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디플레이션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김유정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현대모비스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국제식품규격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클리블랜드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42
  • 엔高에 원高 겹친 수출전선 이상없나

    엔고(高) 현상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1달러=85엔 이하로 진입할 기세다. 10일 엔·달러 환율은 85.8엔이었다. 85엔 이하로 떨어지면 1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엔고 현상이 일본과 경쟁하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엔고 현상이 한국경제에 호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엔화 강세는 엄밀히 따지자면 달러화와 유로화의 약세이고 이는 세계 경제의 어두운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의 엔고는 미국 경제의 ‘더블딥’ 우려로 인한 달러화 약세를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엔·달러 환율 하락으로 엔화표시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면 가전, 조선, 반도체, 자동차 등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으로부터 자본재 수입이 많은 우리로서는 수입제품 가격 부담이 커지는 측면이 있다. 특히 자동차·IT의 중간 부품 수입이 늘어나면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엔고의 양날인 셈이다. 현재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져 있는 만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대일 수출이 늘어나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국내 엔화 대출자들은 엔고와 금리상승으로 인해 상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원·달러 환율이 1160.30원을 기록할 정도로 최근 원화 강세(환율 하락)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과거처럼 우리가 엔고의 수혜를 고스란히 누릴 수 없는 상황이다. 사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엔고는 우리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2007년 원·엔 환율은 100엔당 700~800원을 오가다가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1500원대까지 급등했다. 이후 대략 1300~1400원대를 오가면서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인 자동차·IT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하지만 원화의 지속적인 강세 때문에 갈수록 엔고에 따른 반사이익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우리의 올 연말 환율은 달러당 1120원, 내년은 1010원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경제회복세가 지속될 경우 정부개입으로 환율을 방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장재철 씨티그룹 한국담당 이사는 “일본 정부가 급격한 엔고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엔화 초강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기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日·中 부동산시장 기상도] 기지개 펴는 열도… 진퇴양난 빠진 대륙

    [日·中 부동산시장 기상도] 기지개 펴는 열도… 진퇴양난 빠진 대륙

    세계 경제의 명암이 교차하면서 부동산 시장 동향에 대한 진단과 예측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다. 국내 부동산 시장도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하는 이즈음, 이웃 중국과 일본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옥죄기’와 ‘풀기’를 거듭하며 진퇴양난에 빠진 중국, 부양정책에 힘입어 되살아나는 일본의 상황을 점검했다. ■일본 일본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나나. 1991년 버블 붕괴 이후 극심한 침체기를 겪어온 일본 부동산 시장이 마침내 바닥을 친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올 들어 버블붕괴 직전보다 75% 정도까지 곤두박질쳤던 부동산 시장에 최근 미국과 유럽계 부동산 펀드들이 뛰어들어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지난 6월 모집한 47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부동산 펀드 중 30% 이상을 일본 부동산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일본이 디플레이션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상황이어서 모건스탠리의 대규모 투자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라살인베스트먼트도 이미 4월에 도쿄도(都)내 오피스 빌딩 3개, 6월에는 도쿄만 지구의 물류시설 3개 동을 수백억엔에 매입했다. 내년 여름까지 약 2조원을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할 계획이다. 도이체방크 산하 자산운용사는 1월 약 3700만유로(약 560억원) 규모로 도쿄, 시부야의 오피스 빌딩을 매입했다. 한국 기업들도 최근 들어 일본 부동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연금관리공단이 지난해 6월 미국 사모펀드인 카라힐과 함께 도쿄 KDX 그랜드스퀘어 10층짜리 빌딩을 350억엔에 구입했다. S해운회사는 최근 70억엔 규모의 빌딩을, K상사는 10억엔대 빌딩 3채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외국 부동산 펀드와 업체들이 일본 부동산을 속속 사들이는 이유는 일본에서 시중자금을 빌려 부동산에 투자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4.4%로, 미국과 영국, 독일의 3% 수준을 웃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활기는 두드러지지 않고 있으나 원룸맨션, 상가, 오피스 등 수익형 부동산에는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버블 붕괴 후 시세차익을 통한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면서 매달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오피스나 원룸맨션 등 수익형 상품이 ‘부동산 투자의 대세’가 됐다. 지역별로 6~8%대의 투자 순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주식 등 다른 위험자산보다 안전하면서 시중은행 예금금리의 몇십배가 넘는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히로시 사사키 도큐리버블 택지건물담당은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은 크게 떨어졌지만 버블붕괴 후 주거의 개념이 임대로 바뀌면서 임대형 상품 수요는 늘었다.”며 “특히 도쿄 역세권 내 2억~4억엔대 원룸맨션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도쿄 역세권 내의 원룸맨션은 젊은 직장인과 신혼부부 중심의 수요가 활발해 공실률이 거의 없어 은행만큼 안전한 투자처란 인식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롯폰기 미드타운처럼 주거시설과 오피스·쇼핑·문화시설 등을 한곳에 모아둔 도심 내 랜드마크 지역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9년간 노령화와 부동산 경기 급락을 겪으면서 교외나 신도시에서 도심으로 되돌아오는 ‘도심회귀 현상’이 두드러진 덕분이다. 전체인구는 줄고 있지만 도쿄도 내는 앞으로도 28년간 인구증가가 예상되고 있어 도쿄 부동산의 경기는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일본 정부도 부양정책을 구사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금융청은 최근 들어 3~5년 만에 상환해야 하는 시중은행들의 대여금을 잇따라 갱신해 주고 있다. 주택금융회사도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에게 35년간 1.8%의 저리로 주택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한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국면이 일본식 버블붕괴를 답습할 것이라는 논란이 일본에서도 화제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한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일본식 버블붕괴 과정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석훈 파이이스트부동산 사장은 “한국은 이미 금융권에서 대출규제 등을 통한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며 “버블붕괴 후 일본 부동산 투자 시장에 ‘생활자산’이란 개념이 도입되고 있듯이 한국에서도 투기보다는 안정적인 투자 방식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락 도쿄특파원 jrlee@seoul.co.kr ■중국 “이런 물건 없습니다. 한 번 보시죠.” 지난달 2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의 한국인 밀집지역 왕징(望京)의 한 아파트촌 입구. 10여명의 젊은이들이 행인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인도에는 광고전단을 붙인 간이 게시판까지 설치해 놓았다. 이들이 파는 물건은 생필품도, 가전제품도 아닌 수백만위안(수억원)을 호가하는 아파트다. 지난 4월 중국 정부의 대대적 부동산시장 과열 방지 대책이 발표된 이후 등장한 신풍경이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직원 왕하오(王浩·27)는 “가만히 앉아서 손님을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거리에서 누가 아파트를 살지 회의도 들지만 관심을 갖는 사람 한 명이라도 건지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에 나왔다.”고 말했다. 부동산 매입을 권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도 시도 때도 없이 밀려들고 있다. 유명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萬科)는 베이징 중심상업지역(CBD)내 아파트 분양가를 10% 할인 판매한다며 구매를 부추겼다. 시장이 토끼처럼 빨리 냉각된 반면 가격 하락세는 거북이 걸음이다. 매매가 안 돼 비어 있는 주택이 전국적으로 6450만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인가족 기준 2억명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는 얘기다. 개발업체들은 분양 부진 때문에 낙찰 받은 토지의 개발을 미루고 있다. 국토자원부는 아파트 건설을 미루고 있는 낙찰토지 조사에 착수, 전국적으로 1480곳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80%를 강제회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럼에도 가격 하락 추세는 매우 더디다. 연말까지 20%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6월 말 현재 베이징의 아파트 평균 가격은 ㎡당 3만 4905위안으로 오히려 전달보다 300위안 정도 올랐다. 신규 아파트 분양 가격도 6월에서야 겨우 상승세를 멈췄을 뿐이다. 지난 4월 중국 정부는 잇따라 강력한 부동산 규제조치를 단행했다. 두 번째 주택대출의 계약금 비율을 기존의 40%에서 50%로 높이고, 대출금리를 기준금리의 1.11배로 올린 데 이어 3주택 이상 구입자에 대한 대출을 금지, 은행을 통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돈줄을 죄기 시작했다. 지난해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서민들의 불만이 폭발하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연말에 “부동산 광풍을 진정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시장은 원 총리의 엄포를 받아들이지 않고 폭등세를 이어갔다. 4월에 나온 강력한 규제조치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전쟁선언이었다. 그로부터 100일, 거래량은 뚝 끊겼지만 가격은 정부의 기대만큼 내려가지 않고 있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거시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안팎에서 제기되면서 규제책 회수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하반기에 3주택 대출금지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베이징 수도경제무역대학 금융학원의 셰타이펑(謝太峰) 부원장은 중국의 부동산 정책이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터무니없이 높은 부동산 가격을 잡아 서민들의 불만을 다독여야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장기 부진은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규제정책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셰 부원장은 “이제 시작한 규제정책을 거둬들이는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강력한 부동산 가격 급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 완화를 거론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반격도 시작됐다. 일부 개발업자들은 “이러다가 다 망한다.”며 언론을 통한 선전전에 돌입했다. 지난달 중순 일부 비주류 매체들은 “정부, 부동산 규제정책 철회 가능성” “부동산 대출 완화” 등의 기사를 통해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 완화가 임박했음을 알렸지만 당국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금 고공행진 달러의 부활

