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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경제硏 ‘부실극복 사례’ 분석

    삼성경제硏 ‘부실극복 사례’ 분석

    삼성경제연구소는 22일 ‘기업회생의 경영학’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경제 저성장, 기업실적 양극화, 경쟁의 격화 등으로 부실기업이 양산되면서 우리나라에도 ‘기업회생’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회생에 성공한 국내 기업 7곳의 사례를 분석했다. 대우중공업은 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조선과 대우종합기계로 분할된 뒤 워크아웃에 돌입했다.2000년 12월말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으로 자금을 확보한 대우종기는 철도차량, 발전기 등 수익성이 낮은 부문을 통폐합하고 부동산과 투자자산을 매각했다. 이같은 구조조정 속에서도 핵심 마케팅인력은 그대로 회사에 남아 해외 딜러망을 개척했고 굴착기, 지게차, 엔진 등 신모델이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2000년 370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2조 314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순이익은 3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닉스반도체의 휴대전화 사업부가 분사한 현대큐리텔은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연구개발 인력 절반(650명중 300명)이 경쟁사로 빠져나가고 신제품 출시가 늦어져 컬러폰 교체에 적응하지 못하는 등 위기를 맞았다.2001년 10월 큐리텔을 인수한 팬택은 1100명 수준의 고용을 유지하면서 오히려 급여를 30% 인상하고 우리사주와 스톡옵션을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이 보장되자 오히려 경쟁사에서 팬택앤큐리텔로 유능한 인력들이 몰려왔고 33만화소·메가픽셀 카메라폰을 국내 최초로 내놓는 결실을 맺었다. 우성그룹의 부도로 청산위기에 처했던 우성타이어(현 넥센타이어)는 99년 흥아타이어가 인수하면서 기존 타이어 공장을 폐쇄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UHP(초고성능) 타이어의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한편 고용안정에 주력해 직원들의 사기하락을 막는 방법으로 살아났다.99년 8%였던 국내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3%로 뛰어올랐다. 외환위기로 기업들의 부도가 이어지자 기업금융 비중이 컸던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부실도 급증했다.98년 합병,2001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우리은행은 6조 1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아 위기를 모면했다. 이후 부실자산을 16조원이나 줄이고 97년말 대비 인력은 41%, 점포는 35%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 끝에 시중은행들이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에도 1조 3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보고서는 이밖에 STX조선, 롯데건설, 벽산은 내외부에서 새로 영입된 최고경영자(CEO)가 강력한 리더십과 과감한 투자를 실행한 덕에 살아났다고 분석했다. 한창수 수석연구원은 “기업의 회생은 ‘벼랑끝 상황’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하는데 경영상태가 악화됐다고 해서 사원들이 반드시 강한 위기의식을 갖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실기업의 징후들을 잘 살펴봐야 한다.”면서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회사가 노조 등에 실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美서 또 광우병 의심 소

    미국에서 광우병으로 의심되는 소가 또다시 발견됐다. 지난해 12월 워싱턴주에서 캐나다산 젖소에 첫 광우병이 확인된 지 11개월만이다. 미 농무부 동식물건강조사국의 앤드리어 모건 부국장보는 18일(현지시간)“두차례의 신속 예비검사 결과 확정적이진 않지만 양성 반응이 나와 최종적으로 면역조직화학법(IHC) 검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모건 부국장보는 “의심되는 소는 늙거나 신경계 질환에 걸려 걷기 어려운 ‘기립불능소(downers)’ 등 아주 위험스러운 표본에서 추출됐다.”며 “최종 결과는 4∼7일 이내에 나오겠지만 의심되는 소의 부위가 시중에 유통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미국이 광우병 검사를 강화한 뒤 두차례 예비검사를 하고도 광우병 여부를 판정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우병으로 확인되면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키로 합의한 일본이 쇠고기 금수조치를 해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비검사를 주관한 바이오 래드 연구소의 브래드 크러치필드 부회장은 “두차례 예비검사 이후에 치러지는 최종 검사에서 광우병으로 확인될 확률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통계상 1차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뒤 2차에서 음성으로 나올 확률은 10만분의1이며 2차례 양성반응 이후 최종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올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연간 가축 3600만마리가 도살되며 6월 이후 광우병 검사를 받은 표본은 11만 3000마리 정도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딜러들은 “두차례 예비검사를 거치고도 확정적이지 않다는 발표는 시장에 아주 부정적”이라며 “가축 거래가격이 급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맥도널드와 웬디스 등 관련주 주가도 1∼2%씩 떨어졌다. 지난해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된 뒤 한국과 일본 등 30여개국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했으며 미국은 최근 한국 정부에도 금수 조치의 해제를 요청했다. 미국의 축산업 시장은 270억달러로 추정되며 지난해 축산 관련 수출액은 39억달러이다. 광우병 파동이후 미국의 쇠고기 수출은 10% 감소했다. 광우병의 공식 명칭은 소해면상뇌증(BSE)으로, 여기에 감염된 소들은 신경마비 등의 증상을 보이다 100% 죽는다. 감염된 고기를 먹은 사람은 ‘인간광우병’으로 불리는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에 걸릴 수 있다. 백문일 기자 mip@seoul.co.kr
  • [원高시대 마인드를 바꾸자] (하) 정부도 ‘원高코드’로

    원·달러 환율이 연일 급락하면서 외환당국의 대응방향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추세적인 환율하락이 예고돼 있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에 대한 충격파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결정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당국에 대한 전문가들의 주문은 크게 둘로 나뉜다. 한쪽에서는 이번 환율하락이 달러 약세라는 전세계적인 흐름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달러매입(원화로 달러를 사들임으로써 환율하락을 막는 것) 등 당국이 무리하게 시장에 끼어들지 말라고 주장한다. 주로 금융쪽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러나 수출기업 등 실물부문에서는 하락 속도를 늦추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주문한다. 한국금융연구원 강삼모 연구위원은 “환율이 대세적으로 하락기에 있을 때 시장에 개입해서 성공한 사례는 역사적으로 전무하다.”면서 “환율하락의 속도는 어느 정도 조절할 필요가 있겠지만 흐름 자체를 거슬러 가서는 역효과만 날 것”이라고 했다. 기업은행 김성순(외환딜러) 과장은 “원화의 완만한 절상(환율하락)을 용인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흔히 수출 경쟁력을 위해 환율을 높게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외환위기가 안정된 뒤 1050원선까지 떨어졌던 환율이 다시 1300원대로 상승하는 동안에 수출이 줄었고, 이후 다시 1100원대로 하락하는 과정에서는 수출이 늘었다.”면서 “수출은 환율보다는 수출 상대국의 경기동향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반면 무역협회 무역연구소 신승관 박사는 “환율방어를 위한 외환당국의 의지가 지금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일부에서는 환율이 떨어지면 내수가 살아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하지만 환율하락으로 수출기업이 어려움에 내몰리면 경기회복은 더욱 멀어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환율방어보다는 향후 계속될 저환율 시대에 대비해 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연구원 강 위원은 “대기업은 나름대로 대비책을 갖고 있겠지만 중소기업은 환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달러화가 아닌 유로·엔화 대금결제, 선물환 활용 등 중소기업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정부가 가동하고 환보험료 인하 등에도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환율수준을 우리나라 단독으로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아시아권 등 주변국들과의 공동보조를 통해 유리한 대응방안을 선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일고 있는 달러매입자금 등 정책수단의 상실 우려와 관련,“환율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달러화가 필요하지만 지금과 같은 환율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 돈(원화)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발권력을 동원하는 한 이론적으로 환율 방어능력에 한계는 없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반도체·IT분야 “이젠 중남미로”

