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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발 다한 서방 제재 러시아 경제 부활하나

    약발 다한 서방 제재 러시아 경제 부활하나

    러시아연방 통계국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 GDP가 6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지만 시장 예상치보다는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러시아 경제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서 완만한 경기 침체의 길’에 들어섰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14일 경제 위기로 급감한 보유 외환을 보충하기 위해 하루 1억~2억 달러(약 1088억~2177억원)의 외환을 사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이 보유 외환을 다시 늘리기로 한 것은 서방의 제재로 촉발된 경제 위기가 ‘사실상 끝났다’고 러시아 정부가 판단한 것을 의미한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해 11월 이후 루블화 가치 방어를 위해 최소 900억 달러를 시장에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초 바닥을 확인한 주가가 반등세로 돌아서고 ‘휴지 조각’이나 다름없었던 루블화 가치도 반등하는 등 러시아 경제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경제제재와 국제 유가 폭락의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이다. 경제제재와 유가 폭락에 따른 충격의 골이 워낙 깊다 보니 올해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이지만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러시아의 경제 위기는 지난해 국제 유가 하락에서 촉발됐다. 원유와 천연가스 산업은 GDP의 25%, 수출의 67%를 각각 차지하는 러시아의 돈줄이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6월 배럴당 115달러로 정점을 찍었다가 올 3월 43달러까지 자유 낙하하는 바람에 러시아 경제는 치명상을 입었다. 여기에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경제제재가 겹치면서 지난해 7월까지 달러당 35루블을 밑돌던 루블화 가치는 올 1월 72루블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에 따라 달러 채무가 많은 러시아 국유기업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됐다. 러시아 정부는 달러를 풀고 금리를 인상(연 10.5→17%)하는 등 루블화 가치 방어에 총력전을 펼쳤다. 이처럼 벼랑에 몰렸던 러시아 경제는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우크라이나와 휴전협정을 체결하며 안정 국면에 접어든 데 힘입어 감소 폭이 둔화되고 있다. 국제 유가도 꾸준한 상승 행진을 벌이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세계 기준 유가인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0달러를 오르내린다. 지난 3월 43달러까지 밀렸던 유가가 두 달도 안 돼 40% 가까이 폭등했다. 조지프 다이언 모스크바 소재 BCS 파이낸셜 마켓 책임자는 “유가 상승에 힘입어 루블화가 심각한 침체 국면에서 벗어났다”면서 “러시아 재정 수입의 60%가 석유나 석유 관련 산업에서 나오는 만큼 이는 당연하다”고 밝혔다. 루블화 가치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1월 72루블까지 곤두박질쳤던 루블화 환율은 18일 49달러를 기록하며 루블화 가치가 올 들어 30% 이상 올랐다. 러시아 증시도 신흥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 RTS지수는 지난해 말 790.71에서 18일 1075.47까지 35% 이상 수직 상승했다. 덕분에 경기침체 속에서도 루블화 가치 폭락세를 잡기 위해 기준 금리를 연 17%까지 올려야 했던 러시아 중앙은행은 오히려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연 14%에서 12.5%로 인하했다. 프레드리크 위데 소시에테제네럴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 내 영업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금리가 떨어지고 루블화가 오르면서 정상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러시아 경제의 전망이 순탄해 보이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13%에 가까운 높은 금리와 17%에 이르는 ‘살인적인’ 물가상승률, 내수침체가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루블화 가치 상승이 석유수출 대금을 루블화로 환전할 때 환차손으로 발생해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글로벌 경제 전망에서 러시아의 올해 성장률을 -3.8%로 내다봤다. 2016년에도 마이너스 성장(-1.1%)을 전망했다. 폴 맥나마라 미 GAM 인베스트먼트 이사는 “러시아 경제가 위기에 강한 내성을 갖고 있지만 당분간 경기 후퇴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달 초 IMF에 “디폴트” 물밑 서한… 그리스, 특별인출권으로 빚 돌려막다

    그리스가 이달 초 국제통화기금(IMF)에 부채 상환을 못 한다고 물밑으로 선언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IMF는 보증금 격인 특별인출권(SDR)을 내줘 빚을 돌려 막게 했는데, 이는 그리스에서 언제든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이 나올 수 있다는 징후로 여겨진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8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에게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의 추가 국채 발행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12일 만기인 IMF 차관 7억 5000만 유로를 갚을 수 없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그리스 일간지 카티메리니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디폴트를 선언했을 때 그리스 은행에서 예금이 일제히 빠져나가는 사태(뱅크 런)를 우려한 IMF는 그리스에 6억 6000만 유로 규모의 SDR 사용을 허가했다. 그리스는 SDR에 자체 융통한 9000만 유로를 더해 지난 11일 만기가 된 IMF 차관을 상환했다. 그리스의 SDR 인출 자체가 이 나라 재정이 심각한 위기 상태에 처했다는 신호로 분석된다. 그리스에 할당된 IMF SDR은 3월 말 기준으로는 7억 유로다. 이번에 활당된 SDR을 거의 소진했다. SDR은 IMF 가맹국이 위기 상황에서 활용하는 무담보 대출로, 국가별 출연금으로 조성된 자금이다. 즉 SDR을 쓴 상황은 월세를 밀린 세입자가 보증금을 까이는 상황에 빗댈 수 있다. 다음달 말 그리스에 할당된 부채 상환액은 15억 유로이고 당장 다음달 5일 3억 유로를 갚아야 한다. IMF가 불가리아, 마케도니아, 루마니아, 알바니아 등 그리스 주변 국가의 금융감독 당국에 예금보험기금 추가 확보를 권고하는 등 그리스 디폴트에 대비한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점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그리스 車 판매만 씽씽~

