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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꽃 파종기/종로5가 종묘상 “북적”(유통)

    ◎봉선화·샐비어등 1년생화초 인기/아이리스등 구근류 1개 5백∼2천원/꽃씨 한봉지 1천원… 교재용은 2백원에 팔아 따스한 햇살이 뜰에 가득한 봄을 맞으면 앞마당에 꽃씨를 뿌리던 어린시절을 먼저 떠올리게 마련.그런 탓인지 각종 씨앗상들이 몰려 있는 종로5가 일대는 꽃씨를 사려는 사람들의 발길로 한창 활기를 띠고 있다. 봉선화·샐비어·공작초·백일홍·채송화·해바라기등이 가정에서 파종해 쉽게 꽃을 볼 수 있는 품종들이 인기를 끌었다.그외 넝쿨식물에 속하는 수세미·조롱박·나팔꽃·여의주와 열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꽃고추·꽃가지·꽈리등도 많이 찾고 있다. 이들 씨앗을 요즘 뿌리면 7∼10일뒤에 싹이 나고 40일정도 지난 5월이면 꽃이 핀다.꽃씨 입자가 굵은 것은 하루정도 물에 불렸다가 모래·흙·발효퇴비를 같은 비율로 섞은 흙에 씨앗의 3배정도 깊이로 심는다.작은 씨앗의 경우는 3∼5배분량의 흙에 섞어서 흩뿌려주는 것이 요령.씨앗을 뿌린 위에 싹이 나올때까지 볏집이나 신문지를 덮어 주고 물은 발아될때까지는 분무기를 사용해3일에 한번,그후엔 하루 한번씩 주면 된다. 씨앗 전문상을 운영하는 박달선씨(아람원예종묘사)는 『꽃씨를 사다 직접 심으면 모종으로 구할 수 없는 다양한 품종을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우선 장점으로 들었다.또한 일년생 초화류는 모종을 사다 화단이나 아파트 베란다를 장식할 수도 있겠지만 꽃씨를 어린 자녀들과 함께 뿌리고 물을 주면서 가꾸어보면 교육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고 정서교육에도 더할수 없이 좋다. 꽃씨는 종로5가 종묘상에서 5∼10개의 씨앗이 들어 있는 교재용이 한봉지에 2백원으로 값이 싼편.때문에 꽃씨는 젊은층에서 아름다운 마음을 전달해주는 경제적인 선물로도 각광받고 있다.가정용도 한봉지에 1천원이면 살 수 있다. 종로5가 일대의 노점에서는 요즘 심어야 제때 꽃을 볼 수 있는 달리아·백합·아이리스·글라디올러스등 구근류의 뿌리를 판매하고 있다. 고를때는 뿌리를 만져 보았을때 썩은 부분이 없이 딱딱하고 뿌리 위에 눈이 제대로 붙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구근류는 뿌리가 안보일 정도로 심되 화분아래쪽에 굵은 돌을 깔아 썩지 않도록 배수가 잘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뿌리 가격은 아이리스 2개 1천원,글라디올러스 3∼4개 1천원,백합 5백∼2천원,아마릴리스 2천원,달리아 2천원,양달리아 5천∼6천원. 꽃을 다듬는데 쓰이는 삽·갈퀴가 각각 1천원,호미 2천원,꽃가위 3천원,전지가위 5천∼8천원.
  • 유방확대 성형술에 이용/실리콘 젤 인체유해논쟁

    ◎미 FDA,“터졌다” 제소계기 사용중지령/영등 유럽의학계선 “부작용사례 없어”/피부확장등에 널리 사용… 국내수입업자도 판매 자제 유방확대성형술 등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실리콘 젤의 유해성여부가 전세계 보건당국및 의료계에 큰 파장을 몰고오고 있다.외신에 따르면 이 파문은 지난해 유방성형수술을 받은 미국의 매리안 홉킨스여인이 유방속에 삽입된 실리콘 젤이 터지자 생산회사인 다우 코닝 라이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원고승소판결이 내려지자 촉발됐다.이어 지난 6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유방확대성형술 등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실리콘 젤의 안전성에 관한 검증작업이 끝날때까지 사용을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FDA 데이비드 케슬러국장은 『유방확대성형수술에 사용되고 있는 실리콘 젤의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실리콘 젤의 안전성을 뒷받침할 새로운 자료를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된 FDA자문위원회가 검증작업을 벌여 FDA에 건의서를 제출하면 이를 근거로 FDA가 최종결정을 내릴때까지 사용을 중지한다』고 밝힌바있다. 미국 FDA가 이러한 조치를 내리자 스페인·호주·캐나다 등의 일부 국가에서는 이를 따르고 영국·덴마크·오스트리아 등은 의학적 증거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사용중지조치를 내린다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유보하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특히 영국과 덴마크의 보건당국은 『실리콘 젤의 사용을 중지시킬만한 충분한 증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미FDA의 자의적 조치는 수용키 어려우므로 유보할 수밖에 없다』고 반대의견을 개진했다. 일본 후생성도 최근 미FDA가 안전성을 확인할때까지 유방확대용 실리콘 젤의 사용을 중지하도록 의사들에게 요청했다.이에따라 일본의 3개 판매회사도 출하를 자진 중지하고 있다. 한편 국내의 한 실리콘 젤 수입업자는 『이번 FDA사용중지조치에따라 현재 실리콘 젤의 판매를 중지하고 있다』면서 『6주간의 유예기간후 미FDA가 내린 공식결과를 보고 판매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리콘 젤은 딱딱하거나 연한 것등 경도조절이 자유로운 실리콘이 유동성을 잃고 탄성과 견고성을 가지는 고화된 것을 말한다. 모래나 흙 등에서 채취해 만드는 실리콘은 지난 53년 미국의 브라운과 마조니박사가 임상실험 결과 인체에 무해하다는 논문을 발표를 함으로써 이용되기 시작됐다.또 생체고분자와는 분자구조가 완전히 다르므로 생체내에서 안전성이 높고 장기간의 사용에도 잘견뎌 지금까지 의료용고분자로는 최적의 소재로 꼽혀왔다. 실리콘이 이용되고 있는 분야는 콧대를 세우는 코융비술·유방확대성형술·피부확장 등에 쓰이는 조직확장기·심장의 인공박동기·인공신장·인조혈관·인공관절등 셀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와 관련,인제의대 부속 서울백병원 성형외과 백세민교수는 『실리콘 젤이 체내에서 화학반응이나 독성을 일으킨다거나 다른 상태로 변하는 등의 부작용은 아직까지 보고된적이 없다』면서 『예컨대 백혈구가 자기세포가 아닌줄 착각하고 공격해서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나 결합조직상의 문제 외에 실리콘 젤이 삽입된 부분에 대해서는 X선촬영이 어려운 점도 있지만 이런 것은 무시해도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백교수는 『사용중지조치가 내려지면 대체품 개발이 안된 상태이므로 의사들이 여러가지 수술에 임할때 행동반경이 크게 좁아질 것』을 우려했다.
  • 연구실에 불을 밝히자/정용승 한국교원대 교수(해시계)

    영국의 큰 사전을 보면 「과학」이란 지식·깨우침·배움·학문이란 뜻이 맨 먼저 나오며 수학과 물리 등의 딱딱한 것들은 나중에 나온다. 과학은 좋은 지식이고 선용하면 경제적이며 매우 유익한 것이다. 오늘날 일본은 경제대국이 되었다. 그들은 1800년대에 유학생들을 유럽에 보내 서양의 과학을 배우기 시작하였다. 서양의 선진 지식을 활용하여 그들은 한국·중국등 아시아의 수많은 나라들을 점령하였으며 미국등과 세계 제2차대전을 하다 패망하였다. 그러나 불과 40년후인 1980년대에 다시 세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는 놀라운 원동력이 어디에 있을까? 1984년경 미국 국무성은 1백여명의 젊은 석학들을 일본에 보내 그들에게 패망한 일본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기에 미국을 추종하며 앞지르는 분야가 있는가를 연구하여 오도록 하였다. 우리 생각처럼 「제까짓 것들,일본놈들(Jap)」하고 무시하지 않고 일본인들의 우수성을 완전히 인정함은 역시 서양사람들이 현명한 것이었다. 1년간 일본에서 연수를 한 미국 학자들의 귀국 보고서는 일본인들이 우수하고 독특한 것은 별로 없으나 자기일에 열중하고 『사원들이 마치 사장처럼 일한다』고 하면서,9시에 출근해서 5시 정각에 퇴근하는 미국인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미국의 유명 대학들은 저녁늦게까지 그리고 주말에도 연구실이 분주하고 자기일에 몰두하는 젊은 교수들이 한 20%이상은 될게다. 일본의 교수들도 40∼50%는 주말이 없다. 특히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일본교수들은 우리와 구미의 과학자들과는 달리 자기의 능력과 재원을 총동원하여 연구논문을 쓰고 자비를 들여 결과를 발표한다. 동기부여,촉진제와 보상(motivation incentives)은 전혀 없으나 그들 사회의 경쟁때문에 더 많은 논문으 쓰려고 끊임없는 노력을 한다. 연구논문을 한 2∼30편 쓰다 보면 가치있는 연구결과도 1∼2편 나오는 것이다. 일본인들은 나이에 구애치 않고 자기보다 우수한 사람앞에 무릎꿇는 「사무라이」정신이 강한 과학자들이 많으며 연구와 배우려는 의지가 과연 대단하다. 우리나라 대학의 연구실이 저녁에 불이 켜져 있고 주말이 없는 교수들이 과연 얼마나 있는가? 물론 대학마다 차이는 있으나 불과 몇 명이며 고작 10% 내외일 게다.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젊은 교수들의 연구실이 한산하기만 하다. 영구직(tenure)을 받기위해 주말에도 전심전력하는 선진국의 과학자들과는 너무 차이가 있다. 연구실과 사무실에서 바둑이나 두며 소일하는 우리네 교수들! 20년전에도 그러했지만,부끄러운 없이 바둑대회 등을 하는 우리네 생각이 언제나 바뀔까? 가만히 있어도 3년이면 부교수,5년이면 정교수가 자동적으로 되는 대학의 조직은 우리나라 밖에 없다. 그결과 우리의 대학문화가 창조적이고 생산적이 되지 않고 있다. 안일과 태평시대에 있는 우리 과학자들이 생산적이며 경쟁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teenure와 보상제도의 실시가 꼭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의 젊은 교수들이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와 경쟁적인 연구가 되도록 많은 투자와 촉진제가 있어야 하겠다.
  • 딱딱한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미 과학자 아시모프책 인기

