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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존재하면 안 되는 말/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존재하면 안 되는 말/김이설 소설가

    자매 배구선수를 시작으로 다른 운동선수들과 배우, 아이돌의 과거 학교폭력 사건으로 인해 세간이 시끄럽다. 소식을 들을 때마다 나는 마음이 편치 않다. 미약하게나마 학교폭력을 겪은 사람이라면 느낄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긴장감일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 5학년 때의 일이다. 이제 너무 오랜전의 일이어서 가물거리기는 하나 분명한 건 나는 친했던 무리로부터 ‘은따’가 됐다는 사실이다. 은근한 따돌림을 받아서 은따. 그 당시의 나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이유를 모른 채 잘 어울리던 아이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 또렷하게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있다. 점심 시간 나는 혼자서 점심을 먹고 있다. 그 친구들은 우루루 모여 도시락을 먹고 있다. 그 친구들이 나를 흘깃대던 순간. 밥알이 목구멍에 컥 걸린 것 같은 순간. 그 친구들이 갑자기 까르르 웃어 대던 순간. 내가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을 뚝 떨어뜨린 순간. 분명 친했던 아이들인데, 같이 놀던 아이들이고, 함께 숙제를 했던 아이들인데 왜 나를 저 무리에서 밀어냈는지, 나를 왜 끼워 주지 않는지 도무지 알 수 없던 순간. 시간이 그대로 멈추길 바라던 어린 나의 아득함이 아직도 선명하다. 스스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매일매일 자책하고, 결국 처한 상황에 체념하기 위해 스스로 무기력해지는 연습을 했던 그 당시의 나는 고작 열두 살 어린아이였다. 학교폭력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누구에게 욕을 먹거나 누구에게 밀쳐지거나 누구에게 맞은 게 아니어도 이렇게 깊은 기억으로 남아 진저리쳐지는 과거로 돌아가게 되는 일. 그런데 그렇게 나를 괴롭혔던, 나를 지옥에서 살게 했던, 나를 끊임없이 자책하고 스스로를 무기력하게 만들던 가해자가 유명인이 돼 매체에서 자주 보게 된다면 피해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나를 그렇게 괴롭힌 사람들이 텔레비전에 나와 세상 착한 얼굴과 세상 맑고 발랄한 얼굴로 노래를 부르고, 연기를 하고, 우스갯소리를 하고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숨이 멎는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그 당시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해 어깨가 움츠러들게 되지 않았을까. 오래전 그저 잠시 은따를 당했던 나조차도 그 당시만 생각해도 숨이 가빠지는데, 더한 폭력에 노출된 사람들은 얼마나 힘겨웠을까.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다. 언제였던가. “학교폭력이 잘못이기는 하지만 폭력을 당하는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괴롭히면 싫다고도 말할 줄 알고, 자꾸 지근덕거리면 ‘왁’ 하고 달려들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저 맹하게 휩쓸리거나 시키는 대로 다 하는 애들이어서 그런 일을 겪었다는 것이다. 그런 애들은 당할 만하다, 맞을 만하다는 것이었다. 학교폭력에도 당위성이 있다는 거다. 그 말은 더욱 확장되면 성폭력을 당할 만하다, 물리적 폭력을 당할 만하다, 죽임을 당할 만하다도 가능해진다. 그러나 그 말들은 가능한 말인가? 실제로 존재할 수 있는 말인가? 학교폭력 뉴스를 연신 보도하고 떠드는 건 유난한 것도, 요란한 일도 아니다. 유명인의 학교폭력 폭로가 이어지는 데 피로감을 느껴서도 안 된다. 물론 악의적인 발설도 있겠지만, 폭력이 존재했다면 어릴 때 잠깐의 철없는 실수라고 눈감아 줄 일이 아니라는 걸 알려야 한다. 과거의 잘못이 인생을 송두리째 잡아먹을 수도 있다는 걸, 그만큼 학교폭력이 엄중한 일이라는 것을 알려 줄 필요가 있다. ‘남의 눈에 눈물 내면 제 눈에는 피눈물이 난다’는 말이 있다. 그 인과응보를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똑바로 바라보기를 바란다. 그것이 사회의 명확한 규칙이자 작은 정의라고 배우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세상에 어느 누구도 당할 만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 코로나에 실직·고독감… 세상 등지는 日여성들

    코로나에 실직·고독감… 세상 등지는 日여성들

    지난 1월 15일 도쿄 근교에서 남편과 초등학생 딸과 함께 살고 있던 한 30대 주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 주부는 남편이 직장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자신과 딸까지 감염되자 남편은 호텔, 자신과 딸은 집에서 각각 요양했다. 남편은 치료를 끝내고 집에 돌아왔지만 아내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태였다. 아내는 “내 탓으로 딸과 학교에 폐를 끼쳐 버렸다.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이 주부는 평소 코로나19 확진자라는 이유로 자칫 자신의 딸이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코로나19 장기화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여성들이 급증하자 일본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자는 전년보다 750명 늘어난 2만 919명이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증가한 것으로 남성 자살자는 전년보다 135명 줄어든 1만 3943명이었다. 반면 여성은 6976명으로 오히려 885명 증가했다. 또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한 초·중·고생의 수는 전년보다 약 40% 증가한 479명이었고 특히 여고생은 138명으로 두 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여성의 극단적 선택이 증가한 가장 큰 원인으로 실직과 고립감 등이 꼽힌다.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마쓰바야시 데쓰야 오사카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일본에서 실업률이 가장 높은 한 현에서 40세 미만 여성의 자살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또 지난해 자살한 여성의 3분의2는 실업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홀로 사는 여성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만 있게 돼 심각한 고독감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 알려져 사회적 지탄을 받을 것을 우려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문제로 거론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지난 19일 고립·고독 대책실을 출범시켰고 사카모토 데쓰시 저출생 대책 담당상(장관)이 겸임하도록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배구계→연예계” 들불처럼 번지는 학폭…독일은 ‘삼진아웃’ [이슈픽]

    “배구계→연예계” 들불처럼 번지는 학폭…독일은 ‘삼진아웃’ [이슈픽]

