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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공원 동물가족들 ‘베이비 붐’

    대공원 동물가족들 ‘베이비 붐’

    돌고래가 힘차게 물 위를 뛰어오르고 있다. 서울대공원의 봄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섰다. 캥거루와 새끼사자 등 지난 겨울 만났던 대공원 어린 식구들은 모두 튼튼하게 자라고 있었다. 잔점박이 물범을 시작으로 호랑이·늑대 등 많은 동물가족들이 새 생명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암컷을 둘러싼 수컷들의 세력 다툼도 뜨겁다. 이번 주말에는 생동감 넘치는 서울대공원에서 대자연의 숨소리를 들어보자. 그리고 돌고래처럼 힘차게 일상 속에서 뛰어올라보자.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동물 가족 이제는 봄이다. 지난 3월 몇 차례의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로 꽃망울을 활짝 터뜨리지는 않았지만, 진해 군항제 등 봄맞이 축제에는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한결 가벼워지고 화사해진 거리의 옷차림에서도 완연한 봄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동물 친구들은 어떻게 봄을 맞고 있을까. 지난해 겨울의 초입에 들러봤던 서울대공원을 다시 찾았다. ●봄은 ‘출산의 계절’ 봄이 되면 꽃과 나무의 꽃망울이 피어나고 새순이 돋아나는 것처럼 동물들에게도 새생명이 태어나는 계절이다. 겨우내 실내 사육장에서 여느 계절보다 가깝게 지내다보니 절로 ‘눈이 맞은’ 동물들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보통 동물들의 발정기가 2∼5월에 집중되기 때문에 봄에 새끼를 낳거나 임신을 하는 동물들이 늘어난다.”고 설명한다. 올해 서울대공원에서 가장 먼저 태어난 동물은 천연기념물 제331호로 지정된 잔점박이 물범. 따뜻한 바닷가에 주로 사는 잔점박이 물범은 다 자라면 몸길이 1.4m에 몸무게 90㎏ 정도로 바다표범 가운데 가장 작은 편이다. 지난 2월 암컷 한 마리가 먼저 태어났고 뒤이어 지난달 수컷 한 마리도 태어났다. 멸종 위기에 처해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을 한 팀버늑대의 출산도 관심을 모은다. 서울대공원 동물연구실 종보전팀은 지난 1월 인공수정에 성공한 암컷이 하루빨리 몸을 풀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시베리아 호랑이, 사자, 코요테 등 16종 28마리의 암컷이 임신중인 것으로 알려져 다음 달까지 ‘베이비붐’이 계속될 예정이다. ●내가족 지켰건만….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동물원 들소사에 있는 마콜(소과 동물) 수컷은 소중한 가족을 지키려다 뿔을 잃어버린 뒤 가족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생김새가 비슷한 히말라야타알이 이웃해 있는 암컷 마콜에 구애를 하자 화가 난 수컷 마콜이 뿔로 위협을 하면서 히말라야 타알을 견제했다. 그러던 어느날 흥분한 수컷 마콜이 튼튼한 나무우리를 뿔로 들이받아 뿔이 뽑히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 뒤 한달 정도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다시 우리로 돌아간 수컷 마콜은 아끼던 가족으로부터 냉대와 공격을 받게 됐다. 뿔도 없고 한달여 동안 떨어져 있다 보니 암컷과 새끼가 수컷을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도권 쟁탈도 치열 주도권 쟁탈도 치열하다. 겨우내 부쩍 자란 새끼 동물들이 아버지 세대 동물들에 도전을 하는 까닭이다. 유럽 들소가 바로 그 경우다. 지난해 봄 부쩍 자란 ‘장남’ 유럽 들소는 힘이 부치는 ‘아버지’ 들소를 밀어내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서로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고 1.5m에 이르는 우리를 껑충껑충 넘어다니기까지 했다. 결국 동물원측은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장남’들소를 보다 튼튼한 우리에 따로 격리 수용하기에 이르렀다.1년 넘게 ‘독방 수용’처분을 받고 있는 셈이다. ●아기동물들 겨우내 무럭무럭 지난 겨울 만나봤던 아기동물들은 겨우내 튼튼하게 잘 자라나 있었다. 어미로부터 버림받아 인공 포육장에서 작은 바구니를 침대삼아 자라던 아기 캥거루 ‘캥숙이’는 ‘루사’라는 이쁜 새이름을 갖게 됐다. 또 ‘루미’라는 비슷한 처지의 동생을 만나 겨우내 함께 컸다. 두 아기캥거루는 이제 우유를 떼고 풀과 당근 등으로 구성된 이유식을 먹고 있었다. 사육사 한효동씨는 “두 녀석 모두 건강하게 자랐기 때문에 다음달 말쯤 무리로 되돌려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공 포육장에 함께 있던 아기 사자 남매도 다리가 튼튼해지고 덩치도 듬직해졌다. 서로 장난을 하는 모습도 ‘동물의 제왕’답게 늠름하고 힘이 넘친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최고스타 자리를 놓치지 않는 아기 오랑우탄 보미는 10일 드라마 대장금에 출연한 아역탤런트 조정은양과 잠실경기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두산의 홈경기에서 시구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봄엔 식물들도 활짝 서울대공원에는 동물들과 함께 식물들도 봄맞이 소식을 전한다.5일까지는 토피어리, 야생화, 난초 등이 전시되는 ‘봄맞이 웰빙식물전’ 행사가 열린다. 좁은 공간에서도 키울 수 있는 화초들이 전시, 판매된다.4월에는 ‘허브축제’와 ‘장미축제’도 열린다.11월까지는 서울대공원 삼림욕장에서 숲해설가가 함께하는 삼림욕 프로그램인 ‘파란하늘과 푸른숲으로의 여행’도 진행한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몸값 왕’은 10억짜리 로랜드 고릴라 “호랑이가 비쌀까, 돌고래가 비쌀까.” 서울대공원이 보유한 296종 2372마리의 동물 가운데 가장 ‘몸값’이 높은 동물은 어떤 것일까. 정답은 나이지리아·카메룬·콩고 등 서아프리카 낮은 지대의 열대우림에서 건너온 ‘로랜드 고릴라’. 현재 로랜드 고릴라는 10억원 정도로 평가된다. 전세계적으로 500여마리밖에 남지 않은 희귀종이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은 희귀하거나 지능이 높을수록 높은 가격이 형성된다.”고 설명한다. 또 사람 나이로 20∼30대에 해당하는 동물들이 새끼나 늙은 동물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다. 특별히 관리할 필요도 없고 번식을 통해 새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능이 높은 오랑우탄이나 돌고래 등이 1억 5000만∼2억여원선의 높은 가격에서 거래된다. 재두루미나 황새 등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조류도 1억원 이상을 호가한다. 이들에 비해 호랑이나 사자는 3000만원 선으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들소나 사슴류 역시 1000만∼5000만원 사이에서 가격이 형성된다. 파충류도 10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된다. 일반적으로 근친교배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동물원들은 동물을 교환하거나 매매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서울대공원의 경우 10여마리를 팔거나 교환했다. 매매거래의 경우 전체 몸값의 10∼20%정도가 운송료와 보험료로 포함된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덩치 크지만 시선만 제압하면 ‘OK’ “코끼리를 예뻐해주시는 만큼 우리 막내 사육사들도 예뻐해주세요.” 서울대공원에서 가장 생기 넘치는 곳은 코끼리가 있는 대동물관이다. 동물원 78명의 사육사 가운데 ‘홍일점’인 김진아(23·서울 성북구 정릉동)씨와 ‘막내’인 박광식(26·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씨가 20대 특유의 생기발랄함을 맘껏 발산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국내 첫 여자 코끼리사육사”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김씨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탄생한 여자 코끼리 사육사”라고 소개한다. 중부대 애완동물자원학과 00학번인 김씨는 지난해 4월 대학 졸업 직후 대공원 코끼리 담당으로 취업했다.“대학 재학중 대공원으로 실습왔을 때 담당했던 코끼리를 잊을 수 없었다.”는 김씨는 “코끼리는 덩치가 커 먹이나 배설량이 엄청나지만 일이 즐겁기만 하다.”고 말한다. 오전 7시쯤 출근해 배설물을 치우고 코끼리에게 먹이를 준 뒤 적당한 운동을 시켜주는 것이 김씨의 오전일과. 간단히 샤워를 하고 오후 2시와 4시 관람객들을 위해 설명회를 하고 코끼리에게 먹이를 주면 하루는 쏜살같이 지나간다. 코끼리를 다시 사육장에 넣고 먹이를 충분히 준 뒤 퇴근하면 온몸은 녹초가 된다. 김씨는 “코끼리의 덩치가 커서 항상 몸조심을 해야 하지만 코끼리를 똑바로 바라보며 시선만 제압하면 별 문제 없다.”면서 “이젠 먹이를 주지 않고 불러도 내 목소리를 알아들을 만큼 친해졌다.”며 웃는다. ●박씨,“공부하는 사육사 될 것” 박씨는 올 1월 입사해 김씨의 후배지만 사육사 경력으로만 보면 훨씬 선배다. 에버랜드에서 사육사로 1년6개월가량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서울대공원은 다른 동물원과는 달리 한 동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점이 좋다.”는 박씨는 사육사로 일하면서 얻은 경험을 통해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고 싶은 욕심도 갖고 있다. 상지대 동물자원학과를 졸업한 그는 학부 때부터 선배들을 쫓아다니며 동물원 사육사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바쁘고 힘든 일과시간을 쪼개 축산기사 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또래라 손발이 척척 둘은 같은 또래라 마음도 잘 맞고 손발도 척척 맞는다. 박씨는 “선배들을 대할 때처럼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서로 보완할 수 있는 점이 많아 좋다.”고 설명한다. 김씨 역시 “아무래도 가장 편하게 대할 수 있어 의지가 된다.”면서도 “그래도 내가 ‘입사선배’인 만큼 ‘하극상’은 용서할 수 없다.”며 웃는다. 박씨가 김씨를 오토바이 뒤편에 태우고 지나갈 때면 다른 사육사들은 부러운 듯 시샘을 한다. “어이, 너무 둘만 붙어 다니지 말라고.”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열린세상] 교육부 쓴소리 들어야/강지원 변호사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에 쓴소리 좀 해야겠다. 도대체 학교폭력대책이라고 내놓았는데, 학교현장에 있는 사람들이나 피해자들이나, 또 그 부모들이나 누구도 흔쾌히 마음에 와닿는다고 말하지 않는다. 특히 경찰이 전면에 나서 자진신고기간을 정해 처리하도록 하였는데 학교폭력에 왜 느닷없이 경찰이 튀어 나오느냐는 것이다. 이 나라 경찰은 약방의 감초인가, 아니면 이 나라에 경찰까지 전면적으로 투입되어야 할 학교폭력이 그렇게 많다고 보았다는 말인가. 학교폭력이란 정말 경찰이 전면에 나서야 할 만큼 심각한 중상해, 흉기폭력 등 큰 폭력도 포함된다. 그러나 사소한 폭력, 우발적 폭력, 집단따돌림(왕따)들이 오히려 훨씬 더 많다. 또한 가해자들 역시 미성년자들이고 피교육자의 위치에 있는 아이들이다. 그들은 치안의 대상이기보다 우선은 교육의 대상인 학생들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경찰이 나서고 그 외에 새로운 학교차원의 대책은 별로 안 보이기 때문에 쇼가 아닌가 의아해한다. 1990년대 후반엔가는 검찰이 진두지휘하겠다고 드세게 나온 적이 있다. 이른바 ‘자녀 안심하고 학교 보내기 운동’이었다. 초대 청소년보호위원장을 맡았던 1997년, 검찰에 대놓고 비판했던 일이 기억난다. 