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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델 출신 멜라니아, 가수 출신 리설주 이번엔 만날까

    모델 출신 멜라니아, 가수 출신 리설주 이번엔 만날까

    두 번째 북미정상회담이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국 정상이 부부 동반외교를 선보일 지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는 27일부터 1박 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최소 1회 이상의 만찬이 예상되는 만큼 퍼스트 레이디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리설주 여사의 만남이 성사될 지 주목된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에는 퍼스트 레이디가 동행하지 않았다. 멜라니아 여사는 신장 질환 수술을 받은 뒤 백악관에 머물렀다 리 여사의 불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대국에 맞추는 의전 관례상 동행하지 않은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이번에는 1차 때와는 달리 일정이 당일치기에서 1박 2일로 늘어나 만찬 등 공식일정이 준비될 가능성이 크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부부동반으로 회담이 진행될 수 있다. 패션모델 출신의 멜라니아 여사와 가수 출신의 리설주 여사가 서로의 매력을 주고받으며 정상회담 무대를 돋보이게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퍼스트레이디 외교는 다소 딱딱하게 흘러갈 수 있는 정상회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정상외교의 또 다른 축으로 꼽힌다. 양국 수장이 협상을 벌일 때, 여기에 함께하지 않는 배우자들은 별도 일정을 소화하면서 각자 원하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한다. 리 여사가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서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 김 위원장의 첫 방중에 함께하면서부터다.이후 리 여사는 1·3차 남북정상회담, 3·4차 북중정상회담에 함께하며 자신의 ‘카운터 파트’ 김정숙 여사, 펑리위안 여사를 만났다. 리 여사는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공식 환영·환송 행사 때는 물론이거니와 문 대통령 부부와 백두산 정상을 함께 밟으며 퍼스트레이디로서 손님을 맞이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리 여사는 김정숙 여사가 옥류아동병원과 김원균명칭음악종합대학 등을 참관할 때 동행하며 말동무가 되어줬으며, 두 사람이 같은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둘만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를 놓고 김정은 체제에 들어 선대와 달리 다른 나라와 동일한 관례에 따라 외교를 펼치는 ‘정상국가’ 면모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한편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만남도 성사될 지 관심을 모은다. 김 부부장은 지난 남북·북미·북중정상회담에 김 위원장을 가장 가깝게 보좌하며 사실상 비서실장 역할을 수행했다. 이방카 보좌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신뢰하는 최측근 참모다. 두 사람이 하노이 회담에 동행할 경우 북미 여성 실세의 친교도 기대할 수 있다.두 사람은 지난해 2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했지만 만난 적은 없다. 당시 올림픽 개막식에는 김 부부장이, 폐막식에는 이방카 선임보좌관이 각각 참석했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도시의 흐름 위에서 서핑하기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도시의 흐름 위에서 서핑하기

    얼마 전 홍콩 여행을 갔다. 홍콩섬을 구경하고 숙소가 있는 침사추이 쪽으로 넘어가는 전철을 타러 센트럴역으로 향했다. 마침 퇴근 시간이라 많은 사람들이 전철을 타러 몰려들고 있었다. 서울의 출퇴근 전철에 단련된 내가 느끼기에도 움직임의 속도가 아주 빨랐다. 신기하게 큰 물웅덩이가 작은 구멍 안으로 쏙 빠져들 듯이 질서 있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 탑승했다. 그들에게는 나와 달리 이 속도가 익숙해 보였다. 호텔로 돌아와 내가 가 본 도시들을 떠올려 보니 싱가포르, 도쿄, 파리는 꽤 빠른 편이었고, 빈은 살짝 느린 것 같았다. 모두 대도시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체감 속도가 조금씩 다를지 궁금해졌다.영국 하트퍼드셔대학의 리처드 와이즈먼은 2007년 32개 도시민의 보행 속도를 측정했다. 거주지 근처에서 18미터를 걷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싱가포르가 10.55초로 1위였고 그 뒤를 코펜하겐, 마드리드가 바짝 쫓았다. 가장 느린 곳은 말라위의 한 도시로 31초였다. 20년 전에 같은 방식으로 한 연구와 비교하니 평균 10% 정도 빨라진 것이었다. 삶의 페이스가 빠른 곳일수록 공공장소의 시계가 정확하다는 연구도 있었다. 속도가 빠른 도시의 공통점으로 높은 소득수준을 지목했는데, 상대적으로 단위 시간이 큰 가치를 갖고, 빠른 템포는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믿음이 체화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니 시계도 딱딱 맞아야 했다. 이렇게 빠른 템포를 가진 도시일수록 심혈관 질환의 발병률은 증가하지만, 삶의 만족도는 높았다. 서울의 속도는 어느 수준일까. 홍콩보다는 느리고, 파리나 런던보다는 빠른 정도? 분명한 것은 상위권에 속한다는 것이고 삶의 페이스를 맞추는 다이얼은 점점 빠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 개인이 아무리 천천히 살아가려 한다고 해도 집단의 분위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속도의 기준점은 빠른 쪽으로 맞춰지는 것이다. 그러니 시계는 정확해야 하고, 조금만 늦어도 짜증이 나고, 굼뜬 사람을 보면 게으르다는 선입견을 아주 빨리 갖게 돼 버렸다. 매일 거울을 보며 천천히 살아야지 마음먹지만 10분만 약속에 늦어도 짜증이 난다. 여기에 반작용으로 슬로라이프를 지향하자는 목소리도 커졌다. 탈도시를 선언하고 귀농하거나, 자연인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휴가도 여러 군데를 다니기보다 한 곳에서 머무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었다. 하지만 동경만 할 뿐 실행은 어려워한다. 귀농을 택한 사람들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더 많다. 그럼에도 슬로라이프, 자연으로의 복귀를 외치며 도시의 빠른 속도를 불편해하며 살아야 할까. 차라리 적극적 적응의 태도로 바꾸는 건 어떨까. 느림, 내려놓음, 평온함을 우위에 놓고 역동성, 빠른 변화, 속도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는 건 분명하다. 나도 그러고 싶다. 그러나 먹고사는 게 녹록지 않으니 그럴 수 없고, 기회가 많은 도시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인정하고, 빨라진 속도에 맞춰 흐름을 타 서핑을 하려는 현실적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한다. 왜냐하면 그냥 벗어나 버리기엔 도시의 장점이 꽤 많다. 도시의 삶은 개인화, 파편화돼 있다고 흔히 말한다. 하지만 그 고립감은 문을 열고 나와 5분만 걸어 커피 전문점에 가는 순간 줄어들지만, 산속에 혼자 산다면 문밖으로 나온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다. 또 도시에서 10년을 살면 충분히 그 도시를 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농촌에서는 여전히 외지인으로 인식되며 겉도는 일이 허다하다. 더욱이 도시는 독특한 소수 취향의 생활방식에 관용적이고 다름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어 도시가 아니었으면 초기에 억압돼 버렸을 개인적 취향을 키울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보니 도시에서 사는 내 모습이 처량하고 불쌍한 처지만은 아닌 것 같다. 언젠가는 가겠다며 매일 전원생활을 꿈꾸며 도시의 삶을 우울해하기보다 도시의 속도, 확장성, 모호함, 개인성을 즐기고 적극적으로 적응하는 개방적 마음이 도시에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인 사람에게는 꼭 필요하다. 귀농은 원한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같이 도시에서 태어나 어른이 돼 버려 여기를 떠나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 [사진들] 자연이 굴린 눈사람, 영국 말보로 언덕에 나타난 ‘스노 롤러스’

    [사진들] 자연이 굴린 눈사람, 영국 말보로 언덕에 나타난 ‘스노 롤러스’

    누가 눈사람 굴리듯 만든 것이 아니다. 자연이 스스로 빚어낸 신기한 형상이다. 영국 윌트셔주 말보로에 사는 브라이언 베일리스(51)가 지난 2일(현지시간) 해 뜰 때 포착했는데 여섯 개의 ‘스노 롤러스’ 현상을 발견했는데 얼마 안 있어 다 부서졌다고 BBC가 전했다. 자신의 집 마당 근처에서 발견했는데 처음에는 누군가 굴린 것으로 생각했으나 자세히 보니 발자국이 눈에 띄지 않았다. 사실 바람이 너무 세도, 약해도 이런 눈뭉치가 절로 굴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주 이상적인 바람 세기가 주어졌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삼림 노동자인 베일리스는 “이런 현상은 과거에 보지 못했던 일”이라며 “가까이 접근했을 때는 그 중앙 틈을 통해 햇볕을 볼 수 있었다. 말도 안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BBC 일기예보를 담당하는 이언 퍼거슨도 모든 조건이 완벽해야 스노 롤러스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아주 희귀한 일”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모든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일어나는 현상이다. 완만하고 식물들이 자라지 않는 언덕배기라면, 이 경우에는 말보로 근처가 딱인데, 이런 것들이 만들어질 가능성을 높여준다. 얇은 눈이 깔려 있어야 하고 표면에는 얼음이 존재해야 하는데 너무 딱딱하게 달라붙어선 안된다. 여기에 기온, 습도, 풍속 등의 변수가 모두 적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공짜 공공 이모티콘 알고 보니 ‘혈세 먹는 하마’였다

