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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떡닭꼬치 드셔보셨어요”

    IMF한파에 궁여지책으로 우후죽순 생겨났던 노점상들이 특유의 발빠름과 우직한 성실성으로 신세대뿐 아니라 외국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으면서 올겨울 길거리의 군것질 유행을 바꾸고 있다.이들은 새로운양념을 개발하고 요리법을 만들어 내 ‘철밥통’ 인기를 자랑하던 기존의 인기 군것질 거리들을 새로운 품목으로 바꾸고 있다. ■떡+닭꼬치+허브=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3년째 닭꼬치를 팔고 있는노윤호씨(45)는 IMF때 다니던 출판사에서 실직하고 길거리 노점상으로 나섰다. 오랜 연구 끝에 떡볶이 떡과 닭꼬치를 함께 끼운 떡닭꼬치에 떡볶이양념,스파게티 소스,허브를 섞은 독특한 양념으로 까다로운 여대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노씨는 “떡닭꼬치는 처음 대전에서 시작돼 이제는 많이 퍼졌다”면서 “내가 개발한 양념은 어디에도 없는 맛”이라고 자랑했다. 이화여대생 김지연씨(24·영문과 4년)는 “특이한 양념맛에 일주일이면 3∼4번은 꼭 먹게된다”면서 “꼬치 2개면 든든한 저녁이 된다”고 덧붙였다. 값은 1,000원이며 하루에 300∼400개가 팔린다.■설탕호떡→옥수수찹쌀호떡= 운영하던 골동품가게가 어려워지자 지난 3월부터 호떡집으로 바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전영수씨(63).아내,처형과 함께 호떡을 만들고 있는 전씨는 “처음에는 개떡같았지만 뜨거운 물로 익반죽을 하고 정성을 기울이자 입소문이 퍼져 손님들이많아졌다”고 말했다. 옥수수와 찹쌀가루를 섞은 떡에 설탕,계피가루,땅콩을 넣은 속이 인기의 비결.일요일이면 호떡을 사기 위해 50명 가까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특히 인사동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오이시(맛있다)’를 연발하며 좋아한다. 이웃 직장인들도 동료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한꺼번에 10개씩 사가기도 한다.값은 500원. ■붕어빵→황금잉어빵= 대구의 김승수씨(51)가 개발한 ‘황금잉어빵’은 마가린을 넣어 색깔이 노릇하고 붕어빵에 비해 훨씬 바삭거리고쫄깃하며 식어도 딱딱해지지 않는다. 김씨는 요즘 쉬리빵,연어빵,참붕어빵 등 줄줄이 등장한 아류들 때문에 예년만 못한 판매량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식품업체가 벤치마킹= 거리에서 잘 팔리는 음식들을식품 업계가 베끼기도 한다. 농심은 노점상의 영원한 베스트셀러인 떡볶이와 뻥튀기를 각각 ‘생생 떡볶이’와 ‘화이바 뻥튀기’로 상품화했다.의정부 부대찌개에서힌트를 얻어 ‘보글보글 찌개면’을 내놓기도 했다. 제일제당이 ‘치킨강정’,‘치킨너겟 짱’에 이어 출시한 ‘이탈리안 치킨바’는 길거리에서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닭꼬치와 닭강정에 착안해서 만들어낸 치킨 관련 식품이다. 오뚜기는 10년이 넘도록 학교 주변 문방구에서 생라면이 팔리는 것을보고 ‘뿌셔뿌셔’를 내놓아 어린이와 스프를 뿌려먹던 생라면맛을잊지 못한 젊은층으로부터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일반 라면보다 20℃ 높은 고온에서 튀겨내 바삭한 면발과 9가지가 넘는 다양한 뿌려먹는 스프맛이 ‘뿌셔뿌셔 끓여먹기 실험보고서’란엽기 유머를 만들어낼 정도로 인기를 끈 이유다. 농심의 최호민(38) 과장은 “길거리 음식은 사람들에게 친숙하므로그대로 상품화하거나 변형할 경우 소비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길거리 노점상에서 신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구하는 것이 요즘 식품업계의 추세라고 말했다. ■길거리 군것질 식품의 열량은= 군것질을 즐기다 보면 자연 ‘뱃살’이 걱정된다.겨울철은 활동량이 적고 밤이면 자주 출출해져 다이어트에 적색경고등이 켜지는 때이기도 하다. 주요 군것질거리의 열량을 살펴보면 꼬치는 1개에 192㎉,호떡 210㎉,붕어빵 250㎉,계란빵 376㎉,감자핫도그 344㎉,핫도그 192㎉이다. 윤창수기자 geo@
  • 피부관리‘겨울날씨 주의보’

    ‘피부도 겨울을 앓는다’ 영화 아마데우스를 본 사람이라면 모차르트의 마지막 작품인 레퀴엠과 함께 오스트리아 빈의 음산한 날씨가 기억에 남을 것이다.우리나라도 그에 못지 않게 추워,겨울철 피부관리가 큰 문제가 된다. 겨울철의 춥고 마른 날씨에 피부가 노출되면 정상인이라도 땡기는느낌을 받지만 평소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해진다. ◆피부는 어떻게 건조해지나=서울의대 피부과 서대헌 교수는 “피부가 어느 정도 적절한 수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피부의 가장 바깥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각질(角質) 덕분”이라고 말한다. 때가 밀려 나오는 부분인 각질층은 인체와 외부 환경사이에서 장벽(障壁) 역할을 한다.한마디로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다.하지만 습도가50%이하로 떨어지면 각질층도 이에 영향을 받아 말라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따라서 겨울철이 되면 피부가 건조해진다.특히 나이 든 사람일수록지방분의 양이 줄어들어 피부건조가 쉽게 일어난다. 피부가 건조해져 거칠어지고 작은 흰 비늘,가려움증이 발생하는 단계를 지나 피부염의 상태에 이르면 이를 건성 습진이라고 부른다. ◆예방 피부 건조를 막기 위해서는=실내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가습기 등으로 습도를 높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목욕할 때는 순한 비누를 사용하고 지나치게 때를 밀지 말아야 한다.각질 층이 벗겨지면 지방분도 없어져 피부가 더욱 마르기 때문이다. 한림의대 소아과 이혜란 교수는 “목욕을 너무 자주 하지 말고 매일 샤워를 하더라도 미지근한 물에 5분이내에 끝내야 한다”면서 “비누는 약산성의 보습비누를 사용하고 목욕후엔 보습로션을 전신에 듬뿍 발라 습기를 유지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울산의대 서울중앙병원 성경제 교수(피부과)는 “특히 중앙난방식아파트에서 실내온도가 올라가면 습도가 더욱 떨어지므로 가습기,빨래,어항,실내 화초 등을 이용해 습도를 높여 주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보습제는 마른 피부에 수분을 주고 부드럽게 해주는 작용을 하므로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보습제에는 어떤 것이 있나=피부가 딱딱하고 당기는 느낌이생기면 보습제의 사용이 필요하다.50대 이상은 보습제의 사용이 필수적이라고 피부과 의사들은 조언한다.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보습제는 종류가 매우 많으나 크게 로션및 크림,오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태평양화학의 김종일 미용팀장은 “로션은 수분이,크림은 밀랍 성분이 상대적으로 많다”면서 “그러나 특별히 구별할 필요가 없으므로사용하기 편한 것을 구입해 쓰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오일은 몸전체를 바르기에 편리한데 목욕후 젖은 피부에 바르는 게좋다. 보습제는 태평양화학,코리아나화장품,LG생활건강,한국존슨앤드존슨등 각사가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아기들을 겨냥한 제품들도 여러가지다.베이비 오일·로션·크림 등은 가까운 슈퍼나 화장품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있다. 값은 일반적인 게 3,500∼1만5,000원이며 보습과 미백기능이 강화된 일부 제품은 3만∼5만원 정도로 다소 비싼 편이다. 가까운 약국을 찾아도 보습제를 구할 수 있다.바세린 등이 2,000원안팎에서 팔리고 있다. ◆피부질환 치료=피부관리를 안했거나 소홀히 해 피부병으로 발전한사람들은 병의원을 찾아야 한다. 겨울에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 피부병이 건선(마른 버짐)이다.겨울철 추운 날씨와 건조한 날씨,줄어든 일광노출이 주된 원인이다. 건선을 집에서 치료하기는 어렵다.자가치료로 식초나 소금물 등을바르면 피부에 자극을 주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유상덕기자 youni@
  • 구청장끼리 만나면 아이디어 반짝반짝