    ◎천문·물리·화학등 1년새 20여권 발간/러시아태생… 교양서·공상소설이 주류 과학의 중요성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날로 높아지면서 많은 과학도서가 출간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 과학자의 저서들이 집중적으로 소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러시아계 미국과학자 아이작 아시모프의 저서들이다. 지난해 봄부터 나오기 시작한 아시모프의 저서들은 최근까지 10종에 육박하고 제작중인 것도 2∼3종이 된다. 이들을 권수로 치면 20권이 넘는다. 이 책들은 과학교양서와 과학을 소재로 한 소설로 대별된다. 웅진문화가 지난해 4월 「과학의 새로운 안내」 시리즈를 기획,「아시모프의 천문학」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아시모프의 「지구과학·화학」 「물리학」을 펴냈으며 곧 「생물학」 2권을 펴낼 예정이다. 동아출판사는 지난 6월 「우주의 비밀」을 펴냈으며 사회과학전문출판사였던 풀빛출판사는 최근 「풀빛과학」 시리즈 제1권으로 「아시모프박사의 과학이야기」를 출간했다. 이와함께 역시 사회과학전문 출판사였던 백산서당이 자매사인 현대정보문화사를 통해 아시모프의 과학소설(SF)을 집중적으로 펴내고 있다. 지난 여름 대하 SF 「파운데이션」 5권을 펴낸데 이어 지난 연말 나머지 4권을 더 펴내 완간했으며 최근에는 전 4권의 「로봇」시리즈 가운데 제1권 「강철도시」를 선보였다. 「벌거벗은 태양」 등 나머지 3권도 이달안에 완간하며 이를 이어 곧 「우주 3부작」도 출간할 예정이다. 뿐만아니라 아시모프의 저서가 3백종을 넘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과학도서의 대중화와 함께 그의 저서들은 계속적으로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아시모프의 저서가 많은 아낌을 받고 있는 것은 어려운 과학을 재미있고 알기쉽게 전달해주기 때문. 특히 그의 교양과학서들은 과학의 각 분야에 관한 박학다식하고 정밀한 지식을 설득력 있고 독특한 접근방법과 표현으로 독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할 뿐만아니라 이 지식들을 유기적으로 연관지음으로써 명쾌한 세계상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파운데이션」으로 대표되는 그의 SF작품들도 비록 먼훗날의 과학세계를 그린 공상소설이기는 하나폭넓고 깊이 있는 과학지식을 토대로 펼치는 「과학적인 공상」이어서 독자들에게 과학에 대한 흥미를 북돋아 준다. 특히 「파운데이션」의 경우와 같이 은하제국이 내부분열로 무너진다거나 관리들의 부정부패와 약자에 대한 강자의 지배 등을 줄거리로 하는 것은 오늘날의 세태를 그대로 반영해 주는 부분들로서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의미도 갖고 있다. 1920년 러시아에서 태어나 3살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아시모프는 19살때부터 저술활동을 시작,46살때 이미 1백권의 저서를 기록해 지금까지 미국 최고의 과학저술가로 꼽히고 있다. 1949년 컬럼비아대학에서 화학박사학위를 받고 보스턴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나 연구생활과 문학에 대한 열정사이에서 갈등하던 그는 마침내 교수직을 버리고 저술에만 몰두하게 됐다. 그는 전공인 화학은 물론 수학·천문·물리·생물·기술 등 과학전반과 SF에 걸쳐 경이로울 만큼 왕성한 저술활동을 펼쳐오고 있는데 하나같이 평이하고도 기발한 발상과 문장으로 70세가 넘은 지금까지 수많은 독자를 사로잡고 있다. 특히 그의 SF에 대한 업적은 단연 독보적인 것으로 가장 우수한 SF에 주어지는 휴고상을 4번이나 받았으며 네뷸라상도 한번 받았다. 19세에 「로비」라는 제목의 단편 로봇소설을 발표하면서 SF작자가 된 그는 42년부터 쓰기 시작한 「파운데이션」과 53년부터 발표한 「강철도시」 등 장편 로봇시리즈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SF작가로 자리를 굳혔다. 「파운데이션」은 61년 3부작으로 완간됐으나 그뒤 독자들의 성화에 못이겨 6부작으로 늘어났으며 아직까지 집필이 계속되고 있어 최장기간 집필작품으로 유명하다. 「로봇」시리즈도 55년까지 2부가 나왔으나 독자들의 요청으로 83년부터 3,4부를 다시 펴냈다. 77년 「아이작 아시모프의 과학소설잡지」를 창간한 그는 70세가 넘은 지금도 과학저술에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중장비 굉음속 연일 철야작업/서울신문 취재팀 현장르포

    ◎경인고속도/다리 11곳 건설등 현 78% 공정/8차선 전구간 옹벽공사 매듭 경수간 고속도로에서와 마찬가지로 수도권 시민들로부터 「저속도로」라는 비난을 받아오던 경인고속도로 확장공사역시 조기완공이란 지상목표에 따라 각 공구마다 조기준공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89년9월부터 시작된 경인고속도로 확장공사는 1공구가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서 경기도 부천시 중구 삼정동에 이르는 연장 6㎞구간이고 2공구는 삼정동에서 인천시 북구 효성동까지의 5.7㎞구간으로 총사업비는 6백77억원에 달한다. 이곳 역시 현재의 4차선을 8차선으로 확장하는 중이며 현재 공정은 78%를 보이고 있어 차츰 고속도로다운 모습을 나타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신월동 인터체인지를 지나자마자 바로 나타나는 곳이 신월고개.경사 4.9%,길이 4백60m나 되는 이 고개를 버스나 대형트럭이 넘을 때면 시커먼 매연을 뿜어내기 일쑤였으나 이번 확장공사에서 고개 높이를 2∼4m나 깎아 내리면서 확장하고 있어 앞으로는 큰 차가 주행에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공사현장에서 흙깎기를 하고있는 고려개발 토목기사 정연순씨(27)는 『철야작업으로 열흘째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면서 『신월고개구간은 딱딱한 바위로 돼 있어 난공사중의 난공사』라고 말했다. 확장공사를 맡은 고려개발과 대림산업측은 공사기간단축과 함께 인력과 장비를 20%정도 추가투입했다. 현장소장 이명현씨(42)는 『현재 관리직원 18명 기능공·인부등 20여명이 24시간 풀가동체제로 작업에 임하고 있다』면서 『우선 연말안에 공정을 85%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힌다. 경수간 확장공사에서와 같이 교통을 완전히 차단하고 공사를 벌이는 것이 아니고 차량소통을 계속시키면서 공사를 진행시켜야 하기 때무에 애를 먹기는 마찬가지라고 했다.뿐만 아니라 소음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도 많아 당초 3천7백44m구간만 방음벽을 설치 하려던 것을 전구간에 설치해야 하는 2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대림산업측은 이번 공기단축방침에 따라 현장소장을 임원으로 임명하고 공사인원도 대폭 늘려 1백50명을 투입해 철야작업을 하고 있었다. 대림산업측이 주력하고 있는 작업은 굴포천 위를 지나는 천상교 교량도로건설로 이곳은 지반이 약해 무척 애를 먹고 있는 실정.현재는 파일공사와 함께 교각을 세우는 작업이 한창인데 상행선 4차선교량은 이미 완공했으나 하행선 4차선교량은 내년 4월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콘크리트양생작업은 겨울철에 곤란하나 공기를 채우기 위해 교각에 비닐 천막을 세우고 온풍기 설치를 해 콘크리트가 균열없이 제대로 굳도록 보온 준비도 하고 있다.현재 전구간에서 옹벽공사는 1백% 완공되었고,교량 16개소중 11개소를 세웠다.포장공사도 94%의 공정을 보이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전차선에 5㎝두께로 아스콘을 까는 덧씌우기 공사만 남겨놓고 있다. ◎국도/병목 「지지대고개」 연내 확장/신도시 인접도로 신설 박차 경인고속도로 부천인터체인지부터 강서구 개화동간 11.6㎞를 현재의 2차선에서 4차선으로 넓혀 포장하는 부천∼개화간 39번국도 확포장 공사장 주변은 온통 흙먼지와 아스팔트 냄세로 가득했다. 당초 93년말에 완공할 예정이던 것을 부천 중동신도시의 주민입주에 맞추기위해 공기를 92년12월말로 1년여나 단축한 것이다. 확장공사장을 따라 가다보면 인천시 북구 동양동부근의 1.2㎞의 굽어진 길을 직선화하기위한 작업이 한창이다.이곳에는 이른아침부터 15t트럭들이 줄을 이어 달려와 가득 싣고온 흙을 쏟아붓는다. 공사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하루평균 15t트럭 2백∼3백대가 흙을 옮겨와 길을 곧게 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공정은 30%에 머물고 있지만 이는 주민들과 용지보상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 곧 용지보상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공사진척은 순조로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포에서 개화까지의 도로는 길이가 10.3㎞에 불과하지만 하루평균 3만2천여대의 차량운행으로 요즘의 주행속도가 시속 8㎞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곳도 기존 2차선을 4차선으로 확장하고 있는데 공사기간을 14개월이나 앞당겨 내년 10월을 완공목표로 하고 있다. 개화동에서 김포군 고천면 소래리까지의 3㎞는 공정이 60%를 보이고 있고 확장된 도로와 기존도로와의 연결공사를 남겨놓은채 내년 5월이면 개통될 예정이지만 나머지 7.3㎞ 구간은 용지보상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루평균 6만1천7백여대의 차량으로 시속23㎞의 주행속도를 보이고 있는 경수산업도로 가운데 수원 지지대고개에서 의왕시 철도화물기지까지의 3.2㎞구간을 4차선에서 8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는 올해말 완공예정이어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었다. 심한 병목현상을 일으켜 이름 그대로 「지지대고개」인 이 구간 4백여m는 연말 완공목표 달성을 위해 다른 어느지역보다도 주야간 구분없이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또 군포에서 반월간 6.5㎞의 2차선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도 예정보다 6개월 앞당겨진 내년 6월말 완공계획으로 공사가 진행중이다. 이곳에선 공사기간단축 방침전에만해도 당초 포장공사등에 6명을 한조로하는 1개팀이 작업을 했으나 요즘은 3개팀 18명이 집중투입돼 작업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소장 김광우씨(39)의 설명이다. 양재∼내곡동간 6차선 2.8㎞도 8차선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내곡동에서 성남시 분당신도시까지 11.4㎞는 신도시 교통수요에 대처하기위해 도시고속화도로로 신설중이다. 이 공사구간 가운데 가장 난공사는 내곡동과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을 연결하는 길이 1.05㎞의 쌍굴터널공사다. 또 내곡동과 포이동을 연결할 내곡인터체인지 공사를 맡은 동산토건도 내년중반부터 분당신도시의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교통수요가 급격히 늘어날것으로 보고 공사를 92년 7월말에 완공한다는 기본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 최첨단 신경망칩 국내 첫 개발

