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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관기/ 業의 고리를 풀어주소서

    부산의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나와는 인연이 깊은 곳이다.지난번 월드컵 폴란드전과의 경기 때에도 여기에 와서 취재를 했었다. 그땐 바닥에 깔린 초록빛 융단과 붉은 악마들의 온통 시뻘건 응원이 눈과 귀를 부시게 하더니,오늘 개막식 행사에선 알록달록 자유분방한 관중석 빛깔과 관중들이 손에 들고 두들겨대는 나무주걱이 사람을 혼미 속으로 빠뜨린다.그 주걱은 주최측에서 관중들에게 전달한 선물 겸 박수용 타악기이다. 마지막 입장객인 남북 대표팀이 들어와 자리를 잡을 때까지 처음부터 쉼 없이 얼마나 열성적으로 두들겨대던지.남북선수들이 함께 입장할 땐 또한 모두들 뛰쳐 일어나 얼마나 눈물겹게 아우성치던지.개막식이 막을 내린 지금까지도 그 딱딱이 주걱 소리가 계속해서 귀에 달라붙어 있다. 언론 매체를 통하지 않고 ‘다이렉트로’ 생생하게 현장에서 맛보는 감동은 바로 오늘 같은 그런 것이리라. 동아시아 한편에 재앙의 폭풍이 휘몰아친 이래 반세기나 흘렀건만 땅 속으로 스며든 피눈물과 저주는 아직껏 정화되지 못하고 이 땅을 더렵혀왔다.저 어두운 땅 속으로부터의 오열과 원성은 오늘에 이르기까지도 끝나지 않고 있다.뉴욕·파리·코펜하겐이 서울과 그리 낯선 모습이 아니건만 평양과 서울의 낯빛은 천양지차로 달라져 버렸다. 그런데 마침내는 이 낯설음을 뛰어넘어 남과 북이 나란히 손에 손 잡고,웃음 띤 환한 얼굴로 당당히 진군해오는 가운데,저 하늘 가득 울려 퍼지는 딱딱이 주걱소리. 37억 아시아인뿐만이 아니라 온 세계가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오늘은 ‘하나의 아시아’,잠정적이고 상징적이지만 일단은 ‘하나의 코리아’,그리고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에서 ‘아름다운 만남’을 시작하는 날이다. 근세에 와서 서구의 침탈로 말미암아 피억압과 피식민의 아픈 기억들을 나누어 가진 아시아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반세기 동안 으르릉거리던 남과 북이 서로를 다독이고 웃으며 행진하니 오늘 밤 ‘화합’의 의미는 남다르다. 마침 오늘 밤 바닷바람 불어 밤기운은 알맞게 쌀쌀하고 해양도시 부산의 위풍당당한 얼굴 너머로 화합의 합창은 우렁차기만 하다.막막한 암흑 속에서북소리 울리며 집중조명 같은 횃불이 타오르면 방사선으로 뻗친 환상적인 행렬들이 새로운 탄생을 합창하면서 꿈틀거리는 역동적인 생명감을 연주해 낸다. 경기장 가득 황홀한 빛의 아우라가 퍼져 나가면서 한라산과 백두산에서 채화되어 날아와 합쳐진 성화가 통일의 염원을 노래하고,환상의 수레로부터 달려온 빛과 물안개가 저 아련한 구름 사이로 굽이굽이 넘쳐흐른다.나는 여태껏 이토록 천지를 뒤흔드는 우람한 축포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삼국시대가 이윽고는 통일신라로 마감되었고,후삼국시대의 쟁패가 영원하지 못하고 마침내는 고려로 통합되었듯이,어떤 나라 어떤 역사에서든 불화와 분열은 영원할 수 없으리.우리는 오늘 이 순간부터 어떻든 하나되는 길목에서 있다.그리고 그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갑론을박 그 말 많던 한반도기에 얽힌 삽화들은 이젠 사라져 버려라.우리는 어느덧 이런 기도를 마음 속에 품을 수도 있게 되었다. 오오,천지만물을 주재하시는 조물주시여,죄와 고통의 소용돌이에서 헤어날 수 있게끔,반세기나 이어져온 우리네업(業)의 고리를 이제 그만 제발 풀어주시옵소서. 박영한/ 소설가.동의대 교수
  • ‘간부회의 인터넷 생중계’ 큰 호응

    강남구가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시행중인 ‘간부회의 인터넷 생중계’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6일 강남구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매주 5급 이상 간부 전원이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한 결과 방송마다 500여명 이상의 주민들이 시청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자유게시판’ 코너에 “늘 구 행정이 궁금했는데 생중계를 보고 신뢰를 갖게 됐다.”는 등의 의견을 올려놨다. 확대간부회의는 한 주간 구 행정을 총망라하는 데다 민원 처리 현황 등도 속속들이 공개되기 때문에 대부분 관공서에서 이를 공개하지 않는 게 관행이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구정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에 쓸데없는 의혹이 생기곤 한다.”면서 “모든 것을 열어 놓고 주민들의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한편 간부회의가 다소 어렵고 딱딱한 행정용어로 진행되다 보니 주민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보고 형식을 바꾸는 것도 추진중이다. 이택규 재무국장은 “앞으로 간부회의뿐만 아니라 ‘도시계획위원회’,‘인사위원회’ 등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각종 위원회 회의내용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류길상기자 ukelvin@
  • W세대/ ‘휴학후 취업’ 대학가 새 풍속

