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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애꾸 원숭이/윤재근 문학평론가

    [열린세상] 애꾸 원숭이/윤재근 문학평론가

    울창한 수풀이 우거진 외딴섬이 육지에서 좀 떨어진 바다에 있었다. 그 섬에는 인간도 없고 사자나 호랑이도 없고 날짐승만 오고 갈 뿐 원숭이들만 살았다. 본래 그 섬의 원숭이들은 외눈박이들로 육지의 것들과 달랐다. 그래서 그 섬을 ‘애꾸의 섬’이라고 육지의 원숭이들이 불렀다. 그런데 그 섬에서 딱 한 마리가 두눈박이로 태어나 애꾸들 사이에 끼여 살았다. 그 두눈박이 원숭이는 외눈박이들로부터 따돌림 당하기 일쑤여서 있으나 마나 조용히 살았다. 그러나 늘 두눈박이가 맛있는 잎사귀를 맨 먼저 찾는 꼴이 밉상이고 얼굴에 붙은 두 눈알이 보기 싫다며 애꾸들이 아우성이었다. 외눈박이가 병신인지 두눈박이가 병신인지 결판내자며 백 마리 애꾸들이 모여 투표를 했다. 개표결과는 100표 만장일치로 두눈박이 원숭이가 병신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백 마리 애꾸들이 “두눈박이 너 병신이야!” 구호를 외치며 낙인을 찍었다. 그날 밤 두눈박이는 사람이 무섭고 호랑이가 무섭다는 육지로 건너가기로 마음먹고 상어들이 득실거리는 바다를 헤엄쳐 건너갔다. 육지의 원숭이들이 건너온 놈을 향해 “너 병신 아니야!”라고 인정해 주었다. 정권이 바뀌더니 세상이 마치 애꾸의 섬들로 둘러싸이는 듯했다. 애꾸의 섬이 하나뿐이라면 별 수 없을 수도 있다. 오직 한패가 “너 병신이야!” 고함치며 삿대질해 봤자 돌개바람처럼 불다가 말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애꾸의 섬들이 이것저것이라면 서로 “너 병신이야!” 외쳐대므로 바람 잘 날이 없을 수밖에 없다. 이럴수록 치자(治者)들은 살얼음판을 걷듯 치세(治世)를 입조심 귀조심 하면서 두 눈으로 세상을 살펴 기울지 않게 할 수 있어야 “너 병신이야!” 삿대질 바람들을 잠재울 수 있다. 그래서 노자(老子)가 ‘치대국약팽소선(治大國若烹小鮮·나라(大國)를 다스림(治)은 작은(小) 생선(鮮)을 끓이는 것과(烹) 같다(若)’고 말해둔 것이 아닌가. 잔 생선을 대구 다루듯 한다면 먹거리도 안 되고 비린내를 잡을 수도 없다. 그런 솜씨로 다스리면 나라가 비린내로 진동한다. 지난 6개월 여러 가지로 요리 솜씨가 서툴다 보니 비린내가 심해 단골마저도 손사래 치는 꼴이 된 셈이 아닌가. 작은 생선국일수록 비린내 잡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주방장이 겁만 내고 멈칫거리면 작은 생선은 큰놈보다 더 심한 비린내를 내고 곧장 썩기 쉽다. 그래서 지혜로운 주방장은 작은 생선일수록 때를 놓치지 않고 요리해 신선한 생선국을 끓이는 데 잽싸고 단호하다. 조선시대 ‘공사삼일(公事三日)’이란 쑤군거림이 백성 사이에서 사라진 적이 없었다고 한다. 조정이 이랬다저랬다 널뛰기만 해서 다스림(公事)을 종잡지 못해 삼일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살았던 게다. 솔직히 말해 지금도 여전히 미래를 종잡을 수 없어 사는 재미를 빼앗기고 있는 중이란 생각을 버릴 수 없다. 맛있는 생선국을 끓여주겠지 기대하다 마는 것이 아닌가 싶어 불안하다는 말이다. 부국(富國)이전에 백성을 불안하게 하지 말라 함이 치세(治世)의 정도(正道)란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할 수 없다. 지금 마음 편해 살맛나는 백성이 몇 퍼센트나 될까. 바닥을 쳤다면 올라갈 기미라도 이제는 분명하게 보여줄 때가 됐다. 절대다수 국민은 나라가 애꾸 원숭이의 섬처럼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한쪽만 보려는 애꾸의 이해집단(利害集團)에 여간해선 휘둘리지 않는 쪽이 두 눈 멀쩡한 절대다수의 국민이다. 오죽하면 옛날 한 치자(治者)가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울 수 있겠느냐.”고 물었을 때 두 눈 멀쩡한 백성 쪽은 그럴 수 없다고 했다. 두 눈 멀쩡한 국민은 이해집단이 아니라 나라의 주인인 까닭이다.‘팽소선(烹小鮮)’의 주방장은 주인으로부터 “너 병신 아니야!” 인정받으면 된다. 그러자면 맨 먼저 ‘비린내’ 나지 않게 제때에 생선국을 꼭꼭 끓여야 한다. 윤재근 문학평론가
  • 저학력·가난 대물림 우려

    #1. 지난 1995년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H(40·주부·경북 거주)씨는 중학교 진학을 앞둔 아들 걱정이 태산이다.H씨와 아들은 한국어로 말하는 데 서툴고, 남편은 농사일에 바빠서 집에서는 학습지도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웃들처럼 아들을 도시로 내보내지는 못하더라도 학원이라도 보내야 할 것 같은데 남편은 “아직 어리니까 괜찮다.”고 반대한다.#2. 지난 2000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C(32·주부·전남 거주)씨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큰딸이 걱정스럽고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딸은 한국말을 잘 못해 주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친구들이 “너 한국사람 맞냐.”면서 놀리고 있어 학교에 진학하면 ‘왕따’를 당할까봐 걱정스럽다. 10여년간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구성된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취학·진학 나이가 되면서 교육문제가 심각하게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농촌지역에서 성장하고 있어 저학력과 가난의 대물림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제결혼은 전체 결혼의 10%에 이르는 3만 8000여건.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은 지난 2005년 6121명,2006년 7998명에서 지난해에는 1만 3445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학자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청소년 10명 가운데 2명이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으며, 초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했거나 중퇴한 경우가 10명 중 1명,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거나 중퇴한 경우도 10명 중 2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가 전남지역 거주 이주여성 15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다문화가정이 겪는 자녀양육 어려움의 1순위로 사교육비(51.1%)를 꼽았다.자녀를 돌볼 사람이 없음(26.0%), 자녀의 건강관리(19.4%), 보육시설의 양과 질(13.4%)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다문화가정의 대부분이 농어촌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들 가정의 소득이 평균 이하라는 점에서 저학력과 빈곤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시급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서울여자대학교 송미경 교육대학원 교수는 “다문화가정의 문화적 충격과 언어소통, 경제활동 상의 어려움은 특히 아동, 청소년의 성장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가족 전체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청소년상담원 차정섭 원장은 “대부분의 외국인 어머니들이 자녀를 양육하는 시기에 한국 문화와 언어를 배우고 있다.”면서 “이러한 다문화가정의 한국사회 연착륙을 위해 청소년 자녀뿐만 아니라 부모를 대상으로하는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多문화가 경쟁력이다] 다문화가정 돕는 이민자센터·대안학교

    다문화가정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종교·민간단체 등은 결혼이민자가족센터와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결혼이민자가족센터를 군 및 마을 단위까지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강원도의 경우 시 단위 8곳에서 결혼이민자가족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은 한글교육을 통한 언어 소통이다. 언어교육을 위한 교재 개발과 교사 연수 프로그램, 방과후 프로그램, 캠프 지원 등이 있다. 이곳에서는 또 생활 관습과 예절 등 우리의 예절 문화도 가르친다. 종교·민간단체도 대안학교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서울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의 지구촌학교와 광진구의 몽골청소년대안학교, 성동교회의 몽골인 대상 대안학교, 부산의 아시아공동체학교, 광주의 새날학교 등이 대표적이다. 경북 구미시 형곡동의 비영리단체 ‘아름다운 가정 만들기’는 지난 4월 다문화 가정에 대한 학생, 주민들의 인식 전환을 위해 ‘다문화 인형극단’을 창단,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인형극의 시나리오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따돌림, 이주여성 고부간 갈등 등 다문화 가정의 애환을 진솔하게 다룬 내용들이다. 인형극단은 올해 연말까지 도내 23개 시·군의 어린이집, 초·중학교를 찾아 120회 공연할 계획이다.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김준식 관장은 “다문화사회 시대를 맞아 외국인을 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면서 “언어, 경제생활, 주거환경 등에서 적응이 쉽지 않은 외국인 부녀자나 청소년을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이혜진 사무관은 “올 연말쯤 중장기 계획이 마련되면 이들에 대한 처우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多문화가 경쟁력이다] 파경 빈발 국제결혼 근본 대책은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多문화가 경쟁력이다] 파경 빈발 국제결혼 근본 대책은