    그리스는 12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 진 빚 7억 5700만 유로를 가까스로 상환해 디폴트 위기에서 탈출했다. 이를 위해 국고가 바닥난 그리스 정부는 지방정부, 대학, 병원 등의 잉여자금을 총동원하는 등 안간힘을 썼다. 중앙은행의 자금 부족은 완화될 기미가 없고 주요 산업도 부진에 시달리는 등 탈출구 없는 그리스에서 유독 호황을 누리는 곳이 있다. 바로 자동차 시장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그리스의 자동차 판매와 신차 및 중고차 등록 대수가 20개월 연속 꾸준히 증가했다며, 이는 최근 경제위기가 닥친 나라에서 공통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리스에서 지난 3월 차량 판매가 전달보다 29% 증가한 데 이어 4월에는 47%까지 늘었다. 경제 실패의 여파로 조기 총선이 시행된 지난해 12월엔 월간 신차 등록 대수가 무려 70%나 뛰기도 했다. 자동차 판매 호조는 은행에 대한 불안감 확산에서 기인한다. 나라 밖 은행에 자금을 쟁여 둘 만큼 주머니가 두둑하지 못한 일반 서민들은 은행 파산으로 예금이 날아가는 걸 두고 보느니 찾아서 쓰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서 이동의 자유로움을 보장해 주는 자동차는 ‘실용적인 품목’으로 취급돼 가장 손쉬운 선택지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러시아, 키프로스에서도 이미 목격됐다. 지난해 12월 서방의 경제제재와 저유가가 맞물리면서 루블화가 폭락하자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사태까지 벌어진 러시아에서 자동차 판매는 급증했다.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인 키프로스는 2년 전 그리스 재정위기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당시 이곳 국민도 앞다퉈 자동차를 현금으로 사 버렸다. 자동차 판매량이 한 나라의 경제위기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아이러니한 대목은 하나 더 있다. 그리스에서 불안이 가중될수록 덕을 보는 나라는 최대 채권국 독일이다. 그동안 그리스 소비자들이 은행 돈을 털어 가장 많이 사들인 자동차는 폭스바겐, 벤츠 등 독일 브랜드였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글로벌 경제] 그리스, IMF에 부채 일부 상환… 디폴트 우려 해소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 채무의 일부를 상환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 11일(현지시간) IMF 채무 7억 5000만 유로(약 9196억원) 상환 마감 기한을 하루 앞당겨 갚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그리스의 채무 상환은 여전히 위험한 수준이다. 7월 IMF에 15억 유로, 유럽중앙은행(ECB)에 30억 유로를 갚아야 한다. 관건은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회의에서 그리스의 구조개혁이 미흡하다며 집행을 중단한 구제금융 분할금 72억 유로를 받아 내느냐의 여부에 달렸다. 그리스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그룹 회의에서 구제금융 분할금 지급을 위한 구조개혁을 점검하고 단기 유동성 지원 방안을 논의했으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회의를 마친뒤 “협상이 진척됐고 중요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포괄적인 합의를 하기 위해 남은 차이를 극복하는데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로존과 ECB 등은 그리스의 경제구조 개혁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72억 유로의 구제금융 분할금 지급을 중단했다. 재정이 고갈된 그리스 정부는 지난달 지방 정부와 국립대학, 국립병원 등에 현금자산을 중앙은행으로 이전하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무디스,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추가 강등 가능성은?

    무디스,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추가 강등 가능성은?

    무디스,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추가 강등 가능성은? ‘무디스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30일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Caa2’로 한 계단 강등하고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Caa2 등급은 투자부적격 등급 중에서 8번째 등급이자 가장 밑에서 세 번째 등급이다. 무디스는 그리스 정부가 국제 채권단과 제시간에 협약을 마련해 채무 상환 기한에 맞출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또 그리스 경제가 격심한 유동성 축소를 겪고 있다며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놨다. 무디스는 올해 그리스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5%로 제시했다. 무디스의 이번 결정은 그리스 정부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등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지원 협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애초 시한이었던 4월을 넘긴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의 유동성이 고갈돼 가는 가운데 양측이 5월 안으로도 타결을 이루지 못할 경우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및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의 위기감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무디스,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추가 강등 가능성은?

    무디스,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추가 강등 가능성은?

    무디스,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추가 강등 가능성은? ‘무디스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30일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Caa2’로 한 계단 강등하고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Caa2 등급은 투자부적격 등급 중에서 8번째 등급이자 가장 밑에서 세 번째 등급이다. 무디스는 그리스 정부가 국제 채권단과 제시간에 협약을 마련해 채무 상환 기한에 맞출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또 그리스 경제가 격심한 유동성 축소를 겪고 있다며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놨다. 무디스는 올해 그리스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5%로 제시했다. 무디스의 이번 결정은 그리스 정부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등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지원 협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애초 시한이었던 4월을 넘긴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의 유동성이 고갈돼 가는 가운데 양측이 5월 안으로도 타결을 이루지 못할 경우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및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의 위기감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차익 매물로 2150선 후퇴… 코스피 ‘숨 고르기’

    코스피가 2150선으로 내려앉으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피는 24일 전날보다 13.61포인트(0.63%) 하락한 2159.80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2189.54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지만 상승세를 이어 가지 못하고 216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24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회의를 앞두고 그리스 채무 협상 결과를 기다리는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짙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의 움직임이 이 결과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7일 이후 14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 오고 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인 합의안 도출 전까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면서 코스피는 차익 매물 소화 과정에서 상승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수가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올라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가 강해진 데다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세로 장중 변동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코스닥은 사흘째 내림세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74포인트(0.25%) 내린 690.74에 마감됐다. 원·엔 환율은 전날보다 0.22원 오른 100엔당 903.26원(오후 3시 기준)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8원 내린 달러당 1079.4원에 마감됐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中 국유기업 첫 ‘디폴트’… 시장충격 개별 대처 현실로

    중국 국유기업이 처음으로 어음 이자를 갚지 못해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중국 중앙국채등기결산공사는 21일 국유기업인 바오딩톈웨이(保定天威)가 15억 위안의 채권에 대한 이자 8550만 위안(약 149억원)을 입금하지 않아 투자자에게 이자를 지급할 수 없게 됐음을 밝혔다고 중국 관찰자망(觀察者網)이 전했다. 이는 국무원 산하 중국남방공업집단 계열사인 바오딩톈웨이가 디폴트에 빠졌음을 확인한 것이다. 중국 국유기업으로는 처음이다. 허난(河南)성 바오딩시에 본사가 있는 전기기기 업체인 이 회사는 지난해 대체 에너지 투자에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해 자금난에 시달리다가 채무의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이 회사는 이런 사정을 사전에 공시하기도 했다. 태양광 회사인 상하이 차오르(超日)에 이어 최근 인터넷 기업인 클라우드 라이브 테크놀로지도 디폴트에 빠졌지만 모두 민간기업이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바오딩톈웨이는 대형 국유기업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개별적인 금융 위험에 대해 개입하지 않겠다는 중국 정부의 원칙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다른 국유기업도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달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개별적인 금융위험 발생을 용인하고 시장화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이렇게 함으로써 도덕적 위험(부실 경영에 대한 도덕적 불감증)도 막고 위험관리 의식도 높여 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 당국이 국유기업의 디폴트 위기에 개입하지 않고 관망하는 것이 시장 충격을 견딜 수 있는지를 가늠해 보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또 내우외환… 발목 잡힌 한국경제