도대체 학교란 존재가 그토록 자녀를 안심하고 보낼 수 없는 곳이었는가. 다소 이런저런 사건 사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과장해 말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었다. 또 검찰이라는 국가의 최고 사정기관이 교육기관인 학교 안 구석구석까지 관장하는 듯한 그런 과장된 인상을 주어서도 안 된다는 비판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경찰이 나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란 도무지 무엇 하는 곳인가. 학교폭력은 말 그대로 학교안팎에서 일어나는 학생들에 의한 폭력이다. 그렇다면 이일에 대처하는데 전면에 나서야 할 존재는 바로 학교다. 학교에 일차적인 기능과 책임을 부여하고 그것이 안 될 때 경찰이나 검찰이 나서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나라 학교는, 그리고 이를 총괄하는 교육부는 무엇을 하였는가. 이 학교폭력문제가 어디 어제오늘 있어온 일인가. 문제는 그동안 학교당국이 무엇이 달라졌느냐는 것이다. 이런 말이 나오면 교육부당국자들이 늘 하는 말이 있다. 교과목수업의 모든 내용이 인성교육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 교장들이 훈화를, 그리고 담임교사가 조회나 종례시간에 지도를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것 등으로 족하다는 말인가. 요즘 세상에 그런 정도 가지고 감동을 받고 행동을 바꿀 아이들이 있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이래서 안 된다는 것이다. 학교가 학교폭력에 대처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가 전혀 준비되고 개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선 현장의 선생님들을 만나보면 사태에 부딪혔을 때 어쩔 줄을 몰라 한다. 그래서 제발 피해자측이 조용히 해 주었으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머리가 아파한다. 게다가 문제가 불거지면 위에서 더 난리를 치므로 그때부터는 은폐 아닌 은폐로 치닫게 된다. 학교는 잘 짜여진 인성교육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수업시수에 반영해야 한다. 그것도 주입식이 아니라 체험위주여야 한다. 교과목이기주의 때문에 시간 빼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인성교육이 교과목들보다 못한 교육이란 말인가. 피해학생들이 마음 터놓고 고통을 호소할 수 있도록 상담교사를 일제히 배치해야 한다. 그리고 피해학생의 고통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따뜻한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해학생을 가차 없이 전학조치를 취해야 한다. 전학이라는 징벌을 가하면서도 학교는 계속 다니게 해 선도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가해학생을 받지 않으려는 학교는 문책하고 특수한 프로그램을 적용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피해학생측이 가장 분노하는 것은 학교 측의 소극적 태도다. 은폐하려 한 학교는 엄중 문책하고, 적극적으로 잘 처리한 학교는 포상해야 한다. 인성교육의 강화를 위해서는 돈과 사람과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힘센 교육부라면 이를 확보해 일선 학교에 대폭 지원해야 한다. 그동안 내놓은 대책들은 거의 다 재탕 삼탕이다. 전문가이야기는 듣지 않고 교육관료들이 탁상공론만 한 까닭이다. 실태파악을 위한 공문플레이 따위는 이젠 더 이상 하지 말라. 학교현장을 지원할 수 있는 힘세고 열린 교육부가 되라. 강지원 변호사
  • [열린세상] 평화의 섬 돼야 할 독도/이필렬 방송통신대 교수·에너지대안센터 대표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2학년이었을 때 공개수업에 간 적이 있다. 아이들이 장래 희망에 대해서 발표하는 시간이었는데, 경찰, 가수, 군인, 선생님, 과학자 같이 아이들이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직업이 나왔다. 이유 또한 도둑을 잡겠다든가, 신기한 발명을 하겠다든가 하는 평범한 것이었고, 일본을 무찌르기 위해 군인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다. 요즈음 같은 사회분위기라면 당연히 나올 수 있는 말이겠지만, 그때는 어린아이가 저런 이야기를 다 하다니 하고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금은 각종 언론매체에서 독도문제와 관련해서 일본을 비난하니까, 학교에서 장래 희망을 발표하는 수업을 하면 많은 아이들 입에서 군인이 되어 일본을 쳐부수겠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얼마 전에 4학년이 된 아이의 학교에서 독도에 관한 수업이 있었다. 그런데 아이는 용감하게도 독도가 동도와 서도로 이루어져 있으니 일본과 한국이 하나씩 나눠가지면 서로 싸우지도 않고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 모양이다. 말할 것도 없이 모두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던데, 그렇다고 아이가 다른 아이들로부터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진리’를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따돌림을 당하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나는 현재 일본에 대한 감정과잉 상태의 우리 사회가 이러한 아이들의 태도에서 무언가 배울 점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아이들은 아무도 살지 못하는 작은 돌섬 독도를 놓고 한국과 일본이 으르렁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오래 전 역사기록에 우리 땅이라고 나와 있고, 그 주위에 풍부한 어장이 있고, 바다 속에는 천연자원이 잔뜩 들어있다고 설명해도 어른들이 보여주는 행동이 납득이 안 갈지 모른다. 입으로는 어른들을 따라서 “독도는 우리땅”을 외우더라도, 속으로는 그동안 배운 대로 이웃나라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좋다는 생각도 할 것이다. 독도가 한국의 영토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일본이 과거를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독도를 자기네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분명하다. 그렇다고 우리가 감정의 과잉상태가 되어 너나없이 나서서 일본을 맹렬하게 비난하고, 일장기까지 불태운다고 일본이 반성의 길로 들어설까? 오히려 감정적 반응을 부추김으로써 반성을 더 어렵게 만들지는 않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일본정부가 독도나 식민지 지배에 대해 뻔뻔스러운 말을 할 때마다 정부에서는 얼버무리고 언론과 국민은 분노를 격렬하게 터뜨리고 지나가는 식으로 대응해 왔다. 냉정한 자세로 꾸준하게 비판할 것을 비판하고 정확하게 반성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런데 일본을 반성의 길로 가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분노의 폭발이 아니라 냉정함과 품위를 유지하면서 국가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반성을 촉구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담화는 감정을 좀더 억제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적절한 것이었다. 국가의 대표가 냉철하게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올바른 대응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일반시민은 평상심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국가 차원의 냉정한 대응을 속으로 지지하면서 한쪽에서는 차분하게 ‘숙명적인’ 이웃과 사이좋게 지낼 방도를 모색해야 한다. 사이좋게 지낼 수 있으려면 자신감에 바탕을 둔 용서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독도를 절대 건드리지마.”를 넘어서 함께 나누며 평화의 섬으로 만들자고 하는 너그러운 마음도 품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국제사회에서 자신감을 가질 만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 이라크 전쟁이나 북한에 대한 시민들의 태도를 보면 정신적으로는 일본보다 더 성숙한 것 같다. 평화로운 한·일관계, 평화로운 동아시아는 냉철함과 넓은 마음을 동시에 가지고 추구할 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우리가 동북아의 중심이 될 수 있고, 진정한 의미의 동북아 중심국가에도 자연스럽게 도달할 것이다. 이필렬 방송통신대 교수·에너지대안센터 대표
  • [11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인철은 미정이 보는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옷을 벗고, 미정은 그런 인철의 모습에 화들짝 놀란다. 출근 길, 인영은 기준에게 마음이 편치않다며 집에 들어가라고 말하고, 기준은 인영의 말 대로 집으로 들어간다. 기준 엄마는 인영의 말을 듣고 들어온 기준이 괘씸하지만 반갑게 맞는다. ●진실게임(SBS 오후 7시5분) 기상천외하고 특이한 이름을 가진 열두 명이 등장한다. 부르다가 숨넘어갈, 세상에 단 하나뿐인 순 우리말팀과 동화 속에서만 존재하는 이름을 가진 동화나라팀, 하루에도 수없이 불러대는 생활용어를 이름으로 가진 생활용어팀 등이 나서 진실게임을 펼친다. 놀라운 이름의 가짜 한 팀은? ●언론과의 대화(YTN 오후 3시15분) 학교내 폭력이 우려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교내에서의 따돌림과 폭력, 금품갈취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그 형태도 성인 폭력조직과 유사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과연 학교폭력의 실상은 어떠한지, 그리고 대책은 무엇인지를 전문가와 함께 토론한다. ●생방송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아이들의 건강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부터 자연스레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는 유해한 먹을거리에 대해 공부하게 됐고, 이후 엄마들이 직접 나서서 바꿔야 한다며 환경활동에 나선 김순영씨. 김순영씨를 통해 진정 우리가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주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고민해 본다. ●논스톱5(MBC 오후 6시50분) 경준이가 수아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안 아이들. 아이들은 경준이와 진우가 마주치기만 해도 라이벌의 만남이라며 바짝 긴장한다. 태어나서 한 번도 러브레터를 받아본 적이 없는 정린. 진구와 혜선은 정린에게 자신들이 쓴 가짜 러브레터를 보낸다. 정린은 처음 받아본 러브레터에 감동을 받는데….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캠퍼스커플로 일찍 결혼을 한 민경과 재민. 시집가서 편안하게 학업을 마치려던 민경의 꿈은 시어머니의 늦둥이 출산으로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놀기 좋아하는 시어머니 때문에시동생 보는 일은 늘 민경의 차지. 민경의 출산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학교를 그만 두게 되는데….
  • ‘싸이질’ 대신 ‘사이질’로 왕따 퇴치

