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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웅동1지구 정상화 방안에 홍남표 창원시장 “시 땅 소유권 보장된다면 소송 취하”

    웅동1지구 정상화 방안에 홍남표 창원시장 “시 땅 소유권 보장된다면 소송 취하”

    홍남표 경남 창원시장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의 진해구 웅동1지구 개발사업 정상화 방안을 두고 ‘토지 소유권 명문화 단서가 충족된다’면 수용 의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홍 시장은 19일 창원시청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시행자 지위를 박탈하되 (사업지구 내) 시 땅(26%) 소유권을 명문화한다면 받아들이겠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홍 시장은 “(창원시의 땅 소유권을 인정하는 것들을) 서류상으로 명확하게 해야 한다”며 “(소유권 인정 때 시행자 지위 박탈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을 취하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진해 웅동1지구 개발사업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내 창원시 진해구 제덕·수도동 일대 225만㎡를 복합레저관광단지로 개발하는 내용이다. 2009년 본격화한 사업은 개발계획 승인권자인 경남도와 실시계획 승인권자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경자청), 개발사업시행자인 창원시·경남개발공사(토지 지분 창원시 26%, 경남개발공사 64%), 민간사업자 ㈜진해오션리조트가 참여하는 구조로 돼 있다. 진해·의창소멸어업인조합도 웅동1지구 내 22만 4800㎡를 생계대책 터로 사들여 토지 지분(전체 토지 지분 대비 10%)이 있지만, 관련 법상 사업시행자 지위는 얻지 못한 상태다. 사업은 1단계(골프장·클럽하우스·오수처리장 조성, 2017년 완료), 2단계(휴양문화시설·숙박시설·스포츠파크 조성, 2018년 완료)로 나눠 추진했다. 2017년 12월 골프장(36홀)은 개장했다. 하지만 나머지 사업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경자청은 개발사업 지연 등 책임을 물어 2023년 3월 경남개발공사·창원시 사업시행자 자격을 박탈했다. 경남개발공사는 경자청 처분을 받아들였지만 창원시는 불복해 소송을 제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시는 가장 최근 신청사건이 기각되면서 지난 1월 11일부터 시행자 자격을 잃었다. 이달 17일 경자청은 이 사업과 관련해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경남개발공사를 단독 사업 시행자로 직권 지정해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웅동1지구 내 토지소유권은 경남개발공사·창원시가 그대로 갖되, 시설을 짓고 운영할 권리를 새롭게 선정할 민간 사업자에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자청 발표 후 창원시는 곧바로 “사업시행자 지위 유지는 창원특례시 시민 이익과 직결되는 ‘조성토지’ 소유권 문제 등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사안”이라며 “향후 더는 논란거리를 만들지 않고자 협상 막바지까지 경남도와 경자청 등 기관별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하고자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창원시민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소송 수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창원시는 ‘시 토지소유권은 그대로 인정하겠다’는 경자청 설명을 두고는 배포된 보도자료 등에 직접적인 언급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홍 시장은 ‘토지소유권 인정’이 명문화된다면 경자청 처분과 개발 방식 등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홍 시장은 “핵심 쟁점은 창원시가 사업시행자 지위를 잃게 될 때 미래의 기대 이익에 대한 상실의 문제”라며 “이와 관련해 (경자청과) 협상 마지막 단계에서 창원시 지분에 대해 명확히 명문화되지 않아 합의가 안 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도 땅값이 엄청나게 올랐는데 2039년(단지 조성 완료 시한)이면 더 올라 창원시 자산도 굉장히 커진다”며 “창원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하는 게 시장 역할이고, 아무것도 안 하면 배임이기에 제 나름대로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시장 언급으로 웅동1지구 정상화는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생겼다. 창원시 요구와 경자청 설명대로 ‘창원시 땅 소유권을 인정하고 이를 명문화’한다면 소송 취하와 단독 사업 시행자 지정, 새 민간사업자 선정 등 추가적인 행정 절차가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 이날 홍 시장은 운영사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으로 위기를 맞은 창원 액화수소플랜트 사업도 거론했다. 그는 “이 사업은 운영사인 하이창원 설립 때부터 법을 위반한 자본금 투자에 불법적인 담보까지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며 “여러 문제가 있는데 소송을 통해서라도 정확히 밝히고자 하는 게 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액화수소플랜트에서 생산하는 액화수소를 창원시가 매일 5t씩 사들인다는 사업 구조는 시에 어마어마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액화수소플랜트 운영사인) 하이창원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해 투자자 투자 유치를 받아 스스로 재정 리스크를 극복하는 게 하이창원 정상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립금 40조 돌파… 가입자 630만명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립금 40조 돌파… 가입자 630만명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적립금이 지난해 말 4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18일 발표한 ‘디폴트옵션 수익률 등 현황 공시’를 보면, 지난해 말 적립금은 40조 670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 5520억원) 대비 219% 증가했다. 가입자는 631만명으로 1년 전(479만명)보다 32% 늘었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운용 방법을 따로 고르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사전에 지정된 방식으로 퇴직연금이 운용되도록 한 제도다. 2022년 7월부터 1년간 시범운영을 거친 뒤 2023년 7월 본격 도입됐다.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해당한다. 현재 41개 금융기관의 315개 상품이 정부 승인을 받아 판매·운용 중이다. 다만 전체 적립금 중 88%에 달하는 35조 3386억원이 원리금 보장상품인 초저위험 상품에 편중돼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폴트옵션의 도입 취지가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초저위험 상품의 1년 평균 수익률은 3.32%에 그쳤다. 저위험 상품의 수익률은 7.20%, 중위험은 11.77%, 고위험은 16.83%였다. 정부는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디폴트옵션 상품명을 바꾸기로 했다. 기존의 디폴트옵션 상품명은 ‘위험’을 강조하고 있어 합리적인 투자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올 4월부터 초저위험은 안정형, 저위험은 안정투자형, 중위험은 중립투자형, 고위험은 적극투자형으로 변경할 방침이다. 또 올해 공시부터는 개별 금융기관의 위험등급별 적립금 비중도 공개한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원리금보장상품의 편중 정도를 알려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디폴트옵션의 세부 공시자료는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와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글로벌시장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한국투자MAN다이나믹인컴월배당 펀드’