    반도체·IT분야 “이젠 중남미로”

    ‘열정의 신흥시장 중남미를 뚫어라.’ 국내 기업들이 올 들어 중남미 시장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비교적 이곳 시장에 일찍 눈을 돌린 자동차와 가전업계의 행보가 가장 분주하다. 후발주자인 반도체와 정보기술(IT)업계도 가전제품의 명성을 업고 발빠르게 가세하는 양상이다. 때마침 불기 시작한 ‘한류 열풍’과 대통령의 남미방문 특수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지리적 거리로 인한 물류비 부담 등 단점도 있어 무작정 진출했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가전 업고 IT도… 삼성·LG전자,KT 등은 중남미에 법인형태 등으로 진출해 있지만 가전에 비해 IT는 아직 미지의 땅이다. 업체들은 이번 노무현 대통령의 남미 순방을 계기로 IT분야로 영토를 확장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브라질에서 5년만에 TV사업을 재가동했다.3년안에 TV부문에서 최고 브랜드가 된다는 목표 아래 지난달부터 마나우스 공장에서 연 30만대 규모의 TV생산에 들어갔다.2006년에 50만대,2007년에는 60만대까지 생산규모를 늘릴 예정이다.LG전자는 칠레에서 시장점유율 수위를 달리고 있는 백색가전 제품과 휴대전화 명성의 굳히기에 들어갔다. 삼성·LG 모두 시장성이 큰 유럽형 이동전화(GSM)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폰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방침이다. 칠레의 경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6% 관세인하 혜택을 받아 올해 휴대전화에서만 지난해보다 30%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브라질텔레콤과 올 6월 초고속망 증설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2006년까지 50만회선 고속인터넷망을 증설키로 했다. 세연테크놀로지는 브라질에서 전자 식별표(RFID) 기술로 목장 환경을 소형 모델로 구현해 주목을 받았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브라질은 소가 많은 나라여서 RFID를 소에 응용하면 예방접종, 체중변화, 도축에 이르기까지 상세한 추적·관리가 가능해 수출 시장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자동차도 ‘부르릉’ 현대·기아차와 GM대우차 등은 최고경영자(CEO)급 임원이 대통령의 남미 순방길에 아예 따라나섰다. 현대차는 최한영 전략기획실 사장과 김재일 해외영업본부 부사장이 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 경제인들을 잇따라 접촉하며 수출선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현지 대리점과 딜러수를 늘리고 ‘투싼’ 등 신차를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기아차도 올 10월 말 현재 중남미 수출대수(3만 987대)가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2만 7423대)을 웃돌자 크게 고무돼 현지 대리점수를 연말까지 287개(지난해 262개)로 늘리기로 했다. 기아차측은 “칠레와의 FTA 타결 이후 간접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면서 “쎄라토·피칸토의 성공적인 런칭을 위해 옥외 광고판을 확대하고 신문과 TV광고도 대대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티즈·칼로스·매그너스 등을 ‘시보레’ 브랜드로 중남미에 수출하고 있는 GM대우도 닉 라일리 사장이 칠레로 직접 날아가 시장을 뚫고 있다. ●중남미의 두 얼굴 재계의 이같은 ‘러브콜’에 힘입어 올해 중남미 수출액은 크게 늘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10월20일 현재 중남미 수출액은 84억 6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6%나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무선통신기기(73.4%)·가전제품(51.8%)·자동차(47.6%)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반도체는 수출물량(5700만달러)은 적지만 신장률이 무려 138.8%다. 업계는 최근 각광받는 ‘브릭스’(BRICs)의 브라질과 북미시장 교두보인 멕시코를 끼고 있어 시장잠재력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산자부 관계자는 “물류비 부담 등 자칫 득보다 실이 클 수도 있는 만큼 시장성을 꼼꼼히 따져 공략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남미 현지에 생산시설을 두는 것이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정기홍 안미현기자 hong@seoul.co.kr
  •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십니까?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십니까?

    17일 오후 3시30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직업전문학교 실내디자인과 실습실. 오는 22일로 예정된 실내건축기능사 자격시험에 대비한 모의시험이 한창 진행중이다. 시험시간 종료를 예고하는 지도 교수의 다그침에 학생 40명의 손놀림이 빨라졌다.5시간안에 원룸의 평면도를 비롯해 투시도, 입면도, 천장도 등 4장을 완성해야 한다. 청소년에서 퇴직 가장까지 모두 도면에 숨소리 하나 내지 않고 온정신을 쏟고 있었다. 이들의 눈동자는 경기불황을 극복하려는 창업의지로 반짝였다. ●한남직업전문학교 실내디자인과 인기 한남직업전문학교는 서울시가 취약계층을 위해 무료로 운영하는 4개 직업학교 가운데 하나. 비진학 청소년을 위한 직업교육시설이던 이곳은 지난 2002년 만29세의 연령제한이 풀려 만 지금은 15∼55세의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멀티미디어와 미용, 실내디자인, 조리, 컴퓨터애니메이션, 패션디자인 등이 6개월∼1년 과정으로 개설돼 있다. 지원자 가운데 나이, 가족부양여부, 국가유공자 등을 감안해서 선발한다. 경력 3∼4년이 쌓이면 창업이 가능한 실내디자인과는 평균 2∼3대 1의 경쟁률을 보인다. 제도실기를 비롯해 CAD, 포토샵,3D MAX 등이 주교육 과정이다. 교육을 마치면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주관하는 실내건축기능사와 전산응용건축제도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이진영 실내디자인과 주임교수는 “학생 가운데 20세 이하는 50%,30대 45%,40대 이상은 5%”라면서 “주간에는 주부, 비진학청소년, 퇴직자 등 다양하며 야간 과정에는 70∼80%가 직장인”이라고 말했다. ●청소년에서 퇴직 가장까지 새삶 설계 학생 가운데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퇴직자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 은행이나 기업에서 정년을 마친 뒤 새 삶을 준비하는 은퇴자들이다. 국민은행 지점장으로 은행원생활 32년을 마감한 심영섭(55)씨는 “지난 3년동안 건축회사를 운영하면서 인테리어쪽으로 겸업하기 위해 배우는 중”이라고 밝혔다. 일반 기업에서 퇴직한 이재전(55)씨도 건축회사에 다니는 아들과 동업하기 위해 합류했다. 내수경기 불황을 타개할 새 활로로 인테리어를 택한 사람도 있다. 청담동에서 7년동안 자동차 딜러를 하던 장필선(44·여)씨는 지난해 4월 경기불황으로 영업소를 접었다. 장씨는 “백지상태에서 시작한 탓에 무척 힘들다.”고 말했다. 레저스포츠 강사 김영진(31)씨도 이직을 결정한 경우. 김씨는 “이 과정을 마치면 외삼촌이 운영하는 인테리어 회사에서 2∼3년 경력을 쌓은 뒤 중국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17세 소녀 조기유학파도 입학 캐나다에서 중학교를 마친 이사벨라(17)양은 건축사인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이곳에 등록했다. 대학 건축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이양은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는 불편을 피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2월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해 내년 수학능력시험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구직난에 시달리는 청년실업자에게는 인테리어가 취업을 위한 주특기로 자리잡았다. 지난 2월 모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한 최모(23·여)씨는 “공무원 시험을 잠시 미루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기 위해 시작했다.”면서 “6개월 동안 바쁘게 두가지 자격증을 따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밝혔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환율 1100원 붕괴

