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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 지역공약 국정과제 포함 가닥… 재원 조달 대책은 없어

    朴 지역공약 국정과제 포함 가닥… 재원 조달 대책은 없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역 공약’을 국정과제 로드맵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대책(5년간 135조원)엔 15개 시·도별 106개 지역 공약이 빠져 있어 향후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민자(민간투자)를 통한 자금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지역 공약 상당수가 수익성이 떨어지는 전시행정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어서 뜻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5년 전 이명박 당선인의 인수위에서는 지역 공약을 국정과제에서 제외해 대선 공약이냐 아니냐를 놓고 혼선이 빚어졌다. 인수위는 6일 전국시도지사협의회 간담회에서 박 당선인이 지난달 31일 검토 지시한 무상보육사업 국비 증액과 취득세 감면 연장에 따른 지방세 감소분 조기 보전 등 10대 공통 건의 사항과 지역 공약 실천을 위한 해법 찾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전국 시·도지사 17명은 이 자리에서 박 당선인의 지역 공약을 이행해 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 김관용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은 “지역 공약이 국정 과제로 채택되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 측은 “이번 간담회는 (인수위가) 먼저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시·도별 현안과 지역 공약을 구체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상 새 정부의 국정과제 로드맵 확정에 앞서 지역 공약을 어떤 식으로든 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박 당선인도 이날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선거가 끝나면 약속을 잊고 제로베이스에서 새로 시작하자는 말이 나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공약 수정론’에 강한 거부감을 또 드러냈다. 그러나 재원 대책엔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박 당선인이 제시한 지역 공약 가운데 수도·충청권 SOC 사업 3개만으로도 예산 10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경기지역 공약인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건설과 수서발 KTX 노선 의정부 연장안의 경우 각각 13조원, 3조원의 예산 투입이 예상된다. GTX 사업은 예산의 50%가 민자로, 나머지 50%는 중앙 정부와 경기도가 각각 부담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으로 사업비 75%(4조 8000억원)를 국비로 지원받아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KTX 의정부 노선 연장도 사업비 40%는 국비로, 60%는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지원받을 계획이다. 이럴 경우 1조원 이상을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한다. 또 충청권 지역의 대표 공약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사업도 5조 2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시가 나서서 사업을 하겠다고 한 적도 없고, 정부가 먼저 사업을 구상하고 지역을 선정한 것인데 대전시가 부담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박 당선인이 국비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유찬 홍익대 세무대학원 교수는 “지역공약의 대부분이 건설에 집중돼 있는데 투자 대비 효용성이 떨어지는 전시 공약이 많다”면서 “공약이라고 다 지킬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지방재정난과 복지정책 딜레마] 중앙정부의 대책은

    [지방재정난과 복지정책 딜레마] 중앙정부의 대책은

    지방자치단체 재정난의 상당한 원인은 복지수요 증가에서 비롯된다. 고령화·노령화와 저출산으로 노년층 인구 대비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중인 노인부양비율은 2000년 9.7%에 2010년 14.9%로 급등했다. 유소년층(0~14세) 인구 대비 노년층 인구 비율인 노령화지수도 2000년 33.7%에서 2010년 68.7%로 2배에 달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달 31일 열린 전국시도지사협의회 간담회에서 깜짝 발언을 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세수보전, 지방소비세 인상, 무상보육 국비 증액 등 줄줄이 ‘청구서’를 쏟아내자 박 당선인은 “중앙정부가 보전하고 책임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시도지사들은 부가가치세에서 자치단체로 이양하는 지방소비세를 현재 5%에서 20%로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중앙정부에서 지자체로 넘어가는 지방소비세는 연간 3조원이다. 20%로 확대되면 연간 11조원 규모가 된다. 0~5세 무상보육 예산은 중앙과 지방정부의 5대5 분담 원칙에 따라 지자체들이 총비용의 44% 정도를 부담하고 있다. 올해 지자체는 지난해 2조 9672억원보다 7710억원 많은 3조 7382억원을 무상보육에 쏟아부어야 한다. 중앙정부 부담 비율을 80%로 잡더라도 연 8000억원가량 지자체의 부담이 더 생긴다. 박 당선인의 공약인 부동산 취득·등록세 감면 조치를 올해 말까지 연장하게 되면 지자체는 2조 9000억원의 세수를 잃게 된다. 새 대통령의 공약을 지키려면 10조원 이상의 추가경정예산이 2009년 이후 4년 만에 도입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보통 연말 거론되던 추경의 도입 시기가 올해는 4월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일은 현장에 있는 지방 정부가 하고, 보편적 복지·보육이나 도시 서민들을 위한 복지는 중앙정부가 책임져 주는 게 맞다”고 주장한다. 일은 자치단체와 중앙정부가 8대2의 비중인데 예산은 4대6이라서 심각한 불균형이 생긴다는 게 자치단체의 항변이다. 지자체의 재정난을 해결하려면 중앙과 지방 간 복지 관련 역할의 재조정을 통해 지방정부의 복지 지출 부담을 줄여야 한다. 지자체에 이관된 노인·장애인·정신요양시설 등 3개 사업을 중앙정부가 환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복지 포퓰리즘에 맞서기를 자처한 기획재정부는 균형재정을 위한 숫자 맞추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재정부에 박 당선인의 공약 재원확보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지만 결국 불발됐다. 추경을 편성하게 되면 재원은 대부분 적자 국채 발행을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균형재정에 집착해 경기부양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지방 재정난을 심화시킨 복지 재원은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되는 증세보다는 감세 완화를 통해 확보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새 정부에서 국세 및 지방세 감면율을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점진적으로 10% 수준까지 낮춘다면 5년 동안 지방세는 47조 8000억원, 교부세는 6조 2000억원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지자체는 54조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고, 국세는 27조 8000억원이 증가하여 국가적으로 81조 8000억원의 재원 확보가 예상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역차별 논란’ 기초연금 20만원의 딜레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구상하고 있는 기초연금이 국민연금 가입자들에게 ‘역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의 노인빈곤을 감안하면 월 20만원의 연금도 부족한 상황이다. 현 세대의 노인빈곤 해소와 미래 세대의 국민연금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한 연금 시스템의 혁신이 과제로 떠올랐다. 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드러난 박 당선인의 기초연금제도는 국민연금 미가입자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고, 국민연금 가입자는 연금 급여액의 소득 균등부분이 20만원에 미달할 경우 부족분을 채워 지급하는 방식이다. 가령 국민연금의 소득 균등부분과 비례부분이 각각 월 15만원으로 총 30만원을 받는 노인은 소득 균등부분에 대해 5만원을 기초연금으로 더 받는다. 박 당선인의 구상이 알려지자 국민연금 저소득 가입자들을 중심으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가입자들은 국민연금을 붓지 않아도 월 20만원을 받을 수 있다면 돈 내는 사람들만 억울한 것 아니냐고 반발한다. 월 9만원씩 10년간 납부해 월 15만원을 받을 수 있는 임의가입자(주부, 학생 등)들도 동요하고 있다. 그러나 가입자들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기초연금의 도입을 마냥 미룰 수도 없는 일이다. 애초 기초연금은 국민연금에 가입할 기회조차 없었던 노인들을 위한 것이다.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국민행동 관계자는 “2028년까지 2배로 인상하기로 했던 기초노령연금은 6년 동안 오르지 않았다”면서 “기초연금 도입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현 세대의 노인빈곤 해소와 미래 세대의 국민연금 지속을 동시에 충족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들의 빈곤 해소라는 취지를 살려, 준보편복지로 하되 차등 지급을 통해 저소득 노인을 좀 더 지원하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국민연금 가입자가 늘어남에 따라 기초연금 수급자는 줄여야 한다”면서 “국민연금으로 노후를 준비하도록 해 가입자들의 국민연금 이탈을 막고 후세대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비정규직 현황과 명암] 근로자 33.3%가 고용불안… ‘정규직화 - 일자리 창출’ 딜레마

