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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비평지 ‘필름 컬처’ 내일-23일 특별주간

    ‘영화의 성자(聖者)’ 로 베르 브레송(1907∼).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감독 가운데 하나인 그의 작품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영화비평 계간지 ‘필름 컬처’는 17일부터 23일까지 제2회 필름컬처 영화주간을 열어 브레송의 대표작 8편을 상영한다.서울 정동 아트홀에서 열리는 이번영화제에서 선보일 브레송의 작품들은 모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것들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브레송은 프랑스 누벨 바그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진정한 의미의 영화작가. 인간의 영혼이라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집요한 추구는 1950년대 그의 영화를 세계적으로 가장 혁신적인 작품 축에 들게 했다.영화산업의 주류에진입하려 애쓰지 않았다는 점에서 브레송은 아웃사이더였다.그러나 비타협적인 자세로 일관하면서도 그는 주류 영화계에 끊임없이 충격을 줬다.이번 영화제에서는 프랑스 영화가 현대영화로 가는 길을 닦아 놓은 브레송의 면모를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거장의 세계’라는 이름 아래 소개될 브레송의 영화는 ‘볼로뉴 숲의 여인들’‘저항’‘소매치기’‘잔 다르크의 재판’‘당나귀 발타자르’‘무셰트’‘호수의 란슬로트’‘돈’.‘무셰트’는 조르주 베르나노스의 소설을원작으로 한 것으로 14세 소녀 무셰트가 강간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버리기까지의 과정을 일종의 종교적 수난기처럼 보여준다.‘호수의 란슬로트’는아더왕 전설을 소재로 한 작품.성배를 찾기 위한 고투에서 돌아온 기사 란슬로트는 왕비 기느비어에 대한 사랑과 아더왕에 대한 충성,그리고 신에 대한경배라는 딜레마 속에서 고민에 빠진다.브레송은 익히 알려진 이 소재에서로맨스와 스펙터클,마술적 요소를 모두 제거해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영화적 약동감을 안겨준다는 데 이 영화의 미덕이 있다.‘당나귀 발타자르’는 인간의 모순과 허위를 증언하는 매개자로 당나귀를 내세운 독특한 방식의 영화로 눈길을 끈다. 한편 이번 영화주간에는 브레송의 영화 외에 1960년대 일본 뉴 웨이브 영화들도 소개한다.프랑스 누벨 바그의 주역들이 시네필(영화광)이었던 데 비해일본 뉴 웨이브의 감독들은 영화에 대한 관심보다는 정치적·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던 점이 색다르다.따라서 일본의 뉴 웨이브 영화들은 출발당초부터 강한 정치성를 드러낸다.오시마 나기사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 이번 행사에서는 일본 뉴 웨이브의 개막을 알린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초기대표작 ‘청춘 잔혹이야기’를 비롯,막부시대 말기를 배경으로 한 지사의 야심과 파멸을 그린 시노다 마사히로의 ‘암살’,인간의 본원적인 성적 에너지를 다룬 이마무리 쇼헤이의 ‘인류학 입문’,스즈키 세이준의 ‘살인의 낙인’등 4편이 선보인다. 이밖에 98년 베니스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인 ‘드라이 클리닝’(감독 안 폰테인)과 핀란드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성냥공장 소녀’란 작품이 ‘월드 시네마 걸작선’이란 제목으로 상영된다.입장료 4,000원 (02)736-6069김종면기자 jmkim@
  • 경영난 지방의료원‘딜레마’

    지방공사 의료원들이 심각한 경영난과 공공의료기능 수행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다. 적자폭이 커지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이를 보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민간위탁에만 의존할 경우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의료의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전국 지방공사 의료원은 총 34곳으로 지난 98년 절반인 17곳이 적자를 냈다. 이 가운데 적자폭과 노사분규가 심했던 마산,이천,군산 등 세곳은 지난 97,98년 잇따라 민간위탁이라는 운영방식으로 전환했다.민간위탁은 자치단체가소유권을 가지면서 경영을 민간인 사장에게 맡기고 적자부분은 보전해 주는방식이다. 민간위탁 후 마산의료원은 올해 흑자로 돌아섰으며 나머지 두곳도 경영상태가 크게 호전됐다. 이에따라 몇몇 지방자치단체는 의료원을 민간에 위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가 행정자치부의 지방공사 경영평가에서 최하등급을 받은수원의료원에 대해 민간위탁 운영을 추진중이며 강원도도 춘천의료원을 민간은 아니지만 국립대인 강원대에 매각하는 계획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와 서민층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공사인 의료원을민간위탁할 경우 자연스럽게 진료비가 오르고 생활보호대상자나 행려병자에대한 진료를 기피함으로써 공공의료기능을 상실케 된다고 반대이유를 밝힌다. 이들은 또 우리나라의 공공의료기능이 7%로 선진국의 20∼30%에 크게 못미치는 현실에서 더욱 후퇴하는 정책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적자가 심한 의료원을 바라보는 행정자치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시각은 다르다.만성적자인 의료원들은 공공진료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인건비과다나 노사분규로 휴업한 탓이 크다는 설명이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어차피 민간병원과는 경쟁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진료수입과 진료비용의 비율인 의업수지비율만 제대로 유지해달라고 요구한다”면서 “그러나 일부 의료원들은 정상적인 환자진료에서 완전히 손을 놓은경우가 있어 병원이 아니라 수용소에 가까울 정도”라고 밝혔다. 서정아기자 seoa@ * *지방공사의료원 - 정부 입장 우리나라 의료산업중 공공의료부문의 진료 담당 비율은 10% 미만으로 상당히 취약한 상태에 있다.공공의료부문중 지방공사의료원이 5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공공의료부문의 육성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민간위탁의 타당성에 대한 논의가 있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더욱이 지방공사의료원은 일반 의료서비스외에 의료보호환자 행려병자 진료등 사회복지서비스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공사의료원의 공공성을 더욱 강화시켜야 하며 앞으로 정신병 치매 중풍등 가족만으로는 부담하기어려운 사회적 질병에 대한 진료등을 담당하여 사회복지서비스를 강화함으로써 복지국가를 앞당겨야 하는 책임이 지방공사의료원에 있다고 본다. 이와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방공사의료원에 대한 민간위탁을 논의하는바탕에는 경영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에 기초하고 있다.IMF이후 지금까지 우리가 추구해왔던 제도 관행 행태에 대한 반성으로 경영혁신을 추구하고 있으며 지방공사의료원 운영에 있어서도 가급적 저렴한비용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지역주민들에게 제공하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도립병원을 지방공사의료원으로 전환한 이유도 행정기관이 가지고 있는 업무추진의 비탄력성을 극복하여 경영마인드를 제고함으로써 경영의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도 있다. 경영의 효율성은 수지개념에 의해서 판단되나 지방공사의료원은 주로 농어촌등 낙후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의료보호환자 진료를 담당하고 있기 때무에 수지균형을 맞추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된다.그러나 공공의료원으로서의 여러가지 혜택도 있으므로 적어도 의료수지에 있어서는 수지균형을 맞출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의료수지에 있어서 균형을 유지할 수 없다면 적어도 지역주민들에게 지역의 의료센터로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具本忠 [행정자치부 공기업과장] *지방공사의료원 - 시민단체 입장 지방공사의료원의 민간위탁문제가 우리사회의 쟁점으로 또 다시 떠오르고 있다.최근 신자유주의라는 흐름속에서 각종 공기업을 민영화시킴으로써 경영효율을 극대화시키겠다는 정부정책은지방공사 의료원을 민영화시키는 방향으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수원의료원의 경우에도 경기도는 그동안 만성적자로 경영실적이 저조하다는 것과 민간병원에 비해 의료서비스의 질이 낮기 때문에 경쟁력이 약하다는것,무엇보다도 수원의료원이 본질적으로 공공의료서비스라는 측면에서 민간병원과 차별성이 없다는 것을 근거로 민간위탁을 추진하고 있다.한마디로 민간병원에 운영을 위탁함으로써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이를 통해 민간병원으로 향했던 일반 시민들을 고객으로 유치해서 경영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위탁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신 실상을들여다 봐야 한다.민간위탁을 한 이천의료원의 경우 입원환자중 생활보호대상자의 비율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환자 1인이 부담하는 의료비는 2배로 비싸졌다.그동안 지방공사 의료원들을 평가함에 있어서 수익성만을 기준으로 삼았는데 과연 그것이 정당한가 문제이다.민간병원이 기피하고 있는 의료보호환자나 행려병자 무의탁자를 진료하게 되면 당연히 수익성이 떨어진다.공공의료기관으로 공익적 역할을 수행한 것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평가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공공의료정책이 어떤 내용으로 수립돼야 하고 지방공사의료원은 그중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이다.그동안 경기도도 이점에 대해 명확한 정책적 입장을 갖고 있지 않았다.의료원 종사자들이나 시민사회단체도이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지 못했던게 사실이다.그러나 이것이 지방공사 의료원의 공공성을 포기해야 할 근거는 될 수 없다.지금이라도 지방공사 의료원이 지역사회에서 질병예방사업을 전개하고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민간위탁이 능사가 아니다. 金七俊 [변호사,다산인권상담소장]
  • 朴 前비서관 사법처리 ‘딜레마’

