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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밌軍! 편견깼軍! 공감가는軍!

    재밌軍! 편견깼軍! 공감가는軍!

    “알랑가 몰라 왜 입대해야 하는지, 전역하면 젠틀맨.” 병영 생활의 애환을 묘사한 군의 패러디 동영상들이 잇따라 주목받고 있다. 공군이 지난 2월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을 패러디한 홍보 동영상 ‘레밀리터리블’을 인터넷에 공개해 인기를 끌자 육군도 이에 뒤질세라 지난 14일 인기 가수 싸이의 뮤직비디오 ‘젠틀맨’을 패러디한 ‘젠틀병’을 내놓았다. 군 패러디 영상물의 인기는 재미없고 딱딱한 이미지와 폐쇄적 계급 문화의 대명사였던 군 생활을 비트는 유머 코드가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젠틀병 동영상은 공개된 지 열흘째인 24일 현재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조회 수 12만건을 넘어섰고 네이버 TV캐스트에서도 5만 7000여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싸이의 젠틀맨을 패러디한 여러 동영상 가운데 단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공군의 레밀리터리블은 공개 3개월여 만에 조회 수 490만건을 넘었다. 육군 관계자는 “군 생활은 따분하고 힘들기만 하다는 편견을 깨뜨리고 군의 유쾌하고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기획했다”고 밝혔다. 군 패러디 동영상은 군내 상급자와 하급자의 갈등 관계, 병영 생활의 어려움을 재치 있게 담아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젠틀병 동영상에서는 탤런트 출신인 장현태(26) 상병이 주인공인 ‘젠틀병’ 역할을 맡아 머리 감는 선임병에게 샴푸를 뿌리고 전우들이 TV를 보는데 TV 코드를 뽑는 등 젠틀맨 뮤직비디오 싸이처럼 악동 짓을 해 웃음을 유발한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겁다. 유튜브에 달린 200여건의 댓글 가운데 대부분이 “육군은 무섭다는 틀을 깨주는 화끈한 영상”, “가사도 절묘하고 원작보다 휠씬 건전하고 부담스럽지도 않다” 등의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군 당국의 이 같은 시도는 군이라는 특수 집단을 인기 영화나 뮤직비디오 같은 보편적 콘텐츠를 통해 여과없이 묘사했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군이 그동안 폐쇄적이고 고압적인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서열이나 계급문화 자체가 대중을 자극하는 유머 코드여서 폐쇄적인 집단인 군을 뒤집거나 비틀어 재미를 유발하는 요소들이 무엇보다 크다”면서 “특히 집단으로서의 군 장병들이 딱딱 떨어지는 군무 동작이 가능하다는 점은 외국인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군에 간 자식들을 둔 부모 세대에게 군이 자신들이 겪었던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공간이 아니라는 점을 홍보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정도로 변화된 사회상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군에 대한 국민의 걱정이 커진 가운데 군이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는 시도는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정은 특사 방중] 시진핑, 北 애간장 태우다 마지막날 면담 허용… 군복 벗은 최룡해 ‘대화 메시지’ 효과 노린 듯

    북한 최룡해 총정치국장은 2박3일간의 중국 체류 기간 중 마지막 날인 24일 귀국 직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면담하는 데 성공했다. 방중 기간 중 차수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고 대외 활동에 나섰던 최 총정치국장은 유독 시 주석을 예방하는 자리에서만 군복을 벗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북한 간부들이 흔히 입는 검은색 인민복을 착용했다. 메시지 전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딱딱한 군복을 벗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특사단 일행 가운데 인민복을 입은 것은 최 총정치국장뿐이었다. 리영길 총참모부 작전국장 등 군인은 군복을, 김성남 외무성 부상 등 민간 분야 인사들은 양복을 입었다. 이날 방중 일정의 최대 관심사는 최 총정치국장이 시 주석을 만나 친서를 전달하고 돌아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중국 측의 요구인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보니 양측이 이견을 해소하지 못해 시 주석이 특사를 접견하지 않는 방식으로 북에 대한 불만을 피력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특사 방중 이틀째인 지난 23일까지 지진 피해 지역과 군 부대 등 쓰촨(四川)성에서 시찰 활동을 벌이며 최 총정치국장과 거리를 뒀다. 이날 북한으로 가는 고려항공 특별기의 출발 시간도 당초 오후 4시로 예고됐다가 저녁 7시로 바뀌었고 다시 9시로 연기되는 등 중국이 마지막 순간까지 시 주석 면담 건을 놓고 북한의 애간장을 태웠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사단은 오후 4시 30분쯤 인민대회당으로 들어가 시 주석을 접견했으며, 이후 다시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로 돌아가 만찬을 한 뒤 공항으로 이동해 고려항공 특별기 편에 몸을 실었다. 예정에 없던 것으로 보이는 이날 만찬에 중국 측 인사가 참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김문이 만난 사람] 파독근로자기념관장 권이종