    [비정규직 현황과 명암] 근로자 33.3%가 고용불안… ‘정규직화 - 일자리 창출’ 딜레마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 기업들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기업의 고용 창출 및 안정성을 강조한 데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대규모 정규직화로 인한 고용의 경직성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일자리 창출과 정규직화라는 모순된 논리를 강요한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즉 신규 일자리를 만들려면 고용의 유연성을 위해 비정규직을 늘릴 수밖에 없는데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라고 주문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도 나온다. 비정규직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익숙해지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외환 위기부터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은 경제적 지원 조건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 강화를 요구했다. 결국 1998년 1월 정부와 재계, 노동계가 참여하는 노사정위원회가 구성됐고 이후 한 달여 만에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 협약’이라는 것이 만들어졌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리해고제와 근로자 파견제 등의 도입이었다. 본격적인 노동시장의 유연성 강화가 시작된 것이다. 1997년 607만 4000여명이던 임시·일용직 노동자는 2001년 696만 2000여명으로 4년 새 15%나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상용직은 715만 1000여명에서 652만 5000명으로 줄었다. 비정규직 문제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자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사회 안전망 확대를 통해 이를 해결하려고 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비정규직 확대로 인한 부작용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7년 비정규직보호법을 마련했다. 주요 내용은 기업의 비정규직 사용을 2년으로 제한하고 2년이 지나면 정규직화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적지 않은 기업들은 2년 안에 비정규직을 해고하는 방법으로 법을 피해 갔다. 2009년 당시 노동부 조사 결과 비정규직보호법이 만들어진 뒤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전환율이 84%로 높아지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에도 고용 창출은 화두였다. 노동부가 고용노동부로 간판을 바꾼 것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 대통령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해결보다는 일자리 창출에 관심이 많았다.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서 청년 실업이 주요 의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롭게 만들어진 일자리는 대부분 저임금의 임시직이었고 청년 실업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다시 정규직 바람이 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31일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비정규직(계약직·파견직·임시직 등 포함)은 지난해 8월 기준 591만명으로 33.3%에 이른다. 2011년 3월 577만명, 2011년 8월 599만명, 2012년 3월 580만명으로 해마다 증감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기간제와 특수고용 등도 비정규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노동계의 주장에 따르면 842만여명(47.5%)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10대 그룹 92개 상장계열사의 전체 직원 수(2012년 9월 사업보고서 기준)는 57만 1000여명이다. 이 중 비정규직(직접 고용 계약직)은 3만 5000여명으로 전체의 6.2%에 불과했다. 지난해 8월 통계청이 집계한 국내 비정규직 비율 33.3%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롯데그룹의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다. 롯데그룹의 9개 상장계열사 직원 4만 500여명 중 20.9%인 8450여명이 비정규직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유통업의 특성상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편”이라면서 “대형마트 영업 규제와 신규 점포 출점 제약 등의 경영 환경 악화로 당장은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그룹의 비정규직은 비율(5.3%)은 낮았지만 9600여명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비정규직 비율 최하위를 기록한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전체 직원 12만 1700여명 중 3190여명만이 비정규직 근로자로 그 비중이 2.6%에 불과했다. 하지만 한화그룹의 전격적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계기로 다른 기업들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정규직화에 따른 임금과 복지 비용 부담보다는 ‘노동의 유연성’ 때문이다. 즉 기업이 경영상 어려울 때 정규 직원들은 쉽게 해고할 수 없어서 경영 측면에서 큰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대상 22개국 중 18위에 그쳤다. 노동시장 유연성은 1998년 11위였으나 이후 10년간 계속 하락해 2007년 현재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 프랑스에 이어 다섯 번째로 경직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정규직 노동시장의 경직화와 높은 해고 비용은 경기가 호황일 때라도 기업들이 정규 직원보다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원인”이라면서 “기업이 경영 상황에 따라 직원 수를 조절할 수 있는 권한, 즉 노동의 유연성이 커져야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입장이 다르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진행된 상황에서 더 이상의 유연화는 근로 조건 악화와 고용시장의 불안정만 가져올 뿐이라고 주장한다. 노동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비정규직에 대한 극심한 차별은 바로잡지 않은 채 전체 인력 중 비정규직 비중만 늘리려고 급급해하는 모습”이라면서 “기업들이 고용의 질이나 안정성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이윤 극대화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지방재정난과 복지정책 딜레마] (상) 지자체 재정위기 실태

    [지방재정난과 복지정책 딜레마] (상) 지자체 재정위기 실태

    복지정책은 시대의 과제다. 이에 따른 재정 지출 증가는 필연이다. 특히 구조적 재정난에 시달리면서도 복지정책의 상당 부분까지 떠안아야 하는 지방자치단체로서는 허리가 더욱 휠 수밖에 없다. 지방재정 문제를 계속 외면하다가는 자칫 ‘지방정부 발(發) 재정 위기’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지자체가 겪고 있는 심각한 재정난은 지방자치의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로 직결되는 문제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서울신문과 한국지방세연구원이 공동으로 3회에 걸쳐 지방재정 위기의 현실과 중앙정부, 지방정부가 각각 해야할 몫에 대해 짚어본다. 복지 수요의 증가에 대한 부담은 지자체가 훨씬 더 크게 체감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사회복지 예산의 연평균 증가율은 지자체가 14.7%이고, 중앙정부는 9.1%였다. 지자체의 재정건전성 악화는 필연이다. 재정건전성의 척도가 되는 통합재정수지를 들여다 보면 지자체는 2007년 8조원이었다가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겪은 2008년 3조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2009년에는 18조 9000억원의 적자로 돌아섰고, 2010년에는 그나마 2조 7000억원으로 적자폭을 다소 줄였다. 반면 같은 기간 중앙정부의 통합재정수지는 2009년 17조 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흑자였다. 또 지자체의 부채는 2003년 16조 6000억원에서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2010년에는 사상 최대인 29조원을 나타냈다. 원인은 간명하다. 수입은 그다지 늘지 않고 지출은 빠르게 늘어난 탓이다. 2002~2010년 국세는 연평균 6.1%씩 증가했고, 지방세는 연평균 5.1%씩 증가했다. 강원이나 인천, 경기 용인, 전남 등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대표적인 지자체들은 대형 토건사업이나 대규모 국제 행사 등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재정위기를 심화시킨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다른 일반적인 지자체들은 법인세, 취득세 등의 감면을 통해 세수가 줄어든 탓이다. 가랑비에 옷 젖듯 야금야금 줄다보니 정작 이해 당사자인 지방정부는 그 폐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중앙정부의 교부세를 더 따내기 위한 방안 마련에만 골몰하는 모습도 연출된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중앙정부가 채택한 감세 정책은 지방정부의 수입 증가 속도를 늦췄다. 한국지방세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가 잡은 감면 계획 중 지방세 감소분은 63조 6000억원이지만 법인세와 부가가치세의 감소가 함께 발생하면서 실제로 지방세의 감소는 76조원이 됐다. 또한 총 재원이 감소함으로 인해 교부세도 동반 하락해 교부세 27조 9000억원이 줄어들었다. 지방정부 차원의 수입은 103조 9000억원 감소한 셈이다. 지방세 감면 축소만으로도 일단 지자체의 숨통이 트임은 물론, 복지 재원 마련까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이다. 임상수 수석연구위원은 “중앙정부가 정치적 판단으로 시행한 세금 감면 정책만 전환돼도 지방재정의 부실함은 상당 부분 털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복지 정책도 감당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중앙정부는 물론 일부 지자체에서도 이 문제의 심각성과 필요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의 재정 위기 사례들을 보면 우리와 비슷한 부분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면서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에 의해 수입과 지출의 괴리 문제에 직면해 있고, 이때문에 한국 역시 지방정부에서 비롯된 재정위기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복지딜레마, 마키아벨리에게 답을 묻다/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국민대 겸임교수

    [옴부즈맨 칼럼] 복지딜레마, 마키아벨리에게 답을 묻다/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국민대 겸임교수