    검찰이 사직동팀 내사추정 문건의 출처가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박주선(朴柱宣)씨라는 심증을 굳히고도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13일 수사 검사를 서울구치소로 보내 전 법무부 장관 김태정(金泰政)씨를상대로 문건의 출처 등을 재차 추궁한 것도 박씨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박씨와 최광식(崔光植) 경찰청 조사과장(사직동팀장) 등의 진술만으로 사법처리를 결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12일 박씨와 최 과장 등에 대한 장시간 대질신문에서 당사자간의 진술이 비록 평행선을 그었지만 최과장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판단했다. 그 근거는 배정숙(裵貞淑)씨가 김씨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로부터 받았다며 공개한 문건의 날짜다.배씨가 공개한 문건은 ▲1월14일자 조사과 첩보 ▲1월18일자 검찰총장 부인 관련 유언비어 ▲1월19일자 유언비어 조사상황 등세가지다. 최 과장 등은 박씨와의 대질신문에서 세가지 문건을 자신들이 작성해 박씨에게 전달했다고 시인한 바 있다.그러나최 과장 등은 1월14일자로 적힌 조사과 첩보는 1월16일에 작성한 것이며,작성일자가 1월18일자인 검찰총장 부인 관련 유언비어는 1월14일 조사해 1월15일 아침에 보고한 내용이라고 털어놨다.내용을 보더라도 날짜가 앞선 조사과 첩보가 검찰총장 부인 관련 유언비어보다 훨씬 진전돼 있다. 따라서 검찰은 이들 문건이 사직동팀 관계자로부터 직접 나왔다면 조사 시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사직동팀이 날짜를 뒤섞어 유출했을 리는 없는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문건의 날짜는 제3자를 거치면서 뒤바뀌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김씨가 문건을 사직동팀으로부터 직접 받은 것이 아니라 박씨로부터 전달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검찰의 딜레마는 ‘박씨→김씨’의 유출 경로를 사실 관계로 확정하더라도 현재까지 조사 상황으로는 박씨에게 영장청구는 커녕 불구속 기소도쉽지 않다는 데에 있다.김씨가 문건을 받은 경로에 대해 입을 열지 않는 한어떤 혐의로 기소해도 법원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 게 중론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李鍾旺 대검수사기획관 대검 중앙수사부 이종왕(李鍾旺) 수사기획관은 13일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박주선(朴柱宣)씨와 사직동팀 관계자 등에 대한 대질신문에서 박씨의 혐의를 입증할 일부 정황증거를 확보했다”면서 “이를 토대로 전 법무부장관김태정(金泰政)씨에게 문건의 입수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고 밝혔다. ■사직동팀 관계자를 다시 부르나 당분간 재조사 계획이 없다. ■박씨는 재소환하나 종합해서 판단하겠다.그러나 내일 당장 소환할 계획은없다. ■추가 조사자가 남아 있나 문건유출과 관련된 내용을 확인해줄 2∼3명을 조사할 것이다. ■조사자가 공무원인가 대부분 민간인이고 1명 정도는 공무원일 것이다.그러나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될 인물이다. ■예상보다 수사가 길어지나 정상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검찰 수사팀이 중앙수사부장 자택에 문건유출과 관련된 내용의 팩스를 보냈다는 보도가 있는데 늘 있는 일상적인 정보보고 차원이다. ■최광식(崔光植) 경찰청 조사과장(사직동팀장)이 박씨를 협박했다는 보도도있는데 확인해 줄 사항이 없다. ■만약 협박한 것이 사실이라면 관련자들에 대한 혐의를 판단하는데 영향을주지 않나 균형의 문제다.나중에 확인해 주겠다. ■내사추정 문건에 적힌 날짜는 누가 적었나 파악중이다. ■김씨와 친분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전직 검찰직원 이모씨는 혐의가 있나 없다고 봐도 된다. [강충식기자]
  • 오잘란 사형확정 판결이후 터키 에제비트총리 ‘진퇴양난’

    [앙카라 DPA 연합] 쿠르드 반군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에게 원심대로 사형을 선고한 항소심 재판부의 25일 판결 이후 터키 정부,특히 뷜렌트 에제비트총리가 ‘진퇴양난’의 곤경에 빠졌다. 이번 판결은 앞으로 의회와 대통령의 승인과정을 남겨 놓고 있어 공은 이제 정치권으로 넘어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제비트 총리의 경우 개인적으로 사형제도에 반대하고 있는데다,정부로서도 국내의 환영 분위기와 국제적 비난여론 사이에서 어떤 결정도 내리기 힘든 딜레마에 빠져 있다.터키 쿠르드노동당(PKK) 지도자인 오잘란은 지난15년여 동안의 독립 투쟁 과정에서 모두 3만2,000명 이상을 희생시킨 ‘학살자’로 터키 언론과 국민들에 의해 낙인찍혀 있다. 그러나 유럽의 정치인과 외교관들은 터키가 오잘란을 사형시킬 경우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 희망은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터키의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한스-요하힘 페르가우 터키 주재 독일대사는지난 23일 “오잘란이 사형되면 터키 정부가 EU 비정규 회원국 참여의사를밝힌 핀란드 헬싱키 정상회담의 효력도 상실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극우정당인 국민운동당(MHP)의 부상도 에제비트 총리의 고민을 가중시키고있다.MHP는 지난 총선에서 PKK에 대한 강경방침을 공약으로 내세워 의석을 크게 늘리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 [경제프리즘] 금감위‘환매 딜레마’

