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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일 TV 하이라이트]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25분) 재일동포 4세 중학생이 집단 따돌림 결과, 의무교육인 중학교에서 퇴학처리된 사건이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교육당국과 10여년에 걸친 외로운 투쟁을 벌이던 학생측은 재일동포 변호인단과 인권단체의 지원으로 국가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번 판결은 일본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해 볼 계기가 될 전망이다.   ●EIDF다큐멘터리 최전선(EBS 밤 12시15분) 더 나은 삶을 찾아 홀로 미국으로 향하는 중남미 하층민들. 그들이 겪는 끔찍한 현실을 담았다.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는 그들에게 멕시코는 약속의 땅 미국으로 가는 유일한 관문. 그 길에서 주인공 마리아가 겪어야 하는 현실은 강도, 강간, 고문, 살해 등 온갖 폭력과 불법뿐이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5분) 20년간 발목에 축구공만한 혹을 달고 살아오신 할머니. 지난주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되고 작은 정성을 보내고 싶다는 전화에서부터 병을 치료해주겠다는 사람, 치료비를 대겠다는 사람 등 도움의 손길이 끊이지 않았다. 과연 할머니를 힘들게 했던 다리의 혹을 떼어낼 수 있을까?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신영은 은비, 현경, 아유미에게 자신이 아르바이트하는 수영장에 공짜로 들여보내 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수영장에 가보니 친구를 맘대로 데려왔다고 혼내는 매니저 때문에 이만저만 눈치가 보이는 게 아니다. 한편 희철과 의철은 서로가 현경, 희진 교수님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해피 투게더(KBS2 오후 11시5분) 예쁜 얼굴, 긴 생머리, 늘 공주 드레스를 입고 다녀서 학교에서 제일 눈에 띄는 아이. 게다가 전교 회장을 할 정도로 똑똑했던 김보민 아나운서의 즐겁고 행복한 만남, 어린시절 친구찾기가 펼쳐진다. 학창시절 말없고 얌전했던 소녀, 김혜선. 지금과는 사뭇 다르게 순하고 엉뚱했던 학창시절이 공개된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맛깔 나는 재료들을 송송 썰어 넣고 살짝 얼린 육수를 부으면 등줄기에 흐르는 땀을 저절로 식혀주는 냉국. 그리고 새콤 달콤한 소스로 버무려 씹는 맛은 물론 더위에 지친 입맛을 살려주는 냉채의 박빙대결.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여름철 별미 냉국과 냉채 만들기 노하우를 전격 공개한다.
  •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13)영화속 학교 폭력, 무엇이 현실과 다른가?

    ■ 생각열기 영화 ‘싸움의 기술’,‘말죽거리 잔혹사’,‘방과후 옥상’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혹시, 주인공이 멋있게 느껴졌는가? 약자였던 주인공이 악당 같은 학생을 응징할 때 쾌감을 느꼈는가? 이러한 영화를 보면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조금이라도 생각해본다면 우리의 마음은 곧 불편해져야 한다. 먼저, 이러한 영화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첫째, 학교를 배경으로 폭력장면이 나타나고 있다. 주로 학교 옥상에서 싸움을 많이 한다. 둘째, 집단폭력과 따돌림을 자행하는 못된 학생들이 있다. 이런 학생들은 대부분 끝이 안 좋다. 주인공으로 인해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셋째, 그 학생들에게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주인공이 어떤 계기에 의해서 멋지게 응징하면서 마무리된다. 넷째, 싸움이 벌어지는 동안 나머지 학생들은 구경을 하고 있다. 집단따돌림이 벌어지거나 싸움이 벌어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관한다. 영화속 학생들은 누가 싸움에서 이길 것인가에만 관심이 있다. 다섯째, 싸움이 벌어질 때 선생님들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주로 싸움이 완전히 끝난 뒤 뒤늦게 수습하러 온다. ■ 생각에 날개달기 학교폭력을 다루는 영화는 현실 세계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영화에서는 갈등의 정점에서 단판의 싸움으로 모든 것이 해소되지만 실제로는 더 큰 폭력을 불러오거나 깊은 상처를 가져온다. 폭력을 폭력으로 갚았을 때 영화에서는 해피엔딩이 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증오와 보복이 반복될 수 있다. 영화에서는 폭력이 영상 미학과 결합되어 주먹과 다리를 한대 날려도 멋지게 날리고, 승리의 결과만을 나타내지만, 맞는 이의 고통에 대해서는 철저히 생략해버린다. 영화에서는 싸우는 이들과 구경하는 이들로 나누어진다. 싸우게 되면 당연히 패배자와 승리자가 생긴다. 영화에서는 약자였던 주인공이 어찌어찌해서 강한 상대방을 이긴다. 승리자와 패배자는 과연 누구인가? 필자가 보기에 진정한 의미의 패배자는 싸움을 구경했던 학생들이다. 이들은 마치 무술의 달인들 중 누가 최강자인가를 생각하면서 K1을 즐기듯, 학교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구경한다. 적어도 영화에서는 누구 하나 싸움을 말리는 이들은 없다. 폭력 자체가 우발적으로 벌어졌다고 해도 구경하는 학생들은 그 싸움을 말려야 했다. 말릴 용기가 없었다면 적어도 교무실로 달려가거나, 몰래 나가 경찰서에 휴대전화로 신고라도 했어야 했다. 그러나 영화속에서 그런 용기있는 학생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것은 비겁한 고자질이 아니다. 폭력의 피해를 막기 위한 지극히 인권적인 행동이다. 폭력은 그것을 용인하는 구성원들의 문화와 가치에 의해 발생되기 때문이다. 폭력 자체를 용납하지 않는 확고한 개인적 신념이 있다면 폭력의 싹이 나오지 않게 할 수 있다. 영화는 폭력 이후의 결과에 대해 현실과 큰 차이를 나타낸다. 영화에서는 폭력을 손쉽게 사용하고, 결말을 맺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폭력의 결과로 법적·경제적·사회적·교육적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 즉, 싸움 잘했다고 사람들이 박수쳐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형법에 의하면 단순폭행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집단폭력을 행했거나 무기를 들고 싸운 경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며, 상습적인 경우 처벌이 가중된다. 학교폭력대책 예방법도 가해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가해자는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 사과, 학급교체, 전학, 학교에서의 봉사, 사회봉사,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출석정지, 퇴학처분까지 감수해야 한다. 지금 학교폭력문제는 검찰과 경찰, 국가청소년위원회, 교육부와 교육청, 언론, 국회 등에서 대책을 고심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의 국민적 관심사가 되었다. 따라서 갈수록 가해자와 가해자 부모에게 법적·경제적·사회적 책임을 묻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 ‘착한 사마리아인 법’에 대해서 들어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성경 누가복음 10장에 보면 어떤 사람이 강도를 만나서 크게 다쳐 길에 쓰러졌는데, 제사장과 레위사람들은 그를 무시하고 모른 체하였다. 그런데 당시 하층민으로 취급받던 사마리아인이 그를 구해주었다. 이 법은 누군가가 위해를 입거나 입을 수 있는 상황에서 구조를 하지 않은 사람들을 처벌하자는 것이다.‘착한 사마리아인 법’에 의하면 제사장과 레위사람은 처벌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 법을 채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이 법을 시행하고 있다. 영화처럼 폭력이 얼마 뒤 발생될 것을 알고, 교실에서 집단따돌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방관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착한 사마리아인 법’에 비추어볼 때 구경꾼과 방관자들에게도 가해자처럼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지 모른다. 비록 이러한 가상의 법이 아니어도, 우리의 양심과 도덕과 윤리와 인권의 관점에서 본다면 폭력의 늪으로 친구들이 빠져들지 않도록 어떤 식으로든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근래 들어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 교내에 CCTV를 설치했지만 그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결국 학생들 한명 한명이 폭력을 예방하고 감시하는 인간 CCTV가 되어야 한다. 진정한 승리자는 자신에게 치밀어 오르는 상대방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주먹이 아닌 합리적 대화로 풀어나가는 사람이다. 또한, 더 큰 승리자는 싸움에 이긴 자가 아니라 싸움을 말릴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자이다. ■ 생각 주머니 넓히기 1. 착한 사마리아인법 개정에 대해서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2.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3가지 이상 찾아보자. 3. 매스미디어가 학교 폭력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자신과 친구들의 경험을 나누어보자. 김성천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안양충훈고 교사
  • 출산장려보험 “쌍둥이는 안돼”