    대전지역 ‘구청장 간담회’가 기초자치단체 현안사업 해결 및아이디어 행정발표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95년 지자체 출범 이후 홍선기(洪善基) 대전시장 주재로 2∼3개월마다 열리는 구청장 간담회는 시·구정의 연계 및 조화를 위해 도입됐다. 임명직 구청장 시절 딱딱하고 권위주의적이던 구청장회의와 달리 지역 숙원사업을 진지하게 건의하고 해결책을 시장과 함께 모색하며 톡톡튀는 아이디어행정을 공개하는 자리이다. 지난 14일 시청에서 열린 5개 구청장 간담회에서는 재정난으로 사업중단위기를 맞고 있는 남선공원 실내빙상장에 대한 시의 지원 약속이 다시 한번 확인돼 최근 보궐선거로 당선된 가기산(賈基山) 구청장의 부담을 덜어줬다. 오희중(吳熙重) 대덕구청장은 2003년까지 동춘당 근린공원에 유학박물관을 건립하겠다며 시의 지원을 요청했고 홍 시장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임영호(林榮鎬) 동구청장은 한밭교육박물관을 구도심 활성화 차원에서 옛 산업대 부지로 이전할 것을 건의했고 김성기(金聲起) 중구청장은 도심주차난 해소를 통해 청소년들의 문화활동 공간을 보장하기 위해 옛 한국은행 사택부지에 공영주차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병령 유성구청장은 자동차 폐차에 따른 주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다음달부터 전화 한 통화로 자동차 견인에서 폐차,등록말소까지 공짜로 대행해 주는 폐차 무료 대행 서비스를 시행키로 했다며 반짝 아이디어를 공개했다. 대전 최용규기자 ykchoi@
  • ‘건강의 창’ 눈을 바르게 알자

    흔히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지만 ‘건강의 창’이기도 하다. 이처럼 중요한 눈이지만 평소엔 잘 느끼지 못한다.대부분의 안과질환들은 자각증상 없이 서서히 혹은 갑작스럽게 진행돼 회복불능에까지이른다.11일은 대한안과학회가 지정한 제30회 눈의 날.눈의 날을 맞아 눈 질환 및 건강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눈질환. [백내장] 눈속 수정체가 흐려져 침침하게 보이다가 차츰 보이지 않게 되는 질병.눈속에 생기는 산화물이 병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 가장 인정받고 있는 학설.백내장 증상의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자리에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로 완치된다.최근엔 초음파 유화흡입술로 딱딱해진 수정체를 쉽게 제거할 수 있고 연성 인공수정체를 사용,3㎜이하 절개로도 수술이 가능하다[녹내장]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점점 좁아지고 심하면 실명에 이르는 병.특별한 예방법도 없고 시신경이 손상될 때까지 전혀 증상이 없다.일단 손상된 시신경은 되살릴 수 없다.급성녹내장은 눈이 몹시 아프고 두통이 심하며 토하기까지 한다.24시간내에 안압을 낮추지 않으면 실명할 수 있다.스테로이드 성분이 든 안약 남용으로 발병하는 일도 많으므로 인공누액 이외 안약을 함부로 사용해선 안된다. [비문증] 벌레나 먼지,머리카락 같은 것이 눈앞에 떠다니는 듯 보이는 증상.눈속의 초자체 내에 생성된 미세한 혼탁 때문에 생긴다.대부분 노화증상으로 치료가 필요없지만 간혹 심각한 질병이 원인일 수있다.후초자체 박리,초자체 출혈,후부 포도막염,망막박리 등이 원인이다.질병이 아닌 경우에도 비문증 자체가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기도하지만 대개 시간이 지나면서 엷어진다. [황반부변성] 고령에 따른 조직퇴화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황반부란0.4㎜정도되는 망막의 중심부로 시각기능의 핵심부.황반부에 출혈이있게 되면 순간적으로 시력을 잃게 되며 일단 파괴된 시세포는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고령인 사람은 1년에 2회정도 정기검사로 미세혈관이 생겼을 때 치료를 서둘러야 실명을 막을 수 있다. [당뇨병성] 망막증 당뇨병의 합병증.망막의 혈액순환장애로 시작,점차 망막정맥이 확장돼 조그만 충격이나 혈압상승에도 쉽게 파열,출혈을 일으키게 된다.출혈정도가 약하면 눈앞에 먼지나 모기가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고 심하면 시력을 잃게 된다.시력장애가 나타나기까지는 자각증상이 없으므로 예방대책이 없다.당뇨병 환자의 경우 정확한혈당관리와 함께 정기적으로 안저검사 등 정밀 눈검사를 받아야 실명을 예방할 수 있다. ■연령별 눈관리. [어린이] 유아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은 사시로 유전적인 것이 특징.출생후 3개월이 지나도 계속 사시로 보이면 조기치료로 교정해야한다.안경이나 안근육조절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생후 수개월부터7∼8세까지 사이에 주로 발생하는 망막아종(網膜芽腫)은 극히 드문질환이기는 하나 초기증세로 동공이 하얗게돼 사시로 나타난다.이 질환은 한쪽눈에 발생하면 그 눈은 제거해야 하지만 양눈에 생기면 심한쪽 눈을 제거하고 방사선이나 화학요법으로 반대쪽 눈을 치료해야한다.눈물이 계속해 흐르는 유루증은 염증,이물에 의한 장애로 나타나는데 간단한 수술로 영구히 치료할 수 있다. [10∼20대] 가장 흔한 것은 외상에 의해 안구를 다치는 천공성 질환. 안외상의 정도와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대두분 수술로써 완치될 수있다.다래끼로 불리는 맥립종은 눈썹뿌리에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체질적으로 자주 생기는 경우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과로하거나 체력이 약화됐을 때 생긴다.자주 발생하면 당뇨병이나 그밖의 원인이되는 질병을 찾아야 한다. [30∼40대] 이 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안질환은 녹내장.시력이 손상되면 영원히 회생이 불가능하므로 조기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각막조직의 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막염은 바이러스가 원인. 치료해도 자주 재발한다.인조각막이식 수술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 [노년기] 노화로 인해 수정체가 흐려져 발생하는 백내장은 50대 이상에서 가장 흔한 안질환.초기증세는 안개가 낀 듯이 보이고 야맹증증세도 나타날 수 있다.65세 이상에서는 10명중 한명꼴로 백내장 증세를 보이지만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시력이 저하되면 반드시백내장적출 등 수술을 받아야 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오류역 광장 공원으로 탈바꿈

    ‘역광장이 공원으로 바뀌었어요’ 서울 구로구가 시멘트바닥 일변도인 역광장의 딱딱한 이미지를 바꾸는 변화를 시도,눈길을 끌고 있다. 구는 사업비 5억8,000만원을 들여 국철 1호선 오류역 광장 2,500여평을 주민들을 위한 테마공원으로 새롭게 단장,최근 개방했다. 공원엔 소나무 등 13종의 교목류 84그루와 자산홍 등 관목류 1,550그루를 심었고 잔디밭도 300여평을 조성했다.또 사각정자 및 벤치,조각물 등을 설치해 주민들이 휴식과 만남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구로구 관계자는 “시멘트바닥에 가건물,포장마차 등 불량시설만 들어차 있던 광장을 주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해보았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 신간 엿보기