    학교 폭력 논란, 배구계 넘어 확대이재영·이다영, 국가대표 자격 박탈삼성화재 박상하, 학폭 인정하고 은퇴야구계·연예계로도 번져…사회문제로경찰청장 “학교 폭력, 철저·신속 조사” 배구계에서 시작된 학교 폭력 논란이 체육계를 넘어 연예계 등으로 확대되며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앞서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창 시절 학폭 가해자였다는 폭로가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쌍둥이 자매는 지난 10일 인스타그램에 자필 사과문을 올렸고, 이후 흥국생명은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배구협회는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했다. 학폭 논란은 남자 프로배구로도 번졌다. OK금융그룹 심경섭·송명근 선수에게 학폭 피해를 당했다는 폭로가 올라왔다. 두 사람은 학폭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OK금융그룹은 이번 시즌 남은 경기에 이들을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 지난 19일엔 삼성화재의 베테랑 센터 박상하에 대한 학폭 폭로도 나왔다. 박상하는 처음엔 학폭 사실을 부인했으나, 지난 22일 구단을 통해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을 범했다. 중학교 재학 시절 친구를 때렸고, 고교 재학 시절 숙소에서 후배를 때렸다”고 밝혔다. 그는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이에 책임을 지고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학폭 논란은 야구계로도 번졌다. 지난 21일 야구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 프로야구 투수 두 명에 대한 학폭 의혹이 제기됐다. 두 투수가 속한 2개 구단은 “최근 제기된 학폭 의혹에 관해 자체 조사를 하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는 혐의를 부인한다”고 전했다. 두 투수에 앞서 한화 이글스 소속 선수를 향한 학폭 의혹도 제기됐다. 한화 구단은 “최근 소속 선수 학폭 사실관계를 파악한 결과, 사실 입증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학폭 폭로는 연예계까지 번졌다. 배우 조병규를 시작으로 (여자)아이들 수진, 가수 김소혜, 세븐틴 민규, 진해성, 배우 박혜수, 김동희 등 며칠 사이 연이어 학폭 의혹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현재 이들은 학폭 의혹을 부인하며 법적 조치 등을 취할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학폭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지난 22일 김창룡 경찰청장은 “학교 폭력 사건이 일어나면 학교와 긴밀하게 협의해 철저하고 신속하게 조사하겠다”며 “교육부 등과 협의해 학교폭력이 더 생기지 않도록 예방, 선도, 상담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올해 학교폭력 대책을 이미 수립했고 곧 시행단계에 접어든다”며 “올해에는 비대면 수업을 병행할 가능성이 높아 비대면 하에서의 학교폭력을 예방할 방안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이 폭력 등 체육 분야 부조리를 근절할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기도 했다.‘학폭 예방 모범국’ 독일, 가해자 부모도 기소 학폭 예방 모범국인 독일의 사례를 보면 삼진아웃제를 택하고 있다. 학폭이 발생했을 때 1차로 가해 학생 부모가 학교에 불려가 담임교사와 상담하고 2차로 교장과 상담해야 하며 세 번째 적발되면 가해 학생이 전학 혹은 퇴학 처분된다. 가해자 부모 또한 기소될 수 있고 피해자가 학교 직원을 상대로 소송할 수도 있다. 독일은 경찰을 학교로 보내 아이들에게 학폭 예방 교육을 하는 예방책도 운영하고 있다. 또 학교에 전문 상담교사를 상주시켜 학생들이 분노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가르쳐 폭력으로 이어지지 않게 한다. 미국은 무관용 정책을 펴고 있다. 1994년 제정된 연방법에 따라 마약과 총기를 소지했으면 예외 없이 법적으로 처벌한다. 교육 선진국으로 알려진 핀란드는 ‘키바 카울루’(따돌림에 맞서는 학교)라는 국가 주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대표 수업은 역할극으로, 역할극 참가 학생들이 따돌림을 간접 경험하고 따돌림 학생을 도울 방법과 근절 방법 등을 고민하고 토론하는 게 핵심이다. ‘이지메’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됐던 일본은 가해자 처벌에 초점을 맞춘다. 일본은 2013년 집단 괴롭힘을 당한 학생이 극단선택을 한 뒤 괴롭힘방지대책추진법을 제정해 만 14세 이상 가해자를 형사처벌하고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박상하 학폭 인정, 은퇴 선언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박상하 학폭 인정, 은퇴 선언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 박상하 선수가 학교 폭력(학폭) 사실을 인정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22일 박상하는 구단을 통해 “학폭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을 범했다. 중학교 재학 시절 친구를 때렸고, 고교 재학 시절 숙소에서 후배를 때렸다”고 밝혔다. 그는 “상처를 받은 분들께 죄송하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하며 “이에 책임을 지고 은퇴하겠다. 앞으로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감금 폭행 주장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박상하는 “지난 19일 포털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게시된 동창생 납치 및 감금, 14시간 집단 폭행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향후 법적 대응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주장했다. 박상하의 학폭 논란에 대해 소속 팀인 삼성화재도 사과했다. 구단은 “피해자와 가족, 배구 팬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박상하는 학창 시절 두 차례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오늘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향후 선수 선발 단계부터 학교 폭력 및 불법 행위 이력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겠다”며 “아울러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 폭력 피해자들의 신고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박상하에게 학폭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쓴이는 1999년 제천중학교 재학 당시 박상하와 그의 친구들이 따돌림과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글이 올라온 이후 박상하는 관련 사실을 부인했지만, 논란 3일 만에 학폭 사실을 인정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한인애국단 핵심 3인방 중 ‘여전사’… 윤봉길·이봉창 의거 숨은 조력