    [김문이 만난 사람] 파독근로자기념관장 권이종

    인간의 삶은 참으로 드라마틱하다. 태어난 그 자체도 경이롭고, 소리 내어 울고 웃는 것도 그렇다. 때로는 슬프고, 처절하게 고생하고, 행복하고, 보람을 느끼는 희로애락이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온몸으로 역경을 이기며 살아 왔다. 이 강산에서 태어나 저 강산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고 이제 와서 인생의 숙제를 비로소 풀어 내며 살아간다. 막장 광부에서 교수가 되기까지 참으로 굴곡진 삶이다. 눈을 감으면 그 시절이 절로 떠올라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파독근로자기념관’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롤프 마파엘 주한 독일대사, 권광수 한국파독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 연합회장 등 30여명이 참석해 기념관 개관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방 장관은 “(파독 근로자의) 피와 땀과 외화가 우리나라 산업·경제 발전에 씨앗이 돼 이렇게 잘살고 행복한 오늘날의 우리가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파독 근로자 기념관 건립은 파독 근로자들의 눈물겨운 역사와 의미를 다음 세대에까지 생생히 전할 수 있게 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가 광부,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이 독일에 파견된 지 꼭 50년이 돼 이래저래 의미가 깊은 자리였다. 1층 전시실에 들어서자 맨 처음 눈길을 끄는 글귀가 보인다. ‘당시 파독 광부의 선발 조건은 20~35세 남성이며 1년 이상 탄광 경력이 있는 자였으나 실제 경력은 거의 없다. 대학 재학생, 국회의원 비서관 등 고학력자와 그 외 여러 분야의 젊은이들이 다양한 꿈을 이루기 위해 독일행을 지원했다.’ 파독근로자기념관 권이종(73) 관장도 그런 젊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특히 그는 막장 광부로 독일에 갔다가 현지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고 귀국 후 한국교원대 교수와 한국청소년개발원장 등을 지낸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막장 광부에서 교수가 돼 화제가 된 인물이기도 하다. 기념관 개관식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오전 권 관장과 파독근로자기념관에서 만났다. 전시실에 진열된 자료들을 설명해 주면서 당시를 회상하는 눈빛이 자못 진지하다. 아울러 기념관 개관이 얼마나 뜻깊은지를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사단법인 한국파독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 연합회 상근 부회장을 맡아 2008년 연합회 창립 당시부터 준비했던 숙원 사업 중 가장 큰 일인 기념관을 이번에야 건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여 기념관 개관까지의 과정부터 먼저 물었다. “따지고 보면 독일 광부 시절 때부터 숙제였습니다. 언젠가 한국에 돌아가면 꼭 기념관을 만들어 역사의 한 페이지를 후배들에게 보여 줘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독일 정부에서 사진을 찍지 못하독록 규정했으나 몰래 사진을 찍고 고생했던 하루하루를 깨알같이 기록했습니다. 그런 것들을 모았고, 또 유물을 가진 많은 분들의 협조로 이번에 개관을 하게 됐지요. 특히 주한 독일대사관의 적극적인 도움도 있었습니다. 독일 정부에서 관련 자료를 보내 주기도 했습니다. 파독 50주년, 한·독 수교 130년에 맞춰 기념관이 들어서게 된 셈이지요.” 전시실에는 20대 초반의 권 관장이 50년 전 독일에서 남긴 기록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막장에서 써 내려간 일기, 가족이 보낸 편지, 동료와 찍은 사진과 함께 향수에 젖을 때면 반복해서 들었다는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 음반도 있다. 그는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해 이러한 자료들을 훑어보며 회상에 잠긴다. 특히 얼마 전 세상을 뜬 김태우 전 연합회장의 사진과 이야기는 살뜰히 더 챙긴다. 파독 광부는 모두 2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에 살고 있는 사람이 약 2000명, 독일에 거주하는 사람이 4000여명, 나머지는 한국에 살고 있다고 권 관장은 설명한다. 앞으로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파독 광부 출신이거나 2세, 그리고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기념관을 찾아 우의를 다지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치원 아이들이나 초·중등 학생들의 견학 장소로 활용하고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이들을 위한 숙소와 쉼터까지 만들 계획이다. 권 관장과 연합회에서는 기념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600페이지가 넘는 파독 광부 45년사를 만들어 기증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잠시 눈을 감더니 파독 광부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과 만났던 일을 떠올렸다. “1964년 12월이었습니다. 박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독일을 방문했을 때 저희 광부들을 초청했지요.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독일 정부 관계자에게 한국에서 온 광부들을 외교관 신분으로 해줄 것을 요청했고 육 여사는 이역만리에서 고생한다며 한없이 울었습니다. 광부들도 애국가를 부르며 모두 울었지요. 저는 그날 이후 애국가 대신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부르며 향수를 달랬습니다.” 권 관장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때 민간인 대표 자격으로 초청을 받았다. 이때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 떠올라 감개무량해져 역시 애국가를 부르지 못했다. 광부에서 교수가 된 자신의 인생역정도 그 순간 봇물처럼 한꺼번에 머릿속에 밀어닥쳤다. 파독 광부의 역사를 잠시 되짚어 보면 이렇다. 한국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던 1960년대 초. 마땅한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인력을 수출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정부는 독일 측과 광부 파견을 타진한 결과 1963년 첫 파독을 성사시켰다. 제1차 광부협정으로 1963년 12월 21일부터 1966년 7월 30일까지 2419명이 건너갔고 1967년부터 1969년 사이에는 이른바 ‘동백림 사건’으로 잠시 중단됐다가 제2차 협정으로 1970년 2월부터 재개됐다. 이들이 흘린 땀은 조국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루는 초석이 됐다. 권 관장은 1940년 전라북도 장수 오지인 초장 마을에서 태어났다. 현재 이 마을 입구에는 ‘권이종 박사가 태어난 곳’이라는 기념석이 세워져 있다. 어릴 적 꿈은 학교 선생님이었다. 하지만 지독한 가난 때문에 하고 싶은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산에서 나무를 베어다가 장작을 만들어 파는 일, 그리고 신문 배달하는 것이 더 우선이었다. 때로는 닭 서리, 수박 서리, 버스 무임승차 등도 하며 가난을 이겨 내려 발버둥을 쳤다. 1961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 군에 입대했다. 3년 복무를 마치고 고향에 돌아왔지만 기다리는 것은 가난한 농사일밖에 없었다. 그래서 친척의 권유로 서울로 와 을지로 입구 건축 공사현장에서 막노동을 시작했다. 어느 날 함께 일하던 한양대 공대생이 “권형, 나하고 독일에 갈 생각 없소”라면서 당시 5급 공무원 월급(3600원)의 10배나 되는 고액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이렇게 해서 1964년 10월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현지에 도착한 권 관장 일행은 4주간의 독일어 교육과 3개월간의 현장 실습을 받은 뒤 메르크슈타인 지역 아돌프 탄광에 배속받았다. 이때부터 ‘파독 광부’라는 낯선 호칭으로 지하 1000여m까지 파고들어가 석탄을 캐는 막장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그는 이곳에서 동료의 죽음을 목격했고 또한 자신도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 “일단 갱도에 한 번 들어가면 작업이 끝날 때까지 나올 수 없었고 식사는 과일 한두 개와 딱딱한 독일 빵이 전부였지요. 이런 곳에서 ‘코드넘버 1622’의 이름으로 석탄 가루 묻은 빵을 씹으며 3년을 지냈어요. 지하 갱도에서 일해 본 사람이 아니고서는 맑은 공기와 밝은 햇빛의 진정한 고마움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독일의 아침 인사는 ‘구텐 모르겐’(Guten Morgen)이다. 하지만 광산촌 지하 갱도에서의 아침 인사는 따로 있다. 각종 사고로 언제 어떻게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할지 모르기 때문에 행운을 가지고 올라오라는 뜻으로 낮이건 밤이건 항상 ‘글뤼크 아우프’(Gluck Auf)라는 인사를 한다고 권 관장은 말했다. 그만큼 하루하루가 불안한 날의 연속이라는 뜻이다. 권 관장은 파독 한국 광부들은 ‘동백 아가씨’, ‘비 내리는 고모령’, ‘꿈에 본 내 고향’ 등을 부르며 시름을 달래다가 스스로 ‘광부의 노래’를 만들어 불렀다고 회상했다. ‘이역 땅 머나먼 길 떠나오던 그날에, 희망도 부풀었고 눈물짓던 그날에, 지친 몸 부여안고 베갯머리 적시며, 눈물도 말랐더냐 한숨 서러워~.’ 그렇게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귀국을 며칠 앞두고 양어머니나 다름없이 친하게 지내던 로즈 마리 부인의 적극적인 권유로 독일에 남아 공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헨공대 교원대학에 진학한 그가 어릴 적 꿈인 교사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도 이때였다. 이 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6년 만에 귀국길에 올라 오늘에 이르렀다. 유학 시절 만난 한국인 여학생과 결혼해 슬하에 4명의 자녀를 두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는 “광부에서 교수까지 됐으니 내가 가장 출세한 놈이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권이종 관장은 1940년 전북 장수에서 태어나 전주 신흥고를 졸업했다. 군 복무를 마친 후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다 1964년 독일로 건너가 메르크슈타인 아돌프 광산에서 3년간 일했다. 그 후 독일 아헨공대 교원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마쳤다. 최초로 한국 학교를 설립하는 등 청소년 운동에 힘을 쏟기도 했다. 독일 생활을 마감하고 귀국한 후에도 청소년 운동과 교육 발전에 많은 활동을 했다. 문화관광부 청소년정책자문위원, 한국청소년연구소 연구위원, 한국간행물윤리위원, 대통령자문기구 청소년보호위원, 서울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소장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교원대 명예교수와 한국파독근로자기념관 관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국가발전과 사회교육’, ‘청소년지도의 실제’, ‘유럽 주요국 교육제도’, ‘맴도는 아이, 방황하는 부모’, ‘청소년의 두 얼굴’, ‘청소년학개론’, ‘파독광부 백서’, ‘독일에서 흘린 눈물’, ‘막장 광부 교수가 되다’ 등이 있다.
  • 김영민 특허청장 청바지 차림 왜?

    김영민 특허청장 청바지 차림 왜?

