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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분석] “1억~2억원 올려달라” 밤잠 설치는 세입자들

    [뉴스&분석] “1억~2억원 올려달라” 밤잠 설치는 세입자들

    #서울 대치동 미도아파트에 사는 신모(43)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2008년 2월 이후 3억원을 주고 112㎡(34평)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데, 계약만기가 다가오자 집주인이 1억원이나 올려달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두 자녀의 교육문제 때문에 대치동으로 왔는데,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없는 처지. 신씨는 “근처로 이사를 가려해도 주변 시세가 다 오른 데다가 복비, 이사비가 더 들 것 같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강남지역 전셋값이 요동치고 있다. 서울시내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데다 신학기 입학철을 앞두고 전세수요가 몰리면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22일 서울신문이 ‘스피드뱅크’에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말부터 올해 1월말까지 6개월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전셋값 상승률은 6.43%에 이르렀다. 이는 서울지역 평균 3.48%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 가운데 강남구의 상승률은 6.84%, 송파구는 7.67%로 평균 상승률의 2배 가까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평균상승률의 2배 송파구 잠실 리센츠 158㎡는 6개월 사이에 최고 2억원 올라 최근 6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레이크펠리스 112㎡도 6개월새 1억원이 오른 4억 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송파구의 J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겨울방학 중에 이사하려는 수요가 많아 12, 1월에 많이 올랐다.“면서 “물건이 얼마 없는데다 최근에 전세가가 오른다고 하니 집주인들도 호가를 올리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중소형 아파트의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최근 2~3년 사이 공급된 아파트가 85㎡ 이상의 중대형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60~85㎡(전용면적)의 전셋값 상승률은 7.18%로, 85㎡ 초과(6.23%) 아파트보다 1%포인트 가량 높다. ●올 철거 9만>공급 3만가구 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박사는 “가장 많은 수요가 85㎡인데 이 평형에 대해 절대공급량이 줄어든 것이 전셋값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 2월과 4월에 각각 분양되는 위례신도시와 2차보금자리주택 등 유망 단지를 기다리는 대기 수요도 전세 수요를 늘려 전셋값 상승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GS건설경제연구소 지규현 박사는 “예전에는 서울지역 전세가 오르면 경기 등 외곽으로 이주했는데, 유망한 공공주택 공급의 혜택을 보려는 수요층은 서울에 머물러야 하기에 전세수요가 증폭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민은행 박합수 PB부동산팀장은 “근본적으로는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오른 데에 비해 개인소득은 감소하면서 내집을 제때 살 수 없는 수요층이 전세에 머물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셋값이 곧 안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 등으로 철거되는 주택은 9만 8742가구로 지난해 (2만 807가구)보다 4배나 많다. 반면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는 3만 4041가구뿐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나 서울시에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시기를 미뤄 전세수요를 조절하는 정도인데, 이 또한 사업 시기를 미루는 만큼 공급도 늦어지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지규현 박사는 “올 한해 전세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시론]지방참정권 일본 변화 리트머스 시험지로/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시론]지방참정권 일본 변화 리트머스 시험지로/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하토야마 정권은 지난 11일 영주외국인에게 지방참정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 법안은 오자와 간사장이 ‘한·일관계를 고려해 정부가 법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하토야마 총리도 ‘동 법안이 우애의 원점이다.’라고 말하면서 법안 성립에 의욕을 보이고 있어 이 법안이 성립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법안이 제출되면 이미 지방참정권에 찬성하고 있는 공명당, 사민당, 공산당 등이 찬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의 여론조사에서도 이 법안 제출에 대해 60%가 찬성하고 있으며, 반대는 29%에 불과했다. 실로 1990년 재일한국인(특별 영주자)이 오사카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지방참정권을 요구한 지 20년 만에 나타난 일본의 변화다. 지방참정권문제는 ‘한·일강제병합 100년이 된 2010년’에 지금까지 억압당했던 재일동포의 한을 푸는 계기로 볼 수 있어 환영할 일이다. 게다가 일본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로 한·일 과거사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는 크다. 또한 일본이 아시아와의 ‘우애의 정신’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이 성립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 지방참정권 법안이 점차 현실화하면서 반대파들의 저항도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반대이유는 공개적으로는 외국인에게 지방참정권을 맡기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하지만, 속내는 그들의 정치적인 이익에 의한 것이 많다. 우선 민주당 내의 초선과 중견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한 반발이다. 그들은 오자와 간사장이 정부 제출 입법으로 하면서 당의귀속(黨議拘束)을 걸어 개인이 반대를 하기 힘들게 만든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해당법안의 주무부처 수장인 하라쿠치 가즈히로 총무상이 대표적이다. 그는 ‘민주주의의 기본과 관련되는 문제는 의원입법으로 해야 한다.’며 총리와 당 간사장이 합의한 사항에 반기를 들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오자와 간사장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는 불만의 표출이다. 그리고 연립정권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국민신당 대표인 가메이 시즈카 금융상은 이미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이 법안이 정부제출법안으로 되기 위해서는 각료회의를 통과해야 하는 만큼 그가 각료회의에서 반대를 하면 자신의 영향력도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또한 자민당은 영주 외국인들이 지방의 투표에 참가하게 되면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하여 반대하고 있다. 자민당의 속내를 반영하듯 자민당이 우위에 선 지방일수록 반대 의견서를 제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지방참정권에 반대하는 정치세력들은 불리한 상황을 뒤집기 위해 민족주의 대 반민족주의의 갈등 양상으로 몰아 가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민단(일본대한민국민단)이 작년 중의원선거에서 민주당을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악선전을 한다든지, 중국인 일반영주권자가 늘어나서 결국 중국에 조종당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허무맹랑한 비방으로 보수세력을 자극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의 딜레마가 존재한다. 한국이 적극적으로 지방참정권을 요구할수록 극우세력에 ‘날개를 달아주는 모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지방참정권문제는 하토야마 정권이 얼마나 리더십을 가지고 임하느냐에 달려 있다. 특히 당 최대실력자인 오자와 간사장이 지금의 정치자금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좌우될 수 있다. 이번 국회에서 오자와 간사장의 불법자금문제가 확대되면 그의 정치력은 회복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오자와의 당 장악력이 급속하게 악화되는 동시에 하토야마 정권의 지지율도 하락해 지방참정권의 법안처리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하토야마 정권이 지방참정권 문제를 잘 풀지 못하면 이 정권의 전향적인 정책은 단지 레토릭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이 점을 하토야마 총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딜라이트, 음원다운 과반수가 해외 팬