    금 고공행진 달러의 부활

    중국의 경제전문가 장팅빈(張庭賓)은 2008년 저서 ‘기축통화 전쟁의 서막’에서 같은 해 일어날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했다. 금융위기가 달러화 약세, 심각한 인플레이션,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그의 시나리오는 미리 본 듯 착착 맞아떨어졌다. 그는 특히 “금에 투자하라.”고 단언했고 이는 현실이 됐다. 금값은 지난달 19일 온스당 1263.7달러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아직도 오를 힘이 남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가 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때 기축통화의 지위마저 흔들리던 달러화 역시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유로화의 하락 속에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대표적인 대체재로 여겨지던 금과 달러가 동시에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 원인은 대체 무엇인가. 5일 오후 종로 3가 귀금속 거리.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지만 정작 매장 안에는 하품을 하거나 TV를 보며 시간을 때우는 상인들뿐이었다. 금 제품을 사려는 손님의 발길은 올 초부터 줄어들어 몇 달 전부터는 아예 끊겼고, 가격을 물어보는 사람도 드물었다. 가끔 오는 손님에게 ‘금이 없다.’며 돌려보내는 이상한 장면도 목격됐다. 상인들은 최근 계속되는 금값 상승의 원인과 추이를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었다. 25년째 금은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62)씨는 “상인들이 금을 내놓지 않는 이유는 뉴스만 봐도 금이 더 오를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금값은 이유 없이 오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종로 귀금속 상인들의 판단은 국내외 전문가들의 분석 및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뉴욕선물거래소에서 금값은 지난 3일(현지시간) 온스당 39달러 내린 1206.3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그동안의 급등세 때문에 짧은 조정기를 보였을 뿐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스 앤드 푸어스의 마크 아버터 수석 애널리스트는 “금값이 몇 개월 내에 1300달러를 넘어선 뒤 장기적으로 15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다 극단적인 전망도 있다. 미국 투자회사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마크 루슈니는 “1980년대 초 금이 850달러 선에서 거래됐고, 지금까지의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2300달러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값이 상승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안정세로 돌아서는 듯 보였던 시장이 다시 유럽발 금융위기로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시장은 ‘내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 CNBC는 금값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은 종이 화폐 무용론과 저금리, 중국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유럽 경제위기 해소를 위해 각국 정부가 디플레이션을 막으려 돈을 계속 찍어 내자 화폐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투자자들이 저금리로 인해 위험부담이 커진 금융기관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이 외환 보유고의 금투자 비중 확대를 시사하면서 금 사재기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도 상승의 원인으로 꼽았다. CNBC는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처방이 내려지지 않는 이상 금값의 폭락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값 상승과 함께 최근 금융시장의 또 다른 화두는 달러의 부활이다. 유로화에 밀리며 기축통화의 입지를 위협받던 달러는 지난해 유럽발 금융위기로 유로화의 가치가 하락하자 몸값이 더욱 뛰고 있다. 기축통화의 보조수단으로 각광받던 유로화 폭락의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달러가 과거와 같은 기축통화의 위치를 계속 지켜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단다. 당장은 달러 강세가 유지될 수 있지만, 이번 강세는 기존 시장의 공식과 방향이 다르다. 달러와 금은 대체재의 성향을 지니고 있어서 한쪽이 오르면 한쪽이 내리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동시에 오르고 있다. 이는 달러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이를 믿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는 지난달 말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달러 가치 하락으로 개발도상국이 타격을 입는 등 달러가 통화 가치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달러 단일의 기축통화 시스템은 명백히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아직까지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유로화가 대열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위안화나 루블화는 아직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국가 간 이해관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이 때문에 시장은 당분간 달러의 역할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한국은행 해외조사실 박진호 차장은 “금은 통용되는 화폐가 아니고, 국제거래 비중이 낮아 기축통화보다는 준비통화(리저브 커런스)의 가치가 크다.”면서 “현재로서는 20~30년가량 달러를 기축통화로 사용하면서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박건형·박성국기자 kitsch@seoul.co.kr
  • 한국 출구전략 필요성, 칸 IMF총재 “Yes” 손성원 교수 “No”

    한국 출구전략 필요성, 칸 IMF총재 “Yes” 손성원 교수 “No”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오른쪽)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8일 한국 경제가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인상적인’ 반응 양상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또 “한국의 이런 빠른 성장은 부양조치를 거둬들여 점진적으로 평상 수준으로 되돌아가야 할 때가 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말인즉, 한국이 본격적인 경제회복을 겨냥한 ‘출구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스트로스 칸의 발언은 7월12~13일 대전에서 기획재정부와 IMF가 공동 주최하는 ‘아시아 21, 미래 경제의 선도적 주체’ 콘퍼런스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반면 손성원(왼쪽)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이날 뉴욕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세계 경제의 디플레이션이 예상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지금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의 출구전략을 펼 때가 아니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디플레이션은 경기침체 속에 물가와 서비스의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이다. 스트로스 칸 총재는 “(한국 경제가) 과열상태는 아니지만 경기회복과 함께 재고를 확충한 이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균형 성장에 대한 중요성을 제시했다. 이어 1998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위기 당시 IMF의 대처방식과 관련, “IMF의 역할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위기 확산을 막는 동시에 금융부문의 부실을 정리하는 것이었다.”면서 “혹독한 처방으로 (해당 국가들이) 정말 큰 대가를 치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돌이켜 보면 다른 수단으로 위기에 대응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도 드는 탓에 교훈을 얻었다.”고 털어놓았다. 북한에 대한 IMF의 지원 계획에 대해서는 “북한이 기술지원을 요청한다면 응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스트로스 칸 총재와 달리 손 교수는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만큼 출구전략으로 갈 수도 있겠으나 한국이 세계 경제의 일원임을 감안해 보면 (한국의 출구전략은)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과 유럽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해 온 재고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데다 경기부양책도 이제 대부분 사라진 만큼 세계 경제가 디플레이션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손 교수의 논거다. 손 교수는 “한국도 세계적으로 무역규모가 줄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면서 “가계부채도 세입자들의 전세자금 대출을 고려하면 소득대비 70%에 이르는 등 적은 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한국이 서둘러 출구전략을 쓸 필요가 없다.”면서 “지금 인플레가 생긴 것도 아닌 만큼 세계 경제의 추이를 더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한국 경제의 향배에 대해서는 “한국의 대(對) 중국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 뒤 “각국이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형국이므로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높게 나타나기는 매우 힘들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생애 첫 주택구입자의 세제 혜택이 끝나는 등 지원책이 없어지면서 주택시장에서 더블딥(이중침체)이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日 ‘1억 총중류’ 붕괴… 워킹푸어 1000만명 넘어