    전북도교육청 장학사가 ‘왕따 퇴치 프로그램’을 개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전북교육연수원 김석태(50) 장학사는 최근 ‘사이’로 이름붙인 교우관계 조사 프로그램을 개발, 교육인적자원부에 제안서를 제출하고 지적재산권 등록을 마쳤다. 이 컴퓨터 프로그램은 학급에서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학생을 한눈에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교사가 인간관계 교육을 강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학교뿐만 아니라 군부대나 회사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은 급우들로부터 추출해낸 선호-비선호 설문지를 계량화해 선호-비선호 학생을 구체적으로 판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학생들에게 가장 친한 친구와 꺼리는 친구 3명씩을 고르게 한 뒤 이를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원하는 결과를 보여준다. 선호도 수치가 ‘0’이면 집단따돌림을 받고 있는 학생으로 볼 수 있다. 또 단짝 이름의 일람표나 단짝찾기 메뉴를 추가해 학생들간 친밀도를 일목요연하게 판독해낼 수 있게 했다. 특히 정기적인 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관계변화를 그래프로 표시, 교우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변화 추이를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프로그램은 설문내용을 입력하는 데 겨우 10분밖에 소요되지 않아 교사가 2∼3시간 수작업하던 기존의 방법에 비해 시간을 대폭 절약하는 장점 등으로, 현재 도내 50여명의 교사들이 이 ‘사이’를 교육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김 장학사는 “교사가 프로그램을 통해 파악된 따돌림 학생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면서 “예전에는 교사가 학생들과 면담 등을 통해 세세하게 문제들을 파악해야 했지만 이 프로그램은 계량화를 이용, 이런 단점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키핑 더 페이스(KBS1 밤 12시20분) ‘아메리칸 히스토리 X’‘파이트 클럽’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에드워드 노턴의 감독 데뷔작. 시나리오를 쓴 스튜어트 블룸버그는 노턴과 예일대학 동창으로, 친구의 권유를 받은 노턴은 이 이야기를 영화화하기로 하고 감독과 제작, 주연까지 맡았다. 초등학교때 그림자처럼 붙어다녔던 삼총사 제이크(벤 스틸러), 브라이언(에드워드 노턴), 애나(제나 앨프먼). 세월이 흘러 선남선녀로 다시 만난 세 남녀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유대인인 제이크는 랍비, 브라이언은 신부, 애나는 잘 나가는 여성 경영인이 돼 있었다. 전과 다름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세 친구. 하지만 두 남자는 애나의 매력적인 모습에 서서히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한편 애나는 조금씩 제이크에게로 마음이 쏠리고, 결국 제이크와 애나는 비밀리에 데이트를 시작한다. 그러나 아들에게 계속 유대인 여자와의 결혼을 종용하던 제이크의 어머니가 이 사실을 알아차리고, 브라이언도 알게 된다. 사랑은 위태로워지고 신앙이 흔들리며 우정에도 금이 가게 된 상황. 갖가지 인종과 종교가 용광로처럼 녹아드는 맨해튼을 배경으로, 갈등관계를 만들고 풀어나가는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익살맞은 웃음에다 때로는 못 이룬 사랑에 눈물짜는 ‘인간적인’ 노턴의 연기를 보는 것도 즐겁다. 영화 속 세 주인공이 공원을 달리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장면은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이 만든 ‘쥴과 짐’(1961)의 오마주다.2000년작.128분. ●25살의 키스(SBS 오후 11시45분) 시카고 선 타임지의 카피 에디터인 조시는 직장에서는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개인적인 생활은 부족함이 많다. 고등학교 시절엔 우등생이었지만 우스꽝스러운 외모와 엉뚱한 행동으로 친구들로부터 늘 따돌림을 당했고, 지금까지 변변한 남자친구 한번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신문사의 괴팍한 사장은 특종을 잡으라며 그를 취재기자로 발령한다. 첫번째 임무는 고등학생으로 위장해서 학교에 들어가 ‘요즘의 십대’를 취재하라는 것. 자기보다 여덟 살이나 어린 학생들 틈에서 조시는 자신의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기사거리를 찾아나간다. 뚱뚱하고 미인도 아니지만 똑똑한 여성이 신데렐라의 꿈을 이루는 한편의 동화 같은 영화. 드루 배리모어 주연, 라자 고스넬 감독의 1999년작.107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희주 엄마로부터 기준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기준 엄마는 기준에게 다그치고, 기준은 자기 휴대전화를 뒤진 희주에게 질려 “약혼을 다시 생각해 보자.”고 말한다. 인철은 방과 직장을 구할 때까지 인철의 집에 있기로 한 미정에게 빨리 나갈 궁리나 하라고 말한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5분) 조직생활을 청산하고 20년 만에 학교로 돌아온 ‘형님’ 정재화. 서른 여섯의 늦깎이 중학생이 드디어 졸업을 한다. 아쉬움과 설렘이 교차하는 형님의 특별한 졸업식 현장을 찾아가 본다. 멋진 반짝이 양복을 차려 입고 손님을 맞이하는 멋쟁이 세탁소 아저씨도 만난다. ●생방송 쟁점토론(YTN 오후 3시5분) 한국경제의 회복기운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주가의 상승과 내수의 회복조짐에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안정적인 수출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불황에서 벗어나 5%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미래를 전문가들과 함께 토론한다. ●책, 내게로 오다(EBS 오후 11시40분) 인터넷 사용자 3000만명.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사이버 세상’이 삶의 일부가 된 우리나라. 인터넷 공간에서의 새로운 인간유형과 현상들은 한국 사회의 또 다른 정체성을 나타낸다. 이를 심리학적 시각으로 들여다 본 책 ‘대한민국 사이버 신인류’를 만나본다. ●슬픈연가(MBC 오후 9시55분) 기자회견장에서 건우의 공개 프러포즈를 받게 된 혜인은 준규를 보며 망설이다가 어쩔 수 없이 프러포즈를 받아들인다. 서로의 마음을 숨긴 채 혜인과 안타까운 이별을 한 준규는 떠나려 하지만 위기에 처한 회사를 살리자는 건우의 간곡한 부탁으로 혜인의 오디션을 도와주게 된다. ●마법전사 미르가온(KBS2 오후 6시40분) 진아의 과학적 이론과 미르네 가족의 도움으로 아라는 마법거울에서 빠져 나온다. 자신이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여긴 승구는 진아와 마패의 말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눈치챈다. 한편, 아라를 데리고 전부 마법세계에 오라는 의장의 명령을 전하기 위해 강호가 인간세계에 오는데….
  • 서울 교육장 첫 공모서 뽑힌 김동래 남부교육장 내정자

