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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 만에 ‘봄 마스터스’… 그린 재킷 시험대 떠오른 ‘그린’

    ‘명인 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나흘 열전에 돌입했다. 코로나19 탓에 지난 대회를 11월에 치른 뒤 5개월 만이자 2년 만에 제자리로 복귀한 ‘봄 마스터스’다. 첫 조 허드슨 스와포드, 마이클 톰프슨(이상 미국)의 티오프로 시작한 제85회 마스터스에서 지난해 준우승자 임성재(23)는 9일 오전 2시 24분 1번 홀에서 패트릭 캔틀레이(미국), 매슈 피츠패트릭(잉글랜드)과 힘찬 티샷을 날렸다. 임성재는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5개월 전 자신의 첫 마스터스에서 아깝게 놓친 ‘그린 재킷’을 떠올리는 듯 “작년 챔피언조에서 (우승자인)더스틴 존슨에 1타 차가 됐을 때 ‘오늘 진짜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메이저 우승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느꼈다. 마스터스는 메이저 중에서도 가장 크다. 그래서 우승한다면 꼭 마스터스에서 하고 싶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올해 마스터스는 일부 갤러리의 입장을 허용한다. 생애 두 번째 마스터스에 나서는 임성재는 “올해는 작년보다 더 떨릴 것 같다. 작년만큼 성적이 나면 좋겠지만 그린이 빠르고 경사도 심하기 때문에 그린 공략에 더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의 말대로 그린이 승부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ESPN은 “최근 쌀쌀하고 건조한 날씨에다 바람까지 많이 불어 그린이 매우 딱딱해져 있다”며 “선수에게 가혹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홈페이지는 “그린에 물을 부었는데 땅속에 스며들지 않고 그대로 흘러갔다”는 2007년 애덤 스콧(호주)의 말을 전했다. 한편 차량 전복 사고로 치료 중인 타이거 우즈(46·미국)는 개막 전날 존슨이 마련한 ‘챔피언스 디너’에 불참했다. 다섯 번이나 우승한 우즈는 2016년과 이듬해 부상으로 대회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챔피언스 디너’에는 참석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가고 싶다. 이날은 1년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밤”이라며 아쉬워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남성인데 가슴이 ‘볼록’…여유증 고민된다면 [헬스픽]

    남성인데 가슴이 ‘볼록’…여유증 고민된다면 [헬스픽]

    남성인데 유독 가슴이 볼록 나왔거나 무언가 만져진다면 여유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여유증(여성형 유방)은 유선 조직의 증식이 일어나 여성처럼 유방이 발달한 상태로, 체내 성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다. 특정 질환으로 인해 병적으로 남성 호르몬 분비가 적거나, 여성 호르몬 분비가 너무 많아서 발생한다. 노인이나 소아비만·갑상선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비교적 흔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유두 주변을 손가락으로 만져볼 때 주변과 구별될 정도로 딱딱한 유선 조직이 만져지거나, 가슴이 손으로 잡힐 정도로 전반적으로 동그란 형태를 이룰 때, 유두와 유륜이 정상치(유두 6㎜, 유륜 30㎜) 이상일 때는 여유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좀 더 정확한 진단을 받고 싶다면, 병원을 방문해 엑스레이나 초음파 검사를 받으면 된다. 유선 조직 크기가 2㎝ 이상 되면 여유증으로 판단한다. 여유증은 남성의 외모문제를 일으키는 대표적 요소 중 하나다. 대부분 사춘기 호르몬 변화에 의해 나타나 외모에 관심이 많은 10~20대 남성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보통 성인이 되어 점차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성인 이후 여유증이 사라지지 않고 잔존하여 커다란 외모 컴플렉스를 일으키는 사례가 일부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마른 몸의 젊은 남성이 가슴이 튀어나왔다면 이 경우일 확률이 높다. 탈모치료제를 복용할 경우에도 드물게 여유증이 생기기도 한다. 세계적인 팝스타 샘스미스 역시 여유증으로 고민하다가 지방흡입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샘 스미스는 학창 시절 여성호르몬 수치가 높아져 가슴이 부풀고 있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 지방흡입을 했다고 고백했다. 국내에서는 방송인 장성규가 소아비만이 있었던 탓에 고민이었던 여유증 수술을 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정상 체중이거나 다이어트를 해도 유독 가슴이 도드라진다면 의학적 처치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남성호르몬이 부족해서 여유증이 생긴 경우라면 남성호르몬 보충 요법을 통해 호전될 수 있다. 유선 주위의 지방을 제거하는 지방흡입술은 비만으로 가슴 전체가 비대해진 경우, 호르몬 이상이나 약물 복용 등으로 가슴이 돌출된 경우, 다이어트로 다른 신체 부위 지방이 줄었으나 유독 가슴 부위만 봉긋하게 돌출된 경우에 시행된다. 여유증 검사시 유방암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남성 유방암은 통증이 없고 증상도 뒤늦게 나타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이라도 ▲유두 밑에 단단한 혹이 만져지거나 ▲유두에서 분비물이나 피가 나오고 ▲피부 수축·궤양 등이 발생한다면 유방암을 의심해야 한다. 여유증인 경우 유방암과 달리 살짝 통증이 있고, 만져지는 멍울이 비교적 부드럽다는 특징이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정인이, 2회 이상 복부 강하게 밟혀”…양모 “극구 부인”

    “정인이, 2회 이상 복부 강하게 밟혀”…양모 “극구 부인”

    검찰 “정인이, 췌장 절단 등 장기손상 심각떨어뜨려선 발생할 수 없어…발로 밟은 듯”재판부에 양모 전자발찌 부착 명령 청구 입양아동 정인양을 수개월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모가 사건 당일 정인이의 배를 맨발로 강하게 밟았을 것이라는 검찰의 주장이 나왔다. 검찰은 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 이상주) 심리로 열린 양모 장씨의 공판에서 “사망 당일 피해 아동은 장간막이 찢어져 600㎖나 되는 피를 흘렸고, 췌장도 절단되는 등 심각한 장기 손상을 입었다”며 “피고인 진술처럼 아이를 떨어뜨려서는 이런 손상이 발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 당일 ‘쿵’ 소리를 들었다는 아랫집 주민의 진술과 복부에 멍든 곳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춰 볼 때 피고인은 맨발로 피해 아동의 복부를 밟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장기의 손상 정도를 보면 최소 2회 이상 강하게 밟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정인이 사망의 원인이 된 복부 손상 외 몸 곳곳에서 발견된 다수의 상처 역시 폭행과 같은 ‘고의적인 외력’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뒤통수 등에서 발생한 상처의 크기나 출혈 정도를 보면, 대부분 길고 딱딱한 물체로 맞아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만세 자세에서 겨드랑이를 둔기로 때리거나, 목을 강하게 졸랐을 때 나타나는 상처와 흉터들도 발견됐다”고 했다.“다른 혐의 어느 정도 인정…밟지는 않았다” 반면 장씨 측 변호인은 살인의 고의가 없고 정인이의 사망을 예견하지 못했다며 여전히 살인 혐의와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부인했다. 특히 “장씨는 다른 혐의는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발로 밟은 사실은 없다고 극구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검찰은 장씨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과 보호관찰 명령을 청구했다. 검찰은 “아동학대가 심화한 양상, 욕구 충족을 우선시하는 특성, 욕구 좌절시 충동 조절이 어려운 점,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부족한 점 등을 보면 장씨는 향후 살인범죄를 다시 저지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재범 위험성은 ‘중간’으로 평가돼 높지 않다”며 “장씨가 어린 아이를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했지만 재범을 저지를 기회나 가능성은 없다”며 재판부에 기각을 요청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20대 13명 중 1명 유방암 위험… 일주일 통증 땐 진료받아야