    딜라이트, 음원다운 과반수가 해외 팬

    그룹 딜라이트가 세계적인 음원 사이트들을 통해 정규 1집 앨범을 공개한 뒤 해외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딜라이트는 지난달 17일 세계 최대의 음원 사이트인 아이튠즈 스토어를 비롯해 아마존, 랩소디, 냅스터 등을 통해 정규 1집 ‘고슴도치 딜레마’(Hedgehog’s Dilemma)를 공개했다. 이후 음원 다운로드의 과반수가 해외 팬들일 정도로 딜라이트는 해외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해외 팬들은 아이폰과 유튜브 등을 통해 ‘고슴도치 딜레마’의 음원 및 뮤직비디오를 접한 뒤 딜라이트의 공식 홈페이지와 개인 블로그를 찾아 호평을 남기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해외 팬들의 뜨거운 관심은 해외 시장에서 딜라이트 음악의 가능성을 충분히 내비친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딜라이트 멤버 dk는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줘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며 “앞으로 더 좋은 음악으로 국내외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최초 아이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홍보를 하고 있는 그룹 딜라이트는 현재 타이틀곡 ‘고슴도치 딜레마’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새로운 리믹스 앨범을 준비 중이다. 사진 = 더제이스토리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특파원 칼럼] 재외동포 두개의 투표권 딜레마/김균미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재외동포 두개의 투표권 딜레마/김균미 워싱턴특파원

    새해 벽두부터 미국 내 한인사회가 들썩거리고 있다. 오는 2012년부터 재외국민들에게 참정권이 부여돼 국회의원 비례대표와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과 함께 공관투표만을 허용하는 현행법의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높다. 각종 한인단체들은 신년하례회나 모임 등을 통해 어렵게 얻어낸 참정권을 통해 국내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을 다짐하고 있다. 며칠 전 LA총영사관 앞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미주동포참정권실천연합회와 미주한인회총연합회, LA한인회 등이 모여 재외국민투표법 개정을 촉구하는 우편투표 실시와 비례대표 5석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워싱턴에서는 지난 9일 미주수도권 한인공명선거 감시관리연합회가 발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워싱턴을 방문한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13일 한인 단체 대표 40여명과 만나 재외국민 투표권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한인 대표들은 제한된 투표장소와 방법 등 불합리한 점들을 지적하며 보완을 요구했다. 미국 이민 107년을 맞아 미국 주류사회 진출을 확대하고 차세대 지도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한인사회의 체계적인 노력과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목소리가 높다. 단순한 한인 정치인의 배출이 아닌, 미국 사회의 건강한 시민으로 키우기 위한 노력과 한인들의 투표 참여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들도 제시됐다. 이를 위해 한인들의 시민권 취득 운동을 벌여 나가야 한다는 지적도 예외없이 나왔다. 현재 미국 한인 사회는 두 개의 투표권을 놓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민 역사 107년에 단 한 명의 연방 하원의원만 배출한 상황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들어 한인 1.5세나 2세들의 행정부 진출이 늘어나면서 한인 사회는 한껏 고무돼 있다. 지난해 선거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버지니아주 하원의원에 마크 김이 당선된 뒤 여세를 몰아 제2, 제3의 마크 김을 배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재외국민 투표권 개정 요구에 묻히는 듯해 안타깝다. 미국 사회에 뿌리내리고, 미국 사회에서의 역할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날로 높아지는 한국 정치에 대한 관심은 역설적이기도 하다. 한국의 선거에 관심이 높은 계층은 아무래도 이민 1세대들이다.반면 1.5세나 2세 이상은 미국 정치 참여에 훨씬 관심이 높다. 세대별로 정치와 사회참여의 대상이 확연하게 갈린다. 영주권을 갖고 있는 한인들은 과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미국 사회 참여를 할지, 아니면 떠나온 고국의 돌아가는 상황에 관심을 갖고 참정권을 유지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떠나온 고국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인 측면도 있고,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재외국민 투표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국내 정치인들의 미국 방문이 빈번해지고 있다.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승부가 50만표 내외 차이로 갈리면서 700여만 재외동포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287만여명의 표심이 중대한 변수로 부상하면서 미주 한인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인 셈이다. 비례대표 의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각당이 판세를 고려한 ‘전략적인 결정’을 할 것이 명확해지면서 한인회나 각종 단체장 자리를 놓고 과열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높다. 4년마다 부는 한국의 과열 선거바람이 미국을 비롯해 재외동포들이 많은 곳에까지 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거의 매년 선거바람이 분다. 2년마다 실시되는 연방 상하원선거와 주의회, 지방선거 등 한인들의 한 표 권리 행사가 절실하다. 오는 11월에도 중간선거가 치러진다. 한국의 재외국민 투표제도가 안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인 연방 하원의원, 상원의원과 주지사를 한 명이라도 더 빨리 배출하는 것이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진정한 권익 보호를 위해 더 시급하지 않을까. kmkim@seoul.co.kr
  • [2010 행정포커스] 기능직→일반직전환 정착할까

    ‘기능직 사무원’의 일반직 전환은 공직사회 ‘마이너리티’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그동안 기능직 사무원은 6급이 승진 상한이었지만 일반직 전환을 통해 사무관 승진을 꿈꿀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첫 전환시험이 시행됐지만 개선할 점도 적지 않았다. 올해는 이들 문제를 해결하고, 일반직 전환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정부대전청사 각 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첫 전환시험에서 관세청은 212명이 지원해 62명(8급 6명, 9급 56명)이, 산림청은 47명이 지원해 15명(9급 10명, 9급 5명)이, 73명이 지원한 특허청은 16명(8급 11명, 9급 5명)이 각각 전환에 성공했다. 인사부서 관계자들은 “초기 수요조사 때와 비교해 응시자가 적었다.”고 평가했다. 예견됐던 상황이다. 기능직 사무원은 전보가 거의 없어 대전에 정착했다. 일반직 전환 대상은 8급 이하다. 정부 외청에서 7급 이하 공무원은 본청에 근무할 수 없다. 시험에 합격하면 지방 근무가 불가피하다. 상대적으로 지원이 힘들다고 할 수 있다. 고득점 순으로 선발하는 방식도 부담스럽다. 또 급여 인상 등 체감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적다 보니 20년 이상 근무한 기혼 여성들은 특채 시험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두 자녀를 둔 A씨는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족들에게 신경을 못 써 미안했고, 불화도 있었다.”면서 “지방으로 발령이 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고 걱정했다. 지난달 전환 시험 합격자 임용을 마친 조달청은 성적순으로 근무 희망지를 배치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에 발령난 직원들은 안도했지만, 그러지 못한 합격자는 눈물을 흘렸다. 임용 방식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시험 합격 후 일정 교육도 거치지 않은 채 발령을 내다 보니 합격자들이 혼란을 겪는다. 공무원 B씨는 “업무가 달라지는 만큼 준비할 수 있는 연수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면서 “적응을 제대로 못하면 자신감도 떨어지고 결국 전환시험 자체가 부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림청 방식은 주목할 만하다. 산림청은 지난해 합격자 전원을 본청에 배치했다. 3년을 시한으로 정했고, 소속 기관 근무를 희망하면 우선 전보 발령할 방침이다. 변화에 대비하고, 개인 능력을 배양할 시간을 부여한 것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생활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고 체계적으로 업무를 숙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이들에게는 새로운 업무를 부여해 적응력을 높이는 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관세청과 문화재청은 기능직 사무원 축소에 따라 국 서무 업무에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부서 관계자는 “특혜 논란이 있어 전직시험을 없앨 수는 없을 것”이라며 “직제 개정을 거쳐 8~9급 공무원이 본청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시론] 기후변화와 원자력의 부활/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 교수

