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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방으로 잡는 건강] ‘응가’ 힘든 아기 왼쪽 아랫배 마사지를

    아동에게 변비는 흔한 증상이다. 주로 배변 습관을 들일 때쯤 시작되는데, 원인은 대부분 불규칙한 배변 습관이다. 변이 직장으로 오면 직장벽은 변을 감지하고 빨리 화장실로 가라는 신호를 보낸다. 그런데 이를 무시하고 넘겨 버리면 직장벽 지각이 둔화해 변의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변이 직장에 오래 머물면 굳어지면서 딱딱해지고, 배변 시 항문에 상처가 생겨 아이들은 변 보는 것을 꺼리게 된다. 이런 과정이 되풀이되면 만성변비로 이어진다. 만성변비는 변지름(팬티에 변이 묻어 나오는 증상)과 유뇨(밤에 잠을 잘 때 무의식중에 오줌을 자주 싸는 증상)를 일으킬 수 있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만성변비를 치료하면 대개 변지름과 유뇨 증상도 개선된다. 한의학에선 변비의 원인을 살펴 치료한다. 체액이 부족해 장에 열이 생기고, 장관이 말라서 변비가 생겼다면 ‘사물탕가대황’ 등을 처방한다. 만성식욕부진으로 변비가 생겼다면 입맛을 돌게 하는 한약을 처방한다. 아이의 입맛이 돌아 식욕부진이 개선되면 변 상태가 좋아진다. 또 배꼽 주변의 다양한 혈 자리에 침 치료를 하면 변의를 느껴 즉각적으로 변을 볼 수 있다. 침 치료가 쉽지 않은 아기는 좌측 하복부를 부드럽게 지압해 마사지한다. 신생아는 복부 마사지만으로도 바로 대변을 보는 일이 종종 있다. 2013년 한 연구에 따르면 약물 치료 없이 복부 마사지만 해도 특발성 변비 환자들은 배변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다. 변비는 식이 관리가 중요하다. 우유나 치즈는 대표적인 변비 유발 음식이다. 따라서 변을 잘 보지 못하는 아이들은 우유나 치즈를 과다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변비에 좋은 양배추, 사과, 푸룬주스, 고구마 등을 간식으로 준다. ■도움말 신현숙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부회장(아이누리한의원 분당점)
  • [열린세상] 사랑과 지혜/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사랑과 지혜/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최근에 사랑니 하나를 잃었다. 그런데 그저 그런 사랑니가 아니었다. 아주 오래전에 맨 뒤의 큰 어금니를 잃었는데, 기묘하게도 바로 그 공간에 자리를 잡은 긴요한 사랑니였다. 얼추 계산해 봐도 반세기 넘게 어금니 역할을 톡톡히 해 온 사랑니였다. 그러니 그 사랑니가 뽑혀 나간 자리는 무척 허전했다. 씹을 때 느끼는 불편함과는 차원이 다른, 어떤 본질적인 허탈감이 밀려왔다. 그런데 며칠 전 바로 그 자리에 임플란트를 했다. 씹는 데 아직 큰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앞으로 자연스럽게 다른 한쪽으로 씹게 될 걸 생각하니 인위적으로라도 씹는 균형을 잡는 게 좋겠다 싶어 그렇게 결정했다. 그런데 이런 시술 과정을 겪으면서 뜻밖에도 만감이 교차했다. 한국어에서는 ‘사랑’니라고 하지만, 영어권에서는 ‘지혜’의 이(wisdom tooth)라고 한다. 실제 기능은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괜히 사람에게 고통을 안기는 이빨을 두고 사랑이니 지혜니 하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아마도 사랑을 알고 지혜를 접할 10대 후반 곧 성인이 된 자라야 그런 이빨을 경험할 수 있기에 자연스럽게 붙여진 것 같다. 그 이빨을 어떤 문명권에서는 이성 간의 사랑에 눈뜰 나이가 됐다는 일종의 ‘자격증’으로 인식했고, 어떤 문명권에서는 지혜를 알고 실천할 만한 나이가 됐다는 하나의 ‘인증’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 그런데 사랑니가 갖는 바로 이런 상징성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현대인은 살면서 이를 꽤 뽑는다. 사랑니도 그렇다. 심지어 사람(주인)에게 아무런 고통도 불편도 주지 않는데도, 그 주인은 치과의 현대의술을 동원해 사랑니를 아예 발본색원(拔本塞源)해 버린다. 그런데 이런 행위를 인류 문명사의 맥락에서 보자면 나이가 들어 갈수록 어른답게 더욱 빛을 발해야 할 두 가지 덕목, 곧 사랑과 지혜의 뿌리를 아예 미리 제거해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에 어쩔 수 없이 사랑니를 뽑으면서 크나큰 아쉬움이 온몸을 감싼 이유는 바로 이런 데 생각이 미쳤기 때문이다. 또한 임플란트를 하면서 느낀 자괴감은 사랑과 지혜를 제거해 생긴 그 공간에 아무런 감정도 느낌도 없는 인공 조형물을 기계적으로 박아 넣었다는 사실에 닿아 있다. 나도 이제 50대 중반인데, 내 생각과 언행에는 과연 사랑과 지혜가 묻어나는가? 내 주변의 사람들을 사랑하는가? 단순한 처세술이 아닌, 삶의 지혜를 그들과 진정으로 나누는가? 사랑과 지혜는 인간의 유연성과 포용성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키워드이자 양대 축인데, 그것을 상징하는 근원(사랑니)을 상실한 내게는 과연 무엇이 남을까? 혹시라도 마치 임플란트 철심처럼 나의 마음과 삶도 그렇게 경화(硬化)될 것이라는 징조는 아닐까? 사랑과 지혜의 뿌리를 네 개나 갖고 태어났는데, 이제 어느덧 두 개를 잃었으니, 그만큼 내 삶과 생각도 경직되지는 않을까? 사랑니가 있던 공간을 대신한 임플란트 철심처럼 내 마음도 고집불통으로 강퍅해지지는 않을까? 주위 사람들을 사랑과 지혜로 포용하는 나무그늘 같은 ‘어른’으로 나이를 먹어 가지 못하고, 혹시라도 자기만 항상 옳고 남들은 죄다 그르다면서 어떤 소통도 거부하는 한갓 고집쟁이 ‘노인’으로 늙으면 어떡하나? 내심 두렵다. 눈을 돌려 2016년 현재 대한민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둘러본다. 정치 무대 위의 군상들은 다들 선남선녀인 양 미소 지으며 입을 열어 한 표를 구하지만, 혹시라도 사랑과 지혜의 근원을 이미 오래전에 제거해 버린 입안에는 딱딱하고 감정 없는 임플란트가 박혀 있지는 않을까? 그래서 선거만 끝나면 다시금 어깨에 힘주며 안하무인 식의 옹고집으로 똘똘 뭉치는 것은 아닐까? 민주주의의 생명인 합리적이고도 상식적인 대화와 절충 소식은 여간해서는 들어 보기 어렵고, 독선과 아집으로 뭉친 이전투구 뉴스만 하루 세 끼 밥 먹듯이 자주 접하는 현실이니 하는 말이다. 차라리 그저 사랑과 지혜의 이빨만 잃었다면 그 공간을 새롭고 건설적인 유연성 좋은 다른 것으로 채울 수 있다는 기대라도 하겠건만, 요즘 인왕산 자락과 여의도로 출근하는 이들의 입안에는 죄다 쇠처럼 딱딱한 ‘임플란트’뿐인 것 같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못내 무겁다.
  • 낭만 흐르는 북 콘서트, 작가와 함께해요

    낭만 흐르는 북 콘서트, 작가와 함께해요

    송혜교, 강동원 주연의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의 원작자로 유명한 김애란(36) 작가가 다음달 18일 오후 7시 서울 관악구청 1층 용꿈꾸는작은도서관에서 북 콘서트를 연다. 30일 관악구에 따르면 이번 북 콘서트는 딱딱한 강연이 아니라 소설 속 이야기를 음악으로 재해석한 흥미로운 형태로 열린다. 작가와의 대화, 낭독에 이어 음악이 함께하는 시간으로 진행된다. ‘김애란 작가와 함께하는 북 콘서트’는 지역 주민 누구나 사전 신청 없이 행사 당일 30분 전부터 선착순 입장하면 된다. 유 구청장은 “구청에 도서관을 마련했더니 우리 이웃인 구둣방 주인 등도 책을 쉽게 읽을 수 있어 좋아한다”며 올해 첫 북 콘서트에 많은 참여를 바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국경 넘어 안방극장 안구정화 ‘베이글남’ 전성시대