    공짜 공공 이모티콘 알고 보니 ‘혈세 먹는 하마’였다

    55개 기관서 4년 동안 80회 이상 제공 16억 ‘줄줄’… 1회 제작비 최대 3630만원 복지부·질병관리본부·교육부 1억 지출 “예쁘지 않아서 잘 안 쓴다” 실효성 의문최근 카카오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모티콘을 만들어 나눠 주는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무료를 앞세우고 있지만 수천만원대 비용이 들어가는 데다 효과도 크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15일 서울신문이 각 기관에 정보공개 청구를 한 결과에 따르면 2015~2018년 4년 동안 적어도 55개 기관에서 80회 이상 이모티콘을 무료로 배포했다. 퀴즈를 풀거나 이벤트에 참여하면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기관이 운영하는 SNS 계정을 구독하면 이모티콘을 주는 식이다. 그렇다면 ‘무료 이모티콘’은 정말 공짜일까. 전 공공기관 전문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유행처럼 이모티콘 제작 열풍이 일고 있다”면서 “SNS에 내는 배포 비용 외에 기존 캐릭터를 활용할 경우 지불하는 저작권 비용이나 자체 캐릭터를 만드는 비용 등 전체 비용은 수천만원대”라고 밝혔다. 네이버나 텔레그램을 통해 이모티콘을 주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용층이 넓은 카카오를 쓴다. 판매용이 아닌 기업이나 기관이 만드는 브랜드 이모티콘 사업에서 공공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아 별도 담당자까지 둘 정도다. 카카오에 따르면 브랜드 이모티콘은 개당 배포 비용이 400~1400원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최소 구매금액이 1000만원이어서 적어도 1만~2만개를 배포한다. 디자인 업체에 따로 내는 제작비는 회당 최소 200만원에서 최대 3630만원에 달한다. 정보공개 청구 결과에 따르면 최근 4년 동안 적어도 16억 6185만원의 예산이 이모티콘 제작과 배포에 투입됐다. 이 중 절반이 넘는 9억 7599만원이 지난 한 해 동안 쓰였다. 1억원 이상 쓴 기관은 보건복지부(1억 3564만원), 질병관리본부(1억 450만원, 제작비 제외)와 교육부(1억 763만원) 등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도 9930만원을 썼다. 이모티콘에 얼마를 썼는지조차 모르는 기관도 적지 않아 실제 투입된 예산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가족부는 정보공개를 요구하자 “이모티콘을 제작한 적이 없다”고 했다가 2016년 8월에 여가부가 만든 이모티콘을 제시하자 1620만원을 썼다고 정정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2015년과 2016년에 적어도 2차례 만들었지만 “해당 사항 없다”고 답했다. 2017년 3월 이모티콘을 배포했던 국립중앙박물관은 “문화재단에 해당 사업을 했던 직원이 퇴사해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015년 제작 사실이 확인됐지만 “모든 부서가 회신을 하지 않았다”며 정보가 없다고 처리했다. 적잖은 세금이 들더라도 효과가 크면 장려할 만하다. 그러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모티콘을 받은 사람 대부분은 “한 번 받고 예쁘지 않아서 잘 쓰지 않는다”, “친구를 추가해 이모티콘만 받았다가 도로 친구에서 삭제했다” 등의 반응이다. 이 때문에 SNS로 정책이나 행사를 홍보하려던 기관은 구독자수(플러스 친구수)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차례 이모티콘을 만들게 된다. 서울시 한 구청 관계자는 “재난 관련 정보를 카카오로 제공하겠다는 지자체나 기관도 있지만 모든 주민이 카카오를 쓰는 것도 아닌 데다 이미 문자로 재난 등은 폭넓게 알릴 수 있어 카카오 계정 자체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이모티콘 디자인이 기획 의도와 상충되거나 오히려 홍보하려는 정책에 반감만 키우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세종시는 지난해 10월 한글날에 세종대왕 얼굴을 딴 ‘내가 이러라고 한글을 만들었나’라는 이모티콘을 내놨다. 그런데 말풍선에 담긴 문구에 세로쓰기를 적용하면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도록 잘못 썼다. 이모티콘을 받은 A씨는 “세로쓰기 방향이 틀려 이모티콘을 받고 황당했다”면서 “한때 다운로드가 멈췄기에 디자인을 수정할 줄 알았는데 디자인은 그대로였다”고 지적했다. 2015년 고용노동부는 이모티콘으로 임금피크제 등을 홍보하려다 구설에 올랐다. 당초 10만개를 배포하려 했지만 6만 5000명이 받는 데 그쳤다. 물론 카카오톡으로 이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도움을 주는 기관들도 있다. 우편 도착 정보를 알려주는 우체국은 이날 기준 730만명이 친구로 등록돼 있다. 여러 질환에 대한 예방법 등을 알리는 질병관리본부도 15만 2000여명이 구독 중이다. 카카오톡은 문자 발송 비용의 절반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이모티콘으로 공공기관의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해 친근함과 인지도를 높이는 것 외에도 SNS 자체 활용도를 높일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는 신용보증기금(2월), 경기 안양(상반기), 경기 광주(하반기) 등의 기관이 카카오 이모티콘을 배포할 계획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복수가 돌아왔다’ 유승호 vs 곽동연, 극과 극 회장선거 유세 포착

    ‘복수가 돌아왔다’ 유승호 vs 곽동연, 극과 극 회장선거 유세 포착

    ‘복수가 돌아왔다’ 유승호와 곽동연이 과거 악연을 증폭시키게 된, 극과 극 분위기의 회장선거 유세를 펼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유승호와 곽동연은 SBS 월화드라마 ‘복수가 돌아왔다’(극본 김윤영, 연출 함준호, 제작 슈퍼문 픽처스, 이하 ‘복수돌’)에서 각각 ‘이슈 남’이 된 후 복수를 위해 9년 만에 설송고로 돌아온 강복수 역, 강복수에게 애증과 열등감이 있는 설송고 이사장 오세호 역을 맡았다. 극중 두 사람은 9년 전 시작된 악연을 이어오며 수정(조보아)을 사이에 둔 날선 대립으로 안방극장에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17, 18회 방송분에서는 세호(곽동연)의 협박을 받은 복수(유승호)가 경현(김동영), 민지(박아인)와 함께 복수를 위해 움직이는 모습이 펼쳐졌다. 하지만 세 사람이 설송고 내 비리를 하나하나 찾아가는 가운데, 세호 또한 복수가 속해있는 들꽃반을 강제 전학시킬 계획을 세우는 등 복수에 대한 압박을 시작하면서, 두 사람의 불꽃 튀는 대립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유승호와 곽동연이 과거 고교시절 설송고 전교 회장 선거에 나선 모습이 포착됐다. 극중 복수와 세호가 설송고 회장선거를 위해 설송고 학생들 앞에서 유세를 하는 장면. 복수는 여유로운 미소로 학생 하나하나와 눈을 마주치며 자신감 넘치는 제스처를 취하는 반면, 세호는 잔뜩 긴장해 굳어진 표정으로 연설을 이어가고 있다. 전교 꼴등 복수와 전교 2등 세호 중 과연 누가 전교 회장이 됐을지, 그리고 두 사람의 연설은 어떤 내용일 지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유승호와 곽동연의 ‘회장선거 유세 현장’은 경기도 화성시 한 고등학교에서 촬영됐다. 이 장면 촬영에는 두 배우와 더불어 유세 현장에 참관하는 엑스트라 학생들이 출동, 호흡을 맞췄다. 유승호와 곽동연은 서로의 연설을 지켜보면서, 대사와 시선처리 하나하나를 꼼꼼히 봐주는 리허설을 마쳤던 터. 이후 촬영이 시작되자 곽동연은 긴장감에 굳어진 표정으로 딱딱한 연설을 하는 오세호를, 유승호는 특유의 능청스러움이 한껏 묻어나는 강복수를 연출했다. 두 배우가 표현해낸 극과 극 분위기를 지닌 회장후보 자태에 스태프들의 칭찬과 박수가 쏟아졌다. 제작진 측은 “지난 방송에서 복수가 설송고의 비리를 찾아내고, 세호는 들꽃반을 전학시키려는 날선 대립구도가 가중됐다”며 “과거 회장 선거 당시 복수와 세호에게 또 어떤 스토리가 있었을지,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SBS 월화드라마 ‘복수가 돌아왔다’는 14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눈보라 보듬고 칼바람 맞으며 한겨울 버텨내…황태, 그 이름을 얻다

