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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려운 건 이래서 어렵다” 믿음 주는 구청장

    “어려운 건 이래서 어렵다” 믿음 주는 구청장

    “오목시장 비가림막 연장은 대경연립 재건축이 걸려 있어서 힘들 것 같아요. 신도림에서 신정동으로 오는 버스노선 조정은 서울시에 건의해볼게요. 안양천에 난간이 낮아서 위험할 수 있다는데 관할지역을 확인해 협의로 해결하겠습니다.” 지난 26일 열린 양천구 신정2동 주민과의 대화 현장. 김수영 구청장의 숨이 가쁜 듯했다. 답변을 바라는 주민들의 민원 사항이 끝이 없어서다. 양천구는 김 구청장 취임 뒤 ‘동순시’로 불리던 동 업무보고회를 주민과의 대화로 이름과 형식을 통째 바꿨다. 과거 동 업무보고회가 동장 업무보고와 관련 단체의 민원청취 등으로 딱딱하게 이뤄졌다면 이젠 구청장이 거꾸로 주민들에게 구정과 지역 현안, 정보에 대해 프레젠테이션(PT)을 한다. PT 뒤엔 주민들이 골목 쓰레기 청소, 방역, 위험시설물까지 평소 문제로 여긴 것을 시시콜콜하게 구청장에게 일러바친다. 여느 단체장 같으면 이런 민원성 질문에 고개를 끄덕거린 뒤 담당 공무원에게 “확인해보도록”이라고 말하고, 주민들에게는 “책임지고 해드리겠습니다”라고 답하면 끝이다. 하지만 ‘되고 안 되고’가 확실한 김 구청장. 질문 하나하나에 세세하게 답변하자니 숨이 턱까지 찰 수밖에 없다. 그는 “법이나 여러 가지 규제, 관할 때문에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며 “구청장이란 사람이 민원을 들어주겠다고 했는데 나중에 담당 공무원이 고개를 저으면 얼마나 행정을 불신하겠느냐”고 되물었다. 한 주민은 “된다는 이야기보다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은 주민 대화는 처음”이라면서도 “그렇지만 되는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문제는 왜 그런지를 알려주니 믿음이 간다”고 털어놨다. 공무원들은 구청장의 똑 떨어지는 설명이 반가우면서도 오히려 어렵다고 말한다. 구 관계자는 “구청장이 사업 내용을 꼼꼼하게 알고 있어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질책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불가능한 사업을 끊어주는 덕에 턱없는 민원에 시달리지 않게 돼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사람 뺨치는 군무(群舞)…세계 최초 ‘로봇 치어리더’ 화제

    사람 뺨치는 군무(群舞)…세계 최초 ‘로봇 치어리더’ 화제

    실제 치어리더들이 펼치는 응원율동에 못지않은 정확한 군무(群舞)가 인상적인 세계 최초 ‘로봇 치어리더’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호주 IT전문매체 기즈맥(Gizmag)은 일본 전기부품제조업체 ‘무라타(Murata)’가 개발한 ‘로봇 치어리더’의 자세한 사항을 27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앙증맞은 오동통한 형태에 치어리더 복장을 갖춘 로봇들이 줄지어 무대 위에 오른다. 흘러나오는 최신 댄스 가요에 맞춰 합이 딱딱 맞는 응원율동을 펼친다. 구조적 한계로 관절이 직접 움직이는 역동성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실제 사람 못지않은 군무(群舞)가 인상적이다. 특히 넘어질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는 절대 넘어지지 않는 모습도 주목된다. 이 흥미로운 단체율동의 비밀은 로봇들 속에 내장되어 있는 자이로스코프(회전의)센서, 적외선 센서, 초음파 위치 추적 장치에 있다. 해당 장치들은 각각 유기적으로 결합되고 상호반응하면서 로봇들이 흔들림 없이 춤을 추고 서로의 위치를 파악하고 실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제어해준다. 무라타는 교토 대학 연구소와 협력, 10개의 치어리더 로봇이 충돌 없이 동기화 할 수 있는 ‘고급 그룹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 무라타 측에 따르면, 이는 단순한 치어리더 로봇에 그치는 것이 아닌 ‘차량 미끄럼 방지 전자 제어 시스템’, ‘디지털 카메라’,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비롯해 실생활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차량 및 운송 시스템 구축에 이르기까지 폭 넓게 응용될 수 있다. 사진=ⓒ AFPBBNews=News1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하반기 공채 시작, 높아진 ‘토익스피킹의 문’ 단기 완성 전략은?

    하반기 공채 시작, 높아진 ‘토익스피킹의 문’ 단기 완성 전략은?

    지난 3월 삼성그룹이 공채원서 접수를 앞두고 토익스피킹(TOEIC Speaking), 오픽(OPIc) 등의 영어 말하기 시험 레벨을 상향 조정한 일이 있었다. 읽기와 듣기 위주의 영어 실력보다는 듣고 말하는 실무 능력을 더 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2014년 하반기 공채에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해지면서 토익스피킹에 대한 관심이 어느 해보다 높아지고 있다. 토익이나 토플 같은 기존 어학시험에만 집중했던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이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하지만 토익스피킹 역시 시험이기에 출제 유형과 평가 기준이 정해져 있으므로, 전략적으로 공략하면 얼마든지 단기간에 점수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그렇다면 단기간에 토익스피킹을 마스터하고 영어에 대한 자신감도 갖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평가기준을 아는 것이 먼저다 공부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토익스피킹 시험 자체에 대한 이해다. 출제자가 원하는 것이 따로 있는데 이를 숙지하지 않은 채 공부를 하면 불필요한 시행착오로 수험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디렉션을 확인해 토익스피킹이 원하는 평가기준에 맞추어 학습 방향을 설정하자. -레벨6 이상이라면 발음 공략해야 토익스피킹에서는 파트 1은 물론, 모든 파트에 발음 및 억양, 그리고 강세가 평가 기준으로 포함되어 있다. 또한 레벨6 이상의 점수대에서는 무엇보다 발음이 점수를 가르는 요소로 크게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발음의 중요성을 쉽게 짐작해볼 수 있다. 특히 [f]와 [p], [θ]와 [t] 같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헷갈리는 발음은 꼭 정확히 발음하도록 연습해두어야 정확하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전달되고 고득점으로 연결된다. -말하기 연습만 하면 된다고? 토익스피킹 시험이라고 해서 말하기 연습만 하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왜냐하면 모든 파트의 Directions 및 시간 안내가 음성으로 제공될 뿐만 아니라, 파트 3부터는 문제를 성우가 읽어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탄탄한 듣기 실력이 없다면, 문제를 파악하지 못해 아무런 답변도 못하고 시간만 흘려보낼 위험이 있다. 점수가 급한 사람이라면 일단, 토익스피킹에 나오는 듣기에 대한 감부터 터득하도록 하자. 특히 문제가 화면에 표시되지 않으므로 듣기에만 의존하여야 질문을 파악할 수 있는 파트4에 대비해야 한다. 의문문의 맨 앞에 위치한 의문사와 연음을 알아듣는 연습을 하면 된다. 듣기란 단기간의 노력만으로는 정복하기 힘든 영역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 토크쇼, 팝송 등을 통해 꾸준히 듣기 연습을 해야 한다. 자막은 사용하지 않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영문 자막을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말하기에도 문법은 중요하다 영어 말하기에서 문법의 중요성을 경시하거나 간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너무 문법에만 얽매이면 쉽게 입을 떼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문법은 말을 구성하고, 그것에 전달력을 실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초적인 문법 학습은 말하기 영역에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체계적으로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고 단기간에 토익스피킹 점수가 필요한 사람은 딱딱한 이론 위주의 문법보다는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핵심 문법을 예시와 함께 정리해 보는 것도 좋다. 부담 없이 문법 연습을 하고 예문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정리된다. 한편, 최근 길벗이지톡에서는 토익스피킹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김주우 아나운서의 노하우를 담은 토익스피킹 교재 ‘시나공 토익스피킹 단기완성’을 출간했다. 정확한 발음을 익히기 위한 텅트위스터 연습, 핵심 문법 정리, 만점 답변을 구성하는 요령 등 초보자라도 2주 안에 고득점이 가능하도록 토익스피킹의 요령까지 분석해놓은 것이 특징이다. 명품 발음 교정을 위한 노하우와 실전에서 바로 쓰는 천기누설 답변들을 수록하여 토익스피킹 뿐만 아니라 영어 말하기 전반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선홍색 피가 똑똑… 당신의 항문에 무슨 일이?