    20대 13명 중 1명 유방암 위험… 일주일 통증 땐 진료받아야

    5년 생존율 93% ‘순한 암’ 분류되지만10만명당 156명… 여성 암 발병률 1위 환자 72% 가슴 혹 만져지는 증상 경험 40세 이상 1~2년마다 유방촬영술 권고크기와 암 연관 없고 홍삼 효과 근거 미흡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들에게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이다. 유방은 유즙을 생성하는 유엽, 유엽과 유두를 연결하는 유관 등으로 구성된다. 유방암은 유방을 구성하는 조직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어 다른 암에 비해 종류가 다양하지만 대부분 유관과 유엽의 세포에서 악성 종양이 발생한 것을 가리킨다. 김은규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서양 국가에 비해 50대 이하 특히 20~30대의 유방암 발병률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라면서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수명이 83세라고 가정했을 때 현재 20대 여성들은 13명 중 한 명이 유방암 환자가 될 수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식생활 변화 등으로 환자 지속적 증가 지난해 12월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00년 6237명으로 집계된 이후 매년 증가해 2018년 2만 3647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2018년 기준으로 35~64세는 갑상선암(10만명당 133.3명)보다 많은 10만명당 156.0명을 기록해 우리나라 여성암 발병률 1위로 나타났다. 15~34세에서도 유방암은 10만명당 10.7명을 기록해 갑상선암(10만명당 57.5명)보다는 숫자가 적었지만 2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연령층에서도 유방암이 나타나는 만큼 정기적인 검진이 제일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방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에서 만져지는 혹이다. 윤창익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에 따르면 환자의 72.1%가 만져지는 혹을 주증상으로 밝혔다. 다른 유방암 경고 징후로는 유방의 통증(9.5%), 유두의 분비물(5.1%), 겨드랑이에서 콩알만 한 게 부어오름(4%), 피부의 변화 혹은 함몰(3.3%), 유방의 불편감 혹은 이상감각(1.7%) 등이 있었다. 환자들 가운데 오랫동안 가슴에 혹이 있었지만, 가슴이 원래 단단한 편이라고 생각하며 지내다가 통증이 생기면 그제야 병원에 가는 경우도 있다. 일단 특정 부위가 1~2주 이상 지속적으로 아프다면 유방 안에 병변이 있을 수 있으니 진료가 필요하다. 유방암은 향후에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식생활 등 생활습관의 변화뿐만 아니라 이전과 비교해 빠른 초경연령 등 생식인자의 변화 때문이다. 건강검진을 통해 유방암이 조기 발견되는 경우가 증가한 것도 전체적인 유방암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유방의 정기검진과 자가검진을 가장 강조한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는 유방암의 조기 검진을 위해 30세 이상부터 매월 자가검진을 시행하고 35세 이상부터는 2년마다 임상유방검진을 받고, 40세 이상부터는 1~2년 간격으로 유방촬영술을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유방암 세포가 자라서 손으로 느껴지려면 아무리 작아도 1㎝는 돼야 하기 때문에 이상 증상이 유방촬영술에서만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자가검진은 생리 뒤 5일 전후 적절 정민성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는 “유방암은 자가검진만으로 진단할 수 없는 경우가 많지만 자신이 스스로 만져 봐 이상을 확인할 수 있는 질병 중의 하나”라면서 “자가검진은 생리 뒤 5일 전후가 적절한데, 생리 후에도 유방을 만져 혹이 계속 잡히면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임신·수유 혹은 폐경 등으로 생리가 없는 경우에는 매월 일정한 날짜를 정해 자가검진을 시행해야 한다. 윤 교수도 “가장 흔한 증상인 만져지는 혹은 일반적으로 통증이 없으며 딱딱하다. 가장자리가 명확히 잘 만져지지는 않는다”면서 “만져지는 혹이 있는데 움직이지 않을 경우에는 움직이는 혹보다 진행된 유방암일 수 있다. 하지만 만져지는 일부 유방암에서 부드럽고 둥글게 만져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방사선 노출·고지방식·음주 등 위험요인 유방암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완전한 예방법을 제시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다만 위험 요인들은 있다. 민선영 경희대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자녀가 없거나 적은 여성, 늦은 첫 출산, 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에게서 발생 가능성이 높다. 비만 또한 주의해야 할 요인으로 특히 폐경 후 비만이 위험하다. 방사선 노출, 고지방식, 음주, 환경호르몬 등도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했다. 유방암 환자 중 5~10%는 유전적 요인으로 알려졌다. 유방암은 여러 암 중에서 비교적 ‘순한 암’으로 분류된다. 다른 암에 비해 자가검진이 어렵지 않은 데다 조기에 발견만 하면 생존율도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4~2018년 유방암 수술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3.3%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췌장암(12.6%), 폐암(32.4%), 간암(37%) 등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생존율은 조기 발견 시 더욱 올라갔다. 한국유방암학회는 유방암 수술 후 생존율이 0기는 99%, 1기는 96%, 2기는 89%, 3기는 59%, 4기는 28% 순으로 나타난다고 밝힌 바 있다. 유방암이 조기에 진단되면 생명에 큰 지장이 없는 건 물론이고, 유방을 보존할 수 있는 기회 역시 더 많아진다는 설명이다. 발생 빈도가 높은 암이다 보니 잘못 알려진 사실도 많다. 유방이 크면 유방암이 걸릴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유방이 크다고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작다고 안전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즉 유방의 크기와 유방암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환자들이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의학적 근거는 사실 거의 없다. 특히 홍삼의 경우 면역 증가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있지만 유방암에 대한 직접적인 효과를 언급하기에는 근거가 미흡하다. 윤 교수는 “특히 항암치료 중에는 항암치료 자체만으로도 간수치가 올라가거나 심장 독성이 생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항암치료 중에는 항암제와 작용해 부작용을 증가시킬 수 있는 보조식품들은 삼가는 것이 좋다”면서 “다만 항암치료가 끝난 후에 모든 기능이 정상일 경우 안전성이 알려진 식품을 먹는 것은 괜찮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코로나 통금 어긴 필리핀 남성, 스쿼트 300번 체벌 뒤 숨져

    코로나 통금 어긴 필리핀 남성, 스쿼트 300번 체벌 뒤 숨져

    필리핀의 한 남성이 코로나19 봉쇄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스쿼트 자세 300번 훈육을 받은 다음날 숨져 파문이 일고 있다고 영국 BBC가 5일 전했다. 루손 섬의 카비테 지방 제너럴 트리아스 시에 사는 다렌 마나옥 페나레돈도는 지난 1일 오후 6시(현지시간) 통금 이후 물을 사러 외출했다는 이유로 스쿼트 자세를 300번 넘게 하는 체벌을 받았다. 그는 다음날 의식을 잃은 뒤 숨을 거뒀다. 카비테 지방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엄격한 봉쇄 조치가 내려진 곳이다. 마를로 솔레로 제너럴 트리아스 경찰서장은 봉쇄령을 어겼다고 물리적 체벌이 있었던 것은 아니며 단지 경관들이 교육을 시킨 것일 뿐이라면서도 어떤 경관이라도 체벌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나면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숨진 페나레돈도의 친척이 페이스북에 고인의 죽음을 알렸는데 페나레돈도와 다른 통금 위반자들이 처음에는 스쿼트 자세를 100번 하되 동작을 딱딱 맞춰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들이 동작을 맞추지 못하자 100번 더, 100번 더 하라고 해서 모두 300번을 하게 됐다. 페나레돈도는 다음날 아침 6시에야 집에 힘겹게 돌아왔다고 전한 동생 리셸린 발체는 현지 매체에 “형이 종일 걷지도 못해 기어다녔다. 처음엔 나도 단순한 근육통인가 싶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털어놓았다. 오니 페레르 시장은 경찰에 전면 수사를 명령했다며 이런 식의 처벌은 “고문”이라고 단정했다. 아울러 유족들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달 초 휴먼 라이츠 워치는 필리핀에서 규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인권을 짓밟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지방 경찰이나 관리들이 수칙을 어긴 이들을 개 우리에 가두거나 한낮 땡볕에 앉아 있게 강요하는 일이 적지 않다고 했다. 로드리고 두아르테 대통령부터 이런 분위기를 부채질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는 지난 1일 텔레비전 연설에 나서 “난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군대와 경찰은 물론 마을 관리들에게 명령하는데 어떤 다툼이 있거나 폭력의 조짐이 있거나 여러분 목숨이 위험해지면 쏴죽여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골프 특집] 돌기 넣은 딤플, 클럽에 착 감기네