    日 ‘1억 총중류’ 붕괴… 워킹푸어 1000만명 넘어

    좀처럼 불황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일본에 또 다른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일본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중산층이 무너지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파견직 근로자에 대한 감원 열풍 속에 노숙자는 물론 PC방이나 사우나, 고시원 등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네트워크 난민’들이 급증하고 있다. 일본을 지탱해 왔던 ‘전 국민이 중산층’이란 뜻의 ‘1억 총중류(1億 總中流)’의 붕괴 현장을 짚어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야마모토 야스노리(39)는 도쿄 신주쿠 도야마 공원내 텐트촌에서 지낸다. 오쿠보도리 근처 도서관 뒤 공터 등지를 전전하다가 지난해 신주쿠구가 이 공원에 노숙자 텐트촌을 허가해 이 곳에서 다른 노숙자들과 함께 생활한다. 빈 음료수 캔들을 모아 1㎏당 110엔을 받아 일주일에 7000~8000엔(약 8만 4000~9만 6000원)의 수입으로 생계를 꾸려나간다. 그는 도토리현 오카야마에서 태어나 중학교 졸업 직후인 15세 때부터 패스트푸드점, 일용직 건축노동자로 전전했다. 그러다가 불황으로 접어든 1990년부터 마땅한 일감이 없자 노숙자생활을 시작했다. 후생노동성은 최근 야마모토처럼 일정한 주거지 없이 공원이나 하천 부지 등에서 생활하는 전국의 노숙자가 1만 3124명이라고 밝혔다. 전년에 비해 2600명 정도가 감소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길거리에서 만나는 노숙자들의 얘기는 사뭇 다르다. 주위에서 알고 지내는 노숙자들이 그대로 길거리에서 생활하고 있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몇년전과 별반 달라진 게 없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도쿄 신주쿠구가 올해 구내에 거주하는 노숙자는 299명이라고 발표했지만 노숙자 지원 시민단체가 파악한 노숙자수는 58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자체에 등록되지 않은 노숙자까지 합치면 2만명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 예로 도쿄만 하더라도 신주쿠, 아사쿠사, 우에노공원, 도야마공원, 스미다 강변에서 노숙자들을 어렵잖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노숙자 문제에만 매달릴 만큼 한가하지 않다. 최근 파견직 근로자 감원 열풍 속에 공원이나 하천부지는 아니더라도 PC방이나 사우나, 고시원 등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네트워크난민’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중산층이 무너지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패전 후 일본을 지탱해 왔던 ‘1억 총중류’의식은 최근 현저히 무너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일본 경제의 장기 불황 여파로 소득이 감소하면서 중산층(연간수입 500만∼900만엔 가구)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연간소득 200만∼400만엔 가구는 최근 10년간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류층에서 하류층으로 전락하는 가구가 크게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중류층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근로자들의 수입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연금외엔 수입이 없는 고령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체 가구소비의 40%를 담당하고 있는 중산층이 감소하면서 일본 경제는 심각한 수요 부진으로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생활보호대상자로 등록된 빈곤층이 1956년 이래 처음으로 18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후생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생활보호대상 등록자는 총 181만 1335명에 달해 1년 전보다 무려 20만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 생활보호대상자가 180만명을 돌파한 것은 고도 경제성장이 시작되기 직전인 1956년 5월 이래 54년여 만이다. 생활보호대상 가구도 지난해 말 현재 총 130만 7445가구에 달해 사상 처음으로 130만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기록됐다. 일을 해도 빈곤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른바 ‘워킹 푸어’(Working poor)도 1000만명을 넘어섰다. 연간 100만엔도 되지 않는 소득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자녀 교육 등 미래를 위한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고령화에 이어 빈곤화가 일본의 또 다른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중산층의 붕괴는 사회구조적인 측면에서 촉발됐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jrlee@seoul.co.kr
  • IMF “日 내년부터 재정긴축 하라”

    국제통화기금(IMF)이 일본의 막대한 국가채무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내년부터 곧바로 재정긴축에 나설 것을 일본 정부에 강력히 권고했다. 구체적인 개선 방안으로는 소비세의 점진적 인상과 재정조정안 실시를 제시했다. 일본의 국가채무 안정시기는 무려 74년 뒤에나 가능하다는 예측도 나왔다. IMF는 19일(현지시간) ‘일본 경제 검토 보고서’를 발표하고 “일본의 국가채무가 전례없이 커진 상태이며, 당장 2011회계연도부터 책임 있는 재정적자 감축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2009회계연도 국가 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218%에 달하는 882조 9200억엔(약 1경 1600조원)으로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고,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9.3%에 이른다. 이는 유럽발 재정위기의 중심에 서 있는 포르투갈의 재정적자 비율 9.4%와 비슷한 규모다. IMF는 일본 정부가 순환적인 경기 회복을 이루기 위해서 우선 소비세를 5% 인상한 후 단계적으로 높여 나갈 것으로 권고했다. 또 공적부채 비율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세출확대를 막을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하고, 재정목표와 부채 제한을 중심으로 한 재정 정책을 만든다면 건전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현재 일본중앙은행이 실시하고 있는 금융완화정책은 시장 안정과 회복에 기여했다.”고 평가한 뒤 “장기화되는 디플레이션 극복을 위해서 추가적 금융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일본의 저축률이 높고 국채의 95%를 일본 국내에서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재정위기를 맞은 유럽 국가들에 비해서는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최대한 빨리 실행해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내달 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을 2020년까지 3% 낮추는 장기 재정 프로그램을 공개할 예정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한·일 100년 대기획] ‘내수부양→성장’ 부진… 재정악화 초래