    우리 언론은 대선후보를 사전검증하고 해부하는 데 익숙하지만 막상 ‘대통령 당선인이 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 우선순위의 기준을 제시하는 데는 약한 편이다. 대선 후보의 요건을 샅샅이 해부, 치밀하게 검증하는 일은 언론의 당연한 몫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 당선인이 전임 대통령들이 겪은 시행착오를 통해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일을 짚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대통령 후보들을 사전검증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성공한 대통령’이 나오도록 하기 위한 사전 단계 아니겠는가. 그런 점에서 서울신문의 사설 ‘대선 공약, 구조조정 지역공약에서 출발하라’, ‘저성장 탈출해야 복지 일자리 가능하다’는 짚고 넘어갈 만한 지적이었다. 세계은행은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8%로 낮춰진 상태다. 저성장 상태에서 ‘복지공약의 100% 실행’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 되고, 결국은 증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26일 자 커버스토리 ‘김차장 , 당신은 눔프(Noomp)입니까’는 새 정부가 부딪힐 ‘복지의 딜레마’를 조명한 시의적절한 기획이었다. 앞의 사설이 총론적 접근이었다면, 커버스토리는 각론적 측면에서 40대 초반 대기업 중간관리자 ‘김차장’을 통해 구체적으로 ‘증세가 불가피한 복지공약 해법’의 문제를 분석했다. 여러 복지공약에 135조원이 필요하다는 총론은 알고 있었지만 재원 조달면에서 일반적 중산층 개개인이 지게 될 부담액이 얼마씩인지를 일일 계산까지 해내 손바닥에 잡히게 설명해 주었다.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는 박근혜 당선인이기에 국민과의 약속 이행은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후보 때 내놓은 수많은 복지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중산층 70% 복원’이란 공약과도 충돌할 것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신뢰는 약속의 이행에서 오지만, 대선 공약은 긴급성과 중요성에 의해 우선순위를 정해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것을 다 지키려 하는 것은 어느 것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미필적 고의’를 낳기 쉽다. 복지공약의 실행을 약속하는 것은 신뢰가 가는 리더의 덕목이다. 그러나 현실적 재원 마련 등의 문제를 감안해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연기할 것은 연기하고, 우선적으로 이행할 것이 무엇인가를 천명하는 것은 한층 더 용기 있는 일이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약속한 것과, 대통령이 되고 나서 공약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다. 르네상스 시대의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는 저서 ‘군주론’에서 신임 군주에게 이렇게 충언한다. “새롭게 군주의 자리에 오른 자는 나라를 지키는 일에 곧이곧대로 미덕을 지키는 게 어렵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군주에게는 운명과 상황이 달라지면 그에 맞게 적절히 달라지는 임기응변이 필요하다. 군주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미덕을 지키고 자비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지키고 번영시키는 일이다. 일단 그렇게만 하면 사악한 군주일지라도 존경받는 군주가 될 수 있다. 군주가 되고자 하는 이에게는 자비롭다는 평판이 필요하지만, 군주의 자리에 오른 이에겐 자비는 해로움이다.” 중산층 복원과 복지의 딜레마,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있어서 500년 전 마키아벨리의 조언은 꽤 시사적이다. 마키아벨리가 했던 현실적인 고언의 역할을 우리 언론이 담당해 주길 기대한다.
  • 원 강세땐 수출악화·원 약세땐 민생 직격탄…새 정부 환율정책 딜레마

    일본발(發) 글로벌 ‘환율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다음 달 25일 출범할 새 정부가 ‘환율 스탠스’를 어떻게 설정할지 관심을 모은다. 5년 전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함께 ‘강만수-최중경’ 투톱 라인의 고환율 정책으로 수출 드라이브를 주도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고환율 정책이 정권 5년 동안 유지됐다. 이는 ‘MB 정부’가 고물가에 시달리는 서민 경제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오게 된 배경이 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18일 한국은행의 비공식 업무보고에서 환율 안정대책과 통화정책 기조 등을 보고받았다. 이례적으로 두 시간 동안 진행된 보고에서는 급격한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환경 악화 등 경제 전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해 온 민생과 성장의 방점이 ‘환율 스탠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원화 강세’(환율 하락)가 유지될 경우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으며 ‘원화 약세’(환율 상승) 쪽으로 환율 정책을 선택하면 물가가 들썩일 수 있어 서민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환율은 연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8일 1057.2원에 장을 마감하며 일주일 이상 1050원대에 머물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일본의 양적 완화 조치로 앞으로도 원화 강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의 아베 정권은 각국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20조엔(약 240조원) 규모의 유동성 확대를 통해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인수위도 이 같은 복잡한 국내외 경제환경 때문에 환율 정책에 대해서는 원칙론만을 밝히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환율 하락이라는 대세에 역행하는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제 주체가 적응할 수 있는 속도 조절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속도 조절을 통해 환율 하락이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되거나 적정 수준을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해 당국이 환율을 억지로 끌어올리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미세 조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朴의 수첩 속엔 해법 있을까?

    朴의 수첩 속엔 해법 있을까?

    18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민생과 새 정부 조각 인선에 집중하며 조용한 행보를 거듭하던 박근혜 당선인이 첫 정치력 시험대에 올랐다. 이명박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했던 4대강 사업의 총체적 부실과 비리 의혹이 연일 정국을 강타하는 가운데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청문회, 부처 간 갈등 양상을 띠는 정부 조직 개편안, 재원 마련에 따른 대선 공약의 출구전략 등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느냐가 새 정부의 방향타로 떠오른 것이다. 박 당선인의 선택이 새 정부 출범의 첫 단추이자 향후 5년간 국정 운영의 향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대 기로로 여겨지는 까닭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4대강 사업은 당장 박 당선인에게 최대 딜레마다. 감사원이 4대강 사업은 총제적 부실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고, 야권에서는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새누리당마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있는 터라 박 당선인도 쉽게 ‘바통 터치’를 해 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4대강 사업은 야권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여권이 공동으로 진행한 국책사업이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과 해법이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원점에서 재검토하기엔 이미 22조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가 들어가 이에 대한 정치적 책임에서 박 당선인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미다. 이 헌재소장 후보자 인선 문제도 박 당선인의 정치력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위장 전입, 증여세 탈루, 저작권법 위반, 판공비 유용 등 각종 비리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야권의 지명 철회 요구에 직면한 상황이다. 오는 21~22일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결정타를 맞을 경우 박 당선인도 이 후보자에 대한 인선 강행을 고집하지 않고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박 당선인이 지난해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함량 미달이거나 도덕성이 결여된 인물은 배제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인사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그의 결단에 관심이 쏠린다. 박 당선인의 첫 작품인 정부 조직 개편안을 둘러싼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통상과 과학, 식품 분야의 분리 등을 놓고 당장 여권 내부에서도 반발 조짐이 있다. 국회 통과 과정에서 야권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충분한 동의를 구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주현진 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스모그 인한 조기사망 年 8500명”… 죽음의 ‘그레이징’

    [주현진 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스모그 인한 조기사망 年 8500명”… 죽음의 ‘그레이징’