    [골프 특집] 돌기 넣은 딤플, 클럽에 착 감기네

    지난해 출시한 ‘타이거 우즈 볼’의 품절 사태를 빚었던 브리지스톤골프가 골퍼가 의도한 샷을 그대로 구현하는 ‘e12 컨택트 볼’ 일명 ‘컨택트 B’를 출시했다. 매트 옐로, 매트 그린, 매트 레드, 무광 등 네 가지 색깔이 있다. ‘컨택트 B’는 아이오노머 커버, 액티브 가속 맨틀(이너 커버), 그라데이셔널 코어의 3중 구조로 만들어졌다. 기존 아이오노머 커버는 가격, 내구성, 비거리는 우수하지만 타격감이 딱딱하고 어프로치 스핀양이 적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브리지스톤골프는 딤플을 혁신해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극했다. 그간 한 세기가 넘도록 딤플과 관련해서는 공기 역학, 즉 비행 성능에 대해서만 연구개발이 이루어졌으나 브리지스톤골프는 클럽 페이스와 볼의 마찰 효과를 발견했다. 딤플은 커버와 함께 볼과 클럽 페이스가 가장 먼저 만나는 곳으로 스핀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브리지스톤골프의 특허 기술인 ‘컨택트 포스 딤플’은 딤플 중앙에 위치한 돌기로 클럽에 닿는 면적을 38% 향상했다. 이렇게 마찰을 늘려 공이 헛도는 현상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클럽 페이스에 더욱 잘 붙게 했다. 드라이버 샷에서는 스핀을 줄여 비거리를 늘리고 웨지 샷에서는 고스핀 어프로치가 가능하다. 돌기 주변을 감싸는 비행기 날개 모양의 딤플 외형은 볼의 비행시간과 캐리를 증가시키고 목표를 향해 직진하는 비거리를 만든다. 이 밖에 이너 커버는 볼의 뒤틀림을 방지하고 반발력을 높여 직진성을 끌어올렸다. 그라데이셔널 코어는 부드러운 타감과 강력한 반발력을 제공한다. (02)558-2235.
  • 100일 파업에 손에 쥔 건 텐트 100개뿐

    100일 파업에 손에 쥔 건 텐트 100개뿐

    “‘금방 끝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100일이 됐네요. 춥고 힘들지만, 인간으로서 대우받을 수 있다면 끝까지 버티겠습니다.” 고용승계를 주장하는 LG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들의 파업이 25일로 100일째를 맞는다. 2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 ‘행복한 고용승계 텐트촌’에서 만난 박상설(63)씨는 눈시울을 붉혔다. 박씨는 2017년부터 LG트윈타워를 청소했지만 지난 1월 1일 계약이 종료돼 직장을 떠났다. 자동차 소음과 불편한 잠자리로 매일 밤잠을 설치지만 투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LG가 그동안 사회적 책임과 정도경영을 강조해 왔기에 파업이 금방 끝날 줄 알았다”며 “버티지 못하고 점점 떠나는 동지들을 바라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지만, 끝까지 남아 정당한 노동 권리를 인정받겠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26일 LG트윈타워 1층 로비에서 파업을 시작한 41명의 노동자는 혹독한 겨울을 나면서 25명으로 줄었다. 이들은 지난 22일부터 정문 앞 도보에 텐트촌을 설치하고 파업 장소를 옮겼다. 파업 100일에 맞춰 25일까지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100개의 텐트를 설치하고 주·야간 연대 시위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노동자들은 한 명이 간신히 누울 수 있는 크기의 미니텐트 안에서 딱딱한 시멘트 바닥에 몸을 기대 쪽잠을 청하고 있다. LG트윈타워를 관리하는 LG그룹 계열사 에스엔아이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말 ‘품질 저하’를 이유로 지수아이앤씨와 청소 용역 계약을 끝내고 다른 업체와 새로 계약했다. 노동자들은 2019년 노조를 결성하고 권리를 주장한 것이 사측 눈 밖에 난 이유라고 의심한다. 용역업체가 변경되더라도 새 업체에 고용승계가 되는 게 관례였지만 새 업체는 이를 거부했고 80여명의 노동자들은 일터를 잃었다. 지난달까지 고용노동부 중재로 수차례 노사 교섭이 있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다른 사업장에서 일하게 해주겠다고 권유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대기업의 행태를 묵인한 채 사측의 권유에 따른다면 결국 똑같은 행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이들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혜정 LG트윈타워 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은 “구 회장이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을 때까지 시민사회 단위와 함께 결의를 담아 끝까지 텐트촌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스엔아이코퍼레이션 측은 “농성 중인 청소노동자 전원을 LG마포빌딩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노조에 제안하는 등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어느 새 파업 100일…‘텐트촌’으로 연대는 계속”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어느 새 파업 100일…‘텐트촌’으로 연대는 계속”

    “처음에는 ‘금방 끝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100일이 됐네요. 그동안 춥고 아프고 힘들었지만 인간으로서 대우를 받을 수만 있다면 끝까지 버틸 수 있습니다.” LG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들이 고용승계를 주장하며 파업에 나선지 100일째를 하루 앞둔 2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 ‘행복한 고용승계 텐트촌’에서 만난 박상설(63)씨는 힘들었던 투쟁 과정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씨는 2017년부터 LG트윈타워에서 청소 노동을 했지만 지난 1월 1일부로 계약이 종료돼 직장을 떠났다. 자동차 소음과 불편한 잠자리로 텐트에서 매일 밤잠을 설치지만 투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한다. 그는 “LG가 그동안 사회적 책임과 정도경영을 강조해 왔기에 파업이 금방 끝날 줄 알았다”며 “버티지 못하고 점점 떠나는 동지들을 바라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지만 정당한 노동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26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청소 노동자들은 25일 파업 100일째를 맞는다. 건물 1층 로비에서 시위를 하던 25명의 청소 노동자들은 지난 22일부터 정문 앞 도보에 텐트촌을 설치하고 장소를 옮겼다. 파업 100일에 맞춰 25일까지 시민연대와 함께 텐트 100개를 설치하고 주·야간 연대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뜻에서다. 노동자들은 한 명이 간신히 누울 수 있는 크기의 텐트 안에서 딱딱한 시멘트 바닥에 몸을 기대 쪽잠을 청하고 있다. LG트윈타워를 관리하는 LG그룹 계열사 ‘에스엔아이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말 ‘지수아이앤씨’와 청소 용역 계약을 끝내고 다른 업체와 새로 계약했다. 사측은 ‘품질 저하’를 이유로 들었다. 반면 노동자들은 2019년 노조를 결성하고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하면서 사측 눈 밖에 났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업체가 변경되더라도 기존 업체 노동자들이 새 업체에 고용승계가 되는 게 관례였지만 새 업체는 고용승계를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까지 고용노동부 중재로 수차례 노사 교섭이 있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사측은 대신 노동자들에게 다른 사업장에서 일을 하게 해주겠다고 권유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대기업의 행태를 묵인한 채 사측의 권유에 따른다면 어느 사업장에서 일을 하던 똑같은 행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때문에 반드시 LG트윈타워에서 정당한 권리를 인정받고 노동을 이어가야만 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혜정 LG트윈타워 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은 “구 회장이 책임있는 답변을 내놓을 때까지 시민사회 단위와 함께 결의를 담아 끝까지 텐트촌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스엔아이코퍼레이션 측은 “농성 중인 청소노동자 전원을 LG마포빌딩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노조에 제안하는 등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달라진 도우·토핑… 살살 녹는 냉동피자