    한인애국단 핵심 3인방 중 ‘여전사’… 윤봉길·이봉창 의거 숨은 조력

    1919년 14살 나이에 평양 3·1운동 참여상하이 김구 찾아가 ‘밀정’ 처단 등 앞장윤봉길 의거 이후 김구와 이념 갈등 심화‘백범일지’에도 독립운동 전혀 언급 없어 김원봉 창건 조선의용군 ‘부녀대장’ 맡아6·25땐 인민군으로 참전해 남한서 외면이화림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독립운동가가 있다. 이화림은 윤봉길· 이봉창 의사와 함께 백범 김구 선생이 만든 한인애국단의 핵심 3인방 중 한 사람이었다. 두 의사를 도와 의거를 성공으로 이끈 이화림은 공식적으로 독립운동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화림의 역할이 조역(助役)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사상적으로 공산주의자였기 때문이다. 이화림은 님 웨일스의 ‘아리랑’ 주인공이자 동갑내기인 김산과 자주 비교된다. 1932년 4월 29일 아침 중국 상하이 훙커우(虹口)공원. 일왕의 생일인 천장절(天長節) 기념행사 겸 일본의 상하이 침공 승리 기념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봄 코트를 입은 남자와 양장 차림을 한 젊은 여인이 식장 입구에 나타났다. 도시락과 물통을 든 남자가 행사장 안으로 무사히 들어가는 것을 100m 떨어진 곳에서 확인한 여인은 골목으로 사라졌다. 남자는 윤봉길 의사였고 윤봉길이 삼엄한 검문검색을 통과하도록 도운 27세의 여성이 바로 이화림이었다. 기념식이 시작되자마자 요인들이 늘어선 단상으로 윤 의사가 던진 물병 폭탄으로 식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상하이 일본인 거류민단장과 상하이 파견군 사령관 시라카와가 즉사했다. 중장 노무라는 눈을 잃었다. 일본 패전 후 미주리함에서 일본 외무대신 자격으로 항복문서에 조인했던 시미게쓰 당시 주중 공사 등 수십명은 중상을 입었다.●윤봉길 의사 훙커우공원 검문검색 통과 도와 거사 직전 이화림은 세 살 적은 윤봉길과 김구 앞에서 애국단 단원으로서 선서를 했다. 원래 윤봉길과 이화림은 부부로 변장해 식장에 들어가기로 했었다. 두 사람은 사전답사를 하며 거사 지점까지 잡아 놓았다. 그러나 둘이 함께 움직이면 발각될 염려가 있다는 김구의 의견에 따라 윤 의사 혼자 거사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화림은 훗날 회고록에서 “추풍낙엽이 지듯이 일본놈들이 우수수 떨어졌다”고 썼다. 석 달 전 이화림은 이봉창 의사의 의거도 도왔다. 이봉창은 일왕을 폭탄으로 죽일 계획을 세웠는데 문제는 폭탄을 일본으로 몰래 갖고 갈 방법이었다. 김구와 이봉창, 이화림이 밤새 고민한 끝에 생각해 낸 방법이 이봉창의 속옷(훈도시)에 숨겨 가는 것이었다. 이봉창의 속옷에 비밀 주머니를 달아 준 이가 이화림이었다. 그 덕에 이봉창은 삼엄한 감시를 뚫고 대한해협을 건널 수 있었다. 이봉창이 처형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이화림은 오열했다.이화림은 1905년 1월 6일 평양에서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본명은 이춘실이며 두 오빠도 일찍이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화림도 14세의 나이에 3·1운동에 참여하며 항일운동에 뜻을 두었다. 중학교를 거쳐 평양 유치원교원학교를 나와 유치원 교사로 잠시 일하며 조선공산당에 가입해 활동하던 이화림이 중국으로 건너가 독립운동에 몸을 던진 것은 1930년이었다. 망명을 앞둔 막내딸 이화림에게 어머니는 눈물을 감추고 정몽주를 떠올리는 시를 선물로 주며 격려했다. “나는 죽을지언정 굴복하지 않고 영원히 앞으로 나아가리라. 비록 내가 죽을지라도 나의 영혼은 영원히 인간 세상에 존재할 것이다.” 상하이로 간 이화림은 김구가 만든 한인애국단에 가입해 김구와 함께 조선인 밀정을 죽이기도 했다. 그러고는 거사를 벌일 기회를 엿보았다. 두 의사의 의거 후 이화림은 김구를 떠났다. 테러가 아닌 조직적인 무장 투쟁만이 독립을 쟁취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당시 사회주의자들의 공통적인 생각이었다. 우파인 김구도 코뮤니스트인 이화림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이화림은 김원봉이 이끌던 의열단의 추천으로 광저우 중산대학에 입학했다. 법대에 들어갔다가 몇 년 후 신분을 감추기 용이한 의대로 바꾸었다. 1935년 의열단을 포함한 좌익 계열의 조선민족혁명당이 결성됐고 윤세주의 연설에 감동한 이화림은 1937년 1월 민혁당에 가입했다. 1938년 10월 김원봉이 조선의용대(조선의용군)를 창건하자 이화림은 부녀대(부녀복무단) 부대장을 맡았다. 대장은 김원봉의 부인 박차정이었다. 조선의용군은 좌파 연합인 조선민족전선 산하의 한인 군사조직이었다. 조선의용군은 적을 상대로 한 선전 활동, 포로 신문 활동을 했을 뿐만 아니라 전투에도 참여했다. 그러나 중국 국민당에 배속된 선전대여서 대원들은 국민당의 소극적인 항일 투쟁에 불만이 많았다. 그런 이유 등으로 조선의용군은 1939년 10월 화베이행을 결정한다. 의용군은 모택동의 팔로군 지휘 아래 타이항산맥에서 일본군과 싸웠다.●“이화림은 혁명에 충직했던 여류혁명가” 이화림은 일본군 바로 앞에서도 두려움이 없었고 적진 깊숙이 쳐들어가 선전과 삐라 살포에 앞장섰다. 체구는 작았지만 남자보다 용감했다. 중산대학 시절 친하게 지내던 진광화의 소개로 간부훈련반을 마친 이화림은 부녀대장이 됐다. 진광화는 타이항산맥 전투에서 윤세주와 함께 전사했다. 당돌한 이화림이 남자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조선의용군 출신 최후의 분대장이자 옌볜 작가였던 김학철의 책에 쓰여 있다. 이화림을 곁에서 지켜봤던 김학철은 이화림을 혁명에 충직했던 여전사이며 여류혁명가라고 평가했다. 중산대학 법대생 김창국과 결혼했다 이혼한 이화림은 이집중(본명 이종희)과 재혼했다. 이집중은 조선총독부의 밀정이며 김활란의 형부인 김달하를 중국에서 처단한 인물이다. 공산주의자라기보다 진보적 민족주의자였던 이집중은 화북행을 거부하고 김원봉과 함께 한국 광복군으로 편입됐다. 이런 이념적 차이 등이 원인이 돼 이화림은 또 이혼했다. 이후 이화림은 조선의용군 병원에서도 일했고 전쟁이 끝나갈 무렵인 1945년 1월에는 혁명사업의 일환으로 의학 공부를 해야 한다는 명을 받아 중국의과대학에 들어갔다. 의대 재학 중에 종전이 됐고 이화림은 학업을 계속해 의대를 마쳤다. 중국에 있던 한인 항일운동가들이 광복 후 남북으로 갈라진 조국의 한 곳을 택해 귀국했지만 이화림은 중국에 남았다. 이화림은 옌볜의학원에서 근무하기도 했고 하얼빈에서 의사로 활동했다. 그럴 즈음 6·25가 터지자 조선인민군 제6군단 위생소 소장으로 참전했다. 그러나 폭격으로 부상을 당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선양의사학교 부교장, 중국 교통부 위생기술과 간부, 옌볜 조선족 자치주 위생국 부국장 등 주로 만주의 공공 의료 분야에서 조선족을 위해 일했다. 중국의 극좌 사회주의 운동인 문화혁명을 이화림도 피해 가지 못했다. 이화림은 반혁명분자로 낙인찍혀 고초를 겪었다. 마오쩌둥 사후 이화림은 명예를 회복했지만 건강이 악화됐다. 말년을 다롄에서 요양하던 이화림은 1999년 2월 10일 세상을 떠났다.●中 문화혁명 때 ‘반혁명분자’ 낙인찍혀 고초 이화림의 조선족 사랑은 지극했다. 검소하게 살며 모은 돈으로 조선족들의 생활 향상을 위해 거금을 기부했고 조선족 아동문학작가들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임종 직전에도 자신의 전 재산 5만 위안을 다롄시 조선족학교에 기부했다. 김구는 이화림의 투쟁 정신은 높이 샀지만 그의 사상은 싫어했다. 이화림은 백범일지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념적 차이로 김구가 고의로 언급을 회피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화림에게는 인민군 간호장교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주홍글씨 같은 전력이 있어 남한에서는 철저히 외면받았다. 이화림 외에도 일본군과 싸우던 수많은 조선의용군 출신들이 인민군의 일원이 돼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인민군 보병부대원의 47%가 조선의용군 출신이라고 한다. 그러나 김일성은 권력투쟁을 일으켜 옌안파를 숙청했듯이 조선의용군을 내팽개쳤다. 조선의용군은 남북에서 모두 버림받은 것이다. 중국에서만 중국 옌볜작가협회가 ‘화림문학상’을 제정해 시상하는 등 이화림을 기리고 있다.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프로야구 잇단 ‘학투’… 국가대표급 선수도 가해자 지목

    프로야구 잇단 ‘학투’… 국가대표급 선수도 가해자 지목

    한화 이글스 선수는 학폭 전면 부인구단 “사실관계 입증 어려워” 결론 배구계에서 불붙은 학교 폭력 문제가 야구계로도 옮겨붙으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 구단 소속의 국가대표급 선수까지 학폭 논란에 휩싸이면서 파장이 상당하다. A씨는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교 시절 당했던 학폭 사실을 폭로했다. 가해자들의 고교 1년 후배임을 밝힌 A씨는 “전지훈련을 가서 매일 머리를 박았고 방망이로 맞았다”, “마사지를 몇 시간 동안 시켰다”는 등의 피해 사실을 알렸다. A씨가 폭로한 선수는 2명으로 이들은 수도권 구단에 속해 있다. 구단 관계자는 “예민한 사안인 만큼 구단에서도 전방위적으로 크로스체크를 해 가면서 관련 사실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한화 이글스 소속 선수 B씨로부터 학폭을 당했다는 C씨의 폭로가 나와 야구계를 발칵 뒤집었다. C씨는 “광주 서림초등학교에 전학 오게 된 이후 심각할 정도로 따돌림을 당했다”면서 “당시 나를 괴롭혔던 이름 중에 지울 수 없는 이름 하나가 B”라고 지목했다. 한화는 21일 “다양한 루트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해 본 결과 당사자 간 기억이 명확히 다른 점, 학폭위 개최 기록이 없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구단의 권한 범위 내에서는 더는 사실관계 입증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한화 관계자는 “핵심 증인으로 꼽히는 분께 연락했는데 피해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언이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C씨는 한화의 입장에 대해 “여전히 내가 당했던 일을 기억하고 있고 이는 모른다 잊어버렸다며 숨길 수 없는 사실”이라며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구단이 자세한 조사를 계속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프로야구에도 ‘학폭’ 미투…한화 구단 측 확인에 “잘 모르는 분”