    중국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공장가동까지 중단시키며 대기 등 환경정화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그해 말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회색빛 하늘을 뜻하는 그레이(gray)와 베이징의 합성어인 ‘그레이징’을 ‘올해의 유행어’ 가운데 하나로 뽑았다. 그로부터 4년여가 흘렀지만 베이징은 여전히 ‘그레이징’이다. 매년 ‘푸른 하늘’ 날짜 목표치와 실적를 제시하며 대기환경을 개선하고 있다고 공언해온 베이징시는 이번 ‘스모그 대란’으로 여론의 집중적인 뭇매를 맞고 있다. 관영 언론들까지 나서서 연일 스모그 피해를 쏟아내고 있다. 중국중앙(CC)TV는 15일 PM2.5(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가 유발하는 질병으로 조기에 사망하는 중국인이 지난해 연간 8500여명에 이르고,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68억 위안(약 1조 1000억원)에 달한다는 베이징대 공공위생학원의 연구결과를 집중 보도했다. ‘베이징커’(北京咳·베이징 기침)라는 유행어도 등장했다. 1998년부터 10년간 중국인들에게 폐암 발병률이 크게 증가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흡연보다 심각한 대기오염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환경 전문가 우위에쩡(吳兌曾)은 “심각한 스모그 현상이 발생한 지 7년 뒤에 폐암 발병 고조기가 도래한다”면서 “베이징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 폐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 대기오염 탓”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시민들의 공기 질 개선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오는 2015년까지 1200개 오염유발 기업을 퇴출하기로 한 바 있다. 세계 표준에 맞춰 PM2.5 기준 대기오염 상태도 공표하고 있다. 문제는 실질적인 조치가 따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2011년 기준 중국 전체 화력발전소의 82%가 여전히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등 오염원이 널려 있다. 마침내 총리 내정자인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까지 나섰지만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운 문제라는 게 베이징시와 중국의 딜레마이다. 이날 베이징에서 스모그 대책회의를 주재한 리 부총리도 “대기오염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장기간 노력해야 한다”고 힘없는 목소리로 주문했다. jhj@seoul.co.kr
  • [사설] 대선공약 우선순위 재원 따져보고 정해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 딜레마에 빠져든 느낌이다. 대선 과정에서 파악하지 못했던 공약의 문제점들이 서서히 드러나면서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노령연금을 주면 이건희 삼성 회장 같은 부자에게도 매달 9만원의 연금을 줘야 하는 현상이 빚어진다는 게 단적인 사례다. 증세를 하지 않고 재정 건전성도 지키면서 복지공약을 모두 이행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공약 출구전략도 이런 문제의식과 현실적 고민에 바탕을 둔 주장이라고 여겨진다. 박 당선인의 공약을 이행하려면 5년 동안 135조원이 필요하고 한 해에 27조원이라는 막대한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는 계산이나 실제로는 더 많이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연구개발(R&D)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끌어올리는 공약 이행에 임기 동안 1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새누리당은 계산했지만 실제는 6조~8조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령연금에 5년 동안 14조원이 아니라 내년 한 해에만 7조~9조원이 들어갈 것이라는 게 보건복지부의 분석이다. 10조원이 넘게 들어갈 동남권 신공항 같은 대형 공약은 재정 소요 산정에서 아예 빠져 있고, 이를 포함할 경우 소요 재정은 급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박 당선인의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에 정부 부처들이 머리를 쥐어짜고 있지만 막막해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박 당선인의 252개 공약에 대한 재원 확보방안을 이달 중 마련키로 했지만 세출 구조조정으로 몇 조원을 마련해 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국세청이 탈루가 많은 전문직 고소득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하고 지하경제 양성화에 나서는 방향은 분명히 옳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재원 마련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박 당선인은 재원 마련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복지공약을 모두 단번에 지키긴 어렵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솔직히 털어놓을 필요가 있다. 대선 전에 건전재정포럼에서 여야의 복지공약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0%가량이 실현가능하지 않다는 답이 나왔다. 당선인이 진솔하게 양해를 구하면 국민들도 납득할 것이다. 그것이 복지공약을 임기 초반부터 한꺼번에 이행하려다 나라 살림을 거덜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 공약 이행에 얼마나 많은 재원이 들어가는지를 따져보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대통령직인수위가 할 일이다. 인수위는 공약 이행을 탄력적으로 검토해 보기 바란다.
  • 인수위, 지방재정위기 해법 찾을까

    대통령직 인수위의 지방 행정 관련 해법은 딜레마와의 싸움이다. 지역균형발전은 시급하지만 중앙정부가 중심이 되면 오히려 지방자치의 발전을 저해한다. 또 영유아 무상보육 등 복지공약 실현도 미룰 수 없지만 칼자루를 쥔 기획재정부의 거센 반발 속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갈등이 커진다. 인수위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15일 인수위 업무보고를 앞두고 있는 행정안전부는 현안인 지방분권 가치의 지속, 국세와 지방세 조정, 지방자치단체별 불균형 발전 개선 등 지방 관련 정책을 총괄적으로 마련해 보고해야 한다. 문제는 행안부의 업무보고에 기반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지방 관련 정책이 모순적이거나 중앙부처인 재정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이런 점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방 관련 정책을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박 당선인은 지방분권 측면에서 ▲지방분권 추진 기구 설치 ▲분권교부세와 지방교부세 통합 ▲복지정책의 지방분담시 사전에 중앙·지방 합의 등을 공약했다. 예컨대 ‘분권교부세와 지방교부세의 통합’은 오히려 지방재원의 악화를 부추기고, 일부 지자체의 지방분권 거부라는 역작용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또 지방재정 위기 타개 측면에서는 ▲지방소비세 인상 ▲지방재정정보공시제 ▲지방재정건전시스템 구축 등을 약속했지만 새로운 공약이라기보다는 현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내용의 확인에 가깝다. 그나마 현재 부가가치세의 5%인 지방소비세의 인상 공약은 재정부와 쉽지 않은 협의가 예고되기 때문에 자칫 공약(空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나름대로 구체적으로 제시한 ‘지방거점도시 10+알파’라는 지역중추도시권 육성, 동서통합지대 조성 등 8대 핵심 지역발전정책 역시 ‘중앙정부의 시혜에 불과하다’는 본질적 문제를 안고 있다. 하혜수 경북대 교수는 “국가중심의 자원 배분이 효율적 지역균형발전을 가능하게는 하지만 지방의 자주재원 확보라는 중장기적인 과제에 역행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개별적 정책에 연연하지 않고 보편적 지역 발전과 지역별 맞춤형 발전이 가능할 수 있는 지방자치의 세제와 분권 등 시스템의 장기 플랜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호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정책연구실장 역시 “이명박 정부의 지방분권촉진위가 5년 동안 대통령 보고를 한 차례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의미심장한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것”이라면서 “새 정부에서 여러 모순적 상황과 국무조정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방재정과 지방분권을 아우르면서 집행기능까지 담보하는 독립적인 행정위원회로서 지방분권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月지급 ELS 추천…금융소득 집중 피하라”

    “세금 회피용 차명계좌는 이제 무용지물입니다. 올해부터 상속증여세 관련 법규도 강화돼 과거 자녀 명의 차명계좌에 대해 증여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 내 계좌라고 입증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에 걸리게 됩니다.” 올해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확대됨에 따라 고액 자산가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실제로 연봉 1억원에 금융 소득이 4000만원인 고액자산가는 올해 400여만원의 세금을 더 낼 전망이다. 저금리 시대에 ‘세금폭탄’까지 맞게 된 셈이다. 이 같은 까닭에 10일 IBK투자증권 경기 성남시 분당지점에서 열린 ‘2013년 달라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처법’ 세미나엔 고액 자산가들로 북적였다. 증여세에 대한 관심이 유독 많았다. 증여세 포괄주의가 강화돼 금융소득종합과세 회피 목적으로 만든 자식 명의 차명계좌에 증여세 적용이 엄격해졌다. 차명계좌에 넣은 원금에다 불어난 이자에 대해 증여세로 내야하고 내 계좌임을 입증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황철중 IBK투자증권 세무사는 “앞으로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목적으로 차명계좌를 만들어도 소용없다”고 강조했다. 설명은 합법적으로 세금을 덜 낼 수 있는 방법으로 이어졌다. 우선 금융 소득의 지급 시기를 조절해 금융 소득이 한 해에 몰리는 것을 피하라고 주문했다. 특히 월 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을 추천했다. 황 세무사는 “월 지급식 ELS 상품 자체는 절세 혜택이 없지만 매달 배당금이 지급돼 금융 소득이 한 해에 집중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발생한 소득에 부과된다. 배우자나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배우자 6억원, 성인 자녀 3000만원, 미성년 자녀 1500만원까지 증여재산에 대한 세금이 면제된다. 단 10년 합산금액이다. 황 세무사는 “ELS는 가입 및 보유기간에 관계 없이 수익을 얻는 보유자에게 세금이 부과된다”며 “배우자나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해 두면 금융 소득이 2000만원 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절세 상품을 적극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가연동국채가 대표적이다. 물가연동국채는 물가 상승에 따른 원금 상승분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내년 말까지 받을 수 있다. 황 세무사는 “강화된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해당하는 고객은 기존 금융상품에서 물가연동국채로 갈아타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것도 좋은 절세법”이라고 제언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反戰 오바마, 반전있는 외교·안보라인 완성

