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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회복 신호 보이는 ‘열도’/日 “상장사 순익 사상 최대” 낙관

    일본 경제가 10년간의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는 듯한 청신호들이 곳곳에서 켜지고 있다.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늘고,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수출 호조와 주가 상승으로 기업의 올해 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부실채권을 계획대로 처리할 경우 2006회계연도에 경제성장률이 2%에 이를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기대를 한껏 부풀리고 있다.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7일 일본 경제는 지속적인 디플레이션과 기업·금융부문의 침체,공공 부채 증가 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현재의 회복세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전·무역·자동차 업체 선전 일본 기업들의 올해 이익이 고정비용과 주식평가손 감소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8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628개 상장기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2003년 4월∼2004년 3월) 이들 기업의 이익(세전)은 전년보다 16.7%가 늘어난 18조 6000억엔(159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닛케이가 3개월 전 실시한 조사 때보다 1.7%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가전업체,무역,자동차 분야의 선전이 특히 두드러졌다.5대 무역상사의 경우 최근의 주가 회복으로 지난해 2800억엔에 달했던 주식·부동산 평가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자동차 회사들의 올 세전 이익은 도요타,닛산,혼다의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로 전년보다 3000억엔 증가할 전망됐다. 32개 조사대상 업종 가운데 이익 감소가 예상된 업종은 석유 등 6개에 불과했다. ●IMF선 디플레·재정적자 경고 IMF는 7일 일본 경제의 회복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디플레이션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경고했다. IMF는 이날 발표한 연례 심의보고서에서 “일본 정부가 중기적 재정 강화 프로그램과 통화정책을 통해 공격적으로 디플레이션에 대처하는 등 경기회복을 위해 좀 더 포괄적이고 완전한 정책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최근 주가 상승과 외부환경 개선으로 일본 경제 전망과 관련된 위험이 이전보다 균형을 찾았지만 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디플레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고 IMF는 우려했다. IMF의 경고는 최근 일본 경제에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다케나카 헤이조 일본 경제재정금융상은 지난주 말 “정부가 2년간의 무수익여신 감축 목표를 달성하면 일본 경제가 2%의 성장을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IMF는 은행 대출이 줄고 있고 지난해 말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158%인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엔화 가치 상승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이익이 감소하고 있는 점도 경기 호전의 걸림돌이라고 덧붙였다. 김균미기자 kmkim@
  • 3분기 경기 바닥 다질까

    경기회복 시기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3·4분기부터 서서히 바닥을 다지며 회복 기미를 보일 것이라는 정부의 낙관적 전망에 대해 적잖은 우려가 나온다.한국은행 등은 비관론에 가깝다.우리 경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도 제각각이다. ●4분기부터 3%대 성장 정부는 경기 회복에 대한 신호를 실물지표가 더 이상 곤두박질치지 않는다는 데서 찾고 있다.뚜렷한 상승세는 보이지 않지만 각종 지표의 하락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김진표 부총리도 최근 “경기가 올 4·4분기부터 빠르게 회복돼 연간 3%대 중반,내년에는 잠재성장률(5%대) 수준의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를 반영하듯 주가 등 금융지표도 좋아지고 있지 않으냐는 분석이다. ●실물경기는 여전히 답보 소비와 기업투자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도·소매 판매는 5월 -1.9%(전년 동기 대비),6월 -0.4%,7월 -1.8%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설비투자도 5월 -8.8%,7월 -11.0%였다.설비투자에 대한 우려는 한은이5일 상장·등록 대기업 65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비투자 실적 및 향후계획’에서도 드러난다.조사대상 업체의 64%는 1∼8월 중 투자 실적이 당초 계획에 미달했고 향후 설비투자를 연기 또는 축소하겠다는 업체도 40%에 달했다.기존 설비투자 계획을 조기집행하거나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7.8%에 불과했다. 내수에 대한 우려도 마찬가지다.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경제·정치·사회적 불투명성을 들어 투자에 나설 움직임을 좀체 보이지 않는 데다 개인은 지갑을 꽉 닫아 언제 내수가 회복될지 전망이 어렵다.”고 말했다. ●선진국 경제도 낙관 못해 미국은 생산성,공장수주액 등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지만 실업자 문제가 골칫거리로 작용하고 있다.장기적인 실업추세를 반영하는 ‘최근 4주간 신규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지난주에 40만 1500명이었다.월가에서는 40만명을 넘어서면 노동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한다.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새로운 일자리 창조 없는 성장은 유휴인력을 줄이지 못해 물가를 더욱 낮은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으며,이는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의 경우,인위적인 재정 부양책 등을 쓰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의 설비투자가 다소 늘고 있다는 점에서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게 아니냐는 낙관적인 분석이 나온다.그러나 아직 디플레 해소,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어 불안감이 지속되는 형국이다. ●기업투자가 회복의 관건 전문가들은 수출은 중국의 빠른 성장속도로 호황을 누리는 반면 소비는 카드부채 등으로 기대보다 회복이 느리다고 분석하고 있다.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박사는 “일각에서 L자형 경기사이클을 얘기하고 있지만,회복속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미 이상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다만 기업이 금융권의 돈을 꿔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기업이 돈을 빌리면 금리가 올라가고,이렇게 되면 부동산 등 실물쪽에 쏠렸던 자금이 금융쪽으로 옮겨간다는 것이다.이는 경기회복 사이클과 맞물려 있다고 말한다. 주병철기자 bcjoo@
  • 日 경제성적 ‘양호’… 불황 탈출?

    일본이 과연 10년 불황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까.전망치를 상회하는 경제성장률,증시 랠리,내수·기업투자 증가….최근의 경제 성적표만 보면 일본 경제 회생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지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되며,불안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경제회복 가능성에 의구심을 표시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장밋빛 미래를 점치는 사람들은 최근 발표된 각종 지표에서 그 근거를 찾는다.2분기 2.3% 성장,당초 전망치를 크게 앞질러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더욱이 성장의 내용면에서 이전 상황과 다르다.경제 성장의 한 축인 내수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그간 침체에 허덕이는 일본 경제의 견인차는 수출이었다.지난해 일본의 무역흑자는 30% 늘어났으며,특히 대미·대중 수출은 크게 증가했다. ●내수 증가 ‘청신호’ 외부 여건이 든든한 상황에서 내수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은 회복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무엇보다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이 살아나고 있다.2분기 가계 지출은 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올해 1.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기업 지출은 1.3% 늘어났다.지난해 임금·상여금 삭감과 최근의 높은 실업률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괄목할 만한 현상이다.한 전문가는 “임금 상승과 증시 랠리,소비자 신뢰도 회복이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수익도 크게 개선됐다.구조조정,경영 합리화가 결실을 본 것이다.기업경제를 관측하는 단칸 조사 결과,제조업 부문 대기업들의 수익은 약 70% 올랐다.불황 탈출을 위한 기업들의 합병,새사업 발굴·진출이 수익개선은 물론 국내 소비심리도 자극하는 효과까지 낳았다. 각종 경제 지표 호조에 일본 증시도 회복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불과 5개월 전만 해도 8000선을 밑돌던 닛케이지수는 상승을 거듭,최근 1만선을 회복했다. ●최대 복병은 금융부실 그러나 한편에선 최근의 상황을 경기 순환상 단기적인 현상이라고 잘라 말한다.비관론자들은 일본 경제가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숫자’에 속지 말라고 주문했다. 이들에 따르면 일본 증시의 랠리는 단순히 미국 증시의 상승세에 기인한 것이다.최근의 내수 증가도 일시적인 요인 때문에 가능했다.주택과 담배와 관련한 세제 개편이 소비심리를 자극했으며,사스 파동으로 해외여행과 수입이 줄어 내수가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만성적인 물가하락(디플레이션)을 성장의 최대 위협 요소로 거론했다.지난 1분기 일본의 GDP 디플레는 마이너스 3.5%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특히 물가하락세를 막지 못한다면 막대한 부실채권을 안고 있는 일본 금융시스템이 완전히 붕괴할 위험이 있다.국제통화기금(IMF)은 이에 대해 20일 “일본 금융권이 여전히 취약하다.”고 진단하고 부실채권의 근원적인 해결을 위해 부실채권의 엄격한 사정과 함께 자기자본 부족에 빠진 주요 은행들에 대한 공적자금의 재투입을 촉구했다. 일본 정부의 재정적자 해결도 시급하다.경기진작을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붓다 보니 재정적자는 GDP의 8% 수준이다.GDP 대비 총부채비율도 150%에 달한다.하루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채권시장이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도 쉽지 않다.재정 건전화를 위해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올린다면 자칫 소비를 위축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도 위험 요소다.일본은 해마다 노동인구가 0.5%씩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생산성 저하로 일본의 경제회복을 더욱 요원하게 만들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日 올해 경제성장률 1% 돌파”