    [한·일 100년 대기획] ‘내수부양→성장’ 부진… 재정악화 초래

    │도쿄 이종락특파원│하토야마 유키오 정권은 반세기에 걸친 자민당 정권의 ‘수출과 대기업 위주의 양적 성장’ 대신 내수 부양을 통한 내실 성장으로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단기부양책 간과” 지적 자녀수당 등 복지정책을 통해 소비를 부양하고 이를 생산과 투자, 고용의 선순환으로 연결시켜 저소득층, 서민층에 혜택이 돌아가는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높여 내수를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경제성장을 이룬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내수 부양이 지체되면서 정책효과를 실감할 수 없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경기가 급하게 추락하는 시기에는 브레이크를 걸기 위한 단기적 부양책이 필요한 데 이를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 불안도 디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위한 정부의 정책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실탄’이 필요할 때 국채를 충분히 발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토야마 정권이 소비 위축을 보완하기 위해 재정 지출을 늘린 결과 올 연말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합한 일본의 공적채무 잔액은 949조엔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총생산(GDP)의 1.97배에 이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대외차입금까지 포함하면 이 비율이 229%로, 주요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재정적자 규모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 일본의 고민이다. 민주당은 가계에 직접 매년 2조엔 상당의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자녀 1명당 월 1만 3000엔을 지원하고, 고교 무상교육 실시를 확정했다. 앞으로 재원 마련을 위해 국채를 더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포퓰리즘적 분배정책 비난 직면 재계와 언론, 민간 경제 전문가들은 성장이 아쉬운 판에 하토야마 내각이 포퓰리즘 성격이 강한 분배정책으로 재정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일부 경제 각료들도 현 상황에서는 가계에 보조금을 줘도 쓰지 않아 소비진작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실효성을 의문시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불만은 민주당이 당초 표방했던 개혁과 양극화 해소는 진전이 없고 구체적인 성장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과 맞물려 있다. 이런 맥락에서 내각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실제로 교토통신이 지난달에 실시한 긴급 전화여론조사에서 하토야마 내각 지지율은 20.7%로 나타났다. 하야(下野)까지 거론될 수 있는 10%대 추락을 눈앞에 뒀다. 54년만에 정권 교체를 이룬 하토야마 총리의 승부수가 좌초되기 일보 직전에 놓여 있는 셈이다. jrlee@seoul.co.kr
  • [한·일 100년 대기획] (15) 日 거품붕괴 현주소

    [한·일 100년 대기획] (15) 日 거품붕괴 현주소

    │도쿄 이종락특파원│일본 최대의 번화가인 도쿄 긴자에 위치한 세이부백화점 유라쿠초점. 10일 오후 퇴근시간 무렵인데도 1층부터 8층을 오르내리는 동안 종업원들만 간간이 눈에 띌 뿐 손님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여성들이 잘 찾는 화장품이나 인테리어 매장도 물건을 구입하기보다는 그냥 둘러보는 쇼핑객들만 눈에 띄었다. 일본의 대표 유통업체 ‘세븐&아이홀딩스’가 소유한 이 백화점은 ‘80년대 패션 1번지’로 주목을 받았지만 판매 부진으로 연내에 문을 닫는다. 이런 분위기는 전자상가가 밀집된 아키하바라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조명이 번쩍이는 겉모습과 달리 아키하바라 상가 안은 썰렁했다. ‘금리 1% 12개월 할부’ ‘최저가 할인’ 등 고객들을 끌기 위한 선전문구가 요란하게 나붙었지만 정작 물건을 구입하는 고객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움츠렸던 세계 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체감경기는 여전히 싸늘하게 얼어붙어 있다. 일본 경제는 버블 붕괴 여파로 1990년대 후반부터 심각한 디플레이션(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현상) 국면에 빠졌다. 2008년에는 회복 기미를 보이기도 했으나 이후 침체를 거듭, 지난해 11월20일 간 나오토 일본 부총리 겸 경제재정담당상이 “일본이 다시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후생노동성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올해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취업 내정률은 80.0%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3% 낮아졌다. 후생노동성이 조사를 시작한 1997년 이후 최악의 상태다. 고교 졸업 예정자의 취업 내정률도 88.1%로 전년도에 비해 6.4%가 줄었다. 언론은 경기악화로 대졸자의 취업이 가장 어려웠던 2000년 전후의 ‘취직 빙하기’가 다시 엄습했다며 경기불황의 심각성을 전하고 있다. 임금은 지난 2월까지 21개월 연속 하락, 2003년 이후 최장 연속하락 행진을 이어나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 정규 회사원 중에도 임금 감소나 불안한 장래에 대한 대비로 ‘야간부업’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구직 사이트인 DODA가 지난해 말 20~40대 회사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업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30.8%로, 2007년 조사 때의 17.1%에 비해 급증했다. 고도경제성장을 이어온 일본은 세계 경제가 불황에 직면하더라도 1억명에 이르는 내수시장과 뛰어난 기술력, 근면한 국민성으로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인구감소와 고령화 문제로 저성장의 장기화를 가져왔고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했던 일본경제도 활력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진 결과 국내총생산(GDP) 세계 2위 자리를 중국에 내줬다. 한 정부출연 경제연구기관 관계자는 “일본 경제는 장기불황 이후 단기적 정책 과제에 치중하면서 인구 고령화 등 중장기적인 과제에 대응하지 못했다.”며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일본은 세계에서 외면당하고 있으며 일본인, 기업들도 세계 속에 진출하겠다는 의욕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 정부가 발표한 각종 경제지표는 장밋빛으로 돌아섰다. 수출경기와 산업생산 등의 경제지표들이 가파른 회복세를 타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BOJ)의 시라카와 마사아키 총재가 지난달 30일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해 일본 경제는 착실하게 나아가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고무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일본 수출은 다섯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3월 중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43.5% 늘었다. 같은 달 가계소비지출은 전년 동월대비 4.4% 증가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출호조세와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이 효과를 내면서 소비를 뒷받침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발 신용위기와 글로벌 경기후퇴의 충격은 대략 아물었지만 급반등하는 지표에 현혹되어선 곤란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경기가 안 좋았던 데 따른 착시효과가 적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국가부채와 재정적자 때문에 일본 정부가 부양책을 지속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백 한국은행 도쿄사무소장은 “최근들어 일본의 경기지표 회복세가 매우 빠르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제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에는 좀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jrlee@seoul.co.kr
  • 아시아 가전기업들 “日백색시장 잡아라”

    아시아 가전기업들 “日백색시장 잡아라”

    │도쿄 이종락특파원│한국과 중국, 타이완 등 아시아 각국의 가전기업들이 일본 백색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나섰다. 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한국 LG전자는 일본 전용 세탁기 개발에 착수해 내년부터 일본 실정에 맞는 대형 드럼세탁기를 판매할 예정이다. 제품들을 팔 가전양판점도 기존 3사에서 더 확충하기 위해 교섭 중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세계 백색가전시장에서 8000억엔(약 9조 60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해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올해 일본시장의 공략 여부에 따라 미국의 GE사를 제치고 세계 4위에 올라설 것인지 판가름난다. 지난해 세계 매출이 1조 7100억엔(약 20조 3206억원)에 이른 중국기업 하이얼은 올해 대일(對日) 매출 목표를 전년보다 30% 늘어난 100억엔(약 1188억원)으로 잡았고, 2013년까지 200억엔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하이얼은 이달 말부터 용량 9㎏인 전자동세탁기를 일본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가격은 일본 기업 제품보다 1만엔 정도 싼 6만엔대로 정할 계획이다. 올가을에는 일본 수출용으로 디자인한 중형 냉장고를 일본의 비슷한 제품보다 10∼20% 싼 가격으로 판매해 세계 1위 자리를 지킨다는 야심이다. 휴대전화 분야에서도 타이완 HTC사는 기존 NTT도코모에 이어 4월 말부터 도코모의 라이벌 기업인 소프트뱅크를 통해 고성능 휴대전화를 팔기 시작했다. 가격경쟁력을 갖춘 한·중·타이완의 가전기업은 품질면에서도 일본 제품에 근접해 있어 이들 기업의 공세는 심각한 디플레이션(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에 빠져 고전 중인 일본 가전업계의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jrlee@seoul.co.kr
  • [월드 뉴스라인] 日 소비자물가 13개월째 하락

