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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어, 베트남 젊은이들 경쟁력 척도 됐다[베트남 ‘한류 3.0시대’ 열렸다]

    한국어, 베트남 젊은이들 경쟁력 척도 됐다[베트남 ‘한류 3.0시대’ 열렸다]

    베트남 호찌민 시내 중심에 위치한 베트남거점세종학당은 베트남 한류의 성지로 통한다. 한류를 통해 한국에 관심이 생긴 베트남인들은 이곳에서 한국 전통책 만들기, 판소리와 북청사자놀음, 보자기 만들기 같은 한국 전통문화 체험을 즐긴다. 베트남대 한국어학과 교원들은 한국 문화에 대해 배워 베트남 현지 학교에서 전파한다.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인 올해 베트남에선 ‘한류 3.0 시대’가 열리고 있다. 1995년 베트남 국영방송 VTV가 아시아 최초로 한국 드라마 ‘내 사랑 유미’를 방영한 이후 ‘가을동화’, ‘대장금’ 등이 히트하며 한류 1.0 시대가 열렸다면 2000년대 케이팝과 예능 등 대중문화 전체로 인기가 확산되며 한류 2.0 시대를 맞았다. 이어 지난해 2월 베트남에서 한국어가 제1외국어가 된 것을 계기로 베트남 한류는 3.0 시대에 접어들었고 음식, 패션, 뷰티에서 문학까지 실생활로 파고들고 있다. 베트남거점세종학당의 이규림 소장은 27일 “베트남에서 한국의 국가브랜드는 수교 이래 가장 많은 호감과 신뢰를 받고 있다”며 “베트남 팬들이 한글날에 BTS 노래 가사로 한글 손편지를 쓰는 등 케이팝에 대한 관심이 한국 문화 전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어 “9000여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는 베트남에서는 영어를 구사하면 임금이 2배, 한국어를 하면 3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어 구사가 취업에 유리하다”면서 “베트남 초·중·고등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운영 중인데, 한국어가 의무교육 과정에 포함됐다는 것은 양국의 문화 교류가 매우 성숙됐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찾은 베트남거점세종학당 등 호찌민에 위치한 6곳을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총 23개의 세종학당이 베트남에 있다. 지난해 세종학당 학습자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목적은 한국 유학(35.9%), 한국 기업 근무 또는 취업(21.3%),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16.7%) 순이었다. 베트남 내 한류가 빠르게 확산된 배경에는 높은 한국어 학습 열기가 있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총 53개 대학에서 한국어학과 및 교양 강좌를 운영 중이다. 호찌민인문사회과학대에선 올해 처음으로 한국어 석사과정 학생 25명을 모집했다. 이달 초 방문한 하노이국립외국어대 한국어 및 한국문화학부에서는 학생들이 한국어 집중 교육을 받고 있었다. 중·고교에서 대학원까지 이 캠퍼스에서 1년에 2000여명이 한국어를 공부한다. 쩐티흐엉 한국어 및 한국문화학부장은 “졸업생들이 한국 기업과 한국 관련 기관 등에 거의 100% 취업이 된다”며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에도 능통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KPF 디플로마 베트남 전문가’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 박강산 서울시의원 “IB교육과정 도입 신중히 검토해야”

    박강산 서울시의원 “IB교육과정 도입 신중히 검토해야”