    달라진 도우·토핑… 살살 녹는 냉동피자

    풀무원이 ‘노엣지피자’로 최근 매출 335억원을 기록하며 얼어붙었던 국내 냉동피자 시장을 부활시켰다. 풀무원이 노엣지피자를 출시하기 전 국내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2018년 981억원에서 2019년 715억원으로 27% 감소한 바 있다. 그러나 2019년 말 풀무원이 피자를 출시하자 시장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국내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닐슨코리아 기준 92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0% 성장했다. 풀무원은 냉동피자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딱딱한 도우’와 ‘빈약한 토핑’을 개선하는 것으로 소비 심리를 공략했다. ‘엣지’ 끝까지 토핑을 풍부하게 덮을 수 있는 공정을 처음으로 도입해 ‘노엣지 피자’ 3종을, 크러스트 부분까지 완전 자동화 생산이 가능한 공정으로 ‘크러스트 피자’ 2종을 출시했다. 품질 개선 덕분에 ‘노엣지·크러스트 피자’는 출시 두 달 만에 누적판매량 100만판을 넘어섰다. 풀무원식품 관계자는 “풀무원 노엣지·크러스트 피자의 성공은 2년간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라면서 “올해도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피자 신제품을 선보이며 혁신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임종석 “박원순 그렇게 몹쓸 사람인가” 몹쓸 2차 가해

    임종석 “박원순 그렇게 몹쓸 사람인가” 몹쓸 2차 가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2차 가해’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며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임 전 실장은 박 전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2014년부터 1년 반 동안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임 전 실장은 23일 페이스북에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였다”며 “딱딱한 행정에 사람의 온기와 숨결을 채우려 무던히 애쓰던 그의 열정까지 매장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한 “마을 공동체, 찾아가는 동사무소에서 박원순의 향기를 느낀다”며 “미래 가치와 생활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진취적인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용산 공원의 숲속 어느 의자엔가는 박원순의 이름 석 자를 소박하게나마 새겨 넣었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임 전 실장이 박 전 시장을 옹호하고 나선 것은 재보궐선거 전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해찬 전 대표나 임 전 실장 모두 집토끼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나섰겠지만 선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이라며 “대권 주자로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후보도 여기에 선을 그었다.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박 후보는 “임 전 실장과 최근에 연락한 적이 없어서 무슨 뜻으로 이야기한 건지 모르겠다”며 “피해자에게 죄송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는 입장은 똑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이 시간에도 고통받는 피해 여성과 민주당으로 인해 수백억 혈세를 내야 하는 시민들은 임 전 실장의 뜬금없는 박 전 시장 예찬론에 뜨악해진다”며 “박 후보가 당선되면 민주당이 피해 여성을 어떻게 몰아붙일지 섬뜩함마저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네안데르탈인도 이쑤시개 썼나…화석서 긁어낸 흔적 발견

    [핵잼 사이언스] 네안데르탈인도 이쑤시개 썼나…화석서 긁어낸 흔적 발견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처럼 도구를 사용해 치아를 관리한 흔적을 폴란드 과학자들이 찾아냈다. 폴란드 브로츠와프대 연구진은 현지 남부 쳉스토호바 고지대의 스타이니아 동굴 안에 있는 후기 플라이스토세 지층에서 발굴한 네안데르탈인의 치아 화석 3점을 자세히 조사해 딱딱한 무언가로 인위적으로 긁어낸 흔적을 확인했다.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비올레타 노바체프스카 브로츠와프대 인류생물학과 교수는 폴란드 과학(Nauka W Polsce)과의 인터뷰에서 “치아 소유자들은 구강 위생(oral hygiene)을 실천했던 것 같다”면서 “아마 치아에 제거해야 할 음식물 찌꺼기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이들 네안데르탈인이 이쑤시개와 같은 기초적인 도구를 만들어 치아를 관리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런 도구가 아직 발견되지 않아 무엇으로 만들어 사용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았지만, 치아에 흔적을 남길 만큼 충분히 단단했다는 점에서 나무의 잔가지이거나 뼈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발굴된 치아들 가운데 위쪽 앞어금니 2개는 30세 이상 성인의 것이고 나머지 사랑니 1개는 20대 남성의 것으로, 이들 네안데르탈인은 약 4만6000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같은 지층에서 함께 발굴한 동물의 유해에 대해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으로 알아낸 것이다. 이들의 치아는 지난 2010년에 처음 발견됐지만, 최근까지 보관돼 왔다가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 연구를 통해 네안데르탈인의 것임이 확인됐다.연구진은 또 이들 치아에서 확인한 법랑질 두께나 치관 구조 등 특징을 다른 네안데르탈인과 화석이 된 호모사피엔스 그리고 현대인의 것과 비교했다. 네안데르탈인의 치아에 남아 있는 긁어낸 흔적은 이전에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도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이번 발견은 이들 네안데르탈인이 이쑤시개를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100여 년 전 크로아티아 크라피나 유적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치아 화석 4점을 2017년 미국 캔자스대 연구진이 다시 조사한 결과, 이들 치아에도 이번 연구에서처럼 이쑤시개 같은 것으로 긁어낸 흔적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인류진화저널’(Journal of Human Evolution)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마르신 빈코프스키 실레지아대 교수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2차 가해 논란 와중에 임종석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

    2차 가해 논란 와중에 임종석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

    박영선 “피해자에게 용서 구하고 싶은 입장 똑같아” 선 그어정의당 “선거를 목전에 두고 대놓고 2차 가해…악의적” 비판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며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임 전 실장은 박 전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2014년부터 1년 반 동안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임 전 실장은 23일 페이스북에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였다”며 “딱딱한 행정에 사람의 온기와 숨결을 채우려 무던히 애쓰던 그의 열정까지 매장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한 “마을 공동체, 찾아가는 동사무소에서 박원순의 향기를 느낀다”며 “미래 가치와 생활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진취적인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용산 공원의 숲속 어느 의자엔가는 박원순의 이름 석 자를 소박하게나마 새겨 넣었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임 전 실장이 박 전 시장을 옹호하고 나선 것은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피해자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고민정·남인순·진선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주요 직책을 맡았던 의원 3명이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부른 책임을 지고 캠프직을 사퇴했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의 옹호 글을 계기로 2차 가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해찬 전 대표나 임 전 실장 모두 집토끼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나섰겠지만 선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이라며 “대권 주자로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후보도 임 전 실장의 발언에 선을 그었다.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박 후보는 “임 전 실장과 최근에 연락한 적이 없어서 무슨 뜻으로 이야기한 건지 모르겠다”며 “피해자에게 죄송하고 용서 구하고 싶다는 입장은 똑같다”고 말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선거를 목전에 두고 대놓고 2차 가해를 하는 것은 매우 악의적”이라며 “지도부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다면 즉각 임종석씨에 대한 당 차원의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류호정 의원도 “몹쓸 사람이었다는게 아니라, ‘몹쓸 일’이 있었고, 아직 고통을 겪는 피해자가 있다”며 “고인에 대한 향기를 선거전에 추억하는 낭만은 진정한 반성과 사과 없이는 낭패가 될 뿐”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이 시간에도 고통받는 피해 여성과 민주당으로 인해 수백억 혈세를 내야 하는 시민들은 임 전 실장의 뜬금없는 박 전 시장 예찬론에 뜨악해진다”며 “박 후보가 당선되면 민주당이 피해 여성을 어떻게 몰아붙일지 섬뜩함마저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원할 수는 없다.”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말이다. 무슨 뜻인지 알쏭달쏭 난해하다. 하지만 ‘성격은 운명’이라는 말과 같은 맥락이라고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형상기억합금에 비유할 수도 있다. 삼각형 기질을 갖고 태어난 사람이 부모나 선배 권유로 사각형의 길을 ‘원해서’ 선택하지만, 결국 방황 끝에 자신의 길이 아님을 깨닫고 삼각형으로 되돌아오는 경우다. 본인이 원한다고 해도 자신의 성향을 바꾸기 어려운 성소수자의 입장도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쇼펜하우어의 이 말을 누구보다 좋아했던 인물은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다. 그는 쇼펜하우어의 말을 발판삼아 철학적 의미에서 인간에게는 자유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모든 인간은 외적인 강제뿐만 아니라 내적인 필요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관용’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옹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철학자들을 ‘부드러운 정신’의 소유자와 ‘딱딱한 정신’의 소유자로 나누는 유명한 구분법을 세운 바 있다. 이 구분법은 ‘타세계적 인간’과 ‘현세계적 인간’으로 바꾸어 표현할 수도 있는데, 철학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확대 적용할 수 있다. 모든 인간에게는 타고난 재능과 품성과 성향, 다시 말해 ‘달란트’가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모든 사람을 권력과 금력 순서로 ‘앞으로 나란히’ 세우는 풍토로 말미암아 많은 타세계적 인간이 현세계적 영역에 매달리고 있음을 본다. 그 결과 미래의 셰익스피어가 대기업 총수를 꿈꾸는가 하면, 미래의 칸트가 국회의원 금배지에 넋을 빼앗기는 안타까운 현실이 빚어진다.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이런 낭비가 없다. “너 왜 의사 하냐?” “엄마가 하라고 해서요.” 대학병원 교수와 신참 수련의가 나눈 대화다. TV 드라마 ‘SKY캐슬’의 한 장면이다. 젊은이들이 진로와 적성을 스스로 찾지 못하는 세태를 풍자한 대사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물질 만능 세상에서 돈이면 그만이지 자아 발견이 대수냐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돈 때문에 한 번뿐인 인생을 낭비하도록 몰아대는 시스템은 사회 전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의 제도 교육은 재능과 개성을 메피스토펠레스에게 팔아넘기는 출세주의자들을 양산하고 있는 것 아닐까. 3월 신학기에 떠오른 생각이다. 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 “출근하고 싶은 일터 만들어요”… 딱딱한 공직사회 조직문화 바꾸는 마포

