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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알고 있는 프랑스 혁명은 없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프랑스 혁명은 없었다”

    “모든 혁명은 배반당한 혁명이다.” 1960년대 서구 학생운동의 정신적 지주이자 프랑크푸르트학파의 거두인 철학자 허버트 마르쿠제. 그는 지배계급으로부터 승리를 쟁취해야 할 모든 혁명이 숙명적으로 패배의 요인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모순이지만, 일면 시행착오를 통한 역사발전이란 긍정적 요소도 갖고 있다. 그렇다면 혁명의 불임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한때 인기를 끌던 학부 교양과목인 ‘시민사회와 혁명’은 강단에서 썰물처럼 밀려났고, ‘철 지난 혁명’의 기억은 겨울바다처럼 쓸쓸한 추억으로 남았다. ‘원조혁명’으로 불리는 프랑스 대혁명의 원죄는 아닐까. 중앙대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우리 아버지 세대가 숨 가쁘게 달음박질쳤던 4·19혁명과 그 아들딸들이 계승했던 1987년 6월 항쟁의 기억은 정녕 사라졌는가”란 물음의 화두를 던진다. 역사학계에선 1789년 7월 14일 바스티유 감옥 탈취 사건으로 불거진 200년도 더 된 혁명을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린다. 혁명의 순수성을 강조하는 마르크스주의적 시선과 감춰진 이면을 짚어낸 수정주의가 충돌한다. 이는 역설적으로 더욱 풍부한 역사적 해석을 낳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저자는 수정주의적 해석에 힘을 싣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프랑스 혁명은 없다”고 단언한다. 프랑스 혁명은 지적 모험가들이 탐험을 멈추지 말아야 할 미지의 세계라는 이야기도 서슴지 않는다. 예컨대 프랑스 혁명은 식민지 유색 인종과 여성을 배반했다. 당시 프랑스 식민지였던 생도맹그(현 아이티공화국)에서 18세기 말 해방운동이 일어났을 때 혁명정부는 노예 해방보다 국가 이익을 우선시한다. 1791년 봉기 때 처형된 흑인 노예의 소지품에선 인권선언문이 발견됐다. 그만큼 카리브해의 흑인 노예들에게 자유와 평등은 신분제 철폐로 이해됐다. 하지만 프랑스 공화주의자들은 달랐다. ‘제3신분이란 무엇인가’의 저자로 프랑스 혁명의 이데올로그였던 E J 시에예스는 “흑인과 원숭이를 교배시켜 노동전문계급을 만들어 프랑스 노동계층을 노동의 굴레로부터 해방시키자”고 주장했다. 프랑스 혁명사에서 아이티 혁명과 흑인 노예제가 오랫동안 의도적으로 은폐된 이유다. 흑인 반란군의 힘이 세지고 백인 농장주들이 영국, 스페인과 동맹을 맺자 혁명정부는 아이티에서 노예 해방과 노예제 폐지를 조건부로 허락한다. 인권선언의 결과라기보다 식민지를 지키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 프랑스 혁명 이후 여성들의 영역도 가사, 육아와 같은 영역으로 축소된다. 혁명 이후 나폴레옹 1세가 등장하자 여성 관련 법률은 약화되거나 폐지됐다 나폴레옹 민법은 가장이 원하면 아내와 자녀를 교정원에 감금할 수 있도록 했다. ‘성격 차이에 의한 이혼’이 불허되고, 아내가 간음할 때 남편이 살해할 수 있는 권리도 주어졌다. 초기에 당당하고 주체적인 대접을 받던 프랑스 여성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반동분자로 전락했다. 참정권도 주변국보다 30여년 늦은 1940년대에야 얻을 수 있었다. 프랑스 혁명이 오히려 여성운동을 억압하는 못된 산파 노릇을 한 셈이다. 그렇다면 혁명이 외친 자유·평등·우애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1789~1795년 세 차례에 걸쳐 발표된 인권선언은 ‘인간이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를 말하지 않았다. 보편주의는 남성, 백인, 유산계층에만 적용됐다. 저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프랑스 혁명은 세계 인권 발전에 오히려 나쁜 기억과 유산을 남겼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물음 하나.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국내에서 60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은 영화 ‘레 미제라블’의 배경은 과연 프랑스 혁명일까. 엄밀히 따지면 영화의 배경은 프랑스 혁명이 아니다. 영화 도입부에 장발장이 석방되던 해는 왕정복고기(1814~1848)의 초입인 1815년이다. 영화 후반부의 파리 시가전도 1832년의 일이다. 저자는 레 미제라블에 등장하는 민중은 프랑스 대혁명의 후손들이라고 말한다. 1789년 혁명과 1848년 혁명 사이에 낀 소위 ‘1820년 세대’라는 것이다. 이들은 1792~1803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이다. 원조혁명을 마중물 삼아 부르봉 왕가 타도를 사명으로 삼았다. 저자는 나폴레옹 키드인 ‘1820년 세대’와 박정희 키드인 우리나라의 ‘386세대’를 비교한다. 독재타도에 젊음을 바쳤지만 공통점은 딱 여기까지라고 했다. 박제화된 혁명의 기억, 혁명의 퇴보가 ‘386세대’의 특징이란 이야기다. 혁명은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과거완료형 사건이 아니라 장기지속적이며 진행형인 미완의 프로젝트일지도 모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친딸 세 명 성폭행한 30대 남자 철장행

    친딸 세 명 성폭행한 30대 남자 철장행

    10대 초반의 친딸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베네수엘라 술리아 주에 사는 34세 남자가 친딸 3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20세에 일찍 결혼한 남자는 14살, 12살, 10살 10대 딸 3명을 두었다. 하지만 그는 딸들을 딸로 보지 않았다. 언젠가부터 딸들을 육체적으로 욕심내더니 지금 12살이 된 둘째 딸을 건드렸다. 그러더니 결국 첫째와 셋째에게도 손을 대고 말았다. 남자는 거실에 있던 TV를 아예 딸들의 방으로 옮겨버렸다. TV를 본다는 핑계로 딸들의 방에 들어가 몹씁 짓을 하곤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인면수심 남자는 최소한 3년 동안 세 딸을 번갈아가며 성폭행했다. 나이가 어린 딸들은 아버지로부터 못된 짓을 당하면서도 매를 맞을까봐 누구에게도 발설을 하지 못했다. 짐승 같은 짓을 반복하던 남자는 최근 부인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검거됐다. 부인이 어떻게 남편의 범행사실을 알게 됐는지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 경찰은 남편을 체포, 유치장에 가두고 딸들은 병원으로 옮겨 전문치료를 받도록 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은 젋은 30대 중반 아버지의 잘못된 행동으로 이제 겨우 10대인 딸 세 명이 모두 엄청난 트라우마를 갖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진=라베르닷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배우, 너는 내 운명…연극, 너는 내 인생

