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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ly Health Issue] 간경변

    [Weekly Health Issue] 간경변

    한때 우리 사회에서는 ‘간경화’라는 말이 마치 감기처럼 회자된 적이 있었다. 취약한 보건의식 등 사회구조가 전반적으로 건강을 도외시했던 데다 치열해지는 경쟁사회는 간을 돌볼 여유조차 없게 만들었다. 그러는 사이 간염과 술, 과로 등 다양한 요인이 겹쳐 국민들의 간은 병들어 갔다. 그 수렁에서 벗어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고, 상황은 뚜렷하게 개선되는 추이를 보였다. 그렇다고 지금 흔히 간경화라고 부르는 간경변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간을 혹사하는 습관이 여전한 데다 B형에 이어 이제는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창궐할 태세다. 한때 ‘국민병’으로 불렸고, 지금도 수많은 환자를 고통 속에 신음하게 하는 간경변에 대해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한광협 교수로부터 듣는다. ●간경변이란 어떤 질환인가. 다양한 원인으로 간이 장기간 반복적인 손상을 받으면 어느 순간 정상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간조직이 섬유화하면서 굳어져 간다. 이 상태를 간경변이라고 하는데, 이 때문에 간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복수·출혈·혼수 등의 합병증을 초래, 종국에는 생명을 잃게 된다. 그러나 간경변은 정상 회복이 어려운 불치 상태로 알지만 간이 늙어 간다는 측면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간경변이 발생하는 경위를 설명해 달라. 간염 등으로 간이 손상되더라도 건강한 상태에서는 간세포가 재생되지만 이런 손상이 장기간 반복되면 간에 치명적인 흉터가 남는데, 이를 섬유화라고 한다. 아울러 재생결절이 같이 생기면서 점차 간이 굳어져 간다. 간 표면이 우둘투둘하게 변하는 이 상태에서는 정상 간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국내 유병률과 발병 추이의 특이성은. 암을 뺀 국내 40대 남성의 사망 원인으로는 간질환이 1위인데, 이는 대부분 간경변과 관련이 있다. 주목할 점은 여성보다 남성, 특히 중년 남성의 발병 빈도가 높은 점인데, 이는 술과 과로 외에 모자감염에 의한 만성 B형 간염이 주요인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을 잘 관리해 발병률과 사망률이 감소 추세지만 다른 원인이 있어 경각심을 늦춰선 안 된다. ●간경변 치료의 최근 추이를 설명해 달라. 과거에는 간경변이 한번 진행되면 돌이킬 수 없다는 ‘불치 개념’을 갖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간경변도 잘 관리하면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확실히 희망적이다. 게다가 간의 단단한 정도를 측정하는 간스캔을 활용해 초기 간경변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실제로 알코올성 간경변의 경우 금주하면 간경도가 호전되며, B·C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변도 잘 치료하면 크게 호전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간경변의 원인을 유형별로 짚어 달라. 국내 간경변은 70% 이상이 만성 B형 바이러스성 간염에 의한 만성간염이다. 이어 10∼15%는 C형 바이러스성 간염, 10%가량이 술로 인한 간경변이다. 나머지는 자가면역성 간염이나 선천성 대사질환, 약물로 인한 독성간염 등이며, 원인을 모르는 경우도 더러 있다. 문제는 술이다. 술로 인한 간경변의 빈도는 실제로 훨씬 높은데, 이는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을 가져 간경변으로 진행된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습관적인 음주를 한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증상은 어떻고, 자각증상은 무엇인가.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 그러나 간경변이 진행되어 간기능이 떨어지면 황달과 복수로 인한 복부팽만, 정강이 부위의 부종, 손바닥이 붉게 변하는 수장홍반, 목 부위에 거미 모양의 혈관종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밖에 호르몬대사에 장애가 와 남성의 젖가슴이 여성처럼 부풀거나 젖몽우리가 생기기도 하며, 고환이 위축되는 경우도 있다. 합병증으로 위나 식도에 정맥류가 생겨 피를 토하거나 혈변을 볼 수도 있고, 마치 술에 취한 듯 정신이 혼미한 경우도 있는데 이를 간성혼수라고 한다. ●검사 및 진단법을 소개해 달라. 문진을 통해 간경변이 생길 만한 습관성 음주나 간염 병력을 가진 경우 진찰 소견을 통해 간경변을 의심할 수 있으며, 간이 단단하게 만져지거나 비장이 커진 경우 등의 진찰소견이 나타나면 임상적으로는 간경변으로 본다. 검사법으로는 혈액을 통한 간기능검사에서 간수치를 확인하면 된다. 간염과 달리 간경변은 AST가 ALT보다 높게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또 복부 초음파검사에서 간경변 의심 소견이 나오면 내시경검사로 식도정맥류와 같은 합병증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초음파로 판단이 어려운 경우에는 CT(컴퓨터 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로 확인한다. 그러나 초기 간경변은 간기능검사나 영상검사상 이상 소견이 잘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최근에는 간의 단단한 정도를 측정하는 간섬유화스캔을 이용하기도 하며, 최종 확진은 간조직생검으로 한다. 그러나 이는 임상적으로 판단이 애매할 때 적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치료 및 이에 따른 예후와 후유증은. 치료는 간경변의 1차적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며, 원인이 확인되면 악화를 막기 위해 원인 제거에 중점을 둔다. 술로 인한 알코올성 간경변은 금주가 우선이며, 바이러스성 간염이 원인이면 바이러스의 활동성 여부를 판단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한다. 그러나 비활동성인 경우에는 항바이러스제가 별 도움이 안 된다. 자가면역성 간염으로 인한 간경변은 면역억제제를 투여하여 진행을 막기도 한다. 이미 간경변이 진행된 경우에는 합병증 확인 및 예방에 주력한다. 특히 이 경우 문맥(장에서 간으로 흐르는 피)에 문제가 생겨 문맥압 항진증이 생기며, 이로 인해 상부위장관 정맥류나 비장 비대, 복수가 생기기 쉬운데, 이런 상황이라면 합병증 예방을 위해 문맥압을 낮추는 약을 투여하거나 이뇨제를 사용해 복수를 조절한다. 문맥압 항진증이 합병증으로 온 경우 식도·위정맥류 파열로 사망 위험이 있기 때문에 내시경으로 정맥류 결찰술을 시행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뇨제로 조절되지 않는 복수는 주사기로 제거하거나 알부민을 투여해 조절하기도 한다. 이때 세균성 복막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간성혼수의 경우에는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면서 혼수 치료제를 투여한다. 그러나 이런 합병증이 온 경우 대체로 예후가 나쁜 편이므로 나이 등을 감안해 간이식을 고려해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책꽂이]

    ●주식투자, 주가조작부터 배워라(안형영 지음, 미르북스 펴냄) 우직한 개미들이 농간을 부리는 주식시장의 작전 세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주가 조작의 각종 방법부터 배우는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검찰에 출입하며 여러 주가 조작 사건을 파헤친 기자가 쓴 책이다. 속지 않고 대처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주식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딱딱하거나 골치아픈 주식 얘기가 아닌 실제 있었던 구체적 사건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주식투자 노하우가 쌓인다. 1만 8000원. ●법의 재발견(석지영 지음, 김하나 옮김, W미디어 펴냄) 저자는 지난해 37세의 나이에 아시아 여성 최초로 하버드 로스쿨 종신교수가 됐다. 현대사회 형법과 관련된 많은 문제들을 집이라는 공간 안에서 풀어냈다. 성 역할 담론과 집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이 담겨 있다. 하버드 로스쿨 과정을 이수하기 전에 예일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옥스퍼드대에서 불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문학적 마인드와 법적 마인드의 조화가 가능했다. 사생활의 가장 깊숙한 공간인 집과 법을 통한 국가의 보호 사이의 긴장과 협력 관계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1만 9800원. ●한 걸음 내딛는 용기(구리키 노부카즈 지음, 한혜정 옮김, 문예출판 펴냄) 스스로 니트족(Neet·구직하지 않은 채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젊은이들)이라 칭하는 한 일본 청년의 에베레스트 등정기다. 꿈도 이상도 없이 하루하루 살던 그는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서 도전의 가치, 꿈과 목표의 의미를 스스로 깨닫게 된다. 성인 남성 평균 이하의 체력과 근력으로 6개 대륙 최고봉 등정, 히말라야 8000m 3개봉 무산소 등정, 일본인 최초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까지 잇따라 성공한다. 담담하면서도 생생한 기록이 돋보인다. 1만 1000원.
  • [평창 꿈을 이루다] ‘패션의 여왕’ 김연아

    [평창 꿈을 이루다] ‘패션의 여왕’ 김연아

    우아하고 품위 있는 영어 프레젠테이션으로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단단히 한몫을 한 김연아의 패션이 화제다. 김연아는 그동안 화려한 경기복, 또는 편안한 운동복을 주로 입었는데 이번 프레젠테이션에서는 검은색 비즈니스 정장을 입고 등장해 행사장을 한층 빛냈다. 김연아가 착용한 옷은 제일모직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KUHO)에서 평창 올림픽 유치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것이다. 제일모직의 정구호 전무가 약 3개월 전부터 ‘젊고 감성적이면서도 기품 있는 옷’을 주제로 직접 디자인했다. 원피스 위에 케이프(망토)가 달려 있어 재킷보다 훨씬 여성스럽고 우아한 데다, 눈에 확 띈다. 제일모직 구호의 원은경 팀장은 “프레젠테이션이란 딱딱한 형식의 발표 자리지만 젊고 발랄한 김연아 선수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케이프형 재킷과 원피스를 준비했으며, 색깔은 검정을 선택해 신뢰를 심어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연아 측에서 제일모직에 의상을 먼저 부탁했으며, 아직 시중에 출시된 제품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로 김연아 의상이 화제가 되자 제일모직에서 올 가을·겨울 신상품으로 내놓을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가격은 100만원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지난 2월 열린 베를린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배우 임수정이 선보였던, 파격적인 뒤태로 ‘반전 드레스’란 별칭을 얻은 옷도 정구호 디자이너의 작품이었다. 김연아가 검은색 정장과 함께 들었던 검은색 가방은 토리버치 제품. 토리버치는 제일모직에서 수입하는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다. 김연아는 평소 토리버치 신발과 옷 등을 자주 착용했으며, 이번에 든 가방도 개인 소장품으로 알려졌다. 값은 73만원. 현재 김연아는 제이에스티나 액세서리, 여성복 브랜드인 코오롱 쿠아 등의 패션 브랜드 모델로 활동 중이다. 이상봉, 맥앤로건, 앙드레 김 등 국내 디자이너가 만든 경기복과 드레스를 자주 입어 한국 패션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도 해냈다. 공항이나 학교 등에서 운동복이 아닌 옷과 가방 등을 선보일 때마다 화제가 되고 모두 팔리는 바람에 ‘완판(완전 판매)의 여왕’으로 불리는 김연아는 이번 평창올림픽 유치 성공으로 ‘더반의 여왕’이란 별명도 얻게 됐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사랑의 매? 그게 정말 최선일까요