    “출근하고 싶은 일터 만들어요”… 딱딱한 공직사회 조직문화 바꾸는 마포

    서울 마포구가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공직사회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최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발맞춰 기존의 불필요한 관행을 없애고 편안하고 자율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해 직원들이 ‘출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기 위한 지원에 나섰다. 우선 구는 공직 생활을 시작하는 새내기 공무원들을 위해 의미 있는 선물을 건네고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의 대표작이자 지방 관리가 지켜야 할 지침이 담긴 ‘목민심서’다. 이는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직원들과 친밀감을 형성하고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제안한 것으로, 2019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유 구청장이 신입 직원들을 생각하며 책에 직접 축하 글귀를 적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목민심서’를 받은 한 새내기 주무관은 “생각하지도 못한 책을 선물 받아서 감동했는데 책 속에 구청장님께서 직접 적어주신 문구를 보니 긴장감도 줄어들고 조직에 대한 소속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또 구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애쓰고 있다. 지난해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했다. 사내 게시판이나 전자메일을 통해서도 직원들이 바라는 점이나 애로 사항 등을 청취하고 있다. 한편 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직원들이 추가 업무로 바빠지면서 건강 관리를 소홀히 하게 되는 점을 고려해 건강 프로그램 지원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울감이나 무력감, 스트레스로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심리 상담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유 구청장은 “마포구 공무원들이 행복하면 마포구민의 행복을 위해 더욱 힘을 내서 뛸 수 있다”면서 “마포구가 보다 수평적이고 편안한 일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죽음을 사색하다… 삶을 사유하다