    서울특별시의희 박강산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지난 2일 서울특별시의회 제315회 정례회 제1차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IB교육과정 도입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는 국제공통대학입학자격시험으로써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로 불린다. 이는 영국과 스위스에서 공동 주관하고 있는 국제적인 시험으로 세계적인 명성이 매우 높다. IB 교육과정이 도입된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2년동안 학교를 다닌 후, 시험을 통과할 시 IB증서를 취득할 수 있다. 또한 IB 디플로마에서 획득한 점수는 전 세계 명문 대학을 입학하기 위한 객관적 지표로 인정되고, 영국 대학의 경우 A레벨 시험과 동등한 효력으로 인정해 전 세계 146개국 4000개 학교 학생들이 IB 과정에 따라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IB 교육과정은 객관식 시험이 아닌 서술형 시험이 주를 이뤄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길러주는데 효과적으로 알려져있다. 즉, 서술형 및 논술형 확대로 이어짐을 뜻한다. 그러나 박 의원은 “IB교육과정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표하면서도 ”IB로 인해 기존 논술학원과는 다른 형태의 사교육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걱정을 표했다. 또한, 박 의원은 “한국교육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단숨해 해결하는 것은 어렵지만 고착화되는 것은 막을 수 있다”며 이로 인한 해결방안으로 “과거 서울시교육청에서 발표한 대학공유네트워크 방안이라던지 유사한 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박 의원은 “섣부른 교육정책의 도입은 화가 배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며 “IB교육과정 도입에 신중해야한다”고 하며 마무리했다.
  • “버러지” “얼마 받기에”… 영남의 진보·호남의 보수가 겪는 일상의 혐오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버러지” “얼마 받기에”… 영남의 진보·호남의 보수가 겪는 일상의 혐오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한국 사회에서 혐오는 더이상 특정 소수자 집단만 겪는 일이 아니다.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혐오 정서가 일상 전반에 퍼져 버린 탓이다. 피해 정도도 상당하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평범한 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혐오 피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혐오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그들이 겪는 고초는 언제든 내 이야기가 될 수 있다.특정 정당과 진영의 쏠림세가 심한 지역에서 반대 성향 활동을 하는 건 단단한 각오가 필요한 일이다. 예컨대 보수 성향이 짙은 대구·경북(TK)에서 진보 활동을 한다거나 진보세가 강한 호남에서 보수 정당 소속으로 뛰는 일이 그렇다. 일상적 혐오도 감내해야 한다. 대구 출신인 서창호(49)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는 30여년간 고향에서 인권·노동운동을 했다. 고교생 때 전국교사노동조합(전교조) 결성을 이유로 교사들이 무더기 해직된 것을 보고 노동권에 처음 관심을 가졌다.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 진보 시민단체는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에게 눈엣가시다. 최근에는 그 거부감이 더 세졌다. 그는 지난달 대구시청 앞에서 시 규탄 시위를 준비하다가 제지당했다. 수많은 집회를 열어왔던 곳인데 최근 홍준표 시장이 이를 금지했다.서 활동가는 “다른 지자체에서는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시정에 반영되는데 대구에서는 기본권인 집회조차 막히니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1995년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당선된 민선 대구시장 5명은 모두 보수성향이다. 현재 시의원의 97%(32명 중 31명)도 국민의힘 소속이다. 서 활동가는 사석에서 지인에게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버러지’라는 폭언을 듣기도 했다. 최근에는 대구 북구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사람에게 ‘탈레반을 지지하는 서창호’라는 공개적 혐오도 당했다. 개인을 겨냥한 혐오는 인권운동가의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다른 지역 활동가들이 “고생이 많다”며 건네는 위로에는 미소로 답을 대신한다. 하지만 진보 정책을 두고 무작정 비난하는 건 견디기 어렵다. 예컨대 학생인권조례는 광역 지자체 17곳 중 7곳에서 제정됐지만, 대구에서는 논의조차 어렵다. 시 의회와 보수단체, 보수 성향의 시민들이 크게 반발해서다. 논의 과정에서 온갖 혐오 발언이 난무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괴롭다. 전남 화순군이 고향인 김용갑(55·건설업)씨는 평생 호남을 벗어난 적 없는 토박이다. 하지만 20년째 이방인으로 살고 있다. 국민의힘의 당원(현 중앙위원회 연합회 전남회장)이기 때문이다. 김씨가 보수정당에 가입한 이유는 간단했다.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경쟁없이 공직선거에 당선되는 분위기가 지역 발전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판단해서다. 공직 욕심은 없었기에 지금껏 공직 선거에 한번도 출마하지 않았다. 호남에서 보수당원으로 살다 보면 수시로 혐오와 마주한다. 식사 자리에서, 사우나에서, 체육관에서 불쑥 비난하는 이들이 있다. 선거철에는 더하다. “얼마나 받기에 국민의힘을 위해 저 짓(선거운동)을 하는지 모르겠다”거나 “보수당을 거들면서 호남에서 무슨 사업을 하겠다는 거냐”는 말까지 들었다. 가족들도 한때 “정당 활동을 그만하라”고 하소연했다. 다만, 지금은 김씨의 뜻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해준다. 혐오표현의 피해자이지만 그는 호남인들의 반(反) 보수정당 성향을 이해한다. 산업화 과정에서 지역이 소외됐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면서 체화한 정서인 만큼 쉽게 설득하기 어렵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 걸출한 인물이 민주당 소속이었기에 민심이 더 쏠렸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잘못한 건 인정하고, 틀린 사실 관계는 바로잡으며 주변을 이해시킨다. 김씨는 “지역 갈등뿐 아니라 세대·성별 갈등 등 국민 분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이들이 있다”면서 “모두가 수준 높은 정치를 해야 혐오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호남 지역 청년층을 중심으로 정당보다 인물을 보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했다. 성비가 크게 깨진 조직에서 일하는 소수자들도 곧잘 혐오의 대상이 된다. 정보기술(IT) 업체 여직원 김모(27)씨는 남초 직장에서 숱한 혐오·차별를 겪었다. 회사 직원 30여명 중 여성은 김씨를 포함해 단둘이다. 특히, 분위기가 풀어지는 회식 때는 혐오의 장이 열린다. 남직원들은 김씨를 향해 “어차피 애 낳으면 그만둘 건데 굳이 여자가 승진을 왜 해야 하느냐”는 말을 한다. 외모 지적은 남성 직원의 특권이다. ‘주름이 늘었다’, ‘피부에 탄력을 잃어 간다’는 등의 평가도 서슴치 않는다. 담배를 피울 때는 “여자는 아기를 낳아야 하는데 담배가 웬 말이냐”라는 핀잔도 들었다. 배려를 가장한 혐오는 더 대응하기 어렵다. 사무직인 김씨는 일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 현장 근무를 자처했다. 하지만 김씨의 상급자는 “여자니까 위험하니 문서나 보라”며 거절했다. 배려로 포장했지만 성역할을 고정시한 명백한 차별이었다. 가끔씩 샤워를 마친 뒤 맨몸으로 나오는 남직원들을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김씨는 “회사에서 성평등 교육을 하지만 효과가 없다”면서 “공식적으로 문제삼아봤자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되니 그냥 참고 넘어간다”고 말했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도 언젠가부터 온라인에서 ‘맘충’(맘(mom)과 벌레충(蟲)을 합친 말)이라고 공공연히 멸시당한다. 모성과 아이를 동시에 혐오하는 감정은 익명 공간에만 머물지 않는다. 수많은 엄마들이 현실에서 맞닥뜨린다.오은선(35)씨도 다섯살 배기 아이를 키우며 혐오를 적지 않게 겪었다. 지난 13일에는 동네 수영장에서 운동한 뒤 아이를 씻겨주며 일상적 대화를 하는데 누군가 들리게 말했다. “너무 시끄럽네. 조용히 좀 씻기지.” 돌아보니 한 중년 여성이 있었다. ‘나와 아이가 그냥 마음에 들지 않는거구나.’ 오씨는 경험에 기대어 직감했다. 혐오 시선에 몇차례 부딪히고 나면 엄마들은 잔뜩 위축된다. 외식하려고 식당을 찾을 때는 ‘노키즈존’(영유아나 어린이의 동반입장을 불허하는 식당)은 아닌지 늘 살펴야 한다. 노키즈 식당에서 반려동물을 안고 있는 손님을 보면 ‘아이가 개보다 못한가’ 싶은 생각마저 든다. 혐오 당할 때마다 기록하고 있는 일기장은 금세 빼곡해졌다. 잠시 지냈던 캐나다에서는 아이와 함께 오면 서비스를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덕담을 건넸던 기억이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노키즈존을 아동 차별행위로 규정했다. 그러자 최근엔 ‘노 배드 패런츠 존’(No Bad Parents Zone)이라 써 붙인 상점이 늘었다. 아이가 시끄럽게 떠들거나 뛰어다니면 퇴장조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부모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점에서 언뜻 세련돼 보이지만 통제할 수 없는 아이들의 속성을 무시한 조치이기에 혐오 요소가 숨어 있다. 오씨는 “엄마들은 공공장소에서 비난 들어도 아이가 곁에 있으면 대응하기 어렵다”면서 “이 때문에 혐오하기 쉬운 상대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악플(악성 댓글)은 유명인만 귀롭힌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평범한 사람들을 겨냥하기도 한다. 음악가 이승빈(21)씨는 지난해 4월 ‘무지개 대한민국’이란 노래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그대와 내가 좋아하는 색이 달라도 서로 미워하지는 말자’는 노랫말처럼 혐오를 멈추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하지만 무지개라는 단어가 들어갔다는 이유로 일부 보수 성향 네티즌들은 이씨를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남페미’(남성 페미니스트)라며 공격했다. 또, 진보 네티즌들은 음악의 배경 이미지에 태극기를 맨 남성이 있다며 이씨를 ‘태극기 세력’으로 규정했다. 각자 보고 싶은대로 보고 창작자를 모욕했다. 노래가 한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악플이 1초에 4개씩 올라왔다. 이씨는 불면증과 우울증이 찾아와 정신건강의학과까지 다녔다. 혐오는 창작자가 자기검열하게 만들었다. 입대 청년의 애환을 담아 작사·작곡했던 노래는 아예 주제를 바꿔야 했다. 하지만 이씨는 “혐오 가해자를 혐오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혐오자들을 인터뷰를 해봤는데 그들도 나름대로 상처를 가진 사람들로 충분한 공감과 치유를 받지 못해 혐오감정이 심해진 것 같았다”고 이해했다. 실제로 이씨가 댓글을 통해 진정성있게 소통하다 보니 악플러들도 마음을 돌려 그를 응원했다. 일상의 혐오는 한 사람의 삶을 고통 속에 가둔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혐오 피해는 자존감을 낮출 뿐만 아니라 자신을 혐오하는 자기비하로 나아갈 위험이 있다”면서 “피해자가 트라우마에 빠지지 않으려면 혐오와 차별당한 게 본인 탓이 아님을 주변에서 말해줘야 한다”고 했다.※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세명대 기획탐사 디플로마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 내가 하면 팩트, 남이 하면 혐오… 익명에 숨어 차별·증오만 키웠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내가 하면 팩트, 남이 하면 혐오… 익명에 숨어 차별·증오만 키웠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익명 댓글은 사회의 민낯을 보여 주는 거울이다. 공개적으로는 못 할 말도 이름만 숨기면 거침없이 내뱉는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한국인(한국계)이 외국에서 혐오·멸시당한 사실을 다룬 기사와 반대로 외국인이 한국에서 차별당한 사례 등을 쓴 기사의 댓글을 비교해 봤다. 분석 대상은 총 8개에 달린 댓글 2394개다. 그 결과 국내 댓글러(댓글 단 사람)들의 이중적 시선이 확인됐다. 우리(한국인)가 하면 ‘타당한 혐오’지만, 반대로 당하면 ‘나쁜 혐오’라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서가 있었다. ●中교포 부정적 이미지에 “자업자득” ‘사실인데 어쩌라고. 한 대 X 맞고 싶나’, ‘그럼 제발 너네 나라로 꺼져.’ 거친 표현이 가득한 이 문장들은 <“웹툰 중국 동포는 흉악범 아니면 조폭…혐오 여전”>(연합뉴스·2020년 9월 27일 보도)이라는 기사에 달린 베스트 댓글(공감 수 많은 글)이다. 두 댓글은 각각 약 900건, 300건의 공감(네이버 기준)을 받았다. 기사는 영화, 웹툰 등 국내 콘텐츠가 중국 교포를 위험한 집단으로 묘사해 혐오와 편견을 조장한다는 내용이다. 모두 263개의 댓글(자진삭제·규정위반 삭제된 댓글 제외)이 달렸는데 이 가운데 92.4%(243건)가 중국 교포나 중국을 혐오·비난했다. 혐오 확산을 우려하는 기사에도 혐오성 댓글이 달리는 현실은 혐오가 장악한 온라인 공간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반면 한국계가 외국에서 혐오 피해를 봤다는 내용의 기사에는 가해자를 비판하는 댓글이 많았다. <재일 교포 페북에 “일본에서 나가 죽어라” 혐오 댓글 도배질>(서울신문·2020년 9월 6일)에 달린 댓글을 살펴봤다. 기사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재임 당시 일본에 배외주의(외국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확산했으며 재일 한국인이 피해자였다고 소개했다. 기사에 달린 57건(네이버 기준)의 댓글 중 64.9%(37건)가 일본 또는 일본인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중국 교포 기사에 악성 댓글을 단 이들은 자신의 혐오감정을 합리화하려고 애썼다. 예컨대 ‘(중국 교포의 안 좋은 이미지는) 연변족 스스로 만든 것 아닌가요? 그러게 착하게 살았어야죠’라거나 ‘자정 노력도 안 보이면서 어쩌라고요’ 등의 댓글이 있었다. 혐오를 당한 건 자업자득이며 이를 벗어나려면 스스로 노력하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중국 교포가 국내에서 범죄를 많이 저지른다는 건 편견에 가깝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중국 교포를 포함한 국내 중국 국적자 10만명당 검거인원은 1416명으로 내국인 10만명당 검거인원(2988명)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 기관의 승재현 연구위원은 “대중들이 중국 교포나 중국인의 범죄율을 실제보다 더 크게 느끼는 데는 언론의 잘못도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 교포 등이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더 비중 있게 보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탓에 혐오 정서가 확산한다는 분석이다.●귀화 20년 넘었어도 여전한 차별 이민자 출신 정치인을 대하는 이중적 태도도 댓글에 드러났다. 우선 외국 정부에서 일하는 한국계 정치인에게는 온정적 시선을 보내며 그가 겪는 혐오 차별에 분노했다. <“미국에 올 만큼 운 좋았네” 한국계 정치인에 인종차별>(노컷뉴스·2021년 11월 3일) 기사에서는 백인 남성에게 인종차별당한 한국계 미국인 태미 김 캘리포니아 어바인시 부시장 사연이 소개됐다. 가해자는 퇴역 군인인 유진 카플란이었다. 그는 어바인시의 현충원 부지 선정에 불만을 표하며 “당신의 나라(한국)를 구하려다가 숨진 3만여명의 미국인(6·25전쟁 미군 전사자 수) 덕에 당신은 미국에 올 수 있었고, 당신 나라가 북한과 중국에 장악되지 않았다”면서 “당신은 운이 좋다”고 주장했다. 댓글은 카플란의 인종차별적 태도를 비판하는 내용(다음 기준)이 주를 이뤘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인데 피부색으로 갈라치기한다’거나 ‘한국이 미제 무기를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이 사 준다’는 내용 등이다. 또 미주 대륙의 원거주민은 인디언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 국적을 취득한 지 20여년 된 이자스민 전 국회의원은 여전히 혐오의 대상이다. 그는 필리핀 출신 귀화자로 2012~2016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지냈고, 2019년에는 정의당에 영입됐다. <이자스민, 정의당 비례대표 출마키로…권영국은 경북 경주 출마>(연합뉴스·2020년 1월 20일) 기사에 달린 댓글 276개를 분석해 보니 ‘필리핀’이라는 단어가 18번 등장했다. ‘한국에 쓸모없는 필리핀인이 나라 망쳐 놨다’거나 ‘필리핀 외노자(외국인 노동자) 멍충이’ 등 노골적 혐오를 드러내는 맥락에서 쓰였다. ‘필리핀 며느리가 결혼 후 한국가정 대신 필리핀 가족만 챙기는 걸 많이 봐 온 한국인은 이자스민도 그런 부류로 느낀다’는 댓글도 있었다. 또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에 속했던 그를 영입한 정의당을 비난하는 내용도 많았다. 혐오의 근거로 사실이 아니거나 확인이 필요해 보이는 근거를 활용한 댓글도 많았다. 예컨대 ‘자식도 도둑놈으로 키운 X’라는 댓글이 있었는데 이는 한 일간지가 ‘이 전 의원의 아들이 편의점에서 담배 수십갑을 훔친 것으로 의심받는다’고 쓴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 종결됐으며 편의점주도 절도는 없었다고 증언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인 등 아시아인을 겨누는 혐오 시선과 범죄가 세계 각국에서 늘었다. 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이중적이다. <“바이러스 XX야”…‘우한 폐렴’ 인한 한중 갈등, 폭행 시비까지>(헤럴드경제·2020년 1월 19일) 기사와 <한국인 향해 “코로나”…도 넘은 인종차별>(JTBC·2020년 4월 29일) 기사에 달린 댓글은 극명히 엇갈린다. <“바이러스 XX야”…> 기사는 한국인들이 거리에서 중국인 일행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시비를 걸며 “코로나 XX” 등의 비속어를 쓰자 중국인 측이 먼저 폭력을 휘둘렀다는 내용이다. 폭력을 행사한 건 중국인의 잘못이지만 혐오발언은 한국인이 했음에도 댓글러들은 ‘한국인은 전부 맞는 말만 했다’거나 ‘혐오스러운 걸 혐오스럽다고 하는데 뭐가 잘못이냐’고 반응했다. 또 중국인을 비하하는 ‘짱깨’(31회)나 중국인을 바퀴벌레(7회)에 비유한 글도 여럿 있었다. ‘짱퀴벌레’(장깨+바퀴벌레), ‘착한 중국인은 죽은 중국인’이라는 멸시적 표현도 썼다. 반면 한국인 등 아시아인이 유럽에서 차별 피해를 당했다는 기사에는 혐오 가해자를 나무라는 댓글이 많았다. 자기 경험을 앞세워 “프랑스에서 인종차별당한 이후 한국에서 프랑스인을 만나면 안 좋게 대하고 싶다”는 등의 글도 보였다. ●“혈통적 민족주의에도 이중 잣대” 주재원 한동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댓글에서 내로남불이 감지되는 건 한국인이 가진 혈통적 민족주의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디 사는지를 떠나 ‘한 핏줄’이라고 생각되면 내 가족이 당한 듯한 감정을 받는다는 얘기다. 그는 “다만 같은 혈통이라고 해도 우리보다 선진국에 사는지를 따지기도 하는데 중국은 우리보다 여러 분야에서 떨어진다고 생각하니까 교포에 대해서도 감정이입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세명대 기획탐사 디플로마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 단 하루, 딱 3.8㎞만 허락된 해방… 퀴어퍼레이드, 공존 향해 걷다