    ◎인쇄체글씨 이해… 초당 10억개 연산/한일송박사팀,일 수준 기술 확보 인쇄체글씨를 이해하고 1초당 10억개의 연산기능을 하는등 인간의 두뇌처럼 기본적 학습능력을 갖춘 최첨단 신경망칩이 국내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통신 연구개발단 기초기술개발팀(한일송박사)은 기존 제작기술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을 적용한 6백40개 연결고리규모의 신경망칩을 설계,이를 토대로 시제품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이 신경망칩은 거머리와 지렁이의 중간정도의 지능을 갖춘 전자회로로 구성돼 있으며 기존 애널로그방식과 디지털방식을 복합 수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했다.한박사팀은 또 12월중 3천5백개의 연결고리로 구성된 신경망칩 개발에 나서 12월중 시제품을 내놓을 계획인데,이로써 세계적인 일본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게된다고 알리고 있다. 신경망칩이란 인간의 두뇌를 목표로 딱딱한 집적회로(IC)에 수많은 기억기능과 논리소자를 집약시켜 논리판단을 수행토록 하는 기술로 미·일등 선진국들이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제6세대 컴퓨터의 중추기술이다. 신경망칩은 연구단계에 있는 정자체인식능력에서 한단계 더나가 인쇄체인식능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이 칩은 차세대컴퓨터는 물론,무인차량·주방에서 일하는 로봇등에 사용될 수 있는등 응용폭이 넓다.90년부터 연구개발해온 한박사는 『이번 신경망칩과 관련된 국제특허를 미·일·EC등에 신청중』이라며 『국내산업계에 신경망칩에 대한 응용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경우,국제경쟁력을 확보할 획기적인 기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시대이념 실천하는 선비정신 피력/서건일편집국장 대통령 회견기

    ◎“사회 모든 계층을 통합 조화시키는 지도자 구실 다하겠다는 의지 확인” 청와대는 밝고 따뜻했다.11월 20일 우리나라 최고의 「권부」를 찾는다는 긴장감,그래서 딱딱하고 뭔가 짓눌릴 것만 같던 예감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그것은 뜻밖의 발견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크고 화려하리라던 신축 본관은 무척이나 아담했고 그 안의 벽면을 가득채운 대동여지도,잘 그려진 한국화들은 마냥 풋풋한 정취를 담고 있었다.접견실은 2층에 있었고 50평 남짓했다.필자는 아무런 검색을 받지 않고 비표도 달지 않은 채 그곳에 이르렀다.참으로 변한것이 많구나 싶다.정각 상오11시. 『안녕하세요』 조용히 가라앉은 그러나 친숙감을 더해 주는 목소리.노태우대통령의 웃음 띤 모습이 다가왔다.필자는 문득 어질고 지식있는 큰 선비의 얼굴을 떠올리고 있었다. 『사회 시대가 격변해감에 따라 언론사도 어려움이 많겠지요.국가이익과 목표를 실현해 나가고자 하는 입장에서는 더욱 그러하겠지요』 그러면서 노대통령은 한 시대의 고뇌를 거르며 서울신문이 전향적 미래지향적 제작에 기울이고 있는 사명감과 주도적 역할에 대해 평가했다.시대변화에 맞춰 신문의 특성화,개성화도 이루어져야 하며 정부를 반대하고 비판하면 좋은 것이고 정부가 하는 일을 지지하면 그른 것처럼 여기는 편견은 이제 없어져야 할 것이란 말도 했다. 대통령의 미소와 친근감에 대한 얘기가 동석한 정치부장(강수웅)에 의해 이어졌고 경제부장(장정행),사회1부장(이중호)에게도 경제·사회 현안에 대한 하문과 더불어 자신의 집념과 소신을 잔잔히 피력했다. 대통령은 줄곧 일본이 그처럼 경제를 발전시킨 역사적·문화적 배경에 대해 언급하며 우리도 훨씬 더 잘될 수 있는 요인이 많은데도 왜 그렇지 못한가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대통령은 언젠가 일본의 역사소설가인 시바 료타로(사마료태낭)가 조선왕조가 일본의 막강했던 도쿠가와(덕천)시대보다 수백년간이나 더 오래 지탱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에 대해 물었을 때,기꺼이 「선비정신」이라고 대답해준 적이 있다고 했다.그것은 일본의 사무라이정신과는 사뭇 다른것으로 옳은 것을 밝히고지키며 실천하는 인격과 양심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그러한 선비가 관직에 올라 임금을 보필하고 은거해서는 서민대중들에게 도를 가르침으로써 위·아래로부터 존숭을 받았다. 말하자면 사회의 가치를 실현하고 제시하는 주체로서 전통사회의 모든 계층을 통합 조화시키는 중심의 구실을 했기에 5백년 왕조의 역사는 가능했다는 것이었다.현대적 의미에서도 오늘날의 모든 지식인 사회지도자들이 시대사회의 가치와 도덕성을 개인 내면이나 사회질서 속에서 확립하는 원천으로서 「선비의 임무」를 다할 때 나라는 아무 탈없이 굳건하게 발전하게 될 것이란 뜻으로 받아들였다. 『민주주의 하기가 어렵고 그 대가 또한 너무 비싸다는 얘기도 듣고 있습니다.그렇지만 걱정만 하면 안됩니다.국민 모두가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의식하고 의욕을 되살려 내야지요』 민주주의의 기틀을 다지고 발전시키겠다는 원칙과 노력이 옳은 것이라면 자신은 끝까지 참고 나아갈 것이며 그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 정확히 평가해 주리란 말을 잊지 않았다.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더이상 나빠지면 안된다는 기업인 근로자들의 상황인식이 일어나고 있습니다.이제 우리는 냉전체제의 와해와 더불어 분단의 고통을 극복해 나갈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이러한 상황변화를 향한 마지막 진통을 이겨내야 합니다』 그러한 시대이념을 이끌어 가는 옛날의 선비,지성인의 구실을 다해줄 것을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당부했다.그렇게 말하는 대통령의 맑고 따뜻한 웃음을 보며 필자는 옛날의 한 큰 선비의 어질고 꿋꿋한 얼굴을 다시한번 떠올렸다.
  • 해구신 14개 반출하려다/한국인,뉴질랜드서 들켜(조약돌)

    ○…뉴질랜드 세관당국은 해구신을 여행가방에 몰래 숨겨서 서울로 갖고 귀국하려던 한국인 어부로부터 해구신 14개를 압수했다고 6일 발표했다.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의 세관관계자는 지난 3일 호주를 거쳐 한국으로 귀국하려는 한 어부로부터 딱딱하게 말린,각각의 길이가 17㎝ 가량되는 해구신을 압수했다고 말했다.
  • “정부 쌀 보관비만도 5천억 든다”(국무회의:25일)

    ◎추곡가 의결후 정 총리 구수한 방북 얘기에 분위기 풀려 이날 하오 6시 갑작스레 열린 임시국무회의는 올 가을 최대 관심사중 하나인 추곡가와 수매량을 결정할 농림수산부의 「92양곡연도 정부관리양곡의 매입가격과 매입량 결정및 수급계획안」을 의결하기 위해 긴급 소집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원식국무총리의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 결과에 대한 설명도 있었는데 당초에는 다음날인 26일 상오 10시30분에 계획되어 있었으나 추곡가 결정을 위한 국무회의가 열리자 설명회도 곁들인 것. 추곡수매가를 논의할 때는 회의 분위기가 몹시 딱딱하고 어색했으나 정총리의 회담결과 설명때는 『얘기를 재미있게 해 다소 느긋한 분위기였다』고 한 참석자가 전언. ◎…조경식농림수산부장관이 추곡가 7%,수매량 8백50만섬을 주요 골자로 한 안건설명을 마치자 김기춘법무부장관이 조장관에게 결정배경에 대한 설명을 요구. 이에 조장관은 『9월말 현재 정부미 재고분은 1천5백50만섬으로 이번에 새로이 구매를 시작하면 연말에는 2천만섬에 이르게 되며 관리비만도5천억원이 소요된다』면서 『정부가 올해 수매를 결정한 8백50만섬도 모두 1조7천7백20억원이 소요되나 현재 정부가 확보한 예산은 1조2천1백12억원으로 약5천5백억원이 더 필요하며 재고가 쌓여있어 더 넣을 창고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이어 최각규경제기획원·이용만재무장관등이 『과거에는 추곡수매가가 곡가 유지차원에서 결정됐으나 요즈음은 농민소득 보호차원에서 관리되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추곡수매가 인상이 통화량 증발의 원인』이라며 부연. ◎…정원식국무총리는 추곡가관련 법안이 의결되자 평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결과에 대해 비교적 소상하게 국무위원들에게 설명. 정총리는 『연형묵 북한정무원총리 주최 만찬에서 GNP규모,경제교역수준등 우리 경제에 대해 설명을 했더니 북측이 의외의 반응을 보이더라』면서 『다소 충격을 받은듯 그뒤 북한사람들이 「경제회담이냐」「경제 자랑하려고 평양에 왔느냐」는 등의 비꼬는 듯한 얘기를 자주 했다』고 소개. 정총리는 『북한측이 방송·통신·신문·출판물 교류등에는 매우 부정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으며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이행시키는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이 휴전협정 당사자인만큼 미국과 직접 협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면서 『그러나 단일합의 문건에 북측이 계속 철폐를 주장하던 안기부법·국가보안법등을 넣지 않기로 한 점과 이산가족·친지대책강구,파괴·전복행위 중지등을 삽입하기로 한 점은 대단한 성과였다』고 자평.
  • 21세기 경제,인간중심으로/홍문신 한국감정원 원장(서울시론)

