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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물산, 용산 랜드마크 빌딩 시공권 포기

    삼성물산, 용산 랜드마크 빌딩 시공권 포기

    삼성물산이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요구를 받아들여 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 빌딩 시공권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16개 민간 출자사들도 코레일의 기득권 포기 요구 등을 조건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로써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정상화에 큰 고비를 넘기게 됐다. 그동안 랜드마크 시공권 포기 등 민간 출자사들의 기득권 포기를 놓고 코레일과 출자사들이 줄다리기를 해 왔었다. 하지만 상호청구권 포기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어 정상화까지는 적잖은 진통도 예상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9개 민간 출자사들 가운데 대다수는 이번 사업 파산으로 인한 손실과 후유증 등 파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고려해 코레일이 경영권을 쥐고 사업 정상화를 추진하는 데 원칙적으로 이견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도 1조 4000억원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 시공권을 내놓기로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따낸 시공권을 정당한 사유 없이 포기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반납’ 쪽으로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앞서 코레일은 삼성물산이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을 내놓으면 초기 출자액 640억원(지분 6.4%)을 제외하고 랜드마크 공사 수주 때 매입한 전환사채(CB) 688억원을 돌려주겠다는 제안을 했었다. 코레일은 지난 15일 용산사업 정상화 방안에서 공사 물량을 건설공사원가계산 작성 기준으로 바꾸기로 했으며, 10조원 규모의 공사 물량 중 20%만 건설 출자사에 배정하고 나머지 80%는 공개입찰에 부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10조원 규모의 공사 물량 전액을 배정받기로 하고 용산개발 사업에 20억~640억원씩 모두 2000억원을 출자한 민간 출자사들은 코레일의 조건을 받아들여 이를 포기하는 대신 20%의 공사물량에 대해서는 시공비와 수익을 따로 정산, 일정 부분 수익을 보장(코스트앤드피 방식)해 줄 것과 신속한 정보 제공 등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또 사업 무산 시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청구권을 행사하지 말라는 요구와 시행사 이사진 10명 중 5명을 코레일이 선임하는 것 등에 대해서는 견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하지만 코레일은 사업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공사비를 줄여야 하는 만큼 건설사들이 요구한 코스트앤드피 방식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상호청구권 포기도 지금까지 진행된 과정의 잘잘못을 따지면 공사 지연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서로 이해하고 가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코레일과 출자사들은 용산 사업 정상화라는 큰 틀의 합의만 이룬 것일 뿐 세부 원칙에는 상반된 견해를 가지고 있어 불씨는 남아 있는 셈이다. 코레일은 21일 낮 12시까지 출자사들의 의견을 최종 취합해 오는 25일 이사회에서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최종 합의가 끝나면 다음 달 2일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주식회사가 주주총회를 열어 정상화 방안을 특별결의로 처리할 계획이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키프로스 구제금융안 부결… 결국 ‘플랜B’로?

    키프로스 의회가 19일(현지시간) 예금 과세를 골자로 한 구제금융 협상안 비준을 부결했다. 키프로스가 새로운 재원 조달에 실패할 경우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맞게 되기 때문에 ‘플랜 B’가 나올지 주목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키프로스 의회는 오후 임시회의를 열고 구제금융 협상 비준안을 표결해 반대 36표, 기권 19표로 부결했다. 앞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은 키프로스에 100억 유로(약 14조 40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대가로 모든 은행 예금에 과세하기로 했다가 반발이 거세지자 예금 잔액 2만 유로 이하는 과세하지 않는 수정안을 마련, 의회에 제출했지만 찬성표를 한 표도 얻지 못한 것이다. 비준안 부결 후 니콜라스 파파도폴루스 의회 재정위원장은 “새 합의에 이를 때까지 은행은 계속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 당국은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을 막기 위해 이미 은행 영업을 21일까지 중지시켰다. 그러나 키프로스 정부가 유로존과 새로운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의회가 비준을 거부하자 유로존은 큰 충격을 받았으며, 특히 협상을 주도해 온 독일이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0일 “은행권과 고액 예금자는 구제금융에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키프로스 정부가 러시아에 손을 벌려 대규모 신규 차관을 얻어내려 하는 것도 유로존으로서는 불쾌한 대목이다. 키프로스 은행에는 200억 유로가 넘는 러시아계 자금이 예치돼 있어 러시아는 예금 과세가 골자인 구제금융안에 반대해 왔다. 미할리스 사리스 키프로스 재무장관은 이날 밤 모스크바를 전격 방문했으며, 러시아 측에 은행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그러나 양국 재무장관 회의는 키프로스 측의 차관 제공 요청 등에 러시아 측이 난색을 표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디스 대통령은 20일 정당 지도자들과 만나 추후 대책을 논의했으며, 정부는 국채 발행 등 ‘플랜 B’를 검토하고 있다고 BBC방송이 전했다.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는 50억 유로 규모의 사회보장기금을 쓰거나 천연가스 수익을 담보로 발행한 채권과 은행 예금의 교환 등을 ‘플랜 B’로 보도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용산에 발목’ 롯데관광개발 법정관리 신청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 1700억원의 거액을 투자했다가 발목이 잡힌 롯데관광개발이 법원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롯데관광개발은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하고 회사재산보전처분신청서와 포괄적 금지명령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롯데관광개발은 이달 중 255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256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각각 도래한다. 오는 5월에 180억원, 내년 말까지 392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돌아온다. 1971년 5월 24일 설립된 롯데관광개발은 자본금 55억원으로 관광개발, 국내외 여행알선업, 항공권 판매대행업 등을 하고 있다. 2006년 6월 8일 상장했고 김기병 회장 일가가 52.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용산역세권개발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드림허브)와 계열사로 편입한 용산역세권개발㈜의 지분을 각각 15.1%, 70.1%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용산개발이 지연된 데다가 지난 12일 드림허브가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이자를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이 발생하면서 시장의 불신이 커졌다. 롯데관광개발은 2012년 연결 회계기준으로 3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총부채와 자본금 총액(자본총계)이 각각 1314억원과 508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58.7%다.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아 주식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다. 업계에서는 대주주인 김기병(74) 회장 보유 주식 중 상당수가 은행 대출을 위한 담보로 잡혀 있어 경영권도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롯데관광개발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김 회장과 부인인 신정희(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막내동생) 롯데관광 이사, 두 아들 등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롯데관광은 김 회장(38.6%)과 부인 신씨 및 두 아들 등이 52.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화투자개발, 롯데관광, 동화면세점 등 계열사 및 특수 관계사 일부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관계사인 동화투자개발은 롯데관광개발 차입금에 대한 담보나 연대 지급보증 등을 제공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코레일 “용산 시공권 포기땐 2600억 지원”