    버락 오바마 행정부 2기의 외교·안보 라인 ‘3인방’의 인선이 마침내 완료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차기 국무장관에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을 지명한 데 이어 7일(현지시간) 국방장관에 척 헤이글 전 공화당 상원의원,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존 브레넌 백악관 대(對)테러·국토안보 보좌관을 지명했다. 이번 인사는 3가지 큰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누가 뭐라고 해도 ‘자기가 쓰고 싶은 사람’을 임명했다. 공화당 의원 상당수는 헤이글이 과거 반(反)이스라엘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보였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지명을 강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헤이글과 같은 상원의원 시절 둘 다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는 등 ‘코드’가 맞아 친해졌다. 헤이글은 2008년 상대 당 대선 후보였던 오바마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고 이후 오바마 정부에서 대통령 정보자문위원회 공동의장 등으로 일하며 오바마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브레넌 역시 지난 4년간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왔다. 당초 마이클 모렐 현 CIA 부국장이 승진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결국 측근을 기용한 셈이다. CNN은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은 더 이상 대선을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기가 편한 사람을 쓰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둘째, 이스라엘이 자꾸만 부추기는 이란과의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헤이글은 공화당 상원의원 시절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전을 비판했을 뿐 아니라 북한과도 대화를 주장했다. 이후 이란 제재법에도 반대했다. 케리 역시 대표적인 ‘비둘기파’다. 국방비 삭감 등을 통해 재정적자를 감축하고 경제를 회생시킴으로써 빌 클린턴 전 대통령처럼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임기를 마치고 싶어 하는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 새로운 전쟁은 ‘재앙’이나 다름없다. 브루스 리델 전 백악관 대테러 자문위원은 “오바마 정부의 새 외교·안보 3인방은 ‘이란에 쳐들어가자는 팀’이 아닌 ‘군사행동의 대안을 찾자는 팀’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셋째,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법이다. 전쟁을 피하고 국방예산을 대폭 삭감하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구상은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파로부터 비판을 부를 만하다. 하지만 헤이글은 공화당 출신이고 브레넌은 부시 행정부 시절 테러리스트에 대한 물고문 정책을 적극 시행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공화당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정부지출 삭감 등 ‘남은 반쪽’ 타결이 관건

    정부지출 삭감 등 ‘남은 반쪽’ 타결이 관건

    미국 정치권이 1일(현지시간) ‘재정절벽’ 위기를 해소했다. 이날 밤 하원은 상원에서 새벽에 압도적으로 통과된 재정절벽 해소 합의안을 논란 끝에 찬성 257표 대 반대 167표로 통과시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법안이 백악관으로 넘어오는 대로 서명해 협상 시한이었던 지난해 12월 31일 밤 12시부로 소급 적용할 방침이다. 협상시한을 넘겼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는 재정절벽에서 추락한 셈이지만, 법안을 소급 적용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세금 인상과 재정지출 자동 삭감 등의 피해를 모면할 수 있게 됐다. 재정절벽 위기를 가까스로 피하긴 했지만,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가 근본적으로 타결된 것은 아니다. 정치권은 이번에 양대 쟁점 중 부유층 세금 인상 부분만 합의했을 뿐 정부지출 자동 삭감 부분 합의는 2개월 뒤로 미뤘기 때문이다. 따라서 2개월 뒤까지 정치권이 정부지출 규모에 대한 합의를 타결하지 못하면 큰 폭의 정부지출 삭감이 자동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경기 위축이 우려된다. 이번에 정치권이 ‘반쪽 합의’라도 타결한 것은 세금 인상이 유권자들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부지출 삭감 문제는 그런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여야가 한층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국가 부채 상한 인상 문제까지 걸려있다. 미 연방정부의 빚은 이미 지난해 12월 31일 법정 상한인 16조 4000억 달러에 도달해 재무부가 ‘특별 조치’를 통해 2000억 달러를 증액한 상태다. 2개월 정도 버틸 여유가 있지만, 그 사이에 의회와의 협상을 통해 이를 공식적으로 상향조정해야 한다. 부채 상한 인상 협상을 둘러싼 정쟁으로 디폴트(국가부도) 위기에 처하면서 사상 최초로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했던 지난해 8월의 ‘악몽’이 재연될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아슬아슬한 현실을 의식한 듯 오바마 대통령은 하원 법안 통과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법안은 광범위한 재정적자 감축 노력의 첫 단계일 뿐”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지금 정부지출을 줄이면 경기가 위축되고 지출을 줄이지 않으면 부채가 갈수록 늘어나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격이다. 여기에 정치권 마저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미봉책으로 위기를 연장하는 행태를 반복함에 따라 미국 경제는 불확실성과 무기력 상태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북한 위성의 궤도 진입으로 본 남북관계/장철균 서희외교포럼 대표·전 스위스 대사

    [열린세상] 북한 위성의 궤도 진입으로 본 남북관계/장철균 서희외교포럼 대표·전 스위스 대사

    지난 12월 12일 북한의 은하3호가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북한은 구소련,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영국, 인도, 이스라엘, 이란에 이어 자력으로 위성을 쏘아 올린 10번째 국가로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했다. 우리는 2018년에나 가입한다는 계획이어서 로켓 기술의 격차가 이렇게 컸는지 놀라움을 주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일은 발사 전날까지도 이 로켓이 궤도 진입에 성공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과 북한의 위성기술이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와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북한에 관한 정보파악 능력이 의문시된다. 부족한 정보를 갖고 우리의 잣대에 따라 희망적 사고로 북한을 평가해 온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이 중대한 사건은 대선을 치르면서 정치권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여야 모두 북한의 성공을 평가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현 정부도 정보 오판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언론도 대선에 집중하고 싶었을 것이다. 국내정치 때문에 뒷전으로 밀려나기는 했지만 은하3호의 성공은 매우 심각한 안보문제를 함축하고 있다. 우선, 김정일이 호언하던 강성대국의 실체이다. 북한은 지난 4월 김정은 체제가 등장하면서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했다. 고농축 우라늄(HEU)도 상당히 진척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은하3호는 1만㎞ 이상의 장거리미사일 발사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머지않아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하면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탄(ICBM)이 미국을 사거리에 두게 된다. 미국도 북한을 무시하기 어려워졌다. 남북관계에서 힘의 균형도 변화될 수 있다. 한국도, 미국도 대북관계를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둘째로, 은하3호는 정통성과 경륜이 부족한 김정은의 세습을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김정일이 예상보다 빨리 사망하면서 남긴 경제 파탄의 유산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체제는 핵과 장거리 미사일로 무장하면서 순항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에는 핵을 내세워 협상을 제의하고 경제적 대가를 흥정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 중국식 경제발전으로 경제가 차츰 좋아지면 28세의 김정은 체제는 30년 이상도 지속할 수 있다. 이러한 남북관계를 우리가 진정 희망하는 것인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남북 분단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은 몇 차례나 붕괴 위험이 있었다. 그러나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한 후 시간을 벌면서 핵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가뭄과 홍수로 200여만명이 굶어 죽는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한국은 북한이 머지않아 붕괴할 것으로 판단하고 ‘연착륙’이라는 유화책으로 경수로를 지어주었으나 북한은 붕괴되지도, 핵과 미사일 개발을 멈추지도 않았다. 한국의 정세 오판과 왜곡된 대북정책의 결과이다. 분단을 관리하는 비용이 통일비용보다 적지 않음을 상기해야 한다. 넷째, 북한이 군사대국을 자신한 데는 남한의 정치가 한몫을 했다. 국내 정치판이 좌우로 시계추처럼 요동치고, 응징을 뒷전으로 한 유화책이 계속되는 동안 북한은 시간벌기와 함께 경제적 보상을 받으면서 핵과 대륙간탄도탄을 개발할 수 있었다. 사활적 국가이익인 안보와 대북정책은 국내정치가 출발점이며 초당적 외교가 왜 필요한지를 설명해 주고 있다. 내년 2월에는 새 정부가 출범한다. 새 정부는 과거와 같이 유화책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거나, 시간이 흐르면 붕괴 조짐이 나타날 것이라는 안이한 판단에 기초해 대북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은하3호의 충격을 계기로 사실에 기초한 한반도 안보균형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남북관계에 대한 중장기적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필요하면 대선공약도 수정, 보완해야 한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화와 제재를 병행해야 할 딜레마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과의 대화는 필요하지만 우리 측이 서두를 이유는 없다. 국제공조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대화를 내세우고 나중에 압박하는 것은 과거를 반복하는 것으로 효과도 없다. 새 정부의 새로운 남북관계를 기대해 본다.
  • [2012 안방극장 총결산] 시청률 품은 중장년 KBS 연속극에 넝쿨째 굴러왔네