    또 내우외환… 발목 잡힌 한국경제

    갈 길 바쁜 우리 경제에 또 내우외환의 먹구름이 짙게 깔리고 있다. 안으로는 ‘성완종 파문’으로 국정이 사실상 올스톱되면서 4대 구조 개혁과 경제 개혁 입법안이 표류하고 있고, 밖으로는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과 중국 경기 둔화 조짐이 심상치 않다. 가장 큰 악재는 ‘성완종 파문’이다. 산적한 경제 현안을 블랙홀처럼 모두 집어삼키고 있다. 우리 경제의 ‘골든 타임’인 4월이 여야 정쟁 속에 무기력하게 시간만 흘러가는 형국이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국회 처리를 요청한 경제활성화 법안 30개 중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의료법, 크라우드펀딩법, 경제자유구역특별법 등 9개 법안 처리는 기약이 없다. 노동 개혁과 공무원연금 개혁은 ‘빈손’으로 전락할 위기다. 대외 위험도 스멀스멀 커지고 있다.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그리스 디폴트 위기가 다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디폴트가 현실화되면 그나마 살아나던 국내 주식시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올해 7% 달성이 어려워 보이는 중국의 성장률 둔화도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이런 안팎의 요인을 감안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 3.8%를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0일 “4월 경제지표를 확인한 뒤 오는 6월에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면서 “1분기 성장률을 봐야겠지만 3.8%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오는 23일 1분기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한다. 당초 정부 전망보다 낮은 0%대 중반(전기 대비)으로 추산된다.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필요하면 하반기에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겠다”고 한 것은 이러한 기류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성장률) 3%대 중반도 정부의 전망이라기보다는 희망 사항에 가깝다”면서 “세계 경제의 리스크가 터진다면 가계 부채, 디플레이션 등 국내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경제 위기가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초빙교수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추가경정예산과 추가 금리 인하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돈을 덜 풀어서 경기가 안 살아난 것이 아니다”라면서 “정부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얘기하고 리스크 관리 대책과 새로운 성장 동력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오르는 주가·커지는 경고음] 초저금리·양적완화… 시장에 풀린 돈다발 주식·부동산에 쏠려

    최근 증시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글로벌 유동성 증가 때문이다. 경기 부양을 이유로 나라별로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 가고 있는 데다 유럽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양적완화에 돌입했다. 여기에다 따로 마땅한 투자처도 없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 풀린 돈이 향하는 곳은 주식과 부동산이다. ‘버블’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5일(현지시간) 내놓은 ‘세계 금융 안정성 보고서’는 금융의 불안정성이 증대하고 있는 만큼 빚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음을 담고 있다. IMF는 특히 미국에 대해 “정크 등급 회사채 신규 발행이 3배 증가했고,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손실을 떠안아야 할 2차 담보 차입금도 최고치에 근접했다”고 지적했다. 부실 위험이 커졌을 뿐 아니라 부실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도 차츰 줄고 있다는 얘기다.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도 “버블이냐 아니냐 하는 평가와는 별개로 지금 고공행진하는 주식과 부동산 가격을 보면 버블로 인한 붕괴 가능성은 충분히 현실적이라고 본다”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서 시장이 고꾸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MSCI는 지난해 글로벌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2007년 이후 최대치인 9.9%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영국과 미국 대도시에 대거 자금이 몰리면서 영국의 수익률은 17.9%, 미국의 수익률은 11.5%를 기록했다. 지난해 글로벌 주식 수익률 평균치 10.4%를 넘어선 수치다. 특히 글로벌 큰손들의 집중 투자가 이뤄지는 영국 런던의 경우 부동산 수익률은 20%에 달했다. 피터 홉스 MSCI 이사는 “저금리와 양적완화로 풀린 자금이 부동산에 몰려든 것이어서 이런 수익률이 지속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이 이미 금리 인상을 예고해 놨다는 점이다. 지금 그나마 경제가 잘 돌아가는 미국에서 돈줄을 죄어 버릴 경우 전 세계 유동성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가장 취약한 신흥국들이 떠안아야 한다는 얘기다. 호세 비냘스 IMF 통화자본시장국장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2013년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선언이 신흥 시장에 미친 충격을 거론했다. 당시 신흥국에 뿌려졌던 달러자금이 미국으로 유턴하면서 신흥국들의 주식, 채권, 통화 가치가 다 주저앉았다. 지금 시점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그와 같은 충격을 주지 않겠느냐는 경고다. IMF는 “아르헨티나 등 일부 국가는 이미 그 영향을 받고 있고 금리 인상 때는 나이지리아, 페루, 터키 같은 국가들도 영향권에 노출될 것”이라면서 “미국이 금리를 올릴 때는 시장과 긴밀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론도 있다. 조너선 그레이 블랙스톤 투자이사는 “지금의 상승세는 시장 사이클에 따른 순환 성격이 짙고, 미국의 금리 인상 카드가 시장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만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연된다기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고 중성적인 성장세를 이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오르는 주가·커지는 경고음] “富의 효과로 경기 회복 기미” VS “저금리 기조가 쌓은 모래성”

    [오르는 주가·커지는 경고음] “富의 효과로 경기 회복 기미” VS “저금리 기조가 쌓은 모래성”