    눈보라 보듬고 칼바람 맞으며 한겨울 버텨내…황태, 그 이름을 얻다

    설악과 대관령 겨울바람을 맞으며 노랗게 익어가는 황태는 추위가 반갑다. 올해도 어김없이 강원 인제 청정 내설악과 평창 대관령 마루금 바람골마다 펼쳐진 덕장에는 명태가 주렁주렁 내걸려 황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명태가 황태가 되어 식탁에 오르기까지 세른세 번의 손질이 필요할 만큼 정성이 들어간다. 혹한의 칼바람 속에 겨우내 얼었다 녹기를 수십 차례, 부들부들한 속살에서 뽀얗게 우러난 황태국은 최고의 해장국으로 꼽힌다.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맹추위 속에서 덕장을 지키는 황태 지킴이들의 손길이 어느 해보다 바쁘다. 올해는 초겨울부터 추위가 이어지면서 어느 해보다 품질 좋은 노랑태(황태) 생산이 기대된다. 술꾼들의 해장국으로, 여성들의 다이어트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은 황태의 세계를 들여다본다.●실향민들이 개척한 백담사 입구 ‘황태 마을’ 내설악을 끼고 국내 최대 황태 덕장이 펼쳐진 인제군 북면 용대리는 황태의 본고장이다. 명성에 걸맞게 해마다 겨울이면 바람이 불어오는 골짜기마다 황태를 말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400여명 주민들이 모여 사는 용대3리에만 모두 22곳의 덕장(전체 면적 23만 1000㎡)이 있다. 이곳에서 국내 황태의 70%가량이 생산된다. 해마다 3000만 마리, 2만여t의 황태가 만들어져 6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는 곳이다. 한겨울 동안 내설악의 칼바람과 눈보라를 맞으며 익어가는 황태들이 산골마을의 경제 중심에 있다. 설악산 백담사 입구에 있는 용대리가 황태마을이 된 것은 그리 머지않다. ‘살이 노란 명태’란 뜻의 황태는 함경도가 본고장이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북강원 원산 출신 실향민들이 용대리에서 황태를 건조하기 시작하며 남한지역의 황태 역사가 시작됐다. 전쟁 이후 아바이마을 등 속초를 중심으로 터전을 마련하고 생활하던 실향민들이 용대리가 남한에서 황태 생산의 천혜 조건을 구비한 적격지임을 알고 1963년 무렵부터 덕장을 만들어 황태를 생산해 왔다. 황태가 되는 데 필요한 바람과 추위, 눈의 3대 요소를 모두 갖춘 땅이 바로 용대리였기 때문이다.●4개월 가량 얼렸다녹였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 명태가 영양 만점의 황태가 되려면 밤낮 기온 차가 커야 하고, 한낮의 온도가 영하 2도 이하여야 한다. 내장을 빼낸 명태를 영하 10도 이하의 기온 차가 심하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 추운 지역에서 낮에는 녹이고 밤에는 꽁꽁 얼리면서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약 4~5개월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하면서 서서히 말리면 살이 노랗고 솜방망이처럼 연하게 부풀고 고소한 맛이 나는 황태가 된다. 눈 등 적절한 수분 공급도 필수다. 육지의 바람과 해상의 기운이 계곡에서 절묘하게 만나는 용대리는 그런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곳이다. 삼한사온(三寒四溫)의 내설악 골짜기 바람은 겨우내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는 백설과 함께 명태를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시키며 황태로 변신시키기에 적격이다. 이강열 용대리 황태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용대리 황태는 하늘과 더불어 만들어진다”며 “황태는 눈, 바람, 추위 삼박자가 맞아야 하는데 지난겨울에도 그랬지만 올겨울에도 한파가 이어지면서 최상품의 품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두대간 바람과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평창 대관령에도 대단위 황태덕장이 산재해 있고, 최근에는 고성, 영월 등에서도 황태가 만들어지는 등 바람, 추위, 눈 등 여건이 맞으면 강원도 산골짜기 어디서든 황태가 생산되고 있다. 명태를 계곡에서 4개월가량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해 탄생시키는 것이 황태라면, 북어는 바닷가에서 한 달 동안 바람에 말려 만든다. 명태는 또 싱싱한 생물 상태의 ‘생태’, 얼린 것을 ‘동태’, 말린 것을 ‘북어’, 하얗게 말린 것은 ‘백태’, 검게 말린 것은 ‘흑태’, 딱딱하게 마른 것은 ‘깡태’ 등 불리는 명칭만 35가지가 넘는다. ●고단백 자연식품으로 해독·다이어트에 좋아 명태가 마르면서 황태가 되면 단백질의 양은 2배로 늘어나는데 단백질이 전체 성분에서 56%를 차지할 정도의 고단백식품이 된다. 그러나 몸에 해로울 수 있는 콜레스트롤이 거의 없는 고급 단백질이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고단백 저칼로리이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다. 또 명태에는 인체 각 부분의 세포를 발육시키는 데 필요한 ‘라신’이라는 필수 아미노산과 뇌의 영양소가 되는 ‘트립토판’이 들어 있어 건강 유지에는 그만이다. 기름기가 상대적으로 적어 비만환자나 노인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명태의 간에서 뽑아낸 기름(간유)에는 대구 한 마리의 3배가량에 해당하는 비타민 A가 들어 있어 영양제로의 가치도 높다. 꾸준히 먹으면 눈이 밝아지는 효과가 있다. 노란 황태포 살 속에 붉게 머금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이 명태의 간유가 스며든 것이다. 황태는 부들부들하게 씹히는 부드러운 맛에다 담백하고 고소함까지 갖고 있어 ‘맛’으로도 인기가 높다. 한방에서는 황태 국물이 일산화탄소 중독까지 풀어낼 만큼 해독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한약재료로도 많이 쓰인다. 과음으로 피로해진 간을 보호해주는 메타오닌 등 아미노산이 풍부한 황태는 술 해장용으로도 최고의 식품으로 꼽힌다. 맛의 80% 이상을 하늘이 결정한다는 황태를 이곳 용대리 황태마을에서는 마음껏 맛볼 수 있다. 황태구이와 황태국, 황태강정 등 신선하고 맛있는 황태요리가 다양하다. 인제에 가면 황태를 간판에 새긴 음식점과 판매장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인제~속초를 잇는 국도변의 용대리에 가면 황태 관련식당과 가게들이 줄줄이 이어져 있다. 용대3리에 있는 황태 식당만 16곳, 황태 판매장은 26곳에 이른다. ●매년 5월 황태축제… 황태강정 등 요리 체험도 해마다 5월이면 용대마을에서는 황태축제가 열린다. 지난해 20회째 열었다. 품질 좋은 황태를 선보이며 지역주민은 물론 수도권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축제에는 황태팬케이크 만들기 체험, 황태국 만들기, 황태강정, 황태라면 요리체험, 황태 숯불구이 체험 등 다양한 황태 음식을 직접 요리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김기훈 용대리 황태 생산 농민은 “올겨울에도 황태를 만드는 한파와 칼바람이 고맙기만 하다”며 “영하 17~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기온 속에 최고 품질의 황태가 기대된다”고 활짝 웃었다. 인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명태의 변신 또 다른 내 이름들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리거나 얼리지 않은 생태/갓 잡은 선태/마른 건태/얼린 동태/고온 건조된 흑태/3~4월에 잡힌 춘태/끝물에 잡힌 막물태/음력 4월에 잡힌 사태/오월에 잡힌 오태/가을에 잡힌 추태/명태를 말린 북어/배를 갈라 만든 짝태/겨울철에 찬바람에 얼고 녹이기를 반복해 만든 황태/노란색이 나는 노랑태/소금에 절인 간태/반건조 상태로 코를 꿴 코다리/새끼 명태 노가리/큰 명태 왜태/어린 명태 아기태/덕장에서 황태를 말릴 때 날씨가 따뜻해 물러진 찐태/기온 차가 커서 하얗게 마른 백태/수분이 빠져 딱딱하게 마른 깡태/몸뚱이가 제 모양을 잃어버린 파태/잘못 익어 속이 붉고 딱딱해진 골태/머리를 떼고 말린 무두태/유자망 그물로 잡은 그물태/낚시로 잡은 낚시태/주낙으로 잡은 조태/원양산 명태와 동해안 명태 구분을 위한 진태/고성 간성에서 잡힌 간태/강원도에서 잡힌 강태/ 산란한 직후 뼈만 남은 꺽태/명태가 금처럼 귀한 어종이 되면서 금태
  • [과학계는 지금] 자궁내막증 낳는 후성유전 과정 규명

