 프랑스는 부담스러운 상대다. 이에 대해 구본길은 “프랑스가 사브르 종주국이라고 하지만 올림픽에선 어떤 변수가 나올지 모른다. 최선을 다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기에 더해 오랜 꿈이었던 개인전 메달도 목표로 삼고 있다. 구본길은 런던 올림픽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16강 탈락, 도쿄 올림픽에선 32강전 탈락으로 늘 개인전 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그는 “올림픽 때마다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 두 개를 목표로 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단체전 금메달은 당연하고 개인전에서도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욕심을 내 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임팩트 있게, 화려한 마침표를 찍는다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 새를 찾는 여정, 가족과 지구의 소중함 느끼다

    새를 찾는 여정, 가족과 지구의 소중함 느끼다

    여기 새에 홀린 가족이 있다. 엄마 아빠는 새를 보기 위해 결혼식을 한 시간 늦춰 달라고 사정하고 겨우 열여덟인 첫째 딸의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도 새를 보러 가기로 결심한다. 심지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엄마의 우울을 맞닥뜨렸을 때도 탐조(探鳥) 휴가를 떠나는 게 모두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버드걸’은 탐조인이자 환경·다양성 운동가인 마이아로즈 크레이그(22) 가족의 삶을 담은 에세이이자 여행기다. 크레이그 가족에게 탐조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도피 역시 아니다. 크레이그는 탐조를 ‘삶의 무늬를 이루는 실’이라고 말한다. “너무도 단단히 엮여 있기에, 나머지 내 삶을 건드리지 않고 그것만 뽑아낼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이다.크레이그는 일찌감치 예견된 엘리트 탐조인이었다. 태어난 지 9일 만에 가족과 함께 탐조 여행을 떠났으며 두살 때 ‘파슈’(새를 끌어내 탁 트인 곳으로 나오게 하는 소리)를 배운다. 일곱살 때 정해진 지역 안에서 1년 동안 최대한 많은 종류의 새를 보러 다니는 대회인 ‘빅 이어’에 참가한 이후 열일곱살이라는 최연소의 나이로 전 세계에 알려진 새 가운데 절반(5000종)을 관찰하는 기록을 세운다. 이미 10대 때 남극을 포함한 7개 대륙, 40개국을 여행하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가족이 함께였기에 가능했다. 책에는 에콰도르, 가나, 호주, 방글라데시, 남극 등 각 지역의 색채를 담고 있는 230종 이상의 고유종, 희귀종 새들에 대한 묘사와 작가의 생생한 감상이 담겼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갯벌에 들러 먹이를 먹는 넓적부리도요새부터 1만 6000㎞를 쉬지 않고 비행하는 검은눈썹앨버트로스, 숲의 지배자 같은 모습을 한 리젠트바우어새 등이 등장한다. 특히 그에게 마스코트와 같은 존재인 하피수리를 만났을 때는 “환희, 놀라움, 안도, 불신 등 온갖 감정이 한꺼번에 세차게 밀려들었다”고 소회를 밝힌다. “긴장은 물러가고 흥분이 찾아왔다. 천천히 숨을 고르며 새에 집중했고, 넋을 잃고 빠져들었다. 9년 동안 나는 이 멋진 생명체를 보려고 애타게 기다려 왔고, 지금 이곳에 그 새가, 그녀가 있었다”고 술회한다.탐조 여행을 통해 그는 서식지 파괴가 인간과 야생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을 목도한다. 또 가시적 소수 인종(자신을 비백인으로 간주하는 인종 집단)으로서 과거 인권을 짓밟는 일이나 인종차별이 자행됐던 지역, 빈부 격차가 극명한 현장과 마주한다. 이런 자극은 ‘버드걸’이라는 블로그를 통해 크레이그가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실제 삶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도록 이끈다. 크레이그 가족에게 새는 ‘의식’하는 존재가 아니라 ‘흡수’하는 존재로 언제나 정확하게 가족이 필요로 하는 걸 줬다. 양극성 장애로 고통받는 엄마의 존재는 크레이그 가족의 탐조 여행이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였음을 보여 준다. 끝나지 않는 자살 충동과 수면 부족, 공황 발작으로 괴로워하는 엄마를 지키기 위해 가족은 기꺼이 여행을 선택한다. 엄마는 탐조에 몰두해 자연을 돌아다닐 때면 의욕이 넘쳤고, 특히 다 함께 희귀종을 보는 순간만큼은 삶에서 유리되었다는 감각에서 벗어나 오롯이 존재할 수 있었다. 일련의 과정에서 좋았던 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작가는 일상의 이중성에서 오는 괴리, 가면 증후군, 공황 발작 등 어두컴컴한 긴 터널을 지나왔음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새를 찾아다니는 시간은 무엇보다 크레이그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 됐다고 고백한다. “새들의 단순하고 본능적인 삶의 방식이 오랜 시간에 걸쳐 나를 귀기울여 듣고, 자세히 보고, 끈기를 발휘하도록 이끌었다”고 말이다.
  • “의료 정상화” 환자들 외친 날… 아산병원 교수들 진료 축소

