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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D 공포’ 각국 증시 4~5% 폭락

    ‘3D 공포’ 각국 증시 4~5% 폭락

    세계 금융시장이 일제히 패닉상태에 빠졌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 증시는 4~5%씩 폭락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연상케 하는 폭락장세에 투자자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준 금융위기’라는 우려가 나왔다. ●“주요국들 대응책이 공포 더 키워” 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4.72포인트(3.70%) 하락한 1943.75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97포인트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 1일부터 4일간 228.56포인트(10.52%)가 빠졌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의 시가총액은 1104조 6370억원을 기록해 하루 만에 34조 6580억원이 날아갔다. 지난 1일 이후 나흘간 연속된 하락장세로 128조 5835억원이 사라진 것이다. 코스닥지수도 전일보다 26.52포인트(5.08%) 내린 495.55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날 4055억원을 순매도해 4일간 2조원 가까이 내다 팔았다. 원·달러 환율은 5.7원 오른 1067.4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 3.72%, 홍콩 항셍 지수는 5.27% 빠졌다. 전날 미국의 다우지수는 4.30% 급락했고, 영국 FTSE(-3.40%), 독일 닥스(-3.40%), 프랑스 CAC(-3.90%) 등 유럽 증시도 급락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도 31.66으로 13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준금융위기 오나” vs “새주 진정” 미국의 더블딥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와 유럽 재정불안 확산이 그동안의 세계 금융시장 혼란의 이유였다면 이날은 이에 대한 주요 선진국들의 대응책 마련이 ‘미국·유럽 악재의 공포’를 키웠다. 스위스의 기준금리 인하, 엔고 현상으로 인한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역 내 채권 매입 등이 이틀간 잇따르면서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시그널을 주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디폴트, 디플레이션, 더블딥 등 ‘3D의 공포’가 상존하게 됐다. 국제금융센터 안남기 연구위원은 “리먼 사태와 같은 또 다른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해외 반응도 주식투자자들의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3차 양적완화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고 3대 국제신용평가사가 미국 신용등급을 하락시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다음 주부터는 금융시장도 복원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정부 및 금융당국 관계자들과 상황점검을 위한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美 고용지표 예상밖 호조 한편 미국의 7월 실업률이 소폭 하락하는 등 고용 사정이 예상보다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한국 시간으로 5일 밤 발표한 7월 고용지표에서 지난달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11만 7000개 늘어났고 밝혔다. 실업률도 전달보다 0.1% 포인트 하락한 9.1%였다. 이순녀·이경주·임주형기자 coral@seoul.co.kr
  • “美 2차 양적완화 새달 종료 한국시장에 큰 영향 없을 것”

    국제통화와 금융시스템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배리 아이켄그린(59) 미국 UC버클리 교수는 “오는 6월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가 종료되더라도 한국 등 신흥국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26일 ‘2011 한국은행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차 양적완화는 6000억 달러 규모로 미국 국채시장에 비해 작았고, 지난해 11월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보험 차원에서 시행됐던 것”이라면서 “지금은 국제금융시장 환경이 크게 바뀌어 인플레이션를 우려할 정도이기 때문에 양적완화 종료는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미국과 신흥시장의 자금 흐름이 바뀌는 등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내년까지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금융 위기와 관련, “금융 위기는 역사적으로 4년마다 온 만큼 또 올 것이고 다만 이전의 위기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은행의 금융감독 기능 강화에 대해서는 “한 기관이 금융감독권을 행사하고 다른 기관이 긴급 대출을 할 때 상호 충분한 소통이 안 된다면 매우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감독 체계는 분리형보다 한국과 같은 통합형이 낫다.”면서 “분리형 감독체계는 은행이 회피 거래를 통해 감독이나 규제를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메가뱅크와 관련, 그는 “한국 경제상황이나 금융시장 발전 정도로 볼 때 한국에서 메가뱅크의 탄생은 도움이 될 수도, 리스크(위험)가 될 수도 있다.”면서 “대형은행은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대마불사 또는 구제하기 너무 큰 문제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위스는 이런 문제 때문에 자기자본 규제를 바젤Ⅲ보다 두배 높은 수준으로 강화했다.”면서 “스위스를 연구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차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유럽에서 나오든 신흥국에서 나오든 상관이 없다.”면서 “다만 IMF가 그리스에서 채무조정을 이행해야 하는 만큼 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이 선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동아시아의 통화 통합과 관련,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시아의 단일 통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스’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앞으로는 달러와 유로, 위안화가 기축통화로서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서울광장] 엔 약세 급반전에도 대비하자/이춘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엔 약세 급반전에도 대비하자/이춘규 논설위원