    단 하루, 딱 3.8㎞만 허락된 해방… 퀴어퍼레이드, 공존 향해 걷다

    전투에 나가는 마음. 유슬기(가명·35)씨는 지난 16일 아침 검은 원피스를 챙겨 입으며 생각했다. 레즈비언인 그는 이날 3년 만에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퀴어 퍼레이드’에 갔다. 17일간의 서울퀴어축제 기간 중 하이라이트다. 벌써 네 번째 참석인 까닭에 현장 분위기를 대략 상상할 수 있다. 과거 동성애 반대 집회자들에게 욕설 세례를 당한 기억이 또렷하다. 국내 성소수자들은 퀴어축제를 ‘명절’이라고 부른다. 1년에 한 번 연인과 탁 트인 광장에서 눈치 안 보고 시간을 보내는 날. 이날 수만명의 참가자(축제 조직위원회 추산 13만 5000명)는 서로를 알아보고 해사하게 웃었다. 올해 슬로건은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다. 양선우 조직위원장이 설명했다. “내 존재는 있는 그대로 가장 존귀한 것이고, 우리는 함께 있으므로 외로울 이유가 없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광장에는 기관과 단체의 부스 72개가 들어섰다. 특히 주한 외국 대사관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는 민감한 이슈임을 알지만 인권 문제에 눈감을 수 없기 때문일 테다. 성소수자가 대사인 주한 뉴질랜드대사관과 미국대사관은 각각 호주, 영국과 함께 행사 부스를 꾸려 참가자들을 지원했다. 한 외교 공관 직원은 “한국에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기에 동성결혼을 반대한다는 의미인 줄 알았다”면서 “그런데 차별금지법에 반대한다는 것이라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수녀복과 승복, 성공회 사제복 차림의 참가자도 보였다. 성가소비녀회 소속 조진선 소피아 수녀는 “혐오와 배제 행위는 하느님 말씀에 맞지 않는다”면서 “교황께서도 성소수자와 소통할 것을 강조하셨다”고 했다. ●반동성애 단체들 “우리는 ‘인도자’” 이날 많은 이들의 관심은 ‘의상’에 쏠렸다. 서울시가 “신체 과다 노출을 제한하라”고 조건을 붙여서다. 오세훈 시장은 “채증을 하겠다”고 인터뷰하기도 했다. 막상 참가자들은 왜 그리 호들갑인지 모르겠다는 분위기였다. 성소수자들은 설빔을 준비하듯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옷을 고를 뿐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크게 문제될 의상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혐오는 바로 곁에 있었다. 광장 옆 세종대로의 5개 차선은 동성애·퀴어축제 반대 집회자들이 채웠다. 커다란 앰프들은 서울광장을 바라본 채 반동성애 발언을 뿜어냈다. 애플리케이션으로 소음을 측정해 봤다. 순간 최대 소음 114데시벨. 전투기 이착륙 소음(120데시벨)에 가까웠다. 이들은 “동성애는 자연 섭리에 어긋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생태학 분야 석학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동성애는 거의 모든 동물종에 존재하는 현상임이 분명하다. 이는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반대 집회자들은 스스로를 ‘혐오자’가 아닌 ‘인도자’라고 말한다. A(78)씨는 취재하던 기자에게 “무지개가 원래 7개 색인데 쟤네들(성소수자)은 왜 6개를 쓰는지 알아? 6이 악마의 숫자라서 그래”라고 주장하면서 ”구원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6색 무지개는 1979년 미국 게이 퍼레이드에서 길 양쪽으로 세 가지 색깔씩 나누려고 남색을 뺀 것에서 유래했다. 보수단체 집회 때마다 붐비던 성조기 노점은 이날 영 인기가 없었다. 새로 부임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동성애자로 알려져서다. 반대 집회자들은 “대사 놈을 쫓아내야 한다”는 표현까지 썼다. 골드버그 대사는 축제 무대에 올랐다. 한국에서의 첫 외부 일정이다. “꼭 참석하고 싶었다”면서 “우리는 그 누구도 두고 갈 수 없다. 인권을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했다. 오후 4시 30분,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퀴어축제 탓에) 하늘이 노했을까, 슬펐을까’라는 글을 썼다. 서울이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놓여 소나기가 왔을 뿐 노하거나 슬펐을 리 없었다. 참가자들은 우산을 쓰거나 비옷을 꺼내 입고 3.8㎞ 코스를 걸었다. 빗속에서 해방감을 느끼는 듯했다. 혐오에 유머로 대항하는 여유도 보였다. 행진 도중 반대 집회 사회자가 “제가 ‘동성애’ 하면 ‘반대’라고 외쳐 주십시오”라고 하는 말이 들렸다. 퍼레이드 참가자들은 “동성애” 하는 외침에 “찬성”이라고 답하며 웃었다. 축제는 평화롭게 끝났다. 현주 집행위원장이 말했다. “아빠가 예전에 ‘퀴어축제에 온 사람들은 행복하게 웃고 있는데 반대 측은 찡그리고 있더라’고 하셨어요. 결국 행복한 얼굴을 한 사람이 어려움을 딛고 설 수 있는 거라고. 그 말을 품고 나아갑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세명대 기획탐사 디플로마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 “멀쩡한 애들이 동성애자래?”… 1인 시위, 날것의 혐오와 맞닥뜨렸다