    “의료 정상화” 환자들 외친 날… 아산병원 교수들 진료 축소

    “치료받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매일매일 떨었던 지난 5개월이 50년처럼 길었습니다. 저희 아이에겐 의사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선천성 희소 질환인 ‘코넬리아드랑게 증후군’을 앓는 자녀를 둔 김정애(68)씨는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환자단체 집회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넉 달 넘게 이어진 의사 집단행동에 지친 환자들이 아픈 몸을 끌고 뙤약볕 아래 선 이날 ‘빅5’ 병원 중 한 곳인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진료 축소에 들어갔다. 환자단체가 이날 집회 일정을 잡은 것은 휴진을 멈춰 달라는 호소였는데도 교수들은 이를 외면한 채 사실상 휴진을 강행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92개 환자단체 소속 회원 400여명은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 방지법 제정 환자촉구대회’에서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하라며 정부와 의료계를 향해 분통을 터뜨렸다. 곽점순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회장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 의사가 환자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의료진 파업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집단행동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환자 없이 의사 없다, 집단휴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환자들의 대규모 집회는 전례없는 일이다. 진료 거부를 경험하고 삭발 투쟁에 나서기도 했던 김씨는 “딸이 치료도 못 받고 저와 이별하게 될까 봐 내일이 오는 것이 무섭다”면서 “분명한 것은 (의정) 갈등에 환자들의 생명이 볼모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부 편도 의사 편도 아니다”라며 “그냥 아플 때 걱정 없이 치료받을 환경을 원할 뿐”이라고 했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집회에서 “환자와 가족, 국민은 무책임한 정부와 무자비한 전공의·의대 교수의 힘겨루기를 지켜보며 분노와 불안, 무기력에 빠졌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 사회가 여전히 진료권이란 무기를 앞세워 힘을 과시하고 있다. 아픈 사람에게 피해와 불안을 강요하는 몰염치한 행태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당초 예고했던 ‘무기한 휴진’ 대신 ‘강도 높은 진료 재조정’에 돌입했다. 여론을 의식해 ‘진료 재조정’으로 명칭을 바꿨지만 그래도 휴진이다. 다만 현장에 큰 혼란은 없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오늘 1만명 정도 외래 진료 예약이 잡혀 있는데 지난주와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중증 환자 진료 차질은 없으며 수술 감소율도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아산병원 교수 비대위가 전면 휴진이 아닌 진료 재조정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무기한 집단휴진 같은 극단적 방식은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의대 평가인증을 맡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안덕선 원장이 의대 정원 증원으로 교육의 질이 하락할 것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했다. 안 원장은 연세대 의대 교수 출신이다. 오 차관은 “의평원 원장이 각 대학 상황을 무시한 채 교육의 질 저하를 예단해 불안감을 조성하는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 캐나다군 수장에 첫 여성 임명

    캐나다군 수장에 첫 여성 임명

    캐나다에서 군 최고 지휘관인 국방참모총장에 제니 캐리그넌(55) 중장이 임명됐다. 네 자녀의 어머니이자 캐나다군 역사 곳곳에 ‘최초’ 기록을 쓴 캐리그넌 중장은 또다시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른 여성 군인으로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캐나다 언론 글로브 앤드 메일은 지난 3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탁월한 리더십과 헌신, 봉사 등을 보여 온 캐리그넌 중장은 우리 군의 자산”이라면서 “특히 지정학적으로 복잡한 데다 안보 위협이 커진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선택”이라며 캐리그넌 중장을 신임 국방참모총장으로 지명했다고 전했다. 캐리그넌 중장은 오는 18일 대장으로 승진해 이날 캐나다 전쟁박물관에서 열리는 이임식을 통해 40년간 군에서 복무한 웨인 에어 장군에 이어 국방참모총장으로 취임한다. 퀘벡의 광산 마을에서 경찰관과 교사의 딸로 자란 캐리그넌 중장은 캐나다가 여군에게 전투 병과를 허용하기 3년 전인 1986년 군에 입대했다. 2008년에는 첫 캐나다군 전투부대 지휘관이 됐고 2016년엔 육군 작전참모총장직에 올라 여성으로선 세계 최초로 전투 병과 출신 장군이라는 기록을 썼다. 아프가니스탄, 보스니아, 시리아 등에서도 복무한 캐리그넌 중장은 2019년부터 2년간 이라크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파견군 사령관을 역임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할 때는 자살폭탄 테러범을 간신히 피하기도 했다. 군에서 만난 남편은 전역한 뒤 고등학교 수학교사로 제2의 직업을 선택해 아이들을 돌봤다. 자녀 가운데 2명도 군인이다. 그는 신병 부족에 허덕이는 캐나다군 내의 뿌리 깊은 성차별과 부정행위를 근절하는 역할도 맡았다. 캐나다군에서 여성의 비율은 16% 정도이지만 전투 대원은 6% 이하다. 특히 캐리그넌 중장이 학교 공개 행사에서 여학생들을 만나고 언론에도 등장하자 캐나다 왕립사관학교의 여성 모집 비율은 2013~2015년 10%에서 25%로 뛰어올랐다. 사관학교 관계자들은 이를 ‘제니 효과’라고 불렀다.
  • “61세에 첫사랑”…서정희, 김태현 프러포즈 승낙