    일본 엔화가 초강세다. 사상 최악의 동일본 대지진과 지진해일, 원전사고가 겹치는 대형악재가 출현했고, 재정·정치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강세라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엔 강세는 자동차·전자 등 일본과 경쟁 산업이 많은 우리 대기업이나 경제에 유리하다. 엔고 파장은 복합적이지만 엔고 종언설도 주목된다. 왜 엔고인가. 일본은 대외순자산이 2010년 말 251조 4950억엔으로 20년 연속 세계 1위 채권국이다. 달러로 환산하면 3조 850억 달러로 사상 최대다. 대외순자산 2위 중국(2009년 말 167조엔)이나 독일, 홍콩, 스위스를 압도한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17조엔 중 기관·개인투자가들의 해외보유 금융자산 이자나 배당소득 등 소득수지 흑자가 11조엔대로 매달 1조엔에 가깝다. 지진으로 인한 무역흑자 감소보다 훨씬 많아 엔고를 견인한다. 석유 등 원자력에너지 대체연료 수입 급증이 무역수지를 악화시키고 있지만 이를 상회한다. 해외자산을 팔아 지진 보험금 지급용 엔화를 마련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여유다. 일본이 1% 정도 장기 디플레이션인데 미국은 2% 정도의 인플레이션일 정도의 내외 인플레이션 격차도 엔고를 유발한다. 물론 일본경제의 호재는 빠르게 줄어드는 기류다. 일본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가 내년에는 210%까지 악화될 전망이다. 선진국 가운데 최악인데, 엔 약세로 연결되지 않는다. 2009년 말 기준 일본국채 94.8%가 내국인 보유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비중은 5.2%이다. 재정난인데도 외환 수급에 영향이 적은 이유다. 엔화는 교역국 간 물가 변동을 반영한 실질실효환율도 사상최고치인 1995년 수준(1달러당 80엔 전후)으로 대접받는다. 국제외환시장이 엔화를 안전자산으로 평가해 수요가 늘고 있다. 각국의 외환보유고 가운데 엔화 비중은 신흥국들의 수요 증가로 최근들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세계 각국의 9조 달러대 외환보유고 가운데 엔화 자산은 전년 대비 46.6%나 늘었다. 전체 비중도 2.92%에서 3.81%로 확대됐다. 5년 9개월 만에 최고수준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이 밝혔다. 달러 비중은 61.41%, 유로는 26.33%다. 엔화의 외환보유 비중은 2000년 말에는 6%였다. 유로화 출범 영향으로 비중이 줄다가 최근 유로 회원국 재정위기가 악화되면서 엔화가 다시 인기다. 이것도 엔고를 강화하는 요인이다. 다시 6%대까지 늘어나려면 20여조엔의 잠재 수요도 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엔고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늦어지면 내년까지 엔고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도 있다. 하지만 “환율의 정확한 움직임은 신도 모른다.”(경제부처 고위인사)고 할 정도로 환율은 정치·경제·사회적 요인에 복합적으로 좌우된다. 경제·정치적 이유로 해외투자가들이 일본 주식을 사지 않게 되거나 일본인들이 엔 자산을 팔아 해외투자를 늘리면 엔저로 급변할 수도 있다. 벌써 엔저 급반전에 대비, 엔고를 활용해 해외투자를 늘리라는 권고들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경제는 엔 환율 변동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988년, 1995년, 1999년과 현재처럼 엔고일 때 좋았고 1983년, 1992년, 1997년, 2006년 등 약세일 때는 어려웠다. 엔고는 오래가지 않았다. 엔고 3년째다. 정점을 지났을 수 있다. 지진 후유증 본격화로 무려 31년 만에 일본의 1년단위 무역적자 전망까지 나온다. 대외채권이 줄면 외화 수입이 격감, 엔 약세를 부를 수 있다. 지난해 말 일본 가계금융자산은 1489조엔이다. 일본 정부부채는 2014년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가계순자산을 넘어설 전망이다. 민간자금이 바닥나 국채 소비가 안 될 수 있다. “윤택한 가계자산 덕택에 국채 폭락은 없다.”는 신화가 붕괴된다. 2년 전부터 개인 국채 구매력도 뚝 떨어졌다. 금리마저 오르면 이자부담이 급증, 재앙이 된다. 조짐이 범상치 않다. 이제 엔 약세 급반전에도 대비해야 한다. taein@seoul.co.kr
  • 시라카와 일본은행 총재 “한국의 경제구조개혁 배워 불황 극복해야”

     일본 경제계 리더들의 ‘한국경제 칭찬 릴레이’가 잇따르고 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BOJ) 총재가 7일 일본이 경제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개혁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라카와 총재는 이날 일본외국특파원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경제불황과 관련해 “한국도 십수년 전에 심각한 통화위기를 겪었지만 위기의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경제구조개혁을 단행해 요즘과 같이 약진을 거듭할 수 있다.”며 일본 경제 전문가들이 한국의 경제구조시스템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시라카와 총재는 일본의 재정 건전성이 매우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 개혁의 시급성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의 예를 들었다.  앞서 요네쿠라 히로마사 게이단렌(經團連) 회장은 지난달 21일 회견에서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일본을 앞서고 있는 한국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디플레이션과 관련해 시라카와 총재는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은 디플레이션 문제 해결에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 디플레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디플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관된 양적완화 정책과 경제 성장을 위한 기반을 강화하는 노력, 두가지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시라카와 총재는 자산매입 프로그램 확대 가능성도 밝혔다. 그는 “만약 경제가 우리의 전망보다 크게 악화된다면 추가 자산매입을 고려할 것”이라면서 “다만 이에 따른 비용 등을 심사숙고한 뒤 최종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BOJ는 5조엔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자산 다 팔아도 나랏빚 못 갚는다

    일본의 국가부채가 처음으로 자산총액을 초과했다. 1일 일본 내각부의 국민경제통계에 따르면 2009년 말 현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안고 있는 차입금 총액이 1018조 9000억엔으로 자산총액(970조엔)보다 약 48조 90 00억엔이 많았다. 전년 말에 비해 채무액은 35조 30 00억엔 증가한 반면 자산은 19조 60 00억엔이 감소했다. 내각부가 1969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채무가 자산을 초과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모든 자산을 팔아도 부채를 갚지 못하는 채무 초과 상태로, 현재 일본 정부의 심각한 재정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자산보다 빚이 많아진 것은 정부가 세수 부족에 따른 재정확보를 위해 국채를 과도하게 찍어냈기 때문이다. 자산은 디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국가 보유 토지 가격 등이 하락하면서 줄었다. 정부 부문과 달리 가계와 기업의 재정 상태는 상대적으로 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부문의 순자산은 2009년 말 현재 2039조엔, 금융기관을 제외한 민간 기업도 자산 초과가 604조 7000억엔에 달했다. 하지만 가계와 기업도 디플레이션의 영향을 받아 전체적으로 전년에 비해 자산이 3.4% 줄어 2년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한편 일본의 국부는 2년째 마이너스가 지속됐다. 가계와 기업, 금융기관, 정부가 보유한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2009년 말 현재 2712조엔으로 전년에 비해 3.4% 줄었다. 국부는 2000년부터 증감을 지속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최다를 기록했던 1990년에 비해 4분의3 수준으로 떨어졌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中 내년 9~9.5% 성장… 물가 급등에 상반기 금리인상”