    일본 경제가 좀처럼 디플레이션(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30일 발표한 3월의 전국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동월과 비교해 1.2% 감소한 99. 5를 기록해 1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락폭도 전월과 비교해 0.3%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심각한 소비부진으로 초박형 TV 가격은 무려 35.9%, 전기세는 9.0%가 내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를 기록, 비교가 가능한 1971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 [서울광장] 일본 변화 냉정히 지켜보자/이춘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본 변화 냉정히 지켜보자/이춘규 논설위원

    세계 2위 경제대국 일본이 흔들리고 있다. 일본 침몰론까지 나온다. 이럴 때 일수록 일본을 있는 그대로, 제대로 보아야 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이 최근 몇 년간 좋아지고 있지만 일본기업에는 더 배워야 할 게 있다.”고 말해 화제다. 겸양이냐, 진심이냐를 놓고 말이 많았다. 일본의 현주소에 대한 논쟁을 촉발했다. 이에 대해 경제부처 한 고위관료는 “일본은 거대한 군함 같다. 이에 비해 한국은 돛단배 같다. 군함이 전례 없는 세계경제 위기를 맞아 우왕좌왕할 뿐”이라고 냉혹하게 비유했다. 현재 일본은 54년만의 정권교체 뒤 리더십이 위기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다 도요타자동차 대량리콜 사태까지 겹치며 위기가 더욱 커보인다. 디플레이션 압박도 심하다. 과연 일본의 현주소는 어딘지 살펴보자. 우선 일본은 기술력에서 세계 최강이다. 연간 특허출원건수에서 미국과 1, 2위를 다툰다. 세계 최고수준의 원천기술이 많다. 삼성전자가 외형 세계 1위 전자업체임은 분명하지만 많은 핵심부품, 원천기술을 일본에 의존한다. 우리나라의 대일본 무역수지 적자가 연간 300억달러 안팎인 것은 쓰디쓴 현실이다. 미국 우주선이나 항공기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강한 중소기업들이 도쿄, 오사카의 중소기업단지나 동네골목에서 가동 중이다. 후계자·경제위기 문제로 다수가 고전 중이지만 첨단중소기업들은 정부의 면밀한 지원과 관리 속에 세계를 선도한다. 특히 우주기술력이 세다. 1970년 러시아, 미국 등에 이어 세계 네번째로 자체위성을 쏘아올렸다. 현재 로켓발사 성공률은 94%로 세계 1, 2위를 다툰다. 국제우주정거장에 일본인 남녀 우주인 2명이 동시 체류하는 우주대국이다. 1964년 세계최초로 시속 300㎞ 신칸센 고속열차 운행을 시작, 타이완에도 수출한 고속철 강국이다. 모노쓰쿠리(물건만들기)는 지독한 장인정신을 자랑한다. 제조업체들은 ‘세계 최고, 세계 유일’을 추구한다. 일본은 19세기 말 이후 근대화를 단행, 막차로 선진국에 진입한 나라다. 데이코쿠데이터뱅크에 따르면 100년 이상 장수기업만 2만여개다. 1000년 이상 기업도 8개다. 세계수준의 지진학, 기상학은 ‘쓰나미’ 등 일본어를 세계 통용어로 만들었다. 일본의 원천기술을 한국이 상용화, 중국에서 조립하는 경제 연쇄의 사슬은 여전하다. 일본전문가인 한 대학 교수는 “한일합병 100년이 흘렀지만 일본은 한국이 넘기 힘든 거대한 벽이다. 한두 분야에서 추월했다고 흥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본은 여전히 전자, 자동차 등에서 세계최강 기술을 가졌다. 고급화 전략에 집중, 중급 시장에서 한국 등에 잠시 추월을 허용했을 뿐이다. 하이브리드카, 태양광, 환경 등 미래기술에서 선두다. 한국의 신용등급이 최근 A1으로 겨우 상향됐지만 여전히 일본보다 두 계단 아래다. 문화력에서도 일본은 세계를 주도한다. 원천은 기록문화다. 기록들이 축적돼 일본 문화력의 기초가 됐다. 여전한 출판대국이다. 애니메이션이나 소설 등은 세계 문화시장을 선도한다. 일본의 음식도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물리, 화학, 의학, 문학 등 노벨상 수상자가 16명이나 된다. 집요함과 극진함은 인문·자연과학 발전의 원천이다. 900조엔에 육박하는 국가채무가 문제이지만 정부 발행 국채(2008년 말 699조엔·일본 재무성 홈페이지) 중 외국인은 6.8%만을 보유, 외부충격에 강한 편이다. 한일합병 100년인 올해 일본이 정치·경제 등 여러 면에서 총체적으로 고전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이 100년 전 일본을 가볍게 보다가 국권을 빼앗기는 치욕을 당한 기억이 아프다. 우리 국민들이 일제강점기의 응어리에 눌려 일본을 제대로 보려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현실은 냉혹하다. 국내총생산(GDP), 기술력 등 일본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분발해야 극일이 가능하다. 일본은 위기 때마다 스스로 돌파하는 변화의 에너지를 보여줬다.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일본의 변화를 냉정히 지켜보자. taein@seoul.co.kr
  • 美 “저금리 상당기간 유지”… 日도 “금리동결”

    │워싱턴 김균미·도쿄 이종락특파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6일(현지시간)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정책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현재의 연 0~0.25% 수준에서 계속 동결키로 결정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도 17일 금융정책 조정회의를 열어 정책금리를 현재의 0.1%로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은 또 앞으로 ‘상당기간에 걸쳐’ 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천명함으로써 당분간 금리 인상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FOMC는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고용사정과 기업투자 등이 회복되고 있지만 “낮은 설비가동률과 억제된 물가상승 압력 등은 예외적으로 낮은 정책금리 수준을 상당기간 계속 유지하는 것을 정당화시켜줄 것”이라고 밝혔다. FOMC는 2008년 12월 정책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한 뒤 1년3개월째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회의에 앞서 미 금융시장에서는 FOMC 성명서에 지난해 3월부터 인용하기 시작한 ‘상당기간에 걸쳐’ 대신 ‘당분간’으로 표현이 바뀌면서 금리 인상 시점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빗나갔다. 그렇다고 출구전략 시행 시기를 늦출 것이라는 신호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기상황에 대한 연준의 평가는 종전보다 상당히 나아졌다. 고용상황과 관련해 “고용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며 진일보한 평가를 내렸다. 기업의 설비·소프트웨어 투자도 상당한 정도로 늘고 있다고 평가,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한편 연준은 이달 말까지 종료키로 한 1조 25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담보부증권 매입작업을 예정대로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정책금리 인상 카드를 제외하고는 금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동원됐던 유동성 공급 등의 조치들을 종료하면서 단계적으로 출구전략을 향한 수순을 밟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본은행은 금융 완화책으로 시중 자금공급을 현행 10조엔에서 20조엔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작년 12월 10조엔에 이어 추가로 공급하는 10조엔에 대해서도 연리 0.1%, 대출기간 3개월을 적용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금융기관에 대한 추가 자금 공급으로 시중 금리 하락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기업과 가계에 대한 자금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디플레이션 극복을 위해 중앙은행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해왔다. kmkim@seoul.co.kr
  • ‘꿈없는 日청년’