    일본의 주요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올해(2003년 4월∼2004년 3월) 경제성장률이 정부의 전망치인 0.6%를 크게 상회,1%선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18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이들 연구소는 일본의 금년도 1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상향조정하고 있다. 일본종합연구소는 가장 높은 1.5%를 전망했으며,UFJ종합연구소와 제일생명경제연구소는 각각 1.4%를,미즈호종합연구소와 미쓰비시종합연구소는 1.2%,스미토모생명연구소 및 리소나종합연구소는 1.0%를 각각 예상했다.이들 연구소는 설비투자나 개인소비에서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점을 들어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바닥이 견고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사히는 올 여름 이상 저온과 태풍 영향 등으로 성장 기조가 일시 둔화될 우려도 있지만 수출 증가와 주가 상승 기대감 등으로 조정이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금년도 전체로는 경기를 낙관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년도의 명목성장률은 이들 연구소 모두 정부의 전망치(0.2%)보다 낮아 디플레이션 탈출이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 정부는 아직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하지 않고 있지만,내각부에서는 7월이후 3분기 연속 제로 성장에 그치더라도 금년도의 성장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
  • 日 ‘10년불황’ 벗나

    일본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상승하고 실업률과 소비자 신뢰도가 소폭 개선되는가 하면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등 일본경제가 침체국면에서 벗어난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홍콩의 경제주간지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가 최신호인 14일자에서,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1일 각각 보도했다. ●청신호 켜진 경제지표들 최근 몇년간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설비투자를 줄여왔던 일본 대형 제조업체들이 설비투자 확대로 돌아섰다. 일본 최대 반도체업체인 도시바는 구조조정 결과 카메라 장착 휴대전화와 게임 콘솔 등에 사용되는 칩 수요 증가로 공장 설비가 부족해지자 지난해 12월 4년간 3500억엔을 들여 일본 남부 규슈에 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밝혔다. 도시바는 올해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를 지난해보다 79% 늘린 1180억엔으로 계획하고 있다.다른 반도체 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해 올 일본 반도체기업의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51% 늘 것으로 예상된다.설비투자 확대는 반도체 이외에 다른 산업에도 확산되고 있다.민간 기업들의 설비투자를 나타내는 지표인 기계주문은 지난 6월 전달보다 2.4% 증가했다. 일본은행(BOJ)의 6월 단칸(단기경제관측)지수에서 대기업들은 올해 설비투자를 4.9% 늘릴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대기업들이 설비투자를 늘리기로 한 것은 2000년 말 이후 처음이다. 12일 발표되는 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설비투자 확대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0.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1분기(1∼3월)의 0.1% 상승에 이어 2분기 연속 상승을 기록하게 된다. 전후 최고치인 5.5%를 유지하던 실업률이 지난 6월 5.3%로 하락,4개월래 처음으로 떨어졌다.블룸버그통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7월 소비자신뢰도는 분기점인 50에는 못미치지만 41.2로 전달의 40.6보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닛케이주가는 지난 4월 기록했던 20년만에 최저치보다 25% 급등했고 채권가격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실채권과 디플레이션이 최대 걸림돌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의 경기 호전 추세에도 불구,지난 10년간 이어진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경기 주기상 상승 국면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시각도 많다.일본 경제회복의 걸림돌인 금융권의 부실채권 문제와 디플레이션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금융청은 지난 1일 은행권의 부실채권 규모가 3년만에 처음으로 18% 줄었다고 밝혔다.하지만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부실채권 규모가 엄청나고 부실채권 처리에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은행권 사정이 단기간에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긴 힘들다.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인다고는 하나 올 경제성장률이 1%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1999년 9월 이후 하락 중인 물가도 단시일 내 잡히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
  • 한은 “디플레 우려없다”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7일 “현재 한국경제의 상황은 대단히 고무적이면서도 조심해야 할 시기”라면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데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현 단계에서 노사문제나 정부정책,기업경영,금융 리스크 등에서 우리가 잘못하면 경기회복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올 하반기에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8월 콜금리 목표를 현행 3.75%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총재는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엇갈리는 경제지표들은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라면서 “그러나 본격적인 회복의 시작인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2·4분기에 바닥을 치고 하반기부터 회복한다는 경기판단 기조는 계속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박 총재는 또 물가가 4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우리 경제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美경기회복 기대 채권금리 급상승

    미국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이 지난 1일 1년만의 최고치인 4.57%를 기록했다.지난 한달간 근 1%포인트가 오른 것이며 1980년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 이후 가장 빠른 상승세다.미국내 채권 수익률이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는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국내 금리에도 파장이 확산될 지 주목된다.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미국 국채 수익률의 상승폭이 2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이는 미국경제의 회복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FT가 미국경제를 그다지 낙관해온 언론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에 위치한 HSBC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마크 챈들러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사라지고 있다.”며 “금융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7월 제조업 경기는 5개월 만에 처음으로 확장세를 나타냈다.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7월 제조업 경기지수가 전월 49.8에서 51.8로 상승했다고 발표해 제조업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을 높였다.ISM 제조업지수가 50을 웃돌면 제조업 경기가 확장 추세인 것으로 해석된다.2·4분기 미국경제도 이라크 복구사업 등에 힘입어 3분기만에 최대 폭으로 성장했다.최근 미 상무부는 2분기 국내 총생산(GDP)은 2.4%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채권시장도 미국시장의 영향을 현재 그대로 받고 있다.지난 1일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하루 전보다 0.17%포인트 뛴 4.75%를 기록,지난 3월25일(4.72%) 이후 4개월여만에 처음으로 4.7%대에 진입했다.5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0.18%포인트 오른 5.17%,3년 만기 회사채(AA-) 수익률도 0.14%포인트 상승한 6.01%를 각각 나타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경기침체속 4개월째 물가 하락 / 다시 고개드는 ‘디플레 우려’

    올 들어 경기 침체 속에 소비자 물가가 4개월째 연속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그러나 최근의 물가하락은 계절적 요인이 강한 데다 8월에는 농축산물 및 석유류 가격인상으로 상승세로 반전될 것으로 예상돼 디플레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다. ●45년만에 처음 31일 재정경제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는 개인 서비스 요금과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특소세 인하에 따른 공산품 가격 하락으로 지난달보다 0.1% 떨어져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또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3.2% 올랐고 올 들어 월 평균 3.6% 올라 물가상승률이 3%대를 유지했다. 물가가 전달대비 4개월 연속 내린 것은 한국은행이 물가통계를 집계하던 1957년 9∼12월 이후 45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품목별로는 해외여행 성수기를 맞아 단체여행비와 국제항공이용료 등이 각각 8.2%와 10.0% 인상됨에 따라 개인 서비스 요금이 평균 0.4% 상승했다.농축수산물 가격은 수산물이 여름철 수요 감소로 0.9% 내렸으나 장마로 인한농산물 출하량 감소와 돼지고기 소비량 증가 등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0.3∼0.4% 인상돼 전체적으로 0.1% 올랐다. ●재경부 “오름세로 반전될 것” 재경부는 8월 물가의 경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오르고 있어 상승세로 반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재경부 관계자는 “가격 등락이 심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소비자물가지수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현 상황에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특히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3.2%,올해 월 평균 물가상승률은 3.6%로 여전히 3%대를 지속하고 있어 디플레이션 판단 기준인 마이너스 1% 이상의 물가 하락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재경부의 입장이다. 재경부는 이와 함께 하반기에는 큰 폭의 임금 상승과 부동산시장 불안,일부 공공요금의 현실화 등이 예상돼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
  •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 / ‘위안화 절상’ 찬·반논란 가열