    김영민 특허청장이 청바지를 입고 젊은이들과의 현장 소통에 나섰다. 김 청장은 21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역삼동 큐브아고라 강남점에서 열린 지식재산 토크 콘서트 ‘청바지’(청년들이 바라보는 지식재산)에 참석해 창조경제와 지식재산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날 출연을 위해 20여년 만에 청바지를 새로 구입하기도 했다. 김 청장이 청바지를 입고 나선 것은 미래 지식재산사회의 주역인 젊은이들에게 지식재산의 역할과 중요성을 일깨워 주기 위해서다. 청바지는 젊음과 자유, 열정, 개성을 상징하는데 용도를 바꿔 가장 성공한 제품으로서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회자된다. 재질이 단단하고 잘 닳지 않는 천을 이용해 작업복(청바지)으로 만들어 골드러시에 대성공을 한 뒤 현재는 패션산업으로까지 성장했다. 김 청장은 200여명이 참석한 토크 콘서트에서 어렵고 딱딱한 주제인 지식재산에 대해 전문가답게 현장감을 곁들여 쉽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김 청장은 “이공계 대학생, 미취업자 등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도전할 수 있는 세대라는 점에서 흥미가 있었다”면서 “일상에서의 불편함이나 필요성에서 나온 작은 아이디어가 거대한 물결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앤젤스 셰어’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앤젤스 셰어’

    10여년 전, 런던 피카디리역 근처의 극장에서 켄 로치의 ‘해맑은 열여섯살’을 보았다. 영화가 시작되고, 스크린 위로 특이한 문구가 보였다. 로치 왈, 15분 정도만 영어 자막을 제공하겠다는 거였다. 주인공인 스코틀랜드 소년과 주변 인물의 영어 발음은 런던 사람들의 그것과 비교해 확연하게 달랐다. 그런데 왜 일부 자막만 제공한다는 걸까. 감독의 의도는 듣지 못했으나 짐작은 가능했다. 16살 생일에 출소하는 어머니와 살고 싶어서 돈을 모으려 애쓰는 소년은 하층민이다. 소년은 문제아로 취급받지만, 감독의 눈에 그는 풋풋하고 착한 열여섯살 소년이다. 로치는 다음과 같이 말하는 듯했다. “소년을 타인으로 보지 말 것이며, 소년의 말을 귀 기울여 들을 것이며, 소년의 마음 가까이 먼저 다가섰으면 좋겠다.” ‘해맑은 열여섯살’의 제작 당시 영화의 제목을 딴 ‘식스틴 영화사’가 설립됐다. 영화와 인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회사명인 셈이다. 이후 식스틴 영화사는 로치의 영화를 전담하고 있으며, 신작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도 마찬가지다. 각본을 쓴 폴 래버티는 로치와 15년 넘게 동료로 활동 중인 작가이자 스코틀랜드인이다. ‘앤젤스 셰어’는 서로 훌륭한 동반자인 두 사람이 오랜만에 스코틀랜드로 돌아가 만든 작품이다. 영화를 본 일부 평자는 로치의 영화가 유쾌해서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멍청한 소리가 아닐 수 없다. 그들은 언제나 사회정치적인 영화를 만드는 로치의 영화가 무조건 딱딱하고 무거울 거라는 선입견만 가졌을 뿐, 정작 그의 영화가 줄곧 따뜻한 휴머니즘을 품어왔다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다. 경범죄를 저지른 사람들과 사회봉사 중이던 로비는 연인 레오니의 출산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그녀의 아버지와 오빠는 그가 밑바닥 범죄자라는 이유로 몰매질을 하고 접근조차 막는다. 로비는 사랑하는 레오니, 아기와 함께 오순도순 살고 싶다. 하지만 사회는 그의 마음을 몰라준다. 얼굴의 상처를 본 사람들은 그를 채용하는 것을 꺼리고, 사이가 틀어진 패거리 녀석들이 계속해서 시비를 건다. 몰래 런던으로 도망칠까 고민하다 마음을 바로 세운 로비는 사회봉사 관리자의 도움으로 위스키의 세계에 매료된다. 어느덧 위스키를 취미로 삼아 즐기던 그와 말썽쟁이 친구들은 급기야 근사한 사고를 치기로 작당한다. 영화의 제목은 ‘위스키를 보관하는 오크통에서 자연 증발되는 분량’을 뜻하는데, 로치는 극중 도난당하는 희귀 위스키에 같은 의미를 부여해 로비 일당을 천사의 지위에 올려놓는다. 그렇다면 로치는 도난을 정당화하는 것일까. 아니, 그가 도난을 축복할 리 만무하다. 자연이 위스키의 2퍼센트를 가져가듯, 나눔은 신과 자연의 섭리와 다름없다. 즉 로치는 로비와 친구들이 거머쥔 돈이 루저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응당 돌아갔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해맑은 열여섯살’의 소년과 ‘앤젤스 셰어’의 친구들은 일을 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다. 그들을 대변해 로치는 아무에게도 상처 주지 않는 작은 마법을 베푸는 것으로 정치적인 목소리를 낸다. ‘앤젤스 셰어’는 분배에 공평하지 않은 사회에 따진다. “일자리도 안 주면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기를 바란다면 어쩌란 말인가.” 하긴 그들이 누군가, 로빈 후드의 후예 아니던가. 영화 평론가
  • 조민규 1R ‘불꽃샷’ 매경오픈… 8언더파 선두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뛰는 조민규(25·투어스테이지)가 제32회 GS칼텍스 매경오픈 골프선수권 첫날부터 불꽃타를 휘둘렀다. 조민규는 9일 경기 성남의 남서울골프장(파72·6348m)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뽑아내 8언더파 64타로 테리 필카대리스(호주)와 공동 선두로 나섰다. 2007년 JGTO 시드를 확보한 조민규는 2010년부터 한국과 일본 투어를 오가고 있다. 2011년 JGTO 간사이오픈에서 우승한 조민규는 같은 해 매경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오르는 등 좋은 인연을 맺었다. 이번 대회가 세 번째 출전인데 지난해에는 공동 41위로 부진했다. 10번홀(파4)에서 티오프한 조민규는 첫 홀부터 버디 행진을 시작했다. 한 홀 건너 12번홀(파4)에서 7m짜리 버디를 보태는 등 전반에만 4타를 줄인 뒤 후반 들어 3번홀(파3)부터 5번홀(파4)까지 3개 홀 줄버디를 뽑아냈다. 이어 9번홀(파5)에서는 60m를 남기고 세 번째 샷을 홀 3m 가까이에 떨어뜨린 뒤 버디를 떨궈 첫날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조민규는 “원래 대회장 그린이 딱딱하고 빠른 편인데 비가 내린 덕에 그린 스피드가 느리고 부드러워져 퍼트와 아이언샷이 매우 잘됐다”며 “지난해 성적이 안 좋았는데 첫날 성적을 보니 기대가 크다. 우승 성적은 17~20언더파가 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김도훈(24)과 이경훈(22·CJ오쇼핑), 김형성(33·현대하이스코)이 5언더파 67타로 3위 그룹을 형성했고 강경남(30·우리투자증권) 등 11명이 4언더파 68타로 공동 8위다. 그러나 대회 첫 2연패와 첫 3승째를 벼르는 김비오(23·넥슨)와 김경태(27·신한금융그룹)는 각각 공동 63위(이븐파), 43위(1언더파)로 기대에 못 미쳤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서점가 ‘위대한 개츠비’ 열풍… 국내 번역본 50여종 달해