    캄보디아 여성 예미(28·가명)씨는 최근 충북이주여성센터에 들어와 머물고 있다. 지난해 1월 결혼한 한국인 남편 노모(53·노동)씨의 폭력이 무서웠기 때문이다. 노씨는 예미씨를 툭하면 때리고 목을 조르기까지 했다. 백일이 갓 지난 아들을 데리고 가출했지만 한국에서 마땅히 갈 데는 없었다. 22세의 한 베트남 여성도 남편 폭력을 견디지 못해 이곳으로 들어와 이혼 수속을 밟고 있다. 이 여성은 수속이 끝나는 대로 베트남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문화차이 극복 못해 이혼 급증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 여성이 이혼한 건수는 2004년 1611건에서 해마다 급증해 지난해에는 5794명에 이르고 있다. 조선족 여성이 많지만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국가 여성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 부인들이 한국생활에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문화차이(23.2%)와 언어문제(21.9%)였다. 이는 충남도가 지난해 12월 말 도내 3048명의 이주 외국 여성을 상대로 실시한 실태 조사에서 나온 결과다. 외로움이 16.8%로 3번째였다. 지난해 7월 충남 천안에서 한국인 남편 장모(46)씨에게 맞아 늑골이 부러진 채 숨진 베트남 부인(20)은 남편에게 남긴 편지에서 “한국에 와서 대화할 사람은 당신뿐이었는데 왜 한국말을 못 배우게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당시 대전고법 김상준 부장판사는 “문명국의 허울 속에 타국 여성을 마치 물건 수입하듯 취급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 미숙함과 야만성이 비정한 파국을 초래했다.”고 질책했다. ●2세도 따돌림… 체제부정 세력화 위험 자녀 양육도 큰 문제다. 충남 금산 제원초교 나종석 교사는 “엄마들이 한글에 서툴러 아이들로부터 무시를 당한다.”고 귀띔했다. 인근 남이초교에는 1학년 4명 중 3명,2학년 5명 가운데 4명,5학년생은 8명 중 2명을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차지했다.2005년 보건복지부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첫 실태조사에서 17.6%의 자녀가 ‘엄마가 외국인’이란 이유로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이주여성센터 한국염 대표는 “이를 방치하면 프랑스 인종 폭동처럼 이주여성 2세들이 기득권의 벽을 뛰어넘지 못해 체제부정 세력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주여성 가정 53%가 빈곤층 빈곤도 문제다.30% 이상이 ‘잘사는 나라에 살고 싶어 한국에 시집을 왔다.’고 했지만 2005년 보건복지부의 실태조사에서는 국제결혼 이주여성 52.9%가 최저생계비 이하의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상태였다. 강원 강릉시로 8년전 시집온 필리핀 여성 글렌 에이 구티에레즈(36)씨는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대소변을 받아내고 식당에서 일하면서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병원까지 1시간반을 걷기도 해 경제부문에서 어려움이 많음을 보여준다. 결혼중개업체 등을 통해 시집을 오다 보니 한국인 남편의 재산과 직업에 대해 속는 일이 비일비재하다.15% 이상은 돈이 없어 끼니를 거른 적이 있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 부인들이 어렵게 식당 종업원 등으로 일하고 있지만 ‘노동시간이 길고’ ‘자녀 양육부담이 늘고’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있어’ 힘들어한다. ●농촌·도시 양극화 해소 긴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이선 연구위원은 “국제결혼이 상업화되고 있지만 결혼이 사적 영역이어서 정부에서 강제 조치를 취하면 시민권제한 논란이 발생한다.”며 “적잖은 여성이 취업을 목적으로 국제결혼을 하는 만큼 노동 위주의 이주정책을 확대해야 억지춘향식 국제결혼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염 대표는 “타이완처럼 일정 재산이 있어야 국제결혼을 허용하는 등 근본적 대책을 고민할 때”라면서 “농촌을 활성화하고 도시빈민을 해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양극화도 줄여야만 다문화가정이 토종 한국인 가정에 밀리지 않고 2세들도 대를 이어 빈곤에 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최고의 영화엔딩은?…타임즈 선정 베스트20

    최고의 영화엔딩은?…타임즈 선정 베스트20

    충격적인 반전으로 유명했던 유주얼 서스펙트, 두 손을 꼭 잡고 절벽 아래로 떨어지던 델마와 루이스. 때로는 영화의 엔딩이 그 작품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영국 유력지 타임즈는 지난 10일 ‘최고의 영화 엔딩 20편’을 선정했다. 1위부터 20위까지 선정된 작품들을 보면 엔딩이 뛰어난 영화들이 전체적인 작품성도 높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절름발이가 범인이다!” 90년대 말 ‘반전영화’의 붐을 불러오며 ‘스포일러’의 시초를 만든 ‘유주얼 서스펙트’. 또 그에 못지않은 반전으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던 ‘식스센스’는 반전영화의 자존심을 지키며 나란히 9위와 10위에 올랐다. 충격적인 반전이 없어도 훌륭한 엔딩으로 완성도를 높인 영화들도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1969년에 만들어진 전설적인 갱스터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가 2위, SF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 ‘ET’와 대표적인 여성 로드무비로 아직도 사랑받는 ‘델마와 루이스’가 각각 4위와 11위에 올랐다. 최고의 엔딩 영화로 뽑힌 작품은 미션 임파서블의 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가 1976년에 만든 공포영화 ‘캐리’. 따돌림을 받는 소녀의 복수극이 잔인하다기 보다 슬프게 끝난다. 스티븐 킹의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최고의 공포영화로 꼽히고 있다. 이 밖에 오션스 일레븐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이탈리안 잡’이 8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스칼렛의 마지막 대사로 유명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15위, 독특한 구성으로 열렬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메멘토’가 18위에 올랐다. 다음은 타임즈가 선정한 베스트 20 1. 캐리 (Carrie) 2. 내일을 향해 쏴라 3. 카사블랑카 4. E.T. 5. 차이나타운 6. 티파니에서 아침을 7. 뜨거운 것이 좋아 8. 이탈리안 잡 9. 유주얼 서스펙트 10. 식스센스 11. 델마와 루이스 12. 오즈의 마법사 13. 디아볼릭 14.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15. 바람과함께 사라지다 16. 쇼생크 탈출 17. 혹성탈출 18. 메멘토 19. 블레어위치 20. 세븐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지아 기자 skybabe8@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폭력의 악순환 더는 안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가 갈수록 불법·폭력으로 변질돼 부상자가 속출하고 전경 버스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시위가 과격해지면서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급감해 울상이다. 급기야 비폭력을 호소하는 순수한 집회 참가자들이 따돌림을 당하는 등 우려했던 부작용이 현실화하고 있다. 우리는 국민의 건강 주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촛불 시위가 순수성이 훼손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점을 누차 강조한 바 있다. 그래야 설득력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기에는 비폭력·평화 시위를 유지해 새로운 시위 문화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정부가 쇠고기 추가 협상을 통해 30개월령 이상 수입을 금지하고, 검역권을 강화하는 성과를 얻어낸 것도 비폭력 시위의 영향이 컸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촛불 시위는 이제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 고시의 관보 게재에 반발하며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전개된 ‘1박 2일’ 집회가 또다시 폭력으로 얼룩졌기 때문이다. 시위 현장에서는 “비폭력으로는 안 된다.”는 구호가 거침없이 쏟아졌다. 국민들은 촛불 시위가 반미(反美) 또는 정권 퇴진 운동으로 확산되는 등 1980년대식 이념 투쟁으로 바뀌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폭력의 악순환이 더 이상 계속 되어서는 안 된다. 과격 행동을 부추기는 일부 정치, 노동 단체는 폭력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 미국 쇠고기 수입에 따른 후속 조치가 제대로 시행되는지 조용히 지켜보면서 경제 살리기에 동참해야 한다. 정부도 불법·폭력 시위에 단호히 대처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쇠고기 협상을 잘못한 점을 시인한 만큼 책임질 사람들을 문책하고, 소통을 중시하는 국정 운영의 모습을 하루빨리 보여 주길 기대한다.
  • [일요영화]제17포로수용소

