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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세계로 뛰는 한국 대표기업] 현대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세계로 뛰는 한국 대표기업] 현대

    지난달 21일 밤(현지시간), 유로 2008 러시아와 네덜란드의 8강전. 계속되는 1대1 공방으로 승부차기 가능성이 짙어가던 연장후반 7분, 골문 왼쪽에서 올려진 러시아 아르샤빈의 크로스가 토르빈스키의 왼발을 타고 골망을 갈랐다. 전세계 수억명의 축구팬들이 러시아와 히딩크의 기적을 TV로 지켜보고 있던 그 때 우리나라의 ‘HYUNDAI(현대)’도 함께 방송전파를 탔다. 파란색 바탕에 흰색 영문 알파벳이 선명한 A보드(광고판)가 골이 터진 바로 그 근처에 세워져 있었다. 유로 2008의 공식 후원사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유로 2008의 자동차 후원기업은 한국의 현대·기아차가 유일했다. 현대차가 ‘해가 지지 않는 세계공장’ 건설과 현지 밀착경영을 통해 글로벌 톱 브랜드 도약의 꿈을 하나둘 현실로 일궈가고 있다. 현대차는 터키 이즈미트(10만대), 인도 첸나이(60만대), 미국 앨라배마(30만대), 중국 베이징(60만대) 등 160만대의 해외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체코 노소비체(30만대)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10만대)의 공장이 각각 내년과 2010년 완공되면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능력은 해외 200만대, 국내 200만대 등 총 400만대에 이르게 된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자사의 첫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를 미국에 수출한다. 이미 권위있는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로부터 벤츠나 BMW 등과 비교해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은 현대차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력시장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통해 ‘가격대비 성능이 무난한 차’에서 ‘고품격으로 도약하는 차’로 이미지를 확 바꾸고 싶어 한다. 지난 2월 1억명이 시청하는 미식축구 결승전 ‘슈퍼볼’에 광고를 내보내는 등 제네시스를 미국현지 소비자들에게 명차로 각인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현대차는 올초 인도 첸나이에 30만대 규모의 제2공장을 완공했다. 이로써 1공장과 합해 총 6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엑센트’,‘쏘나타’,‘겟츠’,‘베르나’,‘아이텐(i10)’ 등을 차례로 투입해 인도 자동차 회사 중 유일하게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i10은 지난해 말 이후 각종 ‘올해의 차’ 평가를 휩쓸고 있다. 1998년 생산을 시작한 인도법인은 지난해 9월 인도 자동차산업 사상 최단기간에 내수·수출 누적판매 150만대를 돌파했다. 중국 생산법인 베이징현대차는 올 2월 현지 자동차 회사 중 최단기간에 생산누계 100만대를 돌파했다.2002년 12월 최초로 ‘EF쏘나타’ 생산을 시작한 지 5년 2개월 만이다. 지난 4월 2공장 준공을 마치고 6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한 베이징현대차는 베이징 올림픽(2008년)·상하이 엑스포(2010년) 등 특수(特需)를 바탕으로 올해 총 38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선보인 중국 전략형 모델 ‘위에둥’(중국형 아반떼)에 이어 신형 쏘나타를 투입한다. 지난해 337개였던 딜러망을 올해 470개까지 확장하는 등 딜러 경쟁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달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카멘카 지역에서 연산 10만대 규모의 공장 건설에 착공했다. 앞으로 8년간 러시아내 자동차 생산용 수입부품에 대해 특혜관세를 적용받는다. 가격 경쟁력 강화와 함께 납기 단축, 재고비용 절감 등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200만대 규모였던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올해 296만대,2011년에는 350만대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 시장에서 2005년 8만 7457대,2006년 10만 685대,2007년 14만 7843대 등 빠른 성장세를 거듭해 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16일 “고유가와 경기침체 등으로 올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격하게 전개될 것”이라면서 “현대차는 성공적인 신차 출시, 해외판매망 강화, 효율적인 마케팅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위기를 기회로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환율 1004원 ‘9년만에 최대 낙폭’

    환율 1004원 ‘9년만에 최대 낙폭’

    9일 외환시장에 ‘천사’가 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지난 7일 외환시장 개입을 공식 천명한 뒤 3일 만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7.80원이 폭락한 1004.9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외환위기 때인 98년 10월9일 하루에 28원 하락한 이후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외환당국이 사용한 달러 매도 규모를 50억∼60억 달러로 추정하며 ‘융단폭격’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부터 최근 3일 동안 외환당국은 구두개입과 60억∼80억 달러의 실탄개입 등으로 환율을 45.50원 떨어뜨려 990원대로 하락시켰다. 이같은 하락을 두고 외환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정부에 협조하면서 전문가의 솜씨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와 외환당국이 화를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상반되게 나오고 있다. ●‘도시락 폭탄’도 등장 이날 화제는 점심시간대를 이용한 개입이다. 이른바 ‘도시락 폭탄’. 외환당국이 거래량이 줄어드는 점심시간 중 대규모 개입을 단행하면서 환율 급락을 유도했다. 때문에 장중 참가자들이 손절매도에 나서면서 한때 996원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개입 시점은 오후 1시 55분쯤 ‘이란의 미사일 발사’ 뉴스가 나오기 직전으로 아주 절묘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란의 미사일 발사는 국제유가 상승 유발요인으로 환율상승이 예상된다. 때문에 외환당국은 장마감 직전에도 2차 개입을 시도해 환율을 ‘천사(1004원)’로 갔다 놓은 것이다. 외환당국은 “딜러들의 허를 찔러야 했다.”면서 “시장이 얇을 때(거래가 적을 때) 들어가야 적은 액수로 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환당국은 “지난 7일 외환당국이 구두개입만하고 실탄을 쏘지 않은 것은 짧지만 시장에 ‘손절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면서 “시장에서 정부의 의지를 실험하려고 하면 크게 손해볼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현재 외환시장에서는 역외선물환(NDF)으로 역외에서 원·달러 환율 하락을 유도한 뒤, 구두개입하고, 달러를 매도하며 실력행사를 하는 등의 다양한 전략이 구사되고 있다. 정부가 9일 공기업들에게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하게 한 것도 외환보유액을 손대지 않으면서 환율하향 안정화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조치다. ●여전한 상승심리와 악화되는 외부환경 외환딜러들은 그러나 외환당국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한다.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력한 주식매도, 경상수지 적자 확대, 국제유가의 상승,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의 불안 등 외부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 외환당국의 움직임은 ‘시장에 역행적’이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김성순 차장은 “물가를 위해 환율하락을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금리인상을 통해 물가도 잡고, 환율하락도 유도하는 것이 훨씬 시장 친화적이고 정공법”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버냉키 “내년까지 월가 투자은행 대출 연장”

    버냉키 “내년까지 월가 투자은행 대출 연장”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미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벤 버냉키 의장이 올 9월로 기간이 끝나는 월가 투자은행들에 대출을 내년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미국의 금융위기가 심각하고 월가 초우량 투자은행들의 상황조차도 낙관하기만 할 수 없음을 보여 주는 것이란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FRB는 다음주 중 새로운 모기지 대출 법안을 제안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버냉키 의장은 9일 버지니아 알링턴에서 열린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주최 포럼에 참석,“FRB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프라이머리 딜러에 대한 대출기간 연장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금융시장 불안이 내년까지 계속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상황이 나빠질 경우 FRB가 내년에도 월가 투자은행들에 대해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포함해 다음주 중 새로운 모기지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 등이 버냉키 의장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3월 시작해 오는 9월로 기간이 끝나는 월가 투자은행에 대한 대출을 내년까지 유지할 수 있다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미국 경제가 장기적 침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과 같다고 전했다. 버냉키 의장은 연설에서 “앞으로 다가올 불확실성과 위기를 막기 위해 현 시점에서 이런 식의 대응을 강구하는 것이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우려의 뜻까지 덧붙였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52.25포인트 오른 1만 1384.21로 마감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도 이날 연설에서 부시 행정부가 주택차압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최근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주택차압사태를 막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폴슨은 2007년 모두 150만건의 주택이 차압됐고, 올해에는 이보다 많은 250만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kmkim@seoul.co.kr
  • [20&30] 잊지못할, 잊고싶은 나만의 여름 바캉스 추억