    국내 서점가가 ‘위대한 개츠비’ 열풍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불후의 장편을 쓰고 싶다”던 저자 F 스콧 피츠제럴드는 70여년 전 44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지만, 아메리칸 드림의 허망한 몰락을 그린 이 슬픈 도회 소설은 그의 사후 현대 미국 문학의 대표작으로 떠올랐다. 소설 ‘위대한 개츠비’는 지난해까지 출간된 국내 번역본만 50종이 넘는다. 1972년 정현종 시인이 취미삼아 번역한 것이 시초다. 여기에 올해 새롭게 출간되거나 출간 예정인 책만 10종을 웃돈다. 경쟁에 뛰어든 출판사는 온스토리(최성애 역·3월 11일), 탑메이드북(FL4U콘텐츠 역·3월 25일), 책만드는집(방대수 역·4월 22일), 열림원(김석희 역), 스타리치북스(표상우 역·이상 4월 25일), 미래문화사(김선 역·4월 27일), 이숲에올빼미(김욱동 역·5월 15일 예정), 보물창고(민예령 역·5월 20일 예정) 등이다. ‘위대한 개츠비’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주연을 맡은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가 이달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면서 덩달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저작권까지 소멸됨에 따라 출판사들은 저마다 이름 있는 번역자를 내세워 책값을 절반까지 떨어뜨리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업계에선 ‘레미제라블’처럼 영화의 후광효과로 올해에만 20만부 가까이 팔려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책은 소설가 김영하의 문학동네 번역본(2009년). 1920년대 문어체를 현대적인 구어체로 바꾸고 인물 캐릭터에 따라 표현을 달리했다. 번역보다 번안에 가깝다는 평가다. 2만부 이상 팔려 100권이 넘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가운데 판매 부수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최근 문학동네가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국내 수입·배급사로부터 서적 프로모션권을 따내며 화제를 모았다. 올 들어 출간된 책 가운데는 지난달 25일 열림원이 펴낸 전문번역가 김석희의 번역본이 주목받는다. 영어, 프랑스어, 일어에 능통한 김석희는 국내 최고의 번역가로 불린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허먼 멜빌의 ‘모비딕’ 등을 번역했다. 원문의 맛을 살린 번역과 유려한 문장이 강점이다. 역자의 해설도 더해졌다. 오는 15일 출간 예정인 이숲에올빼미의 ‘위대한 개츠비를 다시 읽다’는 소설과 저자에 대한 종합 분석서라 할 수 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등 미국 문학의 권위자인 김욱동 외국어대 통번역과 교수가 작품의 주제와 의미, 형식과 기교 등을 꼼꼼하게 소개했다. 김 교수는 앞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위대한 개츠비’(2003년)를 번역한 바 있다. 원문에 충실하고 주석이 풍부해 모범적인 번역이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딱딱하다는 반론도 있다. 민음사판은 17만부가 팔렸다. 김 교수는 “(위대한 개츠비는) 1920년대 미국 사회와 문화를 그대로 담고 온갖 수사법을 구사해 번역하는 일이 마치 지뢰밭을 걷는 것과 같다”면서 “번역본이 우후죽순 격으로 쏟아져 나오는 건 다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특파원 칼럼] 요즘 미국에서 해선 안 되는 농담들/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요즘 미국에서 해선 안 되는 농담들/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며칠 전 미국 연방정부 공무원 A와 점심식사 중 무심코 농담을 던졌다가 면박을 당했다. 정치, 외교 등 딱딱한 주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던 참이었다. “이 식당 빵이 너무 딱딱하게 구워졌네요”라는 A의 말을 나름대로 유머러스하게 받아넘긴답시고 “혹시 테러 폭탄 제조용 압력솥으로 요리한 게 아닐까요”라고 농담한 게 화근이었다. 바로 파안대소가 나올 줄 알았던 A의 얼굴이 순간 빵보다 더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는 정색을 하면서 “농담이라도 그런 말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경고’했다. “농담인데 뭐 어떠냐”고 항변했더니 그는 “9·11 테러 이후 우리는 테러라는 말에 아주 민감해졌고, 보스턴 테러 사건으로 더 심해졌다”면서 “아무리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나 전화통화라도 누군가 엿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A에게서 ‘옐로 카드’를 받은 얘기를 다음 날 재미교포 B에게 했다. 그랬더니 그는 “미국 내 모든 전화통화에서 대화 중 ‘테러’라는 말이 나오면 자동으로 도청되는 시스템을 연방수사국(FBI)이 가동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술 더 떴다. 그는 “물론 사실인지 확인할 길은 없다”고 여지를 뒀지만, A와 B의 얘기를 연이어 듣고 나니 등골이 오싹해졌다. 지난달 23일 센트럴플로리다대학에서는 한국계 정모 교수가 수업 중 농담을 했다가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정 교수는 자신이 낸 과제에 학생들이 힘들어하자 “너희들 다 죽어가는 표정인데, 내가 총기 난사라도 저지른 거야?”라고 했고, 한 학생이 이 발언을 학교 당국에 ‘제보’했다. 정 교수는 “당연히 농담이었다”고 항변했지만 학교 측은 “총기 난사는 농담의 소재가 될 수 없다”며 ‘강의 금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지난 2월 버지니아주에서는 초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 장난삼아 손가락으로 권총 모양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겨눴다가 정학 처분을 받았다. 3월에는 볼티모어의 7살 남학생이 빵을 입으로 갉아서 권총 모양을 만들었다가 정학을 당한 일도 있었다. 이쯤 되면 미국인들에게 ‘테러’와 ‘총’은 두려움을 넘어 경기(驚氣)를 일으키는 단어가 된 셈이다. 9·11 테러와 보스턴 테러,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등 잇단 충격적 참사가 빚어낸 트라우마다. 세계 어느 나라도 필적하기 힘든 가공할 무기를 쌓아두고 있는 미국이지만 국민이 느끼는 안전 불안감은 냉전시대보다 훨씬 심한 것 같다. 테러나 총기 난사는 전후방이 따로 있지 않고, 예측불허의 시간과 장소에서 느닷없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은 달리기 대회도 맘놓고 할 수 없고, 길거리에 버려진 주방기구 하나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나라가 됐다. 지난달 27일 켄터키 더비 마라톤에는 40여년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폭발물 우려 때문에 배낭 반입이 금지됐다. 같은 달 17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쇼핑몰 주차장에 압력솥 폭탄으로 보이는 물건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 폭발물 처리반이 출동하고 주변 교통이 전면 통제됐지만 조사 결과 진짜 압력솥으로 판명된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평소 누구보다 농담을 즐기는 미 싱크탱크 직원 C는 “이러다가 이스라엘처럼 일반 레스토랑에 들어갈 때도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고 정색을 하고 말했다. carlos@seoul.co.kr
  • 160도 시야 곤충눈 재현한 디카 렌즈 개발

    160도 시야 곤충눈 재현한 디카 렌즈 개발

    벌이나 잠자리, 개미 등 곤충의 눈은 수천~수만개의 홑눈이 겹겹이 모인 겹눈이 돌출된 형태다. 볼록한 반구(半球)에 수많은 눈이 붙어 있어 사람처럼 눈동자를 움직이지 않아도 사방을 선명하게 볼 수 있고, 지나간 사냥감도 계속해서 살필 수 있는 시야를 자랑한다. 한국인 과학자가 주도한 한·미 공동연구진이 가슴 성형 보형물로 사용되는 실리콘으로 곤충의 눈을 재현, 160도 이상의 시야를 가진 디지털 카메라 렌즈를 개발했다. ‘디지털 카메라의 혁명’으로 주목받고 있다. 송영민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신소재공학부 박사는 1일 “곤충의 겹눈 구조를 모방, 잡아당기면 늘어나는 형태의 이미지 센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2일자에 주요 논문으로 실렸다. 현재의 디지털 카메라는 렌즈 1개에 이미지 센서 1개가 연결돼 있다. 렌즈가 포착한 화상이 이미지 센서로 전달되면 이미지 센서는 이를 전기 신호로 바꿔 사람이 볼 수 있는 영상으로 재구성한다. 연구팀은 렌즈와 이미지 센서를 모두 늘어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실리콘 위에 작은 렌즈 180개를 붙인 뒤 실리콘을 반구 형태로 만들어 각각의 렌즈를 이미지 센서와 연결되게 했다. 여러 개의 홑눈이 모인 곤충의 겹눈과 같은 구조로 작은 렌즈 하나가 곤충의 홑눈 하나에 해당한다. 송 박사는 “곤충의 눈은 카메라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의 꿈이었지만, 평평하고 딱딱한 이미지 센서로는 구현할 수 없었다”면서 “늘어나는 소재를 사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카메라는 180개의 렌즈가 얻은 정보를 종합해 디지털로 만들기 때문에 가장자리가 번지거나 원근 구별이 어려운 기존의 광각 렌즈와 달리 이미지 왜곡이 없고 거리와 상관없이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디지털 카메라가 군사, 의료, 보안 등 다양한 곳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접근이 불가능한 지역을 비행하며 최대한 넓은 지역을 정찰해야 하는 무인 비행 로봇 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다. 연구에 참여한 정인화 경희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곤충 눈을 모방한 렌즈는 무게가 가벼워 탑재가 쉽고, 카메라 방향을 틀어주는 장치가 없어도 넓은 면적의 관찰이 가능해 부피 및 부품수를 줄일 수 있다”면서 “폐쇄회로(CC)TV에 사용하면 별도 부품 없이 렌즈만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脫격식’ 전화외교