    ‘아기를 많이 낳으면 보험 혜택을 드려요. 하지만 쌍둥이는 안돼요.’ 출산을 장려하는 금융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금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마케팅이다. 그러나 속셈이 의심스러운 경우도 있다. 동부화재는 지난 23일 여성 가입자가 아기를 낳으면 보험료를 깎아 주는 ‘무배당 프로미라이프 큰별사랑보험’을 내놓았다. 가입자가 자녀 1명을 출산하면 월 보험료를 2%,2명 출산하면 3% 할인해 주는 상해·질병보험이다. 자녀가 성장해 입학하면 적성검사와 온라인 학습자료도 제공한다. 미래에셋생명은 임신 16주 이상의 태아 등 아기에 대한 보장을 강화한 ‘우리아이사랑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아이가 소풍, 등하교 때 겪는 재해나 이른바 ‘왕따(집단따돌림)’ 등에도 보장 혜택을 주어 여성이 안심하고 출산 결심을 하도록 권한다. 대한생명도 추가 특약으로 자녀수에 따라 보험료를 1∼2% 할인해 주는 ‘싱글라이프보험’을 팔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자녀수에 따라 저축금리를 0.1∼1.0%포인트 높여 주는 출산장려 상품이 많이 나온다. 대출금리를 0.5%포인트 깎아 주는 주택담보대출도 있다. 은행에 비해 보험사가 출산장려 상품에 더 적극적인 이유는 저출산이 장기적으로 보험가입 수요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은 여러 명으로부터 거둔 보험료를 한 명에게 보험금으로 몰아주는 게 기본적인 성격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M생명은 지난달 1일부터 임신 중 쌍둥이에 대한 태아보험 가입을 거부하기로 했다.S생명은 지난 2월부터,H생명은 지난 해말부터 ‘쌍둥이는 저체중이나 미숙아로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쌍둥이 중에 먼저 태어난 아이에 대해서만 보험을 허용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저출산이 장기적으로 보이지 않는 손해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고, 임신 중 쌍둥이는 단기적으로 더 큰 손실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이것이 궁금해요] 초·중학생에겐 퇴학처분 못한다

    [이것이 궁금해요] 초·중학생에겐 퇴학처분 못한다

    ▶중학교 1학년인 자녀가 학교에서 잘못을 저지르고 사회 봉사 처분을 받았습니다. 초·중·고교 학생들의 징계는 어떤 종류가 있으며 어떻게 진행되나요? -학생 징계는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에 근거한 학칙에 따라 이뤄집니다. 징계 종류는 ‘학교내의 봉사’,‘사회봉사’,‘특별교육이수’,‘퇴학처분’ 등 4가지입니다. 학생을 징계할 때는 해당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의견을 밝힐 기회를 주는 등 적정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학생 인격이 존중되며 사유의 경중에 따라 징계를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합니다. 또 학생이 반성하도록 개전의 여지를 남겨야 합니다. 퇴학 처분이 내려질 수 있는 사유는 품행이 불량해 개전 가망이 없다고 인정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결석이 잦으며 기타 학칙을 위반한 사례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초·중학생 등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학생은 퇴학할 수 없습니다. 징계 처분을 내리려면 학칙에 따라 해당 학생과 학부모 의견을 들은 뒤 선도위원회의 충분한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결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학교 안팎에서 학생 사이에 발생한 상해·폭행이나 감금, 협박, 약취·유인, 추행, 명예훼손·모욕, 공갈, 재산 손괴, 집단 따돌림 등 피해자 의사에 반해 신체·정신이나 재산상 피해를 가져온 행위는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에서 심의한 뒤 퇴학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입니다. 아이가 수술을 받아 석달 동안 결석했습니다.2학년으로 진학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각 학년을 이수하려면 수업일수가 유치원 180일, 초·중·고교 220일, 공민·고등공민학교 170일을 넘긴 가운데 3분의2 이상을 출석해야 합니다. 초등학교 수업일수 220일 가운데 3분의2는 146.6일로 학교에 최소 147일을 다녀야 해당학년을 수료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병원 진단서 등을 제출해 학교장이 부득이한 결석 사유로 인정하면 출석일수가 부족해도 해당 학년을 이수할 수도 있습니다. 학칙에서 규정한 교과목별 이수 인정평가위원회의 이수 인정평가를 거쳐 학생 학력수준이 2학년에 적당하다고 인정되면 진학할 수 있습니다. ▶새집으로 이사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과 6학년에 다니는 자녀를 새집에서 가까운 학교로 옮기려고 합니다. 전학절차를 자세하게 알고 싶습니다. -먼저 담임 교사에게 이사했다고 전한 뒤 서무실에 가서 급식비와 우유값, 특기·적성교육비 등을 정산합니다. 옮긴 동사무소에 전입신고를 하면 전입 주소지를 학구로 하는 해당 학교를 안내하고 전입확인서를 발급합니다. 해당 학교 교무실에 전입확인서를 제출하면 학교에서 자녀에게 맞는 학급을 배정할 것입니다. 서무실에서 급식비와 우유값, 특기·적성교육비 등에 대한 안내를 받은 뒤 배정된 학급을 찾아 새 담임 교사를 통해 학교 생활에 필요한 준비물과 시간표 등의 안내를 받으면 됩니다. 한편 재외국민이나 외국인이 보호하는 자녀·아동들이 국내 초등학교에 입학하거나 처음 전·입학하려면 출입국 관리사무소장이 발행한 출입국 사실증명서나 외국인등록 사실증명서를 거주지를 관할 학교에 제출하면 됩니다. 외국에서 귀국한 아동은 교육감이 정한 사항에 따라 귀국학생 특별학급이 설치된 초등학교에 입학이나 전학할 수 있습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도움말 서울시 교육청
  • 초등교 취학기준일 2008학년도부터 3월1일→1월1일로

    초등교 취학기준일 2008학년도부터 3월1일→1월1일로

    2008학년도부터 초등학교 취학 기준일이 만 6세가 되는 해의 3월1일에서 1월1일로 바뀌고, 취학 기준일을 전후한 1년의 범위에서 자유롭게 취학 시기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만 5세 1월1일부터 만 7세 12월31일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다. 우리 나이로 기준은 여전히 8세이지만 7세에 취학할 수도 있고,9세에 학교에 가도 된다는 뜻이다. 정부는 9일 한명숙 국무총리 주재로 규제개혁장관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이 담겨 있는 ‘초·중등교육 규제개혁 방안’을 확정했다. 현재는 만 6세가 되는 해의 3월1일부터 다음해 2월28일까지 태어나는 어린이가 취학 대상이다. 때문에 한 살 어린 1·2월생은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등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 결과 상당수 1·2월생 어린이의 부모는 같은 해에 태어난 아이들과 함께 취학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교육당국이 이런 취학유예 요청에 ‘발육에 문제가 있다.’거나 ‘정신적으로 학교생활을 감당하지 못할 만큼 성숙하지 않았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의사의 소견서를 요구함에 따라 아이가 또 다른 ‘집단따돌림(왕따)’을 당하거나, 충격을 받는다는 민원이 제기돼 왔다. 회의에서는 또 각 학교가 수준별 교과운영이나 보충수업·자율학습 등의 실시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정규수업이 시작되기 전의 이른바 ‘0교시’ 수업이나 밤 10시 이후의 ‘심야자율학습’도 교장이 내년부터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수준별 교과운영은 8차 교육과정이 개정돼야 하는 만큼 오는 2009년에 가능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탈북청소년 낙오자 만들지 말아야

    탈북자를 지칭하는 새터민 청소년들이 우리나라에 정착한 이후 안타깝게도 학교적응에 대부분 실패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에게 미래가 없다는 이야기다. 국가청소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입국한 20세 미만 새터민 1300여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중도에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정규 교육과정을 포기하는 것은 남북한 교육체제 및 학제에 차이가 나는 데다 탈북과정에서의 오랜 학습공백으로 학력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남북한의 생활양식과 문화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새터민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지만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은 크게 미흡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새터민들은 입국하면 국가정보원의 조사를 거쳐 하나원에서 3개월동안 정착교육을 받는다. 국민임대아파트를 알선해주고 정착금 및 주거지원금이 제공되는 것이 고작이다. 그나마 정착금은 절반가량이 탈북 브로커들의 손으로 들어가 남한 사회에 정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새터민 청소년들에겐 충분한 교육훈련의 기회도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한겨레 중·고교를 세웠지만 이들을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형편이 닿지 않는 청소년들은 집 근처의 정규학교에 들어가지만 이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이나 상담프로그램 등이 없어 따돌림 당하기가 일쑤다. 새터민 청소년들을 교육사각지대로 방치하는 것은 그들을 사회적 낙오자로 만드는 것이다.2세들을 위해 학교시설을 확충하고 일반 학교에서도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교사들을 훈련시키고 적응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 편입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길은 교육 외엔 없다.
  • ‘왕따’ 감정적 대응 자제 아이와 함께 해결