    [시론] 기후변화와 원자력의 부활/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 교수

    코펜하겐 기후총회와 아랍에미리트연합 원전수출을 보면서 환경지상주의자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자신들이 그토록 반대했던 원자력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좋은 대안임이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전 건설은 참혹한 환경재앙이 될 것이라 했는데, 지금까지 별다른 사고가 없어 매우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기후변화가 처음 환경이슈로 등장한 것은 1988년경이다. 이때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을 설립하고 본격적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 결과는 1992년 유엔기후변화협약 체결, 1997년 교토의정서 채택, 금번 코펜하겐 기후총회로 이어졌고, 이제 곧 화석연료의 종말을 고할 것 같은 기세다. 세계 곳곳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고 저탄소 녹색문명을 찾아 나서고 있다. 화석연료를 새로운 에너지로 대체하려는 시도는 오래 전에도 있었다. 계기가 된 것은 석탄 연소로 인한 대기오염사건과 원자력 기술의 발전이었다. 지난 1948년 펜실베이니아 주 도노라에서 석탄 연소로 인한 역사상 최악의 대기오염사건을 경험한 미국은 원전 개발을 시작했다. 1942년에 원자로를 만들어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생산했고, 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투하를 성공시킨 미국은 당시 상당한 원자력 기술이 축적된 상태였다. 여기에 일시에 수천명이 사망한 1952년 영국의 런던스모그 사건은 화석연료의 환경문제를 더욱 크게 부각시켰다. 연이은 대기오염사건에 자극 받아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1953년 12월 유엔 총회에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원전 건설)을 세계 각국에 제의하기도 했다. 미국이 1957년 최초의 원전을 건설하면서 장소를 펜실베이니아 주 서핑포드로 택한 것은 도노라 사건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미 역사상 최악의 대기오염 사건이 일어난 펜실베이니아 주에 원전을 건설함으로써 화석연료를 친환경에너지로 대체한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그 후 1960∼1970년대를 거치면서 미국은 100기가 넘는 원전을 건설해 세계 최대 보유국이 됐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1979년 같은 펜실베이니아 주에 위치한 스리마일 섬 원전에서 방사능물질 누출사고가 일어났다. 인명피해가 없는 비교적 경미한 사고였지만 미국인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그 후 원자력 발전은 미국에서 침체기로 들어서게 됐다. 여기에 쐐기를 박은 것은 1986년 구소련 체르노빌에서 일어난 세계 최악의 원전 사고였다. 친환경에너지로 시작된 원자력 발전이 이러한 사고를 거치면서 위험한 에너지로 변해버렸다. 지난 반세기 동안 원자력 발전에 관한 환경논쟁은 끊임없이 계속됐다. 그 논쟁에서 원자력 발전은 환경적 우수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방사능 누출사고, 핵폐기물 처리, 핵무기 개발 등으로 값은 싸지만 위험한 에너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가 금세기 최고의 환경이슈로 등장하자 원자력 발전은 개발 당시 꿈꾸었던 친환경에너지라는 역할을 다시 찾았다. 처음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온실가스 감축에 탁월한 에너지로 인정받은 것이다. 과거 환경주의자들이 반핵운동을 전개해온 것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냉전시대에 강대국들의 핵실험이 계속되고, 체르노빌이나 스리마일과 같은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있었다. 또한 원전 보유국들이 핵폐기물 처리로 고전했고, 인도나 파키스탄과 같은 국가들은 원전 폐연료로 핵무기를 제조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온실가스 감축이 발등의 불이 되었고 고유가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여기에 원전의 안전성은 크게 향상되었고, 이번에는 우리의 원전기술이 세계 최고임을 인정받았다. 이러한 현실에서 원자력이 화석연료보다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이제 환경주의자들은 보다 과학적인 안목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에너지 딜레마에서 벗어나야 한다.
  • 美관타나모 딜레마

    미국 여객기 테러 기도 이후 예멘에 자리 잡은 알카에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관타나모 수감자 석방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예멘 국적 수감자들이 본국으로 송환된 이후 알카에다로 합류할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백악관은 현재 진행 중인 절차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정부 당시 풀려난 몇 안 되는 예멘인의 대부분은 다시 테러 활동에 가담했다. 2007년 관타나모에서 풀려난 사이드 알리 알 시리는 현재 예멘 알카에다 2인자로 알려져 있다. 같은 해 송환됐던 하니 아브도 사알란은 지난달 17일 예멘 알카에다 거점 공습 당시 숨졌다. 앞서 2006년 석방된 이브라임 술레이만 알 루바이시는 현재 이 조직의 주요 인물이다. 또 본국으로 송환된 사우디아라비아인 수감자 120명 가운데 26명이 테러 활동으로 수배 중이거나 재수감됐다. 특히 이 중 11명은 예멘 알카에다로 흘러들어갔다. 사우디와 예멘 알카에다는 지난해 합병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예멘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확실히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알카에다는 예멘을 테러리스트의 기지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예멘 알카에다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공화당을 중심으로 관타나모 수감자 송환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짐 드민트 공화당 상원의원은 “예멘인을 돌려보낸 것은 부시 정부의 큰 실수였다.”면서 “이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존 브레넌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수감자 송환 절차는 (여객기 테러 기도라는) 특정한 사건 하나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예멘 정부와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정부 들어 본국으로 돌아간 관타나모 예멘인 수감자는 지난달 6명을 포함, 모두 7명이다. 송환 절차가 진행 중인 198명 중 절반에 가까운 91명이 예멘이다. 이 때문에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1월22일까지 관타나모를 폐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미 중앙정보국(CIA) 자살폭탄 테러 사건의 범인은 미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요르단 정보당국의 정보원을 가장한 채 알카에다를 위해 일해온 의사 출신의 ‘이중 간첩’ 후맘 칼릴 아부 무달 알 발라위(36)라고 미 NBC 뉴스가 전했다. 알 카에다의 테러 위협으로 이틀간 폐쇄됐던 예멘 주재 미국대사관은 5일 문을 열었다. 미 대사관은 예맨 정부의 성공적인 대테러 작전으로 테러 우려가 해소돼 재개관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포스트김정일 북한 권력이양 金의 아들 or 집단지도체제 유력”

    “포스트김정일 북한 권력이양 金의 아들 or 집단지도체제 유력”