    글로벌시장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한국투자MAN다이나믹인컴월배당 펀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하는 ‘한국투자MAN다이나믹인컴월배당 펀드’는 채권, 주식, 대체투자 등 글로벌 시장의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하는 펀드로,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동적 자산배분 전략을 활용한다. 이 펀드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만(MAN) 그룹의 ‘MAN GLG dyamic Income’ 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투자한다. 매월 배당을 지급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며 연환산 투자금의 8~9%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한다. 정기적인 현금 흐름을 제공하는 동시에 다양한 투자 목적을 충족할 수 있어 정기적 소득, 안정적 수익,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하는 투자자 모두에게 적합하다는 게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설명이다. 통상적으로 하이일드 채권은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 발행하지만, 금리 인하기에는 기업 전반에서 조달금리가 낮아지며 하이일드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들의 채무이행능력과 재무안전성은 높아진다. 이 경우 투자자들의 하이일드 채권 수요가 증가해 펀드의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다. 또한 하이일드 채권의 가장 큰 리스크(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신용등급 역시 과거에 비해 개선됐다는 평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이었던 2007년에는 CCC등급이 20%였으나 올해 14%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BB 등급은 36%에서 48%로 증가함으로써 하이일드 채권 내 디폴트 발생 비율은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법인세인하, 규제완화 정책도 하이일드 채권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 [재테크+] 美 ‘빚 폭탄’ 시계 째깍째깍…전 세계 경제 향방은