    ‘脫격식’ 전화외교

    지난 12일 저녁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열린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 17층 대접견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싱긋 웃으며 윤병세 외교장관을 향해 “하이(Hi) 병”이라고 인사했다. 순간 윤 장관은 1초 정도 망설이다 “하이 존”이라고 말하며 멋적은 웃음을 지었다. 1943년생인 케리 장관과 10년 연하인 윤 장관이 서로의 ‘퍼스트 네임’을 부르며 말을 놓은 셈이다. 장관끼리의 공식 호칭은 ‘미스터, 미니스터(Minister)’다. 격식과 의전을 중시하는 국제 외교가에서 상대의 퍼스트 네임을 부르는 건 이례적이지만 친근감과 신뢰의 표시로 여겨진다. 윤 장관은 최근 사석에서 “케리 장관이 퍼스트 네임을 부를 줄 예상하지 못했다”며 “통화도 하고 두번이나 만나다 보니 친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격식 파괴의 ‘전화외교’가 윤 장관의 ‘트레이드 마크’로 뜨고 있다. 그가 지난 3월 11일 취임 후 각국 외교장관과 통화한 건 총 11차례로 사나흘에 한번꼴이다. 과거 외교장관의 전화통화는 돌발 현안이 발생할 경우 이뤄지는 게 통례였지만 밤낮을 가리지 않는 업무 스타일로 ‘올빼미’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윤 장관은 전화외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윤 장관 측은 전화외교의 효과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장관도 사람인데 자꾸 통화하고 얼굴을 봐야 신뢰가 쌓이지 않겠느냐”며 “공식 회담 전이라도 상대국 장관과의 통화 속에서 어떤 의제에 관심을 보이는지, 현안에 대한 반응을 보면 직감적으로 상대가 원하는 걸 알수 있어 협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전화외교의 관례도 변화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대개 장관 간 전화통화는 사전에 현안 점검을 거쳐 관련국 배석자를 배치하고, 의전에 따라 정해진 시간과 장소(집무실)에서 다소 딱딱하게 이뤄진다”며 “윤 장관은 낮밤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통화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지난 3일 첫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출장갔을 때 독일 외교장관과 통화했다. 독일 측의 통화 요청이 오자 윤 장관이 수락해 호텔방에서 스마트폰의 스피커를 켠 채 즉석 통화가 이뤄졌다. 독일 장관은 윤 장관의 성의 표시에 흡족해했다고 한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40분간 이뤄진 통화도 일종의 격식 파괴였다. 당초 양국이 합의했던 통화시간은 20분. 양국 장관의 발언이 물 흐르듯 계속되면서 약속된 시간을 넘겼다. 사전에 준비된 발언만 하는 중국 외교관들과 다르게 왕이 부장은 농담을 하면서도 거리낌없이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는 전언이다. 왕이 부장은 마지막에 “우리는 통화를 한 게 아니라 회담을 했다. 중국에서 얼굴보고 하는 회담을 두번째로 기록하자”고 껄껄 웃었다고 한다. 전화외교에는 ‘윤의 공식’이 있다. 한반도 주요 관련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P5)+1(유럽연합)이 먼저다. 이후 아세안 등 각 지역 기구 의장국과 거점별 주요국 장관이 통화 대상이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던 4월의 통화 의제는 북한이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KTX 불량 레일패드 근본대책 서둘러라

    KTX의 안전을 둘러싼 논란이 또 불거졌다. 2010년 개통된 동대구∼부산 간 KTX 2단계 구간 콘크리트 선로에서 4만 4000여곳의 균열이 발견됐다고 한다. 이 중 1000여곳은 하자보수 기준 0.5㎜를 넘는다. 같은 공법으로 시공된 전라선 일부 구간에서도 8200여곳의 균열이 드러났다. 최근 언론을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균열이 점점 커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궤도가 흔들려 성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광범위하게 균열이 생긴 것은 성능시험도 하지 않은 특정업체의 불량 레일패드를 무차별적으로 깔았기 때문이란 지적이 있다. 레일패드는 17t에 이르는 KTX 기관차에서 침목으로 전달되는 충격을 줄여주는 선로 밑의 고무판이다.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품이다. 시간이 흐르면 딱딱해져 충격흡수 효과가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하지만 개통 2년 5개월 만에 감사원 지적을 받고서야 30만개나 교체작업을 하고 있다니 애초부터 하자가 있었다는 방증 아닌가. KTX 1단계 구간 자문에 참여한 외국인 전문가는 설계단계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레일패드를 까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불량패드가 광범위하게 깔렸다. 그동안 관련 부처들의 무사안일과 도덕적 해이 등이 얼마나 자주 도마에 올랐는가를 떠올리면 그 이유를 금방 알게 될 것이다. 사태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구조적 문제점을 발본색원해야 한다. 특히 제조사의 품질보증서만 믿고 성능시험을 생략하는 무책임한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 특정업체가 불량패드를 장기간 독점 공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불합리한 규제와 제도가 도사리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감한 규제 혁파와 품질제일 정신에 기초한 경쟁체제 도입이 시급하다. 이달 개통 9주년을 맞은 KTX는 하루 평균 이용객이 15만명에 육박하는 국민적 교통수단이다. 그에 걸맞은 안전성이 담보돼야 한다. 일이 터질 때마다 안전운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뇌어서는 해묵은 국민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없다. 더 이상 KTX의 안전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근본대책을 서두르기 바란다.
  •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례 15건 추가 확인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은 가습기 살균제 사용으로 인한 피해사례 15건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15건 중 7건은 새롭게 피해 사례로 접수됐으며, 8건은 기존 피해 사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견됐다. 새로 들어온 7건 중 사망자가 발생한 3건의 피해자들은 모두 환경부가 유독물로 지정한 CMIT·MIT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자는 3세 남자 아이(2006년 5월)와 37세 여성(2010년 4월), 81세 여성(2010년 7월)이었다. 사망 원인은 모두 폐가 딱딱해지는 섬유화 현상이었다. 전체 15건의 추가 사례 중 사망은 4건이었다. 이로써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질병관리본부에 접수된 피해신고는 총 374건(사망 116건)으로 늘어났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사망자는 모두 2006~2011년 피해를 당했으며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이 알려진 2011년 말 이후의 피해 사례가 없었다”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피해를 조사해 아직 신고되지 않는 피해자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보호자 간병 사절”… 공공의료 모델 ‘환자안심병원’ 서울의료원 르포