    김정일 국방위원장 이후 북한 지도체제가 김 위원장의 아들이나 집단체제로 바뀌는 ‘관리된 승계’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 전문가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센터 소장은 21일(현지시간) 계간지 ‘워싱턴 쿼털리’에 기고한 ‘김정일 후계자의 딜레마’라는 글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경쟁적 승계 : 권력다툼→내전 그는 북한의 권력 승계 구도로 ▲관리된 승계 ▲경쟁적 승계 ▲실패한 승계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관리된 승계’는 김 위원장의 아들 가운데 한 명이나 집단지도체제로 권력이 이양되는 형태다. 스나이더 소장은 이 시나리오가 제일 유력한데 이 경우 북한이 정치적 통제를 강화하고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핵무기를 계속 이용할 것이기에 북·미 관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경쟁적 승계’ 시나리오로 전환될 경우 북한의 여러 파벌이 권력 다툼에 나서 내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각 파벌이 중국, 한국, 미국 등 외부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해 경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패된 승계 : 北붕괴→한국 흡수 한편 ‘실패된 승계’의 경우는 북한이 붕괴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스나이더 소장의 예상이다. 그는 “북한이 붕괴하면 한국이 북한을 흡수할 자연스러운 후보”라면서 “이를 위해서 통일된 한국이 중국이나 일본의 안보 이익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확신시킬 역내 체제의 창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씨줄날줄] 공유지의 비극/진경호 논설위원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성과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게임이론의 경연장이었다. 유명한 ‘공유지의 비극’을 비롯해 ‘공익게임’과 ‘죄수의 딜레마’, ‘방관자 효과’ 같은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온갖 사회학적 기제들이 코펜하겐 총회에 총출동했다. 1968년 미국의 생물학자 개럿 하딘이 설파한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은 환경위기에 대한 지구촌의 딜레마를 한눈에 보여준다. ‘어느 한 마을에 주민들이 공동 소유한 목초지가 있다. 주민들은 이곳에 양들을 풀어 길렀고, 이를 통해 적당히 먹고 살았다. 그런데 어느날 한 청년이 양들을 더 들여와 목초지에 풀어놓았다. 양떼가 늘면서 당연히 그의 수입도 늘었다. 이를 본 다른 주민들도 앞다퉈 양들을 더 풀기 시작했다. 어느 날 양떼들로 뒤덮인 목초지는 결국 황폐해져 버렸고, 풀도 양도 모두 사라졌다.’ 양떼를 먼저 풀기 시작한 선진국과, 이를 좇아 더 많은 양들을 풀고 있는 개도국간 싸움과, 이로 인한 지구촌의 비극을 말해준다. 제한이 필요하고, 누군가 나서야 하지만 여기엔 결정적 장애물이 놓여 있다. 이른바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다. 목격자가 많을수록 범행을 신고할 확률은 떨어지고,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많을수록 아무도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다느냐의 딜레마이자, 무임승차 욕구의 발현이다. 협동의 필요성엔 모두가 공감하지만, 누구나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결실을 얻으려 하기 때문에 동등한 협동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만약 축의금을 모두가 익명으로 낸다면, 시간이 갈수록 축의금은 늘어날까, 줄어들까. 공익게임의 딜레마다. 이런 게임이론의 딜레마에 맞서 상호 공존의 확률을 높일 전략모델들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 숱하게 등장했다. 상대의 호의에는 호의로, 배신엔 배신으로 대응하는 것이 제한적이나마 생존확률을 높인다는 ‘호혜적 이타주의’ 등 인류의 사회학적 진화를 설명하는 모델들도 수두룩하다. 신이 냈을지언정 인류가 제 운명을 걸고 풀어야 할 난제가 기후위기다. 답안 작성을 1년 미뤘지만, 공동의 답안지를 쓰기엔 60억 인구가 너무 많아 보인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글로벌 시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중국의 딜레마/민귀식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 연구교수

    [글로벌 시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중국의 딜레마/민귀식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코펜하겐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 당사국 총회가 18일 구속력 있는 합의 없이 막을 내렸다. ‘지상 최대의 정치쇼’라는 환경단체들의 비난에 할 말이 없게 됐다. 그나마 성과라면 선진국이 매년 1000억 달러의 기금을 모으기로 한 것과, 한 달 후까지 미국과 중국 등 5개국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기로 약속한 것 등이다. 눈길을 모은 대목은 중국이 미국과 함께 기후 대응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점이다. 폐막을 앞두고도 협상이 별 진전을 보지 못하자 미국과 중국의 정상은 선진국과 개도국을 대표해 두 차례나 긴급회동을 갖고 담판을 벌였다. 중국이 정치, 경제뿐 아니라 환경 문제에서도 세계의 중심축이 됐음을 확실하게 보여준 장면이다. 하지만 주역이란 그 역할만큼이나 부담도 큰 것이 세상 이치이다. 중국은 특히 지구온난화 방지를 선도하는 주역이기 전에 온난화의 주범국이라는 배역을 맡고 있어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중국은 당장 구속력 있는 의무감축 비율이 결정되지 않은 것에 안도하지만 한 달 후에 자율감축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투명하게 집행해야 할 입장이다. 물론 중국은 부과된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약속이행을 확인하기 위한 국제검증 제안은 국가주권 침해라며 단호히 거부하고 있다. 나아가 미국처럼 에너지를 과다 사용하는 선진국이 온난화의 책임을 개도국에 전가하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라면서, 선진국이 환경개선에 필요한 기술을 개도국에 전수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는 ‘책임 있는 대국’과 ‘조화세계’를 강조함으로써 자신들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한편으로 이웃과 공존공영하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는 중국의 어려움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0%를 배출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미국 다음이고 이산화황 배출은 세계 1위다. 미국처럼 교토의정서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처지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설령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객관적인 조건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단지 중국의 가스 배출량이 세계 1위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적인 비판으로 일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중국이 처한 상황은 네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인구가 세계의 22%나 되고 중국 총에너지 생산에서 차지하는 석탄의 비중이 68%로 높다. 둘째, 공업의 에너지 효율이 일본의 4분의1에도 못 미칠 정도로 기술수준이 낮다. 셋째, 중국인의 1인당 평균 에너지 사용량은 세계 평균에 이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13분의1 수준에 불과해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에너지 소모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넷째,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보유한 상황에서 앞으로도 상당기간 에너지자원의 블랙홀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도 오염으로 인한 손실이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그린GDP를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집행하고 있으나, 국민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에너지 공급을 더욱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3억의 중국이 처한 지금의 이 딜레마는 쉽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그래서 중국 총리도 온실가스 감축 약속의 진정성을 호소하면서도 선진국과 동일한 조건이 부과되는 것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부정적으로 각인된 이미지를 개선하고 새로운 문화강국으로 세계를 선도하려는 목표에도 불구하고 험난한 장애물이 너무나 많은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환경기술 이전에 소극적인 선진국에 대한 비판이 없는 중국에 대한 질책은 따라서 매우 제한적으로만 정당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민귀식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생각나눔 NEWS] 모의총기 0.2J(줄)의 딜레마