    환율 1100원 붕괴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락해 1100원대가 맥없이 무너졌다.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1000원대에 진입했다. 달러화 약세와 수출대금 유입이 늘어난 탓이다. 환율 하락으로 수출기업의 70∼90%는 출혈수출을 하는 등 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 대기업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내년도 경영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00.3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으나 곧 1000원대로 내려앉으면서 하락폭이 커져 지난 주말 종가보다 무려 12.50원이나 내린 1092원으로 마감됐다. 환율 1100원대가 붕괴된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1월 24일의 1085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 하락폭은 지난해 9월 22일의 16.8원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대치다. 지난 달 13일 종가 1147.2원에 비해 한달새 55.2원이나 떨어졌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선물환까지 포함해 지난 주에는 하루 평균 100억달러 이상씩 거래됐지만 오늘(15일)은 80억달러를 밑돌았다.”면서 “1100원대가 붕괴된 뒤 매매심리가 위축돼 거래량이 대폭 줄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달러화 약세가 세계적 추세이기 때문에 당국이 환율방어를 위해 매일 시장에 개입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이날 외환당국이 시장개입을 했는지 여부를 분간하기 힘들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달러화가 넘쳐나는 데다 엔·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점을 들어 환율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평균 환율을 1060원으로 전망하고 있고, 시중은행들은 내년 상반기 환율 예상치로 1050∼1080원을 제시하고 있다. 환율 급락의 직격탄을 맞은 수출업계는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는 등 움직임이 급박하다. 현대차는 올해 원·달러 평균 환율을 1070원으로 상당히 보수적으로 잡았으나 1100원선마저 무너지자 사실상의 긴축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골프 자제령’도 내렸다. 일찌감치 원화강세를 예견하고 내년도 환율을 달러당 1060원으로 책정했던 삼성은 재수정 작업에 돌입했다. 시장에 미칠 충격을 감안해 공식적으로는 이 수준을 바꾸지 않되, 내부적으로는 ‘1000원 붕괴’에도 대비하는 낌새다. 안미현 김미경기자 hyun@seoul.co.kr
  • 환율 1100원 붕괴…딜링룸 표정

    환율 1100원 붕괴…딜링룸 표정

    “(환율에 대해서는)노 코멘트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7년 만에 처음으로 1000원대로 주저앉은 15일 한국은행 외환시장팀 관계자는 환율 대책에 대한 질문에 “할 말 없다.”고 되풀이했다.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 관계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했다. 전세계적인 달러화 약세와 국내 수출기업 등의 달러 매도로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벌어진 상황이다. 지난주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간신히 1100원대를 지켰던 환율은 이날 개장하자마자 1000원대로 밀린 뒤 낙폭을 키워 결국 지난주 종가보다 무려 12.5원이나 폭락한 109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997년 11월24일(1087.80원) 이후 최저치다. 그러나 외환당국은 이전처럼 드러내 놓고 개입하지 않겠다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시장 불안을 가중시켰다. 오전 9시 서울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단말기를 체크하던 외환딜러들 사이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지난주 말보다 4.20원, 지난주 목요일보다는 20.10원이나 하락한 1100.30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6분쯤 뒤 1100원이 붕괴되면서 1099.90원으로 주저앉았다. 엄청나게 쌓인 수출기업 등의 달러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수급 부담이 가중돼 환율을 끌어내린 것이다. 딜링룸 구길모 과장은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수급 균형이 맞아야 하는데 1100원이 깨지자 ‘사자’는 주문이 아예 없었다.”면서 “1000원대로 추락하면서 시장이 거의 ‘패닉상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틀새 20원폭락…“전망 자체가 무의미” 1100원대가 붕괴되자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손절매 물량까지 나와 결국 9시17분 1096.30원까지 추락, 오전 장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당수 딜러들은 네고(수출대금)물량이 더 나올 것으로 보고 추가 매도에 나섰지만 일부 딜러들은 과매도 국면으로 인식하고 달러를 사들여 기다리기도 했다. 한 딜러는 “딜러들도 각자 전망이 다르기 때문에 순간순간 사고 팔기를 되풀이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1100원대에서는 적극적인 매매에 나섰던 딜러들도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구 과장은 “1100원대에서는 1140∼1150원이 ‘바닥’이라는 정도의 기술적 지지선이 예상됐는데 1000원대로 추락하자 전망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면서 “같은 딜링룸에서도 1080원에서 멈출 것이라는 전망과 1040원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혼재된 상황이기 때문에 매매패턴이 서로 다르다.”고 전했다. 1097∼1098원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환율은 오후 장에 들어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낙폭이 확대돼 2시35분쯤 1095.50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이날 이헌재 부총리의 환율 관련 대정부 질의 답변이 구두개입으로 알려지면서 2시56분쯤 1097원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부총리의 발언이 개입 차원은 아닌 것으로 해석되자 오히려 실망한 매도물량이 쏟아져 3시쯤 1095원대로 되밀린 뒤 결국 낙폭을 키워 이날 최저가인 1092원으로 장을 마쳤다. ●당국 소극적 태도로 일관 시장불안 가중 한 외환딜러는 “환율 하락폭이 컸는데도 외환당국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을 보면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면서 “이에 대비한 매물이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환율 하락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 긍정적인 영향을 동시에 미치기 때문에 외환당국의 정책이 양쪽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삼성경제硏 “내년 환율 1060원안팎 예상”