    코레일이 민간 출자사들에 채무 상환 불이행(디폴트) 상태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회생을 위한 ‘빅딜’을 제안했다.<서울신문 3월 11일자 1면> 용산개발사업 정상화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사업협약서의 전면 개정 등을 요구했다. 민간 출자사들이 코레일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용산개발사업이 코레일 주도 구조로 전면 개편될 전망이다. 15일 코레일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사업협약 전면 개정과 삼성물산이 가지고 있는 1조 4000억원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 시공권 반납 등을 조건으로 용산개발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에 연말까지 필요한 3000억원 가운데 2600억원을 긴급 지원하는 ‘용산사업정상화방안’을 발표했다. 정창영 코레일 사장은 “기존 출자사들이 기득권을 포기한다면 코레일도 파산을 막고 사업 정상화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민간 출자사들에 오는 22일까지 사업 정상화 방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결정하고 다음 달 1일까지 정상화 방안을 도출하자고 요구했다. 코레일은 SH공사, 건설 출자사(CI) 등과 주축을 이뤄 ‘특별대책팀’(TF)을 꾸리기로 했다. 또 삼성물산이 가진 랜드마크빌딩 시공권 계약을 해지하고, 앞으로 나올 공사(랜드마크 포함)의 시공권을 제한적 경쟁입찰 방식으로 배당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10명인 드림허브 이사진 중 5명을 코레일이 지명하고, 1명은 SH공사에 배당할 것도 요청했다. 2010년 롯데관광개발이 삼성물산으로부터 양도받은 용산역세권개발(용산AMC) 지분 45.1%를 코레일이 지정하는 곳에 양도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서울시에는 사업성 보전을 위한 개발요건 완화 등 행정적 지원과 국·공유지 무상 제공, 광역교통개선대책 부담금 400억원에 대한 조정도 요구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15일 드림허브 이사회… 용산 ‘운명’은

    52억원 때문에 무너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회생을 위해 출자사들이 논의를 시작한다. 향후 사업 처리에 칼자루를 쥔 코레일이 강도 높은 사업계획 변경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출자사들이 얼마나 기득권을 내려놓을 것인지가 사업 재개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14일 용산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는 현재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15일 오전 10시 이사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코레일이 사태 해결을 위한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다”면서 “공식 상정 안건은 없고 사업 정상화를 위한 대책회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코레일은 15일 오후 3시 정창영 코레일 사장 주재로 30개 출자사가 참여하는 용산사업 대책회의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코레일은 사업이 정상화되면 서부이촌동 주민들에 대한 보상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코레일은 이사회와 출자사 대책회의에서 사업구조 변경을 전제로 지원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코레일은 지난 8일 이사회에서 결정된 대로 시공권 포기와 사업계획 변경안, 사업협약서 변경 등을 조건으로 추가 자금 지원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업 정상화를 위해 내놓는 사실상 마지막 제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자 납입 일정 등을 고려했을 때 22일쯤에는 결론이 나야 한다. 코레일은 출자사들이 제안을 거부할 경우 단기 차입을 통해 드림허브 명의로 되어 있는 용산개발 사업부지를 회수하고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 출자사 관계자는 “제안을 수용했을 때 사업성이 얼마 정도인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매몰비용으로 수백억원의 돈을 날리기보다는 일단 사업이 되는 쪽으로 진행하자는 쪽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서울시가 용적률과 건폐율 완화로 외국인 투자를 촉진해 사업을 정상화하는 방안에 대해 “투자자 간 합의가 이뤄지면 시가 함께할 수 있는 일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용산개발 사업 결국 ‘좌초’