    주식과 부동산 등 국내 자산시장에도 봄바람이 불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자산 증가가 소비를 늘리는 ‘부(富)의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경기 회복세를 키울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하지만 금리 인하와 부동산 규제 완화가 떠받치고 있는 ‘모래성’일 뿐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예전처럼 ‘자산 증가→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자칫 실물 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 ‘가계 빚’만 남는다는 경고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6일 “자산시장이 완전히 회복되는 분위기”라면서 “지난해부터 연달아 발표한 경기 활성화 정책이 빛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시장 회복 불씨가 실물 경제로 옮겨 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최근 경제 상황에 비해 실물지표가 미약하게 보이는 것은 시차로 인한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정부의 경기 활성화 대책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자산시장 회복을 이끌고 있다”면서 “다만 코스피는 최근 며칠 새 급등한 것이라서 경기 회복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주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한 차례 조정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글로벌 증시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저평가 영역에 머물고 있어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주택 거래량도 지난달 11만 1869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4%나 급증했다. 부의 효과가 실물 경기로 옮겨 갈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반론도 팽팽하다. 부동산시장만 하더라도 주택 거래는 많이 늘었지만 가격은 제자리걸음이다. 지난달 전세 가격은 전월 대비 0.5% 오른 데 반해 주택 매매 가격은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세에서 매매로 돌아서는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거래가 많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도 외국인 매수세 등에 힘입어 ‘유동성 랠리’가 펼쳐지고 있지만 오르는 종목만 계속 오르는 형국이다. 통신(-2.25%), 운수·창고(-2.83%) 등 일부 내수 업종은 지난해 말 대비 뒷걸음질치거나 상승 폭이 크지 않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는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과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다시 현안으로 떠오를 것”이라면서 “2분기까지는 유동성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6월 이후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설사 증시가 계속 달아오른다고 해도 ‘버블’(거품)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자꾸 자산시장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실물경제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면서 “자산시장이 살아나면 소득이 늘었다고 느껴 소비를 늘리는데 실물경제가 살지 않으면 시중에 풀린 돈이 자산시장으로만 몰려 거품이 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지금은 금리 인하와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완화가 자산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위험한 모래성”이라고 우려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도 “자산시장 회복은 경제의 기초 체력이 좋아졌다기보다는 금리 인하에 기댄 효과”라면서 “결국 대출로 집을 사라는 얘기인데, 거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계의 가처분소득 감소가 내수 침체의 원인인데 정부의 가계소득증대세제는 도움이 안 된다”면서 “자산시장으로 경기를 부양한다는 정책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자산시장 봄바람이 실물경제로 이어지지 않으면 더 큰 경기 침체가 온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처방전도 엇갈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경기 상황은 한은의 잇단 금리 인하로 경기 급락을 막은 수준”이라면서 “실물경기가 회복되려면 금리 추가 인하를 포함해 더욱 강력한 통화·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송의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금리를 더 내려 얻을 수 있는 효과보다 잃을 게 더 많다”며 경기 부양책을 써야 한다면 금리보다는 추가경정예산이라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지난해 일찌감치 바닥난 재정 때문에 4분기 성장률이 0.3%에 그쳤다”면서 “성장률이 떨어지면 세수는 더 떨어지는 만큼 추경 논의를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모디노믹스 통했나… 인도 경제 ‘나홀로 고속 질주’

    모디노믹스 통했나… 인도 경제 ‘나홀로 고속 질주’

    “올해 경제규모 세계 8위인 인도가 15년 후에는 국내총생산(GDP) 6조 6000억 달러(약 7241조 5200억원)를 기록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에 오른다.” 미 농무부 경제조사국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내놓은 ‘2030년 세계 경제력 예측 보고서’에서 인도에 대해 평가한 대목이다. 인도 경제의 질주가 시작됐다.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가운데 코끼리처럼 상대적으로 느릿한 경제성장세를 보이던 인도가 성장에 탄력이 붙어 다른 브릭스 국가를 제치고 앞서 달리고 있다. 지난해 5월 당선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내세운 경제개혁이 효과를 나타낸 까닭이다. 무디스는 9일 인도 국가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긍정적’이라는 평가는 현재 ‘Baa3’ 등급에서 ‘Baa2’나 ‘Baa1’으로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뜻이다. 무디스는 “인도 당국이 취한 일련의 조치들이 경제성장의 결실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며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6.3%)보다 1.2% 포인트가 높은 7.5%로 높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전망치를 종전(6.4%)보다 1.3% 포인트 올린 7.7%로 조정했다. 지난달 16일 인도를 방문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 회복은 너무 느리고 취약하지만, 구름 낀 세계경제 지평선에서 밝은 곳 중의 하나가 인도”라며 “인도는 올해 7.5%의 성장으로 중국을 제치고 가장 빠른 성장속도를 나타낼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브라질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에 허덕이고 중국은 올해 7% 성장도 버겁다.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 제재와 국제 유가 하락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 벼랑에 몰렸고, 남아공은 비효율성과 부패로 몸살을 앓는 등 다른 브릭스 국가들의 기세는 한풀 꺾인 상황이다. 인도 경제가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모디 총리가 추진한 경제개혁이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덕분이다. 그는 투자 유치를 위해 ▲경쟁력 있는 제조업 육성을 위한 ‘메이크 인 인디아’ 캠페인 천명 ▲고속철도 및 고속도로 건설 등 인프라 확충 ▲관료주의 및 구제 개선 등의 경제개혁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현재 GDP의 15% 수준인 제조업 비중을 5년 내 25%까지 끌어올려 일자리 12만 5000개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류 보조금의 절반을 차지하던 디젤 보조금을 공식 폐지하면서 정부의 재정부담을 크게 줄였고, 부동산 인수과정도 간소화했다. 지난 2월 말에는 법인세율을 30%에서 25%로 인하하고 인프라 확충을 위한 투자를 주요 내용으로 한 2015년 예산안을 발표해 대외 신인도를 높이는 데도 주력했다. 석탄 등 광산채굴권과 관련된 비리를 없애겠다며 채굴권 분배를 중앙정부 배정에서 전자경매으로 바꾸는 법률안도 통과시켰다. 이런 노력과 함께 인도 정부가 도로와 철도, 전기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경제가 개선됐다고 IMF는 평가했다. 모디의 개혁 정책에 풍부한 노동력과 기술력 등이 녹아들고 있다는 점도 인도 성장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마틴 울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 논설위원은 “인도는 정치 제재의 적정성, 젊은층 위주의 인구 구성, 수준 높은 기술력과 풍부한 기업자원 등 장점이 많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10%를 웃돌던 인플레율은 지난 1월 절반 수준(5.1%)으로 떨어졌다. 경상수지 적자는 줄어들고 루피화 가치도 안정됐다. 주식시장 역시 활황이다. 인도 센섹스지수는 지난 1년간 상승률이 27%에 이른다. 국제 유가 하락 등 원자재 가격의 하락도 원유 수입 의존도가 80%에 이르는 인도에는 축복이다. 그러나 ▲낭비성 지출을 대폭 삭감하지 못한 올해 예산안 ▲GDP의 28%에 불과해 여전히 부족한 투자 ▲국내 상품세와 서비스세 등에 대한 세제 개혁 등은 모디 정부의 과제로 남아 있다. FT는 “세제 개혁은 인도 내 단일시장을 창출하는 데 필수적인 조치인데, 아직도 그에 대한 이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디폴트 선언 검토” 파산위기 그리스 새 협상카드 될까