    [일요영화]제17포로수용소

    ●제17포로수용소(KBS1 명화극장 밤 12시50분) ‘전쟁 포화’와 ‘코미디’. 이들만큼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또 있을까. 포로수용소의 비극과 유머도 물과 기름처럼 이질적인 느낌이 들기는 마찬가지. 빌리 와일더 감독이 ‘명장’이란 소리를 듣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의 1953년작 ‘제17 포로수용소’는 이질적 재료들을 배합해 절절한 감정을 묘파해낸 대표적 작품으로 꼽힌다.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4년 겨울, 다뉴브강 기슭. 이곳에 자리잡은 독일군측 제17포로수용소 제4막사에서 어느날 밤 심상찮은 기운이 흘러나온다. 미군 포로들이 두 명의 동료를 탈출시키기 위해 비밀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던 것. 두 사람이 막사를 빠져나간 뒤, 세프턴(윌리엄 홀든)은 탈출이 실패할 것이라며 내기를 건다. 결국 두 포로는 총살을 당하고, 세프턴은 이긴 대가로 담배를 챙긴다. 세프턴은 그러니까 처세의 달인이었다. 온갖 요령을 부려가며 지옥 같은 수용소 생활조차도 편히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하지만 머지않아 세프턴은 동료들에게 미운털이 박히고 만다. 동료들은 제4막사에서 일어나는 비밀스러운 일들이 죄다 독일군에게 새어나가자, 스파이가 있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그 장본인으로 세프턴을 지목한다. 포로수용소를 다루는 대부분의 영화들은 자유를 향한 포로들의 의지와 탈출과정에 초점이 맞춰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기둥은 아군 포로들끼리의 갈등 과정에 세워져 있다. 눈에 띄는 또 다른 차별점은 주인공 캐릭터가 통상적인 개념의 영웅주의에서 비켜나 있다는 대목. 흔히 영화 속 영웅들은 선의와 정의가 넘치는 인물로 그려지지만, 이 영화의 결말에서 탈출에 성공하는 세프턴은 동료들에게서 따돌림을 당하고 대의보다는 자신의 안위를 더 중시하는 개인주의자일 뿐이다. ‘선셋대로’‘뜨거운 것이 좋아’‘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 등을 연출한 와일더 감독 특유의 장기인 위트에 이 영화도 크게 기댔다. 자칫 칙칙하게 가라앉을 수 있는 수용소 영화에는 신통하게도 유머정신이 도드라져 있다. 포로들이 러시아 여성 포로들을 구경하려고 발버둥치는 모습, 스타를 향한 애끓는 연정으로 괴로워하는 모습 등에서 흔히 전쟁영화가 내세우는 엄숙주의는 찾아보기 어렵다. 인간군상을 때론 우스꽝스러운 불협화음의 주체로, 때론 감동적인 화음을 빚어내는 주체로 자유자재로 묘사해 공감을 더한다. 뛰어난 명연기를 선보인 윌리엄 홀던은 1954년 아카데미에서 말론 브란도, 리처드 버튼, 몽고메리 클리프트 등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원제 ‘Stalag 17’.120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일요영화]6월의 일기

    ●6월의 일기(SBS 영화특급 밤 1시10분) 미리 쓰여진 일기 때문에 벌어지는, 예고살인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물. 드라마 ‘불새’로 스타덤에 오른 그룹 신화 출신 문정혁(에릭)의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하다. 또한 2년 뒤 영화 ‘세븐데이즈’의 주연으로 한국형 스릴러의 가능성을 보여준 배우 김윤진이 드라마의 키를 쥔 인물로 등장해 긴장감을 더한다. 범인검거 현장에서 청춘을 바치는 강력계 형사 추자영(신은경)과 폴리스 라인을 멋있게 넘는 모습이 좋아 지원했다는 신출내기 형사 김동욱(문정혁)은 한 학급 학생들의 연쇄살인 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피해 학생들의 시체에선 살인을 예고한 일기내용이 담긴 캡슐이 발견된다. 그러나 그 글씨들은 이미 한달 전 교통사고로 사망한 학생 여진모의 필체로 밝혀진다. 수사팀은 ‘6월에 6명을 죽이겠다.’는 일기 내용에 따라 범인을 찾아 헤매지만, 그 사이에 희생자만 늘어난다. 그러던 중 자영은 유력한 용의자인 여진모의 어머니이자 자신의 학창시절 단짝친구인 서윤희(김윤진)를 찾아낸다. 어느날 자신의 조카에게 걸려온 전화가 여진모였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된 자영. 그녀는 ‘방관자’라는 단서를 가지고 마지막 희생자일지도 모르는 자신의 조카를 지키기 위해 윤희와 맞선다. 이 영화가 각본과 구성에서 적잖은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묵직한 무게감을 지니는 이유는 다름아니라 우리 사회의 이슈로 떠오른 학원 폭력과 집단 따돌림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정면으로 다뤘기 때문이다. 극중 동욱의 폰카메라에 찍힌 왕따 동영상은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과 그 심각성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방관자’라는 마지막 단서는 단순히 학원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에 만연한 개인주의에 대한 신랄한 경고이기도 하다. 두 여주인공인 신은경과 김윤진의 불꽃 튀는 연기대결이 무엇보다 볼만하다. 특히 지난해 200만 관객을 동원한 스릴러 ‘세븐데이즈’에서 딸을 유괴당한 변호사를 연기했던 김윤진은 마치 ‘예행연습’을 하 듯 이 작품에서 자신의 무관심 때문에 눈앞에서 아이를 잃어야 했던 어머니의 처절한 심정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2005년 말 개봉된 영화는 사회문제나 실화를 토대로 만들어진 ‘한국형 스릴러 영화 붐’의 신호탄이 됐다고 할 만하다. 실제로 이 작품 이후 국내 극장가에는 ‘그놈 목소리’(2007) ‘추격자’(2008) 등 탄탄한 시나리오와 세련된 영상미로 승부하는 스릴러물들이 꾸준히 인기를 누려 왔다.105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한·중·일 평화’ 복서 사각의 링서 잠들다

    ‘한·중·일 평화’ 복서 사각의 링서 잠들다

    경기 도중 링에서 쓰러진 ‘비운의 프로복서’ 고(故) 최요삼의 ‘일본 버전’이 열도를 눈물로 적시고 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지난 3일 도쿄 고라쿠엔경기장에서 열린 일본프로복싱 슈퍼라이트급 타이틀매치 전초전 도중 6회 TKO로 패한 뒤 의식을 잃고 입원 중이던 다케우치 미키오(23)가 지난 18일 밤 급성경막하혈종으로 사망했다.”고 19일 보도했다. 다케우치는 당시 병원으로 급히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25일 세계복싱기구(WBO) 인터콘티넨털 플라이급 타이틀 방어전 직후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기증 뒤 1월3일 숨진 최요삼의 복사판. 뒷얘기 역시 최요삼만큼이나 절절하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다케우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옛 만주국 개발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간 일본인의 후손으로 패전 뒤 일본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주저앉은 ‘일본인 잔류 고아’ 다케우치 요시노(여·82)의 손자. 요시노는 현지에서 중국인과 결혼한 뒤 중·일 수교 뒤 일본으로 귀국했다. 당시 6살이던 다케우치도 할머니를 따라 일본으로 돌아왔다. 따라서 국적도 중국이고, 장스(張師)라는 중국 이름도 가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자신의 성씨인 장씨를 살려 삼국지의 영웅 장비를 일본어로 발음한 ‘초히(張飛)’라는 별명을 만들어 링에서 활동했다. 일본말이 서툴렀던 탓에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으며 컸던 다케우치는 일본에 정착한 뒤 부모가 이혼,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교에 다녔다. 고등학교 시절 아르바이트 동료로부터 복싱을 배워 2005년 4월 링에 데뷔했고, 강력한 왼손 훅을 주무기로 지난해 서일본 신인왕에 올라 주목받았다. 연습은 링에서 했지만 돈은 골프장 캐디 생활을 하면서 벌었다. 당시 한국계 기업의 관계자를 만나 후원을 받기 시작한 다케우치는 자신의 트렁크에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삼국의 국기를 새겨넣은 뒤 “아시아 모두가 사이좋게 지내기를 원한다.”면서 “복싱을 통해 일·중·한국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태어나, 일본서 자라고, 한국계기업인의 후원을 받은’ 젊은꽃이 피기도 전에 스러졌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대구 초등생 동성간 성행위도 강요