    ◆비노바 바베(칼린디 지음,김문호 옮김,실천문학사 펴냄)인도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사회개혁가인 비노바 바베(1895∼1982)의 삶과 사상을 조명한 회고록.비노바는 인도의 최고계급인 브라만으로 태어났지만 스스로 브라만을 상징하는 시카(긴 머리 타래)를 자르고 육체노동의 길을 택했고 비폭력운동을 실천했다.그는 20여 년 동안 인도 전역을 10만 마일 이상 걸어다니며 지주들을 설득,수백만 에이커의 토지를 헌납받아 가난한 사람들에 나눠줬다.이것이 바로 ‘부단운동(토지헌납운동)’이다.간디는 그를 ‘사티야그라하(비폭력저항운동)’를이끌 최고의 지도자로 삼았다.1만2,000원. ◆민족주의와 발전의 환상(권혁범 지음,솔 펴냄)민족주의,통일,생태정치와 관련한 글 모음집.저자는 민족주의적 세계관이 집단의식을 토대로 적과 ‘우리’의 이분법적 구도를 민족 구성원에게 철저히 내면화시킨다고 지적한다.젊은 세대가 민족의 구성원으로서가 아닌 개성과 구체성을 지닌 한 보편적 개인으로서의 삶을 중심에 놓고 생각할때 개인 지향 생태정치에 대한 모색은백일몽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통일과 관련,내부적 개혁과 탈 부국강병적 문화의 확산 등 남한사회의 변화가 북한의 변화에 연결돼야 하며 그러한 쌍방적 변화가 통일의 수준과 성격을 결정한다고 말한다.1만원. ◆유물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임효택 외 지음,푸른역사 펴냄)고고학 안내 대중입문서.목간(木簡)을 근거로 신라의 성임이 확인된 이성산성 등 국내외 발굴 사례를 고고학자 25명이 현장 경험을 토대로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게 썼다.여(呂)자형 주거지를 찾아낸 미사리 선사유적 발굴 때의 폭우로 인한 수몰 위기,귀신 소동 등 영화 ‘인디애나 존스’에 못지 않은 스릴 넘치는 에피소드들도 무궁무진하다.선조들이 남긴 흔적을 어렵사리 찾아내고,스스로 말하지 않는 유물의 의미를 캐내 고대인들의 세계를 읽어내야 하는 고고학의 고충과 묘미를 엿볼 수 있다.1만원. ◆우리 진돗개(윤희본 지음,창해 펴냄)우리나라의 대표적 토종개인진돗개(천연기념물 제53호)에 관한 백과사전.개의 탄생과 진화에서부터 진돗개의 기원과 역사,개를 숭배하는 신구(神狗)문화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예를 들어 살폈다.저자(한국견협회회장)는 진돗개의 원형을 회복하기 위해 진돗개의 순도를 높여가는 이른바 ‘유전자세탁법’에 대해 “순종으로서의 품위와 의미를 상실한 개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한다.노랭이,억이,진철이,노돌이,악돌이,호돌이,황구,돌쇠,억보,차돌이 등 애견가들의 기억에 생생한 1970∼80년대명견의 사진과 프로필도 실었다.3만2,000원
  • 여성 북한연구가 4명이 쓴 ‘북한여성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상대를 깊이 이해하기 위한 지름길은 ‘같음’과 ‘다름’을 알고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북한여성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당대 펴냄)는 ‘북한 이해하기’를 내세우며 지금까지 선보여온 관련서들과는시각이 사뭇 다르다.연구논문처럼 딱딱하지 않은데다,북한의 알려지지 않은 실상을 단순나열하는 방식도 아니다.“북에는 북한사람들이산다”가 아니라 “그곳에도 ‘사람’들이 산다”는 쪽에 책은 착점했다.우리와 하나 다를 게 없는 상식을 가진 북한사회 구성원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그중에서도 여성들의 일상에 주목했다. 북한여성들에 대한 인식전환을 요구하는 책은 탈북여성들의 증언이아닌,북한내 대중매체들에 투영된 여성상을 그 구체적 근거로 들이민다. 예컨대,북한여성들의 노동현황은 ‘로동신문’의 근년 보도들을 통해설명되고 있다. 구세대 여성들과 새세대(1950년대 중·후반 이후 태어나 절대궁핍에서 벗어난 세대)여성들의 직업관에는 어떤 차이가 있으며,여성직업에 대해 당국이 강조하는 정책은 어떤지 대체적인 윤곽이 잡힌다.인문학교 교사가 압도적으로 많음에도 불구하고 교수나 의사,연구직 종사자에 대한 기사빈도가 높다는 것은 ‘전 사회의 인텔리화’를 중시하는 북한 여성정책의 단면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제2장 ‘‘조선녀성’과 북한의 슈퍼우먼’은 가장 흥미있게 읽힐 대목이다.전업주부들의 이야기에서부터 어머니,아내,며느리로서 겪는갈등과 고민들을 이해할 수 있다.‘조선녀성’에 실명으로 실린 주부들의 사생활 이야기는 남북여성들의 현실적 괴리감을 단박에 좁혀준다. 북한이라고 고부갈등이 없을 리 만무했다.공장에 다니는 며느리를 집안에 눌러앉히려던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동료들에게 설득돼 결국 며느리의 사회생활을 후원하게 되는 일화 등에서는 남과 북의 생활속고민이 여전히 닮은꼴임을 귀띔해준다.하지만 ‘차이’를 인정하게하는 부분도 있다.고부간 문제를 개인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남한과는달리 북한에서는 여맹이나 직장조직이 나서 함께 해결하려 노력한다는 점 등이 그렇다. ‘북한여성 이해하기’를 위해 책은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했다.제3장‘새세대 소설로의 여행’에서는 문학작품 속의 여성상을 빌려 북한이 맞닥뜨리고 있는 여성문제를 엿보는가 하면,제4장 ‘동화와 교과서 속의 여성상’에서는 북한이 정책적으로 제시하는 성공적 여성모델을 미루어 짚어보기도 한다.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상근연구원인 김귀옥씨와 김선임·이경하·황은주씨 등 4명의 여성 북한연구가들이 함께 썼다.북한 여성지도자들의 인물록이 부록으로 딸렸다.304쪽.1만원. 황수정기자 sjh@
  • 국내 첫 부녀관제사 탄생

    국내 처음으로 부녀 관제사가 탄생한다. 화제의 주인공은 김포공항 관제사와 관제탑장 등을 지낸 뒤 지난 94년부터 일선 관제현장을 떠나 한국공항공단 소속 항공기술훈련원 관제사 교육훈련과정 교수직을 맡고 있는 구연우(具然禹·53)씨와 맏딸은정(銀貞·25)씨. 17일 한국 공항공단에 따르면 24년간일선 관제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관제사 출신인 구씨의 딸 은정씨는 관제사 자격증명시험에 이어 지난달 29일 건설교통부 관제사 임용시험까지 잇따라 합격했다. 구씨는 “처음에 딸이 관제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는 긴장과 스트레스의 연속인 관제업무의 힘든 점을 들어 만류했으나 이제는 훌륭한여성 관제사가 될수 있도록 여러가지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말했다. 단국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중소기업체에서 잠시 근무하기도 했던은정씨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훌륭한 관제사가 돼 하늘의 교통정리를 책임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무원 8급으로 시작하는 관제사는 올들어 문호가 확대돼 한국항공대 항공교통학과 졸업자나 군 관제실무 경험자뿐만아니라 공항공단항공기술훈련원 교육 이수자도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으며 은정씨는이 과정을 밟았다. 관제사는 밤을 새는 격무와 딱딱한 이미지로 여성의 비율이 10%에그쳤지만 지난해부터 신규 임용자의 절반을 여성이 차지할 정도로 여성 진출이 활발하다. 김경운기자 kkwoon@
  • 부처·지자체 CI작업 활발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고유의 심벌을 속속 개발하면서 이미지 쇄신을 모색하고 있다. 보통 기업들이 고객들에게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이용하는 이미지 통합(CI) 전략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보건복지부를 시작으로 3월에는 산업자원부가,지난달에는과학기술부가 문자형 심벌을 만들어 현판식을 가지는 등 CI활동을 해왔다. 통일부의 경우는 지난 5월부터 두달 동안 대학생들을 상대로 심벌마크와 로고를 현상 공모해 지난달 7일 발표했다.통일부는 이를 관계서류와 홍보자료 등에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문화부가 고유 로고를 만들고 낡은 청사를 새롭게 꾸미는등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정부 부처에서는 지난 91년 철도청을 시작으로 96년 공정거래위,97년 건설교통부,99년 노동부 등이 로고 제작을 포함,CI작업을 펼쳐왔다. 지자체 역시 자체 캐릭터 개발작업만큼 CI활동이 활발하다.지난 96년에는 경기도와 서울시가 CI작업을 마쳤다.지난 7월 말에는 전남 영광군이 심벌마크와 캐릭터를 제작했다. 각 부처와 지자체에서이러한 CI디자인을 이용,딱딱한 공무원 조직의 이미지를 바꾸고 조직의 성과·업적을 더 효과적으로 알리는 한편조직 내부 분위기도 새롭게 하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서영훈대표, 유임후 발걸음 가벼워지고 여유

    민주당 8·30 전당대회 이후 서영훈(徐英勳) 대표의 행보에 탄력이붙고 있다.새 지도부 구성원들의 보이지 않는 긴장감과 세력균형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느낌이다. 우선 행보가 가볍고 여유가 있어 보인다.서대표는 지난달 31일 최고위원 첫 회의에서 “최고위원은 순위가 없다”고 말하는가 하면 홍일점인 신낙균(申樂均) 최고위원을 의식해 “여성 최고위원은 가능하면 내 곁에 앉으라”고 농담을 건네는 등 딱딱한 회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 지난 2일에는 이협(李協)추미애(秋美愛)김민석(金民錫)김희선(金希宣) 의원 등 최고위원 경선 낙선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그동안의노고를 위로했다.“당의 단합과 발전에 힘을 모아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어 중앙재해대책본부를 찾아 조속한 태풍피해 복구를 당부한 데이어 주요 당직자와 사무처 직원 등 200여명과 함께 경기도 김포시고촌면에서 벼세우기 운동도 펼쳤다. 그는 집권당 대표에 걸맞는 본격적인 행보도 준비중이다. 이번주에 최규하(崔圭夏·5일)전두환(全斗煥·6일)노태우(盧泰愚·9일)전 대통령 등 전직대통령을 대표 유임 인사차 잇따라 예방한다.서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국현안을 설명하고 국가원로로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 예방 일정도 곧 확정할 방침이다. 김수환(金壽煥)추기경,강원룡(姜元龍)목사 등 각계 원로들도 만나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강동형기자 yunbin@
  • 새출발 민주 ‘黨 중심정치’ 시동