    배우, 너는 내 운명…연극, 너는 내 인생

    “작품 속에 이런 대사가 있어요. 배우(俳優)는 인간도 아니다. 사람 인(人) 변에 아닐 비(非). 그게 배우의 배(俳)자다. 그런데 그 인간도 아닌 것이 인간을 걱정한다…얼마나 멋진 대사예요? 고대 그리스에서 신과 소통하는 제사장이랄까? 건방지게 본다면 그런 것일 수도 있어요.” 올해로 연기 인생 50년을 맞은 연극배우 손숙(69)에게 배우의 삶은 운명 그 자체다. 5일 개막하는 연극 ‘안녕, 마이 버터플라이’를 위해 하루 10시간 가까이 연습에 매진할 정도로 열정이 넘치는 그를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안녕, 마이 버터플라이’는 그가 배우 인생 50년을 돌아보며 준비한 자전적 연극이다. 작품 속 주인공은 데뷔 50주년을 맞은 연극배우 김정숙(본명 임순녀). 손숙 그 자신이자 평생을 연극에 매진한 여배우의 상징이다. 김정숙은 연출가 오민영(김원해)의 제안으로 데뷔 50주년 기념 연극을 준비하지만 오민영이 창작 대본을 완성하지 못해 대신 김정숙이 30년 전 출연했던 ‘굿나잇, 마더’로 대체한다. 이를 못마땅해하는 김정숙과 오민영 사이의 갈등이 커질 때쯤 함께 무대에 오르는 배우 유안나(서은경)는 오민영이 50주년 기념 연극으로 쓰던 ‘안녕, 마이 버터플라이’라는 대본을 발견한다. 작품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배우 김정숙의 화려한 삶과 무대 뒤에서의 인간 임순녀의 삶을 극중극(劇中劇) 형식을 오가며 펼쳐진다. 이를 통해 누군가의 딸이자 남편이자 어머니인 인간 임순녀의 모습이 드러나고, 김정숙 또는 임순녀는 자신의 삶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작품 속 주인공의 삶은 연극적 허구다. 하지만 실제 손숙 자신의 인생과 오버랩되는 지점이 많아 작품은 그 자신에게도, 관객에게도 한결 더 진실되게 와 닿는다. 그 하나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다. 그는 대학 1학년 때 연극을 시작했고 어머니는 그의 공연을 거의 보지 않았다. “어머니는 제가 현모양처가 되길 원하셨어요. 저는 어머니가 시키는 일은 하나도 한 게 없는 나쁜 딸이었죠. 15년 전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땐 정말 후회가 많이 됐어요.” 치열하게 무대를 개척해야 하는 배우가 자녀들에게 충실하기엔 역부족이었던 숙명도 연극과 닮은꼴이다. 세 딸의 엄마였지만 지금도 딸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거둘 수가 없다. “딸들에게 다정한 엄마 노릇을 거의 못 해줬어요. 학교 갔다 오면 반갑게 맞아 간식을 해주거나 하는 소소한 일상, 그런 거 말예요. 하지만 다행히도 누구 하나 비뚤어지지 않고 잘 커줘서 고맙죠.” 그는 지금껏 맡아 온 역할들만큼이나 굴곡진 삶을 살아 왔다. 연극판에서의 생활은 늘 배고팠고, 남편의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오르기도 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시작한 라디오 DJ는 그에게 재기의 계기가 됐다. 1999년에는 환경부 장관에 오르기도 했으나 32일 만에 낙마하는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 역시 긴 인생에 있어 무의미한 일만은 아니었다. ‘연극인 손숙’으로서의 좌표를 재확인해 심기일전하게 만든 ‘성장통’이 됐다. 배우 손숙의 삶과 인간 손숙의 삶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사느냐고 물어봤다. “아니요”, 금세 짧은 답이 돌아왔다. “둘 다 제 삶입니다. 고민은 안 해 봤어요. 배우의 길을 걸으면서 평범한 사람들보다 조금 더 힘들게 살기는 했지만 그것도 제 인생의 한 부분이니까요.” 연극 인생 50년을 돌아 선 그에게 연극은 “알몸으로 부딪치는 고독의 예술”이다. 무대에 불이 켜지고 그 위에 올라서면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그는 철저히 혼자일 뿐이다. 그럼에도 또 무대에 오를 것이다. “연극을 계속하다 보면 고통도 낙이 됩니다. 신기하지요? 제게는 그게 유일한 낙이에요. 다시 태어나도 배우로 살고 싶습니다.” 2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전석 5만원. 1544-1555.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미·중 정상회담] 노타이 차림·8시간 데이트… 폭염 속 ‘격식 깬 우정쌓기’

    [미·중 정상회담] 노타이 차림·8시간 데이트… 폭염 속 ‘격식 깬 우정쌓기’

    향후 4년의 세계질서를 좌우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은 ‘세기의 만남’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파격적이었다. 두 정상은 미국 캘리포니아 랜초미라지의 휴양지 서니랜즈에서 7~8일(현지시간) 이틀간 8시간이나 ‘데이트’를 했다. 동맹국 정상끼리도 이렇게 많은 시간 얼굴을 맞대기 힘든데 라이벌 관계인 두 나라 정상이 노타이 차림으로 격식 없이 회담을 치른 것은 그 자체로 ‘역사적’이라는 평가다. 하물며 중국은 정치체제상 공산주의 국가로서 형식을 중시하는 국가다. 첫날인 7일 오후 5시 시작된 정상회담과 기자회견, 만찬 일정이 모두 끝난 것은 밤 10시 44분이었다. 만찬 메뉴는 바닷가재와 스테이크 요리였고 체리파이가 디저트 메뉴로 나왔다. 유명 요리사 바비 플레이가 조리를 담당했다. 8일에는 두 정상 간 산책에 이어 2차 회담이 진행됐다. 오전 9시쯤 두 정상은 섭씨 40도의 폭염을 맞으며 서니랜즈 내 산책코스를 셔츠 차림으로 걸었다. 통역을 동반하긴 했지만 중국 정상치고는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시 주석은 산책 도중 오바마 대통령이 “평소 운동을 즐기느냐”고 묻자 “매일 1000m씩 수영을 하고 있다. 고강도 운동으로 체력을 유지한다”고 답했다. 시 주석은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농구의 고수’라고 치켜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후 시 주석에게 캘리포니아산 레드우드(삼나무)로 만든 공원벤치를 선물했다. 두 정상이 이날 오전 산책할 때 잠시 앉았던 의자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후 귀국길에 나선 시 주석을 배웅하는 과정에서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을 만났다. 톰 도닐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과 펑리위안은 주로 퍼스트레이디 역할에 대해 얘기를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펑리위안에게 회담에 참석하지 못한 부인 미셸 오바마의 친필 서한을 전달했다. 미셸은 편지에서 “이번 미국 방문이 유쾌했기를 기원하며, 머지않은 장래에 딸들을 데리고 중국을 방문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펑리위안은 전날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부인 애니 브라운의 안내로 회담장 인근 미술관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관장은 펑리위안에 대해 “세련된 매너에 현대미술에 대한 조예가 깊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을 배웅한 뒤 서니랜즈의 그림 같은 골프장에서 폭염에도 아랑곳없이 골프를 즐긴 뒤 이튿날 떠났다. 랜초미라지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7일 TV 하이라이트]