    │도쿄 이종락특파원│일본 젊은이 중 상당수가 일본의 장래에 대해 꿈이나 희망을 가질 수 없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일본의 자산운용회사인 피델리티투신이 지난 1월 인터넷상에서 대학 2∼4년생 약 2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5%가 이렇게 대답했다. 꿈을 가질 수 없는 이유를 복수응답으로 물어본 결과 “재정 적자가 심각해져 젊은 세대에 과중한 부담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라거나 “고용불안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각각 70%대에 이르렀다. “세대 간에 공적연금 납부·지급액의 격차가 없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55%)이라거나 “소득이 늘지 않아 윤택한 삶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51%)이라는 답변도 많았다. 디플레이션 불황이 장기화돼 재정 악화나 기업의 정리해고 여파로 젊은이들이 밝은 미래상을 그릴 수 없는 불안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회 보장에 대해서는 35%가 “현역 세대의 부담이 조금 늘더라도 공적 연금의 지급액 등은 현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부담이 크게 늘더라도 복지·의료를 충실히 해야 한다.”(20%)는 답변과 합치면 절반이 넘는 대학생이 당장 부담이 늘더라도 지금과 같은 사회보장수준을 유지하거나 향상시켜야 한다고 답변했다. jrlee@seoul.co.kr
  • [한·일 100년 대기획] 협력·경쟁으로 점철된 한일경제 45년

    [한·일 100년 대기획] 협력·경쟁으로 점철된 한일경제 45년

    1945년 광복 이후 한국과 일본은 정치적인 지배 관계는 청산했지만 경제 분야에선 불가분의 관계를 맺어왔다. 양국이 협력과 경쟁을 반복하며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일본은 40년대말 극심한 불황을 겪었지만 한국전쟁이 터져 눈부신 경제성장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은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경제재건을 이뤄냈다. 90년대 이후 한국은 일본의 고급부품 소재의 안정적 시장을 제공함으로써 불황에 빠진 일본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2000년대 들어 양국은 전자, 조선, 통신,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혈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경제교류의 물꼬를 튼 시기는 65년 한·일국교정상화 교섭 이후부터다. 일본은 한국에 ‘10년간 무상 3억달러, 유상 2억달러, 민간신용 3억달러 이상’을 제공했다. 이 자금들은 포항종합제철소 건설을 비롯해 철도, 고속도로 건설, 철교 복구, 댐, 화력발전소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 및 건설기계 개량사업, 중소기업, 기계공업 육성사업 등에 활용됐다. 66년 한·일무역협정 체결을 계기로 양국은 최혜국 대우 설정, 수입쿼터 사전 협의를 통한 1차 상품수입촉진 등 교역을 확대해 나갔다. 71년에는 한국의 대일 수입이 총 수입의 40%를 차지했다. 일본이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제1의 수입국으로 등장한 셈이다. 일본은 제1차 석유위기를 극복한 이후 대미 수출확대를 통한 하이테크 산업의 양산체제를 구축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79년 무역액이 세계 전체의 7%를 차지하는 등 미국과 서독 다음으로 세계 3위에 올라섰다. 84년에는 사상 최대의 대미 흑자를 기록하는 등 호황기를 누렸다. 80년대 말에 일본은 1인당 국민소득에서 미국을 추월했고, 막대한 무역흑자를 기반으로 세계 최대의 채권국으로 부상했다. ‘모방의 천재, 메이드 인 재팬’이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이다. 하지만 85년 9월 선진 5개국(G5)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뉴욕 플라자 호텔에 모여 단 20분 만에 달러화 약세 유도를 합의한 뒤 엔화가 급등했다. 엔화의 대미달러 환율은 단기간 대폭 강세로 반전했다. 1달러당 235엔이던 환율이 이듬해 절반 수준인 120엔으로 떨어져 수출이 급속도로 위축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의 대일 적자 규모는 점차 확대됐다. 85년 30억 1700만달러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증가해 94년 118억 7000만달러로 사상 처음 100억달러대를 돌파한 데 이어 2004년에는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2008년에는 327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90년대 이후 일본이 장기불황을 겪으면서도 한국시장에 대한 수출과 투자를 확대해 디플레이션 완화와 경기회복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한정현 KOTRA 일본사업단장은 “한국은 일본의 고급부품 소재의 안정적 시장을 제공함으로써 일본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셈”이라고 말했다. 한·일 양국은 45년 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유사한 경제구조를 지니게 됐다. 전자, 조선, 통신, 반도체, 전관,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경쟁관계에 놓이게 됐다. 한국의 전자산업은 이미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TV, 휴대전화 등에서 일본 경쟁사를 따돌린 지 오래다. 특히 최근 실적에서 일본 전자업계는 한국의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완패했다는 충격에 빠져 있다. 2009년 3·4분기(7~9월) 중 삼성과 LG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배씩 증가한 데 비해 일본 전자업체들은 겨우 적자를 탈피한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 대표기업들의 선전으로 2009년 한국의 누적 무역 흑자는 404억달러를 기록, 일본을 넘어섰다. 일본은 지난해 1~10월 중 무역흑자가 200억 달러에 그쳤다. 무역흑자 규모로 한국이 일본을 뛰어넘기는 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한국은 핵심 부품 소재를 대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264억 5000만달러의 무역적자 중 부품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72.9%였다. 올 들어 일본경제 추락의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일본의 날개’로 일컬어졌던 일본항공(JAL)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메이드 인 재팬´의 신화를 이끌었던 도요타와 혼다 자동차는 사상 초유의 대규모 리콜로 ‘품질 신화’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한국이 일본 경제의 버팀목이 될지 경쟁분야의 우위를 확실히 굳힐지 주목된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한·일 100년 대기획] 일본 패망과 한국전쟁