    민주당이 새 지도부 구성을 계기로 활기를 띠고 있다.청와대의 눈치를 살피는 집권당이 아닌,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는 ‘당 중심’,‘국회 중심의 정치’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먼저 대야(對野)관계 개선에 힘을 쏟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청와대의 힘 실어주기 청와대도 새 면모를 갖춘 당에 상당한 재량권을 줄 분위기다.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일 청와대에서최고위원회의를 주재,‘당 중심의 정치’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고위원들에게 당 운영 권한을 대폭 위임하고 ,정국운영의 주도권 회복 및 당정협의 활성화 등을 통한 강력한여당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대통령은 당이 활력을 갖고 적극적으로국정 2기를 뒷받침하는 진용을 갖추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당의 전열을 재정비한다는 차원에서 시스템과 의식을 새롭게정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김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식사 자리에서 ‘제2의 창당’선언이 나올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최고위원회의 강화 31일 첫 소집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같은 기류를 엿볼 수 있다.서영훈(徐英勳)대표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의 주제는 국회 정상화 및 정국 정상화였다. 박병석(朴炳錫)대변인은 “최고위원들은 당이 정부와 협력하고 정부를 리드하는 강력한 여당이 되기 위해 모두 힘을 합치기로 했다”고전했다.이어 정국 정상화와 관련,“모든 것을 국회에서 토론하고 타협한 뒤,표결로 결정해야 한다”면서 “최고위원들은 국민의 신뢰를받는 ‘상생의 정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당 중심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최고위원 회의는 월요일과목요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필요할 경우 수시로 소집할 방침이다. 당이 활성화되면서 막혀있던 야당과의 대화 채널도 다양해질 전망이다.당직자간 공식 채널뿐만 아니라 비공식 채널이 가동될 것이라는설명이다.민주당의 새 지도부가 정기국회 개회를 못할 정도로 꼬여있는 정국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강동형기자 yunbin@. *韓和甲 최고위원 제목소리 분명히. 경선에서 1위를 한 민주당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이 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히 내고 있다.공식 회의석상,강연,인터뷰 등 방법은 다양하다. 한 최고위원은 31일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임기가 2년반이나 남았는데 차기를 논의하는 것은 국정운영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차기 후보는 당원들의 결정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여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당내 계보에 대해 거부감을 보였지만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끼리행보를 같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해 이 또한 여러 해석을 낳게 했다. 여야 관계와 관련해서는 “비공식 채널을 활용하고 다각적인 대화와접촉을 통해 야당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나타냈다. 이어 연세대 국제학연구소에서 개최한 ‘21세기 분쟁환경과 한국군의 역할’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 참석,안보론을 역설했다. 군 관계자와 국내외 교수들을 상대로 “튼튼한 방어적 군사력을 구축해야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편으론 몸을 낮추면서 “경선 결과는 당권·대권과 무관하다”고 말한다.그러나 경선 후 힘이 붙은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예사로워 보이지 않는다. 주현진기자. *최고위원회의 안팎. 31일 민주당 신임 최고위원 12명의 첫 상견례는 해프닝성 ‘자리다툼’으로 시작됐다.치열한 경쟁을 한 직후여서인지 어색한 분위기가연출되기도 했다. ■좌석 배치 신경전 최고위원들은 좌석배치 문제를 놓고 보이지 않는신경전을 펼쳤다. 원탁에는 최고위원 12명과 당 3역을 고려,15개의자리가 마련돼 있었다.서영훈(徐英勳)대표가 먼저 자리를 잡자 맨 먼저 들어온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이 대표 바로 왼쪽 좌석으로 안내됐다.이어 김중권(金重權)최고위원이 서대표 오른쪽에 앉았고,늦게들어온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은 다른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신실세’들의 포진으로 비춰졌다. 권노갑(權魯甲)최고위원이 한 최고위원보다 조금 늦게 한최고위원뒤쪽으로 회의장에 들어오자 미리 앉아 있던 박상천(朴相千)최고위원이 반쯤 일어나며 자리를 양보하려고 했다.이 순간 정대철(鄭大哲)최고위원이 벌떡 일어나 자리를 비켜줬다.그러나 김중권(金重權)최고위원은 미동도 하지 않았고,한 최고위원은 권 최고위원이 회의장에 들어오는 것을 보지 못했지만 약간의 신경전 분위기가 느껴졌다. 서 대표는 딱딱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오늘부터는 경선해서 된 분이나 지명된 분이나 모두 똑같다.좌석에는 순위가 없다”면서 “여성이 1명뿐인데 되도록 여성이 내옆에 앉아달라”고 농담을던졌고,한 최고위원은 “당직자가 앉으라고 해서 앉았다”며 분위기전환을 시도했다.한의원을 안내했던 당직자는 회의장이 혼란스러워먼저 들어오는대로 앉게했다고 말했다. 한편 앞으로 당의 좌석배치는 31일 청와대 최고위원회의에서의 좌석배치가 준용될 것으로 보인다. ■뼈있는 농담 이런 과정에서 박 최고위원이 맞은 편에 앉은 신낙균(申樂均) 최고위원을 가리키며 “죽어라고 뛰어다닌 추미애(秋美愛)·김희선(金希宣)의원은 어디 가고 없고,조용히 들어오셨다”며 뼈있는말을 던지기도 했다. 이어 애연가인 박최고위원이 사무처 직원에게 큰 목소리로 재떨이를요청하면서 회의장 분위기가 한층 누그러졌다. 그러나 담배연기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권 최고위원은 박최고위원에게 “회의장에서는 담배를 피우면 안된다”고 부드러운 톤으로 제지했다.그러자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던 이인제 최고위원은 “담배는 지방재정에 크게 도움이된다.‘흡연은 애국’”이라며 박최고위원을 엄호했다.그러자 박 최고위원은 “총재님도 안 계시고 무서운 사람도 없는데…”라며 담배를 꺼내들자,권 최고위원이 “피우려면 나가서 피우라”고 재차 ‘군기’를 잡아 박 최고위원의 ‘회의장 흡연’은 무산됐다. 강동형기자
  • 남북 장관급 평양회담/ 北 홍성남 총리 만찬사 분석

    “지난날 서로 대결의 대상이었던 북과 남의 당국이 오늘은 서로 힘을 합치니 모든 것이 우리 민족의 이익에 맞게 거침없이 풀려나가고있으며…” 29일 저녁 남북장관급회담 대표단 환영만찬에서 북한 홍성남 내각총리가 읽어 내려간 만찬사 구절 중에는 전에 없이 ‘소프트’한 표현이 군데군데 포함돼 있다.이념적 성향을 과시하는 딱딱한 용어가주류를 이뤘던 기존의 연설문과는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그중에는 “…우리 운명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며 우리 운명을 개척하는 힘도 우리 자신에게 있습니다”라는 호소감 어린 표현도 있다. 글(文)은 말(語)보다 더 보수적이란 점에서 북한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홍 총리의 만찬사 중 더욱 눈에 띄는 부분은 자주(自主)를 유난히강조한 점이다.“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치면 통일을 순조롭게…”등 ‘우리끼리’란 단어를 거듭 사용했다. ‘외세배격’은 북측이 줄곧 주장해온 입장이긴 하지만,최근들어 공식 석상에서 이토록 눈에 띄게 강조한 적은 없다. 홍 총리는 특히 “우리는 외부세력의 고립 정책이 강요되고 여러해째 계속되는 자연재해 속에서도 일심단결되어 난관을 승리적으로 이겨냈다.오늘 우리의 형편은 매우 좋으며 모든 일이 잘되어 가고 있다”며 미국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상연기자
  • 신간 맛보기

    ◆쇼핑의 과학(파코 언더힐 지음,신현승 옮김,세종서적 펴냄)“은행옆에서는 장사를 하지 마라.굳이 매장을 내고 싶다면 쇼윈도에다 거울을 한두개 설치하라” 말장난 같지만 일리가 있다.금융기간의 ‘딱딱하고 지루한’ 이미지로부터 영향을 덜 받으려면 거울이라도 둬야한다는 것.거울에 비친 활기찬 풍경은 고객의 시선을 끌어당기기 때문이다.저자는 고객이 즐겁게 지갑을 열도록 하는 몇가지 법칙을 제시한다.동선(動線)에 맞게 배열된 상품만이 고객의 시선을 끈다.오감의 퍼포먼스를 제공하는 매장이 인터넷 쇼핑몰을 이긴다.고객은 시야1m안의 광고에만 눈길을 준다….1만2,000원◆자유와 날개(이세기 지음,이화여대출판부 펴냄)60,70년대 이화여대총장을 지낸 김옥길의 삶과 사상을 조명한 평전. 그는 교육에서의 새로움을 추구하고 신앙의 보수적인 틀을 깨는 데 앞장섰다.기독교사상을 기본이념으로 하는 학교에서 진오귀굿을 하도록 허락했으며,끼리끼리 문화를 싫어해 타대학 출신 교수들도 많이 채용했다.재임 18년째,그는 아집과 자만에 빠지는 것을경계해 총장직을 물러났다.젊었을 때 그의 꿈은 ‘상록수’의 채영신처럼 사는 것.만년에 그는 충북산골에서 살며 그 소박한 꿈을 이뤘다. 소설가 박경리는 만년의 그를“간디 같았다’고 평했다.1만3,000원◇퍼펙트 스톰(세바스찬 융거 지음,박지숙 옮김,승산 펴냄)1991년 미국 보스톤 부근의 그랜드 뱅크스 바다에서 폭풍에 휩쓸여 흔적없이사라진 황새치잡이 어선에 관한 넌픽션.영화로 만들어져 국내 상영중이나 이 책은 상황의 영화적 성격보다 폭풍,어선,고기잡이 등 기초적배경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한 뒤 인간적인 사정을 덧붙이고 있어상당한 차이가 있다.뉴욕타임스와 아마존에 장기간 인기도서로 올랐다.저자의 냉철하고 꼼꼼한 접근법이 사건 자체보다 더 인상적일 수있다.바다,자연 그리고 인간,어업 양쪽에 대해 경외감을 가지게 된다.7,500원◇자신을 믿어라(볼프강 헤를레스 지음,장복희 옮김,생각의나무 펴냄)독일의 정치·경제 저널리스트가 쓴 이 책은 ‘세계를 경영하는 욕망의 두뇌들’이 부제.자국 경제의 영역을 벗어난 글로벌 경영 그리고그 속에서 이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때로는 무모하리 만치 저돌적이고 때로는 스스로 갈등을 겪기도 하는 자본가의 인간적인 모습을보여준다. 세계 주요 기업의 최고 경영인과 컨설턴트 18인에 대한 상세하고 격정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다.모험심과 아이디어로 성공한 창업자로 나이키,마이크로소프트,보디숍,버진 그룹,CNN 등의 설립자를살피고 있고 이어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전문경영인과 이윤의 예언자컨설턴트 편이 뒤따른다.1만1,000원
  • 인터뷰/ KBS 9시뉴스 주말앵커 정세진 아나운서