    대구 달서구 여자 초등학생 집단 성폭력이 남학생들에게도 자행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학교 폭력 및 성폭력 예방과 치유를 위한 대구시민사회 공동대책위(이하 대책위)’는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11월부터 대구의 한 초등교에서 음란물에 노출된 남자 아이들이 이를 보고 따라 하는 행위를 동성간에 시작해 상급생이 하급생을 성적 학대하는 등 강제 추행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인터넷 등서 음란물 본 뒤 모방 대책위는 이어 “6학년 학생을 중심으로 한 상급생들은 음란물 내용을 모방,3∼5학년 남학생들에게 성기를 만지게 하고 항문 성교를 강요하는 등 음란 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이들은 하급생에게 음란 동영상을 억지로 보여주고 동성간 성행위를 강요한 뒤 거부하면 폭행하고 집단 따돌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성폭행 피해자 중 일부는 가해 학생들과 함께 다른 남·여학생을 추행하고 성폭행을 하는 데 가담, 성폭력을 부르는 악순환을 불렀다.”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아동인권 보호를 위해 성적 학대에 연루된 가해자와 피해자의 신원을 밝히는 것을 거부했다. 대부분의 가해 학생은 맞벌이 부모 가정 출신으로 부모들이 집에 없는 시간에 인터넷과 케이블방송 등에서 음란물을 본 뒤 이를 모방해 성폭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은 해당 학교의 한 교사가 학생들이 성행위를 흉내내는 것을 보고 상담에 나서면서 밝혀졌다. 당시 조사를 통해 성폭력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된 학생은 40여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市교육청·학교측 사건 은폐 시도” 대책위측은 “대구시교육청과 해당 학교는 교사의 보고를 수차례 차단했고 경찰 수사는 미온적이었다.”고 밝혔다. 대책위 관계자는 “대구시교육감은 이번 사태에 관해 첫 보고를 받고도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않은 책임자를 문책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학교측은 “피해 아동의 입장을 감안해 인권보호 차원에서 조심스럽게 다룰 필요가 있어 자체 조사 및 교육을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이 사실을 접한 학부모들은 경악하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생 딸을 둔 주부 김선경(39·대구 수성구)씨는 “이런 일이 학교에서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으며, 재발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서부경찰서는 이날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초교 6학년생 3명을 불러 조사했다.A(12)군은 경찰에서 “친구 C(13)군이 ‘심심하지 않으냐. 재미있는 걸 가르쳐 줄 테니 여자 애들을 데려오라.’고 해 이들을 불러모은 뒤 성폭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했다. ●중·초등생 12명 성폭행 직접 가담 경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학생은 중학교 1∼2년생 6명과 초등교 6학년 6명 등 12명으로 보고 있다. 또 피해 여학생은 8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3명을 제외한 다른 여학생은 진술을 거부하거나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가해 학생들이 형사미성년자(14세 미만)임에 따라 가정법원 소년부에 넘길 방침이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해당 학교 등을 상대로 감사에 나서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사건이 발생한 학교 관계자와 피해 학생, 가해 학생 등을 상대로 진상 파악하는 한편 학교측의 자체 조치가 적절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조만간 감사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이와 별도로 지난 2월 말쯤 해당 학교로부터 이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고 지난달 10일 대책회의를 가진 뒤 사안을 정밀 조사하는 한편 피해 학생에 대해 심리 치료를, 가해 학생에 대해서는 상담을 해왔다.”고 해명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20&30] 이런 직장동료, 정말 꼴불견

    [20&30] 이런 직장동료, 정말 꼴불견

    직장인들은 삶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낸다. 마음이 맞지 않는 상사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그러나 함께 힘을 합쳐도 모자랄, 같은 연배의 동료에게서도 큰 ‘상처´를 받기 일쑤다. 혈기 왕성한 20∼30대 직장인을 힘들게 하는 동료는 누구일까. 헛소문을 퍼뜨리는 동료, 귀찮은 일을 떠넘기는 동료, 자기만 잘난 동료, 남녀를 차별하는 동료, 겉과 속이 다른 동료…. 얄궂은 동료 때문에 열받은 직장인들의 ‘뒷담화´를 들어봤다. 이모(27·여)씨는 늘 남의 말을 이상하게 소문내고 다니는 직장동료 K씨만 보면 이가 갈린다.K씨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일을 자기 마음대로 각색해 여기저기 소문을 낸다. 얼마 전엔 이씨도 K씨의 ‘소설´에 톡톡히 당했다. 나이 차가 여덟 살이나 나는 데다 애가 세 살인 유부남 직상 상사와 사귄다는 소문이 나 홍역을 치렀기 때문이다. 직장 동료들이 한동안 자신을 쌀쌀맞게 대하기에 알아봤더니 K씨가 “둘이 서로 불륜 관계더라. 둘의 데이트 장면을 봤다.”는 뜬소문을 냈다는 게 파악됐다.“너무 놀라서 K씨에게 따졌더니 미안한 기색도 없이 ‘아님 말고.´식의 태도더군요. 결국 소문을 들은 유부남 상사가 K씨를 불러 공개적으로 꾸지람을 주고서야 착각이라고 인정하더라고요.” 홍보대행사에서 근무하는 김모(30·여)씨는 툭하면 눈물을 뚝뚝 흘려대는 여성 동료 A씨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상사 지시를 잘못 헤아려 단체로 야단맞는 자리에서 A씨만 유독 ‘눈물의 힘´으로 위기를 모면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자 상사 앞에선 가만 있다가, 남자 상사 앞에서만 ‘울음 전법´을 쓰는 점도 눈에 확 드러난다.“그렇게 울면 다른 동료들에게 언성을 높이며 화를 내던 상사도 곧 수그러들고 오히려 달래기까지 해요. 여자 상사에게는 울었다간 혼만 더 날 거라는 걸 아니까 그 앞에선 울지 않죠.” ●뜬구름 잡는 소문 퍼뜨리는 ‘소설가´가 미워요. 지난해 공기업에 입사한 신모(29·여)씨는 일이 바쁠 때마다 상사에게 몸이 아프다고 말하는 입사 동기 강모(28·여)씨만 보면 눈을 자연스레 흘기게 된다. 강씨는 특히 야근해야 할 때면 구토 증상이 있다면서 의자에서 못 일어나는 시늉을 한다. 하지만 좋은 곳으로 떠나는 해외출장이나 야유회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건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벼르고 있던 신씨는 지난달 미국 출장 얘기가 나오자 일부러 부원들 앞에서 강씨에게 “넌 몸도 약한데 미국 출장을 못 가지 않겠니.”라고 물었다. 하지만 강씨는 “아무리 아파도 회사 일인데 최선을 다해서 해내야지.”라고 뻔뻔스레 말했다. 이런 강씨의 업무 스타일 때문에 부서 잡일은 거의 신씨에게 돌아온다.“아직은 참고 있지만 언제 폭발할지 몰라요. 몇 번이고 지적하고 싶었지만 아직은 신입사원이라 위에서 동기애도 없냐는 평을 들을까봐 그냥 혼자 삭이고 있습니다.” 직장인 남모(30)씨는 귀찮은 일이 생길 때마다 요리조리 피해가는 동료 Y씨를 볼 때마다 인상을 찌푸린다.Y씨는 희생이 필요한 회사 행사는 무조건 피해간다. 핑계도 흘러 넘친다. 늦게까지 팀원 모두 야근을 해야 할 때면 ‘어머님이 아프시다.´,‘머리가 아프다.´,‘집안에 제사가 있다.´는 등 갖가지 이유를 댄다. 때문에 직장에서 Y씨는 ‘미꾸라지´로 불린다.“누군들 일찍 퇴근하고 싶지 않겠어요. 모두 다 핑계대며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죠. 하지만 남 생각 안 하고 매번 그런 행동을 하는 Y씨를 볼 때마다 울화통이 터진다니까요.” 무역회사에 다니는 한모(32)씨는 술자리만 되면 술을 못 마시는 동료 B씨가 증오스럽다. 바이어들과 술자리가 많은 직종이지만 B씨는 이미 술을 거의 못 마신다고 회사에 공언한 상태라 늘 대충 버티다 일찍 집으로 간다. 때문에 업무상 술자리는 거의 한씨의 몫이 됐다. 결국 한씨는 속된 말로 ‘죽을 때까지´ 술을 마셔야 한다. 아침이면 머리가 지끈거리고 속은 마냥 울렁거리지만 B씨는 멀쩡하게 업무에만 매진한다. 더욱 화가 난 건 B씨가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B씨와 함께 아는 대학 동창이 있는데 대학 땐 두주불사로 술을 마셔댔다는 거예요. 게다가 혼자 다른 부서로 옮기겠다고 공부까지 하고 있단 얘기를 들으니 안 그래도 울렁거리는 속이 확 뒤집어질 거 같습니다.” ●남녀 동료 차별대우하는 사람 눈꼴시어요. 한 물류회사에 다니는 정모(31)씨는 남자와 여자를 대하는 태도가 180도로 다른 여자 동료 C씨만 보면 늘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C씨는 여자 동료들과는 별로 얘기도 하지 않고 사무적으로만 대한다. 때문에 여자 사원들은 C씨를 따돌림하지만 C씨는 그마저 별로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남자 동료들과 있을 땐 태도가 달라진다. 애교도 부리고 툭툭 건드리며 스킨십을 하기도 하고 슬쩍 일을 떠넘기면서 친한 척하기도 한다. 게다가 후배를 가르칠 때도 여자 후배에겐 사사건건 트집을 잡지만 남자 후배에겐 상냥한 천사가 돼 이것저것 자세하게 일을 가르쳐준다. “사람이니까 개인 감정이 전혀 개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을 할 순 없을 거고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건 자연스럽지만 그 친구는 심하게 말하면 ‘그저 남자만 보면 사족을 못쓰는구나.´란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회사원 임모(29·여)씨도 자기 손익과 위치에 따라 사람을 전혀 다른 태도로 대하는 한 동료만 보면 고개가 돌아간다. 그 동료는 함께 일하다가도 옆에 있는 동료가 자신의 일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서면 대놓고 무시하며 태도가 달라진다. 하지만 자신의 일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사람이 나타나면 보기가 역겨울 정도로 치근덕거린다.“일도 결국 사람이 함께 하는 거잖아요.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이해득실로만 대하는 계산적인 사람은 회사에서 함께 일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요.” ●사사건건 잘난 척 좀 하지 마시죠. 직장인 최모(25·여)씨는 늘 자기 행동에 대해 지적하며 “네가 아직 사회생활을 덜해봐서 그런가 본데….”라고 무시하는 ‘무개념´ D씨를 볼 때마다 숨고 싶어진다. 나이도 별 차이 없고 직장 경험도 얼마 차이 나지 않으면서 말끝마다 ‘사회생활´ 운운하며 잘난 척하기 때문이다.“D씨가 제 행동을 지적할 때마다 전 개가 멍멍 짖는 모습을 연상해요. 자기 자신의 행동은 어떤지 모르면서 남을 가르치려 드는데 사실 짜증도 나지만 얼마나 할 일이 없었으면 저럴까 싶어 그냥 무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원 박모(29)씨도 늘 자기만 일한다고 생각하는 직장동료 E씨를 보면 혀만 찬다. 최근 팀원 모두 고생하며 결과물을 낸 프로젝트에 대해 E씨는 자기가 가장 핵심적인 일을 했다며 다른 팀원들을 무능력자 취급했다. 사실 E씨의 업무능력을 칭찬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하지만 한 거래처 술자리에서 자신이 망쳐놓은 일에 대해 혼자 일처리를 다했다며 떠벌리는 데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결국 E씨는 회사에서 ‘잘난척 대마왕´,‘왕따 미스터E´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고 말았다.“E씨만큼 얼굴이 두꺼운 사람은 처음입니다. 그 근거 없고도 끝이 없는 자신감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궁금해요.” 교육 관련 기업에 다니는 유모(40)씨도 혼자 튀며 잘난 척하는 동료가 밉상이다. 최근 상사가 유씨 등 동료 4명에게 동종업계 시장현황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각자 담당 기업을 배분한 뒤 조사에 착수했다. 일주일가량 야근하며 고생했다. 그런데 상사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한 동료가 불쑥 일어나 자신이 혼자 다 한 것처럼 말했다. 다른 동료의 노력까지 가로챈 것이다. 그 사람은 평소 동료들 사이에서 ‘뒤통수의 달인´으로 통한다. 동료들과 있을 때는 회사나 상사의 잘못된 점을 집중 성토하며 자신이 나서서 바로잡겠다고까지 공언한다. 하지만 정작 윗사람 앞에서는 꿀먹은 벙어리다.‘회비어천가´(회사 칭송)에까지 이르는 데는 할 말이 없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동료의 공까지 가로채고,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불이익이 주어지는 일은 나몰라라 합니다. 그 친구를 보면 ‘저렇게까지 하며 살아야 하나.´란 회의감이 들 정도예요.” ●상사 앞에서만 열심히 하는 당신, 조심하세요! 의류업계에 종사하는 최모(29·여)씨는 상사가 있을 때만 일을 잘하는 척하는 동료가 어이없다. 동료 이모(30·여)씨는 평소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손님이 와도 모르는 척하고 테이블 정리와 사무실 청소 같은 일은 할 생각조차 않는다. 하지만 윗사람만 있으면 솔선수범형으로 돌변한다. 사무실을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웃으며 차를 내오거나 테이블을 깔끔하게 치우는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한다. 출근시간도 가관이다. 최씨의 회사는 업무상 상사의 출장이 잦다. 이씨는 상사가 출장으로 자리를 비우는 날이면 느지막하게 회사에 나오고, 상사가 출근하는 날이면 아침 일찍 나와 분주하게 움직인다. 때문에 상사는 곧잘 최씨와 다른 동료들에게 이씨를 본받으라고 훈계까지 한다. “윗사람은 그 동료의 실체를 몰라요. 가끔 상사에게 말하고 싶지만 ‘질투 나서 그러느냐. 칭찬받으려면 너도 열심히 하라.´고 할까봐 말도 꺼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답니다.” 한 방송국 PD 이모(34·여)씨는 업무 협력을 하지 않는 사람이 너무 얄밉다고 말했다. 이씨는 음향, 카메라, 소품 등 많은 파트를 조화시키는 일을 맡고 있다. 하지만 그 중 한 파트라도 신경을 덜 쓰면 전체적인 조화가 깨져 방송을 망치고 만다. 하지만 일부는 “대충해도 월급은 나온다.”는 식으로 일을 해 이씨를 분통터지게 한다. “둔감한 척하면서 슬쩍 손을 놓는 사람이 최악이죠. 결국 그런 사람도 설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좋은 말로 충고도 하지만 자존심만 세서 받아들이려 하지 않아요. 제 속만 새까맣게 타들어갑니다.” 사건팀 nomad@seoul.co.kr
  • 가출 파키스탄 어린이 6일만에 거제서 찾아