    연세대 의대, 울산대 의대, 고려대 의대 구로병원, 미국 미시간주립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 공동연구팀은 여성 불임의 원인으로 알려진 자궁내막증을 유발하는 후성유전학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 10일자에 발표했다. 불임 여성의 35~50%가 앓고 있는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쪽 막이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정상 기능을 못 하는 여성질환이다. 연구팀은 ‘히스톤 탈아세틸화효소3’이 감소하면서 콜라겐 유전자가 지나치게 많아지고, 자궁 세포기능이 교란되면서 자궁내막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섬유화가 진행된 끝에 결국 배아가 자궁에 착상하는 능력이 상실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자궁내막증이 후성유전학적으로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밝혀낸 것으로 현재 외과수술과 호르몬 치료법 이외 새로운 형태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새해도 청소부가 된 구청장… 脫권위 중랑 행정 계속된다

    새해도 청소부가 된 구청장… 脫권위 중랑 행정 계속된다

    류경기 “올해는 행복한 미래 도약”딱딱하고 권위적인 문화를 탈피하기 위한 류경기 서울 중랑구청장의 ‘소통·협치´ 행정이 취임 6개월 만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구민과의 소통으로 가려운 곳을 긁어 줄 뿐 아니라 서울시, 정부 등 유관기관들과도 연계해 구정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8일 중랑구에 따르면 류 구청장은 최근 간부회의에 구청 노조를 초청해 ‘모두가 함께하는 직장문화 만들기’라는 주제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발표와 소통의 시간을 갖는가 하면, 두 달째 부서별 오찬을 진행하는 등 소통 행정에 힘쓰고 있다. 16개 동 전체를 순회한 정책간담회와 벌써 11회를 맞이한 학부모들과의 교육발전 공감토론회, 직접 현장을 찾아가는 ‘중랑마실’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류 구청장이 취임 당시 ‘임기 4년 동안 계속하겠다’고 다짐한 뒤 주 1회 빠짐없이 실천하는 ‘새벽 청소’는 구민들과의 소통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는 후문이다. 류 구청장은 서울시 행정부시장 출신이라는 이력을 살려 이전엔 시와 갈등을 빚어 표류하거나 예산을 끌어오지 못했던 사업들에 대한 실마리를 푸는 작업도 계속하고 있다. 민선7기 출범 직후 서울시와의 소를 취하하고 개발 속도를 내고 있는 면목행정복합타운, 지난 1일 본격 운영에 들어간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사업, 서울의료원을 일류종합병원으로 격상시키기 위한 양해각서(MOU) 교환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구를 공식 방문해 1박 2일에 걸쳐 곳곳을 둘러보기도 했다. 서울시, 정부, 국회의원, 중랑구가 서로 협심해 더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한 ‘네박자론’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다. 지난해 8월에는 묵2동 장미마을이 국토교통부 도시재생뉴딜사업대상지로 선정돼 2022년까지 사업비 250억원을 지원받는 열매를 맺었다. 면목3·8동, 중화2동, 망우본동이 도시재생지로 선정됐다. 류 구청장은 “지난 6개월이 청사진과 재정을 준비하는 기간이었다면 올해는 행복한 미래, 새로운 중랑으로 도약하는 원년”이라며 입을 앙다물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혈압약, 꼭 정해진 시간 1회 용량만… 실온에 보관

    [메디컬 인사이드] 혈압약, 꼭 정해진 시간 1회 용량만… 실온에 보관

    혈액 속 농도 유지 때문에 시간 맞춰야 소변량 늘리는 약은 칼륨 식품 섭취를 칼슘통로차단제+자몽주스는 안좋아 혈압 높이는 감기약 성분은 복용 주의 본격적인 추위가 닥치면서 심장 건강관리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혈관이 수축돼 혈압과 심장병 환자의 심부전증 위험이 높아집니다. 전문가들은 ‘기본에 충실하라’고 조언합니다. 겨울철에 심장을 잘 관리하려면 지금 먹고 있는 ‘혈압약’부터 잘 살펴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약을 많이 먹으면 병이 더 빨리 낫는다’, ‘혈압약은 아예 안 먹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 인식은 모두 정답이 아닙니다.6일 학계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고혈압약은 반드시 의·약사가 설명하는 대로 정해진 복용 시간에 맞춰 먹어야 합니다. 혈액 속 약 농도를 유지해야 혈압을 안정적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복용 시간을 넘겼다면 생각난 즉시 먹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 복용 시간이 가깝다면 그 시간에 맞춰 먹으면 됩니다. 혈압약은 꼭 1회 용량만 복용해야 합니다. 복용 시간을 놓친 뒤 두 배로 먹는 분이 있는데, 절대 용량을 임의로 늘리지 말아야 합니다. 소변량을 늘리는 ‘이뇨제’ 성분의 약은 잠자다 화장실을 찾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오전에 먹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 2회 이상 복용한다면 마지막 복용시간을 오후 6시 이내로 맞추면 됩니다. 혈압약을 상하지 않게 한다는 이유로 ‘냉장고’에 보관하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습기가 침입하면 약효가 낮아질 수 있어 햇빛이 없는 건조한 실온 장소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혈압약과 칼륨 관계 잘 살펴야 염분 섭취량이 늘면 물을 많이 들이켜 혈압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급적 김치, 찌개, 국, 젓갈, 라면 등의 음식은 피해야 합니다.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푸로세미드’ 등 소변량을 늘리는 혈압약은 ‘저칼륨혈증’을 일으킬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칼륨이 많이 들어 있는 오렌지, 바나나, 건포도 등의 과일류와 당근,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를 적당히 섭취하면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스피로노락톤’, ‘캡토프릴’, ‘로사르탄’, ‘올메사탄’ 등의 혈압약은 칼륨 보충제 등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체내 칼륨 농도가 높아져 불규칙한 맥박, 근육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협심증 등에 사용하는 혈액응고 억제제 ‘와파린’도 비타민K가 많이 함유된 녹황색 채소를 먹으면 오히려 약효가 낮아져 주의해야 합니다. ‘암로디핀’, ‘딜티아젬’ 등 칼슘통로차단제 성분의 약을 먹을 때는 ‘자몽 주스’를 피해야 합니다.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약 복용 1시간 이전이나 복용 2시간 이내에는 자몽 주스를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같은 계열인 ‘베라파밀’ 성분은 음식물이 대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지연시켜 변비가 나타날 수 있어 물과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도움이 됩니다. 만약 부작용이 심하다면 약 복용을 미루지 말고 의사와 상담한 뒤 적절한 약으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철에 특히 주의해야 할 사항도 있습니다. ‘나프록센’, ‘이부프로펜’ 등의 감기약 성분은 혈압을 높일 수 있어 무작정 복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의사와 상의한 다음 혈압 변화를 관찰하면서 치료하는 방식을 권합니다. ●나들이 때 우선 보온 신경 써야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는 겨울 나들이를 할 때도 챙겨아 할 사항이 있습니다. 이광제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혈관질환자는 추위에 갑자기 노출되면 심장사고 위험이 높아진다”며 “두꺼운 옷 한 벌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고 모자, 목도리, 장갑으로 신체 노출 부위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야외 운동은 준비 운동으로 체온을 조금 올린 다음 하고 외출 직전이나 야외 음주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며 “술을 먹으면 초기에는 온기가 느껴지지만 곧 주요 내부장기에서 열손실이 일어나 환자에게 악영향을 준다”고 덧붙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심장마비’로 부르는 ‘심근경색’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금연’입니다. 흡연은 혈관을 딱딱하게 만들어 혈압을 높이는 기능을 합니다. 최동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평소 가슴에 통증이 있다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고 고혈압, 동맥경화, 협심증이 있는 환자는 인근의 대형병원을 미리 파악하고 주변에도 알려 빠른 후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재무의 오솔길] 라면 예찬