    “모의총기 단속은 국민의 안전과 총기 범죄 악용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실에 맞지 않는 기준을 적용해 서바이벌 동호회원을 범범자로 만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 모의총기의 위력을 두고 경찰과 서바이벌 동호회원들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경찰은 14일 “모의총기의 위력이 강하면 인명 살상용이나 마찬가지로 치명적”이라며 개조업자와 구입자 적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동호회 등은 “단속기준이 모호하거나 현실에 비해 너무 엄격하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서울 남대문 경찰서는 최근 개조한 모의 공기총을 판매·구입한 사람을 적발한 데 이어 경찰청은 모의총기 불법 제조·판매 및 소지자 단속을 강화했다. 모의총기 제조업소와 인터넷·노점·재래시장 등 판매 및 개인 소지행위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모의총기는 실제총과 외관상 구별이 어렵고, 인체에 치명적”이라면서 “특히 범죄에 이용되고 있어 밀수·판매·소지 등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11일 대구에서는 가짜 권총으로 새마을금고를 털려던 신모(37)씨가 붙잡히기도 했다. 또 6월에는 장모(29)씨 등 3명이 모의총을 쏴 지나가던 버스의 유리창 3장을 깨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경찰 관계자는 “개조된 장난감 공기총은 가까운 거리에서는 알루미늄 맥주캔을 뚫을 수 있고 쇠구슬 등을 사용하면 즉사시킬수도 있다.”며 “장난감 총임을 알 수 없도록 칠을 하거나 총의 위력을 만 20세 이상 성인용 기준인 0.2줄(J)을 넘도록 개조하면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바이벌 동호회원들은 0.2줄의 기준을 적용하면 모든 서바이벌 동호회원들이 범법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0.2줄은 1m거리에서 A4 용지 5장 정도를 뚫을 수 있는 정도의 위력이다. 한 서바이벌 동호회원은 “실제 서바이벌 게임에서는 0.8줄 정도로 사용하고 있다.”며 “국내 기준인 0.2줄은 20줄인 타이완은 말할 것도 없고, 1줄인 일본이나 2줄인 홍콩에 비해서도 너무 엄격한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한 서바이벌용품 판매상은 “예비군 훈련에서 쓰는 페인트볼총은 위력이 2줄을 넘는데도 경찰이 단속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위배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민주 ‘4대강 딜레마’ 빠지나

    민주당이 점차 ‘4대강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4대강 저지’, ‘국토해양위 날치기 통과 원천무효’ 등을 외치고 있지만 정부·여당의 강행 처리를 막을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데다 싸움의 최전선에 서야 할 국회 국토위 소속 의원들이 “결국 정부안대로 통과되는 것 아니냐.”며 ‘출구’를 고민하고 있다. 반면 당내 소장파들은 ‘예산 일부 삭감이 아닌 사업 저지’를 고수하고 있어 자칫 내분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인다.중심을 잡아야 할 지도부 내에서도 잡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토위 통과가 원천무효라고 말하면서 예결특위에는 들어가 예산을 심사하는 모순된 행동이 어디 있느냐.”며 이강래 원내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는 한나라당의 위법행위에 동조하는 것”이라면서 “예산심사를 중단하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내대표는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서 “공개석상에서 그런 발언을 꼭 해야 했느냐.”며 불쾌감을 내비친 뒤 얼굴을 붉히며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졌다.박지원 정책위의장은 이 자리에서 “민주당이 미디어법, 세종시, 4대강, 노동법, 예산 등 5대 문제에 대해 타협하지도 투쟁하지도 못하고 넘어가고 있다.”면서 “사실상 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당의 무기력증에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정세균 대표의 장외 행보와 관련, “주중에는 장외투쟁을 중단하고 대표와 지도부가 원내투쟁을 독려해야 한다.”면서 “비상시기에 지도부의 역할은 원내에서 이뤄져야 하며, 더욱 강력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1,417,000,000,000’ 적자 최대… 美부채 GDP의 85%

    ‘-$1,417,000,000,000’ 적자 최대… 美부채 GDP의 85%

    쓸 돈은 많은데 세입은 적다.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와 국가 부채 때문에 미국의 시름이 깊어간다. 한편으로 미국 시민들은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시행한 감세정책의 영향으로 최저 수준의 세금을 내고 있다. 경제위기 극복과 건강보험 교육의 부담을 진 버락 오바마 정부는 고육지책으로 세금을 늘리려 하지만 공화당 등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최고의 재정적자와 최저의 세수’라는 딜레마에 빠진 미국의 현실을 진단해 봤다. 미국이 급증하는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로 체면이 말이 아니다. 2009회계연도(2008년 10월~2009년 9월) 미국 재정적자는 1조 417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9620억달러나 늘었다. 당초 예상했던 1조 5800억달러보다는 적지만 미국 역사상 최고기록이다. 우리 돈으로는 무려 1641조원이 넘는다. 국가부채도 국내총생산(GDP)의 84.8%로 역대 최고다. ●“오바마 빚 못 줄이면 더블딥” 내년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백악관 관리예산처(OMB)는 2010회계연도 재정적자를 올해보다 850억달러 늘어난 1조 5020억달러로 전망했다. 2011회계연도부터 점차 축소되어 2015년 7390억달러에 이른 뒤 2016년부터는 노령화로 인한 사회보장비 증가로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아프가니스탄에 쏟아붓는 전쟁비용도 골치다. 올해 지출한 국방비가 6620억달러에 이른다. 여기에 미 의회는 내년도 예산에 아프가니스탄 관련 비용으로 1300억달러를 승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8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폭증하는 정부 부채를 억제하기 위한 긴급 조치가 없으면 미국 경제는 더블딥 불황에 들어설 수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더블딥이란 경기침체 후 잠시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이다. 대규모 재정적자는 지난해 가을 발생한 금융위기를 조기진화하기 위해 불가피했던 측면이 강하다. 금융기관에 지원한 구제금융만 해도 7000억달러나 된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측면에서 미국 재정 건전성의 토대를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이 있다. 역대 최저수준의 세금부담률이다. 싱크탱크인 ‘예산과 정책 우선순위 센터(CBPP)’ 보고서에 따르면 중산층 가구의 세금부담수준은 최근 수십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상위계층의 세금부담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CBPP는 “소득 최상위 가구의 연방 세금부담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부시 행정부에서 이뤄진 세금감면이 주된 원인이었다.”면서 “세금감면으로 부유층 세금부담이 줄어든 만큼 정부세입도 감소된다.”고 밝혔다. 또 “재정적자의 이면에는 조세감면과 국방비 지출증대, 국토안보와 이라크·아프간 활동비, 경기침체 등 요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낮은 세금부담은 소득 불평등도 악화시키고 있다. 미 의회 예산사무처(CBO)는 세금감면 혜택의 3분의1이 상위 1%에, 혜택의 3분의2는 상위 20% 소득계층에 돌아간다고 분석했다. 또 세금감면액의 4분의1이 연간 소득 100만달러 이상인 최상위 0.3% 가구에 혜택이 돌아가는 반면 하위 60% 가구에 돌아가는 혜택은 전체 세금감면의 6분의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막대한 재정지출을 감수해야 하는 오바마 정부로서는 증세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공화당을 비롯, 국민들의 광범위한 납세 거부 정서를 극복하는 게 쉽지 않다. 오바마 행정부는 당장 35%인 현재 최고 소득세율을 2011년 빌 클린턴 정부 당시인 39.6%로 되돌리려 한다. 고소득층이 모기지 이자와 자선단체 기부금에 대해 얻는 공제액도 제한하고자 한다. 그러나 공화당을 비롯한 납세자 저항이 만만치 않다. 지난 4월15일 연방 세금보고 마감일을 즈음해 미국 전역에서는 세금 납부에 항의하는 이른바 ‘티 파티 저항(Tea Party Protest)’이라는 시위가 발생했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증세정책은 세금제도가 경제성장을 확실히 돕는 방향으로 개편된다면 후유증이 덜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도 세금 공제를 없애서 세수의 폭을 넓히고 탄소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초부터 예산을 안정화하고 국가부채를 줄이는 방향으로 예산정책을 펴야 한다.”면서 “의회에서 관련법이 통과돼야 하는데 감세정책을 고수하는 공화당을 설득하는 게 관건이다.”라고 전망했다. ●보호주의 완화요구 등 무역공세 펼 수도 미국은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라는 쌍둥이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과거와 달리 유럽과 일본이 환율조정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도 낮고 막대한 전쟁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무역적자를 줄이면 세입도 늘고 경제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보호주의 완화 요구 등 공세적인 무역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중국 등 주요 무역대상국에 평가절상 등 환율조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한국처럼 대미 수출비중이 높은 국가들이 단기적으로 불리해진다. 이는 다시 일부 국가에서 무역적자 증가로 이어지면서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증가시키고 이는 세계경제에 불안정성을 가중시키게 된다. 강국진 오달란기자 betulo@seoul.co.kr
  • 영산강 딜레마에 빠진 민주