    중국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우리 경제는 미국의 경기침체 못지 않게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이런 가운데 위안화 절상압력을 바라보는 국제 금융계의 찬반양론도 심화되고 있다. 우리 정부의 공식입장은 위안화 절상압력을 지지하지도,반대하지도 않는다는 ‘엉거주춤’ 전략이다. ●위안화 절상,우리 경제에는 득(得)보다 실(失)?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조사팀장은 지난 24일 무역협회가 서울 무역센터에서 개최한 ‘위안화 환율변동 및 우리 기업의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위안화 절상이 단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에 호재이지만 궁극적으로 보면 손해가 훨씬 많다.”고 지적했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중국제품의 가격이 올라 ‘수출시장의 주된 라이벌’인 우리나라 제품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미국 등지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이 늘어나게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국은 그 자체로 우리나라의 주된 수출시장이다.5월말 현재 대중(對中) 수출비중(16.9%)은 대미(對美) 비중(17.9%)에 바짝 다가섰다.위안화 절상으로 중국경제가 타격을 받게 되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도 자연히 줄게 된다.게다가 중국이 수출하는 제품의 주된 원자재 및 중간재 공급처가 바로 우리나라다. ●권태신 차관보,“중국 공격에 우리가 앞장설 필요없어” 최근 중국 정부는 미국 달러화에 고정시켜 놓은 위안화의 환율을 점진적으로 변동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위안화 절상을 강력히 요구해온 미국 등은 중국의 이같은 입장변화를 환영하면서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자국통화 가치를 절하시킴으로써 값싼 제품으로 세계 수출시장을 공략,디플레이션(물가하락)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물론 진짜 속내는 대중 무역적자 개선에 있다. 이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은 “위안화 절상에 따른 세계 각국의 무역적자 개선효과는 미미한 반면 중국내 은행의 막대한 부실이 노출돼 관련국까지 연쇄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위안화 절상 압력에 반대했다.유명한 ‘경제 비관론자’ 미국의 스티븐 로치도 “위안화 절상은 전 세계 공급사슬을 교란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면서“미국을 필두로 한 세계 각국의 위안화 절상압력은 내부의 경제실정을 은폐하고 책임을 전가하려는 ‘중국 때리기’”라고 비판했다. 재정경제부 권태신(權泰信) 국제담당 차관보는 “공격당하는 중국이나,공격하는 미국이나,우리에게는 양대 수출시장”이라면서 “위안화 절상압력에 섣불리 동참하기보다는 ‘환율 조작국’이라는 오명을 벗는 게 더 급선무”라고 밝혔다. 선진각국은 한국도 중국·일본과 마찬가지로 외환당국이 의도적으로 자국통화 평가절상을 막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권 차관보는 한국의 환율 절상률이 아시아권 1위인 점을 국제사회에 적극 홍보하고 있다. ●중국,수입 3배로 늘리겠다 미국과 유럽의 거센 공격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은 향후 3년 안에 수입을 현재보다 3배 많은 1조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뤼푸위안(呂福源) 중국 상무부장은 이날 중국 다롄(大連)에서 열린 제5차 아시아·유럽(ASEM) 경제장관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2020년까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소비시장이 되기 위해 관세를 인하하고 각종 수입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말했다.뤼 부장의 발언은 중국산 제품이 위안화의 평가절하로 인해 유럽과 일본 등에서 갈수록 값싸게 팔리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해 나온 것이다.지난 95년 이후 달러당 8.277위안으로 고정된 위안화는 올들어 달러의 대(對) 유로 환율이 8% 하락하면서 함께 평가절하됐다. 뤼 부장은 “위안화 절하는 중국 수출품의 해외 경쟁력을 도와주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경제성장을 촉진해 수입도 늘리고 있다.”면서 “이같은 시장 확대는 주변국들과 무역 상대국들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안화를 단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정책을 고수할 것”을 확인하면서도 “그러나 이것이 미래에 환율을 조정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변동폭 확대를 시사했다. 안미현기자 hyun@
  • 국제 플러스 / 日銀총재 “디플레 탈피 위험 감수”

    |도쿄 연합|후쿠이 도시히코(福井俊彦) 일본은행 총재는 23일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디플레이션을 반전시키기 위해 “무제한의 위험”을 감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도쿄에서 가진 강연에서 “일은은 물가(상승)의 긍정적 신호가 보일 때까지 무제한적인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은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비전통적인 조치’를 시도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일은은 그동안 경기부양과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해 ‘인플레이션 목표 설정’ 등과 같은 압력을 받아왔다. .
  • 日 IT경기 살아난다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의 정보기술(IT) 부문이 되살아나고 있다.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세계적인 반도체 수요의 호전 ▲평면 TV의 신규수요 ▲기업의 구조조정 효과 등 3가지 순풍이 일본의 IT경기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내각부는 “IT 부문은 회복되고 있다.”고 보고 있으나 관련기업들은 디플레이션 상황에서의 재고 증가를 우려하며 경계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2000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1%까지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던 IT 거품이 이듬해 붕괴되고 2년이 지난 지금,세계적인 반도체 수요 회복이 일본 IT부문의 가장 큰 견인차가 되고 있다.반도체 집적회로,액정소자 등 IT관련 제품의 생산 증대가 뚜렷하다.내각부가 광공업생산통계를 토대로 작성한 IT관련 생산재 지수(2000년=100)는 2001년 10월 바닥을 친 뒤 상승하고 있다.올 5월 104.2를 기록,정점에 달했던 지수는 2000년 12월 105.9에 육박하고 있다. 2000년의 IT경기가 컴퓨터를 이용한 통신 비즈니스,인터넷을 사용한 창업에 주로 의존했다면 최근의일본 IT경기는 디지털 카메라,평면 TV,DVD 녹화재생기 등 기술혁신에 따른 제품의 다양화에 힘입고 있는 점이 특징.내각부의 IT제품 매출동향 지수에 따르면 평면 TV나 DVD 매출은 최근 3년간 3∼5배 늘어났다.디지털 가전제품은 거의 전 세대에 보급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내각부의 한 관계자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특히 이들 디지털 제품에는 화상처리용 대규모집적회로(LSI) 등 일본업체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첨단부품이 사용되고 있어 국제경쟁력에서 우위를 높이고 있다. 기업들이 구조조정 진전에 따른 실적회복에 힘입어 투자하기 쉬운 환경을 맞고 있다.상장기업들은 지난해 전 산업을 통털어 13조엔 가까운 부채를 줄였다.이에 따라 전기업종의 경상손익의 개선폭도 3조엔에 달했다.여력이 생겨난 기업들은 IT관련 설비투자에 나서 전 산업의 2003년도 정보화 관련 투자액은 지난 해보다 13.3% 늘어났다. “IT부문의 회생은 밝은 조짐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경기 전체에 퍼질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 니혼게이자이의 진단이다 기우치 노무라종합연구소 일본경제연구실장은 “최근 최종소비재에까지 확대되고 있는 IT 부문의 회복은 좋은 조짐이지만 일본 경제를 지속적으로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가 열쇠”라고 전망했다.그는 “미국에서는 주가가 상승하면 신차 판매가 증가하기 때문에 올 하반기 이후 대미 자동차 수출이 늘어나면 일본 경제 전체가 회복으로 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marry01@
  • 함혜리 특파원 독일 현지르포/위기의 독일경제