    용산개발 사업 결국 ‘좌초’

    31조원을 들여 ‘황금성’을 짓겠다던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이 결국 신기루로 끝나 가고 있다. 13일 용산 개발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는 2000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만기 연장을 위한 선이자 52억원을 12일까지 입금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게 됐다고 밝혔다. 2006년 사업을 시작한 지 7년 만이다. 드림허브가 이번에 갚지 못한 52억원은 2000억원 규모의 ABCP 만기 연장을 위한 대출채권이기 때문에 아직 ABCP는 부도가 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대출채권의 부도로 인해 개발 비용 조달을 위해 발행했던 2조 7000억원 규모의 ABCP와 자산유동화증권(ABS)에 대해 금융권이 조기 상환 요청을 할 수 있어 부도 처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드림허브는 대한토지신탁으로부터 받을 257억원 중 코레일이 지급보증을 서기로 한 64억원으로 ABCP의 만기를 연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한토지신탁이 코레일 보증분을 제외한 193억원에 대한 추가 지급보증을 요구했고 결국 나머지 금액에 대한 지급보증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금 마련에 실패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193억원에 대한 추가 지급보증을 코레일이 지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고 전했다. 용산개발사업이 디폴트되면서 출자사들은 1조원대의 자본금을 날리게 됐다. 전환사채(CB) 1500억원과 토지 대금을 담보로 조달한 자금 2조 4167억원, 랜드마크 빌딩 계약금 4161억원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투자 금액은 4조 208억원에 이른다. 반환 금액을 생각하더라도 대략 1조원 안팎의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1대 주주인 코레일 큰 손실을 입게 되고, 롯데관광개발은 존립 기반을 위협받게 된다. 한편 정부는 용산개발 부도로 자본잠식 위기에 빠진 코레일에 자산재평가 후 채권발행 한도를 높여 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서울신문 3월 8일자 17면> 구본환 국토해양부 철도정책관은 “용산개발사업 부도 시 토지매각대금 반환 등으로 코레일의 재무상황이 나빠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 부도 후에도 코레일은 보유 자산의 재평가를 통해 재무상태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코레일이 현재 자본금 대비 채권발행 한도가 2배로 묶여 있는데 이를 4배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용산개발사업 부도] 2006년 시작땐 ‘황금알 사업’… 부동산 불황에 직격탄