    죽음을 사색하다… 삶을 사유하다

    독일 유명 예술가 잠든 도로텐슈타트 묘지제임스 터렐의 작품 있는 작은 예배당 북적 한적한 묘지뷰 선호…가족·연인들 쉬어가 “어느 공원으로 갈까?” 카페나 밥집은 아직도(!) 갈 수가 없으니 매번 가는 곳은 공원이다. 집 앞 언덕 위 작은 공원으로 가거나 판코에 있는 뷔거 공원을 가거나, 날이 정말 좋으면 집에서 먼 샤를로텐부르크의 슐로스 파크까지 간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간 곳 역시 공원이었다. 사람들도 다 공원으로 모인다. 잘 알려진 공원일수록 사람도 많다. 다닥다닥 앉을 일은 없지만, 가끔 인적 드문 곳으로 가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럴 땐 공원 대신 ‘공동묘지’로 간다. 섬뜩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베를린에선 놀이터 만큼이나 친근한 곳이다. 베를린 도심 안에 꽤 많은 공동묘지가 있다. 그래서 어떤 날은 이렇게 묻는 것이다. “이번엔 어느 묘지로 갈까?”●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 도로텐슈타트 유럽의 큰 도시 안에서는 관광 명소를 가듯 묘지를 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걸 14년 전 파리에 처음 갔을 때 알았다. 베를린에서 열흘을 보낸 뒤 파리로 갔는데, 친구가 많았던 베를린과 달리 파리에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외롭고 심심했다. 몽마르트르 언덕에는 화이트 와인을 병째 나눠 마시는 사람들이 있었고 센 강변엔 키스하는 연인들 천지였다. 처음 간 파리는 로맨틱한 도시였지만, 홀로 여행하는 자에겐 끔찍이 외로운 도시였다. “파리는 이제 절대 혼자 오지 않겠어.” 나는 어금니를 깨물며 중얼거렸다. 그때 머물던 민박집에서 가까운 곳에 ‘페르 라셰즈’란 공동묘지가 있었다. 파리에서 가장 큰 묘지이자 쇼팽, 오스카 와일드, 에디트 피아프, 짐 모리슨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잠든 곳이다. 시내 중심가로 나가기 전 잠깐 들르려고 갔다가 그곳에서 아침나절을 모두 보냈다. 외롭고 기가 죽어 있던 나는 조용하고, 사람도 없고, 아름다운 정원 묘지에서 평온함을 느꼈다. 나 빼고 다 행복해 보이는 파리에서 왠지 조금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그때부터 유럽의 묘지를 가게 되었다. 으스스한 기분이나 두려움은 들지 않았다. 유명한 공원을 찾아가는 기분으로 갔고, 묘지의 대부분은 실제 잘 가꿔진 공원이기도 했다. ‘페르 라셰즈’ 묘지 안에 있는 길이며 이정표, 나무들, 묘비들이 지금도 떠오른다. 모두 속삭이듯 아름답고 평화로운 광경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베를린의 묘지도 그렇다.베를린에서 가장 먼저 가 본 묘지는 ‘도로텐슈타트’ 공동묘지였다. 당시 머물던 호텔에서 5분 거리에 있어 산책하듯 가볍게 갔다. 1763년에 만들어진 이곳은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다. 18~19세기 독일 당대의 유명 예술가와 학자들이 많이 잠들어 있다. 철학자 헤겔부터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 작가 하인리히 만, 건축가 카를 프리드리히 신켈 등의 묘비를 찾을 수 있다. 유명 인사들의 묘비 앞에는 베를린시에서 수여한 붉은 명예 석판도 박혀 있다. 베를린에서 태어났거나 활동하고 사망한 유명인사들이 이곳에 잠든 것을 영광으로 기린다는 표식이다. 메인 입구의 안내판에는 유명인들의 묘지를 표시한 지도도 있다. 지도에 표시된 25개의 숫자를 보며 유명인들의 묘비를 찾아다닐 수도 있다.각각의 묘비 장식도 아름답다. 고대 로마 스타일의 석관처럼 만들어진 묘부터 대리석이나 화강암에 얼굴 부조를 넣은 묘비, 단단한 오벨리스크, 네오 고딕 양식의 주철로 된 십자가, 소박한 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근에 세워진 묘비들은 새하얀 대리석에 모던한 사각형으로, 마치 현대 조각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사람들이 묘비 위에 놓고 간 작은 돌들을 보면 얼마나 존경받고 사랑받는 인물이었는지 가늠이 된다. 도로텐슈타트 묘지는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높은 벽 너머의 다른 부지에는 작은 예배당이 있다. 독일어의 ‘독’자도 못 알아들으면서 몇 년 전 이곳 예배당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다. 참석을 원하는 사람은 온라인 예약을 해야 했는데, 이유는 예배당 안에 설치된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보기 위해서였다. ‘빛과 공간의 마술사’라 불리는 그는 당시 새로 보수를 마친 작은 예배당 안을 경건하고 신비로운 빛으로 장식해 놓았다. 이를 보기 위한 사람들의 줄도 길었다. 예배 내용은 하나도 못 알아들었지만, 그림자가 전혀 드리워지지 않는 빛의 구도와 끊임없이 변하는 색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작품은 지금도 설치돼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예배당은 운영을 중단한 상태이지만, 터렐 특유의 빛과 색을 다시 마주할 날이 오면 좋겠다.●베를린 동네마다 있는 다양한 묘지공원 베를린의 묘지를 다니며 느낀 건, 이 도시에선 죽음의 공간이 매우 일상적이란 사실이었다. 동네마다 크고 작은 묘지들이 가까이 있기도 하거니와, 새로 지어진 고급 아파트의 전망이 ‘묘지 뷰’인 곳도 많다. 그렇다고 집값이 떨어지는 일도 없다. 오히려 ‘묘지 전망’의 집이 더 비싸게 팔린다. 앞을 가리는 건물이 전혀 없고 탁 트인 녹음이 내다보이는 전망을 누구나 원하기 때문이다. 수세기를 지나는 동안 베를린의 묘지는 마구 자란 나무들이 울창하고, 작은 숲을 이루는 또 다른 공원이자 유적이 됐다. 사람들은 유모차를 끌고 묘지 안을 산책한다. 점심시간엔 샌드위치를 사 들고 와서 먹는다. 아이들을 풀어놓고 놀게 하고, 10대들은 묘지에 모여 앉아 수다를 떤다. 사랑하는 사람의 묘비 앞에 백합을 놔두는 등 잘 관리되기도 하지만, 더이상 운영되지 않아 공원으로 변한 묘지도 많다. 남자친구와 자주 가는 라이제파크도 딱 그런 곳인데, 우리는 어쩌면 누군가의 잊혀진 무덤 위에 매번 누워 있었는지도 모른다. 도심 한복판에는 여전히 연고도 없이 죽은 군인이나 장교들이 묻힌 묘지가 있는가 하면,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로는 더이상 무덤을 만들지 않고 추모의 공간으로 유지하는 곳도 있다.가 본 곳 중엔 베딩에 있는 세인트 엘리자베스 묘지도 특별했다. 터키 이민자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동네답게 이 묘지 주변에는 터키인들의 주택이 많았다. 집에서 크게 틀어놓은 흥겨운 터키 음악이 묘지 안까지 쩌렁쩌렁 울렸다. 묘지 안에서는 동그란 안테나가 집집마다 달려 있는 공공주택이 바로 보였다. 걸어 놓은 빨래가 펄럭이고, 터키 아저씨의 고함소리가 들리고, 노란 차양의 발코니가 귀여운 아파트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여름이면 이 묘지에 누워 있는 주인들은 활짝 열린 창 너머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와 주민들의 소음에 분주한 기분이 들 것 같았다. 묘지 안을 한참 걷다가 빗물을 담아 놓는 커다란 돌 항아리를 보았다. 물 안에 커다란 나무토막이 들어 있었는데 “누가 여기에 나무토막을 빠뜨려 놨지?” 하고 얼른 빼내야 할 것 같은 모양새였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항아리엔 작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물 항아리 안에 새들이 자주 빠집니다. 새들이 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넣어둔 나무이니 빼지 마세요.” 묘지 안 벤치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작은 딱따구리의 딱딱딱 소리와 뾰로롱 하는 방울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그 새소리를 들으려 숨죽여 있으면 사위는 조용해지고, 어느새 묘지를 감싸고 있는 고요함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가 보고 싶은 묘지 중엔 베를린 서남쪽에 위치한 그루네발트 묘지가 있다. 그루네발트 숲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나오는 이곳은 베를린에서 오랫동안 ‘자살 묘지’로 불렸다. 처음엔(18세기 말) 하벨강에서 떠내려오는 시신들을 묻는 곳으로 쓰이다 점점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의 시신도 알게 모르게 묻혔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은 일반 묘지에 묻힐 수 없었다. 어디에서도 이들의 시신을 받아 주지 않았다. 그러다 그루네발트 묘지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의 시신도 받게 되자 스스로 삶을 정리하려는 사람들이 더 많이 이 근처로 찾아왔다고 한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미국의 전위적인 록 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1집 앨범에 여성 객원 보컬로 참여했던 ‘니코’도 이곳에 묻혀 있다. 그는 이른 나이에 자전거 사고로 죽었지만, 극단적 선택을 해 이곳에 묻힌 엄마의 곁에 있기 위해 이곳에 함께 잠들었다.●죽음 때문에 더 빛나는 인생 오랜만에 도로텐슈타트 묘지에 들렀다. 운 좋게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날이었다. 묘지 안의 하얀 자작나무 길을 걸어 묘비 사이로 들어가니 연보라색 크로커스가 한가득 피어 있었다. 낮게 핀 꽃들 속에는 벌써 많은 벌들이 찾아와 윙윙 거렸다. 묘지의 한가운데에서 봄의 생기가 치솟는 순간이었다. 해가 잘 드는 나무 벤치에 앉아 정면에 있는 봉안당을 바라봤다. “나는 죽으면 어디에 묻히게 될까.” 문득 의문이 들었다. 지금은 베를린에서 살고 있지만, 이 도시에서 죽을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나중에 나이가 많이 들어, 혹시라도 남자친구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서울로 돌아갈 것 같았다. 막연히 한국 어딘가에 묻힐 거라 생각하며 지금껏 살아왔으니까. 혼잣말 같은 내 질문에 남자친구는 대답했다.“아니, 돌아가지 않을걸. 그때는 여기에 너의 삶이 있을 테니까. 한국에 돌아가도 부모님은 더이상 계실 수 없을 거고…, 형제자매가 있어도 같이 살진 않을 텐데. 물론 친구들이 있지만 누가 남아 있을지 모르고. 무엇보다 그동안 이곳에서 깊어진 인연들이 있겠지. 이곳 친구들과 가까워지고, 생각지 못한 인연도 생기고 말이야.” 다 늙어서 돌아갔을 때, 반겨줄 이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어쩌면 당연한 일일 텐데도 가슴 한켠이 서늘하게 내려앉았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반대로 살아왔다. 서울에 있을 땐 외국에서 살고 싶고, 외국에선 서울을 그리워하고. 가족과 살 때는 독립이 하고 싶고, 혼자 살 때는 엄마 밥을 먹고 싶어 하고. 회사를 다닐 땐 때려치우고 싶고, 그만두고 나면 ‘그래도 그때가 편했지’ 생각하고 등등등. 로마의 철학자 루크레티우스의 말처럼 “우리는 늘 없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은 무시하고” 산다. “그렇게 삶을 소진하다가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는” 것이다. 이곳의 삶에 좀더 정성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청개구리 삶은 그만 살고, 지금 내가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면서 하루하루를 후회없이 살아야겠다고. 그러면 내가 묻히고 싶은 곳을 그때는 알게 되지 않을까. 이동미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바다의 로또’ 또 터졌다, 4억원대 용연향 횡재한 태국 어부