    국경 넘어 안방극장 안구정화 ‘베이글남’ 전성시대

    송중기·박보검·이홍빈·소지섭 등 얼굴은 미소년 몸은 탄탄한 근육질 꽃미남 - 상남자 중간 베이글남 인기 얼굴은 미소년이지만 근육질의 탄탄한 몸매를 갖춘 ‘베이글남’의 등장에 아시아 여심(女心)이 들썩이고 있다. ‘베이글남’은 동안 외모에 남성적인 매력을 갖춘 캐릭터로, 국내 연예계에서는 미인의 기준이 된 앳된 외모에 건강하고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갖춘 일명 ‘베이글녀’와 비슷한 개념이다. 대표적인 ‘베이글남’으로는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한국은 물론 중국 여성팬까지 접수한 송중기다. 군 입대 전 그는 전형적인 ‘꽃미남’ 배우였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 요염하기까지 한 ‘꽃선비’ 구용하로, 영화 ‘늑대소년’에서는 ‘기다려!’하고 머리를 쓰다듬으면 야생적인 늑대에서 순한 양으로 변하는 여린 소년의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에서는 여기에 거친 ‘상남자’의 매력을 더해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내뿜는 ‘베이글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드라마 초반 그가 헬스장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복근을 드러내는 장면에는 한국팬들뿐만 아니라 중국과 아시아 팬들도 ‘맙소사! 말이 필요 없다’(Omg, I have nothing to say), ‘훌륭한 몸매’(身材一級棒)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이전 드라마 속 군인의 마초적이고 딱딱한 이미지와 달리 부드러운 인상에 앞뒤 재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유시진의 남자다운 모습에 아시아 여심이 흔들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대세남’ 반열에 오른 박보검도 마냥 순수할 것 같은 소년의 모습 뒤에 근육질 몸매를 숨기고 있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그는 푸껫 포상 휴가에서 공개된 사진과 최근 tvN ‘꽃보다 남자-아프리카’ 편에서 넓은 어깨와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뽐냈고 4년 전 출연한 영화 ‘차형사’에서 뽐낸 초콜릿 복근 스틸 사진까지 뒤늦게 화제를 모았다. 미소년 콘셉트를 내세운 남성 아이돌 그룹 사이에서도 ‘베이글남’이 화두다. 걸그룹이 청순에서 섹시한 여성미로 성숙함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이그룹의 경우도 소년에서 남성으로 변신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터프한 남성미다. 귀여운 외모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 그룹 엑소의 시우민은 최근 열린 앙코르 콘서트에서 복근을 노출하며 남성미를 강조했고 최근 KBS 드라마 ‘무림학교’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보이그룹 빅스의 이홍빈도 상반신의 탄탄한 근육을 드러내는 장면이 자주 카메라에 잡혔다. 빅스의 소속사인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잡지 화보,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 노출할 경우가 많아 아이돌 그룹 가수들에게 탄탄한 몸매는 필수”라고 말했다. ‘베이글남’들은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여성 시청자나 관객들의 소비가 늘면서 각광받는 추세다. 톱스타가 나오는 드라마 초반부에 여심을 잡기 위해 남자 배우들의 복근 노출이나 샤워 장면이 빠지지 않는다. 올해 1월 종영한 KBS 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에서 소지섭은 아예 헬스 트레이너 역할을 맡아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질 몸매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때문에 남자 배우들이 드라마를 앞두고 가장 먼저 챙기는 것이 바로 ‘몸 만들기’다. 보이그룹의 콘서트에서도 상의를 찢고 섹시함을 강조한 퍼포먼스는 단골 팬 서비스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들은 ‘꽃미남’과 ‘상남자’의 중간 지점에 있는 베이글남이 뜨는 이유로 권위적이지는 않되 자기 관리가 잘된 남성상에 대한 욕구가 발현된 결과로 보고 있다. 최근 뉴스위크지는 이런 경향에 대해 “패션에 관심이 많고 외모를 가꾸는 남성을 일컫는 ‘메트로 섹슈얼’ 세대가 더 적극적이고 강렬한 ‘스포르노 섹슈얼’ 유형으로 대체됐다”면서 “스포르노 섹슈얼은 자신의 몸으로 주목받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대중문화평론가 공희정씨는 “여성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고 남녀 성평등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여성들도 가부장적인 남성상에서 벗어나 겉은 부드럽고 속은 강인하고 자기 관리에도 뛰어난 외유내강형 남성에 대한 판타지와 내적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열린세상] 언론의 힘, 불편한 진실 파헤치기/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언론의 힘, 불편한 진실 파헤치기/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최근에 아카데미상 작품상과 각본상을 받은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언론의 사명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 영화는 불편한 진실을 끝까지 파헤쳐 보도한 기자들의 이야기다. 보스턴 글로브 내 ‘스포트라이트’팀은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한다. 사건을 파헤치려 할수록 더욱 굳건히 닫히는 진실의 장벽은 높다. 하지만 이들은 불편한 진실을 파헤치며 권력에 맞서 싸운다. 특종을 빨리 보도해야 하지만 이들은 기다리기까지 한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저널리스트들의 의무와 자세를 이야기한다. 거대조직, 그것도 종교에 맞선다는 부담감 속에서도 취재를 계속하는 스포트라이트팀의 기자들은 자신들의 직업적 사명을 완수해 간다. 미국이 배경이지만 기자라는 본분에 이토록 충실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째 어벤저스를 보는 느낌이다. 언론은 가이드 독(guide dog), 파수견(watch dog), 애완견(pet dog)이 다 될 수 있다. 단순히 정보만 전하는 가이드 독이 될 수도 있다. 권력을 감시하는 파수견이 될 수도 있다. 심지어는 권력에 아부하는 애완견도 될 수 있다. 어떤 선택지를 잡느냐에 따라서 언론의 정당성이 결정된다. 어떤 사건이나 상황에 대해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서부터 ‘이미지’가 시작되는지 불분명한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스미디어에 의해 매개된 권력의 행태를 보며 산다. “매스 미디어는 두 가지 종류의 뉴스를 찾는다. 하나는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는가 하는 뉴스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가 하는 뉴스다. 여론조사는 사람들의 생각을 뉴스거리로 만들어 준다.” 여론조사의 대부라고 불리는 조지 갤럽이 한 말이다. 언론은 사건이나 상황을 보도하고, 현실보다 더 힘이 센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언론의 ‘틀짓기’에 따라서 상황은 다른 각도에서 보인다. 그래서 언론의 공정함, 객관성은 중요하다. 언론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파헤치기에 따라서는 권력도 쓰러뜨릴 수 있다. 하지만 언론은 ‘죽은 권력’에 강하지 ‘산 권력’에는 강하지 않다. 영화 ‘내부자들’에는 이런 무시무시한 대사도 나온다. “대중들은 개, 돼지입니다. 적당히 짖어 대다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적당한 시점에 적당한 안줏거리를 던져 주면 그만입니다. 어차피 그들이 원하는 건 진실이 아닙니다.” 영화라고만 치부하기엔 뭔가 찜찜하고 무서운 대사들이다. 정치 보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언론이 정치 쟁점보다 이미지나 가십 중심의 보도를 한다는 점이다. 선거 보도를 할 때 각 후보 간의 정치적인 쟁점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을 하기보다는 지나치게 인물 중심, 이미지 중심의 보도를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무대에 올라온 연극에 대해 보도를 하면서 연극 자체의 완성도나 질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배우들이 어떻게 캐스팅됐고, 배우들이 서로 누구와 친한지 등을 주로 보도하는 식이 돼서는 곤란하다. 미디어가 딱딱하고 골치 아픈 캠페인 보도를 기피하는 이유는 정치 과정조차도 대중에게 인기를 얻어야 하는 오락적인 쇼의 요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거 보도를 정책 대결보다는 개인적 자질의 대결로 만들어 버리는 결과가 나온다. 미국 언론계에서는 텔레비전 뉴스가 점점 오락물처럼 변해 가는 추세를 비판하면서 뉴스가 과연 ‘오락’인지 ‘오락 뉴스’인지를 묻는다. 물론 모든 보도에서 정보와 오락의 경계선이 분명치 않을 때도 있다.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주고자 하는 좋은 의도 때문에 생기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겉을 사탕으로 바른 약을 너무 많이 먹다 보면 어디서부터가 약이고 어디서부터가 사탕인지 애매해진다. 언론을 다룬 미국 드라마 ‘뉴스룸’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유권자야. 100만명을 위한 엉터리 뉴스를 하느니 100명을 위한 좋은 뉴스를 할 거야. 미국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건국 이래로 끊임없이 쉬지 않고 반복해서 우리는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해 온 나라야. 우리 DNA에는 그런 정신이 있어.” 언론은 힘을 가지고 있다. 이 힘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다시 한번 해 봐야 한다.
  • 프로듀스101 ‘24시간’ 노래+ 방탄소년단 ‘쩔어’ 안무…기막힌 조합!