    “멀쩡한 애들이 동성애자래?”… 1인 시위, 날것의 혐오와 맞닥뜨렸다

    두렵지만 혐오를 직면해보고 싶었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우리 사회에 점점 교묘하고 광범위하게 퍼지는 혐오 정서를 심층 분석한 특별기획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 사회’ 시리즈를 다음 주부터 선보인다. 이에 앞서 혐오 피해자 옆에 서서 세상을 관찰해보는 작업이 필요했다. 마침 가장 첨예한 공간이 7월 펼쳐졌다. 23회째를 맞는 서울퀴어문화축제다.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지난 2년간은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 국내 성소수자가 시내에 모여 우리 곁에 자신들이 살고 있음을 증명하는 행사다. 동시에 ‘날것의 혐오’에 맞닥뜨리는 날이기도 하다. 이근아 기자가 6월 3일부터 7월 16일까지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사무국 활동가 등과 동행하며 44일간의 여정을 기록했다.6월 2일 - ‘찾아오는 길’ 없는 사무실  건물 1층에 걸린 흰색 안내도에는 ‘그 사무실’을 설명하는 글이 없었다. 홈페이지에도 ‘찾아오는 길’ 안내가 보이지 않았다. 초대 문자를 다시 확인한다. ‘마포구 OO로 OO빌딩 6층에 사무실이 있어요. 그리로 오세요.’ 안내도를 재차 올려 보니 6층에 무지개색이 작게 칠해져 있다. ‘맞구나.’ 곁에 있지만,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사람들. 7월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준비하는 조직위원회 사무국은 우리 사회의 퀴어(성소수자)의 위치를 보여주듯 자리잡고 있었다. 우리 정부는 성소수자가 몇 명이나 사는지 파악조차 못 한다. 다만 해외 조사 등을 참고하면 약 143만~233만명으로 추산된다. 대전(145만명) 또는 대구(237만명) 인구와 비슷하다.  “예전보다 노골적 혐오자는 조금 줄었어요. 면전에 욕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 말이죠. 차별하는 방법이 미묘해졌달까요. 기자님이 생각하는 것과는 현장이 다를 수도 있는데 괜찮겠어요?” 사무실에서 마주한 양선우(활동명 홀릭) 퀴어축제 조직위원장은 옅게 웃었다. ‘사무국 안팎을 드나들며 한 달여 간 활동을 관찰하고 싶다’는 쉽지 않은 제안을 하러 온 자리다. 혐오가 노골적이지 않다니 더 나았다. 우리가 겪고, 관찰하고자 한 건 ‘아닌 척 포장된’ 혐오였으므로. 같은 자리에 있던 강명진 상임이사가 취재를 허락하며 말했다. “인권을 마치 파이 뺏기 경쟁처럼 생각해요. 우리 인권이 보장되면 마치 자신들의 인권을 빼앗기는 것처럼 느끼나봐요.” 6월 3일 - 몸을 훑는 미묘한 혐오 시선  사무국에서 내게 처음 제안한 활동은 1인 시위였다. ‘미묘한 혐오의 시선’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위는 ‘서울광장 사용 신고를 즉각 수리해달라’는 요구를 전달하고자 진행했다. 시는 사무국이 축제를 위해 광장 사용신청서를 낸 지 52일(6월 3일 기준)째 승인해주지 않고 있었다. 광장 사용은 원칙적으로 신고제다. 하지만, 유독 퀴어축제에는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점심 시간, 키 높이 만한 피켓을 들고 광장 분수대 앞에 섰다. ‘6월은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 서울시는 광장 사용신고를 즉각 수리하라.’라고 쓰여 있었다. 늦봄 볕을 쬐러 온 유동인구가 제법 많았다. 얼어붙은 마음 탓일까. 사람들은 눈빛만으로 많은 말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한 중년 여성은 피켓 문구를 본 뒤, 내 머리카락의 길이부터 다리까지 훑었다. 여자인지 남자인지 확인하는 듯했다. 미간을 잔뜩 구긴 이들도 있었다. 곁에 있어준 서포터인 나윤(활동명)이 아니었더라면 도망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후 닷새간 1인 시위에 더 했다. 단지 내 마음 탓에 혐오의 시선을 느낀 게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미묘해진 혐오의 틈 사이로 노골적 차별을 드러낸 이들이 있었다. “멀쩡하게 생긴 애들이 무슨 동성애자래?”라며 삿대질하는 노년 남성, “나도 저 옆에 서서 ‘동성애 반대한다’라고 시위할까?“라며 키득대던 중년 여성들이 있었다. 동성결혼 등 성소수자의 법적 권리를 어디까지 보장할지를 두고는 찬반이 있을 수 있지만 동성애 자체는 반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개인의 정체성을 반대한다는 건 없는 사람 취급한다는 뜻으로 논할 여지가 없다”면서  “다른 소수자보다 더 안보이는 존재라고 생각하니 함부로 정체성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6월 9일 - 퀴어축제, 왜 반대할까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이들의 논리가 궁금했다. 주로 보수 기독교단체를 중심으로 ‘동성애 반대’ 조직이 꾸려져 있다. 이들은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근거로 퀴어축제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전문가들에게 물어 ‘팩트체크’ 해봤다. 첫 번째는 동성애가 정신질환이라는 주장이다. 예컨대 윤석열정부 초대 종교다문화비서관이었다가 낙마한 김성회씨는 “동성애는 흡연자가 금연 치료받듯 치료받으면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동성애를 믿음으로 ‘극복’하고 목사가 됐다는 이도 있다. 김종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물었다. 단호했다. “동성애는 정신 질환이 아니에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질환 여부를 판단할 때 보는 정신질환 진단·통계편람(DSM)에서 동성애는 1970년대에 제외됐어요. 세계보건기구(WHO) 의견도 마찬가지고요. 개인 정체성인 성적 지향을 바꾼다는 건 합리적이지 못한데다 억지로 하려다 우울, 불안 등만 높일 수 있어요.”  두 번째는 동성애 탓에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에 걸리거나 퍼진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질병관리청 역학조사 결과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해 HIV에 감염됐다고 답한 비율은 꽤 높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HIV 감염 원인은 감염인과 성접촉 등을 통해 체액이 몸에 들어왔기 때문”이라면서 “이성이든, 동성이든 콘돔을 착용하고 관계하면 바이러스 확산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동성 간 성접촉 때 안전한 방식으로 하면 HIV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운전자가 비운전자보다 사고 위험이 더 높다고 해서 운전하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안전벨트를 매는 등 노력하라고 하는 편이 논리적이지 않을까.  올해 축제 반대 논리로는 원숭이두창이 더해졌다. 초기 환자 대부분이 남성 동성애자여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동성애자 집단에서 먼저 퍼져서 생긴 착각”이라고 말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은 사람끼리 밀접하게 피부 접촉하면 퍼질 수 있는 전염병이라 꼭 남성 간 성접촉만으로 퍼진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는 전염병이 퍼져 두려움이 커지면 희생양을 찾는다. 14세기 유럽의 흑사병 때도 그랬고,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도 그랬다. 감염자를 숨게 하는 혐오는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6월 15일 - “그들만의 축제” 정중한 혐오  서울시 열린광장시민위원회 회의가 예정된 이날 오전 8시 15분 서울시청 앞. 보슬비 소리 사이로 녹음된 갓난아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음란한 퀴어축제는 아이들 교육에 좋지 않습니다!” 확신에 찬 음성이 대형 앰프를 통해 퍼진다. ‘동성애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 준비위원회’가 연 집회다. 어린아이를 업고 나온 참가자도 보였다. 불과 스무 걸음쯤 떨어진 곳에는 퀴어축제 조직위가 집회를 열기 위해 모여 있었다.  서울시는 광장 사용신청을 받은 지 64일 만에 수리했다. 광장시민위의 권고를 따른 것이다. 6일간 신청했던 사용기간은 단 하루로 줄었다. 아쉬운 결정이었지만 시민위가 그나마 인권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를 기초로 불허하지는 않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회의록에 담긴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한 위원이 말했다. “저 사람들(성소수자)은 다른 세계(나라)에서 하니까 우리도 하겠다고 뛰쳐나온 건데 앞에 ‘서울’이라는 건 뺐으면 좋겠어요. 그냥 그들만의 문화축제…사실 저게 왜 문화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감정적으로, 눈으로 국민 대다수가 피해를 보니 강한 제재가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그는 발언을 쏟아낸 뒤 한마디 덧붙였다. “이 회의록도 공개되나요?”6월 27일 - 타인의 삶을 살듯 연기하다  숨어 살면 좋으련만 애꿎게 뛰쳐나와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들. 광장시민위원 일부가 드러낸 이런 시선을 성소수자는 일상에서 겪는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살듯 매일 연기하는 이들이 많다. 공무원 유슬기(가명·35)씨도 그렇다. 레즈비언인 그는 7년째 연인과 동거하고 있지만, 커밍아웃하지 않았다. 직장에는 친한 친구와 산다고 둘러댄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밝혔을 때 보수적 조직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가늠조차 안 되기에. 늘 가슴이 답답했지만, 타박 받는 쪽은 오히려 슬기씨다. “예전 직장에서는 ‘슬기씨는 우리한테 벽을 치는 것 같아. 사생활 얘기를 왜 안해?’라고 묻기도 했어요.”  365일 중 단 하루 솔직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날이 퀴어축제다. 입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기에 용기 낼 수 있다. 맘껏 애인의 손을 잡고, 껴안아도 아무도 공격하지 않는 곳. 많은 성소수자가 광장에 모이는 이유다. 7월 9일 - 성소수자 부모로 산다는 것  평소 ‘내 아이가 성소수자일까’ 생각하는 부모는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다른 성적지향을 가진 청소년이나 청년층이 벽장 문을 열고 나오는 일은 버겁다. ‘부모와 연이 끊길지 모른다’는 각오까지 해야 한다. 성소수자부모모임 운영위원인 지인(활동명)은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트랜스젠더) 중 80% 이상이 커밍아웃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퀴어축제를 일주일 앞두고 성소수자 당사자와 부모 약 50명이 서울에서 만났다. 매주 모여 각자의 어려움과 사연을 나누고, 위로한다. 이날 처음 참석한 엄마는 딸이 레즈비언이라고 커밍아웃했던 당시 기억이 또렷하다. 평소 엄마를 품어주던 어른스러운 아이는 여행길에서 성적 지향을 고백했다. 마음을 털어놓기까지 시도 때도 없이 고민했다. ‘한국사회에서는 말하지 않는 게 효도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뒤 더는 후회하고 싶지 않아 결심했다. 조부모 등은 여전히 모른다. 해외에서 자리 잡은 딸은 엄마가 늘 마음에 쓰인다. ‘나는 엄마에게 모든 걸 말했지만, 엄마는 이제 누구와 터놓고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을까.’ 게이 아들을 둔 엄마 비비안(활동명)이 위로했다. 그는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며 동성애 커플 등을 많이 봤지만 아들의 성적 지향은 커밍아웃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제는 아들과 손잡고 해외 퀴어축제에 참여할 만큼 마음이 단단해졌다. “결국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 같아요. 혐오 가득한 사회에서 우리는 스스로가 지켜야 하니까요.” 7월 11~15일 - 이번엔 어떤 ‘벽’을 만날까  축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조직위는 극도로 분주해졌다. 우선 서울시에서 광장을 사용하되 지키라고 한 조건이 애매했다. ‘신체과다노출을 제한할 것’. 어디까지가 과다한 노출일까. 조직위가 서울시에 직접 물었다. 그러나 명확한 기준을 내놓지 못했다. “상반신 탈의를 하면 안 된다는 뜻이냐”고 재차 물었지만, 딱 떨어지는 답을 하지 못했다. 서울시와의 회의에 참석한 현주(활동명) 퀴어퍼레이트 집행위원장은 답답해했다. “시는 ‘참여자에 과다노출을 금하라’고 공지해달라는데 기준도 없이 어떻게 공지하라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수만명이 오는 행사에서 2~3명의 복장을 문제삼아 행사 성격을 규정할까 걱정됩니다.” 서울시도 퀴어축제 초창기에 노출 문제가 있었을 뿐 2019년 행사 때는 전혀 없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과다 노출 여부를) 채증하겠다”고 인터뷰하며 예비 참여자들을 자극했다.  23번째 축제. 그동안 성소수자의 인권은 한걸음도 진전하지 못했고, 혐오는 공기 속에 스며들어 곳곳에 퍼졌다. 며칠 전 퇴근길 덕수궁 대한문 인근에서 봤던 현수막 문구가 떠올랐다. ‘퀴어축제? 일반 국민들은 반대한다 -정의로운 사람들-’ 이번엔 또 얼마나 공고한 혐오의 벽을 만날까. 기대와 걱정을 안고 그들은 광장으로 향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세명대 기획탐사 디플로마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 퀴어와 ‘인증샷’ 올린 런던 시장, 축제 돕는 코카콜라…우리와 달랐다