    정부·여당과 ‘4대강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민주당이 영산강 딜레마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영산강은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와 전남을 가로지른다. 수질이 최악으로 나빠진 영산강의 환경·수질 개선은 그동안 민주당 소속 지역 의원들과 자치단체장들의 핵심 공약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여권의 4대강 사업에 패키지로 묶이면서 계산이 복잡해졌다. 영산강만 놓고 보면 빨리 사업을 진행해야 하지만, 자칫 4대강 사업 원천 반대라는 원칙이 뿌리째 흔들릴 수도 있다. 박준영 전남도지사와 박광태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22일 대통령 주도로 치러진 영산강 기공식에 참석해 “대통령의 정책이 성공하길 기원한다.”고까지 말해 더 답답해졌다. 당내에서는 “단체장이 당론을 어긴 만큼 징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강경론과 “지역 민심이 오죽했으면 그렇게 했겠냐.”는 동정론이 뒤섞여 있다. 표면적으론 일사불란해 보인다. 23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지도부들은 “4대강 사업의 규모나 예산으로 볼 때 영산강은 전혀 주요 사업 대상이 아닌데도 굳이 대통령이 영산강에서 기공식을 치른 것은 호남민심을 분열시키려는 정치쇼”라고 반발했다. 특히 정세균 대표는 “국론 분열행태에 대해 대통령과 1대1로 만나 공개토론을 하고 싶다.”며 ‘맞짱 토론’을 제안했다. 영산강 주변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도 ‘영산강은 살려야 하지만, 4대강 사업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며 지도부 입장을 따르고 있다. 이낙연(전남 함평·영광·장성) 의원은 “수질개선은 필요하지만 보를 설치하거나 대대적인 준설을 하는 것은 절대 반대”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민심은 차이가 난다. 4대강이든 뭐든 지역발전에 도움 되는 사업은 추진해야 한다는 정서를 무시할 수 없다. 박 시장은 이날 “시도지사가 행정수반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행사에 참여해 덕담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너무 정치적으로 몰아가지 말기 바란다.”고 밝혔다. 광주시의 한 간부는 “4대강을 대운하처럼 개발하는 것은 반대하지만 정부가 추진했던 기존 하천정비사업을 확대해 영산강에 돛단배가 뜨는 걸 반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면서 “다른 강의 개발사업과 묶일 수밖에 없다면, 묶여서라도 사업이 추진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창구 유지혜기자 window2@seoul.co.kr
  • 허정무호 해외파 딜레마

    허정무(54) 감독이 ‘해외파 딜레마’에 빠졌다. 해외파 태극전사들 중 상당수가 소속팀 경기에 오랫동안 결장하면서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격수 설기현(30·풀럼)과 미드필더 조원희(26·위건)는 팀 주전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형편이라 태극마크 유지도 어려울지 모른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둘 모두 이번 유럽 원정에서도 답답한 모습을 보이며 실망감을 안겼다. 설기현은 22일 0시 버밍엄과, 조원희는 이튿날 0시 토트넘과의 경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출전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들은 이번 시즌에 각각 2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캡틴’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리그 11경기째 뛰지 못했지만 여전히 많은 활동량을 보이며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맨유에서 훈련량을 소화해내고 있어 그리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던 허 감독의 말대로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박지성이 유럽 원정에서 100%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전감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드러낸다. 그나마 덴마크와의 평가전(0-0 무) 66분,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 72분을 뛰며 건재를 확인시킨 것은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따라서 지난 9월24일 울버햄프턴과의 컬링컵 홈 경기부터 연속 결장한 박지성이 22일 오전 2시30분 에버턴과의 2009~10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경기에 부름을 받을지 주목된다. 박지성 역시 결장이 계속된다면 실전감각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반면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쳤던 공격수 박주영(24·AS모나코)은 부상자 명단에서 빠져 22일 오전 5시 AJ오세르와의 원정경기에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에 의한, 정치를 위한 도시 세종/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열린세상] 정치에 의한, 정치를 위한 도시 세종/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하인츠는 번민한다. 부인이 죽을 병에 걸렸지만 그녀를 살릴 특효약을 구입할 돈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도둑질을 해서라도 아내를 살려야 할 것인지, 아니면 그냥 아내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도덕발달론을 창시한 로렌스 콜버그는 ‘하인츠 딜레마’처럼 도덕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딜레마 상황을 연출하고, 그에 대한 피실험자의 대답을 바탕으로 도덕 판단 능력을 측정하고자 했다. 어떤 대답이냐보다는 답변의 판단 근거가 무엇인지를 중시했다. 딜레마란 이렇게도 저렇게도 할 수 없는 막힌 길을 뜻한다. 세종시 문제가 바로 이런 딜레마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할 경우 국가발전을 저해할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원안 수정의 ‘신념’을 천명했다. 여당의 다른 세력 축을 형성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국민과의 신성한 약속임을 내세워 원안+α의 ‘원칙’을 강조했다. 여기에서 ‘신념’과 ‘원칙’ 사이의 딜레마가 발생한다. 대한민국 수도 이전이라는 노무현 정부의 구상이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좌초하자 주요 행정부처 이전으로 급조된 것이 오늘의 세종시 문제를 야기했다. 노무현 정부는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이유로 내세웠으나, 이 구상은 본래 노무현 캠프가 충청권 표심을 공략할 목적으로 기획한 대선공약이었다. 처음부터 정치적 이해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문제는 당시 탄핵역풍으로부터 한나라당을 살리고자 나선 박근혜 전 대표가 주요 행정부처 이전을 골자로 하는 세종시 법안을 적극 지지했다는 사실에 있다. 박 전 대표 역시 다가오는 대선정국에서 충청권의 표심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노무현 정부와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적 계산이 일치하면서 세종시 문제는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행정복합도시 구상은 국가 안위를 무시한 정치적 꼼수일 뿐만 아니라 남남(南南)갈등의 정국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충청권의 표심을 노린 마키아벨리즘이라는 점에서 지탄받아 마땅하다. 세종시 구상은 도래하는 통일시대를 전혀 감안하지 않은 정치권의 편의주의, 그리고 수도 이전이 미칠 정치경제, 사회문화적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기형적 산물이었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원안 고수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α’를 천명한 것은 당시의 결정이 졸속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반증하기에 충분하다. 세종시 딜레마는 한국 정치의 자화상이다. 여야 대결을 넘어 충청권의 지역 정당, 여권 내부의 친이·친박 세력이 지방선거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저마다 각축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자는 세종시 딜레마를 이 대통령의 신념과 박 전 대표의 원칙 사이의 ‘진검 대결’로 보는가 하면, 혹자는 그것을 정치적 편의주의에서 나온 잘못된 합의이자 ‘절차 세력주의의 함정’이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세종시 문제는 더 이상 딜레마가 아니라고 판단된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금융위기의 한파가 몰아치는 지금, 그리고 언제 급변할지 모르는 북한 정세를 감안할 때 행정도시 건설은 전혀 급선무가 아닐뿐더러 그에 따른 국론 분열도 무익무망한 일이다. 어느 누구라도 통일 한국에 행정도시가 필요하다면 서울과 평양의 중간 지점인 개성 정도를 지목할 것이다. 그러므로 충청지역에 새로운 도시가 필요하다면 과학기업형 자족도시 정도로 수정 설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세종시 문제는 정치권이 만들어낸 자가당착이다. 일국의 수도, 그리고 정부 기능의 효율성은 정치적 이해의 대상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 설사 세종시법이 여야 합의로 제정됐다 해도 입법취지가 근본적으로 왜곡됐다면 언제든지 옳은 방향으로 개정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정치권의 편의주의가 초래한 폐해를 지적하고 수정하는 것이야말로 소통적 민주주의의 과제일 것이다. 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 정부 세종시 성공전략 3원칙은