    [新 차이나 리포트]“中 내년 9~9.5% 성장… 물가 급등에 상반기 금리인상”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외경제연구소(NDRC)의 장옌성(張燕生) 소장은 “내년 중국경제는 재정 긴축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의 강력한 경제성장 으로 정부 목표인 8%를 넘어 9.0~9.5%의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장 소장은 “현재 중국이 당면한 최대 경제현안은 인플레이션 압력이며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때문에 물가상승 압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면서 “미국의 정책은 자국의 경제 회복만을 겨냥한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중국의 경제와 무역정책을 주관하는 최고기구이며 장 소장이 이끄는 NDRC는 주요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장 소장은 국제 금융·무역 분야의 전문가로서 국가 경제개발 계획에 직접 참여한 경력이 있으며 다수의 경제학 저작상을 수여한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 전문가로 꼽힌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년의 중국 경제성장의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중앙에서 내년에 8%대의 경제 성장률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지방정부의 성장 열망과 속도를 인위적으로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내년 경제 성장률은 목표치보다 1%포인트 정도 높은 9.0~9.5%로 예상한다. 올해 일부 지방에서 13~16%의 경제성장을 이루기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역시 정부의 목표치인 9%대를 넘어 10.0~10.5%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중국은 질적인 성장이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동시에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소비와 투자가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중국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지. -중국 경제의 발전에 있어서 인플레이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4%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고 올 4분기에는 정점에 달할 것이다. 현재 인플레이션은 농식품 가격 상승과 자산가격 버블,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3가지 측면에서 오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에만 2차례, 올 들어 모두 5차례나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올렸다. 중국 정부는 올해 말과 내년 초에 각 방면의 가격상승 요인을 집중 점검하며 통제할 것이다. 향후 중국 정부는 선제적 재정정책과 함께 신중하고 적절한 긴축통화 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에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내년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중국은 내년 물가안정 목표치를 올해의 3%보다 1%포인트 높은 4% 정도로 잡을 것으로 본다. 올해 물가목표 당성은 이미 힘들다. 중국 정부는 지방 정부에 물가압력을 높이는 투기적 자본의 유입을 억제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요구했고 특히 매점매석 등 불법행위를 차단할 것을 지시했다. 물가 압력을 높이는 주된 요인인 식량 및 에너지 물가를 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어떤 방향으로 가는가. -금융위기는 세계를 두개의 섹터로 나누었다. 타격이 컸던 미국과 유럽은 현재 디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해 있어 경제회복을 하는 데 힘이 부치는 양상이다. 그래서 이 국가들은 양적완화 정책과 화폐의 평가절하 정책을 쓰고 있다. 신흥 경제국의 경우 대부분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해 보편적으로 금리인상 정책을 선호한다. 효과적인 글로벌 거시경제 정책의 조정이 없다면 강력하면서 지속적이고 균형적인 경제성장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미국은 현재 개인 소비와 투자가 모두 침체된 상태다. 자신의 경제회복을 위한 정책으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는 것과 같은 양적완화 정책을 택했다. 6000억달러에 달하는 달러를 추가로 공급하게 되면 세계의 자산가치는 떨어진다. 미국의 부채가치도 덩달아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중국과 같은 신흥경제국에 미국의 이런 통화정책은 재난이나 다름없다. 특히 핫머니의 대량 유입은 중국 거시경제에 혼란을 가져오고 강력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게 된다. 미국의 경제회복만을 겨냥한 양적완화 정책은 한마디로 무책임한 처사다. →양적완화 정책이 중국과 세계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제로금리 정책과 연관이 크다. 1990년대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정보기술(IT) 산업의 붕괴 원인이 됐고 금리를 더 내리니까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다.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하면 더블딥(이중 경제침체) 수준은 아니겠지만 새로운 금융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 중국과 같은 신흥 경제국에 인플레이션 압력과 함께 경제적 불안정성을 가져올 수 있다. →위안화의 평가절상 전망은. 향후 달러를 대체하고 기축통화가 될 수 있을까. -위안화는 점진적인 절상이 이뤄질 것이다. 급격한 절상은 중국 중소기업들의 무더기 도산으로 이어진다. 중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경제가 발전하면 위안화의 가치는 당연히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기축통화가 되기는 어렵다. 이유는 간단하다. 60년간 정치·경제적 통합 과정을 거쳐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 노력한 유로화조차 희망이 현실화되지 못했다. 세계경제의 약 25% 정도를 차지할 뿐이다. 중국 경제 역시 지금 막 발전을 시작한 단계다. 60년이 더 흘러도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위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기축통화의 다원화 현상은 보다 뚜렷해질 것이다. →내수시장 중시 정책으로 변했는데. -중국의 13억 시장을 하나의 시장으로 묶음으로써 경제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기존의 경제발전 지역인 연안지역 역시 내수 시장을 중점적으로 개발할 것이고 동시에 중부 내륙지방의 경제를 골고루 일으킨다는 목표다. 내수를 중시함으로써 소비가 늘어나고 수입도 증가할 것이다. 한국의 경험을 보면 수입이 늘어나면서 설비와 기술 수준이 높아졌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의 내수시장이 발전할수록 글로벌 인재들이 많이 모여들기를 기대한다. →한·중 간 경제협력 방향도 달라지는가. -내수시장이 커지면 당연히 한국의 대중 수출이 늘어날 것이다. 한국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과거 중국이 수출지향적인 정책을 폈을 때 한국 기업들이 중국으로 많이 왔지만 내수 지향적으로 바뀔 경우 한국 기업들은 그대로 한국에 머물게 된다. 특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될 경우 관세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에 굳이 중국에 올 필요성이 없어진다. 이 경우 한국 내에 일자리가 늘어나 한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반대로 중국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를 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낮은 임금을 이용해서 수출을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한·중 경제협력의 다원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관세장벽이 없어지면 서비스 산업에 대한 협력이 커지고 중국 기업들이 한국에서 투자 파트너를 찾게 될 것이다. 둥베이 3성이나 산둥성 등에서 장기간 협력관계에 있던 자본들이 한국에 더욱 많이 투자할 것이다. →중국의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버블이나 은행 부실채권 문제 때문에 일본처럼 장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자산가격의 상승을 막아야 한다. 베이징의 아파트 가격의 경우 1㎡당 3만위안(약 510만원)을 10년 정도 유지하면 10년 후에는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다. 문제는 어떻게 10년 동안 안정시킬 것이냐는 것이다. 서민들을 위한 보장성 생활주택(서민주택)을 대규모로 제공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서민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이 이어지면 부동산 가격은 결국 잡힐 것이다. 일례로 3년 내에 충칭(重慶)시에 3000만㎡(약 90만평)의 서민주택이 공급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은행 부실채권은 정부의 상당한 노력으로 호전되고 있다. 하지만 부실채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할 경우 단기간 비용이 환수가 안 되기 때문에 부실채권으로 분류될 수 있지만 30년 앞을 내다보면 우량채권으로 변할 수도 있다. 길을 닦을 때 아들과 손자도 쓸 수 있도록 고려하는 것이 중국의 정책이다. →중국과 북한의 경제협력이 가속화되는 느낌인데.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면 중·북 경제협력 강화는 한국에도 좋은 일이다. 1980년대 중국 남부의 선전 등 주장 삼각주를 개발할 당시 홍콩 자본의 투자로 시장경제로 변했다. 국민들의 삶의 질도 높아졌고 시장경제는 돌이킬 수 없는 정책이 됐다. 중국의 둥베이 3성과 북한 접경지역에서 중·북 합작이 늘어나면 북한의 시장경제 요소도 늘어나고 북한 사람들의 생활도 향상될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한국도 길게 보고 중·북 경제 합작을 지지하고 참여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중국과 북한의 경제협력이 결국 북한 경제의 중국 편입으로 이어질 것이란 시각도 있는데. -북한 정권의 성격이나 북한인들의 강한 기질을 볼 때 중국 경제에 편입되거나 예속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북한 경제가 발전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중국경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에 편입되는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글 사진 베이징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장옌성 소장 국제무역과 금융에 정통한 인물로 중국 정부의 대외 경제정책, 특히 무역정책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있는 경제학자다. 2000년부터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 사령탑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 대외경제연구소(NDRC) 소장을 맡아 국가 대외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 1994년에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국제무역을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해석한 공로를 인정받아 중국 최고 권위의 경제학상인 ‘쑨예팡 경제과학상’을 수상했다. 중국과 선진국 간 무역 불균형,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 등 최근의 국제 이슈와 관련해 중국 정부의 대응 논리를 개발하고 정책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 [G20 정상회의 D-2] “환율전쟁 해법은 변형 金 본위제”