    |프랑크푸르트 함혜리특파원|‘유럽의 경제 기관차’로 불리던 독일이 심각한 경제난으로 탈선 위기에 놓여 있다. 3년째 계속된 경기침체로 각종 경제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온 지 이미 오래다.지난해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3.6%에 달했으며 경제성장률은 0.4%에 그쳤다.독일기업의 도산 건수는 1990년대 초반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지난해만 4만개의 기업이 도산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경제규모로는 아직 세계 3위이지만 국가 경쟁력 순위는 15위로 처졌다.올해는 사정이 더욱 악화됐다.산업활동과 개인소비지출이 위축되면서 경제성장률은 제로(0%) 혹은 -0.1%,실업률은 10.4%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분배에 무게를 둔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모델로 부러움을 샀던 독일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서독이 통일된 지 13년째를 맞아 저성장과 고실업,과도한 사회보장비용 부담,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요약되는 ‘독일병’으로 고통받고 있다.한때 ‘라인강의 기적’으로 불리며 경제발전의 귀감이 됐던 독일이 이처럼 심각한 위기국면에처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2003년 7월의 독일을 찾았다. ●얼어붙은 소비심리 지난 7월9일 기자가 찾은 독일 최대의 경제도시 프랑크푸르트는 화창한 날씨 탓인지 경제적인 위기감을 첫눈에 느낄 수는 없었다.그러나 시내 중심가를 걸어다녀 본 뒤 생각은 금세 바뀌었다.프랑크푸르트는 그야말로 거대한 ‘가격하락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었다. 모든 상점은 서로 경쟁하듯이 할인하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아흐퉁!’(요주의)‘슈타크 레둑지에’(강력 할인),‘할인에 또 할인,이것이 최저가’ 등 각종 기발한 문구들로 채워져 온전히 남아있는 쇼윈도가 없다.정상가의 50%에 세일하는 것으로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없기 때문에 할인율을 70∼80%까지 낮춰 폭탄세일이나 폐업정리를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명품 매장이 밀집한 괴테슈트라세의 구치,페라가모,샤넬 등도 자존심을 팽개치고 일부 제품을 절반가격에 내놓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대폭할인을 해도 별 반응이 없다는 점이다.사람들은 물건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가격만 보고 그냥 지나칠 뿐 물건을 실제로 구매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독일이 자랑하는 피혁제품 메이커인 아이그너 매장의 에크너 지배인은 “정상가격대로 팔면 사람들은 아예 물건을 들여다 보지도 않는다.”면서 “지난주까지 반액할인을 해도 반응이 시원치 않아 이번 주부터는 아예 70% 할인된 값에 물건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지만 점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독일의 개인소비지출 증가율은 지난 2001년 1.5%에서 지난해 -0.6%를 기록할 정도로 소비가 얼어붙었다. 올해는 1%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전년 수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지난 5월 국제통화기금(IMF)은 독일이 선진산업국 가운데 디플레이션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이같은 우려는 거리에서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백화점과 상점이 밀집한 자일 거리는 100m 간격으로 문을 닫은 상점들이 눈에 들어왔다.마지막 폐업처분을 한다는 광고판이 쇼윈도에 아직 붙어있어 새로운 주인이 들어올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 중개사무실을 운영하는 하이마이어씨는 “비어있는 점포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 새로 문을 열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전했다. ●소비행태도 바꿔놓은 경기침체 조금 비싸도 튼튼한 것을 사는 것이 전통적인 독일인들이었지만 최근 수년간 지속된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요즘 독일 사람들의 소비행태는 완전히 달라졌다.조금이라도 더 싼 곳을 찾아 상점을 이곳저곳 다니며 물건값을 비교하는 식이다. 할인마트 알디(ALDI)는 최대의 유통업체로 부상,창업자는 현재 독일 소득 랭킹 1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다.변두리에는 0.99유로 균일가에 생활용품을 파는 ‘땡처리’ 상점들도 많이 생겼다. 프랑스와 독일의 소비행태를 비교한 프랑스 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프랑스 사람들이 물건을 구입할 때 평균 3곳의 가게를 들러본 뒤 구매를 하는 것에 비해 독일 사람들은 7곳의 가게를 들러 가격을 비교한다고 한다.독일 사람들이 워낙신중한 측면도 작용하긴 했지만 할인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조금만 발품을 팔면 아주 싼값에 원하는 물건을 구할 수 있는 탓이다. 주부 크리스티안씨는 “유로화로 전환된 이후 물가가 너무 올랐고 경기침체로 불안감이 커졌다.”며 “생활비를 한푼이라고 절약하기 위해 아끼고,또 아끼는 게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하기가 두렵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교포 2세 차고은(다름슈타트공대 건축과 3년)양은 “경기가 안 좋은 데다 실업률이 너무 높아 취직하기가 너무 어렵다.”면서 “졸업하기가 부담스러워 일부러 휴학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지난해 건축과 졸업생 80명 중 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겨우 3명.학생들은 따라서 졸업을 1∼2년씩 늦추고 기업체에 들어가 실습을 하거나 다른 나라에 가서 현장업무를 익히고 있다고 한다. 독일 기업들은 까다로운 노동법규에 따라 경기가 나빠져도 기업주들이 마음대로 해고를 할 수 없고,근로자 1명에 대한 실업·의료·연금 등 각종 부담을 져야 한다.때문에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꺼리고,실업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올해 독일의 실업률은 10.4%,실업자는 5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실업자 중 1년 이상 무직인 장기실업자가 50%나 된다. 코트라 구주지역본부장 김인식 이사는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기 때문에 실업자는 지속적으로 늘고,이들에게 지급되는 실업수당과 연금 등은 정부의 재정부담을 늘리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며 민간소비 지출도 위축시켜 경기침체를 가속화한다.”며 “결국 뇌관이 뇌관을 치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2002년 말 독일의 GDP는 1조 9000억달러.아직까지 유럽에서 가장 큰 경제대국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단기 처방으로는 쉽게 치유될 수 없는 깊은 병을 앓고 있었다. lotus@
  • 전문가가 진단한 세계경제 / “美 경기 회복세… 내년 세계경제 활기”

    미국 경기가 회복돼 내년에는 세계 경제가 활력을 띨 것인가.달러화 약세는 얼마나 지속되고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은 실재하는가.한국 경제가 재도약,동북아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까.이같은 물음에 답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조사국장 겸 총재 경제자문역을 지낸 마이클 무사(59) 국제경제연구소(IIE) 선임 연구원 및 손성원(58) 웰스 파고은행 수석 부행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들은 미국 경기의 완만한 회복을 점치면서도 노동시장과 기업투자의 움직임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러나 유럽과 일본 경제에는 여전히 우려를 표시했다.무사 연구원은 IMF 조사국장 시절 세계경제 전망으로 이름을 날렸고 손 부행장은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년에 두차례 그의 자문을 들을 만큼 월가에서 ‘톱 5’ 경제분석가의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개별적으로 가진 인터뷰를 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한다.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나. -손 부행장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실현되지는 않고 있다.회복되더라도 ‘V자형’이 아닌 ‘U자형’ 상승이 기대된다.향후 1년간 3.5∼4% 성장이 예상된다.경제의 아킬레스건은 기업투자다.과거엔 소비가 경제를 떠받쳤으나 앞으로 ‘지휘봉’은 기업에 넘어갈 것이다.세금감면 같은 일시적 ‘리베이트’로는 소비자의 패턴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감세정책은 일종의 ‘보험정책’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개선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현재 우려되는 바는 수요 부족이지 이자율이나 세금감면의 수준이 아니다.기업이 자본지출을 줄인 이유 중 수요 감소가 3분의2나 된다. -무사 연구원 미국 경제는 2001년 말부터 회복됐다.그러나 성장의 속도는 상반기 중 둔화돼 1.5% 성장에 그쳤다.미국의 잠재적 성장에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하반기에는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4%에 이를지 불투명하다. 내년 세계경제를 낙관해도 되는가. -손 부행장 미국 경제는 세계 경제를 이끄는 ‘기관차’다.미 경기의 회복에 따라 세계 경제도 침체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그러나 유럽과 일본은 성장에 한계가 있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유럽은 노동시장이 경직돼 생산성 증대를 해치고 있다.게다가 유럽 경제가 완전히 통합되지 않아 규모의 경제로 인한 이익을 보기에는 이르다.일본은 여전히 디플레이션에 빠져 있고 은행 시스템은 실질적으로 파산 상태다.금융이 경제를 떠받치지 못하고 있다. -무사 연구원 같은 생각이다.미 경기의 회복은 세계 경제를 활력있게 만드는 요인이다.특히 대미 수출에 의존하는 아시아의 활로가 트일 수 있다.그러나 유럽은 다소 뒤처져 있다. 미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지만 실업률은 6.4%까지 치솟았다.기업과 소비심리가 다시 흔들릴 가능성은. -무사 연구원 실업률이 오르는 것은 최근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잠재적인 성장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지금까지 소비 지출은 아주 괜찮았다.주가도 연초보다 상당히 올랐다.금리인하를 통해 시중에 돈을 푸는 통화정책과 세금감면 등의 재정정책으로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은 적다. -손 부행장 이라크전이 끝난 뒤 소비와 기업의 신뢰도가 개선됐다.그러나 신뢰의 수준은 여전히 매우 낮다.이같은 위축은 노동시장의 문제를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기업도 아직 근로자를 채용하지 않고 있다.장래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지 않으면 경제성장은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손 부행장 콜레스테롤처럼 디플레이션에도 좋은 것과 나쁜 게 있다.생산성 증대와 시장 경쟁에서 비롯된 디플레이션은 좋다.그러나 과잉공급이나 수요 부족에서 빚어진 디플레이션은 나쁘다.일본이 나쁜 디플레이션에 전염된 것과 달리 미국은 좋은 디플레이션의 수혜를 입고 있다.그러나 일본의 경험에 비춰 디플레이션은 한번 빠지면 탈출하기 어려운 ‘모래 늪’이다.때문에 FRB가 실질금리를 마이너스로 유지하며 시장에 유동성을 풀고 있다. -무사 연구원 미국에서 디플레이션의 위험은 거의 없다.소비자 가격은 과거보다 느리지만 오르고 있다.앞으로도 계속 오를 전망이다.그럼에도 FRB가 인플레이션은 중요한 위험이 아니라고 보고 강력한 경제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다.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심각해지면 FRB는 금리인하나 국채 매입 등 추가적인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주택시장이 과열됐다는 지적이 있다.거품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 -손 부행장 일부 도시에선 가능하다.그러나 미 전체에서 버블의 가능성은 없다.집값과 소득 증대와의 관계를 보면 샌프란시스코와 워싱턴DC,보스턴 등지에서는 집값이 소득 증대의 속도보다 빠르게 올랐다.집값과 임대료의 비율도 상당히 높다.증시의 주가 수익비율(PER)과 비슷하다.그러나 주택시장이 지역화,미 전역에 걸쳐 한꺼번에 무너지는 경우는 없다. -무사 연구원 지난 3년간 경기침체에도 집값은 크게 올랐다.그러나 최근 집값 상승률은 둔화됐다.앞으로 크게 오를 가능성도 없다.주택 건설에 대한 투자는 정점에 달해 앞으로 하락세가 예상된다.그러나 FRB가 저금리를 유지,주택대출 금리도 낮은 상태를 지속하고 집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계속돼 버블은 예상되지 않는다. 예산적자가 4500억달러에 이르는 등 경상수지와 함께 ‘쌍둥이 적자’ 문제가 거론된다. -무사 연구원 ‘쌍둥이 적자’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1999∼2000년에 미국은실질적인 예산흑자를 누렸다.지금의 재정적자는 미국이나 세계 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그러나 경기가 회복되면서 재정적자가 좁혀지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부시 행정부는 경기가 나아지면 적자폭이 줄 것으로 내다봤다.) -손 부행장 단기적으로 큰 문제가 없으나 장기적으로는 두가지 측면에서 봐야 한다.무엇보다도 적자가 지속되면 달러화 가치가 떨어져 인플레이션이 유발되고 금리가 올라 경기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또한 경상수지 적자는 해외로의 달러화 유출을 의미,외국 자본이 미국 시장에 대한 지배권을 갖는 것을 뜻한다.이는 미국 경기의 자생력이 떨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달러화 약세가 계속되겠는가. -손 부행장 달러화 가치가 과대평가됐다.따라서 내려가야 하는 게 맞다.강한 달러는 미국 경제가 좋았을 때 얘기다.올해에는 유럽으로부터의 자금 유입이 줄고 있다.약한 달러는 수출을 늘려 경상수지 적자가 줄어드는 등 미국 경제에 장점이 많다.대미 수출에 의존하는 아시아 국가들이 타격을 입을 수는 있지만 이들이 수출에만의존하는 구조에서 탈피해야 한다.미국에서는 내수가 3분의2,일본은 절반을 넘는다.한국도 내수 비중을 높여야 한다. -무사 연구원 1998∼2000년 경기가 좋을 때 ‘강한 달러’는 미국과 세계경제의 안정을 위해 필요했다.그러나 미 경기가 침체된 지금,‘약한 달러’는 고용과 생산증대에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다.물론 달러화 약세는 ‘교역조건’을 악화시켜 인플레이션의 부정적 효과를 낳을 수 있으나 지금은 걱정할 단계가 아니다. 일본이 장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는. -손 부행장 일본은 당장 돈을 더 찍어내 인플레이션을 유도해야 한다.그래도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약하다.일본 금융은 사실상 파산 상태다.부실채권을 모두 털어내야 한다.은행은 대출을 꺼린다.융자하면 부실채권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제 전체에 돈이 돌지 않는다.일본은 한국을 본떠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일부 은행은 국책은행으로 만들어야 한다.이 부문에선 한국이 훨씬 앞서 있다. -무사 연구원 2001년까지 지난 10년간 일본은 연 평균1%의 저성장을 기록했다.그러나 장기불황은 아니었다.지난해 일본은 2.5% 성장했다.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이같은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구조개혁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특히 파산 상태에 있는 금융 부문에 집중해야 한다.일본 중앙은행은 유동성 증대를 위해 ‘제로 금리’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손 부행장 하반기에는 잘 될 것이다.연초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안 좋았으나 미 경기의 회복과 더불어 수출이 살아날 것이다.문제는 내수를 얼마만큼 높이느냐에 있다.감세정책을 과감히 추진하고 통화를 더 풀어야 한다.재도약의 걸림돌은 북핵 문제와 노사 문제다.특히 노사 문제 때문에 외국기업은 한국에 대한 투자를 꺼린다.한국 기업들이 중국으로 진출하려는 이유는 노사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일본 경기가 좋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국내에 생산기반이 없다는 점임을 명심해야 한다.이같은 산업공동화 방지를 위해 고부가가치의 상품 개발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 -무사 연구원 통화완화정책과 미 경기의 회복,아시아 지역에서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의 감퇴,세계 경제의 전반적 활력 등으로 한국 경제는 하반기와 내년에 걸쳐 성장이 가속될 것으로 의심치 않는다. 한국이 동북아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손 부행장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규제가 많다는 데 있다.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제출서류가 많고 관리들의 간섭이 많다고 생각한다.10년 전보다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미국이나 국제기준에 비하면 골치 아픈 게 너무 많다.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영어다.한국에서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는 사람들도 외국 기업인과 대화하면 형편없이 달린다.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회계 투명성을 높일 방안은. -손 부행장 투명성 부문에서 정부가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미 당국이 지금 하듯이 벌금과 형량을 크게 높여야 한다.그러나 기본적으로 법으로 해결할 사항이 아니다.기업인 스스로 정직하지 않으면 막을 방도는 없다. -무사 연구원 전적으로 동의한다.전세계적으로 이 문제를 풀 비결은 있을 수 없다.기업실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주들에 대한 책임감을 높이는 게 최선책이다. 하반기 증시 전망은. -무사 연구원 경기회복과 2004년 상반기 기업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 증시는 이미 충분히 올랐다.이같은 기대감이 충족되면 증시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손 부행장 지금까지 저금리 때문에 증시가 좋았다.앞으로 금리가 더 내려갈 가능성은 없다.따라서 실적에 따라 증시가 움직일 것이다.
  • 위기의 독일경제 / ‘통일病’ 교훈