    선홍색 피가 똑똑… 당신의 항문에 무슨 일이?

    스트레스와 과로로 몸을 혹사한 직장인 이모(35·여)씨는 지난달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다 변기에 고인 핏물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심한 변비를 앓을 때 화장지에 조금씩 핏방울이 묻어 나온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변기 한가득 새빨간 핏물이 고인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대장암, 직장암 등 무시무시한 질병의 이름이 머리를 스쳐 갔다. 이씨의 병명은 무엇이었을까. 이씨처럼 용변을 볼 때 출혈이 발생하면 보통 우리가 ‘치질’이라고 부르는 ‘치핵’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대장암의 징후일 수도 있다. 대변을 볼 때만 피가 나고 금방 멈춘다며 항문 출혈을 대수롭지 않게 넘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대장과 직접 연결된 항문은 장 건강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에 전문의들은 평소 항문 건강만 잘 체크해도 대장 질환을 방치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항문에서의 출혈은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통증이 없고 선홍색을 띠며 용변 후 화장지에 약간 묻어 나오거나 2~3방울 똑똑 떨어지기도 한다. 심한 경우 물총처럼 쭉쭉 피가 나오기도 한다. 또 용변을 볼 때마다 매번 출혈을 하는 사람이 있고, 과음을 하거나 피곤할 때만 집중적으로 피가 나오다 그치는 사람도 있다. 선홍색의 피가 나오는 경우는 대부분 치핵이다. 항문 내에는 평상시 가스나 변이 밖으로 새지 않도록 막아 주고 배변 시 충격을 완화해 주는 치핵이라는 조직이 있다. 이 치핵 조직을 연결하고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가 느슨해져 조직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치질, 즉 ‘치핵’이라고 한다. 치핵은 보통 노화가 시작되는 40~50대에 많이 발생하며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많다. 다만 20대는 만성변비와 임신 탓에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17%가량 많다. 치핵은 초기에만 치료하면 수술 없이 간단하게 완치될 수 있는 질환이다. 대장·항문 전문 양병원 양형규 원장은 “일반인은 치질(치핵)이라면 무조건 수술해야 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보존요법과 약물요법으로 치료되는 경우가 70% 이상이며 실제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30% 미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변에 피가 묻어 나오거나 검붉은 피가 점액과 함께 대변에 섞여 나온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항문에는 동맥과 정맥이 직접 연결된 동정맥루가 많아 항문에서 나오는 피가 정맥피라고 할지라도 검붉은 색이 아닌 동맥피의 선홍색을 띤다. 즉 선홍색 피는 항문 자체에 문제가 있어 나오는 것일 가능성이 크지만 검붉은 피는 대장 출혈일 가능성이 높다. 직장에서의 출혈은 약간 검붉은 색을 띠며 더 윗부분인 결장에서의 출혈은 좀 더 진한 검붉은 색을 띤다. 위나 십이지장에서 출혈이 발생하면 마치 자장 같은 색의 변이 나오는데 이를 아스팔트를 깔 때 쓰는 콜타르 같다고 해 ‘타르변’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대변 속에 검붉은 피가 섞여 나오면 직장이나 결장에 이상이 생겼다는 징조이며 대장암·궤양성 대장염·직장암 등을 의심해야 한다. 암은 자각증세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통증이 없더라도 검붉은 혈변을 보면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 검붉은 혈변에 더해 체중이 갑자기 감소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피로하거나 소화불량과 구토, 복부에 덩어리가 만져지면 대장암일 가능성이 크다. 변비도 문제지만 배변을 하루 3회 이상 하거나 배변 후 계속 변을 보고 싶은 잔변감이 있어도 직장암이나 과민성 대장염, 항문폴립, 직장폴립(용종), 궤양성 대장염일 수 있어 대장검사를 받아야 한다. 용변을 볼 때 항문에 통증이 느껴지면 3대 항문질환이라고 불리는 치핵·치열·치루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 치핵·치열·치루는 항문질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흔한 질병이다.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는 치루를, 나폴레옹과 소설가 김유정도 치핵을 앓았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선홍색 출혈이 있으면서 용변 중 통증이 느껴지면 단단한 변 때문에 항문이 찢겨 생기는 ‘급성치열’, 용변을 다 본 후에도 극심한 통증이 계속되면 급성치열이 반복돼 만성이 된 ‘만성치열’, 항문 끝에 콩알만 한 알갱이가 생겨 부어오르며 통증이 느껴지면 ‘혈전(핏덩어리)성 외치핵’, 뚜렷한 질환이 없는데도 항문이 아프면 ‘항문거근증후군’, 항문 주위에 딱딱한 응어리가 생겨 붓고 아프면서 몸살 기운이 있고 머리까지 지끈거리면 ‘치루’나 ‘항문주위농양’이다. 특히 치루는 초기 증상이 감기와 매우 비슷해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항문 주위가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곪기 시작하고 증세가 심하면 걸을 수조차 없다. 치열은 변비가 많은 20~30대 젊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지만 치루는 남성 환자가 더 많다. 항문샘에 대변이 들어가 염증이 생기거나 세균 감염으로 항문에 고름이 터져 생기는데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남성호르몬과 연관된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치루는 치료가 쉽지 않고 재발률이 높은 난치성 질환이며 오랫동안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드물긴 하지만 치루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치루 수술을 여러 번 받게 되면 괄약근이 손상돼 변이 새는 ‘변실금’이 생길 수 있어 처음에 제대로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치열도 고통이 극심하다. 용변을 본 후에도 20~30분간 통증이 이어지다 보니 화장실 가기가 두려워지고 결국 변비가 생긴다. 심한 변비는 치열을 더욱 악화시켜 악순환을 불러온다. 치열이 있으면 화장실을 가고 싶을 때 참지 말고 빠른 시간에 대변을 보고 나와야 한다. 급성치열은 항문연고만 발라도 2~3주면 완치되지만 만성치열은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양병원 대장항문외과 박찬호 전문의는 “항문질환은 무관심 때문에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항문 출혈이 있거나 배변 습관에 변화가 느껴지면 1% 정도는 대장암 증상일 수 있어 조기에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개천서 용 나는 게 힘든 요즘 세상… 젊은이들에게 미안하죠”