    “환율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으로 돌아가야 한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가 오는 11~12일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각국이 금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환율 협정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졸릭 총재는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G20이 현재 세계경제를 움직이고 있는 브레튼우즈Ⅱ 체제의 대안에 대해 논의할 때가 됐다.”면서 “이번 주 서울 G20 정상회의가 그 무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과 달러가 고정된 교환 비율을 갖는 ‘고정 환율제’를 골자로 한 1945년의 브레튼우즈 협정, 베트남 전쟁 등으로 인한 달러의 대량 발행으로 인해 미국이 달러를 더 이상 금으로 바꿔줄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된 1971년 변동 환율제의 브레튼우즈Ⅱ 시대에 이어 제3의 환율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졸릭 총재는 “변형된 형태의 금본위제(화폐의 가치를 금의 가치로 나타내는 것)를 검토해야 한다.”면서 “이 시스템에는 달러와 유로, 엔, 파운드는 물론 급속히 국제화된 위안도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이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및 미래의 통화 가치에 대한 시장 기대의 기준이 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졸릭 총재는 “금본위제 복위에 대해 각국 정부와 경제학자들은 성장과 고용을 줄어들게 할 것이라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왔으나 금은 교과서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과거의 돈’이 아니라, 분명히 시장에서 대체통화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졸릭 총재는 새 통화 체제 구축이 브레튼우즈 체제로 인해 출범한 국제통화기금(IMF)의 변화와 병행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인플레 현실화 되나] 한국은 왜 늘 고물가에 시달릴까

    ●최근 20년 日의 9배·美의 2배수준 1일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09년까지 20년 간 미국은 연 평균 2.8%, 영국은 2.6%, 일본은 0.5%의 물가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한국은 연 평균 4.4%를 기록했다. 10년 넘는 장기 디플레이션을 거친 일본을 제외하더라도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금융위기 직후 이런 상황은 더욱 도드라진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는 2.8% 올랐지만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과 타이완은 각각 1.3%와 0.8% 내렸다. 우리나라 물가가 선진국에 비해 가파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심리적 요인인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된 게 큰 이유다. ●“과거에도 올랐으니…” 심리가 문제 물가가 과거에도 올랐으니 미래에도 그만큼 오를 것으로 생각하는 심리가 다른나라보다 유독 강하다는 것이다. 뿌리깊은 독과점 구조와 유통구조의 비효율성도 물가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는 생산자물가보다 상승률이 유독 높은데 이는 유통과정에서 많은 이윤이 추가된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엔高… 일苦