    지난 9일 오전 새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우려해 가출한 파키스탄 국적의 자파르 노만(11·초등학교 5년)군이 가출 6일 만에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지난 9일 오전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던 노만군을 14일 오후 부산에 오기 전 자신이 살던 곳인 경남 거제시 옥포1동 주유소 앞길에서 발견해 가족에게 인계했다고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노만군은 거제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다가 부산으로 이사를 왔는데, 새 학교에서도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까 겁을 내 가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노만군은 지난 9일 오전 9시30분쯤 부산시 부산진구 범전동 자신의 집에서 과자를 사러 간다며 집을 나간 뒤 저녁 늦게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자 어머니 헤르나즈(37)씨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폴 포츠 뒤잇는 英음악 신동 화제

    폴 포츠 뒤잇는 英음악 신동 화제

    “제 꿈은 노래를 계속 부르는 거에요.” 어려운 가정형편과 친구들의 따돌림을 딛고 최고의 스타로 급부상한 13살의 소년이 영국 전역에 감동의 물결을 선사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앤드류 존스톤(Andrew Johnston)은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기 위해 영국 최고의 인기TV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 오디션에 출연했다. 떨리는 가슴을 안고 무대에 올라선 앤드류는 자신을 바라보는 수많은 청중과 3명의 심사위원들 앞에서 짧은 자기 소개와 자신의 꿈을 얘기한 뒤 첫번째 오디션 곡으로 ‘자비로우신 주님’(Pie Jesu)을 불렀다. 순간 공연장 안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그러나 이내 앤드류의 노래에 맞춰 관중들의 박수소리와 환호성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심사위원들도 놀라 한 동안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 앤드류의 노래가 끝난 뒤에도 기립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천상의 목소리를 가졌다’ ‘음악신동이다’와 같은 관중들의 찬사와 함께 첫 오디션에서 합격한 그는 최종 결선에 들게 됐다. 이로써 2008년 브리튼스 갓 탤런트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진 앤드류는 10만 파운드에 달하는 상금(한화 약 1억 9천만원)은 물론 영국 최대의 자선 공연인 로얄 버라이어티 퍼포먼스(Royal Variety Performance)에 참가하고 유명 레코드 기획사와 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그러나 이처럼 심사위원들과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받은 것은 단순히 그의 목소리때문만은 아니었다. 7살 때 처음으로 자신의 재능을 알게 된 앤드류는 오페라와 같은 클래식 명곡을 좋아하고 성가대원의 장(將)이라는 이유로 또래들의 이유없는 괴롭힘을 당해야만 했다. 방과 후 늘 혼자였고 눈물 흘리기 일쑤였지만 그 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외로운 마음을 삭혀왔다. 앤드류는 오디션이 끝난 뒤 수많은 언론매체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았으며 지금은 그를 위한 팬클럽도 결성됐다. 앤드류는 “내 친구들이 그런 음악따위는 부르지 말라면서 따돌렸다.”며 “길거리를 배회하고 싶지 않았다. 내 삶을 위해 어떤 일이든 해보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지난해 브리튼스 갓 탤런트 우승자는 휴대전화 판매업자 출신의 폴 포츠(Paul Potts)였다. 사진= ITV Britain’s Got Talent 방송 화면 캡쳐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가난 없는 세상을 위하여/무함마드 유누스 지음