    “개천서 용 나는 게 힘든 요즘 세상… 젊은이들에게 미안하죠”

    “초고가 밖으로 나가면 전 죽어야 돼요(웃음). 고치고 고치다 보면 ‘소설이 되겠구나’ 하는 지점이 오는데 그때가 행복하죠.” ‘과작(寡作)의 작가’ 이혜경(54)이 20년 만에 장편소설을 들고 돌아왔다. 2009~2010년 계간 문학과사회에 연재했던 ‘사금파리’를 4년간 다듬어 낸 ‘저녁이 깊다’(문학과지성사)다. 연재 당시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소설은 ‘온전하게 살고 싶었지만 깨져서 조각조각난 삶’들의 이야기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이념과 자본이 소용돌이쳤던 시대를 통과해 낸 또래 세대들의 핍진한 내면 풍경을 공들여 세공했다. ●1960~2000년대 이념·자본의 시대 통과한 또래들 이야기 이야기는 1960년대 지방 소읍의 한 초등학교에서 만난 동급생들에게서 갈래갈래 펼쳐진다.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외삼촌 집에서 눈칫밥을 먹으며 공부에 몰두하는 전학생 지표, 잡화상집 딸로 넉넉한 환경이지만 그 삶이 못내 불편한 기주, 노름으로 빚만 남긴 아버지 때문에 일찌감치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공돌이’의 삶을 택한 병묵, 극장과 연탄공장을 소유한 유지의 외동아들로 첩인 어머니의 치마폭에 싸여 엇나가는 형태 등이다. 출신도 기질도 다르지만 이들이 거치는 시대는 일상 공간에까지 폭력이 만연해 있다. 1960년대 초등학교에서는 국민교육헌장 외우기와 혼분식이 강제되고, 돈이 있고 없고에 따라 선생님들의 사랑도 나뉜다. 1970년대에는 고학생들의 입주과외 열풍이 불어닥치고 1980년대에는 통금, 불심 검문, 검열 등 금기와 규제가 제멋대로 작동한다. 1990년대는 삼풍백화점 붕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등이 보통 사람들의 귀한 삶을 덮친다. 이념과 자본이 소용돌이치던 시대를 복원해 내고 싶었던 이유는 뭘까. “요즘 젊은이들에게 너무 미안해서였어요. 우리 때만 해도 개천에서 용 나는 게 가능했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기성세대가 된 지금은 타고난 계층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됐어요. 50대는 보수적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왜 (젊은 세대들에게 기회를) 못 열어 준 거지,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딱딱하게 만든 걸까’ 하는 의문에 답을 찾고 싶었어요.” 바꿔 말하면 ‘그때’로 다시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글을 추동했다. 작가는 “스마트폰, 인터넷 등의 첨단 기기와 미디어가 생겨나도 우리 사회 바닥에 흐르는 정서는 학창 시절 가장 공포스러웠던 ‘선착순 달리기’ ‘맞뺨치기’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선착순 달리기는 못한 사람을 스스로 비하하게 만드는 역할밖엔 안 해요. 맞뺨치기도 제도나 선생님에 대한 분노를 아랫사람끼리 상대에 대한 분노로 전이시키는 거죠. 우리 사회가 여전히 그때에 머물러 있구나 하는 절망이 엄습했습니다.” ●“첨단 기기 넘쳐도 ‘맞뺨치기’ 하던 시절 머물러 있는 듯해 절망” 소설의 끝자락, 인생의 저녁을 맞은 인물들의 삶에는 무력감과 비애가 씁쓰레하게 감돈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면 ‘살고 싶었던 삶을 가슴 깊은 곳에 묻어 둔 채 그와 동떨어진 곳에서 일상을 견디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것이 ‘실패’는 아니라고 힘주어 말한다. “비애는 우리 삶의 뗄 수 없는 본질인 것 같아요. 사는 게 쉬우면 아기가 왜 울면서 태어나겠어요. 부처님도 삶이 고(苦)라고 했죠. 산다는 건 고통이지만 그렇게만 생각하면 살 힘을 얻지 못하니 사랑이든 뭐든 작은 씨앗을 전심전력을 다해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어요. 파 먹히지 않도록 스스로를 가꿀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한 거죠.” 작가에게 글쓰기는 사랑의 한 방식이다. 1982년 중편 ‘우리들의 떨켜’로 데뷔하고 단편 두 편을 낸 이후 그는 몇 번이나 소설에서 달아나려 했다. 쓰지 못한 시간이 13년이나 된다. ‘가까운 사람도 사랑하지 못하는 주제에 무슨 글을 쓰느냐’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후에도 장편 1권, 소설집 4권으로 더디게 작품을 내놓지만, 특유의 장인 정신으로 그는 오늘의작가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동인문학상을 받으며 상복 많은 작가가 됐다. ●“사랑하는 법을 알기 위해 소설 쓰는 것 같아요” 인터뷰 다음날 아침 기자의 메일함에는 작가의 편지가 도착해 있었다. 새 장편을 쓰기 위해 6개월간 에콰도르로 떠나기 직전 작가는 전날 못다 한 말이 생각났던 거다. “최근 밀란 쿤데라의 소설 ‘무의미의 축제’를 사게 된 이유가 책 뒤표지의 말 때문이었어요. ‘보잘것없는 것을 사랑해야 해요.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왜 우리는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걸까요. 제가 소설을 쓰는 이유도 그걸 알기 위해서일 거예요. 자신을 사랑하고 목숨 있는 다른 존재들을 사랑하는 건 목숨 받아 태어난 이들의 의무이자 권리 아닐까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육식공룡도 벌벌 떤 신종 초식 ‘갑옷 공룡’ 발견

    육식공룡도 벌벌 떤 신종 초식 ‘갑옷 공룡’ 발견

    온몸이 딱딱한 뼈로 덮여있어 일명 ‘갑옷 공룡’이라고도 불리는 안킬로사우루스(ankylosaurus)의 신종이 발견됐다. 최근 캐나다 앨버타 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지난 2011년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발굴된 공룡이 안킬로사우루스(ankylosaurus)의 신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백악기 후기 주로 캐나다 등 북미 대륙에 살았던 안킬로사우루스는 몸전체가 마치 거북선을 연상시키듯 가시같은 뾰족한 뼈(스파이크)로 덮여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꼬리 끝에 달린 철퇴를 연상시키는 방어 무기는 초식 공룡인 자신을 육식 공룡으로 부터 보호하는 큰 역할을 했다. 지금으로 부터 약 7300만년 북미대륙을 누볐던 이 신종 공룡의 정식 학명은 ‘Ziapelta sanjuanensis’로 명명됐으며 기존 안킬로사우루스와 비교해 스파이크가 길고 모양이 달라 신종으로 확인됐다. 논문의 공동저자 빅토리아 아버 박사는 “이 신종은 두개골 뒤에 두껍고 아래로 각이 진 뿔을 가져 기존 안킬로사우루스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면서 “이에반해 주둥이 피부가 삼각형 형태로 기존 안킬로사우루스의 육각형과 분명한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킬로사우루스가 주로 캐나다 앨버타 지역에서 발견됐지만 이번에는 미 남부 지역인 뉴텍사스에서 발굴됐다” 면서 “두 지역의 공룡이 매우 유사하기는 하지만 차이점도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최근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41일 마다 피부 벗겨지는 ‘희귀병 소년’의 사연