    “보호자 간병 사절”… 공공의료 모델 ‘환자안심병원’ 서울의료원 르포

    가족 가운데 한명이 병원에 입원하면 집 안에 비상이 걸린다. 수술이라도 받았다면 비상의 강도는 더욱 세다. 환자 옆을 지키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갖 수발을 들어야 한다. 딱딱한 평상 같은 작은 침대에 몸을 웅크린 채 밤을 꼬박 새우기도 한다. 병실은 보호자가 가지고 온 옷가지와 칫솔 등의 생활용품이 널려 있어 지저분하다. 핵가족화에 맞벌이 부부가 많은 요즘엔 간병인을 둬야 한다. 하루에 적어도 6만원이 들어간다. 가족 모두가 정신적, 경제적 고통에 시달려야 한다. 14일 찾은 서울 중랑구 신내동 서울의료원에선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무엇보다 병실이 ‘참’ 깨끗하다. 지방의료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풍경이다. 보호자나 간병인이 없고 지저분한 각종 생활용품도 없었다. 간호사가 24시간 환자를 돌봐주는 ‘보호자 없는 병원’인 환자안심병원이기 때문이다. 가족들도 간병이 아닌 문병을 위해 병원을 찾다 보니 표정이 환하다. 김순이씨는 “간호사가 모든 걸 챙겨주니 부담도 없고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외과병동에서 만난 하한섭(73)씨가 시계를 들여다보며 “오늘은 할멈이 문병을 안 오나 보네. 하긴 와 봐야 별로 할 일도 없지”라며 웃는다. 2주 전 5시간 넘게 척추디스크 수술을 받은 하씨는 지금도 10분 이상 걷기 어렵다. 커다란 복대를 허리에 차고 있어서다. 수술 뒤 이틀 동안은 꼼짝없이 누워 있었야 했다. 하지만 혼자 있으면서도 아쉽지 않았다. 물론 하씨는 부인과 자식이 있다. 서울의료원은 지난 1월부터 총 623병상 가운데 격리 병상 등을 제외하고 39%인 180병상을 환자안심병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보호자 없는 병원을 고민하던 서울시에서 예산 36억원을 지원했다. 간호사 144명, 병원보조원 24명, 사회복지사 5명이 환자안심병원에서 일한다. 우리나라에서 간호사 한 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는 평균 17명이지만 서울의료원에선 7명에 불과하다. 환자들은 추가 비용을 낼 필요가 없다. 일종의 ‘무상 간병’인 셈이다.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휴·폐업을 놓고 공공의료원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서울시의 강력한 의지와 지원, 서울의료원의 자발적 노력과 조직 혁신 덕분에 새로운 공공의료 모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환자들은 무엇보다 엄청난 간병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당뇨 때문에 입원한 원규자(78)씨는 “자식들이 다 직장에 다니는데 개인적으로 간병인을 고용했다면 하루 6만원 이상 써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펜션을 운영하는 하씨도 “일반 병원이었다면 믿을 만한 간병인 구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할멈이 펜션을 휴업해야 했을 것”이라면서 “환자안심병원이 더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간호사들로서는 가족이나 간병인이 했던 일을 도맡아 해야 해 노동 강도는 높아졌지만 보람도 함께 커졌다. 102병동을 담당하는 최우영 수간호사는 “환자안심병원을 하고 나서 우리 병동에 욕창이 생긴 환자는 한 명도 없다”면서 “환자들에겐 ‘안심병원’이지만 간호사들로서는 ‘보람병원’”이라고 설명했다. 최 수간호사는 “일반 병실에선 환자들을 세심하게 돌보고 싶어도 그럴 시간이 없어 환자가 불만스러워한다”면서 “맡은 환자 수가 7명으로 적어 환자 상태를 더 잘 살피고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 수간호사는 “환자들에겐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게 무척 중요한데 지금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간호사들과 환자들이 가까워지면서 가족 같은 분위기가 생겨나 서로 만족감이 높다. 원씨는 “이렇게 친절한 곳은 처음 본다. 친딸보다 낫다”며 간호사 칭찬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어 “병원에서 다 돌봐주니 식구들도 마음 편하고 나도 불안한 게 없다”면서 “간호사들이 일이 많아 피곤할 것 같은데 퇴원할 때 맛있는 걸 사줘야겠다”고 말했다. 환자안심병원은 서울의료원만의 특별한 실험이다. 간병인이 아닌 간호사가 중심이다. 기존 ‘보호자 없는 병원’은 간병인을 별도로 두는 방식이다. 하지만 대부분 민간업체를 통한 위탁이다 보니 저임금 계약직만 양산하고 관리 소홀과 의료사고라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병원 입장에선 간병인이 늘어날수록 행정 비용이 증가하는데 정작 환자 입장에선 비용 절감 효과가 없다는 것도 간병인 제도의 필요성 자체를 의심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인덕 서울의료원 간호부장은 “지난해 초 박원순 시장과 김창보 시 보건정책관 등이 보호자 없는 병원 시행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고민 끝에 간호사 중심 시스템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이에 대해 “어차피 의료서비스가 핵심이라면 간호사를 직접 고용하는 것이 더 좋다”면서 “가령 미국 캘리포니아는 환자 몸에 닿는 행위는 무조건 간호사만 할 수 있도록 했고, 이를 위해 간호사 1인당 환자 수가 5명을 넘지 않도록 법으로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에서 36억원을 지원해 사업 시행을 준비할 당시엔 안팎에서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수간호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장은빈 간호사는 “내로라하는 민간 병원에서도 시도했다가 흐지부지된 걸 과연 우리가 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다”고 회상했다. 이 간호부장은 “간호사 채용을 잘 안 해주기 때문에 노동 강도가 강해지고 이직률이 높아지는 악순환을 깨고 간호사 인력을 확충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간호사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일부 취약 계층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모든 시민에게 혜택을 주는 보편복지를 구현한다는 점도 새롭다. 최대한 많은 시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성 질환이 아닌 급성 위주로 의사 판단에 따라 환자안심병원 이용 여부를 결정하며 기간은 15일로 필요 시 1주일 연장하도록 했다. 시에서 지원하는 취약 계층 대상 간병비 지원 사업을 2007년부터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병원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환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는 환자안심병원을 나머지 12개 시립병원에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김 보건정책관은 “환자안심병원은 돌봄과 치료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고민의 산물”이라면서 “간호사 수가 늘어나면 수술 후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도 서울의료원 모델을 적용한 시범 사업을 준비중이다. 새로운 공공의료 모델로 떠오를 수 있는 것이다.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간호사 이직률이 높은 점은 환자안심병원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 간호부장은 “일은 대학병원 수준이고 급여는 대학병원보다 많이 떨어져 이직률이 14%가량 된다”면서 “대규모 신규 채용을 했지만 아직도 간호 인력 정원을 못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보험에 신포괄수가제가 도입된 뒤 간호관리료 항목이 없어지면서 인건비 보조를 받을 수 없게 됐다”면서 간호관리료 항목을 되살려야 더 많은 간호사를 채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보건정책관도 “정부가 건강보험을 통해 간호사 인력 확대에 따른 인건비 지원을 복원해 줘야 간호사 급여 현실화와 근로 환경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환자들이 간호사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생기는 부작용들도 있다. 장 간호사는 “어떤 환자들은 손 하나 까딱 안 하면서 밥 달라, 커피 달라 한다”면서 “심지어 우리를 ‘아가씨’라고 부르며 다방 직원 대하듯 할 때는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환자 가족들이 사사건건 불만을 제기하면서 환자보다 더한 상전 행세를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환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범위와 한계를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책꽂이]