    2000년대 대학가 풍속도의 한 장면은 ‘휴학 후 취업’이다.이른바 ‘대학밖으로’인 셈.1990년대에 휴학 후 어학연수를 떠난 것과는 사뭇 다르다.이런 경향은 군대에서 사회경험을 하는 남학생들과 달리,사회경험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여학생들에게서 더 적극적으로 보여진다.기업의 경비절감 흐름에 맞춰 벤처기업의 정직원,대기업의 인턴사원 또는 계약직으로 일하는 사실상 ‘고졸’학력인 휴학생들의 포부와 애환을 들여다본다. ■‘다음' 계약직 사원 송혜원 - “세상 배우며 ‘일과 자유' 찾아” “자유로운 생각으로,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현장에서 만들어 갈 거예요.” 2학기를 휴학하고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지난 8월30일부터 계약직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송혜원(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99학번).제대로라면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취직준비에 여념이 없는 4학년생이어야 한다. 그가 휴학 후 직업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대학 2학년(2000년)2학기에도 휴학을 하고,한 벤처기업에서 운영하던 사이트 ‘수다넷’에서 계약직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입학해 대학 최초의 웹진 ‘DEW’에서 일했던 그는 99년 말 벤처붐이 일자 “돈도 벌고 IT(정보통신) 경험도 해보자.”는 각오로 뛰어들었다. “정말 그때는 벤처가 거품이었던 것 같아요.하루에 2∼3시간만 ‘빡세게’(열심히) 일하면 세금 떼고 월급을 100만원이나 줬거든요.지금은 그것보다 못받아요.” 효율적으로 일을 배우지도 못하고,흥청망청하는 벤처기업의 바람에 물들 것 같아서 3개월만에 자진해서 나왔다.물론 그도 돈벌이로 ‘과외교습’이라는 쉬운 길에 유혹된다.한때 이대 간판을 내걸고 월 수입 120만∼150만원 이상을 올리기도 했다.하지만 비생산적인 일에 몰두하는 것이 적성에 맞지 않았다고. “세상을 두루 경험하고 배우기 위해 3∼4월에는 부산에서 벚꽃축제를,5월엔 보성 녹차밭을 갑니다.화·금요일에는 몽골문화원에서 몽골어를 배우구요.얼마전 대기업 설문조사에서 신입사원 만족도가 15%가 나왔더라구요.토플·토익 시험을 본적도 없고,전공 점수도 좋지는 않아요.하지만 전 아주 색다른 직원이 될거에요.” 문소영기자 symun@ ■다양한 직업 경험 정미화 - “게임 시나리오 작가 적성 발견” “어떤 직업이 제 적성에 맞는지 찾아 다녔어요.” 지난 2000년 1년 동안 휴학했던 정미화(22)는 그래픽 디자이너,홈페이지 관리사,도우미,게임회사 시나리오 작가,미술관 슬라이드 정리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전공이 예술학이다보니 어떤 일을 해야할지 정확한 진로가 잡히지 않았던 것.결국 예술학과를 나온 선배들이 일하는 분야에서 일해보면서 자신의 적성을 알아보기로 결정했다. “인터넷과 인맥을 총동원해서 직장을 구한 뒤 쉴 틈 없이 일했어요.받는 돈은 적었지만 사회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힘든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월급도 제대로 안 주면서 정사원과 똑같이 야근도 해주길 바라는 곳도 있었다. “직접 일하면서 제가 온실 안의 화초인 것을 알았죠.임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거나,부당한 일거리가 주어질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배웠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모두가 다 그렇지는 않지만 자신의 경우에 비춰볼 때 남성에 비해 여성이 조직력과 사회성 차원에서 조금 뒤지는 측면이 있음을 느꼈다는 그는 이 문제점을 어떻게 보완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놓는다. “여러 직업을 해보니 게임 시나리오 작가가 제 적성에 맞는 것 같았아요.남은 학기 동안 이 분야에 대해 더욱 열심히 공부할 예정입니다.” 이송하기자 ■설계사무소 근무 윤희진 - “취직 희망 회사 분위기 염탐” 연세대 공대에 재학중인 윤희진(22·건축공학과 4년)은 지난해 휴학한 뒤 설계사무소에 3개월 동안 취직을 했다.주 8시간 정도만 일하는 아르바이트로 50만∼60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었지만,그에게 돈이 아쉬운 것은 아니었다.앞으로 취직할 회사의 분위기를 염탐해 진로선택에 도움을 받기 위한 것. “예를 들어 이 회사는 분위기가 딱딱하고 고루하다.저 회사는 은근히 남녀차별이 심하다 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돼요.” 이처럼 대학 재학중 기업에 취직하는 혜택을 누려보는 것이 요즘 많은 여대생들의 욕심이다.3년 동안 군생활을 해야하는 남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특히 여성의 사회진출의 어려움을 느꼈단다.3개월동안 일한 설계 사무소만 해도 기혼 여성은 단 2명이었다. “건축학 중에서도 설계분야는 여성진출이 가장 활발한 곳입니다.입사할 때는 거의 50%를 차지하는 여성이 사회에서 왜 그렇게 살아남기가 힘든지 안타깝습니다.” 그는 이어 “또 전투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여자 선배들을 보면서 절망했어요.여자의 사회적 진출이 많아졌다고 하지만 저렇게 처절하게 살지 않으면 안될까 회의감이 들더군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3개월 동안 받은 월급을 2주일간 일본여행에서 아낌없이 써버렸다.여행 또한 사람을 크게 하는 배움의 장이기 때문이란다.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기 때문에 어찌보면 직장경험이 더욱 소중했습니다.어떤 차별 속에서도 도태되지 않는 실력을 키우고 싶어요.” 이송하기자 songha@
  • 탱크 최경주, 나흘내내 선두

    ‘탱크’ 최경주(32)가 통산 2승을 달성하며 다시 한번 한국 골프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 5월 컴팩클래식에서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미프로골프(PGA) 투어 우승을 차지한 지 4개월 만에 통산 두 번째이자 시즌 2승을 일궈내 명실상부한 세계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더구나 이번 우승은 나흘 내내 선두를 달린 끝에 올시즌 최다 타수차로 이룩한 것이어서 빛을 더했다. 최경주는 23일 플로리다주 팜하버의 이니스브루크골프장(파71·7230야드)에서 열린 탬파베이클래식(총상금 260만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4개,보기 1개를 기록하며 3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17언더파 267타로 2위 글렌 데이를 무려 7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46만 8000달러를 거머쥐었다. 첫날 8언더파 63타의 코스 레코드로 단독선두에 나선 최경주는 나머지 3개 라운드에서도 68타씩을 치며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다. 최경주는 이번 우승으로 시즌 상금랭킹 17위(193만 9120달러)에 올라 한국선수 사상 첫 ‘200만달러 클럽’ 등록 초읽기에 들어갔다.또 다음달 말 개막하는투어챔피언십 출전권을 덤으로 얻었고,내년 4대 메이저대회에도 모두 나설 수 있게 됐다. 전날 2위와의 격차를 5타 차로 벌리며 우승 안정권에 진입한 최경주는 이날 드라이버샷의 비거리를 줄이는 대신 정확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승부를 걸었다.퍼팅수는 29개로 1,2라운드에 견줘 조금 많았으나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이 높았다. 1번홀에서 마지막 조로 출발한 최경주는 4번(파3)·5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2위 그룹의 추격권에서 일찌감치 벗어났다. 박해옥기자 hop@ ■최경주 일문일답/ “퍼팅감각 되찾은 게 우승 원동력” “퍼팅감각을 되찾은 게 우승의 원동력입니다.” 통산 두번째 PGA 투어 정상에 오른 최경주는 “두번째 우승이 첫 우승때보다 훨씬 어려웠다.”고 밝혔다. ◆우승 소감은. PGA 투어에서 한번 우승하기도 힘든데 통산 두번째 우승을 하게 돼 기쁘다.두번째 우승이 첫번째보다 훨씬 어려운 것 같다.이번 우승으로 내년에 모든 메이저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특히 마스터스에 나갈수 있어 더욱 의미있다.마스터스 무대에 서는 것이 언제나 꿈이었는데 현실로 이루어져 기분이 좋다. ◆오늘 경기를 총평한다면. 시작하기 전에 우승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불안했던 게 사실이다.그러나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안정을 되찾았다.매 홀 경기에만 집중해 침착해질 수 있었고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아멕스챔피언십과 겹쳐서 우승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견해도 있는데. 톱랭커들이(아멕스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모두 아일랜드로 가서 이번 우승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줄 안다.그러나 그 선수들이 출전했더라도(내가 우승하는 데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을 것이다.PGA 투어에서는 누가 우승할지 알 수 없다.누가 왔더라도 이겼을 것이다. ◆코스는 어땠나. 의외로 코스가 어려웠다.페어웨이가 대단히 좁고 그린이 딱딱했다.그러나 코스 상태가 평소 연습하던 휴스턴 골프장이나 컴팩클래식 코스와 비슷해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우승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퍼팅 감각을 다시 찾은 덕분이다.또 필 리츤 코치의 도움으로아이언샷도 좋아졌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텍사스오픈과 미켈롭챔피언십에 출전할 계획이다.이후는 미정이다.
  • 조선소에 예술의 향기

    ‘조선소에 클래식 선율이 울려 퍼진다.’ 현대중공업이 매월 한차례 조선소 현장에서 사원들을 위한 각종 예술공연을 마련키로 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19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이달부터 매월 하루를 정해 사내식당,휴게실,회의실 등에서 클래식,무용,마임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는 ‘현장콘서트’를 마련키로 했다. 지난 18일 울산대 음악대학 재학생들로 구성된 현악4중주팀을 초청,사내 휴식공원에서 요한스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과 슈만의 ‘즐거운 농부’ 등을 연주하는 첫 콘서트를 가졌다. 관계자는 “선박,철구조물,엔진 등 주로 딱딱한 중공업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꿔보기 위해 현장콘서트를 마련했다.”며 “평소 공연을 쉽게 접하지 못하는 직원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현대중공업은 1년 전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울산 현대예술관 로비에서 주민들을 위한 ‘금요음악회’를 개최,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경두기자
  • W세대/ ‘요리가 취미’ 벤처회사원 여상만씨 “요즘 신세대 남자 요리는 기본이죠”