    금태섭(44) 변호사는 일간지에 기고했던 ‘현직 검사가 말하는 수사 제대로 받는 법’이란 글이 문제가 되어 검찰 조직을 떠나면서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진 법조인이다. 꿈이 소설가인 금 변호사가 쓴 ‘확신의 함정’(한겨레출판 펴냄)은 저자의 독서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확신’은 12년간 범죄 수사를 한 경험 등을 녹여 중범죄는 사형으로 근절될 수 있는가, 체벌은 학생을 바로잡을 수 있는가, 성매매는 금지되어야 하는가 등 첨예한 사안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딱딱한 주제를 풍부한 경험과 소설, 영화, 드라마의 일화를 곁들여 이야기하기에 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저자는 대부분 주제에 대해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라고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지지만, 체벌 문제에 대해서만은 명확하게 문제제기를 한다. 재벌가 2세인 한 기업체 대표의 ‘매값 폭행’을 예로 들면서 “체벌은 때리는 사람에게나 맞는 사람에게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폭력을 사용해도 좋다는 생각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금 변호사는 초등학교 후배인 문제의 ‘매값 폭행’ 당사자와 어릴 때 스케이트 시합에 함께 나갔다고 한다. 당시 다른 학교 아이들과 시비가 붙었는데, 이 친구를 따라온 어른이 “상대방이 잘못했으면 패주고 와야지 왜 그냥 물러섰느냐.”며 야단쳤단다. 금 변호사는 무참하게 사람을 때리고 매값을 던져줬다는 뉴스를 보면서 어린 시절의 그 장면이 떠올라 몸서리를 쳤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 후배를 그렇게 만든 원인 중에 체벌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고 생각한다…‘잘못했으면 맞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심어준 어른들의 잘못을 비판한다면 잘못 짚은 것일까.”라고 질문을 던진다. 모범생이든 불량 학생이든 누구나 학창 시절 선생님 또는 선배로부터 한두 차례 맞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게 사랑의 매였다 할지라도 “모든 매는 예외 없이 감정이 섞인 매”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고 “자라면서 맞은 매 중에서 한 번이라도 나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준 매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호히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다.”고 잘라 말한다. 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SK ‘맷값 사건’은 체벌 부작용?

    SK ‘맷값 사건’은 체벌 부작용?

     금태섭(44) 변호사는 일간지에 기고했던 ‘현직 검사가 말하는 수사 제대로 받는 법’이란 글이 문제가 되어 검찰 조직을 떠나면서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진 법조인이다. 꿈이 소설가인 금 변호사가 쓴 ‘확신의 함정’(한겨레출판 펴냄)은 저자의 독서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확신’은 12년간 범죄 수사를 한 경험 등을 녹여 중범죄는 사형으로 근절될 수 있는가, 체벌은 학생을 바로잡을 수 있는가, 성매매는 금지되어야 하는가 등 첨예한 사안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딱딱한 주제를 풍부한 경험과 소설, 영화, 드라마의 일화를 곁들여 이야기하기에 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저자는 대부분 주제에 대해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라고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지지만, 체벌 문제에 대해서만은 명확하게 문제제기를 한다. 재벌가 2세인 최철원 SK M&M 대표의 ‘맷값 폭행’을 예로 들면서 “체벌은 때리는 사람에게나 맞는 사람에게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폭력을 사용해도 좋다는 생각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금 변호사는 초등학교 후배인 문제의 ‘맷값 폭행’ 당사자와 어릴 때 스케이트 시합에 함께 나갔다고 한다. 당시 다른 학교 아이들과 시비가 붙었는데, 이 친구를 따라온 어른이 “상대방이 잘못했으면 패주고 와야지 왜 그냥 물러섰느냐.”며 야단쳤단다.  금 변호사는 무참하게 사람을 때리고 맷값을 던져줬다는 뉴스를 보면서 어린 시절의 그 장면이 떠올라 몸서리를 쳤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 후배를 그렇게 만든 원인 중에 체벌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고 생각한다?‘잘못했으면 맞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심어준 어른들의 잘못을 비판한다면 잘못 짚은 것일까?”라고 질문을 던진다.  모범생이든 불량 학생이든 누구나 학창 시절 선생님 또는 선배로부터 한두 차례 맞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게 사랑의 매였다 할지라도 “모든 매는 예외 없이 감정이 섞인 매”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고 “자라면서 맞은 매 중에서 한 번이라도 나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준 매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호히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다.”고 잘라 말한다. 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신비의 섬, 하와이를 달리다 ④Taste Delicious Hawaii!

    신비의 섬, 하와이를 달리다 ④Taste Delicious Hawaii!