    ◎분배·복지 실현의 청사진 돼야 경제에 관한 신문기사를 읽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대학 때 공부하던 알프레드 마샬의 경제학원론책을 다시 들쳐보았다. 대단히 재미있게 읽었다. 이 딱딱한 교과서가 재미있는 이유는 마샬의 폭넓은 시각이 전환기에 선 오늘의 우리 경제에 생생한 교훈을 준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 다루는 인간은 우리와 같은 현실세계의 인간이 아니라 로봇과 같은 가상인간을 연구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가상인간은 이기적 동기에 따라서만 움직인다고 가정하고 있다. 그 결과 경제학은 논리적이고 이론적으로는 정치할는지는 모르나,현실과 유리된 추상적 학문이 되고 말았다. 마샬은 경제학이 이런 경지를 벗어나 피와 살이 있는 인간을 연구하는 인간학이 되어야 한다고 갈파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경제학은 한면에서는 부를 연구하는 것이지만 더 중요한 또 다른 한면은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이다」라고. 이와 같은 마샬의 명제 이것은 평범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씹어보면 볼수록 21세기 우리 경제가 지향해야 될 좌우명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한다. 30년간을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 경제는 지금 절대빈곤은 사라지고 1인당 연간 GNP가 5천달러를 넘게 되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 경제가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과거 절대빈곤의 멍에를 떨쳐버리는 것보다도 더 많은 숙제가 산적해 있다. 이제 이러한 숙제를 풀기 위해 21세기를 향한 경제의 대청사진이 마련되어야 하며,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샬의 주장대로 부만을 위한 경제학이 아니라 인간중심의 인간연구를 근간으로 하는 경제학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야기가 좀 빗나간 감이 없지 않으나 서구문명사에서 인간위주,인간중심이란 사고의 시발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오게 되었나 하는 근원적인 생각을 해본다. 서구문명의 발달과정을 고대·중세·근세로 구분하곤 한다. 중세는 흔히 인간성이 말살된 암흑시대라고 한다. 이 중세로부터 근세로 넘어오는 역사적 시간에 중세의 정신을 극복하고,인간중심으로 세계를 재발견하는 위대한 시간이 있었다. 이것을 우리는 르네상스(14∼16세기)라고 부른다. 중세는절대적 교회 권위주의시대였다. 교회의 권위와 법칙만이 존재하고,모든 것(정치·경제·문화·학문·예술 등)이 이 권위와 법칙에 따라야만 됐다. 신만이 존재하고,신의 존재만을 지상 최대의 불문의 법칙으로 하는 시간에 인간이나 인간성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이와 같은 중세의 절대적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인간중심의 세계관을 꽃피운 것이 르네상스이다. 르네상스시대에 이를 선도한 분야가 학문,예술과 같은 정신적 분야에서였다. 르네상스시대는 신과 교회의 법칙에 따라 학문을하고,신을 그리고,조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피와 살이 있는 인간을 연구하고,인간을 그리고,조각하였다. 밖에서 주어진 것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에 따라 행동하고 작업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부터 인간위주,인간중심주의가 생기게 된 것이다. 르네상스는 중세로부터 근대적 사고와 정신으로 넘어오는 과도기이다. 이런 대과도기에서 문제를 어떻게 보고 풀었던가 하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또 지금의 우리에게도 커다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본론으로돌아가 21세기 우리 경제사회가 권위주의를 떨쳐버리고 마샬이 말한 대로 인간중심의 경제가 되고 더 나아가 인문주의가 뒷받침하는 경제사회가 될 때 우리 사회는 진정한 선진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인간중심의,인간본위의 경제란 무엇일까? 지난 30년간의 우리 경제는 부의 양적 성장만을 일차적 목표로 두어왔었다. 다가오는 21세기 사회는 부의 크기나 경제적 안정 뿐만아니라 경제학이 추구하는 이상향적인 목표­경제적 정의,공평,경제적 자유,복지,분배 등­에 더 큰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런 것이 이루어질 때 인간을 위한 경제가 될 것이다. 최근 2∼3년간 우리 사회는 많은 문제가 제기되어왔다. 매일같이 신문·TV 등 언론매체가 전하는 경제현실이 그것이다. 그것은 경제적 정의·공평·경제적 자유·복지·분배와 같은 인간을 위한 경제를 향한 문제제기요,몸부림이다. 우리는 다가오는 21세기에 이런 것을 차근차근히 하나씩 풀어나가 정착시켜야 한다. 경제란 우리 말의 뜻이 「경국제민」에 있다면 경제란 말 속에 이미 인간을 위한 경제사회 건설이라는 숙제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이런 것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이를 정착시키려고 노력하고 희생하고 인내심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과정을 필자가 이미 본란에서 인용한 「부레너고개」의 비유로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부레너고개는 알프스를 남북으로 넘는 길이지만 그 정상은 필자가 가끔 산책하는 강남 대모산의 작은 언덕보다도 완만하다. 그러나 이탈리아 쪽에서 알프스를 넘기 위해서는 베로나·트렌토·볼차노시를 지나 부레너고개까지 수백 ㎞를 올라와야 부레너고개 정상에 이르고 그것을 넘어서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새로운 지평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이 낮은 고개 하나가 이탈리아로 대표되는 알프스 남쪽의 지중해 문화와 독일로 대표되는 북유럽 문화를 확연히 갈라놓는 것이다. 어쩌면 21세기에 인간 중심의 경제사회,더 나아가 인문주의가 뒷받침되는 복지선진 한국을 건설하려는 노력은 「길고 긴 부레너고개를 오름」과 비견될 수 있을지 모른다. 부레너고개 자체는 낮고 완만하지만 그 뒤에는 수백 ㎞ 능선길을 따라 올라와야 되듯이 마샬이 말하는 인간 위주의 경제사회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국민의 총의가 결집된 피와 땀과 노력이 뒤따라야 되는 것이다. 알프레드 마샬 정신이나 르네상스의 전환기적 의미는 21세기의 새로운 경제사회를 생각해보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 박관용 민자의원의 IPU총회 참가기/평양 8박9일:2

    ◎단고기 1인분값 월급의 10%/고층아파트 승강기 운행 거의 안해/냉장고엔 쇠고기등 가득… 「연출」 직감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의식주 문제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평양 IPU총회에 참석한 우리 대표단 일행이 가장 흥미와 관심을 가졌던 사항은 과연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느냐 하는 점이었다. 물론 그 동안 북한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많은 부분이 알려져 있었으나 실제로 보고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북한측은 우리 일행의 공식·비공식적인 스케줄을 빠듯하게 잡아놓고 일반 시민들과의 접촉이나 예정된 곳 이외의 장소를 방문하는 것을 막았다. 그러나 우리 일행은 음식점·백화점·일반가정·유원지 등 몇몇 곳을 방문할 때마다 가능한 많은 것을 구경하려고 애쓰고 안내원의 눈총을 받으면서도 북한 주민들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져 실제 생활상을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평양 도착 다음날 우리 일행은 시내 중심가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한식으로 차려진 식탁은 음식이 정갈스러웠고 산채·물김치·젓갈류 등 반찬이 다양했으며 도너츠 비슷하게 만든 「호박단떡」이라는 음식이 특이했다. 특히 보신탕을 그들은 「단고기」라고 불렀는데 부위별로 11종류의 음식으로 내놓았으며 양념도 10여 가지를 곁들이는 등 상당히 개발된 듯했다. 그러나 우리들을 놀라게 한 것은 「단고기」 1인분의 값이 무려 5원에서부터 12원이라는 사실이었다. 북한의 봉급수준은 대략 중졸자 초봉이 70원,대졸자 초봉은 1백원으로 근로자들의 평균 봉급은 90원 안팎이라고 했다. 우리들의 안내를 맡고 있는 안내원 직종은 북한에서는 꽤좋은 직업으로 한 달에 1백20원에서 1백50원 정도를 받는다고 했다. 그 흔한 보신탕 한 그릇을 먹으려면 한 달 봉급의 10%쯤을 내야 한다는 계산이니 『단고기는 상당히 고급음식으로 보통사람은 못 먹는다』는 안내원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단고기집」에서 화장실에 가는 척하고 안내원 몰래 바로 옆에 있는 대중음식점에 들어가보았다. 이 음식점은 마치 우리나라의 면정도에 있는 시골 중국집 같은 초라한 분위기였으며 10평정도의 크기에 4인용 식탁 4개가 놓여 있었다. 40대 여주인이 나를 보자 앉으라고 권했다. 나는 신분을 밝힌 뒤 무슨 음식을 파느냐고 물었다. 여주인은 『국밥과 「상밥」(정식)만 팔고 있는데 값은 2원 정도』라고 말했다. 나는 다시 되돌아 나오면서 북한의 대중음식점은 우리들처럼 직장인이나 근로자들이 점심을 먹는 곳이 아니라 모처럼 외식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미리 예정된 코스인 평양의 제일백화점은 북한 주민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곳이라 했다. 그러나 우리 일행은 이곳을 구경하면서 종류나 품질이 형편없으면서도 값이 엄청나게 비싼 데 놀랐다. 남자용 나일론 양말 한 켤레 값이 8원20전. 이보다 질이 좀 떨어지는 것은 한 켤레에 5원60전이었고 여자용 모피 반코트값은 무려 5백59원이었다. 우리나라의 50년대쯤의 것으로 보이는 팔목시계 1개는 3백원. 흰색 운동화 한 켤레에 30원이었는데 실제 거리에서 흰운동화를 신은 사람들을 보지 못했고 대부분 파란천에 흰고무테가 둘려 있는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화장품 판매대에 놓여 있는 분은 두꺼운 종이곽으로 만든 것이었고 「물향수」나 로션은 냄새가 고약해 도저히 얼굴에 바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들른 곳은 우리 일행의 부탁으로 전날(4월30일) 미리 지정된 주민아파트. 2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로 겉보기에는 서울에 있는 보통 아파트와 다름없었다. 안내원은 우리를 5층에 있는 한 인민학교 교사의 집으로 데리고 갔는데 승강대는 있었으나 가동치 않아 계단을 걸어서 올라갔다. 나는 지정된 곳 말고 다른 집안을 보고 싶은 호기심이 일어 계단을 올라갈 때 몇 집의 아파트문을 잡아당겨보았지만 하나도 열리지 않았다. 안내된 곳은 16평 정도의 규모로 방이 3,부엌이 전부였으며 부엌이 너무 비좁아 돌아서기도 힘들었다. 화장실도 역시 좁았으며 양변기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수세식 손잡이를 당겨보니 물이 나오지 않았다. 부엌에 있는 냉장고에는 쇠고기가 가득 채워져 있었고 계란도 수십 개가 들어 있었다. 그 옆의 냄비 안에는 밥 두 그릇과 찐감자 너댓 개가 있었다. 안방 왼쪽켠에는 일제 TV와 라디오,오른쪽에는 중공제 선풍기,커피포트 등의 가전제품이 있었다. 왼쪽 벽쪽에 있는 침대는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는 크기로 눌러보니 스프링이 없는 딱딱한 것이었다. 방안에서는 50년대 우리나라의 「둥둥구리무」와 흡사한 역겨운 화장품 냄새가 코를 찔렀다. 집안에는 60대 초반의 시어머니와 30대 초반의 며느리 그리고 2∼3살쯤으로 보이는 어린이가 있었다. 시어머니는 『밥은 밥공장에서 가져왔고 쇠고기는 오늘이 노동절이라 어제 배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 달 생활비가 얼마나 드느냐』고 묻자 젊은 며느리는 『어머니가 살림을 맡아 잘 모른다』고 말했고 시어머니는 『4백원 정도 든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곳으로 오는 도중 안내원은 『일곱 식구 정도면 한 달 생활비가 2백원쯤 든다』고 말해 전혀 앞뒤가 맞지 않았다. 북쪽의 안내원들은 거짓말을 많이 해 우리 일행들을 줄곧 어리둥절하게 했다. 예를 들면 안내원들은 『북조선에서는 2중곡가제를 실시,농민들로부터 쌀 1㎏당 8전씩 값비싸게 수매하여 다시 주민들에게 싸게 되판다』고 말했으나 평양의 학산농장에서 만난 한 간부는 『농민들의 쌀을 수매하여 수송비만 붙여서 판다』고 대답했다. 평양에도 주택난이 심각해 1주택 2가구가 많으며 북한 당국은 현재 평양시내에 대단위 고층아파트 5만채를 짓고 있는데 김일성의 80회 생일에 맞춰 인민에게 큰 선물을 내리는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대동강 곳곳에는 모래 채취선이 떠 있고 각 공사장마다 4개의 확성기를 단 마이크로버스가 음악을 요란하게 틀며 작업을 독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이 공사장에 접근하는 것을 일체 통제했으며 우리들이 탄 차가 공사장 앞을 지나갈 때는 갑자기 속도를 높여 구경조차 못 하게 했다.,
  • 박관용 민자의원의 IPU총회 참가기/평양 8박9일:1