    그리스 정부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카드인지, 실제로 그리스의 상환 여력이 다한 것인지 주목된다. 그리스의 디폴트가 실현되면 유럽중앙은행(ECB)의 긴급 자금 지원이 중단될 뿐 아니라 16년 동안 유지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체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기라도 하면 다른 국가의 연쇄적인 이탈 및 유로존 붕괴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그리스 정부는 이달 말까지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5월과 6월 국제통화기금(IMF)에 지불할 채무를 상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리스는 5월 1일 2억 300만 유로, 5월 12일 7억 7000만 유로, 6월 중 16억 유로를 IMF에 상환해야 한다. 디폴트 선언 가능성은 오는 24일 예정된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그리스 정부의 계산된 전략일 수 있다고 FT는 평가했다. 공공부문 임금과 연금 지급에 쓰기 위해 이달 중 24억 유로의 자금이 그리스 정부에 필요한데, 유로그룹이 구제금융 분할금 72억 유로 지원을 결정하면 숨통이 트이기 때문이다. 그리스 정부 관계자는 FT에 “우리는 벼랑 끝에 몰렸고, 구제금융 지원금이 없다면 디폴트밖에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로그룹은 분할금 지원의 전제조건인 그리스의 개혁안에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8~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협상에서 유로그룹 실무 협의체인 유로워킹그룹은 “그리스가 연금 삭감이나 부가가치세율 인상 등 자구 노력이 빠진 개혁안을 들고 왔다”며 실망한 기색을 보였다. 채권국 대표격인 독일에서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지난달 17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찬성하는 응답이 59%로 한 달 전보다 11% 포인트 높아졌다. 채권국의 여론도 그리스 구제에 비우호적인 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셈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경제난이 부추긴 정치·사회 불안… 남미 대서양 3국의 봄 끝났나

    [글로벌 인사이트] 경제난이 부추긴 정치·사회 불안… 남미 대서양 3국의 봄 끝났나

    지난 11일(현지시간) 파나마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정상회의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제 미국이 아무 일 없이 남미에 간섭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의장,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뿐 아니라 자신에게 적대감을 표출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까지 만났다. 오바마 대통령의 유화 제스처는 미국과의 악화된 관계, 경제 악화 및 민생 파탄, 복잡한 내정 때문에 고민하던 남미 국가 지도자들의 부담을 덜어 주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최근 외교부터 내정까지 복합적인 문제가 동시에 표출되고 있는 국가들은 남미 대서양 연안을 따라 줄지어 있다.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그리고 아르헨티나다. 지난 1월 미국 카토연구소가 집계한 ‘2014년 고통지수’ 조사에서 1위(베네수엘라), 2위(아르헨티나), 6위(브라질)에 오른 국가들이다. 고통지수는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이 높아지면 상승한다. 경제지표에 기반한 지수이지만 대서양을 따라 늘어선 3개국에선 치안·부패·쿠데타 가능성 등 사회·정치적 불안 수위도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당장 호세프 대통령이 OAS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던 12일 브라질 내 400여개 도시에서 46만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국영 에너지 회사인 페트로브라스가 조성한 비자금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었다는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이에 항의하는 시위였다. 호세프 대통령이 직접 연루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지만 시위대는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주장했다. 열악한 경제 상황은 브라질 시위대의 분노를 부추겼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은 남미 평균 성장률을 밑돌았다. 베네수엘라는 글로벌 유가 하락으로 타격을 받은 데 이어 통화가치 하락, 생활필수품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한 수입 통제 조치로 인해 상점 매대는 비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헤지펀드와의 분쟁 끝에 기술적 디폴트(외환보유고가 있지만 일부 채무를 이행하지 않기 위한 채무 유예)를 선언한 아르헨티나에서도 물가 상승, 실업자 증가와 함께 빈곤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12일 아르헨티나 가톨릭대학(UCA) 조사 결과 아르헨티나의 빈곤율이 2011년 24.7%에서 지난해 28.5%로 높아졌다고 집계했다. 대서양 3개국의 위기 상황은 태평양 쪽에 면한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칠레 등 4개국의 선전과 대비돼 극적 효과를 더하고 있다. 이들 4개국은 2012년 6월 출범한 ‘태평양동맹’의 회원국이고, 대서양 3개국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MERCOSUL)의 주축을 이루기 때문에 현 국면을 메르코수르에 대한 태평양동맹의 승리로 단정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 1월 태평양동맹 4개국의 올해 성장률을 평균 4.2%로, 메르코수르의 브라질·아르헨티나·베네수엘라 성장률을 평균 2.5%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관세 철폐와 자유무역을 내세우는 태평양동맹의 경제모델이 보호무역과 남미 독자 경제 노선을 추구하는 대서양 연안 국가의 경제모델을 압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태평양동맹의 경제정책이 메르코수르에 일방적 승리를 거뒀다고 단정하기에 남미의 정치·경제 변동 상황은 역동적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메르코수르 국가들은 호황을 누리며 남미 경제의 새로운 대안 모델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의 멘토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 아르헨티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의 후견인 격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등이 이끌던 시절이다. 룰라, 키르치네르, 차베스 전 대통령은 높은 경제성장률과 복지정책 확대 기조에 힘입어 정권을 이양시킬 수 있었다. 아직까지 후계자들의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오히려 자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이 2000년대 초반 외환위기 직전 브라질을 물려받아 연평균 4% 성장률을 유지시키며 세계 7대 경제 대국 반석에 세운 반면, 호세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1년 이후 브라질의 성장률은 연 1~2%대에 머물렀다.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다르게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시절 아르헨티나 빈곤율은 꾸준히 감소했다. 차베스 전 대통령도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통해 실업률을 한 자릿수로 낮추는가 하면,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시키고 의료 복지를 강화하는 성과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2013년 마두로 대통령 시대가 열리며 베네수엘라 민생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때 미국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칭송받던 지도자들에게 정권을 이양받은 후계자들이 정치·경제 상황을 망치고 있다면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짐작할 만하다. 후계자들의 리더십 부재, 혹은 과거 정부에서 누적된 모순들이 폭발한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이 중 후계자들의 리더십 부재, 혹은 요령 없음은 브라질에서 각광받는 이슈다. 오는 2018년 브라질 대선에서 룰라 전 대통령이 72세의 나이로 재등판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남미 전문가들은 누적된 모순들이 폭발했을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만 봐도 고유가에 힘입어 각종 복지정책을 폈지만 경제 체질을 강화하기보다 일부 사회문제를 일소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얘기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 있는 시몬 볼리바르대의 베로니카 수비야가 교수는 아동과 청소년 사망률을 비교해 차베스 개혁에 내재된 모순을 짚어 냈다. 아동 사망률 감소는 차베스 정부가 심혈을 기울인 정책 중 하나였다. 수비야가 교수는 “베네수엘라의 1000명당 아동 사망률은 1999년 19.0명에서 2008년 13.9명으로 줄었다”면서 “그러나 치안이 정비되지 않은 탓에 이렇게 살아남은 아이들이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접어들어 동년배나 경찰과 충돌하다 사망하곤 한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살인은 15~24세 남성의 첫 번째 사망 원인이다. 차베스 전 대통령이 고유가 시절 흘러들어온 재정을 풀어 복지를 강화했지만 재정 집행에서 소외된 분야에서는 정책 부재 현상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수비야가 교수는 이처럼 불평등은 감소했지만 폭력은 증가한 상황을 ‘카라카스의 역설’이라고 지칭했다. 카라카스의 역설은 적극적인 개방정책으로 성장세를 이어 가는 태평양동맹 국가들에 적용될 수도 있다. 오삼교 위덕대 공공행정학부 교수 연구에 따르면 멕시코, 페루, 칠레 등 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광산 개발이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이들 3개국에서 불거진 ‘광산 관련 분쟁’은 지난해 2월 말 현재 97건으로 중남미 전체 198건의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3개국 모두 신자유주의 정책을 적극 수용, 광산 부문에 대한 외국 투자를 장려했는데 이것이 지역 주민 대 외국자본, 혹은 국가 대 외국자본 간 분쟁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예컨대 칠레에서 구리 생산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2000년 이후 구리 덕분에 칠레 경제는 연 6%씩 성장했다. 그러나 독재 정권 시절 만들어진 물 관리법이 일방적으로 광산회사에 유리하게 설계된 탓에 지역 주민과 북미계 광산회사 사이에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지자체장 무리한 空約 남발하지 말라