    여행지에서 맛있는 집을 찾으려는 노력이 무의미할 때는 보통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 번째는 주변에 맛집이 아예 없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맛집이 정말 많을 경우이다. 전통음식과 퓨전음식 등 다양한 음식 종류를 갖고 있는 하와이는 다행히 후자 쪽에 속한다. Taste Delicious Hawaii! “다채로운 맛의 바다에 빠져 보아요” 여행지에서 맛있는 집을 찾으려는 노력이 무의미할 때는 보통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 번째는 주변에 맛집이 아예 없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맛집이 정말 많을 경우이다. 전통음식과 퓨전음식 등 다양한 음식 종류를 갖고 있는 하와이는 다행히 후자 쪽에 속한다. 다만 이 많은 맛집과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여행자의 몫으로 남는다. 글·사진 천소현, 박우철 기자 취재협조 하와이 관광청 www.gohawaii.or.kr 하와이안 항공 www.hawaiianairlines.co.kr 1 차이 차오와사리 셰프(차이스 아일랜드비스트로)는 하와이안항공의 기내식 메뉴를 담당할 정도의 스타이면서도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부지런한 천성을 지녔다 2 허고스 레스토랑(빅아일랜드 카일루아 코나)에서는 신선한 해산물이 맛깔스런 요리로 변하는 과정을 오픈 키친을 통해 구경할 수 있다 3 트로피카 레스토랑(웨스틴 마우이 리조트)의 음식조리장 이카이카 마나쿠(Ikaika Manaku) 4 빅아일랜드의 마이크로 양조장인 코나 브루잉에서 맥주를 만드는 이 남자는 자신을‘일’이 행복한 ‘행운의 사나이’라고 소개했다 5 맥주공장 견학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테이스팅이다 6 코도미야오카(Kodo Miyaoka) 사장의 도토루마우카 메도우 코나 커피 농장은 열대 식물원을 연상할 정도로 아름답다 다채로움 앞에서 행복한 고민에 빠지다 미식가들은 호놀룰루 공항에 내리면서부터 여러 가지 고민에 빠진다. 어느 전라도 시골식당에 차려진 밥상을 맞았을 때 젓가락을 어디로 옮겨야 할지 몰랐던 난감한 기억과 비슷하다. 하와이 음식이라면 오므라이스같이 생긴 ‘로코모코(Loco Moco)’가 전부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분명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하와이 여행객들을 이렇게 난처하게 만드는 하와이 음식의 매력은 단연 다양성이다. 하와이 음식은 오래된 이민의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포경산업 등의 발전으로 모여든 미국 본토와 유럽 이주민들은 풍족한 해산물과 청정한 자연에서 자란 채소와 고기로 만든 하와이 음식에 자신들의 음식 문화를 융화했다. 이후 하와이가 사탕수수의 주요 생산지로 자리잡은 19세기 중반부터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서 노동자의 이주가 본격화하면서 음식문화도 함께 자연스럽게 유입됐다. 일본 미소(Miso) 소스와 한국 고추장이 접목된 수육, 코나섬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로브스터를 프랑스 마르세유식으로 만든 스튜, 하와이 망고를 직접 갈아 만든 소스를 곁들여 먹는 팬케이크는 이런 하와이 음식의 다양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오아후 알라모아나 쇼핑센터 1층에 있는 푸드코트에만 가도 정통 하와이식, 한국식, 태국식, 일본식까지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만날 수 있다. 이처럼 다채로운 먹을거리가 산재해 있기 때문에 여행자들은 예산과 동선을 적절히 설계해야 하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알랜 웡의 레스토랑(Alan Wong’s Restaurant)’, ‘차이스 아일랜드 비스트로(Chai’s Island Bistro)’같이 유명 셰프의 요리를 맛보기 위해 몇 끼를 빵과 우유로 때워야 할 수도 있고, 단돈 12달러짜리 새우요리를 맛보기 위해 와이키키에서 노스쇼어까지 1시간 넘게 가야 할 수도 있다. 또 ABC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는 ‘스팸무수비’ 같은 필수 섭취 아이템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하와이 여행자들을 위해 트래비가 추천 레스토랑을 소개한다. ◀ The Pineappleroom By Alan Wong @O’ahu 유명 쉐프의 파티에 초대받는다면 오아후에는 내로라하는 유명 셰프가 운영하지만 부담없는 마음으로 찾아갈 수 있는 캐주얼 레스토랑이 있다. 알라모아나센터 메이시스(Macy’s) 3층에 있는 파인애플룸은 하와이 대표 요리사인 앨런 웡(Alan Wong)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다. 최고의 셰프가 운영하지만 파인애플룸에 들어설 때면 마치 앨런 웡이 친구들을 불러모아 주최하는 편안한 파티에 초대된 것처럼 부담없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더구나 하와이에서 나는 식재료만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신선함이 물씬 풍긴다. 메뉴 중 팬로스트 포크벨리(Pan Roasted Pork Belly)는 돼지고기를 쪄낸 수육에 한국식 고추장과 된장이 어우러져 고소하면서도 알싸한 맛을 연출해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 이 요리에 사용된 돼지고기는 마우이에서 사육된 것으로 입에서 녹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이 인상적이다. 파인애플룸에서는 새우, 로브스터같이 해산물을 재료로 한 음식은 물론 마우이산 각종 고기로 만든 스테이크 등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디저트는 시원한 필리핀식 빙수인 ‘할로할로(Halo Halo)’가 제격이다. 코코넛과 하와이의 열대과일이 곁들여져 고소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일품이다. 주소 1450 Ala Moana Blvd., Honolulu, Hawaii 96814; the 3rd floor of Macy’s 영업시간 월~금요일 오전 11시~저녁 8시30분, 토요일 오전 8시~저녁 8시30분, 일요일 오전 9시~오후 3시 가격 Pan Roasted Pork Belly 8달러, Halo Halo 小 5달러 문의 808-945-6573 Mariposa @O’ahu ▶ 달콤한 노을이 요리에 녹아들다 니만 마커스(Neiman Marcus) 3층에 있는 마리포사에서는 2명의 제빵사들이 손님들을 위해 매일 빵을 만든다. 마리포사 지배인이 추천한 그릴에 살짝 구운 안심스테이크(Grilled Beef Tenderloin)를 내오기 전에 제공되는 갓 구운 빵을 맛보면 마리포사의 진가가 느껴진다. 입맛을 돋우며 허기를 달래기 좋은 ‘몽키 브레드’가 주메뉴가 나오기 전 적당히 데워진 채 스트로베리크림치즈와 함께 나온다. 온기가 사라지기 전 두 손으로 가볍게 찢어 크림치즈에 찍어 먹으면 고소한 몽키 브레드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마리포사는 이탈리안 음식을 기반으로 한 퓨전음식을 선보인다. 하와이 각지에서 생산된 청정한 식재료를 사용해 음식의 신선도가 높아 입 안에 신선함이 감돈다. 음식 맛은 그렇다치고,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마리포사를 찾는 이유는 저렴하면서도 로맨틱한 디너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리포사에서는 오아후 앞바다와 알라모아나 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발코니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해질녘이면 붉게 물드는 노을과 요리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여기에 마리포사에서만 즐길 수 있는 와인도 곁들이면 좋다. 주소 Neiman Narcus, Level 3, Alamoana Shopping Center, 1450 Alamoana Boulevard, Honolulu, Hawaii 96814 가격 스타터(Starter) 12달러부터, 주요리(Main Selections) 27달러부터 영업시간 오전 11시~저녁 9시 문의 808-951-3420 www.neimanmarcus.com Hawaiian Kona Coffee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Doutor ‘Mauka Meadows’@Big Island 커피가 익어가는 마법의 정원 ‘쭉 늘어선 커피나무와 카페가 있겠군’이라는 예상은 초입에서 이미 뒤집어졌다. 높게는 해발 800m이상의 높이에서 해안 경사면을 따라 이색적인 꽃과 나무가 만발한 아름다운 정원이 끝없이 펼쳐지고 있었다. 또 저 멀리에는 카일루아 코나를 포함해 빅아일랜드 서부 해안의 절경이 정원 너머로 너울거리고 있었다. 후알라라이산(Mt.Hualalai) 기슭을 가로지르는 마말라호아 하이웨이(Mamalahoa Hwy.)상에 위치한 도토루 마우카 메도우 커피농장은 이 일대 40km에 걸쳐 있는 여러 커피 농장 중 하나다. 하와이에 있는 700여 개의 커피농장은 대부분 8,000㎡정도의 소규모인데 반해, 도토루 마우카 메도우 커피농장은 무려 68만 평방미터나 되는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그곳에 피어난 화려한 열대식물을 하나하나 헤아려 가며 한참 만에 도착한 카페의 풍경은 또 한번의 감탄을 자아냈다. 파란 수영장과 하늘, 그 경계를 비집고 올라온 야자수가 만들어내는 장면은 비현실적이기까지 했다. 그 수영장에 발을 담그고 한 모금씩 천천히 맛보는 100%의 코나 커피는 그 동안 한국이나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의 유럽에서 맛보던 커피와도 전혀 다른 맛이었다. 굳이 통용되는 표현을 소개하자면 코나 커피의 특색은 ‘조화로움’에 있다. 적당한 산도의 부드러운 감칠맛은 빈속에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전세계 커피생산량의 0.1%에 불과한 코나 커피는 너무 귀해서 미국 본토(백악관을 포함한다)에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한다. 코나 커피가 10%만 포함된 블랜드 커피도 모두 코나 커피라는 이름을 앞세울 정도다. 커피를 재배하는 농장은 차로 3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데, 빨갛게 익은 커피열매를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수확하여 껍질을 벗기고, 세척해서 건조시키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그 모든 정성과 탁월한 맛을 생각하면 조금 비싼 원두 가격도 비싸다고만 할 수 없다. 도토루 마우카 메도우 커피는 익숙한 일본 브랜드 도토루 그룹의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인데, 전세계의 도토루 매장에서도 100% 코나 커피는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시즌에만 구입할 수 있다. 주소 P.O.Box 781 Holualoa, Hawaii 96725 영업시간 매일 오전 9시~오후 4시 가격 1파운드 백(450g) 28달러, 팬시(225g) 17달러, 엑스트라 팬시(225g) 20달러 문의 808-557-6878 www.maukameadows.com ◀ Chai’s Island Bistro @O’ahu 롤 모델이 된 하와이의 스타 셰프 그의 사진을 먼저 본 것은 비행기 안이었다. 하와이안항공의 기내지에 허브를 정성스럽게 따고 있는 그의 사진이 있었다. 하와이의 스타 셰프인 차이 차오와사리(Chai Chaowasaree)씨는 하와이안항공 기내식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짐작했겠지만 그는 요리만 하는 셰프가 아니다. 알로하 타워 마켓 플레이스(Aloha Tower Marketplace)에 있는 레스토랑 차이스 아일랜드 비스트로(Chai’s Island Bistro)를 찾았을 때 입구에서 자리를 안내해 준 것도 그였다. 저녁 내내 차이씨는 주방과 홀을 오가며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중국계 아일랜더(하와이 섬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하와이를 대표하는 셰프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비밀은 물론 ‘탁월한 맛’에 있었겠지만 하와이에서 생산된 신선한 재료만 고집하는 철학이라든가, 습관이 되어 버린 듯한 부지런함이 큰 몫을 한 것 같다. 하와이의 스타밴드인 카즈 형제(Brothers Caz)의 라이브 연주를 즐기며 손님들이 미각의 세계에 흠뻑 빠져 있는 동안 살짝 들여다본 주방은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그러나 차이씨의 익숙한 손놀림이 작동에 들어가자 북새통은 금세 정리가 되었다. 화장실로 이어지는 복도에는 전세계 스타와 명사들이 차이씨와 함께 찍은 사진들과 셀 수 없이 많은 상패, 트로피가 진열되어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급히 홀을 가로지르는 그를 우러러보지 않을 수 없었다. 주소 One Aloha Tower Drive Honolulu, Hawaii 96813 영업시간 점심식사 화~금요일 오전 11시~오후 4시, 저녁식사 매일밤 오후 4시이후 가격 스타터(Starters) 11달러부터, 주요리(Entrees) 27~46달러, 봉사료 18% 부과 문의 808-585-0011 www.chaisislandbistro.com The Willows @O’ahu ▶ 원주민도 인정한 하와이언 뷔페 여행자들이 하와이언 가정식 요리식당을 찾기란 쉽지 않은데, 만약 찾았다고 해도 문제다. 어렵사리 메뉴를 해석해내도 맛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고, (경험상) 입맛에 맞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윌로우스(The Willows)처럼 하와이안 전통 음식을 포함해 다양한 요리를 제공하는 뷔페식당이라면 일이 쉽게 풀린다. 음식을 눈으로 확인해 가면서 새로운 미식의 경험과 포만감을 모두 낚을 수 있다. 윌로우스는 하와이에서 유일하게 하와이안식 뷔페를 점심, 저녁으로 매일 판매하는 곳이다. 더 윌로우스가 위치한 지역은 맑은 샘으로 유명해서 왕가의 휴양지로 사랑받았던 명당이다. 한때는 토란 재배 농장으로 사용되었다가 30~50년대 사이에는 잘 가꿔진 정원으로 지역 사회의 유명한 파티 장소로 떠올랐다. 더 윌로우스는 이후 부침을 겪다가 여러 회사가 참여한 컨소시엄을 통해 1999년 부활했고, 다시금 하와이식 가든파티, 가족 단위의 외식장소로 손꼽히고 있다. 지금도 연못과 가든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레스토랑은 하와이 원주민들도 주말을 이용해 자주 찾아오는 외식 장소로 손꼽힌다. 주소 901 Hausten Street Honolulu, Hawaii 96826 영업시간 점심식사 오전 11시~오후 2시, 저녁식사 오후 5시30분~자정 가격 점심 뷔페 19.95~24.95달러, 저녁 뷔페 34.95달러 문의 080-952-9200 www.willowshawaii.com Hawaiian Kona Beer Kona Brewing @Big Island 새 신부도 잊게 만드는 맥주 현지에서만 마실 수 있는 맥주 한잔을 곁들인 느긋한 점심이라! 여행지에서 놓칠 수 없는 소박한 행복 중 하나다. 빅아일랜드에서 코나 브루잉 컴퍼니(Kona Brewing Company)도 당연히 놓치면 안 될 장소다. 연간 생산량이 불과 1만1,000배럴(17만 리터)에 불과하기 때문에 하와이 내에서 생맥주로 모두 소진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하와이의 어느 곳에서도 가까운 편의점에 가면 빅웨이브(Big Wave)나 롱보드(Longboard) 같은 코나 브루잉 브랜드의 맥주를 살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그런 병맥주들은 하와이가 아니라 미국의 공장에서 생산해 캐나다에서 병입과정을 거친 후 다시 하와이로 수입되는 것이란다. 이런 ‘고급정보’의 입수경로는 코나 브루잉 컴퍼니에서 매일 운영하는 공장 견학 투어였다.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물론 맨 마지막의 시음 시간이다. 부드러운 스팀 벤트 라거(Steam Vent Lager)나 쓰지만 고소한 포하쿠 페일 에일(Pohaku Pale Ale)은 물론이고 코나 원두를 사용한 커피맛 맥주 등의 이색적인 맥주도 시음할 수 있다. 함께 견학에 참가한 사람들은 한두 잔의 맥주로 금세 둘도 없는 친구들이 되었는데, 캘리포니아 남자가 신혼여행 중인 새 신부를 차 안에 남겨두고 홀로 견학에 참가했다는 고백을 한 것도, 그에게 사람들이 맹렬한 비난을 한 것도 모두 알코올 때문이었을 것이다. 코나 브루잉 컴퍼니는 펍&레스토랑(Pub&Restaurant)도 운영하는데 맥주와 함께 먹기 좋은 큼직한 피자와 샐러드도 맛있기로 유명하다. 맥주를 좋아하지 않아도 즐거운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포장용기격인 그라울러(Growler)를 구입하면 저렴하게 맥주를 리필할 수 있다. 주소 75-5629 Kuakini Hwy. Kailua Kona, HI 96740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10시(금·토요일 오전 11시~밤 11시까지) 가격 샐러드 7~12달러, 피자 11~24달러, 샌드위치 11~14달러, 맥주 330CC 4달러, 450cc 5달러, 샘플러 8달러 문의 808-334-2739 www.konabrewingco.com ◀ Huggo’s @Big Island 바다와 저녁놀을 담은 접시 작은 해변마을의 바닷가 바위언덕 위에 허고스가 처음 오픈했을 때 모습은, 샐러드 바(Salad Bar)에 큼직한 스테이크나 생선 덩어리를 먹을 수 있는 캐주얼한 장소였다. 어부들마저 이곳에 와서 바다에서 겪은 모험으로 수다를 떨던 곳이다. 그리고 35년이 지난 지금 허고스는 카아루아 코나 지역을 대표하는 레스토랑으로 자리잡았다. 낯설게 느껴질 만큼 살이 실하고 쫄깃한 해산물 요리와 작은 배들이 마지막 빛을 발하는 장엄한 석양은 행복한 저녁을 위한 완벽한 세팅이다. 허고스가 특별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음식의 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서비스에서도 더 없는 예의와 격식을 갖춘 곳이지만 분위기만은 캐주얼 레스토랑을 찾은 듯 편안하다는 점이다. 해변에 간이 테라스를 설치한 것 같은 허술한 건물에서 딱딱한 정장은 오히려 어색하기도 할 터. 콘라드 아로요(Konrad Arroyo) 셰프의 메뉴는 무엇을 선택해도 절대로 실패가 없다. 하지만 1982년부터 시작한 바비큐 비프 립(Barbecued Beef Rib)과 데리야키 스테이크(Teriyaki Stake)만은 손님들의 원성이 두려워 감히 메뉴판에서 뺄 수 없는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허고스 바로 옆에 있는 허고스 온더 락스(Huggo’s on the Rocks)는 좀더 캐주얼한 느낌으로 훌라 댄스와 음악 공연을 펼친다. 주소 75-5828 Kahakai Rd. Kaiua-Kona, HI 96740 영업시간 저녁식사 오후 5시30분~저녁 9시(주말 오후 5시30분~밤 10시까지), 선데이 브런치 오전 10시~오후 1시 가격 데리야키 스테이크 27달러, 파스타류 22~24달러 문의 808-329-1493 www.huggos.com Tropica Restaurant & Bar @Maui ▶ 파도와 노을, 그리고 요리 해질녘이면 가족과 연인들이 웨스틴 마우리 리조트 해변으로 모여든다. 경쾌한 파도 소리, 뜨겁게 타오르는 노을이 만들어낸 매직아워(Magic Hour)를 즐기기 위해서이다. 웨스틴 마우이에서 매직아워와 함께 가장 로맨틱한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은 트로피카(Tropica Restaurant & Bar)이다. 트로피카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맛은 하와이 코나섬에서 건져 올린 로브스터로 만든 프랑스식 스튜요리(Pacific Bouillabaisse)이다. 큼직한 집게 다리를 살짝 쪄 해산물과 빅아일랜드에서 재배한 토마토를 곁들여 고소함과 상큼함이 입 안에 감돈다. 트로피카는 음식은 물론 자리에도 프리미엄이 붙는다. 비교적 바닷가와 가까운 테이블이 좀더 일몰을 잘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약은 필수다. 식사를 다 마치고 트로피카 오른편에 있는 웨일러스빌리지(Whaler’s Village)에서 산책하는 것도 추천한다. 명품숍은 물론 기념품을 판매하는 소소한 상점들이 많다. 또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노천 펍이 운영 중인데 이곳에서 맥주 한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다. 주소 2365 Ka’anapali Parkway, Lahaina, Maui, Hawaii 96761 영업시간 오후 5시~밤 10시까지 문의 808-667-2525, www.westinmaui.com Hawaiian Wine MauiWinery @Maui 상큼한 파인애플향이 입 안 가득 마우이와이너리는 한 해 관광객 18만명이 찾는 마우이의 대표 관광지이다. 그러나 여느 와이너리처럼 길게 늘어선 포도밭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우이와이너리가 이토록 인기를 끄는 이유는 코와 입을 휘감는 달콤함과 독특한 와인의 주원료에 비밀이 있다. 마우이와이너리의 간판 와인은 파인애플로 만들었다. 파인애플와인은 1974년, 할레아칼라 서쪽 지류에 있는 울루파라쿠아 농장(Ulupalakua Ranch)의 포도나무가 열매를 맺기 전에 ‘시험 삼아’ 생산한 제품이다. 정작 포도나무의 열매로 만든 와인이 파인애플와인보다 10년이나 늦게 ‘마우이 브루트 스파클링(Maui Brut Sparkling)’이라는 이름으로 시판됐다. 마우이와인은 와인 하우스에서 무료로 테이스팅할 수 있고, 매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1시30분, 2차례 진행되는 와이너리 투어에서 눈으로도 맛볼 수 있다. 마우이와이너리를 방문할 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와이너리까지 이어지는 31번 산간도로다. 이곳을 지날 때 ‘하와이는 바다’라는 출처불명의 고정관념을 깨버릴 수 있는 장면들이 지나간다. 산간 녹지 사이로 구불구불한 도로를 지나갈 때 듬성듬성 나타나는 바위와 나무들, 청명한 바람은 마치 제주의 산간 도로를 달리듯 상쾌하다. 주소 P.O.Box 953 Ulupakua, Hi 96790 영업시간 매일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문의 808-878-6058 www.mauiwine.com 1 낙원의 비밀인가, 하와이는‘치즈버거’같은 평범한 음식도 특별하게 만들어 버린다 2 볼케이노 마을에서 우연히 들른 키아웨 키친은 용암처럼 강렬한 인상은 남겼다 3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한 팬케이크를 파는 캔스 하우스 오브 팬케이크 ◀ Cheeseburger In Paradise @Maui 치즈버거인파라다이스 마우이 라하이나 해안도로변에 있는 캐주얼 레스토랑이다. 와이키키에서 며칠 머문 사람이라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와이키키에 치즈버거인파라다이스가 두 곳이나 있으니까. 그러나 마우이 라하이나에 있는 것이 원조다. 치즈버거인파라다이스의 가장 유명한 메뉴는 상호와 같은 ‘치즈버거 인 파라다이스’이다. 거대한 빵 안에 손바닥만한 쇠고기 페티와 토마토, 양상추 같은 야채가 가득하다. 바다쪽 창은 바다와 맞닿아 있어 파도소리가 들린다. 해질녘이면 뜨거운 노을이 펼쳐진다. 창쪽에 앉아 치즈버거 파라다이스를 먹으면서 이 둘을 함께 감상하면 맛도 훨씬 좋다. 주소 811 Front St., Lahaina, Hawaii 문의 808-661-4855 ◀ Kiawe Kitchen @Big Island 볼케이노 마을의 넘버 원 레스토랑 빅아일랜드의 화산국립공원 내에는 주유소나 레스토랑이 없다. 1.6km 떨어진 볼케이노 마을로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도착했을 때 선택의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다행히 키아웨 키친(Kiawe Kitchen)은 ‘희소성’을 무기로 아무렇게나 요리하는, 그런 집이 아니었다. 샌드위치류(12달러), 피자(15~17달러), 샐러드(11~13달러) 등 간단한 메뉴지만 푸짐하고 맛도 훌륭했다. 주소 19-4005 Haunani Rd. Volcano, Hawaii 문의 808-967-7711 지도 p 25 ◀ Ken’s House of Pancakes @Big Island 깜짝 행운을 만나게 되는 곳 이름에서 힌트를 얻어 간식으로 ‘팬케이크’를 먹으러 갔다가는 포만감에 비틀거리며 나오게 될 집이다. 거대한 부피의 팬케이크도 명물이지만 사이민(Saimin)이라는 누들과 라이스 덮밥 요리는 그 동안 느끼한 요리에 치진 혀에 휴식을 준다. 사람에 따라서는 마치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일 터. 게다가 10달러 이하의 간단한 메뉴들이 몇 페이지에 걸쳐 선택을 기다리고 있으니정말 유쾌한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주소 1730 Kamehameha Ave. Hilo, Hawaii 문의 808-935-8711 ★ 알면 더 맛있는 하와이 전통 요리 손이 많이 가는 하와이 전통 요리는 미국의 패스트문화에 익숙해져 버린 하와이 원주민들에게도 장만이 쉽지 않은 음식이 되었다. 그래서 전통음식만을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에 가서 외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식 한국인에게 ‘밥’이 주식이라면 하와이안들에게는 토란이 주식이다. 포이(Poi)는 토란을 쪄서 으깬 요리다. 스프 치킨 롱 라이스(Chicken long rice)는 당면을 이용한 하와이 스타일의 닭고기 누들 수프다. 샐러드류 로미 로미 새먼(Lomi Lomi Slamon)은 소금에 절인 연어에 잘게 썬 토마토, 양파 등을 섞은 것. 포케(Poke) 하와이 음식에서 빠지지 않는 기본 메뉴다. 타코 포케(Tako Poke)는 오이, 양파와 함께 맵게 양념한 문어이고, 아히 포케(Ahi Poke)는 참기름, 고추, 소금으로 간을 맞춘 참치회다. 고기류 칼루아 피그 & 캐비지(Kalua Pig & Cabbage)는 훈제한 돼지고지와 양파, 양배추 요리이며, 라우 라우(Lau Lau)는 루아우 잎에 싸서 조리한 돼지고기와 은대구 요리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혹시 UFO?…멕시코시티 상공서 ‘해파리 괴물체’ 포착