    [2012 안방극장 총결산] 시청률 품은 중장년 KBS 연속극에 넝쿨째 굴러왔네

    2012년 TV 드라마는 한마디로 주말극의 초강세와 미니시리즈의 침체로 요약할 수 있다. 중장년층이 위력을 과시하면서 안방극장에서도 ‘노령화’가 심화됐다. 인터넷과 DMB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드라마를 보는 젊은 시청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대신 톡톡 튀는 드라마는 케이블TV 덕에 약진했다. ●KBS 연속극 시청률 TOP 10 중 6개 차지 주말 밤 8시에 방송되는 주말극은 그동안 중장년층 시청자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올해는 미니시리즈 못지않은 빠른 전개와 젊은 감각에 현실적인 소재를 잘 버무려 전 연령층에서 사랑을 받는 장르로 거듭났다. 시집살이를 풍자한 ‘시월드’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KBS 2TV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대표적이다. 평균 시청률 33.1%로 올해 방영된 드라마 가운데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미니시리즈의 블랙코미디적 요소를 가족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주말극에 접목시켜 다양한 시청층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주말극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고부 관계를 며느리의 관점에서 신선하게 풀어가며 공감대층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 40~60대 여성이 가장 많이 시청했지만 40대 남성의 시청률도 높게 나타났다. 시청률 3, 4위도 KBS 2TV 주말연속극 ‘오작교 형제들’과 현재 방영 중인 ‘내 딸 서영이’가 차지해 주말극 초강세를 입증했다. 반면 시청률 10위 안에 든 밤 10시대 미니시리즈는 MBC 수목극 ‘해를 품은 달’과 월화극 ‘빛과 그림자’ 등 단 두 편이었다. 두 작품은 사극과 시대극으로 중장년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장르다. 시청률 5, 6위도 KBS 일일극 2편이 차지했고 40대 꽃중년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SBS 주말극 ‘신사의 품격’이 공동 9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시청률 1위를 비롯해 10위권 내에 주말 및 일일극이 7편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시청률 20위권에 미니시리즈가 9편 올랐지만 올해는 6편에 그쳐 안방극장의 노령화를 뒷받침했다. 드라마 평론가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인터넷과 DMB 등 다변화된 매체 환경으로 젊은 시청자가 이탈했고 TV 주시청층이 중장년층으로 올라가면서 부모 세대의 이야기를 드라마에 적극 반영하는 등 내용이 노령화되고 있다.”면서 “안방극장의 노령화는 자칫 타성에 젖은 상투적인 통속극을 양산해 장기적으로 드라마 생태계의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후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KBS 측은 노하우가 쌓이고 주말극의 성격에 변화를 주면서 나타난 성과라고 설명했다. KBS ‘내 딸 서영이’의 제작을 맡고 있는 문보현 책임 프로듀서(CP)는 “KBS는 단막극 때부터 긴 호흡의 연속극에 적합한 작가나 연출자를 꾸준히 육성해왔고 최근 작가의 연령대가 대폭 젊어지면서 주말극에도 젊은 바람이 불었다.”면서 “기존의 원초적 선악 대립 구조에 기댄 복수극이나 막장 드라마에서 벗어나 딜레마적인 상황을 강조하고 캐릭터를 강화해 주말극 성격에 변화를 가져온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판타지 드라마 시들… 현실형 미니시리즈 인기 ‘드라마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밤 10시대 주중 미니시리즈는 시대극이나 감수성 짙은 멜로, 시대상을 반영한 정극, 전문직 드라마 등이 인기를 모았다. 지난해 유행했던 판타지나 타임 슬립(시간 이동) 장르의 인기가 시들해진 대신 현실에 천착한 묵직한 드라마가 대세를 이뤘다. 올해 지상파 미니시리즈 시청률 1위는 평균 시청률 32.9%를 기록한 MBC 수목극 ‘해를 품은 달’이다. 조선시대 가상의 왕 이훤(김수현)과 비밀에 싸인 무녀 월(한가인)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이 드라마는 멜로와 사극이 결합된 로맨스 사극으로 젊은 층과 중장년층을 동시에 매료시켰다. 신인이었던 김수현은 신드롬적인 인기를 누리며 단박에 스타덤에 올랐다. 2위는 1970년대 엔터테인먼트업계를 조명한 MBC 월화극 ‘빛과 그림자’로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드라마로 주목받았다. 주인공 강기태 역의 안재욱은 오랜 부진을 씻고 재기에 성공했다. 3위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조선시대의 영웅 각시탈의 활약을 그린 KBS 수목극 ‘각시탈’이 차지했다. KBS 수목극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는 정통 멜로의 부활을 알리며 4위에 올랐다. 선악을 오가며 섬세한 연기를 펼친 강마루 역의 송중기는 하반기 안방극장의 최대 스타로 떠올랐다. 의학 드라마는 ‘흥행 불패’ 신화를 이어가며 전문직 드라마의 자존심을 지켰다. KBS 월화극 ‘브레인’(5위)과 MBC 월화극 ‘골든 타임’(9위)이 대표적이다. 생명의 존엄성의 가치, 생사의 기로에 선 긴박감, 배우들의 호연은 이들 드라마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스타 캐스팅보다 웰메이드 드라마에 환호 샐러리맨의 애환을 그린 SBS 월화극 ‘샐러리맨 초한지’(6위)와 TV판 ‘부러진 화살’로 불렸던 ‘추적자’(8위)는 현실 시대상을 반영한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추적자’는 억울하게 딸을 잃은 한 형사를 통해 거대 권력에 대항하는 소시민의 눈물겨운 복수극을 그려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을 받았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사회적 상황과 맞물리면서 반향이 더욱 컸다. 반면 지난해 ‘시크릿가든’의 인기로 촉발됐던 판타지물은 올해 인기가 시들해졌다. 타임 슬립을 소재로 한 SBS ‘신의’와 MBC ‘닥터진’ 등은 시청률이 저조했다. 부부의 영혼이 뒤바뀐다는 설정의 코믹 판타지극 ‘울랄라 부부’도 초반에 배우들의 명연기로 눈길을 끌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성적이 부진했고 신민아, 이준기, 유승호 등이 출연한 판타지 사극 MBC ‘아랑사또전’의 시청률도 기대에 못 미쳤다. 대신 케이블에서는 tvN이 ‘로맨스가 필요해2’, ‘응답하라 1997’ 등 젊은 시청자를 겨냥한 트렌디 드라마로 지상파 드라마와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김영섭 SBS 드라마국장은 “올해 미니시리즈는 현실적으로 공감을 이끌어낸 진정성 있는 작품과 콘셉트와 색깔이 분명한 작품들이 성공했다.”면서 “매체 환경의 변화로 시청률과 화제성이 점점 별개로 돼 가는 만큼 내년에도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소재와 감성, 이야기를 담은 미니시리즈를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교수는 “복수와 치유가 올해 미니시리즈의 화두였고 정치적 이슈로 현실을 자각할 수 있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면서 “올해 케이블 TV에서 지상파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장르적 성격이 강한 드라마들이 틈새 시장에서 성공하면서 지상파 미니시리즈의 보완 역할을 한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양극화된 정치권, ‘타협·협조·합의의 리더십’으로 풀어야