    [20&30] 잊지못할, 잊고싶은 나만의 여름 바캉스 추억

    해마다 여름이면 우리는 늘 아름다운 추억과 편안한 휴식을 꿈꾸며 바닷가로, 산으로, 또 해외로 떠난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돌아올 땐 좋은 추억뿐 아니라 나쁜 기억도 함께 가져온다. 무더운 여름, 지친 일상의 끝에 우리를 기다리는 여름휴가. 고유가·고물가 시대라 주말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던 마음을 꾹 눌러 담기만 했던 직장인에게 기억에 남는 휴가는 어떤 모양일까?그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여름 바닷가의 추억과 아련한 기억으로 휴가 이야기를 들어봤다. 또 잊고 싶은 속쓰린 휴가 이야기도 들어보자. ●누나같은 그녀들과 바닷가 로맨스 대학생 류모(27)씨는 7년 전 바닷가에서의 ‘첫 키스’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설렌다. 류씨는 2001년 여름 고등학교 친구 4명과 함께 부산 송도해수욕장을 찾았다. 떠나기 전날 친구들과 현장에서 즉석 미팅을 통해 여대생들을 사귄 뒤 멋진 추억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문제는 류씨를 비롯해 친구들이 말주변이 없다는 것. 여자 앞에만 서면 입이 얼어붙었다. 민박집 방바닥을 긁으며 이틀을 허망하게 보냈다. 귀경하기 전날도 해가 떨어지자 마찬가지 상황이 이어지는 듯했다. 류씨 일행은 해수욕장 인근 주점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때 더는 못 참겠다는 듯 친구 한 명이 벌떡 일어나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미팅을 주선해 오겠다.”며 박차고 나갔다. 1시간쯤 지나자 그 친구가 여대생 다섯 명을 데리고 왔다. 친구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함께 온 여대생 중 한 명이 “얼굴 붉히며 쑥스럽게 말하는 게 귀여워서 왔다.”고 했다. 여대생들은 류씨 일행보다 세 살 많았다. 나이를 떠나 한데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류씨는 한 여대생과 가슴 떨리는 느낌을 주고받았다. 둘은 조용히 자리를 떠 바닷가를 거닐었다. 평온한 바다를 보며 서로 짧은 입맞춤을 가졌다.“그때 처음으로 키스를 했어요. 아직도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어요. 물론 지금 여자친구에겐 비밀이지만요.” 회사원 윤모(31·여)씨는 지금의 남편과 결혼 전 함께했던 알뜰 휴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윤씨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남편은 대학을 졸업했으나 모두 백수였던 3년 전 7월. 둘은 가장 저렴한 휴가를 계획했다. 지친 마음을 다잡기 위해 10일간 국내 배낭여행을 떠났다. 따로 자취를 하던 둘은 각자의 집에서 보내온 쌀과 반찬들을 담고 배낭을 짊어졌다. 시내버스·시외버스·도보로 서울에서 분당으로, 용인으로 또 충남 천안으로 그리고 공주를 지나 대전까지 갔다. 열흘을 민박집 각방에서(?) 묵으면서 못 볼 것까지 다 보게 됐다. 또 남편이 나뭇가지를 주워 마련한 조촐한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둘은 미래까지 약속했다. 아침식사는 동네 구멍가게에서 산 빵이었고, 점심은 김밥, 그리고 저녁은 라면 한 개에 김치와 밥뿐이었지만 종일 걷다가 먹는 밥은 행복 그 자체였다.2년 전 결혼한 윤씨는 지난해에 다시 한 번 알뜰여행을 계획했지만 신랑의 반대로 다행히(?) 포기했다.“아마 앞으로도 그 힘든 여행을 다시는 못할 거예요. 우리에겐 너무 아름다운 추억이지요. 돈 없이도 행복했던 그 때를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와요.” ●생일보다 기뻤던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 직장인 이모(27·여)씨는 초등학생 시절 가족들과 함께했던 피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20년이 다 됐지만 아직도 어릴적 아버지 휴가날짜만 기다렸던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1년에 한 번 가족들과 해수욕장을 찾았던 아버지 휴가일. 매년 아버지 휴가일이 올 때마다 어머니는 이씨에게 예쁜 반팔티와 치마, 그리고 수영복, 튜브 등을 사주셨다. 어린 마음에 해수욕장을 가는 것도 기쁜데 옷까지 덤으로 선물받으니 이씨에겐 아버지 휴가일이 생일보다 더 기뻤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상하게도 여름 휴가는 초등학생 시절의 그것에 비해 훨씬 재미가 덜했다. 직장인이 되고 나선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휴가는 그저 회사를 안 간다는 사실에 기쁠 뿐이다. 가족들과 함께 즐기는 여름휴가를 손꼽아 기다렸던 순간은 그에게 있어선 순수했던 초등학교 시절뿐이다. 이씨는 “작은 계곡에서 삼겹살만 구워 먹어도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면서 “어린 마음에 놀러간다는 사실 자체가 즐거웠던 것”이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금융회사를 다니는 김모(35)씨는 입사 후 처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해외에서 휴가를 보냈던 2003년 여름휴가를 최고의 휴가로 꼽았다. 입사 후 2년간 저축해 만든 여윳돈으로 부모님과 함께 필리핀 세부를 다녀왔던 것. 부모님은 물론 김씨에게도 해외여행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파란 빛깔의 바다도 훌륭했고, 각종 해산물을 부모님께 원없이 사드렸던 당시를 생각하면서 김씨는 “올해도 해외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비행기를 처음 탄다며 좋아하시던 부모님을 보며 ‘앞으로도 자주 부모님과 해외여행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김씨. 결혼한 뒤로는 아직 부모님과의 해외여행 약속을 한 번도 지키지 못했다.“올해 휴가 땐 꼭 부모님을 모시고 가까운 해외로 휴가를 다녀오려고요.5년이나 지났는데 그 사이에 부모님 모시고 어딜 다녀온 적이 없네요.” ●여행에서 배운점, 느낀점 회사원 최모(28·여)씨는 재작년 여름, 우리나라 유일의 내국인 합법 카지노인 ‘강원랜드’에 놀러갔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강원랜드에 도착해서 매장에 들어가니, 난생 처음 보는 기계들과 딜러들이 마냥 신기해보였다. 그 중 어려보이는 대학생 3명이 눈에 띄었다. 그들도 처음 온 듯한 분위기였는데,10만원짜리 수표 10장을 꺼내 딜러에게 코인교환을 요청하는 게 아닌가.‘보기보다 통이 큰 녀석들이군.’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이 카드게임하는 걸 지켜봤다. 그런데 코인을 넣은 지 10여분만에 100만원어치가 금세 날아가 버렸다. 그들의 표정이 금세 어두워졌다. 최씨는 돈을 왕창 투자해보려는 마음이 한순간 사라졌다. 결국 1만원으로 이것 저것 해보니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돈이 사라졌다. 호텔로비에는 눈빛이 흐려진 사람들이 자리잡고 누워 있었다.“처음엔 모든 게 마냥 신기하기만 하더라고요. 그런데 돈을 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건 구경만으로도 알 수 있겠더군요. 도박으로 패가망신한 사람들을 보면서 휴가치곤 정말 좋은 공부를 하고 온 것 같아요.” 회사원 신모(27·여)씨는 친구와 함께 다녀온 지난해 홍콩 여행을 잊을 수 없다. 외동딸인데다, 엄숙한 집안 분위기 탓에 이제까지 홀로 여행은커녕 외박조차 단 한 번도 하지 못했다. 기껏해야 수학여행 정도가 전부였다. 지난해 여름,“이런 식이면 도저히 내 청춘이 불쌍해 견딜 수 없다.”고 다짐한 신씨는 과감하게 부모님께 혼자 여행을 가겠다고 선포했다. 부모님이 난리가 난 건 불을 보듯 뻔한 일.“명품 가방을 사줄테니, 올해도 우리랑 여행을 가자.”고 회유하기도 했고,“너 혼자 여행갈 거라면 앞으로 나가서 살아라.”는 엄포도 날아들었다. 하지만 신씨는 꿋꿋하게 밀어붙여 결국 ‘친구와 함께 가는 여행’으로 타협을 봤다.“자유, 그거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어떤 기분인지 모르죠. 홍콩이래봤자 서울과 크게 다른 건 없었지만, 아무에게 연락도 오지 않고 그저 여기저기 다닐 수 있었던 게 너무 행복했어요.” ●“국내외서 바가지 쓴 휴가 즐거울리 없죠” 초등학교 교사 김모(27·여)씨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모두 휴가를 즐길 수 있다. 김씨는 대부분의 방학이 좋은 기억들이지만, 지난해의 무박2일 테마여행은 정말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라고 말했다. 5만원이면 교통비와 식비까지 포함해 저렴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여행사 직원의 말에 혹한 김씨는, 속는 셈치고 짧게 경남의 소매물도에 다녀오기로 했다. 버스는 당일 오후 10시에 출발해 다음날 아침에 도착한다고 했다. 김씨는 기분좋게 버스에 올라 밤길을 달리면서 아침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새벽에 잠깐 잠이 들었다가 버스가 서는 것 같아 깨어나서 시계를 보니 새벽 4시였다. 그런데 가이드는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근처 찜질방이라도 다녀오시라.”는 게 아닌가. 찜질방에 가는 돈은 여행비에 포함돼 있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한여름에 에어컨도 가동되지 않는 버스 안에서 잠을 청할 수는 없었다. 모기 때문에 창문을 열기도 어려웠다. 결국 버스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고, 울며 겨자먹기로 다들 찜질방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저렴하다고 좋아했더니 결국 숙박비를 낸 셈이 돼 버렸죠. 무조건 싸다고 좋아할 건 아니더라고요.” 직장인 김모(34)씨는 2년 전 여름만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솟구친다. 김씨는 여자친구와 휴가 날짜를 맞춰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을 찾았다. 사귄 이후 처음으로 함께 떠난 여행이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김씨는 여자친구와 낮에는 바나나보트를 타거나 수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밤에는 팔짱을 끼고 모래사장을 거니는 등 꿈 같은 시간을 보냈다. 눈 깜짝할 새 2박3일이 지났다. 상경하는 날 아침부터 비가 흩뿌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폭우로 돌변했다. 서둘러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시간당 80㎜가 넘는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서울로 향하는 도로가 통제됐다. 몇 시간이 지나도 버스는 움직일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결국 해가 질 무렵 버스는 강릉으로 되돌아왔다. 강릉에서 김씨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가지’였다. 전날에 비해 모든 것이 두세 배로 껑충 올랐다. 폭우로 귀경하지 못한 사람들이 일제히 강릉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숙박료와 음식값을 지불했다.“여자친구와 하루 더 있어서 좋긴 했지만, 그날 해수욕장 인근 숙소와 가게들의 악덕 상술을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나요.” 회사원 신모(29)씨는 “내가 다녀온 동남아 여행은 정말 끔찍했다.”고 회고했다.5년 전 39만 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만 보고 떠난 태국여행은 그에게 동남아를 다시는 못 갈 곳으로 만들었다. 가이드는 비행기에서 내린 방콕공항에서부터 “내가 인생의 밑바닥을 거쳤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만큼 자신의 말을 잘 따라달라는 취지였지만 기분이 나빴다. 또 하다 못해 물조차도 가이드가 정해준 장소에서만 살 수 있었다. 그외 3박4일 동안 하루 4∼5 군데씩 기념품 가게에 들러 물건을 사지 않으면 출발하지 않았다. 항의하는 신씨에게 가이드는 “그렇게 싼 가격에 왔으면 이만한 것은 예상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면박을 줬다. 관광지라고 가는 곳도 파인애플 농장 등 별로 흥미가 안 가는 곳이었다. 마지막 날 공항가는 버스 안에서도 가이드는 버스기사를 위해 기념품을 사달라고 종용했다. 안 사면 공항에 안 가겠다는 농담 섞인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선택관광이라는 것도 죄다 게이쇼 같은 것들이었죠. 조용한 해변을 생각했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했어요. 그 이후로 동남아 여행은 한 번도 안 갔어요. 남들은 이제 안 그렇다는데 한 번의 경험이 무섭더군요.” 황비웅 김정은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새영화] ‘패스트푸드 네이션’