    올들어 원화가치 상승률이 전세계 주요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서는 원화가치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환율방어’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9일 원·달러 환율 종가는 1103.60원으로, 지난해말의 1192.60원에 비해 원화가치가 8.06%나 높아졌다. 이는 한국은행이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는 10개 주요국의 미국 달러화 대비 절상률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원화 절상률은 일본 엔화의 같은 기간 절상률 1.18%의 6.8배나 됐다. 영국 파운드화의 절상률은 4.12%로 원화에 이어 가장 높았다. 타이완 달러화 3.22%, 싱가포르 달러화 2.91%, 유로화 2.69%, 일본 엔화 1.18%, 호주 달러화 0.96% 등의 순이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0일 내놓은 ‘국제 금융시장 기조변화’ 보고서에서 내년 원화 환율은 달러당 1060원까지 내려가 올해 평균치(1152원 예상)보다 8.7% 절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정부의 약한 달러 정책이 계속되면서 수출 위축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올해 253억달러로 추정되는 경상수지 흑자가 내년에는 145억달러로 42.7%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국제시장의 흐름을 거스르는 금리인하와 외환시장 개입보다는 감세와 재정확대를 통해 경기안정을 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10월 월간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한국의 수출은 환율보다 교역 상대국의 경기변동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환율방어가 수출에 별 영향을 못준다는 것이다. KDI는 미국·일본 등 주요 교역상대국의 경기가 둔화되고 있어 수출 증가율이 4분기(10∼12월)에 10%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용석 연구원은 “지난해 수출증가율 절대수준(20∼40%)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4분기에는 증가율이 10%선으로 급락할 것”이라면서 “세계경기와 정보기술(IT)산업 둔화 등으로 내년 수출이 예상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당국이 물량개입에 나서면서 달러당 1110원대를 회복했다. 전날 종가보다 6.90원 오른 1110.50원으로 마감됐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짧은 조정기간을 거친 뒤 하락세는 계속될 것 같다.”면서 “내년 상반기까진 1100원선 안팎에서 오르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미현 박지윤 기자 hyun@seoul.co.kr
  • 환율 1100원도 ‘흔들’

    환율 1100원도 ‘흔들’

    환율이 급락하며 4년 만에 1110원대가 붕괴됐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재선으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환율 1100원대마저 위협받고 있다. 우리 경제에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악재로 수출업체에 심각한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는 1105.30원으로 5.30원 떨어졌다. 환율이 2000년 9월8일 1108.60원을 기록한 이래 1110원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가 국내적인 요인보다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하기 때문에 당분간 환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부시의 재선으로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늘고 중동 정세가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각국 정부가 손실회피 차원에서 달러화 자산을 팔기 시작했다. 특히 부시 행정부는 수출을 지원하고 경상수지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달러화 약세를 방치하는 정책’을 견지, 국제 외환시장은 달러화 약세의 파장에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뉴욕과 도쿄시장의 환율 분석가와 외환 딜러 및 투자자들의 60%는 현재 ‘달러화 매도’를 권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 전했다. 이날 파리에서 유로화의 가치도 유로당 1.2986달러로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각국 통화를 감안한 달러화의 가치는 9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엔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도 106엔에서 105.44엔으로 하락,6년6개월 만의 최저치를 보였다. 일본 재무성이 시장개입 가능성을 밝혀 엔화의 급락세는 멈췄으나 세계적으로 달러화 약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유로화를 사고 달러화를 파는 옵션거래에 집중했다. 리먼 브러더스는 유로화의 가치가 1.32달러까지 오르고 엔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는 99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반영, 고유가로 돈을 번 중동의 산유국과 인도·러시아 등이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매도를 주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외환 보유고가 5150억달러인 중국도 환율체제를 복수통화 바스켓 시스템으로 전환하기에 앞서 달러화를 팔고 아시아 통화를 산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같은 통화 바스켓의 재조정은 달러화의 급격한 하락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의 조사에 따르면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의 매입은 매도보다 2.5배, 엔화는 4배, 영국 파운드화는 2배나 많아 달러화 매도가 4주 연속 지속되는 추세다. 부시의 2기 행정부는 재정지출이 큰 대테러 전쟁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감세정책에 박차를 가해 올해 4126억달러인 재정적자 폭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경상수지 적자 폭을 자본수지로 메우기 위해 달러화 표시 자산을 해외 투자자들에게 팔려면 싼 값을 제시해야 하고 그 결과로 고금리와 달러화 약세는 불가피하다. 유럽은 달러화 약세가 유럽 각국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면서도 자산 운영 측면에선 유로화 강세의 득을 감안하고 있다. 백문일 김유영기자 mip@seoul.co.kr
  • 베이징현대 중국대륙 고속질주

    |베이징 최광숙기자|현대차의 중국내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가 출범 3년만에 연간 판매 대수 10만대를 돌파하는 등 초고속 질주를 하고 있다. 특히 베이징현대는 지난 10월 한달동안 중국에서 월간 최대판매(1만 6750대)기록을 세우며 상하이GM을 누르고 업계 4위로 우뚝 올라섰다. 1위는 일기폴크스바겐,2위 상하이폴크스바겐,3위는 광저우혼다가 차지했고 지난해 연간 판매순위 3위였던 상하이GM은 베이징현대에 밀려 5위를 기록했다. 이같은 판매실적 증가는 초기 진출시 EF쏘나타를 출시, 고급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베이징현대측은 또 아반떼 XD등 최신모델을 투입해 중국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받은 것이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에서 엘란트라라고 불리는 아반떼 XD는 ‘중국 중산층 가정의 이상적인 차’로 여겨지며 30∼40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는 후문이다. 베이징현대 총경리(사장)를 맡고 있는 노재만 전무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품질 우선주의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며 중국내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다음달 투싼에 이어 내년중 쏘나타 신차까지 투입되면 3위 도약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현대는 판매 확대와 고객서비스 향상을 위해 170개인 딜러망을 올 연말까지 200개로 확충, 판매·정비·부품·고객관리의 일원화를 완비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베이징기차가 50대50 비율로 출자한 베이징현대는 베이징 시내에 공장(23만평)을 갖고 있으며 종업원 수는 2890명에 이른다. bori@seoul.co.kr
  • 수입차 딜러 ‘맘먹기’ 따라 가격차 수천만원