    대한매일 새 기획면 ‘W세대’가 오늘부터 매주 목요일 게재된다.‘W세대’는 2002월드컵대회를 계기로 새로 부상한,자유분방하면서도 책임감 있는 10∼20대 젊은 세대를 일컫는다.정보에 민감하고 늘 이동한다는 의미에서 ‘모바일세대’로도 통하는 젊은이들의 목소리와 독특한 문화를 가감없이 소개할 계획이다. “주말이면 여자친구에게 스파게티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무선랜 장비를 개발하는 벤처기업 JMP시스템즈에서 일하는 여상만(28·수원시 매탄동)씨의 소박한 꿈이다.주중에는 퇴근이 늦어 어렵지만 시간만 나면 언제든지 실력을 발휘하고 싶다는 것이다.양파나 감자껍질을 깐다든지 설거지를 한다든지 하는 단순노동은 물론,프랑스풍의 오르되브르(전채요리)도 뚝딱 만들어주고 싶다. 음식 만들기를 좋아해 그는 대학에서도 요리를 전공,한때는 서울 압구정동의 ‘프랑소와 메디치’의 주방에서 일하기도 했다.그러나 그는 요리가 취미일 때 나름대로의 삶을 풍요롭고 즐겁게 해줬지만,직업이 되자 답답함을 느껴 98년부터는 정보통신(IT)분야에서일하고 있다.벤처기업답게 회사가 전공을 따지지 않고 그의 네트워크 관련지식과 영어능력을 평가한 덕분이다. 그는 음식 덕분에 사업상 큰 도움을 받기도 했다.최근 벨기에 출장에서 있었던 일이다.협상에 들어가기 직전 딱딱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그는 “칠레산 와인을 좋아한다.”며 와인 이야기를 꺼냈다.사업 파트너들의 굳은 얼굴이 풀어지면서 “칠레산은 달콤한 디저트나 과일과 먹으면 좋다.”며 대화가 이어졌다.그는 “사업은 와인과 같다.개봉해서 마시기 전에 와인 맛을 알수 없듯이 계약은 끝나봐야 결과를 알 수 있는 것이다.”는 식으로 와인에 빗댄 표현들로 협상을 이끌어나갔다.계약은 성공적이었다.2000년부터 일부러 와인스쿨을 다닌 보람이 있었다.그는 인터넷 미식클럽 ‘노른자’의 주요 멤버였고,지금은 와인동아리의 객원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씨의 이런 태도는 요즘 남자 대학생 등 젊은 남자들이 요리학원에 앞다투어 등록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신세대 남자들에겐 요리가 일종의 유행이다.IMF직후 한차례 있었던 ‘요리 열풍’과는 사뭇 다르다.당시는 명예퇴직한 40∼50대 가장들이 생계의 방편으로 배웠던 것이었다.반면 요즘 20대의 요리열풍은 일종의 취미 활동이다.‘나를 위해,여자 친구를 위해,가족을 위해’로 바뀌어 있다. 반가(班家)음식 전수자로 ‘전통음식연구원’을 운영하는 한영용(35)씨는 “요즘 요리를 배우러 오는 사람들 중에 젊은 남자들이 상당수 있다.”며 “‘남자는 부엌에 들어가면 안된다.’는 금기의식이나 ‘남자가 음식을 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그들에게 거의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주 5일제 근무가 정착되면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만큼 가족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요리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이 더 높아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실제로 맞벌이 부부들이 늘면서 아침·저녁식사를 아내 대신 책임지는 남편들이 늘고 있다.그들의 ‘변명’은 “아내의 형편없는 음식솜씨를 견디느니 내가 실력 발휘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이지만,요리에 대한 욕심으로 부엌을 장악하는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신세대 남자들에게요리가 유행인 것을, 미국 대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와인스쿨이나 요리학원에 다니는 것과 비교하는 견해도 있다.미국 미시간주립대학 공과대 2학년인 조형인(22)씨는 지난 봄부터 프랑스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미국 친구들은 요리를 잘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나도 요리를 잘해서 미래의 아내를 즐겁게 해주겠다.”고 말한다.와인스쿨은 대부분의 미국 대학에서 2학기 과정의 특별 강좌를 마련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
  • 北·日정상회담/ 이모저모/포옹대신 악수…분위기 다소 딱딱

    (평양 공동취재단) 17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북·일 정상회담의 역사적 무게를 의식한 듯 긴장된 표정으로 짧은 방북일정에 들어갔다.공항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대신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김일철 인민무력부장 등 20여명이 영접나왔으며 환영행사 없이 곧장 회담장소로 이동,양측 모두 ‘실무회담’ 인상을 주려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이날 회담은 당초 2차례 4시간 예정에서 2차례 2시간30분으로 줄었다. ◆고이즈미 총리는 정상회담 장소인 백화원 초대소에 오전 10시50분쯤 도착,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기다렸다.11시 정각,평소의 카키색 점퍼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은 고이즈미 총리에게 다가가 악수하며 “반갑습니다.”라고 환영했고,고이즈미 총리는 “초대해줘서 감사합니다.”고 화답했다.첫 대면에서 이들은 ‘포옹’대신 악수만 나눴다. 분위기는 다소 딱딱했고 양측 모두 긴장된 표정이었다. ◆고이즈미 총리와 마주 앉은 김 위원장은 “고이즈미 일본총리 대신께서 먼저 스스로 평양을 찾아주신 데 열렬히 환영합니다.”고 정식으로 인사말을 건냈다.그는 이어 “조·일(朝日)관계의 새 역사를 창조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평양에 오시게 됐는데 기쁘다기보다도 주최측에서는 대단히 미안한 감도 듭니다.”고 말했다.김 위원장은 또 “가깝고도 먼 나라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평양을 방문해준 데 대단히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먼 나라’라는 말은 20세기 낡은 유물이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고 회담 성공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정상회담에 북측 통역으로 배석한 대외문화연력협회의 황호남(黃虎男) 국장.지난해 국장으로 승진,북에서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는 그는 일본에도 몇차례 다녀간 적이 있는 일본통이다. 특히 2000년 3월 이후 종군위안부·태평양전쟁피해자보장대책위원회 서기장을 맡고 있는 그가 통역으로 배석한 것은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과거사와 종군위안부 문제를 강력 제기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일본측 통역 다케다 가쓰토시(武田克利)는 능숙한 북한말을 구사해 눈길을 끌었다.그는 10여년 전 전문직으로 외무성에 들어가 서울대에서 어학연수를 한 뒤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근무했다.2000년부터 북·일관계를 담당하기 시작,식량시찰 조사단을 따라 북한에 들어가는 등 북한과의 공식·비공식 접촉에서 통역을 맡으며 북한말을 익힌 것으로 알려졌다. ◆고이즈미 총리가 탄 전용기는 이날 오전 9시6분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9시23분쯤 전용기에서 모습을 드러낸 고이즈미 총리는 고개를 좌우로 돌려 순안공항을 둘러본 뒤 아베 관방부장관 등 수행원들과 함께 트랩을 내려왔다.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김일철 인민무력부장,김영일 외무성 부상 등 북한측 인사 20여명이 전용기 앞에서 고이즈미 총리를 영접했다.김영남 위원장은 고이즈미 총리와 악수하며 “먼 길을 잘 오셨습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넸다.북한 땅에 역사적인 첫 발을 디딘 고이즈미 총리는 “고맙습니다.정말 좋은 날씨군요.”라고 일본어로 간단히 인사한 뒤 곧바로 리무진 승용차를 타고 회담장소인 백화원으로 이동했다. ◆이날 순안공항에는 군악대 등 공식적인 환영행사가 전혀 없어 일본 기자들은 “썰렁하다.”며 다소 실망하는 표정.전용기가 도착하기 20분 전 북한측 준비단이 부산하게 움직이며 김 위원장이 나올 것이란 이야기가 나돌아 취재단이 긴장하기도.북한측 인사는 “고이즈미 총리가 일제 식민지 지배를 사과하러 오는데 영접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일본 기자는 “북한이 대대적인 영접행사를 벌여 화합의 주도권을 잡을 것을 우려한 일본 정부가 거부한 것 같다. 국교가 없는 북한에 온 것은 실무회담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외부에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 공무원詩人 장동석씨 세번째 시집