    사회적 기업(social business)은 자선단체가 아니다. 불법·탈법으로 신뢰를 잃은 대기업의 이미지 개선용 사업도 아니다. 이 시대 가장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가 무함마드 유누스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 총재는 “사회적 기업은 어느 모로 보나 기업이므로 사회적 목표 달성과 함께 운영비용 회수도 필수적”이라며 자선활동과는 다른 사고로 접근할 것을 요구한다. ‘가난 없는 세상을 위하여’(김태훈 옮김, 물푸레 펴냄)는 유누스가 2006년 노벨평화상 수상 이후 처음 내놓은 책이다. 그가 마이크로크레디트(빈곤층 대상 소액 무담보대출 사업)를 구상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킨 경험과 이후 다양한 사회적 기업을 탄생시킨 과정, 사회적 기업의 이념과 구체적 실현방식 등을 풀어냈다. 유누스에게 사회적 기업은 단순한 저소득층 지원 사업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장 자본주의적인 방식으로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하는 지름길이다. 빈곤층의 가난 해결로부터 시작해 보건위생과 영양, 주택, 의료, 금융, 에너지, 정보기술, 교육 등 광범위한 분야의 난제를 열정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유누스가 강조하는 사회적 기업의 가장 큰 성공비결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신뢰다. 사회에서 무능력자로 따돌림 당하고 배제된 사람들에게 잠자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힌 사람들을 신용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가 믿는 가장 소박하면서도 가장 튼튼한 성공 노하우이자 자본주의 개혁의 주춧돌이다.1만7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20&30]사내 왕따·은따들의 이야기

    [20&30]사내 왕따·은따들의 이야기

    ■그들이 ‘왕따’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왕따 자처한 ‘처세의 달인´들 한 시중은행에 다니는 정모(29·여)씨는 40대 중반의 영업팀장만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직장 동료들은 그를 ‘왕미남´이라고 부른다.‘왕에 미친 남자´의 줄임말이다. 골프장에서 상사가 그날따라 골프공이 잘 맞지 않자 “그게 다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라고 했다는 팀장의 일화는 전설이다. 횡단보도에서 상사와 차 사이에 서서 손으로 막으면서 행여나 상사가 다칠까봐 신경쓰는 모습이 부하들의 눈에 곱게 보일 리가 없다.“결국 그 영업팀장은 우리에겐 수치스러운 존재로 낙인 찍혀 스스로 왕따가 됐습니다.”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박모(30)씨의 소속 부장도 비슷한 케이스로 왕따가 됐다. 박씨의 부장은 ‘처세의 달인´으로 통한다. 윗선에서 입김을 불면 마치 태풍이 분 듯 행동한다. 부하 직원들의 얘기보단 윗선의 성향에 따라 자신이 어떠한 상황에서 더 유리할지부터 머리를 굴려 판단하고 행동하는 바람에 부하 직원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른다. 때문에 부하 직원들은 부장과의 식사 자리는 웬만하면 피한다.“점심 시간이 되면 사내 메신저로 대충 약속을 정한 뒤 마치 각자 약속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흩어지죠. 부장도 그걸 알까 모르겠네요.” 김모(29·여)씨가 다니는 한 외국계 회사의 만년 40대 과장은 정반대의 이유로 왕따가 됐다. 그는 외국계 회사 근무의 필수인 영어 능력이 모자란다. 게다가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필수적인 친화력과 유머도 없다. 때문에 직원들은 과장과 밥도 먹으려 하지 않고 근무와 관련된 보고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슬픈 건 그 과장 역시 그 사실을 안다는 것.“한 번은 ‘나도 왕따 당하고 능력 없다는 걸 안다. 하지만 아이들 등록금 때문에 회사 끈질기게 다녀야 한다.´고 하더군요. 동정심이 일었는데 막상 또 같이 있으면 짜증이 샘솟아요.” 회사원 류모(27·여)씨는 한 살 많은 여선배가 ‘은따(은근히 따돌림)´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그 선배는 상사들에게는 예의 바르고 늘 상냥해 능력에 걸맞지 않은 큰 일을 따내는 유형이다. 하지만 능력이 모자라다 보니 위에서 압박을 받은 만큼 아래로 토해낸다.“후배들을 압박한 뒤 기대대로 못해 오면 온갖 히스테리를 부리고 후배의 후배가 있는 자리에서도 짜증을 내곤 해서 다들 몸서리를 쳤죠. 결국 저희 동기 10여명이 모두 선배를 메신저에서 삭제했고 선배의 전화가 와도 다 통화 상태가 좋지 않은 척하며 전화를 잘 받지 않아요.” ●종교에 심취해 회사업무 나몰라라 공기업에 다니는 윤모(31)씨의 부서 차장은 종교 때문에 왕따를 당한 경우다. 한 소수 종교에 심취한 차장은 가끔 지하 복도에서 이유없이 어슬렁거리고 혼자 중얼거리며 논다. 다른 사람을 쳐다보는 눈빛이 이상해 어떤 동료들은 “변태 같다.”며 피하기도 한다. 게다가 사내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자질구레한 일들을 하려 하지 않아 완전히 눈 밖에 났다. 업무 능력도 뛰어나지 않다 보니 결국 차장의 자리는 자연스레 ‘섬´이 됐다.“다들 다른 부서로 갔으면 하고 바라는데, 다른 부서에서도 서로 받지 않겠다고 해요. 그냥 어쩔 수 없이 왕따시키는 거죠.” 대기업에 다니는 이모(30)씨 회사의 한 과장은 학력과 경력 콤플렉스 때문에 결국 왕따로 발목 잡힌 경우다. 유명대 출신이 즐비한 대기업에서 과장은 예체능 계열 대학을 나왔다는 점에서 일단 소외됐다. 게다가 회사에서 추진하던 신규 사업이 애매모호하게 사라지고 그 사업을 위해 채용됐던 사람들이 고용승계되면서 한 자리를 겨우 차지하게 됐다. 회의를 해도 업무 파악이 느린 점이 학력 탓이 됐다. 대리급 직원들이 깔보고 대들기도 했고 시킨 일을 태업하면서 상사에게 야단맞게 만들기까지 했다.“과장은 상사에게 야단맞으면서도 그저 ‘예, 예.´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더라고요.” 다른 공기업에 다니는 박모(29)씨 부서의 전 과장도 왕따를 당하다 지난해 초 결국 지방으로 인사이동 조치됐다. 그는 업무 능력도 뛰어나고 머리도 좋으며 동료들의 기념일이나 행사도 잘 챙기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늘 미묘한 분위기에서 눈치 없는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는 바람에 결국 눈 밖에 났다.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의 어깨를 툭툭 치고 다니며 친한 척하는 바람에 좋지 않은 소문이 났고, 일찍 결혼한 상사를 두곤 “사고 쳐서 일찍 했대.”라며 민감한 소문을 스스로 퍼뜨리고 다니기도 했다. 결국 직원들의 은근한 따돌림을 당하게 됐고 윗선에도 보고가 되는 바람에 전출 조치를 당하고 말았다. ●여성들의 잔인한 복수, 은따 여성들이 많은 간호사들 사이에서도 왕따가 있다. 간호사 박모(27·여)씨가 다니는 대학병원은 살벌하다. 잘난 척하는 동료 간호사 한 명을 철저하게 왕따시켰다. 그 간호사는 늘 누구를 달래는 듯한 말투로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때문에 어떤 동료는 “다른 사람에겐 몰라도 나한텐 말 걸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대놓고 시비를 걸었다. 모두가 그 간호사에게 등돌리고 서서 “저리 가라.”고 떠밀어도 그 간호사는 “저한테 관심 있어서 그런 거죠.”라며 투정을 부려 도리어 화를 돋우고 만다. 결국 지역 병원으로 이동하게 됐지만 조만간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에 모두 몸서리를 치고 있다.“응급의학과에서 초동 처리를 할 때 빠른 속도가 필요한데 그 간호사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서 뭐라고 하면 오히려 어른이 아이를 달래는 듯 대꾸하는 거예요. 일을 못하면 선배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라도 하든지, 원.” 외국인 직원이기 때문에 왕따당한 경우도 있었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김모(27·여)씨는 동료들과 함께 중국인 신입사원 주모(29)씨를 따돌림시켰다. 한국말이 서툰 주씨는 입사하자마자 선배들에게 반말을 하며 상사처럼 ‘명령 하달´을 해 “싸가지가 없다.”는 낙인이 찍히고 말았다. 정서도 맞지 않는 데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 회사 생활을 견디지 못한 주씨는 결국 6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사표를 냈다. 하지만 주씨는 ‘보복´을 잊지 않았다.“회사를 그만두면서 사장에게 그동안 괴롭혔던 사람들과 회사에 대한 불만을 낱낱이 폭로하고 나가 한동안 회사 사람들이 곤욕을 치렀죠.” ●“내가 설마 왕따일 줄은…” 직장인 김모(26)씨는 왕따가 될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오랜 준비 끝에 원하던 회사에 입사한 지 1년째. 그토록 하고 싶은 일이었기에 무조건 열심히 했다. 상사 말에는 절대 복종하고, 시키지 않는 야근도 자청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일까, 상사는 그런 그를 예쁘게 봐주지 않았다. 입사 동기와 자신을 비교하며 “일을 그렇게밖에 못하나.”라고 핀잔주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김씨는 상사가 입사 동기를 편애하는 것이려니 하며 스스로를 달랬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안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퇴근을 하려는데 상사가 뒤에다 대고 “OO씨는 술 잘 안 마시지. 그럼 우리끼리 회식간다.”고 선언했던 것. 상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동료들은 가방을 메고 사무실을 떠나기 시작했다. 결국 김씨는 자신만 빼고 부서 사람들이 회식을 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제가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성격이 밝고 싹싹해서 어디서나 예쁨을 받았거든요.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이재훈 황비웅기자 nomad@seoul.co.kr ■“잘 어울리지 못해서 따돌림 당한적 있다” 직장인 10명 가운데 3명은 사내에서 왕따를 당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20∼30대 직장인 953명에게 ‘직장에서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는가.’라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30.7%가 ‘있다.’고 답했다. 왕따를 당한 이유로는 23.5%가 ‘잘 어울리는 성격이 아니라서’를 꼽았다. 다음으로 ‘이유를 모르겠다.’(14.0%),‘입바른 소리를 잘하는 편이라서’(12.3%),‘업무상 실수를 많이 해서’(10.2%),‘이상한 소문이 퍼져서’(9.9%) 순이었다. 왕따를 당한 방법(복수응답)으로는 ‘대화 거부’가 45.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업무 비협조’(37.9%),‘인사·말 등 무시’(31.1%),‘모욕적인 언행’(21.5%),‘허위소문 유포’(20.8%),‘혼자 식사’(19.8%) 등이 있었다. 어떤 사람이 왕따를 당할까. 왕따를 당하는 직원의 유형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2.2%로 가장 많았다. 그 밖에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사람’(31.9%),‘독단적인 사람’(31.6%),‘잘난 척하는 사람’ (26.1%),‘책임회피를 잘하는 사람’ (25.0%) 등이 있었다. ‘왕따를 당한 뒤 어떤 점이 달라졌나.’(복수응답)라는 물음에는 41.6%가 ‘인간관계에 신경을 쓰게 됐다.’고 답했다. 또 35.5%가 ‘애사심이 떨어졌다.’,32.8%가 ‘소극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라고 답했으며,‘우울증을 겪었다.’고 답한 사람도 32.4%나 됐다. ‘왕따를 당한 뒤 어떻게 대응했나.’라는 질문에 43.4%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22.2%는 ‘고치려고 노력했다.’고 답한 반면 13%는 ‘회사를 그만뒀다.’고 했고 ‘그 자리에서 반발했다.’고 답한 비율은 4.1%에 그쳤다. 이재훈 황비웅기자 nomad@seoul.co.kr
  • 회사내 ‘왕따 e메일’ 2000만원 배상 판결