    [재테크+] 美 ‘빚 폭탄’ 시계 째깍째깍…전 세계 경제 향방은

    미국 정부의 차입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 의회가 설정한 부채한도 문제가 새해 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당장은 심각한 위기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몇 달간 미국 내 정치 상황에 따라 문제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여 정치권과 경제계의 긴장감이 바짝 높아지고 있습니다. 3일(현지시간) 미 금융정보사이트 인베스토피디아에 따르면,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오는 14일에서 23일 사이에 국가 부채가 법정 한도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는 약 36조 달러(약 5경 2990조 원) 수준입니다. 부채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정부 셧다운(업무 정지)이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이는 최악의 경우 세계 금융 위기와 경제 침체로도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지출 적자로 부채가 증가하고 있어 조만간 상한선 도달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의회 차원의 부채 한도 폐지나 적용 유예 등의 조치가 없다면, 재무부는 공공분야 투자를 미루고 정부 보유 현금으로 긴급 대응하는 등의 특별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진짜 위기는 초여름에 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재무부의 이러한 특별 조치의 여력이 바닥나는 시점이 오는 6월쯤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까지 문제가 계속 해결되지 않는다면 미국 정부는 최종적으로 디폴트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입장에선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당장 부채 문제부터 해결할 처지에 놓였는데요. 취임식 전부터 부채 한도를 “급진 좌파 민주당이 만든 끔찍한 함정”이라고 비판하며 “내년 6월에 단두대가 다가온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채 한도를 폐지하거나 2029년까지 적용을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죠. 그러나 부채한도 인상을 둘러싼 정치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정당 간 힘겨루기가 변수로 작용하는 상황입니다. 미국 경제 포털 야후파이낸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다가올 부채한도 싸움에 불안감을 보인다”며 “새로운 부채한도 설정으로 향후 몇 달간 정부 채무불이행을 피하기 위한 논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즉, 트럼프 당선인이 부채한도 문제로 인해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국경·에너지 정책과 세금 인하 등 주요 의제들이 줄줄이 연계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최근 트럼프 당선인은 “부채 문제는 바이든의 문제였지만 이제는 우리의 문제가 됐다”고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의회는 그간 부채 한도 인상을 두고 옥신각신 표 대결을 벌여 왔는데요.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부채 상한을 올려선 안 된다는 견해를 개진해왔습니다. 뉴욕타임스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현직 의원 29명은 부채 한도를 증액하는 데 찬성표를 던진 적이 없습니다.
  • 퇴직연금 이전 D-1… 미래·하나 등 4곳 ‘우수사업’

    퇴직연금 이전 D-1… 미래·하나 등 4곳 ‘우수사업’

    올해 퇴직연금 우수 사업자로 미래에셋증권, 하나은행, KB손해보험, NH투자증권이 선정됐다. 고용노동부는 41개 퇴직연금 사업자를 대상으로 운용 역량, 수익률 성과 등을 평가해 퇴직연금 우수 사업자 4곳을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45개 퇴직연금 사업자 중 퇴직연금 적립금이 없거나 규모가 작은 4개사는 평가에서 제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고객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펀드 개수를 적정 수준으로 제한해 효율성을 높이고 퇴직연금 상담을 위한 전용 콜센터를 운영해 가입자 편리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서비스 역량을 높이고 은퇴 직전 재직자와 퇴직자를 대상으로 노후설계 교육을 강화했다. KB손해보험은 가입자 특성을 반영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운영 체계를 고도화했다. 또 은퇴 예정자를 위한 ‘연금과 세금’ 게시판을 만들어 연금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자산위탁운용관리(OCIO) 플랫폼을 활용해 확정급여(DB)형 수익률을 올린 점이 높이 평가됐다. 김문수 고용부 장관은 “퇴직연금 사업자는 근로자의 노후 소득 운영을 맡고 있는 만큼 수익률 성과와 서비스 역량이 중요하다”면서 “사업자의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31일부터 퇴직연금 사업자 37곳에서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된다. 현재 퇴직연금 계좌를 이전하려면 기존 상품 해지에 따른 비용 등 손실이 발생했으나 기존 상품을 매도하고 갈아탈 수 있어 가입자가 부담하는 손실을 줄일 수 있게 된다.
  • [씨줄날줄] ‘퇴직연금’ 관리하기