    지난해 7월 출범한 민선 6기 광역지방자치단체장들이 선거 기간 중 내건 공약(公約)들이 상당 부분 실현이 불투명한 공약(空約)으로 확인됐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본지가 민선 6기 전국 시·도지사 및 교육감의 공약실천계획서를 공동 평가한 결과다. 민선 6기 전국 17개 지자체장들의 총공약 수는 2138개, 총소요 예산은 333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민선 5기에 비해 공약 수(100개)와 소요 예산(136조원)이 줄어든 것으로 민선 지자체 도입(1994년) 20년이 넘으면서 나름대로 재정을 고려한 정책 집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청신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선 당선되고 보자는 욕심이 앞서 대부분 광역단체장들이 인기몰이성 공약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인 경우가 일자리 공약이다. 17개 광역단체장들은 재임 기간 내에 모두 277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는데 이는 실현 가능한 최대치의 3배에 달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200만개 일자리보다도 무려 77만개나 많았다. 무분별한 국책사업 공약은 더욱 가관이다.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정 중 국비가 171조원인데 지난해 말 공공부채가 1209조원, 정부 세수 결손이 3년간 25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착수조차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사업 성격상 임기 후에도 지속적으로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 사업 비율도 50%에 달한다. 재정 부실이 장기적으로 구조화되고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다. 복지 공약도 재정 부실의 뇌관이다. 복지예산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분담하는 구조인데 여야 정치권과 함께 자치단체장들의 선심성 공약의 단골 메뉴였다. 지난해 8월 전국의 시장·군수·구청장 226명이 “기초연금 등 복지비 부담이 과중하니 국가 차원에서 특단의 재원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선심 공약으로 재정을 낭비하고는 중앙정부에만 손을 벌리는 것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최근 경기도가 4000억원의 빚으로 신청사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해 물의를 빚거나 이용객도 별로 없는 경전철이나 생산성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계획 등도 비일비재하다. 선심성 공약 탓에 재정 부실이 가속화되면서 지자체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무리한 공약(空約)의 전반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내재화된 재정 낭비를 근절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 [경제 블로그] 막 퍼줬다간 가계 빚 ‘불안’… 혜택 찔끔땐 “하나마나” 반발