    차분하고 명료한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KBS1 9시뉴스의 주말 앵커 정세진(26) 아나운서.코스모스처럼 하늘하늘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속이 당차고 주관이 또렷하게 느껴진다. 정세진은 97년 1월 공채로 입사,‘좋은 아침입니다’로 처음 TV 브라운관에 모습을 나타냈다.그뒤 ‘열려라 꿈동산’,‘비디오 챔피언’등을 거쳐 지금은 9시뉴스와 함께 ‘사랑의 가족’,‘클래식 오딧세이’,‘저녁의 클래식’(1FM)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별로 인기 연예·오락프로을 맡은 적이 없는데도 인터넷 커뮤니티 ‘프리챌’,‘세이클럽’등에 팬클럽이 결성됐을 정도로 정세진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KBS 홈페이지 ‘앵커대화방’에 있는정세진의 게시판에 오른 400여편의 글 가운데에도 비판의 글보다는따뜻한 애정이 넘치는 글이 많다.하루에 받는 팬레터는 15∼20통 정도.그녀는 자신의 인기비결이 “인위적이지 않은 솔직담백한 모습을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요”라고 수줍게 웃으며 말한다. 평소에는 얌전하고 여성스러운 그녀지만 털털한 모습도 함께 갖고있다.정세진의 ‘터프’한 성격을 보여주는 이야기 하나.KBS공채 시험중 면접에 들어갔을 때 옆에 있던 응시생 한 명이 “지금 뭐하고싶냐”고 물었다.정세진은 무심코 “닭갈비에 소주나 한 잔 먹었으면 좋겠다”고 답변.이후 정세진의 별명은 ‘닭갈비에 소주’가 됐다. 평소 취미는 드라이브.귀가 얼얼할 정도로 소리를 높여 음악을 들으며 ‘고속운전’을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한다. 정세진은 번잡하고 화려한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단다.“그동안오락프로그램도 해봤지만 짙은 화장도 싫고 순간적인 애드립도 별로자신없어요.‘인사이드 에디션’같은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사회 문화적으로 소외된 부분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습니다”라고밝혔다. 앵커가 되고 싶어 아나운서를 지원했지만 막상 앵커가 되고 보니 힘든 점도 많다.그녀는 “사회의 전반적인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 힘들다”면서 “항상 중립적인 입장이라는 느낌을 줘야 하고 단어의 강약을 조절해 가면서 말을 해야 한다는 점도 쉽지 않다”고토로했다. 가장 듣기 좋아하는 말은 ‘선하게 보인다’는 것.“앞으로 여건이닿으면 자선사업이나 환경관련 분야에서 일해 보고 싶다”는 것이 소망이다. 장택동기자 taecks@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3)낯선 땅에서

    *우연히 맛 본 '홍탁' 오감 뒤흔든 맛의 혁명.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라는 속담이 퍼지게 된 데에는 다 그럴만한 유래가 있다.생물학적으로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되,현지 사람들 말에 의하면 홍어는 ‘되다만 물고기’라고 한다.즉 물고기와 파충류의 중간치기라는 것이다.오래 전에 홍도에 갔을 때 섬 주위를 배를 타고 돌아보다가 물 밑 저 아래로 지나가는 거대한 물고기를 본 적이 있었다.그것은 거의 돗자리 한 장만한 크기였는데 유유히 물 밑으로 헤엄쳐 지나갔다.아마도 가오리일 거라고 뱃사람이 말했다.하여튼 가오리와 홍어는 얼핏 보아 구분이 잘 안간다.아마도 바닷 속 생물중에서는 한통속일 거라고 생각한다.홍어는 대개 방석 한 장만한 크기가 제일 맛있다.다시 ‘홍어 거시기’ 이야기로 돌아가서 홍어를잡으면 암놈과 수놈은 가격에서 큰 차이가 난다. 수놈 홍어는 암놈에 비하면 헐값이고 쳐주지도 않는다.실제로 찜해 놓은 것을 먹어보면 암놈은 지느러미 부근이나 속뼈가 흐물거리고오돌오돌 씹히건만 수놈의 것은 뻣뻣하고 딱딱해서 발라내야만 한다. 그리고 살 맛도 부드럽고 쫄깃하지 못하고 어딘가 퍽퍽한 느낌이다. 사가는 사람이야 겉모양만 보아서는 어느게 암놈이고 수놈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이 때에는 생선을 뒤집어 배 아래쪽을 보면 된다.물론암수의 성기가 다르기 때문이다.아니,물고기에 성기라니.홍어는 다른물고기들처럼 난생이 아니라 태생이다.따라서 다른 물고기들처럼 암놈이 알을 낳으면 그 주위에 정액을 뿌려서 수정 시키는 게 아니라직접 교미를 통하여 수태하고 새끼를 낳는다.어부들이야 그러지 않겠지만 중간상인들은 홍어가 들어오면 배를 뒤집어 살피고나서 수놈 홍어의 ‘거시기’부터 얼른 떼어낸다.암놈과 같은 가격을 받아내려는속셈에서다.그래서‘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가 되어 버렸다. 전라도 사람들은 홍어의 맛 중에 ‘목포 홍탁’을 제일로 친다.칠십년대 초반엔가 우연히 ‘홍탁’을 맛보고 진저리를 쳤던 적이 있었다.무슨 날고깃점 같은 것을 두툼하게 썰어 내오고,그와 크기가 비슷하게 돼지고기 삶은 것 몇점이 곁들여졌는데,묵은 김치가 찢어 먹기 좋도록 썰지도 않은 채로 한접시 따라 나왔다. 술은 주전자에 넘칠 듯 가득 들어있는 탁주 막걸리였다.상대방의 하는 짓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는데 우선 날고기 비스무레한 것에 돼지 삼겹살을 겹쳐서 손으로 찢은 김치에 둥글게 싸서는 입 안에 넣었다.한 입 씹자마자 그야말로 오래된 뒷간에서 풍겨 올라오는 듯한 개스가 입 안에 폭발할 것처럼 가득찼다가 코를 역류하여 푹 터져 나온다.눈물이 찔끔 솟고 숨이 막힐 것같다.그러고는 단숨에 막사발에 넘치도록 따른 막걸리를 쭈욱 들이켠다.잠깐 숨을 돌리고나면 어쩐지 속이 후련해진다.참으로 이것은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혀와 입과 코와 눈과 모든 오감을 일깨워 흔들어버리는 맛의 혁명이다.말 그대로 어리떨떨하다가 정신이 번쩍 나는 것이다.이들 홍어,돼지 삼겹살,묵은김치를 전라도 사람들은 ‘삼합’이라고 부른다.‘홍탁 삼합’을 처음 먹는 사람들은 어찌나 독한지 입천정이 홀라당 벗겨져 버리기도한다. 이 지독한 별미는 홍어를 발효 시켰기 때문이란다.싱싱한 홍어를 사다가 그대로 뒤란 두엄더미속에 던져 둔다.다른 생선이나 육류 같으면 대번에 썩어 문드러질텐데 두엄 더미 속에서 사나흘 삭으면 홍어는 적당히 발효가 된다.살은 아직도 먹음직한 선홍색이다.이것을 두툼하게 썰어서 자연 그대로 먹기도 하고 얇게 저며서 고춧가루 섞은소금에 찍어 먹기도 한다.그뿐 아니라 찜을 하여도 맛이 독특하다.발효시킨 홍어찜은 날 것 보다는 덜해도 개스는 여전해서 코를 탁 쏘는 맛은 여전하다.삭힌 홍어를 갖은 양념하여 다른 물고기 찜을 하듯이 뭉근하게 쪄서 내는데 살과 뼈를 모두 함께 먹을 수가 있다.잔뼈가많이 들어있는 지느러미께는 마치 중국요리의 샥스핀처럼 부드럽고아작거리는 맛이 그만이다. 그냥 가자미처럼 잘게 썰어서 갖은 양념과 채썬 무에 미나리 등속과 버무린 홍어무침은 흔히 경조사의 주요 음식으로 나온다.충청도에서도 홍어찜을 쳐주는데 발효 시킨 것은 아니다.도회지 사람들, 특히서울 사람들은 거의가 삭힌 홍어를 처음 먹을 때에는 ‘다시는 먹지않겠노라’고 혼자서 속으로 은근히 결심을 하지만,십중 팔구는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 슬슬 조심하면서 먹게되고 한번 맛을 들이면 아예요즈음 말로 ‘마니아’가 되어 버린다.제법 맛을 아는 고참이 되면홍어찜을 먹다가 더욱 냄새가 고약한 홍어애를 서로 먹겠다고 다투게된다. 옛날에도 홍어는 가짜가 많았다.흔히 조기를 말린 굴비가 그렇듯,칠산 앞바다에서 잡은 굴비를 영광 법성포에서 말린 것이 영광 굴비이듯이 홍어도 흑산도에서 잡은 것이 진짜 노릇을 하는 셈이다.흑산 홍어는 지느러미에 부드러운 가시가 있고 몸빛이 조금 더 진하고 검붉은 기가 도는데 살이 단단하고 차지다고 한다.뾰족하게 솟아난 코를둥글게 구부려 보면 다른 홍어는 쉽게 부러지지만 흑산 홍어는 유연하게 구부러질뿐 부러지지 않는다. 요즈음에는 흑산도는 물론이고 인근 서해에서 홍어가 잘 잡히지 않으니 진짜배기 흑산 홍어는 부르는게 값이라고 한다.그래서인지 저 남반구의 반대편쪽에서 잡힌 칠레산 홍어가 흑산 홍어로 둔갑을 하게끔 되었다.외국산 홍어는 날개살의 뼈를 씹어보면 딱딱하고 거세어 대번에 알아차릴 수가 있다.그래서 부드럽게 하려고 온갖 조리법에 신경을 쓰는 모양이다.회는 살만 저며내니 그렇다치고 통째 찜으로 낼때에도 잘 삭히고 오래 쪄내면 구별이 안되기도 한다. 요즈음 진짜 홍어 먹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말해주는 시정의 뒷말이 있다.모모 당의 원로 되시는 이가 진짜 흑산 홍어를 전문으로 취급한다는 어느 음식점에서 홍어를 먹어 보고는 자신있게 ‘이건 진짜’라고 점수를 매겼다.그는 한 고장 출신으로 홍어를 좋아하는 대통령에게 자랑하려고 포장해달라며 다시 한 접시를 주문했더라고 한다.사정을 알게된 주방장이 급해졌는지 달려나와 속내를 털어놓는데 진실을 밝히자면 ‘이건 가짜’라는 것이다.즉 아무리 높은 어른도 구해먹기가 어려워졌다는 농담일 것이다. 내가 해남 가서 처음으로 후배를 사귀어 선물을 받은 것 두 가지가있으니 그중 첫 번째가 ‘어란’이다.작은 항아리에 무슨 훈제 소시지 같은 것이 채곡채곡 들어 있었다.큰 아이가 아직도 해남 토박이인 그를 부를 때면 동섭이 삼촌이라고 부르지 않고 ‘살구 아저씨’라고 부르는 연유가 있다.해남 내려가서 자리를 잡았던 집 안에 수백년묵은 느티나무와 동백나무가 있었다는 얘기는 나왔는데 백 오십여평남짓한 마당 안에 또한 살구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해마다 가지가휘도록 살구가 열려서 초여름만 되면 내 아이들이바구니 가득 따고는 했다.동섭이는 병원 집 장남인데 도시에 나가 직장 생활을 하다가 뜻을 잃고 낙향해서 집안 일을 거들던 청년이었다. 그가 집에 올 때마다 아이들에게 ‘내 살구 내놓으라고’ 엄포를 놓아서 농담 치고는 좀 괴이쩍게 생각했더니 한참 뒤에 내가 물으니 그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성님이야 유명한 사람이고 나는 촌 구석 사람인디 금방이사가뿔면 저놈들이 내를 알것소.내가 이렇게 해둬야 낭중에 날 기억하지 않것소,하는 것이 그럴듯한 그의 대답이었다. 황석영. @
  • 언론사 사장단 訪北 7박8일/ 金위원장 대화록-1