    서울 교육장 첫 공모서 뽑힌 김동래 남부교육장 내정자

    서울시 교육청이 처음으로 공개 모집한 남부교육장에 김동래(56) 서울교육연수원 기획평가부장이 내정됐다. 그는 다음달 2일부터 영등포·구로·금천구에 있는 106개 유치원,62개 초등학교,32개 중학교의 학생 12만 7000여명을 관장한다. 남부지역 5500여명의 교사·교감의 전보·인사권과 예산 편성권, 감사권 등도 갖는다. 평생 교육계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도전해 보고 싶은 자리가 지역교육장이다. 시교육청이 주요 보직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실시한 첫 지역교육장 공모에서 선정된 김동래 내정자를 만났다. “풍부한 현장 경험과 이론을 접목시켜 교육행정을 실현하는 21세기 리더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시 교육청에서 만난 김동래 남부교육장 내정자는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포부를 밝혔다.17일 밤 9시가 돼서야 전화로 내정 사실을 알았다는 그는 “공모가 아니었다면 나처럼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한 사람은 교육장 자리는 꿈도 못 꾸었을 것”이라며 감격해했다. ●현장경험 바탕한 교육이론 실천 평가받아 그는 서울 지역 교육장 첫 공모 소식을 듣고도 처음에는 망설였다.‘형식적으로 치르는 공모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 시교육청에 두 차례나 문의를 한 후에야 지원서를 냈다. 교사 16년, 장학사·교감·교장·장학관 등 교육행정 20년의 경력을 바탕으로 교육인으로서의 뜻을 펼쳐보고 싶었기에 주위의 염려도 있었지만 지원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김 내정자는 “교육장에 취임하면 해야할 일이 너무도 많아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성북교육청 초등교육 과장으로 있을 때 시도해서 좋은 성과를 얻었던 선택적 교내 자율장학을 확대하는 것이 큰 목표”라고 밝혔다. 교사 집단은 자아실현의 욕구가 강하고 당면한 문제를 능동적으로 처리하며 남의 지도를 받는 것을 꺼리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지금과 같이 장학 지도자와 교사가 수직적인 관계에서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장학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교육방법 교사들 스스로 선택하게 선택적 자율 장학은 자기·동료·임상 장학으로 이루어진다. 자기장학이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성취하는 것이다. 교사가 대학원 진학, 교사 연수 참여, 외국어 습득 등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다. 동료 장학은 동료들 앞에서 자신의 수업을 공개하는 방법이다. 수평적 관계의 동료들끼리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교수법의 좋은 아이디어를 쉽게 공유하는 장점이 있다. 임상장학은 의사와 환자가 마주 보고 앉아 병에 관해 상담하듯 경험이 많고 유능한 교사와 젊은 교사가 파트너를 이뤄 직접 시범을 하고 지도하는 방법이다. 그는 “이러한 장학지도 방법 중 교사가 스스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해 실시하면 수업 방법의 개선효과가 크다.”면서 “이를 남부교육장 전역으로 확대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창의성과 인성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독서교육과 생활지도 방법도 제시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획일적인 독후 활동을 지양하고 학생들의 느낌을 다양하게 표현하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느낌 다양하게 펼치는 독서교육 준비 그는 구남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했던 시절 40여 가지의 독후 활동 프로그램을 고안·실천해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좋은 반응은 얻었다. 교사와 학부모 추천으로 한 달에 1∼2권 권장 도서를 정한다. 학생들 스스로 책을 읽고 원하는 방법으로 독서 감상문을 쓰도록 한다.‘책 읽은 후 느낌을 4컷 만화로 표현하라’,‘주인공에게 표창장을 준다고 가정하고 표창의 이유를 쓰고 상장을 디자인해라’,‘책의 뒷 이야기를 써보자.’,‘책에 나온 낱말로 퍼즐을 만들어보자.’는 등 틀에 박힌 독후 활동과 다른 감상문을 받았다. 또 학년별로 학기별 독서 퀴즈왕 선발대회를 연다. 최종 장원전은 학교 방송국에서 생중계해 학생들에게 책을 읽는 동기를 부여하고 경쟁심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독서 활동으로 학생들의 독서 능력과 창의력을 신장하는 효과를 가져왔다.”면서 “독후활동의 획기적인 전환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왕따’,‘은따(은근한 따돌림)’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제시했다. 각 반마다 상담요원을 3∼4명 배치해 아이들의 문제는 그들 스스로 풀도록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반마다 성품이 좋은 아이들을 상담위원으로 위촉해 전문 상담 교육을 시킨 뒤, 반 안에서 학생 간에 갈등이 발생했을 때 상담 학생이 중재에 나서게 한다. 그는 “구남초등학교에서 실험적으로 실시해본 ‘또래 상담 제도’는 큰 호응을 얻었다.”면서 “좀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고안해 확대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로·금천·영등포의 지역적 특성에 대한 고민도 있다. 남부지역은 서민층이 주로 살고 교통이 불편해 교사와 교감들이 기피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는 “공교육이 살아나고 학부모들의 신뢰가 쌓이면 지역은 당연히 활기를 띠게 된다.”고 말하고 “하지만 이런 지역적 문제는 교육으로만 풀어가기 어려운 만큼 자치구의 적극적인 투자와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치구 투자 이끌어내는 데도 노력 김 내정자는 철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이론을 실천하는 소신으로 이번 공모에서 낙점을 받았다. 그는 “21세기 리더는 카리스마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학생과 교사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바람직한 리더 스타일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신을 갖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조율하는 부드러운 리더상’을 지향하는 그가 교육자의 길로 들어선 것은 사실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컸다. 충북 청원군 산골 마을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세광고를 졸업한 후 서울교대에 진학했다.4남 1녀의 장남인 그에게는 교대에 진학해 안정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었다. 대학 시절에는 행당동에서 세광고 졸업생 중 서울교대에 진학한 동기생 2명과 함께 자취를 했다. 교육계에서는 일본통으로 알려진 이남교 학생교육원 가평분원장과 이규선 현 서울교대 교수가 룸메이트였다. 교대 졸업 후 교육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그에겐 생활의 활력소와도 같았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큰 보람이었고 기쁨이었다. 가르치는 것이 즐겁다 보니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하려는 자세는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초임 교사 시절 8년간은 배구부를 조직해 학생들을 직접 지도한 경험도 있다. 전국대회를 제패하고 제자들을 프로 선수로 키워내면서 성취감과 보람도 느꼈다. 지난 73년 결혼한 그는 현재 1남 1녀를 두고 서초 반포의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생선회를 좋아하고 소주 한두병을 거뜬히 마시는 애주가이지만 매일 아침 1시간 이상 조깅을 거르지 않는 것으로 체력을 관리하고 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첫단추 잘꿰려 공정성 만전 지역교육장은 일반 교사가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중 하나다. 교육자로서 소신을 펼칠 수 있는 영예로운 자리이기도 하다. 서울 남부교육장에 대한 첫 공모는 그만큼 교사들의 시선이 집중된 뜨거운 관심사였다. 지역교육장은 그동안 교육감과 교육청 간부들의 천거로 결정돼 왔다. 공정택 교육감은 현 남부교육장의 임기 만료로 생기는 교육장 자리를 공모에 붙였다. 취임 후 처음으로 공석이 된 교육장 자리의 인사권을 내놓은 셈이다. 주요 보직에 대한 공모제를 실시해 숨은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뜻이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인사는 매우 중요하지만 하기도 힘들고 해놓고도 의심이 가고 아무리 잘해도 곳곳에서 잡음과 불만이 터져나오는 법. 교육장 첫 공모에서도 의심이 가시지 않았다. 교육계에서는 ‘내정해 놓고 형식적으로 공모하는 것 아니냐.’,‘어떤 기준으로 검증할 것이냐.’는 등의 의혹의 눈길도 있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공정성을 위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고 전했다. 교육청은 지난달 14∼25일 남부교육장 지원서를 받았다. 지원자들은 마감일에 대거 몰렸다. 교육청이 예상했던 5∼6명의 두배가 넘는 12명이 지원했다. 초등학교 교과목 명칭인 ‘산수’를 ‘수학’으로 변경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인사,6·7차 교육과정을 완성하는데 중추적인 임무를 맡았던 교육자 등도 포함돼 있었다. 여성 지원자는 2명이었다. 1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8일 교육청에서 면접을 실시했다. 면접에는 3문제가 출제됐다.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 지역공동체와 협력해 교육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 집단 민원이 발생했을 때 위기 관리 방법을 물었다. 교육청은 면접 문제 출제위원으로 3명을 위촉했다. 면접일 이틀전에 본인에게만 통보했다. 현 교육장 1명, 서울교대 교수 1명, 현 초등학교 교감 1명은 지난달 26∼27일 외부와 격리된 채 경기도 양평에 머물며 30시간 토론한 끝에 문제를 냈다. 이 문제는 면접 시험일인 28일 아침 서울로 배달됐다. 면접관은 7명이었다. 대학 총장, 현직 교육장, 현직 교장, 대학 교수 등 외부인사 4명과 시교육청 내부 인사 3명이다. 교육청은 면접관을 2배수로 선정했고 교육감이 공정성을 위해 부교육감에 위임해 7명을 최종 낙점했다. 면접에서는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한 점수만을 인정했고 3개 항목 각 20점 만점 총 60점으로 평가했다. 면접 점수 1,2위자를 추려 교육감이 1인을 낙점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최고득점자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경우에 보통은 인사권자가 최고득점자를 지목한다. 시교육청은 이번 공모에서 관내 초등학교 교장 경력 1년 이상, 장학관 또는 교육연구관 경력 1년 이상인 사람을 지원 조건으로 제시했다. 지역교육장이 직접 관장하는 학교가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함께 있기 때문에 서울시 11개 지역 교육장의 초등과 중등 출신 비율을 5대 6정도로 맞추기 위해 이번 교육장 자리는 초등 출신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공부보다 학교생활 적응에 신경써라