    일본 정부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이후에도 치솟는 엔고 탓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26일 엔화 가치 상승과 디플레이션에 대응할 5조 900억엔(약 70조 4000억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승인했다. 국제협력은행(JBIC)의 해외 투융자 규모 확대 계획도 발표했다. JBIC가 외국환자금 특별회계(외국환평형기금과 비슷) 자금을 이용해 외화 융자를 1.5조엔만큼 더 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일단 융자 폭을 늘려놓으면 JBIC는 비상시에 동원할 외화 융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엔고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엔화 강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값은 달러당 81.28엔을 기록했다. 전날 한때 기록한 80.40엔보다는 다소 떨어졌지만 지난 1995년 4월 19일 사상 최고치인 달러당 79.75엔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엔고 행진이 지속되는 이유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각국이 통화 절하 경쟁, 이른바 ‘환율전쟁’을 자제하기로 합의한 뒤 ‘일본이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딜러들이 엔화 사들이기를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이 조만간 추가 금융 완화 조치를 취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엔화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엔고의 그늘에서 수출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을 받은 일본 기업들은 생산 기지의 해외 이전을 한층 확대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고육책이다. 도요타는 최근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를 태국 방콕 인근의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올해 해외 생산 비중을 57%로 높였다. 라이벌인 닛산 자동차의 해외 생산은 지난해 66%에서 올해 71%를 돌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소니는 지난해 해외 생산 비중이 20%에 그쳤지만 올해는 50%까지 크게 높일 계획이다. 일본 정부의 지난 8월 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40%는 엔화가 달러당 85엔선을 유지한다면 생산과 연구개발(R&D) 부문을 해외로 옮길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美 더블 딥 가능성 적어” 손성원 캘리포니아대 교수

    “美 더블 딥 가능성 적어” 손성원 캘리포니아대 교수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15일 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 침체)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더블딥과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라는 강연에서 “미국 경제가 현재 워낙 바닥이어서 더는 떨어질 곳이 없어 더블딥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의회가 (올해 말 종료되는 감세정책 이후) 어떤 후속 조치를 취하느냐가 중요한데 의회가 세금인하 정책을 계속 연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美경기회복 둔화… 추가부양 용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21일 “미국의 경기 회복세와 고용이 둔화되고 있다.”면서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동원할 용의가 있다.”고 발표했다. 연준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회의 뒤 내놓은 성명에서 정책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현재의 연 0∼0.25% 수준에서 동결키로 결정하고 앞으로 상당 기간에 걸쳐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연준은 추가 국채 매입 등 새로운 통화 완화정책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필요할 경우에는 앞으로 추가적인 부양책을 시행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 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 완화 조치를 확대 시행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특히 물가가 연준에 위임된 관리목표 수준에 다소 미달하고 있다고 지적,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간접적으로 표명하면서 물가수준을 연준의 관리목표치에 도달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연준은 설명했다. 연준은 지난 FOMC 회의 때 발표했던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의 만기도래분을 국채 매입에 재투자하는 방안은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사설] 도쿄發 환율전쟁 확산 철저히 대비해야

    도쿄발 환율전쟁이 촉발됐다.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 뒤 각국은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에 신중했다. 1929년 대공황이 각국의 경쟁적 자국통화 평가절하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악화된 점이 경고됐기 때문이다. 최강국 미국만은 경제 회복을 위해 약달러를 통한 수출확대를 꾀했다. 중국, 유럽, 일본 등의 통화정책에 유무형의 압박을 가했다. 마침내 급격한 엔고에 고심하던 일본이 그제 대규모 시장 개입을 단행, 환율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이후 미국, 유럽이 반발하며 자국 통화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한 세계 통화전쟁이 확산될 조짐이다. 자국 통화가치를 낮춰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는 각국의 환율전쟁이 확산되면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세계경제가 다시 얼어붙게 된다. 따라서 환율전쟁은 자제되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엔고가 일본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디플레이션을 악화시킨다며 시장에 개입해 버렸다. 하지만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전 의장 등은 시장개입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실제 일본정부 개입 규모가 하루 엔·달러 거래량의 수%로 효과는 미지수다. 경험에 비춰도 일본 단독으로 엔고를 막는 것은 어려웠다. 그래도 상황은 주시해야 한다. 일본의 시장개입은 엔 약세 전환보다는 강세 수준을 약화시키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문제는 환율전쟁의 확산이다. 아시아 각국이 엔화에 대해 자국 통화가치를 낮게 유지하기 위한 시장 개입 우려가 나온다. 그러면 리먼 사태 이후 유지되어 온 국제 금융위기 공조체제가 흔들린다. “나부터 살자.”식 환율전쟁은 금융위기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일본의 도발에 미국, 중국, 유럽과 아시아 각국이 자구책으로 환율전쟁식 대응을 하면 정말 위험하다. 당국은 도쿄발 환율전쟁 확산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환율전쟁 억제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의 책무이기도 하다.
  • 식지않는 엔高 공포