    [이재무의 오솔길] 라면 예찬

    우리 세대에게 라면은 구황식품이었다. 1960~70년대 시골에 처음 들어온 라면은 단박에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라면은 중독성이 강한 음식이었다. 당시엔 라면이 국수보다 훨씬 더 귀한 대접을 받았다. 어머니는 여름날 특식으로 국수에 라면을 섞여 끓이곤 했는데, 아버지의 사발에는 항상 더 많은 양의 라면 사리가 들어 있었다. 그러다가 점차 라면의 대중화가 이루어지게 돼 서민들이 즐겨 먹게 됐다. 너나없이 궁핍한 시절 라면이 서민들 식생활에 기여한 공로가 실로 적지 않았다.지금에 와서도 라면은 서민들이 일용하는 양식 중 하나다. 나 역시도 라면을 즐겨 먹는 편이다. 58년생인 내가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라면을 먹는 셈이니 결코 적다고 볼 수 없다. 허기질 때 먹고, 적적할 때 먹고, 슬플 때도 나는 라면을 먹는다. 외국 여행에서 돌아와 가장 먼저 찾는 음식도 라면이다. 매콤한 라면 국물을 들이켜면 타국에서 먹은, 느끼한 음식 때문에 더부룩했던 속이 거짓말처럼 말끔하게 가시는 기분이 드는 것은 결코 나만이 아닐 것이다. 서민 음식 중 라면 앞에 서는 것이 과연 몇이나 될까? 라면의 원조가 중국이다, 일본이다 분분하지만 그거야 어쨌든 박래품인 라면이 우리 맛의 과정을 거쳐 서민과 함께하는 보편적 음식으로 자리잡게 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여름 나는 시골집에 내려가 밤을 기다려 물을 반쯤 채운 냄비에 뜬 별에 라면을 넣고 끓여 먹었다. 또 낮에는 시골집 평상에 앉아 지나가는 구름 한 장을 냄비에 띄워 라면과 함께 끓여 먹었는데 냄새를 맡고 온 바람이 얼굴을 사납게 할퀴어 댔다. 그 여름 막바지 주말에는 바닷가에서 끼룩대는 갈매기 울음 서너 송이를 따 냄비에 넣고 끓여 먹다가 바다가 흰 목젖을 내밀어 오는 통에 사리 몇 가닥을 적선한 적도 있다. 몇 해 전에 나는 심야에 라면을 끓여 먹다가 사색에 잠긴 적이 있다.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라면이 한 소식을 안겨 준 셈이다. 그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늦은 밤 투덜대는, 집요한 허기를 달래기 위해 나는 신경이 가파른 아내의 눈치를 피해서 도적처럼 몰래 주방에 갔다. 사기 그릇들이 눈을 크게 뜨고는 멀뚱멀뚱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침묵을 믿지 않았다. 그들은 자극보다 반응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구석에서 곤한 잠에 든 냄비를 깨워 물을 채운 뒤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놓고 점화를 했다. 적요의 천에 구멍을 내는, 냄비 속 물 끓는 소리가 어릴 적 들었던 한여름 밤의 개구리 울음소리 같았다(고요 속에는 저렇듯 호들갑스런 소리가 숨어 있는데, 물체 안쪽에 박혀 있는 소리들은 언제든 들킬 준비가 되어 있고, 그리하여 계기만 주어진다면 잽싸게 몸 밖으로 소리를 토해 놓는다). 찬장에서 라면 한 봉지를 꺼냈다. 라면의 표정은 딱딱하고 각이 져 있었다. 사리들이 짠 스크럼의 대오는 아주 견고하고 단단해 보였다. 누구도 저들의 몸통을 부러뜨리지 않고서는 깍지 낀 결속을 무너뜨릴 수 없었다. 사리를 끓는 물 속에 넣었다. 딱딱하고 각이 져 있고, 한 몸으로 뭉쳐 있던 사리들은 펄펄 끓는 물 속에 들자마자 금세 표정을 바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시치미를 뚝 떼고는 각자 따로 놀며 흐물흐물 흩어지며 풀어지고 있었다. 저 급격한 표정 변화는 우리 시대의 슬픈 기표였다. 도마 위에 양파, 호박, 파 등속을 가지런히 놓아 두고 집 속에 든 칼을 불러냈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그의 눈빛은 매섭고 날카로웠다. 그는 세상을 나누고 자르기 위해 태어난 자였다. 놓여진 것들을 다 자르고도 성이 안 찬 노여운 그는 늦은 밤을 이기지 못한 내 불결한 식욕을, 지난한 허기의 관성을 푹 찔러 올는지 몰랐다. 냄비 속 부글부글 끓는 것은 그러므로 라면만은 아니었다. 지금 돌이켜 보니 라면 한 그릇 앞에서 자못 느낌이 무겁고 진지했다. 하지만 그해 늦은 밤 라면이 정색하고 내게 준 충고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허기의 관성을, 라면의 유혹을 이겨 내지 못하고 있으니 이 노릇을 어찌한단 말인가.
  • 작은 학교 살리기, 아이들이 나섰다…도개초 학생들이 만든 UCC 영상 화제

    작은 학교 살리기, 아이들이 나섰다…도개초 학생들이 만든 UCC 영상 화제

    경상북도 구미 도개초등학교(교장 최정화) 학생들이 직접 학교 알리기에 나섰다. 전교생이 42명에 불과한 도개초등학교는 내년 신입생 수가 적을 경우, 복식학급(한 학급에 2개 이상 학년이 함께 수업하는 교실)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선생님과 함께 이 문제를 고민하던 아이들은 직접 UCC(user created contents: 사용자 제작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 토론과 자료조사를 거쳐 아이들은 래퍼 ‘마미손’을 패러디한 유쾌한 영상을 완성했고, 이 영상을 유튜브에 공유한 후 SNS 홍보에 나섰다. 도개초등학교 이지혜 선생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기존 딱딱한 홍보영상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눈높이로 직접 만들었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UCC를 만들면서 아이들 스스로 학교를 더욱 사랑하게 된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한편 5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9명의 도개초등학교 UCC 동아리는 대구·경북 안전한 교통문화 만들기 대구광역시장상, 구미시 언어문화개선 최우수상을 받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톱스타 유백이’ 김지석♥전소민, 초밀착 기타 레슨 포착 ‘심쿵’

    ‘톱스타 유백이’ 김지석♥전소민, 초밀착 기타 레슨 포착 ‘심쿵’