    우리 집은 수학 창의력 놀이터(이미경 지음, 이지스퍼블리싱 펴냄) 올해 새 수학 교과서에는 ‘스토리 텔링’ 기법이 추가됐다. 어렵고 딱딱한 개념과 공식 대신 놀면서 수학을 가르치고 배우자는 것이다. 이에 맞춰 7살 이전 아이들이 쓸 수 있도록 개발된 책이다. 저자는 그간 연구해 온 유럽식 유아 수학 학습 방식을 접목, 학습 속도에 맞춰 놀면서 자연스럽게 수학적 개념에 젖어들 수 있는 구체적인 놀이 방법과 지도 요령을 정리해 뒀다. 1만 5000원. 지금 내 아이에게 해야 할 80가지 질문(손석한 지음, 수작걸다 펴냄) 소아정신과 교수로 숱한 상담을 통해 결국 아이의 문제는 부모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부모가 의존적이거나 독단적이면 부작용이 드러나는 것이다. 이걸 해결하는 방법으로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질문 육아’다. 아이가 어떤 생각으로 무엇을 하길 원하는지 부모가 판단하지 말고 아이들과 끊임없는 대화로 풀어 나가자는 것이다. 그 질문을 80가지로 정리했다. 1만 4500원.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김숙종 지음, 연극과인간 펴냄)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으로 스타 희곡 작가 대열에 합류한 저자의 희곡집이다. 연극과 무관한 인생을 살다 어느 날 우연히 연극의 세계에 접속하게 된 저자인 만큼 어떤 사상을 들이대거나 경직된 부분이 없이 자연스럽게 극 흐름을 이끌어 나가는 힘이 돋보인다. 1만 3000원. 5%는 의사가 고치고 95%는 내 몸이 고친다(김세현 지음, 토담 펴냄) 온갖 합성 화학물질이 들어간 가공식품, 정제식품, 튀긴 음식, 육류 등 때문에 우리 몸이 망가지고 있다. 어릴 적부터 몸이 약해 온갖 약을 달고 살았던 저자가 마침내 찾아낸 것이 인체 정화 프로그램. 우리 몸은 스스로를 정화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이 힘을 이용해 독소, 지방, 노폐물을 체내에서 빼내면 된다. 어떤 단식을 해야 하며, 어떤 효소를 먹어야 하는지, 체온과 배변 문제는 왜 중요한지 등을 세세하게 설명한다. 1만 3000원.
  • 비겁하고 썩었다, 도덕 교과서는 죽었다

    초등학생들이 욕을 입에 달고 다닌다. 청소년들은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니고, 거리에 침을 뱉기 일쑤다. 부모는 식당에서 자녀가 다른 손님들이 조용히 밥 먹는 식탁 사이를 휘젓고 다녀도 제지하지 않는다. 권력자의 부정부패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도덕과 국민윤리를 배웠지만, 그와 동떨어진 채 살아가는 한국의 현실이다. ‘도덕 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김대용 지음, 살림터 펴냄)는 이런 ‘도덕적이지 않은’ 상황의 원인으로 도덕 교과서를 꼽고 문제점을 조목조목 꼬집는다. 저자는 “도덕 교육은 필요하다”면서도 도덕 교과서의 관점 때문에 비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선과 악을 철저하게 구분하는 시각이 대표적이다. “좋은 그림은 옳은 그림이어야 하고, 또 그것은 바른 그림이어야 한다”(중학교 도덕 1)는 기술은 과연 ‘옳고 바른’ 것인가. 예술을 도덕이라는 잣대로 평가할 수 있느냐는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데 예술을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구분하려 든다. 중학교 도덕 3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시장 입구에서 휴지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뇌성마비 2급 장애인은 다른 장애인을 돕고 싶어한다. 늘 즐겁고 행복한 것은 바람직한 가치를 추구하면서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교과서 속 예화 대부분이 “보통 사람으로서는 실천이 어려운, 거의 불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개인의 행복추구를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노력”을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니 “국가가 나에게 소중한 존재이고 많은 혜택을 주기 때문에 내가 국가에 대한 도리와 의무를 다해야 국가와 나의 관계가 온전해진다”(중학교 도덕 2)고 애국심을 강조해 가르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한다. 이런 기술은 결국 국가를 비판하고 감시할 ‘시민’의 책임과 의무를 간과하고, 국가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을 용인하는 ‘맹목적 국민의 육성’으로 환원될 수 있다. 책은 도덕 교과서의 어떤 부분이 사회적 강자의 편에 서고 약자에게 희생을 요구하는지, 어떻게 청소년 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부패 불감증을 키우는지 낱낱이 설명한다. “대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저자는 “그동안 학계에서 이루어낸 성과를 교과서에 담으면 된다”고 했다. 저자는 “아무리 좋은 대안을 제시해도 도덕과에서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지적하고 “현시점에서는 도덕 교과서의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도덕 교과서를 바꾸어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술지 등에 발표한 글들이라 형식은 다소 딱딱하지만 읽기 수월하고 내용을 명쾌하게 전달한다. 1만 4000원.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조선 왕실의 모든 것

    조선 왕실의 모든 것을 담은 ‘왕실문화총서’(돌베개 펴냄)가 3년간의 작업 끝에 3개 파트 9권으로 완간됐다. 패망한 왕조의 기록이라는 이유로, 왕조의 지배층이 아니라 피지배 민중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 때문에 오랫동안 방치됐던 조선 왕실 기록이 본격적인 연구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 20여년의 시간이 흐른 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학진흥사업단과 출판사의 공동 작업으로 한 차례 정리된 것이다. 이번 총서는 ‘조선 왕실의 일상’ 3권(‘조선의 왕으로 살아가기’ ‘조선의 왕비로 살아가기’ ‘조선의 세자로 살아가기’), ‘조선시대 궁중회화’ 3권(‘왕과 국가의 회화’ ‘조선 궁궐의 그림’ ‘왕의 화가들’), ‘조선왕실의 행사’ 3권(‘왕실의 천지제사’ ‘왕실의 혼례식 풍경’ ‘즉위식, 국왕의 탄생’)으로 구성돼 있다. 분야별 전문가 40여명이 집필에 참여했다. 김문식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기획, 집필 의도에 대해 “2000년 전후부터 서울을 비롯한 각급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런저런 전통 행사를 복원하는 사업들을 벌이고 있는데 가장 고급스럽고 정통적인 왕실 문화를 제대로 보여주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는 역사, 철학뿐 아니라 옷, 음식, 음악, 무용 등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한데 모여야 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심재우 한중연 한국학대학원 교수도 “왕실을 다룬다면 딱딱한 정치사를 떠올리기 쉬운데 정치가 아니라 왕실의 전반적인 상징 체계와 감수성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진정한 문화사, 일상사 연구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장엄하고도 화려한 왕실 문화를 고스란히 보여주기 위해 9권 책에 쓰인 컬러 도판만도 1844장에 이른다. 완간 기념으로 오는 27일, 5월 4일과 1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 대강당에서 저자들의 강연회도 열린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국내 연구진, 혈관 굳는 원인 발견… ‘혈관 석회화’ 치료 실마리 잡았다

    국내 연구진이 동맥경화, 당뇨 환자들의 혈관이 딱딱하게 굳는 ‘혈관 석회화’의 원인을 규명, 치료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혈관 석회화 전구(前驅)세포가 조골(造骨)세포로 분화할 경우 혈관 석회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생물학 저널 ‘플로스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혈관 석회화는 혈관에 칼슘이 쌓여 굳어지는 현상으로 동맥경화, 당뇨, 만성신부전 환자에게서 흔히 발견된다. 심장으로 혈류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협심증 환자 역시 혈관 석회화로 생명에 위협을 받는다. 김 교수는 “특정 단백질(PPAR 감마)을 활성화시키는 약물을 사용해 석회화로 딱딱해진 혈관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마스터스] 존 허, 연습 라운드서 홀인원… 대회 징크스 깨고 우승?