    식지않는 엔高 공포

    일본 엔화 가치의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 2년 전만 해도 원화의 10배가량(2008년 9월1일 100엔 당 1001.38원)이었지만 지금은 14배 수준(9월15일 1398.01원)이다. 일본경제가 탄탄해서가 아니라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 가치가 급락한 데 따른 반작용이다. 수출 증대를 통해 경기 회복을 꾀하고 있는 일본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엔화 대출 상환 부담 증가와 대일 무역역조의 심화 등 뜻하지 않은 유탄을 맞게 생겼다. 15일 국제 외환시장의 가장 큰 뉴스는 일본 정부가 6년6개월 만에 시장 개입에 나섰다는 소식이었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은 이날 오전 “디플레이션이 진행된 상황에서 최근의 외환 동향은 경제, 금융의 안정에 악영향을 주고 있어 간과할 수 없었다.”고 시장 개입 사실을 확인했다.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은 2004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도 “외환 시장의 안정적인 형성에 이바지하길 강하게 기대한다.”며 재무성의 조치를 환영했다. 그 덕에 오전 한때 달러당 82.80엔까지 치솟았던 엔화 가치는 급락세로 돌아서며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엔화 강세의 이유가 일본 경제에 있지 않고 미국 경제에 있기 때문에 원화와 위안화도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60.9원을 기록했다. 올해 고점(5월26일)인 1253.3원 대비 92.4원이 절상됐다. 위안화도 초강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엔화 가치가 높아지면 자동차, 전기전자, 조선, 철강 등 일본과 경합하는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등 장점이 있지만 엔화 대출 상환이나 대일 무역역조 심화 등이 나타나게 된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05년 이후 급증한 국내 엔화 대출의 상당부분이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에 몰려 있다.”면서 “중소기업들은 환 헤지 수단도 빈약하기 때문에 엔고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화되면 큰 어려움을 겪는 곳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으로부터의 수입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대일 무역적자는 180억 7000만달러로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엔고의 그늘] 치솟는 엔화에 日 환시장 개입

    [엔고의 그늘] 치솟는 엔화에 日 환시장 개입

    엔화의 기록적인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환율 시장 개입을 꺼려 온 일본 간 나오토 정부가 결국 팔을 걷어붙였다. 2004년 3월 이후 6년 6개월만에 환율 방어조치를 전격 단행한 것이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15일 오전 “디플레이션이 진행된 상황에서 최근의 외환 동향은 경제, 금융의 안정에 악영향을 주고 있어 간과할 수 없었다.”며 외환 시장 개입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오전 10시30분쯤 35분가량 외환시장 개입을 실시했다고 설명했지만 개입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최소한 수천억엔에서 1조엔까지 풀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일본 정부가 기자회견까지 해가며 외환시장 개입사실을 밝힌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로, 엔고 대응에 대한 일본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노다 재무상은 이어 “앞으로도 시장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필요할 때에는 개입 등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추가 개입도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도 “일본은행도 강력한 금융완화 조치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일본 외환시장에서 엔화 값은 오전 장중 한때 1995년 5월 이후 최고인 달러당 82.80엔까지 치솟았다가 당국이 시장에 개입한 사실이 알려진 뒤 계속 떨어져 오후 4시 현재 85.08엔으로 전날보다 1.87엔이나 급락했다. 또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당국의 외환 시장 개입 사실을 호재 삼아 전날보다 무려 217.25포인트 뛴 9516.56을 기록했다. 일본 정부의 전격적인 환율 방어 조치는 새로 꾸려질 간 총리 내각이 앞으로 환율시장 개입까지 불사하는 과감한 조치를 통해 경기침체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보내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수출 확대가 민간 소비 증가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잃어버린 10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엔고에 따른 수출 타격은 일본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더욱이 수출 타격은 투자와 소비심리까지 악화시켜 악순환을 가중시킬 가능성도 작지 않았다. 일본 대기업들은 올해 환율을 90엔 안팎으로 예상하고 경영계획을 세웠지만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실적에 압박을 받고 있다. 엔화값이 1엔 오르면 도요타자동차의 영업이익은 연간 300억엔, 혼다는 170억엔, 소니는 20억엔 각각 감소한다. 이를 일본의 전 산업으로 확대하면 엄청난 타격이다. 경기 활성화와 고용 안정으로 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시장의 불안심리를 차단하기 위해 시장개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린 셈이다. 일단 개입에 나선 이상 재무성은 필요할 때마다 단속적으로 꾸준하게 시장개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정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유럽의 경제 불안으로 당분간 달러화와 유로화의 약세가 불가피한 만큼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美연준 ‘경기회복 처방’ 놓고 갑론을박

    더디기만 한 경기회복에 대한 처방과 전망을 놓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격렬한 논쟁에 휩싸였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8월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경기부양 방안 가운데 하나로 모기지증권 만기도래분을 국채매입용으로 재투자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때 일부 위원들이 반대 의견을 강하게 제기했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토머스 호니그 총재는 국채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 조치에 강력히 반대했다. 일부 이사들도 이러한 조치의 효과가 미미할 수 있고 금융위기 이후에 취했던 비정상적인 조치들을 거둬들여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기로 한 연준의 입장과 달리 잘못된 메시지를 시장에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시했다. 경기전망에 대해서도 견해차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일부 이사들은 최근 몇 개월간 성장세가 약해졌으며 경기하강 위험이 증가했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다른 참석자들은 경기회복세가 내년까지 완만하게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이미 예상했던 대로 경제가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또 한 참석자는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초래했던 것과 같은 디플레이션의 위험성이 우려된다는 견해를 표명했으나 다른 참석자들은 연준의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으로 인해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인플레이션 단계로 회복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10명의 참석자 가운데 호니그 이사 1명이 반대한 가운데 나머지 위원 9명은 모기지증권 만기 도래분을 국채 매입에 재투자하는 방안을 담은 성명서를 채택했다. CNN 등은 연준 내부에서 이 정도로 견해차가 선명하게 노출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이는 경기전망을 놓고 불확실성이 매우 커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가라앉는 美·日경제 해법찾기 분주한데…