    수입차 딜러 ‘맘먹기’ 따라 가격차 수천만원

    “렉서스 LS430이 2001년초 수입을 앞두고 책정된 판매가는 관세와 마진을 고려해 8000만∼9000만원선이었다. 그러나 벤츠와 BMW 등 동급 배기량 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1억원 이상 받기로 했다.” “회사가 책정한 BMW530i의 가격은 8870만원이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출혈 경쟁 등으로 7000만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의 판매 가격이 이처럼 들쭉날쭉하다. 한쪽은 고급 이미지가 있어야 팔린다며 깎아주지 않고 또다른 한쪽은 딜러들의 경쟁으로 치열한 할인경쟁이 펼쳐진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기준없는 판매 현주소이자 국내 소비자들을 ‘봉’으로 만드는 한 단면이다. 수입차업체 한 관계자는 7일 이와 관련, 결국 고가를 지향한 렉서스가 국내 수입차 중 가장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렉서스를 판매하는 한국도요타자동차의 매출은 670억원(2002년),1761억원(2003년),2231억원(2004년)으로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부유층들의 명품 지향주의도 외국 수입차 업체들의 이같은 행태를 부추기는데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입차 관계자는 “렉서스는 ‘하나의 가격’(원 프라이스) 원칙을 고수해 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렉서스는 일본 도요타가 수출용으로 만든 고급 브랜드. 일본에서 미국과 한국으로 운반해 판매된다. 일본과 거리가 가까운 만큼 물류비는 미국보다 한국이 적게 든다. 관세 차이(한국 8%, 미국 2%)를 감안해도 한국에서 훨씬 비싸게 팔리고 있다. 예컨대 렉서스 LS430은 한국 1억 1120만원, 미국 6615만원으로 68%나 비싸다. 명품 이미지를 위해 할인은 없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원 프라이스’ 원칙으로 업계에서 밴치마킹의 대상이 되긴 마찬가지다. 벤츠코리아의 2003년 매출은 2238억원. 딜러인 한성자동차의 같은 해 영업이익은 129억원이다. 고가전략과 함께 딜러간의 출혈 경쟁으로 가격 할인폭도 회사에 따라 각각 다르다. 수입차 한 관계자는 “회사가 말하는 BMW530i의 가격은 8870만원이지만 거래는 7000만원선에서 이뤄진다.”고 고백했다. 그는 “손님들이 HBC코오롱에선 얼마를, 한독모터스에선 얼마에 주겠다고 하는데 당신은 얼마에 줄 수 있느냐고 물어 온다.”면서 “매장이 많아 할인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최근 BMW딜러 사이에 500만원 이상 깎아주지 않기로 내부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GM캐딜락을 판매하는 관계자도 “GM코리아가 정한 가격대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배기량이 커 국내 실정에 맞지 않아 인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예컨대 GM캐딜락 드빌DHS는 9620만원, 스빌STS 7653만원이라지만 거래가는 드빌DHS 8500만∼8600만원, 스빌STS 5400만∼5500만원이라고 털어 놓았다. 이 관계자는 “처음부터 값을 높게 책정해 할인 판매가 이뤄지는 것은 영업쪽에서도 불만”이라면서 “건의는 했지만 GM코리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GM코리아측은 “연식이 오래된 캐딜락은 할인 판매가 적용된다.”고 말했다. 수입차의 국내 신문광고는 주로 제품 시리즈식으로 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국내 차량같이 연식 표시가 제대로 안돼 시리즈만 보고 구입,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A외제차의 경우 1년간 국내 수요 예측량이 2000대라고 하면 본사에서 3000대를 한국에 수출한다.”면서 “이후 2000대만 수입통관시키고 나머지 1000대는 수요자가 나타날 때까지 세관에 두거나 1년이 지나 세관에서 수입화물 경매절차를 통보하면 이때서야 통관시켜 영업소로 보내진다.”고 밝혔다. 이같은 절차로 올해초 구입고객 중 일부는 2002년에 생산된 차를 새차 가격으로 사는 경우도 생긴다. 이 관계자는 “다른 업체도 비슷하다.”면서 “고가 수입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타깃이며 주의가 요망된다.”고 조언했다. 정기홍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외제차 소비자 우롱 끝이 없다

    외제차 소비자 우롱 끝이 없다

    외제차 가격이 또 오른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벌써 세 번째다. 국내 수입차는 외국에서 팔리는 가격 보다 이미 20% 이상 비싼데도 업체들은 차값 인상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 소비자는 외제차 딜러의 ‘봉’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BMW가 이달 들어 2005년형 모델을 출시하면서 모델별로 가격을 0.5∼4.9% 올렸다. 평균 인상률이 2%다. 벤츠 등 다른 유럽 브랜드들도 유로화 강세 때문에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가격 인상을 준비 중이다. 외제차 가격은 관세(8%)를 빼고도 외국에서 팔리는 가격에 비해 턱없이 비싸다. 호화 객장 꾸미기, 호텔 신차 발표회 등 마케팅 비용이 차값에 포함돼 거품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다. 서울 강남대로 뱅뱅사거리에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타워는 지하 1층, 지상 6층에 연면적 1300여평. 메르세데스벤츠 단독 전시장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유리성을 연상케 하는 외관 밖에서는 허공에서 각도를 기울여 전시한 차량이 보인다.1층에는 실내 연못이 조성돼 있고 4층 등 옥외 테라스에는 모임과 콘서트를 할 수 있는 이벤트 공간도 있다. BMW 서울 대치 전시장은 가구와 카펫, 조각상 등 인테리어 소품을 세계적인 인테리어 전문업체로부터 직접 주문, 설치했다는 설명이다. 독일의 조명 디자이너 잉고 마오르가 제작한 붉은색 샹들리에와 사진작가 김중만의 작품도 걸려 있다. 또 BMW 차량과 전시장 조감도 등을 보여주는 40대의 모니터도 설치돼 있다. 렉서스, 볼보, 혼다 등의 딜러들도 최근 서초동 일대 대형 아파트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전시장을 경쟁적으로 내고 있다. 유럽차 브랜드의 경우 딜러가 소비자에게 가격을 조정해 주는 재량권이 크다. 딜러가 갖는 마진은 차값의 15%나 된다. 현대차는 4∼5%, 쌍용차는 5~6%선이다. 외제차 관계자는 “외제차는 소량 판매인 만큼 국내 딜러 마진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차값이 비싼 것은 최고급 옵션을 기본으로 들여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딜러에게 떨어지는 마진이 차량 판매에 따른 사후 서비스보다 호화 마케팅에 들어가고 있어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제차의 최고급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마케팅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이를 위해 객장 꾸미기, 호텔 발표회 등 호화 마케팅은 필수”라고 밝혔다. 국내 외제차의 최고급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소비자가 마케팅 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고가 외제차는 외국에서 팔리는 것보다 세금을 빼고도 20% 이상 비싸다. 국내 외제차 시장이 일본과 달리 고가차 위주로 형성돼 있어 딜러 마진도 그만큼 크다. BMW 530i의 국내 판매가는 8870만원이지만 미국에서는 6620만원에 살 수 있다. 관세를 감안해도 20% 이상 가격 차이가 난다. 렉서스 GS300의 국내가는 6860만원이지만 미국에선 4647만원이다. 외제차 업계는 지난해 6월과 12월에 이어 이달에도 가격을 인상했거나 추진 중이다. 관계자는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옵션이 새롭게 변할 경우 가격인상이 동반된다.”면서 “국내에 들어오는 외제차는 소비자 취향에 상관없이 대부분 최고급 옵션을 기본으로 장착해 수입되기 때문에 고가품이라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창업성공신화 30대 도박으로 수십억 탕진