    ◎“어린이도 통일”… 김일성 최면에 걸린 북녘/산마다 「다락밭」 일궈 황토빛의 민둥산/개성∼평양도로엔 먼지속 트럭만 질주 국회대표단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평양에서 열린 국제의회연맹(IPU)총회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이들은 북한에서 많은 것을 직접 보고 들으며 새삼스럽게 북녘땅의 실상을 체험,「동토의 현재시각」을 생생히 전했다. 방북 의원 중의 한 사람인 박관용 국회 통일정책특별위 위원장(민자)의 체류기를 3회에 걸쳐 싣는다. 설렘과 기대에 가슴 부풀어 찾아갔던 북녘땅에서 결국 나는 8박9일 동안 분단의 비극과 아픔만을 확인한 채 허탈한 심정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언제라도 팔만 뻗으면 닿을 것 같던 북한땅은 강산도 사람도 변해 있었다. 한마디로 헐벗고 굶주린 북녘 산하의 봄이 오히려 서글펐고 코흘리개 어린이까지 마치 악쓰듯 기계적으로 「통일」을 외쳐대는 등 「김일성종교」라는 최면에 걸려 가식과 미망 속에 살고 있는 북한 동포들이 측은했다. 4월27일 낮. 우리 국회대표단 일행 25명은 판문점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건너며 분단 이후 처음으로 의원신분으로 북한을 방문한다는 사실에 감격하고 있었다. 개성역까지 버스 편으로 간 뒤 평양으로 가기 위해 특별열차 편으로 갈아탔다. 원래 서울에서 신의주까지의 복선철도였던 경의선은 단선철도로 운행되고 있었다. 차창 밖 풍경을 열심히 구경하던 일행 중의 한 사람이 40대 남자안내원에게 『원래 복선이었는데 왜 단선으로 바뀌었느냐』고 묻자 『6·25 때 미국놈들이 폭격을 하여 파괴되었기 때문』이며 『현재는 화물수송량이 적어 단선으로만 운행하고 있으나 통일이 되면 복선으로 재건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안내원의 설명과는 달리 단선철도인데도 평양까지 1백76㎞를 3시간35분쯤 가는 사이에 맞은 편에서 서로 교행하는 열차가 하나도 없었다. 철로 바로 옆으로 나 있는 도로는 그야말로 길바닥이 패고 망가져 누더기처럼 땜질을 해놓아 몹시 흉하게 보였다. 이 도로에는 간간이 화물대신 사람을 태운 화물트럭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가는 것이 보일 뿐 차량통행이 거의 없었다. 북한에서 필자가 가장 의아하게 생각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도로에 차량이 거의 다니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어느 도로나 마찬가지로 평양에서 원산까지의 2백㎞ 도로는 물론 원산에서 금강산까지의 1백여 ㎞ 도로에서도 사람을 태운 트럭 70여 대를 목격했을 뿐 화물을 실은 차량은 물론 버스 한 대도 보지 못했다. 평양·원산 시가지의 간선도로로 휑하니 넓기만 했지 차량이 아주 드물었다. 다음으로 우리 일행을 당혹스럽게 만든 것은 대부분의 산이 나무가 없이 벌건 황토흙이 그대로 보이는 벌거숭이라는 사실이었다. 『왜 산에 나무가 없느냐』 『산불이 많이 났었느냐』 『땔감으로 모두 베어 썼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안내원은 『55년도에 송충이 등 심한 병충해 피해를 입어 모두 베어냈고 수종을 개량하는 김일성 수령님의 지시로 소나무를 비롯한 수목을 베어냈으며 땅이 척박하여 나무가 잘 자라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산은 모두 「다락밭」(계단식밭)으로 개간되어 있었다. 필자는 식량 부족난을 메우기 위해 산의 나무를 베어내고 밭으로 일구었고 연료가 모자라 나무를 땔감으로 쓰고 있는 탓이라고 생각했다. 주민들이 주로 연탄을 땐다고 하면서도 북한 체류기간 동안 단 한 번도 연탄을 실은 트럭이나 화물열차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식량난에다 연료난까지 겪고 있는 듯했다. 산을 모두 밭으로 일구어 옥수수·감자·조 등을 재배한다는 것이었고 상당한 지역에 사과나무 과수원이 들어서 있었으나 사과의 맛과 크기,빛깔은 남쪽의 사과에 훨씬 못 미쳤다. 평양에서 원산까지에 있는 주변 산도 역시 벌거숭이였고 도로 가까운 곳에는 비닐하우스를 설치한 곳도 많았다. 북한은 영농을 전부 집단농장에서 담당,농장의 크기는 15가구 규모에서부터 몇천 가구 규모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실제 농사는 15명에서 20명 정도로 구성된 작업소조 단위로 짓고 있었다. 농민들은 우리들에게 『주체농법에 의한 기계화로 농사를 짓고 있다』고 말했으나 실제 기계화는 트랙터가 전부일 뿐 별다른 기계를 찾아볼 수 없었으며 악수를 나눌 때마다 내미는 농민들의 손이 마치 바윗돌처럼 딱딱해 안쓰러웠다. 북한땅에 도착하여 줄곳 삭막한 광경만 보았던 우리 일행은 능수버드나무가 파랗게 우거지고 라일락꽃이 핀 아름다운 대동강변 도로를 달리니 피로가 풀리는 듯했다. 5분쯤을 더 달려 숙소인 모란봉 동쪽 기슭에 있는 주암휴게소에 도착했다. 옛날에 바위틈에서 술이 솟아나왔었다는 전설에 따라 이름 붙여진 주암휴게소는 평양에서 제일가는 영빈관으로 현대식 빌라형태였고 외양은 낡은 편이나 주변 경관이 뛰어났으며 중국의 주은래 전 수상과 이후락씨가 묵었던 곳. 우리 일행은 각자 배정된 방에 들어가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휴게소 내부를 신기한 듯 둘러 보았다. 약 20평 크기의 객실에는 전화기·일제 TV와 라디오 등이 비치되어 있었고 책상 위에는 김일성·김정일의 주체이론서적과 팸플릿이 20여 종 놓여 있었다. 화장실에 있는 비누와 칫솔·치약은 도저히 사용하지 못할 정도의 조악품이어서 미리 갖고 간 세면도구를 썼으며 남성용 화장품도 냄새가 고약하여 쓸 수 없었다. 특히 하늘색 두루마리 화장지는 너무 거칠고 뻣뻣했으나 어쩔 수 없었다. 우리 일행들은 서로 쳐다보며 의아해하면서 고개를 가로저었고 모두들 외국의 VIP들이 묵는 영빈관이 이런 수준이면 알 만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 마라톤회담에 일왕 고별방문 연기/고르비 방일 사흘째 표정

    ◎일 실업인,대소투자·원조호소에 냉담한 반응/라이사 벚꽃놀이 취소… 꽃꽂이 강습에 참가 ○…제4차 일·소 정상회담은 예정보다 40분 늦게 시작돼 도중에 20여 분 간 중단되는 등 두 나라 정상은 역시 북방영토 문제를 놓고 된씨름을 하는 기색을 역연히 드러내기도. 처음부터 두 나라 정상은 간단히 악수만 할 뿐 아무말도 하지 않아 회의장 분위기가 어색한 느낌이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가이후 총리는 18일 하오 6시쯤 각각 부인을 동반,세계어린이 축제에 참석해 정상회담장에서의 딱딱한 분위기를 풀려고 힘쓰는 모습. 두 나라 수뇌는 세계 10개국 10명의 어린이들과 패널 토의에 참가해 어린이들의 질문에 열심히 대답해주었다. 이 자리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싫어하는 과목은 말할 수 없다』고 말하고 『부인의 장점은 나를 전혀 비판하지 않는 점』이라고 익살스럽게 말해 어린이들을 웃기기도. ○…아키히토(명인) 일왕 부처는 이날 하오 도쿄도내 영빈관으로 고르바초프 대통령 부부를 방문,석별인사를 나눌 예정이었으나 정상회담이 진전을 보지 못한 채 계속돼 송별방문을 부득이 19일로 연기. 일본 황실 의전상 국왕의 외국손님에 대한 송별인사가 연기된 것은 지난 61년 5월 한국의 쿠데타로 인해 방일중인 블라드 페루 대통령 부부의 일정이 변경,연기된 일이 있은 이후 처음이라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신간선을 타고 교토(경도)에 가 이조성을 구경한 후 다시 오사카로 가서 공로로 나가사키(장기)에 도착하며,이곳에서 제주도로 향한다는 일정을 짜놓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18일 일본 불교지도자와 만난 자리에서 다시 일본을 방문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 그는 일본불교 소카이 가카이종의 지도자 이케다 다이사쿠 스님에게 이번 방문은 너무 바빠 후지산조차 가보지 못했다며 다음에는 덜 바쁜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하고 싶다고 피력. ○…일·소 양국 정상회담이 예정을 넘겨가며 계속되자 라이사 여사도 일정을 취소한 채 일본의 전통기예를 맛보는 것으로 대체. 라이사 여사는 예정대로라면 18일 아카사카 왕궁에서 벚꽃을 구경하기로 돼 있었으나 정상회담이 거듭되자 대중앞에 나서지 않고 숙소인 아카사카 영빈관에 머물며 낮시간을 보냈다. 이날 상오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함께 영빈관 뜰에 보리수나무를 심은 라이사 여사는 하오에 아카사카의 초월회관을 방문,꽃꽂이 회원들로부터 실습을 받는 등 일본문화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이기도.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17일 저녁 도쿄도내의 한 호텔에서 약 1시간 동안 가진 일본 대학생들과의 강연회에서 능숙한 대화장기를 과시,청중들을 매료시켰다. 「일본 대학생들과 말한다」라는 이름이 붙은 이 강연회에는 6개 대학의 교수와 학생 등 3백여 명이 참석,고르바초프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예정보다 약 20분 늦게 도착한 고르바초프 대통령 부처는 참석자들의 열띤 박수속에 웃음을 지으며 등단,과학문제를 중심으로 얘기를 풀어 나갔다. 그는 『소련의 기초연구와 일본의 선진기술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히로시마(광도)와 체르노빌 비극에 언급,『과학자는 영지와 앞을 내다보는 능력이 필요하다. 대학생 여러분에게는「세계질서 구축」이라는 큰 일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느긋한 분위기 가운데 열린 이날 강연회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학생들은 여기저기서 손을 들었다. 영토문제와 경제원조의 관련성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 학생의 물음에 고르바초프는 『정치와 경제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결론은 역사에 맡기자』며 질문의 핵심을 슬쩍 피했다. 어느 학생이 『페레스트로이카(개혁) 결과,대통령 자신이 민주적으로 해임된다면…』 하고 꼬집어 묻자 그는 고개를 옆으로 갸웃하고 다소 열적은 표정을 지으며 『나는 민주적 개혁을 지지한다. 이 문제가 제대로 풀리기를 바란다. 법 앞에서는 대학생도 대통령도 평등하다. 이것이 나의 대답이다』며 더 이상 말문을 막았다. ○…일본 실업인들은 17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대소원조 및 투자 호소에 대해 소련이 국내의 경제적 문제들을 인정하면서도 그에 대한 구체적 해결방안들을 제시하지 않는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17일 5백50여 명의일본 재계지도자들에 행한 연설에서 일본 기업들이 소련의 원유 및 천연가스 개발·항만·철도·호텔·레스토랑·소비재 생산 등에 투자해줄 것을 호소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 대변인 비탈리 이그나텐코는 17일 일본의 3대 일간지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주요연설과 일본측에 제안한 공동성명 초안을 앞질러 보도한 데 대해 불만을 토로. 이그나텐코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17일 저녁 일본 총리초청 만찬에서 행할 연설의 일부를 낭독한 후 나머지 부분은 일본의 3대 일간지를 읽으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
  • 기초의회에 국민이 바라는 것(사설)