    혹시 UFO?…멕시코시티 상공서 ‘해파리 괴물체’ 포착

    멕시코 수도, 멕시코 시티 상공에서 포착됐던 해파리 형태의 괴물체 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25일 미국발 중국매체 대기원시보 영문 인터넷판은 “불타는 듯, 빛나는 꼬리를 가지고 있으며 반투명한 해파리처럼 생긴 미확인비행물체(UFO)가 하늘을 ‘유영’하는 모습이 촬영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UFO는 지난 2009년 1월 고속 줌 렌즈를 사용한 고성능 카메라로 촬영한 것으로, 이달 16일 UFO 관련 사이트인 오픈마인즈닷티비가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을 소개했다. 오픈마인즈의 사진가 제이슨 매클렐런은 자신의 동료 사진작가 아르투로 로블레스 길의 거주지 옥상에서 이 같은 사진을 촬영했다. 로블레스는 주기적으로 멕시코 시티에서 이처럼 신비한 UFO를 목격하고 그 증거를 남기기 위해 매클레런의 팀을 초대했다. 매클렐런은 영상을 통해 “처음에는 ‘이것이 기상관측기구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불과 몇 초 만에 그렇지 않다고 확신했다.”면서 “그 비행물체의 특성과 움직임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비행물체는 반투명해 보였고 움직일 때마다 부풀었다 줄어들기를 반복했다.”면서 “푸른 하늘을 유영하면서 움직일 때마다 모양과 색상을 바꿨다.”고 말했다. 아울러 매클렐런은 그 비행물체가 ‘맥박이 뛰듯 노랗고 흰빛을 발했다.’고 말하면서 이는 햇​​빛의 반사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그 물체가 어떻게 빨강, 초록, 파랑 등의 색상으로 변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 특히 그는 “그 물체가 혈관이나 생체막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면서 “풍선이나 딱딱한 기계로 된 비행물체가 아닌 살아 있는 생물을 봤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한편 해파리를 닮은 UFO는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에서 시민 수백 명이 목격하는 소동이 일어나면서 관심을 끈 바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http://youtu.be/es3076Nik2U)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미확인 폐질환 한살 여아 숨져