    프로듀스101 ‘24시간’ 노래+ 방탄소년단 ‘쩔어’ 안무…기막힌 조합!

    DJ KOO(구준엽)와 맥시마이트가 ‘프로듀스 101’ 연습생들에게 선물한 EDM곡 ‘24시간’. 악마의 편집으로 정평이 나있는 Mnet이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뮤직비디오에 ‘24시간’ 노래를 입혀봤다. 24일 Mnet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 ‘방탄소년단(BTS)이 추는 24시간(feat. 프로듀스101)’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공개된 영상은 ‘프로듀스101’과 방탄소년단 ‘쩔어’의 뮤직비디오 속 일부 장면들을 적절히 편집한 것으로, 실제 ‘24시간’ 노래에 맞춰 방탄소년단이 안무를 맞추는 듯한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특히 신나는 비트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 딱딱 들어맞는 방탄소년단의 칼군무는 놀라움과 함께 즐거움을 선사한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오는 5월 2일 스페셜 앨범 ‘화양연화 Young Forever’로 컴백이 예정되어 있다. 이어 5월 7일과 8일에는 ‘2016 BTS LIVE 화양연화 on stage : epilogue 콘서트’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의 첫 콘서트를 개최한다. 사진·영상=Mnet Official/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핫뉴스] ‘프로듀스101’ 권은빈, ‘예뻐지게’ 뮤비로 씨엘씨 활동 시동▶[핫뉴스] ‘프로듀스101’ 픽미 댄스로 하나된 ‘해피투게더’와 ‘1박 2일’
  • [사설] 삼성 ‘스타트업’ 기업문화 혁신 신호탄 되길

    삼성전자가 조직문화를 대대적으로 바꾸겠다고 그제 선언했다. 오랜 권위주의를 깨고 기업문화를 수평적으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관리에 능한 기업’의 묵은 이미지 대신 시대 흐름에 유연하게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갓 창업한 벤처기업을 뜻하는 ‘스타트업’(startup)으로 슬로건을 정한 것도 그런 까닭에서다. 수평적 조직문화의 토양을 만든다는 취지에서 호칭과 직급 체계부터 바꾸기로 했다. 직책을 이름에 붙이는 딱딱한 호칭 대신 ‘~님’ ‘~선배’ 식으로 부르게 된다.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의 5단계 직급도 줄인다. 의사 결정 단계를 간소화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발상이다. 불필요한 회의나 야근, 주말 특근 등을 과감히 줄이는 것도 혁신안에 포함됐다. 이런 내용을 골자로 삼성전자는 오는 6월 구체안을 내놓기로 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한 삼성전자의 선언에는 절박한 사정이 없지는 않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금 같은 경직된 조직문화로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어렵다는 자각이 컸을 것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물론이고 국민들의 관심은 높다. 우리의 재래식 기업문화가 수명이 다했다는 위기의식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창의력을 원천 봉쇄하는 상명하달식 조직문화로는 세계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기는커녕 쫓아가기조차 버겁다. 국내 기업문화의 경직성은 심각할 정도다. 지난주 세계적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가 조사해 내놓은 한국의 기업문화 보고서는 그런 위기상황을 입증했다. 상명하복 방식의 업무 과정, 효율 없는 습관성 야근, 비생산적인 회의 등이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직 구도의 불통 문화는 기업 성장을 방해하는 치명적 요인으로 꼽혔다. 이런 불합리한 문화를 바꾸지 않고서는 근로자들의 창의력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외국 기업인들이 우리나라 기업의 임원실을 엄숙한 장례식장 같다고 의아해하겠는가. 삼성의 스타트업 혁신이 아무쪼록 업계 전반에 자극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업문화 혁신의 최고 처방책은 결국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라는 사실이다. 호칭을 바꾸고 이런저런 매뉴얼을 다듬기보다 훨씬 더 효과 빠른 처방은 최고경영자들이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을 뿌리째 바꾸는 일이다.
  • 가족과 함께…광진구 새달부터 ‘토요 역사기행’

    바쁜 일상으로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든 요즘, 자치구에서 온 가족이 떠나는 역사기행을 준비했다. 광진구는 가족과 함께하는 ‘2016 토요 역사기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4일 밝혔다. 아이들에겐 딱딱하게 느껴졌던 역사를 쉽고 재밌게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고, 부모들에겐 자녀와의 현장학습을 통해 가족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해 주려는 취지다. 2013년부터 해마다 진행하고 있다. 1인당 5000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가족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인기 만점이다. 올해는 다음달부터 11월까지 총 8회가 진행된다. 지역 초등학생과 학부모가 대상이며 회차별로 40명이 참여할 수 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강사의 설명과 레크리에이션, 체험학습 등이 병행되는 방식이다. 다음달 16일 진행될 1회차 프로그램은 ‘아주 먼 옛날 선사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주제로 경기 연천 전곡리 유적지 및 선사박물관에서 열린다. 선사시대 유물을 관람, 탐구하고 뗀석기와 장신구 만들기를 통해 구석기 사람이 돼 보는 체험 활동도 한다. 같은 달 30일에는 ‘외교의 달인, 700년 백제 역사 이야기’라는 주제로 충남 공주 백제 유적지와 한옥마을을 방문한다. 무령왕릉 송산리고분군 탐험, 유물 찾기 게임 등을 진행한다. 이어 5월에는 충북 충주 고구려 유적지에서 역사탐험을, 6월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황금의 나라 신라’를 배우는 시간이 준비돼 있다. 신청은 구청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국빈만찬은 딱딱하다? 정설 깬 오바마의 탱고 외교

    국빈만찬은 딱딱하다? 정설 깬 오바마의 탱고 외교

    ‘국빈 만찬은 재미없고 딱딱하다’. 외교가의 오랜 속설이다. 이런 편견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의해 23일(현지시간) 여지없이 깨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아르헨티나를 19년만의 국빈방문에서 여성 프로 댄서 모라 고도이와 같이 탱고를 ‘깜짝’ 공연했다. 이날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키르치네르문화센터에서 열린 국빈 만찬장에서 탱고 공연이 진행되던 도중, 오바마 대통령은 금빛 드레스를 입은 여성 댄서고도이의 탱고 요청을 받았다. 정장 차림의 대통령은 두어번 사양하다 댄서의 손에 이끌려 무대로 나갔다. 고도이는 “미국 대통령이 내 귀에다가 ‘탱고를 출줄 모른다’고 말하길래 ‘그냥 나를 따라하세요’”라고 말했단다. 그러자 대통령은 “‘오케이’라며 몸을 흔들며 격렬한 춤 동작을 하기 시작했다고 고도이가 현지 일간 라나시옹에 말했다. “그는 춤을 참 잘 추었어요. 내가 대통령의 리더에 몸을 맡겼답니다”. 음악은 영화 ‘여인의 향기’에 나오는 ‘포르 우나 카베사’(Por una cabeza)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깜짝 공연에 놀랐고, 만찬장 분위기가 한층 즐거웠다고 AFP가 전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대학 특집 - 경희대학교] 지제크·터커 교수 등 세계적 석학들과 함께하는 서머스쿨