    “독일이 전후 최악의 경제위기에 처해 있다.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단기처방을 내릴 수 없지만 사회보장 관련 비용을 줄이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과감한 경제구조 개혁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독일 최대의 민간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거시경제팀장인 슈테판 슈나이더박사는 “여러 지표상으로 볼 때 독일은 아직 디플레이션 국면에 처한 것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오늘날의 독일 경기침체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고비용을 창출하는 연금제도와 노동시장 개혁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다음은 슈나이더 팀장과의 일문일답. 독일이 본격적인 디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나. -독일은 최근 몇년간 인플레이션율이 매우 낮고 경제 성장률도 아주 저조하다.낮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신규투자를 자제하고 소비가 위축되는 등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는 리세션(경기후퇴) 상태에 있다.하지만 본격적인 디플레이션 국면을 맞은 것은 아니다.앞으로도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본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독일이 ‘제2의 일본’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독일 경제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은 아닌가. -중앙은행이나 연방정부도 어느 정도 디플레이션에 대비해 준비를 하고 있지만 객관적인 수치 상으로 볼 때 디플레이션 상황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인플레이션율과 경제성장률의 격차가 크지 않은 점도 디플레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금융시스템은 여러 측면에서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시장은 아직은 안정적인 편이다.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독일의 인구가 점점 줄면서 노령화가 가속화되는 것이 걱정이다. ●유럽중앙銀 고금리 정책에 경쟁력 잃어 경기침체를 가져 온 원인은. -원인은 복합적이다.우선 유럽중앙은행(ECB)의 고금리정책과 유로화의 강세로 독일이 대외경쟁력을 상실한 것이 큰 원인이다.독일은 유로화 전환에 따른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했다.오히려 독일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가 대외 경쟁력을 잃는 결과를 가져왔다.막대한 통일비용과 통일 후 갑자기 늘어난 연금·실업·의료 등 사회보장 비용은 재정을 압박했다.통일 후 일었던 건축경기 과열은 금융권 부실의 원인으로 작용했다.통일에 따른 개인과 기업의 부담 증가도 원인이다.노동비용이 크게 상승하면서 기업투자가 위축되고 이는 실업률 상승과 소비위축을 가져왔다.세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복합적인 요인이 한꺼번에 불거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동·서독 통일이 경제에 악영향을 준 셈인가. -그렇다.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쳤다.통일 후 1600만명의 새로운 연금 수혜자가 생겼다.주택 및 도로건설에도 많은 돈이 투입됐다.지금까지 정부가 들인 통일비용은 600억유로에 달한다.이로 인해 국채 비중이 국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포인트 높아졌다.과중한 국채는 재정적으로 부담이 되고 있으며,결국 기업과 국민들에게도 큰 부담으로 돌아갔다.국민들은 통일 후 소득세(소득의 19.9∼48.5%)의 5.5%를 통일세로 낸다.통일 이후 의료보험과 연금보험,실직보험 부담도 50% 늘었다.기업들의 부담도 그만큼 늘었기 때문에 독일 기업의 노동비용을 급격히 상승시켰다.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신규투자와 인력채용을 꺼리고,민간소비가 위축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통독으로 연금수혜자 1600만명 늘어 동·서독 통일이 잘못된 것인가. -통일은 당연히 이뤄져야 했다.경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도 전체적인 볼륨이 커지고 수요도 증가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그러나 정치적 요인이 개입되고,정책적 판단을 잘못하는 바람에 독일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야기했다. 정책적인 판단착오란. -89년 당시 헬무트 콜 정부는 옛 소련이 해체되면서 소련 군대가 철수하자 기존의 점진적 통일방식을 포기하고 동독을 일시에 합병하는 방식의 통일정책을 택했다.그러면서 동독마르크를 서독마르크와 1대1로 교환해 주기로 했다.특히 서독의 노사관계 및 노동법,사회보장제도의 기본원칙을 동일하게 적용했다.임금이 서독보다 싼 동독으로 기업들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생산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을 서독과 같은 수준으로 맞췄다.생산성보다 임금이 높은 동독기업들은 경쟁력을 잃는 것은 당연하다.더욱이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현대적인 설비투자가 갑자기 이뤄지면서 동독의 가장 큰 문제였던 실업자 해소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이론은 맞지만 너무 빠른 시일에 이루려는 욕심이 화를 자초했다. 경직된 노동시장이 경제위기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노사문제는 개인의 정치적인 입장에 따라 의견이 달라질 수 있다.개인적으로는 노사문제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원칙에 찬성한다.임금과 근로조건 등 기본적인 문제들은 기업과 노동자 세력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독일 노동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산별(産別)협상 시스템이다.업종별로 동일한 임금협상안이 적용되는데 기업의 상황에 따라 변화시키도록 유연화시킬 필요가 있다. 유럽연합체제가 독일 재정정책의 유연성을 앗아갔다는 지적도 있다. -EU 통제하에서 독일이 독자적인 경기조절수단을 갖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유로체제는 유로화 안정을 위해 개별 국가의 국채가 올라가는 것을 막는 것이 목적이다.원칙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독일이 제대로 적용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해 진 것이다.지난 2000년 경기상황이 좋았음에도 정부는 국채를 줄이는 노력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재정지출을 확대했다. ●해고규정 완화등 노동시장 개혁 필요 독일이 언제쯤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나. -당분간은 힘들다고 본다.독일은 장기적으로 낮은 경제성장률을 지속할 것이다. 그 이유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경제위기 탈출을 위해서는 고비용을 창출하는 연금제도와 노동시장 등 경제구조개혁이 시급하다.하지만 이는 단기간내에 이뤄지기 어렵다.독일은 2차 대전후 어느 한 곳에 힘을 몰아주기보다 전체적인 조화를 중시했다.독재나 독주를 막기위해 지역간,그룹간 힘을 고루 분산했다.지난 수십년간 ‘균형’과 ‘분배’를 통해 안정을 이뤘지만 지금은 사회 곳곳에서 팽팽하게 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그러나 사회구조상 누군가 주도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상황이 위급한데 말만 앞서는 정치인들도 문제다. 독일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소득세율 인하안을 1년 앞당겨 시행하겠다고 밝혔다.이는재정적자를 가져 오는 역효과를 내지 않을까. -소득세율 인하안은 현재 48.5%인 최고세율을 42%로 낮추고,최저세율 역시 19.5%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이 포함됐다.이렇게 되면 2004년에만 150억유로의 세수가 줄어든다.감세로 인한 세수부족을 보조금 삭감과 민영화한 국영기업 주식 매각 등으로 보충한다는 계획이다.그러나 주식시장이 좋지 않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며 지원금을 줄이는 것도 현 상황에서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국채만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내놓은 개혁안 ‘어젠다 2010’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 -우선 용어가 잘못됐다.노동자 해고규제의 완화,실업수당의 삭감,임금인상 억제,상점영업시간 연장 등 어젠다에 담긴 내용들은 2010년이 아니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당장에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들이다.‘어젠다 2003’이어야 한다.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느긋하게 대처하고 있다. 한국국민들도 통일을 열망하고 있다.독일과 같은 전철을밟지 않도록 조언을 한다면. -헬무트 콜 전 총리는 통일이 되면 못 사는 사람이 없어지고,모두 다 평등하게 잘 살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불평불만의 요인을 제공한 셈이다.결국 그런 약속을 지키느라 국가의 허리가 휘고 있다.통일이 됐는데 우리는 왜 안 해 주느냐,왜 차별을 하느냐는 말을 해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통일 후의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북한의 사회·경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 치밀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통일은 많은 비용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주지시켜야 한다.그리고 거짓말 하지 말고 모든 것을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인터뷰 프랑크푸르트 함혜리 특파원 lotus@
  • 통계청·韓銀발표 물가지수 ‘죽은 통계’