    드디어,그 오랜 숙원이던 지자제의회가 출발하였다. 30년 만의 부활이라고는 하지만 옛날의 경험을 지닌 세대가 지금까지 주동이 될만큼 남아있지도 못하고,있다 하더라도 도움이 될만큼 자리잡힌 체험도 못 된다. 그러므로 명실공히 새로운 출발에 진배없다. 스스로의 손으로 전국 시·군·구 의원을 선출하고 마침내 출범하기에 이른 이 기초단체의회가 국민들에게는 대견하고 소중하다. 이 출범을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갈등과 인내심,그리고 회의를 맛보았는가를 돌이켜보며 부디 탄탄하게 뿌리내려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기원하는 마음 간절하다. 여러 가지로 서툰 점도 많고 어설픈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어서 의원으로 피선된 당사자나,그들을 기초의회로 보낸 시민이 모두 아직은 별 실감을 못하고 있기는 하다. 게다가 기초의회를 마치 「새끼 국회의원」 쯤으로 생각하고 벌써부터 으르딱딱,목에 힘주고 세도를 부릴 궁리를 하는 사람도 있고 그들에게 굉장한 권능이라도 기대하듯 난처한 민원성 요구를 하는 구민도 없지 않은 모양이어서 우려되는바도 적지 않다. 기초자치단체 의회는 교육에 있어서의 국민학교 단계와 같다. 국민학교를 우리는 「보통학교」라고 부른적도 있었다. 기초자치단체도 보통정치의 단계다. 국민학교 교육이란 쉽고 하찮은 것이어서 대충대충 넘어가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지만 그런 생각이 교육을 기초단계에서 실패하게 만든다. 기초단체의원도 그와 똑 같다. 미래정치의 성패가 이 단계에 달려있다. 그러면서도 이 단계에서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될 독립된 목표와 과제가 있다.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 국민학교 교사의 단계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 대학교수 보다 중요하고 필요 불가결한 전문능력이 국민학교 교사에게 있는 것과도 같이 기초단체 의원들에게는 중요하고 독립된 그들의 소임이 따로 있다. 국민학교 교육이 의무교육이듯,국민에게 있어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 의무에 속한다. 기초의원들이 성실하게 책임을 다하고 정의롭게 행동하는지를 지켜 보아야 한다. 직업적인 정치인들의 권모술수가 끊임없이 작용하기도 하고 정권의 향방에의해 변화무쌍하게 부침하기도 하는 중앙의회에는 무관심해도 되지만 바로 이웃에서 일상의 삶이 좌우되는 기초자치단체에는 바로 우리의 생활과 밀접해 있다. 우리가 바라는 기초단체의회에의 소망은 15일 첫 출발하는 의원들이 오른손을 들고 선서한 내용과,더도 덜도 아니다. 법령을 준수하고 주민의 권익신장과 복리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양심껏 일하는 것,그것이 전부다. 그러므로 시작단계에 있을 수 있는 약간의 서투름이나 덜 세련된 행동같은 것은 오히려 소박하고 성실해 보여서 호감이 간다. 문제는 싹이 시들어 떡잎이 되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 예산규모에 당치도 않은 거창한 의욕의 과시도 불성실한 짓이고,명패와 의자를 차지한 것을 무슨 특권쯤으로 여겨 일은 안하고 거들먹거리기만 하는 일도 허락할 수 없다. 능력은 모자라도 노력은 아끼지 말기를 요구한다. 또한 거의 신성한 직능인 이 기초단체의원의 역할을 정치적으로 오염시키는 일을 절대로 용서할 수가 없다. 그 점은 기성 정당이나 기성정치인들의 음해적인 작용이 가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국민에게 그런 의혹을 들킨다면 본인에게도 불이익이 따를 것이다. 가장 중요한 일은 민주적 절차를 어느 경우에도 생략하지 않는 일이고 합리적 처리를 해 나가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 “득표에 효과적”… 젊은 여성운동원 인기(지자제표밭)

    ◎“과열막자”… 전국 최소선거구 유세 생략/“선거운동 안해준다”… 후보가 이웃 폭행/음식점 때아닌 호황… 막바지 접어들자 향응 잇따라 ○총유권자 1백46명 ○…전국 최소 선거구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강원도 철원군 북면의 제2차 합동유세가 장대집(45) 장진혁(57) 이희석씨(40) 등 후보 3명의 합의에 의해 취소. 총 유권자 1백46명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3명의 후보는 22일 하오2시 유곡국교에서 합동연설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과열방지를 위해 취소키로 하고 이를 고지. 이들은 이날 『조용한 선거가 되도록 하기위해 3명이 협의끝에 연설회를 취소키로 했다』고 설명. ○경찰관 때려 말썽 ○…21일 하오3시 전북 진안군 진안읍 중앙국교에서 개최된 진안읍 선거구 유세장에서는 현직 국회의원 친동생이 경찰관의 뺨을 때려 말썽. 전북 무주·진안·장수지구 평민당 이상옥의원의 동생인 이상동씨(29)는 이날 유세가 열린 중앙국교에서 전교조 퇴직교사들이 전단을 나누어 주는 것을 제지하던 마이지서 이규상순경(29)에게 폭언을 하며 뺨을때리고 몸싸움을 벌여 청중들로부터 빈축. 한편 평민당 조찬형·이형배의원과 민자계인사 등 3계파 대리전양상을 보이는 남원지역에서는 평민계인사는 서로 정통성과 선명성을 내세우면서 합동작전으로 민자계인사를 공격하고 민자계인사는 이들을 맞받아치는 막판 득표전이 치열. 21일 남원여중에서 열린 중앙동 합동연설회에서는 평민계 홍기현후보(44)와 양희재후보(34)가 서로 자신을 지지해주지 않으려면 평민계 다른 후보에게 표를 주라고 호소하자 중도계 이광남후보는 『자신의 표를 남에게 주는 소신없는 후보 보다는 정당을 배제하고 오직 지역발전에 몰두할 기호 2번 이광남이를 밀어달라』고 열변을 토하기도. ○집기등 때려부숴 ○…충북 단양경찰서는 22일 매포읍 군의원 입후보자 이종영씨(37·상업) 선거사무실에 찾아가 선거운동원을 시켜주지 않는다고 집기 등을 부수고 행패를 부린 살인전과자 김진배씨(35·무직·단양군 매포읍 우덕2리)를 지방의회선거법 위반혐의로 입건. 경찰에 따르면 전과 9범인 김씨가 지난 21일 하오1시30분쯤 이후보의 선거사무실에 찾아와 선거운동원으로 써달라고 요구했으나 선거참모들이 이후보의 이미지를 고려,이를 거절하자 출입문과 거울 등을 부수고 선거운동원을 폭행하는 등 행패를 부렸다는 것. ○…전남 목포경찰서는 선거운동을 해주지 않는다며 이웃집 주민을 폭행한 목포시 용당2동 선거구 입후보자 김만수씨(59)와 김씨의 아들 윤섭씨(30) 등 2명을 22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입건. 김씨 부자는 지난 21일 하오7시10분쯤 용당동 1008 신아리랑식당에서 이웃에 사는 현모씨(43)를 만나 이웃에 살면서 선거를 도와주지 않는다며 합세해 주먹으로 현씨의 머리를 때리는 등 온몸을 폭행했다는 것. 김씨는 경찰에서 『선거운동으로 바쁜데 이웃에 살면서도 선거를 도와주지 않아 순간적으로 화가나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며 후회. ○관광여행 알선도 ○…충남 서산·태안 지역의 상당수 후보자와 선거운동원들이 유권자들을 상대로 향응을 베풀거나 단체 관광여행을 알선하는 등 막바지에 접어든 선거분위기가 혼탁해지는 모습. 23일 이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서산시 태안읍의 상당수 후보들이 주민들을 10∼20명씩 음식점으로 초청해 갈비 등 음식과 술을 대접,이 일대 음식점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것. 또 일부 후보는 유권자들을 단체로 관광여행시키는 한편 당선후에 사례를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 ○“인상 좋다” 선호 ○…창원시 의회에 출마한 일부 후보자들이 선거운동원을 여성으로 대거 교체해 눈길. 김모후보(42)는 지난 21일 선거운동원 30명중 절반가량을 20∼30대의 젊은 여성운동원으로 교체했으며 이모후보(50)도 선거운동원 10명을 여성운동원으로 바꾸는 등 최근 이틀동안 창원시 선관위에는 모두 50여명의 여성 선거운동원 교체신고가 있었다는 것. 김모후보는 『10여일간의 선거운동으로 선거운동원들이 지쳐있는데다 대부분이 20∼30대 젊은 남성들이기 때문에 유권자들에게 딱딱한 인상을 주어 효과적인 득표활동을 할수 없어 젊은 여성으로 교체했다』면서 『애교있고 붙임성있는 20∼30대 주부나 미혼여성들을 선발해 선거운동에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
  • “꿀먹은 벙어리” 서울시 간부회의/성종수 제2사회부기자(현장)