    41일 마다 피부 벗겨지는 ‘희귀병 소년’의 사연

    41일마다 피부가 벗겨져 ‘뱀 소년’으로 불리는 16살 소년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인도네시아에 사는 소년 알리 위보워(16)는 전신 피부가 붉게 변하고 뱀의 비늘처럼 벗겨지는 희귀 질환을 앓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아이의 인생을 힘겹게 만들고 있는 이 질환은 ‘레드맨 신드롬’(red man syndrome)이라고도 알려진 ‘홍피증’(Erythroderma). 위보워는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41일 간격으로 피부가 벗겨졌다. 이 때문에 매시간 몸에 물을 적셔야 하며 건조를 막기 위해 3시간에 한 번씩 로션을 발라야만 한다. 소년이 이런 심각한 상태에 처한 이유는 현지 의료진의 치료 거부와 무능함 때문이라고 한다. 이 기구한 사연은 현지 사진작가 누르홀리스 안하리 루비스(35)가 이 소년의 사연을 사진집으로 소개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루비스는 소년의 피부 상태에 대해 “뱀처럼 벗겨진다”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루비스는 호주 데일리메일 측에 “정말 슬픈 일”이라면서 “심지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상을 입은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소년이 만약 몸에 물을 적시지 못한다면 몸이 경화돼 움직이기가 힘들어진다”면서 “만일 오래 방치하면 입 안의 주름까지도 딱딱해져 말을 할 수 없고 결국 몸속 피까지 마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년을 가장 슬프게 하는 것은 주변의 따돌림이다. 끔찍한 외모 때문에 친구를 사귀기도 어렵고 학교 측은 전염성을 우려해 다른 아이들과 격리시켜 학습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마을의 미신 때문에 소년의 엄마도 심리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은 여성이 임신기간 동물을 학대하면 태아가 영향을 받는다고 믿어 소년의 엄마가 임신 도중 도마뱀을 고문했다는 소문이 돌아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런 내용은 루비스가 나흘간 소년과 동행하며 사진을 찍는 중에 전해들은 얘기로 알려졌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적을 만들다(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희정 옮김, 열린책들 펴냄) 베스트셀러 소설가이자 저명한 기호학자, 철학자, 역사학자, 미학자인 움베르토 에코가 지난 10여년 동안 강연과 각종 매체를 통해 발표한 글들을 모았다. 각각 독립적인 주제와 내용, 접근 방식, 경험과 지식을 담은 14편의 칼럼들로 엮었다. 책의 제목이자 첫 번째 칼럼인 ‘적을 만들다’는 볼로냐대의 고전 모임에서 발표한 글로 끊임없이 적을 만들어 내는 사회적 기제를 풍부한 역사적 예화를 통해 드러내 보인다. ‘절대와 상대’에서 에코는 여러 언술과 지식사적 예시를 통해 왜 절대적 지식이 존재할 수 없는지를 논증한다. 이외에도 ‘불’에 대해 천착한 ‘불꽃의 아름다움’, 교회의 보물에 대해 쓴 ‘보물찾기’, 미식의 기쁨 등을 다룬 ‘들끓는 기쁨’, ‘오, 빅토르 위고! 과잉의 시학’, ‘검열과 침묵’, ‘상상천문학’ 등을 담고 있다. 방대하고 광범위한 지식의 취합과 치밀한 사유로 엮어 내는 글들은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320쪽. 1만 7000원. 사찰의 비밀(자현 지음, 담앤북스 펴냄) 절에 있는 탑은 세로로는 반드시 홀수, 가로로는 반드시 짝수로 세운다. 3층, 5층, 9층, 13층 석탑은 있지만 4층, 6층, 8층은 없다. 옆면의 경우 4각, 8각은 있지만 5각, 7각은 없다. 불보살을 모신 전각의 기둥은 둥글지만 스님의 처소나 후원은 네모 기둥을 세운다. 전각 안에는 왜 동물 조각과 그림이 많을까. 사찰에는 전각이나 불상, 탑, 석등, 심지어 마당 한구석의 주춧돌이나 기왓장까지 의미 없이 그냥 있는 것은 없다고 한다. 저자는 인도에서 출발한 불교를 씨줄로, 이 땅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신선사상이나 민속신앙 등을 날줄로 삼아 역사와 문화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사찰에 숨겨진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동서양 철학과 불교, 유교, 도교, 기독교, 이슬람까지 아우르는 솜씨에서 불교학과 미술사, 동양철학, 역사, 교육학을 공부하고 3개의 박사 학위를 지닌 저자의 내공이 느껴진다. 304쪽. 1만 7000원. 마음을 읽는다는 착각(니컬러스 에플르 지음, 박인균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마음 읽기가 무엇이며 또 우리가 왜 타인의 마음을 추론하는 데 어려움을 갖는지, 그리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려 준다. 물론 마음이라는 책을 여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시카고대 경영대학원 행동과학 교수인 저자는 일반적 상담 사례가 아닌 실제 사회문제들을 사례로 마음의 책을 펼치는 방법을 차근차근 쉽고 재미있게 알려 준다. 인간의 뇌가 가진 가장 큰 능력 중 하나인 육감, 표정이나 행동 읽기 등 기존에 알려진 방법들을 소개한 뒤 그 방법들의 오류를 실험 결과 등 과학적 근거를 대며 지적한다. 저자는 우리가 타인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 알고 있는 것은 충격적으로 차이가 크다는 데서 모든 오해와 상처가 시작된다면서 ‘왜 사람의 마음을 잘못 읽게 되는지’와 그렇다면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흥미로운 사례들과 실험을 통해 보여 준다. 335쪽. 1만 4000원. 금융강국 신기루(김학렬 지음, 학민사 펴냄) 역대 정부가 표방한 ‘금융강국’의 기치에 대한 역사적·실증적 고찰이다. 외국 금융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금융규제 완화에 나서는 한편 한국투자공사(KIC)가 메릴린치 지분 투자에 나섰다가 10억 달러 가까이를 날려 버리는 등 여러 정책적 실패 사례가 적나라하게 소개된다. 조급하고 무리한 일련의 정책 추진은 국내 은행들로 하여금 취약한 자금조달 및 비정상적 자금 구조를 갖게 만들었으며, 1997년 말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도록 했다고 비판한다. 30년 이상 한국은행에서 재직한 저자의 실무 경험, 대학 강단의 경험 등을 녹여내 자칫 딱딱할 수도 있는 금융 얘기임에도 쉽게 풀어 써 누구나 이해하도록 했다. 416쪽. 1만 9000원.
  • 41일마다 피부 벗겨져…인도네시아 ‘뱀 소년’의 사연