    정부의 세종시 원안 수정을 위한 ‘성공전략’은 대략 3갈래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17일 드러났다. 극비접촉으로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세종시에 대한 전폭적 지원이 비(非)충청권을 자극하지 않도록 하는 한편,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를 충청권 민심 무마용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민감한 이해당사자를 두루 다독이면서 휘발성이 강한 여론을 달래는 아슬아슬한 작업이다. (1) 비밀주의 - 달은 끝까지 비공개로 기업 관계자들에게 세종시 참여 여부를 취재하면 “정부안이 나와야 참여하든 말든 할 게 아니냐.”는 대답이 돌아온다. 반면 정부 입장에선 기업이 먼저 참여의사를 밝혀야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 딜레마다. 이를 극복하려면 기업유치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돼야 한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조원동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죄수의 딜레마’란 게임이론까지 들먹였다. 2명의 공범이 모두 죄를 자백하지 않으면 둘다 6개월씩만 복역하고, 둘 중 하나가 죄를 자백하면 그는 풀어주고 다른 한 명이 10년을 복역해야 하며, 둘 다 죄를 자백하면 각자 5년씩을 복역하는 조건이 주어질 때, 공범을 믿지 못하고 둘 다 자백하고 만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정부와 기업이 서로를 못 믿고 자신이 유리한 조건을 외부에 공개(자백)하면 기업 유치는 실패한다는 것이다. 조 사무차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직후 LG와 현대의 반도체 빅딜이 ‘죄수의 딜레마’의 가장 나쁜 사례라고 소개하면서 “사업상 딜(거래)은 끝날 때까지 비공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 형평성 - 인센티브 적당한 선에서 정부가 세종시에 세제 혜택을 포함한 전폭적 지원을 추진하자 다른 지역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결국은 다른 데서 이미 추진 중인 혁신도시나 경제자유구역 등의 ‘파이’를 세종시가 빼앗아가는 제로섬 게임이 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정부 입장에선 충청권 민심을 살피다가 되레 다른 지역 민심까지 잃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이에 조 사무차장은 “투자된 돈 가운데 8조 5000억원은 회수될 수 없는 돈인데, 거기에 또다시 돈을 쏟아부을 수는 없다.”면서 “인센티브는 적당한 수준에서 고려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원안+알파’는 쉽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3) 민심 수렴 - 민관합동위 적극 활용 이날 총리실 관계자는 “어제 민관합동위원회에서 충청도 출신 위원 한 분이 ‘원안+알파를 하게 되면 다른 지역의 역차별이 생기지 않느냐.’고 지적했는데, 맞는 얘기”라면서 “이런 게 바로 위원회가 필요한 이유”라고 했다. 정부가 대놓고 얘기할 수 없는 가려운 사안을 위원회가 대신 긁어주고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위원들이 개인적으로 위원 타이틀을 내걸고 민심을 듣는 것도 여론수렴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해, 나중에 나올 정부안에 미리 ‘정통성’을 부여하려는 눈치였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민주 뒷북 딜레마

    민주당이 고민에 빠졌다. 각종 정치적 화두나 이슈를 여권에 선점 당하면서 대안정당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말 국회에서 총력전을 벼르고 있는 터라 조바심은 더하다. 의제설정(어젠다 세팅)에서 밀리면 정국 주도권 싸움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급기야 민주당은 17일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포용적 성장’의 ‘저작권’을 주장했다.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원장을 맡은 김효석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포용적 성장은 이미 지난 4월 우리가 뉴민주당 선언에서 발전전략의 하나로 제시한 것”이라며 ‘원조’(元祖) 논란에 불을 붙였다. 그는 “뉴민주당이 가려는 방향이 세계적인 흐름이나 맥락과 일치하고 있다. 오히려 우리가 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명박 정부가 진정으로 포용적 성장을 하려면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공세를 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런 좋은 용어를 차용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도 했다. 민주당의 전통적인 ‘전매 특허’인 ‘중도실용, 친(親) 서민’의 화두를 이 대통령에게 빼앗기면서 정국의 중심에서 밀려났던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절박감이 묻어난다. 민주당이 미디어법 무효화에 집중하는 동안 세종시 문제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외국어고 문제는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 등이 논의를 주도하게 된 사례도 떠올린다. 뒤늦게 이를 만회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김진표·이종걸·안민석·김재윤·김효석 의원은 16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외고 문제에 대한 당론을 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 참석 의원은 “그동안 외고 문제와 관련해선 당론을 정하지 않은 채 여권을 공격하는 수준에서 대응해 왔지만, 더 이상 주요 이슈에서 밀려나선 안 된다는 자성에 따라 모임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서울광장] 세종시 앞에 미실이 섰다면/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세종시 앞에 미실이 섰다면/진경호 논설위원