    금융감독위원회가 투자신탁(운용)사 고객들의 환매(자금인출)를 보는 시각은 어떠할까. 투신사 고객들은 오는 10일부터 대우채권 환매 때 80%를 돌려받는다.50%를받는 요즘보다는 환매가 늘어날 전망이다.하지만 환매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정부가 최근 한투와 대투에 대한 대폭적인 지원과채권 무제한 매입 등이 포함된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10일부터 환매가 별로 없다면 금감위는 ‘11월 대란설’이 국민들을 현혹시킨 거짓말로 판명됐다는 점에 만족해야 할까.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대량환매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적당한’ 환매는 필요하다는게 금감위의 생각이다.10일 이후 환매가 별로 없다면 95%의 대우채권 환매가 보장되는 내년 2월8일 이후로 몰릴 수 밖에 없다.이른바 ‘2월 대란설’의 배경이다. 그래서 80% 환매가 보장되는 시점에서 적당한 수준의 환매가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그래야 2월 대란설도 수그러들 수 있는 까닭이다.다만 금감위는 그런 말을 공식적으로 할 입장은 아니다.한 고위관계자는 “(속마음이 그렇다고 해도) 환매를 부추길 수야 없지 않느냐”고 털어놓았다. 일부 투신사의 입장은 정부보다는 훨씬 직설적이다.지난 8월부터 일부 투신사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혹시 돈이 필요하지 않으신가요?”,“저희 회사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물론 환매를 권유하는 말이다.빨리 환매를 할 수록 투신사의 부담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곽태헌기자 tiger@
  • [대한시론] 민주주의와 달구지 이야기

    요사이 전개되는 정가의 모습을 보노라면 새삼 민주주의가 정말 어렵다는생각을 금할 수 없다.얼마전 지방에서 개최된 학회모임에 갔다가 그 지방 중소기업인과 저녁을 함께 한 일이 있다.그분의 말이 민주주의가 뭐길래 이토록 국민을 불안하게 하느냐고 했다.그 분의 말대로 최근 정치가 돌아가는 양상을 지켜보는 대다수 국민은 극히 불안해 하고 있다. 저녁 9시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찜찜한 생각으로 잠을 청했다가 다음날 아침 조간신문을 펴본 국민의 마음은 더욱 공허해진다.어딘지 모르게 국정을책임진 정부와 여당 그리고 야당이 나라 살림을 위태롭게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국정 전반에 걸쳐 단합된 생동감이 없으며 새로운 천년을 향한 국민적 비전도 분명치 않다.뚜렷한 희망도 그리고 하고자 하는 의욕도 없이 출근해 보면 뭔가 시원스레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이 중소기업인의 독백이다. 지금 우리는 최초로 민주주의의 시련에 빠져 있다.김영삼 정부가 민주주의의 이행단계였다면,김대중 정부는 민주주의의 공고화단계에 있다.민주주의이행단계에서 국정을 운영한 김영삼 정부는 나름대로 ‘민주화의 환희’ 속에서 국민적 지지와 성원을 받았다.여기에는 막연하나마 민주화에 대한 거국적 희망과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공고화단계에서 국정을 책임 진 김대중 정부에 와서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거의 모든 민주주의 공고화단계가 그러하듯이,민주화에기대했던 신비성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망으로 나타나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환멸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즉 민주화가 되면 만사가 쾌청하리라고믿었던 신비감이 깨지면서 국민적 실망이 민주주의를 불신하게 되는 상황에이른 것이다. 예일대 J.린츠 교수는 그의 저서 ‘민주화의 이론과 사례’에서 이를 ‘민주화의 탈신비성 딜레마’라고 했다.‘국민의 정부’도 이러한 딜레마로부터 예외가 될 수 없다.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가 공고화되는 단계에 있으며 이 단계는 개혁이 동반하는 정계의 전환기적 혼돈과 갈등으로 기대보다는 실망으로 가득하다.구시대의 여당이 야당이 되고,한때의 야당이 여당이 되어 모두가 여야의 정치와역할을 공부하며 실습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성과 감성이 엇갈리고 공생적 윈윈게임을 배우면서 실수도 범하기 마련이다.이를 지켜보는 대다수 국민은 민주화라는 것이 고작 정쟁이나하는 것인가 하는 환멸을 느낄 것이나,이는 민주화가 넘어야 하는 피치 못할 고비가 되고 있다.민주주의의 신비성이 벗겨지면서 그 신비에 가려있던 갖가지 모순과 비리 및 이상과 허상이 드러나기 때문이다.우리의 민주주의는이제서야 생산적인 “비판과 반대의 정치”를 공부하면서 끌고 밀며 당기는수레바퀴를 움직이려 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대명사는 지지와 성원의 정치가 아니라 반대와 불협화음의 정치라고 한다.때문에 민주주의는 다양한 이익단체와 각종 시민단체 그리고 대칭적 정치단체를 요구하며 따라서 정당정치를 필수조건으로 하고 있다.그러나이 모든 정(正)과 반(反)은 갈등과 협상과정을 거쳐 합(合)에 이르게 됨으로써 수레바퀴가 굴러가게 마련이다.아니 수레바퀴 보다는 차라리 달구지 이야기를 생각하며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라고 하는 달구지를 굴러가게 해야 한다.달구지가 굴러가게 하려면 앞에서 소를 끄는 사람도 있어야 하며 뒤에서 미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지금 우리는 민주주의라고 하는 짐을 가득 싣고 울퉁불퉁한 진흙길을 가고 있다.정부와 여당이 앞에서 소를 끌고 가는 동안 야당은 뒤에서 달구지를 밀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목적지를 정하고 이를 향해 가장 안전한 길을 택하여 적절한 속도로 소를 몰아야 할 것이다.야당은 뒤에서 달구지를 밀면서 이리 가라저리 가라 또는 천천히 혹은 좀더 빨리 가라는 훈수를 두게 마련이다.여기서 소를 끄는 여당과 달구지를 미는 야당이 정쟁으로 마주서면 민주화라는 달구지는 한치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선거철을 앞둔 국민의 선택은 과연 누가 잘하고 있는가를 가려서 소를 모는사람과 달구지를 미는 사람 중에서 어느 한쪽을 성원할 것이다. [金裕南 단국대교수 한국정치학회장]
  • [오늘의 눈] 정보통신 품질평가제 딜레마