    ‘마스터스 주간’이 절정으로 치닫는 오거스타는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올라가고 날씨도 건조해지면서 그린 빠르기도 상상을 넘어서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그린의 잔디 길이를 3.17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빗물받이 모양의 스팀프 미터 기준으로 14∼14.4피트에 해당한다. 풀이하면, 20도 각도의 홈통을 타고 내려간 골프공이 약 4.5m 남짓을 굴러간다는 뜻이다. 페어웨이 잔디는 9.53㎜ 안팎, ‘세컨드 컷’(러프)은 3.493㎝로 짧지만 문제는 그린 바로 바깥의 ‘프린지’ 부분이다. 6.35㎜ 길이로 그린과 별반 차이가 없어 딱딱한 그린을 튀기거나 넘어선 공이 경사를 타고 내려가 벙커나 해저드로 굴러가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선수들에겐 그린 안팎이 모두 몸서리처지는 대상이다. 한편 마스터스에서는 미신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몇 가지 징크스가 있다. ‘파3 챌린지’ 우승자와 신인은 ‘그린 재킷’을 입을 수 없다는 게 그중 하나. 1970년부터 시작돼 개막 전날 오후에 치러지는 파3 챌린지 우승자가 본 대회 정상에 선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마스터스는 또 첫 출전자의 우승도 허락하지 않았다. 한국(계) 선수로는 재미교포 존 허(23)가 새 역사를 노릴 수 있다. 그런데 존 허는 지난 9일 최경주(SK텔레콤)와 연습 라운드를 돌던 중 홀인원을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6번 홀(파3·170야드)에서 7번 아이언을 잡고 친 공이 그린에 떨어진 뒤 15m가량 굴러 홀컵으로 쏙 들어갔다. 먼저 티샷한 최경주는 공을 깃대에 1m 남짓 붙였고, 존 허는 공을 친 뒤 티를 줍느라 공이 들어가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존 허는 “전에도 홀인원한 적은 있었지만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에서 홀인원을 하니 기분이 꽤 괜찮았다”고 말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인체독성 없다던 가습기 살균제도 사망자 발생”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이 9일 가습기 살균제 사고 뒤 실시된 정부조사에서 인체독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제품에서도 사망 사례가 발생했다며 가습기 살균제 독성 재평가를 촉구했다. 장 의원이 환경보건시민센터, 서울대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교실과 함께 발표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신고사례의 제품별 정밀분석 결과’에 따르면 살균제의 일종인 ‘CMIT/MIT’ 성분이 들어간 특정 회사의 제품만 사용하다 사망한 사례가 5명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의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 의심사례 접수자의 사용제품 현황’에 나온 322명의 사례를 분석한 것이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지난해 2월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 살균제 중 CMIT/MIT 성분 제품에서는 폐가 딱딱하게 굳는 폐 섬유화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한 것과 상반된다. 당시 질병관리본부는 다른 살균제인 ‘폴리헥사메틸렌 구아니딘(PHMG), 염화에톡시에틸 구아니딘(PGH)’ 성분 제품에 대해서만 폐 손상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분석 결과 CMIT/MIT 성분의 제품에서도 사망자 18명을 포함해 총 58명의 피해자가 접수됐고 특히 이 가운데 5명은 CMIT/MIT 성분의 제품만 사용했다. CMIT/MIT 성분은 사망 사례가 발견된 제품 말고도 3개의 다른 상표 제품에도 사용됐다. 다만 나머지 제품의 경우 사망한 사람들이 다른 제품과 중복 사용해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았다. 장 의원은 “CMIT/MIT의 독성은 국제학술저널과 국내학술모임에서도 확인된다”면서 “이 성분에 대한 독성 평가를 추가로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322명의 피해자가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은 모두 12개로, 이 가운데 사망자가 사용한 제품은 모두 7개다. 중복사용을 포함해 피해자들이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는 총 423개였다. 피해신고가 많은 제품은 옥시싹싹(236건)으로 사망신고도 78건이나 됐다. 이어 롯데마트 와이즐렌(46건·사망 15건), 애경 가습기메이트(43건·사망 13건) 등의 순이었다. 장 의원은 “피해신고사례에 대한 정밀조사가 신속히 이뤄져 해당 기업에 대한 법적, 행정적, 사회적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블랙 트라이앵글’ 당신의 치아 노리는 블랙홀

    ‘블랙 트라이앵글’ 당신의 치아 노리는 블랙홀

    나이가 들면 잇몸도 서서히 주저앉는다. 이처럼 잇몸이 퇴축되면서 생기는 치아와 잇몸 사이의 빈 공간을 ‘블랙 트라이앵글’이라고 한다. 블랙 트라이앵글은 단순히 미관상의 문제가 아니라 치주질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이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블랙 트라이앵글이 점차 커지면서 치주질환이 악화돼 나중에는 치아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블랙 트라이앵글은 선천적인 치아 구조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치아 노화와 관련이 있다. 노화로 잇몸이 점차 주저앉으면서 치아와 잇몸 사이의 공간이 커져 블랙 트라이앵글을 만드는데, 이 경우 치아의 길이가 길어져 보이는 게 특징이다. 이런 상태라면 치주질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징후이므로 잇몸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치주질환은 입 속의 세균에 의한 염증이 원인이다. 음식물 찌꺼기나 세균이 뭉친 끈적끈적한 치태와 치태가 딱딱하게 굳은 치석 등에 의해 염증이 생기면 잇몸과 치주인대, 치조골 등 치주조직이 손상된다. 이 때문에 잇몸이 서서히 주저앉으면서 블랙 트라이앵글이 생기는 것. 블랙 트라이앵글은 치아교정을 해도 생길 수 있다. 겹쳐 있던 치아를 가지런히 교정하면 숨어 있던 잇몸 빈 공간이 드러나게 되는데, 이런 현상은 삼각형 치아에서 잘 생긴다. 전문의들은 “잇몸이 내려앉아 치아가 길어보이거나 치아 사이에 삼각형의 틈이 생기는 경우, 잇몸이 붓고 피가 나거나 이가 흔들리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치주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치주질환과 치아교정 말고도 블랙 트라이앵글을 만드는 원인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요인은 흡연. 흡연은 치주조직을 파괴하는데, 이 때문에 잇몸이 치아를 지지하지 못해 블랙 트라이앵글이 생기게 된다. 치아를 가로로 박박 문지르는 잘못된 양치질도 잇몸을 상하게 하는 주요인이다. 크라운 등 보철물이 치아와 맞지 않거나, 시간이 지나 빈틈이 생기면 그 사이에서 세균이 번식해 잇몸이 손상되기도 한다. 또 이갈이 때문에 치경부에 무리하게 힘이 가해져 잇몸과 치아가 분리되기도 한다. 일단 퇴축이 진행된 잇몸은 원래대로 복구되지 않으므로 평소 잇몸 관리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바른 양치질이 우선이다. 칫솔질로는 부족하므로 칫솔이 닿지 않는 부분은 치실이나 치간칫솔로 꼼꼼히 닦아줘야 하며,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해 치석이 자리잡지 못하게 해야 한다. 흡연과 이갈이, 오래된 보철 등도 잇몸 건강을 해치는 요인임을 알아둬야 한다. 치주질환은 염증 치료가 우선이다. 스케일링 후 약물로 잇몸 염증을 치료한 뒤 블랙 트라이앵글을 메워 주면 된다. 블랙 트라이앵글은 레진을 붙여 빈 공간을 가려 주기도 하는데, 이 치료는 간단하지만 공간이 좁고 잇몸이 건강해야만 가능하다. 이와 달리 라미네이트나 올세라믹 같은 보철치료는 치아 겉면을 정교하게 다듬은 뒤 세라믹을 붙이는 방식으로, 공간이 넓어도 가능하며 색감이 자연스러워 선호도가 높다. 블랙 트라이앵글이 생긴 치아 부위를 삭제한 뒤 교정하듯 치아를 붙여주는 방법은 공간이 적을 때 효과적이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치아에 시린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잇몸 퇴축이 심한 경우에는 아예 잇몸 마스크를 만들어 퇴축 부위를 덮는 방식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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