    ■소비자 리포트(KBS1 밤 7시 30분) 우리나라 3대 육류 중, 서민들이 가장 즐겨 먹는다는 돼지고기. 많은 부위 중 삼겹살은 한국인의 대표 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중화된 음식인 만큼 궁금한 점도 많은 소비자들. 최근 가격이 부담된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판매자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 봤다.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2(KBS2 밤 11시 10분) 결혼 전에는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 것처럼 지극정성이었던 준호. 그러나 결혼 후에는 태도가 돌변해 전업주부 시은을 하녀처럼 부려 먹는다. 거기다 시댁식구들은 신혼집을 제 집처럼 드나들며 엉망으로 만들기 일쑤다. 결국 시은은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유산을 하고 만다. ■나 혼자 산다(MBC 밤 11시 25분 언뜻 혼자만을 위해 사는 것 같지만 늘 가족을 그리며 사는 ‘혼자남’들. 가족을 위한 그들의 색다른 노력이 펼쳐진다. 한편 드라마 ‘구가의서’ 종영에 맞춰 캐나다행 비행기 티켓을 끊은 성재는 1년 만에 가족들과의 만남을 오매불망 기대한다. 그리고 ‘딸 바보’ 성재는 오랜만에 만날 딸들을 위해 서프라이즈를 준비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5시 35분) 호시탐탐 집 나갈 궁리만 하는 4살 영남이는 집 밖으로 나갔다 하면, 온 동네를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사고 싶은 게 있으면 당장 사야 직성이 풀리고, 안 사주면 떼쓰고 우는 건 기본이다. 그 뿐 아니다. 잠시 한눈을 팔면, 순식간에 사라지는 영남이 때문에 잃어버릴 뻔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명의(EBS 밤 9시 50분) 전 세계 우울증 환자는 3억 5000만명에 달한다. 우울증과 함께 매년 늘어가는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은 더 이상 특별한 사람만 겪는 특별한 병이 아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겪고 있으면서도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는 우울감과 불안감 정도로 생각하며 쉽게 지나치고 있는데…. ■홀리데이(OBS 밤 11시 5분) 1988년 10월. 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행사를 끝마치고 세계 4위라는 감흥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그때. 징역 7년, 보호감호 10년형을 받고 복역 중인 지강혁과 죄수들이 호송차에서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권총 1정과 실탄을 빼앗아 무장탈주에 성공한 강혁 일당은 서울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 [씨줄날줄] 동성결혼 논란/손성진 수석논설위원

    동성애는 역사서에 많은 기록이 남아 있다. 고려사에는 공민왕이 미소년 무사들을 궁으로 불러들여 가까이했다는 기록이 있다. 화랑세기의 저자 김대문은 사다함과 무관랑 등의 화랑들이 우정이 지나쳐서 동성애에 빠졌다고 적었다. 조선의 세종은 봉씨를 세자빈으로 삼았지만 몇 년 동안 부부 사이가 좋지 못했다. 그 이유가 봉씨가 소쌍이라는 시녀와 동성애 관계였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조선왕조실록에 적혀 있다. 판소리 적벽가와 박타령에는 항문 성교가 등장한다. 중국에서도 한나라 고조인 유방은 적유와 동성애 관계였다고 전한다. 문학작품 금병매와 홍루몽 등에도 동성 간의 사랑이 묘사되어 있다. 여성 동성애자를 레즈비언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그리스 에게해의 레스보스섬 이름에서 유래한다. 고대 그리스의 여류 시인 사포는 동성애자였다고 하는데 그녀가 살았던 곳이 레스보스섬이었다. 동성애의 원인에 대해서는 호르몬의 부조화 때문이라는 등 여러 가지 학설이 있기도 하고 한때는 정신질환으로 보기도 했지만, 동성애자들은 그런 분석 자체를 싫어한다. 그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동성애자의 권리 찾기 운동은 19세기 말부터 시작됐다. 1955년 미국에서 첫 레즈비언 단체 ‘빌리티스의 딸들’이 조직됐다. 우리나라에서도 1994년 여성 동성애자 인권운동 모임이 생겼고 동성애가 다양한 정체성의 하나로 서서히 인정을 받아 가고 있다. 최근 김조광수(48) 영화감독이 동성 남자와 결혼한다고 발표해 시선을 끌었다. 연예인들의 커밍아웃은 있었지만 결혼 발표는 처음이었다. 물론 혼인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세계 최초로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한 국가는 네덜란드로 2000년의 일이다. 벨기에, 캐나다, 스페인 등이 뒤를 따라 현재 14개국이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에서는 동성 결혼에 대해 최고 사형까지 시키는 등 중범죄로 다루고 있다. 요즘 동성 결혼 논쟁이 가장 뜨거운 나라가 프랑스다. 지난 18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관련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프랑스에서도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다. 그러자 70대 노인이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입 안에 권총을 쏴 자살한 데 이어 극우 활동가인 도미니크 베네가 관광객 15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같은 곳에서 같은 방법으로 자살했다. 이는 15만여명이 모인 동성결혼 반대 시위로 이어졌다. 문화적 다양성을 포용하는 톨레랑스(관용)의 나라로 알려진 프랑스에서 이런 정도인데 우리나라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기고] 수호천사와 아름다운 동행을 기대하며/김종양 경남지방경찰청장