    정부와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물가지수가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해 체감물가와의 괴리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소비자물가(구매단계의 소매가격·통계청)와 생산자물가(판매단계의 공장도가격·한국은행)산정의 기준연도를 5년에 한번 바꾸는 바람에 통계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또 물가 통계 인력의 부족으로 개별품목 가격산정의 정교함도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다.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 가능성 등으로 물가추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보조지표 도입과 정확한 물가산정 등 개선책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올 생산자물가 상승률 당초 발표의 절반 한국은행은 지난 8일 생산자물가지수 산정의 기준연도를 1995년에서 2000년으로 바꿨다.이를 기초로 올 1∼5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을 다시 계산한 결과,당초 95년 기준으로 발표했던 4.7%(전년동기대비)의 절반 수준인 2.4%로 낮아졌다.2001년과 2002년의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대비 각각 1.9%와 1.6% 상승에서 각각 0.5%와 0.3% 떨어진 것으로 계산됐다. ●5년은 너무 길다 기준시점에따라 큰 차이가 발생한 이유는 95년부터 2000년까지 변화된 생활여건 및 산업동향에 맞춰 ▲물가산정 대상품목 ▲품목별 가중치 등을 달리 적용했기 때문이다.품목별로 디지털 및 반도체 관련제품 등 86개가 추가된 반면 넥타이·벽시계 등 112개 품목이 제외됐다. 가중치(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5년 기준으로는 1∼5위가 ▲점포임대료(2.02%) ▲택시료(1.46%) ▲일반미(1.41%) ▲휘발유(1.3%) ▲사무실임대료(1.3%)였다.그러나 2000년 기준에서는 ▲점포임대료(4.70%) ▲사무실임대료(3.82%) ▲이동전화이용료(1.87%) ▲휘발유(1.64%) ▲경유(1.48%)로 바뀌었다. 이에따라 IT(정보기술)혁신과 무역확대 등에 따른 급속한 경제여건 변화를 감안할 때 5년은 너무 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기준연도를 5년마다 갱신하는 현재 관행을 바꾸기 어렵다면 1년 단위의 ‘연쇄지표’ 등 다양한 보조수단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품목별 가격산정 정확한가 개별품목의 가격산정이 정확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품목별 물가산정은 성능개선 반영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예를 들어 2003년형 승용차의 명목 판매가격이 2002년형보다 50 만원 높게 출시되더라도 단순히 50만원 인상된 것으로 집계하지 않는다.신제품의 성능개선이 100만원어치만큼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면 50만원이 내린 것으로 계산되고,성능개선 가치가 30만원어치라고 판단되면 20만원 오른 것으로 집계된다.개별품목의 성능·원가 등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어야 가격변동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통계청에는 소비자물가 담당자가 14명에 불과하고,한국은행은 20여명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품목별 가격산정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부족한 인원으로 월(月) 단위로 물가지수를 만들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외부인사의 자문 등을 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농수산물 값이나 집세,공공요금 등은 현실이 비교적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만 공산품 값은 정확도가 떨어져 지표와 체감물가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경기진단 좌담 /김영주 재경부차관보 정문건 삼성硏전무