    [용산개발사업 부도] 2006년 시작땐 ‘황금알 사업’… 부동산 불황에 직격탄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너도나도 사업을 같이 하자며 덤비더니 이제 와서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다가 용산사업을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로 만들었어요.” 한 부동산학과 교수의 얘기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시작된 2006년 용산 개발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였다. 굴지의 건설사들이 군침을 흘렸고 금융권은 앞다퉈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용산개발사업도 함께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방만한 사업계획, 사업 참여자들의 주도권 다툼에 결국 용산은 무너졌다. 용산개발사업은 111층에 높이 620m에 이르는 랜드마크 빌딩인 ‘트리플원’을 포함, 초고층 빌딩 23개를 세워 서울 도심 속의 최첨단 신도시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2007년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사업 후보자 공모 때 8조원을 써내 치열한 경쟁 끝에 사업을 수주했다. 이철 전 코레일 사장은 당초 땅값만 챙기려던 계획에서 한 걸음 더 나가 드림허브에 2500억원(25%)의 지분 참여를 결정하게 된다. 서울시도 숟가락을 얻는다. 한강르네상스를 추진하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개발 인가 조건으로 서부이촌동을 용산개발사업에 포함시키고 SH공사를 통해 용산 사업에 4.9%의 지분 참여를 한다. 장밋빛 청사진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 국면에 빠지면서 결정타를 맞는다. 사업성이 없다며 땅값을 깎아 달라는 삼성물산에 당시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은 나가라고 응대했다. 결국 삼성물산은 용산역세권개발(용산AMC)의 지분 45.1%를 롯데관광개발에 넘기고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 지분(14.5%)만 유지하게 된다. 제대로 된 주간사를 잃은 용산개발사업은 표류하게 된다. 드림허브의 대주주(25%)인 코레일은 민간 출자사들의 전환사채(CB) 매입을 조건으로 용산 개발의 랜드마크 빌딩을 4조 2000억원에 매입하는 등 지원책을 내놨지만 1800억원밖에 투자하지 않은 롯데관광개발이 용산AMC 대주주 지위를 이용, 사업을 쥐락펴락하자 사업구도의 변경을 추진한다. 하지만 민간 출자사들이 추가 자금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으면서 이때부터 양측은 사사건건 대립한다. 결국 코레일은 지난 8일 민간 투자자들이 기득권을 포기할 경우 연말까지 3000억원의 소요 자금을 지원하고, 그동안 수익을 낼 수 있는 구도로 사업구조를 변경하자고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하지만 주주들과 논의도 해보기 전에 롯데관광개발과 연대보증 문제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결국 52억원도 마련하지 못해 디폴트를 초래하고 말았다. 경영진의 무능도 용산 좌초와 무관치 않다. 롯데관광개발과 코레일은 박해춘 전 국민연금 이사장을 용산AMC의 회장으로 영입하고 해외 투자 자본 유치에 나섰지만 해외 자본의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고 고액의 연봉만 지급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용산개발사업 부도] 서부이촌동 주민들 “소송 불사”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이 52억원 때문에 좌초되자 6년간 재산권이 제한됐던 주민들은 ‘소송도 불사한다’는 격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새마을금고 3층에서 열린 ‘서부이촌동 보상대책 동의자협의회’에는 주민 40여명이 모여 “서울시와 코레일을 압박해 하루빨리 사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주민들은 서울시와 코레일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반면 개발에 반대했던 서부이촌동아파트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시행사가 주민들에게 말도 안 되는 조건을 제시하며 속여서 동의를 받아 냈다”며 “지난해 8월 서울시의 설명회 이후 주민들이 시행사의 거짓말을 알게 됐다. 이들은 현재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이 70~80%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SH공사를 통해 4.9%의 지분을 투자한 서울시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인허가 문제가 아니라 자금 조달능력 부족이 이번 문제의 핵심인 만큼 따로 손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전날까지만 해도 정리가 잘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자 52억원에 디폴트됐다는 게 황당할 뿐”이라면서 “자금 문제는 출자자들끼리 해결할 부분이라 지금으로서는 시가 주도적으로 사업에 대한 입장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용산구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아직 이자가 한 차례 연체된 것이고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있지 않느냐”라며 “사업이 중단돼도 당장 손해 볼 것은 없지만 기대했던 지역 위상 변화나 세수 증대는 물거품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용산개발사업 부도] 새달 파산·법정관리 가능성… 공영개발로 새판짜기 될 수도

    [용산개발사업 부도] 새달 파산·법정관리 가능성… 공영개발로 새판짜기 될 수도

    13일 2000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의 이자 52억원을 내지 못하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는 일단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다. 당장 용산개발사업이 청산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출자사들이 문제 해결보다 책임 공방에만 집중하고 있어 사실상 회생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향후 용산개발사업의 전개 방향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현재 가장 유력한 것은 최종 부도처리다. 사업의 1, 2대 주주인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이 파격적인 제안을 하지 않는 이상 용산개발사업은 최종 부도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1조원 규모의 자본금이 공중으로 날아가게 되는 것은 물론 이후 출자사 간에 사업 무산의 책임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일부 출자사는 소송전에 대비해 이미 법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방안도 있다. ABCP 만기일인 6월 12일까지 코레일과 출자사들이 신규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 파산 대신 법정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주체가 코레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가능성은 희박하다. 유일한 자산은 땅뿐인데 존속가치가 더 크게 나올 리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코레일 주도의 새판 짜기다. 코레일이 2조 4000억원 규모의 ABCP와 자산유동화증권(ABS) 원리금을 갚고 땅을 돌려받아 자체 개발하는 것이다. 다음 달 21일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자동 해제되면 용산 개발의 가장 큰 짐인 서부이촌동을 빼고 철도정비창 터만 따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코레일이 주장해 온 단계적 개발도 가능해진다. 코레일 관계자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고민 중이지만 아직 청산 이후 상황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레일과 민간 출자사 간의 극적 타결 가능성도 아직은 남아 있다.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방안이기도 하다. 이것은 삼성물산의 랜드마크 시공권은 물론 롯데관광개발 자산위탁 관리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용산AMC)의 지분 45.1%를 내놓아야 한다. 자본금이 55억원 규모인 롯데관광개발은 이 사업에 17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사업이 무산되면 삼성물산도 랜드마크 수주 때 매입한 전환사채(CB) 680여억원가량을 날리게 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민간 투자자들이 코레일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對美 수출 걸림돌, 시퀘스터…韓성장 0.5%P 잡아먹는다”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을 막기 위해 미 정치권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막판 타협을 시도했으나 결국 무위에 그쳤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시퀘스터 명령에 서명했으며, 이에 따라 오는 9월까지 연방정부 지출을 850억 달러(약 91조 8000억원) 삭감하는 조치를 골자로 하는 시퀘스터가 공식 발동됐다. 시퀘스터는 미국 국내뿐 아니라 한국 등 세계 경제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피해 정도를 두고는 견해가 다소 엇갈린다. 3일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퀘스터로 미국 경제 성장률이 0.5~0.6% 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대미 수출 비중이 10.4%에 달하는 한국의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한국 경제 성장률도 0.5% 포인트 정도 하락할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우리나라로서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 시장이 강세여서 당장 영향은 작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주식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3분기쯤 되면 경제 성장률 저하가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한국 증시는 이달 중하순부터 영향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한국의 군수산업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겠지만 장기적으로 대외 환경에 민감한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유로존 재정위기, 엔저 등 환율 문제에다 시퀘스터까지 ‘수출 삼중고’에 업계의 부담이 크다”면서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늘어난 대미 수출이 다시 꺾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걱정했다. 반면 미 정부의 예산 삭감이 여러 달에 걸쳐 점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장기적인 악재는 맞지만 환율처럼 우리 수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에도 당장은 큰 동요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1일 뉴욕 증시는 시퀘스터에도 불구하고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삭감 예산 850억 달러가 전체 예산 3조 6000억 달러의 2.4%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들어 시퀘스터의 피해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말 ‘재정절벽’ 위기 때와 달리 이번엔 여야가 사실상 협상을 포기하고 방기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이 같은 지적을 뒷받침한다. 시퀘스터보다는 앞으로 연달아 놓여 있는 다른 ‘회계 위기’가 더 위험하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우선 2013 회계연도 기간이 오는 27일 끝나는데, 그 전에 여야가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연방정부가 문을 닫아야 한다. 또 5월 18일까지 미뤄놓은 국가채무 한도를 올리는 협상에 실패한다면 디폴트(국가 부도)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서울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서울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美 부채한도 협상 또 스몰딜?