    [새영화] ‘패스트푸드 네이션’

    햄버거 패티에서 분변계 대장균이 과잉 검출됐다. 무슨 말이냐고? 한마디로 ‘고기에 똥이 들었다.’는 얘기다. 대형 패스트푸드점 미키스의 햄버거 ‘빅 원’은 매달 매출이 급성장하는 효자 상품. 축포를 터뜨려도 모자란 마당에 이런 황당한 결과라니. 회사 영업부 임원 돈(그레그 키니어)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지난해 한국 국회의원들도 두 번이나 참관을 거부당한 미국산 쇠고기의 도축장을 극장에서 보게 됐다.‘비포 선 라이즈’‘비포 선 셋’의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재작년 만든 ‘패스트푸드 네이션’(Fastfood Nation)이 시기를 점치기라도 한 것처럼 새달 3일 개봉하기 때문이다. 원작은 국내에도 잘 알려진 에릭 슐로서의 ‘패스트푸드의 제국’이다. 돈은 직접 나선다. 소 사육·도축장, 정육회사가 위치한 콜로라도의 코디로 출장을 떠나는 것. 그곳에는 10만마리의 소가 빽빽하게 갇혀 있다. 소들은 자신의 배설물과 뒹굴며 유전자 변형 사료를 먹고 큰다. 하루 배출하는 똥·오줌의 양은 마리당 20㎏. 배설물은 석호에 그대로 버려지고 식수가 되는 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햄버거 속에 들어가는 작은 패티의 연결망은 촘촘하다.‘어떻게 고기에 똥이 들어가는지’ 추적하는 돈은 대학 갈 돈을 모으는 패스트푸드점 알바 앰버(애슐리 존슨), 소 판매업자 루디(크리스 크리스토퍼슨), 쇠고기 중간상인인 해리(브루스 윌리스) 등을 만나며 진실에 직면한다. 패티의 네트워크는 국경도 초월한다. 거기에는 겁탈당하고 팔다리가 기계에 씹어삼켜지면서도 멕시코 한 달 월급보다 많은 일당을 벌어야 하는 이주노동자들이 있다. 가축과 사람, 식탁을 유린하는 거대 기업의 치졸하고 섬뜩한 이면을 영화는 다큐멘터리에 가깝게 서술한다. 극적 재미나 언어 유희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메시지는 분명하다.“이건 누가 선하고 악하고를 떠나 통제할 수 없는 시스템 문제요. 땅, 가축, 인간… 시스템은 그런 건 안중에도 없어.”라는 소 판매업자의 말은 진실과 개인의 의지가 돈의 논리로 폭주하는 시스템 앞에 얼마나 무기력한 것인지 역설한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패스트푸드 네이션’은 패스트푸드를 한창 즐길 10대들에게 유효한 영화가 아니다. 살아 있는 소가 뻘건 고깃덩이로 분해되는 과정이 스크린에 여지없이 펼쳐져 심의에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화려한 출연진은 관객에게 반가울 터. 브루스 윌리스, 에단 호크에 미국 10대들의 우상 팝가수 에이브릴 라빈이 단역으로 얼굴을 내민다. 영화는 곱게 갈린 분홍빛 쇠고기 패티 속에 소똥뿐 아니라, 사람들의 건강과 인간성을 깔아뭉개는 ‘시스템’이 도사리고 있다고 엄중하게 경고한다. 쇠고기 딜러 해리의 냉소는 지금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섬뜩함을 안긴다.“안된 얘기지만, 가끔은 똥도 먹어야 하는 게 우리네 인생살이라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외환 곳간 헐어 물가 잡겠다?

    외환 곳간 헐어 물가 잡겠다?

    고환율 정책을 유지하던 기획재정부가 뒤늦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달러를 매각하며 환율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헐어서 물가를 잡으려는 현 상황에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쪽에서는 “정부가 이미 개입 시점을 놓쳤고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상황을 볼 때 진짜 위기를 위해 달러를 아껴야 할 때”라면서 “현 시점에서 물가상승 압력은 금리인상으로 낮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쪽에서는 “고유가·고원자재 등 외부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불가피하다.”며 환영하고 있다. ●연일 눌러도 뛰어오르는 환율 정부는 지난 16·17일 달러 매도개입을 시도했다. 때문에 16일에는 1041원이던 환율을 2.7원 하락시켜 1038.30원으로 낮췄고,17일에는 여기서 15.20원을 급락시켜 1023.20원으로 1020원대까지 환율을 낮췄다. 그러나 이렇게 인위적으로 낮춘 환율은 18일 하루만에 5.90원 상승하며 1029.10원으로 뛰어올랐다. 외환시장 전문가는 “이미 시장의 투기적 세력들은 재정부의 최근 물가안정정책을 ‘소나기 피해가기’로 전술적 후퇴로 보기 때문에 고환율에 배팅한다.”면서 “18일처럼 당국의 개입이 없으면 당장 환율이 오르게 돼 있다.”고 분석했다. 즉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환투기꾼들 좋은 일만 시킨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정부가 달러 매각을 통해 방향을 바꿀 수 없다면 아까운 달러를 푼돈 쓰듯이 낭비하지 말고 위기 상황에 대비해 보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3차 오일쇼크’ 가능성, 세계적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의 자금경색에 대한 우려, 중국·홍콩 증시에 대한 불안, 베트남·아르헨티나의 위기 등으로 국제 경제가 위태한 만큼 듬직한 경제의 안전판으로 외환보유고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외환보유액은 3월 2642억달러에서 최고점을 찍고 5월 현재 2582억달러로 60억달러가 줄었다.6월 정부의 적극적인 외환시장 개입으로 6월말 발표될 외환보유액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외환딜러들도 “최근 재정부의 달러매각을 통한 환율하향 정책은 외환 시장의 자율성과 체질을 훼손시키고 왜곡시킬 우려가 있는 만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금리인상 카드, 물가안정에 환율하락까지 또 다른 경제전문가는 “정부가 개입시점을 놓친 만큼 80%대인 수입물가 상승률이 크게 낮아지지도 않고,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도 낮출 수 없다.”면서 “물가상승 압력에 경제교과서의 정석대로 ‘금리인상 카드’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인상할 경우 원화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은 하락한다. 때문에 물가도 잡고 환율하락도 유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개각을 앞두고 현재 경제팀에 대한 인적청산을 통한 고환율정책 포기를 선언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현대차 = 러 국민차”