    [기고] 수호천사와 아름다운 동행을 기대하며/김종양 경남지방경찰청장

    얼마 전 대법원의 통영 여자 초등생 살해범 사건에 대한 파기환송 결정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지난해 7월 통영에서 이웃집에 사는 김모씨는 초등생 한모양을 자신의 트럭에 태워 납치한 뒤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을 시도하다 반항하자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인근 야산에 몰래 묻었다. 모든 국민의 간절한 기원에도 불구하고, 한양은 실종 일주일 만에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됐다. 어린 딸을 지켜주지 못해 눈물까지 말라버린 한 맺힌 절규와 사회에 대한 울분이 가득한 아버지의 모습을 지금까지 잊을 수 없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복지의 기초이자 국민행복의 기본 조건이다. 안전하지 않은 나라에 행복한 국민은 있을 수 없다. 이러한 배경으로 새 정부는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등 4대 사회악 뿌리 뽑기인 ‘국민안심프로젝트’를 추진해 ‘더불어 함께하는 안전한 공동체’를 조성함으로써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 구현을 국정 비전으로 제시하였다. 이에 따라 경찰은 관서별로 추진본부를 출범하는 한편, 집중단속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력만으로 지역사회 안전을 확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행정기관과 시민, 사회단체가 삼각추를 이루어 치안공동체를 형성해야만 국민행복의 버팀목인 안전한 사회가 조성될 수 있다. 다행히 한양의 희생 이후 우리 지역에는 안전과 관련된 문제에 공동 대응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통영에서는 지난해 9월 3일 아동, 장애우 등 사회적 약자 보호에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참하자는 의미로 ‘고 투게더’(Go Together)를 결성했다. 행정기관과 시민단체가 사회적 보호대상을 발굴하여 지역사회 안전망 안에서 기관별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의 치안공동체를 구축했다. 양산과 마산에서도 지난 3월과 4월에 지역치안협의회를 중심으로 관계기관과 사회단체, 그리고 시민들까지 함께하는 ‘추진연대’를 구성하여 공동 대응하는 등 협력치안이 활성화되고 있다. 경남경찰청에서는 4대악 척결은 물론 지역사회의 문제해결에 관심을 가진 1004명의 봉사자를 수호천사로 위촉했다. 이들은 도민들에게 4대악 근절의 필요성과 폐해 등을 알려주고, 불법행위에 대한 감시와 함께 경찰정책에 대한 제언도 한다. 쌍방향 소통의 ‘치안 2.0’ 시대를 넘어 국민에게 맞춤형으로 다가가는 ‘치안 3.0’의 첨병으로서 그 역할이 기대된다. 경남경찰은 아내와 딸들이 걱정 없이 귀가하고, 아이들이 위험 없이 학교에 다니며, 식탁에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음식들로 가득 차고, 화목한 가정이 점점 늘어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손자병법 모공 편에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自勝)이라는 문구가 있다. 모든 사람들이 같은 마음을 가진다면 소망한 일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우리 경찰은 국민들과 한마음이 돼 치안의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여성이나 장애우, 노인, 다문화가정이 없도록 책임과 임무를 다할 것임을 다짐한다. 치안 서비스만큼은 계층 간 불균형 없이 보편적 복지가 구현되는 아름다운 세상이 돼야 한다.
  • 김성주 딸 걱정에 이경규 “더 못생겨질 수 있다” 놀려

    김성주 딸 걱정에 이경규 “더 못생겨질 수 있다” 놀려

    김성주 딸 걱정에 이경규가 짓궂은 농담을 던졌다. 김성주는 지난 21일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서 “딸의 외모 때문에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김성주는 “얼마 전 셋째가 태어났다”면서 “딸인데 내가 봐도 너무 못생겼다”면서 “난 걱정인데 집사람은 또 너무 예쁘다고 한다. 태어난 지 백일인데”라고 말했다. 이에 이경규는 “더 못생겨질 수도 있다”고 농담을 던졌고 김성주는 “속상한데 좋은 얘기 좀 해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성주 딸 걱정에 네티즌들은 “김성주 딸 걱정할 필요 없네. 예쁘기만 하구만”, “김성주 딸 걱정 안해도 된다. 딸들은 크면서 예뻐진다”, “김성주 딸 걱정, 민국이 민율이 보면 걱정 안해도 될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종차별 핑계 말고 흑인 스스로 롤모델 돼야”

    “인종차별 핑계 말고 흑인 스스로 롤모델 돼야”

    “노예제도와 인종차별의 유산을 핑계로 대지 말고 스스로 흑인들의 롤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흑인 명문대학인 모어하우스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이례적으로 인종 문제를 거론하며 연설을 했다. 흑인 남성만 다닐 수 있는 모어하우스 대학은 1867년 개교 이래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와 영화 ‘말콤 X’ 제작자인 스파이크 리, 영화배우 새뮤얼 잭슨 등 명사들을 배출했다. 특히 이날 축사는 흑인노예 해방선언(1863년) 150주년, 킹 목사의 워싱턴 평화대행진(1963년) 50주년을 기념해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도중 킹 목사가 ‘내게 꿈이 있습니다’ 연설에서 썼던 ‘형제들’(brothers)이라는 단어를 반복하며 “인종차별을 핑계로 스스로를 정당화시키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도 성장과정에서 잘못을 저질렀고, 때로는 그 잘못을 세상이 흑인을 억압하고 있다는 것으로 여겼다”면서 “자라나는 형제들을 위해 좋은 롤 모델을 만들고 힘없는 사람들을 돌보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내 아버지가 나와 어머니에게 한 일을 나는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미셸과 딸들에게 다짐해 왔다”면서 “흑인 남성으로서 스스로를 위해 많은 일을 하면서도 좋은 아버지와 남편이 돼라”고 당부했다. 오바마의 이날 연설은 국세청(IRS)의 보수단체 표적 세무조사, 연방검찰의 AP통신 전화 통화 기록 압수, 미 중앙정보국(CIA)의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테러 축소 의혹 등 ‘3대 악재’에 시달리는 와중에 이뤄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23일 국방대학 연설에서 중산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소개하고, 미국 대테러정책의 상징이자 인권유린이라는 비난을 받아온 ‘드론’(무인공격기)과 관타나모 수용소에 대한 새로운 정책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집권 2기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사회의 민감한 사안들에 대한 소신 발언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함에 따라 반전의 계기를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이 땅의 딸들에 인권 남기고 떠난 ‘대모’

    이 땅의 딸들에 인권 남기고 떠난 ‘대모’