    공부보다 학교생활 적응에 신경써라

    초등학교에 입학할 자녀를 둔 부모는 기대보다는 고민이 많다.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지, 공부는 어떻게 시켜야 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초등학교 1학년은 고등학교까지 받을 12년간의 공교육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고등학교 3학년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해서 준비해야 할 것과 입학해서 1년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을 알아본다. 초등학교 1학년은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방법과 기본적인 학습 태도를 배우고 기르는 시기다. 계획을 세워서 아이와 함께 차근차근 한단계씩 밟아 간다면 학교 생활을 제대로 해 나가는 데 문제없다. ●3·4월은 적응,5·6월엔 공부에 눈뜨기 입학한 뒤 두달은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공부보다 더 중요한 시기다. 부모와 떨어진 낯선 환경에 익숙지 못한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것을 싫어할 수 있다. 입학하기 전에 아이와 학교에 미리 가서 교실과 운동장을 둘러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입학 후 4주가 지나도록 등교를 거부하는 ‘분리불안증’을 보인다면 선생님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5월부터는 서서히 공부에 신경을 쓴다. 학원에 보내거나 학습지로 공부하는 것보다는 받아쓰기나 일기 쓰기, 독후감 쓰기 등을 열심히 해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법을 길러주는 것이 우선이다. 아이의 학습능력이 어느 정도 파악될 6월쯤에는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해보는 것이 좋다. 아이가 공부에 흥미가 없거나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한다면 학습장애 여부를 진단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학습장애 진단 결과 10개 이상 해당되면 학습장애를 의심해 보고 전문가와 상담을 해야 한다. ●2학기부터는 집중력 향상 여름방학은 2학기 예습보다는 과목마다 취약한 단원을 복습하는 것이 좋다. 학습뿐만 아니라 생활태도와 예체능 활동에도 시간을 할애한다.2학기에는 가을 운동회 연습을 하기 때문에 체력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2학기부터는 학습 집중력을 키워야 한다. 이때 길러진 공부 습관이 이후에 받는 공교육 11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때부터는 과제도 어떻게든 아이 스스로 해결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에서는 문제를 잘 푸는 아이라도 성적은 잘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아이가 산만하거나, 문제를 많이 풀어본 경험이 있어 자만감에 문제를 끝까지 읽지 않기 때문이다. ●겨울방학은 독서와 체험학습 위주로 겨울방학은 다른 학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으므로 체험학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방학을 앞두고 함께 갈 박물관이나 과학관의 목록을 만드는 등 계획을 세운다. 겨울방학이 되면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부모들은 해외로 연수를 보낼 것을 고려한다. 그러나 국어도 정확히 쓰고 읽지 못하는 어린 학생에게 무턱대고 연수를 보내 영어를 배우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육 효과면에서도 국어 실력을 갖춘 2·3학년 때 영어를 배우는 것이 낫다. 체험 중심의 여행이 아닌 아이 혼자 연수를 보내는 것은 더 성장한 다음으로 미루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초등학교 1학년‘ 펴낸 이현진교사 “딱 한 박자만 천천히, 그렇게 기다려 주세요.” 최근 ‘초등학교 1학년 365일’을 펴낸 서울 화랑초등학교 이현진(33) 교사는 예비 학부모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부모의 성급함은 아이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첫 애를 학교에 보내신 부모 입장에서 아이 생활태도부터 공부까지 걱정이 많은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일단은 아이와 선생님을 믿고 기다려 주세요. 초등학교 1학년은 그 어떤 학년보다 ‘빨리’ 보다는 ‘제대로’가 강조되는 시기니까요.” 이 교사는 이때만큼은 학원이나 학습지보다는 독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서를 하면 국어 실력 향상은 물론 학습능력과 직결되는 집중력까지 저절로 길러지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 아이들 책은 많이 읽지만 막상 제대로 읽는 아이들이 없다.”면서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독서 습관을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크다고 이 교사는 지적했다.“부모는 TV를 보면서 아이에게 책을 읽도록 하는 건 말이 안 됩니다. 매일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을 따로 마련하면 책 읽는 습관은 그냥 길러집니다.”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에게는 “아이에게 부모 모두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미안한 마음은 물질적인 보상이 아닌 준비물을 같이 사러가는 등 짧은 시간이라도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초보 학부모 궁금증 Q&A 첫 아이의 학교 입학을 앞둔 ‘초보 학부모’의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해봤다. Q. 한글과 산수는 어느 정도 익혀야 하나. 한글은 동화책을 천천히 읽을 줄 알고, 소리나는 대로 쓰더라도 한글 자음과 모음을 글자답게 쓸 수 있으면 된다. 산수는 한글과 달리 특별히 준비할 필요는 없다.2학년 과정인 구구단까지 가르치면 수에 대한 이해력보다는 계산력만 높이고 숫자에 대한 거부감만 키울 수 있다. 구구단이나,19단은 나중에 외워도 늦지 않다. Q. 아이 학용품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가방은 아이 체구에 맞고 열고 닫기 쉬운 것 중 색깔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직접 고르게 한다.3학년까지만 쓴다고 생각하고 지나치게 튼튼해서 무거운 가방은 피한다. 신발은 굽 없는 구두나 운동화가 좋다. 실내화는 발에 꼭 맞고 위생상 흰색이 좋다. 겨울에는 털실내화보다는 양말을 두겹 신는 게 낫다. 비가 많이 올 때는 우산보다는 우비가 좋다. Q. 화장실을 자주 가는 아이인데 학교에서 실수하지 않을까. 아이에게 쉬는 시간에 미리 화장실을 다녀올 것을 당부하고 급하면 수업시간이라도 선생님께 말씀드리면 된다는 것을 얘기해 준다. 참다가 실수하는 경우에는 선생님이 다른 아이들이 모르게 처리해 준다. 병원에 다닐 만큼 문제가 있는 경우는 선생님과 미리 상의하고 여벌의 옷을 선생님께 맡겨둔다. Q. 준비물 준비는 어떻게 돕나. 3월에는 학교에서 준비물, 숙제, 알림사항을 가정통신문 형태로 보내준다.4월부터는 아이가 직접 알림장을 써서 가져온다. 아이가 실수로 잘못 적어올 수도 있기 때문에 꼼꼼히 확인한다. 알림장을 보고 일방적으로 준비해주지 말고 아이와 함께 챙긴다. 아이가 혼자 준비물을 챙길 수 있게 되면 필요한 물건을 묻고 그것만 챙겨주면 된다. Q. 내 아이가 따돌림을 당하면. 아이가 “엄마, 친구들이 나랑 안 논대.”라는 식으로 호소를 할 경우 대화를 통해 실제로 따돌림을 당하는지, 문제가 내 아이에게 있는지 알아낸다.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행동이 느리고 서툴거나 남을 괴롭히는 아이다. 전자인 경우 선생님과 상의해 아이가 반에서 칭찬받는 분위기를 조성하면 해결할 수 있다. 후자는 아이를 꾸중하기보다는 타일러서 바로잡는다. Q. 문제지·학습지 시켜야 하나. 복습용이 아닌 예습을 위해서는 문제지나 학습지를 시키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창의력 발달에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굳이 원하면 학교 공부를 잘 따라가는 아이에게는 창의력 프로그램 학습지를, 그렇지 않다면 교과중심 학습지가 낫다. 아이가 산만하면 방문 교사에게 개별지도를, 적극적인 성격의 아이에게는 4∼5명이 함께 하는 공부방도 괜찮다. Q. 친구들과 싸우고 왔을 때는. 직접 해결하지 말고 선생님께 이 사실을 알리고 공정하게 처리한다. 아무리 속상해도 절대 “차라리 때리고 오지.”과 같은 말은 해서는 안 된다. 또 상대 아이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해결하려 하면 말그대로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으로 번질 수 있고 동시에 아이들 교육은 물 건너 간다. Q. 미술학원이나 피아노 학원에 보내야 하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미술학원에 다니는 것보다 창의력을 위해 차라리 자신의 생각을 낙서식으로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낫다. 기교는 고학년 때 배워도 늦지 않다. 악기는 아이가 원한다면 가르치는 게 좋다. 대신 형편이 되지 않거나 아이가 싫어하는 경우 음악을 많이 들려주는 감상교육으로 대체한다. Q. 스승의날 선물이나 촌지는 어떻게. 학기 중에 주는 선물이나 촌지는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청탁성으로 오해될 수 있다. 따라서 정말 마음을 담은 선물을 하고 싶다면 학년이 끝난 다음에 전달해도 늦지 않다. 요즘 교사들은 촌지를 받지 않는다. 만약 아이를 볼모로 촌지를 요구하는 경우라면 솔직하게 묻는다. 실제로 촌지를 요구하면 날짜와 시간을 적고 녹음을 해서 교장선생님께 알린다. Q. 선생님께 자주 전화를 드리는 것은 어떨까. 선생님과 아이 문제를 공유하고 상의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선생님이 학교에 있는 시간에는 아이들에게 눈을 뗄 수 없어 전화통화가 쉽지 않다. 하고 싶은 얘기는 편지로 적어 아이를 통해 전달하면 좋다. 바쁜 교사 입장을 생각하면 이런 방식이 보다 효과적이다. 전달하는 과정에서 아이와 선생님이 한번 더 얘기하고 눈을 마주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1석 2조다.
  • 초등생 범죄 저연령·흉포화