    창업성공신화 30대 도박으로 수십억 탕진

    명문대 경영학과 4학년 때인 1999년 서울 신촌의 대학가 떡볶이가게 2층에서 시작한 과일빙수가게를 전국적인 전문 체인점으로 키운 김모(30)씨. 그는 20대에 이미 수십억원대 재산가 반열에 올라 각종 언론매체의 주목을 한 몸에 받으며 ‘창업 성공신화’의 모델로 꼽혔다. 그러나 너무 일찍 찾아온 성공의 단꿈은 그를 방탕의 길로 이끌었다. 선배를 좇아 2002년 강원랜드 카지노를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그의 인생은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 도박에서도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졌다. 도박의 늪에 빠진 그는 50억∼60억원에 이르는 돈을 카지노판에 퍼부었다.“젊은 사업가가 돈을 물 쓰듯 쓴다.”는 소문이 돌자 주변에 조직폭력배 출신의 전문적인 원정도박 알선업자들과 도박꾼들이 꼬이기 시작했다. 수십억원을 탕진하고도 도박을 끊지 못하던 김씨는 서울 강남의 유명나이트클럽을 운영하던 한모(41)씨와 어울리면서 더욱더 깊은 수렁에 빠진다. 한씨는 당시 나이트클럽 외에 제주의 특급호텔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었고, 내로라하는 인기연예인들을 관리하는 연예기획사 대표이자 음악전문 케이블방송의 대주주이기도 했다. ●조폭 낀 원정도박 24명 적발 한씨는 김씨에게 “외국 카지노는 강원랜드와 달리 무제한으로 베팅할 수 있다.”면서 “마카오로 가서 원 없이 한번 해보자.”고 바람을 넣었다. 한씨를 따라나선 김씨는 해외 원정도박을 전문적으로 알선하고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롤링업자’들의 환대에 넋을 잃고, 한씨와 마카오와 국내에서 바카라 등의 도박으로 100억원대의 돈을 탕진했다. 그러나 도박에 중독된 이들의 몰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원정도박으로는 만족할 수 없던 한씨는 지난해 7월 내국인이 출입할 수 없는 제주 모 호텔카지노에서 김씨 등과 다시 도박을 벌였다. 한씨는 두달 뒤에는 강남의 한 특급호텔 특실을 빌려 도박장을 몰래 열기도 했다.100억원대가 오고간 이 사설도박장에는 미8군 카지노의 여성 딜러 2명 등을 고용했다. 결국 김씨는 도박빚을 메우기 위해 투자자들의 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됐는가 하면 한씨도 도박빚을 갚기 위해 사업체를 처분하면서 ‘쪽박’을 차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이경재)는 31일 원정도박 사범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서 24명을 적발했다. 한씨와 김씨, 그리고 이들처럼 원정도박을 나선 사람들에게 환치기수법 등으로 자금을 대주는 등 편의를 제공한 폭력조직 서방파 출신 이모(41)씨 등 롤링업자와 사채업자 등 8명을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적발된 원정 도박꾼 가운데는 케이블방송 사장, 대전 모 호텔 사장, 건설회사 이사 등도 포함돼 있다. ●강남 특급호텔에 100억대 비밀카지노 한편 검찰은 건설시행사 대표를 상대로 사기도박을 벌여 200억여원을 가로챈 일당도 적발, 주범 손모(47)씨 등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건설시행사 대표 김모(47)씨가 손씨의 ‘마수’에 걸려든 것은 지난해 초. 각 대학의 최고경영자 과정을 뒤지면서 범행 대상자를 물색하던 손씨에게 ‘돈 많은 건설업자’가 모 대학 최고경영자과정에 다닌다는 소문이 들어갔다. 손씨는 의도적으로 김씨에게 접근, 골프 등을 함께 치며 환심을 산 뒤 도박판에 끌어들였다. 거리낌 없는 사이가 된 손씨의 고향후배들과 어울려 도박을 하던 김씨는 매번 아슬아슬하게 잃고 따기를 반복하며 도박판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손씨의 각본. 미리 카드나 화투의 순서를 맞춘 속칭 ‘탄’으로 김씨의 돈을 빼먹기 시작한 것. 손씨의 장난에 놀아난 김씨는 13차례 이들과 도박을 하는 동안 회사 돈 등 모두 200억원이나 털렸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데스크 시각] 어느 재벌2세의 때늦은 후회/홍성추 산업부장

    몇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중견기업 총수였던 K씨는 요즘 폐인이나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다. 한때 그는 재벌 2세라는 신분에다 세칭 일류라는 ‘KS’ 출신에 미국 유학까지 갔다온 엘리트 총수로 촉망받는 재계 인사였다. 그러나 IMF 환란을 넘기지 못하고 ‘워크아웃’ 기업인이라는 나락으로 내몰리고 말았다.K씨는 얼마전 사석에서 기자에게 “선진 이론만 고집하면서 창업정신과 현장을 모른 것이 원인이었다.”고 후회했다. 선대 회장이 왜 그렇게 현장을 중시했는지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는 고백이었다. 최근 재벌 2·3세들의 경영 형태에 대한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다. 오죽해야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창업주들의 도전의식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질타까지 했을까. 실제로 재벌 2세들의 모험적 기업가 정신은 실종된 지 오래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공격형’에서 ‘관리형’으로 바뀌고 만 것이다. 리스크가 적은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있다. 투자를 하라고 하면 분위기가 아니다는 말로 치부해 버린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투자를 할 것인가 하고 오히려 반문할 정도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이 창업주들이 기업을 일으킬 때보다 그렇게 열악한 것인가. 아무리 강성노조가 있고, 고임금으로 효율성이 떨어졌다지만 1960년대나 70년대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양질의 노동력과 집중된 산업 인프라 등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 그런데도 기업주들은 여건 탓만 한다. 기업 경영은 타이밍이다.90년대 초·중반 기업들은 앞다투어 문어발식 경영을 일삼았다. 빚을 얻어 기업을 인수하고, 인수한 기업의 보증으로 또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식으로 확장 경쟁이 한창이었다. 외환위기가 닥치자 문어발식 경영을 일삼던 기업주들은 거의 철퇴를 맞았다. 그후 2·3세 경영인들은 대부분 관리형 경영자로 돌아섰다. 돈은 있는데 투자는 하지 않고, 투자가 없으니 고용을 늘릴 이유가 없어졌다. 기존 직원들의 수는 명퇴·정리해고 등으로 줄여만 갔다. 여기서 도태된 이들은 결국 실업자로 나앉는 악순환이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2·3세들은 손쉽고 리스크가 작은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세계 유명 외제차 국내 딜러들 대부분이 재벌 2·3세란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재벌 2·3세들은 그래도 우리 사회에서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다. 이젠 신분에 걸맞은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할 시점이다. 투자와 고용을 늘리면서 실업자로 내몰리는 사원들을 한 사람이라도 붙잡아야 한다. 녹슬고 있는 공장에 기름을 칠하고, 큰 이윤이 없더라도 공장이 돌아가도록 독려해야 한다. 선대 회장들이 현장에서 직원들과 노숙을 하면서 공장을 일으켰듯, 도면 하나만 들고 해외에 나가 수주를 받았던 창업주 정신을 본받을 때이다. 최근 한국을 찾은 세계 최대의 기업인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이제는 관리를 중시하는 경영자 시대는 끝났으며 성장의 리더십이 절실한 시대”라고 주장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을 수 없다. 고성장 시대에는 성장의 중요성을 깨우치지 못했다. 지금은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저성장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래서 지금의 기업인 화두는 성장이 돼야 하는 것이다.80년대,90년대 문어발식 확장기업인이 외환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몰락했듯이, 다음의 위기는 변화를 읽지 못하는 안주형 기업인에게 먼저 닥칠 수 있다. 최악의 조건에서도 천하대업의 꿈을 잃지 않았던 마오쩌둥(毛澤東)의 철학이 ‘잘나가던 재벌 2세 총수에서 추락한 재벌 2세’로 떨어지는 길을 막는 평범한 진리일지 모른다. 홍성추 산업부장 sch8@seoul.co.kr
  • 美캔자스 GM대리점 “새차 사면 덤으로 한대 더”