    미국 국가부채 한도 인상 협상과 관련, 공화당이 한 달을 더 버틸 수 있는 정도만 부채 한도를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미봉책이어서 미 정치권이 ‘빅딜’을 타결하지 못하고 거듭 ‘스몰딜’로 근근이 위기를 이어가는 행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폴 라이언(공화) 하원 예산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공화당 의원들이 의견을 모은 결과 단기적으로 국가부채 한도를 올리는 데는 합의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이렇게 하면 상원과 백악관이 3월에 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제대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미 정치권이 사상 초유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사태 등을 초래하면서 어렵사리 합의한 연방정부의 채무 한도는 16조 4000억 달러다. 그 후 빚은 계속 불어나 지난 연말 이미 한도를 넘겼다. 재무부는 특별조치를 통해 2000억 달러를 임시방편으로 조달했으며 이마저도 2월 15일부터 3월 1일 사이에 동날 것으로 의회예산조사국(CBO)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다음 달 말까지 국가부채 한도 인상을 타결해야 한다. 결국 라이언 위원장의 발언은 또 한 번의 미봉책으로 채무 한도를 한 달 버틸 만큼만 살짝 높여 시간을 번 뒤 심도 있게 논의하자는 얘기다. 정치권은 새해 벽두 ‘재정 절벽’ 협상에서 부자 증세에만 합의하고 연방정부 예산 자동 삭감은 2개월 이후인 3월 1일부로 시한을 미뤄 놓는 반쪽짜리 스몰딜 협상을 타결한 바 있다. 이처럼 미 정치권이 위기를 미봉책으로 연장하는 한계를 거듭하면서 정치 불신이 높아지고 이것이 경제 안정에 악영향을 끼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파국을 피하기 위해 또 한 번의 스몰딜을 할지 아니면 공화당과 벼랑끝 빅딜 승부를 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4일 “정치권이 정부 채무 상한선 상향조정 합의에 실패하면 미국은 국가부도(디폴트) 사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오바마 “부채한도 안 늘리면 국가부도 사태 올 것”