    초등생 범죄 저연령·흉포화

    지난 2002년 A(11)군은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헌금함을 훔치러 교회로 갔다.B(13)군이 망을 보고 있는 동안 교회로 들어간 A군은 새벽 기도를 하고 있던 김모(70·여)씨의 지갑을 훔치려다 흉기로 때려 숨지게 했다. 강도살해 혐의로 기소된 B군은 법원에 의해 치료보호처분을 받았지만 정작 주범인 A군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늘어나는 초등학생 범죄 서울가정법원 가사소년개혁위원회는 지난 28일 전체회의를 열어 12∼19세인 소년범의 나이를 10∼18세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형사법상 14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형사 처벌이 불가능하다. 다만 12∼13세는 우범소년 또는 촉법소년이라고 따로 정해 형사처벌이 아닌 보호처분만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서울가정법원에서 처리한 소년범 5356명 중 12∼13세 소년범은 1483명으로 27.6%에 이른다. 법원에서 형사 처벌이나 보호 처분을 받은 4명 중 한 명 이상은 초등학생이다. 가정법원 관계자는 “초등학교 5·6학년의 범죄가 늘고 있고 집단 따돌림·폭행·성추행 등 내용도 점차 흉악해지고 있다.”면서 “이는 신체적 발달이 빨라지고 인터넷 등의 영향도 크다.”고 분석했다. 소년범 연령 하향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김선종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는 “법이 전혀 관여할 수 없는 나이의 아이들에게도 형사처벌이 아닌 선도를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소년원으로 보내는 비율을 늘리기보다는 부모의 책임하에 보호관찰 명령을 내려 부모가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개혁위원회는 아울러 가정법원내에 소년법원을 만들고 형사부와 보호부를 설치, 형사와 보호절차를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소년범의 연령을 낮춤과 동시에 일반 형사사건의 국선변호사와 같은 국선보조인제도를 신설해 소년범들이 법적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경찰관도 가정폭력범죄에 긴급임시조치권 앞으로는 가정폭력으로 출동한 경찰관이 피해자의 요구와 재발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가해자에게 48시간 동안 퇴거 등 격리와 접근금지를 할 수 있다. 경찰관은 임시조치 후에 판사에게 임시조치 결정을 받아야 한다. 현재 정도가 심해 형사처벌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권한이 없어 경찰관이 가정폭력사건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경찰이 돌아간 뒤에 가해자들이 “왜 나를 신고했느냐.”며 폭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법원의 임시조치를 받는데도 2∼3일 정도 걸려 이 기간의 가정폭력에는 무방비였다. 경찰의 긴급임시조치권으로 일단 긴급조치를 취하고 후에 승인을 받는 것으로 변경하려는 것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고교 내신 공정성 대책 시급하다

    검사 아들의 답안지를 교사가 대리 작성해 준 사건으로 고교내신에 대한 불신이 또 한번 증폭되고 있다. 우리는 이번 사건으로 내신 비중을 강화한 2008년도 대입시개혁의 근간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불신투성이 내신으로는 새 대입제도의 성공 역시 장담하기 어려우리라 본다. 벌써부터 대학입학행정가들이 내신 ‘따돌림’을 호언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의 내신 공정성 확보대책이 시급한 이유다. 어제 서울시 교육청의 답안지 대필 특감 결과 발표를 보면 교사와 학부모의 유착관계가 확실시된다. 교사는 답안지 대필뿐만 아니라 학생의 학교 편입학 절차도 대신 밟아줬다. 동료교사에게 과외를 제의한 것도 확인됐다. 검찰은 특감 결과뿐만 아니라 제기되고 있는 모든 의혹들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오피스텔을 얻어놓고 개인지도를 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교사, 학부모를 막론하고 진상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시험문제지 사전 유출 의혹, 또 다른 교사의 답안지 대필 권유 의혹도 나온다. 이쯤 되면 이런 의혹들이 어찌 이 학교뿐이겠는가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내신 불공정 문제는 성적부풀리기 문제와 함께 새 대입개혁안 발표 때부터 줄곧 우려가 제기돼 왔다. 부모가 권력층이 안 돼서, 학교 찬조금을 못 내서, 운영위원이 아니라서, 학생이 교사의 편애를 받지 못해서 각종 평가와 시상(施賞)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내신제라면 차라리 수능입시로 돌아가자는 주장을 한다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학원 등에 문제지가 사전 유출돼 특정 학생만이 이익을 누리는 내신제라면 공교육 정상화라는 목표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 교육부는 내신 공정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사자정운동을 선언했다. 교육부도 부적격 교사 퇴출 제도와 교사평가제 도입 등을 서둘러야 한다.
  • [녹색공간] 새로운 정신문명과 자동차/이현주 목사

    때가 돼서 그렇긴 하겠지만, 요가수련을 한다느니, 마음공부를 한다느니, 명상호흡을 한다느니 하는 소문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지난 300∼400년 동안 인류는 보이고 만져지는 물질의 가치를 새로 발견하고 그 속에 잠재된 힘을 사용하여 이른바 살기 좋은 세상, 편리한 세상을 만드는 일에 매달려 왔다. 덕분에 옛날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었을 놀라운 세상을 만들어 놓았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60년대 초만 해도, 달리는 열차에서 집으로 전화를 걸어 몇 시에 도착할 테니 밥상 차려 놓으라고 말한다는 건 공상과학만화에서나 그려볼 수 있을 장면이었다. 낮에 교실에서 선생이 아이들을 구타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그날 밤 전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도록 인터넷에 올렸다고 하면 1959년에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는 놀라기는커녕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실 것이다. 그 물질문명이 정점에 이르러 바야흐로 내리막길에 들어섰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 ‘영성’이라는 말이 종교계 밖에서도 자주 들리고 요가라든가 호흡이라든가 명상 따위 말들이 광고지에 등장하는 현상을 보면 과연 물질문명을 대신할 다른 무슨 문명이 태동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친구들이 민주화를 위한 투쟁에 뛰어들어 감옥에 갇히고 고문당하고 할 적에 나는 멀리서 안타까워만 했지 직접 대열에 동참하지는 못했다. 못했다기보다 안했다고 말하는 것이 정직한 표현이겠다. 사실 그때에 내 주된 관심은 격동하는 사회보다 격동하는 사회 속에서 흔들리는 나 자신에 있었다. 어쩌면 20대 초반에 빠져들었던 실존주의 철학의 경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환갑이 지난 오늘까지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사회변혁보다 인간변혁, 인간변혁보다 자기변혁 쪽으로 눈길이 쏠렸고 그래서 토머스 머톤 신부나 틱낫한 스님의 말들이 귀에 잘 들어왔다. 그들은 말하자면 사회변혁운동과 수도생활 사이에서 어느 한 쪽을 선택하도록 압박하는 시대적 경향에 저항하여 둘의 통일이라 할까 조화라 할까를 지향한 인물들이었다. 그러자니 그들이 몸담고 있던 종교의 지도층으로부터는 견제를 당하고 사회변혁운동 활동가들로부터는 따돌림을 받는 외로운 처지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 그들의 모습에서 나는 매력을 느꼈다. 그들은 내가 가야 할 길의 선구자들이었다. 그동안 인류가 눈에 보이는 물질을 중심삼아 기계문명을 일으켜 세우느라고 보이지 않는 비물질을 배척하거나 무시한 일은 진지하게 반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신과 악령의 이름으로 사람을 짓누르던 근대 이전의 무지막지한 종교통치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예수가 말했듯이 사람이 밥만 먹고는 살 수 없다. 보이지 않는 신령한 말씀도 먹어야 산다. 그러나 사람은 신령한 말씀만 먹고도 살 수 없다. 밥도 먹어야 산다. 물질을 좇느라고 비물질을 홀대하던 시대가 비물질에 홀려 물질을 업신여기는 시대로 넘어간다면,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에 무너지는 물질문명을 대신할 새로운 정신문명이 생겨난다면, 그 이름이야 무엇이라고 부르든, 그것은 멋진 자동차와 컴퓨터를 타고서 나타날 것이다. 나는 사람들이 말하는 컴맹이지만, 자동차 운전도 할 줄 모르지만, 그래도 컴퓨터와 자동차를 밝아오는 새문명(그런 것이 정말 있다면)의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현주 목사
  • ‘친구야 놀자’ 겨울캠프

    ●서울시립 청소년 정보문화센터(http://wangtta.com)는 오는 24∼26일 경기도 가평 오덕청소년수련원에서 ‘친구야 놀자’라는 겨울방학 캠프를 연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놀림이나 따돌림, 학교폭력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이면 참가할 수 있다. 자신의 심정을 담은 영상작품 만들기나 심리극 등 집단 체험활동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모집 인원은 20명.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e메일로 내면 된다.(02)795-8000.
  • “왕따 모여라” 24일부터 겨울방학 캠프