    자칫 딱딱하기 쉬운 일선 행정업무를 처리하면서 느낀 주민들의 애환,삶의 모순,자연의 변화,사랑과 이별 등을 시로 승화시켜 온 공무원이 세번째 시집을 냈다. 구로구 문화체육과 장동석(사진·47·7급) 보도담당은 16일 ‘구로동 수채화’라는 자신의 세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이 시집은 제 1부 내마음의 솔밭,2부 세월의 내력,3부 오후의 찻잔,4부 살아가며 느끼며,5부 구로동 수채화 등 모두 155쪽 분량이다. 장 시인은 예산 수필동인회와 구로문인협회 사무국장 회원으로 그동안 수필집 ‘저 사념의 언덕에서’와 시집 ‘그대 영상이 보이는 창에’,‘그리움이라고는 더욱 더 말할 수 없다’는 시집을 냈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열린세상] 소신과 지식인

    개인적인 변명 같지만 신문,방송 등 언론에서의 내 주장내용과 관련하여 강성의 이미지가 돈다고 지적하시는 분들이 있다.평소 나는 우리 사회에서 적어도 지식인 또는 오피니언 리더의 입장에 있는 자라면 정치적,사회적 현안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혀야 하고,이때에는 법과 원칙에 입각한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헌법의 정신이나 법의 일반원칙 또는 일반인의 건전한 상식에 비추어 볼 때,명백한 사안을 적당히 호도하거나 양비양시론적으로 접근하거나 왜곡하거나 침묵하려는 태도는 결코 지식인으로서의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더욱이 이러한 태도가 중립적이고 부드러운 타협적인 자세로 비쳐져서는 아니될 것이다.이러한 소신하에 나는 공직자로서,그 후 변호사 겸 시민운동가로서 활동하면서 한국사회가 당면한 현안에 대하여 그때그때 입장을 표명해왔다. 이처럼 법과 원칙,상식에 입각한 일관성 있는 소신의 표명이 딱딱한 강성이미지로 비쳐진다면 그러한 불이익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다만 나 자신은 초등학교 2학년때 1등에게 배정된 급장을 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남의 앞에 나서는 것이 부끄러워 집에 와서 종일 울었을 정도로 내성적인 성격이었다.지금도 감동적인 상황에 직면하면 쉽게 눈물이 나와 누가 볼까 해서 당황해 할 때가 많은 여린 성격의 소유자임을 고백한다. 우리는 흔히 지도자의 덕목으로 외유내강(外柔內剛)을 꼽고 있다.그런 이유로 요직에 임명된 자의 인물평에는 이 덕목이 단골메뉴로 등장한다.겉은 부드러운 듯하나 속으로는 강하고 꿋꿋하다는 의미는 사적인 인간관계에서는 필요한 덕목일지 몰라도 지도자나 리더에게는 오히려 외강내유(外剛內柔)의 정신이 요구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원칙과 소신에 입각한 결단력과 추진력을 갖춤과 동시에 내면으로는 순하고 부드러운 인간미를 간직한 사람이 난국을 타개하고 개혁을 추진하기에는 더 적합한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각종 국가적 현안이나 사건에서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한 전문가 내지 지식인들이 중립적이고 불편부당한 사람으로 평가되어 요직에 중용된 사례를 보아왔다.그러나 그들은 가문을 빛내고 임명권자의 심기를 건드리지는 않았을망정 국민의 입장에서 원칙에 입각한 소신있는 정책을 집행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면 나만의 편견일까? 지금 우리 사회는 대통령에 당선만 되면 모든 것을 움켜쥘 수 있다는 후진국형 통치권 개념에 사로잡혀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 온 나라,온 국민이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그 와중에서 상대를 헐뜯고 격하시키는 편가르기식의 패거리 문화가 판치고 있다.격동의 시대상황을 타개해 나갈 국가적 비전이나 정책대안에 대한 논의는 사라진 지 오래다.크게는 대북 통일문제에서부터 가까이는 주5일 근무제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건설적 대안모색을 위한 역지사지(易地思之)식의 합리적 토론이 부재한 상태다.이념논쟁이건 개혁정책이건 사건,사고이건 이에 대한 찬반 입장이 자신의 패거리 또는 자신의 지도자 입장에 따라 좌우되고 있는 실정이다.심지어 종교,문화,학술계에 대한 선호조차 자신의 패거리나 자신이 지지하는 정파의 입장에 따라 영향을 받고 있다. 사회의 나침반역할을 해야 할 전문가와 지식인들은 소 닭 보듯 침묵하고 있다.아니 몸을 사리고 있다.이제 지식인들이 자신의 분명한 입장을 밝히면서 상생의 정책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침묵과 방관의 태도에서 벗어나 갈등과 불신으로 양극화된 사회상을 감시,비판하고 구체적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지식전문가’가 아닌 ‘지식인’으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그리고 이들 지식인들의 목소리는 무조건 지지와 반대로 나뉘는 획일주의가아닌 합리적 상대를 인정하는 다원주의적 사고에 입각한 균형있는 외침이어야 한다. 국가진로의 모색과 정책결정에 있어서는 어디까지나 자유민주주의체제,인간의 존엄과 가치,절차적 정의를 중시하는 법치주의,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는 시장경제주의 등 헌법의 기본이념이 조화롭게 반영되는 외침이어야 한다. 이석연 前 경실련 사무총장 변호사
  • 여성 新직업 뜬다