    ‘바다의 로또’ 또 터졌다, 4억원대 용연향 횡재한 태국 어부

    태국에서 또 한 번 ‘바다의 로또’가 터졌다. 현지 매체 방콕잭은 6일 보도에서 태국 사뚠주의 한 어부가 용연향 두 덩어리를 줍는 횡재를 만났다고 전했다. 현지 어부 아세레 푸아드(24)는 지난 2일 아버지와 낚시를 나갔다가 폭우를 만났다. 물고기 한 마리 낚지 못하고 풀이 죽어 돌아간 어부 부자에게 바다는 대신 용연햔을 선물했다. 어부는 “빈손으로 터덜터덜 발길을 돌렸는데 얕은 해변에 정체불명의 덩어리가 떠 있었다. 텔레비전에서 용연향에 대해 본 적이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집에 가져왔다”고 밝혔다.이들이 주운 덩어리 무게는 각각 7㎏, 600g으로 지난달 태국 나콘시탐마랏주의 한 여성이 주운 용연향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어부 가족은 송클라대학교 연구실에 용연향 샘플을 보내 진품 감정을 받았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두 사람이 주운 덩어리는 품질 좋은 용연향으로, 그 가치는 최고 1020만 2000바트, 한화 약 4억 원으로 추정됐다. 진품 증명서를 받아든 어부 부자는 뛸 듯이 기뻐했다. 아버지는 “폭풍우를 만나 일찍 집으로 돌아와야 했지만 결국 이런 보물을 얻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두 사람은 이제 최고급 용연향을 사갈 사람을 찾고 있다. 판매를 위해 재감정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수컷 향유고래의 배설물인 용연향은 고급 향수의 재료로 사용된다. 배출 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검은색을 띠는데, 질감은 부드럽지만, 악취를 풍긴다. 그러나 오랜 시간 바다를 떠돌며 햇빛과 소금기에 노출되면 검은색은 점차 연해지고 질감은 딱딱해지며 좋은 향이 난다. 바다 위를 오래 떠다닌 용연향일수록 향이 좋으니 그 가치도 높을 수밖에 없다. 최고급 용연향은 500g당 2300만 원의 고가에 팔려나간다. ‘바다의 로또’, ‘바다의 황금’, ‘해신(海神)의 선물’이라고 불릴만하다.지난달 23일 태국 나콘시탐마랏주 시리포른 니암린(49)이라는 주민 여성도 수억 원대 용연향을 주워 화제를 모았다. 폭풍우가 지나간 후 해변을 따라 걷던 그녀는 폭 30㎝, 길이 61㎝, 무게 약 7㎏짜리 황금빛 용연향을 발견했다. 가격은 790만 바트, 한화 약 3억 원으로 책정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갤러리로 변신한 분양홍보관… ‘가양역 더리브 아너비즈타워’ 눈길

    갤러리로 변신한 분양홍보관… ‘가양역 더리브 아너비즈타워’ 눈길

    천편일률적이었던 분양 단지들의 분양홍보관이 변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삶을 반영할 수 없는 천편일률적 구조의 홍보관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하기도 하고, 제대로 된 정보조차 제공받기 힘들었다.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분양홍보관이 단순히 분양 단지를 소개하고, 발품을 파는 공간에서 탈피해 미술 작품을 전시하거나 디지털 기기를 통해 정보를 빠르고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이렇게 변화된 분양홍보관은 단순히 모형도와 유닛만 전시하는 분양홍보관에 비해 볼거리가 많고, 분양 단지가 강조하는 부분도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어 방문객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SGC이테크건설이 공급하는 ‘가양역 더리브 아너비즈타워’의 분양홍보관은 딱딱한 유형에서 벗어난 디지털과 아트(미술품)가 접목된 새로운 형태의 분양홍보관으로 눈길을 끈다. 이곳에는 다양한 미술품이 전시돼 갤러리와 같은 이색적인 모습으로 꾸며진다. 종이 리플렛을 키오스크 등 디지털 미디어로 구현하여 단순히 보는 공간을 넘어 즐기고, 분양과 관련된 상세한 내역을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 되게끔 했다. 방문객들은 저마다 미술 작품을 보며 가치를 향유하고, 일상에 지친 심신을 위로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임차인인 기업(법인)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각종 세제혜택 등에 대한 정보 역시 단순히 나열된 숫자와 텍스트를 넘어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알기 쉽게 전달함으로써 수요자들의 이해와 관심도 높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관계자는 “분양홍보관이 단순히 정보를 얻고 끝나는 공간이 아닌 즐기고, 체험하고, 체류하는 공간으로 바뀌면서 수요자들의 선호도와 인식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며 “딱딱한 공간이 아닌 유연한 공간이 된 만큼 색다른 분양홍보관을 향한 수요자들의 방문 역시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3월 본격 분양하는 ‘가양역 더리브 아너비즈타워’ SGC이테크건설이 공급하는 ‘가양역 더리브 아너비즈타워’는 9호선 가양역과 증미역 더블역세권 입지인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629-1번지 일원에 지하 5층~지상 15층, 연면적 3만 2375㎡ 규모로 지어지며 지식산업센터, 상업시설이 함께 구성된다. 단지의 저층부는 뉴욕 스타일을 모티브로 하여 아치형 창과 고풍스러운 브릭 설계를 적용한 독창적인 외관 설계가 도입된다. 함께 구성되는 상업시설의 경우 차량 통행량이 높은 양천로 대로변 중심을 바라보는 스트리트형으로 설계되어 가시성과 접근성을 높이고, 고객 이동에 최적화된 동선까지 구현될 예정이다. 업무공간은 최근 선호되는 트렌드인 다운사이징 및 1코노미를 차용한 섹션 오피스 형태로 마련된다. 섹션 오피스는 기업 규모에 맞춰 원하는 크기로 분양을 받을 수 있어 1인 기업은 물론 스타트업, 벤처기업 등 다양한 규모의 기업들의 입주가 가능하다. 또 공간 활용도가 높은 복층형 구조의 특화설계인 듀플렉스(일부층)가 적용돼 각각의 공간을 독립성 있게 유지할 수 있으며, 옥상정원까지 마련될 예정으로 도심 속에서 쾌적한 업무환경을 보장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양역 더리브 아너비즈타워’가 들어서는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일원은 △신흥 첨단산업지구인 마곡지구 △첨단IT기술, 미디어산업지인 상암DMC △중소벤처기업 중심지인 구로G밸리 △금융인프라 중심지인 여의도 등과 연결되는 ‘서울 비즈니스 클러스터’에 속한다. 단지는 지하철 9호선을 비롯해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서부간선도로 가양대교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서울 및 수도권 주요 도심으로 편리한 출퇴근도 가능하다. 비주거 상품인 만큼 청약 규제, 분양권 전매 제한 등 부동산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분양가는 일대에 공급된 지식산업센터의 현재 시세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대출 규제가 낮아 분양가의 최대 70~80%까지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지방세특례제한법에 의해 취득세 50%, 재산세 37.5%의 세제 감면 혜택 등이 더해지는 만큼 사실상 기업(법인)의 초기 부담도 낮다. SGC이테크건설이 공급하는 ‘가양역 더리브 아너비즈타워’는 3월 분양될 예정이다. 분양홍보관은 서울시 강서구 양천로에 마련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불에 태우고 긁고 두드려… 탐구와 비유 한지의 時間