    정보통신부가 말도 많은 ‘정보통신서비스 품질평가’를 한 차례 실시한 뒤 올 하반기에는 보류하겠다고 밝혔다.가입자와 업계 모두가 받아들이지 않는 평가를 무리하게 실시하느니 차라리 ‘슬쩍’ 지나가겠다는 말로 해석된다. 이동통신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어서며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통신수단이 된 이동전화의 통화품질을 높이자는 품질평가제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하지만 제도운용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정통부의 정책이 일관성이없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정통부는 첫 평가결과가 지난 9월에야 나왔고 불과 한달여 만에 다시 품질평가를 할 경우 사업자들의 품질개선 노력을 유도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평가의 실효를 거둘 수 없다고 ‘보류’ 이유를 밝혔다.통신사업자들이 충분한시간적 여유를 갖고 품질개선에 노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일응 맞는 말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통화 품질’은 차치하고 통신업계조차 이를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한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정통부의 서비스품질평가는 산업자원부가 현대자동차와 대우·기아자동차의 품질을 평가해 점수를 매기겠다는 것과 같은 발상”이라며 “소비자의선택이 아닌 정부가 통신품질을 평가하는 나라는 한 곳도 없다”고 반발한다. 오히려 통신업계의 투자를 왜곡시켜 결과적으로 고른 통화품질을 저해한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평가가 고속도로와 주요 국도 위주로 이뤄지다보니산골지역 등 정작 무선전화 이용이 필요한 지역은 사업자들이 시설투자를 소홀히 한다는 주장이다.‘점수따기’에 유리한 지역에 투자하는 투자 왜곡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첫 평가때 평가정보를 입수한 일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평가시행 지역 주변에 이동기지국을 운용해 서비스품질을 조작(?)했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실제 첫 평가 결과 대부분 업체가 95점 이상으로 나와 ‘하나마나한 조사’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우리는 고속도로에서 1위다’‘시내에서는 우리가 최고다’ 등등 사업자마다 평가결과를 아전인수(我田引水)식으로 해석,소비자 우롱행위가 더이상 있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많다.차제에 이를 공정한평가능력이 있는 소비자단체에 맡기는 것이 어떨까. 조명환 경제과학팀차장river@
  • 大法, 이순호변호사 상고심 딜레마

    98년 초 외근 사무장 등에게 돈을 주고 사건을 수임해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의정부 법조비리사건의 주범 이순호(李順浩) 변호사 사건을놓고 대법원이 고민에 빠졌다. 이변호사에게 사무장 등 법조 브로커를 처벌하는 ‘변호사법 90조2항’을적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무죄를 선고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무죄가 선고되면 또다른 ‘싹쓸이 변호사’가 활개칠 가능성이 크다.98년 10월 사건을 접수한 뒤 1년이 넘도록 선고 날짜를 잡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다. 문제는 현행법 어디에도 돈을 주고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를 처벌할 수 있도록 명문화된 조항이 없다는데 있다.이 때문에 검찰은 당시 이변호사에 대해뇌물공여죄와 함께 변호사법 90조2항을 적용해 기소했다.하지만 1·2심은 변호사법 위반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고 뇌물공여죄만 적용,징역 8월을 선고했다.그러나 최근 하급심에서는 “변호사법의 제정 취지로 볼 때 변호사에게도변호사법 90조2항을 적용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대법원은 이변호사 사건을전원합의체에 회부하지는 않았지만 12명의 대법관 전원에게 의견을 구했다. 그러나 법적 안정성을 들어 변호사법 개정 전까지는 변호사법 90조2항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과 현실적으로 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내년 경기 쾌청 금융불안 지속

    내년 경제는 한마디로 ‘실물경기 쾌청,금융불안 지속’이라는 추세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특히 실물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금융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대우사태와 투신사 부실의 조기 해결을 주장하고 나서 주목된다. 내년 실물경기는 성장률이 KDI의 전망대로 올해보다는 낮아지지만 내년에도상당히 높은 수준인 5.8%를 유지하며 소비, 투자와 수출도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다른 연구기관 역시 실물경기의 밝은 전망에 이견을 달지 않는다.세계 경기가 나아지고 있는데다 내수 역시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고 있기때문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려운 과제가 적지 않다.금융불안,임금상승,물가와 통화관리 등이 주요 변수로 서로 맞물리면서 정책당국자들이 딜레마에 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금융불안이다.정부는 대우사태와 투자신탁회사 부실등의 금융불안을 잠재우려고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리가 뛰다가는 투신사가 급속도로 부실화되는 등 감당못할 사태가 빚어질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저금리를 유지하려면 돈을 풀어야 하는데 이는 임금상승과 함께 물가상승압력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금융불안을 다스리려면 돈을 풀어야 하지만 저금리와 물가안정이라는 과제를 위해서는 긴축을 해야 하는 상반된 입장에 직면하게 된다. KDI는 이런 여건에서 정부가 긴축정책으로 선회하고 자금사정이 다소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KDI측은 실업률 전망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지만 긴축정책하에서 실업률의 하락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KDI는 정책방향과 관련,▲대우사태의 경우 1차 자산실사 결과가 나오는 10월말에 사후정산방식을 통해서라도 신속한 출자전환을 하고 ▲투신사의 부실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방안을 촉구했다.따라서 대우사태와 투신사 부실이라는 뇌관을 어떻게 제거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경제 기조가 결정될 것이다. 이상일기자 bruce@
  • 서울市-자치구‘가정도우미’로 속앓이

    서울시와 25개 자치구가 가정도우미 제도 때문에 딜레마에 빠졌다.제도에문제가 많아 개선책을 마련,시행하려다 가정도우미들이 노조를 결성,조직적으로 저항하는 바람에 개선은 고사하고 이들의 요구조건을 수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가정도우미 제도는 시가 유급으로 봉사자를 고용,거동불편 노인이나 중증장애인들을 도와주도록 한 것으로 지난 96년 4월부터 시행돼왔다.현재 구청별로 적게는 8명에서 많게는 40명까지 총 620명이 월 52만∼70만원의 활동비를지급받으며 활동중이다. 시는 그동안의 운영결과 봉사자의 함량부족,활동시간내 사적 용무,서비스소홀 등 문제점이 많다고 보고 개선안을 마련,지난 3월 말부터 시행하도록각 구에 시달했다.개선안은 활동시간을 8시간 전일제에서 4시간 파트타임제로 바꾸고 1년단위의 재위촉 제도를 도입,부적격 봉사자들을 해촉할 수 있게했다. 20∼65세인 연령도 30∼60세로 제한하고 중풍이나 치매환자를 돌볼때지급되던 특별서비스수당도 폐지했다. 이에 대해 가정도우미들은 사전협의 결여와 봉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등의 이유로 반발하고 나섰다.각 구청 대표들은 ‘서울시 가정도우미 노동조합’을 결성,시와 구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시는 처음 이들의 노조결성 자격을 문제삼으며 교섭요구에 불응했지만 노동부에서 결성 자격을 인정하는 유권해석을 내리자 어쩔수 없이 교섭에 응하기로 했다.교섭테이블은 조만간 마련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자 시는 연월차수당,퇴직금,의료보험료 등을 부담하는 것은 물론활동비 인상요구에까지 직면,혹떼려다 혹붙인 꼴이 됐다.당장 올해 59억원이던 예산을 내년에는 69억원으로 늘려 편성해야 했다. 이옥동 노조위원장은 “제도개선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된 부당노동행위를 더이상 참을수 없어 노조를 결성했다”면서 “앞으로 우리의 권리를 찾는데 모든 힘을 집중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노인복지과 여창권(呂彰權) 사무관은 “8시간 활동체제는 시간의 누수가 너무 많다”면서 “이 제도를 효율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개선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덕현기자 hyoun@
  • 정부 주세율 확정 안팎