    미확인 폐질환 한살 여아 숨져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간질성폐질환에 걸려 치료를 받던 한 살 된 여자아이가 숨졌다. 19일 경남의 모 대학병원에 따르면 3개월 전부터 섬유증을 동반한 간질성폐질환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아 오던 여아의 병세가 갑자기 악화돼 이날 새벽 숨졌다. 이 여아의 어머니(32)와 언니(6)도 같은 증세를 보여 서울 지역의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주 폐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폐 섬유화 증세를 보이던 이들 모녀를 원인불명 폐질환 가족 내 집단발병 사례로 분류했다. 양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침팬지에 얼굴잃은 여성 ‘페이스오프’ 성공

    침팬지에 얼굴잃은 여성 ‘페이스오프’ 성공

    친구가 키우는 침팬지에게 물어 뜯겨 얼굴과 손의 상당부분을 잃어버린 미국 여성이 지난달 극비리에 ‘페이스오프’(안면이식) 수술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 사는 차를라 내쉬(57)가 지난달 브링엄 여성병원에서 기증받은 안면을 이식받는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퇴원하면서 내쉬는 안면이식을 받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으나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내쉬는 2009년 2월 친구의 집을 방문했다가 친구가 기르는 침팬지 트래비스에게 얼굴과 손 등을 심하게 물어뜯겼다. 1년 동안 치료와 성형수술을 받았지만 내쉬의 얼굴과 두 손의 형태는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24시간의 대수술을 담당했던 의료진은 “익명의 뇌사자에 기증받은 피부와 안면근육, 신경 등을 내쉬의 얼굴과 손에 대대적으로 이식했다.”면서 “안타깝게도 두 손은 수술에 실패했으나 얼굴은 수술경과가 좋다.”고 밝혔다. 한 달 째 회복 중인 내쉬의 상태는 매우 긍정적이다. 딱딱한 음식을 씹을 수 있을 정도로 안면 근육과 조직 기능이 생겼으며, 잃어버렸던 얼굴의 감각과 후각기능도 돌아와서 평범한 생활을 하는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수술한 뒤의 얼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17세 딸 브리아나는 “이전과 비교해 얼굴이 상당히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너무나 아름답다.”면서 “무엇보다 어머니가 새로운 얼굴에 만족하고 있으며, 베일을 쓰지 않고도 외출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기뻐했다. 한편 내쉬는 사건 이후 문제의 침팬지 주인인 산드라 헤럴드에게 5000만 달러(580억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며 오하이오 주를 상대로 1억5000만 달러(1700억원)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내쉬는 지난해 미국의 유명 토크쇼인 ‘오프라 윈프리’에 출연해 사고 전 아름다웠던 모습을 공개하고 안타까운 사연을 털어놓아 애완동물 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원인불명 폐질환’ 모녀 3명 집단발병

    원인을 알 수 없는 급성 폐질환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가족 내에서 집단발병한 사례가 보고됐다. 12일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는 폐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폐 섬유화 증세로 서울에 거주하는 A(32·여)씨와 딸 B(6)양이 입원했다. A씨는 2개월 전부터 자신과 두 딸에게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자 서울시내 병원을 거쳐 친정집이 있는 부산으로 내려가 대형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상태가 계속 악화하자 A씨와 B양은 지난 9일과 11일 서울의 대학병원으로 옮겼고, 현재 인공호흡기와 인공 폐에 의지한 채 폐 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A씨의 둘째 딸 C(1)양은 너무 어려 폐 이식 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로 현재 부산의 대형병원에 남아 있다. 질병관리본부 양병국 감염병관리센터장은 “A씨의 경우 산모가 아니어서 현재 조사 중인 산모 발병사례에서는 제외했고, 가족 집단발병도 처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원인불명 폐질환으로 서울시내 대형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산모 가운데 1명이 지난 10일 추가로 사망해 최근 사망한 산모는 모두 3명으로 늘어났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 역사의 흐름을 바꾼 100大 사건을 추적하다

    한국 역사의 흐름을 바꾼 100大 사건을 추적하다

    “아름다운 이 땅에 금수강산에 단군 할아버지가 터 잡으시고…”로 시작되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란 유명한 동요가 있다. 동요가 인물로 한국사를 정리했다면 ‘한국사를 움직인 100대 사건’(이근호·박찬구 엮음, 청아출판사 펴냄)은 고조선과 한나라(중국) 전쟁부터 1987년 6월 민주항쟁까지 사건으로 한국사의 흐름을 관통한다. ●고조선부터 6월 민주항쟁까지… ‘또 하나의 교과서’ 역사적인 사건의 인과관계를 하나하나 추적해 나가다 보면 한국사는 딱딱한 책이 아니라 풍성한 이야기가 담긴 나무로 꽉 찬 거대한 숲처럼 여겨진다. 각각의 사건에 지도, 관련 사진, 더 알아보기 등 관련 자료를 추가 구성해 교과서처럼 명확한 이해를 돕는다. 엮은이 이근호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전임연구원은 “사건으로 역사에 접근한 책들도 있었지만 한국사 전체를 추적한 경우는 많지 않다.”며 “역사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의 인과관계를 추출해 한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역사의 흐름을 바꾼 100가지 사건은 연대순으로 선정됐다. 이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음에도 편년이 확정되지 않은 사건은 불가피하게 빠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책에서는 이를 보완하고자 해당 사건이 벌어진 시대의 주요 인물 및 얽힌 사건들에 대한 설명을 첨부하고, 시각적으로 이해를 돕는 도판까지 곁들였다. 관련 자료가 풍부해 한 권으로 읽는 한국사 교과서로도 손색이 없다. 게다가 한국사를 전공한 현직 기자가 쓴 글이기에 교과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지금 벌어지는 사건을 글로 중계하는 듯한 재미가 있다. 예를 들어 사육신 사건은 “나리(세조)가 나라를 도둑질했다.”, “어떻게 공신으로서 배신을 할 수 있는가.”, “단종의 복귀를 위해 후일을 기약했을 뿐이다.”, “내가 내린 녹을 먹지 않았느냐.”, “나리의 녹을 먹은 적이 없다.”는 세조와 성삼문(사육신 가운데 한 명)의 피 튀기는 대화로 요약된다. ●학자·기자의 눈으로 중계하듯… 풍부한 자료·도판 100대 사건으로 꼽힌 고구려·신라·백제 삼국의 권력 다툼, 살수대첩, 귀주대첩, 임진왜란 등을 통해 외세의 침입에 대항한 우리 선조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또 이름도 생소한 고려 시대 만부교 사건과 강조의 정변, 나선 정벌, 암태도 소작 쟁의 등에서는 미처 몰랐거나 자세히 알지 못했던 사건의 이면을 읽을 수 있다. 이러한 사건들은 고대, 고려, 조선에 그치지 않고, 8·15 광복 이후 다양한 민주화 운동까지 이어진다. 엮은이 박찬구 서울신문 기자는 “결국 역사는 사람이며,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는 인과관계를 갖기 마련”이라며 “한국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을 하고 있는지 알기 쉽게 서술하려 애썼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사는 삼별초 봉기나 아관파천처럼 생경한 단어를 외워야 하는 까다로운 과목이거나 각색된 TV 드라마로만 다가왔다. 하지만 ‘한국사를 움직인 100대 사건’을 통해 역사는 생생하게 살아 있는 생명체로 여겨질 것이다. 2만 3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관가 포커스] 우주 이야기에 흠뻑 빠진 공무원들

    [관가 포커스] 우주 이야기에 흠뻑 빠진 공무원들

    “태극기는 우주 원리를 바탕에 둔 세계 유일의 국기이고, 동아시아 전설 속 ‘삼족오’는 해를 상징하는 영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종합청사 ‘수요세미나’ 인기 8일 오후 5시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별관3층 국제회의장에 모여 앉은 100여명의 공무원들이 ‘말랑말랑한’ 우주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어려운 천문 상식을 딱딱하지 않게 인문학적으로 풀어나가는 박석재 전 한국천문연구원장의 말솜씨에 공무원들은 감탄했다. 행정안전부가 ‘자기계발의 날’인 수요일마다 매주 혹은 격주로 과학·인문학에서 주제를 정해 분야별 권위자로부터 강의를 듣는 ‘수요 세미나’ 첫 시간이었다. 행안부는 정부 정책을 다루며 자칫 감성이 메마를 수 있는 공무원들에게 창의성과 감수성을 키워 주기 위해 이 시간을 마련했다. 강의는 원하는 청사 직원은 누구나 들을 수 있다. 강사진은 직원들이 원하는 분야별 베스트 강사진을 직접 추천받아 섭외하고 있다. 세미나 시간은 업무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오후 5시부터 1시간가량. 첫날인 이날 ‘우주에 길을 묻다’를 시작으로, 15일엔 김상근 연세대 신학과 교수가 ‘르네상스 시대의 창조성’을, 7월엔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정보격차 해소’를 주제로 강의한다. ●명사 초청… 과학·인문학 강의 강의를 들은 직원들은 다소 낯설어하면서도 흥미진진한 눈길로 경청했다. 교과부 오모(35) 주무관은 “굳이 외부강의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청사 안에서 편하게 교양을 쌓을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행안부는 3개월간 시범운영한 뒤 호응이 높으면 대상 분야를 넓혀 세미나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UV상, 공항 패셔니스타 상’20’s Choice’ 기상천외 시상부문

    UV상, 공항 패셔니스타 상’20’s Choice’ 기상천외 시상부문

    UV가 주는 상, 팬 바보 상, 공항 패셔니스타 상, 로맨틱 키스 상, 차도남 상 … 오는 7월 7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리버파크 수영장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유일의 여름 대중문화 시상식 Mnet ‘20’s Choice‘ 시상부문 공모에 네티즌들의 반짝반짝한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20’s Choice 홈페이지(choice.mnet.com)에서 진행중인 ‘새로운 상을 만들어라’는 네티즌이 직접 참여하는 이벤트. 1등으로 뽑힌 시상명은 20’s Choice 본 시상식에 반영되며 스타에게 실제 상이 수여된다. 뿐만 아니라 동남아 여행권을 비롯해 비츠바이닥터드레 헤드폰, 20‘s Choice 입장권 등 푸짐한 부상도 주어질 예정이다. 20‘s Choice 제작진은 공모를 시작한지 3일 만에 참여 건 수가 벌써 수백 여건에 이르고 있다. 시상식하면 떠오르는 딱딱한 이름들 대신 직접 지은 핫 하고 트렌디한 시상명이 반영된다는데 네티즌들이 많은 흥미를 느끼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벗어나 20대의 감성을 대표하는 문화 시상식으로 기획된 20’s Choices는 블루 카펫, 야외 수영장과 화끈한 드레스 코드 등을 선보이며 20대 대표 채널 Mnet 특유의 장점을 살린 ‘단 하나의 여름 시상식’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 행사는 7월 7일(목) 서울 광장동 워커힐 리버파크 수영장에서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며, Mnet, KM, tvN, 온스타일, XTM, 온게임넷 6개 채널을 통해 동시 생방송된다. 사전 행사로서 톡톡 튀는 20대의 젊음을 상징하는 ‘블루카펫 행사’는 5시부터 6시까지 진행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정우·윤빛가람 승부조작과 무관”