    ‘여성운동계의 대모’인 박영숙(81) 전 평화민주당 총재 권한대행이 암투병 끝에 17일 오전 4시 50분 경기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별세했다. 평양에서 태어난 박 전 대행은 해방의 혼란이 채 가시지 않았던 1947년 가족과 함께 월남해 광주에 정착했다. 전남여고와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공적인 어머니가 되겠다’는 어린 시절의 다짐을 실현하기 위해 사회 운동에 뛰어들었다. YWCA연합회 간사를 시작으로 YWCA 총무,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처장 등을 거치며 국내 여성운동을 이끌었다. 특히 전두환 정권의 대표적인 여성 인권 유린사건이었던 1986년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때 여성단체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주도적 역할을 했다. 1999년에는 우리나라 시민사회의 첫 공익재단인 ‘한국여성재단’을 만들어 이후 아름다운재단과 환경재단 등 국내 공익재단이 줄지어 등장하는 데 기틀을 마련했다. 재야에 있던 박 전 대행은 1988년 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만든 평민당의 전국구 1번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정치권의 격랑 속에서 정치력을 발휘하며 평민당 부총재와 총재 권한대행,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늘 푸근한 미소를 잃지 않았지만 따끔한 충언을 잘하기로 유명했다. 평민당 부총재 시절 DJ에게 쓴소리하는 역할을 자주하자, DJ가 “박 부총재는 어떻게 내 가슴을 아프게 하는 소리만 하느냐”고 하소연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한동안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안철수재단(현 동그라미 재단) 이사장을 맡아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예비후보의 정치적 후견인 역할을 했다. 일찍이 환경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유엔환경개발회의 한국위원회 공동대표, 여성환경연대 으뜸지기, 한국환경·사회정책연구소 이사장을 맡았다. 또 여성재단 이사장 시절에는 ‘100인 기부릴레이’를 주도하는 등 기부문화의 전도사로 활동했다. 빈곤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아시아 위민 브릿지 두런두런’을 창립했으며 장학재단 ‘살림이’ 이사장을 맡는 등 사회공헌에도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비롯해 국민훈장 모란장,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 ‘올해의 환경인상’, ‘올해의 여성상’ 등을 수상했다. 1996년 별세한 민중신학자이자 인권운동가였던 안병무 전 한국신학대 교수가 배우자였다. 여러 자리를 거치며 역할을 다했던 박 전 대행은 평소 주변에 “어떤 일이든 첫사랑을 하듯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행의 빈소는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02-2227-7550)에 마련됐다. 발인은 20일 오전 7시 30분, 장지는 마석 모란공원. 유족으로 외아들인 안재권(45·번역가)씨가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친딸 3명 성폭행…자식까지 낳은 인면수심 전직 경찰

    친딸 3명 성폭행…자식까지 낳은 인면수심 전직 경찰

    친딸 세 명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해 딸까지 낳은 남자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아르헨티나 리오네그로 주의 지방법원이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전직 경찰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재판은 팽팽한 신경전 속에 진행됐다. 남자는 법정에서 “세 명의 딸 중 미성년자 두 명은 성폭행하지 않았고 성년이 된 큰딸과는 합의하게 관계를 가진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의 국선변호인도 “딸들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증거도 부족하다.”며 무죄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중형이 선고되자 그의 부인은 “재판부가 엄중한 처벌을 내린 데 만족한다. 남편이 교도소에서 죽어야 마땅하다.”며 울먹였다. 아르헨티나 사법부에 따르면 남자의 성폭행은 큰딸이 미성년자일 때부터 시작됐다. 세 명의 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그는 급기야 큰딸을 임신시켰다. 이래서 큰딸은 아버지의 아들을 두 명이나 낳아야 했다. 큰딸은 “성관계를 거부하면 아버지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해야 했다.”면서 “임신 중에도 아버지의 성욕을 채워줘야 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2011년 아버지의 성폭행을 견디다 못한 딸들이 검찰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韓·美 정상회담] 朴대통령, 한국전 참전 의원 거명하며 감사… 의원들 기립박수

    [韓·美 정상회담] 朴대통령, 한국전 참전 의원 거명하며 감사… 의원들 기립박수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나 보지도 못한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국가의 부름에 응한 미국의 아들과 딸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미 포토맥 강변의 한국전쟁 기념공원 참전기념비에 새겨진 이 비문을 인용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미 의사당에서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더불어 동맹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기회를 갖게 된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한편 6·25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8위의 무역대국으로 성장한 이면에 미국의 도움이 있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박 대통령이 의사당에 입장할 때와 연설을 할 때 여러 차례에 걸쳐 상·하원 의원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이틀 전 찾은 한국전쟁 기념공원에서 읽은 비문을 인용하며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바친 참전용사들에게 대한민국 국민을 대신해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존 코니어스 의원 등 합동연설을 듣고 있던 상·하원 의원 중 참전용사 4명의 실명을 일일이 거명하며 거듭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의원들의 실명이 거론될 때마다 상·하원 의원들은 모두 열띤 기립박수를 보냈다. 박 대통령은 “1953년 6·25전쟁의 총성이 멈추었을 당시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의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은 이제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무역규모 8위의 국가로 성장했다”며 “그런 성취의 역사를 만들기 위해 한국인들은 독일의 광산에서, 월남의 정글에서, 열사의 중동 사막에서 많은 땀을 흘려야 했고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대한민국 국민들이 존경스럽고 그 국민들의 대통령이 된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도운 좋은 친구들이 있었고 특히 미국은 가장 가깝고 좋은 친구였다. 미국의 우정에 깊이 감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의 60년을 웅변하는 한 가족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며 3대가 차례로 한국전쟁 참전과 주한미군 복무 등을 한 데이비드 모건 중령 일가를 소개하면서 “3대가 함께 한국의 안보를 지켜낸 모건 가족은 한·미 동맹 60년의 산증인”이라고 치하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 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비취 장식이 된 은제 사진 액자를,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에게는 전통 나전칠기로 만든 반상기 세트와 한국 요리 책자를 선물했다. 워싱턴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소통으로 우승 일구겠다”

    “소통으로 우승 일구겠다”