    [대학 특집 - 경희대학교] 지제크·터커 교수 등 세계적 석학들과 함께하는 서머스쿨

    북핵·美전략·동아시아 앞날 전망 NGO의장 활동 상황 직접 강연 자본주의와 문명사적 전환에 대해 날카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세계적 철학자 류블랴나대 슬라보이 지제크 교수,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를 우주론적 관점에서 고찰하는 예일대 메리 터커 교수, 북핵 문제와 관련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는 프린스턴대 존 아이켄베리 교수 등 세계적 석학이 올여름 경희대를 방문해 학생과 시민을 대상으로 강좌를 연다. 경희대 미래문명원은 오는 7월 4일부터 29일까지 4주간 ‘경희 국제협력 하계프로그램(Global Collaborative Summer Program·GC) 2016’을 개최한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GC는 매년 30여개국 5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국제 프로그램이다. 수강 신청은 홈페이지(gafc.khu.ac.kr/gep)를 통해 4월 30일까지 할 수 있다. ‘인간, 문명, 글로벌 거버넌스’(Humanity, Civilization and Global Governance)를 주제로 개최되는 특별 강좌에는 다양한 분야의 권위자들이 참여한다. 시민사회의 역할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는 펜실베이니아대 램 크난 교수, 다이어트와 식품영양학의 관계를 고찰하는 옥스퍼드대 멜러니 웽거 교수를 비롯해 국제기구 임원도 동참한다. 유엔 아카데믹 임팩트의 다모다란 의장, 유엔 비영리단체협의체(CoNGO) 시릴 리치 의장,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 직원 등이 강단에 선다. 세계적 석학과 활동가들의 강의와 병행해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한국을 방문한 학생들을 위해 방송국 견학, 음악방송 방청, 경희대 동문 연예인 팬미팅, 비무장지대·공동경비구역(DMZ·JSA) 방문, 난타 등 문화공연, 한국민속촌 방문, 한강 크루즈 등이 진행되며 수강생을 대상으로 국내 기업과 NGO 기구의 인턴십 기회도 제공한다. 경희대는 2006년부터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와 상호 교류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인류의 공동가치와 보편지식을 모색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08년 GC로 개칭됐고 이후 교육, 연구, 실천이 조화된 대학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구하고 있다. 정종필 경희대 미래문명원장은 “미래사회는 다양성과 보편성의 조화로운 결합을 모색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문화의 다양성과 지속성, 관용과 평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GC를 통해 더 나은 미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 탐색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프로그램의 의의를 밝혔다. 주요 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슬라보이 지제크(류블랴나대) 라캉 정신분석학을 토대로 대중문화에서 드러나는 쾌락의 원리를 분석하고 문명사적 전환기에 놓여 있는 정치적 상황에 대해 점검한다. 딱딱한 이론의 해설에 머물지 않고 실제비평을 통해 더 깊은 이해를 도모한다. ●메리 터커(예일대) 우주의 발생 과정과 기원을 고찰함으로써 인류의 미래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고자 한다. 인공지능과 로봇산업의 대두로 인한 인간의 위기와 그 해결책에 대한 거시적 전망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존 아이켄베리(프린스턴대) 국제관계와 정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강좌를 맡는다.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한 미국과 한국의 관계 그리고 동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전략을 논함으로써 향후 전개될 국제관계에 대한 전망을 제시한다. ●램 크난(펜실베이니아대) 비영리단체와 사회혁신 그리고 사회적 기업에 대한 각국의 사례 연구와 향후 전망을 점검한다. 비영리단체의 기원과 발전에 대한 일목요연한 정리를 제공하고 어떻게 비영리단체가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지 논의한다. ●멜러니 웽거(옥스퍼드대)음식과 건강 문제에 대해 인류학적으로 접근한다. 음식을 단순히 육체적 건강의 문제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과 관련한 문화적 건강성의 지표로 삼는다는 점에서 독특한 관점을 보여준다. ●시릴 리치(유엔 비영리단체협의체 의장)유엔과 비영리 단체에 대해 소개하고 다양한 활동 상황과 전망을 알려준다. 유엔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각국의 비영리단체와 접촉하고 매개하는지에 대해 실질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의장의 육성으로 직접 들을 수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비대위원들, 심야 김종인 자택 찾아 “당 위해 헌신해달라” 읍소

    비대위원들, 심야 김종인 자택 찾아 “당 위해 헌신해달라” 읍소

    문재인 상경해 설득 실패하자 비대위원들 한밤 金자택 방문 더불어민주당이 22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사퇴설로 종일 벌집을 쑤신듯 했다. 비대위원들은 밤 늦게 김 대표의 자택을 찾아 ‘읍소’에 나섰고, 앞서 경남 창원에 있던 문재인 전 대표까지 상경하는 등 김 대표를 설득하는데 ‘당력’이 집중됐다. 우윤근·김병관·표창원·박영선 비대위원은 이날밤 김 대표의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자택에서 1시간 정도 면담했다. 이들은 오후 8시 15분쯤 김 대표 자택에 도착했지만, 불과 15분 먼저 자택을 떠난 김 대표와 엇갈려 2시간 넘게 기다렸다. 비대위원들은 “계속 당을 이끌어주셔야 한다”고 거듭 호소를 했다.박 의원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당에 온 것은 비례대표 한 자리를 얻거나, 다른 욕심이 있어서가 아니고 수권정당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라는 점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우 의원도 “당을 위해 헌신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비대위원들이 모두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면담 도중에는 웃음소리가 흘러나오면서 김 대표가 사퇴의사를 번복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한때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어색하고 분위기가 딱딱해서 농담도 한 것”이라고 했다. 우 의원도 “사실 그렇게 밝은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김 대표의 자택 앞은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김성수 대변인은 오전 7시 30분쯤 심야 중앙위원회에서 의결한 내용을 보고하기 위해 들른 뒤 “김 대표가 비대위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 대표의 당무 복귀가 예상됐다. 하지만 오전 10시 30분쯤 ‘김 대표가 사퇴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오전 11시로 예정됐었던 비대위도 오후 3시로 연기됐다. 심경이 바뀐 김 대표가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에게 직접 전화해 연기를 지시한 것이다.사퇴설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경남 창원에 있던 문 전 대표가 움직였다. 문 전 대표는 창원시청에 열린 창원·성산 야권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서울행 비행기를 탔다. 문 전 대표는 오후 1시 20분쯤 김 대표 자택에 도착해 45분 정도 머물렀다. 자택을 들어갈 때는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면담을 마친 뒤에는 다소 상기된 얼굴이었다.비대위가 예정됐던 시간인 오후 3시쯤 굳게 닫혔던 김 대표 자택이 열렸다. 전날 오후 6시부터 자택에 머물렀던 김 대표가 처음 바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내가 여태까지 스스로 명예를 지키려고 산 사람인데 욕보이게 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비대위에 참석한 김 대표는 오후 4시 40분쯤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국회를 빠져나갔다. 자택으로 향한 김 대표는 김 대변인이 “김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힌 사실이 없다”고 언급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내 얘기를 믿고 딴사람 얘기를 믿지 말라”며 쏘아붙이기도 했다.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진국이지 말입니다, 배우 진구

    진국이지 말입니다, 배우 진구

    실제 성격 서대영·유시진 섞여…김지원 덕 여배우 울렁증 극복 “그동안 ‘잘생겼다’, ‘멋있다’는 말을 너무 듣고 싶었는데 14년 만에 그런 반응을 들으니 고맙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해요. 왠지 거짓말 같기도 하구요(웃음). 철없던 때는 드라마를 애써 외면할 만큼 부러웠지만 예쁘고 잘생긴 연기를 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고 생각하고 포기하고 있었거든요. 그래도 이젠 연기 잘한다는 말이 가장 듣기 좋아요.” 인기 드라마 KBS ‘태양의 후예’에서 우직하지만 속은 따뜻한 서대영 상사 역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배우 진구(36).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 요즘 주변의 반응을 물으니 봄 햇살 같은 미소가 얼굴에 번졌다. “확실히 대중과 가까워졌다는 것을 느껴요. 동네 슈퍼 아주머니도 막연히 앞집에 유명한 사람이 산다고 아셨다가 이젠 확실히 제 이름을 아실 정도니까요. 작년까지만 해도 농구 경기 표를 직접 구매해서 보러 다녔는데 내일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시투를 하게 된 것도 신기하구요.” 극 중 서대영 상사는 무뚝뚝하고 우직한 ‘상남자’ 캐릭터로 부드러운 유시진(송중기)과는 상반된 매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03년 송혜교가 주연을 맡았던 ‘올인’에서 이병헌의 아역으로 데뷔한 이후 영화 ‘혈투’, ‘26년’, ‘연평해전’ 등에서 맡았던 선 굵은 캐릭터의 연장선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2002년 해군 헌병대를 제대한 그가 군인 역할을 맡은 것은 ‘연평해전’에 이어 두 번째다. “‘올인’ 때 반항아 역할로 시작해서 그런지 센 역할이 자주 들어왔고 그게 반응이 더 좋았어요. 해군 헌병대는 제복도 멋있고 옷의 종류도 많아서 선택했죠(웃음). 요즘 군인 역할이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그만큼 얼굴이 정직하게 생기고 바른 사람 같다는 말 같아서 기분 좋아요.” 그가 생각하는 서대영과의 싱크로율은 50%다. 바른 것을 추구하고 책임감이 큰 것은 비슷하지만 서대영처럼 딱딱하지는 않다. 그는 “저도 달달하고 다정한 면도 있고 생각이나 말투는 능글맞은 유시진에 가까운 편”이라고 귀띔했다. 극 중 유시진과의 브로맨스도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요소 중 하나다. “중기씨가 어리고 예쁘게 생긴 스타라고 생각했는데 진지하고 어른스러운 면이 반전으로 느껴졌어요. ‘애어른’ 같다는 주변 평가가 맞더라구요. ” 여성 시청자들은 서 상사와 육사 출신 군의관인 윤명주(김지원) 중위의 애틋한 사랑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일명 ‘구·원 커플’은 송혜교·송중기의 달달한 멜로와는 또 다른 결을 지니며 인기를 끌고 있다. 제대로 된 멜로 연기를 한 것은 처음이라는 그는 “‘여배우 울렁증’이 있었는데 지원씨는 12살이나 어리지만 새침하지 않고 먼저 편하게 다가와 줘서 좋았다”고 말했다. 실제 그의 사랑은 드라마와 반대다. 짝사랑하던 지금의 아내에게 구애를 펼친 끝에 결혼에 골인했고 9개월 된 아들을 두고 있다. 물론 아내는 유시진보다는 서대영 편이다. 그는 “아내가 드라마 속 서대영처럼 한손으로 안아 달라거나 손목을 잡아 달라고 할 때는 귀엽다”면서 수줍게 웃었다. 유독 흥행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태양의 후예’에서 비롯된 인생 2막은 이제 시작이다. “‘올인’ 때 CF가 쇄도하다가 인기의 거품이 사라진 이후로 작품의 흥망에 큰 감흥이 없어졌어요. 앞으로도 흥행에 연연하지 않고 주어지는 것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카메라 밖에서도 좋은 사람이자 좋은 어른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구글처럼 ‘열린 공간’… 혁신이 샘솟다