    [씨줄날줄] ‘퇴직연금’ 관리하기

    2005년 12월 도입된 퇴직연금에 따라 회사는 매년 가입자의 1개월 급여를 금융회사에 맡겨야 한다. 회사가 부도나도 퇴직금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회사가 퇴직자에게 줄 돈을 미리 정해 놓고 운용하면 확정급여형(DB), 회사가 금융사에 넣는 돈이 정해져 있고 근로자가 운용하면 확정기여형(DC)이라 불린다. 회사를 옮겼거나 소규모 사업장에서 근무할 경우 개인형퇴직연금(IRP)에 가입하는데 다른 퇴직연금 가입자도 가입할 수 있다. 매년 1800만원까지 IRP 계좌에 넣을 수 있으며 900만원까지 최대 16.5% 세액공제가 가능해 재테크 상품으로 애용된다. DC나 IRP 가입자의 상당수는 퇴직금을 예적금 등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품에 넣어 둔다. 그러고는 방치한다. 지난해 말까지 쌓인 퇴직연금 382조 4000억원 가운데 87.2%가 원리금 보장상품에 가입됐다. 만기가 지나고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 금리가 매우 낮은 금융사의 고유계정에 돈이 잠겨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시행됐다. 근로자가 만기가 지난 적립금을 넣을 상품을 일정 기간이 지나도록 결정하지 않으면 미리 정한 방법으로 운용하는 제도다. 해당 상품은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이 있는데 예적금으로 구성된 초저위험 선택이 89%를 차지한다. 1년 수익률은 3.47%로 저위험(7.51%)의 절반 수준. 저위험부터 투자 상품이 들어가는데 위험도가 높을수록 당연히 수익률이 높다. 오는 31일부터 퇴직연금 갈아타기가 가능해진다. 금융회사를 바꾸더라도 기존 상품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 옮길 수 있는 조건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이번 기회에 내 퇴직연금의 상품구조와 수익률을 한 번 확인해 보자. 조금 더 나은 수익률을 원한다면 비교하고 고르는 수고와 위험을 감수하는 각오가 필요하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하는 것처럼 자산 위에 잠만 자고 있어서는 좋은 수익을 얻기 힘들다.
  • 디폴트옵션 상품, 2분기 수익률 가장 높아

    디폴트옵션 상품, 2분기 수익률 가장 높아

    한국투자증권의 디폴트옵션 상품이 올해 2분기 전체 금융업권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1년)을 기록했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사전에 자신에 투자성향에 맞게 운용 상품을 지정해 두면 금융사가 포트폴리오에 맞게 적립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22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디폴트옵션고위험BF1’은 1년 수익률이 25.58%로, 전체 디폴트옵션 상품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이 상품의 6개월 수익률도 19.5%로 가장 높았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 상품은 연금 분야에서 선진국으로 꼽히는 호주의 디폴트옵션 ‘마이슈퍼’(Mysuper)를 벤치마킹해 만든 ‘한국투자Mysuper알아서성장형’ 펀드를 편입해 운용하고 있다”면서 “은퇴자금의 실질 구매력 확보를 위해 장기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투자 목표를 세우고 시장 상황에 맞춰 주식·채권 등 전 세계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개인형 퇴직연금 IRP 계좌에서 거래할 수 있는 400개 이상의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 리츠 등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 토스뱅크를 시작으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와 모두 제휴를 맺고, 각 은행 앱을 통해 한국투자증권 IRP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편의성도 한층 높였다.
  • 상품 해지 않고 ‘갈아타기’ 가능… 내 퇴직연금, 어디로 옮길까