    41일마다 피부가 벗겨져 ‘뱀 소년’으로 불리는 16살 소년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인도네시아에 사는 소년 알리 위보워(16)는 전신 피부가 붉게 변하고 뱀의 비늘처럼 벗겨지는 희귀 질환을 앓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아이의 인생을 힘겹게 만들고 있는 이 질환은 ‘레드맨 신드롬’(red man syndrome)이라고도 알려진 ‘홍피증’(Erythroderma). 위보워는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41일 간격으로 피부가 벗겨졌다. 이 때문에 매시간 몸에 물을 적셔야 하며 건조를 막기 위해 3시간에 한 번씩 로션을 발라야만 한다. 소년이 이런 심각한 상태에 처한 이유는 현지 의료진의 치료 거부와 무능함 때문이라고 한다. 이 기구한 사연은 현지 사진작가 누르홀리스 안하리 루비스(35)가 이 소년의 사연을 사진집으로 소개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루비스는 소년의 피부 상태에 대해 “뱀처럼 벗겨진다”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루비스는 호주 데일리메일 측에 “정말 슬픈 일”이라면서 “심지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상을 입은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소년이 만약 몸에 물을 적시지 못한다면 몸이 경화돼 움직이기가 힘들어진다”면서 “만일 오래 방치하면 입 안의 주름까지도 딱딱해져 말을 할 수 없고 결국 몸속 피까지 마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년을 가장 슬프게 하는 것은 주변의 따돌림이다. 끔찍한 외모 때문에 친구를 사귀기도 어렵고 학교 측은 전염성을 우려해 다른 아이들과 격리시켜 학습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마을의 미신 때문에 소년의 엄마도 심리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은 여성이 임신기간 동물을 학대하면 태아가 영향을 받는다고 믿어 소년의 엄마가 임신 도중 도마뱀을 고문했다는 소문이 돌아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런 내용은 루비스가 나흘간 소년과 동행하며 사진을 찍는 중에 전해들은 얘기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詩 쓰기는 무력하지만 폭력시대에 詩는 희망”

    “詩 쓰기는 무력하지만 폭력시대에 詩는 희망”

    “시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들은 모국어를 벗어나기 쉽지 않은 문학 장르잖아요. 그런데 선생님은 어떻게 내 몸과 같은 언어와 후천적으로 익힌 외국어 사이의 충돌을 시로 만들어 내시는지 궁금했어요.”(김행숙 시인) “시인으로서 제 영혼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건 모국어죠. 그런데 문학상을 타고 원고료를 받다 보니 계속 쓰게 되더군요(웃음). 처음엔 재미로 했는데 이젠 한자를 뿌리로 서로 다른 두 언어의 차이를 즐기며 시 쓰는 매력에 푹 빠졌어요.”(톈위안 시인) 중국 시인으로 일본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동시에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이색적인 이력을 밟고 있는 톈위안(49)과 2000년대 ‘미래파’의 대표 기수로 시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김행숙(44) 시인. 지난 23일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한 ‘2014 서울국제작가축제’에서 만난 한·중 양국의 시인은 만나자마자 서로의 문학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쏟아냈다. 두 시인의 만남은 2009년 톈위안이 일본에서 펴낸 시집 ‘돌의 기억’을 읽고 매료된 김 시인의 러브콜로 성사됐다. 김 시인은 모국어인 중국어와 외국어인 일본어를 오가며 시를 쓰는 톈위안을 “언어의 충돌을 시로 빚어내는 만큼 ‘에로스와 꿈’을 주제로 하는 이번 축제에 가장 어울리는 작가”라고 했다. 톈위안은 김 시인을 “그 자체로 한 편의 시가 되는 분”이라고 화답했다. 한·중·일이라는 동일 문화권을 공유하고 있는 두 작가의 시는 질감은 달라도 같은 주제 의식으로 교집합을 이룬다. 최근 펴낸 ‘에코의 초상’까지 지금까지 출간한 네 권의 시집을 돌이켜 보면 “이 말썽 많은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줄곧 써온 것 같다”는 김 시인의 말에 톈은 “인간성과 세계의 관계, 삶의 근원, 죽음 등 모든 인간에게 평등하게 찾아오는 이 주제들은 내 시의 질문이기도 하다”며 공감했다. 두 시인은 시 쓰기를 ‘삶의 운동, 사랑의 행위’(김행숙)이자 ‘정신적인 중독’(톈)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오롯이 시에 매달려 왔다. 하지만 요즘은 시를 외면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문에 더 열광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시와 문학의 역할에 회의가 엄습하지는 않을까. “요즘 ‘우리는 말로 너무 많이 타인에게 돌멩이를 던지고 살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딱딱한 돌멩이로 굴러다니는 말들이 불러일으키는 행위들이 폭력적인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요. 이런 폭력적인 시대에 시란, 문학이란, 어쩌면 가장 무력하고 무용한 방식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존재 자체가 유용함과 유력함만을 앞세우는 현실의 논리와 세력을 ‘느린 소통’으로 이해하고 가다듬는 희망이지 않을까요.” 귀 기울여 듣던 톈도 고개를 끄덕였다. “전 세계적으로 현대시 독자가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에요. 시가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도와주거나 전쟁을 멈추지는 못하죠. 하지만 시는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세상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하지 않나 싶어요. 시는 인스턴트 라면처럼 한 번 먹고 버리는 일회성 소비품이 아니라 이백, 도연명의 시처럼 현재의 독자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도 읽히고 영향을 미치는 불변성을 갖죠. 때문에 시인은 시간과의 싸움,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해요.” 톈은 한국, 중국, 일본, 타이완 등 4개국 시인들이 모여 상대국의 작품을 자신의 나라 언어로 번역해 소개하는 모임인 ‘동아시아현대시의 현재’에서 중국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아시아 작가의 작품을 고루 접하며 문학 교류에 앞장서는 그답게 한국 시에 대한 관심도 높다. “정신과 육체, 감성과 이성의 균형이 잘 잡힌 고은 시인과 정치색이 강한 김지하 시인의 작품을 인상 깊게 읽었다”는 그는 “최근 중국에서도 서정성이 풍부한 한국 현대시를 높게 평가하고 출간하려는 흐름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시인은 세계 문단에서는 아직도 ‘주변부’로 치부되는 아시아 문학에 대한 고민과 기대도 함께 나눴다. “이제 곧 노벨문학상 시즌이 다가오는데 유럽에서 생긴 상이라 아시아 문학이 주목받지 못하는 한계는 분명 있어요. 하지만 최근 다양한 나라의 시를 읽어보면 아시아 문학은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작품이 지닌 힘과 감성 등에 있어서 결코 뒤처지지 않아요. 활발한 교류, 번역 등이 전제된다면 아시아 시가 주류가 되는 시기가 곧 올 겁니다.”(톈) “언어가 자신의 언어 공동체를 벗어나 다른 언어 공동체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우리 문학에도, 작가 개인에게도 도전이에요. 영미권 중심이던 세계 문단이 최근 남미권 문학에서 큰 에너지와 영감을 수혈받고 있듯 아시아 문학이 지닌 독특한 특질이 세계 문학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거라 저도 기대해요.”(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걸그룹 멤버, 신동엽에게 “자기 되게 딱딱해졌다” 경악

    걸그룹 멤버, 신동엽에게 “자기 되게 딱딱해졌다” 경악

    SNL 코리아 씨스타 소유의 19금 발언이 화제다. 최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SNL 코리아’에는 인기 걸그룹 씨스타가 호스트로 출연해 주목을 받았다. 이날 방송에서 씨스타 소유는 ‘두 얼굴의 여친’ 코너에서 헬스클럽 강사로 변신했다. 평소 남다른 볼륨 몸매로 화제를 모았던 소유는 이날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차림으로 등장, 시선을 집중시켰다. 특히 소유는 해당 코너에서 신동엽에게 ‘19금 발언’을 날려 눈길을 끌었다. 소유는 신동엽과 포옹한 뒤 “자기야. 그런데 되게 딱딱해졌다”라며 돌직구를 날렸다. 이에 신동엽이 당황해하자 소유는 “운동을 하니깐 가슴이 확실히 딱딱해졌다”라며 태연한 행보를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 = 방송 캡처 연예팀 chkim@seoul.co.kr
  • 유네스코 지정 ‘제주 세계지질공원’ 지질명소는?