    ‘톱스타 유백이’ 김지석, 전소민의 초밀착 기타 레슨 현장이 포착됐다. 아찔한 손터치에서 심쿵한 눈맞춤까지 보기만 해도 심장을 덜컥 내려앉게 만드는 순백커플의 스킨십이 로맨틱 무드의 정점을 예고한다. 28일 tvN 드라마 ‘톱스타 유백이’ 측은 안방극장의 설렘 온도를 200% 상승시킬 김지석, 전소민의 투샷을 공개했다. 공개된 스틸에는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 만큼 얼굴을 초밀착하고 마주 앉은 김지석-전소민의 모습이 담겨 보는 이들의 심장마저 떨리게 만든다. 김지석은 전소민에게 기타 코드 잡는 법을 알려주고 있는데 손키스를 하듯 서로의 손이 겹쳐진 아찔한 스킨십이 시선을 강탈한다. 더욱이 전소민은 예상치 못한 스킨십에 긴장한 듯 김지석의 얼굴조차 못보고 있어 순백커플의 썸이 현재 진행 중이라는 것을 엿보게 한다. 특히 서로를 향한 묘한 감정이 느껴지는 눈맞춤은 이들의 단짠 로맨스가 더욱 무르익을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줘 설렘 지수를 최고조로 높인다. 그런 가운데 오늘(28일) 방송에서는 김지석의 까칠하면서도 자상한 매력이 총망라돼 안방 여심을 뒤흔들 예정. 백허그 자세로 전소민의 자전거를 얻어 타고 섹시한 립밤 바르기로 전소민의 심장을 쿵 내려앉게 만드는 등 한층 더 달콤해진 츤데레 면모를 발동시킬 전망으로 기대를 높인다. 김지석-전소민은 ‘초밀착 기타 레슨’ 촬영에 앞서 서로 마주보고 앉는 자세에서 기타를 잡는 손포즈까지 세심히 체크하는 등 최상의 장면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순백커플의 미묘한 감정선을 극대화시키고자 대사를 꼼꼼하게 맞춰보고 장면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딱딱 맞는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고 전해져 두 사람의 단짠 케미가 어떻게 그려질지 관심을 모은다. 한편, tvN ‘톱스타 유백이’는 28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사진제공 = tvN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덩치 큰 공룡들, 체온 조절 비결은 ‘콧구멍’에 있었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덩치 큰 공룡들, 체온 조절 비결은 ‘콧구멍’에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불과 닷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평소 갖고 싶었던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큰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보러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들르면 공룡과 관련된 장난감들이 유독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어른들이 알고 있는 공룡이래 봐야 티라노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정도에 불과하지만 아이들은 어려운 공룡 이름들도 술술 외워 말합니다. 사실 공룡에 대한 책이나 영화들이 많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들이 정확한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현재의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고생물학자들이 화석을 통해 당시를 가장 합리적으로 추정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코앞에 둔 지금 고생물학자들이 공룡과 관련한 재미있는 사실들을 또 찾아냈다고 합니다. 이탈리아 밀라노 자연사박물관, 조반니 카펠리니 지질박물관 공동연구팀이 밀라노에서 북동쪽으로 80㎞ 떨어진 살트리오 인근 채석장에서 1996년 발견된 공룡 화석을 정밀 분석한 결과, 초기 쥐라기에 살았던 육식공룡들 중에서 가장 큰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생명 및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어J’ 19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우리 앞에 새로 등장한 공룡은 화석이 발견된 지명을 따 ‘살트리오베네터 자넬라이’로 이름 붙여졌습니다. 초기 쥐라기인 1억 9800만년 전에 존재했던 살트리오베네터는 가장 오래된 육식 공룡으로도 밝혀졌습니다. 연구팀은 살트리오베네터를 시작으로 육식 공룡들의 몸집이 커지기 시작했으며 이때부터 초식 공룡들과 육식 공룡들 사이에서 몸집이 커지는 일종의 ‘진화론적 군비경쟁’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물은 움직이면 필연적으로 체온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이나 새 같은 항온동물은 체온 유지를 위한 대사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변온과 항온동물의 중간 단계인 공룡들이 뜨거워지는 몸을 어떻게 식혔을까 하는 점도 과학자들이 궁금하게 여겼던 것들 중 하나입니다. 미국 오하이오대 생명과학과, 정형의학대, 뉴욕공대 정형의학대 공동연구팀은 중생대 마지막 시대인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곡공류 공룡인 안킬로사우루스의 머리뼈를 분석한 결과 콧속 공간(비강)이 거대한 몸집에서 발생하는 열을 조절하는 일종의 에어컨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20일자에 발표했습니다. 곡공류는 딱딱한 껍질을 가진 일명 ‘갑옷 공룡’입니다. 안킬로사우루스는 몸길이가 4~7m로 곡공류 중에서는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컴퓨터단층촬영(CT)과 전산유체역학이라는 첨단 기술로 안킬로사우루스의 신체 구조를 정밀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몸집이 큰 공룡들은 자동차가 공기로 엔진을 식히듯 비강이라는 긴 바람 통로로 공기를 지나가게 해 뇌가 계란프라이처럼 굳는 것을 차단했을 뿐만 아니라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막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연구팀은 비강의 길이가 실제보다 절반 수준일 때를 가정하고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체온이 2배 이상 높아져 생존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아이들에게 공룡 장난감을 사 주는 것만으로 ‘산타클로스’ 역할을 끝냈다고 생각하지 말고 공룡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거나 잠깐이나마 함께 놀아 주는 것은 어떨까요. 아동 심리 전문가들은 바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의 한 장면을 만들어 주는 것을 어렵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들 합니다. edmondy@seoul.co.kr
  • [길섶에서] 안전띠 특별단속/임창용 논설위원

    어제 아침 출근하면서 광역버스를 탔다. 버스가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직전 운전기사가 승객들에게 안전띠를 매라고 한마디 한다. ‘아, 안전띠 특별단속을 한다더니…’. 여기저기서 딱딱 벨트를 잠그는 소리가 나긴 하지만 무시하는 승객이 더 많다. 한 번쯤 더 독촉하면 모두 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사의 멘트는 더이상 없었다.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라 이달부터 모든 도로에서 차량 전 좌석의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됐다. 한데 이 정도로 달라질 수 있겠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안전띠 착용 여부가 생명에 직결된다는 사실은 이미 대부분의 사람이 인정한다. 그럼에도 택시 뒷좌석, 버스 등에선 여전히 많은 사람이 안전띠를 매지 않는다. 버스기사도 단속을 벌이니까 마지못해 따르는 눈치다. 개정 내용을 뜯어 보니 과태료 예외조항이 문제다. 운전기사는 승객에게 착용 안내만 하면 과태료를 물지 않는다. 무성의하게 한 번 안전띠를 매라고 말하면 면책되는 것이다. 차라리 승객에게 과태료를 물리든가, 아니면 기사에게 확인 의무를 지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광역버스는 입석 손님까지 있어 벨트 착용 안내가 무색하다. 법이 시행됐으면 제대로 지켜지도록 디테일에도 신경 썼으면 한다.
  • [황성기의 시시콜콜]남북 철도·도로 착공식이 진짜 착공 되려면

    [황성기의 시시콜콜]남북 철도·도로 착공식이 진짜 착공 되려면

    남북이 오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가진다. 당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과 연계해 착공식을 가지려고 했으나 북측에서 ‘고민이 많이 된다’며 부정적 뜻을 표명해, 사실상 답방이 물 건너가면서 남북 정상이 참석하지 않는 조촐한 행사로 치러질 전망이다. 남북은 지난 13일 개성 공동연락사무소에서 가진 실무회의에서 ‘착공식에 양쪽 100명씩 참석’만 정했을 뿐 세부 사항은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말이 착공식이지 대북 제재로 인해 실제 공사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를 두고 ‘착수식’이라고 에둘러 표현했다. 다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위원회의 제재면제 결정이 아직 나지 않아 100% 행사를 치른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제재를 주도하는 미국이 남한의 강력한 뜻을 무시하고 첫 삽만 뜨는 행사조차 반대할 것 같지는 않다. 올해 가파르게 전개되어 온 남북과 북·미 관계를 감안할 때 지난 여름만 해도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대로 제대로 된 착공식이 열릴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그러나 북·미 협상이 본격화하고 비핵화 핵심 사항인 핵 신고 리스트, 핵·미사일 반출과 제재완화라는 요구 조건이 부딪히면서 지난 7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3차 방북 이후 반년 가까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참다 못한 듯 북한 매체가 속내를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시간은 미국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줄 것이다’라는 제목의 개인 논평에서 “우리는 미국이 제 정신으로 돌아올 때를 인내성 있게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면서 “출로는 우리가 취한 상응한 조치들로 계단을 쌓고 올라옴으로써 침체의 구덩이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북한이 핵·미사일의 발사 중단과 미군 유해송환 등의 조치를 취했으니, 미국은 제재압박을 풀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요구한 것이다.2차 북·미 정상회담이 내년 초 개최되려면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실무협의를 거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고위급회담이 열려야 한다. 당초 11월 8일 뉴욕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고위급회담은 북한이 연기를 통보한 뒤로 한 치의 진전도 없다. 미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상응조치’를 보이기는커녕 인권탄압을 이유로 지난 10일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을 제재대상으로 추가하는 등 압박 수위를 낮출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현재는 북한이 대화의 셔터를 닫았다고 봐야 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도 말했듯 미국이 20여차례나 연락을 취했으나 북한 대답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교착이 계속된다면 남북이 제재완화를 전제로 구상한 철도·도로 연결은 고사하고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재개도 불가능하다. 지금의 판은 아무리 뜯어봐도 미국의 비핵화 기대치가 북한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높다. 북한이 ‘미국이 제 정신으로 돌아올 때를 인내성 있게 기다린다’고 한들 북한의 액션이 없이면 ‘제 정신’을 차리기는 어려운 판이다. 즉 북한의 추가적인 양보조치로 미국이 번뜩 ‘제 정신’을 찾게 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조선중앙통신이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개인명의의 논평 형식을 취한 것은 협상 자체는 깨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미 국무부도 이런 북한 비난에 대해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약속이 이행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받아넘겼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에서 우리가 목도했듯 시진핑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를 보고는 한 발 물러서는 자세를 보였다. 힘이 달리는 것은 미국이 아닌 중국이고 그게 냉엄한 국제정치 현실이다. 북·미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조야의 암반처럼 딱딱한 대북 여론을 누그러뜨리고 제재를 풀기 위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한 발 더 나간 조치를 내놓아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기다려서 아쉬울 것은 미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내년 초 개최되는 게 비핵화 일정상 순리다. 베트남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유치 의사를 한국 정부 측에 전달했다고 미국 CNN이 보도했다. 2019년 1, 2월 베트남이든 어디든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 김 위원장이 지금껏 밝히지 않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일부 반출 같은 획기적인 제안을 세상에 공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평양 연락사무소 설치와 제재완화를 발표한다면 그 이상 좋은 그림은 없을 것이다. 진짜 남북 철도연결 착공식은 그제서야 가능하다.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전·현직 대통령 부부 여덟명 앉은 부시 장례식 “옹색하지 않나요”