    “동부는 항상 상위권이었다. 구단이나 팬은 그 정도의 성적을 원하지 않는다. 우승이 목표다.” 프로농구 동부의 이충희(54) 신임 감독이 3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프로농구연맹(KBL)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 감독은 “선수들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개인 면담을 통해 고충을 파악하는 데 힘쓰겠다. 그동안 동부를 외부에서 봐 왔을 뿐 내부 사정은 잘 모른다. 그러나 소통을 잘하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와 오리온스에 이어 세 번째로 프로팀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5년 4개월 만에 프로 무대에 돌아왔다. 그는 “2년 정도면 감독을 다시 맡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감독 발표 소식을 듣고 딸들과 5분간 포옹을 했다”며 기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2011~12시즌 역대 최다승(44승)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동부는 지난 시즌 20승34패에 그치며 7위로 곤두박질했다. 윤호영과 로드 벤슨 등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충격이 컸다. 이 감독은 “체력이 달렸다. 부상 선수도 많았는데 체력 문제 때문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농구는 리바운드가 강한 팀이 챔피언이 된다. 동부는 김주성과 이승준 등 골밑을 장악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리바운드에 이은 속공 능력을 갖춘 팀으로 만들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전력 보강을 위해 가드진과 포워드진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내비쳤다. 선수 시절 ‘슛 도사’로 불리며 스타로 군림했던 이 감독이지만 지도자로선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1997~98시즌 LG의 초대 감독으로 부임해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지만 계약 마지막 해인 1999~2000시즌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하면서 코트를 떠났다. 2007년 오리온스 감독으로 복귀했지만 성적 부진으로 7개월 만에 물러났다. 이 감독은 “중계방송 해설을 하면서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는 시야가 생겼다. 처음 감독을 맡는 기분으로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40대男, 초등생 두 친딸에게 한 패륜 행위는

    40대男, 초등생 두 친딸에게 한 패륜 행위는

    서울남부지법 제11형사부는 3일 친딸들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조모(44)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조씨에게 정보공개 5년,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6년을 명령했다. 조씨는 지난해 3∼8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의 몸을 만지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씨의 범행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둘째 딸이 학교의 미술심리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재판부는 “어린 나이의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행위 때문에 극도의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죄질이 매우 불량할 뿐 아니라 인륜의 근본에 반하는 범죄로 사회적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너무나 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효도 계약/임태순 논설위원

    프랑스 작가 발자크는 소설 ‘고리오 영감’에서 자식들에 대한 과도하고 맹목적인 사랑이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프랑스 대혁명과 왕정복고 등 격변이 많았던 19세기에 제면업으로 큰 돈을 번 고리오 영감은 상류사회로 진출하려는 두 딸을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쏟아붓는다. 마지막에는 종신연금까지 팔고 하숙집 꼭대기층으로 옮기지만 그는 딸들의 외면 속에 쓸쓸히 죽음을 맞는다. “내가 내 재산을 간직하고 있었더라면. 내가 재산을 그 애들에게 주지 않았더라면…. 나에게 물려줄 보물이 있다면 딸들은 나를 치료하고, 나를 간호할 것이다. 나는 부자이고 싶다”라고 절규하지만 때늦은 후회일 뿐이다. 몇년 전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개발되기 전 외지에 있는 자식들이 세종시에서 농사 짓고 있는 부모들을 부쩍 자주 찾는다는 기사가 신문 지면에 소개된 적이 있었다. 신도시 개발로 토지가 수용돼 부모들이 막대한 보상금을 받을 것에 대비, 자식들이 ‘효도 문안’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재산을 물려주지 않는다며 자식이 부모에게 칼부림까지 저지르는 것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애교라고 할 수 있다. 세태가 각박해지면서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부모·자식 관계도 점점 이해타산적이고 현실적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100세 시대 등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런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들어 부모들이 자녀들을 상대로 재산반환소송을 냈다 패소하는 일이 잦다고 한다. 부모들은 노후 봉양을 하겠다는 아들, 딸들의 말을 믿고 재산을 물려줬다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자 돌려달라고 소송을 낸다. 그러나 노후 봉양을 하겠다는 ‘효도계약’의 물증이 없으면 대개는 부모들이 패소한다.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증거도 있어야 한다. 증거에 입각해 판단해야 하는 법원으로선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계약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사회풍토로선 부모 봉양을 문서로 남기는 것도 낯설다. 그러나 소송에서 지면 소송비용까지 물어야 한다고 하니 효도계약은 문서화하는 등 꼼꼼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부모들이 자식들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것은 아무래도 재산이 없으면 노후생활이 불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국가의 복지 그물망이 더욱 촘촘해져야 하겠고,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노후생활을 먼저 확고하게 다진 뒤 남는 재산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효도계약이라는 불편한 계약을 맺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녀들에게 재산 증여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일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전수하는게 최상의 선물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中 사정 바람 속 고위층 자녀 속속 귀국

    유학 등의 이유로 미국 등 해외에 체류 중이던 중국 지도자들의 자녀들이 속속 귀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2010년 5월부터 미 하버드대에서 유학 중이던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외동딸 시밍쩌(習明澤)가 지난해 11월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 개회 전날 급거 귀국했다. 시 주석은 당시 전대에서 공산당 총서기에 선출됐다.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외동딸도 비슷한 시기에 미 유학 생활을 접고 귀국, 모교인 베이징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베이징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 예일대에 다니던 리위안차오(李源潮) 부주석의 아들 리하이진(李海進)이 귀국 대열에 합류했고, 왕양(汪洋)·마카이(馬凱) 부총리의 딸들도 모두 귀국했다. 마카이 부총리의 딸은 안정적인 미국 내 직장까지 포기하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고위층 자제들의 귀국 러시가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들은 귀국 전 보유하던 집과 차를 모두 처분한 것은 물론 은행 계좌까지 말소해 단순한 일시 귀국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중국에서 대대적인 공직사회 사정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가족과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고 혼자 남아 있는 ‘뤄관’(裸官)들이 단속 일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도 뤄관에 대한 관리와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지도층 자녀들의 귀국 러시는 ‘부패와의 전쟁’에 앞선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 짙어 보인다. 신문은 귀국 열풍이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옮겨 가고 있으며 재계로까지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밤 11시 40분) 돈가스 전문점에서 배달부로 일하는 상호씨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두 딸이 있다. 하반신 마비로 걷지 못하는 스물두 살의 첫째 딸 숙영양과 바쁜 아빠를 대신해 살림을 하고, 언니를 돌보는 열여덟 살의 둘째딸 은비양이다. 상호씨는 못난 아빠를 만나 고생하는 딸들에게 언제나 미안한 마음뿐이다. ■오감만족 세상은 맛있다(KBS2 밤 8시 20분) 12년마다 열리는 지상 최대의 인도 힌두 축제 ‘마하 쿰브멜라’에 참여하기 위해 전 세계 5000만명의 사람들이 알라하바드에 모였다. 성스러운 세 줄기의 강이 만나는 ‘상감’에서 몸을 씻으면 모든 죄와 고통이 사라진다고 믿는 사람들. 순례자들의 끝없는 행렬과 상상 그 이상의 축제가 펼쳐진다. ■우리는 한국인(MBC 오전 5시 10분) 전남 광양은 문화와 예술, 그리고 맛과 멋이 어우러진 창조적인 고장이다. 예로부터 가장 먼저 봄을 알리고, 지금까지도 문화예술의 숨결을 더해가고 있다. 전통사회에서 남녀 모두가 몸에 지니고 다닐 만큼 필수품이었던 은장도. 3대째 문맥을 이어오며 은장도를 제작하는 박종군 선생을 만나본다. ■의뢰인 K(KBS2 밤 8시 50분) 2년 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이 차량 사고를 당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의뢰인. 사고가 발생한 것은 2011년 2월. 보조 교사의 도움 없이 혼자 웅변학원 차량에서 내리던 아이의 옷이 차 문에 끼인 것이다. 운전기사는 이를 보지 못하고 출발했고, 아이는 문에 낀 채로 2~3m 끌려가는 사고를 당했다는데….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충남 태안의 항포구 중 가장 큰 곳이자 태안반도 끝자락에 자리한 신진도 항에서 뱃길로 약 30분을 달려가면 닿는 섬이 있다. 바로 신진도에서 가장 서쪽에 위치해 이름 붙여졌다는 섬 가의도는 43가구 60여명의 주민들이 이웃해 살아간다. 한편 1년 전부터 한글 공부에 한창인 가의도 마을 노인들을 만나본다. ■특선 OBS 시네마-주온:원혼의 부활(OBS 밤 12시 5분) 처참하게 살해된 일가족. 10년 후, 어린 시절 단짝 친구였던 미키의 집 앞을 지나던 아카네는 결코 끝나지 않은 원한의 저주에 휩싸이게 된다. 한편 원인불명의 소녀 환자 후키에를 맡게 된 간호사 유코는 태어나지 못한 쌍둥이 자매가 후키에 몸속에서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 이보영 “‘내 딸 서영이’는 잊지 못할 작품”