    사회가 다변화되고 여성의 사회참여율이 높아지면서 교사·간호사로 대표되던 여성직업이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소믈리에,병원코디네이터,음악치료사,조향사 등 신(新)직업 종사자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려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뜨는’ 직종의 특징은 나이 제한이 없고 전문성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어떤 직업들 있나 조재란(趙在蘭·23)씨는 전문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호텔에서 일했다.그런 그가 지난 2000년 겨울에 취미삼아 선물포장법을 배우기 시작했다.어려서부터 만지작거리는 것을 좋아해 알록달록한 포장지로 복주머니나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드는 것이 재미있기만 했다.그러나 선물포장디자이너 자격증을 딴 뒤에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도 벌겠다.”며 아예 호텔까지 그만뒀다. 호텔 일을 그만둘 때는 ‘선물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이 생소한 탓에 주위의 반대가 완강했다.하지만 경력이 쌓이고 나이가 들수록 인정받는 직업이라는 게 너무 매력적이어서 포기할 수 없었다.본격적인 코디네이터로 나서기 전에 백화점과 복지관 등에서 무료로 강의를 하며 경력을 차곡차곡 쌓았다.이제 그는 호텔에서 일할 때보다 1.5배 많은 수입을 올리며 선물포장 아카데미와 서울 동대문종합복지관 등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선물코디네이터- 선물포장업은 백화점에 선물포장전문점이 들어서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팬시점과 쉽게 접목된다는 장점 때문에 급속도로 확산됐다.선물포장 아카데미에서 양성된 전문가들은 복지관 강사,초등학교 특활교사로 활동한다.교육기간은 보통 1년.수강료는 재료비를 포함해 120만여원이다. 김숙원(金叔垣) 선물포장 아카데미 원장은 “선물포장업은 유행을 타지 않고 문화수준이 높아질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분야”라면서 “30∼40대 주부들이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좋은 직종”이라고 말했다. ◆병원코디네이터- 의약분업 이후 개인병원이 늘어나면서 병원들도 마케팅에 관심을 많이 쏟고 있다.특히 치과,성형외과,한의원 등이 고객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병원코디네이터를 앞다퉈 고용하는 추세다.이들은 주로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고객 불편사항을 접수,처리하며 병원이미지 향상에도 힘을 쏟는다.간호사,치위생사,간호조무사 등으로 활동하다 전문교육기관에서 3개월 교육을 받고 코디네이터로 재입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제의료교육센터 박진현(朴秦玄)팀장은 “병원코디네이터는 나이에 상관없이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경영자- 최근 호텔 여사원들이 인사·홍보 등 경영관리부서 임원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호텔관광학을 전공한 여성들이 스위스·일본 등의 호텔전문교육기관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와 외국계 호텔에 취업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정재언(鄭在彦) 스위스호텔협회 한국대표사무소 원장은 “호텔경영자는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고루 갖춰야 한다.”면서 “외국어와 국제 매너에 능통한 여성들이 국내 호텔에서 많은 경험을 쌓으면 더욱 좋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치료사- 환자들에게 음악을 연주하거나 들려주면서 치료해 주는 직업이다. 명지대 사회교육대학원 이병국(李炳國·음악치료)교수는 “환자들은 언어로 나타낼 수 없는 분노·슬픔 등을 음악으로 표현함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음악치료는 물리치료와 접목되는 등 적용범위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이화여대,숙명여대,명지대,원광대 특수대학원은 90년대 후반 이후 2년과정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졸업생들은 서울 시립아동병원,국립정신병원,노인복지관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소믈리에-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하는 직업.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외식업계가 호황기를 맞으면서 서울 강남일대 전문음식점들이 소믈리에 스카우트 경쟁을 벌이고 있다.전문자격증이 없어 대부분 선배에게 경험을 물려받거나 서울와인스쿨 등의 사설교육기관에서 강의를 듣는다.와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필요해 최소한 3년정도의 경력이 필수다. 한국소믈리에협회 김진국(金秦國)부회장은 “여성 소믈리에는 손님의 취향을 잘 파악하고 세련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인기가 높다.”면서 “3년안에 수요가 10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조향사-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주문향수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이같은 변화에 발맞춰 프랑스 향수회사인 갈리마드와 합작한 국내 최초의 조향사 교육기관 퍼퓨머리 갈리마드(서울)가 이달 중순에 문을 연다. 200여종의 향기를 구별하고 습득하는 기본 교육부터 테마에 맞춘 향수만들기까지 강습내용이 다양하다. 3개월 기초과정의 교육비는 30만원.전문가과정은 개인능력별로 마련되며 일정기간이 지나면 조향사로 활동할 수 있다. 조향사 정미순(鄭美純)씨는 “기존에는 여성들이 메이크업,미용 등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했지만 이제는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에 도전하고 있다.”면서 “패션·미용 등과 접목하기도 쉬워 여성직업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 ■병원코디네이터 황은주씨 “낯설지만 그만큼 기회도 많죠” “병원코디네이터는 결혼·출산을 한 뒤에도 경력을 쌓아 계속 일할 수 있는 직종입니다.” 황은주(黃銀珠·26)씨는 지난 3월 4년동안 근무하던 특허법률사무소를 그만뒀다.전공(보건관리학)을 살리고 평생 일할 직업도갖고 싶었기 때문이다.인터넷을 뒤지다가 병원코디네이터 양성기관을 찾아냈다.3개월 교육과정을 거쳐 서울 명동 한미성형외과의 병원코디네이터로 변신했다. “낯선 직업이어서 처음에는 주변 분들이 많이 걱정하셨습니다.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일이라 꼭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그만큼 기회가 많다는 뜻이니까요.” 의학분업 이후 병원들간의 경쟁도 치열해졌다.그러면서 고객서비스 향상을 위해 성형외과·치과·한의원들이 앞다퉈 코디네이터를 채용하기 시작했다.병원코디네이터는 환자 접수를 하고 수술예약 등을 관리하는 일부터 간호사채용에 이르기까지 병원내 업무를 총괄한다. 황씨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병원에서 코디네이터 업무를 간호사들이 맡아오면서 간호업무에 소홀하게 되고,병원들이 고압적이고 딱딱하다는 이미지를 얻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요즘 환자들은 편안하고 마음에 드는 병원을 찾아 ‘병원 쇼핑’을 한다.”면서 마케팅과 고객서비스 제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병원코디네이터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각양각색의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이라면서 “스트레스가 많고 의료분야의 특성상 실수가 용납되지 않아 늘 긴장해야 한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황씨는 성형수술 뒤 심리적으로 불안한 환자들에게 안부전화를 하고 수술경과를 자세히 설명한다.또 환자들과 차를 마시며 의사에게 묻지 못한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한다.병원장과 의논해 마케팅전략의 하나로 수술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환자들이 무료로 재수술을 받도록 해준다. 황씨는 “전문성과 분업화를 통해 병원과 환자 모두가 만족하는 의료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 “강남구내 영수증 챙겨 두세요”

    ‘강남구내에서 받은 영수증은 꼭 챙겨두세요.’ 강남구가 영수증 주고받기를 활성화하고 주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추첨으로 푸짐한 경품을 제공하는 ‘영수증 등록 추첨제’를 시작했다. 강남구청 홈페이지(www.gangnam.go.kr)에 등록된 회원들은 오는 22일까지 강남구내 업소에서 금전등록기나 신용카드 단말기로 발행한 영수증,지방세 납부영수증을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추첨에 따라 다양한 상품을 받게 된다.영수증은 발급받은 당일로부터 5일이내에 등록해야 한다. 영수증은 1만원 이상 10만원 이하의 금액일 때 1장의 효력을 갖는다.예를들어 64만원어치 물품을 구입했다면 7장의 영수증을 등록할 수 있다. 영수증을 많이 등록한 사람에게는 20만원,10만원,5만원권 상품권 등이 주어지며 당첨된 주민들은 타월,체지방 측정기 등 협찬사 제공 경품을 거머쥐게 된다. 덤으로 현재 행사 대행업체에 누적돼 있는 1200여만원의 당첨금도 노려볼수 있다. 구 관계자는 “딱딱한 관공서 홈페이지 이미지를 벗고 구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혜택을 주기 위해이번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레스토랑이야? 패스트푸드점이야?

    ‘원목 바닥과 붉은 벽돌로 장식한 식당에서 안락의자에 앉아 TV로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며 식사를 즐긴다.’ 고급식당 얘기가 아니다.까다로운 프랑스인들의 취향을 겨냥해 고급화 전략으로 성공한 다국적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 프랑스의 얘기다. 맥도널드 프랑스의 성공전략은 맥도널드가 지난 50년간 유지해온 ‘일관성’으로부터의 일탈이다.맥도널드는 그동안 메뉴야 현지인 입맛에 맞춰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간판과 내장 등 하드웨어는 뉴욕이나 서울,인도 캘커타든 전 세계 어디를 가나 똑같았다. 하지만 프랑스의 맥도널드 매장 932개중 절반 이상은 겉에서 봐서는 맥도널드인지,고급 커피전문점인지 분간이 안 된다.리모델링에 나선 맥도널드 체인점들은 스키 산장을 연상시키는 산장형 등 8개 모델중 한가지를 선택하고 있다.맥도널드 프랑스의 변신은 토박이 바게트 체인점들과의 뜨거운 경쟁으로 촉발됐다.바게트 체인점들이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에 신선한 바게트 샌드위치를 ‘빅맥’과 비슷한 싼값에 제공하고 나선 것이다. 맥도널드는 지난 98년 건축가를 고용,안락의자와 TV화면,CD플레이어를 설치한 샹젤리제점을 선보였다.내장을 고급화한 뒤 매출은 2배 이상 늘었다. 메릴린치 조사에 따르면 98년 리모델링 이후 맥도널드 프랑스의 매출은 매년 3∼20%씩 늘었다.반면 비슷한 규모의 미국내 체인점 매출은 현상유지만 해도 다행이었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지난 6분기동안 이익이 감소한 맥도널드는 프랑스의 성공전략을 주시하고 있다.일부에서는 파리식 고급 맥도널드점은 분위기를 따지는 파리나 뉴욕에나 걸맞은 전략이라고 반박한다.하지만 90년대 이후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의 폭발적 성장은 패스트푸드 업계에 의식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딱딱한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후다닥 햄버거를 먹기보다 아늑한 분위기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길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스타벅스식 맥도널드점이 서울 시내에 등장할 날도 머지않은 건 아닐까. 김균미기자 kmkim@
  • [CLEAN 3D] 개선된 근로환경/ “마스크 벗고 일해요”