    전·현직 대통령 부부 여덟명 앉은 부시 장례식 “옹색하지 않나요”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 부부 8명이 한줄에 옹색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적지 않은 이들을 불편하게 만든 모양입니다. 5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 DC의 국립 대성당에서 진행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국장 장례식 풍경 가운데 주목할 점이라고 영국 BBC가 전했습니다. 네 사람의 전·현직 대통령이 지구촌을 좌지우지한 햇수만 22년인데 딱딱하고 비좁은 나무 의자에 어깨를 맞부딪칠 정도로 촘촘히 앉아 있습니다. 복도 건너에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가 앉아 있었으니 그까지 합치면 재임기간은 무려 30년이 됩니다. 강산이 세 차례 바뀔 대통령들의 역사가 눈앞에 좍 펼쳐진 셈입니다. 방송 진행자 크리스 타이는 “의학 발전과 여행 때문에 한 세대 전보다 훨씬 더 자주 이런 모습을 보게 됐다”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전직 대통령들은 여전히 냉랭했습니다. Skylar Baker-Jordan이란 누리꾼은 “세상에 이렇게 아둔할 수가. 트럼프가 도착했을 때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 하나마나한 악수를 나눈다. 클린턴 부부는 트럼프의 등장에 눈길도 주지 않는다. 맨 앞줄의 분위기는 영하로 얼어붙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중하게 악수했지만 미셸 여사는 속마음을 모르게 시늉만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녀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남편이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점을 공격한 트럼프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거든요. 힐러리 클린턴은 더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트럼프 취임 이후 처음 만난 건데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고 정면만 바라봤습니다. 2년 전 대선 과정에 국무장관 시절 힐러리가 개인 이메일을 공무에 썼다고 공격한 트럼프 캠프는 공공연히 “그녀를 옭아매라(Lock her up)”고 연호했지요.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이 다가왔을 때는 모두와 따듯하게 손을 맞잡았습니다.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 장례 때와 비슷했습니다. 과거 젭 부시를 가리켜 “열정이 떨어진다(low energy)”거나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의 업적을 깎아내려 냉랭했던 부시 가문과의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버지 부시를 전쟁영웅으로 치켜세우고 대통령 전용기를 텍사즈주에 보내 워싱턴으로 운구할 수 있게 배려한 덕에 잊힌 듯합니다. 고인도 생전에 매케인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해주길 바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일간 뉴욕 타임스는 꼼꼼하게 과거 다른 행사에서의 미국 지도자들이 함께 하는 모습을 돌아봤습니다. 1991년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 개관식(HW 부시-닉슨 포드 카터 레이건), 1994년 닉슨 장례식(클린턴-포드 카터 레이건 HW 부시), 2004년 레이건 장례식(W 부시-카터 HW 부시 클린턴), 2013년 W 부시 대통령 도서관 개관식(오바마-두 부시 카터 클린턴), 2017년 허리케인 구조현장(트럼프 불참-오바마 W 부시 클린턴 HW 부시 카터) 아, 부통령들을 빠뜨리면 안되겠네요. 백악관 대변인으로 일했던 아리 플레이셔는 1997년 이후 딱 한 사람만 빼고 이날 모두 장례식에 참석했다고 트위터에 알렸습니다. 몬데일 퀘일 고어 체니 바이든 펜스 말입니다. 그런데 빠진 그 한 분, 레이건 대통령 때 부통령으로 일했던 HW 부시 고인입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사자 마주친 거북이의 현명한 행동…결과는?

    사자 마주친 거북이의 현명한 행동…결과는?

    배고픈 사자 두 마리와 마주친 거북이가 자신의 딱딱한 등껍질 덕분에 무사히 살아남았다. 4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칼라가디 트랜스프론티어 공원에서 촬영된 사자와 거북이의 맞대결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은 거북이 한 마리가 사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공간에 걸어들어오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거북이를 발견한 사자는 사냥을 시도하고, 거북이는 재빨리 등껍질 속으로 몸을 숨긴다. 사자는 거북이가 숨어 들어간 입구를 찾으려는 듯 혀로 핥아대고 발을 구르며 열심히 공격한다. 거북이가 꼼짝도 하지 않자, 사자는 등껍질을 이빨로 깨물어보지만 단단한 껍데기는 깨지지 않는다. 거북이를 두고 한참 실랑이하던 사자는 결국 사냥을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린다. 사진·영상=케이터스 클립스/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우리나라 교과서 역사 한눈에 본다’, 경남도교육청 교과서 전시회

    ‘우리나라 교과서 역사 한눈에 본다’, 경남도교육청 교과서 전시회

    일제시대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 교과서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교과서 전시회가 열린다. 경남도교육청은 4일 일제강점기 부터 현재까지 교과서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교과서 전시회인 ‘안녕, 나는 교과서야’를 오는 6일부터 31일까지 창원문화원 1층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교과서 전시는 도교육청 기록관에 소장돼 있는 기록물 가운데 교과서와 학용품 등 100여점을 선별해 우리나라 교과서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전시 시간은 평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다. 전시장 공간이 좁아 15명 이상 단체관람 때는 도교육청 기록관(268-1335·1337)으로 미리 예약하면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다. 도교육청은 교과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롭고 재미있는 시각으로 교과서 전시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전시 주제를 ‘교과서와 계절’, ‘교과서와 인물’, ‘교과서와 시대’ 등으로 나누어 교과서를 의인화 해 교 과서가 편지를 써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전시를 구성했다.또 전시된 교과서에 나오는 당시 놀이를 직접 체험 할 수 있는 ‘교과서와 놀이’, 교육과정 변천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교과서의 역사’ 등 다양한 주제로 전시를 꾸몄다. 전시회를 보면서 옛날 교과서 내용에 나오는 평균수명과 기온, 물가 등을 현재와 비교해 살펴볼 수 있고, 우리말의 아름다운 단어와 다양한 표현들을 찾아보며 우리말의 소중함과 우수성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전시회가 초등학교 학습과정과 연계될 수 있게 전시장 곳곳에 활동지를 배치했다. 도교육청은 그냥 보기만 하는 평면적 전시 개념에서 벗어나 직접 체험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수수깡 만들기, 딱지치기 등의 재미있는 놀이를 할 수 있는 체험존을 설치하고 어른들에게 지나간 학창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다양한 포토존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강종태 도교육청 지식정보과장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소장 기록물을 단순히 보존하는데 그치지 않고 도민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금요일의 서재]이불 속에서 즐기는 훈훈한 만화 에세이