    퀴어와 ‘인증샷’ 올린 런던 시장, 축제 돕는 코카콜라…우리와 달랐다

    세계 주요 3개 도시 퀴어축제 관찰기 ‘폭력적 단속’ 항의하며 시작된 축제6월 ‘자긍심의 달’로 지정해 행사 개최런던 축제에는 테스코, 구글 등이 지원토론토, 혐오 공공연히 표현 어려워샌프란시스코, 낙태권 불인정에 시위化 코로나19 탓에 지난 2년여간 전세계적으로 멈췄던 퀴어 축제가 올해 다시 시작됐다. 서울신문 스콘랩 2명의 통신원(홍지수(28·영국 런던)·김한나(31·캐나다 토론토))과 함께 세계의 퀴어 축제를 취재했다. 또, 미국 샌프란시스코 축제 사무국 관계자와 직접 인터뷰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퀴어들의 행진’을 벌인 세계 각국의 이야기를 전한다. 6월은 전세계적으로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자긍심의 달)다. 1969년 6월 미국 뉴욕의 ‘스톤월 항쟁’(경찰이 술집 ‘스톤월 인’에서 성소수자들을 폭력적으로 단속하자 이에 저항하며 터져 나온 항쟁)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됐다. 프라이드 먼스를 축하하는 퍼레이드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영국 런던, 캐나다 토론토 등 주요 도시에서 열리고, 길거리에는 한 달 내내 무지개 깃발이 내걸린다. 축제 기간동안 성소수자들이 공유하는 키워드는 ‘자긍심’이다.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받거나 숨죽여 살아야 하는 성소수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신을 마음껏 드러내며 소속감을 느낀다. 비단, 성소수자만의 축제가 아니다. 누구나 참여해 즐길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모두가 평등하며, 존중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하는 자리다. 애플 등 글로벌 기업도 동참한다. 퍼레이드를 후원하고, 무지개를 입힌 상품을 판매하며, 지지 광고도 한다.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커뮤니티를 돕는 대기업을 보기 어려운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오히려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비판을 들을 정도다. ● 50주년 맞은 런던 프라이드…시장 참여해 ‘축하 메시지’세계적 유통기업 테스코, 구글, 코카콜라, 어도비, 유나이티드 항공 등 쟁쟁한 기업이 런던 프라이드를 후원했다. 런던교통공사(TFL)도 후원업체로서 이름을 올렸다. 퍼레이드에 참가한 트랜스젠더 엘리자베스는 “LGBTQ와 시민들이 모두 사랑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순간이라는 점에서 뜻깊다”면서 “퍼레이드는 일종의 시위기도 하지만 우리의 신념이 존중받고 있음을 확인하고 축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유럽 퍼레이드에서도 반대집회, 더 나아가 혐오 범죄의 위험성은 늘 있다. 런던의 행사가 있기 딱 일주일 전인 지난달 25일에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퍼레이드 몇시간 전, 도심 유흥가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2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중상을 입어서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증오 범죄 가능성을 열어두고 주최 측에 행사 취소를 권했다. 런던 프라이드 퍼레이드 관계자들 역시 혐오세력의 공격에 대비한 훈련 등을 받는다. 자원봉사자로 퍼레이드에 참가한 샬리니는 “2019년에는 반대 시위를 비롯한 여러가지 이슈가 있었지만, 올해는 다행히 문제가 없었다”면서 “모두가 프라이드 행사를 자랑스러워하기에 어떠한 이유로든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6월 내내 무지개빛…캐나다 토론토 프라이드 캐나다 토론토의 프라이드 행사는 지난달 26일 열렸다. 하지만, 이미 6월 초부터 한 달 내내 도심에는 무지개 깃발이 휘날렸다. 주최 측에 따르면, 행사에는 180만명 이상이 참석했다. 스코티아뱅크 같은 은행이나 캐나다 최대 이동통신사인 로저스 등이 부스와 행진에 참여했다. 퍼레이드에 참가한 레즈비언 커플 렌(32)·마리아(33)는 “우리의 고향은 필리핀인데, 캐나다에서는 자유를 훨씬 더 보장해주고 누구도 우리를 비난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늘 갖게 된다”면서 “특히 프라이드 행사는 우리에게 자유뿐만 아니라 지지받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고 했다.토론토에서도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라는 팻말을 든 1인 시위 등 반대 집회가 열렸다. 그러나 공공연한 혐오는 허락되지 않는다. 토론토 시민인 카메론은 “캐나다에도 프라이드 축제에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있지만 공공연하게 혐오를 드러내는 표현은 사회적으로 받아 들여지지 않는다”면서 “무지개 깃발을 내건 교회가 있을 정도로 갈수록 더 많은 교회에서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연대 보여준 미국 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 축제 LGBT에 포용적 도시로 알려진 미국 샌프란시스코 퍼레이드에서는 연대의 물결이 이어졌다. 퍼레이드 3일 전인 지난달 24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례’(미 전역의 24주내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것)를 뒤집었기 때문이다. 행진에서는 ‘법원은 멈춰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등장하는 등 축제와 시위가 뒤섞였다. 프라이드 관계자인 수잔 포드는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가 의미하는 것은 성소수자 공동체에 대한 인정과 포용”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선 축제 참여 유명 기업은 구글·이케아뿐 한국에서는 유명 대기업이 퀴어축제를 후원하거나 정치인들이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 일이 거의 없다. 이번 서울퀴어퍼레이드 부스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세계 최대 가국업체인 이케아와 구글 내 성소수자 지지 모임인 프라이드앳구글뿐이다. 이케아 관계자는 “모든 사람은 나 다울 수 있고 환영 받아야 한다는 믿음이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이라면서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인 중에서는 정의당 장혜영·류호정 의원이 서울퀴어퍼레이드 참가해 인증샷을 공개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세명대 기획탐사 디플로마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 ‘그래미 수상’ 리처드 용재 오닐 “어두운 시기 들어온 햇빛…벅차오른다“

    ‘그래미 수상’ 리처드 용재 오닐 “어두운 시기 들어온 햇빛…벅차오른다“

    그래미어워즈를 ‘깜짝’ 수상한 리처드 용재 오닐은 “아주 어두운 시기에 햇빛이 갑자기 들어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14일(현지시간) 레코딩 아카데미가 주관한 63회 그래미 어워즈 프리미어 세리머니(사전 시상식)에서 한국계 미국인 리처드 용재 오닐은 ‘베스트 클래시컬 인스트루멘털 솔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가 데이비드 앨런 밀러의 지휘로 알바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테오파니디스의 ‘비올라와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15일 서면을 통해 “벅차오른다(Overwhelemd)”고 소감을 밝혔다. “굉장한 슬픔과 실망, 아픔, 그리고 취소가 가득했던 엄청난 한 해를 보내고 이런 소식을 얻었다”며 한 줄기 빛을 만났다고 표현했다. 그는 “(수상을) 기대하지 못했다”면서 “경쟁이 치열했고 세계 최고 피아니스트에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최고의 오케스트라까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상식에선 독일 피아니스트 이고르 레비트와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러시아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프노프, 작곡가 토마스 아데 등 쟁쟁한 음악가들이 리처드 용재 오닐과 함께 후보로 올랐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그래미상 수상자로 발표된 순간 테오파니디스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면서 “오늘 그래미를 수상하게 해준 사람이나 다름없다. 굉장한 작곡가이고 이 협주곡은 역작”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음악가에게 그래미상이란 동료 뮤지션들로부터 신뢰가 담긴 투표라 음악계 주요 인사들에게 인정받은 것이라 굉장히 의미있다”고 덧붙였다.수상자 발표 직후 영상을 통해 “비올라에 있어 위대한 날”이라면서 “내 삶에 이런 영광을 얻게 돼 감사하다”고도 밝힌 리처드 용재 오닐은 비올라의 새로운 역사를 쓴 주인공이기도 하다. 비올리스트 최초로 미국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아티스트 디플로마를 받은 그는 런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협연은 물론 솔리스트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이미 2005년과 2010년 두 차례 그래미상 후보로 오르기도 했고 2006년에는 미국 클래식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에버리피셔 커리어 그랜트상을 받았다. 1978년 미국 워싱턴주에서 태어난 리처드 용재 오닐은 한국전쟁으로 고아가 돼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 어머니와 아일랜드계 조부모 사이에서 자랐다. 어머니 가족을 찾기 위해 2004년 국내 TV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이날 “(어머니께서) ‘스마트한 아이구나!’라고 칭찬해 주셨다”면서 “엄마에게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웃기도 했다. 지난해 타카치 콰르텟의 새 비올리스트로 합류한 그는 현재 미국 콜로라도에 머물고 있다. UC버클리와 워싱턴대 등 온라인 콘서트를 가진 뒤 5월 마드리드 국립콘서트홀을 비롯해 룩셈부르크, 비엔나 무지크페라인 등 유럽 투어가 예정돼 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국내에서는 2007년부터 2019년까지 앙상블 디토 음악감독을 맡아 디토페스티벌을 통해 한국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2017년까지 9장의 솔로 앨범을 발매해 총 20만장 이상 판매 기록을 세웠고 특히 2집 ‘눈물’은 2006년 클래식과 인터내셔널 팝 분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반으로 꼽혔다. 그는 한국 관객들과의 만남에 대해선 “코로나19 때문에 여름에는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있지만 12월 연말 공연에는 반드시 갈 것”이라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두원학원, 온라인 시무식 열고 새해 힘찬 도약 다짐

    두원학원, 온라인 시무식 열고 새해 힘찬 도약 다짐

    학교법인 두원학원은 4일 김종엄 이사장과 두원공과대학교·두원공업고등학교 교직원 등 1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언택트 시무식’을 열고 새해 힘찬 도약을 다짐했다. 김 이사장은 신년사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단절 없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학원방역 체계를 확립하고 비대면 교육방식을 발 빠르게 도입한 교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령인구 감소 등 사회적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대학 설립 시부터 지금까지 지켜온 두원학원의 전통과 인재 육성을 위한 역량 등을 바탕으로 명문 사학으로 도약하는 한해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두원학원은 “올해도 방역당국의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비대면 교육방식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등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원학원은 “기술인재의 육성이 곧 기술입국의 길이요, 기술입국의 길이 곧 나라를 위하는 길”이라는 신념을 실천하고자 고 김찬두 선생이 설립한 학교법인이다. 사재를 출연해 1991년 두원공업고등학교, 1994년 두원공과대학교를 설립해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특히 지난해 두원공과대학교는 중소기업기술사관사업 참여학과의 취업률(94.4%) 수도권 1위를 차지했다. 또 한국 CSR연구소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공동 기획해 발표한 ‘2020 대한민국 전문대학 지속지수’에서 전국 126개 전문대학 가운데 경영 부문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두원학원 관계자는 “이번 두원학원의 언택트 시무식은 대학에서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면서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이러한 트랜드가 이어져 뉴노멀(새로운 일상)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세계 석학들과 만난다… 佛 ‘마니에르 드부아르’ 한국판 출간

    세계 석학들과 만난다… 佛 ‘마니에르 드부아르’ 한국판 출간

    프랑스 유명 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발행하는 계간지 마니에르 드부아르(Manire de voir) 한국판이 나왔다. 마니에르 드부아르는 ‘사유하는 방식’이란 뜻의 프랑스어로, 현대 사회의 주요 이슈를 비롯한 폭넓은 주제를 세계적인 석학의 글로 구성한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을 발행하는 르몽드코리아는 “예술, 환경, 여성, 동물, 생태, 에너지, 음식, 미디어, 국제관계 등의 다양한 이슈와 목소리를 담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지속적인 창을 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예술가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부제로 한 창간호(10~12월호)는 대중예술에 익숙해진 시대에 예술가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진정한 예술과 예술가의 가치는 무엇인지 사유하는 글로 구성했다. 1부에서는 온갖 억압과 박해 속에서도 예술의 길을 걸었던 예술가들의 삶을, 2부에서는 시대에 맞선 이들의 저항정신을 조명한다. 3부에서는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4부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예술의 본질적 의미를 짚어본다. 권당 1만 8000원. 1년 정기구독 6만 5000원.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집에서 무슨 책 읽지? ‘집콕족’ 위한 추천서 9권