    “61세에 첫사랑”…서정희, 김태현 프러포즈 승낙

    방송인 서정희(61)가 6세 연하 건축가 김태현(55)의 프러포즈를 받아들였다. 4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서정희 김태현 커플이 방문했다. 서정희는 과거 상처를 이겨내며 작가 및 건축 회사 대표로 새 삶을 살고 있었다. 그리고 김태현은 3년째 그의 곁을 지키고 있다. 이날 김태현은 서정희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손편지를 낭독했다. 그는 “앞으로 남은 여정 동안 알아가고 느끼며 더욱더 뜨겁게 사랑하고 싶습니다. 엽혀요 이젠. 아무 걱정 말고”라고 프러포즈를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정희는 “정말 기뻐서 눈물이 안 난다. 행복하다”며 받아들였다. 이날 서정희는 “난 여성으로서 ‘지는 해’지 않느냐”면서 “나중에 여성으로서 매력이 없으면 ‘남자친구가 떠나지 않을까?’ 싶다. 차라리 우리가 오랜 결혼생활을 해왔으면 모르겠다”며 불안해 했다. 이어 “(김태현은) 평생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라며 “‘난 상대에게 무조건 받기만 할 거야’라고 했다. 32년간 희생하며 살아온 결혼생활을 보상 받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아저씨(김태현) 옆에서는 다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더라. 딸(서동주) 재혼할 때 같이 해볼까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특히 서정희는 딸인 변호사 출신 서동주에게 “엄마가 널 키우는 것처럼 남자친구를 대할 때 애틋한 기분이 든다. ‘이게 사랑인가?’ 싶다”고 털어놨다. “유방암 투병 중 항암 치료를 했는데, 본인 머리를 다 깎고 내 머리를 깎아주더라”면서 “너무 어색했는데 미리 머리를 깎은 걸 보여줬다. ‘이리 와서 앉으세요. 제가 깎아드 릴게요’라고 해 감동 받았다. 머리 빠지는 과정이 참 추하다. 눈썹도 없어진다. 나도 내 피주머니를 못 보겠는데 그걸 다 갈아줬다”며 고마워했다. 김태현은 “정희씨를 만나기 전 힘든 시기였다. 한 나라의 국책 사업을 진행했는데 잘못되면서 이혼까지 했다. 재정적으로 심각했다”며 “(서정희가) 나한테 먼저 손을 내밀었다. ‘다시 한 번 추스르고 둘이 한 번 잘 해보자’라 했다”고 회상했다. 서정희는 “난 돈에 관해선 오히려 자유롭다. 이혼 후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분들도 만나봤는데, 돈 때문에 안정감을 느낀 적은 없다. 정말 힘들 때 재정적인 도움을 줄 사람을 찾아보려고 일부러 테스트도 해봤는데 안 되더라. (김태현은) 그런 게 없이도 안정감 있게 해줬다”고 강조했다. 서동주는 “나에게 아버지의 존재는···. 내 삶의 고민을 털어놓을 남자 어른이 없었다. 아저씨가 내게 그런 존재가 돼줬다. 아빠 그 이상의 존재”라며 “내 마음 속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엄마랑 아저씨가 평생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옆에 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고맙습니다”라고 축복했다. 김태현을 통해 새로운 감정을 느끼는 서정희를 보며 오은영 박사는 “61세에 시작한 첫사랑 같다”고 말했다. 서정희는 1982년 개그맨 서세원(1956~2023)과 결혼, 1남1녀를 뒀다. 2014년 서세원이 서정희를 폭행하는 모습이 담긴 CCTV가 공개 돼 충격을 줬다. 다음 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합의 이혼했다. 이후 서세원은 23세 연하 김모씨와 재혼해 딸을 낳았다. 2019년 12월 캄보디아로 이주했으며, 지난해 4월 현지에서 사망했다. 한편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는 0세부터 100세까지 다양한 고민을 함께 풀어가보는 오은영의 전국민 멘탈 케어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10분에 방송된다.
  • 2살 딸 차에 갇혀 오열하는데…‘유튜브 각’ 잡은 아빠 日 ‘발칵’

    2살 딸 차에 갇혀 오열하는데…‘유튜브 각’ 잡은 아빠 日 ‘발칵’