    유네스코 지정 ‘제주 세계지질공원’ 지질명소는?

    약 1만8000천년 전 땅속에서 올라온 마그마가 지하수를 만나 격렬하게 폭발하면서 뿜어져 나온 화산재들이 쌓여 형성된 응회환의 일부로 높이는 77m다. 수월봉 화산재층은 화산활동으로 생긴 층리의 연속적인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화산학의 교과서’라고 불릴 만큼 세계적으로 중요한 지질자료로 인정받고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 북서쪽에 있다. ◇우도 = 수심이 얕은 바닷속 지하에서 올라온 뜨거운 마그마가 물과 만나 격렬하게 반응하면서 분출한 화산재가 쌓여 형성된 전형적인 수성화산이다. 제주도 부속섬 중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섬(5.9㎢)으로 섬의 형태가 소가 드러누웠거나 머리를 내민 모습과 같다고 해서 우도(牛島)로 이름 지어졌다. 세계적으로 드물게 홍조류가 돌멩이처럼 딱딱하게 굳어서 형성된 홍조단괴(紅藻團塊)로 이뤄진 해빈(海濱)이 있다. 홍조단괴 해빈은 지난 2004년 4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비양도 = ‘날아온 섬(飛揚島)’이란 뜻의 비양도는 약 1000년 전에 화산 폭발로 생긴 섬으로 가장 최근의 화산활동 흔적이 남아 있다. 조면현무암이 분출해 만들어진 비양도는 화산체로는 드물게 쌍 분화구가 있으며, 다량의 화산탄이 산재한다. 북쪽의 분화구 주변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비양나무 군락이 형성돼 지난 1995년 8월 제주기념물 제48호인 비양도의 비양나무자생지로 지정된데 이어 2004년 4월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선흘곶자왈 = 선흘곶자왈은 동백동산으로 대표되는 제주도의 대표적 곶자왈 지역이다. 선흘곶자왈은 거문오름(해발 456m)에서 북오름을 지나 선흘곶까지 약 7km에 걸쳐 이어진다. 선흘곶자왈 지역 곳곳에는 소규모 용암동굴과 습지들이 분포하고 있다. 동백동산은 제주도 산간 지역의 생태원형을 간직한 ‘곶자왈’에 자리 잡고 있어 초지, 천연동굴, 자연습지 등 자연상태 원시성이 우수한 곳이다. 동백동산 습지는 2011년 람사르(Ramsar) 습지로 지정됐다. 숲을 뜻하는 ‘곶’과 수풀이 우거진 ‘자왈’을 결합한 제주 고유어인 곶자왈은 화산활동으로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불규칙한 암괴(돌무더기)지대에 숲과 덤불이 우거진 곳을 말한다. 빗물이 지하로 흘러드는 지하수의 원천이자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환경을 이뤄 ‘제주 생태계의 허파’로 불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SNL코리아 씨스타 소유, 신동엽과 스킨십에 “자기 되게 딱딱해졌다” 19금발언 ‘경악’

    SNL코리아 씨스타 소유, 신동엽과 스킨십에 “자기 되게 딱딱해졌다” 19금발언 ‘경악’

    ‘SNL코리아 씨스타’‘소유’ SNL코리아에 씨스타가 출연한 가운데, 소유의 발언이 화제다. 지난 20일 방송된 tvN ‘SNL 코리아’ 씨스타 편 ‘두 얼굴의 여친’ 코너에는 소유가 출연, 헬스클럽 강사로 변신했다. 이날 소유는 타이트한 옷을 입고 등장해 볼륨몸매를 과시했다. 특히 소유는 다른 남자들 앞에선 매몰차게 신동엽을 대하며 거리를 뒀지만, 단 둘이 남았을 때는 신동엽에게 애교를 부리는 등 ‘두 얼굴’을 선보였다. 소유는 신동엽에게 “미안해”라며 포옹한 후 “자기야, 그런데 되게 딱딱해졌다”고 말해 신동엽을 당황케 했다. 이어 소유는 신동엽의 가슴을 치며 “운동을 하니까 가슴히 확실히 딱딱해졌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SNL코리아 씨스타 소유 발언에 누리꾼들은 “SNL코리아 씨스타 소유, 발언 세다”, “SNL코리아 씨스타 소유, SNL 수위가 원래 높긴 하지”, “SNL코리아 씨스타 소유, 소유 몸매 진짜 좋더라”, “SNL코리아 씨스타 소유, 소유 운동 열심히 하더니 몸매 좋다”, “SNL코리아 씨스타 소유, 소유도 운동을 하는데..”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방송캡쳐(‘SNL코리아 씨스타 소유’‘소유’)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소유, 트레이닝 복 입고 19금발언? 내용 어땠나 보니

    소유, 트레이닝 복 입고 19금발언? 내용 어땠나 보니

    SNL코리아에 출연한 씨스타 소유의 발언이 화제다. 이날 방송에서 소유는 신동엽에게 “미안해”라며 포옹한 후 “자기야, 그런데 되게 딱딱해졌다”고 말해 신동엽을 당황케 했다. 이어 소유는 “운동을 하니까 가슴히 확실히 딱딱해졌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방송캡쳐 연합뉴스
  • 소유, 걸그룹답지 않은 화끈한 멘트에 누리꾼들 반응보니 ‘헉!’

    소유, 걸그룹답지 않은 화끈한 멘트에 누리꾼들 반응보니 ‘헉!’

    지난 20일 방송된 tvN ‘SNL 코리아’ 씨스타 편 ‘두 얼굴의 여친’ 코너에는 소유가 출연, 타이트한 옷을 입고 등장해 볼륨몸매를 과시했다. 이날 소유는 신동엽을 안으며 “자기 딱딱해졌네”라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해 신동엽을 당황시켰다. 이에 소유는 “운동하니까 가슴이 딱딱하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방송캡쳐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별들의 별 잔치