    양극화된 정치권, ‘타협·협조·합의의 리더십’으로 풀어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8대 대선에서 승리하며 보수의 재집권이 이뤄졌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살펴보고 향후 5년간 박근혜 정부가 가야 할 길을 전문가 좌담을 통해 짚어봤다. 20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열린 좌담에는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김형준 명지대 교수,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득표율에서 나타난 51.6%대 48%란 팽팽한 힘의 균형을 갈등이 아닌 협력체제로 만들 수 있느냐에 박근혜 정부의 성패가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이 박 당선인을 승리로 이끌었나. -김형준:첫째, 야권이 승리하려면 후보가 중심이 돼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데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후보는 그러지 못했다. 마지막 2%를 극복하지 못했던 것은 자기 브랜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가 되자마자 했던 게 노무현 정신의 계승이었고, 패착도 있었다.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데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역은 빼고 가니 많은 국민들, 특히 50~60대는 또다시 이념 대결이 오는 게 아니냐고 생각했을 것이다. 두번째 승인은 보수대연합이다. 유권자 진영에도 굉장한 변화가 왔다. 2030세대가 줄고 보수 성향이 강한 5060세대의 비율이 늘었다. 문 전 후보가 승리하려면 치열한 경선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안철수 전 후보를 이겼어야 했다. 후보단일화 실패로 박 당선인이 반사이익을 봤다. -김윤철:민주당은 호남 지역 기반 외에 별다른 사회 기반이 없었다.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가 기대한 것은 비전 제시 능력이었는데 여기에도 실패했다. 예를 들어 북방한계선(NLL) 논란 당시 단순히 ‘포기한 게 아니다.’며 부인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파고 들어가 대북·대중국 정책의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다. 결국은 새누리당 프레임에 말려들어간 것이다. 정당 쇄신도 못했고 단일화에 의존하니 민심이 등을 돌렸다. -윤희웅:민주당이 현 정권 심판론과 박 당선인의 공동책임론을 주장했지만, 심판의 대상은 이명박 대통령, 싸움의 대상은 박근혜 당선인이다 보니 심판과 경쟁의 대상이 불일치했다. 심판론 자체가 작동하기 힘들었다. 시대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 민주화, 복지 확대, 정치 쇄신은 야당이 오랫동안 주장해 왔던 것인데, 새누리당이 이를 적극 수용하면서 쟁점화·전선화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세밀한 부분까지 거론하며 목소리를 키웠어야 했는데 차별화에 실패했다. →문재인 전 후보의 패인은 무엇이었나. -김형준:안 전 후보와의 단일화 싸움에서 이기면 승리한다고 맹신했다. 단일화에 치중하다 보니 박 당선인이 민생대통령, 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얘기하는 동안 ‘사람이 먼저다’라는 추상적 선거구호로 끌고 갔다. 새 정치가 이뤄지면 나의 삶이 어떻게 좋아진다는 연결 고리도 만들지 못했다. 외연을 확대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이념적 문제를 강화시키는 패착을 범했다. -김윤철:친노와 386의 ‘인질정치’ 때문이다. 중도를 끌어들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는데, 손학규·정동영 등 잠재적 경쟁력이 있는 사람들을 배제했다. 친노 위주의 조직 구도, 그들이 주도하는 선거 캠페인이 가장 큰 패인이다. -윤희웅:대중의 욕구, 실용적 정서에 대한 고려도 미진했다. →이번 선거에서 지역과 세대별 대립구도가 두드러졌는데. -김윤철:예전의 지역구도는 약해지는 상황이지만 세대는 더욱 분화됐다. 20대에서도 박 당선인을 지지했다. 2030세대는 진보적, 5060세대는 보수적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이 맞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형준:난 다르게 본다. 세대갈등뿐만 아니라 지역갈등이 오히려 강화됐다. 박 당선인의 대구 득표율은 80.1%이고 문 전 후보의 광주 득표율은 92%다. 어떻게 지역주의를 빼놓고 얘기할 수 있겠나. 지역주의 강화 DNA를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다. 새 대통령은 이 부분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예전에는 40대가 방향타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20~40대가 하나로 묶이고 50~60대는 따로 가고 있다. 이게 바로 세대 갈등이다. 이념·세대·지역 갈등까지 겹쳐진 복합 갈등의 시대가 왔다. →박근혜 시대의 과제는. -김윤철:양극화된 정치적 지형의 화합이 필요하다. 경제 민주화를 하려고 해도 조세정책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치세력 간 타협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팽팽한 힘의 균형을 갈등으로 가져가는 게 아니라 협력체제로 끌고 가는 리더십이 중요해졌다. -김형준:한국의 정치는 ‘극단·파워·포퓰리즘’으로 요약된다. 앞으로 ‘타협·협조·합의’의 정치로 바꿔야 한다. 정치권이 극단으로 가면서 나타난 게 ‘안철수 현상’이다. ‘안철수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 박 당선인은 깊이 성찰해야 한다. 자신도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식의 대전환이 전제되지 않으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윤희웅:수평적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경제위기 극복과 악화된 환경 개선이 절실하다. 민생을 강조해 대통령이 됐는데 개선되지 않는다면 대중들은 참여정부 때처럼 빠르게 등을 돌릴 것이다. 50대 이상 유권자까지도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것이다. →박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김윤철:사상 첫 과반 대통령의 탄생은 별 의미가 없다. 다수의 절대 지지를 받았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큰일 난다. 민주당도 안철수로 대표되는 제3세력을 반정부 에너지로만 이용하려고 한다면 큰코다친다. 과반 대통령이란 사실을 빨리 잊고 시민 참여 주도형으로 정치 전반을 바꿔야 한다. -김형준:청와대, 새누리당, 국회가 모두 박 당선인 추종세력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일사불란한 체제가 만들어지면 상호 균형이 깨진다. 이명박 대통령도 과반을 믿고 단독으로 밀어붙이다가 실패했다. 통치연합, 선거연합의 불일치가 왔을 때 그 대통령은 100% 실패한다. 선거 때 도움을 받았다가도 통치하면서 잘라내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노무현 정부다. 박 당선인의 딜레마라는 것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보수대연합을 이뤘는데 새 정치를 하려면 그걸 깨야 한다는 것이다. 겉으로 봐선 안정적이지만 실제로는 불안정 요소를 갖고 있다. -윤희웅:선거 과정에서 경제 민주화, 검찰 개혁에 대한 합의가 여야 간에 이뤄졌다. 회피하지 말고 하나씩 국민적 지지를 유지하며 5년간 국정관리를 해낼 가능성이 높다. →박 당선인을 둘러싼 외부 환경도 만만치 않은데. -김형준:앞으로 경제 위기가 심화되는데도 경제 민주화를 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기대치는 상승했는데 외부적 환경이 어렵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외생적 변수에 의해 위축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내년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폭풍이 올 수 있다.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말고 하나의 성공을 위해 집중해야 한다. -윤희웅:박 당선인은 대북정책과 관련해 전향적인 발언을 했다.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의 로켓 발사 등으로 대북감정이 악화된 상태다. 남북 협력으로 가겠다고 하면 핵심 지지층인 강경 보수는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핵심 과제다. -김윤철:박 당선인이 시민 참여 구조로 대북정책을 잘해 낸다면 반대층이 지지층으로 갈 수 있다. 보수성향의 5060세대도 남북관계는 이념적 문제를 떠나 전략적으로 잘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김형준:좀 걱정되는 게 박 당선인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표현을 썼다. 곧 신뢰가 한반도 평화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도 비핵·개방이 조건이 돼 멈춰선 것이다. 이미 북한에서 로켓을 쐈고 신뢰는 깨졌다. 그런데도 이를 무시하고 간다면 5060세대의 반감을 살 수 있다. →향후 정계개편 등 정국을 진단하면. -윤희웅:새누리당은 박 후보의 당선으로 당장 보수의 재구성이 이뤄지긴 쉽지 않다. 반면 민주당은 해체 수준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진보만 강조해서는 큰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려워 야권도 변화될 수밖에 없다. 안 전 후보가 민주당의 새로운 리더로 나타날 수도 있다. 1차 민심 위기가 언제 도래하느냐에 따라 정계개편과 안철수의 등장이 맞물릴 것이다. -김형준:아무리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가 있다고 해도 2월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데 임팩트가 얼마나 있겠는가. 안 전 후보도 내년 4월로 시점을 잡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계 개편은 서서히 진행될 것이다. 1년간 박근혜 정부의 통치 형태를 보며 엄밀히 따질 것이다. 사회 오일만차장 oilman@seoul.co.kr 정리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강원 지방의료원 매각 딜레마