    일본의 유튜버 부부가 더운 날씨에 차에 갇혀 울고 있는 2살 딸을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논란이 됐다. 3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raunano_family’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일본인 부부는 지난 5월 24일 ‘불타는 태양 아래 갇힌 내 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아버지는 두 딸과 함께 있었으며, 아들을 데리러 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살 된 큰 딸 나노카를 뒷좌석에 태우고 문을 닫았다. 이어 그가 막내딸을 뒷좌석 반대편에 앉히려고 하는 틈에 자동차 키를 가지고 있던 나노카가 안에서 문을 잠갔고, 나노카는 차 안에 갇히게 됐다. 그러나 그는 즉시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나노카의 반응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큰 소리로 “긴급 상황이에요! 나노카가 차에 갇혔어요. 차가 잠겨서 나올 수 없어요!”라고 외쳤다. 영상 속에서 나노카는 얼굴이 땀으로 젖어 울고 있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계속해서 영상을 촬영하며 나노카에게 차 문 잠금을 해제하는 방법을 가르치려고 했다. 결국 현장에 도착한 나노카의 할머니가 자물쇠공에게 연락해 차 문을 열었다. 나노카는 뜨거운 차 안에서 30분 이상을 갇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영상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딸 생명 걸고 돈 버니까 좋냐”, “이건 아동 학대다”, “유튜브 영상 찍을 정신이 어디있냐”고 비난했다. 논란이 커지자 부부는 유튜브 채널에 사과 영상을 올렸다. 아버지는 “모두 내 책임이다. 계속 유튜브 영상을 계속 찍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라고 전했다. 어머니 또한 “이런 영상을 올려 죄송하다. (구독자들에 대해) 배려가 부족했다.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아이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싶어 유튜브 활동을 쉬려고 한다”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부부의 유튜브 채널에는 지난 6월 3일 사과 영상을 마지막으로 영상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논란이 된 영상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 목포서 직장 동료 살해한 40대, 도주 중 피해자 아내도 납치

    목포서 직장 동료 살해한 40대, 도주 중 피해자 아내도 납치

    전남 목포에서 직장 동료를 살해하고 도망쳤다가 붙잡힌 40대 남성이 범행 직후 피해자의 아내까지 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전남 목포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전날 긴급 체포한 A(44)씨의 특수 협박 및 감금 등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10시부터 10시 30분 사이 목포시 동명동 한 주택에서 직장 동료인 B씨를 흉기로 살해했다. 범행 직후 A씨는 B씨의 아내를 강제로 차에 태워 전남 순천까지 끌고 간 혐의도 받는다. 당시 사건 현장인 B씨의 집 안에는 B씨의 아내와 4살 딸도 머물고 있었다. B씨의 아내는 A씨가 딸을 해칠까 두려워 강하게 저항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4살 아이는 사건 현장에 남겨 둔 채 목포에서 여수까지 도주했고, 그 경로에 있는 순천에서 B씨의 아내를 풀어줬다. 경찰은 지난 3일 오전 2시 30분쯤 위치 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착용자인 B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하고 그의 집을 찾았다가 사건 현장을 목격했다. 집에 홀로 남아있던 아이로부터 상황을 전해 들은 경찰은 추적에 나선 지 약 12시간 만인 오후 2시 10분쯤 A씨를 여수에서 붙잡았다. A씨는 사건 발생 약 열흘 전 B씨 집 인근으로 이사 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보다 어린 B씨로부터 자주 욕설을 들었다며 이번 사건이 원한에 의한 범죄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는 B씨의 아내가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끌고 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 10대 초반부터 임신하던 ‘이 나라’, 18세 미만 소녀 결혼 금지

    10대 초반부터 임신하던 ‘이 나라’, 18세 미만 소녀 결혼 금지

    10대 소녀의 결혼·임신이 흔해 신체적 위험으로 인한 산모 사망률 증가가 문제가 된 아프리카 중부 시에라리온에서 미성년자 결혼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효됐다. 3일(현지시간) CNN, BBC 등은 줄리어스 마다 비오 시에라리온 대통령은 전날 조혼 관행을 종식시키는 법안에 공식 서명했고 보도했다. 시에라리온 보건부에 따르면 자국 여성 약 3분의1은 18세가 되기 전에 결혼하며, 산모 사망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에 도입된 법은 18세 미만 소녀와 결혼한 남자를 최소 15년의 금고형이나 약 4000달러(약 550만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또 부모나 결혼식 하객도 벌금을 내야 할 수 있다. 아프리카 다른 국가의 유사한 법보다 한층 강력한 처벌이다. 여동생이 14세에 결혼했다는 한 대학생은 BBC에 “조혼 금지법을 환영한다”면서도 “이런 조치가 진작 시행됐더라면 어린 동생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가부장적 사회인 시에라리온에서는 아버지가 딸을 강제로 결혼시키는 일도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세 때 아버지가 강제로 결혼시키려 하자 집을 나와 도망쳤다는 카디자투 배리는 “여전히 농촌에 사는 사람들은 전통을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새로운 법이 효과적으로 적용되려면 모든 지역사회에 새로운 법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BBC에 말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세계에서 조혼이 가장 만연한 서부와 중부 아프리카에 6000만명에 이르는 미성년자 신부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은 “14세에 강제로 결혼했으며, 새로운 법에 따라 법원에 가 혼인 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의 베티 카바리 연구원은 이번 법안이 “조혼과 그로 인한 파괴적인 결과의 악순환을 끊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또 탄자니아, 잠비아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의 조혼 허용 법안을 폐지할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이라고 말했다.
  • “징역 5년” 동성애 탄압한 대통령…딸이 레즈비언이었다