    ‘왕따’ 감정적 대응 자제 아이와 함께 해결

    ‘혹시 우리 아이도…?’ 해마다 새 학기가 되면 집단따돌림(속칭 왕따)을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 우리 아이는 내성적이고 수줍음을 잘 타는데, 친구들보다 한 살 어린데 등 이유도 여러 가지다. 그러나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다. 대부분의 집단따돌림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나타나는 반복적인 경우다. 집단따돌림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짚어봤다. 집단따돌림에 대한 학부모들의 걱정과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요즘에는 왕따가 학기 초부터 시작된다고 하는데. 예전에는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뒤 왕따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요즘에는 그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각 반마다 학년이 올라가면 무의식적으로 그룹을 짓는 경향이 많다. 눈치 빠른 아이들은 한 그룹에 속하기 위해 빨리 처신한다. 반면 내성적이거나 소극적은 아이들은 제때 그룹에 들어가지 못해 어떤 모임에도 끼지 못하다가 왕따 표적이 되기도 한다. 특히 요즘에는 학교 수업 자체가 그룹별로 이뤄지는 집단학습이 많아 어느 쪽에도 끼지 못하면 공부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7살에 학교에 가 왕따를 당하기 쉬울 것 같아 걱정이다. 지나친 걱정이다. 물론 덩치가 작고 나이가 적으면 저학년 때 애기 취급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런 현상은 사라진다. 오히려 일부러 입학을 늦추면 아이 스스로 자신이 뭔가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기 쉽고, 자신감이 떨어져 왕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아이가 ‘친구들이 싫어한다’고 한다. 집단따돌림 아닐까. 부모가 성급하게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 우선 정말 친구들이 싫어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데 스스로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아이에게 구체적인 상황을 잘 설명하게 하고, 어떤 마음인지 잘 들어준다. 아이를 비난하거나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담임교사와 상의해 아이의 적응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 만약 특정한 한 아이가 지속적으로 괴롭힌다면 도망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경우 아이에게 피하는 것이 비겁한 행동이 아니라 현명한 방법임을 잘 설명해줘야 한다. 아이 스스로 집단따돌림을 당한다고 생각한다면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해결할 힘이 있다. 많이 칭찬해주고, 인정해줘야 한다. ▶우리 아이가 왕따를 당하고 있는데 혹시 잘못 키워서 그런 것은 아닌지 죄책감이 든다. 절대 그렇지 않다. 왕따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왕따 당하는 아이들의 가정환경을 살펴보면 어린 시절 부모에게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했거나 부모와 일찍 떨어져 자란 경우, 지나친 과잉보호 속에서 자란 경우가 많다. 이런 환경이라면 또래 사이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에 쉽게 위축되고 더 걱정하고, 부모에게 쉽게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이러한 원인이 모두 부모 탓일 수는 없다. 부모는 왕따의 원인이 아니라 아이와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도우미다. ▶아이가 학교에서 다른 아이를 집단따돌림시킨다고 한다. 다른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가정이나 부모에 대해 쌓여 있는 불만을 학교에서 푸는 경우다. 차분하게 앉아서 아이와 대화를 나눠보라. 대화할 때 주의할 점은 다그칠 것이 아니라 아이의 욕구부터 인정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너에게 그런 힘이 있었구나.’‘그런 생각을 보여주고 싶었구나.’하는 식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이후 ‘그런데 그 친구 입장이라면 어땠을까?’ 하는 식으로 도덕적인 부분을 풀어나가야 한다. 아이는 자신의 심리를 누가 알아주고 인정해준다고 생각하면 점차 행동이 바뀐다. 학교에서의 그런 행동이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큰 잘못이라는 것도 분명히 알려준다. 집에서 부모의 태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모의 폭력적인 언어나 행동을 자주 보고듣는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이를 배운다. ▶다른 아이를 괴롭히는 행동이 되풀이되고 있다. 일시적인 현상은 괜찮지만 반복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화로 해결하기 어려우면 가까운 상담센터나 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자칫 아이의 인생을 망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 도움말 한림대 성심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홍현주 교수, 서울 수송초등학교 한영진 교사, 서울 강서교육청 신성희 상담교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사소하고 불분명한 원인이 절반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이유를 모르거나 사소한 경우가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소아청소년 정신과에 접수된 집단따돌림 주요 사례를 살펴봤다. #사례1:외모 중학교 2학년인 A양은 까만 얼굴 때문에 놀림을 받았다. 뭘 만지면 친구들은 더러운 손으로 만진다며 “썩었다.”고 놀렸다. 친구들은 A양의 물건을 숨기기도 하고, 몰래 미술작품을 부수기도 했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서 A양은 자꾸 위축되고 자신감을 잃어갔다. 때로는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한다. 지능도 뛰어나고 수업시간에도 잘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도 성적이 좋은 편이라 친구들에게는 질시의 이유로 작용했다. #사례2:잘난 척 중학교 1학년인 B양은 친구들 사이에서 잘난 체한다며 왕따를 당했다. 또래에 비해 다소 성숙한 외모에 말투도 책에 나오는 어려운 말을 사용했다. 자신의 입장이나 감정을 분명하고 똑똑하게 말할 줄 알고, 지능은 최우수 수준에 속했다. 그러나 B양이 친구들에게 놀자고 하면 “짜증난다.”며 피했고, 아무도 함께 하려고 하지 않았다. 자존심이 강한 B양은 더욱 꿋꿋하게 행동했지만 친구 얘기만 나오면 눈물을 흘렸다. 이후 상담을 받으면서 B양의 이러한 모습이 잘못이 아니라 차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부모도 B양의 마음을 공감해주자 B양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보다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 #사례3:내성적인 성격 초등학교 4학년인 C양은 너무 소심해 제대로 자기 주장을 못한다.C양의 엄마는 자신의 나쁜 점만 닮은 것 같아 딸이 따돌림당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위로하기보다는 “어떻게 한마디도 못하느냐.”며 화만 냈다. 그럴수록 C양은 주위의 반응이 부담스러워 고개를 푹 숙이고 다닌다. 그러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상태가 곧 호전됐다.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목소리도 커졌다. 엄마도 칭찬을 하면서 딸의 장점을 발견했다.C양의 경우 다소 불안한 성향이긴 하지만 집이나 학교에서 이해받거나 성취 경험이 적다 보니 더욱 자신감이 떨어져 불안과 우울한 감정이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례4:성적 중학교 1학년 D군은 항상 무언가를 빠뜨리고 실수도 잦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D군이 끼어있는 조는 항상 수행평가에서 꼴찌다. 친구들은 이런 D군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따돌리다 한번은 집단으로 때린 적도 있다.D군에게 문제를 발견한 D군의 부모는 병원에 도움을 요청했고, 치료를 받으면서 상태가 좋아졌다. 예전보다 차분해져 실수가 줄어들자 선생님에게 칭찬도 듣고 친구들도 더이상 괴롭히지 않았다. #사례5:가해자에서 피해자로 E군은 초등학교 4학년때만 해도 친구들을 놀리고 따돌리는 데 앞장섰다. 그러던 E군은 6학년때부터 살이 찌기 시작하면서 반대로 ‘돼지’라며 따돌림당하기 시작했다.E군은 예전 자신이 따돌림시켰던 일을 떠올리며 자신감을 잃었고, 그럴수록 친구들의 놀림도 심해졌다.E군은 비로소 예전의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용기를 내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관계가 다시 좋아졌다. ■ 도움말 한림대 성심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홍현주 교수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혹시 내가 왕따? 해당하는 문항에 표시해 보세요. □친구보다 성적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방과후 군것질은 혼자 먹는 경우가 많다. □학급시간에 ‘놀아요∼’하는 애들이 짜증난다. □같이 노는 애들 중에서 나보다 잘 난 애는 없다. □모두가 아는 소문을 가장 늦게 전해듣는 편이다. □혼잣말을 잘해서 구박을 많이 받는다. □애들한테 성적을 말할 때는 거짓말을 한다. □조금이라도 튀어서 선생님께 예쁨받고 싶다. □비밀이 많은 편이다. □친구 사이에 돈 때문에 욕을 먹은 적이 있다. □애들이 하는 유행어를 잘 못 알아듣는다. □생일 때 부를 친구가 3명이 채 못된다. □편지나 이메일 받는 일이 일주일에 두 번 이하다. □친구 부탁을 거절했다가 되갚음을 당한 적이 있다. □솔직히 말해서 좀 지저분한 편이다. □지금 우리 반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친구가 귀찮으면 당장 끊을 자신이 있다. □싫어하는 친구 이름을 적어내라고 하면 혹시 내 이름이 많지 않을까 걱정된다. □자주 하는 말투 중에 “이건 너만 알고 있어.”가 있다. □작은 돈을 빌려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 □가짜 상표를 진짜인 것처럼 뽐낸 적이 있다. ▲5개 이하:괜찮다. 이 정도의 고민은 누구에게나 있다.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 없다. ▲6∼12개:왕따 잠재력이 엿보인다. 다소 이기적이고 주변에 관심이 없는 것이 문제다. ▲13∼18개:당신은 몰라도 은근히 왕따 취급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의 생활방식을 바꿔야 한다. ▲19개 이상:중증 왕따. 늘 혼자라는 생각에 정상적인 친구관계를 포기한 적이 오래다. 적극적으로 노력하자. ※ 출처:교육인적자원부 2006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교장(감)·전문직 연수자료집 ■ 가해학생들의 공통점은? 전문가에 따르면 집단따돌림이라고 하면 시키는 쪽과 당하는 쪽이 명확히 나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집단따돌림을 시키는 학생들의 주요 공통점은 말을 잘 하고, 친구들을 주도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편이며, 사회성도 뛰어나고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겉으로는 지극히 평범하고 정신병리적인 현상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주변 환경을 들여다보면 부모가 관심을 쏟을 만한 여건이 안돼 불만이 쌓여있는 경우가 많다. 가정에서 채워지지 않은 만족감 때문에 학교에서 힘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이다. 특히 친구들을 되풀이해서 괴롭히는 학생들은 가정적인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우울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지능이나 집중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 가해 행동은 주로 집단적으로 나타난다. 서울 수송초등학교 한영진 교사는 “가해학생의 경우 혼자서는 못 하고 몇 명이 무리지어 한 아이를 괴롭히는데 가해행동 이후에도 자신도 왕따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점점 다른 방법으로 남을 괴롭힌다.”면서 “동조하는 학생들 역시 아무런 이유없이 괴롭혔다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가해 학생의 성격이 활달하고 공부나 생활면에서도 보통 이상인 경우가 많아 학부모들이 오판하기도 쉽다. 서울 강서교육청 상담교사인 신성희씨는 “상담을 해보면 ‘부모인 나에게조차 예의바른 태도를 보이고 말도 잘해 전혀 그런 아이인 줄 몰랐다’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간혹 아이들간에 일어난 일이라고 해서 부모가 나서서 ‘사이좋게 지내라’고 타이르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오히려 부모에게 고자질이나 하는 아이라며 왕따의 또다른 원인을 제공하기도 하기 때문에 섣불리 나서지 말고 담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생활을 가장 잘 알 수 있을 것 같은 담임교사도 가장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그는 “담임은 학기 초에 왕따는 절대 안된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점심시간이나 자습시간, 청소시간 등 교사의 관심이 잘 가지 않는 시간에 학생들의 분위기를 파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20일 이라크전 3주년] 美국민 여론조사…美, 이란과 안정화 방안 직접논의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 이래 최대 규모의 저항세력 색출 작전과 26년만에 갖게 되는 이란과 정부간 공식 대좌 발표. 오는 20일 이라크 침공 3주년을 맞는 미국의 초조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두 장면이다. 미군은 17일에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20㎞ 떨어진 사마라 근처의 저항세력 근거지에서 ‘벌떼 작전’을 계속했다. 전날 개원한 이라크 의회는 열자마자 정부 구성에 관한 이견으로 30분만에 산회했다. 3년이 다 되도록 이라크인 스스로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이라크전 승리를 확신하는 미국인 비율도 침공 당시 94%에서 40%로 떨어져 이라크주둔 미군의 마음은 다급해지고 있다. 헬리콥터 50여대와 전술차량 200여대, 미군과 이라크군 1500여명으로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저항세력 색출 작전을 벌였지만 첫날 미군은 용의자 40명 이상을 검거하고 다섯 군데 무기 은닉처를 적발했다고 CNN이 전했다. 그러나 로켓이나 미사일, 기총 발사 등 공중 공격은 가하지 않아 민간인 희생 시비를 애써 피하려 했다. 사마라는 지난달 22일 시아파 성지에 대한 폭탄 공격으로 종파간 보복을 불러일으켜 내전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는 곳. 미군은 알카에다 요원들이 이곳에 본거지를 마련, 폭탄테러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라크 보안군의 첩보를 바탕으로 소탕 작전에 나섰다고 밝혔다.16㎞씩 구역을 나눠 차례로 토끼몰이 하듯 색출에 나서고 있다. 이번 작전은 때마침 이라크전 승리를 믿는 미국인 비율이 40%까지 떨어졌다는 CNN과 일간 USA투데이의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된 날 시작됐다. 스콧 매클렐런 대변인은 악화된 여론을 되돌리기 위해 이번 작전을 기획한 것은 아니며 현지 지휘관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사전 브리핑을 받긴 했지만 직접 명령을 내리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백악관은 이란 정부의 대화 제의 수용에 따라 잘메이 칼릴자드 이라크 주재 대사로 하여금 이란측과 이라크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도록 했다. 시아파 종교국가인 이란의 이라크 집권세력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해서다. 사담 후세인을 밀어낸 공백을 이라크의 시아파가 장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란측은 “미국이 이라크 안정화를 위한 여러 차례의 대화를 제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15일 25구,16일 6구에 이어 17일에도 바그다드 일원에서 종파간 보복에 처형된 것으로 보이는 시신이 31구가 넘었다. 일주일새 160여명이 내전으로 집단 처형된 셈이다. 의회의 개원은 권력의 공백이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임을 증명한 셈이 됐다. 개원일부터 60일안에 대통령과 2명의 부통령, 총리를 선출해야 하지만 이브라임 자파리 총리 서리는 수니파, 쿠르드족은 물론, 세속적인 시아파로부터도 따돌림을 받고 있다. 세 규합에 실패한 자파리는 “국민이 원하면 물러날 것”이라면서 사의를 밝혔고 정국은 내전을 향해 치닫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나눔세상] 삼성서울병원 ‘밝은 얼굴’ 캠페인