    4년 전 금융 위기로 도탄에 빠진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며 취임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1기 임기 마지막 기자회견의 주제는 ‘거덜 난 나라 살림’이었다. 그만큼 지금 미국의 형편이 암울함을 시사한다. 당초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이 2시간 전에 갑자기 잡힌 것을 놓고 오바마 대통령이 마지막 기자회견을 생략하려고 했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정치권이 연방 정부의 채무 상한선 상향 조정 합의에 실패하면 미국은 국가 부도(디폴트) 사태에 빠지고 주식시장과 세계 경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를 것”이라며 “시간이 없는 만큼 의회가 빨리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는 21일 2기 임기 취임식을 앞두고 있는 그는 공화당이 채무 한도 증액을 거부하는 데 대해 “경제에 대한 자해 행위이고 경제를 볼모로 몸값을 타내려는 것이며 정부의 문을 닫도록 위협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미 연방정부의 채무 상한은 16조 4000억 달러인데 지난달 말 이미 한도를 넘겨 재무부가 특별조치를 통해 2000억 달러를 임시방편으로 조달했다. 이 한도마저 넘기면 이르면 다음 달 중순 동날 것으로 전망돼 그 전에 정치권이 채무 한도 인상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강공’에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우리는 채무 한도를 올리는 대신 정부 지출을 삭감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응수, 격전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15일 미 의회가 부채 상한을 올리지 않으면 국가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이 마련하고 있는 총기 규제 대책이 합리적 방안이라고 평가하면서 의회(공화당)가 반대하면 행정 명령을 발동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규제안에는 총기 구매자에 대한 엄격한 심사와 고성능 탄창 통제, 공격용 무기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곧 총기 폭력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공화당 강경파와 전미총기협회(NRA) 등 총기 옹호론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스티브 스톡맨 하원 의원은 “만약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 명령을 발동해 총기 규제안을 처리할 경우 위헌에 해당하는 만큼 대통령 탄핵도 불사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총기 옹호론자들은 오는 19일을 ‘총기 감사(感謝)의 날’로 지정하고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이에 총기 규제 찬성론자들은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된 날(1월 21일)을 앞두고 그런 행사를 여는 것은 미국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발하는 등 총기 규제 여부를 놓고 미국 여론이 극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정부지출 삭감 등 ‘남은 반쪽’ 타결이 관건

    정부지출 삭감 등 ‘남은 반쪽’ 타결이 관건

    미국 정치권이 1일(현지시간) ‘재정절벽’ 위기를 해소했다. 이날 밤 하원은 상원에서 새벽에 압도적으로 통과된 재정절벽 해소 합의안을 논란 끝에 찬성 257표 대 반대 167표로 통과시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법안이 백악관으로 넘어오는 대로 서명해 협상 시한이었던 지난해 12월 31일 밤 12시부로 소급 적용할 방침이다. 협상시한을 넘겼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는 재정절벽에서 추락한 셈이지만, 법안을 소급 적용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세금 인상과 재정지출 자동 삭감 등의 피해를 모면할 수 있게 됐다. 재정절벽 위기를 가까스로 피하긴 했지만,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가 근본적으로 타결된 것은 아니다. 정치권은 이번에 양대 쟁점 중 부유층 세금 인상 부분만 합의했을 뿐 정부지출 자동 삭감 부분 합의는 2개월 뒤로 미뤘기 때문이다. 따라서 2개월 뒤까지 정치권이 정부지출 규모에 대한 합의를 타결하지 못하면 큰 폭의 정부지출 삭감이 자동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경기 위축이 우려된다. 이번에 정치권이 ‘반쪽 합의’라도 타결한 것은 세금 인상이 유권자들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부지출 삭감 문제는 그런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여야가 한층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국가 부채 상한 인상 문제까지 걸려있다. 미 연방정부의 빚은 이미 지난해 12월 31일 법정 상한인 16조 4000억 달러에 도달해 재무부가 ‘특별 조치’를 통해 2000억 달러를 증액한 상태다. 2개월 정도 버틸 여유가 있지만, 그 사이에 의회와의 협상을 통해 이를 공식적으로 상향조정해야 한다. 부채 상한 인상 협상을 둘러싼 정쟁으로 디폴트(국가부도) 위기에 처하면서 사상 최초로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했던 지난해 8월의 ‘악몽’이 재연될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아슬아슬한 현실을 의식한 듯 오바마 대통령은 하원 법안 통과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법안은 광범위한 재정적자 감축 노력의 첫 단계일 뿐”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지금 정부지출을 줄이면 경기가 위축되고 지출을 줄이지 않으면 부채가 갈수록 늘어나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격이다. 여기에 정치권 마저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미봉책으로 위기를 연장하는 행태를 반복함에 따라 미국 경제는 불확실성과 무기력 상태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그리스 신용등급 6단계 껑충…S&P, 선택적 디폴트→ B-로