    정부가 소주와 위스키 세율을 80%로 일치시키고 맥주 세율을 120%로 내리기로 한 것은 국내 주류업계,소비자와 세계무역기구(WTO)의 압력을 ‘정치적으로’ 절충한 결과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년간 같은 증류주인 소주와 위스키 세율이 각각 35%와 100%로 격차가 나는 것은 부당하다고 물고늘어져 우리나라는 지난 6월 WTO패널에서 졌다.따라서 내년 1월부터 소주 세율을 위스키에 맞춰야 할 입장이었다.그러나 소주업계는 매출감소 우려,소비자들은 ‘서민 술’이라는 이유로 각각 소주 세율의 대폭 인상에 반대해 왔다.소주 세율을 소폭 올리면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위스키 세율을 대폭 내려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했다. 따라서 소주 세율을 당초안인 100%선보다 낮은 80%까지만 올려 소주업계와소비자들을 무마하고 수년간 분투한 EU 입장도 외교적으로(?) 고려,위스키세율을 100%에서 80%로 인하해주기로 했다.그러나 소주업계는 대규모 대정부 궐기대회를 열기로 하는 등 정부의 조정방침에 크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주세율 개편으로 2홉들이 소주의소비자가격은 내년부터 220∼240원 오르는 반면 위스키는 2,000∼3,000원 인하된다.맥주는 500㎖가 현재 1,400원에서2002년까지 매년 50원씩 인하된다.그러나 실제 소비자가격의 경우 소주는 세금 인상분이 그대로 전가되지만 맥주나 위스키값은 별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기자 bruce@
  • [장청수 칼럼] 金正日체제 1년, 오늘과 내일

    9월5일로 북한 김정일(金正日)체제가 공식출범한지 1년이 됐다.북한 정치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평가되는 김정일시대가 개막된 이후 우리의 관심대상은 김정일정권이 경제난을 비롯한 북한의 총체적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것인가 하는 문제였다.정권말기적 위기상황을 유산으로 이어받은 김정일에겐 고장난 비행기로 비유되는 체제위기를 극복하는 문제가 사활적 과제로 인식됐을 것이다.그런 맥락에서 볼때 김정일체제 1년은 전체적으로 큰 굴절없이그나마 비교적 안정적으로 정착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공통된 평가다. 정치적으로는 군부우선,군사중시의 정책이 지속된 가운데 정치체제가 조금씩 제자리를 잡아가는 양상을 드러냈다.선군(先軍)정치의 목적은 김일성(金日成)사후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극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며 이같은 군사우위정책은 김정일체제가 안정기조를 확립할때까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경제적으로도 1년간 동향중에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경제가 바닥권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98년 북한 국내총생산(GDP)추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 GDP기준 경제성장률은 -1.1%로,지난 90년이후 지속된 마이너스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97년(-6.8%)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농업부문과 함께 지방경제부문이 회생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북한은 올상반기 공업생산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가량 성장했다며“나라의 경제가 활성화 궤도에 들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현재 전개되고있는 대중군중운동인 제2의 천리마 대진군이 성과적으로 마무리되고 특히 미국측의 경제제재 완화 조치가 취해질 경우 북한경제는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은 지난 1년동안 정치적 안정추세와 경제회복에 힘입어 사회통제를 위해서도 상당한 설득력을 확보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그러나 김정일체제 출범이후 이같은 긍정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북한사회가 안고 있는 총체적 딜레마를 해소하는데는 한계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북한은 직면한식량난과경제난 등 체제위기 국면을 타개하지 못한채 국가기능 자체가 적잖이 마비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김정일체제의 시급한 당면과제는 경제난 타결을 위해 과감한 개방정책을 확대시행하는 것으로 지적된다.북한경제가 자체적 회복기능이 불가능한 현실을 감안하면 북한의 개방정책은 생존의 선택이라는 점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김정일체제가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사회규범과 통제체제를 이완시키고 일파만파로 점차 정치에까지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치게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냉전구도의 대남전략을 포기하고 진정한 남북화해와 협력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1년간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보여준 태도는 이전과 달라진 것이 전혀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북한은 과거부터 사용해 왔던 화전(和戰)양면의이중적인 태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며 남북당국간 대화는 철저히 외면하고 민간교류만을 고집하는 태도도 여전하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따라서북한은 우리의 대북포용정책을 수용하여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민족공동번영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동참하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지금 북한의 미사일을 담보로한 대미전략은 김정일체제 위기를 극복하는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만약 북한이 이같은발상의 전환을 거부하고 김정일체제를 유지하려할 경우 앞으로 중대한 위기를 자초하게 된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논설위원
  • [외언내언] 유엔총회 의장 입후보

    우리나라는 유엔 가입 10년째를 맞는 오는 2001년 유엔총회 의장에 입후보하기로 했다.2001년 제56차 유엔총회 의장은 대륙별 순환원칙에 따라 아시아에 배정되며 이를 계기로 유엔총회 의장에 도전할 계획이다.유엔총회 의장선출은 2001년 유엔총회 이전까지 아시아대륙의 단일후보를 정한 뒤 총회에서 합의추대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제56차 유엔총회 의장선출과 관련,아시아몇몇 국가들과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전망이며 정부는 단일후보로 선정되기위해 총력외교전을 펼칠 방침이다. 지난 91년 함께 가입한 북한과의 신경전도 예상된다.정부가 제56차 유엔총회 의장직에 도전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그동안 유엔활동에서 거둔 성과에 힘입은 것이다.한국은 유엔 가입 4년 만인 95년에 안전보장이사회 15개비상임 이사국에 선출됐고 96년에는 경제사회이사회 이사국으로 선출되는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 더욱이 한국의 외교는 국민의정부 출범 이후 인권부문의 획기적 개선과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의 경제위기 극복,대북 포용정책의 국제적 지지기반확충 등 전방위 다변화 외교정책에 힘입어 유엔무대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이같은 맥락에서 한국이 유엔총회 의장 입후보를 결정한 것은 상당한 설득력과 함께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48년 유엔감시하에 자유총선거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했고 6·25동란시는 유엔 16개국의 도움으로 나라를지킬 수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의 유엔총회 의장 도전은 유엔역사상 유례가 없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전쟁의 폐허 위에서 우리 국민이 피와 땀으로 이룩한 국가발전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뿌듯한 자긍심마저 갖게 된다. 특히 유엔에 가입한 이후 10년이란 짧은 기간에 총회의장에 도전할 만큼 국제사회의 위상이 제고됐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할 일이다.남북이 유엔에 함께가입한 이후 유엔무대에서 국력의 우위를 입증했다는 측면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지난 8년간 남북한의 유엔활동에 대한 외교력의 격차는 한국의 국가 발전이 가져온 필연적 결과다. 또 비현실적 주체외교 노선 고수와 핵·미사일등과 관련된 반평화적 문제야기로 인한 북한 외교 딜레마에 따른 상대적 이점도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아무튼 정부의 유엔정책이 성공을 거둬 2001년 제56차 유엔총회 의장국이되기를 기대한다.한국이 유엔총회 의장국이 돼 세계평화를 주도하는 역할은물론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을 앞당기는 민족염원을 성취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런 의미에서 북한의 적극적인 협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며 이를 뒷받침으로 평화적 통일을 위해 민족의 위대한 저력을 발휘하는계기를 만들어야겠다. [장청수 논설위원 csj@]
  • [대한시론] 3김정치와 ‘이회창정치’