    방북 언론사 대표단은 12일 낮 12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평양시 중구 목란관에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초청 오찬을 가졌다.오찬에는 북측에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의장 겸 노동당 과학교육 비서,김용순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정하철 선전선동부 부장,김양건국제부장,강능수 문화상,최칠남 로동신문 책임 주필(사장),차승수 조선중앙방송위원회 위원장 등 당·정·언론계 고위인사 30여명이 참석했다.남측에서는 차일석(車一錫) 대한매일 사장과 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장관,최학래(崔鶴來) 한국신문협회 회장,박권상(朴權相) 한국방송협회 회장 등 방북 대표단 56명 전원이 참석했다.오찬에 앞서신문협회와 방송협회 회장단은 김 위원장과 접견실에서 20분간 환담했다.접견실 환담과 오찬 대화내용을 소개한다.평양 현지에서의 기록은 오찬에 참석한 4명의 사장들이 맡아 정리했다. ◆김 위원장 통일문제는 지금까지 양측 모두에 문제가 있었습니다.북남 공히 과거 정권 탓입니다.체제유지를 위해 양측 정부가 통일 문제를 모두 이용해 왔습니다.그런데 김대중 대통령의 결단으로 이뤄진 6·15 선언 이후 많이 달라졌습니다.남측 언론 비판도 그렇고,야당 비판은 강하지만….남측은 관료가 그렇게 힘이 있는 것 같지 않더군요. 남북장관급회담 1,2차에서는 인사하는 수준 정도로 하고 3차부터는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여 나가겠습니다.남측 언론사 사장 대표단이 100명 정도라고 들었는데 이번에 50명이 왔습니다.우리 언론사 사장 숫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언론사 숫자 면에서 남측이 언론의 형 역할을 해 줘야겠습니다. ◆방북단 북한 교향악단 오는 문제가 당초 8월 7일에 와서 14,15일공연하기로 돼 있는데 갑자기 8월 18일로 바뀌었습니다. ◆김 위원장 8월 15일 가서 공연하도록 하세요. ◆정하철 선전선동부장 네,보내겠습니다. ◆방북단 그렇게 갑자기 보내면 우리측이 준비가 곤란합니다. ◆김 위원장 남측이 불가능하면 어쩔 수 없지요.우리가 관료적입니다. ◆방북단 서울 답방은 언제쯤 하시겠습니까. ◆김 위원장 적절한 시기에 답방하겠습니다.빨리 해야 될 텐데…. ◆방북단 남북 정상을 시드니 올림픽에 초청할 경우 시드니에 가시겠습니까. ◆김 위원장 시드니에 가서 배우 노릇 하는 것 보다 서울을 먼저 가야죠.김 대통령한테 빚을 져서 서울을 먼저 가야 합니다.언론사 사장들도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고,또 김 대통령 신의를 봐서라도 가서 만나야죠. ◆방북단 2박3일 방문으로는 제주까지 가실 수 없습니다.4박5일로 오세요. ◆김 위원장 내가 4박5일간 서울을 간다면 간부들이 반대를 합니다. ◆방북단 그럼 간부들 못나오게 해 놓고 새총으로 빨간 신호등을 쏘면서 나오시면 되겠군요. ◆김 위원장 그럼 잘 맞는 고무총 준비를 해 둬야겠구만. ◆방북단 국방위원장의 시조인 전주 김씨 묘가 잘 보존돼 있습니다. 화진포는 옛날 북한 땅이었는데 6·25동란 이후 남쪽 땅이 됐습니다. 개성과 화진포를 바꾸면 어떻겠습니까?◆김 위원장 안됩니다.북측에서는 본(本)은 이조 말기에 모두 팔아먹어버렸습니다.본이 중요하지는 않습니다.그래도 아직까지 양반에관한 생각들을 사람들이 많이 하는데 남쪽에 가서 그곳에 갈 수 있으면 시조 묘를 참배하겠습니다. ◆김 위원장 남측 언론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면,내가 남측 TV를 보기시작한 것은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기 3주 전부터 입니다.그리고 남측 신문은 죽 보다가 8년 전부터 눈이 나빠져 지금은 잘 안봅니다.남쪽 신문 활자 크기는 얼마요?‘로동신문’은 폰트가 얼마인가?‘로동신문’과 비교해서 더 작습니까?◆방북단 아닙니다.‘로동신문’보다 활자 크기가 2배나 됩니다. ◆김 위원장 KBS는 섭섭한 게 많지만 이젠 나무라지도 않겠습니다.과거에는 관영방송이니 그랬을 것입니다.그런데 6·15 선언 이후 많이달라졌습니다.과거에는 본의 아니게 그랬을 것입니다.TV는 화면으로딱딱 잡아서 보여주는 것이라서 거짓말은 안됩니다.그런데 남측 보도로는 내가 와인만 한 잔 먹어도 술을 많이 먹는다고 합니다.과장을많이 합니다.외국 간에는 상호주의를 하지만 민족 간에는 무슨 상호주의가 필요하겠습니까.남측에는 이제 고용 언론이 없지 않습니까.이제 고용 언론은 안됩니다. 북조선 언론도 한라산 해돋이를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보도 경쟁에서 북측 언론이 질 수 있으나 정확성에 관해서는 남측 언론 못지 않습니다.우리가 훨씬 정확합니다. TV는 나는 KBS만 봅니다.박 대통령 서거 3주 전에 TV를 보기 시작했는데 당시는 흑백이었습니다.남측 텔레비전은 NTSC방식인데 북조선은그렇지 않습니다.PAL방식을 쓰고 있는데 사실 색깔이 좀 떨어집디다. 서울신문 3,4 면인가…연재소설이 나는데 죽 봐 왔습니다.재미있습디다.지금도 연재합니까? 남측 방송의 보도 속도가 NHK보다 빠릅디다.행사할 때 보면 내가 수표(사인)한 직후 금방 방송되더군요. 여기 온 46개 언론사가 이번에 북조선에 와서 본 것을 똑같은 기사로 써서는 안 되는 것 아닙니까?맥을 짚어 봐야 할 것 아닙니까. 보는 그대로 써 주면 됩니다.우리를 과찬할 필요도 없고 깎아내릴 필요도 없습니다.통일에 이바지하려면 통일에 동참해야 합니다.MBC도 10년 전에 김연자가 출연하는 가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김세레나도 봤고,허준 프로도 봤지요. 남측 TV대담을 내가 보는데 KBS가 어떨 때 보면 북남관계 일이 있자마자 금새 사람들을 모아놓고,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찬성이냐 반대냐 라고 얘기들을 하는데 내가 보면 북조선 실정 전혀 모르고 책만 보고 딴 소리를 하더군요.데려오시오.쭉 데려와서 이런 사람들이 북조선을 보게 해야 합니다.북에 뿔난 놈들 없으니 와서 봐야지요. ◆김 위원장 광고가 없어서 KBS TV를 내가 아주 좋아합니다.NHK도 광고가 없어서 좋고,국제정치도 잘 다루고 있고 프로그램을 점잖게 보내 보수적이어서 내가 좋아합니다. 그러나 중국 CC TV와 러시아 TV들은 관영인지 아닌지 매우 혼탁스럽습니다.국가소리를 내는 방송이 있어야 합니다.광고를 하지 않고 말이지요.나는 NHK와 BBC를 존중합니다. ◆김 위원장 판문점 연락사무소로 매일 신문을 넣어주십시오.우리가신문을 일본을 통해 돌아서 읽을 필요가 있습니까?우린 서로가 같은민족인데 얼마나 좋습니까.신문도 연락사무소를 통해서 다 읽었으면좋겠습니다.그게 어려우면 납본용으로 판문점을 통해 보내주세요. 우리는 달러가 없어 돈 내고는 못봐요.그냥 주기 어려우면 사장이본 뒤에 손 때 묻은 것을 보내 주세요.남측에서는 대외로 나가는 신문은 얼마나 됩니까?◆방북단 별로 많지 않습니다.그러나 교포들이 많은 미국에서는 이쪽제호로 현지에서 신문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코리아 타임스와 코리아헤럴드 같은 영자지는 해외에 많이 나갑니다. ◆김 위원장 대북관련 기사는 내가 다 봅니다.경제관계는 안 읽어도우리측 기사는 모두 읽습니다.그런데 여기 오신 46개 언론사 관련 기사를 다 보려면 일주일이나 걸려야 되겠지요. 나는 언론사를 위해서 일부러 잘 보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있는 그대로 보여야 합니다.이산 가족들이 고향 방문까지 하고 가족들을 만납니다.그리고 우리가 쌀이 모자란다고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있는 주제에 그대로 보여줘야지 숨길 것 없어요.숨기면 오히려 의심을받습니다.우리는 같은 민족 아닙니까.진짜 한 민족입니다. 6·25는 (우리가) 열강에 희생된 것입니다.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왜책임을 지고 있습니까? 열강들이 부추겨 우리 민족을 희생하게 된 겁니다.이제 계산은 그만하고 덮어 놓을 것은 덮어 놓고 통일이라는 큰대업에 서서 인민들을 위해 선구자 역할을 언론이 해 줘야 합니다.
  • 동해안 해수욕장 “자연휴식년제 도입해야”