    [경제 블로그] 막 퍼줬다간 가계 빚 ‘불안’… 혜택 찔끔땐 “하나마나” 반발

    ‘딜레마.’ 통상 어떤 선택을 하든 곤란한 상황에 빠지는 것을 말합니다. 최근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새 멤버 영입 프로젝트인 ‘식스맨’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고 합니다. “누가 와도 욕먹을 게 뻔하다”라는 뜻이지요. 요즘 금융위원회도 비슷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1976년 재형저축 이래 최고의 정책금융 흥행작이라는 ‘안심전환대출’ 때문입니다. 여기서 소외된 이들을 위해 보완책을 내놔야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무턱대고 대책을 내놨다간 졸속이라는 비판을 들을 겁니다. 그렇다고 마구 퍼줬다가는 되레 가계 빚이 더 불안해질 수 있고, 반대로 혜택을 찔끔 담으면 ‘하나마나’란 반발이 나올 게 뻔합니다. 마치 ‘식스맨’ 프로젝트처럼 누가 와도, 무엇을 해도 논란이 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까닭이지요. 위에선 정치권이 “집도 없고 원리금 상환도 어려운 서민층 대책을 만들어 오라”고 찍어 누르고, 아래에선 소외계층이 “우린 왜 안 도와주냐”고 치받아 금융위는 요즘 밤잠을 못 이룰 정도라네요. 금융위는 햇살론·바꿔드림론 등 서민금융상품 대출 금리를 낮추고 자격조건 등을 완화해 수혜 대상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서울신문 4월 3일자 17면>하고 있습니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토로합니다. “금융사가 비싼 금리로 돈을 빌려줬다가 대출금을 떼이는 고금리 대출 부실률이 통상 15% 안팎”이라며 “이를 감안했을 때 햇살론·바꿔드림론 같은 정책성 서민금융 상품 대상을 확대하면 당연히 연체자가 더 늘 것”이라고요. “빚이 불어나면 취업 및 금융거래에 곤란을 겪게 되는 신용불량자(신불자)도 증가할 텐데 어디까지 그 선을 정해야 할지도 고민”이랍니다. 대출이 ‘공짜’가 아닌 만큼 이자가 아무리 낮더라도 비용 부담은 따르기 마련인데 애초 안 빌려줬으면 안 생겼을 ‘신불자’를 정부가 양산하는 꼴 아니냐는 걱정이지요. ‘디폴트(채무불이행) 부작용’을 걱정하는 겁니다. 다른 금융위 관계자도 “대출로 ‘보편적 복지’(모든 국민에게 혜택 제공)를 추구하는 것이 과연 옳은 방향인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나서서 자꾸 빚 권하는 비상 상황을 만드는 게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금융 당국도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자각하고 있는 셈이지요. 어디서부터 꼬였는지는 몰라도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정치권과 청와대 압력 등에 떠밀려 또 다른 ‘근심대책’을 내놓아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그리스 “9일까지 채무 상환”… IMF發 디폴트 한숨 돌렸다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린 그리스 정부가 오는 9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4억 4800만 유로(약 5335억원)의 대출금을 예정대로 갚기로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예정에 없던 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성명을 통해 “바루파키스 장관이 9일까지 채무 상환을 약속했고 이를 환영한다”면서 “양측은 모두의 이해관계를 위해 효과적인 협조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합의에 따라 IMF와 그리스 간 정책 논의는 6일부터 신속히 진행될 예정이며, 같은 날 바루파키스 장관은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과 만날 계획이다. 그리스는 72억 유로(약 8조 5744억원)의 구제금융 분할금을 받기 위한 국제채권단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이번 상환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였다. 그리스는 공무원 임금과 복지수당 지급 등을 미뤄 눈앞의 디폴트 위기를 벗어난 것으로 보이나 향후 채무 상환은 난망한 상태다. 오는 14일 만기가 도래하는 14억 유로(약 1조 6672억원) 규모의 6개월 단기국채 상환에 이어 17일에는 10억 유로(약 1조 1909억원)의 3개월 단기국채 상환과 맞닥뜨린다. 아울러 20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한 8000만 유로(약 953억원)의 이자 지급이, 다음달 1일에는 IMF에 대한 2억 유로(약 2382억원)의 상환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8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첫 회담을 연다. 시기가 워낙 민감한 때인 데다 푸틴이 서방의 우군을 찾고 있는 터라 러시아가 그리스의 백기사가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글로벌 경제] 개혁안 퇴짜 맞은 그리스… 디폴트 벼랑끝 ‘현금 만들기’ 안간힘

    [글로벌 경제] 개혁안 퇴짜 맞은 그리스… 디폴트 벼랑끝 ‘현금 만들기’ 안간힘

    그리스의 돈줄이 말라 가고 있다. 국제 채권단이 그리스에 대해 2400억 유로(약 288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4개월 동안 연장해 주는 데 합의했지만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의 내용이 미흡하다며 분할 지원금(70억 유로)의 지급을 미루는 바람에 현금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기준 그리스 정부가 우선 필요한 급전 규모는 21억 5000만 유로다. 3월 말 지급해야 할 공무원 급여와 연금 17억 유로를 포함해 오는 9일 상환해야 할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이자 4억 5000만 유로 등이다. 4월 중순에는 24억 유로의 단기부채에 대한 만기도 돌아올 예정이어서 그리스가 ‘디폴트의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 27일 유동성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채권단에 세제개편 등을 통해 재정 수입을 30억 유로 늘리는 개혁안을 제출했으나,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노동법 개혁안과 연금법이 미흡하다며 퇴짜를 맞았다. 다급해진 그리스 정부는 30일 새로운 내용으로 보강한 경제개혁안을 채권단에 제시했다. 그리스 정부에 정통한 소식통은 “추가 자금이 수혈되지 않으면 오는 20일 전후로 그리스 정부의 현금이 바닥날 것”이라며 “그리스가 공공기관의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를 통해 자금을 충당하고 있지만 몇 주만 지속 가능하다”고 밝혔다. RP 거래는 국가 기관에서 자금을 빌려 현금 부족분을 메우는 방식이다. 스테파노스 마노스 전 그리스 재무장관은 “(그리스의 채무상환일이) 임박했지만 우리는 상환할 능력이 없다”면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그리스 정부가 여론의 흐름과 채권단의 요구를 동시에 맞추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그리스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이탈)이 재발하고 있다. 그리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기업과 가계가 올해 1~2월에만 204억 유로를 찾아가는 바람에 그리스 은행 예금잔고는 10년래 최저치인 1405억 유로로 감소했다. 긴축 반대파가 선거에서 승리하면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탈퇴할 것이라는 우려로 뱅크런이 발생한 2012년 5~6월 은행권을 빠져나간 159억 유로를 크게 웃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은행들에 그리스 단기국채를 사들이지 못하도록 막아 버린 탓에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도 여의치 않다. 설상가상으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B’에서 투자 위험도가 매우 높은 ‘CCC’로 2단계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그리스의 시장 접근성 부족과 국내 금융산업의 유동성 부족 등이 그리스의 자금 조달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 2월 그리스 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인 ‘B-’로 낮춘 데 이어 ‘부정적 관찰대상’ 지위를 부여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리스는 ‘현금 만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의료재정과 공기업 현금까지 탈탈 털어 내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현금 확보를 위해 아테네 지하철공사, 수자원공사, 그리스 전력공사와 보건서비스청 등 공기업으로부터 6억 유로 이상을 모은 데 이어 지난달 초 보류한 1억 5000만 유로의 보건당국 예산 가운데 건강보험공단에 직원 급여 미지급금 5000만 유로도 넘겨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1월 알렉시스 치프라스의 시리자(급진좌파연합) 정권 출범 이후 백지화했던 피레우스항의 민영화를 재추진하고 14개 지역 공항 운영 관리권도 매각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그리스 정부는 피레우스항의 운영뿐 아니라 선박 수리 시설, 철도 연결 시설, 크루즈 및 페리 부두 등을 패키지로 매각해 5억 유로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30일 의회에 나와 “채무 구조조정과 재정적자 한도 상향 조정이 없으면 빚을 갚을 수 없다”고 밝혀 그리스의 현금 고갈 상태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뉴스 분석] 집값 낮으면 우선권…반쪽 저소득층 대책