    이보영 “‘내 딸 서영이’는 잊지 못할 작품”

    “요즘은 종종 이름을 서영이로 바꾸라는 이야기를 들어요(웃음). 보영이보다 더 잘 어울린다면서요. 드라마를 끝내고 한동안 여운이 크게 남을 것 같네요.” 종영까지 2회분을 남겨둔 KBS 2TV 주말연속극 ‘내 딸 서영이’의 주인공 이보영(34). 8개월가량 이서영으로 살아온 그는 종영 소감을 물으니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하루하루 정말 행복하고 소중했다. 이렇게 좋은 대본, 좋은 환경에서 작업하는 날이 또 올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15일 첫 방송을 한 ‘내 딸 서영이’는 아버지와 딸의 끊을 수 없는 천륜을 바탕으로 한 가족애를 밀도 있게 그려내며 45%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배신과 복수, 음모 등의 자극적인 소재가 휩쓰는 안방극장에 부성애를 코드로 한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전화로 만난 이보영에게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유를 물었다. “보통의 드라마는 주인공 위주의 감정선만 따라가지만 우리 드라마는 여러 인물들의 행동이나 심리 상태가 차곡차곡 쌓여 있다가 폭발력을 발휘한 것 같아요. 사실 초반에 막장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저는 잘 이해되지 않았어요.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깨달은 점은 사람은 각자 자기 입장이 있고 내 상황을 남들에게 이해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죠. 어떤 사람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고요. 저도 대사를 곱씹은 적이 많았는데 보시는 분들도 단순히 드라마를 소비한 것이 아니라 따뜻하게 느끼고 뭔가 생각하는 부분이 많았을 것 같아요.” 극 중 서영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도박으로 빚을 지면서 학업을 중단하고 돈을 벌어야 했다. 그 충격으로 어머니까지 돌아가시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서영은 아버지와의 관계를 끊어 버린다. 악바리 근성으로 법대에 진학해 사법시험을 패스한 서영은 아버지의 존재를 숨긴 채 강우재(이상윤)와 결혼하게 된다. “서영은 사춘기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어른 아이’ 같은 인물입니다. 소통도 안 되고 표현을 할 줄도 모르고 사랑을 받는 것이 어색한 아이죠. 아버지와도 좋은 기억은 덮어버린 채 애증의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처음엔 결혼 생각이 없어서 의도하지 않게 아버지가 안 계시다고 말한 뒤 나중에 사실을 밝히려고 했지만 기회를 여러번 놓쳤죠. 하지만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구구절절하게 변명하지 않아요. 서영이는 자존심이 센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가족을 버리고 행복해지려 했던 자신에 대해서도 용서를 구할 염치가 없다고 느끼는 거죠.” 결과론적으로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하고 결혼한 딸은 이 드라마 갈등의 주요 줄기다. 이에 대해 이보영은 “서영은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 때문에 존재를 부정했지만 아버지가 안 계시다고 했지 돌아가셨다고 한 적은 없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속이고 결혼한 것은 큰 문제이고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굉장히 무섭게 느껴질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개인적으로 ‘매도 먼저 맞자’는 주의이기 때문에 만일 내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빨리 고백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극 중 서영은 우재와 이혼한 뒤 홀로서기를 하지만 여전히 우재와의 재결합 가능성을 남겨 두고 있다. 이보영은 최근 서영의 전 시어머니 차지선 역으로 출연하는 김혜옥에게 받은 ‘스님의 주례사’를 읽으면서 서영과 우재의 관계를 떠올렸다고 했다. “책에 결혼은 내가 기대거나 도피할 누군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먼저 누군가를 온전하게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지금은 겉으로는 날을 세우고 자신을 포장해 왔던 서영이 감정에 솔직해지고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서영이가 이전에는 다소 우재에게 종속된 관계였다면 앞으로는 그를 ‘인간 대 인간’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겠죠.” 이보영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결혼관도 많이 바뀌었다. 그는 “결혼은 무조건 모든 것을 같이 나누고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자신을 놓지 않고 홀로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자식이나 남편에게 의지하는 마음만 있다면 극 중 차지선처럼 결국 외로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드라마에서는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서영이와 아버지 이삼재(천호진)의 화해 장면이 그려졌다. 아버지에 대한 애증과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딸들은 이 장면을 숨죽이며 지켜봤다. “서영이가 아버지에게 죄송하다고 말하는 장면을 찍고 온몸에 기력이 다 빠져서 몸살기마저 생겼어요. NG 없이 촬영하기는 했는데 감정적으로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연기하면서 천호진 선생님을 제대로 못 쳐다보겠더라고요. 사실 우리나라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사춘기에 멀어지고 점점 무관심해지다가 엄마와 더 친해지는 게 보통이잖아요. 저도 예전에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한 적이 있었는데 어느 날 힘 빠진 아빠의 뒷모습을 보면 마음이 안 좋고 커 가면서 점점 이해하게 됐어요. 엄마와 드라마를 보면서 자식 노릇도 중요하지만 자식을 키울 준비를 갖춘 부모의 노릇도 참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나눴습니다.” 우리나라 정서상 아버지를 숨기고 결혼한 서영이 욕을 많이 먹을 것을 알고 시작했다는 이보영. 하지만 그는 “늘 주변에 민폐만 끼치고 비현실적인 캔디형 캐릭터보다 현실적인 서영이를 이해할 수 있었고 그래서 더 인물에 살을 붙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늦게 작품에 합류하기는 했지만 청순가련형의 대명사인 이보영에게 서영은 꼭 맞는 옷이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도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늘 정적이고 답답한 캐릭터만 연기하는 것 같아 싫었어요. 그래서 전작(MBC ‘애정만만세’)에서 변신을 시도했는데 시행착오를 거쳤죠. 하지만 KBS ‘적도의 남자’를 하면서 다시 행복해졌고 이젠 그냥 내가 잘하는 것을 하자는 생각이 들었고 거기에 감사하게 됐어요(웃음).” 캐릭터에 대해 생각은 많이 하지만 연기할 때는 힘을 빼는 스타일이라는 그는 “김혜옥 선생님을 비롯해 다른 분들도 조용조용 연기하시는 편이라 참 좋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에게 서영이를 떠나보내는 소감을 물었다. “‘내 딸 서영이’는 제게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아요. 길에서 만난 많은 분들이 ‘서영이 힘내라’고 토닥여 주셨어요. 20대 때는 그런 관심이 부담스러워 숨고 싶었는데 30대가 되니까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제 이름만으로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믿고 보는 연기자가 돼야죠.”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아동 성폭력 실태] “가정 깨지면 엄마 힘들까봐 말 못했어요”