    가라앉는 美·日경제 해법찾기 분주한데…

    ■ 美 감세카드 ‘쳇바퀴’ 오바마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 부양 카드를 집어들었다. 미국 경제의 회복이 둔화되고 다시 침체 우려가 높아지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올해 만료 예정인 중산층에 대한 감세정책을 연장하고 고용 촉진을 위해 기업에 대한 감세를 추가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정에너지 개발과 기간시설 재건에 대한 지원 확대와 같은 부양조치들도 제시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성장을 추가로 부추기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을 조만간 공표할 것”이라면서 이를 기정사실화했다. 이 같은 발언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 여파에 시달리는 미국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바마의 이날 발언은 열흘 간의 여름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발표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끌었다. 오바마 정부는 지난해 8140억달러(약 977조원)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 뚜렷한 고용증진에 실패하면서 실업 감소를 위한 성장 촉진 압력에 직면해 있다. 또 오는 3일 발표될 노동부 고용통계도 8월 중 실업률이 7월(9.5%)보다 상승한 9.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40.92포인트(1.39%) 하락한 1만 9.73에 거래를 마감하면서 1만선을 간신히 지켰다. 경기 회복에 대한 불신 확산과 투자심리 위축으로 낙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오바마 정부가 부동산 우량채권 매입 등을 통해 주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등 앞으로 1년 동안 2조달러(약 2400조원)가량의 통화를 더 풀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부진한 민간소비를 끌어올리고 통화를 풀어 경기 진작을 시도해 왔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日 엔고잡기 ‘헛바퀴’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30일 디플레이션과 엔고를 저지하기 위해 금융완화대책을 내놓았지만 ‘엔고’의 기세를 막지는 못했다. 대책 내용 대부분이 예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데다 시장의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31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급락해 전날보다 325.202포인트 급락한 8824.06포인트를 기록했다.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오후 3시 현재 전날보다 달러당 0.93엔 하락(엔화값 상승)한 84.18엔에 거래됐다. 15년래 최고치인 83엔대를 다시 위협하고 있는 중이다. 일본 정책당국이 그동안 시장에 약속했던 조치를 이번에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엔고가 잡히지 않으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천명했듯이 조만간 미 행정부가 양적 완화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여 엔화가치는 천정부지로 높아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엔고로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린 일본 기업들은 물론 일본 정부의 디플레이션 탈출 시도에도 절망감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2분기 일본 경제의 성장률이 0.4%에 그치고 소비자물가가 7월말 현재 17개월 연속 하락하는 실정에서 이번 부양책이 시장에 파급 효과를 주지 못하면서 일본 정부 당국은 크게 당혹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파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나카하라 노부유키 전 일본은행 정책위원은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지 않는 이상 미국과 일본 금리 차가 달러 대비 엔화 강세를 부추길 것”이라며 제로 수준의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美 더블딥 현실화?

    미국의 경기둔화 양상이 뚜렷해졌다. 미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가 1.6%를 나타내 한 달 전 공개된 속보치인 2.4에 비해 훨씬 낮아졌다고 27일 발표했다. 미국은 이미 주택매매 실적과 고용창출 실적 등을 비롯한 일부 경기지표들이 어둡게 나타나면서 회복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적잖았다. 여기에 경기순환 사이클을 보여 주는 GDP 성장률마저 하강 곡선을 그린 것은 경기회복세가 실제 무뎌졌음을 보여 준다. 미국 경제가 짧은 회복 이후 다시 침체에 빠져드는 ‘더블딥’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한층 커진 것이다. 상무부는 “해외상품 수입증가에 따라 무역수지 적자가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2분기 성장률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에 1.6%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뒤 4분기 5.0%로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렸으나 올해 1분기 3.7%, 2분기 1.4% 등으로 성장세가 크게 완만해진 양상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하반기 성장률도 2분기와 같이 미약한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측했다. 2분기 수출은 9.1% 증가한 데 비해 수입은 32.4%나 급증, 1984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 같은 무역수지의 불균형이 성장률을 3.4% 포인트나 끌어내렸다. 또 기업재고는 632억달러어치가 늘어 속보치의 757억달러어치와 비교, 증가 규모가 줄어들면서 GDP 성장률을 0.6% 포인트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는 게 상무부 측의 설명이다. 한편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이날 세계 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 미국의 경기가 훨씬 더 나빠지고 디플레이션의 조짐이 나타날 경우 연준이 채권 매입을 통해 시중에 대량으로 자금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글로벌 더블딥 오나] 엔화 15년만에 최고치… 정부 환율개입 나서나

    일본의 금융시장이 엔화 환율의 급등으로 ‘공황 상태’에 빠지면서 정부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에 대한 외환시장 개입 압력이 한층 커지고 있다. 25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49.75포인트 밀린 8,845.39를 기록했다. 닛케이지수는 올해 증시 개장일인 지난 1월4일의 1만 654.79에 비해 1700포인트 이상 빠져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하다. 연초 달러당 90엔 안팎에서 오르내리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 24일 15년만에 최고치인 83엔대에까지 치솟았다. 이날 엔화값은 전날보다는 다소 진정된 84엔대에서 거래됐다. 엔화값 강세가 꺾이지 않자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을 시사하고 나섰다. 일본은 지난 6년간 외환시장에 끼어들지 않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필요할때 적절한 대응을 취해야 한다.”고 밝혀 엔고 현상이 지속될 경우 정부와 일본은행이 시장에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노다 재무상은 그러나 시장개입 여부에 대한 직설적 질문에 대해서는 “코멘트 하지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엔화 강세는 기본적으로 일본의 경제 기초여건(펀더멘털)이 강해서가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경제불안에 따른 유로화와 달러의 가치 하락 탓에 국제 투자자금이 엔화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고와 디플레이션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상황을 꼬이게 하고 있다. 엔화값이 계속 오르자 일본 경제계와 금융시장은 당국의 조치를 강도높게 재촉하고 있다. 엔고를 방치할 경우 수출 경쟁력이 무너지고 증시가 붕괴돼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타고 있는 경제가 다시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일본은행은 돈을 풀어 금융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현재 20조엔인 자금공급 규모를 30조엔으로 확대하고 대출기간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자금은 연 0.1%의 초저금리로 금융기관에 공급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일본은행은 성급하게 외환시장에 손을 댔다가 실패할 경우 환율시장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 중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디플레 수렁’ 日경제 3대 미스터리