    지난 몇 달 ‘미실’, 그 뿌리칠 수 없는 악녀의 미소에 푹 빠져 지냈다. 촌철살인의 한마디 한마디가 그녀의 입을 찢고 나올 때면 어김없이 ‘카~’하는 탄복이 터져나왔다. 귀가 시간을 당긴 TV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은 눈초리 하나, 입꼬리 하나로 권력세계의 비정한 생리를 발가벗겨 보여줬다. 죽음의 그림자가 어른댄 때문일까. 마키아벨리도 울고 갔을 그녀의 명대사 가운데서도 압권은 지난 10일 방영분에 있지 않나 싶다. ‘이곳이 어디인지 아느냐. 이 미실의 피가 뿌려진 곳, 내 사람들을 묻은 곳, 신라다. 진흥대제와 이 미실이 이뤄낸 국경이다.’ 속함성을 지키던 장수 여길찬이 자신을 구하려 군사를 움직이려 했으나 백제군의 동태가 심상치 않다는 보고를 받고는 그를 물리며 한 말이다. 숱한 정적을 죽이고 자식까지 버려가며 갈구했던 왕권을 쥘 수도 있었던 순간, 그녀는 패배와 자결을 택했다. 여자로서, 진골로서 상상도 못했던 절대권력 대신 신라의 안위를 택했다. 어떤 경우에도 나라를 팔지는 않는다는 권력싸움의 룰을 지켰다. 명분을 놓지 않았다. 드라마 밖에서 명분 싸움이 한창이다. 세종시의 미래를 둘러싸고 신념과 원칙이 맞붙었다.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에 타협은 없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신념’을 내세우자 “국민에게 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원칙’을 뽑아들었다. 정치의 핵심가치인 신념과 원칙이 충돌할 때 취사의 정답이란 없다. 국익이 우선이라지만 무엇이 국익인가. 곤혹스럽다. 나라와 국민 모두가 통째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선거에서 재미 좀 봤다는 세종시의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더욱 암담한 것은 명분 싸움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권력 싸움이다. 세종시위원회가 가동되기 시작했으나 국민들은 안다. 위원회가 어떤 세종시 수정안을 내놓아도 야당은 반대할 것이며, 돌아앉은 한나라당 친박진영 60여명도 대오를 흐트리지 않을 것임을 안다. 왜? 미실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 정치니까.’ 대화와 타협 부재의 우리 정치가 하루아침에 바뀔 리 없음을 국민들은 경험칙상 너무 잘 안다. 아닌가? 세종시가 어느 한 사람, 어느 한 집단의 소유물이 아니고, 단체구입해야 할 물건도 아닐진대 왜 친이 대 친박 대 야당으로 나뉘어 갑론을박인가. 명색이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들은 왜 무슨 일만 터지면 친이, 친박, 여야로 갈려 제 생각을 주군(主君)에게 저당 잡히고 그들의 손발이 되지못해 안달인가. 대의정치를 이렇게 내팽개치고도 거리의 시위대와 사이버 네티즌들이 의회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개탄할 수 있는가. 낯 뜨겁지 않은가. 틀을 바꿔야 한다. 세종시를 권력싸움의 제단에서 내려놓아야 한다. 여야 각 정파의 수장들은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에 대한 선택을 국회의원 각자의 뜻에 맡기겠노라 선언하고 뒤로 물러서야 한다. 당론 투표가 아니라 실질적인 의원 자유투표를 보장해야 한다. 이럴 때 쓰라고 국회법은 무기명 비밀투표를 남겨 놓지 않았나. 지금은 몇몇 정파 수장의 신념과 원칙보다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개개인의 신념과 원칙을 합쳐 다수의 이름으로 결론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수장들이 살고, 대의정치와 세종시가 산다. 왜 여길찬에게 회군을 명하시느냐는 물음에 미실은 “국경을 흔들게 되면 미실이 지는 것”이라고 했다. 왜 이런 미실을 꼭 드라마에서만 봐야 하나. 이젠 그마저도 사라졌는데…우린 대체 누굴 봐야 하나.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번복·갈등… 행정구역 통합 ‘험로’

    번복·갈등… 행정구역 통합 ‘험로’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여론조사 결과 자율통합 찬성률이 높았던 의왕·군포·안양과 진주·산청을 통합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해당 지역 주민들이 약속 위반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안양권 주민들로 구성된 ‘의왕·군포·안양 행정구역통합추진협의회’는 13일 행안부를 방문해 “여론조사를 통해 지역 주민 의사를 확인해 놓고 갑자기 통합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 장관은 즉각 사퇴하라.”고 항의했다. 협의회는 이 장관 면담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행안부 고위 관계자를 만났다. 하지만 더 어이없는 답변만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고위관계자가 “군포와 안양만 통합하고, 의왕은 과천과 합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행안부가 멋대로 새 통합안을 제시했다.”면서 “주민의견을 반영해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발표는 결국 공언(空言)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협의회가 행안부에 거센 항의를 한 것은 이 장관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의왕·군포·안양과 진주·산청은 통합 시 선거구를 조정해야 하는 문제를 감안해 자율통합 대상에서 사실상 배제한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의왕 등도 자율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놓고, 이틀 만에 이를 뒤집은 것이다. 이 장관의 발언처럼 의왕 등이 통합되면 실제로 선거구 조정 문제가 생긴다. 현재 의왕은 과천과 한 선거구로 묶여 있는데, 의왕이 군포·안양과 하나의 시(市)를 구성하면 과천과는 더 이상 같은 선거구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공직선거법이 ‘(구가 없는) 시를 분할해 다른 국회의원 선거구에 포함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 홀로 남게 된 과천도 골치다. 과천의 인구(4만 5000명)는 헌법재판소 등이 규정한 국회의원 단독 선거구 인구 하한선(현재 10만 5000여명)에 크게 못 미쳐 독자적으로 별도의 선거구를 구성할 수 없다. 진주·산청도 통합이 이뤄지면 같은 딜레마에 빠진다. 협의회는 그러나 “구가 없는 시를 분할해 다른 지역과 함께 선거구를 만든 예외적인 사례가 있다.”면서 “이 장관이 사실은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눈치를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의 지역구는 의왕·과천으로, 의왕·군포·안양 통합 시 지역구가 반 토막 날 가능성이 높다. 고윤환 행안부 지방행정국장은 이에 대해 “이 장관의 발언은 자율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고 의왕 등은 선거구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정부보다는 국회가 통합에 나서 달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자신들의 선거구가 걸려 있는 행정구역 개편에 적극 나설 리 없는 만큼 행안부가 발을 빼면 이들 지역의 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 간다는 게 대다수의 관측이다. 의왕 등과 함께 통합 대상에서 제외된 산청군은 “정부가 우리를 우롱했다.”며 정부의 갈팡질팡 행보를 강하게 성토했다. 정영석 진주시장은 “진주와 산청 통합은 국회의원 선거구가 다른 데다 반대 여론이 많아 당초 어려운 문제였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서울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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