    집에서 무슨 책 읽지? ‘집콕족’ 위한 추천서 9권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콕 박혀 지내는 ‘집콕족’이 늘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책을 찾는 독자도 많아졌다.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분야별로 9권의 신간을 추천했다. ●인간의 몸, 나무의 의사소통 궁금해? “우리 몸은 거의 줄곧 다소 완벽하게 조화로운 방식으로 작동하는 37.2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우주이다. 두통, 배앓이, 별난 멍이나 뾰루지는 모두 우리가 불완전함을 선언하는 정상적인 과정들이다.” 빌 브라이슨의 ‘바디’(까치글방)는 뇌, 심장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우리의 몸을 안내한다. 인간이 각종 질병과 싸운 역사도 함께 실었다.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다양한 사진 자료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가득한 책으로 내 몸에 관해 제대로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페터 볼레벤의 ‘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더숲)은 ‘나무의 언어로 자연을 이해하는 법’이라는 부제에 맞게 나무의 의사소통을 다룬다. 눈으로 보이진 않지만, 나무는 위험 상황에서 서로 소통하는 체계를 갖췄다. 저자는 나무의 변화를 애정 어린 눈으로 지켜보며 나무의 탄생, 성장, 죽음을 둘러싼 신비로운 숲 생태계를 우리에게 보여 준다. 나무 표면의 상처와 틈, 힘없는 나뭇가지에도 나무의 세월이 녹아 있다. 우리와 숲의 상생을 위해 나무가 어떤 얘기를 해주는지를 담았다.●요리하는 인간 살피고, 주류경제학 비판하고 요리는 인간 고유의 특징이다. 그래서 인류를 가리켜 ‘요리하는 인간’이란 뜻의 ‘호모 코쿠엔스’로 부르기도 한다. ‘호모 코쿠엔스의 음식이야기’(파라북스)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돼지고기, 꿀, 소금, 칠리, 쌀, 카카오, 토마토의 7가지 재료로 만든 전통 음식과 그 재료가 세계 문화에 끼친 영향을 역사·문화·사회적 의미로 풀어낸다. 저자 제니 린포드는 “식재료는 음식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서로 다른 문화의 음식을 공유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생활과 생각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기획한 ‘르몽드 비판경제학’(마인드큐브)은 신고전주의 경제학이 주류 이론으로 자리 잡은 현 세대의 경제 통념을 하나씩 들춰 그 이면을 살펴본다. 예컨대 ‘수치는 모든 것을 보여 준다’는 명제는 계량 경제의 근간이 되지만, 실상 그 숫자를 둘러싼 상황과 조건 등을 고려하지 않으면 현상의 단편밖에 파악할 수 없다. 문제는 ‘우리 경제의 99%를 이루는 우리’가 아닌 경제 정책을 결정하는 ‘1%의 정책 결정자들’에게 아주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들은 비판적 의식 없이 성장과 번영을 동일시하거나, 세계화와 경제 개방을 맹종하는 것을 경계한다.●당신은 아픈 거예요, 성공한 음악은 어때요? 권순재 정신의학 전문의의 ‘약한 게 아니라 아팠던 것이다’(생각의 길)는 다양한 영화 주인공들의 마음과 감정을 살피고 이를 심리학으로 설명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자연스레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당신의 아픔은 틀린 것이 아니며 그 감정들을 표현하여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그것이 세상의 한 부분이 되는 순간, 지금 여기의 관점에서 볼 수 있게 된다”고 강조한다.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메이븐), ‘당신이 옳다’(해냄출판사) 등과 함께 읽어도 좋을듯하다. 인류가 존재한 이후부터 음악은 발전해왔고 지금도 전 세계에서 수많은 음악이 만들어진다. 그중에서도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대중의 사랑을 받는 성공한 음악은 분명히 존재한다. ‘성공의 음악들’(스코어)은 성공한 음악의 이면에 있는 수많은 기획자와 뮤지션, 그들의 부모, 주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난관을 극복하며 정상에 다다른 노하우와 패턴을 분석하여 알려 준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클래식, 팝, 재즈 등의 다양한 음악적 지식을 읽기 편하게 전달한다.●자신과 가족을 돌아보고, 죽음도 돌아보다 앤 타일러의 ‘클락댄스’(미래지향)는 서로를 가족처럼 대하는 괴짜 이웃과 그 속에서 성장해가는 윌라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엄마가 갑자기 사라졌던 1967년, 청혼을 받고 학업과 결혼 사이에서 고민하던 1977년, 갑작스레 남편이 세상을 떠났던 1997년. 그때마다 윌라는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상황에 의해, 타인에 의해 수동적인 선택을 한다. 그러던 2017년 어느 날, 윌라는 낯선 사람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고, 아들의 전 여자친구인 드니즈와 그녀의 아홉 살 난 딸 셰릴, 그리고 강아지 에어플레인을 돌보기 위해 볼티모어로 떠난다. ‘물이 깊은 바다’(현대문학)는 작가 파비오 제노베시의 경험이 투영된 자전적 소설이다. 여섯 살 파비오에게는 여자 손 한 번 잡아보지 못한 노총각 할아버지가 열 명이나 있다. 학교에 입학한 첫날, 마흔 살이 될 때까지 결혼하지 못하면 할아버지들처럼 이상한 사람들로 변해버린다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저주에 대해 알게 된다. 주인공이 사춘기 소년으로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2018년 이탈리아 문학상인 비아레조상을 받았다. 살다 보면 누구나 소중한 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순간을 맞게 된다. 그것도 가장 가까운 사람, 엄마를 떠나보내는 일은 그야말로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숨 가쁘게 달려야 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삶의 마지막 순간조차 가족의 온전한 보살핌과 애도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기가 쉽지 않다. 권혁란 작가의 ‘엄마의 죽음은 처음이니까’(한겨레출판)는 오랜 시간 고통과 무기력한 삶의 마지막을 보낸 엄마를 지켜봐야 하는 심경과 고령의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초로의 자식이 갖는 어려움을 그린 소설이다. 엄마의 죽음 이후 치러진 수목장과 직계가족만으로 치러진 시어머니의 가족장 경험은 지금의 장례문화를 되돌아보게 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정치DNA는 타고날까…세계의 세습정치인은

    정치DNA는 타고날까…세계의 세습정치인은

    문희상 아들 지역구 세습 논란으로 본 해외의 세습 정치일본은 세습정치 천국...日 고이즈미 아들, 차기 총리 물망트뤼도 加 총리 부친도 유명 총리, 美 케네디가家도 유명‘지역구 세습’ 비판이 불거진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더불어민주당 경기 의정부갑 상임 부위원장의 공천 문제로 정치권 내 논란이 뜨거웠다. 문 부위원장은 앞서 23일 결국 출마를 포기하기로 했지만, 과거에도 이같은 논란이나 실제 대를 이어 정치에 도전하는 사례는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당장 우리는 세계에서도 흔치 않게 부녀 대통령을 낳은 국가이기도 하다. DNA를 물려받는 것일까, 단지 아버지의 후광을 덕본 것일까. 해외 사례들을 살펴봤다. ●日 세습정치 배경된 ‘3반’ 세습 정치의 대표적인 사례로 당장 떠올릴 수 있는 국가는 바로 이웃인 일본이다.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최고회의 공개 발언에서 “우리나라는 일본과 달리 정치권력의 대물림에 대해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일본에서는 세습 정치의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아베 신조 현 총리만 해도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 아버지 아베 신타로 전 중의원에 이어 대를 이어가며 정치를 하고 있다. 젊은 나이와 준수한 외모를 갖췄고, 차기 총리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은 이름에서 쉽게 알 수 있듯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이다. 그가 실제 총리가 되면 대를 이어 일본 내각을 이끄는 셈이 된다. ‘패밀리 비즈니스’ 같은 형태가 된 일본의 세습 정치는 해외에서도 연구대상으로 꼽힌다. 일본에서는 ▲기반 ▲칸반(간판·지명도) ▲카반(가방·정치자금)등 ‘3반’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정치적 자원으로 꼽는데, 정치가문에서는 이같은 ‘3반’을 선대로부터 물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치를 처음 시작하는 정치신인들과는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 외교안보 전문 매체인 디플로마트는 “2세 정치인은 ‘고엔카이’로 불리는 후원회를 선대로부터 그대로 물려받을 수 있다”면서 “세습 정치인의 승률은 80% 수준으로, 2대, 3대를 넘어 5대 정치인까지도 가능할 수 있다”고 전했다.●정치DNA 물려받나 해외뉴스의 단골손님들인 세계의 현직 지도자들 가운데에서도 정치 명문가 출신은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캐나다 진보의 아이콘이자 40대 젊은 총리로 주목을 받았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대를 이어 캐나다를 이끌고 있는 2세 정치인이다. ‘캐나다의 케네디’로 불리는 아버지 피에르 트뤼도는 17년간이나 총리를 지낸 정치의 거목이었다. 2015년 아들 트뤼도의 총선 압승 배경에는 아버지의 후광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부자 총리’의 임기를 모두 합하면 이미 20년을 넘긴 셈이 된다. ‘영국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외조부가 유럽인권위원회 의장을, 아버지 스탠리 존슨은 유럽의회 의원을 지냈다. 영국의 경우 상원은 세습·지명되기 때문에 당연히 세습 의원이 많을 수밖에 없는 제도적 배경을 갖고 있기도 하다. 대를 이어 국가를 이끄는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부시 가문을 꼽을 수 있다. 아버지 부시와 아들 부시는 각각 미국의 41대와 43대 대통령을 지내며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미국의 또다른 정치명문가는 케네디 가문이다. 존 F 케네디의 동생 에드워드 케네디의 2009년 타계 이후 미 정가의 혈통주의도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최근 조 케네디 3세 하원의원 등 케네디가 젊은 정치인들의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스위스 보딩스쿨 설명회 11월 12일 개최…우수 커리큘럼 갖춘 최고 교육기관