    이회창 한나라당총재가 ‘3김정치’ 청산을 그의 전략목표로 선언했다.가깝게는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하고,멀게는 2002년 12월 대선을 향해 무언가 참신한 맛이 솟아나는 야당의 비전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 이 총재의 고민이다. 여권이 연말 전에 이러저러한 좋은 피를 수혈해 중도 신당을 창당하려 서두르는 이때,이 총재라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야당도 이러한 여권에 맞서 제2의 창당 의지로 무엇인가 새로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여당의 반응은 이회창 총재 자신이 ‘개혁의 대상’인데 무슨 소리냐고 코웃음을 친다.일리가 있는 말이다.이 총재가 말하는 ‘3김정치’ 청산이란 그 나름대로 생각하는 병폐적 구시대정치를 청산하는 야당으로 거듭나서 다음번에는 집권당이 되겠다는 결의로 해석된다.그러기 위해서 혼신을 다하여 현 정권의 정권 연장의 꿈을 깨야 겠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여야 모두가,그것도 동시에 구시대정치의 탈을 벗고 국민에게 새 모습으로 새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그래서 여야는 정계개편을 안중에 둔 창당 및 제2의 창당을 다그치게 되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지금의 정계에는 ‘내로라’하는 구시대 정치인 상당수가 한국의 정계를 꾸려가고 있다.다소 심한 비교가 될는지 모르나 한국의 정치계도 러시아 정계와 마찬가지로 구시대 ‘노멘클라투라’가 꾸준히 이름표만 갈아달고 행세하는 정치판으로 이어지고 있다.진정 누가 개혁의 주체이며 개혁의 대상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이다. ‘3김정치’ 청산의 의미는 단순히 3김씨가 정계에서 떠나야 한다는 협의로 해석되어서는 안된다.그보다 깊은 뜻은 3김씨가 이끈 구시대의 리더십 스타일과 그들의 시대에서 통용되던 반민주적 정치문화가 청산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따라서 ‘3김정치’ 청산을 위한 구체적 목표는 최소한 지역주의정치,패거리정치,야합정치,독선정치,투쟁정치,부패한 정치,그리고 정치인들만의 정치를 청산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이 총재가 정말 ‘3김정치’를 청산하려면 이와 같은 병폐들을 청산하는 쇄신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그러나 여당의 반론이 지적했듯이 그렇게 하기에는 이 총재 자신이 구시대정치 관행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이 총재 자신은 유전학적으로 ‘3김정치’ 가보에 끼지 않는다고 펄쩍 뛰겠지만 대선 당시 빚어진 아들의 ‘병무비리’라든가 지금까지 끌려다니는 ‘세풍’의 흠들은 다분히 구시대적 리더의 관행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들이다. ‘3김정치’가 아니면 ‘이회창정치’는 과연 어떤 것인가.이 총재의 정치적 승부는 무엇이 ‘이회창정치’인가를 각론적으로 분명히 제시하고 이로부터 국민 다수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달려 있다. 이렇게 볼 때 이 총재가 직면한 딜레마는 구태여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라모든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난제가 되고 있다.개혁은 혁명이 아니지만그래도 성한 것과 썩은 것을 가리는 수술이 필요하다.그러나 썩은 감자 전부를 골라버리면 모두가 떠나버리고 홀로 남게 되는 어려움이 뒤따른다.개혁의 고충이 여기에 있다. ‘3김정치’와 분명히 차별화되는 ‘이회창정치’는 현실적으로 존재하는가.2년 전 대선에서 당시 이회창 후보는 ‘3김정치’ 청산의 기회를 놓쳤다.그는 포용력 부족과 리더십 미숙으로 적전에서 진영이 분열되어 40만표로 졌기 때문이다.이 총재는 패전 이유를 ‘3김정치’의 마력으로 돌릴는지 모르나결국 정치는 고고한 엘리트들 간의 두뇌게임이 아니라 적장(敵將)을 포함하여 온갖 ‘백성’들을 끌어들여 리더와 더불어 생각하고 그를 따르게 하는계략에 있다는 사실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결론하여 이 총재의 ‘3김정치’ 청산은 재기를 위한 야당의 병법으로서 지나치게 이상적이며 순진해보인다.향후의 정계는 또 한번 이합집산과 야합,그리고 이전투구의 정쟁으로 이어지면서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하는 혼전이 예상된다.신당 창당이 기존 여야만의 관심사가 아니라 제3당 또는 제4당의 출현이 예상되는 이때,이 총재의 선택은 전략이 아니라 계략에 있어 보인다.때문에 지금은 여당과 싸울 때가 아니라 협력하면서 야당의 전열을 다듬을 때가 아닌가 싶다.
  • 검찰, 현철씨 재수감 딜레마

    검찰이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 재수감문제를 놓고난감해하고 있다. 11일 오후 2시까지 검찰청에 나와달라는 소환장을 보냈으나 현철씨가 끝내출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검찰의 고민은 현철씨가 소환에 불응한 데다 정치권과 국민의 여론을 모두 만족시킬 적절한 향후 절차를 찾지 못한고 있기 때문이다.현재로서는 검찰이 추상 같은 법집행 의지로 12일 형집행장을 발부받아 강제구인에 나서거나 소환장을 다시 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사면이 발표되는 13일까지 강제구인을 늦추는 길 뿐이다.그러나 검찰은 정치권에서 현철씨사면 여부가 한창 논의되는 상황에서 강제구인이라는 찬물을 끼얹을 수도 없는 데다 여론의 질타를 받으면서까지 집행을 미룰 수도 없다. 이에 대해 서울지검 관계자는 “법대로 하겠다.기다려 달라”는 원칙론만되풀이하고 있다.검찰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검찰은 다만 현철씨의 벌금과 추징금문제만 해결했을 뿐이다.검찰은 지난 4일 현철씨에게 소환장을보내면서 15억7,000만원에 달하는 벌금 및 추징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은행지로용지를 보냈다.납부시한을 소환장을 받는 날로부터 15∼20일 이내로 정했기 때문에 현철씨는 사면발표 이후에 벌금 및 추징금을 납부해도 된다.벌금 미납에 따른 구금은 비껴간 셈이다. 그럼에도 검찰은 현철씨를 12일 강제구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여론은 물론 여권 핵심부에서도 현철씨 사면 반대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일부 지자체 추진사업 종교갈등으로 ‘딜레마’