    프로야구에도 ‘학폭’ 미투…한화 구단 측 확인에 “잘 모르는 분”

    프로배구를 강타한 ‘학폭(학교 폭력) 미투’가 프로야구에서도 나왔다. 19일 늦은 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는 프로야구 한 구단 유망주 A 선수에게 초등학교 시절 폭행과 왕따를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가해자 실명과 얼굴도 공개했다. 글쓴이는 광주의 한 초등학교에 4학년 때 전학 온 이후 학년 전체에 따돌림당한다는 표현을 써야 할 정도로 심각한 따돌림을 당했다며 결국 6학년 때 전학을 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유명인들의 과거 학교 폭력이 드러나며 혹시나 해서 제가 거쳐 갔던 학교를 하나씩 찾아봤다”며 야구 선수가 된 A의 이름을 발견했다면서 “저를 괴롭혔던 수많은 이름 중에서도 지울 수 없는 이름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저는 지금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적인 문제로 매일 약을 먹는다. 어린시절의 트라우마가 생겼던 초-중학교 때부터의 따돌림이 큰 원인”이라며 “저를 쓰레기 보듯 바라보던 사람들이 성공해서 아무렇지 않은 듯 돌아다니는 건 어린시절 아무 것도 모르고 울기만 했던 과거의 제 자신에 대한 가장 큰 배신”이라며 폭로 이유를 전했다. 20일 A 선수가 소속된 한화 이글스 구단 측은 “사실 관계를 면밀히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구단 측에 따르면 A 선수는 “잘 모르는 분이다. 다른 초등학교 친구에게도 물어봤는데 모르겠다고 했다”고 학폭 의혹을 부인했다. 구단은 “10년가량 지난 일이라 기억이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주변 상황을 폭 넓게 살펴 사실 여부를 정확하게 규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프로배구에서는 여자부 흥국생명의 이재영·이다영 자매와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송명근·심경섭이 학폭 가해자였다는 폭로가 나왔고, 이는 사실로 확인된 바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실력이 아까우니 학교폭력 용서하자고요?” [이슈픽]

    “실력이 아까우니 학교폭력 용서하자고요?” [이슈픽]

    가수, 배우, 배구선수까지 연일 유명인들의 학교 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끔찍한 기억을 안고 사는 피해자들은 용기 내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진심어린 사과’를 원했다. 오래도록 기다렸지만 끝내 받지 못한 사과였기 때문에 끔찍한 기억을 하나하나 열거해야 했다. 공론화시키지 않고 개인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도 했지만 돌아온 건 2차 가해였다. 올해 신인으로 프로배구단에 입단한 모 선수로부터 3년간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는 소속구단으로부터 일주일간의 침묵 끝에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 대면을 해서 합의를 보라고 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가해자 부모는 피해자에게 연락을 해 ‘내 딸이 배구를 그만두면 너의 마음이 편하겠니? 너의 공황장애가 사라지겠니?’라는 말을 덧붙이며 단순다툼으로 치부했다. 피해자는 “죽으면 장례식장에서 ‘써니’ 춤을 춰주겠다” 등의 언어폭력과 가스라이팅에 지속적으로 시달렸지만 가해자는 인정하지도, 사과하지도 않았다. 피해자는 “가족들도 나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따돌림과 괴롭힘은 절대로 정당 방위가 될 수 없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이재영·이다영 사과와 징계 그 후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소속 이재영·이다영(25) 선수는 10년 전 학폭 가해자였다는 사실이 폭로돼 사회적으로 큰 비판을 받았다. 짧은 인스타 사과문과 하나마나한 징계에 여론은 분노했고 결국 쌍둥이자매는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와 함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당했다. 두 선수의 팬카페 회원 중 일부는 2차 가해나 다름없는 말로 비뚤어진 팬심을 보이기도 했다. 한 회원은 “학폭이 아닌 상대방이 먼저 시비 거는 둥 폭력을 휘둘러 자매의 힘으로 뭉쳐 ‘정당방위’한 건 아닐지”라고 추측성 댓글을 달았다. 보다 못한 다른 회원이 “정당방위 한 건 아니다. 다영씨 스스로 폭력 사실을 인정했다.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정정했다. 두 선수의 복귀를 응원하면서 학폭 행위를 두둔하는 댓글도 보였다. “처벌을 받더라도 능력 낭비로 국가의 배구 인재들을 잃지 않기 위해 다시 복귀해야 한다” “저희 세대 때 폭력은 다반사였고, 왕따는 물론 차마 입에 올리지 못한 일을 당한 사람들도 많다. 국대에 꼭 있어야 하는 선수다” “잘되는 꼴 보기 싫어 그러는 대한민국 세상 참 안타깝다. 꼭 언론에 제보를 했어야 했나”라며 자매를 옹호하기에 바빴다. 이 댓글에 분노한 다른 회원은 “피해자들은 건들지 마라”며 “당신이 생각하는 거 이상으로 피눈물 흘린 사람들이다. 내가 힘이 없어 내 자식이 힘들다고 펑펑 우시는 분들도 있다”라며 이의를 제기했다.해외이적설 돌았지만 “불가능” 배구인들 조차 “쌍둥이 중에 이재영의 기량이 이대로 파묻히기에는 아깝지 않냐. 이재영만이라도 선처를 해주면 안되는 것이냐”는 목소리도 낸다. 일부에서는 해외진출설도 나왔지만 협회의 선수 국제이적 규정에 위반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협회는 성폭력, 폭력, 승부조작 등 사회적 물의를 야기하였거나 배구계에 중대한 피해를 입힌 자는 해외진출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폭력 가해자였던 배구 감독의 고백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은 17일 경기 시작 전 배구계 학폭 문제와 관련해 “세상이 옛날 같지 않고, 우리는 매스컴의 주목을 받는다. 어떤 일이든 대가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 당장 누가 나를 욕하지 않더라도, 잘못을 사과하고 조심해야 한다. 인생이 남이 모른다고 해서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다. 철저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 역시 한 때 학교폭력 가해자였다. 12년 전인 2009년 남자배구 대표팀 코치 시절 당시 주축 선수였던 박철우를 구타해 ‘무기한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이 감독은 “어떤 일이든 대가가 있을 것이다. 금전적이든 명예든 뭔가는 빼앗아가지, 좋게 넘어가지 않는다. 인과응보가 있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늘 사죄하는 느낌이다. 조금 더 배구계 선배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같이 다니지 않겠다” 왕따 가해자 몰린 여고생…교장 상대 승소

    “같이 다니지 않겠다” 왕따 가해자 몰린 여고생…교장 상대 승소

    여고생 “고의로 집단 따돌림 아냐”학교장 상대 행정소송 제기해 승소법원 “‘서면사과’ 처분 취소하라” 이른바 ‘왕따’ 가해자로 몰린 여고생이 학교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법원은 학교폭력 자치위원회가 내린 ‘서면사과’ 처분을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인천지법 행정1-2부(부장 이종환)는 A양이 인천 한 여자고등학교 교장을 상대로 낸 서면사과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A양에게 내린 서면사과 처분을 취소하고 소송 비용도 학교가 모두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A양은 2019년 5월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 가해자로 몰렸다. 같은 반인 B양이 “A양을 포함해 모두 8명이 학교 곳곳에서 따돌리는 말과 행동을 했다”며 신고했기 때문이다. A양은 같은해 4월 학교 통학용 승합차 안에서 한 친구에게 “B양과 같이 다니지 않겠다”는 말을 한 적은 있지만 B양을 따돌리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같은해 6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고 A양의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A양에게 서면사과 처분을 했다.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은 나머지 학생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징계 조치를 하지 않았다. A양은 학교 측의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인천시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에서 기각됐고 끝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양은 행정소송에서도 “고의로 친구를 집단 따돌림한 게 아니어서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학교가 오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학교의 판단과 달리 A양의 당시 행위가 고의성이 짙은 따돌림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따돌림’은 학교 내외에서 2명 이상이 특정인을 대상으로 지속해서 신체적·심리적 공격을 했을 때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는 행위”라며 “따돌림이 학교폭력에 해당하려면 고의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A양과 B양은 평소 다른 친구들에 비해 자주 어울리는 관계였다가 서로 어울리기 불편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A양이 통학용 승합차에서 한 발언은 제3자에게 B양에 대한 태도를 밝힌 것에 불과하고 인격권 등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A양이 B양의 인격을 무시하거나 모독하는 언행을 다른 학생들과 함께했다고 단정할 만한 구체적인 정황도 부족하다”며 “학교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작년 학폭 줄었다?… 코로나가 빚어낸 착시효과