    “현대차 = 러 국민차”

    |모스크바 김효섭특파원|“한국이 만드는 현대자동차가 우리 러시아의 국민차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가에서 북쪽으로 15㎞ 떨어진 알투피에보 거리. 이곳에 있는 현대차 알투피에보 지점의 드미트리 세르게예프(40) 지점장은 4일 현대차의 자국내 위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알투피에보 지점은 모스크바 내 15개의 현대차 점포 중 가장 큰 곳이다. 그랜저, 싼타페, 쏘나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클릭(겟츠) 등 10개 모델이 판매된다. 2005년 말부터 지금까지 2년 6개월동안 5000대 이상이 이곳에서 팔렸다. 높은 판매실적과 우수한 애프터서비스로 현대차 본사가 정한 ‘2008 올해의 딜러’로 선정됐다. 세르게예프 지점장은 “과거에는 극심한 빈부격차 때문에 잘사는 사람은 벤츠나 BMW를, 가난한 사람들은 라다(러시아의 국민차)를 찾았지만 소득증대로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라다를 찾던)이들이 대거 현대차를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투싼을 구입하기 위해 매장을 찾은 사프로프 세르게이(25·건설관리업)는 “러시아 젊은이들 사이에 투싼의 이미지는 매우 좋다.”면서 “가격은 비싸지만 디자인이 좋고 차의 크기도 만족스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현지에서는 클릭은 1만 5000달러, 아반떼는 2만∼2만 5000달러, 투산은 3만∼3만 2000달러로 결코 낮은 가격이 아니다. 현대차는 1990년 엑셀 28대와 쏘나타 2대를 당시 소련에 수출하면서 동유럽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2004년에는 현지 반제품조립(CKD) 공장을 가동하면서 그해와 이듬해 현지 수입차시장 1위를 차지했다. 이후에는 2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러시아에서 올 1∼4월 6만 5458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에 이른다.6만 5751대로 수입차 중 1위인 GM 시보레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러시아내 판매목표 20만대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하반기에 베라크루즈 등을 투입해 소형부터 대형까지 풀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라며 “특히 8월부터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가 시판되면 현대차의 브랜드 인지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5일 상트페테르부르크주(州) 카멘카 지역에서 연산 10만대 규모의 공장 건설에 들어간다. 세르게예프 지점장은 “현재 인기차종의 경우 주문에서 차량 인도까지 무려 석달이 걸린다.”면서 “러시아 공장이 가동되면 출고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는 것은 물론이고 차값의 25%에 이르는 관세도 줄어 가격 경쟁력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newworld@seoul.co.kr
  • 자동차거래 e곳에선 싸게싸게 안~전하게

    인터넷을 통한 자동차 구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차량 매매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원씨앤티는 지난 14일 국내 최초로 온라인 상에서 중고차를 안전하게 구입할 수 있는 안전거래 쇼핑몰 ‘카멤버스’(www.car members.co.kr)를 열었다. 카멤버스 서비스는 ‘인증딜러’ 제도가 도입되고 하나은행, 보험개발원 등 신뢰할 수 있는 기업과 공적 기관의 보호 아래 중고차 매매가 이루어 지는 것이 특징이다. 카멤버스는 이를 위해 100명의 ‘인증딜러’를 선발하고 금융기관과 함께 각종 안심거래 장치를 마련했다. 회사측은 인증딜러가 필수적으로 보험개발원의 사고이력 조회 및 차량 성능상태를 매물과 함께 올려야 하기 때문에 허위매물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차량이 인도된 후 매매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결제대금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에스크로’ 제도를 도입해 차량 계약금 사기나 미끼 매물에 의한 소비자 피해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고객이 차량을 구입하고 미리 제공받은 차량 정보와 실제 차량의 상태가 다를 경우, 회사가 차량 구매대금 일체를 100% 환불해 주는 ‘인증차량 환불제’ 보험도 적용된다. SK에너지는 자동차생활 전문포털 엔크린닷컴(www.enclean.com)에서 보험, 할부, 리스 등 자동차와 관련한 금융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지난 15일 시작했다. SK에너지는 우선 엔크린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출시하고 차량 구입자들에게 보험 서비스를 10∼15% 싸게 제공한다. 다음달 22일까지 가입하면 현대차 준중형 해치백 ‘아이써티(i30)’,1년 무료 주유권,SK 주유할인권 등을 주는 경품행사를 진행한다. 또 신차 할부구매자에게 36개월 기준 6.89%의 국내 최저 수준 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다이렉트 자동차 할부금융상품도 내놓았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주말탐방] 스포츠 서포터스의 세계