    별들의 별 잔치

    스포츠 스타가 아닌 ‘대장금’의 주인공이 인천에서 개막한 제17회 아시아경기대회 성화를 밝혔다. ‘한류 1세대’ 이영애는 19일 인천 서구 연희동 아시아드주경기장 남쪽 스탠드 위에 마련된 성화대에 불을 댕겨 열전 16일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원국이 45개국으로 늘어난 뒤 처음으로 전 회원국이 참가했다. 1만 3000여명의 선수단이 다음달 4일까지 36개 종목 1300여개의 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영애가 다양한 사회활동으로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알리고 있으며 중국에 초등학교를 설립하는 등 나눔과 봉사를 통해 아시아의 화합에 기여하고 있다고 성화 점화자로 낙점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조직위는 1년 가까이 숨겨 왔던 점화자의 신원 유출을 막지 못해 신선감을 떨어뜨렸다. 더욱이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스포츠와 관계없는 인물이 점화자로 나선 선례가 없어 두고두고 뒷얘기가 나올 전망이다. 조직위는 대회기 게양에 과거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의 메달리스트 8명을 동원하고 성화 봉송 마지막 주자로 스포츠 스타 5명을 배정했다. 각국 선수단을 대표해 오진혁(양궁)과 남현희(펜싱)가 선수 선서를 마친 뒤 이승엽(야구)이 첫 성화 봉송에 나섰고, 이어 박인비(골프), 이규혁(빙속), 박찬숙(농구), 이형택(테니스) 순으로 성화봉이 인계됐다. 수영 유망주 김영호(12)와 리듬체조 희망 김주원(13)이 계단을 내려와 이형택에게서 성화봉을 받아 한국 스포츠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만나는 순간을 상징했다. 관중석에서 운동복 차림으로 나타난 이영애는 두 어린이와 맞잡은 성화봉을 성화대에 갖다대 축제의 서막을 열었다. 오후 6시 맞이행사로 문을 연 이날 개회식은 오후 7시 19분 45개 회원국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카운트다운으로 시작됐다. 사전 문화공연에서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인천시립합창단과 입을 맞춘 아리랑 합창에 이어 국악인 안숙선, 한류스타 장동건, 김수현이 등장했다. 그러나 물량 투입을 자제하고 우리만의 메시지를 알차게 전달하겠다는 연출 의도와 달리 전체적으로 딱딱하고 볼거리가 빈약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임권택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한정된 예산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줬다”고 자부하며 “폐회식에서도 장진 총연출의 재치 있는 발상이 빛을 발휘할 테니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진 감독은 녹초가 됐다며 회견에 나타나지 않았다. 특별취재팀
  • [씨줄날줄] 피케티 논쟁 & 보몰의 병폐/구본영 이사대우

    최근 서점가에 피케티 열풍이 불고 있다.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의 저서 ‘21세기 자본’이 출간되자마자 놀라운 속도로 예약 판매고를 쌓아가면서다. 딱딱한 경제학 서적, 그것도 영미권이 아닌, 학자의 책이 국내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퍽 이례적이다. 세계 지식공동체를 뒤흔든 ‘피케티 신드롬’은 이미 지난해 가을에 시작됐다. 그가 금세기 자본주의 체제의 소득 불평등에 대해 사뭇 도발적 진단과 처방을 제시하면서다. 지난 3세기 동안 20여개국의 방대한 자료분석을 통해 내린 그의 결론은 이렇다. 자본 수익률이 늘 경제성장률보다 높기 때문에 부의 집중은 가속화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인구 정체와 저성장 추세에 따라 소득 중 자본의 몫이 더 늘어나 19세기 ‘세습 자본주의’로 회귀할 것이라는 게 그의 음울한 예측이다. 이런 이론은 전통적 경제학의 시각과는 다르다. 영미권 중심 주류 경제학계에서는 경제가 성장하면서 초기에는 소득분배가 악화되지만 궁극적으론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와 함께 점차 개선된다는 입장이다. 진단이 다르니 처방도 다를 수밖에 없을 게다. 피케티는 노동자 몫의 하락과 소득 분배의 악화는 21세기 자본주의의 필연으로 봤다. 그가 최고 소득세율 인상과 글로벌 부유세를 주장한 배경이다. 그러나 영미 학계는 피케티의 실증적 진단이나 소득 양극화에 대한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상이한 전망과 대안을 내놓고 있다. 예컨대 이들은 인구가 감소하면 주택·토지 소유에 따른 자산 소득이 감소할 수 있다고 본다. 까닭에 가파른 누진세를 적용한다고 해서 중산층 붕괴에 따른 소득 양극화를 해소할 순 없다는 것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좋은 일자리와 창업 기회 확대, 그리고 고령화 대책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피케티 이론에서 우리 사회 발등의 불인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적 함의를 찾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의 저서의 분석대상은 한국이 아니다. 그래서 그의 이론이 만능키일 순 없다. 생각해 보라. 페이스북으로 청년재벌이 된 저커버그나 애플을 키운 고 스티브 잡스의 성공이 부의 세습 덕분일까. 어찌 보면 우린 피케티의 소득 양극화 해법 못지않게 ‘고용 없는 성장’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는 경제가 성숙될수록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서비스로 옮겨갈 수밖에 없는데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이 제조업보다 낮아 파생되는 후유증으로, 이른바 ‘보몰의 병폐’(Baumol’s Disease)로 불린다. 마침 피케티 교수가 학술회의 참석차 곧 방한한단다. 차제에 무익한 보혁논쟁보다 한국경제의 제반 병리를 놓고 불꽃 튀는, 실사구시적 토론이 이뤄졌으면 좋을 듯싶다. 구본영 이사대우 kby7@seoul.co.kr
  • 내 귀에 ‘삐~’ 소리, 내 몸도 아프다는 소리