    작년 학폭 줄었다?… 코로나가 빚어낸 착시효과

    지난해 학교폭력이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이는 코로나19가 빚어낸 착시 현상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학교폭력이 신체적 폭행에서 정서·관계적 폭력으로 모습과 특성을 달리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16일 교육부의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2020년 0.9%로 전년(1.6%)보다 0.7% 포인트 떨어졌다. 코로나19로 대면수업이 크게 줄다 보니 학생들 사이에 갈등이 생길 기회조차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2013년 2.2%였던 피해 응답률은 2017년 0.9%까지 줄었다가 2018년 1.3%, 2019년엔 1.6%로 늘어나는 등 수년 사이 증가 추세에 있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는 2021 치안전망에서 “학교 수업이 정상화되면 학교폭력 발생도 장기적 추세에 따라 증가세를 이어 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육부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보면 ‘사이버 폭력’ 피해 응답률은 지난해 12.3%로 전년보다 3.4% 포인트 증가했고 집단따돌림도 26.0%로 전년보다 2.8% 포인트 증가했다. 신체적 폭행 대신 눈에 덜 띄는 따돌림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의 폭력, 친근한 사이에서의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죽으면 춤춰줄게” 학폭 고발… 돌아온 건 배구단 2차가해

    “죽으면 춤춰줄게” 학폭 고발… 돌아온 건 배구단 2차가해

    학교 폭력 피해자들은 여전히 끔찍한 기억을 안고 살고 있다. 용기내어 한 폭로에 진정성을 의심하거나 피해를 축소하려 하는 행동은 2차 가해로서 피해자를 또한번 괴롭힌다. 프로배구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OK금융그룹 송명근, 심경섭 선수에 대한 소속팀의 징계에 여론이 분노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신입프로여자배구 선수 역시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피해자는 16일 올해 신인으로 입단한 모 선수로부터 3년간 온갖 욕설과 모욕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배구단의 2차 가해 태도 역시 자신을 고통스럽게 했다고 했다. 피해자는 초등학교 시절 해당 선수로부터 “거지 같다”, “더럽다”, “죽어라”, “죽으면 장례식장에서 ‘써니’ 춤을 춰주겠다” 등의 언어폭력과 가스라이팅에 지속적으로 시달렸다고 말했다. 가해자의 입단 소식을 듣고 지난 8일 소속 배구단에 연락을 했지만 일주일간 이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피해자는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상태에서 2월 10일 가해자 부모님에게 연락이 왔고 대충 얼버무려 사과를 했지만 ‘내 딸이 배구를 그만두면 너의 마음이 편하겠니? 너의 공황장애가 사라지겠니?’라는 말을 덧붙이며 딸의 죄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라며 “가해자와 그 부모는 단순한 다툼이었다며 자신의 배구단 측에 이야기를 하며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피해자는 가해자 측 연락이 없어 2월 15일 배구단 측에 다시 연락을 넣었지만 (배구단 측에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 대면을 해서 합의를 보라고 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피해자는 “이러한 태도에 실망해 배구협회에 민원을 올리니 배구단 측에서 바로 연락이 와서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증거를 요구했다”라며 “당시 제가 썼던 글들은 가해자들이 다 찢어놓았다. 지금은 교과서에 적힌 제 심정, 고민 글쓰기 시간에 적었던 괴롭힘에 관한 글들과 몇 년간 심리치료를 받은 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는 “수면장애로 인해 일주일 동안 제대로 잠도 자지 못했다. 가족들도 평범한 저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지 못한다”라며 “졸업하고 20살이 되면 행복할 줄 알았지만 그분 때문에 모든 게 무너졌다. 이글을 본 가해자들은 평생 죄책감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고 따돌림과 괴롭힘은 절대로 정당 방위가 될 수 없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배구연맹은 계속해서 제기되는 학폭 문제에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학폭 전력 선수의 징계 규정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죽으면 춤춰줄게” 학폭 고발… 돌아온 건 배구단 2차가해

    “죽으면 춤춰줄게” 학폭 고발… 돌아온 건 배구단 2차가해

    학교 폭력 피해자들은 여전히 끔찍한 기억을 안고 살고 있다. 용기내어 한 폭로에 진정성을 의심하거나 피해를 축소하려 하는 행동은 2차 가해로서 피해자를 또한번 괴롭힌다. 프로배구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OK금융그룹 송명근, 심경섭 선수에 대한 소속팀의 징계에 여론이 분노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신입프로여자배구 선수 역시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피해자는 16일 올해 신인으로 입단한 모 선수로부터 3년간 온갖 욕설과 모욕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배구단의 2차 가해 태도 역시 자신을 고통스럽게 했다고 했다. 피해자는 초등학교 시절 해당 선수로부터 “거지 같다”, “더럽다”, “죽어라”, “죽으면 장례식장에서 ‘써니’ 춤을 춰주겠다” 등의 언어폭력과 가스라이팅에 지속적으로 시달렸다고 말했다. 가해자의 입단 소식을 듣고 지난 8일 소속 배구단에 연락을 했지만 일주일간 이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피해자는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상태에서 2월 10일 가해자 부모님에게 연락이 왔고 대충 얼버무려 사과를 했지만 ‘내 딸이 배구를 그만두면 너의 마음이 편하겠니? 너의 공황장애가 사라지겠니?’라는 말을 덧붙이며 딸의 죄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라며 “가해자와 그 부모는 단순한 다툼이었다며 자신의 배구단 측에 이야기를 하며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피해자는 가해자 측 연락이 없어 2월 15일 배구단 측에 다시 연락을 넣었지만 (배구단 측에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 대면을 해서 합의를 보라고 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피해자는 “이러한 태도에 실망해 배구협회에 민원을 올리니 배구단 측에서 바로 연락이 와서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증거를 요구했다”라며 “당시 제가 썼던 글들은 가해자들이 다 찢어놓았다. 지금은 교과서에 적힌 제 심정, 고민 글쓰기 시간에 적었던 괴롭힘에 관한 글들과 몇 년간 심리치료를 받은 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는 “수면장애로 인해 일주일 동안 제대로 잠도 자지 못했다. 가족들도 평범한 저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지 못한다”라며 “졸업하고 20살이 되면 행복할 줄 알았지만 그분 때문에 모든 게 무너졌다. 이글을 본 가해자들은 평생 죄책감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고 따돌림과 괴롭힘은 절대로 정당 방위가 될 수 없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배구연맹은 계속해서 제기되는 학폭 문제에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학폭 전력 선수의 징계 규정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포르노 행상이자 표현의 자유 수호자 플린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포르노 행상이자 표현의 자유 수호자 플린트