    상품 해지 않고 ‘갈아타기’ 가능… 내 퇴직연금, 어디로 옮길까

    채권·ETF 등 그대로 옮길 수 있어수수료 낮은 운용사 선택이 유리수익률, 증권사가 2.9%로 ‘최고’ 새 계좌 만들고 신청서 접수해야 퇴직연금 가입자가 연금 운용사를 쉽게 옮길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가 오는 31일부터 시행된다. 이전에는 퇴직연금을 다른 회사로 옮기려면 가진 상품을 모두 해지해 현금화해야 했지만 이제는 상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회사만 변경할 수 있게 된다. 어떤 상품이 실물 이전 대상인지, 어디로 옮기는 게 유리한지, 옮기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실물 이전에 대한 궁금증을 20일 일문일답 형식으로 짚어 봤다. Q. 퇴직연금 실물 이전 대상 상품은. 원리금이 보장되는 예금, 이율보증보험(GIC), 파생결합사채(ELB·DLB)는 모두 이전이 가능하다.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 중에서도 채권이나 공모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주요 퇴직연금 상품 대부분을 그대로 옮길 수 있다. 단, 리츠와 머니마켓펀드(MMF), 주가연계증권(ELS) 등은 해당하지 않는다. 퇴직연금 운용 상품을 정하지 않았을 때 금융사가 자동으로 투자하는 디폴트 옵션도 실물 이전 대상이 아니다. Q. 실물 이전 장점은. 먼저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 퇴직연금의 경우 회사가 부담한 금액에 대한 수수료를 회사가 내지만 개인형퇴직연금(IRP)처럼 개인이 추가로 낸 금액에 대한 수수료는 개인이 부담한다. 수수료가 적을수록 연금 장기 수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퇴직연금 수수료가 높다면 수수료가 낮은 금융사로 갈아타는 게 좋다. 금융사별 수수료는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통합연금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익률이 높거나 다양한 상품을 가진 운용사로 손쉽게 옮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지난해 기준 퇴직연금 적립액은 은행(51.8%)이 절반 이상을 가지고 있고 증권사(22.6%)와 생명보험사(20.5%)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최근 5년 평균 수익률은 증권사가 2.9%로 가장 높고 그다음이 생보사(2.3%)와 은행(2.2%) 순이다. 본인의 퇴직연금 수익률을 확인해 본 뒤 수익률이 너무 낮은 금융사를 이용하고 있다면 실물 이전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Q. 어디로 이전하는 게 좋을까. 본인의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을 많이 보유한 운용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은행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증권사는 투자형 상품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은행은 수익률이 낮은 대신 안정성을 1순위로 놓고 연금 자산을 운용한다. 전국에 있는 영업점을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접근성도 은행의 장점이다. 반면 증권사는 평균 수익률이 높다. 은행보다 수익성이 높은 상품을 다양하게 제공한다는 점도 증권사의 장점이다. ETF를 예로 들면 은행은 100~170여개를 보유하고 있지만 증권사에서는 최대 700개까지 투자 가능하다. Q. 이전 절차는. 먼저 계좌를 옮기고 싶은 금융사에 새로운 퇴직연금 계좌를 개설하고 이전 신청서를 접수해야 한다. 계약 이전 신청을 받은 금융사는 실물 이전 가능 상품 목록 등 유의 사항을 가입자에게 안내해 이전 의사를 최종적으로 확인한다. 이후 실물 이전 결과를 문자메시지(SMS)나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 등으로 받을 수 있다. 단, 계좌 유형에 따라 근무하는 회사마다 퇴직연금 변경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미리 확인이 필요하다. Q. 유의점은. 퇴직연금 운용 상품의 특성이나 계약 형태 등에 따라 실물 이전이 불가능한 때도 있기 때문에 미리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운용 중인 상품이 실물 이전 대상이더라도 옮기고 싶은 금융사가 같은 상품을 취급하고 있어야 한다. 또 실물 이전은 확정급여형(DB형), 확정기여형(DC형), IRP 등 같은 유형의 계좌끼리만 가능하다.
  • 400조 퇴직연금 꿈틀… ETF·실적배당형 늘려 ‘환승고객’ 잡는다