    구글처럼 ‘열린 공간’… 혁신이 샘솟다

    직원 생활패턴에 맞춰 시설 운영… 곳곳에 칠판·토론용 책상 구비 어디서나 아이디어 표현 가능 “딱딱한 사무 공간에서 벗어나 여기서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도구를 활용해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조용하게 자기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부서가 모여 ‘컬래버레이션’(합작)을 할 수도 있지요.” 21일 서울 광화문에 자리를 잡은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의 ‘아이디어룸’에 들어서자 망치, 볼트, 너트, 테이프 등 형형색색의 공구가 눈에 들어왔다. 소파에 누워 음악을 듣거나 벽이나 바닥에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돼 있었다. K뱅크 측은 “인터넷은행은 고객들과 비대면 업무를 주로 하기 때문에 의사소통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면서 “이곳에서 직원들은 표현방식이나 주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토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뱅크의 아이디어룸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의 ‘구글플렉스’를 연상시킨다. 모든 시설이 직원들의 생활 패턴에 맞춰 운영되는 구글플렉스는 칸막이로 나눠진 사무실 대신 열린 공간을 제공한다. 직원들은 간식을 먹으면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곧바로 칠판에 적을 수도 있고, 야외 산책로를 걷다가도 길 옆에 놓인 책상에 모여 토론을 진행할 수도 있다. 회사 안에는 당구장, 수영장, 인공 암벽코스도 있다. 이날 K뱅크를 방문해 현장 간담회를 진행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아이디어룸은) 기존 은행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공간”이라며 혁신적인 산물을 기대했다. 지난해 11월 예비 인가를 받은 K뱅크와 카카오뱅크는 본인가 신청을 앞두고 임직원 채용과 전산시스템 구축 등 설립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인터넷은행이 차질 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시대’에 맞춰져 있던 금융제도와 각종 규제를 ‘온라인 시대’에 맞게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도입 예정인 ‘금융규제 테스트베드’를 활용해 인터넷은행이 출시할 서비스와 상품을 사전에 검증할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인터넷은행은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혁신적인 사업 모델이 필요하다”면서 “최초 설계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사업 모델을 구축해 달라”고 주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감성이 흐르는 관악

    감성이 흐르는 관악

    ‘들꽃은 꺾는 사람의 손에도 향기를 남기네.’ 관악구청의 시가 흐르는 유리벽이 봄을 맞아 새 단장을 했다. 구는 2011년부터 광화문 교보생명처럼 구청사 전면에 아름다운 글이나 시구를 실어 관악구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구청사뿐 아니라 인문학 강의, 갤러리 관악 등 구정 곳곳에 감성을 담은 관악구만의 행정이 관심을 끌고 있다. 시가 흐르는 유리벽은 계절별로 도전과 용기, 내일의 희망과 사랑을 전달할 수 있는 문구를 구민으로부터 공모하고 있다. 계절이 바뀔 때는 시가 흐르는 유리벽을 감상하고자 일 없이도 구청을 찾는 주민이 있다. 유종필 구청장은 “청사는 위압감을 주어서는 안 되고, 방문하는 분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져 주는 따뜻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미 시인과 함께하는 서양 근현대 미술사 강의’로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구는 오는 21일부터 ‘쉽고 재미있는 인문학 공부’를 연다. 독서전도사이자 자기계발 전문가로 알려진 안상헌 작가를 초청해 책이 주는 즐거움을 소개할 예정이다. 구청 강당, 도서관, 평생학습관, 복지관 등 지역 곳곳에서 매주 1회 인문학 강좌가 열리고 있다. 지난해만 240회 이상 인문학 강좌가 열려 딱딱한 학문으로만 여겨졌던 인문학 속의 지혜가 주민의 삶에 스며들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원영이 찬물에 젖은 채 숨진 날, 바깥은 -10도였다

    원영이 찬물에 젖은 채 숨진 날, 바깥은 -10도였다

    계모 3개월간 욕실 가두고 폭행 알몸에 찬물… 저체온증 가능성 숨지자 베란다에 열흘간 방치… “원영이 잘 있지” 거짓 문자 보내 수사 대비해 알리바이 만들기도 7살 원영군을 수개월 동안 학대하다 끝내 숨지게 한 계모와 친부가 거짓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치밀하게 사건 은폐를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계모 김모(38)씨는 지난달 2일 신군이 끝내 숨지자 남편 신씨(38)와 짜고 신군이 살아 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서로 거짓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범행 은폐 시도들을 확인했다. 신씨는 아들이 숨진 다음날인 지난달 3일 뻔뻔하게 김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원영이 잘 있지?’라고 묻고, 김씨는 ‘나는 비빔밥, 원영이는 칼국수 먹었어요. 밥 잘 먹고 양치질도 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신군을 암매장한 뒤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지난달 책가방과 신주머니 등도 구매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신군이 숨지자, 경찰이 수사에 나설 것에 대비해 알리바이를 남긴 것”이라고 진술했다. 한편 원영군의 장례식이 이날 경기 평택시의 한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빈소도 없었고 추모 꽃 한 송이도 없었다. 원영군은 화장돼 평택시립추모공원 납골당에서 영원한 평화를 맞았다. 원영군 사인은 “살해하지 않았다. 길가에 버리고 왔다”던 계모의 반복적인 학대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굶주림과 지속적인 폭행에 따른 외상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1차 부검의 소견에서 “머리 부위에서 장기간 폭행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발성 혈종(피고임 현상)이 관찰됐고, 이마 부위 피부 조직은 락스 학대로 인한 섬유화 현상(딱딱해짐)이 나타났다”는 의견을 내놨다. 계모 김모씨는 원영군이 대소변을 잘 못 가린다는 이유로 지난 3개월 동안 욕실에 가둬 놨던 것으로 경찰 조사 드러났다. 숨지기 나흘 전에는 같은 이유로 무릎을 꿇리고 락스까지 부었다. 이렇게 폭행이 누적된 상태에서 지난달 1일 오후 1시쯤 옷에 대변을 봤다는 이유로 옷을 벗기고 찬물을 뿌린 후 그대로 방치, 이튿날 친부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날 평택 일대 최저기온은 영하 10도까지 떨어졌고 화장실은 난방이 안 돼 저체온증이 왔을 가능성이 높다. 김씨 부부는 원영군이 숨지자 열흘간 베란다에 방치하다가 지난달 12일 밤 8㎞ 떨어진 원영군의 조부 묘 근처에 암매장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과 암매장한 근처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내역을 토대로 범행을 자백받았다. 경찰은 14일 현장검증 등을 거쳐 김씨 부부에 대해 살인죄 적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원영군 누나(10)는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와 함께 심리적 안정을 취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아랍 S다이어리] 올해 전세계 참교사는 팔레스타인 출신…교육 걱정