    미국의 도색(桃色) 잡지 ‘허슬러’ 창업자이며 ‘걱정 많은 음란물 행상(smut peddler)’임을 자처했던 래리 플린트가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플린트는 10일(이하 현지시간) 아침 로스앤젤레스의 세다스 사이나이 병원에서 가족들이 빙 둘러선 채 잠자다 숨을 거뒀다고 동생 지미가 일간 워싱턴 포스트에 알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사망 원인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래리 플린트 퍼블리케이션스의 대변인 민다 고웬은 “급작스런 질환이 최근 도져”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지미는 심장 이상 때문이라고만 밝혔다. 1942년 켄터키주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를 중퇴하고, GM 공장에서 일하다가 1968년 동생과 함께 오하이오주에서 ‘허슬러 클럽’을 열면서 성인물 업계에 뛰어들었다. 성인 클럽을 홍보하기 위해 소식지를 발간한 것이 1974년 ‘허슬러’ 창간으로 이어졌다.그 뒤 무려 50년 가까이 숱한 논쟁, 법정 공방에 시달린 논쟁적 인물이었다. 1975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나체 사진을 게재함으로써 일반 대중의 말초적 호기심을 건드렸다. 1978년 조지아주 법원에서 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의 성관계를 묘사해 외설 혐의로 재판을 받았는데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을 맞고 하반신 마비로 남은 여생을 휠체어에 앉아 보냈다. 휠체어는 온통 금으로 도색했고 팔걸이에는 벨벳을 둘렀다. 1977년 지미 카터 대통령의 여동생인 루스 카터 스테이플턴의 권유로 복음주의 기독교로 개종했지만 암살 위기를 겪은 뒤 신앙마저 저버렸다. 그에게 총격을 가한 남자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3년 다른 살인 혐의로 처형됐는데 그는 사형 집행에 반대했다. 1970년대 허슬러 잡지는 300만부가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동시대의 ‘플레이보이’가 점잖게 보일 정도라는 평판이었다. 그는 “내 경쟁자들은 항상 외설을 예술로 가장했다”며 “우리는 어떤 가식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을 비판하는 보수 인사들을 잡지에 등장시켜 송사를 자초했다. 1996년 올리버 스톤 감독이 우디 해럴슨을 기용해 만든 영화 ‘래리 플린트(The people vs Larry Flynt)’에 자세히 소개됐다. 1983년 TV 복음 전도사 제리 팔웰을 잡지 만화에 등장시켰는데 그의 첫 경험이 집 바깥의 변소에서 맞닥뜨린 자신의 어머니였다는 식으로 묘사했다가 소송을 당했다. 팔웰은 요즘 말로 하면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5000만 달러를 청구해 하급심에서 승소했지만 1988년 대법원에서 뒤집어졌다. 대법관들은 8-0 만장일치로 언론의 자유를 존중해야 하며 풍자로 이런 정도는 용인해야 한다는 플린트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수정헌법 1조에 근거한 판결이었는데 그는 이때부터 이 조항의 챔피언이란 별칭을 얻었다. 그 해 그는 ‘불쌍한 남자: 포르노 작가로서의 내 삶, 전문가 그리고 사회적 따돌림’이란 제목의 자서전을 발간했다. 주지사 선거는 물론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하는 등 정치권도 기웃거렸다. 다섯 차례나 결혼해 네 자녀를 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가수 강원래, 그렇게 욕 먹어야 하나요?

    가수 강원래, 그렇게 욕 먹어야 하나요?

    “K방역, 세계 꼴등” 발언에 비난 폭주맥락 고려 없이 좌표찍기·마녀사냥 SNS로 공격 쉽고 군중심리 더해져‘팬덤정치’ 같은 기형적 대결 양상도 “악성댓글 차단·처벌 강화 제도화를”“평생 먹을 욕을 이틀간 다 먹었네요.” 서울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가수 강원래씨는 최근 친문(친문재인) 성향 네티즌들의 맹공격을 받았다. 지난달 2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마련한 지역 상인 간담회에서 “케이팝은 세계 최고인데 방역은 전 세계 꼴등”이라고 발언했다가 생긴 일이었다. 강씨의 발언은 코로나19 여파로 보증금마저 날릴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로서의 어려움을 한탄한 것이었지만, 가족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쏟아지는 비난을 견디다 못해 하루 만에 사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했던 한 기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친문 지지자들의 표적이 됐다. ‘나는 꼼수다’ 멤버 출신 방송인 김용민씨가 수첩을 잡은 그의 손가락을 ‘손가락 욕’이라고 공격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큰 오해”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만신창이가 된 기자는 결국 자신의 SNS을 닫았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뒷받침했던 당직사병 A씨 역시 얼마 전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단독범’이라고 지칭하는 바람에 혹독한 신상털기에 시달려야 했다. 이른바 ‘좌표 찍기’와 마녀 사냥이 SNS를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발언 앞뒤 사정이나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타깃이 되면 떼로 몰려가 사회적 매장에 가까운 수준의 비난을 퍼붓는다. 상대가 연예인이든, 일반인이든, 언론인이든 가리지 않는다. 이로 인한 명예훼손과 인권침해, 기본권 박탈과 같은 법적 피해도 극심하다. 피해자 일부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로 공격 대상에 접근하기 쉽고 댓글을 보고 모방·동조심리가 작용해 군중심리에 더해 과격한 표현이 나오게 된다”면서 “특히 정파적으로 집단 소속력이 강한 경우 ‘우리가 하는 것은 정의’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책임감이나 죄책감 없이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직설적으로 배설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악플러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무기력증이 높은 편인데 잘나가는 연예인 등을 망가뜨리고 고통을 주는 행위에서 권력감이나 만족감, 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마녀사냥을 즐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자신의 정치 성향, 이념과 결부돼 더욱 강하게 드러난다고 말한다. 더 강하게 공격해야 자신의 존재감이 높아진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강원래씨는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을 얘기하는데 공격 대상이 돼 버렸다”면서 “전체의 1~2%밖에 되지 않는 조직적 소수가 다수를 이끌면서 도덕적 판단이 마비되면 가짜 개혁 세력에 확신을 심어 주는 집단적 움직임이 ‘팬덤 정치’로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지층 결집은 강화될지 몰라도 집단 따돌림은 표의 확장성에 도움이 안 된다”면서 “지도자들은 지지층의 거친 행동을 제지하고 대안 제시로 이끌어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런 현상은 지도자의 지지층 눈치 보기나 지식인의 침묵, 시민단체의 권력화, 언론의 신뢰도 저하, 야당의 무기력 등이 겹치면서 더욱 강화되는 성향을 띤다고 봤다. 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온라인에서의 의사 표출은 정권과 상관없이 기형적인 대결 양상을 보인다”면서 “실명제 등 규제나 물리적 제재로 해결이 쉽지 않은 만큼 말을 하는 사람과 반응하는 사람 모두 성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또 페이스북 등 SNS의 악성 댓글 작성자 차단 제도와 처벌 강화, 피해자가 원할 경우 악성 게시글 등을 신속히 지워 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비방 목적으로 글을 올려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사실 적시는 3년 이하의 징역과 3000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 적시는 7년 이하의 징역과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가수 강원래, 그렇게 죽일 놈인가요? [강주리 기자의 K파일]

    가수 강원래, 그렇게 죽일 놈인가요? [강주리 기자의 K파일]