    [한·일 100년 대기획] 일본 패망과 한국전쟁

    2005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부 관료와 기업 경영자 등 100명을 상대로 전후 60년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응답자들은 전후 일본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경제사건 가운데 한국전쟁을 다섯 번째로 올려놨다. 전후 일본을 일으킨 것으로 평가받는 요시다 시게루(1878~1967) 전 일본 총리는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신이 내린 선물”이라면서 “이제 일본은 살았다. 하늘이 일본을 돕는다.”고 기뻐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외손자인 아소 다로 전 총리도 총무성장관 시절 영국 옥스퍼드 강연에서 “운좋게도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 일본 경제 재건을 급속도로 진전시켰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닷지 불황서 도요타 구출하기도 혹자는 일본 사람들의 근면성이 전후 경제 부흥을 이끌었다고 평가한다. 평화헌법으로 인해 방위비 부담이 없었기 때문에 경제 발전에 주력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공산권에 대항하고 물자 부족시대에 세계를 지배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빚은 결과라고 이야기하는 학자도 있다.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했겠지만 어찌됐든 한국전쟁이 일본 경제 부활에 기폭제가 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일본은 전후 주택과 산업시설의 상당부분이 파괴됐다. 일본이 세계 전쟁에 명함을 내민 것이 무기와 군수 물자를 지원할 수 있었던 재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판단한 미 군정 사령부는 재벌을 해체하기도 했다. 미 군정 방침이 일본 응징에서 일본 경제 자립으로 방향을 틀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미국의 자금 원조를 받은 일본은 1947년 즈음부터 경제 회복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석탄, 전력, 해운 분야 등에 자본이 대량 공급됐다. 그런데 국채(복구채)가 크게 늘어난 탓에 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게 됐다. 1949년 일본 정부의 요청으로 미국 디트로이트 은행장 조지프 닷지가 일본을 찾아 인플레이션 잡기에 나선다. 닷지는 긴축 재정을 펼쳤다. 부흥금융공사의 융자가 멈추고 채권 발행이 중지되자 인플레이션이 해소됐다. 그러자 이번에는 디플레이션이 발생해 도산과 실업이 잇따른다. 이른바 ‘닷지 불황’이었다. 1949년 6월 국철 분야에서 약 10만명, 전기·전철 분야에서 약 2만명이 해고됐다. 도시바 등 민간 기업에서도 대량 해고가 이어졌다. 1950년 3월 이케다 하야토 재무상은 군소업자들이 도산하고 자살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하기까지 했다. 이때 한국전쟁이 일어났다. ●日경제학자 “마셜 플랜 효과에 필적” 미군의 거점 기지 격이었던 일본에서는 엄청난 수요가 발생했다. 미군은 한국전쟁을 위한 마대·석탄·트럭·포탄 등 군수물자를 일본에서 사다 썼다. 트럭이나 전차·함정의 수리, 기지 건설 및 정비 작업 등도 일본에 발주했다. 당시 도요타는 트럭·탱크로리·덤프 트럭·지프 등을 4679대나 주문 받아 공장 폐쇄 위기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 세계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1950년부터 1953년까지 미국이 일본에서 쓴 돈은 최대 30억달러로 추산된다. 이로써 산업 전반에 신규 투자가 가능해진 일본은 1950년대 후반부터 세계 역사상 전례가 없는 고도 성장을 거듭하게 됐다. 일본 경제학자 요네자와 요시에의 분석에 따르면 1951년 12%였던 일본 경제 성장률은 한국전쟁이 없었다면 9.4% 또는 4.9%로 뚝 떨어진다. 1950년 6월23일 90.59엔이었던 닛케이 평균 주가가 1953년 7월 휴전 즈음 386.13엔으로 3년 동안 4배 이상 뛴 점도 한국전쟁의 일본 경제 기여도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 경제학자 나카무라 마사노리는 자신의 저서 ‘전후 일본사 1945~2005’에서 “1949년부터 이어진 닷지 불황에 신음하던 일본 경제에 한국전쟁은 단비와 같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치경제학자 찰머스 존슨도 “일본에 있어 한국전쟁은 마셜 플랜에 필적하는 효과를 지녔다.”고 분석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광장]일본 메이지유신체제의 종언/이춘규 논설위원

    [서울광장]일본 메이지유신체제의 종언/이춘규 논설위원

    일본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나 일본항공(JAL)의 추락이라는 단순한 경제위기가 아니다. 제조업 신화는 붕괴됐다. 나랏빚이 900조엔을 돌파,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유지할 기능이 허약해졌다. 정부나 정치권의 리더십 쇠퇴로 국가시스템이 흔들린다. 집단무기력증은 일본병이라 불리고 있다. 1868년 도쿠가와바쿠후의 뒤를 이은 메이지유신체제의 종언론까지 나온다. 140여년 된 메이지체제의 모순이 누적, 폭발 직전이다. 메이지체제의 핵심인 왕실은 후계문제가 불안정하다. 지금 일본은 ‘잃어 버린 20년’이라는 말로 상징된다. 고통스러운 디플레이션에 재진입했다. 기업은 수익구조가 악화돼 종업원 임금을 깎는다. 초저금리는 자산소득자의 쓸 돈도 앗아간다. 소비자가 지갑을 닫자 기업의 재고가 쌓이며 투자를 억제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백화점은 소비부진에 속속 문을 닫는다. 도쿄도심에 주인 잃은 상점들이 많다. 재정위기는 무기력증을 가중시킨다. 올해 정부가 예산의 반 이상을 국채에 의지하는 빚살림이다. 지난해 개인용 국채판매가 절정기의 5분의1 수준으로 떨어져 빚잔치마저 어려워졌다. 열도의 활력이 떨어지고 은연중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민주당 정권의 시도는 국제적 고립을 부른다. 나랏빚이 올해 말이면 973조엔으로 폭증, GDP 대비 부채 비율이 선진국 중 최악이란 오명을 이어간다. 당연히 공공사업이 줄고, 지자체에 대한 교부금은 깎였다. 공공사업 축소로 중장비 수요가 줄어 경매장에 중장비가 쏟아져 나온다. 교육예산 지원이 줄어 장애인을 위한 특별지원학교 시설이 태부족이다. 노인복지시설 지원 예산도 크게 줄었다. 가나가와현 등은 200만엔대 예산 때문에 현 종합체육대회를 없앤다. 폐교가 속출한다. 문화체육 단체 지원예산도 줄어 울상이다. 비정규직이 40%가 넘고, 정규직 해고가 속출하지만 국가는 보호막이 못 된다. 고용이 불안해지면서 생산성이 떨어져 일본경제를 병들게 한다. 노인, 장애인, 생활보호대상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복지예산은 축소되며 양극화는 심화됐다. 사회불만세력이 늘고 사기사건이 속출하면서 이웃들을 믿지 못하는 혼돈 상태다. 1억 총중류는 이제 옛날 이야기로 국가도, 회사도, 마을공동체도, 가족도 개인을 돌봐주지 못하는 험한 세상이 됐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이름을 딴 하토야마대공황에 대한 두려움도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NHK TV 등 언론이 국민들 기살리기에 나섰다. 후천적 시각장애를 딛고 일본IBM 펠로가 된 51세 연구자 아사카와 지에코, 언어장벽을 넘어 미국서 세계적 이식수술 전문가가 된 46세 의사 가토 도모아키 등 역경 극복기가 이어진다. 칭찬하기 바람이 한창이지만 사회는 음울하고 답답하다. 바쿠후 말기 상황과 비슷하다고 진단된다. 당시 260년 된 도쿠가와바쿠후는 집단무기력증에 빠져 있었고, 정파들은 사욕을 앞세웠다. 그때 하급무사 출신 사카모토 료마가 일본을 외치며 개국론자들을 엮어내 세력화했다. 일본국 건설을 위해 애쓰다 33세에 요절했지만 그게 씨가 돼 낡은 바쿠후는 신예 메이지유신세력에 무너졌다. 일본서 메이지유신은 무혈혁명으로 규정된다. 학자들은 일본이 제2의 메이지유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주류세력은 메이지유신의 주체였던 하급무사들의 후예가 다수로 개혁을 꺼린다. 혁명적 변화와 개혁을 이끌 새 주체세력은 안 보인다. 일본국민들이 개혁세력을 엮어낼 제2의 료마를 갈망하면서 열도에 료마열기가 뜨겁다. 54년만의 정권교체는 파란의 서곡일까. 아니면 일본국민들이 제2의 메이지유신이란 저력을 발휘할 것인지 세계가 주시하기 시작했다. 한 가지, 일본의 위기는 나라의 오랜 빚잔치의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도 최근 나랏빚 증가속도가 일본을 앞선다. 국가재정 건전화를 서둘러야 오늘 일본이 겪고 있는 혼돈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taein@seoul.co.kr
  • “올 경제 환율이 변수… 정부개입 필요”

    “올 경제 환율이 변수… 정부개입 필요”