    내 귀에 ‘삐~’ 소리, 내 몸도 아프다는 소리

    회사원 배모(42)씨는 6개월 전부터 귀에서 ‘삐~’하는 기계음이 들리는 이명에 견디다 못해 회사에 병가 신청을 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집요하게 들리는 소리 탓에 업무 집중력이 떨어진 것은 물론, 일상생활이 힘든 지경이 됐지만, 회사는 배씨의 병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력에 이상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진단서도 쓸모가 없었다. 동료들은 배씨가 아프지도 않으면서 허위로 병가를 신청한 게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자신한테만 들리는 소음이니 설명할 길도 없었다. 배씨는 “이명보다 더 괴로운 게 이를 꾀병으로 몰아가는 차가운 시선”이라고 말했다. 이명은 겪어본 사람만 아는 고통이다. 조용히 혼자 있을 때도 소음에서 벗어날 길이 없어 항상 주변이 소음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다 보니 신경이 곤두서 예민해지고 잠을 자지 못하고 스트레스가 쌓여 우울증이 함께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이명 자체보다는 후유증이 더 심각한 질환이다. 이명 환자 주변 사람들은 이명증을 정신병적인 증상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잘못된 편견은 환자에게 막연한 두려움을 일으켜 다른 정신과적 문제와 이명의 만성화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명은 상당히 흔한 질환이며, 특히 큰 소음에 오랜 시간 노출되거나 전신 질환이 있을 때 잠깐 나타나는 일과성 이명증은 누구나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경우 전 인구의 17% 정도가 이런 증상을 호소하고 있으며, 약 1200만 명은 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이고, 이들 중 100만명은 이명으로 정상생활이 불가능하다는 통계조사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지난해만 28만 1351명이 이명으로 병원을 찾았고, 이 가운데 703명이 입원을 할 정도로 심각한 증상을 호소했다. 소음과 스트레스, 잦은 이어폰 사용으로 이명 환자는 2003년 16만명에서 2013년 28만명으로 10년 만에 1.8배 증가했다. 특히 40~50대에서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이어폰을 꽂고 살다시피 하는 20대 미만 연령층 환자도 느는 추세다. 일단 이명이 생기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어 주변 사람들의 배려와 도움이 필요하다. 또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해 원인 질환을 찾아야 치료도 빠르다. 한번 이명이 들린 일과성 이명증이라도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로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방심은 금물이다. 이명 환자의 90% 정도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난청도 함께 온다. 들리는 소음은 ‘윙’하는 듯한 바람 부는 소리부터 ‘찌잉’하는 기계음, 벌레 우는 소리, 휘파람 소리, 맥박 소리 등 사람마다 다르며 일부 이명 환자에게선 각기 다른 음높이의 소음이 섞여 들리기도 한다. 원인 질환에 따라 나는 소음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외부로부터 충격을 받아 고막이 손상된 ‘외상성 고막 천공’이나 귀에 물이 차는 ‘삼출성 중이염’이 있으면 낮은 음의 간헐적 이명이 생기고, 급성 중이도염이면 마치 내 맥박 소리 같은 ‘박동성 이명’이 들릴 수 있다. 또 소음에 오래 노출돼 생기는 소음성 난청이나 노인성 난청, 돌발성 난청, 약물에 의한 이독성 난청, 외상성 난청, 메니에르병(귀어지럼증을 동반한 균형감각상실 증상) 등이 원인 질환일 때는 고음의 이명이 지속적으로 들린다. 고혈압과 동맥경화, 심장질환, 혈관기형, 혈관성 종양, 빈혈, 갑상선 질환, 당뇨와 근육 경련, 턱관절이나 목뼈에 이상이 생겨도 이명이 발생할 수 있어 혹시 내 몸에 다른 병은 없는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진통제도 과량 복용하면 난청이나 이명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발생한 이명은 원인질환이 확실해 보다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는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일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게 우선이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정원호 전문의는 “이명은 위험한 병이 아니라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질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이명에 자꾸 신경이 쓰이지 않도록 너무 조용한 장소는 피하는 등 이명을 무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는 신장이 허하거나 몸의 불순물로 인해 발생한 열이 치밀어 올라 이명이 생긴다고 본다. 신장의 기운이 부족하면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뇌와 직접 연결된 귀의 기능도 약해진다는 것이다. 동의보감은 뇌를 ‘골수의 바다’라고 표현하며 골수가 부족하면 머리가 어지럽고 소리가 난다고 적고 있다. 그래서 한의사들은 이명을 치료할 때 신장의 기운을 먼저 보강해주는 약재를 쓴다. 또 스트레스로 인해 가슴에서 머리끝으로 열이 뻗치는 담화(膽火)도 이명을 일으키기 때문에 막힌 기운을 소통시켜주는 치료도 병행한다. 수인재 한의원 안상훈 원장은 “막힌 기운을 소통시키려면 평소 적당한 운동을 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땀을 흘린 다음에 바로 찬물로 샤워하는 등 신장을 상하게 할 수 있는 행동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원인이 불분명한 이명 환자에게는 자연의 소리 같은 백색잡음이나 생활환경음을 이용해 평소 이명을 너무 의식하지 않도록 하는 치료법을 사용한다. 보청기를 껴도 소리치료와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딱딱’하는 소리나 ‘두르르’하는 소리는 귀 안의 근육이 수축하며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나 보톡스를 이용한 주사 요법을 쓰기도 한다. 이 밖에도 소음이 심한 공간은 피하고, 염분 섭취를 줄이면서 커피나 콜라, 담배를 자제해야 이명을 예방할 수 있다. 스트레스는 바로바로 해소하는 게 좋고 과로는 금물이다. 귀는 단순한 청각 기관이 아니라 무척 섬세하면서 민감한 신경계의 일환이기 때문에 그만큼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예술을 품은 법원 소통의 공간 되다

    예술을 품은 법원 소통의 공간 되다

    법정에 예술작품을 설치한 창원지방법원의 ‘예술법정’이 전국 법원으로 번지고 있다. 창원지법은 10일 전국 법원으로부터 예술법정 사업에 대한 문의와 벤치마킹이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창원지법은 딱딱한 법정을 예술을 통해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예술법정을 꾸미는 사업을 시작해 16개 법정과 8개 조정실, 복도 등에 110여점의 예술작품을 설치했다. 법정에 예술작품을 설치하면 법정 분위기가 부드러워져 재판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강민구 창원지법원장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대전고등법원은 대한민국 특선 두 차례를 비롯해 다양한 수상 경력이 있는 이보영(80) 화백의 작품 기증식을 지난달 27일 개최했다. 대전고법은 이 화백의 작품 10여점을 법원 로비와 법정 등에 전시하고 앞으로 더 많은 예술인의 작품을 기증받아 전시할 계획이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도 서양화가이자 정신의학 심리치료사인 르네 추(본명 추성진) 예술치료센터 대표의 작품 66점을 지난달 25일 현관 로비와 법정에 설치했다. 부산고등법원도 예술법정 사업을 검토하고 있으며 창원지방검찰청은 형사조정실에 미술작품을 설치하기 위해 창원지법에 문의했다. 창원지법은 전화나 이메일 등을 통한 문의가 많아 예술법정 설치를 추진하는 다른 법원 등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예술법정 추진 과정을 설명한 사업계획서를 내부 전산망에 올렸다. 창원지법 산하 지원에도 지역 출신 작가 등의 도움으로 예술법정이 설치됐다. 마산지원은 형사법정 2곳과 민사법정 3곳, 영장·경매법정 1곳, 조정실 2곳 등에 예술작품을 설치해 지난 1일 예술법정 오픈코트 행사를 열었다. 마산을 대표하는 문신 작가의 작품 8점을 비롯해 46점의 예술작품이 설치됐다. 이에 앞서 통영지원과 밀양지원은 각각 20여점과 60여점의 예술작품을 민·형사법정 등에 설치해 예술법정을 만들었고 진주지원과 거창지원도 예술법정을 꾸미고 있다. 최문수 창원지법 공보판사는 “예술법정이 판사와 재판 당사자들 사이의 감정과 갈등을 완화하고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벤치마킹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김진아 사망원인, 동생 김진근 “경피증 앓다 암 전이” 눈물

    김진아 사망원인, 동생 김진근 “경피증 앓다 암 전이” 눈물

    김진아 사망원인 배우 김진근이 누나인 배우 고(故) 김진아의 사망 원인을 밝혔다. 11일 방송된 SBS ‘좋은 아침’에서는 고 김진아의 동생 김진근의 인터뷰가 방영됐다. 이날 김진근은 “(김진아의) 병명을 말하지 않았다. 우리한테는 병명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돌아가셨다는 그 상황 자체가 중요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진근은 “누구나 병에 걸릴 수 있는 것이니 창피한 것이 아니다”며 “누나는 사실 오랫동안 면역체계 질환 중 하나인 희소병 경피증을 앓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진근은 “그것 때문에 피부에 이상이 오고 혈액순환도 안 됐다. 그게 지속적으로 가다보니 몸에 이상이 생겨 종양이 생겼고 그게 암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진근은 “종양 제거 수술을 해서 잘 된 줄 알았는데, 미국에서 종양이 다시 생겼다더라. 이후 무서울 정도로 급격하게 종양이 커지면서 위급한 상태가 됐다”고 설명했다. 고 김진아가 앓은 경피증은 자가면역성 질환으로 피부가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는 병으로, 현재 일반적인 치료 방법은 없으며 병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만 할 수 있다. 5년 생존율 또한 40~50%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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