    ‘디플레 수렁’ 日경제 3대 미스터리

    ‘잃어버린 10년’이란 긴 터널을 빠져나온 일본이 또 다시 고환율과 디플레이션의 딜레마에서 헤매고 있다. 탈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수렁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더욱 깊숙이 빨려드는 듯한 모습도 나타난다. 이런 가운데 일본경제에는 일반 경제이론으로 쉽게 이해되지 않는 현상들이 나타난다. (1) 돈 풀어도 경기 요지부동 →노후 걱정에 소비 자제 일본에서는 정부가 돈(재정지출)을 풀면 시장이 살아난다는 케인스의 ‘유효수요이론’이 통하지 않는 듯하다. 실제 일본은 경기부양을 위해 1990년대에만 137조엔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정을 쏟아 부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의 재정지출 늘리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6일 간 나오토 총리는 새 경기 부양책을 검토하라고 경제 각료들에게 지시했다. 올 1·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낮은 0.1%(전분기대비)를 기록한 직후 나온 조치다. 추가 경기 부양책에 1조 7000억엔(약 23조 5000억원)이 쓰일 것이라는 예상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2) 곳간 비어도 엔高 여전 →엔=안전 굳건한 신뢰 최근 일본의 고민은 엔고에 있다. 지난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84.72엔까지 내려갔다. 엔화 가치가 1995년 7월 이후 최고로 올라간 것.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엔화는 달러당 100엔대 전후였지만, 하반기 90엔대로 떨어진 이후 결국 올 들어 80엔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보통 나라의 경제가 좋지 않으면 해당 국가의 돈 가치는 떨어지기 마련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현재의 엔고는 의외다. (3) 그리스 2배 빚 걱정없다? →국채 95% 자국인 투자 국민 1인당 빚이 그리스의 두 배 수준이지만 정작 일본은 글로벌 금융위기나 외환위기로 자유롭다. 그만큼 부채상환 압력이 높지 않다는 말이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국가채무는 지난 3월 말 현재 882조 9235억엔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 중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채무까지 합친 국가채무 잔액은 지난해 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218.6%로 미국(84.8%)과 영국(68.7%)의 3배 안팎이다. 하지만 적어도 세계 경제위기에 일본의 외환위기를 논하는 이는 없다. 전문가들은 이런 몇 가지 의문점을 풀어나가는 것이 일본 경제를 이해하는 키워드라고 말한다. 먼저 재정을 풀어도 내수가 살지 않는 것은 일본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와 연결된다. 일본의 내수가 살지 않는 것은 쓸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고용과 노후문제 등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양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인은 가구 당 평균 우리 돈으로 3억~4억원 수준의 자산을 가지고 있지만 노후를 위해 소비를 자제하고 있다.”면서 “결국 정치권이 구조적인 불안심리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내수가 살아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위기 이후 급등한 엔화가치는 여전히 엔화가 3대 기축통화로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유로화도 미 달러화도 믿을 수 없는 시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엔화는 안전자산이라는 신뢰를 주고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일본은 세계 최대의 순채권국이다. 또 높은 국가채무 비중에도 일본이 외풍에 흔들이지 않는 이유는 국채의 95%는 자국(일본)투자가라는 점이다.일본은 1400조엔이 넘는 막대한 규모의 가계 금융자산이 국채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 투자가들은 금리가 높은 외국자산보다도 일본 국채가 안전하다고 생각해 자국의 국채를 보유한다. 결국 일본이 아무리 흔들린다고 해도 국가채무때문에 국외로 빠져나갈 돈은 최대 5% 정도라는 말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다시 출렁이는 세계경제] 日은 엔高쇼크 비명

    12일 몰아닥친 ‘엔고(円高) 쇼크’에 일본 경제가 비명을 질렀다. 엔화값이 15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가뜩이나 가격 경쟁력 하락 등으로 허덕이던 일본 수출기업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도쿄 금융시장에 따르면 엔화값은 전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일시적으로 장중 달러당 85엔대가 붕괴된데 이어 런던 외환시장에서도 한때 달러당 84.70엔을 기록, 1995년 7월 이후 15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시장 안팎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였던 1995년 상반기의 달러당 79.75엔을 돌파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의 엔화값 강세는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유럽의 재정불안, 중국 경제의 둔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경제가 불안해지자 글로벌 머니가 달러와 유로를 팔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엔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화값이 예상외로 뛰면서 경제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올들어 일본 경제 회복을 수출이 이끌고 있으나 엔화값이 떨어지지 않을 경우 수출 채산성이 악화돼 디플레이션 탈출을 노리는 경제 전반에 역효과를 미치게 될 전망이다. 대다수 일본 기업들은 올해 달러·엔 환율을 달러당 87~90엔 수준으로 예상하고 경영계획을 세웠으나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목표치를 낮춰야 할 처지에 놓였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2010회계연도 일본 400개 주요 기업 세전순이익은 달러-엔 환율이 1엔 절상될 때마다 0.5%포인트씩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엔화값이 1엔 오르면 도요타자동차의 영업이익은 연간 300억엔, 혼다 170억엔, 닛산 150억엔, 소니는 20억엔 각각 감소한다. 호조 요이치 혼다자동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85엔인 상황에서 자동차를 제조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기업들이 살기 위해서는 공장을 해외로 이전할 수 밖에 없고 이는 일본의 생산과 고용, 투자, 소비에 악영향을 미쳐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엔화값이 달러당 80엔대 초반으로 떨어질 경우 일본은행이 시장개입에 나서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달러를 푸는 상황에서 일본만 달러를 사들이는 시장개입에 나설 경우 효과가 없어 섣불리 중앙은행이 개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재정을 동원해야 하지만 일본의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2배로 재정건전성이 선진국 최악이어서 신규 국채를 찍어낼 여력이 없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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