    강만수 국가경쟁력위원회 위원장은 3일 “환율을 시장에 맡기는 나라는 없고 투기거래에 의해 움직이는 외환시장을 정부가 방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다.”면서 정부의 환시장 개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국제경영원 주최로 코엑스인터컨티넨털호텔에서 열린 최고경영자 신춘포럼에서 “올해 우리 경제는 환율 변수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세계 역외 외환시장 중 원화 시장이 최대 규모이고 옵션거래는 세계 시장의 50%를 서울이 차지한다.”면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이런 단기자본은 규제해야 한다고 했는데 우리도 어떤 형태로든 규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구전략(기준금리 인상 등 위기상황에 썼던 비정상적 조치들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과 관련해서는 “다른 나라들보다 출구전략을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획일화된 전략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출구전략은 ‘너무 이른 것’보다는 차라리 ‘너무 늦은 것’이 낫고 인플레이션보다 더 무서운 것이 디플레이션”이라면서 전략적 고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추락하는 주식회사 일본] 오쿠다 사토루 亞경제硏 전임조사역

    [추락하는 주식회사 일본] 오쿠다 사토루 亞경제硏 전임조사역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경제 전체의 위기는 아니지만 잠복해 있던 문제의 일부가 드러난 것은 분명하다. 언젠가 터질 일이 일어났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의 아시아경제연구소 지역연구센터 오쿠다 사토루(48) 전임조사역은 현재 불거진 도요타자동차의 대량 리콜, 일본항공(JAL)의 법정관리, 백화점의 잇단 폐쇄에 대해 “같은 기준으로 볼 수 없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하나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자만”이라고 강조했다. →도요타자동차의 대량 리콜에 대한 원인은. -원인은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세계 제일의 기술을 가진 도요타의 자만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신중한 품질관리와 함께 코스트(생산단가)의 삭감을 동시에 추구했어야 했다. 하지만 코스트에 치중하다 결국 허점을 드러냈다. →도요타 사태와 관련, 일각에서는 미국의 ‘음모설’도 나도는데. -알고 있다.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위험한 관측이다. 도요타자동차는 미국 전역을 휩쓸었다. 고급차의 이미지를 심었다. 리콜 사태 이후 미국 내의 비판은 거세다. 신뢰의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만약 음모설이 존재한다면 미국 자동차의 보호를 위해서다. 만약을 전제로 다음의 공격 대상을 꼽는다면 유럽연합(EU)차가 아닌 현대자동차가 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자동차는 현재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선점, 미국에서 기세를 올리고 있는 만큼 질 관리에 한층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JAL의 경영악화는 오래전에 ‘빨간불’이 켜졌었다. -2000년 이후 정부에서 경영개혁을 강하게 주문했다. 압박했다. 문제는 JAL이 완전 민영화됐지만 공기업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경영 노하우도 부족했다. 감원, 인건비 절감, 연금 조정 등 실질적인 개혁, 즉 눈에 보이는 부분에 대해 손을 못 댔다. 개혁의 지체다. 일본기업들은 한국기업들과 달리 구조조정에 약하다. 반대로 눈에 보이지 않는 분야, 정비라든가 서비스 등의 비용을 줄였다. 때문에 안전사고가 빈발했고, 서비스의 질이 낮아졌다. 고객들의 기피는 당연하다. →JAL의 문제점을 제시한다면. -JAL 항공료는 다른 항공에 비해 비싸다. 예컨대 JAL이 같은 지역의 항공료를 2만엔 받을 때 다른 항공들은 1만 5000엔으로 낮췄다.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JAL은 항공편이 많다는 강점이 있지만 승객들은 주머니 사정을 따져 1∼2시간 정도 기다려 싼 항공편을 택했다. →도쿄 도심의 백화점도 문을 닫는 현실에 직면했는데. -변화된 소비생활패턴에 대응하지 못한 결과다.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지 못했다. 10년 이상 디플레이션을 겪으면서 국민들의 성향은 바뀌었다. 예쁘게 포장한 백화점 상품보다 비닐 봉지에 담은 슈퍼의 상품을 찾고 있다. 한푼이라도 싼 상품을 사기 위해서다. 백화점과 슈퍼의 상품 질도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됐다. 젊은 층은 돈이 없고 중장년층은 돈이 있어도 쓰지 않고 있다. 장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매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해법은. -큰 그림이 필요하다. 정부는 구체적인 성장전략을 제시하고, 기업들도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국민은 절약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인식을 바꿔야 한다. hkpark@seoul.co.kr
  • [월드 뉴스라인] 日은행 “내년까지 디플레”

    일본은행 사라카와 마사아키 총재는 26일 “일본은 2011년까지 3년간 디플레이션이 불가피하다.”면서 “디플레이션을 완화하고 경제회생을 촉진하기 위해 금리를 지금처럼 0.1%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경제 상황에 대해 “수출과 생산은 상승세”라고 강조하면서도 “내수가 여전히 취약하고 고용과 소득 여건도 나쁘다.”는 점을 지적했다.
  • 경제강국 일본 안팎 악재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경제의 시련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악재투성이다. 안에서는 디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법정관리에 들어간 국적항공사인 일본항공(JAL)의 구조개혁이 가시화된 데다 밖에서는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인 도요타자동차가 미국에서 차량 230만대에 대한 리콜을 발표했다. 게다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채무 비율은 처음으로 100%를 넘어 G7 선진국 가운데 최악으로 전락할 처지다. 일본항공은 향후 3년을 목표로 한 인력감축 계획의 95%인 1만 5000명을 올 회계연도(4월∼내년 3월)에 줄이기로 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5만 1900명인 총인원을 1년 안에 3만 6900명로 감원, 659억엔(약 8000억원)가량의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계획안에 따르면 4180명인 운항 승무원은 13%, 9440명인 객실 승무원은 14%, 2970명인 본사 직원은 36%, 1만 6630명인 자회사 등의 직원은 53%가 정리된다. 동시에 2700명 규모의 조기 희망퇴직도 받기로 했다. 일본의 순채무 비율은 1999년 당시만 해도 50% 정도로 비교적 건실했지만 최근 10년간 악화, 올해 104.6%로 지금껏 가장 높았던 이탈리아보다 앞서 재정상황이 가장 나쁜 국가라는 오명을 쓸 전망이다. 순채무는 정부의 총채무 잔액에서 정부가 보유한 연금적립금 등 금융자산을 뺀 금액이다. 심각한 순채무 비율의 주된 원인은 과거 자민당 정권이 세수 범위를 벗어나 국채 등 빚으로 방만하게 재정을 지탱해 왔기 때문이다. 일본은 GDP 대비 총부채 비율에서 이미 1999년 밑바닥을 기록했다. 도요타자동차는 미국에서의 잇따른 리콜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도요타 측에 따르면 미국에서 2005년부터 올해까지 생산·판매 중인 7개 차종 230만대의 가속 페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콜을 하기로 결정했다. 대상은 ▲2009∼2010년식 라브4와 코롤라, 메트릭스 ▲2005∼2010년식 아발론 ▲2007∼2010년식 캠리와 툰드라 ▲2010년식 하이랜더 ▲2008∼2010년식 세쿼이아 모델이다. 도요타 측은 “가속 페달이 누르기 힘들거나, 눌려 있거나 또는 제자리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고객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자발적으로 리콜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유럽에서 판매되는 도요타 자동차량에도 같은 부품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 쪽의 리콜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에는 렉서스 차량의 운전석 매트가 가속 페달에 걸리는 문제가 발생, 도요타 사상 최대의 420만대의 리콜을 실시했었다. hkpar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