    [아랍 S다이어리] 올해 전세계 참교사는 팔레스타인 출신…교육 걱정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에서처럼 지금 시대에 매가 부러질 때까지 교사가 학생 엉덩이를 때린다면 뒷일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교실의 어떤 학생이 동영상을 찍어 SNS에 올려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아니면 맞은 학생의 학부모가 교실로 와서 교사의 멱살을 쥐어 잡거나 애초에 맞던 학생들이 교사를 구타해 더 큰 사회적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1988년도를 사실적으로 묘사해 공감을 산 이 드라마에서 학생들은 매 맞는 걸 그저 숙명처럼 받아들일 뿐이다. 당시 일명 ‘사랑의 매’는 교사 권위의 상징이었다. 학생들이 매질에 감히 대들지 못할 만큼 교사의 권위는 절대적이었다. 오늘날 사랑의 매는 퇴물이 되었고 교사는 ‘꼰대’가 됐다. 교사라는 직업에 희망은 없다며 고개를 가로젓는 이들이 많다. 이를 방증하듯 고등학생들의 희망직업 1순위는 더 이상 교사가 아니다. ‘2015년 학교 진로교육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부가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래 처음으로 교사(교육 전문가 및 관련직)가 선호하는 직업 1위에서 2위로 밀려났다. 자녀가 교사가 되길 바라는 학부모 역시 줄어들었다. 교사들의 직업 만족도는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꼴찌로 나타났다. 교사의 36.6%가 직업을 다시 선택한다면 ‘교사는 하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다.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는 응답도 20.1%나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교권보호위원회에 접수된 교권침해 사례는 총 2만9541건으로, 특히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사건은 2009년 11건에서 지난해 107건으로 급증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교권침해 행위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법령 개정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법으로 보장된다면 교사로서는 불명예스러운 일이 아닐까 싶다. 더 획기적인 방법은 없는 것일까? 교권의 추락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비영리 교육재단인 바키 GEMS 재단이 지난 2013년 우리나라를 포함한 21개국의 교사 위상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중국을 제외한 대개의 나라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전문 직종이라고 꼽는 의사보다 위상이 낮은 직업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미국과 브라질은 교사는 도서관 사서와 유사한 위상을 가진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자녀가 교사가 되는 것을 장려하겠냐는 질문에는 중국의 부모 50%가 긍정적으로 답한 반면 이스라엘은 8%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우리나라는 교사라는 직업의 위상이 높은 축에 속했지만 학생들이 교사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55%나 됐다. 부모가 모두 교사였던 바키 재단 창립자 서니 바키는 이 결과를 토대로 전세계 교사들의 위상이 위기에 놓여있음을 확인하고 교사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지난해부터 ‘세계 교사상(Global Teacher Prize)’을 만들어 매년 헌신적인 교사 한 명을 뽑아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시상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에서 열린 세계교육포럼에 참석한 바키 재단 대표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높은 국제학업성취도(PISA) 성적은 훌륭한 교사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5월 말부터 10월까지 교사추천기간 동안 ‘세계 교사상’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해달라고 전했다. 물론 학생들의 성적이 수상자를 꼽는 기준은 아니다. 그는 학생들을 얼마나 혁신적으로 가르치고 건강한 세계시민이 되도록 격려하는 지가 중요한 평가 잣대라고 덧붙였다. 천편일률적인 교과과목 수업에, 인성교육마저 과외를 받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는 매번 고배를 마시는 노벨상만큼이나 받기 어려운 상이 될 것만 같아 씁쓸하다. 지난해 첫 수상자는 미국 교사였고 13일(현지시간) 발표된 올해 수상자로는 팔레스타인 교사가 호명됐다. 교사들을 위한 행사라서 정숙하고 딱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두바이에서 열린 이날 시상식에 앞서 레드 카펫 행진에는 파리니티 초프라 등 인기 발리우드 배우는 물론 할리우드 배우 셀마 헤이엑과 매튜 매커너히도 등장해 현장을 달궜다. 갈라쇼에서는 우리나라 가수 에릭 남이 초청돼 노래를 불렀다.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영상 축전도 공개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10명의 최종 후보 교사는 스티븐 호킹 박사가, 이중 한 명의 수상자를 호명한 인물은 프란치스코 교황이었다. 두바이는 ‘세계 교사상’을 통해 전세계 교사들을 고무시키고, 후보에 오른 교사들을 전세계로부터 존경 받게 하는 동시에 시상식 자체를 하나의 지구촌 축제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두바이의 아이디어에 ‘참 잘했어요’ 도장이라도 찍어주고 싶다. 윤나래 중동 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한국 바가지 상술…‘중국인 전용 메뉴판’을 아시나요?

    중국 인터넷 언론이 보도한 한국 유명 관광지 서울 중구 명동 일대에서 성행한다는 중국인 관광객 대상 ‘바가지 상술’이 화제다. 올 초 중국 관영신문 ‘해외망’(海外網)에서 직접 서울 명동 일대를 방문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해당 기사에 따르면, 최근 급증한 한국행 중국인 관광객과 관련, 이 일대에서 중국인을 상대로 영업하는 상당수 식음료 상점의 ‘바가지 상술’ 상황을 보도해 이목이 쏠렸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이 일대 식당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인 상점 점원에게 “한국인이냐, 중국인이냐”는 질문을 받았고, 자신을 중국인으로 확인한 점원은 일명 ‘중국인 전용 메뉴판’을 건넸다고 알려졌다. 해당 메뉴판에는 삼겹살, 삼계탕, 해산물 녹두전 등의 다양한 제품명과 가격표가 중국어로 표기돼 있었고, 1인당 250g이 제공되는 삼겹살의 가격은 무려 2만4000원(인민폐 132위안)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관광객은 “주문 후 40여 분이 지나고서야, 주문한 삼겹살을 받았지만 메뉴판에서 확인한 제품 사진과 비교해, 고기의 두께는 매우 얇았으며, 심지어 조리 후 고기의 식감도 매우 딱딱해, 씹어먹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냉담한 반응을 전했다. 또 다른 상점에서 식사했다는 22세 중국인 관광객 역시 “이 지역 일대에서 여행 동안 줄곧 ‘중국인 전용’ 메뉴판을 건네받았다”면서 “1인분에 3만2000원(약 177위안)에 달하는 삼겹살은 고가의 가격에 비해 기대치 이하의 품질이었고, 중국인 여행객이라는 이유로 지나친 바가지 상술에 당한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약 200m 가량의 명동 일대 골목에서 영업 중인 약 71여곳의 식음료 상점 가운데 15곳의 식당에서 중국인 전용 메뉴판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언론은 ‘요우커’(游客)를 대상으로 유독 비싸게 책정된 가격표 탓에 중국 관광객들은 일부 업체들이 바가지 상술에 지속해서 휘둘리고 있다고 강하게 꼬집었다. 해당 내용을 접한 네티즌(ID:小wx)은 “한국 드라마에 심취한 중국인들이 한국을 찾아가는 ‘봉’으로 전락했다”면서 “한국으로 여행가는 중국인이 어리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에서 해당 논란을 지켜보며, 기사 내용의 진실성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여행지로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 위축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최근 5년 동안 1위 일본에 이어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 2위로 선정되며, 중국인에게 쉽게 찾을 수 있는 여행지로 급부상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외국인을 겨냥한 갖가지 상술에 대한 후문이 지금과 같이 이어질 경우, 머지않아 중국인 여행객들에게 한국은 ‘다시 찾기 싫은 여행지’로 기억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임지연 cci2006@naver.com
  • ‘평택 실종’ 원영이 사인은 “굶주림과 계속된 폭행·저체온으로 사망” 추정

    ‘평택 실종’ 원영이 사인은 “굶주림과 계속된 폭행·저체온으로 사망” 추정

     끝내 숨진 채 발견된 원영(7)이는 굶주림과 지속적인 폭행에 따른 외상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숨진 것 같다는 부검의 소견이 나왔다.  평택 실종 아동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평택경찰서는 12일 원영이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굶주림과 다발성 피하출혈 및 저체온 등 복합적 요인으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부검 결과 원영이 머리부위에서는 장기간 폭행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발성 혈종(피고임 현상)이 관찰됐고 이마 부위 피부 조직은 락스 학대로 인한 섬유화 현상(딱딱해짐)이 나타났다. 몸에는 다수의 멍 자국으로 추정되는 피하출혈이 발견됐다.  특히 시신의 피부 속에는 지방이 거의 없었고, 위 속 역시 점액성으로 내용물이 거의 없어 영양실조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원영이의 키는 112.5㎝로 같은 또래의 하위 10% 수준이었고, 몸무게는 15.3㎏으로 저체중이었다.  이밖에 왼쪽 쇄골은 엇갈린 상태로 확인돼 오래전 외상을 입고 자연 치유되는 과정이었던 것으로 관찰됐다.  경찰은 국과수 소견을 토대로 계모와 친부에게 살인죄 적용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환절기 보약 먹으려는데…좋은 ‘녹용’ 고르는 꿀팁은?