    혼자 어린 삼남매를 키우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 온 A(여)씨는 2003년 10월 중국 국적자였던 B씨와 재혼했다. 그리고 1년 뒤인 2004년 10월부터 B씨는 A씨의 집으로 들어와 함께 살았다. 함께 살기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문제가 터졌다. 의붓아버지인 B씨가 어린 두 자매를 성추행하기 시작한 것. B씨는 당시 열 살이던 큰딸의 방으로 들어가 자고 있는 아이의 옷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과 음부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했다. 한 달 뒤부터는 여덟 살이던 동생에게까지 검은 손을 뻗쳤다. B씨는 아이의 몸을 더듬거나 자신의 성기를 만지게 하는 등 둘째딸에게도 파렴치한 행위를 일삼았다. 이 같은 추행은 2008년 9월까지 꼬박 4년간 이어졌다. 어린 자매들은 맨 처음엔 B씨 행동의 의미조차 몰랐다. 자다가 밤중에 이런 일을 당할 때마다 눈을 뜨면 큰일이 날 것 같은 불안한 마음에 혼란스러워했다. 나이가 들며 이 같은 행위의 의미를 알고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됐지만 자매는 이 사실을 차마 오빠나 엄마에게 말하지 못했다. 가정이 깨지면 엄마가 다시 가장 역할을 하며 힘들어할까 봐서였다. 당시 A씨와 자녀들은 요식업을 하는 B씨의 경제력에 의존하고 있었다. 경찰조사에서 자매들은 “우리가 (의붓아버지의) 추행 사실을 말해 이혼을 하게 되면 엄마가 또 혼자 우리를 키우며 힘들어질까 봐 말을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뻔뻔하게도 가해자인 B씨는 조사와 공판 기간 내내 자신의 행위는 강제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B씨는 자매를 만진 것은 사실이지만 폭행을 하거나 협박해 만진 게 아니었기 때문에 강제추행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강제추행죄는 현행법상 항거불능의 협박이나 폭행이 수반될 때 성립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강제추행의 의미를 폭넓게 받아들여 B씨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천대엽)는 22일 4년간 어린 의붓딸들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5년간 신상정보를 공개할 것을 명했다. 재판부는 “추행 당시와 이후의 모든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B씨가 잠든 피해자들을 갑작스럽게 추행한 상황, 피해자들의 어린 나이와 감정 등에 비춰 저항이 어려웠고 도움을 요청할 수 없던 상황, 특히 경제적 원조를 받고 있던 의붓아버지를 폭로할 경우 가정이 깨어질까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추행이 일어난 점 등에 비춰 추행행위 자체가 저항을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이었다”고 판단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복귀냐, 권력이양이냐…‘셈’ 복잡한 베네수엘라

    두 달 넘게 쿠바에서 암 치료를 받아온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전격 귀국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그의 복귀가 지난달 4선 대통령 취임식 불참 이후 긴장국면을 유지해온 정국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은 차베스 대통령이 이날 오전 2시 30분 수도 카라카스에 도착해 곧바로 카를로스 아르벨로 군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도 도착 한 시간 뒤인 오전 3시 42분 트위터에 글을 올려 귀국 소식을 알리고,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에게 감사의 글을 전했다. 베네수엘라 정가에선 차베스의 건강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베스가 걸어서 병원에 도착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전해지면서 건강을 회복한 그가 대통령직에 곧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부터 권력이양을 위해 와병 중에 서둘러 돌아왔다는 상반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때 혼수상태설이 나돌던 차베스는 지난 15일 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위중설을 잠재웠다. 하지만 이전까지 쿠바에서 치료를 마치고 귀국할 때마다 환영행사를 통해 텔레비전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정부가 사진조차 공개하지 않아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차베스의 귀국으로 취임선서를 둘러싼 논란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정국 주도권을 노려 차베스에게 취임선서를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데, 대통령직을 수행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호전됐다면 취임선서에 문제가 없지만 그러지 않을 경우 취임선서 없이 계속 대통령직을 유지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차베스가 대통령 임무 수행을 못할 정도로 건강이 나쁘더라도 후계 작업을 위해 취임 선서만큼은 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차베스가 이미 후계자로 마두로 부통령을 지명했기 때문에 취임 선서를 한 후 유고 규정에 따라 대통령이 하야할 경우 마두로는 직무를 대행하며 30일 내 치러질 대통령 재선거에 대비할 수 있다. 정부는 현재까지 대통령 재선거 가능성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지 관영매체인 코리오 델 오리노코는 이날 1면 머리기사로 “차베스의 후계자인 마두로가 대선에서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고 보도해 미묘한 변화를 시사했다. 엘사 카르도조 베네수엘라중앙대 정치학 교수는 “와병중인 대통령이 위험을 감수하고 귀국한 이유는 정치적 목적 때문인 것이 확실하다”면서 “마두로 부통령의 선거 운동을 지지하기 위해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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