    놀림, 따돌림, 학교폭력 등으로 친구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위한 캠프가 열린다. 서울시 청소년정보문화센터는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경기도 축령산 오덕수련원에서 ‘친구야 놀자 겨울방학 캠프’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초등학교 5학년∼중학교 2학년 학생 20여명이 대상이다. 참가자들은 6mm캠코더로 왕따 경험을 영상작품으로 만들고, 심리극 등의 집단 체험활동을 통해 원만한 또래 관계 형성을 위한 상담을 받는다. 또 캠프 이후에도 한달에 한번씩 후속모임을 가지면서 지속적으로 또래 관계 형성을 유지한다. 참가비는 8만원이며 생활보호대상자 및 시설 생활 학생은 무료다. 참가 희망자는 홈페이지(wangtta.com)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이메일(ssrocounsel@hanmail.net)로 접수하면 된다. 문의 (02)795-8000(내선 320,321).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내 인생의 등대] 이상범 서울시립대 총장

    [내 인생의 등대] 이상범 서울시립대 총장

    “뻔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구성원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이 바뀌어야 합니다. 하지만 다수를 바꾸는 힘은 대개 한 사람의 강인한 의지에서 비롯되기 마련이죠.” 영화 ‘파워 오브 원’은 인종차별이 심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백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동료 백인들의 따돌림 뿐만 아니라 흑인의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받으며 인종차별을 타파하려는 영화속 주인공이 이상범 서울시립대 총장의 마음 속을 강하게 파고들었다. “영화의 내레이션에서 ‘이 사회를 바꾸려면 사회를 구성하는 많은 사람들의 의식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물론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은 자신의 희생을 대가로 치러야 하기 때문에 선뜻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희생의 리더십은 조직을 변화시키죠.” 물론 선발대에 선 사람은 변혁을 맛보지 못하고 역사의 희생양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결국 시대의 흐름이 뒤바뀐다. 그는 김구 선생이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 것은 자신을 희생한 순수한 모습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례로 우리의 정치 구조가 바뀌려면 국민부터 변화해야 합니다. 물론 주위로부터 시샘이나 공격을 받을 수 있으며 사람들을 설득하는 작업은 쉽지 않은 과정이죠.” 대학에서도 이런 원칙은 어김없이 적용된다. 누구나 변화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뭔가를 추진하려면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고 진통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변화가 탄생한다. 그는 총장에 취임하면서 ‘영화속의 말’을 되뇌었다고 소개했다. 자신부터 희생하면 결국 대학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개인의 자유로움을 마음껏 누리고 있어요. 개인의 자유로움이 이기주의로 번지는 풍토에서 한 사람의 희생은 이들에게 경종을 울렸으면 합니다. 오는 3월에 신입생들이 들어오면 이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할까 합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2004 세밑 한국사회의 ‘두 모습’

    2004 세밑 한국사회의 ‘두 모습’

    다섯살난 남자아이가 배고픔을 못견뎌 장롱 속에서 숨을 거둔채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 지난주말 그 시간, 일곱살난 여자아이는 진주 장식 드레스를 입고 수백만원짜리 생일파티를 열고 있었다. 저물어가는 2004년 세밑, 한국 사회의 두 모습이다. ■ 빗나간 풍요…초등생 수백만원대 생일파티 주말인 18일 오후 서울 강남의 모 호텔 대형 연회장.L초등학교 1학년생인 김다운(가명·7)양의 생일파티에 초대된 꼬마 손님 30여명은 마술사 아저씨의 게임에 푹 빠져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안심스테이크가 메인인 ‘어린이용 세트메뉴’로 식사를 마친 다운이는 진주 장식이 달린 분홍색 드레스로 갈아입고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어머니 이모(37·회사원)씨는 “이 정도로 하지 않으면 다른 아이들 생일파티에 초대받지 못한다.”며 “돈 때문에 기죽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일부 초등학생 사이에 번지고 있는 초호화판 호텔 생일파티의 한 장면이다. 최근 일부 부유층 자녀의 생일파티 장소로 인기를 끄는 곳은 각종 게임과 이벤트가 가능한 호텔 대형 연회장이다.S파티대행업체 파티플래너 김모(38·여)씨는 “호텔 연회장은 생일에다 성탄절·연말파티까지 겹쳐 내년 1월까지 주말 전후 예약이 끝났다.”면서 “웬만한 생일파티는 300만∼400만원 정도 들지만,900여만원을 쓰는 단골도 있다.”고 귀띔했다. 주로 집이나 근처 음식점이었던 초등학생들의 생일파티 장소가 패스트푸드점이나 패밀리 레스토랑, 카페 등으로 옮겨가더니 이제는 서민들은 엄두조차 못내는 고급호텔로 바뀌고 있다. 강남권에서 주로 많았던 호화 생일파티가 강북지역에서도 생겨나고 있는 점도 최근의 추세다. 강북의 사립 E초등학교 3학년 이모(9)군은 지난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같은 반 친구의 생일파티에 초대 받았지만 가지 못했다. 이군의 어머니는 “넉넉지 않은 살림에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아 거절했는데 내 아이만 따돌림 당하면 어떡하냐.”고 속상해했다. 고려대 교육학과 권대봉(52) 교수는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왜곡된 자녀교육이 다른 아이까지 망쳐놓을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서러운 가난…실직자아들 영양실조 사망 일자리를 잃은 30대 영세민 부부의 5살난 아들이 영양실조 등으로 숨진채 발견됐다. 18일 오전 11시40분쯤 대구시 동구 불로동 김모(39)씨 집 장롱에서 김씨의 아들(5)이 숨져 있는 것을 천주교 불로성당 관계자(53)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군의 몸에 외상 등 타살 흔적이 없지만 매우 마른 점으로 미뤄 제대로 먹지 못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의 딸(2)도 심하게 탈진,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다. 8년전 결혼해 3남매를 둔 김씨는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5만원짜리 단칸방에 살며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려왔다. 2개월전 일자리를 잃은 뒤부터 하루 한끼는 거의 매일 굶었고 한 달에 1주일 정도는 식사를 아예 못하는 등 어려운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이 온전치 못한 김군의 어머니(39)는 생활비를 번다며 집을 나가 아들이 숨졌을 당시에는 자리를 비웠고 누나(8)는 동생이 숨진지도 모르고 학교에 가고 없었다. 미숙아인 김군은 발견 당시 말 그대로 피골이 상접한 상태였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 부부는 아들이 지난 16일 경기를 일으켜 밥을 먹지 못했지만 병원으로 옮기지 못하고 집안에서 수지침을 뜨는 등 응급조치만 하다 아들이 숨을 쉬지 않자 장롱 속에 넣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현장 확인을 하러 갔을 때 김씨 집 냉장고엔 먹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었다. 그러나 김씨가 아들이 숨지기 며칠 전인 지난 13일 주소지 동사무소를 찾아가 기초생활보장수급대상자 신청을 했으나 서류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반려된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인근 불로성당은 2002년부터 매달 3만원씩 지원해 왔다. 이날도 김치 등을 전달하러 간 성당관계자가 3남매 가운데 건강이 좋지 않았던 둘째의 소식을 묻는 과정에서 숨진 사실을 알게 됐다. 한편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20일 김군의 시신을 부검키로 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직원 氣살려야 회사 잘된다”

    “직원 氣살려야 회사 잘된다”

    “직원들을 춤추게 하라.” 기업들이 불황 속에서 직원의 ‘기 살리기’에 나섰다. 단순히 직원의 여가활동 및 자기계발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 가족 웰빙 여행, 마술 체험, 자녀 학교방문 등 다양한 가족참여형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사기를 진작해 업무성과와 소속감을 높이지만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아빠가 쏜다!’라는 이색 이벤트를 만들어 사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행사 내용은 평소 업무에 바빠 자녀와 대화 시간이 부족한 직원들을 위해 회사가 마련한 가족사랑 실천법이다. 아빠가 자녀에게 주는 편지와 함께 회사에서 준비해준 피자를 갖고 자녀의 학교를 방문하는 행사다. 이벤트의 ‘효과’가 입소문이 나면서 ‘피자 배달부’로 나서겠다는 신청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수술을 여러 차례 받은 자녀를 위로하는 마음에서부터 피아노 대회에 나가 떨어진 딸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전학을 온 뒤로 반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자녀가 반 아이들과 잘 지내길 바라는 안타까운 마음까지 신청 사연도 다양하다. 대웅제약은 매월 첫째 일요일마다 가족참여 행사를 갖는다. 지난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대웅 마술학교’를 열어 100여명의 가족들로부터 ‘격찬’을 받았다. 행사에는 유명 마술사 정성모씨가 초청돼 마술시범을 보였고 휴지 마술, 코인 마술 등 간단한 마술 배우기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됐다. 아들 이재규(초등 2년)군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홍보팀 현순경 과장은 “이날 배운 마술로 연말연시 가족모임 때 아들과 함께 코인 마술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흥미로운 아이템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현대상선은 최근 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어린이들이 생각하는 미래의 바다와 선박, 항구’를 주제로 하는 재미나는 그림 공모전을 가졌다. 현대상선은 수상작들을 새해 달력, 광고 문안, 카드, 사보 표지 등 각종 홍보 제작물에 활용해 회사 이미지를 높이는 기회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현대캐피탈도 매월 직원과 가족까지 참여할 수 있는 교양강좌를 개최하고 있다. 가족들이 처음에는 머뭇거렸으나 강좌에 나온 이후 상당한 만족을 표시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지금까지 산악인 엄홍길씨, 난타 기획자 송승환씨가 자신의 삶을 중심으로 강의를 했고 클래식 음악회도 개최해 가족간에 따뜻한 자리를 마련했다. 삼성화재가 수도권지역에서 실시하는 주말농장에는 170여명의 직원이 가족과 함께 참여하고 있다. 주말농장 지원자들은 1명당 5∼10평의 밭을 가꾸며 가족간의 정을 나눌 수 있다. 한화그룹 최선목 상무는 “불황을 이겨나가는 방편으로 직원 가족간의 결속을 다지는 기업행사가 부쩍 늘고 있다.”면서 “호응이 무척 좋아 기획하는 회사 입장에서도 만족감이 크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애기똥풀/장남일 글