    “징역 5년” 동성애 탄압한 대통령…딸이 레즈비언이었다

    동성애를 범죄로 처벌하는 아프리카 국가 카메룬에서 대통령의 딸이 여성과 입을 맞추는 사진을 올려 화제다. ‘퍼스트 도터’의 커밍아웃(스스로가 성소수자임을 밝힘)이 카메룬 내 사회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42년간 장기집권하고 있는 폴 비야(91) 카메룬 대통령의 딸인 브렌다 비야(26)는 지난달 30일 인스타그램에 한 여성과 입을 맞추는 사진을 올렸다. 비야 대통령은 슬하에 네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브렌다는 이 게시물에서 “나는 당신을 미친듯이 사랑하고, 세상에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브렌다는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의 네 자녀 중 하나뿐인 딸로, 해외에 거주하며 가수로 활동해왔다. 브렌다는 직접적인 말 대신 “카메룬 대통령의 딸이 커밍아웃했다”라는 외신 기사를 공유하며 사실상 커밍아웃을 했다. 비야 대통령은 1982년부터 대통령직을 유지하며 반(反) 성소수자 정책을 주도해왔다. 카메룬은 2016년 동성애를 최대 징역 5년에 처하는 성소수자 처벌법을 제정해 처벌과 폭력을 공공연하게 행사해 왔다. 브렌다가 올린 게시물에는 ‘동성애 혐오에 가장 앞장 선 것은 당신의 아버지’라는 취지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브렌다는 이런 지적에 “결국 사랑이 이길 것이다. 나는 혐오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답글을 달았다고 카메룬 CNA통신은 전했다. 현재는 댓글창이 닫힌 상태다.2021년 카메룬에서는 트랜스젠더 여성 2명이 거리에서 30분간 몰매를 맞는 사건이 발생했고, 동성애 혐의가 인정돼 최고 형량인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석방되는 일이 있었다.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벨기에로 망명한 트랜스인권 활동가 샤키로는 BBC에 “카메룬 성소수자 사회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지만 BBC는 “이 나라에서는 커밍아웃조차 소수의 계층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인지에 대한 의문 또한 제기된다”고 전했다. 한편, 국제게이레즈비언협회(ILGA)에 따르면 현재 유엔 회원국 중 합의된 동성애 행위를 처벌하는 국가는 69곳이다. 협회는 이들 가운데 34개국이 최근 5년 이내에 관련 법률을 적극적으로 집행한 적이 있다며 실제 처벌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했다. 브루나이, 이란, 모리타니, 나이지리아(북부 12개주),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등 6개국에서는 동성애 성행위에 사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 반면 세계 81개국에서는 일터에서 개인에 성적지향 때문에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보호법을 두고 있다. 이런 법률이 있는 곳은 20년 전만 하더라도 15개국에 불과했다. 현재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국가는 28개국으로 집계되고 있다.
  • [단독] 얼굴에 퍽… ‘식빵 테러’ 피해자 “경찰이 바쁘다며 신고 말려”

    [단독] 얼굴에 퍽… ‘식빵 테러’ 피해자 “경찰이 바쁘다며 신고 말려”

    서울 강남역 인근 한 카페에서 ‘묻지마 식빵 테러’가 벌어진 일이 최근 피해자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경찰서를 찾아간 피해자는 경찰의 신고 만류에 결국 발길을 돌렸다고 주장했다. 온라인상에서는 경찰 대처가 아쉽다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많았다. 피해자 A(20대)씨는 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2022년 가을 느닷없이 당한 ‘식빵 테러’ 사건에 대해 “어제 일처럼 생생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A씨는 사건 당일 친구와 함께 카페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카페 2층에서 긴 머리의 모자 쓴 여성이 계단을 내려오더니 A씨의 옆 테이블에 음료를 먼저 던지고 이어 A씨에게 플라스틱 상자를 던졌다. 플라스틱 상자가 A씨의 얼굴에 맞으면서 안에 들어 있던 식빵이 튕겨져 나왔고 A씨의 뺨과 옷 등에 묻었다. 이 장면은 카페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제가 평소 운동을 해서 맞자마자 뛰어나가 잡으려고 했는데 그 여성이 작정한 듯 엄청 빠르게 뛰어 달아났다”며 “그래서 잡는 건 포기하고 여성이 뛰어간 방향 등만 확인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사건 후 떨리는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던 A씨는 며칠 뒤 카페를 찾아가 CCTV 영상을 요구했다. 카페에서는 경찰 요청이 아니면 CCTV 영상을 넘겨줄 수 없다고 했고, 이에 A씨는 사건 당시 CCTV 화면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방법으로 영상을 얻어냈다. A씨는 이후 가족과 함께 서울 강남경찰서로 향했다.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경찰서에 갔는데 진술서를 쓰라고 해서 1시간 동안 열심히 썼다. 그런데 형사 분이 읽지도 않고 ‘증거가 있냐’ 묻기에 영상을 보여줬는데 ‘다치신 거 없으면 그냥 넘어가시라. 살인 사건도 많고 마약 사건 같은 중대범죄가 많아서 저희가 좀 바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제 입장에선 마음먹고 간 건데 경찰이 아무렇지 않게 ‘안 다쳤으면 됐죠’라고 해서 당황스러웠다”며 “‘마약 사건도 많고 바쁜데 요즘에는 이렇게 조금 다치거나 하는 건 그냥 넘어간다’는 경찰의 말이 시민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A씨는 “시간이 지났으니 이제 하나의 추억으로 남기자는 생각으로 소셜미디어(SNS)에 영상을 올린 것”이라면서도 “누가 갑자기 때리고 간 일이 잊혀지겠나. 밤에 자다가도 문득문득 생각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도 든다. 제가 대통령 딸이었다면 경찰이 당연히 범인을 잡으려고 하지 않았을까”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앞서 지난 2일 A씨는 자신의 SNS에 “강남역 카페에서 묻지마 빵 싸다구를 맞았다. 칼이나 포크, 염산이었으면…”이라는 글과 함께 CCTV 영상을 올렸다. 네티즌들의 질문에 “담당 형사라는 분이 오셔서 ‘얼굴도 안 나오고, CCTV로는 절대 못 잡는다’며 그냥 가라고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식빵 테러’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동경로 추적하면 잡는데 중범죄가 아니니 경찰에서 미적거리는 거지”, “사람 때리고 싶을 때 얼굴 가리고 식빵 던지면 무혐의군요. 좋은 팁 감사합니다. 경찰분들” 등 경찰을 비판하는 댓글을 남겼다. 반면 “저런 잡범들 CCTV 뒤져가며 다 잡으려면 경찰 인력 3배 정도는 늘려야 될 것 같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하는 댓글도 있었다.
  • 하마스에 납치된 딸 보려 ‘암투병’ 견딘 母, 재회 3주 만에 세상 떠나[월드피플+]