    대한매일은 한국산업안전공단과 함께 50인 미만 제조·건설사업장 등 3D업종 사업장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만드는 ‘클린3D 사업’을 펴고 있다.클린3D사업은 위험하고,지저분하며,일하기 힘든 작업현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사업이다.클린3D 사업으로 인해 재해 및 직업병 발생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고 구인난도 덜고 있는 사업장을 찾아 그 효과를 살펴본다. ◆ 성한정밀 = 60평의 공장 내부에는 밀링,선반,연삭기 등 공작기계가 저마다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이 공장에서는 쇠를 깎고,구멍을 뚫고,둥글게 연마하는 등의 작업을 거쳐 금형을 만든다. 서울 구로구 시흥동에 있는 성한정밀에서는 직원 5명이 일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볼펜을 만들기 위한 금형을 제작,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지에 수출한다. 권기호(45) 사장은 3년 전까지 볼펜을 만드는 M사에서 금형개발담당 계장으로 일하면서 품질관리와 무재해 운동에 힘썼기 때문에 직원들의 안전에는 관심이 많다. 99년 창업하면서 영세한 규모 때문에 안전장치에 큰 투자를 못해 직원들 볼낯이 없었던 것이내내 맘에 걸렸다.지난해에는 작업장을 개선하려고 했다가 부도를 맞는 바람에 엄두도 못냈다. 그러다 올 4월 산업안전공단으로부터 온 공문 한 장 때문에 공장 내부를 싹 바꿀 수 있게 됐다. 산업안전공단은 클린3D 사업에 대한 안내문을 보낸 데 이어 직원도 보냈다. 권 사장은 “공단 직원이 친절하게 클린3D 사업에 대한 설명을 해줬으며 공장 내부를 돌며 하나하나 안전에 대한 지적을 해줬다.”며 공단측의 친절에 고마워했다. 권 사장은 산업안전공단의 지적에 따라 공구정리함을 들여놓았다.또 무거운 재료를 들어올릴 수 있는 간이 지게차를 도입했다.공작기계 옆에는 흡진기를 부착,쇳가루가 날리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덕분에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일할 수 있게 됐다. 권 사장이 클린3D 사업에 들인 돈은 모두 694만원.전액 산업안전공단으로부터 무상 지원받았다. 내친 김에 300만원을 들여 공장의 창문을 새롭게 냈다.올 여름에는 직원들이 창문을 활짝 열고 시원하게 보내고 있다. 권택진(28) 대리는 “작업 집중력이 높아지고 피로도가떨어져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 반도커뮤니케이션 = 직원 18명의 반도커뮤니케이션은 편집디자인을 하는 중소업체.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있는 이 회사는 여직원들이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근골격계 등의 고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출판 편집을 해야 하는 작업 특성 때문에 이들에게 있어서 작업대와 의자는 매우 중요하다. 직원들이 딱딱한 나무 의자에 앉아서 일하는 것에 맘 아파하던 임재혁(47)사장에게 산업안전공단으로부터 복음이 전해져 왔다. 지난 5월 공단은 클린3D 사업을 신청하라고 알려왔다.임 사장은 큰 돈이 들어가는 줄 알고 거절하려 했으나 직원이 찾아와 무상 지원해준다는 설명을 듣고 선뜻 응했다.준비서류도 간단했다. 의자와 작업대를 최첨단 설비로 바꾼 뒤 공단에 영수증을 보냈더니 열흘 만에 입금이 됐다. 직원들은 교체된 의자와 작업대 때문에 “일할 맛이 난다.”며 대단히 좋아한다. 3년째 근무하고 있는 전영조(27·여)씨는 “전부터 작업대 때문에 불편했는데 높낮이가 조절되고 머리받침대까지 있어 편안한 자세에서 일할 수 있게됐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성한정밀 안창식 부장/ 외국바이어도 깜짝 놀라 “외국 바이어들이 찾아와 깨끗한 작업환경을 둘러보곤 선뜻 일감을 주고 갑니다.” 성한정밀 안창식(43) 생산부장은 클린3D 사업장 설치로 인해 수주가 늘어난 점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작업환경 개선에 따른 부수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전에는 공구들이 공장 여기저기에 널려 있어서 공구를 찾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하지만 이제는 한 곳에 가지런히 정리돼 있어 아주 좋습니다.그만큼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봐야죠.” 지난해 회사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개선하고 싶어도 엄두도 내지 못했던 작업환경을 클린3D 사업으로 깨끗하게 바꾸자 직원들 모두 좋아한다고 했다. “중소공장들은 항상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벽보를 붙이고 인터넷 등에 구인정보를 올려도 직원들이 공장을 찾아와선 그냥 발길을 돌립니다.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안 부장은 “전에는일감이 밀려도 사람이 없어 외주를 주었지만 이제 클린3D 사업장 설치로 인력난을 덜 수 있게 됐다.”며 좋아했다. 그는 또 인근 공장 직원들의 부러움을 살 만큼 직원들 모두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김용수기자 ■반도커뮤니케이션 임재혁 사장/ 이직률 급격히 낮아져 “제 자신이 고교 2학년 때부터 제판실에서 일했기 때문에 직원들의 고충을 이해합니다.” 반도커뮤니케이션 임재혁 사장은 “직원들이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컴퓨터 작업을 하는 것이 무척 힘들다.”면서 “인체공학적 의자로 바꾼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흐뭇해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8억원 규모인 중소기업이지만 직원이 18명이나 되기 때문에 비교적 노동력에 의존하는 기업체이다. 이직률이 높아 직원들 구하기가 무척 힘들다는 임 사장은 그러나 의자와 작업대를 최첨단 제품으로 바꾼 뒤 인력난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의자를 교환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최첨단 제품은 목돈이 들어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산업안전공단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임 사장은 “높낮이는 물론 팔걸이와 목받침까지 높이가 조절되고 흔들의자 기능까지 있어 직원들이 근무중에도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의자 하나 바꾼 게 작업환경 개선에 이렇게 큰 역할을 하는 줄 미처 몰랐다는 것이다. 김용수기자
  • 책/ 수담과 무언1 - 반상위에 차려진 고수들의 手談

    양귀비와 희대의 사랑을 나눴던 당나라 현종은 무척 바둑을 즐겼다.얼마나 좋아했는가 하면,안록산의 난으로 몽진할 때도 당대의 고수 왕적신을 불러 짬짬이 바둑을 둘 정도였다. 그 때 현종이 뒀다고 전해지는 기보(그림)가 지금도 전해지거니와,그러면 이 대국에서 흑을 쥔 현종의 기력은 얼마나 됐을까.이 의문에 대한 답을 알려거든 기계(碁界)의 기인쯤 되는 문용직(44·한국기원 전문기사 4단)씨를 만나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그의 주장대로라면 현종의 기력은 요새 급수로아마 5∼6급에 못미치는 정도였다.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바둑계의 수담(手談)을 정리한 문씨의 책 ‘수담과 무언1’(명상)이 출간됐다.기·묘수나 사활,끝내기를 다룬 딱딱한 바둑교본이 아니라,제목에서 보듯 명국과 프로기사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고수에게는 깨달음을,하수에게는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엮은 책이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바둑의 매력이 이런 것인가.’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 83년 전문기사로 입문,88년 프로신인왕전에서 우승한데 이어 박카스배에서도 준우승을 하는 등 촉망받는 신예였다.그러나 바둑에 예관(禮冠)은 있으되,권관(權冠)은 없었다. 그래선지 그는 94년 서울대 대학원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고 서울대,이화여대 등에서 정당론,한국정치론 등을 강의하기도 했으나,“이젠 바둑 안둔다.”는 말이 “시집가기 싫다.”는 노처녀의 장담 만큼이나 허튼 것인지,그는 결국 ‘외도’끝에 이번에는 수담집을 들고 바둑계를 다시 찾았다. 수담이란 바둑의 다른 이름으로,손으로 나누는 대화란 뜻이다.바둑의 한 수,한 수에 깊고 오묘한 이치와 의도가 담겨 있어 굳이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서로 교감한다는 말이다. 책에는 TV해설을 통해 독자적 영역을 구축한 그의 바둑지식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그가 차린 반상에는 현종 말고도 조훈현 조치훈 서봉수 이창호 이세돌 유창혁 루이나이웨이 후지사와 등 당대의 고수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그들만의 수담을 때론 진지하게,때론 재밌게 전해 주고 있다.9500원. 심재억기자 jeshim@
  • 자치행정 ‘펀 경영’ 접목 바람