    “해마다 수십억원 적자 내는 지방의료원을 매각 또는 폐쇄해야 한다.”(강원도·도의회) “취약계층 의료서비스 지원과 공공보건의료 정책 확대 위해 존치해야 마땅하다.”(시민단체) 강원도가 수백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강릉·원주·속초·삼척·영월 등 5개 지방의료원 일부 매각과 폐쇄를 추진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강원도는 4일 수백억원의 부채를 안고 해마다 80억~90억원씩의 적자를 내는 지방의료원의 고질적인 경영악화를 더 두고 볼 수 없어 지방의료원 1∼2곳을 매각하거나 폐쇄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이 같은 계획은 지난달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권고를 거쳐 5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가부가 결정된다. 강원지역 지방의료원은 지난 10월까지 부채가 784억원에 이르고 적자도 해마다 늘어 2010년 88억원, 지난해 91억원에 이어 50억원의 도비가 지원된 올 들어서도 지난 9월까지 27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이유는 의사 등 고급 인력의 인건비와 열악한 지역 환경으로 인한 경영악화 등이 복합적인 것으로 도는 보고 있다. 도는 이 같은 적자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사설 의료환경이 좋은 일부 지역 1~2곳의 지방의료원을 매각 또는 폐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강원지역 의료기관은 지역의 공공의료실천을 통해 도민의 건강증진을 돕고 서민·사회적 약자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왔다.”면서 “의료원 매각·폐쇄는 강원도민의 사회안전망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척시 번영회도 성명을 내고 “다른 시·도에 비해 의료 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의료원의 폐쇄나 매각은 지역 정서에 맞지 않다.”며 “적자가 나더라도 농어촌 지역 주민들이 겪는 의료 환경과 지역 정서를 먼저 고려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선택 2012 D-20] 安 “마음의 빚 갚을 것”… 野 “기다려 보자” 신중

    [선택 2012 D-20] 安 “마음의 빚 갚을 것”… 野 “기다려 보자” 신중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사퇴하고 잠행한 지 닷새 만인 28일 낮 캠프 본부장·실장 등과 1시간 30분 동안 점심 식사를 한 뒤 다시 지방으로 갔다. 그는 이날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원이나 자신의 거취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전히 딜레마에 빠져 있는 듯하다. 문 후보도 지지율 반전을 위한 계기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안 전 후보는 지난 23일 사퇴 선언 이후 이날까지 문 후보와 만나지 않았다고 한다. 선거캠프 해단식 참석이나 팀장급 이상 제주도 워크숍 개최 등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다. 안 전 후보는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로부터 캠프 정리 상황과 캠프 인사들이 처한 상황, 그리고 이들의 거취 등에 대해 주로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그는 이 자리에서 캠프 인사들에게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정말로 진심으로 고맙다.”며 “지지자와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큰 마음의 빚을 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빚진 마음을 평생 어떻게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빚을 꼭 갚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 전 후보의 발언은 유민영 대변인이 발표한 내용 이외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안 전 후보는 사퇴 회견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문 후보에게 성원을 보내 달라.”고 밝혔지만 이날도 문 후보 지원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은 것이다. 그를 지지했던 다수의 부동층도 그만 쳐다보고 있는 형국이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 후보의 팽팽한 지지율 겨루기는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다만 안 전 후보가 어떤 방식으로든지 문 후보를 도울 가능성은 높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오찬에 참석한 한 인사는 오찬 분위기를 토대로 “조만간 선거 지원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안 전 후보는 향후 행보와 관련해 “23일 기자회견문에서 밝힌 그대로다.”라고도 했다. 문 후보 지원 방식에 대해선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느슨한 방식이 거론된다. 트위터 등을 통한 메시지 응원도 가능하다. 하지만 공동유세 등 적극적인 선거 지원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안 전 후보의 이날 언급에 대해 “조금 더 기다려 보자.”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안 전 후보의 진의를 파악하기 전에 민주당이 나서서 결정을 재촉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안철수 캠프에는 이미 “민주당이 언론플레이를 통해 선거 유세까지 압박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막상 적극적인 선거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기류가 감지되자 실망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우리 바람대로 될 일은 아니지만, 안 전 후보가 빨리 움직여 주면 분위기도 반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새 정치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문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지지율 정체 위기에 처하면 안 전 후보가 극적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안 전 후보의 선거캠프는 점차 축소되고 있다. 건물 외벽에 붙어 있던 안 전 후보의 대형 현수막 사진이 이날 철거됐다. 4층 기자실도 이날 폐쇄되고 규모를 줄여 5층으로 옮겨 갔다. 캠프 인사들은 개별적인 민주당 합류를 당분간 자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민주당과 새누리당 양쪽에서 요청이 오고 있지만, 안 전 후보의 결정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지방시대] 지역사회와 기업의 경영이념/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지방시대] 지역사회와 기업의 경영이념/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돌이켜보면 지난 1년간 인천의 화두는 재정 위기였다. 인천아시안게임과 도시철도 2호선, 원도심의 재개발과 재건축의 딜레마, 부채비율 40% 육박 등 국민들의 눈과 귀가 인천의 재정난에 쏠렸다. 어디를 가도 같은 질문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시가 유동성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선택한 방안이 송도국제도시 6·8공구와 인천종합터미널 등의 매각이었다. 그런데 터미널 부지 매각이 신세계 측의 계속된 법정 소송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1심 법원은 인천시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신세계는 3건의 소송을 더 제기했다고 한다. 신세계의 소송은 기업들이 지역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함께 상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신세계의 불복을 보면서 지난해 후쿠시마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의 ㈜이치노구라를 생각했다. 사람과 전통을 소중히 하고, 사원·고객·지역사회의 보다 높은 신뢰 확보를 사명으로 내세운 회사이다. 지역에 환경보전형 쌀 단지를 만들고, 그것을 이용해 술을 만드는 회사다. 시민들의 사랑으로 위기를 극복한 회사를 보면서 차이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상생과 경제민주화가 대선의 화두가 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형 마트와 전통시장의 충돌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다. ‘지역사회’를 경영이념으로 내세운 대기업이 얼마나 될까. 지역은 이익을 추구하는 대상에 불과하기 때문일까. 그들에게는 지역이 없다. 지역사회 공헌을 홍보용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존경하고 배울 만한 사례는 많지 않다. 이익 추구와 먹튀, 비정규직 양산과 임직원들의 인천 비거주 문제 역시 이를 대변한다. 사실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유치가 가져올 인천의 경제효과 1900억원은 주거활동이 인천에서 이루어진다는 전제 하에서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업 임직원의 현 거주실태를 보면 미래가 어둡다. 과연 어떤 기업이 지역에 바람직한 기업인가. 경영인류학의 시각에서 보면 다음과 같은 기업이 미래의 바람직한 기업이며, 인천에 와야 할 기업으로 생각된다. 첫째, 이익추구의 기능적 조직체보다는 생활공동체로서의 기업이념을 추구하는 기업이어야 한다. 둘째, 경제·사회적 존재뿐만 아니라 문화적 존재로서 역사·민족·지역의 문화특성을 실천하는 기업이어야 한다. 셋째, 경영자의 시점보다 구성원의 관점과 기업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관점에서 도움이 되는 기업이어야 한다. GCF 유치 이후 인천은 제2의 제네바와 브뤼셀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도시의 정시성과 예측성을 보강해야 한다. 수도권급행철도(GTX)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가 급선무인 이유다. 가계부채와 원도심의 출구전략도 급하다. 지역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매몰비용 지원이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본격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기업과 함께 미래 경제를 이끌어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나눔과 배려만이 비정규직과 빈곤사회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그렇다면 고용효과나 기술 유치 효과가 적은 기업이나 땅값의 상승을 염두에 둔 기업들에 대한 유치와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지역이나 시민들은 기업의 이익 창출을 위한 사냥감이 아니다. 시민들과 그 공동체의 애환에 우선 관심과 애정을 지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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