    400조 퇴직연금 꿈틀… ETF·실적배당형 늘려 ‘환승고객’ 잡는다

    기존 상품 유지하며 갈아타기 가능개인 운용 DC·IRP 늘며 은행들 긴장투자상품 종류 확대로 증권사 견제홍콩 ELS 사태로 안정성 고려 홍보저·중위험 맞춤 ‘디폴트옵션’ 강화수수료·원금 손실 가능성 꼭 따져야 퇴직연금 가입자가 운영사를 손쉽게 갈아탈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오는 15일부터 시행된다. 지금까지 퇴직연금을 다른 금융사로 옮기려면 퇴직연금계좌(DB·DC·IRP)에 있는 상품을 전부 해지해 현금화한 뒤 이전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가입 상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회사만 갈아탈 수 있다. 40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시장을 두고 금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382조 4000억원에 이른다. 노후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퇴직연금의 특성상 예금과 같은 원리금 보장 상품의 비중이 높지만 최근에는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처럼 손실 위험이 따르더라도 적극적으로 수익을 내는 실적배당형(원리금 비보장) 상품 가입자가 점차 늘고 있다. 특히 개인이 직접 퇴직금을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형 가입자가 늘면서 은행들은 자칫 증권사에 고객을 빼앗길까 봐 바짝 긴장한 분위기다. 퇴직연금 실물이전을 통해 DB는 DB, DC는 DC, IRP는 IRP로 같은 연금 제도 안에서 다른 금융사로 계좌를 갈아탈 수 있다. 단, 이동하려는 금융사에 같은 종류의 상품이 있어야 하는 만큼 최대한 많은 상품을 보유한 금융사가 유리하다. 이에 은행들은 ETF 등 실적배당형 상품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실물이전 제도 시행에 맞춰 현재 68개인 ETF를 101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현재 115개인 ETF를 50개 이상 늘리기로 했다. 지난 7월에는 연금 상담을 원하는 고객을 찾아가는 ‘연금다이렉트마케팅’ 팀을 신설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최근 ETF를 각각 131개, 101개로 늘렸다. 78개 ETF를 보유한 농협은행도 연내 미국 주가지수 및 정보기술(IT) 분야, 채권형 상품을 10개 이상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상반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은행들이 퇴직연금으로 투자형 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들은 저위험이나 중위험에 맞춘 ‘디폴트옵션’(고객이 직접 운용하지 않는 경우 사전에 정한 포트폴리오로 운용되도록 하는 것)에도 힘을 주는 모습이다. 디폴트옵션 적립금 규모를 보면 상위 10개사 중 8개가 은행으로, 상반기 기준 33조원 가운데 27조원을 은행이 차지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갈아타기 수요는 투자형 상품이 많은 증권사가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퇴직연금은 안정성이 중요한 만큼 은행은 장기적으로 저위험이나 중위험에 맞춘 디폴트옵션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 운용사를 고를 때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안정성이나 전문 상담이 가능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또 모든 금융상품을 실물이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리츠나 머니마켓펀드(MMF), ELS는 옮기고 싶은 회사의 판매 여부와 무관하게 실물이전이 안 된다. 실물이전이 안 되는 금융상품은 매도 후 현금으로 이전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원금 손실 등이 날 수도 있다. 류연서 KB골든라이프 평촌범계연금센터장은 “퇴직연금은 노후 자금으로 활용되는 만큼 전문 상담조직이 잘 갖춰져 있는지와 금융거래의 편의성, 수수료 혜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중동분쟁 격화’에 한일 증시 하락…‘부양 기대’ 범중국 주가는 급등