    회사의 ‘왕따 메일’로 정신적 피해를 입은 대기업 직원이 회사 대표와 간부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겼다. 1988년 LG전자에 입사한 정모씨는 과장 진급에서 누락된 뒤 상급자들과 마찰을 빚다 명예퇴직 권고대상자에 오르자 “강제로 쫓아내려 한다.”며 반발하다 내근직으로 인사발령됐다. 이어 정씨 부서 실장이 팀원들에게 “정씨가 PC와 회사비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자, 정씨는 회사쪽에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탄원서를 냈다. 회사는 자체 조사를 거쳐 실장을 대기발령 조치했으나 종전의 팀으로 복귀시켜 달라는 정씨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고 3개월 만에 업무수행 거부 등의 이유로 징계 해고했다. 이에 정씨는 2000년 1월 근로복지공단에 메일을 제출하고 이를 유포한 간부의 징계의결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정씨가 메일을 변조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메일을 유포한 간부는 법정에서 정씨가 메일을 작성해 행사한 것처럼 위증하다가 기소돼 징역 6월이 선고됐고, 정씨는 사문서 위조·행사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죄판결을 받은 뒤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2단독 이태수 판사는 정씨가 회사의 집단 따돌림 등으로 우울증에 걸렸다며 구자홍 대표와 당시 간부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들은 원고를 철저히 따돌리는 내용의 이메일을 다른 직원들에게 보내도록 지시하고 인격적인 모멸감을 들게 했으며, 집단 따돌림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 내지 방치한 행위는 우울장애의 한 원인을 제공했다.”고 판시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꿈이 크는 교실

    결혼이민자가정 자녀들을 위해 어떤 프로그램이 가장 필요할까. 구로구는 13일 결혼이민자가정 자녀들이 언어 혼란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서 벗어나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건강가정지원센터에 ‘꿈트리교실’을 개설했다. 꿈트리교실에서는 오는 3월부터 결혼이민자가정의 3∼6세 자녀들을 대상으로 매주 월·수요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한국어와 사회성 발달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손석동 가정복지과장은 “결혼이민자가정의 아이들이 언어와 정체성에서 큰 혼란을 겪고 있다.”면서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따돌림을 당할 우려가 있어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프로그램의 주 목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늘어가는 결혼이민자가족을 위해서 3월부터 한국어교실, 요리교실, 마음을 나누는 동아리, 한국문화체험&가족행복만들기, 함께 여는 아시아 등 한국의 문화를 알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운영할 예정이다. 앞으로 꿈트리교실의 효과를 분석해 이민자가정의 자녀들을 위한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37) 아이의 동조행동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37) 아이의 동조행동