    하마스에 납치된 딸 보려 ‘암투병’ 견딘 母, 재회 3주 만에 세상 떠나[월드피플+]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의해 납치된 이스라엘 인질 중 한명이었던 노아 아르가마니(25)는 당시 오토바이에 탄 남성들에게 끌려가며 “나를 죽이지 마세요”라고 애원하는 영상에 등장했던 여성이다. 해당 영상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인한 이스라엘의 충격을 상징해 왔다. 아르가마니는 지난달 8일,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은신처를 급습해 구조작전을 펼친 끝에 납치 245일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건강상태는 양호했으며,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아버지와 반갑게 포옹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공개되기도 했다.아르가마니의 생환을 누구보다 기뻐한 사람은 그녀의 어머니였다. 아르가마니의 어머니 리오라 아르가마니는 딸이 하마스의 끔찍한 학살과 납치가 있기 전부터 뇌암을 앓고 있었다. 딸이 하마스에 의해 납치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인 지난해 12월, 하마스에게 딸을 풀어달라고 간청하는 영상에서 “내게 (살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다. 집에서 딸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르가마니 역시 하마스의 손아귀에서 풀려난 뒤 “나는 부모님의 외동딸이고, 어머니도 말기 암을 앓고 있기 때문에 포로로 지내는 동안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부모님이었다”면서 “하마스에 억류된 지 246일 만에 이곳에서 어머니 곁에 있을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말기 뇌암과 싸우면서도 그토록 딸이 살아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랐던 아르가마니의 어머니는 딸과 재회한 지 불과 3주 만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리오라 아르가마니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한다”고 말했다.지난달 29일, 아르가마니는 구출된 뒤 처음으로 하마스를 향한 메시지를 전하며 남은 인질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BBC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이후부터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은 116명이며 이스라엘 당국은 이중 최소 42명이 이미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 인질 중 생존해 있는 사람은 50명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러나 하마스 측은 인질 중 몇 명이 살아있는 지 알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하마스 대변인이자 정치국 위원인 오사마 함단은 CNN과 한 인터뷰에서 인질 중 몇 명이 살아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난 그것(인질)에 대해 전혀 모른다. 아무도 이것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이스라엘군이 지난 (6월) 8일 인질을 구출하는 작전 과정에서 미국 시민을 포함한 3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평행선 달리는 휴전 협상…이스라엘군의 재공격 임박한 듯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수차례 결렬된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 중심도시 칸유니스에 대한 재공격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의 1일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칸유니스 동쪽을 떠나 다른 도시로 이동하라고 통보했다.이번에 대피령이 내려진 칸유니스는 올해 초 이스라엘군이 몇 주 동안 전투를 치른 끝에 점령한 뒤 하마스의 전투력을 분쇄했다며 철수한 곳이다. 가자지구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칸 유니스는 이미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충돌로 대부분이 파괴되고 폐허가 됐다. 그럼에도 칸유니스에는 가자지구 남단 국경도시인 라파로 피난했다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다시 쫓겨난 난민들이 상당수 머무르고 있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군이 하마스 테러 군대 파괴의 종착점을 향해 가고 있다”며 “군이 앞으로 남은 잔존 세력을 계속 겨냥해 작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해 이스라엘군의 칸유니스 재진격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 마트서 쓰러진 50대 男 구하고 사라진 女, 정체 알고 보니