    기업의 ‘fun 경영’이 자치 행정에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이는 재미있고 즐거운 직장 분위기로 창의성과 생산성을 높이려는 최신 경영기법으로 기업체에 이어 최근 행정조직에도 적극 도입되면서 직원에게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관악구는 직원들과 민원인의 즐거운 업무처리를 위해 ‘칭찬릴레이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민원인과 직원들이 즐겁고 친절하게 일하는 공무원을 선정,포상하고 사진까지 내거는 등 직장분위기를 밝게 가꾸고 있다.현재 추진중인 직원들의 ‘문화유적탐방’계획도 같은 맥락이다. 김현풍구청장이 ‘fun행정’도입을 공약으로 내건 강북구의 경우 현재 구청사내 63평규모의 ‘어린이 집’과 33평규모의 ‘체력단련실’을 꾸미기로 하고 추진중이다.직원과 청사 인근 맞벌이 부부들의 육아 문제를 덜어줘 즐거운 직장생활이 되도록 하기위해서다. fun행정을 직원들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광진구.이미 지난해 9월 ‘신바람 직장’을 선언하고 즐겁게 일하는 직장분위기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다음달 23일부터 27일까지 전문강사에게 위탁,전직원들을 대상으로 즐거운 직장생활을 유도하는 레크레이션 및 친절교육도 펼 계획이다.경기도 양평군에 400여평 규모의 주말농장을 운영하는 것도 즐겁고 보람찬 직장분위기 연출에 한몫하고 있다. 이밖에도 마포구,성동구 등 대부분의 자치구가 직원들에게 각종 ‘동호회’ 조직을 권장하고 활동비를 지원하는 등 직장생활을 보다 즐겁고 유익하게 할 수 있도록 행정조직의 분위기 변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한 구청 관계자는 “근엄하고 딱딱한 관청 분위기를 밝고 친절하게 바꾸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즐거운 업무가 선행돼야한다.”며 “행정 조직에서의 fun경영기법 도입이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TV 프로그램 장르파괴 눈길

    새로운 장르의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혼합한 것이 있는가 하면,시트콤과 다큐멘터리를 섞은 것도 있다. MBC ‘타임머신’(일 오후 10시35분)과 ‘신비한 TV서프라이즈’(일 오전 10시50분),SBS ‘휴먼TV 유쾌한 세상’(월 7시5분)과 ‘솔로몬의 선택’(토오후 6시50분) 등은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합친 듯하다. 얼핏 보기에는 지난 90년대 유행했던 MBC의 ‘이야기 속으로’나 SBS ‘토요 미스터리 클럽’ 등의 재연 프로그램과 다를 것 없어 보인다.그러나 최근 등장한 프로그램은 예전 것과 차이가 크다.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를 흥미 위주로 소개했던 과거와는 달리,철저한 검증이 우선된다.‘타임머신’은 신문에 난 사실만을 소재로 삼고 있고,‘솔로몬의 선택’은 판결이 난 사건을 중심으로 다룬다. 또 비전문배우를 기용해 투박하게 연출함으로써 다큐멘터리적인 요소를 살린다.이런 프로그램들은 오락이 아닌 교양·다큐멘터리로 분류되기도 한다. SBS ‘솔로몬의 선택’의 임진범 PD는 “단순히 이야깃거리를재연해서는 시청자의 관심을 얻지 못한다.”면서 “앞으로는 시청자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더욱 다큐멘터리적 요소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교수는 “요즘 유행하는 재연 프로그램은 딱딱한 다큐멘터리가 연성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TV의 장르 파괴를 뜻한다.”고 일렀다. KBS1의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금 오후 11시)도 장르파괴 프로그램이다.평범한 부부들이 이혼한 사유에 허구를 가미하여 20%를 넘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시트콤’과 ‘다큐멘터리’를 혼합한 KBS2 ‘리얼 시트콤 청춘’(화 오후 8시)도 전형적인 장르 파괴의 예이다. 이런 시도가 성공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이 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송하기자 songha@
  • 딱딱한 코스…공 어디로 튈지몰라 쇼트게임이 승부 좌우, PGA챔피언십 티 오프

    ‘페어웨이 적중률을 높이고 쇼트게임에 승부를 걸어라.’ 15일 밤 미네소타주 헤이즐틴GC(파72·7360야드)에서 개막된 올시즌 미프로골프(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 우승의 관건은 정교한 샷과 퍼팅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헤이즐틴GC의 코스 전장 7360야드는 올시즌 메이저 대회를 치른 코스 가운데 가장 길다.파5홀을 기준으로 보면 최단 542야드에서 가장 긴 홀은 636야드(3번홀)에 이른다. 언뜻 생각하기엔 장타자에게 유리해 보인다.하지만 대회 관계자들에 따르면‘천만의 말씀’이다. 장타도 좋지만 정교함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정상 정복은 꿈도 꾸지 말라는 얘기다.무엇보다 코스 폭이 좁고 딱딱해 공이 어디로 튈 지 모른다.어느 방향으로 불지 모르는 바람은 기본이다. 이처럼 종잡을 수 없는 코스라면 파온을 하더라도 핀에서 먼 곳에 떨어져 마무리에 애를 먹게 된다.따라서 티샷을 페어웨이 중앙에 적중시킬 능력과 안정된 쇼트게임 능력을 겸비한 선수가 유리하다. 모든 점을 감안할 때 대회 관계자들이 꼽는 우승 후보 1순위는 지난해 챔피언 데이비드 톰스와 타이거 우즈,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다. 톰스의 쇼트게임,특히 쇼트 아이언 샷 능력은 애틀랜타주 어슬래틱CC에서 벌어진 지난해 이 대회에서 입증됐다. 올해 또 한번 정상에 오르지 말란 법이 없다.우즈는 그린적중률 1위라는 점에서 많은 점수를 따고 있다.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도 돋보인다. 가르시아는 드라이버샷보다 방향성이 좋은 아이언 티샷을 많이 한다.그러면서도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10위권 내에 포진해 있는 장타자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 선수다. 이들 외에는 페어웨이 적중률 1위인 짐 퓨릭,퍼팅의 귀재 닉 프라이스(짐바브웨) 등이 헤이즐틴GC에 적합한 요건을 갖추고 있어 우승후보로 거론되고있다. 곽영완기자 kwyoung@ ■반갑잖은 폭풍 비상 15일 막을 올린 PGA챔피언십 기간동안 악전후가 예보돼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미네소타주 헤이즐틴GC에는 이날부터 대회가 끝나는 18일까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풍이 계속될 것으로 예보돼 있다.특히 헤이즐틴GC는 악천후에 취약해 대회 관계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1년 7월13일 US오픈 첫날 날씨가 나빠지면서 폭풍이 몰아쳤다.당시 갤러리 윌리엄 파델(27)이 비를 피해 11번홀 근처 버드나무 아래로 피신했으나 벼락을 맞고 숨졌다. 함께 피신한 관중 5명은 벼락 충격으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이사고로 지난 11년간 헤이즐틴GC에서는 메이저대회가 열리지 않았다.그해 9개월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PGA챔피언십에서도 벼락으로 몇 사람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기철기자 chuli@
  • “세무공무원, 감사합니다”국세청 홈페이지, 민원인 감사글 잇따라