    ◎「보고­지시」로 일관… 토론 한마디 없어 『이상의 몇가지 지시에 대해 이견이나 의문점 있습니까』 15분남짓 시행정에 대한 지시사항을 거침없는 어조로 전달한 이해원시장은 반대의견을 은근히 기대한듯 간부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 그러나 국장과 구청장들은 끝내 묵묵부답이었다. 평소 「말」 잘하기로 소문난 K국장과 L청장도 이날만은 꿀먹은 벙어리가 된듯했다. 13일 상오9시 서울시청 회의실. 본청 각 국장과 22개 일선구청장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장주재로 열린 수요정례간부회의의 모습이었다. 이날 회의는 간부회의로서는 시정사상 처음으로 공개리에 진행됐다. 회의실 가장자리 의자에는 20여명의 취재기자 및 시민들이 둘러앉아 모처럼 공개된 회의모습을 낱낱이 지켜보고 있었다. 공개회의의 경험에 익숙치 않아서 였을까,아니면 기자들과 시민들을 의식한 때문일까,회의 분위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뭇 무겁고 딱딱하기만 했다. 이날 회의는 도봉구청장이 미리 인쇄된 회의서류에 적힌 현안업무를 읽어 내려가는 「보고」로시작됐다. 『봄맞이 환경정비기간을 맞아 우리 구는…』(도봉구),『총 23억9천만원을 들여 펌프장을 건립하고…』(동대문구),『청계천주변 노점상 및 불법 주·정차를 뿌리뽑는 등…』(중구). 구청장들의 보고는 하나같이 일사천리였다. 회의도중 궁금한 점을 묻거나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간부는 단 한사람도 없었다. 이시장 또한 5개구의 보고를 들은뒤 『보고자료와 설명이 매우 간명하고 효율적이군요』라고 흡족해 하고는 곧바로 「지시사항」으로 이어내려갔다. 『이제부터는 자치정부를 전제로 한 행정관리방식을 몸에 익혀야 합니다. 공직자는 변명에 익숙해서는 안되며 모든 민원처리는 공개적이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이시장은 평소 성향대로 일장훈시(?)를 한뒤 그나마 외부행사에 참석한다며 상오9시40분쯤 회의실을 훌쩍 떠나버렸다. 이어 백상승부시장 주재로 회의는 상오10시20분까지 계속됐으나 딱딱한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회의의 목적은 구의회 의원선거에 따른 관권개입 의혹을 씻고 공개행정을 통해 「시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1시간20분동안 기자와 시민들이 볼 수 있었던 것은 대화와 토론이 아니라 「보고­지시」라는 공직사회의 「해묵은 관례」뿐이었다.
  • 우리를 서글프게 하는 일/송정숙 논설위원(서울칼럼)

    『빨리 후다닥 망하려면 국회의원에 입후보하고,서서히 망하려면 딸에게 피아노를 가르쳐라』는 말이 우리에게는 있었다. 선거를 몇번만 치르고 나면 웬만큼 탄탄하던 가산은 거덜이 나버리고,선거놀이에 중독이 된 당사자는 정상적인 생활인으로 마음을 잡지도 못하고,능력도 성의도 없어서 패가망신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딸에게 피아노 공부를 시키는 일도 보통 일이 아니다. 악기비용,레슨비용,연수여행,유학비용에 이르기까지 한도 끝도 없이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에 너무 벅차다는 뜻에서 이런 말이 나온 것이다. 그러나 예능계 대학입시에 얽힌 「부정입학」의 비용 규모로 미뤄보면 공부시키는 정도로 망할 재력의 학부모라면 숫제 시킬 생각도 하지 않는게 현명할 것 같다. 하여간에,국회의원과 자녀를 예능계 대학에 진학시키는 학부모를 둘러싸고 뇌물소동이 벌어져 걸프전이 강타하고 간 뒤를 이어 또다시 사회가 흔들흔들하고 있다. 동시에 일어난 서로 다른 이 사건을 통해서 우리가 공통으로 느끼는 암담함은 그 단단하고 질기게 자리잡은 비리의 퇴적층이다. 「법의 해석」대로 하면 뇌물에 해당될 수 밖에 없는 비용을 관련단체에서 받아내기 위해 국회상임위가 담당하게 「공문」을 띄워가며 받아냈다는 사실은,또한 그것이 오랜 관행이었다는 사실은 조직폭력이 상권을 장악하고 세금처럼 「상납금」을 거둬들이는 방법과 많이 닮았다. 국회의원들은 스스로를 「걸어다니는 입법기관」이라고 자부하기를 좋아한다. 그들의 공문을 받은 유관기관측은,이 「기억력 있는 입법기관」의 요구를 무슨 수로 외면했겠는가. 모든 「공문」은 정당하고 합법적인 문서라는 인상을 지니고 있다. 공식문서로 요구해서 받아낼 수 있는 「비용」을 쓰는 일이므로 해당 의원들은 아무런 가책도 받지 않았을 것이다. 일이 벌어지자마자 그것이 관행임을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국회의원들이 많았던 것을 보면 해당의원들이 억울해 하는 심정도 충분히 이유가 있어 보인다. 비리에 대한 감수성이 이토록 무디어진 일이 우리에겐 우울하다. 예능계 입시부정 사건의 경우에도 그 켯속에 내재한 구조적 부도덕성에 환멸을 느낀다. 「끄나풀」과 「중개인」,크고 작은 비리의 「공생」 「수법개발」 따위가 토지사기단이나 아파트 딱지사기단의 구조와 수법을 방불케 한다. 이 역시 오래되어 한동안 갈아엎어도 오염되지 않은 토양이 드러나기가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망연해진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우리를 서글프게 하는 것은 또다른 곳에도 있다. 당사자들의 대응과 행적이 너무 용렬하고 비겁했다는 점이다. 교실에서 폭력이나 부정행위 따위로 문제를 일으킨 악동들을 다스리기 위해 교사가 그중의 몇명을 붙잡아 혼을 내는 수가 있다. 그럴때면 그중 좀 못난 아이중에는 『…나만 그러지 않았어요. 아무개도 그러고 아무개도 그러고…』하고 일러 바치는 아이들이 있다. 그럴때 매를 든 「선생님」은 『이녀석,너는 잘못만 한게 아니라 친구를 고자질까지 하는구나. 한대 더 맞아야겠다』고 호통을 치게 마련이다. 이런 어린 청소년들에게서나 발견됨직한 이런 용렬함을,우리는 의원들에게서 보았다. 기자회견을 자청하여,우리만 그런줄 아느냐,어느 상임위는 훨씬 많은 돈을 받았다,이건 관행이다,우리는 억울하다… 따위를 강력하게 호소하는 얼굴들이 뉴스시간의 브라운관을 저녁내내 장식했다. 이런 모습보다는 떳떳하고 진실된 태도로 『잘못됐다,오랜 관행에 무뎌져서 해서는 안될 일을 했다,깊이 반성한다』고 솔직하고 겸허하게 말했다면 이를 계기로 구시대의 잘못된 관례들이 깨지게 될 것을 기대하며 해당의원들에 가해지는 처벌이 가벼워지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환멸을 한층 더 깊게 한 것은 뇌물교수들의 폭로행적이다. 명색이 대학선생인 그들이 범죄적 방법으로 자기 자녀를 입학시킨 사실도 드러났는데,그중 한사람은 자신의 아이가 합격되지 못한것을 앙심먹고 동료인 심사위원교수의 뇌물수수를 검찰에 제보하고,자신은 똑같은 수법의 부정으로 타대학의 입학 뇌물을 착복한뒤 도주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 그를 고발하기 위해 두번째로 일어난 폭로사건이 「서울음대 입시부정」으로 비화한 것이다. 시정의 야바위,똘마니 집단만큼이나 치사한 보복전이 이어진 셈이다. 우리가 서글픈 것은,뭐니뭐니해도 이 사회를이끌어가고 정화해갈 대표적인 집단들이 이토록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윤리의식이 마비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로 하여금 재능있고 노력하는 예능계 젊은이를 보면서도 의심하게 만들고 모든 「교수님」들을 인격적으로 평가절하해서 바라보게 만든,이 충격의 상처가 괴롭고 속상하다. 국회답변하러 나온 행정부의 고위 공직자가 다리만 꼬고 앉아도,으르딱딱 노려보며 『국회의원을 뭘로 보고 자세가 그 모양인가』라고 호통을 치는 의원들의 얼굴이 안방 화면에 비쳐지면 그걸 가당찮게 보는 국민이 당분간은 상당히 많을 것이다. 우리가 우리손으로 뽑은 소중한 대표들이 이런 대접을 받게 되는 일이 너무 유감스럽다. 국회의원을 그렇게 우습게 보는 것이 상습처럼 되어버린 어제오늘의 우리 분위기가 한동안 고쳐지지 않을 일이 더욱 괴롭다. 스스로 「공해집단」임을 자괴하는 자기비하에서 떨치고 일어나 피나는 자기혁신의 노력을 통해 성실하고 능력있고 믿음직하고 그리고 세련된 선량으로 다시 태어날 수는 없겠는가. 그렇게만 된다면 국회의원만큼매력있는 인사가 달리 또 있겠는가.
  • 국민경제연,교사 4백명 대상 조사

    ◎“중고교 경제교육 실생활과 거리 멀다”/구체적 실례 적고 딱딱… 학생들 흥미 잃어/배정시간 부족… 학습자료도 크게 모자라/입시위주 교육 탈피·전문교사 확보가 과제 중고교 사회과목중 경제 관련 교과서의 내용이 이론 또는 개념위주여서 생활주변 경제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국민경제제도 연구원이 중고교 경제교육담당 일반사회교사 4백명을 대상으로 조사,29일 발표한 「학생경제교육의 실태」에서 밝혀졌다. 이 조사는 학교경제교육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그 개선방안을 찾기 위해 실시된 것으로 사회과 교과의 지도방식·교과서의 내용 등 5개 부문에 걸쳐 이루어졌다. ◇사회과교과 지도방식=중학교 교사 한사람이 일반사회·지리·세계사 등을 합쳐 가르치는 경우가 전체 응답자의 90%인데 비해 나누어 가르치는 것은 2.8%에 불과했다. 고교에서도 정치·경제·사회문화를 통합해 가르치는 것이 91.3% 였고 정치·경제편과 사회문화편을 분리해 가르치는 경우가 7.8%,정치·경제·사회문화를 각각 분리 지도하는 것은 1%에 그쳤다. 중고교 경제교육에서 어려운 면은 내용에 비해 배정된 시간이 부족하다는 응답(중 40%,고 43.3%)이 가장 많았고 다음이 적당한 학습자료가 없다(중 29.9%,고 21.7%),학생들의 능력에 비해 교과서의 수준이 높다(중 12.1%,고 17%)등의 순이었다. 전체 교과과정중 경제분야의 비중은 고교의 경우 적당하다(44%)가 작은 편이다(36%)보다 조금 많은 반면에 중학교에서는 작다는 응답이 주류였다. ◇입시에서의 경제분야 문제의 비중과 성격=고입연합고사 또는 대입학력고사에서 경제분야의 출제는 다른 사회과분야와 비교할 때 출제비율이 적당하다는 견해(중 48.5%,고 51%)가 가장 많았으나 다소 적다는 견해(중 45%,고 31.5%)도 적지 않았다. 고입 또는 대입고사에서 경제분야의 비중이 늘어날 경우 경제교육의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대부분(중 76.5%,고 87.3%)이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과서의 내용=교사들이 경제분야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데 있어 난이도는 다른 사회과 분야에 비해 중학교는 별다른차이가 없다는 견해가 대부분인 반면 고교에서는 어렵다는 견해(49%)가 많았다. 교과서의 경제분야 내용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배당시간에 비해 주제나 범위가 너무 넓다는 응답(중 35.8%,고 49.8%)이 비교적 많았고 이에 못지않게 이론·개념위주로 나열 또는 서술돼 있다는 지적(중 36.8%,고 30%)도 엇비슷하게 많았다. 또 용어·내용이 너무 어렵게 기술돼 있다는 견해(중 15%,고 13.5%)도 적지 않았다. 교과서의 경제관련내용중 주제나 개념에 대한 설명의 난이도는 보통이라는 견해(중 46%,고 45%)와 어려운 편이라는 응답(중 46%,고 47%)이 거의 같은 비율로 나타났으나 중학교 교사중 교육경력이 짧은 경우일수록 주제나 개념설명이 어렵다고 밝혔다. 또 교과서에 구체적인 사례의 제시가 적은 편이라는 지적(중 67.3%,고 68%)이 많았고 특히 중학교 교사의 경우 주제나 개념설명의 난이도에 관한 응답에서 처럼 경력이 적은 교사일수록 실제 사례가 적다는 견해를 보였다. 교과서 내용이 생활주변 경제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도움이 되지않는다는 부정적인 응답(중 44%,고 35.8%)이 가장 많았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중 2%,고 2.8%)도 없지않아 교과서내용과 생활경제의 연계성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도움이 된다고 본 교사는 중학 23.1%,고교 25.6%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보통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중고교학생들이 경제교육에 관심을 갖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학습내용이 이론·개념위주로 딱딱하기 때문이라는 견해(중 69.8%,고 52.3%)가 많았고 공부해야 할 분량에 비해 연합 또는 학력고사의 비중이 낮기 때문이라는 지적(중 16%,고 26%)도 적지않아 입시위주 교육때문에 경제관련 교육이 외면 당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학교경제교육이 지향해야할 목표로는 중학교사의 30.6%,고교교사의 28.3%가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을,중학교사의 29.9%,고교교사의 27.3%는 「합리적 사고력을 지닌 민주시민 육성교육」을 각각 꼽았다.
  • 농협중앙회,「쌀을 알자」 주제 심포지엄