    광주·전남지역 자치단체들이 추진하는 지역개발사업이 일부 종교단체의 반발과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기독교 단체들은 최근 한문화운동연합의 단군상 건립,함평군의 장승공원 조성,영광군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 공원 조성사업 등이 우상숭배를 강요하는 행위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광주지역 기독교 교단협의회는 14일 광주YMCA 무진관에서 목사와 신도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단군신상 건립 반대를 위한 목회자 특별기도회’를가졌다.이들은 “단군상을 공공장소에 설립하려는 것은 사회적 갈등과 종교간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단군상 건립을 즉각 중단하고 이미 건립된 단군상은 철거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민족정신회복 시민운동 호남지역 연합’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단군사상은 우리민족의 집단적 무의식 속에 남아 있는 정서적 원류”라고 설명하고 “단군상 건립은 우리의 왜곡된 상고사를 바로잡고 민족통일의 구심점을 회복하려는 취지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단학선원을 모체로 지난해 결성된 ‘한문화운동연합’은 올 초부터 자치단체 등의 허가를 받아 전국 초·중·고교와 공원에 단군상을 건립하기 시작해 전국 300곳에 단군상을 건립했으나 곳곳에서 파손되거나 페인트를 뒤집어쓰는 등 훼손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함평군은 매월 5월 열리는 나비축제와 연계해 나산면 일대에 장승 199기와솟대 99기 돌탑 4기 등 전통조형물을 설치한 전통조형물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함평 개신교계가 지난 6일 함평 중앙교회에서 85개 교회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장승공원 설치반대 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해함평군이 고심하고 있다. 대책위는 “공공장소에 장승을 세우는 것은 우상숭배를 강요하는 행위”라며 오는 18일 함평공원에서 대규모 기도회를 개최하는 등 강력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광군도 법성면 진내리 일대에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 공원’을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해 11월 공사에 들어갔으나 개신교계의 반대로 공사가 중단된상태다. 광주 임송학기자 shlim@
  • 「한국의 지역주의와 해소방안」지역주의의 심화과정과 현황

    [군부정권과 지역주의-한용원 교원대교수] 군부정권하에서 태동·심화된 한국의 지역주의는 정치인의 지역주의 전략과 유권자의 지역주의 선택이 구조화되어 지역할거주의로 비화됨으로써 지역주의는 선거정치의 핵심적 자원이자 정치발전의 딜레마로 작용하게 되었다. 한국 군부정권의 지배양식은 정보수사기관을 이용한 집정관 개인 중심의 통치와 도당적 이익을 보장하는 인사정책 및 개발정책의 추진을 그 특징으로함으로써 지역주의의 대두 및 구조화와는 상관성이 클 수밖에 없다. 군부정권은 영남의 공업화와 호남의 농업화를 통한 공간분업정책을 추진하여 지역적 불균등 발전을 조장시킨 데다가 여야의 대립을 지역의 대립으로전환시켜 호남에 대한 비호남의 경계를 자극하는 분할지배전략을 구사,호남대 비호남의 지역균열을 심화시켰다.이렇게 구조화된 지역주의는 첫째,군부정권하에서 호남 대 비호남의 양분 구도를 형성하게 되었고 따라서 소수 대다수로 결정화된 균열구조는 민주발전을 저해시켰다.둘째,지역주의가 파벌정치와 접맥되었고 따라서 3김정치로 상징되는 지역주의 정치를 초래했다.셋째,정치적 동원에 자극받아 형성된 지역주의가 구조화되자 정치적 동원의 자극 없이도 지역적 시민사회에서 분출됨으로써 지역할거주의를 대두케 하였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해 보면 지역주의의 해소를 위해서는 첫째,파벌정치와접맥된 지역주의의 고리 절단,둘째 파벌정치의 소지를 제거할 정치개혁,셋째정치사회 책임의 윤리회복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金泳三정부와 지역주의] 95년의 6·27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종필씨가 김영삼 정부에서 이탈해 자민련을 창당하고 지방선거과정에서 김대중 총재가 다시 참가함으로써 영호남,충청의 지역대결이 재연됐다.김영삼 정부 시절 실시된 6·27 지방선거와 15대 총선(96년),15대 대통령선거(97년) 결과에서 지역주의 특징을 볼 수 있다. 첫째,연고(緣故) 정당을 지지하는 편중지지율은 충청지역이 가장 높았으며호남,부산·경남(PK)순이었다.대구·경북지역(TK)은 오히려 무소속과 자민련을 지지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둘째,비(非)연고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역(逆)편중 현상은 영남지역에서 호남 연고 정당인 국민회의에 대해 심한 편이었다.국민회의에 대해서는 영남뿐 아니라 충청지역에서도 역편중 현상이 심했다.다만 충청지역의 경우 대선에서는 김대중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표준지지율(지역 연고 정당이 없는 서울·경기·인천·강원·제주의 5개 시·도 각 정당 평균지지율)을 넘었다.DJP연합에 따른 것이다.지역주의를 해소하려면 현재 지역주의에 영향력을 가진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국무총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지역주의 해소의우선 대상은 호남과 충청지역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즉 현재 영향력있는 지도자가 존재하는 두 지역이 먼저 햇볕정책의 자세로 지역주의 해소에 대한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이런 조치가 가시화되면 이제 지도자가 없는 PK도 TK의 경험을 따르게 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金大中정부와 지역문제] 우리나라의 지역갈등은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 온건한 편이다.서구의 경우지역갈등이 무장투쟁으로 번져 대규모 유혈사태로까지 이어진다.한국은 합법적 정당관계와 선거를 통해서만분출된다.국민의 정부 아래서 호남 충청의정치적 소외는 해소됐다.그러나 일부 정치인들의 보복주의적 지역감정 선동으로 영남 정서가 악화됐다.호남 정치인들이 이심전심으로 지역정서에 호소했다면 영남 정치인들은 노골적으로 지역감정을 선동하고 있다.50년 만의 정권교체에 따른 지역화합의 기대가 희석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화합 정책의 기본 방향은 ‘체념의 미학’과 ‘차이의 철학’에서 찾아야 한다.호남도 향후 37년간은 영남을 지역패권적으로 지배해야 마땅하다는산술적 정의를 버리고 체념의 미학을 발휘,영남의 반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영남인들도 체념의 미학을 발휘,37년 동안의 지역차별에 대한 분명한 반성 속에서 지역등권과 균형 발전에 동참해야 한다. 정치적으로는 중앙집권제를 혁파하고,정치개혁을 이루고,지역 통합적 정당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경제적으로도 지역경제 육성과 균형발전에 관한 중앙정부의 헌법 의무(헌법 123조)를 철저히 이행해야 할 것이다.사회문화적인차원에서 계몽운동을 전개하고,동서간 인적교류를 촉진해야한다.제2건국운동 차원에서 지역화합정책을 본격화해야 한다.동서간 지역화합은 남북통일보다 쉬운 일이고 그것이 통일기반이기 때문이다.
  • [사설] 통합방송법 빠른 마무리를