    강원래씨, 코로나 자영업자 고충 언급 중“방역 꼴등” 말했다가 친문 네티즌에 비난모방·동조 심리에 군중심리 더해지며 과격화“지지층 결집 강화하나 확장성엔 도움 안 돼”‘집단 따돌림’ 유사…도덕성·민주주의 어긋나“리더, 자제·대안 제시…악플러 처벌 강화를”“평생 먹을 욕을 이틀간 다 먹었네요.” 서울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가수 강원래씨는 최근 친문(친문재인) 성향 네티즌들의 맹공격을 받았다. 지난달 2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마련한 지역 상인 간담회에서 “K팝은 세계 최고인데 방역은 전 세계 꼴등”이라고 발언했다가 생긴 일이었다. 강씨의 발언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영업을 거의 하지 못해 보증금마저 날릴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로서의 어려움을 한탄한 것이었지만, 가족과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쏟아지는 비난을 견디다 못해 하루 만에 사과했다. 연예인·일반인·언론인 안 가리고 공격명예훼손·인권침해 등 법적 피해 심각 文 회견서 ‘손가락 욕’ 주장에 기자 공격 받아‘秋아들’ 당직사병, 의원이 실명 공개해 맹폭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했던 한 기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친문 지지자들의 표적이 됐다. ‘나는 꼼수다’ 멤버 출신 방송인 김용민씨가 수첩을 잡은 그의 손가락을 ‘손가락 욕’이라고 공격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큰 오해”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만신창이가 된 기자는 결국 욕설로 얼룩진 자신의 SNS을 닫았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뒷받침했던 당직사병 A씨 역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그의 실명을 공개하며 ‘단독범’이라고 지칭하는 바람에 혹독한 신상털이에 시달려야 했다. 이른바 ‘좌표 찍기’과 마녀 사냥이 SNS를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발언 앞뒤 사정이나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타깃이 되면 떼로 몰려가 사회적 매장에 가까운 수준의 비난을 퍼붓는다. 상대가 연예인이든, 일반인이든, 언론인이든 가리지 않는다. 이로 인한 명예훼손과 인권침해, 기본권 박탈과 같은 법적 피해도 극심하다. 피해자 일부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우리가 하는 것이 정의’ 판단,책임감·죄책감 없이 감정 배설” “연예인 망가뜨리고 쾌감·권력감 느껴”“공황장애, 광장·대인공포증 피해발생”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로 공격대상에 접근하기 쉽고 댓글을 보고 모방·동조심리와 함께 군중심리가 작용해 감정이 격화, 오프라인보다 훨씬 더 과격한 표현이 나오게 된다”면서 “특히 정파적으로 집단소속력이 강한 경우 ‘우리가 하는 것은 정의를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책임감이나 죄책감 없이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직설적으로 배설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악플러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무기력증이 높은 편인데 잘 나가는 연예인 등을 망가뜨리고 고통을 주는 행위에서 권력감이나 만족감, 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마녀사냥을 즐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공황 장애나 모르는 불특정 다수가 자신을 공격하는 것 같은 광장·대인공포증 같은 불안 장애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피해자 상당수는 대응 과정에서 시간·비용과 2차 피해가 발생해 포기하는 경우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마녀사냥, 정치·이념 결부되면 심화결집력 강화되나 표 확장성엔 한계” “더 강하게 공격해야 존재감 부각 착각”“조직적 소수가 다수 이끌면서 도덕적 판단마비되면 ‘가짜 개혁’ 집단 팬덤 정치 확산”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자신의 정치 성향, 이념과 결부돼 더욱 강하게 드러난다고 말한다. 더 강하게 공격해야 자신의 존재감이 높아진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이 속한 지지층의 결집력을 강화할 수 있겠지만 정체성의 위기를 가져오고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강원래씨는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을 얘기하는데 공격대상이 돼버렸다”면서 “전체의 1~2% 밖에 되지 않는 조직적 소수가 다수를 이끌면서 도덕적 판단이 마비되면 가짜 개혁 세력에 확신을 심어주는 집단적 움직임이 ‘팬덤 정치’로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는 중도 진보와 중도 보수의 마음을 얻어야 승리하는데 제3자가 볼 때 경직되고 ‘집단 이지메(따돌림)’ 식의 도덕적 파탄으로 비춰지는 행동은 표의 확장성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 지지층은 결집시킬 수 있겠지만 표의 확장성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런 현상은 지도자의 지지층 눈치보기나 지식인의 침묵, 시민단체의 권력화, 언론의 신뢰도 저하, 야당의 무기력 등이 겹치면서 더욱 강화되는 성향을 띤다고 봤다. 김 교수는 “민주주의는 양자택일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면서 “지도자들은 지지자들의 거친 행동을 제지하고 대안 제시로 이끌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기형적 대결, 화자·청자 모두 성숙해야”“표현의 자유 아닌 심각한 폭력 인지를” “SNS·포털, 악플러 계정 차단 등자정 제도 구축해야…피해글도 신속 삭제” 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온라인에서의 의사표출은 정권과 상관 없이 서로에 대한 인정보다는 기형적인 대결 양상을 보인다”면서 “실명제 등 규제나 물리적 제재로 해결이 쉽지 않은 만큼 말을 하는 사람과 반응하는 사람 모두 성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또 페이스북 등 SNS의 악성 댓글 작성자 차단 제도와 처벌 강화, 피해자가 원할 경우 악성 게시글 등을 신속히 지워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비방 목적으로 글을 올려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사실 적시는 3년 이하 징역과 3000만원 이하 벌금, 허위사실 적시는 7년 이하의 징역과 5000만원 이하 벌금,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돼 있다. 곽금주 교수는 “온라인에서의 무자비한 악성 댓글은 칼로 찌르는 것과 같은 심각한 폭력 행위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표현의 자유라고 판단해 처벌 수위가 낮은데 강화할 필요가 있다. 소셜미디어 측이 지지자들의 미 의사당 점거를 자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을 차단한 것처럼 자체 자정 제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성희롱 90%, 위로커녕 ‘위로’부터 불이익

    “회사 시끄럽게 했다며 상여금 안 줘사건 뒤 수익 줄었다고 피해자 탓해” “저를 포함해 직원 여러 명이 성희롱 피해를 당했습니다. 가해자가 징역을 선고받고 해고되면 모든 게 끝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상사들이 회사를 시끄럽게 만들었다며 가해자를 두둔하고, 저희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상여금도 안 나오고, 눈치를 주며 따돌립니다. 성추행 사건 이후로 수익이 줄었다고 저희 탓으로 돌리기도 했습니다.”(직장인 A씨)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신고한 10명 중 6명은 징계나 해고 등 불이익을 받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18년 1월 서지현 검사의 미투를 시작으로 한국 사회의 성폭력·성희롱이 공론화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직장에서는 위력에 의한 성희롱을 눈치 보지 않고 고발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2017년 11월 출범 이후 3년간 접수된 성희롱 제보 486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전체 486건 가운데 자세한 피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제보 364건을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성희롱 제보 중 89.0%(324건)는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우위에 있는 위력에 의한 성희롱이었다. A씨처럼 성희롱이 곧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이어지는 정황도 엿보인다. 성희롱 외에 다른 괴롭힘도 받았다는 제보는 68.7%(250건)에 해당했다. 마음 놓고 성희롱을 신고하지 못하는 분위기는 여전했다. 성희롱을 당했지만 신고하지 못했다는 비율은 62.6%(228건)에 달했다. 성희롱을 신고했다고 밝힌 136건을 분석한 결과 신고 후 따돌림, 악의적 소문, 직무 배제, 인사 발령, 해고 등 적극적 불이익을 당한 경우는 52.9%(72건)였다. 신고를 무시하고 처리하지 않는 소극적 불이익(37.5%)까지 합치면 90.4%(123건)가 성희롱 신고 후 제대로 된 대응을 경험하지 못한 셈이다. 직장갑질119는 “성희롱 대부분은 권력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만큼 회사 내 독립된 기구가 조사해야 하며 피해자가 실질적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2차 가해를 막기 위한 조치도 적극적으로 회사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성폭력 신고자도 피해자처럼 보호…2차피해 방지 표준안 공개