    불에 태우고 긁고 두드려… 탐구와 비유 한지의 時間

    전통 회화 재료인 한지의 물성을 독창적으로 실험해 온 중견 작가 2인의 전시가 나란히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한지를 불로 태워 그 조각으로 다양한 형태와 색조의 작품을 완성하는 김민정 작가와 철솔로 한지를 긁고 두드려 서양화의 마티에르 같은 두껍고 거친 질감을 만들어 내는 유근택 작가다. 두 작가 모두 4년 만에 여는 개인전인 데다 공교롭게도 ‘시간’을 전시 주제로 삼아 눈길을 끈다.●김민정 작가 새 연작 ‘커플’ 등 30여점 공개 프랑스와 미국에서 활동하는 김민정 작가는 오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에서 펼치는 ‘타임리스’(Timeless)에서 대표 연작인 ‘마운틴’, ‘스토리’를 비롯해 새 연작 ‘커플’ 등 30여점을 공개했다. 홍익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1991년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난 그는 서양미술의 원류인 그곳에서 자신이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재료인 한지의 가능성을 재발견하고 현대미술의 매체로 실험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어릴 때 부친이 운영하는 인쇄소에서 하루 종일 종이를 갖고 놀던 추억과 서예를 배운 경험이 그의 예술적 자산이 됐다.●동양화 ‘선’ 탐구… 불과 종이의 협업 한지를 불로 태우는 작업은 동양화의 선(線)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촛불이나 향불에 한지 끝을 살짝 댔다가 엄지와 검지로 재빨리 눌러 끄는 일을 반복해 불규칙한 검은 선을 만들어 낸다. 우연성에 의지하는 ‘종이와 불의 협업’이다. 이렇게 수작업으로 가공한 한지 조각을 길게 잇대고 원형으로 자른 뒤 화면에 콜라주해 수묵화 같은 바다의 잔잔한 물결을 형상화하거나(‘타임리스’ 연작) 우산으로 가득 찬 거리의 서정적인 풍경(‘더 스트리트’ 연작)을 완성한다. 고도의 집중력과 인내심을 요구하는 작업에 대해 작가는 “내겐 상념을 없애는 참선이나 명상을 실천하는 방법”이라고 표현했다. “한지가 살아 있는 존재처럼 느껴진다”는 그는 “종이를 섬긴다는 마음가짐으로 작품을 만든다”고 덧붙였다.●유근택 작가 신작 56점 ‘시간의 피부’ 展 유근택 작가는 동양화에 미학적 기반을 두면서도 현대인의 일상과 역사적 사건 등에 관한 주제를 자신만의 조형 어법으로 펼치는 화가로 유명하다. 한지에 수묵으로 작업을 이어 온 그는 2017년 한지를 철솔로 긁어 물성을 극대화한 작품을 처음 발표해 호평받았다.서울 은평구 사비나미술관에서 열고 있는 ‘시간의 피부’전에선 최근 몇 년간 일어난 사회적, 정치적 격변의 상황을 다룬 신작 56점을 만날 수 있다. 지구촌을 휩쓴 코로나19 사태 앞에서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던 초현실적인 현실, 남북정상회담으로 한껏 부풀었던 통일에 대한 희망과 좌절의 시간들을 화폭에 담았다. 출품작 중 ‘시간’ 연작은 지난해 여름 코로나 확산 와중에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 레지던시에 참가하면서 겪었던 불안감을 예술로 승화한 작품이다. 유 작가는 “절대적인 고립감 속에 신문을 태우는 작업을 했는데 재의 흔적이 마치 뼈처럼 보였다”면서 “시간의 영속성과 무한성에 대한 비유”라고 설명했다.●철솔 드로잉… 섬세하게 살아난 거친 질감 기법 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꾀했다. 6겹으로 배접한 한지에 물을 뿌려 철솔로 종이의 올을 세운 뒤 호분을 바르고 드로잉하는 과정을 반복해 독특한 요철 질감을 만들어 냈다. 이전에 했던 작업보다 표면에 비비거나 딱딱한 물질로 화면을 긁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거친 질감을 더 섬세하게 살렸다. 4월 18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이번엔 인천서… 이마·얼굴·팔 멍든 채 숨진 8세 여아

    이번엔 인천서… 이마·얼굴·팔 멍든 채 숨진 8세 여아

    인천에서 또다시 8살 초등학생(여)이 부모의 학대로 숨진 채 발견됐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3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20대 A(27)씨 부부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부부는 전날 인천 중구 운남동 한 주택에서 딸 B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전날 오후 8시 57분쯤 “집에 있는 딸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119구급대가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당시 B양은 호흡을 하지 않는 상태였고 턱과 손가락 끝에는 근육이 딱딱하게 굳는 사후 강직이 나타난 상태였다. 친모(28)는 B양의 이마에 든 멍 자국을 발견하고 이유를 묻는 구급대원에게 “새벽 2시쯤 아이가 화장실 변기에 이마 쪽을 부딪쳤고 가서 보니 턱을 다친 것을 확인했다. 언제부터 숨을 쉬지 않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B양의 얼굴과 팔 등 몸 여러 곳에서 멍 자국을 발견하고 A씨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소방당국의 출동 일지에는 B양이 지병(암)을 앓았다고 기록돼 있었으나 경찰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11월부터 B양이 거짓말을 하거나 말을 듣지 않으면 훈육 목적으로 체벌한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그러나 친모는 “학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A씨는 B양의 계부로 조사됐으며 B양의 어머니는 전남편과 이혼한 뒤 A씨와 재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교 3학년생인 B양은 또래보다 체중이 적게 나가 마른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1살 많은 오빠의 몸에서는 학대 피해 의심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B양은 코로나19로 등교 수업이 중단됐다가 재개된 지난해 5월부터 사망일까지 한 번도 학교에 가지 못했다. 경찰은 B양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으며, 4일 A씨 부부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해부터 아동 학대 사건이 인천에서 연이어 발생하자,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이날 관계부서에 지시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학대 의심’ 사망 8살, 등교 출석 ‘0’…교사 가정방문도 회피

    ‘학대 의심’ 사망 8살, 등교 출석 ‘0’…교사 가정방문도 회피

    “코로나19 감염 우려” 이유로 안 보내교사 연락에 오빠만 학교 2차례 방문담임 가정방문 시도에 “집에 없다” 회피 인천에서 몸 곳곳에 멍이 든 채 숨진 8살 여아와 그 오빠가 등교수업이 시작된 이후 단 한 번도 학교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딸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체포된 A씨 부부는 학교 측의 가정방문 시도에 각종 이유를 대며 모두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A(27·남)씨와 B(28·여)씨 부부의 학대로 전날 숨진 초등학교 3학년생 딸 C(8)양은 코로나19 여파로 등교와 원격수업을 병행했던 지난해 등교수업이 있던 날 한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C양의 오빠이자 같은 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D(9)군도 본격적인 등교 수업이 시작된 지난해 5월 이후 학교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부부는 학교에 “D군이 폐 질환을 앓고 있으며 코피를 매일 같이 흘린다”며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등교가 어렵다”며 아이들의 결석 사유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의 경우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정학습 등 교외체험학습 허용일이 최대 44일었지만, 지난해 이 학교 전체 등교수업 일수 자체가 44일에 못 미쳐 이 같은 결석이 행정적으로 가능했다. 학교 담임교사는 이들 남매가 등교수업에 계속 빠지자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가정방문을 하려고 여러 차례 A씨 부부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그러나 A씨 부부는 “집이 자주 비어 있다”라거나 “영종에 집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방문을 모두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부부는 대신 “아이를 데리고 학교에 오겠다”고 이야기한 뒤 D군만 2차례 학교에 데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C양이 학교에 온 적은 없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오빠인 D군의 경우 상당히 밝고 쾌활했고 담임이 부모와 지속해서 전화와 문자 연락을 주고받았을 때도 수상한 낌새는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며 “11월에는 C양과도 담임이 직접 통화했으나 별다른 학대 정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에 (C양을 데리고) 나오라고 하니, 할아버지댁에 갔다거나 교통사고 가 나 입원을 했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사진까지 보내주며 거절했다”면서 “아빠가 학교에서 나눠주는 꾸러미를 받기 위해 수시로 방문했지만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C양 남매의 경우 2019년 8월 이 학교에 전학 오기 전에는 지방자치단체가 관할하는 보육 시설에 있었으며 같은 해 2학기는 정상적으로 등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해당 지자체에 따르면 A씨 부부와 관련해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온 전력은 없었다. 2019년 7월 중구에 전입신고한 이들 부부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나 드림스타트(맞춤형 복지서비스) 사례 관리 대상도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부부는 전날 인천시 중구 운남동 한 빌라에서 딸 C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전날 오후 8시 57분쯤 자택에서 “딸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느다”며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A씨가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있었다”며 “아이 턱과 손가락 끝에 (근육이 딱딱하게 굳는) 사후 강직이 나타난 상태였다”고 말했다. A씨 부부는 “아이가 새벽 2시쯤 넘어졌는데 저녁에 보니 심정지 상태였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도 C양의 얼굴과 팔 등 몸 여러 곳에서 멍 자국을 확인한 뒤 A씨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C양의 계부로 조사됐으며 B씨는 전 남편과 이혼한 뒤 A씨와 재혼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빠 D군의 몸에서는 학대 피해 의심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체포한 A씨 부부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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