    KBS와 MBC 방송노조가 정부·여당의 통합방송법안에 반발해 13일 새벽부터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방송노조측이 내세운 ‘방송독립’이라는 대의명분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그러나 정치권과 방송사 등 복잡하게 얽힌 이해와 방송환경의 급변 속에서 현실적 논의 끝에 확정된 방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법파업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리는 본다. 핵심 쟁점 사항인 통합방송위원회의 독립성 보장 문제도 그렇다.방송노조측은 대통령이 9명의 위원을 임명하되 대통령,국회의장,국회 문화관광위원회가 각각 3분의 1씩 추천권을 갖도록 한것이 자칫하면 7∼8명 위원이 친여권 인사로 채워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외국의 방송규제위원회 위원구성 방법과 비교해 크게 잘못된 방식은 아니다.미국의 경우 위원 전원을 대통령이임명하고 상원에서 승인을 받으며,영국은 관련부처 장관이,프랑스는 대통령과 하원 및 상원의장이 각각 임명권을 갖는다.문제는 정부에 대한 불신에서비롯된 것인데 제도를 만들어 놓고잘못 운영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노력을한 다음 제도를 다시 고칠 수도 있을 것이다. 재벌·언론사·외국자본의 위성방송 진입 금지 주장도 특정 집단과 자본의과도한 여론 지배를 막아야 한다는 명분은 옳지만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무조건 금지할 수만은 없다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상업방송의 소유와 경영분리요구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나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이번 파업으로 통합방송법의 처리가 또다시 늦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방송노조는 임시국회 회기 내 법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야 합의가 아직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파업이 정치권에 빌미를 줄 수도 있으므로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방송계와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지난 5년 동안 미루어진 통합방송법 제정이 더이상 늦추어져서는 안된다.방송법이 표류하면서 위성방송을 위해 쏘아 올린 무궁화 위성 1호가 올 연말이면 폐기될운명인 것을 비롯해 경제적 손실만도 엄청나다. 방송과 통신의 통합이라는 측면에서도 이번 방송법안에 문제가 없는 것은아니다.그러나 완벽한법은 아닐지라도 일단 법을 제정한 다음 방송의 독립성이든 전문적 문제이든 개선책을 찾는 것이 합리적이다.정치권은 당리당략을 떠나 방송법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고 방송노조측도 그동안의 논의과정에서 집단이기주의에 함몰됐다는 혐의를 받았음을 겸허히 반성해야 할것이다.
  • 외국언론의 ‘삼성車 시각’

    삼성자동차 처리가 혼선을 빚으면서 이를 바라보는 외국의 투자가들과 언론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며 분석을 유보하는가 하면 ‘정치논리에 밀려 한국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는 혹평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최근의 외신보도를 종합분석한 결과 해외언론의 논조는 대체로 삼성의 법정관리 신청을 환영했다가 곧 바로 삼성생명 상장 유보 등이 이어지자 비판과 우려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정리된다. 삼성이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AWSJ)과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 등은 지난 1일자 보도에서 “경제논리대로 가는 것”이라며 환영했다.IHT는 한 산업분석가의 말을 인용,“실패한 기업은 다른 기업에합병되기보다 당연히 죽어야 한다”며 “삼성의 빅딜은 부산지역민에 대한정권 차원의 정치적 딜이었다”고 평가했다.또 AWSJ는 “자동차 빅딜 백지화를 한국 정부의 개혁 후퇴로 해석해선 안되며,오히려 경제개혁을 한단계 앞당기는 일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후 삼성생명 상장이 여론 악화로 유보되고,삼성차 처리가 혼란에빠지자 외신들은 “한국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는 우려와 함께 대우의 인수 가능성,그리고 이 과정에서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 가능성 등을 조심스레점쳐 주목을 끌고 있다.AFP는 지난 5일 “한국 정부가 대우에게 삼성자동차를 인수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고,이 과정에서 대우가 정부 주도로 은행대출을 받을 지 모른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AFP는 나아가 “결국 삼성생명의 상장이 허락되고,채권단이 법정관리를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7일자 보도에서 ‘삼성차 자산을 대우에매각하면 국내 자동차 산업은 더 효율적이 될 것’이라고 한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의 말과 대우의 움직임을 전하면서 “이는 대우의 파산이 국가 회복을 저해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우에 공적자금을 투입할 근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경호기자 kyoungho@
  • 유재주씨 장편역사소설 ‘공명의 선택’…제갈공명 삶 소설화

    유비에게 ‘천하삼분(天下三分)의 계(計)’를 바치고 천하통일을 도모한 촉나라의 재상 제갈공명(181∼234년).중국 삼국시대의 주역으로 한 시대를 경영한 그는 지혜의 상징이자 충신의 표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그의 삶은 그동안 소설과 평전 등을 통해 복원되고 또 재창조돼 왔다.1999년 천년의 끝자락에서 다시 만나는 제갈공명.그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던져준다. 중견 소설가 유재주(44)는 최근 펴낸 소설‘공명의 선택’(전3권,웅진출판)에서 제갈공명이라는 인물의 현재적 의미를 그의 철저한 준비성과 모험정신,휴머니즘에서 찾는다. 제갈공명의 준비성은 남달랐다.유비가 융중의 초려(草廬)를 찾았을 때 제갈공명은 출사(出仕) 뒤의 일을 계획하느라 집을 비웠던 것이 틀림없다는 게작가의 설명.심지어 제갈공명은 서촉을 여행하면서 남만족의 지리와 풍습,기후까지 철저하게 조사했으며,훗날 맹획에 대한 칠종칠금(七縱七擒)은 이러한사전조사와 준비에 의해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제갈공명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정신의 화신이었다.작가는 “사마의가 조조라는 대기업을 선택하고,주유가 손권이라는 중소기업을선택할 때,제갈공명은 유비라는 구멍가게를 택해 대재벌로 성장시켰다”고말한다. 제갈공명은 또한 따뜻한 휴머니스트였다.제갈공명의 꿈은 인류의 평화였다. 전쟁은 하나의 방편으로 그것은 일생동안 그를 고뇌에 빠지게 한 딜레마였다. 제갈공명이 가능한 한 살생전을 피하고 화공(火攻)을 주로 편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제갈공명의 어린 시절부터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루지 못한 채 54세에 과로로 오장원에서 병사하기까지를 다룬다.인생의 기로에서 끊임없이 승부수를 던져야 했던 제갈공명의 내면을 그리는데 초점을 맞춘다. ‘공명의 선택’은 역사자료를 근거로 비교적 논리적으로 상황을 이끌어간다.그런 점에서 신화적이고 신비주의적인 경향이 짙었던 기존의 제갈공명 관련 소설들과는 좀 다르다. 구체적인 예로 제갈공명을 주요 등장인물로 다룬 나관중의 장회(章回)소설‘삼국지연의’와 비교해 볼 수 있다.작가는 ‘삼국지연의’와의 몇가지 차이점을 스스로 밝힌다.먼저 지적할 것은 ‘삼국지연의’에는 제갈공명의 어린 시절과 가족관계,성장과정이 전혀 보이지 않지만 ‘공명의 선택’에는 제갈공명이 태어나면서부터 유비를 만나기 직전까지의 행적이 소상히 그려져있다는 점이다. 호족 출신인 제갈공명은 여덟살 때 아버지 제갈규가 죽자 형주(호북성)에서숙부 제갈현의 보살핌 속에 자랐다. 후한 말의 전란을 피해 사관(仕官)하지않았지만 명성이 높아 와룡(臥龍)선생으로 불렸다.건안 12년 27세 때 그는마침내 위의 조조에게 쫓겨 형주에 와 있던 유비로부터 삼고초려의 예를 받고 초빙에 응했다. 제갈공명은 한(漢)왕조의 멸망이라는 어지러운 시대에 태어나 불우한 소년시절을 보냈지만 현실에 절망하지 않고 시대의 흐름에 감연히 맞섰다.그 외유내강의 강인한 힘을 작가는 제갈공명이 한 시대를 경영한 지혜의 으뜸으로꼽는다. 작가는 제갈공명을 “하늘과 사람과 때를 알고 행동한 지식인”이라고 규정한다. 김종면기자 j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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