    “새차 사면 덤으로 한대를 줍니다.” 공짜로 하나를 더 주는 이른바 ‘바이 원, 겟 원 프리(buy one,get one free:bogo)’ 판촉기법이 자동차로까지 번졌다. 물론 미국에서의 이야기다. 주로 구두나 피자, 비디오 등에 적용하던 상술이었으나 재고 감소를 위해 제너럴모터스(GM)의 한 자동차 딜러가 파격적 판매에 나섰다. 캔자스시 GM 대리점의 제프 리그 매니저는 9월부터 셰브롤렛(일명 시보레)의 SUV 차량을 사는 고객에게 소형 승용차 셰브롤렛 애비오를 공짜로 주고 있다. 반응은 성공적이어서 26대가 즉각 팔렸고 차가 없어 다른 대리점에서 SUV 11대를 사 왔다.‘덤’으로 주는 애비오는 GM 대우자동차의 마티즈 모델을 본뜬 미국내 최저가이자 최소형으로 1만 2000달러이다. 트레일블레이저, 타호, 서버번 등 3000㏄ 이상의 대당 3만달러짜리 고급 SUV를 고객이 할인받지 않고 산다는 조건을 달았다. 또한 대리점이 기존의 차를 사는 ‘트레이드 인(trade in)’도 적용되지 않는다.1980년대 중반 성능이 떨어지는 유고제 차량을 유고 출신 딜러들이 덤으로 판 적은 있으나 미국산 자동차를 ‘bogo’의 대상으로 삼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딜러들은 ‘트레이드 인’을 인정하지 않고 할인가격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일종의 ‘눈속임’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당장 판매에 뒤지더라도 ‘bogo’를 따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수입차업체 ‘두 얼굴 경영’

    수입차업체 ‘두 얼굴 경영’

    수입차업체들이 중고차시장까지 진출,‘손쉬운 경영’에 나서고 있는가 하면 일부 수입차업체들은 차체 결함에 대해서 ‘쉬쉬’하다가 시민단체로부터 리콜을 요구받는 등 변칙 경영을 일삼고 있다. 최근 외제 중고차 매매사업이 ‘돈 되는’ 사업으로 떠오르면서 외제차 수입업체들이 중고차 사업 진출에 혈안이 되고 있다. 기존의 ‘허름한’ 중고차 전시장이 아니라 ‘고품격’ 매장으로 꾸며 고객들을 맞고 있으며,일부 업체들은 중고차를 사는 고객들에게도 할부금융의 혜택을 주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고객이 타던 중고차 위주로 거래하던 과거의 중고차 사업에서 이제는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직접 중고차를 매입,중고 외제차 시장을 키우는 상황이다.그러다 보니 국내 영세 수입차 중개상들의 입지는 더욱 좁혀지고 있다. 중고 외제차 중개상인 이영훈(45)씨는 “외제차 수입업체들이 중고 외제차시장까지 잠식하며 위협하고 있다.”면서 “우리 업체들의 설 땅이 점차로 좁아지고 있다.”고 걱정을 털어놓았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는 국내 수입차업체들 가운데 처음으로 직영 중고차 전시장을 열며 적극적인 중고차 사업을 벌이고 있다.지난해 10월 서울 양평동에 문을 연 전시장은 400평 규모로 그동안 120여대나 중고차를 팔았다.주로 본사 업무용이나 고객시승용으로 1년 이내 2만㎞ 미만의 차들이다. BMW코리아는 직영체제는 아니지만 공식딜러들에게 중고차 매매권을 부여해 현재 서울 3개,부산 4개,인천 1개 등 전국적으로 8개의 BMW 중고차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공식딜러인 한성과 더클래스 효성측의 본사에 중고차사업본부를 두고 중고차사업을 본격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차를 팔고 난 뒤 이들 수입차업체의 태도는 고객위주가 아니라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BMW가 지난 17일 시민단체와 소비자로부터 리콜요구를 받은 데 이어 메르세데스 벤츠도 리콜을 요구받았다.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은 30일 “메르세데스 벤츠의 2002년과 2003년식 E240모델의 전자제어장치와 주 퓨즈박스가 비가 오거나 세차할 때 물이 고이면 빠지지 않고 조수석 밑으로 빗물이 스며드는 결함이 발견됐다.”며 건교부에 리콜건의서를 냈다. 최광숙 유지혜기자 bori@seoul.co.kr
  • 재벌2세들 ‘수입車 장사’ 혈안

    재벌2세들 ‘수입車 장사’ 혈안

    국내 굴지의 재벌 2세들이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기보다는 손쉽게 돈을 버는 외제차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선대들이 불굴의 기업가 정신으로 기업을 일으켰던 것과 달리 이들은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새로운 사업 영역을 물색하기보다는 ‘땅짚고 헤엄치기’식 돈벌이인 외제차 수입 딜러에 열중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외제차사업이 명품사업 중에 ‘황금알을 낳은 사업’으로 인식되면서 재벌 2세들뿐 아니라 3세,4세,중견기업의 사위들까지 나서 수입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높은 마진율 유혹에 걸려 재벌 2세들이 수입차 사업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20∼50%에 이르는 ‘폭리’ 때문이다.비쌀수록 더 잘 팔리는 풍조를 이용해 수입차의 경우 마진율이 미국 8%,일본 10%에 비해 턱없이 높다. 서울 강남에 주로 몰려 있는 전시장을 운영하고 패션쇼를 개최하는 데 드는 비용이 죄다 고객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도요타 렉서스 LS 430은 미국에서 5832만원에 불과하지만 국내 가격은 1억 790만원으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높은 마진율을 챙기면서도 정비 네트워크는 국내 자동차업체와 비교하면 열악한 편이다.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전국적인 정비 네트워크를 갖춘 것과는 달리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몇 군데 있을 뿐이다.부품도 비싸다고 고객들은 불평한다.BMW의 엔진오일을 교환할 경우 국산차는 2만∼3만원 정도 비용이 들지만 15만원 정도 든다. ●경제 도움줄 사업에 뛰어야 전문가들은 자칫 ‘명품차’ 수입사업에 재벌 2세들이 열을 올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잃게 하고 국내 기업간의 출혈로 결국 외국기업 배불리기만 충실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을 물려받은 재벌 후손들은 국가경제에 기여해야 하는 책무를 등한시한 채 외제차 수입을 통한 돈벌이에만 급급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난했다. 외제차 사업은 대기업들이 직접 나서야 할 영역이 아니라는 지적도 만만찮다.외국에서는 굴지의 대기업들이 직접 수입차 딜러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대기업이 해야 할 사업과 중소기업,개인이 해야 할 사업이 보이지 않게 ‘구분’지어져 있기 때문이다. ●중견기업까지 딜러권 확보 코오롱 이웅열 회장은 수입차 시장을 이끄는 선두주자.지난 88년부터 BMW에 직·간접으로 관여해 오고 있다.코오롱 HBC에서는 BMW 외에 6억원대를 호가하는 롤스로이스를 수입·판매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 체제의 SK그룹 계열인 SK네트웍스는 2001년부터 렉서스를 판매하다 도요타로부터 계약해지를 당한 뒤 지난해부터 다임러크라이슬러로 말을 갈아타면서까지 수입차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셋째 아들인 조현상 전략본부 상무도 메르세데스 벤츠의 서울지역 딜러권을 따내며 외제차 딜러사업에 가담했다.박용곤 두산 명예회장의 장남인 ㈜두산 박정원 상사 BG(비즈니스그룹)부문 사장은 볼보 딜러사업 경험을 살려 혼다 판매를 하고 있다. 중견기업인 일진그룹 허진규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윤동 일진자동차회사 사장도 혼다 공식딜러이고,다음달 출범할 아우디코리아의 딜러로 선정된 김한균 ㈜참존 모터스 사장도 참존 김광섭 회장의 장남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대기업, 수입시장 진출 ‘과열경쟁’