    [나눔세상] 삼성서울병원 ‘밝은 얼굴’ 캠페인

    경기도 부천에 사는 일곱살 소녀 산성이는 목 뒤에 물갈퀴 같은 살덩이를 달고 태어났다. 어머니 이지혜(43)씨의 뱃속에 있을 때 났던 야구공만한 물혹 3개가 태어나면서 보기 싫은 살덩이로 변했다. 산성이는 매일 유치원에서 또래들의 놀림을 받아야 했다. 이씨는 산성이가 “엄마, 난 왜 이렇게 태어났어. 애들이 괴물이라고 놀려.”라며 울부짖을 때마다 가슴이 찢어졌다. 아버지 황한수(41)씨의 건설사업이 부도나면서 1000만원이 넘는 산성이의 수술비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산성이는 한 병원의 도움으로 2004년 8월 성형수술을 받아 이제 거의 제 모습을 찾았다. 선천성 얼굴 기형으로 또래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면서도 집안 형편 탓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던 아이들이 한 병원의 도움으로 웃음을 되찾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8일 ‘밝은 얼굴 찾아주기’ 켐페인을 통해 기형치료를 받은 저소득층 아이들 5명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입학 축하행사를 열었다. 전북 전주시 팔복동에 사는 하현(7·여)양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하현이는 한살 때부터 눈두덩이가 두툼하게 붓는 신경섬유종이란 병을 앓았다. 부기가 심해 왼쪽 눈은 앞을 못볼 정도였다. 유치원에서 생김새 때문에 볼에 할큄을 당한 자국이 가득한 상태로 집에 돌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농사를 지으며 한달에 60만∼70만원 가량 벌어 월세 11만원짜리 단칸방에서 겨우 3남매를 키우는 어머니 최애자(38)씨는 하현이의 수술 비용을 마련할 수 없었다. 하현이 역시 삼성서울병원의 도움으로 부기를 거의 빼고 밝은 아이로 돌아왔다. 구순구개열로 왼쪽 턱이 내려 앉았던 한미식(13)군과 혈관종으로 윗입술이 부어올랐던 박예지(13)양, 귀 기형을 앓았던 박민재(13)군도 2∼3차례에 걸친 성형수술을 받고 밝은 얼굴로 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삼성서울병원 송효석 사회사업실장은 “얼굴 기형 탓에 어두운 곳에서 나오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1992년부터 사업을 시행해 오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밝은 웃음을 찾으며 당당히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을 보면 우리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발언대] 대학낙방생과 ‘루돌프 효과’/한석수 공주대 객원교수·교육학박사