    ‘골칫덩이’ 그리스, 살아나나?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사실상 국가 부도 위기에 처했던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6단계나 상향 조정했다. 그리스는 19일(현지시간)까지 3차 구제금융을 받게 돼, 유로존 위기 타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 경제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어 신중론도 제기된다. S&P는 18일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SD’(선택적 디폴트)에서 6단계나 높은 ‘B-’로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을 부여했다. ‘B-’는 그리스의 부채 위기가 다시 심화된 2011년 6월 이후 S&P가 부여한 등급으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S&P는 지난 5일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CCC’에서 ‘SD’로 3단계나 강등했다가 이번에 C 등급대를 거치지 않고 바로 B 등급대로 올렸다. S&P는 그리스의 채무 환매(바이백)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데다 “유로존이 그리스의 잔류를 결정한 점 등을 평가해 등급을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다른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그리스에 ‘CCC’를, 무디스는 최저 수준인 ‘C’ 등급을 각각 부여하고 있다. S&P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B 등급대로 올리면서 다른 신용평가사의 등급 상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AFP는 이날 익명을 요구한 그리스 관리의 말을 인용, 그리스가 채무 환매를 위해 오랫동안 기다려 온 3차 구제금융분 343억 유로(약 48조 5000억원)를 19일까지 모두 지급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리는 “3차 구제금융분이 19일 중 모두 전달될 것”이라며 “이 가운데 70억 유로를 지난 17일 지급받았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또 유럽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내년 1분기 중 구제금융의 또 다른 지급분인 148억 유로도 지급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채권단의 우려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채권 은행단을 대변하는 국제금융협회(IIF)는 이날 성명에서 그리스 경제가 계속 위축되는 상태가 지속되는 한 구제금융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위험이 여전히 크다고 경고했다. 성명은 “그리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마이너스 6%로 떨어졌고, 내년에도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4~5% 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추가 긴축으로 사회 결속에 대한 또 다른 시험이 예상되고 구제 프로그램 지탱 가능성도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아르헨 신용 5단계 강등… 11년만에 ‘디폴트 악몽’

    아르헨티나가 11년 만에 다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2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국가신용등급을 5단계 강등하고, “디폴트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아르헨티나의 장기 외화표시국채 등급을 ‘B’에서 ‘CC’로 5단계 하향 조정하고, 단기 등급은 ‘B’에서 ‘C’로 8단계 끌어내렸다. C등급은 디폴트 바로 위 단계다. 루실라 브로이드 피치 애널리스트는 성명에서 “이번 등급 강등은 아르헨티나가 디폴트를 맞을 수 있다는 우리의 견해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피치는 등급 강등 배경에 대해 “미국 법원의 (채무 상환) 결정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국가 신용에 추가 피해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로 인해 정치·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올해 경제 성장률도 대폭 약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고(高)인플레이션과 취약한 사회기반시설 및 통화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불만도 원인으로 꼽았다. 2001년 12월 디폴트를 선언했던 아르헨티나는 지난 21일 미국 뉴욕 맨해튼연방법원으로부터 2002년 채무재조정을 거부했던 헤지펀드 2곳에 다음 달 15일까지 13억 3000만 달러(약 1조 4000억원)를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 때문에 지난주 시장에서는 아르헨티나의 기술적 디폴트(대출 조건을 지키지 못해 발생하는 디폴트)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날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에 맨해튼연방법원의 지급 명령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만약 아르헨티나가 이 채무를 전부 갚으면 총채권액이 110억 달러 이상인 다른 채권자들도 즉각 변제를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피치도 이미 재정 악화로 부침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이를 지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는 현재 아르헨티나에 각각 디폴트보다 5단계 높은 ‘B-’와 ‘B3 네거티브’ 등급을 부여한 상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경제프리즘] 웅진 ‘해체’ 위기에 직무유기 한몫

    웅진그룹이 ‘해체’ 위기에 내몰리도록 국내 증권사와 신용평가사의 경고음은 없었다. 투자자들이 알기 어려운 위험을 미리 알려야 하는데도 ‘직무유기’를 한 셈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웅진그룹 계열사들의 전망에 대해 하나같이 ‘좋아요’를 외쳤다. 신평사들은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가자 그제서야 뒤늦게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지난달 17일 현대증권은 MBK파트너스와 1조 2000억원에 매각 계약을 맺은 웅진코웨이에 대해 “재평가 계기가 마련됐다.”며 주가 상승 여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며칠 뒤 대신증권은 “MBK파트너스 인수는 기존 주주에게 가장 긍정적인 방식의 매각”이라며 “이제 도약하는 일만 남았다.”고 치켜세웠다. 아울러 웅진코웨이 목표 주가를 3만 8400원에서 5만 1000원으로 올렸다. IBK투자증권도 “웅진코웨이의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10% 증가한 67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7일 웅진케미칼 탐방 보고서에서 “신사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는 내년 이후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매수’ 의견을 냈다. 이날 웅진그룹 계열사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하루새 날아간 시가총액만 약 8000억원에 육박했다. 신평사들의 ‘뒷북’도 만만치 않다. 웅진그룹 계열사인 극동건설이 부도를 맞고 지주사인 웅진홀딩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뒤에야 신용등급을 내렸다. 한국기업평가는 웅진홀딩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D’로 강등했다. D는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를 의미한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웅진홀딩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D’로 강등했다. 위험을 사전에 알려야 하는 신평사의 기능이 실종된 것이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슈퍼마리오’ 선물에 글로벌 주가 급등… 버냉키도 ‘한턱’ 쏠까