    앞으로 성폭력 피해자뿐 아니라 신고자와 조력자에게도 보호조치를 해야한다. 여성가족부는 직장 내 여성폭력 피해자에게 행해지는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여성폭력 2차 피해 방지 지침 표준안’을 마련했다고 25일 밝혔다. 지침 표준안은 2019년 12월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시행에 따른 후속 조치로 나왔다. 2차 피해를 처음으로 법률에 정의한 이 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2차 피해 방지지침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표준안은 2차 피해를 수사, 재판, 언론보도 등 여성폭력 사건 처리와 회복의 전 과정에서 입는 정신적·신체적·경제적 피해로 정의했다. 직장 내 집단 따돌림이나 파면,해임 등 신분상 불이익 조치, 전보·전근 등의 부당한 인사 조치, 교육·훈련 등 자기 계발 기회의 취소나 그 밖에 근무 조건 등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차별도 모두 2차 피해에 해당한다. 표준안은 각 기관의 기관장과 구성원뿐 아니라 업무 관련성이 있는 제삼자에게도 적용되며, 여성폭력 신고를 한 사람이나 신고를 도운 사람도 피해자와 같은 수준의 보호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피해자 보호 범위를 확대했다. 각 기관장은 이를 바탕으로 매년 2차 피해 예방계획을 세우고 여성폭력 상담과 사건조사 등을 위한 고충처리절차를 수립해야 한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원격수업 그림자… 교문 넘어선 학폭

    원격수업 그림자… 교문 넘어선 학폭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이뤄지면서 학교폭력이 학교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사이버 공간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시도교육청이 지난해 9월 14일부터 10월 23일까지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는 학생의 비율은 0.9%로, 2019년 4월 전수조사 당시 1.6%보다 0.7% 포인트 감소했다. 조사 인원은 약 295만명으로, 약 2만 7000명이 지난 1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매년 두 차례 실시되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9월 한 차례 전수조사가 실시됐다. 등교 일수가 줄어 학교폭력도 줄었지만 사이버폭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커졌다. 학생들이 응답한 학교폭력 피해를 유형별로 분류하면 언어폭력(33.6%)과 집단따돌림(26.0%), 사이버폭력(12.3%), 신체폭력(7.9%)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사이버폭력(3.4% 포인트), 집단따돌림(2.8% 포인트)의 비중이 커졌다. 중학교 학생들이 경험한 학교폭력 중 사이버폭력의 비율은 18.1%에 달했다. 학생들이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장소 중 ‘학교 안’(64.2%)의 비율은 전년 대비 5.3% 포인트 줄어든 대신 사이버 공간(9.2%)이 3.8% 포인트 늘어났다. 피해 시간도 ‘하교 이후’(16.0%)와 ‘기타’(10.3%)의 비율이 각각 1.9% 포인트, 2.8% 포인트 늘었다. 교육부는 인터넷 및 스마트폰 사용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교육계에서는 근본적인 해법을 요구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비대면 상황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사이버폭력으로 분출될 우려가 있다”며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과 심리 치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달라진 학교폭력 실태…사이버폭력·집단따돌림 비중 늘어

    달라진 학교폭력 실태…사이버폭력·집단따돌림 비중 늘어

    지난해 초·중·고등학교 학생 100명 중 한 명이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이버폭력이나 집단따돌림을 통해 괴롭히는 현상이 확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는 17개 시·도 교육감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 14일부터 10월 23일까지 실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2019년 2학기부터 응답 시점까지 학교폭력 피해를 봤다는 학생은 0.9%였다. 전년인 2019년(1.6%)보다 0.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17년(0.9%) 이후 3년 만에 최저다. 학교급별 피해 응답률은 초등학교 1.8%, 중학교 0.5%, 고등학교 0.2%로 전년보다 초등학교가 1.8%포인트, 중학교 0.3%포인트, 고등학교는 0.2%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학생 1000명당 피해 유형 응답 건수는 언어폭력 4.9건, 집단따돌림 3.8건, 인터넷·스마트폰을 이용한 괴롭힘인 사이버폭력 1.8건, 신체 폭력 1.2건, 스토킹 1.0건, 금품 갈취 0.8건, 강요 0.6건, 성폭력 0.5건으로 1년 전과 비교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학생들의 피해 유형을 중복으로 조사한 결과로 보면 언어폭력(33.6%), 집단따돌림(26.0%), 사이버폭력(12.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집단따돌림은 전년 대비 2.8%포인트, 사이버 폭력은 3.4%포인트 각각 확대했다. 나머지 6개 유형의 피해 비중은 축소됐다. 집단따돌림 피해는 초등학교(26.8%)에서 가장 빈발했다. 뒤이어 중학교(24.3%), 고등학교(23.8%) 순이었다. 언어폭력도 초등학교(34.7%)에서, 사이버폭력은 중학교(18.1%)에서 피해 비중이 각각 가장 높았다.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있는 학생 비율은 0.3%로, 전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0.7%, 중학교 0.2%, 고등학교 0.05%로 조사돼 1년 전보다 초등학교 0.7%포인트, 중학교 0.1%포인트, 고등학교 0.05%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학교폭력을 목격했다는 학생 비율은 2.3%로 1.7%포인트 하락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4.0%, 중학교 1.6%, 고등학교 0.8%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학교폭력 피해·가해의 감소 원인을 분석 중이다.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4월 전수조사, 9월 표본조사 등 1년에 두 번 실시되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 9월 한 차례만 시행됐다. 조사 대상 약 357만명 중 82.6%인 295만명이 이번 조사에 답했다. 교육부는 조사 결과를 분석해 다음 달 중으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2021년 시행 계획’을 수립해 시행할 방침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SNS로 옮겨간 ‘학폭’ … 중학교 학폭 5건 중 1건이 ‘사이버폭력’

    SNS로 옮겨간 ‘학폭’ … 중학교 학폭 5건 중 1건이 ‘사이버폭력’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이뤄지면서 학교폭력이 학교에서 SNS 등 사이버공간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교 일수가 줄어 학교폭력도 감소했지만, 사이버폭력의 비율은 커져 중학교 학생들이 당한 학교폭력의 20% 가까이가 사이버폭력인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시도교육청이 지난해 9월 14일부터 10월 23일까지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률은 0.9%로, 약 2만 6000명이 지난 1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2019년 1차 조사(4월)의 1.6%보다 0.7%p 감소한 것이다.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은 0.3%, 목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은 2.3%로 각각 전년 대비 0.3%포인트, 1.7%포인트 감소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매년 4월 전수조사와 9월 표본조사로 두차례 실시되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9월 한차례 전수조사가 실시됐다. 조사 대상 학생의 82.6%인 약 295만명이 참여해 2019년 2학기부터 조사 시점까지의 학교폭력 경험을 응답했다. 학생들이 응답한 학교폭력 피해를 유형별로 분류하면 언어폭력(33.6%)의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집단따돌림(26.0%)과 사이버폭력(12.3%), 신체폭력(7.9%) 등이 뒤를 이었다. 2019년 1차 조사와 비교하면 사이버폭력(3.4%포인트), 집단 따돌림(2.8%포인트)의 비중이 커지고 다른 유형의 비율은 줄었다. 사이버폭력의 비율은 중학교(18.1%)에서 가장 높았으며 집단 따돌림의 비율은 초등학교(26.8%)에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로 등교 일수가 줄자 학교폭력은 학교 울타리 안에서 사이버공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학생들이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장소 중 ‘학교 안’(64.2%)의 비율은 전년도 대비 5.3%포인트 줄어든 대신 사이버공간(9.2%)이 3.8%포인트 늘어났다. 피해를 당한 시간에서도 학교 일과가 아닌 ‘하교 이후’(16.0%)와 ‘기타’(10.3%)의 비율이 각각 1.9%포인트, 2.8%포인트 늘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 나타난 학교폭력의 특징을 분석하고 다음달 중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2021년 시행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특히 사이버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인터넷 및 스마트폰의 올바른 사용 교육을 강화하고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활동과 캠페인도 적극 추진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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