    동해안 백사장에도 자연휴식년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8일 강원도 해양수산출장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이후 지금까지 동해안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640여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5만여명보다 2배이상 늘었다.특히 경포해수욕장은 240만명으로 개장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피서객이 급증하면서 동해안의 95개 해수욕장들은 쓰레기와 무질서로 백사장이 오염되는 등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24시간 출입이 허용되는 경포해수욕장에는 매일 10∼20t의 쓰레기가 넘쳐나면서 중앙 통로 부근의 모래가검게 변하는 등 오염이 심각하다.주문진해수욕장 입구쪽도 모래가 딱딱하게굳는 등 심하게 훼손되고 있다. 강원환경보전운동본부 김태진(金泰鎭·42)씨는 “아무런 오염방지 대책도없이 피서객들을 맞는 해수욕장 백사장이 하루가 다르게 파괴되고 있다”면서 “더 이상 훼손되기 전에 휴식년제 등 보존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휴식년제가 시행되는 해수욕장에 대해 인근 해수욕장들에서 이익을 보전해주는 방안 등을 도입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단체들은 또 해수욕장 입장객 수를 조정하고,폐지한 입장료를 다시 받아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아울러 쓰레기 불법 투기가 주로 밤시간대에 이뤄지는 만큼 백사장 출입을 통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원도 해양수산출장소 관계자는 이에대해 “도내 해수욕장들이 입장료 등을 폐지해 피서객 증가를 유도했으나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지며 백사장이 오염되는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 SOFA협상 이모저모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협상 첫날인 2일 양국 대표들은 알찬 성과를 다짐하며 협상에 임했다. ■협상 정부 중앙청사에서 열린 협상은 오전 9시40분부터 저녁 늦게까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양측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삼청동 모 한식당에서 오찬을,용산 미8군 영내 드래곤힐 호텔에서 만찬을 겸해 협상을 계속했다.오전 전체회의에서 양국은 전 분야에 걸쳐 입장을 개진했고,오후부터 형사재판 관할권과 환경·노무·식품검역 등 두 그룹으로 나눠 개별 협상을 벌였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북미국장은 “SOFA 조항중 상징적이고실질적인 불평등 내용을 시정한다는 입장”이라며 “최근 독극물 방류사건이후 미측은 조기 해결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말했다.그러나 3일까지의 완전타결 가능성에는 다소 회의적 반응. ■양측 모두 진지한 자세 협상에 들어가기 전 송대표는 “다음에는 딱딱한의자가 아닌 안락한 소파(sofa)에 앉아서 얘기하자”며 위트섞인 어조로 미국측의 성의있는 자세를 촉구. 프레데릭 스미스 미측 수석대표도 청와대쪽이 보이는 창문을 가리키면서 “전망(view)이 좋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그는 반기문(潘基文) 외교부 차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반미(反美)로 가는 것은 잘못”이라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전날 발언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들 기대에 부담감도 ‘다른 나라와 동등한 수준의 SOFA 개정’ 합의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부 외교부 당국자들은 “SOFA 자체가 세부적인 조항이워낙 많아 최종타결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며 섣부른 기대를 경계하기도. 오일만기자
  • “동사무소 서비스 좋아졌다”83%