    예닐곱살쯤이나 되었을까요? 엄마와 단둘이 사는 하늘이는 동네친구들의 따돌림에 늘 외돌토리랍니다. 못된 아이들이 맨날맨날 엄마를 절름발이라고 놀려대니까요. 그래도 봉구형은 참말 고맙습니다. 오늘도 아이들한테 둘러싸여 놀림을 받고 있는데, 봉구 형이 나타나 혼내주었으니까요. ‘애기똥풀’(장남일 글, 정선경 그림, 좋은엄마 펴냄)은 다리가 불편한 엄마와 외롭게 사는 꼬마친구 하늘이의 이야기입니다. 일찍 돌아가신 아빠가 그립지만, 아이들이 놀릴 때는 그런 아빠가 너무나 야속해집니다. 도입부에서 하늘이의 처지를 압축해 보인 책은 빠른 호흡으로 봉구형과의 우정을 묘사합니다. 두어살 위인 봉구형이 나란히 풀밭에 드러누웠다가 주변 가득 핀 샛노란 애기똥풀 전설을 들려주네요.“옛날에 제비 가족이 살았는데 아기제비가 눈이 아팠대. 엄마제비랑 아빠제비는 약초를 구하러 나갔어. 그 약초가 바로 애기똥풀이었지….” 약초를 구한 아빠제비는 그만 뱀과 싸우다 죽고 말았대요. 애기똥풀의 슬픈 사연을 듣고 해질녘에야 집으로 돌아온 하늘이는 뜻밖의 비밀 이야기를 또 듣게 되지요. 아까 낮에 엿바꿔 먹을 뻔했던 낡은 공책이 세상에, 돌아가신 아빠가 하늘이에게 선물로 남기신 일기장이랍니다. 두살 때 집에 큰 불이 났는데, 그때 엄마랑 하늘이를 구하느라 아빠는 불길에 휩싸여 돌아가신 거였어요. 엄마의 다리도 그 사고로 다치신 거고요. 그토록 야속했던 아빠였는데, 그렇게도 창피하던 엄마였는데…. 부모님의 깊은 사랑을 천천히 웅변하는 책에는 잔재미도 많습니다. 애기똥풀의 노란빛깔이 주조를 이룬 그림은 봄햇볕마냥 따사롭고요. 방귀를 뿡뿡 뀌어 못된 아이들을 쫓는 봉구형 캐릭터도 배꼽잡게 재밌어요. 배고팠지만 인정많았던 ‘그때 그 시절’이 이야기의 배경인 것도 요즘 아이들에겐 흥미포인트가 되겠죠. 공책이랑 벽시계를 엿바꿔 먹는 꼬맹이들의 모습, 꿀밤 한대 쥐어박고 엿바꾼 물건들을 되돌려 주는 엿장수 아저씨의 인심이 재미있고도 넉넉합니다.5∼8세용.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열린세상]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김민숙 소설가

    지금 나는 미국에 와 있다. 미국 공항에 도착한 것이 미국 대선 일주일 전이었다. 공항 입국 심사대의 긴 행렬 끝에 서 있는데 벽에 걸린 텔레비전에서 케리와 부시가 뭐라고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소리도 들리지 않고, 들린댔자 제대로 알아들을 리도 없건만 그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미국에 와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미국 대선이라는 것이 단순히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지난 4년동안 혹독하게 겪었던 터라 도착해서 짐을 풀고 나서부터 어쭙잖게 남의 선거판에 코를 빠뜨리고 텔레비전을 지켜봤다. 시차 때문에 잠을 못 자서 밤을 새우며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는 개표 현황을 지켜봤는데, 초반부터 부시가 앞서가고 있었다. 그럴 거라는 예감이 들긴 했지만 엄청 실망했고 뭐라 말할 수 없이 복잡한 심정이었다. 다음날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든 뭐가 그리 크게 달라지겠느냐며 스스로 복잡한 심정을 다스리고 졸린 눈으로 뉴스를 보고 있는데 케리가 나와서 선거에 진 것을 인정하고, 이제 갈라진 민심의 화합을 이루자고 호소하고 있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마찬가지라 과연 그들이 어떻게 화합을 이루어나갈지 궁금해하면서 동시에 지난 2년간의 난장판으로 갈라져서 시끄러운 한국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본디 인간의 본성이라는 게 자기와 다른 생각, 자기와 다른 행동, 자기와 다른 모양, 자기와 다른 출신 성분에 대한 배척과 질시의 감정으로 채워져 있는 것인가 하고 생각하니 입맛이 썼다. 화합, 배려, 인정, 관용, 평화, 이런 말들은 그저 좇아야 할 이상이고, 한낱 아름다운 꿈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그런데 미국에 이민와서 살면서 그래도 조국이라고 한국을 걱정하는 친구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 그 도무지 꼬리가 잡히지 않는 원인 불명의 대립과 분열은 이곳에서까지 활개를 치고 있다. 각종 한인단체의 분열이야 으레 그러려니 하더라도, 이곳으로 유학온 아직 어리다고 할 수밖에 없는 중·고교 학생들까지 같은 한국 친구를 질시하고 서로 패를 짓는다는 것이다. 북미 대륙에는 그래도 자식에게 좀더 나은 교육과 기회를 주어보려는 엄청난 수의 한국부모들이 (어떤이는 워낙 가진 것이 많아서, 어떤이는 거의 가랑이까지 찢어지는 형국으로) 소위 환경이 좋은 사립학교에 조기유학을 보내고 있는데, 그곳 기숙사에서마저 만나자마자 서울의 어느 곳에서 살다 왔는지를 묻고, 강북의 변두리에서 살다 왔다면 단번에 따돌리고 강남 출신들끼리 어울려서 다닌다는 것이다. 미국 동부의 시골마을 사립학교 기숙사에서 강남 강북을 따지다니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이십년전 서울 강남의 스물두평 아파트에 사는 친구의 아이가 하굣길에 아파트 단지로 들어오는데 같은 반 친구들이 작은 평수의 아파트단지에 산다는 것을 알자마자 거지라며 따돌리더라는 이야기를 아이에게서 직접 듣고 숨이 막힌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도 그때 못지않게 아연했다. 기숙사에서 따돌림을 당해 혼자가 된 아이는 별수 없이 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고 있다지만, 그 쓰라림이 오죽하겠는가. 부모는 너무 분해서 그 강남 아이들에게 질세라 좋은 옷과 학용품을 준비해주는 데에 기를 쓰고 있었다. 다행히 아이가 의젓한 성품이라 기죽지 않고, 분발해서 뛰어나게 공부를 잘하고 특별활동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서 부모는 그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상처가 없겠는가. 그런데 걱정인 것은 따돌림을 당한 아이가 아니라 좀더 넓은 세상을 배우러 외국으로 와서까지 그런 식으로 친구를 따돌린다는 아이들이었다. 그 편협함이 과연 어디서 온 것이며 그 편협함이 미국에서 받는다는 그 훌륭한 교육으로 개선되어질까? 혹시 그 부모 또한 암암리에 그런 방식으로 서울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 아이들이 자라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이 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그 편협함으로 이 사회의 그 수많은 장벽을 더욱 굳히는 것은 아닐지. 쓸데없는 망상으로 시차를 이기지 못한 밤을 꼬박 새우고 있다. 한국은 지금 몇시일까? 김민숙 소설가
  • [어린이 책꽂이]

    ●행복해지는 거울(이한중 글·그림)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아기 스님이 부처님에게 흰눈 쌓인 산속 풍경을 보여드리기 위해 마당에 얼음 거울을 만든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은은한 파스텔톤의 그림과 귀여운 아기 스님의 모습이 미소를 자아낸다. 바우솔.8000원. ●역사 인물 40인이 보내는 특별한 편지(오주영 글·최은영 그림) 독립운동가 안창호 선생이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베토벤이 동생에게 보내는 희망을 담은 편지, 인도의 첫 대통령 네루가 딸에게 전한 편지 등 세계 역사속 인물 40인이 보낸 특별한 편지들을 모았다. 편지를 쓴 사람들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담은 ‘인물사전’을 부록으로 달았다. 계림닷컴.8900원. ●닭털을 날리며 왕궁으로 간 꼬꼬댁 소년(크리스틴 프라세토 글·에릭 퓌이바레 그림, 정미애 옮김) 임금님이 약속한 밀 한자루를 받기 위해 왕궁으로 떠난 용감한 소년과 길에서 만난 늑대, 여우, 강물 등 삼총사의 모험담. 용기와 따뜻함을 지닌 소년은 임금님의 총애를 받아 왕위에 오른다. 솔.7000원. ●아기 펭귄 쿠이코로(아르멜 보이 글·그림, 최내경 옮김) 농장에 사는 아기 펭귄 쿠이코로와 동물 친구들간의 우정과 화해를 그렸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알에서 태어난 쿠이코로는 자기가 임금 펭귄이라는 사실을 알고 친구들을 하인처럼 다루다 따돌림을 당한다. 작은책방.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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