    ‘중동분쟁 격화’에 한일 증시 하락…‘부양 기대’ 범중국 주가는 급등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중동 긴장이 고조됐지만 홍콩 증시는 중국 경기 부양책 기대감으로 크게 상승했다.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는 전장 대비 2.18% 내린 3만 7808.76으로 마감했다. 코스피 종가도 1.22% 내렸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6만원 아래로 내려갔다가 0.33% 하락한 6만 1300원으로 거래를 마친 것을 비롯해 SK하이닉스(-3.15%), 일본 도쿄일렉트론(-3.73%)·어드반테스트(-4.85%) 등 한일 반도체주도 약세였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 여파로 1일 미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종합지수(-1.53%)를 비롯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4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93%)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일 주간 거래 종가 대비 11.5원 상승한 1,319.3원을 기록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개시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서 고금리 통화나 고위험·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4조 4000억 달러(약 5806조원) 정도로 추정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느린 속도로 청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글로벌 증시에는 약세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이날 홍콩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홍콩 항셍지수는 6.2% 오른 2만 2443.73에,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7.08% 오른 8041.27로 거래를 마쳤다. H지수는 1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장중 한때 8.4%가량 오르며 2022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베이징 등 주요 도시 주택시장 규제 완화에 힘입어 중국 부동산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부동산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지수(HSMPI)는 14.88% 오른 1694.65로 마감했다. 화룽국제금융홀딩스 주가는 이날 한때 463% 급등했고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인 스마오·수낙 등 주가도 최근 5거래일 동안 200% 넘게 급등했다. 글로벌X의 빌리 렁 전략가는 “중국 자산을 꺼리던 헤지펀드·뮤추얼펀드 등이 빠르게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갈등 등 단기적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중국 증시는 국경절(10월 1~7일) 연휴로 휴장했다. 대만 증시는 태풍 여파로 열지 않았다.
  • 퇴직연금 의무화?… 영세기업 부담, 저조한 수익률 넘을 수 있을까

    퇴직연금 의무화?… 영세기업 부담, 저조한 수익률 넘을 수 있을까

    정부·여당이 일시금으로 받던 퇴직금을 월별로 나눠서 지급하는 퇴직연금으로 의무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민연금 개편만으로는 노후 소득 보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부족한 노후 소득을 퇴직연금 제도로 보완한다는 취지다. 17일 당정에 따르면 국민의힘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수영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관계 부처와 간담회를 한 뒤 “당정이 가진 복안은 국민연금 개편은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찍고, 실질적인 소득대체율 상향 조정은 퇴직금을 연금화해서 아주 두텁게 가져가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회의에서 “퇴직금을 퇴직연금으로 전환해서 노후에 노동자들이 연금 혜택을 받도록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에 나선 것은 퇴직금보다 퇴직연금이 근로자 퇴직급여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어서다. 외부 금융회사에 적립해 운용하는 퇴직연금은 기업에 부도가 나는 등 재무 상황이 악화해도 근로자 퇴직급여를 보장할 수 있다. 현재는 노사 합의에 따라 근로자가 일시금으로 퇴직금을 받을지, 퇴직연금을 받을지를 선택할 수 있다. 당정은 퇴직연금 수급 방식을 선택 아닌 의무로 단계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5인 미만 사업장 도입률 11.9%300인 이상은 91.9%가 제도 채택“도입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것”서둘러 강제하면 역효과 발생 우려도하지만 퇴직연금 의무화에도 걸림돌은 있다. 영세기업의 금전 부담과 저조한 수익률이 대표적이다. 퇴직연금 제도가 시행된 지 20년이 됐지만,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은 전체의 26.8%(2022년 말 기준)에 불과하다. 10년 전인 2012년(13.4%)과 비교하면 10% 포인트 이상 높아졌지만 2019년(27.5%) 이후 가입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퇴직연금 도입률 100%’가 정부의 최종 목표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영세기업의 부담을 낮추고 저조한 수익률을 높이는 등 퇴직연금 제도를 촘촘하게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도 도입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중소·영세기업이 많다. 운전자금이 부족한 영세기업들은 매년 일정한 적립금을 외부 금융회사에 적립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2022년 말 기준 300인 이상 기업의 91.9%가 퇴직연금을 채택했으나 30인 미만 영세사업장의 도입률은 23.7%, 5인 미만 사업장은 11.9%에 그쳤다. 대다수 대기업은 노사 합의를 거쳐 퇴직연금을 도입했지만, 중소기업의 도입률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퇴직연금 의무화를 서둘러 강제하면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도 충분한 준비 기간을 두고 ‘당근’으로 자율 도입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당장 가입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처벌한다는 것이 아니라, 가입 혜택을 늘리면서 중소기업 도입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4일 연금개혁안을 발표하면서 퇴직연금을 도입하는 영세기업을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근로복지공단이 30인 이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퇴직연금기금 ‘푸른씨앗’ 가입 대상 규모를 확대하는 등의 보완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5~10년 수익률 2%대 불과수익률 저조하다 보니 일시금 선호디폴트옵션 90%, 원금 보장형 선택정부 “디폴트옵션 개선해 수익률↑”턱없이 낮은 수익률을 높이는 것도 과제다. 수익률이 저조하다 보니 적립 금액이 많지 않아 연금으로 받는 경우가 적고 대부분 일시금으로 찾아간다. 현재 퇴직연금 수익률은 물가상승률조차 좇아가지 못할 정도로 형편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최근 5년과 10년간의 연 환산 수익률은 각각 2.35%, 2.07%다. 국민연금 5년(2017~2021)간 연평균 수익률이 7.63%인 것과 대비된다. 외국 주요 국가들의 퇴직연금 수익률도 보통 7%가 넘는다. 원금 손실을 피하기 위해 안정성이 높은 ‘원리금 보장형’ 중심으로 운용된 결과다.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으로 나뉜다. DB형은 회사가 금융사와 계약해 적립금을 운용한다. 근로자는 퇴직 때 사전에 확정된 퇴직급여를 받기 때문에, 수익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반면 DC형은 근로자가 금융사와 직접 계약한다. 근로자 본인이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DC형 가입자를 대상으로 가입자가 운용 방법을 지시하지 않더라도 사전에 약속한 방식으로 운용할 수 있게 하는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 옵션 가입자의 90%가 원리금 보장 상품을 선택했다. 위험성과 변동성이 높은 금융 상품에 투자했다가 자칫 원금마저 까먹을 위험이 있다고 보고 안정성에만 치중하다 보니 실효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연 2%대에 머물러 있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연금 자산을 지금보다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방식이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로 구성된 중개조직이 가입자를 대신해 적립금 관리·운용을 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수익률이 저조한 디폴트옵션을 개선하는 등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시행 1년, 적립금 33조… 연 수익률 10.8%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시행 1년, 적립금 33조… 연 수익률 10.8%