    정부가 1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도 전에 ‘2차 추경’ 얘기를 꺼냈다.이는 우리 경기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올해 4% 성장은 물건너간 지 오래이고,‘3%대 후반’ 성장마저 어렵다는 관측이다.대한매일은 재정경제부 김영주(金榮柱) 차관보와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健) 전무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경기 진단 좌담을 마련했다.좌담회는 경제부 주병철 차장 사회로 진행됐다. 물가가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우리나라도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문건 전무 디플레란 물가가 하락하면서 성장도 제로(0) 내지 마이너스로 가는 현상이다.우리 경기가 침체되고 있기는 하체만 디플레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물론 전 세계적으로 디플레 조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일본·독일은 그럴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우리 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미국은 디플레 가능성이 낮다.부시 행정부의 적극적인 감세정책 등에 힘입어 성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디플레라기보다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가 소폭 상승하면서 경기침체)의 상황이다.우리나라도 재정·금융 측면에서 경기 재침체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있기 때문에 디플레에 빠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김영주 차관보 동감이다.세계적으로 보면 디플레는 국지적 현상이다.국내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3개월 연속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과거 5년간의 추이를 볼 때 2분기는 통상 농산물 출하기라 가격이 떨어진다.추세적인 물가 하락을 예단하기는 이르다.실제 근원 인플레이션(곡류를 뺀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소비자물가)은 여전히 전월 대비 증가세이다. 올해 성장률이 당초 전망보다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3.7% 성장을 했지만 2분기에 1%대 추락이 예상돼 상반기 평균 성장률은 2%로 관측된다.경제시스템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숫자다.우리 연구소는 올해 성장률을 3.0%로 보고 있다. 김 경기가 생각보다 몹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1분기에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고,2분기에도 마이너스가 확실시된다.3분기에는 전(前)분기가 워낙나빠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겠지만 반사효과 측면이 크다.따라서 분기별 성장률을 다 합쳐도 연간 4% 이상은 힘들 것 같다.3%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 경기의 회복시점은 언제인가.3분기 회복론을 펴왔던 정부도 최근 들어서는 3분기도 어렵다고 공개적으로 시인했는데. 정 안타깝게도 급격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힘든 이유가 세가지 있다.첫째,제조업의 재고 동향이다.1분기까지만 해도 제조업 경기가 경제성장을 떠받쳤지만 내수가 위축되면서 재고지수가 계속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특히 자동차 등 중후산업의 재고가 심각하다.재고부담이 덜어질 때까지는 경기회복이 어렵다고 봐야 한다.두번째는 신용불량자 문제다.이들은 하반기에도 카드회사로부터 빚 독촉에 시달릴 것으로 보여 제대로 소비활동을 못할 것이다.소비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세번째는 장단기 금리 왜곡이다.외국에서는 장단기 금리 역전을 경기둔화의 예고지표로 해석한다.금융시장이 그만큼 미래를 어둡게 보고 장기물에 투자를 안 한다는 얘기이다. 김 2분기가바닥인 것만은 분명하다.다만 반등폭이 문제인데,일각에서 말하는 L자형(경기가 바닥권에 도달한 뒤 오랫동안 횡보)은 아니라고 본다.늦어도 4분기부터 회복되는 U자형은 될 것이다.자동차 특별소비세를 조기 인하키로 한 것도 내수침체의 골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2차 추경 여부 등 정부가 14일께 추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정부정책의 효과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많다. 김 가장 시급한 것이 내수와 투자 활성화다.개인의 가처분소득을 늘려주고 기업의 예상수익률을 높여주는 등 재정·금융·세제를 총동원해 적극적으로 총수요를 늘릴 방침이다.그렇게 되면 일반 국민과 기업의 심리가 긍정적으로 바뀌지 않겠나.추경예산은 산술적인 측면보다 심리적인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 정 4조 2000억원의 1차 추경과 한차례의 금리인하로는 경기를 반등시키기 힘들다.상반기에 재정을 조기집행했기 때문에 추경 4조원은 조기집행분을 상쇄하는 역할에 불과하다.2차 추경 편성 등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정 국채를 적극 발행해야 한다.장단기금리 역전현상도 치유하고,자본시장 경색도 해소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김 국채 발행은 좋은 아이디어이지만 적자재정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정 적자재정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우리나라의 국채 발행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35%로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다.실탄이 넉넉하다는 얘기다.경기 하강 위험이 클 때는 실탄을 아낌없이 써야 한다.균형재정은 중기(2∼3년)로 달성하면 된다.매년 균형재정을 이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정부가 벗어나야 한다. 적자재정으로 가더라도 재원조달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데. 김 적자재정 감내 여부는 정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다.물론 외국의 석학들도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과 물가안정세를 들어 적극적인 재정 확대정책을 권장하고 있다.올해 안에 집행될 수 있고,국회 승인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사업들을 찾아 국채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 최소한 현재 남아 있는 올해 국채 예비발행한도 4조 2000억원은 모두 소진해야 한다. 김 예비한도라고해도 국채를 발행하면 기금을 통해 지원해야 한다.그런데 기금운용은 국회 승인사항이라 어차피 추경 절차나 마찬가지다. 추가 금리인하 등 통화정책의 대응 필요성은. 정 우리 연구소가 추정한 바로는 시중 부동자금이 680여조원이다.이런 상황에서 금리인하로 돈을 더 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금리 수준 자체를 조정하기보다는 금리구조를 정상화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3년짜리 채권이 하루짜리 콜(금융기관간 초단기 자금거래)보다 금리가 높아야 장기 자산운용이 이뤄지고 투자로 연결되지 않겠는가. 김 부동자금이 680조원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흔히 부동자금으로 일컬어지는 6개월 미만 단기예금은 5월 말 현재 370여조원이다.전체 수신의 47%이다.조금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에는 기업결제자금 등이 포함돼 있다.따라서 이 돈이 모두 부동자금이라거나 이 돈을 다 해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간접주식투자상품에 대한 세제혜택 등 증시로의 자금유입 조치가 조금씩 먹혀들고 있다. 정리 안미현기자 hyun@
  • 필 그램 UBS 부회장 / “정부 경기부양 감세정책 지지”

    미국 투자금융그룹 UBS의 필 그램(사진·61) 부회장은 4일 “경기 침체 상황에서는 재정지출보다는 세율 인하에 의한 경기 부양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그는 레이건과 부시 행정부에서 미국 상원 금융위원장을 지냈다. ●日 세금 더 걷어 재정적자 메워 그램 부회장은 이날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세계 경제 전망과 부시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이라는 강연을 통해 “일각에서는 감세가 상위 1%에 속하는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반대하지만 세수(稅收)의 85%는 이들에게서 나온다.”며 감세정책에 찬성했다. 이어 “일본의 경우 경기부양을 위해 늘어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세금을 더 걷고 있다.”며 “이렇게 하느니 처음부터 세금을 인하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가 디플레이션을 구실로 정작 해야 할 일은 안 하고 정치적인 선택으로 재정자금을 푼다.”고 비판한 뒤 “문제는 디플레이션이 아니라 시장원리에 따른 구조조정을 외면하고 단기적인 해결을 위해 수십억달러를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美 상반기 못한 성장 하반기 이룰 것 또 미국 경제에 대해 그램 회장은 “1·2분기 실적이 그다지 나쁜 것은 아니고 상반기 전쟁으로 이뤄지지 못한 성장이 하반기에 추가로 달성될 것”이라며 “그러나 1980·90년대의 ‘황금기’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北 노동생산성 좋아 북한문제와 관련,그는 “통일에 대해 일부에서는 비용부담을 들어 반대를 하고 있지만 북한의 추가적인 수요 창출을 경험하고 북한 사람들의 노동생산성도 좋은 것으로 평가한다.”며 “다른 나라들 역시 북한의 경제 재건에 참여하고자 관심을 많이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하반기 세계경제 전망 / 美경제학자 7명 분석