    마트서 쓰러진 50대 男 구하고 사라진 女, 정체 알고 보니

    마트에서 장을 보다 심장마비로 쓰러진 50대 남성의 생명을 살리고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난 여성이 알고 보니 19년 경력의 베테랑 간호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일 TJB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1시 대전 유성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카트를 밀며 장을 보던 50대 남성 A씨가 갑자기 멈춰서더니 의식을 잃고 뒤로 쓰러졌다. A씨는 온몸을 떨며 마비 증세를 보였고 급기야 호흡까지 멈췄다. 옆에 있던 A씨 딸도 놀라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 주변에 있던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한 여성이 곧바로 달려와 A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마트 직원들도 달려들어 A씨의 기도를 확보하고 온몸을 주물렀다. 이에 A씨는 쓰러진 지 4분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임상민 유성농협 하나로마트 계장은 TJB에 “‘나는 본인의 일을 한 것이지 다른 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성함을 물어봤는데도 ‘괜찮습니다’ 하고선 장을 보러 그냥 가셨다”고 말했다. 이후 수소문 끝에 찾아낸 여성의 정체는 19년 경력의 베테랑 간호사 유수인씨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대전시립 제1노인전문병원의 간호과장인 유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숨이 안 쉬어져요’ 이러면서 뒤로 넘어졌다고 하더라. 그래서 순간 이건 심정지구나(생각했다)”라면서 “저도 모르게 무조건 사람을 빨리 살려야겠다, 심폐소생술을 해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유씨 덕분에 의식을 회복한 A씨는 병원에서 간단한 타박상 치료만 받은 뒤 바로 퇴원할 수 있었다. 유성농협은 신속한 응급대처로 생명을 살린 유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 [데스크 시각] 세상에서 가장 슬픈 모임

    [데스크 시각] 세상에서 가장 슬픈 모임

    “엄마를 잃은 유치원생 딸이 엄마 닮은 이모만 보면 같이 살자고 하더라고요. 화재는 남은 가족에게도 끔찍한 화상을 남깁니다. 이런 일은 다시 일어나면 안 됩니다.” “늙은 우리 세대가 어디 빨래 한번, 음식 한번 제대로 했겠습니까. 아내한테 고생만 죽어라 시켰습니다. 수고했어. 고마워. 이 말 한마디를 못 해 주고 보냈습니다.” 사건·사고를 보도하면서 가장 힘들고 아팠던 취재를 꼽으라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조두순 사건’ 피해자와의 대면 취재이고, 남은 하나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다. 후자는 2017년 12월 충북 제천 복합건물에서 일어난 불이었다. 위 이야기는 재난 시리즈를 보도하며 제천 화재의 원인과 재발 방지책을 들어 보기 위해 만났던 유족의 말이었다. 아내를 1년 전 잃은 젊은 가장이 자신도 슬플 텐데 엄마를 그리워하는 딸이 가여워 목이 멘 채 말했다. 아내를 떠나보내고 애달파하던 또 다른 남성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선 후회와 슬픔이 묻어 나왔다. 이들을 참사 1주기(2018년 12월 21일)를 코앞에 둔 2018년 겨울에 만났다. 제천 복합건물 화재 유가족 총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가족을 잃은 아픔이 너무 생생하게 전달돼 살갗을 스치는 칼날처럼 느껴졌다.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며 서로의 슬픔을 다시금 되새긴 그 자리. 1년이나 지났지만 고통이 생생한 그 현장. 자식을 잃은 부모는 고향을 떠났고, 부모를 잃은 자식은 눈물이 말랐다. 내가 본 ‘세상에서 가장 슬픈 모임’이었다. 이번에는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난 불로 23명의 아까운 목숨이 스러졌다. 근로자들은 사측의 안전교육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직원들은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고 비상구가 어딘지도 몰랐다”고 했다. 제천 화재 취재 때 똑같은 말을 들었다. 당시 유족은 “비상구 표시가 계단에나 있지, 건물 안에서는 안 보여요”라고 했다. 아무리 시설 좋고 장비 좋은 건물이라도 그 안에서 일하는 이들의 교육과 훈련은 없었다고 했다. “목욕탕을 가도, 식당을 가도 비상구 쪽은 밀폐돼 있어요. 그러면 못 나가요. 그리고 불이 나면 깜깜하니 비상구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해요. 건물 실내에서부터 바깥으로 탈출할 수 있는 문까지 ‘야광’으로 빛나는 띠만 그려 놔도 사람들 그렇게 안 죽어요. 야광 테이프 돈도 많이 안 들어요. 아니면 외국처럼 잘 깨지는 소재의 창문을 하나 만들고 연기 속에서도 식별할 수 있게 ‘X자’ 같은 표시를 해서 약한 여자들도 깰 수 있게 알려줘야 해요. 그래야 질식을 안 해요. 또 비상시 어둠 속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안내하는 기본적인 교육을 받아야 해요. 이런 기초적인 훈련과 시설이 갖춰져야 참사를 막을 수 있어요.” 피해자의 이 말이 나는 누구보다 실질적으로 화재 발생 때 도움이 되는 말이었다고 생각한다. 7년 전에도 불이 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어디로 탈출해야 할지, 비상구는 어디인지 아는 이가 없었다. 그런데 화성 참사도 똑같다. 피해자들은 불난 공장 건물에서 어디로 빠져나가야 하는지 연기 속에서 알지 못했다. 리튬배터리 화재는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더 까다롭고 더 위험하다. 그런데도 우리는 대비가 안 돼 있다. 화재는 인재다. 소방 장비와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고, 사전에 대비훈련이 돼 있고, 탈출시설 등이 잘 마련돼 있으면 참사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비상구를 모르고 바깥으로 이어지는 길도 찾지 못하는 일이 태반이다. 7년 전 화재 참사 유족이 말했던 비상구 표시, 야광 띠, 깨지는 창문 표시 등도 안 돼 있다. 자식을, 부모를 그렇게 또 잃고 있다. 또 다른 제천 화재, 또 다른 화성 참사를 언제까지 봐야 할까. 백민경 사회부장
  • 새마을금고 대출심사 강화… 중앙회장 연봉은 20% 삭감