    최근 환절기를 맞아 기운을 보강하기 위해 보약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좋은 한약재를 고르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중국산 한약재도 많이 수입돼 품질이 좋은 국산 한약재를 고르는 방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홍삼과 함께 보양식품으로 가장 선호도가 높은 ‘한방녹용’은 비전문가들이 좋은 약재를 고르기가 어렵다. 11일 한의학 전문가 및 녹용 생산업계에 따르면 좋은 녹용은 뼈의 골밀도에 따라 분골, 상대, 중대, 하대로 나뉜다. 녹용의 품질을 좌우하는 것이 뼈의 골밀도이기 때문이다. 녹용 중에서 분골은 10%, 상대 20~30%, 중대 30~40%, 하대 30% 정도다. 분골은 녹용 부위 중에서도 세포 활동이 가장 활발한 부위로 조직이 매우 치밀하다. 판토크린과 강글리오사이드 등 핵심 성분이 많다. 녹용 전체 부위 중 가장 좋은 부위로 가격도 가장 비싸다. 상대는 조직이 치밀하고 부드러우며 연한 갈색을 띈다. 녹용 중 효력은 분골 다음으로 꼽히며 상대 자체로도 최상급 녹용으로 볼 수 있을 만큼 효능이 뛰어나다. 중대는 적색이나 갈색을 띄며 상대와 가까운 윗 부분은 조직이 치밀하고 부드럽다. 혈관과 세포의 경화가 일부 진행된 부위이지만 녹용으로서의 효능은 좋은 편이다. 하대는 각질화돼 딱딱하고 큰 구멍이 숭숭 뚫려 있으며 테두리 부분에 흰색이 보인다. 다른 부위에 비해 녹용으로서의 효력은 약하지만 무기질이 풍부하다. 녹용 제품을 27년 동안 판매한 천리원영농조합 관계자는 “최근에는 생녹용 상태의 분골 녹용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면서 “분골은 채취량이 매우 적고 녹용 부위 중 가장 뛰어난 효능을 보이는 귀한 약재인만큼 농장 등에 방문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구매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7] 좋은 식습관이 정말 암을 예방해줄까