    딱딱한 행정업무를 처리했던 일부 동사무소를 주민들이 다양한 취미활동과생활정보도 교환 할 수 있는 주민자치센터로 바꾼지 1년이 지났다.그동안 동사무소의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 행정자치부는 28일 278개 기능전환 동사무소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이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3%가 주민자치센터로의 전환이 지역민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동사무소의 기능이 시·구청에 이관되면서 업무수행의 효율성 저하와 불법투기 단속·가로등 관리 등 현장 민원행정에 대한 처리는 늦어지고있다는 주민불만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치단체의 대응노력에 따라 운영성과가 천차만별로 나타나 단체장의추진의지와 관심,공무원들의 자세가 추진 성과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태 = 경기도 군포시와 서울시 성동구는 전체동(군포시 11개동,성동구 20개동)을 전면 실시하고 있는 지역으로,성공적인 추진사례 지역이다. 군포시의 경우 주민자치센터를 영화감상실,음악감상실,꽃꽂이교실 등다양하게 꾸며 1일 평균 1,910명의 주민이 이용하고 있다.‘시민만족실’이라는생활민원기동처리반도 주민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경기도의 A시의 경우,동사무소의 인력은 본청으로 이관했는데 업무는그대로 동사무소에서 처리토록해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특히 청소업무를 본청에서 하게됐다는 이유로 해당동만 하지 않아 지역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문제점 = 주민자치센터의 이용계층의 편중화(주부가 52%)가 가장 큰 문제로지적됐다.자원봉사자가 적극 참여해야 하나 그것도 미흡한 실정이며,프로그램의 다양성 부족도 시정돼야 할 사안이다.동사무소의 기능이 시·구청으로이관됨에따라 해당 공무원들의 업무 증가로 인한 불만 조짐도 보이고 있다. ■대응책 = 행자부는 자치단체장의 의지에 따라 운영성과가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특히 전면실시 지역보다 제한 실시 지역에 더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음에 주목,연말까지 주민자치센터를 가능한 시·구내 모든동사무소에 설치하는 등 전면 확대실시할 방침이다. 또 지역민과 직결되는 생활민원은 ‘기동처리반’을 신설,신속하게 처리하도록 당부하고 있다.고지서 송달 등 처리민원은 우편제도나 파트타임제를 실시,주민편익에 우선하도록 해당 자치단체에 지침을 내려보냈다. 홍성추기자 sch8@
  • [2000 美대선](8.끝)전당대회

    미 대선에서 가장 큰 축제무대는 바로 전당대회다. 공화당이 7월31일부터 8월3일까지 필라델피아에서,민주당은 8월14일부터 8월17일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한다. 양당 모두 올해에는 후보가 일찍 결정되는 바람에 시들해진 대선 열기를 이번 대회를 통해 되찾아야 하며 두 후보의 박빙승부 때문에 대회 내용을 충실히 해 여론을 바싹 흡수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미 대선에서 전당대회란 원래 후보 출마에서 예비선거를 거쳐 올라온 당내경선자 가운데에서 정·부통령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 본래 기능이지만 이 보다는 후보 결정을 계기로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신명나는 축제마당으로더 작용한다.특히 올해에는 후보 결정의 의미가 없어 대회는 축제 개념이 더강조될 전망이다. 이 자리에는 유명 인사,연예인,존경받는 인물 등 각 당이 내세울 수 있는가장 상징적인 인물을 모두 동원해 이목을 집중시키며 자기당의 이념을 과시한다. 1832년 볼티모어에서 민주·공화 양당이 연 사상 첫 전당대회는 정장 신사의 체면이 극도로 강조돼 따분한 회의 그 자체였다.심지어는 1835년과 1839년 경우처럼 전당대회가 교회에서 열린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근세 들어 TV가 발전할수록 쇼의 기능이 확대돼 각종 시각적 장치와조명,시설을 동원함으로써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해 왔다. 특히 올해 먼저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내용을 보안에 부치면서 감동과 흥을 돋우는 내용을 많이 포함시켜 여론의 기선을 잡는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 진행 방식이 전국 순환 축제 형식으로 이뤄질 수 있었던 이유는헌법이나 정당법에 전당대회의 진행에 대한 규제나 조문이 없기 때문이다.단지 개회초 임시전당대회 의장 선출,기조연설,정부통령 선출,후보 수락 연설등 몇가지 절차만 관습처럼 고정돼 있다. 대의원도 선출대회(코커스)나 예비선거,지역집회,당지역집행위원회 등 주마다 다른 절차를 통해 선출된다. 이들은 전당대회장에 주별로 자리해 대회가 열리는 3∼4일 동안 밤낮을 구별없이 후보자 선정을 위해 열띤 토론을 벌인다. 지금이야 축제 속에 질서가 유지되지만 초창기에는 이같은 토론 과정에서격투가 벌어지기도 해 전당대회가 한해에 두번 열린 적도 있을 만큼 토론은열기를 뿜는다. 올해 경우는 예외지만 예년의 경우 대회 마지막날 각 주 대의원들은 알파벳순서대로 앨라배마주부터 서로가 결정한 정·부통령 후보를 일어서서 발표,마지막 와이오밍주가 결정 인물을 밝히면서 과반수 이상의 지지자를 얻은 후보를 뽑는다. 후보자 결정은 처음엔 재적 대의원 3분의2 이상 득표자를 선정해왔다가 1936년부터 과반수로 바뀌었다. 4년마다 이처럼 신명나는 정치축제인 전당대회(컨벤션)가 미 전국 각도시에서 열리면서 전국 도시에는 어디나 이 행사를 위한 장소가 마련됐으며 지금은 왠만한 연회장들도 대개 컨벤션 센터로 이름지어졌다. 전당대회를 이후로 결정된 정·부통령 후보들은 말 그대로 대선 유세를 시작하게 되는데 상대당 후보와의 설전은 물론 TV토론 등을 통해 정책대결과인물 됨됨이를 가리는 혈전을 시작한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 전당대회 규모·효과.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민주·공화 양당이 개최하는 전당대회에는 대략 4만5,000∼5만명 정도가 각각 참가할 예정이다. 우선 대의원 등 관계자가 민주당은 4,200여명,공화당은 2,400여명에 달한다.이들은 혼자만 왕래하는 게 아니라 가족끼리 나들이를 겸해서 이곳을 찾는게 보통이다. 따라서 행사장 주변에서는 정치행사 뿐 아니라 각종 예술 공연과 음악회,그리고 자선행사를 비롯한 각 단체들의 집회까지 연달아 열리는 게 보통이다. 결국 전체 참가자들은 대의원의 10배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복잡한 행사를 위해 양당은 자원봉사자를 1만∼1만5,000명을 확보,행사를 준비해왔다. 참석하는 기자 등 언론인들만 세계 각국 1,500여개 언론사에서 1만5,000명에 이를 전망.440개 일간지,330개 텔레비전 방송사,217개 라디오 방송사,188개 정기간행물,197개 사진매체에서 언론인들이 운집,미디어 전시장을 방불케할 것으로 보인다. 양당 모두 이 행사를 위해 들인 자금은 약 6,000만∼1억 달러 수준이다. 전당대회는 필라델피아와 로스앤젤레스 시의 경제파급에도 상당한 영향을미칠 전망인데, 미 언론들은 약 2억∼3억달러의 직접적인 수입 효과가 있을것으로 본다. *양당 전략.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민주·공화 양당의 전당대회가 열리는 필라델피아와로스앤젤레스에는 이미 숙박,교통, 전기,통신,치안 등에 관한 만반의 준비가이뤄졌다. 그러나 정작 양당의 대회 내용은 서로 공개를 꺼리면서 자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우선 31일 먼저 전당대회를 여는 공화당은 대대로 이어진 상공인,고소득층의 정당이란 이미지를 불식시키는데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공화당은 따라서 조지 W.부시 후보의 부인 로라 여사,콜린 파월 전 합참의장,한때 경쟁자였던 존 매케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 등을 주요 연사로 내보내 부시를 이웃같은 후보,소수인종을 대변하는 후보,그리고 개혁을 추진하는후보로 비출 예정이다. 즉 대통령 아들로 귀공자로 키워진 것이 아니라는 새로운 이미지 메이킹을노려 부인 로라가 첫째날 등장,주인공인 부시와 공화당 이념에 대해 연설할계획이다. 차기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득표제조기’ 파월도 공화당의 승리를 위해 둘쨋날 연설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킬 전망이다. 셋째날엔 부통령 후보로 내정된 딕 체니 전 장관을 등장시켜 일정 시간을할애해 줄 예정이다. 당내 최고의 존경을 받고 있지만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레이건을 대신해 부인 낸시 여사가 공화당이 정권을 획득해야 할 정당성을 역설하는 한편유방암을 이겨낸 낸시 굿먼 브링커와 이민자인 엘라인 차오를 등장시켜 감동의 시간을 연출할 예정이다. 반면 공화당보다 일정을 늦춘 민주당은 지난 8년 동안 클린턴의 뒷자리를지킨 고어를 앞세우는데 초점을 맞춘 행사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우선 첫날 현직 대통령인 클린턴과 부인 힐러리가 대회의 의미와 수권 결의를 다질 예정. 이어 둘쨋날 클린턴은 대회장 밖에서 고어를 만나 ‘영광과 번영의 바톤’을 고어에게 넘겨주는 상징적인 행사를 별도로 치른 뒤 다시 전당대회장에들어선다는 계획이다. 미국인들의 가슴 속에 언제나 못다한 유능한 대통령으로 남은 케네디에 대한 기억을 통해 민주당의 이념을 부각시키기 위해 그의 가족들을 등장시켜미국의 앞날을 전망하는 시간도 잡고 있다.민주당은 그러나 셋째날부터는 본격적으로 고어에 스포트 라이트를 비출 전략인데,지금까지 지녀온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정다감한 인간으로 비쳐지게 하기 위해 그의 딸 카렌과 부인 티퍼 등이 아버지와 남편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너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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