    수입차를 비롯해 명품의류,구두 등 이른바 ‘명품’시장에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까지 뛰어들면서 명품 시장을 놓고 국내 기업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기존 사업은 기술개발과 시장개척 등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이미 해외 시장에서 검증된 명품의 경우 힘들이지 않고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서 기업들이 무분별한 수입에 나서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자칫 이같은 풍조가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잃게 하고,국내기업간의 출혈로 결국 외국기업만 배불리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황금알을 낳는 수입품 시장으로는 수입차 시장이 꼽힌다.그동안 재벌 2세들이 수입차 시장에 뛰어들어 짭짤하게 재미를 보자 이제는 기업 오너 일가들까지 수입차 딜러로 나서고 있다. 특히 이들은 수입차 딜러사업을 통해 최상류층의 고객들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향후 ‘명품’ 사업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현재 대기업들 가운데는 SK,코오롱,효성,두산 등에서 수입차 판매딜러를 하고 있다. 코오롱은 지난 88년부터 BMW 수입에 나서서 큰 수익을 보고 있고,2001년부터 렉서스 딜러를 맡았던 SK네트웍스는 도요타로부터 계약해지를 당하자 지난해 다임러크라이슬러 딜러로 재빨리 변신했다. 효성은 올해 메르세데스 벤츠의 서울지역 딜러를 맡으며 수입차 판매에 나섰고,두산은 혼다의 첫번째 딜러로 활동하고 있다. 중견기업인 일진그룹도 혼다의 두번째 딜러가 되면서 수입차 시장에 뛰어들어 최근 서울 서초동에 혼다 매장을 열었다.오는 10월 출범할 아우디코리아의 딜러 선정에도 중견기업 등이 나서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코오롱그룹은 FnC코오롱,HBC코오롱,코오롱 패션 등 주요 계열사를 총동원해 의류 명품사업에 열중이다.두산과 SK네트웍스도 폴로,토미힐피거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셔츠를 직수입하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도요타 ‘프리어스’ 美서 돌풍

    |워싱턴 연합|일본 도요타의 고급 하이브리드(가솔린과 전기연료 혼합차량) 프리어스가 미국에서 지난 7월 한달 동안에만 5000대 이상 팔리는 등 하이브리드 시장을 선점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프리어스는 환경 친화적인 미래의 자동차라는 개념과 함께 독특한 스타일,운행시의 무소음 등 특장점으로 미국의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프리어스를 사기 위해서는 6∼7개월은 기다려야 함은 물론 e베이 등 중고차 온라인 시장에서는 정상 판매가 2만 2000달러에 1만 2000달러가 더 붙은 3만 4000달러에 팔리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3일 보도했다.LA 타임스는 23일 도요타가 고기를 먹지 않고 가죽을 쓰지 않는 환경주의자들의 정서를 파고들어 아예 가죽시트를 쓰지 않고 있으며,일부 딜러들만이 구매자들의 요구에 따라 가죽시트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머런 디아즈,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할리우드 유명 스타들이 잇따라 구매하면서 더욱 유명해진 프리어스는 도심에서 갤런당 60마일의 높은 연비를 갖고 있다.
  • [은행, 새 성장엔진은…] (중) 겉과속 다 바꿔라

    서울 명동의 조흥은행 지점 1층.창구에는 직원 4명만 덜렁 앉아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종전에 ‘안방마님’역할을 했던 고참 차장이나 지점장의 사무실은 주로 2층으로 옮겼다.고객 확보를 위해 바깥으로 나가는 경우가 잦아 잘 보이지 않는다.조흥은행 관계자는 “지점 창구에 텔러(직원)만 앉히는 ‘전진형 배치’가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며 “지점을 영업조직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은행마다 ‘씨티와의 전쟁’을 앞두고 지점의 레이아웃(배치)에서부터 성과평가 및 인사시스템까지 바꾸고 있다.겉(하드웨어)과 속(소프트웨어)이 확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전방위적으로 일고 있는 변화의 핵심은 결국 ‘돈을 많이 버는 것’과 맞닿아 있다. ●은행 지점=만능 세일즈 조직 우리은행은 최근 1000점 만점인 지점 평가 기준(KPI)에서 여·수신 평균잔액(평잔) 지표를 아예 없애버렸다.대신 지점당 손익에 대한 평점을 400점에서 600점으로 대폭 높였다.국민·신한은행도 하반기부터 보험·카드·은행 간의 시너지 상품판매에 대한 점수에 가중치를 두고 있다.이에 따라 지점의 은행원들은 대출·예금 영업이라는 전통적인 업무뿐 아니라 휴대전화·신용카드·보험 등의 상품을 판매하는 일에 치중할 수밖에 없게 됐다.본점에는 핵심인력만 남기고 나머지는 지점에 내보내는 ‘본점 슬림화 바람’도 두드러지고 있다. ●본점 행원은 ‘한우물 파기’형으로 지점 은행원이 ‘만능 세일즈맨’이라면 본점 은행원은 ‘한우물 파는 전문가’로 양성된다.하나은행은 업무 부문을 가계금융·기업금융·여신심사·리스크관리 4가지로 나눠 다른 부문으로 이동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우리은행도 올해 안에 개인금융·기업금융·투자금융(IB)·매스마케팅(창구 영업)·영업전문·경영지원 등 6개로 개편하고,내년부터 직원들을 특정 직군 내에서만 옮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실적 평가는 냉혹하게 실적에 따른 성과시스템도 바뀌고 있다.우리은행은 빠르면 다음달 1일부터 투자금융본부의 채권·외환딜러와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기본급의 30%를 떼어내 풀(pool)을 만들어 실적이 우수한 직원에게 지급하는 성과급 제도를 시행한다.실적이 나쁘면 기본급까지 깎이게 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성과급 제도와 다르다. 하나은행도 프라이빗뱅킹 조직에 대해 기존에 기본급 대 성과급이 8대2였던 것을 7대3이나 6대4로 조정할 계획이다.반면 실적이 나쁜 은행원은 설 땅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국민은행은 19일 44명의 지점장 인사를 실시하면서 47명을 사실상 퇴출시켰다.조흥은행도 최근 실적이 나쁜 지점장 32명이 후배 영업본부장 밑으로 들어가게 됐다.정년이 6년이나 남은 1952년생이 대부분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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