    “두 번의 평가전이 추락한 한국 축구의 위상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세르비아(3일·서울), 가나(7일·전주)와의 A매치를 앞둔 축구대표팀이 31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A대표팀 소집 때는 보통 설렘이 가득한 화기애애한 분위기지만, 최근 불거진 K리그 승부조작 파문 탓인지 선수단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조광래 감독은 “일부 못난 축구인들 때문에 열심히 뛰는 선수들이 충격받지 않을까 걱정이다. 현재는 애매한 선수들이 브로커에게 포섭된 것 같은데 조금 더 진행됐다면 주전급으로 대상 선수들이 올라갔을 것이라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했다.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는 루머가 끊이지 않았던 김정우(상주), 윤빛가람(경남)에 대한 적극적인 변론도 펼쳤다. 조 감독은 “김정우와 윤빛가람이 연루됐다는 소문이 있어 여러 채널을 통해 확인했지만 아무 관련이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억울하게 의심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딱딱한 분위기지만 A매치를 통해 팬들의 돌아선 마음을 잡겠다는 의지는 더욱 또렷해졌다. 조 감독은 “실망하는 팬과 언론 앞에서 A대표팀이 할 수 있는 건 이번 두 경기에서 희망을 전하는 일이다. 이런 때일수록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훈련에 앞서 A4 용지에 대표 선수들이 어떤 자세로 나서야 하는지 적힌 메모장을 나눠 주기도 했다. 기성용(셀틱)은 “대표 선수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평가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 침울한 분위기를 바꿔 놓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후 훈련을 앞두고 빗줄기는 폭우로 변했으나 태극 전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결전에 대비했다. 가볍게 러닝으로 몸을 풀고 원터치 패스로 감을 익힌 뒤 측면 크로스에 이은 마무리골로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빗속 훈련은 90분간 이어졌다. 이날 오후 입국한 ‘프랑스 3인방’ 박주영(AS모나코)·정조국(오세르)·남태희(발랑시엔)는 그라운드 주변에서 러닝으로 몸만 풀고 휴식을 취했다. 이번 A매치는 9월 시작되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을 앞둔 ‘최종 리허설’이다. 8월 A매치가 한 차례 더 잡혀 있지만 해외파들이 모여 전력을 점검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아직 조직적이지 못한 수비라인을 완성하는 게 급선무. 센터백 이정수(알 사드)의 파트너로 홍정호(제주)-황재원(수원) 등을 테스트할 계획이고, 좌우 윙백 김영권(오미야)-차두리(셀틱) 조합도 시험대에 오른다. 미드필드 지역의 콤팩트한 패싱 플레이와 전방 공격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끌어내는 것도 과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미확인 폐질환 산모 1명 또 사망

    보건 당국이 ‘급성 간질성 폐렴’으로 잠정 결론 내린 원인 불명의 폐렴으로 서울시내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던 산모 1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괴질환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보름 사이 2명의 환자가 사망하면서 환자와 가족들의 공포가 극에 달한 상황이다. 26일 질병관리본부와 환자 가족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쯤 서울시내 대형병원에 원인불명의 폐렴으로 입원했던 A(36·여)씨가 숨졌다. A씨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폐렴으로 이 병원에서 입원했던 7명의 산모 가운데 1명이다. 지난 10일 처음 사망한 산모와 마찬가지로 A씨는 초기 기침과 호흡곤란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폐가 딱딱하게 굳는 ‘폐 섬유화’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한 뒤 사망했다. 지난달 21일 입원 후 한 달여 만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그는 비아그라 120만개를 어떻게 다 세었을까?

    그는 비아그라 120만개를 어떻게 다 세었을까?

    “100만 21, 100만 22…셀 때마다 숫자가 달라지고, 집에선 안 온다고 난리고 제 고민 좀 해결해 주세요.” 23일 밤 11시 ‘안녕하세요’라는 한 공중파 프로그램에 출연한 인천세관 소속 전모 주무관이 털어놓은 사연이다. 전 주무관은 결혼한 지 3개월 만에 여행객 소지품 검사에서 비아그라 120만정을 압수하게 됐는데 압수물품 담당직원이 자신을 포함해 2명뿐이어서 퇴근도 제때 못한 채 압수물품 관리문제로 진땀을 흘렸다고 소개했다. 관세청은 비아그라 같은 경우, 한알 한알 수량을 확인한 뒤, 소각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홍보가 튀고 있다.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딱딱하고 일방적인 주입식 홍보를 지양하고 소통과 유연함에 무게를 두는 홍보전략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들어 관세청 등에서는 기관 홍보를 위해 연예·오락·퀴즈 프로그램을 공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상대적으로 젊은 시청자들이 많아서다. 관세청은 이날 전 주무관 등 4명의 세관 공무원을 출연시켰다. 세관 공무원의 애환을 통해 업무와 정책을 소개하고, 기관의 친근성을 높이는 ‘일거양득’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관세청은 45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소재를 공모, 접수된 170편을 방송 작가 등과 협의해 최종 4편을 뽑았다. 고민에는 마약사범 검거에서 압수물품 관리 등 직무와 관련된 사안뿐 아니라 평소 좋아하는 연예인의 휴대품을 검사한 20대 여성 세관원이 겪은 후유증(?)도 포함됐다. 같이 근무하는 한 동료는 “아이돌 그룹의 가수 M씨를 좋아하는데 우연히 이분을 직접 검사하게 됐다.”면서 “당시 다른 멤버들과 달리 내가 세밀하게(?) 이분을 검사했는데 이후 자꾸 내 꿈에 나타난다.”고 폭소를 자아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총장님은 아이돌?!” MV출연한 中 대학총장 화제

    중국의 유명 대학교 총장이 직접 출연한 뮤직비디오가 인터넷에 퍼지면서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시성 난창대학교 총장과 보직 교수들은 이 뮤직비디오에서 커다란 헤드폰을 쓰고 마이크앞에서 열창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약 일주일전에 업로드 된 이 뮤직비디오에서 총장 일동은 “마음과 손을 맞잡고‘(심수상련·心手相連)라는 유행가를 부르며 색다른 면모를 보였다. 학교 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들은 이달에 있을 학교 축제를 대비해 학생들과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한 마음이 되고자 이 같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한 관계자는 “총장님 뿐 아니라 교수들도 학생들에게 선보일 뮤직비디오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면서 “매년 이어오는 행사에 조금 더 뜻깊은 선물을 추가하고자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사 당일, 대강당에서 이 뮤직비디오 상영이 시작되자 학생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평소 근엄하고 딱딱한 이미지의 총장과 교수들이 모여 만든 유행가 뮤직비디오는 학생들의 큰 박수와 환호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할 만큼 감동적이었다. 이를 감상한 네티즌들도 “학교나 총장의 이미지에 해를 끼칠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오히려 학생들과 마음의 벽을 허물고 훨씬 가까워 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용기’에 찬사를 보냈다. 대학교 총장이 ‘유행가 열창’으로 학생들에게 감동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에는 베이징대학교 총장이, 2010년에는 화중과학기술대학 총장이 수많은 학생들 앞에서 유행가를 불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중국 ‘짝퉁 음식’ 점입가경…이번엔 ‘가짜 족발’