    [주말탐방] 스포츠 서포터스의 세계

    박찬호(35·LA다저스)가 지난달 26일 거의 2년 만에 승수를 쌓았다. 승리 뒤 박찬호는 “팬들이 보내준 메일을 읽다가 ‘시범경기 잘 던질 때 투구폼보다 팔이 옆으로 처진다. 팔을 높여보라.’는 지적을 받고 팔을 높이 든다는 생각으로 던지니 좋은 투구가 됐다.”고 말했다. 한 팬의 날카로운 지적이 쇠락하는 듯한 메이저리거에게 통산 113번째, 부활을 예고하는 승리를 안겨준 셈이다. 프로축구 전북 조재진(27)은 5일 동점골을 터뜨린 뒤 상대팀인 수원 서포터스 600여명 앞에 가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쳤다. 조재진은 “수원 서동현(23)이 선제골을 넣은 뒤 전북 서포터스 앞에서 춤을 추며 서포터스를 모독한 점을 되갚아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터넷상 뜨거운 논란을 기꺼이 떠안으면서까지 뜨거운 팬 사랑을 과시했다. 바야흐로 ‘팬들의 시대’다. 개방과 소통, 공유를 통해 각계각층에서 특정인 특정세력만이 아닌,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스포츠에도 예외가 없다. 비단 박찬호뿐 아니다. 스타가 팬들에게 인기몰이를 하기도 하지만, 팬들이 감독을 갈아치우기도 하고 선수의 스타일을 바꾸기도 한다. 축구장 한 쪽에 집단으로 자리를 잡고 경기 내내 한 번도 엉덩이를 붙이지 않은 채 목청껏 응원하는 축구마니아들이 있다. 또 야구장의 수많은 ‘재야 감독’들은 통계와 기록표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 농구코트에는 십 수년째 선수들을 쫓아다닌 덕분에 그들의 신상과 개인사, 컨디션을 훤히 꿰뚫는 열성팬들이 존재한다. 이런 이들이 축구, 농구, 야구 동네에 바글바글하다. 생업 탓에 미처 경기장으로 달려가지 못한 이들은 TV중계를 보며 탄성과 환희를 나눈다. 서포터스다. 이들을 따라가본다. 부산·창원 박록삼 임일영기자 youngtan@seoul.co.kr ■ ‘롯데 서포터스 연합회’-“야구장은 거대한 놀이터이자 삶의 활력소” 프로야구 롯데 팬들에게 야구장은 ‘거대한 어른 놀이터´다. LG와의 롯데 홈경기가 열린 지난달 29일도 마찬가지. 직전 27일 삼성에 3-17의 기록적인 대패를 당한 직후이고 평일이었지만 오후 5시 남짓부터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모두가 두 손에 치킨, 피자, 족발 등 먹거리를 잔뜩 싸들고 부산 사직구장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경기 내내 ‘신문지 갈기´를 흔들었고 경기 막판 즈음에는 주황색 ‘롯데의 봉∼다리´를 머리에 뒤집어 쓴 채 목청껏 소리지르고 맥주를 곁들이며 유쾌하게 흥청거렸다. 직장인들은 아예 부서회식 장소를 사직구장으로 잡는다. 보험영업을 하는 오경석(40)씨는 팀 동료 8명과 함께 야구장을 찾았다. 오씨는 “단합과 스트레스 해소라는 부서 회식 취지에 가장 부합되는 장소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들 야구를 미치듯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당히 술 먹고 노래 부르고, 춤도 추며 응원할 수 있는 야구장이 딱 좋다.”고 말했다. 일찍이 정수근은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에게 “사직구장은 빅 비어룸”이라고 익살스레 말한 바 있다. 김정환(38)씨는 ‘롯데 서포터스연합회´ 간사다. 자동차 딜러가 본업이지만 홈경기 때는 11개 모임의 300여명에 이르는 회원들과 ‘정모 준비´에 여념이 없다. 김씨는 “사직구장에는 꾸며진 것이 아닌 자발적인 응원 문화가 있고 이는 삶의 활력소다.”면서 “가끔 지나친 음주와 흡연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마니아부터 그냥 즐기는 팬까지 편안하게 공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 광팬 손정빈(45)씨는 지난 1월 아예 사직구장 바로 앞에 호프집을 차렸다. 가게 안은 온통 롯데와 선수들 관련 사진 등으로 장식했다. 이곳이 롯데 팬들의 아지트가 됐음은 물론이다. 시내 중심가에서 사직구장 앞으로 옮겨 비시즌 때 손해가 있음에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단다. 팬들이 이 정도니 구단이 이들과 교류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992년부터 꼬박 만 17년 동안 롯데 연간회원이었던 지임용씨는 지난달 22일 76세 나이에 지병으로 숨졌다. 롯데는 2000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 시구를 맡기기도 했다. 시즌중이었지만 구단 관계자들이 지씨의 빈소를 대거 찾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손씨와 김씨, 오씨, 지씨 할아버지는 부산에서 그리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 이날 롯데는 LG를 8-0으로 이겼다. 경기가 끝난 뒤 롯데팬들은 손씨의 호프집으로, 야구장 광장 주변에 모여 잔치의 마지막을 만끽했다. 이날 밤 사직구장 앞 광장과 술집 골목길 사이에서는 자정이 넘어가도록 ‘부산 갈매기´와 ‘돌아와요 부산항에´ 노래가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롯데가 있어서, 프로야구가 있어서 행복하다. 롯데는 이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 ‘그랑블루’-“우리는 팀의 승리를 위해 모인 지지자들” 프로축구 수원의 홈경기가 열리면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의 별칭)´는 온통 푸른색 물결이다. 서포터스의 자리인 N석은 통로, 복도까지 빼곡하게 들어찬다. 얼추 4000∼5000명이다. 몽땅 ‘그랑블루´다. 프로축구판 최고 극성, 최대 인원을 자랑하는 수원 서포터스다. 사정이 이러하니 N석은 아무에게나 돌아오지 않는다. 이 자리를 차지하려면 경기 시작 최소 한 시간 반 전에는 와야 한다. 늦으면 어쩔 수 없이 W석 등 다른 자리에 앉아야 한다. 물론, 어린 아들, 딸과 함께라 불가피하게 W석을 찾는 열혈 서포터도 있다. 이렇게 모인 이들은 아무도 강요하지 않지만 꼬박 두 시간 동안 한목소리로 고함 지르고, 노래 부른다. 이런 사람들이 매번 1만 5000명 이상 모인다. 무서운 곳이다. 수원의 성적이 좋지 않을 수가 없다. 수원은 8일 현재 컵대회 포함, 12경기 연속무패(10승2무)다. 지난달 30일. 평일 오후임에도 경남 창원까지 버스를 타고 원정응원을 온 수원 서포터스 ‘그랑블루´ 44명은 마치 페르시아 수만 대군에 맞서는 최정예 전사들 같았다. 이들은 놀랍게도 거의 대부분 휴가를 내고 온 직장인들이다. 보통 주말 원정경기에는 400명 정도가 함께 움직이지만 평일이라 적은 수준이라고. 아니나 다를까. 지난 5일 전북과의 원정경기에는 13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600여명이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어느 원정경기든 일단 규모면에서 어지간한 홈팀 서포터스를 압도하는 것은 기본이다. 실제 골대 맞은편 스탠드에 자리잡은 경남FC의 서포터스 ‘단디´,‘뉴클리어´ 등은 홈경기임에도 안타깝게 20여명으로 더욱 미미했다. 물론 20대 전후로 구성된 이들의 열정만큼은 ‘×100´을 해도 모자랄 정도로 대단했다. 열정적이고 배타적으로 수원을 응원하는 ‘그랑블루´지만 궁극적으로는 K-리그의 발전과 서포터스 문화의 확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50여개 서포터스모임의 연합체인 그랑블루를 이끌고 있는 박정혁(33) 회장은 “우리는 모두가 철저히 자발적으로 수원의 승리를 위해 모인 지지자들”이라면서 “다른 구단에도 우리같은 서포터스 문화가 많이 만들어져 프로축구가 질적으로 발전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공격수 김대의(34)를 좋아한다는 한재준(43)씨는 일본계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한씨는 “원정 응원을 오려면 최소 3만∼4만원은 들어가는데 학생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하성(35)씨 역시 조퇴하고 원정응원을 왔다. 박씨는 “연간 회원권이 매진된 구장이 수원 한 곳 뿐일 정도로 프로축구 서포터스 문화가 아직 열악하다.”며 미약한 축구팬 저변을 안타까워했다. 밤 10시30분쯤 버스에 올라탄 뒤 자정을 훌쩍 넘겨 수원에 도착한 이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은 고스란히 새벽 술자리까지 이어졌다. ■ ‘이상민을 응원하는 사람들’-“십시일반 정성 모아 응원광고 선물했죠” ‘그곳이 어디든… 이상민! 당신이 가는 길이 정답입니다.´ 지난해 7월14일 한 스포츠신문에 실린 전면광고는 스포츠팬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10년 동안 몸 담았던 프로농구 KCC를 본의 아니게 떠나 삼성으로 옮긴 ‘영원한 오빠´ 이상민(36)을 격려하기 위해 팬클럽인 ‘이상민을 응원하는 사람들(이응사)´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거둬 광고를 낸 것. 특정 스타를 응원하는 팬들이 신문에 광고를 낸 것은 이때가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 2004년 ‘농구대통령´ 허재(43·현 KCC 감독)의 ‘하야(下野)´에 즈음해 그를 아끼던 팬들이 ‘안녕, 나의 영웅´이란 카피의 전면광고를 실은 것. 이 광고에 감동을 받은 허재는 한 농구잡지에 ‘답 광고´를 싣기도 했다. 한국스포츠 사상 가장 아름다운 스토리로 남을 이 두 사건은 농구의 팬 문화가 다른 종목과는 다르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선수보단 팀에 대한 서포팅이 주를 이루는 야구나 축구와는 달리 농구는 개별 스타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것.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는 주인공은 단연 이상민이다.1999년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이응사´는 1만 9000여명의 회원을 유지하고 있다. 스포츠 선수 한 사람의 팬클럽으로는 국내 최다. 회원 연령대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이 가장 많지만 초등생이나 60대 할머니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다양하다. 남자 회원비율도 예상을 뛰어넘는 30% 안팎. 가입하려면 클럽장에게 거주지역과 신상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이상민에게 전하고 싶은 응원 메시지를 남겨야 한다. 합격률이 70%에 그칠 만큼,‘아무나´ 가입할 수 없는 곳인 셈. 비시즌에 따로 정모(정기모임)는 없지만 시즌 중에는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뭉친다. 6년 전 이응사에 가입한 뒤 현재 클럽 운영을 맡고 있는 이선영(32·여·회사원)씨는 07∼08시즌 정규리그 54경기 가운데 무려 40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잠실에서 열린 27경기는 기본이고,‘반차´를 내고 부산이나 전주 등 지방원정에 나서는 일도 허다했다. 이씨는 “다른 종목과 달리 농구의 팬 문화가 팀보다 선수에 집중되는 현상은 프로농구팀들이 프랜차이즈 스타를 키우고 지키는 데 인색하기 때문”이라면서 “10년 넘게 농구를 지켜본 나같은 사람들, 그리고 그 가족들까지 어차피 오빠가 은퇴하면 자연스럽게 KCC팬으로 남게 된다. 구단 운영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구단의 마케팅 전략 부재를 꼬집었다.
  • 가요계 떠난 구창모의 좌절과 성공

    가요계 떠난 구창모의 좌절과 성공

    1980년대 정상급 인기를 누렸던 가수 구창모.17년 전 홀연히 가요계를 떠났던 그는 지금 중앙아시아의 성공한 사업가로 변모해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되기까지 그는 숱한 실패를 겪어야 했다.MBC ‘네버엔딩스토리’는 30일 오후 6시50분 구창모의 굴곡 많은 인생 속으로 들어가본다. 1991년 가요계를 떠난 구창모가 건너간 곳은 카자흐스탄. 그가 시작한 사업은 한국자동차를 수입해 판매하는 일이다. 스스로도 믿기지 않을 만큼 사업은 날로 번창했다. 구창모는 “난 뭐든지 하면 잘되는 놈이라고 생각했어요. 상당히 교만해졌죠. 겁나는 게 없었어요.”라고 회상한다. 하지만 성공가도의 인생이 고꾸라진 것은 97년. 지인의 말만 믿고 홍콩시장을 겨냥해 시작한 녹용사업에서 300만달러(약 30억원)를 손해봤다.3년간 자동차 사업으로 번 돈을 단 6개월 만에 몽땅 날린 것이다. 하지만 구창모는 이같은 실패가 사업 마인드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이렇게 해서 그해 12월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건너가 자동차 딜러 사업으로 기반을 다졌다.2005년에는 키르기스스탄 최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아티스 글로벌의 대표가 됐다. 그럼에도 구창모는 “가슴 한 구석에는 늘 가수에 대한 갈증이 남아 있었다.”고 말한다. 카자흐스탄에서 초반에는 매일 노래방으로 출근을 하다시피했다. 지금도 구창모는 “음악은 내 인생의 전부이며, 앞으로의 꿈은 대중 앞에 다시 서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13년간 올랐던 무대를 갑자기 내려온 이유, 가족과의 행복한 일상 등도 공개한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미술시장과 아트딜러/최병식 지음