    ‘세무공무원 여러분,감사합니다.’ 권위적이고 딱딱하게 느껴졌던 세무공무원들에게 민원인들이 잇따라 감사의 편지를 보내고 있어 화제다. 국세청 홈페이지(nts.go.kr)의 ‘칭찬합시다’ 코너에는 민원인이 올린 세무공무원의 미담사례가 매일 3∼4건씩 된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이평수씨는 접대하러 이용했던 술집이 위장가맹점이라는 통지서를 받고 실제 가맹점을 찾았지만 허탕이었다.하지만 역삼세무서 직원 김경훈씨의 도움으로 영업 당시 사업자를 밝혀내 해명자료를 제출했다.이씨는 “민원인의 고충을 끝까지 해결해 주려고 노력한 공무원에게 고마움을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사업을 시작한 성길홍씨는 사업자등록증을 만들면서 제주세무서 직원들이 미비 서류를 일일이 챙겨줘 등록증을 빨리 받을 수 있었다.성씨는 “최근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고 집에 오니 세무서로부터 개업축하 편지가 와 있었다.”며 “문턱이 낮은 제주세무서의 친절함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고공석씨는 사장에게 명의를 빌려줬다가 엄청난 금액의 세금고지서를받았다.재산압류 및 신용불량자에 등록된다는 통고를 받았으나 서광주세무서 박준선·정관수씨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국세청 납세자보호과 관계자는 15일 “지난 1999년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대대적인 세무행정을 한 뒤 세무공무원들의 자세가 많이 달라졌다.”며 “앞으로도 세무공무원의 민원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교육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책/ 뉴욕 에스키모 미닉의 일생, 에스키모에 비친 문명의 이중성

    ‘뉴욕 에스키모 미닉의 일생’은 20세기초 유명한 북극탐험가 로버트 피어리의 손을 붙잡고 뉴욕에 온 에스키모 소년 미닉에 관한 이야기이다.미닉은 낯선 사람들 앞에서 구경거리가 된 후 곧바로 미국자연사박물관 지하에 수용된다.여기까지는 흔한 “서양문명의 ‘야만’길들이기”처럼 보인다. 그러나 죽은 아버지가 살이 발려진 채 인종표본으로 전시된 것을 미닉이 발견한 순간부터 이 책은 “서양문명에 대한 ‘야만’의 투쟁기”가 된다.저자 켄 하퍼는 28년의 짧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아버지 유골을 돌려받으려고 치열하게 싸운 에스키모인을 담담한 필치로 그려낸다.문체는 차라리 억눌린 분노처럼 조용하다. 미닉이 살던 당시의 미국은 북극의 오로라와 브로드웨이의 불빛처럼 이중적인 세계였다.한편에는 제국주의·백인중심주의와 이성의 이름으로 모든 것이 허용되는 과학맹신주의라는 ‘야만성’이 있었고,다른 한편에는 인도주의,관용·사랑을 내세운 기독교리,자유·평등을 외치는 민주주의라는 ‘고상함’이 있었다. 그 모순적인 이중세계를 상징하는 인물이 피어리일 것이다.북극점에 도달하고자 평생을 바친 구도자적인 숭고함과,에스키모인들을 박물관에 팔아넘긴 장사꾼적인 속물성은 피어리에게 공존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이중성을 이 책을 읽는 방식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스키모 미닉의 삶은 너무도 특수하지만 동시에 보편적이기도 하다.북극과 브로드웨이 사이를 떠돌면서 ‘집’이라 부를만한 장소를 찾아 헤맨 사내,이기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절망적인 싸움을 계속하는 사내의 이야기는 평범한 우리네 이야기와 그리 다르지 않다.바로 그 특수-보편의 이중주가,자칫 딱딱한 서양문명 비판으로 끝났을 뻔한 이 독서체험을,은밀한 공감을 통한 카타르시스로 승화시키는 큰 힘이 된다. 1만 2000원. 채수범기자 lokavid@
  • 박상륭 새 소설집 ‘잠의 열매를‘ “난해하고 심오 읽을수록 전율”

    장편소설 ‘죽음의 한 연구’와 ‘칠조어론’으로 한국문단에 굵직한 뿌리하나를 박아놓은 작가 박상륭.그가 소설집 ‘잠의 열매를 매단 나무는 뿌리로 꿈꾼다’(문학동네)를 최근 펴냈다.그의 작품은 여전히 난해하고 심오하다. ‘두 집 사이’연작소설 네 편과 ‘混紡(혼방)된 상상력의 한 형태’연작소설 네 편,그리고 ‘영합(迎合)이냐,순제(殉祭)냐’‘순제(殉祭)냐,순난(殉難)이냐’등 열편의 작품을 수록한 이 소설집도 만만찮은 무게로 다가온다.그의 문학세계를 이해하려면 확실히 ‘상당한 견딤’이 필요하다. 예컨대 독자는 ‘그 세모꼴의 방에서 늙은네는…’이라든가 ‘-패관(稗官)이란,하필이면 화천(火天,Agni)니미 씨나락 까먹은…’등등 보통 1000자에,좀 싱겁다 싶으면 예사로 1500자를 넘기는 끝모를 문단(文段)과도 마주치는 특이한 체험을 준비해야 한다. 그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희열의 메시지’라는 것도 사실은 ‘문학에서 얻는 소득’일 뿐이겠다.그럼에도 그가 갑충처럼 딱딱하게 퇴화해 버린 종교와 신화,몽상 등속의 속살을 헤집고 들어가 우리에게 들춰보이는 ‘궁극의 자아’는 유리구슬처럼 투명하고 신선하다. 박상륭 문학의 일관된 화두인 삶과 죽음의 문제가 이번 작품집에도 고스란히 용해돼 있다.종교의 어지러운 사유체계,이를테면 선불교의 견성과 돈오,기독교의 희생과 구원,제금술과 집단무의식에서 주역의 세계관에 이르기까지 현란한 사유의 향연이 펼쳐진다. 낡은 트랜지스터 라디오의,어지럽게 헝클어진 회로같은 소통의 통로,혹은 하얗게 눌러붙은 수많은 사유의 땜질 자국이 즐비하게 꼬리를 문다.한가닥만 헝클어져도 순식간에 기능이 정지되고 마는,마치 아주 복잡한 미로찾기 퍼즐 같은 그의 작품은 읽는이에게 예외없이 ‘요의(尿意)같은 전율’을 안겨준다.전율은 작중 어디서나 느낄 수 있는 것이지만 도입부 다섯쪽과 마치기전 다섯쪽 무렵이 절정이다. 오죽했으면 그의 소설집에 붙인 작품해설에서 문학평론가 김명신조차 “그의 소설은 뚫고 지나가야 할 하나의 두꺼운 벽이고 터널이자 미로이다.그 숨막힐 듯한 고통을 견뎌내고,긴 터널을 더듬거리며 통과했을때 은총처럼 맛보게 되는 경악과 탄성…” 이라고 적었을까. 그러나 미리 겁먹을 일은 아니다.아예 처음부터 구도(求道)를 위한 고행이라고 생각하고 읽다 보면 혼란스러운 가운데 기대보다 큰 감동을 만날 수도 있다.쉽게 읽고 쉽게 잊기보다,힘겹게 책장을 넘기다 보면 뒤가 묵직하게 뿌듯한 뭔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박상륭 문학이 주는 또다른 맛이다. 심재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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