    중국의 이른바 ‘가짜 음식’이 ‘점입가경’이다. 최근 중국 충칭시에서 이번에는 ‘가짜 족발’이 적발됐다. 특히 이 가짜 족발은 매우 강한 발암성 물질까지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중경시보는 최근 “마침내 족발까지 위조품이 나왔다.” 며 “중국 각지에서 가짜 족발이 발견되고 있지만 이번엔 가짜 족발 가공 공장이 적발됐다.” 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족발은 싸고 미용에도 좋다는 인식으로 인기있는 식재료 중 하나다. 이 족발은 노점에서 값싸게 판매되며 특징은 익히면 익힐수록 색이 검게 변하고 딱딱해 진다는 것. 이 가짜 족발은 냉동육을 돼지 가죽으로 싸고 실을 묶어 과산화수소수, 아초산나트륨, 합성 착색료 등을 첨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칭시 당국에 의하면 이 공장에서 만들어진 가짜 족발에서는 무려 기준치의 48배가 넘는 발암물질인 아초산나트륨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수치가 매우 심각해 사람들의 건강에 해를 줄수 있어 족발을 모두 압수했으며 관련자들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WHO & 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 & 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그대의 돈을 책 사는 데 써라. 황금과 지성을 얻을 것이다.’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 책처럼 나쁜 평가를 찾아보기 힘든 존재도 없다. TV와 게임이라면 기겁하던 부모들도 책을 읽는 자식의 모습에 흐뭇해하고, 책을 읽는다고(물론 수업시간에 교과서 이외의 책을 보는 것은 예외다) 혼나는 경우도 드물다. 책은 하나의 활자로 똑같이 찍혀 나오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 그 가치가 수도 없이 달라지는 독특한 존재다. 책을 통해 성공의 실마리를 잡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책을 뒤적이는 사람이 있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책을 사 모으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책에는 ‘베스트셀러’라는 왕관이 씌워진다. 베스트셀러에는 시대와 유행이 반영된다. 1980년대 초반 시(詩)의 시대를 거쳐, 2000년대에는 경영학 책이 각광받았고 최근에는 인문학책이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상인터뷰 ‘Who & What’(후 앤드 왓) 이번 회에서는 어느 직장 여성의 서재에 꽂혀 있는 베스트셀러들이 새로운 친구를 맞게 되면서 벌이는 소동을 희곡 형식으로 풀어 봤다. 출간 당시에 주목 받은 책들이 실제로는 어떤 애환을 겪는지, 또 시간이 흘러가며 잊혀지는 책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들어 봤다.   ========================================================================  ●등장인물  -장혜진. 책을 좋아하는 32세 직장 여성. 빌려서 보기보다는 직접 사서 소장하는 스타일    ●등장도서  -정의란 무엇인가(정의)/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  -아프니까 청춘이다(청춘)/ 김난도/ 쌤앤파커스/ 2010  -셰익스피어 4대 비극(비극)/ 찰스 램/ 성우/ 1984  -곰돌이 푸(푸)/ 앨런 밀른/ 아름드리/ 1995  -시간의 역사(시간)/ 스티븐 호킹/ 청림출판/ 2000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 스티븐 코비/ 김영사/ 1994  -신의 물방울(물방울)/ 기바야시 신/ 학산문화사/ 2007  -오만과 편견(오만)/ 제인 오스틴/ 민음사/ 2003  -호밀밭의 파수꾼(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문예출판사/ 1998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세계)/ 김우중/ 김영사/ 1989  -수학의 정석(정석)/ 홍성대/ 성지사/ 1992  -성경/ 모세 외/ 성서원/ 2008  -해리포터 시리즈(포터)/ J.K.롤링/ 문학수첩/ 1999  -홀로서기/ 서정윤/ 청하/ 1987  -그 외 책들    ●시간=2011년 5월 15일 저녁부터 이튿날 새벽 1시 무렵    ●장소=책장 여럿과 책상 하나로 가득 찬 좁은 방. 책장은 빼곡히 차 있고, 책상 위에는 컴퓨터가 놓여 있다.    #1  저녁 7시. 외출을 다녀온 혜진이 방으로 들어서며 불을 켠다. 손에 든 종이가방에서 책(정의, 청춘)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이어 책장을 둘러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혜진/ 책을 더 이상 꽂을 공간이 없잖아. 정리해서 될 일이 아니네. 다음 주에 회사에서 바자회를 한다는데 좀 내놔야겠네.    손에 종이가방을 든 채로 불을 끄고 방을 나간다.    #2.  밤 11시. 천천히 불이 켜진다. 책장에서 책들이 하나둘씩 등장해 새로 온 책들 쪽으로 다가간다.  ▲포터/ (촐싹대며) 또 왔어. 어떻게 밖에 나가기만 하면 새 책을 사 갖고 오냐. 내일이면 누군가 쫓겨나겠는데.  ▲정의/ (천천히 일어서 주변을 둘러본 후 딱딱한 목소리로) 서점에 나가는 순간 입양될 거라고 하더니 정말 그러네. 하루 만에 팔려오다니. 안 그래, 청춘?  ▲청춘/ (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생각보다는 책이 많네. 주인이 책을 좋아하나 봐. (포터를 쳐다보며) 거기 안경 낀 학생. 이 집 분위기는 어때?  ▲포터/ (순간 멈칫하며) 학생이라니. 이래 봬도 당신보다 열살 이상 위라구. 뭐 아무튼 살을 부대끼며 계속 살게 될 테니 그 정도로 하고. 이 집 주인은 회사원인데, 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우. 보아하니 당신들이 정의와 청춘인 모양인데 요새 계속 산다산다 하더니 결국 왔구먼.  ▲정의/ 그런데 서 있을 곳도 없어 보이네.  ▲포터/ (심각한 표정으로) 그래서 당신들을 마음껏 반길 수 없는거유. 새로운 책이 오면 여기 중 누군가는 방을 빼야 한다는 거지.  ▲청춘/ (화들짝 놀라며) 그래요? 미안해서 이걸 어쩌나.    이때 구석에서 초라하고 늙은 모습의 ‘비극’이 천천히 걸어나온다. 온화한 모습이다.    ▲비극/ 아무도 자네들을 미워하지 않는다네. 마음의 양식이라는 둥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둥 우리를 떠받드는 것 같지만, 책 팔자는 주인 맘이라오. 많이 팔린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무조건 오래됐다고 책장에서 밀려나는 것도 아니고. 얼마 전 이 집에 왔던 재테크 서적은 베스트셀러라고 뻐기더니 이틀 만에 재미 없다고 어디론가 사라져 갔지.  ▲정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으로) 난 좀 다를 거유. 한국에서만 100만권이 넘게 팔렸거든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얘기는 들어보셨나 모르겠네. 소설이나 재테크 책처럼 날 취급하면 안되죠.    여기저기서 키득키득대는 소리가 들린다.    ▲포터/ (한쪽으로 뛰어가더니 ‘시간’을 두드려 깨운다) 형님 등장하실 시간이에요. 강적입니다.    ‘시간’이 천천히 일어난다. ‘정의’ 쪽을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드러누워 잠든다.    ▲정의/ (얼어붙은 목소리로) 저 분이 누구신데요?  ▲비극/ 스티븐 호킹 교수가 쓴 ‘시간의 역사’라네. 전 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 팔린 친구지. 저 친구의 유일한 문제는 어렵다는 거야. ‘역사상 가장 안 읽힌 베스트셀러’라는 칭호까지 얻었지. 주인도 몇 번 시도하다가 실패하고는 저 상태로 계속 잠만 자고 있어. 똑같은 과학책이라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화려한 사진 때문인지 열심히들 읽었는데. 쯧쯧.  ▲정의/ 그럼 처음부터 사질 말았어야죠.  ▲비극/ 어허. 책은 단순히 지식을 전파하는 도구가 아니라네. 사는 사람의 허영이나 욕망도 반영하고 있는 존재지. 남들이 읽었다면 읽어보고 싶고, 남들이 내가 그 책을 읽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원하기도 하지. 내 보기엔 자네의 정의론도 호킹의 물리학과 별로 달라보이지 않네만.    ‘정의’, 갑자기 시무룩해져 주저앉는다. 이때 ‘청춘’이 나선다.    ▲청춘/ 그럼 여기 계속 있는 책은 공통점이라도 있는 건가요?  ▲비극/ 그거야 주인 따라 다르긴 한데. (‘포터’를 가리키며) 저 친구는 형제 23명이 이 집 책장에 있어. 워낙 유명해진 덕분에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개봉 때마다 주인이 줄거리가 기억이 안 난다며 다시 꺼내지.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오만’을 쳐다보며) 저 숙녀분 역시 형제들이 다 이 집에 있지. 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제인 오스틴이거든. (‘청춘’에게 귓속말로) 오스틴이 사실은 글을 정말 못 썼고, 편집자가 엄청나게 고쳤다는 얘기를 듣고는 주인이 상심하기도 했어.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오며) 여기 이 친구는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인데. ‘청춘’ 자네의 조상쯤 되지. 물론 이 집 주인도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실제로 성공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네. 여기 이 날씬한 친구는 ‘홀로서기’라고 아주 감성이 예민해. 한때 한국에도 시집이 베스트셀러 1위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산증인이야.  ▲청춘/ (가장 위쪽을 가리키며) 저기 저분은요? 같은 분들이 여럿인데요?  ▲비극/ (‘청춘’을 손끝을 따라가다가 황급히 눈을 내리깐다) 아.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기본적으로 몇 개씩 갖게 된다는 ‘성경’이라는 분이야. 굳이 분류하자면 역사책이신데, 최소한 60억권 이상은 팔리셨다더군. 겉표지부터 가죽이신데다 지퍼로 몸을 감싸고 계셔서 대화는 주인하고만 하시지.    ‘비극’이 힘들어하며, ‘포터’를 향해 손끝을 까닥인다.    ▲포터/ 저 옆에 하얀 표지에 두꺼운 분은 ‘정석’인데, 한국 고등학생들의 필수 참고서 같은 거지. 근데 전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는 거 아니야. 4000만권쯤 팔렸고, 아직도 매년 100만권 가까이 팔리지. 머리쪽에 때가 많이 탄 것은 사람들이 매번 새로운 마음 어쩌고 하면서 처음 부분만 집중적으로 봐서 그렇대. (‘세계’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며) 아니 저 분도 아직 계셨네. 한국 자서전의 시조쯤 되는 분인데, 대기업 회장님이 쓰신 책이지. 근데 그 기업이 망하고 그러면서 절판됐다던데. 그 옆에 우울한 표정의 친구는 ‘파수꾼’. 그냥 성장소설일 뿐인데, 테러범이나 사이코패스들의 범행현장에 자꾸 발견되는 통에 괜한 오해를 사고 있는 불운한 책이지.  ▲청춘/ 저기 곰돌이 그려진 책은요?  ▲포터/ ‘곰돌이 푸’. ‘어린왕자’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같은 친구들은 다른 집에서는 애들이 크면 다 버리던데, 이 집 주인은 시집올 때 가져왔거든.  ▲청춘/ 저런 동화책들은 얼마나 좋을까요. “그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뻔한 얘기만 해도 다들 예뻐라 하잖아요.  ▲포터/ 그게 그렇지가 않더라고. 쟤 결말이 크리스토퍼 로빈이 크면서 더 이상 푸와 숲속 친구들을 찾지 않게 되는 거더라고. 사실 백설공주도 원래는 왕비를 데려다가 뜨거운 불판에서 맨발로 춤을 추게 했다나 뭐라나.    이 때 ‘정의’가 벌떡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나온다.    ▲정의/ 다 좋은데 쟤는 도대체 뭡니까. (정의가 가리킨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물방울’이 있다.) 만화책 나부랭이는 왜 있는거죠?  ▲포터/ (‘물방울’ 쪽으로 뛰어가 앞을 가리고 ‘정의’를 향해 혀를 내민다.) 너도 정신 차리려면 멀었다. 책의 가치는 주인이 정하는 거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지금까지 와인에 대한 어떤 책도 얘만큼 많은 정보를 주진 못했다구. 니가 아무리 베스트셀러라도, 팔리는 순간 니 운명은 주인 맘이야. 주인이 외면하면 넌 그냥 종이쪼가리라니까.    이때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책들 황급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순식간에 암전된다.    #3.    잠옷 차림의 혜진 들어와 불을 켠다. 책장을 살핀다.    ▲혜진/ 잠이 안 오는데 책이나 읽어야지. (구석에서 ‘시간’을 발견한다.) 이 책이 아직도 있었네. (웃음) 오랜만에 한번 다시 도전해 볼까. 뭐 읽다 보면 잠이라도 오겠지.    혜진 불을 끄고 시간을 들고 퇴장한다. (끝)   ※도움말 주신 분 :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 북마스터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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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유일의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는 ‘수학의 정석’