    여러분이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보통은 문 쪽을 향해 서있게 되지요. 문을 향해 서 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이 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한결같이 문과 반대쪽을 바라보고 서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닥치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꿋꿋하게 앞 쪽을 바라보고 서 있겠습니까. 다른 사람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유는 잘 모르지만 그 사람들을 따라서 뒤쪽을 바라보고 서있겠습니까. 아마 여러분은 내가 왜 우스꽝스럽게 뒤쪽을 바라보겠느냐고,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행동해도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자신이 있노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실험을 해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처음에는 앞을 바라보며 서있지만 곧 이어 머뭇거리며 어색한 표정으로 뒤를 보면서 서있게 됩니다. ‘엘리베이터 행동’은 심리학자 펀트(Allen Funt)가 처음 실험한 몰래카메라의 한 장면입니다. 펀트는 사람이 흔히 어떤 사회적 행동을 할 때 무엇이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드는지 밝히고자 이런 실험을 고안했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의견을 의외로 쉽게 따라한다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의견을 따라 하려는 경향성을 동조(confirmity)라고 합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를 돌아보면 뚜렷한 목적의식 없이 그냥 남을 따라 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다른 사람의 행동에 동조할 때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동조행동을 보이는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특정 상황에서 행동하는 방식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과 서양식 레스토랑에서 격식 있는 식사를 해야만 할 때 식탁에 놓인 여러 개의 포크 중에서 어떤 포크를 언제 사용해야 될지 잘 모른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하는지 주위를 둘러보고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적합한 행동일 가능성이 높겠지요. 즉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올바른지 정보가 부족할 때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입니다. 정보의 부족 말고도 모델이 높은 신뢰도와 호감도를 지닌 사람일 때 동조 행동이 많이 일어납니다. 모델이 한 명일 때보다는 여러 명일 때 더 많은 동조행동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동조행동을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규범을 따르려는 경향성 때문입니다. 집단의 규범을 따르면 인정을 받고 호감을 얻을 수 있지만 집단의 규범을 따르지 않으면 집단 따돌림을 당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설사 대다수가 따르는 집단 규범이 옳지 않다하더라도 그 규범을 준수하지 않을 때에는 그 집단에 내몰림을 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가뭄이 들어 집단 구성원이 다 같이 기우제를 지내는데 미신이라며 자신만 동참하지 않으면 비가 계속해서 오지 않았을 때 속죄양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동조행동을 강요하는 집단 압력이 거세어도 각 개인이 뚜렷한 주관이 있을 때는 마지못해 따라하는 행동이 줄어듭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그 행동의 원인이 ‘친구 따라 강남 가는 행동’일 때가 있지요. 만일 동조 행동이 어떤 상황에서 잘 발생할지 알 수 있다면 바람직하지 않은 동조행동을 미리 예방할 수도 있고 바람직한 동조행동은 장려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또래끼리 모여서 엉뚱한 행동을 저질러 놓고 어쩔 수 없이 따돌림 당할까봐 그런 행동을 했다는 변명을 줄일 수 있겠지요. 나아가 또래집단끼리 함께 모여서 그 나이에 적절한 학습활동을 하도록 지도할 수도 있겠지요. 혼자서도 잘 크는 어린시기를 지나서 또래가 필요한 시기가 되었을 때 부모는 아이의 동조행동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또래 집단행동의 많은 부분은 동조행동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또래 동조행동의 특성은 아이들 서로가 상호작용하면서 ‘따라하기’를 한다는 점입니다.‘내 아이는 착한데 친구를 잘 못 만나서’ 이기도 하지만 그 아이 역시 내 아이를 친구로 잘못 만났을 수도 있습니다. 미숙한 또래집단 시기에 부모의 역할은 올곧은 규범을 위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아이가 또래 집단 속에서 보이는 동조행동의 원형은 부모가 사회적 소속 집단에서 보이는 동조행동에서 유래한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남들이 장에 간다고 거름지게 메고 장에 가는 사람은 장에는 거름지게를 메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거나, 그 부모 역시 거름 지게를 메고 장에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33) 내 아이, 왜 공부에 재미를 못붙일까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33) 내 아이, 왜 공부에 재미를 못붙일까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언제쯤 생길까요.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변합니다. 스스로 공부계획을 짜고 계획에 맞춰 공부하기 시작합니다.‘힘드니까 쉬었다 해라.’ 해도 ‘조금만 더 공부하고 쉴게요.’라면서 책상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반가우면서도 내심 며칠이나 갈까 했더니 ‘게임은 재미없어요, 이렇게 재미있는 공부를 왜 지금까지는 하지 않았을까요.’라고 반문까지 합니다. 어느 집 아이인지 참 부럽습니다. 우리 아이도 이 아이처럼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런 환상적인 아이를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실제로 대다수 가정에서는 오늘도 공부를 사이에 두고 부모와 자녀 간에 끝없는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밀린 학습지는 산을 이루고, 하라는 공부는 뒷전에 버려두고, 하지 말라는 게임이나 인터넷에만 정신이 팔려 있고, 학원은 가라고 해야만 가고, 숙제나 준비물은 등교 전에나 간신히 생각해내는 아이들이 대다수입니다. 왜 아이들은 이토록 공부하기를 싫어할까요. 때가 되면 밥을 먹으려 하고 때가 되면 잠을 자려고 하는 것처럼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공부를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서 부모는 자녀에게 ‘먹는 것처럼, 자는 것처럼 공부 좀 해봐라.’며 질책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진짜로 먹는 것과 자는 것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배가 고파야 음식을 찾고 졸려야 자려고 합니다.‘고파야, 졸려야’, 즉 결핍되어야 그 결핍되는 것을 채우려는 욕구가 생기고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행동합니다. 그림 ‘마슬로(Maslow)의 욕구 위계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결핍과 그에 따른 욕구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사람에게 중요한 욕구와 욕구 간에도 만족되어야만 하는 순서가 있음을 심리학자인 마슬로는 밝혀냈습니다. 옆 그림은 욕구 위계를 나타낸 것입니다. 마슬로는 인간의 욕구를 7단계로 구분했으며 아랫단계가 만족되어야 윗단계 욕구가 생기는 피라미드 형태를 보인다고 했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물과 음식, 공기, 적절한 기온과 같이 생존에 꼭 필요한 생리적 욕구입니다. 우리는 이 욕구 때문에 먹고, 마시고, 숨쉬며, 너무 덥거나 추운 곳을 피하려고 합니다. 생리적 욕구가 만족되지 않으면 아예 인간 자체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이는 모든 인간이 추구하는 공통적인 욕구입니다. 따라서 배가 고프거나 영양 불균형이 되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더 이상 배고프지 않고, 더 이상 목마르지 않게 되면 그 다음 욕구인 안전의 욕구가 생깁니다. 이 단계에서는 신체적·심리적 위험이 주는 불안과 공포로부터 벗어나서 편안하게 지내고 싶어합니다.“공부를 못하면 혼내주겠다.”는 부모나 교사의 말과 표정은 아이 입장에서는 안전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두 번째 단계까지 충족되면 세 번째 욕구인 소속감과 사랑에 대한 욕구로 넘어갑니다. 부모, 형제, 친구와 함께 있고 싶어하는 욕구입니다. 학교에서의 따돌림이나 가정에서의 편애는 이 단계에서의 불만족을 가져옵니다. 네 번째 단계는 의식주 걱정도, 위험도, 내몰림도 없을 때 생기는, 이제는 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존중의 욕구단계입니다. 내가 얼마나 유능한 존재인지, 내가 얼마나 안정되어 있고 의지할 만한 사람인지를 타인에게 승인받으려는 욕구입니다. 존중의 단계를 지나서 다섯 번째 단계가 되어서야 비로소 생기는 욕구가 앎의 욕구, 즉 지식에의 욕구 및 이해하고 탐구하려고 하는 욕구, 다른 말로 공부의 욕구가 생깁니다. 공부의 욕구가 만족되면 여섯 번째 단계는 공부를 통해서 얻은 정신적 산물에 대한 심미적 욕구인 조화와 질서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려고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지금까지 욕구 충족을 통해 얻은 내적·외적 결과를 통합해 자아를 실현하려는 욕구가 생깁니다. 오늘도 공부 때문에 아이와 실랑이를 벌이는 부모는 내 아이가 마슬로의 욕구위계에서 어느 단계까지 와 있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배 고프고, 사랑 고픈 아이에게 공부 고픈 아이가 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 [2008 희망지기] 화마 딛고 일어선 이상용 어린이

    [2008 희망지기] 화마 딛고 일어선 이상용 어린이

    “새해엔 용기내서 친구들에게 먼저 손내밀 거예요. 밖에서 야구나 축구도 하면서 힘차게 놀게요.”2일 서울 동작구 본동 이상용(11·강남초교 5학년)군의 집. 겨울방학을 맞은 상용이는 실컷 늦잠을 자고 일어나 컴퓨터 게임 ‘삼매경’에 푹 빠져있었다. 상용이의 꿈은 임요환, 마재윤과 같은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 스타크래프트 세계에선 또래 그 누구보다 빠른 머리회전과 손놀림이 자신있는 상용이다. ●“트라우마·은따의 상처는 잊을래요” 상용이는 얼굴과 손, 대퇴부와 어깨 등 전신 18%에 3도 화상을 입었다.100% 화상을 입었던 얼굴은 세월의 힘으로 이제 50%까지 줄었다. 화마가 상용이를 덮친 건 2005년 2월14일. 추운 날씨 탓에 거실 소파 옆에 전열기를 틀어놓은 것을 잊은 채 컴퓨터 게임을 하러 방으로 들어갔던 게 화근이었다. 지직지직 타는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거실은 이미 까만 연기로 가득 찼다. 간호사로 병원 밤샘 근무를 마치고 안방에서 곤히 잠든 엄마를 깨웠지만 이미 현관으로 빠져나가기 힘든 상황이었다. 엄마는 불길을 등지고 상용이를 꼭 끌어안았다. 소방대원들과 가족들이 뒤늦게 구출했지만 결국 12일 뒤 엄마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사투가 시작됐다. 화재가 남긴 트라우마(PTSD·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상용이에게 잠을 앗아갔다. 악몽에 시달리며 30분 이상 잠을 자지 못했고 깨어나선 20∼30분 동안 괴성을 질러댔다. 심리안정제에 의존해 억지로 잠을 자면서도 괴로움에 몸부림쳤다.6개월 동안 그랬다. 친구들의 ‘은따(은근히 따돌림)’도 견디기 힘들었다. 대놓고 놀리지는 않지만 은근히 상용이를 멀리 했다. 하굣길 학교 앞에 주차된 학원버스 안에서 아이들이 손가락질하며 놀려대는 모습을 보고 아빠 이근우(47)씨 앞에서 30분간 대성통곡하기도 했다. 엄마 얘기만 나오면 “나 때문에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는 죄책감 때문인지 입을 굳게 다물고 눈가에 눈물만 그렁그렁 맺는다. ●스타크 세계 제패 프로게이머가 꿈 하지만 고통이 남긴 것은 상처만이 아니었다. 상처를 딛고 일어선 상용이는 또래보다 훨씬 어른스럽고 배려심이 깊다. 당초 엄마가 미국에서 치료받고 있는 줄 알고 있다가 1년 전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상용이는 울먹이며 “아빠, 동생에겐 말하지 말아요. 충격받게 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외식하러가도 꼭 동생과 아빠 먹을 것을 먼저 챙긴다. 아빠 이씨는 “상용이가 고통에 몸부림칠 때 정말 도망가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면서 “하지만 전신마비 장애인이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있는 힘에서 희망의 빛을 보는 것처럼 기다리면 즐거움은 꼭 오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상용이는 새해에는 좀더 적극적으로 바뀌고 싶어한다.“움츠리지 않고 친구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며 친절하게 다가가면 더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을 거예요. 친구집에 놀러 가서 게임 대전(大戰)도 하고 싶어요.”아직 웃는 모습이 어색하지만 그 누구보다 미소가 환하게 빛난다.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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