    유럽중앙은행(ECB)이 ‘무제한’ 국채 매입을 결정하자 세계 주요 증시가 1~4%씩 급등했다. 코스피는 2.57% 올라 7월 27일(2.62%)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ECB의 국채 매입 결정으로 시장의 관심은 다음 주에 있을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로 3차 양적완화(QE3)는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다우 지수는 1.87% 상승했고, 독일 DAX 지수(2.91%)와 영국 FTSE(2.11%)도 올랐다. 7일 아시아 국가들도 상승 랠리에 동참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2.20%, 타이완 자취안 지수는 1.38% 상승했다. ‘슈퍼 마리오’로 불리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통화정책회의에서 무제한 국채 매입 카드를 꺼냈기 때문이다. 국채 매입 대상국과 매입 규모를 미리 제한하지 않는 새로운 방식이다. 물론 국채 매입 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나 유로안정화기구(ESM)에 지원요청을 해야 하는 몇 가지 강력한 조건이 단서로 붙는다. 하지만 스페인 등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디폴트(파산) 우려는 일단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슈퍼 마리오’의 선물로 코스피 지수는 7일 1929.58을 기록, 전 거래일보다 48.34포인트(2.57%)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4.15포인트(0.82%) 오른 510.87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5원 내린 1130.3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ECB의 조치가 ‘강력한 미봉책’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동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종전의 국채 매입보다 효과가 커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을 완화시킬 것”이지만 “유럽의 경기침체를 돌려놓을 수 있는 대책은 못돼 그 효과는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12~13일에 열리는 미국 FOMC 회의에서 3차 양적완화가 나올 것인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ECB의 이번 조치로 다음 주 열릴 FOMC 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는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도한 유동성 공급의 부작용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하반기 한국경제 어디로] ECB “유로존 국채 무제한 매입”

    유럽중앙은행(ECB)이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국의 국채를 무제한으로 매입하기로 했다. ECB가 국채를 사들이면 두 나라의 치솟은 국채 금리를 끌어내려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벗어날 수 있어 유럽 재정 위기의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정례 통화정책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이 유로존 모든 국가에 전달되도록 하기 위해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재실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유통시장에서 만기 3년 미만의 국채를 중심으로 무제한으로 매입할 것”이라면서 “유로존 채권시장의 심각한 왜곡과 근거 없는 공포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충분한 평가 후 국채 매입 시기와 규모는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채 매입에 따른 유동성 증가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물가인상)을 막기 위해 예금 등으로 자금을 재흡수하는 ‘불태화(sterilization) 정책’도 같이 시행하기로 했다. 그는 다만 “국채 매입을 원하는 국가들은 먼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나 유로안정화기구(ESM)에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한편 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0.75%로 동결했다. 유로존의 지난 8월 연간 물가 상승률이 전달의 2.4%보다 높은 2.6%로 ECB의 목표 상한선인 2.0%를 크게 넘어선 탓이다. ECB는 또 올해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0.6% 후퇴할 것으로 전망했다. 드라기 총재는 “금융시장의 긴장과 불확실성이 경제 주체들의 자신감을 억누르고 있다.”면서 “유로존 경제가 아주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美 16조달러… 부채 상한선 또 위협

    미국의 국가 채무가 16조 달러(약 1경 8000조원) 선을 돌파했다. 미 재무부는 국가 총부채가 4일(현지시간) 현재 16조 160억 달러로 16조 달러를 넘어서면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돈을 빌릴 수 있는 상한선을 의회가 정하는 미국의 빚은 지난 10년간 거의 3배로 늘었다. 연말까지는 연방정부 대출 상한선인 16조 400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7월에도 미국의 부채는 상한선인 14조 3000억 달러에 육박했으며, 상한선을 올리자는 여야 협상이 난항에 빠지면서 디폴트(국가부도) 직전까지 갔었다. 디폴트 직전에 여야가 부채 상한선을 올리면서 부도 위기는 면했지만, 사상 처음으로 미국 신용등급 하락을 초래한 바 있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기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 진영은 이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에 빚이 많이 늘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대부분의 빚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때 생겼다고 반박하고 있다. 연말까지 부채 상한선 인상에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하더라도 늘어만 가는 부채 규모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파산 위기 그리스의 두 풍경] 국가 신용전망은 곤두박질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7일(현지시간) 그리스의 장기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5월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D)에서 투기등급인 CCC로 상향 조정한 지 3개월 만에 또다시 강등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다. S&P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예산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가 연기되고 경제 위기가 날로 악화됨에 따라 그리스는 앞으로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추가적인 지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P는 이번 조정에 대해 “그리스가 EU, IMF 등으로부터 추가 구제금융을 지원받지 못할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며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에 마이너스 10~1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올해 안에 70억 유로(약 9조 7800억원)를 추가로 지원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는 국제 채권단의 지원을 받는 대가로 긴축재정을 실시하고 있어 국내 경제가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년 연속 GDP가 감소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7.9%에서 22.5%(6월 기준)까지 치솟았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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