    지난 연말, 캐럴 ‘루돌프 사슴 코’를 듣다가 불현듯 교육 현장이야말로 산타와 같은 교사와 학부모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원래 이 노래 가사는 로버트 메이의 ‘빨간 코 루돌프(1938)’라는 미국 동화에서 유래한다. 당시 저자의 아내는 암 투병 중이었다고 한다. 다른 엄마들과 달리 매일 병상에만 누워 있는 엄마 때문에 그의 어린 딸 바버라는 아이들로부터 놀림을 당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메이는 자신의 어릴 적 경험을 바탕으로 이 동화를 지었다고 한다. 반짝거리는 빨간 코 때문에 따돌림 받던 루돌프 사슴이 그 빨간 코 덕분에 성탄절 날 산타의 썰매를 끌게 되었고, 결국 친구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는 아빠의 이야기는 딸에게 용기와 자긍심을 심어 주었다. 그리고 ‘남들과 다른 것은 나쁜 게 아니라 특별한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해주었다. 캐럴에 등장하는 산타는 교육적으로 중요한 점을 시사하고 있다. 남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소위 왕따시키는 또래문화의 부정적 기능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단점이나 놀림감에 불과한 것에 대해 적정한 역할을 찾아주면 남이 부러워하는 장점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교육적 노력에 의해 결점이나 단점으로 여겨지던 것들이 장점으로 바꿔지는 ‘루돌프 효과(Rudolph effect)’야말로 잠재적 능력의 발현이라는 본래적 교육목적 실현을 위해 가장 요구되는 기능이며 교사들의 제일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된다. 요즘 대학별 합격자 발표가 진행되면서 많은 아이들이 실망과 좌절을 겪고 있다. 고교 졸업자의 80% 정도가 대학에 진학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남들처럼 무작정 대학에 들어가고 보자는 외길 선택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학진학은 삶의 한 단계에 불과할 뿐이다. 이번의 실패로 외톨이 루돌프 사슴처럼 풀죽어 있을 아이들에게 산타와 같은 지혜로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남다른 선택을 통하여 실제 4년 후에는 산타보다 더 멋진 자신만의 눈썰매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주고 싶다. 공부가 제일이라는 잘못된 고정관념에 대해 서서 밝게 웃고, 남들과 다른 것은 특별한 것이라 깨닫도록 우리 아이들을 가르칠 수는 없을까. 한석수 공주대 객원교수·교육학박사
  • “왕따 가해자부모 배상”

    3개월이 넘게 또래 학생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학교폭력 피해자가 가해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내 배상 결정을 받았다. 중학생 시절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가족과 떨어져 경남 창원에 혼자 살던 김모(17)양은 학교를 졸업한 뒤 직업학교에 들어갔다. 부모와 떨어진 김양은 곧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 됐다.2004년 말에 같은 반 학생 6명이 집에 와 말다툼 끝에 김양을 5시간 동안 때린 것이 시작이었다. 습관적인 폭행이 반복됐고, 김양의 상처에 마늘을 문지르는 등 수법도 잔인해졌다. 김양의 대응은 가해자들을 피하는 것과 어머니에게 전화를 거는 것뿐. 하지만 어머니와 전화가 연결되어도 “힘들다.”는 말과 함께 끊는 게 고작이었다. 딸이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았지만 친구들을 다독이면 금방 화해할 것이라고 믿은 어머니는 가해자들에게 전화로 “어린 나이에 혼자 살고 있는 친구를 도와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폭행을 견디다 못한 김양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그제서야 가족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 온몸에 든 멍이 지워진 뒤에도 김양은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마음속 친구를 찾겠다며 저녁마다 촛불을 켜고 집 밖으로 나가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다. 음독자살을 기도해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모든 것을 잊고 덮으려던 가족들이 가해 학생을 상대로 소송을 내게 된 첫번째 이유는 김양의 상태를 보면서 느낀 분노 때문이었고, 두번째는 사회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였다. 경찰에 신고해도 다수인 가해자들은 자신들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는 듯 했고, 학교와 사회는 사건을 덮으려고만 하더라는 것이다. 어렵게 법률구조를 받아 치료비와 위자료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낸 가족들은 창원지법에서 “가해 학생의 부모는 김양에게 1600만원을 배상하라.”는 조정 결정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김양의 이모부(47)는 “김양이 소송을 하며 당시 기억을 떠올려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학교폭력의 재발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11개월간 아프리카 가나서 활동 혼혈인 케빈 다넬

    11개월간 아프리카 가나서 활동 혼혈인 케빈 다넬

    “한국에서는 ‘검은 원숭이’라고 놀리고, 미국에 갔더니 재미교포 2세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하더군요. 서러운 마음에 술과 마약에 빠져 살다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혼혈의 아픔도 잊게 됐습니다.”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국제청소년연합(IYF)의 해외봉사단 귀국 발표회에는 여느 한국인과 다른 외모를 가진 청년이 아프리카에서 한 봉사활동 경험을 발표한다. 주인공은 케빈 다넬(25·워싱턴대 4년).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따돌림을 당했던 검고 조그맣던 아이가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해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고 있었다. 경기도 포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케빈은 초등학생 때 싸움을 한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다른 동네에 놀러가면 아이들이 돌을 던지며 검둥이라고 놀렸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도 몰랐고, 내가 반 흑인이라는 사실도 몰랐다.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말을 하는데 다르게 보는 시선이 이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학교를 그만뒀다. 케빈이 말썽만 피우자 어머니는 열 살 될 무렵 아버지가 있는 미국으로 보냈다. 하지만 케빈은 영어도 못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었을 뿐이지만, 이번에는 재미교포 2세들이 무시하고 놀렸다. 케빈은 “내가 어디에 있어야 하나 혼란스러웠다.”고 되돌아봤다. 미국에서 커가면서 케빈의 분노와 원망도 커가기만 했다.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미국에서 술과 마약에 빠졌고,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 타코마에서 가장 세력이 큰 갱단에 들어가 1인자 자리에 올랐다가 친형제 같은 친구가 총에 맞아 죽는 것도 지켜봤다. 그러다 우연히 해외봉사 사진전을 보게 됐다. 얼굴색과 상관없이 서로 도우며 해맑게 웃는 사진 속의 또래들을 보면서 “나 같은 마약중독자도 저렇게 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문을 두드렸다. 케빈은 지난해 2월부터 11개월 동안 아프리카 가나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장티푸스에 걸려 죽을 고비도 맞았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마을 노인들의 일도 도왔다. 이제 남들의 이야기에 신경쓰지 않는다. 케빈은 “한국과 미국에서 나처럼 무시당하면서 서럽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왕위계승’ 말많은 日왕실