    스위스 보딩스쿨 설명회 11월 12일 개최…우수 커리큘럼 갖춘 최고 교육기관

    명문 스위스 사립 기숙학교 연합단체로 성장해 현재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스위스러닝(Swiss Learning)은 오는 11월 12일 주한 스위스 대사관에서 ‘디스커버 더 엑셀런스 오브 스위스 에듀케이션’을 주제로 스위스 국제학교 설명회를 연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총 11개의 스위스 보딩스쿨이 참여해 많은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스위스러닝 회원 학교 동문 및 스위스 유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전 신청을 통해 참석 가능하다. 이번 설명회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 스위스 보딩스쿨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스위스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함께 안전한 치한, 우수한 교육환경을 갖춰 자녀가 어학연수를 할 수 있는 최적의 국가로 꼽히는 추세다. 특히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스위스 보딩스쿨은 수준 높은 교육 커리큘럼은 물론 첨단 시설을 갖춘 세계적인 수준의 통합 교육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 북미 등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어 학생들은 외국 학교에서 공부한다기보다는 국제 네트워크 형성의 장에 있다고 느낌과 동시에 세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는 후문이다. 현재 스위스 보딩스쿨 학과목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 하지만 학교가 위치한 언어권에 따라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독일어나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도 익힐 수 있다. 다양한 문화권 학생이 모여있어 얻을 수 있는 장점이다. 아울러 스위스 보딩스쿨에서는 대입 준비 프로그램 선택의 폭도 넓다. 전 세계 어느 대학으로나 지원 가능한 고등학교 디플로마 과정인 인터내셔널 바칼로리에 과정, 스위스 대학 입학 프로그램인 스위스 마튜리테, AP, A-Level 등을 취득할 수 있다.보딩스쿨 설명회 참석 신청은 행사 주관사인 타임트리 컨설팅 홈페이지를 통해서 할 수 있으며, 행사 참가자를 대상으로 현장 추첨을 통해 스위스 오데마피게 탁상용 시계와 스위스 보딩스쿨 여름 캠프 무료 참가권을 증정할 예정이다. 한편, 스위스러닝은 스위스에서 교육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스위스 내 우수 사립학교 및 대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매년 스위스 사립학교 워크숍 및 입학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일랜드 국립대 교수와 함께하는 ‘Kaplan-UCD 대학세미나’ 개최

    아일랜드 국립대 교수와 함께하는 ‘Kaplan-UCD 대학세미나’ 개최

    카플란(KAPLAN)은 오는 28일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UCD-Kaplan 싱가폴 대학 입시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세미나를 통해 싱가폴 카플란이 제공하는 세계 유수 대학 프로그램을 소개받을 수 있다. 특히 이번 세미나에서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더블린(University College Dublin, UCD) 본교 교수 마커스 반하란타(Dr. Markus Vanharanta)에게 직접 디지털 마케팅 전공 소개를 듣고 입학 심사를 받아볼 수 있다. 또한 UCD 졸업생들이 전하는 생생한 싱가폴 유학과 취업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다. 또한 세미나 후 프로그램 현장 등록하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들이 기다리고 있다. 학사, 석사 과정에 등록하는 선착순 10명의 학생은 87만 원 가량의 항공료를 지원받는다. 디플로마 과정에 등록하는 선착순 20명의 학생은 45만원에 상응하는 장학금을, 파운데이션 및 영어 연수 과정을 등록하는 선착순 10명의 학생은 26만원에 상응하는 장학금을 지원받는다. 싱가폴 카플란(Kaplan Singapore)은 세계적인 대형 교육 그룹인 카플란 칼리지의 싱가폴 법인으로 전세계 약 35개국에서 온 학생들에게 550개가 넘는 학업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표 제휴 대학으로는 UCD(유니버시티 칼리지 더블린), RHUL(로열홀리웨이 런던대), 머독대, 노섬브리아대, 포츠머스대 등의 학위과정이 있다. 모든 과정은 본교와 동일한 커리큘럼으로 진행된다. 특히 UCD 비즈니스 프로그램은 파이낸셜 타임스와 국제 정치, 경제 분석기관인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 에서 지속적으로 세계 TOP 100위에 선정되고 있다. 싱가폴 카플란에서 제공하는 모든 UCD 학위는 UCD 본교에서 수여 받는다. 또한 여름학기제 및 트랜스퍼 과정 등을 통해 학생들은 싱가폴과 아일랜드 양국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이번 싱가폴 카플란 제휴 UCD 대학 입시 세미나는 KAPLAN 한국사무소 신세기유학원에 전화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온라인 신청도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주 국제학교 ‘NLCS Jeju’ 응시생 전원 IB 디플로마 취득

    제주 국제학교 ‘NLCS Jeju’ 응시생 전원 IB 디플로마 취득

    제주 국제학교 NLCS Jeju가 개교 이래 처음으로 IB 디플로마에 응시한 2019 졸업생 전원이 IB 디플로마를 취득했다고 2일 밝혔다. NLCS Jeju 2019년 졸업생들의 IB 점수는 평균 37점으로 전 세계 평균인 30점을 훨씬 웃돌았다. 특히 IB 디플로마를 취득한 졸업생 가운데 58 %는 이중언어로 디플로마를 획득해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NLCS Jeju에 따르면 2019년 응시생 123명 전원이 IB 디플로마를 취득했으며, 이는 전년보다 31%p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IB 디플로마의 전체 만점인 45점을 획득한 학생은 2명으로 2019년도 IB 디플로마 전체 수험생 16만 6278명 가운데 45점 만점을 획득한 수험생은 전 세계에서 213명에 불과하다. NLCS Jeju 2019 졸업생들의 진학 성적도 우수한 결과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졸업생 가운데 43%는 미국에서 수학할 예정으로, 6명의 학생들은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이 확정됐다. 26%의 졸업생들은 영국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하며 이외에 18%의 학생들은 호주, 캐나다, 스위스, 독일, 카타르, 중국, 홍콩, 일본, 싱가포르 등의 유수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다. 미확정 입시 결과 및 한국 대학의 경우 금년 하반기에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NLCS Jeju의 Lynne Oldfield 총교장은 “금번 2019년 졸업생들이 거둔 우수한 IB 디플로마 및 대학입시 성적은 선임 Paul Friend 총교장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NLCS Jeju의 동문들이 세계라는 더 큰 무대에 나가 뛰어난 성과와 결실을 거두게 될 것이라는 기대에 가슴이 벅차 오른다”고 전했다. 한편 NLCS Jeju는 1850년에 설립된 NLCS UK 본교의 160년 전통과 학업 우수성을 계승하고 있다. 모든 교원은 영국 본교에서 트레이닝을 받으며 본교 측에서 1년에 두 차례 제주도를 방문해 NLCS의 엄격한 기준이 제주에서도 적용되는지 확인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디지털 시대 美 나이트재단이 전하는 언론 생존법

    디지털 시대 美 나이트재단이 전하는 언론 생존법

    2000년대 중반부터 디지털 혁신 지원 나선 美 나이트재단최근 구글과 협업 통해 VR·AR 보도 활용 지원 사업도 추진“디지털은 기회이자 위협입니다. 과거에는 지역 일간지인 마이애미 헤럴드가 전국단위 일간지인 뉴욕타임스와 경쟁할 필요가 없었지만 지금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나이트재단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난 폴 청(Paul Cheung) 언론지원팀장은 비영리 기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나이트재단은 미국내 뉴스와 예술의 혁신을 위한 최대의 자선기금 지원단체다. 재단은 2000년대 중반부터 학술 지원과 저널리스트 경력 개발 프로그램 위주의 지원 사업을 디지털 혁신과 비영리 뉴스 스타트업 지원으로 확대했다. 지원 사업의 방향을 바꾼 이유는 단순하다. 뉴스 소비의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폴 청은 “예전에는 신문을 읽거나 집에 가서 티비를 봤지만, 지금은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언론사가 보관하고 있는 문서를 판독하고 저장하며 검색·관리할 수 있는 도구인 도큐먼트클라우드, SNS에서 나오는 광고나 가짜뉴스들이 진짜 뉴스인지 잘못된 정보인지를 알려주는 뉴스트래커 등이 재단의 지원으로 탄생했다. 자금력과 인력 차이로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디지털 중심의 언론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오픈소스 도구를 공급해 숨 쉴 공간을 마련해주고 있다는 평가다. 재단은 구글과 협업을 통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관련한 지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주로 엔터테인먼트에 활용되는 두 기술을 기사의 효과적 전달에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하는 목적이다. 아울러 재단은 인공지능(AI)과 관련된 기사와 콘텐츠, 기술 공모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공모에는 AI를 이용한 가짜 뉴스 감별, AI가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사 등 다양한 콘텐츠와 기사가 선정됐다. 폴 청은 디지털 격변기를 지나고 AI가 기자를 대체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AI는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분석하는 등 취재나 기사작성을 도울 하나의 수단이 될 것”이라면서 “AI가 분석하고 감시할 수 없는 영역이 여전히 존재한다. 기술이 언제나 모든 일을 대체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마이애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2019 KPF 디플로마-탐사보도 과정에 참여 후 작성됐습니다>
  • 트럼프 정부의 반(反) 이민정책이 불러온 탐사보도 경쟁

    트럼프 정부의 반(反) 이민정책이 불러온 탐사보도 경쟁

    美 휴스턴서 열린 탐사보도협회 콘퍼런스서 이민정책 화두이민정책으로 갈라지는 가족 이야기 담은 보도 쏟아져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으로 건너가려다 함께 목숨을 잃은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 아버지와 23개월 딸의 사진이 공개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정책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두 부녀의 죽음에 깊은 슬픔을 느끼고 모든 이민자를 위해 기도를 올리는 등 비판 여론은 전 세계로 확산했다. 지난달 13일부터 나흘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IRE(미국 탐사보도협회·Investigative Reporters & Editors) 2019 콘퍼런스에서도 이민정책 관련 세션은 유독 주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반 이민정책에 미국 언론들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관련 정책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이민정책을 다룬 보도들은 주로 갈라지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민자와 이민자의 자녀를 체포, 감금, 추방하는 기관들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은 취재에 참여한 기자들은 자료를 찾을 수 있는 출처와 해석 방법 등을 공유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탐사보도 매체 리빌의 아우라 보가도 기자는 “이민정책과 관련된 보도가 매일 쏟아졌지만, 취재할 가치가 있는 세부 주제에 대한 결정이 어려웠다”며 “블랙홀을 파고드는 느낌”이라고 취재 후기를 전했다. 그는 2018년 6월 아이들이 부모와 격리되는 장면이 담긴 제보 영상을 입수한 이후 부모와 격리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보도를 최근까지 이어가고 있다. 반 이민정책에 따른 가족분리 현상은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밀리에 벌어지고 있다. 지역 일간지 휴스턴 클로니클의 로미 클리엘 기자는 “약 4만 5000명이 이민자가 구금 상태에 있고, 트럼프 정부 정책으로 이 숫자는 증가하고 있다”며 “이민정책으로 가족이 분리된 아이들은 전국에 있는 비영리 단체와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연방 보호소에 보내졌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보호소에 보내지는 과정을 취재한 그는 “가족들이 분리되기 전 공공기관의 제대로 된 조사도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호소에서 방치되고 있는 아이들의 문제를 보도한 뉴욕타임스의 카이틀린 딕컬슨 기자는 ‘사람 이야기’를 유독 강조했다. 그는 “통계나 자료 뿐 아니라 국경을 넘은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에 대한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 그리고 관련 정책의 문제점이 전반적으로 다뤄져야 한다”며 “아이들이 언제 일어나 어떤 밥을 먹고 하루일과를 보내는지를 세세하게 취재해 독자들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반 이민정책의 부정적인 현상을 파고들었던 기자들은 지속적인 취재와 보도로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족이 분리되는 현상을 막고, 위험을 발견해내는 역할을 언론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사회적 약자인 이민자, 불법체류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카이틀린 딕컬슨 기자는 “트라우마나 우울증을 겪고 있는 가족을 인터뷰할 때는 감정적으로 힘들어하는 기미가 보이면 취재를 잠시 멈추는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며 “이민정책과 관련된 기사를 쓰는 것은 그들을 도우려는 것이지 상처를 입히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이민정책과 관련된 세션이 진행된 직후인 지난달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고학력자와 숙련 기술자를 우대하는 능력 기반의 새로운 이민정책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 25일 미국과 멕시코 국경 리오그란데 강에서 익사한 엘살바도르 이민자 부녀의 사진이 공개됐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이민정책의 변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이민정책과 관련한 문제점을 파헤치는 탐사보도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휴스턴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2019 KPF 디플로마-탐사보도 교육 참여의 하나로 작성됐습니다.>
  • 집 문제의 시작