    새마을금고 대출심사 강화… 중앙회장 연봉은 20% 삭감

    이르면 이달 말부터 새마을금고 ‘특별대출 심사’ 대상이 20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당시 후보가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원을 대출받아 강남 아파트를 구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마을금고의 관리 부실이 도마에 오른 데 따른 대책이다. 또 부실 경영에도 고액을 받아 논란이 됐던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연봉은 현재 6억 2500만원에서 20%가량 삭감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새마을금고 건전성 관리감독 및 경영혁신 추진 현황’을 발표했다. 대규모 인출 사태와 임직원 비위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해 11월 발표한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안’의 후속 조치다. 대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10억원 이상 대출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다. 기존에는 20억원 이상 대출 건에 대해서만 심의하던 ‘특별대출심사협의체’가 앞으로는 10억원 이상 대출까지 들여다본다. 특별 심사가 끝난 뒤에도 ‘대출심의위원회’가 의무적으로 추가 심사를 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사회 논의를 거쳐 빠르면 이달부터 심의 대상을 확대하고 2단계 심사를 의무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규모 적자 속 연봉 잔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중앙회장 보수를 삭감한다. 현재 5억원대인 상근 임원 보수 역시 비슷한 비율로 감액해 3억~4억원으로 낮춘다. 행안부 관계자는 “10일 이사회에서 결정한 뒤 7월분 월급부터 조정된 금액으로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손실 금고 배당 제한 ▲부실우려 금고 합병 추진 ▲연체채권 매각 등을 통한 연체율 관리에도 집중한다. 새마을금고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5.07%로 2022년 말에 비해 1.48% 포인트 상승했다. 정확한 수치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올 1월에는 6%대를, 2월에는 7%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올 상반기 1조 8000억원 규모의 연체채권을 매각하는 등 연체율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 변리·회계사 등 15종 시험 ‘공무원 프리패스’ 없앤다

    변리·회계사 등 15종 시험 ‘공무원 프리패스’ 없앤다

    2021년 9월 치러진 제58회 세무사 2차시험 세법학 1부 과목에서 응시자 3962명 가운데 3254명(82.13%)이 과락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아 탈락했다. 이 과목은 10년 이상 국세행정 업무 경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면제된 시험 과목이었다. 직전 연도 시험에선 최종 합격자 711명 가운데 47명(6.61%)만이 공직 경력자였는데 이번 시험에선 최종 합격자 706명 중 237명(33.57%)에 달했다. 특혜 논란과 함께 청년 응시생을 울리는 불공정한 제도라는 비판이 불거졌다. 특히 재직 시 부패·성범죄로 징계 처분을 받았던 공직자에게도 특례를 적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공직 경력을 이유로 국가 전문 자격을 딸 때 특혜를 주던 ‘공직 프리패스’가 폐지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가자격시험 제도·운영 과정의 공정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 관계 부처에 권고했다고 3일 밝혔다. 권익위는 또 파면·해임 등 징계 처분을 받은 이들도 공직 경력 인정 대상에서 제외하라고 권고했다. 현재 국가 전문 자격 176종 중 15종에서 공직 경력자에게 1·2차 시험 전 과목 또는 일부 과목을 면제해 주고 있다. 감정평가사·경비지도사·공인노무사·공인회계사·관세사·법무사·변리사·보세사·보험계리사·세무사·소방시설관리사·소방안전관리자·손해사정사·손해평가사·행정사 등이다. 예를 들어 5급 이상 공무원 또는 금융감독원에서 대리급 이상으로 5년 이상 감사 업무를 한 경력이 있는 사람은 공인회계사 1차 시험 전 과목이 면제된다. 국세청에서 10년 이상 국세행정 업무를 한 경력이 있는 사람은 세무사 1차 전 과목이 면제되고 5급 이상으로 있었던 기간이 5년을 넘는 사람은 2차도 일부 면제된다. 소방공무원으로 일정 기간 근무하면 아예 시험도 치르지 않고 소방안전관리자 3급~특급 자격을 받는다. 이에 정부는 국가 전문 자격시험에 있는 공직 경력자 시험 과목 면제 제도를 모두 폐지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법무부·행정안전부 등이 내년 6월까지 관련법 개정안을 국회에 내기로 했다. 다만 행정부가 아닌 법원·헌법재판소 소속 공무원에게 주어지는 법무사 시험 특례는 폐지 여부가 불확실하다. 법원과 헌법재판소가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아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