    |워싱턴 백문일특파원|하반기 세계경제는 디플레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가시지 않는 한편 본격적이지는 않지만 완만한 반등을 보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미국의 내로라하는 경제학자 7명도 하반기 미국 경제는 대체로 낙관적인 것으로 전망했다.전문가들은 실업과 기업투자 등을 일부 문제로 지적했지만 50년 만의 저금리와 부시 행정부의 대대적인 감세정책,달러화 약세 등으로 미 경제는 하반기에 3.5%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미 MSNBC 방송이 1일(현지시간) 방영한 전문가들의 특집대담 내용을 요약한다.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내린 게 과연 디플레이션을 우려해서인가.그러나 디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과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으면 그같은 위험이 상존한다는 우려가 엇갈렸다.증시 역시 최근의 상승이 지나쳤다는 지적과 함께 꾸준히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왔다. 1. 이라크戰·기업회계 부정 영향 ▲이던 해리스 2001년 경기침체로부터 쉽게 회복될 상황이 아니었다.기업 스캔들과 이라크전쟁과 같은 일련의 심리적 요인에 의해 경제는 충격을 받았다.동시에 투자를 위한 기업의 자신감도 떨어졌다.현재 경기가 직면한 문제의 핵심이기도 하다.재계는 여전히 회계관행에 편치가 않다.현 단계에서 기업은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미래에 대한 예측을 신뢰하지 않는다. ▲라지브 다완 이라크전쟁이 문제가 된 것은 유가가 올라간 다음부터다.소비에 타격을 줬고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기업 투자를 위축시켰다.전쟁 자체는 극히 일부분에만 영향을 미쳤다.전쟁 이후의 쟁점은 과연 소비심리가 살아날 수 있느냐다.대답은 ‘예스’다.그러나 계속될 것이냐 하는 문제는 아직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 ▲에드 리머 워싱턴의 정책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경기 회복을 이끌려는 욕심에 사로잡혀 워싱턴 당국은 지나칠 정도로 소비를 자극시켰다.이는 집과 자동차에 대한 미래의 소비를 앞당겨 쓰게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때문에 국내총생산(GDP)의 커다란 요인을 차지하는 소비가 내년에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2.경제회생 위협 요인▲라지브 다완 소비자 신뢰도가 다시 무너질 것이냐로 요약된다.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처럼 통제 불가능한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증시 붕괴나 기업의 회계부정일지도 모른다.이 경우 기업들은 투자를 다시 줄이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것이고 회복은 결코 일어날 수가 없다.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단지 추가적인 6개월을 기다리자는 말과는 아주 차원이 다르다.기업회계가 정상을 되찾을 때까지 아마 2∼3년을 헤맬 수 있다. ▲데이비드 리리 기업 부문의 투자신뢰도가 큰 문제다.기업들이 정말 설비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2004년까지 GDP가 4%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지만 기업 투자가 일차적 관건이다.장기적으로 재정적자도 커다란 불안 요인이다. ▲손성원 지정학적 위험이다.테러리즘이나 북한 또는 이란 문제일 수도 있다.누가 알겠는가.부시 행정부는 계속 지정학적 테러리즘을 경고하고 있다.미국인들은 이미 자신만만해하고 있다.미국에서 테러가 일어나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안심하는 경향은 더욱 짙을 것이다.그러다가 테러가 발생한다면 미국 경제에는 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이 점을 우려한다. ▲다이앤 스웡크 국제금융시장의 위기이건,실질적 전쟁의 위협이건 외부로부터의 위협이 가장 큰 위험이다.실제 그같은 상황에 있다.미국에서 다시 테러공격이 일어날 것으로 추정한다. 3. 디플레이션 가능성 ▲손성원 시장은 FRB의 우려와 의도를 완전히 잘못 해석했다.FRB가 디플레이션을 크게 우려한다고 믿지 않는다.디플레이션은 심각한 문제다.그러나 FRB가 디플레이션 때문에 통화정책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경기부양과 고용증대를 위해 금리를 내린 것으로 본다.안타깝게도 시장은 FRB의 의도를 잘못 읽었고 이로 인해 장기 이자율을 내렸다. ▲이던 해리스 가능한 위험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확률은 3분의1 정도다. 이유는 간단하다.물가상승률이 매우 낮은 수준이고 지난 3년간 경기는 허약했다. 그렇다고 앞으로 경기가 쉽게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게리 타이어 FRB가 금리를 내린 것은 단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만약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를 통제하지 않아 유가가 크게 하락했다면 상당히 낮은 인플레이션이 있을 것이다.그러나 달러화 약세는 결국 인플레이션을 조장할 수밖에 없다. ▲에드 리머 쟁점도 아니다.왜 사람들이 디플레이션에 대해 그렇게 떠들어대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디플레이션을 심각한 문제로 말하는 게 문제다.디플레이션은 물가의 지속적인 하락이다. 4. 하반기 경제 전망 ▲다이앤 스웡크 과거 어느 때보다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가장 강력한 3가지 요인이 있다.저금리를 유지하는 적절한 통화정책과 공격적인 세금감면,기업의 수출을 돕는 달러화 약세 등이다.이같은 3가지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것은 처음이다.그에 따른 결과는 엄청날 것임에 틀림없다.그렇지 않다면 경제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한다. ▲에드 리머 ‘회복’이란 말은 아직 적절치 않다.이론적으로 회복은 침체 기간을 거쳐 미 경기가 인터넷 부흥기에서 정상적인 성장궤도로 복귀하는 것을 말한다.이는 GDP에 기여하는 각각의 부문이 대략적으로도 긍정적임을 뜻한다.기업과 정부,가계로 대표되는 소비자 부문이다.그러나 주정부와 지역정부는 여전히 허약하고 소비도 떨어지고 있다.가계와 정부 부문의 구매력 부족으로 기업은 투자하는 데 머뭇거린다.따라서 하반기에도 경기는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다. ▲데이비드 리리 지난 2·4분기에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빗나갔다.그러나 하반기에는 기대한다.소비자 신뢰지수가 다소 개선됐고 투자는 바닥을 치는 듯하다.기업 이윤도 나아지고 있다. ▲게리 타이어 향후 수주 내로 실질적 효과를 볼 세금감면과 저금리 및 달러화 약세로 경기를 낙관한다.경기가 활발해져 하반기 중 GDP의 실질 성장률은 4%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5. 증시 살아나나 ▲게리 타이어 지난 2년간 부정적인 투자심리와 올해 초 전쟁에 대한 불안감으로 증시는 뒤쳐졌다.그러나 지금은 기업실적이 좋아지면서 증시가 실적 발표를 따라잡고 있다. ▲손성원 증시가 너무 빠르게 올랐다.이를 합리화하기도 어렵다.증시는 실물경제에 선행한다.그러나 경제가 시장이 예상하는 것만큼 강하거나 빠르게 성장할 것 같지는 않다.이같은 현실이 닥치면 증시는 반드시 조정국면을 거칠 것이다. ▲이던 해리스 증시가 너무 빠르게 오른 점은 분명하다.증시는 올해에도 계속 오를 것으로 본다.경제가 예상됐던 만큼 나아지면 시장은 충분히 오를 가치가 있다.이라크전쟁에서의 승리로 증시는 올랐다.경기 전망은 좋고 세금 감면에다 금리도 장기간 낮은 상태다. 증시에는 좋은 결합이 아닐 수 없다. ▲에드 리머 월가나 워싱턴 어느 쪽도 현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그들은 경기가 반환점에 있으며 회복기간에 기업 실적이 나아지고 증시가 활황세를 탈 것으로 생각한다.경기순환에 따라 그런 과정이 반복될 것으로 상상하고 모두가 그런 얘기들을 한다.그러나 나는 이같은 예상이 빗나갈 것으로 생각한다. mip@
  • 금리내려 돈 풀어도 소비·투자 ‘꽁꽁’ / 일본식 불황 닮아간다

    경기침체가 예상과 달리 장기화하고,물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특히 초저금리 여파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부동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현상은 장기불황에 허덕이는 일본과 비슷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 올해 분기별 경제성장률이 계속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로 내려갈 가능성마저 예상될 정도로 상황이 심상치 않자 정부가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2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민간경제연구소는 디플레를 염두에 둔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관련기사 7면 삼성경제연구소는 2일 내놓은 ‘단기 부동자금 급증의 실상과 해결방안’을 통해 정부와 기업은 디플레와 일본식 ‘유동성 함정’을 동시에 염두에 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유동성 함정은 6개월 미만의 단기 부동자금이 급증해 통화정책의 효과가 소멸되는 현상으로,금리가 지나치게 낮은 수준일 때 기업들이 금리가 충분히 오른 뒤 투자에 나서려고 투자를 기피할 때 발생한다. 정부는 3·4분기(7∼9월)에도 경기회복이 어렵다고 보고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추진키로 했다.2차 추경 예산 편성이나 국회에 제출한 1차 추경을 확대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2차 추경을 짤 경우 재원은 국채발행 등으로 조달할 가능성이 크다.10일과 11일로 예정된 한국은행의 2·4분기 경제성장률 및 재정경제부의 하반기 경제운용계획 발표가 주목된다. ●높아지는 디플레 우려 정부가 올 3월 세운 경제홍보센터(KEIS)가 최근 재정경제부에 제출한 ‘선진국의 디플레에 대비한 경제정책의 변화’ 보고서는 우리나라도 디플레에 대비해 신축적인 물가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지여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보고서는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의 디플레 진단 때 한국과 더불어 위험도가 낮은 국가군으로 분류됐던 미국·유럽이 디플레 예방쪽으로 정책기조의 변화를 보이고 있는 만큼 우리도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향후 ▲재고 증가에 따른 가격할인 경쟁심화 ▲원화강세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 ▲실업률 증가에 따른 임금상승 둔화가 예견돼 디플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김광림 재경부 차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정책협의회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2분기 경기가 ‘상당히’ 나빠질 것 같다.현재대로 가면 3분기 이후에도 썩 좋아질 것 같지 않다는데 금정협 멤버들이 공감했다.”며 경기침체에 우려감을 표시했다.정부 당국자가 공개적으로 경기상황이 어렵다고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해야 삼성경제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디플레와 유동성 함정을 동시에 염두에 둔 최악의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사전 대비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했다.그러나 정부가 디플레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유동성 함정에 빠질 것이라며 금리결정 기능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주문했다.한은은 오는 10일 콜금리를 결정한다. 경제홍보센터 보고서는 특히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 선진국이 경기부양 외에 디플레 예방을 새로운 경제정책의 한 축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를 새로운 경제지표로 활용하기 시작한 점을 예로 들었다.연방준비은행은 에너지와 음식료를 제외한 ‘PCE 코어지수’가 전년 동기대비 1.5%를 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실질적인 물가 목표를 제시했다. 유럽중앙은행도 지난 5월 물가 목표를 ‘2% 이하 억제’에서 ‘2%에 가까운’으로 고쳐 디플레를 경계하는 하한선을 설정했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대폭적인 규제완화로 외국인 투자 적극 유치,감세정책,재정정책(추경편성) 등으로 요약된다. 주병철 안미현기자 bc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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