    ‘왕위계승’ 말많은 日왕실

    일본 사회가 왕실 문제로 법석이다. 왕위 계승 문제에다 왕세자비에 대한 왕실내 따돌림 분위기와 잇단 ‘돌출행동’. 거기에 옛 왕족의 복권문제와 ‘천황제 존폐’주장까지 겹쳐 시끄럽기 그지없다. 아키히토 일왕의 둘째아들인 아키시노노미야 이후 40년간 일본 왕실에 남아 출산이 없는 것이 ‘소동’의 근본 원인이다. 왕위계승방안을 규정한 왕실 전범의 개정을 둘러싼 공방이 국민적으로 확산되고 ‘왕세자의 힘겨운 결혼생활’이 입방아에 오르는 등 ‘왕실 소동’은 세간의 관심 속에 갈수록 복잡하게 엉켜들고 있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인은 남성 왕을 원한다. 그렇지만 핵가족 시대에 안정적으로 왕위를 계승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여계왕(여왕의 자녀 출신 왕) 인정 문제로 왕실 전범 개정 공방이 일고 있다.” 54년째 일본 왕실을 취재하고 있는 ‘왕실 저널리스트’ 가와하라 도시아키(85)는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왕실 소동’ 배경을 설명했다.(가와하라는 인터뷰에서 줄곧 왕은 천황 폐하, 왕세자는 황태자, 왕실은 황실이라고 불렀다.) ▶‘왕실 소동’의 해결 방안은. -둘째 아들 아키시노노미야의 부인인 기코 빈이 아들을 낳으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기코 빈이 임신한 태아가 아들인지 딸인지는 몇달 안에 판명된다. 옛 왕족을 부활시킨 뒤 나루히토 왕세자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가 그들 중 한 명과 결혼, 아들을 낳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노리노미야 전 공주가 아들을 낳아도 전범 개정이 쉬워진다. 개정을 늦추는 게 자연스럽다. ▶왕세자와 세자비 이혼설은. -그런 정도는 아니다. 이혼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제약이 있다. 마사코 비가 아이코 공주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도 변수다. 전례가 없는데도 외국 순방때 아이코 공주를 데려가려고 했을 정도였다. 왕족의 이혼 사례는 19세기말 단 한 번 있었는데 와병이 이유였다. 나루히토 왕세자가 이혼하고 새 장가를 들어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주장도 물론 있다. ▶왕세자의 마사코 비에 대한 사랑은. -오랫동안 애정이 각별했지만 최근 마사코 비가 왕실 신년 노래회에 몸이 아프다고 참석하지 않은 뒤 왕궁에서 승마를 하는 등 도리에 어긋난 행동이 이어지면서…. 세자는 이 결혼이 힘들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루히토 왕세자의 처지가 어려울 것 같은데…. -술을 잘 마신다. 위스키, 포도주, 맥주, 청주도 마신다. 미치코 왕비도 술을 좋아한다. 왕비가 “세자는 나의 술 선생”이라고 말했다고도 한다. 왕은 술이나 담배를 전혀 안한다. 아키시노노미야는 술은 하지만 담배는 안한다. 한 왕족은 술을 많이 마셔 3차례 입원했었다. ▶마사코 비는 진짜 와병 중인가. -마음의 병이다. 그래서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주기가 있다. 의도적으로 아픈 척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우울증은 정말이다. ▶마사코 비가 왕실에서 ‘이지메’를 당하나. -이지메는 아니지만 이지메보다는 약간 기피를 당하는 분위기다. ▶왕세자 일가는 고전하고, 둘째 아들인 아키시노노미야 일가는 부상하고 있다는데. -그대로다. 마사코 세자비의 행동 등으로 왕이나 미치코 비와의 사이가 서먹하다. 그러나 기코빈은 매우 온화하고, 붙임성도 좋아 평판이 아주 좋다. 일본인들의 마사코 비에 대한 시각도 지난해보다 나빠지고 있다. ▶‘천황제’의 위기란 지적은. -지금 그 정도는 아니다. 왕은 국민의 상징이다.80% 이상의 국민이 천황제가 좋다고 한다. 왕족의 생활이 매우 건전하다. 적어도 수십년은 위기가 없을 것이다. ▶왕실에서 여성의 지위는. -차별은 남아 있지만 거의 사라지고 있다. ▶아이코 공주가 왕세자에게 파파라고 하던데, 왕실 용어는 안 써도 되나. -아버지를 지칭하는 오모사마라는 왕실 용어가 있지만 파파라 부른다. 예전에는 안 그랬다. 그래서 우익들이 비판한다. ▶소동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올 한해동안은 소동이 계속될 것이다. 왕위 계승을 규정한 전범 개정은 서두를 일이 아니다. 왕과 세자가 건강하기 때문에 최소 20∼30년은 큰 문제가 없다. ▶궁내청의 전범 개정에 대한 입장은. -개입하지 않는다. 총리가 왕의 의도를 이심전심으로 파악,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반대가 많은데도 고이즈미 총리가 3월 개정을 추진했던 것에 대해 ‘일왕의 뜻’이란 설이 있다. -왕의 뜻에 따라 밀어붙이는 것처럼 하면 국민들이 “왕을 정치에 이용한다.”며 비판한다. 정치권에는 “여계왕은 왕의 뜻”이란 풍문이 돌고 있다.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 상황에서 남성 왕에 매달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를 반영하듯 여왕에는 반대가 거의 없다. 그러나 여계왕에는 반대가 적지 않다. ▶여왕은 되는데, 여계왕은 안 되는가. -지금까지 125대 일왕 중 여왕은 8명 있었다. 이들은 모두 이혼, 미혼, 미망인 등으로 자식이 없어 후계 문제가 없었다. 다음 왕이 성인이 될 때까지만 여왕을 했다. 남계론자들은 여계를 인정하면 만세일계(萬世一系) 이어져온 일본 왕실의 남성 염색체가 전달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남성 염색체 XY와 여성 염색체 XX 중, 여계가 될 경우 이어져온 왕실의 남성 염색체 Y가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대안이 있어야 하는데. -1947년 11개 옛 왕족의 지위 박탈이 있었다. 그들에게 왕족의 지위를 부여하거나 양자로 입적, 남계를 잇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렇지만 옛 왕족은 60년간 민간인 생활을 해, 그것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일본 방송과 신문들은 왕실 보도에 신중하다. 금기가 남아 있나. -금기는 아니다. 일간지는 영향력이 커 신중한 것이다. 주간지들은 영향력도 적어 민감한 문제도 거리낌 없이 보도한다. ▶50년간 왕실 취재중 변한 것은. -과거에는 불경죄가 있었다. 패전 후 사라졌다.‘천황’은 신적인 지위였다. 그러나 1946년 인간 선언과 함께 바뀌었다. 국가의 원수도 아니고, 상징적 지위만을 갖게 됐다. 취재 관행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왕실 취재단은 어떻게 구성됐나. -궁내청 안에 전국지와 지역지, 방송, 통신사 등으로 기자 클럽이 있다. 프리랜서·외신기자 등은 기자단에 못낀다. 예전엔 20∼30년씩 출입한 기자가 있었지만 요즘은 순환이 빨라졌다. ▶궁내청 출입기자에게도 제한되는 것이 많은가. -왕궁에 자유롭게 들어갈 수 없고 단체로 움직인다. 취재기자가 직접 왕을 보거나 개인적으로 인터뷰할 수도 없다. 연간 1∼3회 단체로 인터뷰하는 것도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전범 개정안의 국회 처리는. -기코 빈의 임신으로 가을이나 내년 정도로 미뤄지지 않겠는가. ▶왕실 저널리스트는 어떻게 취재하나. -옛 왕족, 현 왕족의 주변, 남작·백작 등 옛 귀족의 주변을 취재한다. taein@seoul.co.kr ■ 왕실 저널리스트 가와하라 1921년 홋카이도 출신으로 메이지대학 중퇴 뒤 1952년부터 프리랜서로 전인미답의 일본 왕실을 취재한 ‘왕실저널리스트’ 1호. 다쿠쇼쿠대학 객원교수를 지냈다.1984년 당시 영국유학중이던 현 나루히토 왕세자와 2시간 단독 인터뷰를 하는 등 많은 특종을 건져낸 왕실 취재의 산증인이다.‘마사코비’‘마사코황후’‘마사코사마와 황족들’ 등 3권의 저서가 140만부 이상 팔리는 등 20권 이상의 저서가 있다. ■ 왕위계승 쟁점은 무엇 |도쿄 이춘규특파원|현행 왕실 전범은 ‘왕위 계승 자격은 왕통에 속하는 남자계 남자의 왕족으로 한정한다.’고 규정돼 있다. 개정안의 골자는 ‘여왕·여계왕을 인정해 남녀를 불문하고 장자의 왕위 승계를 우선한다.’는 것이다. 임신 6주째인 것으로 7일 알려진 일왕의 둘째 며느리 기코 빈이 가을에 아들을 출산한다고 해도 남자 왕손은 한명뿐이고 공주 셋을 포함해도 왕손은 4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남자 왕손이 보태지더라도 승계를 둘러싼 불안감은 완전히 씻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여계왕을 인정하는 방향으로의 전범 개정은 필연적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다만 어떤 내용으로 어떤 시기에 개정하느냐가 관건이 될 뿐이라는 견해다. 일본 국민의 63%도 여계왕 허용에 찬성한다고 6일 니혼게이자이 여론조사 결과 밝혀졌다. 기코 빈이 아들을 낳으면 각각 1,2순위의 왕세자와 아키시노노미야는 변함 없지만, 그의 아들이 3위가 된다. 하지만 여계왕, 장자 우선으로 전범을 개정하면 승계 순위가 크게 달라져 왕세자를 이어 아이코 공주가 2위, 아키시노노미야가 3위, 마코 4위, 가코 5위, 기코 빈의 세번째 자녀가 성별에 관계없이 6위가 된다. 왕실 소동이 빚어지게 되는 원인이다. 아울러 마사코 비가 왕실 생활의 스트레스로 생긴 우울증을 이유로 생일 잔치나 신년 노래회 등에 자주 빠지면서 왕실을 둘러싼 입방아 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반면 여왕·여계왕을 인정하면 궁극적으로 ‘천황제’가 흔들릴 수 있다고 보는 보수파는 좌불안석이다. 왕실의 성역과 금기가 하나씩 무너지면 근본적인 변화가 일 수밖에 없고, 결국 ‘천황제 무용론’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서다. 그래서 명확한 대안도 없는 상태에서 남계왕에만 집착하는 것이다. taein@seoul.co.kr
  • [오늘의 눈] ‘모자람’ 증명 요구하는 학교/김기용 사회부 기자