    ◎“낱알 둥글고 투명하면 좋은 쌀”/「중간굵기」가 끈기 좋아 “품질 우수” 평가/햇볕아래 볏짚서 말려야 싸래기 적어 우리가 선호하는 쌀중 경기미의 연간 생산량은 서울시민이 1백일 정도면 소비할 수 있는 5백73만섬에 불과하기 때문에 쌀을 고를 때 생산지 보다는 쌀의 겉모양이 약간 둥글고 투명하며 딱딱한 쌀로 소포장된 것을 고르는 것이 품질좋은 쌀을 구입하는 요령이다. 이처럼 좋은 쌀을 고르는 방법은 농협중앙회가 14일 농협회관에서 학계ㆍ농민ㆍ식품가공업계인사 2백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쌀을 알자」는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제시됐다. 윤인화씨(농촌진흥청 농업기술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좋은쌀 고르기」에 따르면 길이 4.9∼6.9㎜,두께 1.7∼1.9㎜,폭 2.4∼2.9㎜의 둥그스런 중립종 쌀이 길이 4.7∼5.2㎜,두께 1.9∼2.6㎜의 단립종 쌀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중립종 쌀은 일본 쌀과 같은 일반형에 비해 씹을 때 단단하게 느끼는 정도는 약간 떨어지나 끈기는 좋은 것으로 분석돼 중립종이 비교적 좋은 쌀로 평가됐다. 이밖에 벼수확 때 온도가 60도 이하에서 적당한 속도로 건조된 쌀이 밥을 지었을 때 끈기가 있고 밥맛이 있는데 비해 60도 이상의 높은 온도로 말렸을 때는 단백질이 응고되는 등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조방법의 경우 햇볕아래 볏짚위 망사에서 말린 쌀이 콘크리트에서보다 도정률이 높고 싸래기가 나오는 비율이 낮아 품질이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개량곳간이나 태양열집열 건조기에서 말린 쌀은 자연건조 보다 품질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벼를 찧을 때 식용류의 첨가여부나 정도도 미질을 좌우하는데 식용유를 0.01% 안팎으로 첨가했을 때 쌀의 색깔이 조금 퇴색하는 반면에 윤기가 나 미질도 향상되는 것처럼 분석돼 윤기여부를 판단할 때 이같은 가공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또 습식정미기와 색채선별기로 쌀겨 등 이물질이 제거되고 색깔있는 쌀을 골라낸 쌀은 씻지않고도 밥을 지을 수 있다. 청결ㆍ영양 강화미의 경우 외관ㆍ맛 등에서 일반쌀보다 광택 82%,맛 66%,윤택 69%인,냄새 49%가 각각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쌀 포장도 큰 포장은 장기간 보관하는데 따라 저장성이 떨어지므로 소포장된 것을 구입하는 것이 신선도가 높은 밥을 먹을 수 있다.
  • 권기진특파원 총리회담 취재기(90년 가을의 평양:중)

    ◎폐쇄의 껍질 속 변화의 “실바람”/젊은층,혁명가요보다 트롯풍 음악 즐겨/대남 비방도 「부익부 빈익빈」 논리로 바꿔 폐쇄적인 북한사회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었다. 길거리의 모습과 옷차림 등 주민들의 생활상이 달라지고 있었다. 3박4일간의 짧은 평양체류 동안 숙소인 대동강 상류의 백화원초대소와 회담장인 시내의 인민문화궁전 등 공식행사장을 버스로 오간 극히 제한적인 취재였지만 이같은 변화가 눈에 띄었다. ○행인들 옷차림 다양 행인들의 옷차림은 모양과 색상ㆍ무늬가 다양해지고 세련화돼 가는 경향을 보였다. 남성들은 과거 인민복 스타일에서 신사복이나 잠바차림이 크게 늘어났다. 여성들도 과거 한복이 주종을 이뤘으나 이제는 양장차림이 많아졌다. 특히 색상은 감색ㆍ녹색계통의 어두운 계통보다 흰색ㆍ분홍색ㆍ푸른색 등 비교적 밝은 색상을 많이 입고 있었다. 평양 중심가에는 이따금 아이스크림이나 요구르트 등을 판매하는 노점상이 눈길을 끌었다. 노점사진사가 있는가 하면 개인경영의 단고기집(개고기집)도 보였다. ○「주석로」는 자취 감춰 그러나 80년대 중반까지 모로 한 가운데에 그어져 있던 「주석도」(김일성 전용도로)는 자취를 감추었다. 『차량들이 늘어남에 따라 인민의 편의를 위해 없앴다』는 안내원들의 설명이었다. 그렇지만 평양거리는 주민들이 교통불편을 겪을 만큼 차량통행이 많지는 않았다. 차종류는 승용차보다는 무궤도 전기버스와 트럭ㆍ지프 등이 주류였다. ○곳곳에 데이트 남녀 최근 찻집이 생기고 택시도 등장했다는 얘기이나 직접 목격할 수는 없었다. 안내원들은 인민문화궁전 부근을 제외하고는 기자들의 행동을 엄격히 제한했다. 인민문화궁전 뒤 강변에서 낚시를 하거나 보트놀이를 하는 광경은 은근히 취재하도록 유도했지만 그 부근을 벗어나는 것은 허용치 않았다. 이곳에선 결혼적령기의 이성간 교제는 비교적 자유스러운 것 같았다. 대동강변이나 보통 강변의 숲과 시내공원 등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을 볼 수 있었다. 요즈음 젊은이들에게는 러브송과 연애소설이 인기가 높으며 팝송그룹의 연주회표는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 결혼적령기는남자가 25∼27세,여자가 23∼25세로 차츰 빨라지는 추세라고. 기자가 북한에서 만나본 10여명의 처녀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애인이 있다고 스스럼없이 소개했다. 여성들은 두 명에 한명 꼴로 연애결혼을 하며 살림살이는 남녀가 같이 장만하는 것이 상례라 한다. ○연애소설 인기 높아 애인이 있다고 당당히 밝힌 한 여성 특별열차원(24)은 『곧 약혼을 한 뒤 결혼할 예정』이라면서 『결혼하면 당에서 살림집에 입주할 수 있는 입사증을 준다』고 말했다. 그녀는 결혼 후라도 남편과 생활하는 데 불편이 없다면 직장생활을 계속 하겠단다. 북한의 노동자와 직장인들은 대부분 아침 8시에 출근,하오 5시에 퇴근한다고 안내원이 알려준다. 아파트는 보통 7∼20평 규모로 방 2∼3개,부엌ㆍ욕실 등이 시설돼 있다는 것. 주부들은 식료품 등 필요한 것이 있으면 아침에 출근할 때 상점에 가서 주문했다가 저녁 퇴근길에 찾아간다고. 퇴근 후에는 주로 집에서 지내나 일주일에 한번 정도 외식하며 공휴일에는 가족들과 공원을 찾거나 교예공연ㆍ영화ㆍ연극 등을 보기도한다. 대동강변 등에서는 낚시를 하는 주민들이 더러 보였다. 지난 17일 상오 11시쯤 인민문화궁전 뒤편 강변에서 줄낚시를 놓고 있던 한 노인은 잉어와 붕어가 많이 잡힌다고 했다. 다른 노인은 릴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신사복 차림이어서 어딘가 어색한 강태공 모습이었다. ○신사복 입은 낚시꾼 북한의 직장인들은 요즘 매주 금요일이 되면 건설현장에 나가 노력봉사를 하고 있다고. 이른바 「금요노동」이란다. 현재 평양에서는 아파트공사가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고 생필품도 증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5만 가구분의 아파트가 건설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공사가 활기를 띠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대형 건설장비가 보이지 않았으며 주로 「노동자들이 맨손으로 작업하는 모습이었다. 아파트들은 인민문화궁전ㆍ고려호텔ㆍ인민대학습당ㆍ만경대 학생소년궁전 등과 같이 북쪽이 자랑하는 시설과는 달리 외관이 매끄럽지 못했다. 특히 개성에서 평양간 철도연변에 세워진 3∼5층짜리 아파트 가운데는 아직 완공되지 않은 것이 많았으며 완공된 것도 외장처리가 제대로 안돼 볼품이 없었다. 노래와 춤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지난 18일 평양중심가 창광산거리의 고급 당간부 전용 연회장인 모란관에서 베풀어진 공식 만찬 후에 있은 공연에서 이러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15인조의 왕재산 경음악단은 디스코풍의 경쾌한 음악을 연주했다. 10여명의 무희들은 다리를 번쩍 들어올리며 캉캉스타일의 춤을 추었다. 마치 서울의 어느 극장식 식당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이처럼 음악은 과거 혁명가요 위주에서 벗어나 트롯과 디스코풍이 인기를 얻고 있고 춤도 고전무용 일변도에서 서구풍이 가미되는 경향. ○「캉캉」춤도 선보여 북한의 대남비방 논리도 최근 들어 변화를 보였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남쪽 사람들은 헐벗고 굶주리고 있다고 남쪽을 비난했던 것이 어느틈에 「부익부 빈익부」 논리로 바뀌었다. 어린이나 어른할 것 없이 모두 자기들은 고르게 잘살고 있는 반면 남쪽은 부자도 있지만 못사는 사람들도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미제국주의자들 때문에 그렇게 됐으므로 그들을 몰아 내고 고려연방제 방식으로 통일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북한의 기본적인 정책노선의 변화와 연결되고 있다는 조짐은 아직 어디에서도 나타나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이같은 가시적 변화들이 거듭돼 페쇄체제의 딱딱한 껍질이 벗겨질 때 진정한 통일의 길도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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