    그림 구입에서부터 그림 투자의 노하우와 리스크까지. 미술시장의 현재를 A부터 Z까지 속속들이 짚어 보이는 책이 나왔다.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는 최병식(54) 경희대 미대 교수가 펴낸 ‘미술시장과 아트딜러’와 ‘미술시장 트렌드와 투자’. 도서출판 동문선에서 나온 이 책들은 미술에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초보 컬렉터는 물론, 미술시장에 대한 안목이 있는 이들에게도 ‘교과서’ 역할을 해줄 만하다. ‘미술시장과 아트딜러’는 미술시장 메커니즘의 기초부터 파악할 수 있는 지침서이다. 뉴욕, 런던, 파리, 베이징 등 세계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대형 갤러리들의 현황과 역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아트딜러의 조건과 자격 등 미술시장을 파악하기 위한 기본항목이면서도 정작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웠던 내용들을 세세히 소개했다.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세계 곳곳의 현장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건진 생생한 정보들이어서 책의 의미는 더 커진다. 미국의 아트딜러협회 등 영향력이 큰 아트딜러 단체들의 현황을 일일이 수치로 뒷받침해 설명하기도 한다. 미술시장에 초점을 맞춘 책의 정보량은 방대하다. 폴 뒤랑 뤼엘, 빌헬름 우데 등 1·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파리와 런던을 주무대로 아트마켓의 서막을 열었던 주인공들을 되돌아 보는 대목 등에서는 저자의 공력이 그대로 드러난다. ‘미술시장 트렌드와 투자’에는 그림을 투자 목적으로 구입해 보려는 예비 컬렉터들에겐 유용한 정보가 특히 많다.“작품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100% 작가나 작품의 절대가치를 이해하면서 이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전제하고 미술품 가격이 어떻게 매겨지게 되는지의 배경을 꼼꼼히 설명한다. 미술품 구입의 기초지식을 조목조목 짚어 주기도 한다. 작가의 명성, 작품의 수준과 기량, 내용과 주제, 작품 상태와 크기, 진품 여부, 출처 등 7개 요소가 현장 아트딜러들이 말하는 미술품 가치결정 변수라는 것. 세계 아트마켓과 한국 미술시장의 트렌드를 조망하고 미술품 투자의 절묘한 타이밍 등 ‘실전’전략도 실었다. 각권 3만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007 괴담과 베이징올림픽

    007 괴담과 베이징올림픽

    영국 비밀첩보부의 살인면허소지자 007 제임스 본드를 만들어낸 작가 이언 플레밍 탄생 100주년이 5월로 다가왔다. 또한 이달은 그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최초의 본격 007 영화 <닥터 노>가 미국서 개봉된 지 45주년이 되는 달이다. 티베트 폭동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8월에는 중국 베이징올림픽이 열릴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옛 소련·동구권을 붕괴시켰다는 주장이 있다. 생중계된 한국의 발전상에 자극받아 민중이 “공산주의 때문에 서유럽은 몰라도 한국보다 더 못살게 됐다”는 분노를 느꼈다는 것이다. 주요 언론이 다룬 이 말이 실감나는 것은 바로 그 때 나 자신 해외를 누비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서울올림픽 직후 경제 시찰단원으로 중국을 방문하여 예컨대 산동성장과 요령성장이 베푸는 만찬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식사를 같이한 중국의 지식인들 입에서 한국에 대한 찬사가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었다. 나는 이후 비즈니스로 우크라이나,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러시아 등 구소련 권에 수십 차례 왕래를 하였으며 아예 1995년부터 5년간 이들 나라에 주재하면서 합작투자회사의 경영에 관여하는 CEO를 한 경험이 있다. 1997년 우크라이나 키에브에 대우지역본사 사장으로 한창 근무할 때에는 러시아계 마피아가 나를 습격할지 모르니 주의하라는 우리 대사관 정보담당 서기관의 주의를 받고 있었다. 마침 남아공에 주재하는 권 사장이 괴한이 쏜 흉탄에 맞아 목숨을 잃자 키에브 신문에 누군가가 이 기사를 크게 실었다. 나를 위협한 셈이었다. 나는 출퇴근길을 번갈아 바꿔가며 움직였고 항상 가스총을 호신용으로 차에 두고 다녔다. 대우자동차가 합작 투자한 ‘아우토자즈’사가 한국 승용차를 조립해 팔기 시작하면서 우크라이나 중고차수입 마피아들이 수입이 크게 줄면서 판매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그들은 러시아 킬러들의 원정 지원을 받아 얼마든지 보복하는 일을 꾸밀 수 있는 입장이라는 설명이었다. 당시 나는 우크라이나의 쿠츠마 대통령 산하 경제개발전략회의에도 참석하고 있었다. 그는 소련 시절 핵무기미사일제조 공장장 출신이었다. 나의 사업 파트너 중에는 소련 KGB출신도 몇몇 있었다. 당시 소련권의 기업가를 포함한 지식인들과의 대화 속에서 흥미 있는 부분이 있었다. 소련의 붕괴에 007영화 시리즈가 엄청난 영향력을 미쳤다는 한탄이었다. 왜냐하면 소련인들도 소련이라는 국가조직과 소련 첩보원을 악당시 하는 그 영화들을 비디오로 즐겼다는 것이다. 007시리즈는 속속 영화화되어 전 세계에 폭발적인 인기를 몰고 다녔다. 그 원천인 제임스본드를 처음 등장시킨 소설 《카지노 로얄》을 출간한 것은 한국전쟁이 끝난 해인 1953년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하여 작가가 숨을 거두고 나서 2년 뒤인 1966년까지 14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해마다 한 권씩 007 시리즈를 소설로 출간하는 왕성한 작가활동을 하였다. 신문기자 경력은 있다 하지만 2차 대전 때 영국 해군 정보부장의 부관으로 근무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갑자기 소설가로 변신, 약 10년간 혼자서 14권의 방대하고 복잡한 007 추리소설들과 다른 3권의 책을 줄기차게 출판해냈다는 데 그의 괴력이 있다. 그 후에 자료를 보니 적어도 <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1965)는 작가가 사망한 후 다른 이가 써서 완성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라는 것을 알았다. 1962년의 <닥터 노>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007영화 시리즈가 벌어들인 총 극장수입은 현재 시세로 111억 달러로서 한화로 치면 10조 원이 넘는다. 그밖에 비디오게임과 DVD, 유사소설의 홍수로 엄청난 부대수입을 올렸다. 007유사소설도 쏟아져 나와 그 수가 50편이 넘는다는 통계가 있다. 007의 저주, ‘그가 찍으면 죽는다’ 제임스 본드의 적은 누구인가. 대표적인 인물의 하나가 블로펠드라는 악당이다. 그는 스펙터라는 NGO(민간기구)의 책임자로서 테러와 살인, 복수, 고문 등을 자행한다. 독일인과 그리스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인물로 폴란드 바르샤바대학에서 경제학, 철학, 공학을 전공한 인텔리로서 세계 슈퍼 파워를 이간질하여 야심을 성취하려 한다. 그는 6권의 본드 시리즈에 등장한다. 또 다른 악당이 닥터 노(노 박사)이다. 중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처음엔 공산 치하의 중국대륙 범죄조직 ‘통(堂)’의 재무부장이었다가 나중에 스펙터 테러조직의 간부가 된다. 소련의 정보부(KGB)나 소련 방첩부대인 스머시(SMERSH)와 협조하면서 영미의 정보조직에 대항하여 서방세계를 괴롭힌다. 소련 스머시의 멤버들도 직접 등장한다. 위장 간첩 골드핑거, 살인 여간첩 로자 클렙 대령, 부두교 교주를 겸한 악당 미스터 빅, 전쟁광 코스코브 장군, 남미의 마약조직 두목 산체즈, 매춘과 도박으로 007과 대결하는 르 시프르 등이다. 소련 KGB출신으로는 건당 백만 달러씩 받는 살인마 파코, 미국의 실리콘 밸리를 지진으로 붕괴시키려는 맥스 조린, 석유재벌의 상속녀와 미묘한 사랑에 빠지는 살인마 레너드 등. 제3의 부류로는 영국을 배신하고 소련으로 넘어간 알렉스, 중국과 영미의 전쟁을 유발하려는 언론 마피아 엘리엇 카버, 미소 간의 핵전쟁을 유도하려는 스트롬버그, 소련의 지원을 받아 핵미사일을 런던으로 겨냥하려는 휴고 드랙스, 마약 딜러이며 소련의 이중간첩인 CIA요원 크리스타토스, 소련의 전쟁광 올로브 장군과 짜고 서유럽에서 핵폭탄을 폭발시키려는 아프간 출신 카말 칸, 아프간의 아편 밀수에 관여하는 친 소련 무기상 브래드 휘타커, 석유 파이프라인 폭파 음모의 여주인공 엘렉트라, 특수 무기로 휴전선을 무력화시키고 남한을 정복하려는 북한군 문 대령 등이다. 모두 광범위한 국제적 배경을 가진 첩보전의 악역들인데 그들은 소련은 물론이고 아프가니스탄 등 유라시아 대륙의 여러 나라와 도시, 동남아, 서인도의 자메이카, 이슬람 국가들, 나아가 북한 등을 거점으로 한다. 007영화 16편이 파상적으로 전 세계 극장가를 강타할 즈음 그 주술(呪術)이 통했음인가, 1990년 소련은 급기야 붕괴된다. 007의 무대로 아프간 소재가 뜨는가 하자 이번엔 아프간의 탈레반정권이 축출된다. 2008년 3월 6일 소련 KGB출신으로 죽음의 상인으로 불리며 악명을 날리던 세계 최대의 무기 밀매상 빅토르 부트(41세)가 태국에서 체포되었다. 이제 크게 보아 007의 주적(主敵)은 테러 NGO의 잔당이 일부 남아 있으나 대상국가로는 북한이 남은 셈이다. 과연 북한은 ‘007의 저주’를 피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궁금하다. 북한인들이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바깥세상을 어느 정도로 보고 어떤 자극을 받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올림픽 개막과 때맞춰 007 시리즈 제22탄인 <퀀텀 오브 솔러스>가 전 세계 극장가를 강타할 예정이다. 결국 모스크바올림픽을 치르고 나서 11년 만에, 서울올림픽 이후 3년 만에 소련은 15개 공화국으로 해체되었다. 이제 남은 건 중국이 그 숱한 내분을 이겨내며 민주화로 가느냐, 이념고수에 머무느냐, 그것이 가장 궁금한 일이 되고 있다. 글 최정호 한양대 겸임교수, 경영학박사, 《CEO여 문화코드를 읽어라》의 저자 월간 <삶과꿈> 2008년 5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책꽂이]