    2000년 1,2월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올해 아이의 취학통지서를 받고 한번쯤은 취학을 미룰지 말지 고민해 봤을 것이다. 한 아버지는 “아이를 올해 학교에 보내기로 결정은 했지만 1999년생 아이들보다 어리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고 털어놓았다. 일부 학부모들은 올해에는 ‘밀레니엄 차이’가 나는 2000년생과 99년생이 함께 학교에 들어가기 때문에 따돌림 등에 대한 걱정이 더 심하다고 했다. 그러나 취학을 미루는 일이 쉽지 않아 부모들의 불만이 많다. 학교에서 아이에게 무슨 이상이 있다는 진단서를 요구한다는 것이다.(서울신문 2월8일자 1면 보도) 생일 몇달 늦을 뿐이지 이상이 있을 리 없다. 물론 전문가들은 부모들의 걱정은 기우라고 한다. 나이의 많고 적음을 중요하게 여기는 풍토와 ‘과잉보호’ 심리를 탓한다. 하지만 ‘과잉보호’이든 ‘기우’이든 자녀를 위한 결정은 부모의 몫이다. 자녀를 위해 부모가 내린 최상의 결정이 취학유예라면 그 자체로서 존중돼야 한다. 정부나 교육당국이 나설 일은 아니라는 얘기다. 최근 취학을 1년 미루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교육 당국은 아직까지 1∼2월에 태어난 아이들의 취학유예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발육부진’‘집중력 장애’ 등 소견이 적힌 의사의 진단서를 요구하는 규정을 없앴다고 한다. 하지만 일선 학교의 실정은 달랐다. 한마디로 손발이 안맞고 행정 따로 현장 따로 였다. 단지 늦게 태어났기 때문에 취학을 미루려는 부모들에게 ‘내 아이가 모자라다.’는 증명서를 요구하는 것은 가혹하다. 고쳐야 한다. 더불어 1∼2월에 태어난 아이들이 만7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도록 한 규정이 이른 시일 안에 개선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기용 사회부 기자 kiyong@seoul.co.kr
  • [생각나눔] 취학유예에 ‘모자람’ 증명서 왜?

    [생각나눔] 취학유예에 ‘모자람’ 증명서 왜?

    ‘멀쩡하지 않다는 소견서를 가져오세요.’ 2000년 1월 태어난 딸을 두고 있는 이모(서울 마포구)씨. 올해 아이의 취학통지서를 받고 고민하다 내년에 동갑내기들과 함께 입학시키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취학을 연기하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배정받은 초등학교에 취학유예를 신청했더니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밝혀줄 의사 소견서를 내라고 했다. 그는 “멀쩡한 우리 애가 남들보다 못하다고 증명하라는 것이냐.”고 흥분했다.‘발육부진’ 등 진단서를 떼는 것도 힘들었다. 병원들이 발급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월생 어린이들의 초등학교 입학을 미루려는 부모가 늘고 있지만 많은 학교들이 ‘발육부진’‘지적능력 부족’‘집중력 부족’ 등을 증명하는 의사 소견서나 진단서를 첨부하도록 강요하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004년부터 진단서 없이 부모의 소견서만으로 취학유예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일선 학교는 여전히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취학을 미루는 어린이는 2001년 취학대상 13만 3350명 중 3.5%인 4632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2만 4209명 중 7.9%인 9780명으로 늘었다. 취학아동은 줄어든 반면 취학유예 아동은 5년새 2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이다. 주로 1,2월생 어린이들로 동갑내기들과 같이 배우는 게 낫고, 취학 전 충분히 사전교육을 시켜 보내려는 부모들의 생각 때문이다. 올해 취학유예자는 취학 대상의 10%를 넘어설 전망이다.‘20세기 출생자(1999년생)’들이 주로 진학하는 해에 ‘21세기 출생자(2000년)’를 보내면 따돌림을 당할 것이라는 말이 부모들 사이에 퍼져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울 M초등학교는 지금까지 취학유예를 신청한 2000년 1,2월생 어린이 8명 모두에게서 의사 소견서를 받았다. 하지만 소견서를 떼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학교 관계자는 “병원에 잘 말하면 서류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서울 강남 K소아과 관계자는 “취학을 미루기 위해 진단서를 발급해 달라는 부모들이 적잖이 찾아오지만 질병도 없는데 섣불리 발급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의 조사도 받아야 하는 것도 부모들에게는 고역이다. 울산에 사는 김모씨는 “취학을 연기하려고 했더니 학교측에서 ‘늦게 보내려는 이유가 뭐냐.’고 하는 등 꼬치꼬치 따져물었다. 마치 교육에 소홀한 아버지 취급을 하는 것 같아 불쾌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취학유예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했는데 취학유예자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취학유예가 쉬워졌다는 증명”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1∼2월에 태어난 아이들의 취학유예 실태를 조사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이를 바탕으로 1∼2월에 태어난 아이들이 만 7세에 취학하도록 한 규정도 개선할 계획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통합보험 인기 ‘쑥쑥’

    통합보험 인기 ‘쑥쑥’

    남편의 암보험증서와 자동차보험증서, 아내의 암보험증서와 장모의 질병보험증서, 자녀 두명 각각의 질병보험증서…. 가족 구성원별로, 상품별로 보험증서를 갖고 있는 가정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손해보험사가 2년 전 출시한 통합보험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손보사의 주력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보험은 자동차보험은 물론 질병·상해·화재 등 다양한 위험에 대해 하나의 보험으로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계약자와 그 가족을 하나의 상품으로 통합·관리하기 때문에 보험증서는 하나면 된다. 관리비와 사업비가 통합돼 한번만 내기 때문에 여러 보험에 따로 가입했을 때보다 보험료가 평균 15% 정도 싸다. 그러나 개별 보험이 월 2만∼3만원 수준이라면 통합형은 10만원을 넘기가 쉬워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에게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제 보험료는 가족 구성원수와 리스크컨설팅 결과에 따라 달라지지만 자동차 보험을 제외하고 배우자와 자녀를 포함한 4인 가족이라면 20만원대”라고 설명했다. 보험계약기간 중 보장내용과 보험금, 보험료를 바꿀 수 있으므로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만 골라서 들면 된다. 예컨대 결혼을 하면 배우자의 부모가 피보험자가 될 수 있고, 임신을 하면 태아에 대한 보장을 받고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에 대한 질병보험을 추가하면 된다. 자동차 보험을 새로 들어야 한다면 통합보험에서 처리할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통합보험을 팔고 있는 6개 손보사가 올린 판매실적은 계약건수 78만 6822건에 수입보험료는 7908억원이다.3년에 걸쳐 60여명의 보험상품 전문가와 45억원의 개발비용을 투자해 2003년 12월 처음 상품을 내놓은 삼성화재가 지난해 12월까지 33만 6000건 계약에 4236억원의 판매실적으로 53.9%(금액 기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2년 전에 처음 팔 때만 해도 잘 팔릴까 싶었는데 이제는 보험업계의 블루오션 상품이 됐다.”고 평가했다. 삼성화재의 ‘무배당삼성수퍼보험’은 2년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보장성 담보가 53개에서 75개로 늘어났다. 불이 났을 경우 보험가입금액 범위 내에서 피해금액을 그대로 보상해주는 실손보장을 처음 도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결혼비용과 병실료 차액도 지원받을 수 있다. 동부화재의 ‘컨버전스 보험’은 특별조건부특약을 개발, 보험가입이 어려웠던 병력 보유자의 경우 보험금을 줄이거나 보험료를 할증해 보험에 들 수 있게 했다. 건강관리 전문회사 의료진과의 의료상담, 건강잡지 발송 등 건강정보도 제공한다. 현대해상의 ‘행복을 다모은 보험’도 특정 질병이 있는 고객도 가입할 수 있는 특별조건부 인수제도를 운영한다. 자영업자를 위해 집은 물론 가게까지 가입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 자가용승합차와 자가용화물차도 가입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LG화재의 ‘엘플라워웰빙보험’은 치매나 장애로 인해 ‘활동 불능’ 진단이 나올 경우 연금 형태로 간병보험금도 지급한다. 신동아화재는 ‘카네이션하나로보험’을 내놨다. 자녀의 신체상해뿐만 아니라 폭력이나 집단따돌림(왕따)에 의한 정신적 피해까지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메리츠화재의 ‘웰스라이프보험’은 국내외 여행이나 군 복무중의 위험까지 추가로 담보할 수 있다. 가족 개념을 사위와 며느리까지로 확대했다. 통합보험이 등장하면서 설계사들도 똑똑해졌다.1대 1 상담에 의해 가입하고 평생 서비스를 받는 시스템이다 보니 ‘보험 주치의’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험설계사는 위험재무설계 능력은 물론 상담기법이나 금융·세무·보험 등에 관한 전문지식을 갖춰야 한다. 계약자 입장에서는 전담 설계사가 있어 사고 등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손보사들은 수개월의 교육과정을 거쳐 통합보험을 팔 수 있는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있다. 삼성화재 1만 5000여명, 동부화재 1만명,LG화재 4000여명 등의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방송+금융 변신하는 ‘보수경영’