    국내 유일의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는 ‘수학의 정석’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그대의 돈을 책 사는 데 써라. 황금과 지성을 얻을 것이다.’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  책처럼 나쁜 평가를 찾아보기 힘든 존재도 없다. TV와 게임이라면 기겁하던 부모들도 책을 읽는 자식의 모습에 흐뭇해하고, 책을 읽는다고(물론 수업시간에 교과서 이외의 책을 보는 것은 예외다) 혼나는 경우도 드물다.  책은 하나의 활자로 똑같이 찍혀 나오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 그 가치가 수도 없이 달라지는 독특한 존재다. 책을 통해 성공의 실마리를 잡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책을 뒤적이는 사람이 있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책을 사 모으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책에는 ‘베스트셀러’라는 왕관이 씌워진다. 베스트셀러에는 시대와 유행이 반영된다. 1980년대 초반 시(詩)의 시대를 거쳐, 2000년대에는 경영학 책이 각광받았고 최근에는 인문학책이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상인터뷰 ‘Who & What’(후 앤드 왓) 이번 회에서는 어느 직장 여성의 서재에 꽂혀 있는 베스트셀러들이 새로운 친구를 맞게 되면서 벌이는 소동을 희곡 형식으로 풀어 봤다. 출간 당시에 주목 받은 책들이 실제로는 어떤 애환을 겪는지, 또 시간이 흘러가며 잊혀지는 책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들어 봤다.    ========================================================================  ●등장인물  -장혜진. 책을 좋아하는 32세 직장 여성. 빌려서 보기보다는 직접 사서 소장하는 스타일    ●등장도서  -정의란 무엇인가(정의)/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  -아프니까 청춘이다(청춘)/ 김난도/ 쌤앤파커스/ 2010  -셰익스피어 4대 비극(비극)/ 찰스 램/ 성우/ 1984  -곰돌이 푸(푸)/ 앨런 밀른/ 아름드리/ 1995  -시간의 역사(시간)/ 스티븐 호킹/ 청림출판/ 2000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 스티븐 코비/ 김영사/ 1994  -신의 물방울(물방울)/ 기바야시 신/ 학산문화사/ 2007  -오만과 편견(오만)/ 제인 오스틴/ 민음사/ 2003  -호밀밭의 파수꾼(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문예출판사/ 1998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세계)/ 김우중/ 김영사/ 1989  -수학의 정석(정석)/ 홍성대/ 성지사/ 1992  -성경/ 모세 외/ 성서원/ 2008  -해리포터 시리즈(포터)/ J.K.롤링/ 문학수첩/ 1999  -홀로서기/ 서정윤/ 청하/ 1987  -그 외 책들    ●시간=2011년 5월 15일 저녁부터 이튿날 새벽 1시 무렵    ●장소=책장 여럿과 책상 하나로 가득 찬 좁은 방. 책장은 빼곡히 차 있고, 책상 위에는 컴퓨터가 놓여 있다.    #1  저녁 7시. 외출을 다녀온 혜진이 방으로 들어서며 불을 켠다. 손에 든 종이가방에서 책(정의, 청춘)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이어 책장을 둘러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혜진/ 책을 더 이상 꽂을 공간이 없잖아. 정리해서 될 일이 아니네. 다음 주에 회사에서 바자회를 한다는데 좀 내놔야겠네.    손에 종이가방을 든 채로 불을 끄고 방을 나간다.    #2.  밤 11시. 천천히 불이 켜진다. 책장에서 책들이 하나둘씩 등장해 새로 온 책들 쪽으로 다가간다.  ▲포터/ (촐싹대며) 또 왔어. 어떻게 밖에 나가기만 하면 새 책을 사 갖고 오냐. 내일이면 누군가 쫓겨나겠는데.  ▲정의/ (천천히 일어서 주변을 둘러본 후 딱딱한 목소리로) 서점에 나가는 순간 입양될 거라고 하더니 정말 그러네. 하루 만에 팔려오다니. 안 그래, 청춘?  ▲청춘/ (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생각보다는 책이 많네. 주인이 책을 좋아하나 봐. (포터를 쳐다보며) 거기 안경 낀 학생. 이 집 분위기는 어때?  ▲포터/ (순간 멈칫하며) 학생이라니. 이래 봬도 당신보다 열살 이상 위라구. 뭐 아무튼 살을 부대끼며 계속 살게 될 테니 그 정도로 하고. 이 집 주인은 회사원인데, 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우. 보아하니 당신들이 정의와 청춘인 모양인데 요새 계속 산다산다 하더니 결국 왔구먼.  ▲정의/ 그런데 서 있을 곳도 없어 보이네.  ▲포터/ (심각한 표정으로) 그래서 당신들을 마음껏 반길 수 없는거유. 새로운 책이 오면 여기 중 누군가는 방을 빼야 한다는 거지.  ▲청춘/ (화들짝 놀라며) 그래요? 미안해서 이걸 어쩌나.    이때 구석에서 초라하고 늙은 모습의 ‘비극’이 천천히 걸어나온다. 온화한 모습이다.    ▲비극/ 아무도 자네들을 미워하지 않는다네. 마음의 양식이라는 둥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둥 우리를 떠받드는 것 같지만, 책 팔자는 주인 맘이라오. 많이 팔린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무조건 오래됐다고 책장에서 밀려나는 것도 아니고. 얼마 전 이 집에 왔던 재테크 서적은 베스트셀러라고 뻐기더니 이틀 만에 재미 없다고 어디론가 사라져 갔지.  ▲정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으로) 난 좀 다를 거유. 한국에서만 100만권이 넘게 팔렸거든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얘기는 들어보셨나 모르겠네. 소설이나 재테크 책처럼 날 취급하면 안되죠.    여기저기서 키득키득대는 소리가 들린다.    ▲포터/ (한쪽으로 뛰어가더니 ‘시간’을 두드려 깨운다) 형님 등장하실 시간이에요. 강적입니다.    ‘시간’이 천천히 일어난다. ‘정의’ 쪽을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드러누워 잠든다.    ▲정의/ (얼어붙은 목소리로) 저 분이 누구신데요?  ▲비극/ 스티븐 호킹 교수가 쓴 ‘시간의 역사’라네. 전 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 팔린 친구지. 저 친구의 유일한 문제는 어렵다는 거야. ‘역사상 가장 안 읽힌 베스트셀러’라는 칭호까지 얻었지. 주인도 몇 번 시도하다가 실패하고는 저 상태로 계속 잠만 자고 있어. 똑같은 과학책이라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화려한 사진 때문인지 열심히들 읽었는데. 쯧쯧.  ▲정의/ 그럼 처음부터 사질 말았어야죠.  ▲비극/ 어허. 책은 단순히 지식을 전파하는 도구가 아니라네. 사는 사람의 허영이나 욕망도 반영하고 있는 존재지. 남들이 읽었다면 읽어보고 싶고, 남들이 내가 그 책을 읽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원하기도 하지. 내 보기엔 자네의 정의론도 호킹의 물리학과 별로 달라보이지 않네만.    ‘정의’, 갑자기 시무룩해져 주저앉는다. 이때 ‘청춘’이 나선다.    ▲청춘/ 그럼 여기 계속 있는 책은 공통점이라도 있는 건가요?  ▲비극/ 그거야 주인 따라 다르긴 한데. (‘포터’를 가리키며) 저 친구는 형제 23명이 이 집 책장에 있어. 워낙 유명해진 덕분에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개봉 때마다 주인이 줄거리가 기억이 안 난다며 다시 꺼내지.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오만’을 쳐다보며) 저 숙녀분 역시 형제들이 다 이 집에 있지. 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제인 오스틴이거든. (‘청춘’에게 귓속말로) 오스틴이 사실은 글을 정말 못 썼고, 편집자가 엄청나게 고쳤다는 얘기를 듣고는 주인이 상심하기도 했어.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오며) 여기 이 친구는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인데. ‘청춘’ 자네의 조상쯤 되지. 물론 이 집 주인도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실제로 성공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네. 여기 이 날씬한 친구는 ‘홀로서기’라고 아주 감성이 예민해. 한때 한국에도 시집이 베스트셀러 1위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산증인이야.  ▲청춘/ (가장 위쪽을 가리키며) 저기 저분은요? 같은 분들이 여럿인데요?  ▲비극/ (‘청춘’을 손끝을 따라가다가 황급히 눈을 내리깐다) 아.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기본적으로 몇 개씩 갖게 된다는 ‘성경’이라는 분이야. 굳이 분류하자면 역사책이신데, 최소한 60억권 이상은 팔리셨다더군. 겉표지부터 가죽이신데다 지퍼로 몸을 감싸고 계셔서 대화는 주인하고만 하시지.    ‘비극’이 힘들어하며, ‘포터’를 향해 손끝을 까닥인다.    ▲포터/ 저 옆에 하얀 표지에 두꺼운 분은 ‘정석’인데, 한국 고등학생들의 필수 참고서 같은 거지. 근데 전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는 거 아니야. 4000만권쯤 팔렸고, 아직도 매년 100만권 가까이 팔리지. 머리쪽에 때가 많이 탄 것은 사람들이 매번 새로운 마음 어쩌고 하면서 처음 부분만 집중적으로 봐서 그렇대. (‘세계’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며) 아니 저 분도 아직 계셨네. 한국 자서전의 시조쯤 되는 분인데, 대기업 회장님이 쓰신 책이지. 근데 그 기업이 망하고 그러면서 절판됐다던데. 그 옆에 우울한 표정의 친구는 ‘파수꾼’. 그냥 성장소설일 뿐인데, 테러범이나 사이코패스들의 범행현장에 자꾸 발견되는 통에 괜한 오해를 사고 있는 불운한 책이지.  ▲청춘/ 저기 곰돌이 그려진 책은요?  ▲포터/ ‘곰돌이 푸’. ‘어린왕자’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같은 친구들은 다른 집에서는 애들이 크면 다 버리던데, 이 집 주인은 시집올 때 가져왔거든.  ▲청춘/ 저런 동화책들은 얼마나 좋을까요. “그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뻔한 얘기만 해도 다들 예뻐라 하잖아요.  ▲포터/ 그게 그렇지가 않더라고. 쟤 결말이 크리스토퍼 로빈이 크면서 더 이상 푸와 숲속 친구들을 찾지 않게 되는 거더라고. 사실 백설공주도 원래는 왕비를 데려다가 뜨거운 불판에서 맨발로 춤을 추게 했다나 뭐라나.    이 때 ‘정의’가 벌떡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나온다.    ▲정의/ 다 좋은데 쟤는 도대체 뭡니까. (정의가 가리킨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물방울’이 있다.) 만화책 나부랭이는 왜 있는거죠?  ▲포터/ (‘물방울’ 쪽으로 뛰어가 앞을 가리고 ‘정의’를 향해 혀를 내민다.) 너도 정신 차리려면 멀었다. 책의 가치는 주인이 정하는 거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지금까지 와인에 대한 어떤 책도 얘만큼 많은 정보를 주진 못했다구. 니가 아무리 베스트셀러라도, 팔리는 순간 니 운명은 주인 맘이야. 주인이 외면하면 넌 그냥 종이쪼가리라니까.    이때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책들 황급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순식간에 암전된다.    #3.    잠옷 차림의 혜진 들어와 불을 켠다. 책장을 살핀다.    ▲혜진/ 잠이 안 오는데 책이나 읽어야지. (구석에서 ‘시간’을 발견한다.) 이 책이 아직도 있었네. (웃음) 오랜만에 한번 다시 도전해 볼까. 뭐 읽다 보면 잠이라도 오겠지.    혜진 불을 끄고 시간을 들고 퇴장한다. (끝)    ※도움말 주신 분 :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 북마스터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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