    [금요일의 서재]이불 속에서 즐기는 훈훈한 만화 에세이

    찬 바람 부는 겨울이다. 시원한 귤을 까먹으며 따뜻한 이불 덮고 엎드려 책 보는 재미는 그야말로 최고다. 딱딱한 글만 가득한 책보다 아무래도 만화가 제격일 터다. 휴대폰으로 보는 웹툰도 좋지만, 포근한 그림으로 엮어낸 일본 만화 에세이가 이런 날 어울린다. 책끼리 마구 엮어내는 ‘금요일의 서재’가 이번 주 포근한 느낌을 주는 일본 만화 에세이 세 권을 골랐다. ●음식으로 적응한 러시아=‘맛있는 러시아’(애니북스)는 일본인 만화가 시베리카코가 러시아인 남편과 1년 동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머물며 있었던 일을 그렸다. 작가는 그동안 춥고 어둡고 무섭다고만 생각했던 러시아를 음식으로 적응해간다. 추운 날씨와 짧은 일조 시간에 지쳐 고향 생각이 절실히 날 때에도, “일본인은 쌀을 먹어야 한다”는 남편의 편견에 굴하지 않고 직접 러시아 요리를 만들어낸다. 러시아 맛집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가정식을 주로 다루는 점이 독특하다. 작가가 1년 동안 생활하며 직접 만들었던 러시아식 음식, 일본 요리 스타일로 조리한 러시아 음식 등을 유쾌하게 그렸다. 특히 러시아 식재료 중 한국이나 일본에서 대체할 수 있는 재료와 요리 방법도 함께 소개해 유용하다. 음식뿐만 아니라 음식의 역사와 유래, 러시아 문화 등을 폭넓게 알려준다. 귀여운 그림체 덕분인지 술술 읽힌다. 러시아 남편을 곰으로 그린 센스도 돋보인다. ●2000원 영양 만점 요리를=튀기지 않아 간편한 고구마 맛탕은 조리 시간 20분, 그리고 한 끼에 630원밖에 하질 않는다. 겹쳐 쌓기만 하면 되는 배추 제육된장 전골은 만드는 시간이 15분에 불과하며 한 끼에 1400원 수준이란다. 과연 가능할까 싶은 생각부터 들지만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혼밥 한 달 생존기’(숨쉬는 책공장)는 아무렇지도 않게 뚝딱뚝딱 그림으로 그려낸다. 이번 책은 앞서 나온 ‘20만 원으로 즐기는 혼밥 한달 생존기’ 후속편이다. 저자인 오즈 마리코가 1구 인덕션레인지를 갖춘 작은 부엌에서 직접 요리하며 간추린 사계절 야채 활용법을 담았다. ‘야채편’이란 부제에 맞게 봄 양배추와 햇감자, 여름엔 가지와 토마토, 가을 단호박, 겨울엔 배추와 무로 한 끼에 2000원 안팎, 조리 시간 20분 안팎 요리 36가지를 담았다. 월 식비 20만원(2만엔) 미만이지만, 영양은 물론 맛도 챙겼다. 둥그런 느낌의 그림체로 그려낸 요리 묘사는 사실적이지 않은데, 묘하게 정감 있고 심지어 요리가 더 맛있어 보이기까지 한다. ●엄마와 딸, 소소한 여행=엄마와 딸의 훈훈한 여행 코믹 에세이 ‘엄마와 여러 곳을 다녀왔습니다’(미우)를 읽은 이들은 “읽다 보면 엄마와 함께 떠나고 싶어진다”는 서평을 많이 남겼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 사토 미유키가 그린 소소한 여행일지가 참으로 아기자기하기 때문일까. 하와이 목걸이를 한 채 작은 가방을 들고 엄마와 함께 걷는 표지부터 앙증맞은 느낌을 준다. 모녀는 아사쿠사, 요코하마 등 도쿄와 주변 지역에서부터 이와테 현 온천 체험을 가고, 엄마의 뿌리를 찾아 홋카이도도 간다. 일본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대만, 하와이까지 10년 동안 모녀 여행을 다녀왔다. 저자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가 노후에 둘이서 여기저기 오붓하게 여행할 생각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아버지에게 효도 한 번 제대로 못 해드렸으니, 대신 어머니에게 다채로운 풍경을 보여드리기로 결심했다. 저자는 “효도 여행이라고 하면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든다는 인상이 있었는데, 다녀보니 그렇지도 않다”고 한다. 특히 여행 상품이나 투어 프로그램을 잘 이용하면 1인당 몇 만원 안팎의 적은 비용으로 즐겁게 지낼 수 있다. 연세가 많은 부모님은 체력이 좋지 않아서 많은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정을 무리하게 짜지 않는 대신 숙소와 식당을 가능한 한 좋은 곳으로 정하라는 식의 팁이 제법 유용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호준의 시간여행] 구멍가게, 그 정겹던 이름

    [이호준의 시간여행] 구멍가게, 그 정겹던 이름

    걸음이 저절로 멈춰졌다. 초등학교 앞 문방구 유리창에 굵게 써 붙인 ‘세놈’이라는 두 글자 때문이었다. 무슨 뜻일까? 세 사람이란 뜻은 아닐 테고…. 아! ‘세놓는다’는 말이었구나. 결국 문방구도 문을 닫았다는 뜻이다. 방앗간과 함께 동네를 가장 오래 지킨 가게였다. 하긴, 요즘은 아이들 학용품도 대형 마켓에서 한꺼번에 사다 준다니 버틸 재간이 없었을 것이다.꽤 오래전에 이발소가 문을 닫았고, 몇 달 전에는 동네 슈퍼가 폐업했다. 시류에 따라 이름을 슈퍼로 바꿨을 뿐이지 구멍가게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서울이라고는 해도 변두리 동네이다 보니 옛 정취가 남아 있는 점포들이 꽤 많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하나 둘 그 흔적들을 지워 나가고 있다. ‘슈퍼’라는 간판이 붙은 구멍가게가 문을 닫을 때는 무척 안타까웠다. 내가 나고 자라고 살아온 한 시대가 문을 닫는 것 같은 상실감까지 들었다. 구멍가게…. 얼마나 정겹고, 얼마나 많은 추억이 담긴 이름이었던가. 어느 동네든 어지간하면 구멍가게 하나쯤은 있었다. 도시도 마찬가지였다. 달동네든, 일반 주택가든 구멍가게로부터 한 동네가 시작됐다. 구멍가게 규모가 그 동네의 생활수준을 말해 주는 척도가 되기도 했다. 가난한 이들이 모여 사는 동네는 구멍가게가 백화점이었다. 없는 게 없었다. 두부·콩나물 등 기본적인 찬거리에서부터 조미료·설탕·국수·라면까지. 과자·아이스크림 같은 군것질거리에서부터 모기약·부탄가스 같은 공산품까지. 부지런한 주인들은 새벽같이 먼 시장에 나가 채소와 계절 과일, 생선을 받아다 좌판을 벌여 놓았다. 좀 크고 여유 있는 가게는 연탄집이나 석유집을 겸하기도 했다. 파리채를 한 손에 쥔 안주인은 물건에 동네 소식을 담은 수다를 끼워 팔았다. 또 구멍가게는 동네의 사랑방 구실을 톡톡히 했다. 주민들은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생기면 가슴에 담아 가게 앞으로 하나 둘 모여들었다. 평상이라도 있으면 좋았고, 없어도 상관없었다. 사과 궤짝 하나 엎어 놓고 그 위에 소주나 막걸리 두어 병 올려놓으면 최고의 상이었다. 그 앞에 둘러앉아 기쁨은 키우고, 슬픔은 서로 나누어 줄였다. 하지만 그런 풍경은 언제부턴가 아득한 옛일이 됐다. 그 많던 구멍가게가 대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다. 제법 큰 규모의 슈퍼마켓이란 게 등장했을 땐 그동안 얻은 인심이나 부지런함으로 버티는가 싶었다. 하지만 24시간 불을 밝히는 편의점과 가장 싼 가격을 내세우며 골목까지 점령한 할인마트의 공세 앞에서는 태풍 앞의 촛불에 불과했다. 이미 오래전 이야기지만, ‘2001년부터 2006년 사이에 구멍가게 1만 1000여 곳이 문을 닫았다’는 통계도 있다. 나는 여전히 낯선 동네에 가면 골목 초입이나 모퉁이를 두리번거린다. 그러다 보일 듯 말 듯 자리 잡고 있는 구멍가게를 발견하면 망설이지 말고 문을 열고 들어간다. 음료수 한 병을 병째로 마시거나 조금은 딱딱해진 아이스크림을 골라 입에 물면서 그곳에 켜켜이 쌓인 시간을 천천히 둘러본다. 뽀얀 먼지를 뒤집어쓴 과자 봉지와 오랫동안 선반 위를 지켰음직한 소주병 하나까지 눈에 담는다. 그런 풍경을 볼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고철과 빈 병 따위를 주워서 판 돈을 들고 드나들던 시골의 구멍가게도, 하루의 노고를 깔고 앉아 소주잔을 나누던 달동네 구멍가게도 머지않아 하나 둘 추억으로만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사라지는 모든 것들이 그렇듯이 구멍가게 역시 그 흔적을 지우면서 많은 것들을 거둬 갈 것이다. 라면과 소주에 끼워 팔았던 정과, 콩나물 한 봉지에 담겼던 눈물과 행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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