    집 문제의 시작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살고 있나요?/피터모나 숄레 지음/박명숙 옮김/부키/496쪽/1만 9000원 당신에게 집은 어떤 곳인가. 간단한 질문이지만 선뜻 답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질문을 달리 해 보자. 당신은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가. 이제야 머릿속에 여러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궁전처럼 크고 내부가 넓은 집이라든가, 잡지에서 본 화려한 인테리어, 멋진 나무로 가득한 정원, 혹은 눈 내리는 겨울의 벽난로와 같은 감성적인 아이템이 있는 집.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이자 에세이 작가 모나 숄레는 이런 질문에 좀더 명확한 답을 찾고자 스스로 일곱 가지 질문을 던졌다. “집에서 시간 보내는 일은 좋은가”, “혼자 살아도 될까”, “집이 너무 비싼 게 아닐까”, “힘들게 일 안 해도 집에서 살 수 있을까”, “힘든 집안일은 누가 해야 할까”, “가족과 꼭 함께 살아야 행복할까”, “이상적인 집은 어떤 집일까”. ●‘집콕족’ 나무라는 사회… 가족이라고 같이 살아야 할까? 자신을 집에 콕 박혀 있길 좋아하는 이른바 ‘집콕족’이라 소개한 그는 신간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살고 있나요?’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밝힌다. 우선 집에만 틀어박히는 일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항변한다. 저자는 되려 현대 사회가 개인에게 너무 가혹하게 굴 것을 요구하고, 효율성만 너무 따진다고 반박한다. 혼자 사는 일에 관해서도 집에서 즐기는 여러 재밌는 일을 소개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관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인터넷에 중독되다시피 했지만, 결국 적절한 수준에서는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집에서는 당연히 가족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관해서도 의문을 던진다. 독신도 그다지 나쁘지 않고, 부부라도 각방을 쓰는 일을 고려해 보라고. 이 정도면 너무 신변잡기 에세이가 아닌가 싶은데, 집과 관련한 사회적인 이슈를 점차 녹여 낸다. 예컨대 2011년 미국 뉴욕 월가에서 성난 시민들이 주장한 ‘우리가 99%다’에 관해서는 집이 부자들의 소유물로 전락하고, 양극화가 심해지는 사회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다. 급락하는 혼인율과 출산율, 이에 반해 상승하는 이혼율을 집과 연결하기도 한다. 노동 시간이 과도해 집에서 제대로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지금 현실을 살피라는 의미다. ●집주인 갑질·대출에 월급 올인… 거의 모든 사회문제와 관련 집주인의 ‘갑질’은 또 어떤가. 집에 공짜로 사는 대신 여성에게 섹스를 요구한 남성을 비롯해 전세금을 부당하게 올리는 사례 등은 한국이 당면한 문제와도 무관치 않다. 집안일에 관해서는 페미니즘과도 연결한다. 19세기 이전까지 하녀가 하던 집안일은 고스란히 여성의 몫으로 남았다. 특히 지금처럼 일하는 여성이 집안일까지 해야 하는지도 의문을 던진다. 대출을 갚느라 허덕이는 이들을 위해서는 정부가 일정 소득을 지원하는 ‘기본소득’을 도입해 보는 게 어떻냐고 제안한다. 이른바 ‘스타 건축가’들이 제안한 집에 관해서도 날 선 비판을 가한다. 부자들을 위한 근사한 집을 짓는 것보다 난민이나 극빈층의 가난한 이들을 위한 집을 마련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 문제가 모두 ‘집’에서 시작했거나 크게 관련이 있다는 저자의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상적인 집이란 무엇일까… 완벽한 집찾기 ‘가이드 북’ 저자는 질문에 관한 답을 내놓으면서 탁월한 지식을 자랑하기도 한다. ‘오디세이아’,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공간의 시학’, ‘자기만의 방’과 같은 책을 비롯해 영화 ‘아멜리에’,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위기의 주부들’ 등을 종횡무진한다. 문학, 예술, 철학, 사회학, 영화, 잡지, 드라마, 다큐멘터리, 신문 기사, 통계 등 온갖 자료로 답을 엮어 낸다. 한마디로 ‘집 인문학’쯤 되겠다. 인문학적 사고로 단단히 무장한 글을 읽어내면 이상적인 집에 관한 저자의 답을 알 수 있다. 그에게 집은 잠자고, 게으름 피우고, 공상에 잠기고, 읽고, 곰곰이 생각하고, 무언가를 만들고, 놀고, 혼자 고독을 즐기거나 지인들과 어울리고,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곳이다.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원하는 진짜 집의 모습을 머릿속에 지어가는 데에는 도움이 될 책이다. 자신의 집을 찾는 여정의 참고서적이라 할까. 책 제목대로 ‘우리는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사는지’ 돌아보고,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고민해 봄 직하다. 그 고민이 나와 내 가족만을 위한 게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한 일이면 더 가치 있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많이 배우고 싶다” 멕시코 명문대 입학한 12세 천재 소년

    “많이 배우고 싶다” 멕시코 명문대 입학한 12세 천재 소년

    멕시코의 최고 명문인 멕시코국립자치대학교(UNAM)에 최연소 대학생이 탄생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당당하게 입학시험을 통과하고 가을학기부터 의용물리학을 전공하게 된 카를로스 산타마리아.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됐지만 그는 올해 겨우 12살이다. 중남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멕시코국립자치대학교의 개교 이래 최연소 학생이다. 초중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패스하고 어려운 입학시험까지 통과한 산타마리아는 8살 때부터 이미 천재적 기질을 보였다. 검정고시를 준비하면서 분석화학과 생물물리학 등을 디플로마도 과정에서 이수했다. 디플로마도는 멕시코 대학에서 전공지식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개설하는 비정규 과정이다. 그런 그에게도 입학시험은 쉽지 않았다. 멕시코 최고 대학인 멕시코국립자치대학교 자연과학과에 입학하려면 120문제를 풀어야 한다. 17문제 이상을 틀리면 낙방이다. 산타마리아는 105문제를 풀어 합격통지를 받았다. 산타마리아는 "종합적인 계산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며 "틀린 15개 문제 모두 계산력과 관련된 문제였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그런 산타마리아를 "시험을 치른 뒤 자신의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걸 보면 12살 어린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공부에 관한 한 타고난 재질을 갖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높이 평가했다. 산타마리아는 "그저 많이 배우고 싶을 뿐"이라며 "형과 누나들이 문을 닫고 상대해주지 않는다면 창문으로 넘어가 친해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이든 시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하루 빨리 대학공부를 시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은 "가을학기 첫 수업이 있는 6일(현지시간) 부모의 손을 잡고 학교에 가면 산타마리아는 부모의 손을 잡고 등교한 첫 대학생이라는 타이틀도 갖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진=멕시코국립자치대학교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영국 사투리 달인, 유튜버 ‘코리안 빌리’ 영국문화원 수업 1일 조교로 깜짝 등장

    영국 사투리 달인, 유튜버 ‘코리안 빌리’ 영국문화원 수업 1일 조교로 깜짝 등장

    영국 사투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유튜브 스타 ‘코리안 빌리’가 지난 7월 5일 주한영국문화원 스페셜 클래스에서 1일 조교로 활약했다. 영국문화원 스페셜 클래스는 영국문화원 아카데믹 총괄 매니저(Head of Adults) 줄리안 버니(Julian Burnley)가 기획했으며, 정규 수업의 특별 체험 수업 형태로 기존 90분 정규 수업보다 짧게 진행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영국 영어를 자주 쓰이는 표현 위주로 교육함으로써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미국과 영국 영어 단어를 비교함으로써 새로 배운 표현을 문장으로 직접 활용하는 롤 플레잉(role-playing)을 통해 빠르게 교육 내용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수업에서 배운 표현은 코리안 빌리의 유튜브 채널에 두 편으로 나눠 업로드될 예정이어서 복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한영국문화원 어학원은 성인 어학원의 대표 실용 영어 회화 프로그램 ‘마이클래스’와 마이클래스의 여름 단기 집중 코스인 ‘마이인텐시브’를 운영 중이다. 마이클래스는 영어 프레젠테이션, 영어 이메일 작성, 영어 인터뷰 등 비즈니스 주제를 비롯해 생활 영어, 소셜 영어, 여행 영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전문 영어 교사 자격증(CELTA 및 Trinity London CertTESOL) 및 영어 전문 교사 디플로마(DELTA) 자격증을 보유한 강사진이 면대면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므로 보다 전문성 있는 교육을 기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영어를 배우기 힘든 직장인 및 대학생을 위해 온라인 사전 예약 시스템을 제공하므로 원하는 시간 및 날짜, 주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마이인텐시브 코스는 마이클래스의 정규 과정과 동일한 커리큘럼 및 주제로 구성된 1개월 단기 집중 프로그램으로서, 1회당 90분 수업, 총 32회 수업이 이루어져 단기간 내 효율적인 영어실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주한영국문화원 어학원 아카데믹 총괄 매니저(Head of Adults) 줄리안 버니(Julian Burnley)는 “마이인텐시브는 방학 기간 동안 해외 어학연수를 떠나기 어려운 대학생이나 단기간 영어실력 향상이 절실한 직장인에게 적합한 코스”라며 “직장, 일상, 여행 등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실전 영어를 습득할 수 있고, 영국문화원이 검증한 수준 높은 강사진과 면대면 수업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하다”고 전했다. 주한영국문화원 성인 어학원의 마이클래스 및 마이인텐시브 코스와 7월 등록 이벤트 내용은 주한영국문화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국문화원 산하 어학기관인 주한영국문화원 어학원은 전세계 50여개국에서 80년 전통의 프리미엄 영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강남, 을지로, 잠실에서 성인 대상 센터를, 목동, 시청,서초에서 어린이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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