    [뉴스 분석] 집값 낮으면 우선권…반쪽 저소득층 대책

    변동금리나 이자만 갚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을 연 2%대의 파격적인 고정금리로 바꿔 주는 ‘안심전환대출’이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20조원 한도로 연장 판매된다. 1차 때처럼 ‘조기 완판’ 가능성을 고려해 신청분이 20조원을 넘으면 집값이 낮은 대출자부터 우선 자격을 주기로 한 점이 특징이다.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연 2.5~2.6%)가 1% 포인트가량 싸고 전환 다음날부터 원리금을 일정액씩 나눠 갚아야 하는 조건 등 핵심 골격은 1차와 같다. 하지만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소득·저신용 계층에 대한 대책은 없는 데다 기존 1차분의 문제점 보완도 없이 서둘러 내놓아 ‘안심이 안 되는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이런 내용의 2차 안심전환대출 판매 방안을 발표했다. 출시 나흘 만에 1차 공급분(20조원)을 모두 소진하자 긴급 처방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40조원이 모두 전환되면 향후 23년 동안 연간 약 1조 1000억원의 가계빚 감축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1차 때와 다른 것은 5영업일간 희망자 모두에게 신청을 받되 집값이 낮은 대출자에게 우선권을 부여한 점이다. 1차분의 혜택이 원리금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나은 중산층에 집중됐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차 전환분을 분석한 결과 평균 집값이 3억원으로 나타났다”며 “주된 수혜자가 중산층 이하”라고 반박했다. 임 위원장은 일단 “3차 판매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확대 적용 요구가 거셌던 2금융권 대출자에 대해서도 “담보 여력, 대출 구조 등이 복잡해 확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1차분 인기몰이 때 정부가 “추가 증액은 어렵고 설사 증액하더라도 하반기에나 가능하다”고 했다가 말을 바꾼 터라 추가 출시 및 적용 대상 확대 기대감은 여전하다. 금융위는 추가 증액분 20조원을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유동화 보증배수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으로 마련했다. 편법 지원 논란도 예상된다. 금융연구원장을 지낸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원금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를 줄여 나가야 우리 경제의 가계빚 뇌관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며 “취약계층인 자영업자와 다중채무자 대책도 별도로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정부가 안심전환대출 1차분의 문제점을 보완한 뒤 2차 대책을 내놓았어야 한다”며 “중산층에 지나친 특혜를 준 데다 ‘버티면 된다’는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용어 클릭] ■안심전환대출 변동금리이거나 이자만 부담하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와 원리금 분할상환 대출로 바꿔 주는 상품. 대출이자가 파격적으로 싸다. 기존 대출을 조기에 갚을 때 내야 하는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된다.
  • 獨 경악시킨 그리스 재무 ‘손가락 욕’은 풍자였다

    獨 경악시킨 그리스 재무 ‘손가락 욕’은 풍자였다

    결국 풍자용 조작이었다. 며칠간 독일을 들끓게 만들었던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의 ‘가운뎃손가락’ 동영상 얘기다. 동영상 제작자는 미운털 박힌 비호감 정치인을 씹어대는 풍토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사실 확인을 게을리 한 공영방송으로선 망신살이 뻗쳤다. 독일 제2공영방송 ZDF의 코믹 풍자 프로그램 진행자인 얀 뵈메르만이 영상 조작 사실을 스스로 공개했다고 19일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2013년 5월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촬영된 영상에서 바루파키스 장관은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한 생각, 독일의 긴축 정책에 대한 비판 등을 주제로 얘기를 이어가다 독일에다가 가운뎃손가락을 세우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때 바루파키스 장관은 “2010년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느니 차라리 디폴트를 선언했어야 했고, 독일이 혼자 처리하게 했어야 했다”고 말하던 중이었다. 지난 2월 말 유튜브에 공개된 이 영상은 지난 15일 독일 제1공영 ARD의 간판 토크쇼 프로그램에서 방영되면서 독일을 발칵 뒤집어놨다. 안 그래도 채무 재조정 등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과격한 발언을 일삼고 독일의 과거사 문제를 들쑤시는 등 바루파키스 장관의 급진적인 언행에 대해 반감을 감추지 않던 독일 사람들은 분노를 터뜨렸다. 당시 토크쇼 프로그램에서 전화 연결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었던 바루파키스 장관은 그 자리에서 바로 “영상이 조작된 것”이라거나 “평소에 사적 자리에서도 저런 동작은 하지 않는다”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ARD는 다음날 “영상에 조작된 흔적이 없다”고 되받아쳤고 독일 매체들은 일제히 바루파키스 장관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뵈메르만은 “그리스의 록스타 재무장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퍼뜨리기가 얼마나 쉬운지 입증해 보이기 위해 해당 장면을 조작했다”면서 “지난 15일 ARD 방영 이후 제발 누군가 나에게 영상의 진위를 물어봐 주길 기다렸지만 지금까지 그 어느 누구도 사실 확인을 위해 나에게 연락한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운뎃손가락 장면을 합성하는 과정을 담은 또 다른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뵈메르만은 “미안해요 바루파키스,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하지 않을게요”라고 덧붙였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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