    암을 두려운 질병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줄곳 회자되는 금언이 바로 ‘좋은 식습관으로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음식을 찾아 나서고, 좋은 식습관을 체화하기 위해 고민들도 합니다. 이런 가운데 생겨난 새로운 풍조를 반영해 ‘힐링 푸드(Healing Food)’나 ‘웰빙 푸드(Well-being Food)’ 같은 개념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헷갈리는 일들이 뒤를 이었습니다. 암은 타고난 기질, 즉 유전적인 소인이 문제라는 인식입니다. 많은 저명 학자들이 유전학적·분자생물학적 근거와 함께 이런 논지를 폈습니다. 이런 논리를 의학계에서는 정설로 인정합니다. 암은 발현 통로가 어디든 유전적인 소인이 유력한 발병 원인이라는 것이지요. 실제로 의료계에서 제시하는 수많은 암 관련 자료나 정보에는 어김없이 ‘가족력’이라는 게 거론됩니다. 간단하게 말해 ‘당신의 가족 중에 누군가가 특정 암을 앓은 전력이 있다면, 당연히 당신도 그 암의 위험군에 포함된다’는 논리입니다. 이런 환자들은 진단 과정에서부터 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혈통을 따라 유전적 소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찰·관리해야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의료 소비자들은 이 대목에서 혼란을 겪습니다. “좋은 식습관이 암을 예방해 준다고 해서 좋다는 것만 골라 먹었는데, 헛물만 켠 거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좀 막연하지만 “좋은 식습관이 유전적 소인까지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줄 꺼야”라고 믿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혼란을 일소할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글을 씁니다. 이 글은 대한암예방학회(회장 김나영)의 결정과 권고를 근거로 쓴 것임을 밝힙니다. 또, 광범위한 암을 모두 다룰 수 없어 음식과 가장 깊은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대장암을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참고로, 대한암예방학회는 1996년에 설립된 전문 학회로, 암 예방과 관련된 기초 및 임상과 관련된 연구자들이 모인 공신력 있는 단체입니다. ‘암 예방을 통해 국민건강 증진에 이바지한다’는 미션(Mission)만 봐도 이 학회의 정체성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식습관이다” 에둘러 갈 것 없이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래도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2000년 미국 하버드 의대는 자체적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70% 이상의 대장암이 식습관 및 생활습관을 개선함으로써 예방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버드 의대는 이어 2009년에 ‘대장암 예방 모델연구 결과, 생활습관이 좋지 않은 여성은 생활습관이 좋은 여성에 비해 대장암에 노출될 위험성이 4배 이상 높았다’고 발표했습니다. 대장암 발병군에서 70%나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미국 대장암 환자 10명 중 7명은 환자 자신의 가족력과 상관없이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꿈으로써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나머지 3명이 유전성에 따른 불가피한 발병이었음을 인정(물론 연구 결과에 이런 내용이 포함되었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한다 하더라도 대장암 예방에 있어 바른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늠하게 하는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나 미국은 전 세계를 통틀어 대장암으로 인해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나라이며, 대장암 연구 분야에서도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많은 임상 실적으로 가진 나라입니다. 우리가 대장암을 말할 때 위험요인으로 자주 거론하는 ‘서구식 식생활’이란 바로 미국인의 일반적인 식생활을 의미합니다. 즉, 과다한 붉은 살코기 섭취, 패스트푸드 등 인스턴트 음식에 대한 높은 의존도, 권고 기준치를 훨씬 넘어선 당분 및 나트륨 섭취와 지나친 흰 밀가루 사용 등이 여기에 해당되지요. 이런 문제 때문에 미국은 우리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해 암 연구 및 진단·치료를 위한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한 나라이기도 합니다.미국에서 수행된 연구 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여기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식습관은 그렇다 하더라도 생활습관을 바꿔서 사는 게 가능한 일이냐고 반문할 사람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말하는 생활습관의 개선이 자신이 살아온 삶 자체를 개조하는 그런 큰 변화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먹는 음식(섭취한 총열량)에 비해 크게 부족한 운동량을 늘리라거나 식사나 수면 패턴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라는 정도이니까요. 미국 등 다른 나라는 모르겠지만, 우리 나라에서 좋은 식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지출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지나친 상업주의의 폐해일 수도 있고, 일단 몸에 좋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식품은 하나 같이 너무 비싸니까요.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몰라서가 아니라 엄두가 안 나서 뻔히 보이는 좋은 음식을 먹지 못하는 일도 많습니다. 좋은 식습관의 기본인 ‘좋은 음식’을 두고 더러는 “돈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호사”라고 시덥잖게 받아들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배추나 시금치, 토마토만 해도 그렇습니다. 생산자는 생산 원가도 못 받는다고 아우성인데, 소비자들은 비싸서 못 먹겠다고 볼멘 소리들입니다. 이유는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유통 마진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이거 돈 좀 되겠다 싶으면 유통업체들이 과점을 한 뒤 비싼 이문을 붙여 시장에 푸는 것이지요. 그래서 ‘직구’라는 방식이 부각되고 있지만 아직은 규모가 유통 혁명으로 이어질 수준은 아닙니다. 그러니 정부가 나서 유통 단계도 줄이고, 지나친 유통 마진도 규제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여기에도 ‘자유’나 ‘자본주의’의 논리가 개입되는 모양입니다.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은 흔히 ‘자유’를 ‘내 맘대로’라고 해석하고, ‘자본주의’를 ‘돈 놓고 돈 먹는 게임’으로 아니까요. 하지만 틈새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유통마진이 쏙 빠진 ‘꽤나 좋은 식재료’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필자의 경우 주거지에서 가까운 둔촌동 재래시장이나 성남 모란시장, 양평 재래장 등을 자주 갑니다. 요새는 대형 마트에 밀려 갈수록 규모가 줄고, 그래서 거래되는 품목도 제한적이지만 철 바뀔 때마다 당기는 체철 식재료는 싸게 구할 수 있습니다. 또 대형 마트라도 다 같지는 않습니다. 거기도 들여다 보면 ‘번개 세일’ 등 틈새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도리없는 일입니다. 당장은 좋은 음식을 위해 좀 더 많은 수고를 할애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장암을 이기는 좋은 식생활이란 대한암예방학회의 권고에 따르면 ‘대장암을 이길 수 있는 식생활’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과식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과식 자체가 대장암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는 없지만, 과식이 비만을 초래해 대장암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과식을 경계하라는 뜻이지요. 다음은, 밥의 문제입니다. 밥은 한국인의 주식이지만, 최근에는 이런 전통 주식 패턴이 빠르게 해체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빵과 패스트푸드 등 밀가루 제품이 밥의 자리를 대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밥이나 빵을 먹을 때는 최소한의 경계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주식 원료는 고탄수화물식이어서 자칫 혈당의 변화를 초래하기 쉽고, 이런 혈당 문제는 당뇨병으로 이어져 비단 대장암 뿐만 아니라 갖가지 부작용을 초래니까요. 따라서 밥이나 빵을 먹을 때는 백미 대신 현미나 잡곡을 먹는 게 좋습니다. 현미밥이나 통밀빵을 먹는 방식인데, 이런 음식은 식감이 떨어지지만, 확실히 탄수화물 섭취량은 줄여 주고, 식이섬유 섭취량을 늘려줍니다. 이런 섭생을 ‘당지수가 낮은 탄수화물 섭취’라고 합니다. 당지수란, 탄수화물을 섭취한 뒤 체내에 흡수되는 속도를 감안해서 당질의 질을 비교할 수 있도록 수치화한 것입니다. 당지수가 높은 식품을 섭취하면 체내에서 혈당 수치를 빠르게 올려 2차적으로 대장암 발병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채소와 해조류, 버섯류를 자주 먹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짜지 않게 조리한 야채를 자주 먹으면 양질의 식이섬유와 비타민, 칼슘을 비롯한 무기염류 섭취량이 늘어나 장 건강은 물론 인체 대사활동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과일도 대표적인 권장 식품이므로 매일 적정량을 먹어줘야 합니다. 단, 과일은 생과일 상태로 먹는 것이 좋으며, 한 번에, 한 가지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한 가지 짚고 갈 것은, 채소와 과일의 경우 대장암과의 연관성이 최종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인식은 대장암 예방에 나쁠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질환에서 이런 식료품이 보이는 유효성을 감안할 때 과일과 채소가 유익하다고 판단할 근거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바람직한 섭생을 말할 때마다 강조하지만, 가능한 쇠고기·돼지고기와 햄·베이컨·소세지 등 육가공식품의 섭취량을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신 닭고기와 생선·두부 등을 먹으면 육류 섭취 제한에 따른 단백질 부족분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습니다. 육가공식품의 문제는 붉은 살코기를 많이 먹는다는 생각조차 없이 많이 섭취하게 하기도 하지만, 가공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나트륨이 들어갈 뿐 아니라 착색제와 보존제, 합성 향료 등 많은 첨가물이 들어가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최근 소세지 등 육가공식품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가 전 세계 육가공 단체 등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만, 그 발표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붉은 살코기를 아주 안 먹고 살 수는 없는데, 적당한 양을 먹더라도 먹는 방법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고기를 구워서 먹을 때 가능하다면 숯불로 굽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 타지 않게 조리해 먹어야 합니다. 아시겠지만 단백질을 비롯한 육류는 고온에서 탈 때 발암물질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땅콩이나 호두, 잣 등 견과류를 매일 조금씩 먹어주면 좋습니다. 견과류에는 불포화지방산, 섬유소, 각종 미네랄 등 영양소가 풍부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견과류도 과다하게 섭취하면 고지혈증이 심해지고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사실, 지금과 같은 영양학이 정립되기 전에도 견과류는 좋은 식품으로 꼽혔습니다. 특정 영양 성분을 생각했던 건 아니고, 껍질이 딱딱한 과실류는 땅의 정기를 한껏 품어서 먹으면 기를 축적할 수 있다고 믿었던 까닭이지요. 어느 새 대장암 위험국가가 된 한국 우리 나라에서 대장암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많았던 위암이 감소 추세인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2010년 전국 암 발생률을 보면 남성 암의 경우 위암에 이어 대장암이 2위에 올라 있습니다. 여성 암도 갑상선암과 유방암에 이어 3위에 오를만큼 빈발합니다. 이런 대장암의 위험인자로는 고지방·고열량식과 육류가 꼽히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서양식이 대장에 좋은 섭생이 아니라는 점은 자명합니다. 반면, 한식은 고섬유식이어서 대장암의 발생 빈도를 낮춰주는데, 문제는 갈수록 한식의 식탁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수많은 건강상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이 알게, 모르게 서구형 식단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 나라에서 대장암 발생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현상이 식생활의 서구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시겠지만, 대장암은 대표적인 서구형 암이었습니다. 불과 30∼40년 전만 하더라도 임상 사례가 많지 않아서 우리 나라에서는 대장암 연구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만큼 한국에서는 희귀했는데,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3대 암에 들어있으니, 그동안 우리의 먹거리와 섭생이 어떻게 바뀌었는 지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장암은 무엇을 먹느냐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물론 유전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앞에서 거론한 식생활과 대장암의 밀접한 관련성을 이로써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개최된 대한암예방학회에서 이정은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영양학 측면에서의 대장암 예방을 주제로 한 연구를 통해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교수는 대장암 발생율을 높이는 확정적인 요인으로는 붉은 살코기와 가공육, 복부비만과 남성의 음주를 들었고, 가능성이 높은 요인으로는 여성의 음주를 꼽았습니다. 반대로 대장암의 발생율을 낮추는데 유효성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식품으로는 마늘과 우유, 칼슘을 명시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 분석에서도 앞서 거론한 문제는 거듭 확인이 됩니다. 밥이든, 빵이든 다 탄수화물의 주요 공급원이지만, 이 두 가지를 같은 선상에 놓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밥을 먹을 때 필요한 반찬류에는 채소류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빵과 함께 먹는 식품은 주로 치즈, 버터 등 유제품이나 단 맛이 강한 잼류이지요. 같은 탄수화물 창고이면서도 밥과 빵을 달리 보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건강 상의 관점에서는 빵보다 밥이 우위에 있다는 뜻입니다. 확실히 빵류는 밥보다 간편하게 식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적당하게 가미해 입맛을 돋우기에도 좋습니다. 빵의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은 더 편하고 싶고, 입맛 당기는 대로 음식을 취하려는 현대인의 취향이나 욕구를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이 현상을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 나라에서 치솟고 있는 대장암 발생율이 당장 떨어질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그들이 우려하는 식생활의 문제가 단기간에 개선될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건강을 걱정한다면, 먹고 싶은 것만 먹어서는 곤란합니다. 먹어줘야 되는 것을 먹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래서 어쩌라는 말이냐고요?” 만약 누군가가 “그래서 어쩌라는 말이야”라고 반문한다면, 정답은 이미 수도 없이 나와있다고 설명할 도리 밖에 없습니다. 개개인의 실천의 문제일 뿐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앞서 서구형 식단이 문제라고 지적했지만, 이를 서양 사람들이 먹는 모든 음식이 문제라고 인식해서는 곤란합니다. 거기에도 틀림없이 건강한 식단이라는 게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걸 즐겨 먹습니다. 그 쪽의 문제는 이런 각성이 일어나기 전의 식단을 말하는데, 그런 식단은 채소류에 비해 기형적으로 육류가 많고, 짤 뿐더러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의존도가 상상 이상으로 높습니다. 이런 식단의 문제를 간파한 뒤 서구인들이 주목한 것이 바로 지중해 식단(Mediterranean diet)입니다. 붉은 살코기의 양을 최대한 줄인 대신 싱싱한 해산물과 야채, 과일, 발효식품과 올리브유가 어우러진 식단인데, 이런 추이를 반영해 개선·개량한 식단이 ‘DASH(Dietary Approaches Stop Hypertension diet)’입니다. 또 미국 정부에서도 따로 ‘미국 건강식사 지표(Healthy Eating Index)’라는 걸 만들어 보급하고 있는데, 핵심 내용은 육류 섭취량의 제한 및 저지방 육류 섭취 권장, 나트륨 섭취량의 저감, 채소와 과일 섭취량 확대, 패스트푸드와 지나친 당류 섭취 제한 등입니다. 당연히 국내에서도 수 없이 많은 웰빙 식단이 만들어 졌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개가 상업적 이해와 관련이 있어 선뜻 취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좋은 식단을 만드는 수고를 감내하자는 것입니다. 좋은 음식이 대장암을 예방한다는 사실, 비단 대장암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암을 예방하는데 있어 좋은 식단의 순기능이 확인된 마당에 이를 주저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 좋은 식단이 꼭 비싼 비용을 치르는 것도 아닙니다. 육류 섭취를 제한하는 것만 해도 그렇습니다. 우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붉은 살코기를 어떤 식품으로 대체해도 상대적으로 경제적입니다. 또 야채나 과일도 비싼 것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과의 때깔이 좋다고 맛까지 좋은 것은 아닙니다. 품질 등급을 정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영양 분석이 아니라 겉모양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불량식품만 아니라면, 그래서 모든 식품을 백화점에서만 구입해야 한다는 편견을 갖지만 않는다면 쌀과 밀가루의 구입 비용을 적절히 줄이는 대신 이를 유효성이 검증된 다른 식품 구입에 사용하게 되는만큼 식단을 바꾼다고 당장 가계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요. 암은 무섭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예방할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니 일상적으로 암의 공포감에만 주목해 스스로 위축되고 주눅 들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예방책을 수용해 건강을 얻으려는 의지와 노력이 더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필자가 강조하는 결론을 다시 한번 짚습니다. ‘좋은 음식을 바로 먹는 좋은 식습관은 암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대장암이 그렇지만, 다른 암에도 두루 적용되는 중요한 원칙입니다.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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