    방송+금융 변신하는 ‘보수경영’

    1990년대 초 대한민국 최고의 ‘황제주’였지만 PR나 IR에는 도통 관심이 없던 기업, 돌다리를 몇번씩 두들겨 보고 건너는 보수적인 풍토, 섬유업계의 소문난 ‘크렘린’, 남의 돈은 결코 쓰지 않는다는 무차입 경영, 내부유보율이 무려 2만 6000%나 되는 기업…. 국내 기업 가운데 ‘별종’으로 통하는 태광산업의 특징을 나열하면 대략 이렇다. 이런 기업이 요즘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보수적인 색채를 접은 것은 아니지만 경영만큼은 앞서가고 있다. 변신을 주도하는 이는 2세 경영인 이호진(44) 회장이다. 태광산업 창업주인 고 이임룡 회장의 3남인 이 회장은 2004년 1월 회장에 취임한 이후 ‘확장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사양산업인 화섬업종의 돌파구로써 방송과 금융을 성장축으로 삼고, 이를 위해 쌍용화재 인수와 예가람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등 인수·합병(M&A)시장의 ‘큰 손’으로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1985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거쳐 뉴욕대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95년 흥국생명 상무를 거쳐 97년 35세의 나이로 태광산업 및 대한화섬 사장에 올라 화제가 됐다. 그는 당시 재계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가장 어렸다.2004년에는 외삼촌인 이기화 전 회장의 사퇴와 맏형인 이식진 전 부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40대 초반에 태광산업 회장직을 승계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자신만의 경영 색깔을 드러내기까지 난관이 적지 않았다.“은행 돈은 일요일과 토요일 오후에도 이자가 붙는다. 백만원 벌기는 힘들어도 백만원은 절약할 수 있다. 홍보가 왜 필요하냐, 우리만 잘하면 그만이지, 괜히 잘난 척할 필요가 없다.”로 대변되는 이임룡 선대 회장의 경영 방침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어렵게 사내의 낡은 철제 책상과 구닥다리 컴퓨터를 새 것으로 교체하고, 홍보실도 두는 등 일련의 조치들을 취했지만 외양의 변화가 있었을 뿐 뿌리깊은 기업 문화를 바꾸지 못했다. 특히 한때는 배타적인 ‘나홀로주의’로 동종업종 기업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으며, 노조와의 관계 악화로 2001년에는 수천억원의 매출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광산업 임직원들은 서서히 새 경영자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사내에선 이 회장이 취임한 이후 가장 달라진 점으로 정책 결정이 빨라진 점을 꼽는다. 관계자는 “경영진이 젊어진 만큼 내부 결정이 빨라졌다.”면서 스피드경영이 자리잡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 회장이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는 방송과 금융. 갈수록 위축되는 사세를 키우기 위해 금융과 방송을 차세대 ‘먹을 거리’로 선택하고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태광산업의 현금동원 능력은 1조 5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태광산업은 현재 금융계열사로 흥국생명과 태광투자신탁운용을 두고 있다. 또 전국 119개 케이블TV 방송국(SO) 가운데 27개사를 보유해 26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엔 우리홈쇼핑 지분 19%를 매입해 1대 주주인 경방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사내에선 이 회장을 다재다능하고 젠틀한 CEO로 평한다. 스포츠 마니아인 데다 음악과 미술 등에도 관심이 많다. 직원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릴 정도로 친화력이 뛰어나다. 이 회장은 롯데그룹 신씨가(家)의 사위다. 신격호 롯데 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의 맏딸인 유나씨와 결혼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Book&Life] 엄석대 VS 황우석 ‘일그러진 영웅’

    요즘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엄석대’란 인물이 자주 보입니다. 실존 인물은 아니고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나오는 한 인물 이름이지요. 이미 알아채셨겠지만, 황우석 교수 때문입니다. ‘국민영웅’에서 자칫 ‘희대의 사기꾼’이란 오명의 나락으로 떨어질지도 모를 위기에 처한 황 교수의 모습과 너무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80년대 민주화운동이 한창일 때 이문열이 내놓은 이 작품은, 그 일부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기도 합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초등학생인 주인공 나 한병태가 시골로 전학을 갑니다. 거기서 만나는 친구가 엄석댑니다. 그는 키도 크고, 힘도 세고, 공부는 항상 전교 일등입니다. 아이들을 못살게 굴고 많은 비위를 저지르지만 누구도 그 위세에 눌려 저항하지 못하지요. 나 한병태는 여기 저항해봅니다. 그러나 결국 돌아오는 것은 ‘고자질쟁이’란 낙인과 담임 선생님의 핀잔, 급우들의 집단따돌림뿐이었지요. 결국 나는 그 질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굴복합니다. 연필도 주고, 그림도 대신 그려줍니다. 하지만 학년이 바뀌면서 엄석대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그가 시험 때마다 과목별 우등생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써내게 했던 사실이 새로운 담임 선생님에 의해 밝혀집니다. 또 그동안 모두 쉬쉬하며 감춰 주었던 비위행위들도 하나씩 파헤쳐집니다.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으나 황우석 교수가 엄석대라면, 나를 비롯한 반 아이들은 ‘묻지마 지원’을 강요한 국민들과 언론쯤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엄석대의 실체를 벗긴 새 담임 선생님은 황우석의 진실을 끝까지 추적한 MBC PD쯤 되지 않을까요. 오래전 넣어두었던 책을 다시 꺼내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책이 주는 교훈은 의외로 강력하다.’고 말이지요.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가출청소년 ‘방랑벽’ 살려 철도기관사과에 합격

    친구들의 집단 따돌림으로 가출을 일삼던 대안학교 학생이 ‘방랑벽’을 직업으로 승화시켜 대학 철도기관사과에 합격했다. 서울산업정보학교 부설 꿈타래 대안학교 3학년 임영식(18)군은 지난해 수시전형으로 안동 가톨릭 상지대학 철도기관사과에 진학, 문제아라는 오명(汚名)을 떨쳐냈다. 내성적이던 임군은 중학생때부터 아무런 이유없이 친구들의 욕설과 사소한 폭력에 시달렸다. 임군은 “지나친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학교에 다니기가 싫어졌고 급기야 상습적으로 가출하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학업 성적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임군이 방랑벽으로 자주 이용하던 기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 고교 담임 선생님의 제안으로 대안학교로 옮기면서부터. 대안학교에서 운영하는 ‘진로 프로젝트’에 참가, 철도 관련 포트폴리오까지 만들고 직접 기관사를 소개받아 기관사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임군의 성적으로는 기관사를 양성하는 철도전문대에 입학할 수 없었다. 그를 지도했던 하태민 교사는 “당시에는 진로와 진학을 연결시켜주지 못했던 진로 프로젝트에 한계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나 꿈은 이뤄질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철도법 개정으로 철도기관사가 면허제로 바뀌면서 임군에게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철도기관사과를 신설하는 대학에서 임군의 포트폴리오를 본 뒤 합격은 물론 일본 연수 장학금까지 준 것. 임군은 “해외 연수를 다녀 온 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게 기차를 움직이는 기관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은둔형 고교생 4만8000명

    A군(17)은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를 그만둔 뒤 외출도 하지 않고 집안에서만 지내고 있다. 하루종일 컴퓨터를 하면서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을 한지 7개월째다.A군은 중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집단따돌림을 당한 이후 성격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은둔형 외톨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위험군 고교생이 4만 8000여명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청소년위원회는 30일 ‘은둔형 외톨이 등 사회 부적응 청소년 지원방안 국제심포지엄’을 열고 한국청소년상담원 등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1461명의 고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집 밖을 나가지 않고 외톨이로 지낸 경험이 있으며, 주변에 대화 상대가 1명 이하인 은둔형 외톨이 위험군에 속한 학생이 2.3%인 34명이었다. 학교까지 그만둔 ‘고위험군’도 0.3%인 4명이나 됐다. 위원회 관계자는 “이를 올해 전국 고교생 185만 5000명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위험군 4만 3000여명, 고위험군은 5600여명으로 추산된다.”면서 “치열한 입시와 좁은 취업문 등 경쟁사회가 주는 심리적인 압박이 원인”이라고 말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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