    ●샤갈의 아라비안 나이트(리처드 F 버턴 지음, 김원중·이명 옮김, 세미콜론 펴냄)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이 ‘아라비안 나이트’ 300여편의 이야기 가운데 직접 4편을 뽑아 자신의 컬러 석판화와 드로잉 26점을 함께 수록했다.1만 6000원.●그림 읽는 CEO(이명옥 지음,21세기북스 펴냄) 사비나미술관 관장인 저자가 창의적 예술가들의 사례를 토대로 창의성의 조건을 짚어냈다. 르네 마그리트,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살바도르 달리 등 세계적인 거장 뿐만 아니라 젊은 사진작가인 주도양 등 국내 작가들의 발상전환 사례도 포함됐다.1만 5000원.●한권으로 읽는 불교(우더신 지음, 주호찬 옮김, 산책자 펴냄) 인도에서 탄생한 불교가 중국에서 꽃피고 한반도와 일본으로 전해지면서 동아시아 정신문화의 정수가 되는 과정을 짚었다. 중국 탱화와 불상, 불교건축 등 도판 300여개와 중국 불교경전의 내용을 곁들였다.2만 3000원.●고대철학이란 무엇인가(피에르 아도 지음, 이세진 옮김, 이레 펴냄) 고대철학·사상의 권위있는 연구가인 저자는 고대의 철학과 오늘날 일반적인 철학의 개념에는 심원한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대철학 사조들의 특징을 정리하고, 고대철학에 대해 우리가 편견을 갖고 있었던 부분들을 교정해 준다.2만 2000원.●미술투자 성공전략(이호숙 지음, 마로니에북스 펴냄) 서울옥션 스페셜리스트를 지낸 아트딜러 이호숙씨의 미술품 투자 방법서. 초보 컬렉터들을 위해 기초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내용을 담았다.1만 3000원.●세계인과 한국인 사이(고철종 지음, 다산라이프 펴냄)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고품격 한국인으로 사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방송사 현직 기자인 저자가 미국 연수 경험을 토대로 일류국가 국민의 모습을 살펴본 책.1만 1000원.●문명의 엔드게임(전2권)(데릭 젠슨 지음, 황건 옮김, 당대 펴냄) ‘거짓된 진실’을 쓴 미국 급진적 무정부주의자인 저자가 다시 한번 현대문명을 신랄히 비판했다.“문명은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그렇게 될 수도 없다.”“고위층의 재산은 하위층의 목숨보다 값지다. 이것을 생산이라 부르고 정의라 부른다.” 등의 주장으로 지배체제의 폭력과 거짓을 까발렸다.1권 2만원,2권 1만 9000원.●별빛이 흐르는 밤(임정의 사진, 에디션뿔 펴냄) 건축 전문 사진작가로 유명한 지은이가 하늘의 별을 찍은 사진작품 72점을 모았다. 장시간 노출로 찍은 사진들이어서 달빛과 배경 등에 따라 하늘색이 바뀌기도 하며, 직선이나 동심원을 만드는 별들의 동선이 한폭의 그림 같다.2만 3000원.●지리산에 사는 즐거움(이창수 지음, 터치아트 펴냄) 8년째 하동 악양골에서 녹차와 매실 농사를 짓고 사는 사진작가가 지리산에서 찍어 모은 사진에 짧은 글을 곁들인 에세이집. 지리산 자락의 흙내음, 매화향이 끼쳐올 듯 정겹고 넉넉한 전원풍경들이다.1만 3000원.
  • 그 분들 한마디에 외환시장 ‘비명’

    그 분들 한마디에 외환시장 ‘비명’

    경제정책과 금융시장을 책임지고 있는 당국자들이 시장의 자율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책임한 발언을 일삼아 외환·채권시장을 혼란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환율 등 경제지수에 민감한 수출·수입업체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몰라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먼저 새 정부 출범 후 ‘성장론자’인 기획재정부의 강만수 장관과 최중경 제1차관은 환율 상승을 용인하고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발언을 수시로 쏟아냈다. 여기에 환율·금리의 또 다른 관리자인 한국은행이 물가안정을 내세워 공개적으로 방어에 나섰다. 환율과 금리를 사이에 두고 두 기관의 갈등은 ‘전면전’에 돌입한 양상이다. 최중경 기획재정부 1차관은 26일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마친 뒤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급격한 하락은 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한은 이성태 총재가 전날 “환율이 천장을 한번 테스트했다.”고 발언한 뒤 원·달러 환율이 20원이나 급락해 977원까지 하락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최 차관은 또 “환율 급변동이 없다는 것은 환율 급변동이 있으면 정부가 반드시 개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강만수 장관은 “경상수지는 악화하는데 환율은 절상되면서 우리 경제가 외환 위기를 맞았다.”면서 “현재도 경상수지는 악화되는 상황인데 환율은 가장 높을 때와 낮을 때를 비교하면 45%가량 절상됐다.”고 환율 부양을 용인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강 장관은 이날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전날 한은 이 총재가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라며 조기 인하론을 완곡하게 거부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강 장관과 최 차관의 강경한 구두 개입으로 26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50원 상승한 986.80원으로 마감했다. 외환딜러들 사이에는 이날 정부가 약 5억~10억달러 규모로 달러를 매수, 실력 행사에 나섰고 정부가 직접 매수를 시인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농협 이진우 금융공학실장은 “요즘 같이 환율이 급변동하는 상황에서는 수출업체나 수입업체 모두 곡소리가 난다.”면서 “누구도 달갑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면 시장에 후유증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하와 관련해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정부가 물리적이라고 느낄 만큼 한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것은 경제·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20弗에 산 박수근 ‘귀로’ 65만弗에 팔렸다

    20弗에 산 박수근 ‘귀로’ 65만弗에 팔렸다

    박수근 화백(1914~1965)의 유명한 그림 ‘귀로’가 최근 뉴욕 크리스티에서 열린 한국미술 경매에서 65만7천달러(한화 약 6억 5천만원)에 낙찰됐다. 당초 낙찰 예상가인 40만달러 보다 훨씬 높게 팔렸다. 이 그림은 캘리포니아주에 살고 있는 65세의 미국인 여성이 1960년대 한국에서 입양 수속을 밟던 중 우연히 화랑에 들렸다가 단돈 20달러에 구입한 것이다.크리스티의 한국미술 전문가 김혜겸씨는 “ 90만 달러까지 입찰하려는 딜러가 있었는데 그만 크리스티의 신용조사에 걸려 입찰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박수근 화백의 또 다른 작품인 ‘엄마와 아이 그리고 두 여인’(1964)도 60만1000달러(한화 약 6억원)에 경매됐다. 한편 이날 경매에서 김환기 화백(1913-1974)의 유화 ‘무제: 백자와 자두나무’(28x42인치)가 한국 작가로서 최고 경매가 기록을 세웠다. ‘무제’는 당초 예상가 20만 달러의 4배를 넘는 82만5000달러(한화 약 8억 2천만원)에 낙찰됐다.사진=박수근 화백의 ‘귀로’서울신문 나우뉴스 명 리 미주 통신원 starlee07@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美경제 내년도 어렵다”

    “美경제 내년도 어렵다”

    미국의 최고재무책임자(CFO) 10명 중 9명은 침체 국면에 들어간 미 경제가 내년까지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와 소비 위축, 고유가가 실물경제에 치명타를 입힌 데 따른 것이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CFO 475명을 대상으로 지난 7일 조사한 결과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CFO 절반 이상은 세계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이 이미 불경기에 진입했다고 응답했다.CFO 3분의2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지난해 9월 금리 인하가 경영에 별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대답했다.CFO들이 경제학자들보다 미 경제를 훨씬 더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듀크대 존 그레이엄 교수는 “CFO들의 압도적인 비관론으로 올해 자본 투자와 고용이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연일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 국제유가도 장 중에 배럴당 110.20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한편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12일 “아시아 이머징(신흥) 경제국들이 과열 경기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게재된 르몽드 회견에서 “중국이 특히 주택 부문에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물가 규제 등 거시경제적 수단을 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충고했다. 딜러, 애널리스트 등 전세계 정보서비스 구독자 5430명을 대상으로 한 블룸버그의 설문조사에서도 아시아 경제가 미국발 글로벌 위기를 타개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더 떨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세계 및 역내 경제 전망에 대한 아시아의 비관론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종혁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가 4분기 이상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으로 볼 때 미 경제는 침체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며 “주택가격이 바닥을 치고 금융불안이 해소돼야 경기가 회복될 수 있는데 그 시점을 지금으로는 알 수 없다.”며 장기 침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강만수 ‘환율 주권’ 발언 영향?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뉴욕발 악재로 코스피 지수가 폭락하자 원·달러 환율이 연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또한 원·엔 환율이 급등하면서 2년 6개월여 만에 910원대로 올라섰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주 말보다 7.90원 급등한 946.9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화 약세는 주가 급락의 영향이 컸다.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강지영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달러 약세가 시현됐고, 우리나라에서는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과정에서 달러수요와 엔화 수요가 급등하면서 원화는 약세를, 달러와 엔화는 강세를 나타냈다.”면서 “때문에 미국의 금리인하와 경기침체 가능성으로 세계적인 달러 약세가 나타나도 신흥시장의 화폐들은 모두 약세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화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재정 환율인 원·엔 환율을 급등시켰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주 말보다 1.76엔 하락한 103.10엔으로 장을 마감했다. 원·엔환율은 지난주 말보다 100엔당 22.40원 오른 918.00원을 기록했다.2005년 9월30일 921.08원 이후 2년 6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기획재정부 제1차관 인사 등도 매수세를 부추긴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강 연구원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환율주권’ 발언 등은 일종의 외환시장 구두개입으로 봐야 하는데, 정부가 고물가를 고려할 때 원·달러 환율 상승을 반드시 지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세계를 달리는 현대차] (上) 최대 車시장 미국

    [세계를 달리는 현대차] (上) 최대 車시장 미국

    지난해 현대자동차는 전세계에서 170만대를 팔았다. 이 중 63%인 107만여대가 해외판매였다. 현대차에 있어 해외시장 영역확대는 ‘세계 자동차 톱5’란 목표실현의 핵심 선결과제다. 현대차 글로벌 전략의 현황과 미래를 알아본다. 올해 현대차의 미국시장 판매목표는 51만 5000대다. 올해 전체 수출목표 113만대의 45.6%나 된다. 미국이 중요한 이유는 연간 1600만대나 되는 압도적인 시장규모다. 다양한 인종·민족·경제수준의 사람들이 단일시장을 구성하며 초소형 차부터 초대형 차까지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커다란 수요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25일 “세계 어느 기업도 미국 차 시장에서 성공하지 않고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요즘 미국시장 상황은 이전만 못하다. 지난해의 경우 주택경기 침체, 금융시장 불안, 신용경색, 유가 상승 등으로 판매량(1615만대)이 전년보다 2.5% 줄었다. 올해에도 수요부진과 고유가 등으로 소폭의 감소세(연간 1550만∼1600만대)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판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3대 메이커들의 판매량은 각각 6.0%,11.8%,3.1%씩 감소했다. 반면 현대차가 2.9% 늘어난 것을 비롯해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업체들도 2∼4%대의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10%가량 높여 잡았다. 시장위축과 업계판도의 변화를 최대한 기회로 활용해보겠다는 전략이다. 판매측면에서 선봉은 독일 명차를 겨냥해 개발한 대형 세단 ‘제네시스’와 중형 세단 ‘쏘나타 트랜스폼’이다. 오는 6월 미국시장에 출시되는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기존 이미지를 깨기 위해 처음으로 시장에 내미는 ‘프리미엄’의 도전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중들에 적합한 가격대의 차만 팔아서는 ‘톱5’가 불가능하다.”면서 “제네시스가 당장 벤츠,BMW 수준의 인지도를 확보하기는 어렵겠지만 ‘대중차 속의 고급차’라는 인식을 시장에 확산시켜 궁극적으로 명차 이미지를 도출하는 실마리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국내출시 이후 지난달 말 3만 5000대 이상이 팔린 쏘나타 트랜스폼의 신차 인기몰이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쏘나타는 1989년 미국시장 첫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102만대가 팔린 밀리언 셀러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와 쏘나타 트랜스폼 외에 ‘아제라’(그랜저) ‘베라크루즈’ ‘엘란트라’(아반떼) ‘투싼’ ‘쏘나타’ ‘싼타페’ 등 기존 인기차종의 판매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면 10% 이상의 성장은 의외로 쉽게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과제인 브랜드 인지도 제고노력도 올해 계속된다. 지난달 4일에는 9700여만명의 미국인이 시청한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에 제네시스 광고를 내보내 큰 성과를 냈다. 현지 소비자 조사기관 ‘콤스코어’는 슈퍼볼 광고를 한 세계 30여개 기업 중 제네시스가 가장 높은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딜러망(현지 판매 네트워크) 강화에도 역점을 둘 계획이다. 딜러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판매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한편 마케팅, 광고, 프로모션 등에서 딜러와의 협업관계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한국산 오토바이’ 캐나다서 잘 나가네

    ‘한국산 오토바이’ 캐나다서 잘 나가네

    한국산 오토바이 브랜드가 캐나다에서 급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2008 에드몬튼 모터사이클쇼에 참가 중인 내셔널 모터스포츠의 서부판매 책임자인 레느 바지넷은 “작년 효성 오토바이가 캐나다 매출 6위 브랜드가 됐다.”고 밝혔다. 퀘벡에 소재한 내셔널 모터스포츠는 효성의 캐나다 현지 판매업자이다. 바지넷에 의하면 효성 오토바이는 2003년 처음 캐나다에 수출된 이후 판매가 급속하게 늘어나 작년에만 1,000대 이상의 스쿠터와 2,200대 이상의 오토바이를 판매했다는 것. 2003~2004년도 87만 달러였던 매출액이 불과 2년만에 460만 달러로 5배 이상 상승했다. 효성 오토바이는 아직은 북미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지만 품질의 우수성이 소문 나 캐나인들에게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다른 경쟁사와 달리 2년간 보증을 해 주는 점도 호응을 얻고 있다. 내셔널 모터스포츠의 켄트 오비천 부사장은 “현재 캐나다 9개 주에 100개의 효성 오토바이 딜러가 있고 올해는 새로 25-30개의 딜러들과 계약서에 서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비천 부사장은 “효성 오토바이는 2008년 18-20%의 성장이 예상된다.”면서“효성의 250cc~650cc 제품이 매력적인 가격대에 있고 4개의 크루즈 스타일 ‘아퀼라(Aquila)’ 모델이 매우 낮은 안장 높이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명 리 미주 통신원 starlee07@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현대·기아차, 中서 사상최대 월간 판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지난달 중국에서 사상 최대의 월간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는 1일 “중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 3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베이징현대차는 지난달 3만 63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 늘어난 규모다.2002년 중국 진출 이후 월간 판매실적으로는 가장 많다. 지난해 9월부터 실시한 현장중심 체제의 효과가 나타나고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가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소비자의 관심을 끌면서 이같은 실적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현대차는 2002년 12월 EF쏘나타를 중국공장에서 처음 생산한 이후 중국시장에서 급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지난해 중국에서의 판매 순위가 8위로 떨어지는 등 고전해왔다. 올해 38만대의 판매 전략을 세운 베이징현대차는 오는 4월 제2공장을 준공하고 HDC(아반떼)·NFC(쏘나타) 등 신차 출시, 딜러 경쟁력 강화, 베이징올림픽에 맞춘 브랜드 마케팅 등을 통해 판매 목표 달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기아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는 지난달 1만 4603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달 보다 38.3% 늘어났다. 둥펑위에다기아 역시 2002년 법인 출범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 기아차의 중국내 판매 증대는 제2공장 가동 및 중국형 쎄라토 투입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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