    퇴직연금을 미리 정한 방식으로 알아서 굴려 주는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시행 1년을 맞은 가운데 해당 제도에 맡긴 돈(적립금)이 3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폴트옵션 상품의 연평균 수익률은 10.8%를 기록했다. 13일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말 기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32조 909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조 2634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가입자 수는 565만명을 기록하며 전 분기보다 38만명 늘었다. 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기 어려울 때 사전에 지정한 상품으로 금융사가 알아서 운용해 주는 서비스다. 2022년 7월 처음 도입된 후 1년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해 7월 12일 본격 시행됐다.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나뉘는데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는 DC와 IRP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다. 현재 41개 퇴직연금사업자의 305개 상품이 판매·운용 중이다. 1년 이상 운용된 디폴트옵션 상품의 연수익률은 10.8%지만, 고객들이 선택한 위험 등급에 따라 수익률 격차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고위험 등급 상품의 1년 수익률은 16.55%인 데 반해 초저위험 상품은 3.47%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아도 10명 중 9명은 원금이 확실히 보장되는 초저위험 상품을 선택했다. 적립금 기준 89%인 29조 3478억원이 초저위험 등급 상품에 투자됐다. 나머지 저위험 1조 8772억원, 중위험 1조 2011억원, 고위험 4834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DC형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23조 4985억원, IRP 적립금은 9조 4100억원이다. 금감원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본인의 성향에 적합한 디폴트옵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의 수익률, 적립금 등 주요 정보를 매 분기 금융감독원 통합연금 포털을 통해 공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 “과장인데 타이핑” “부당한 지시는 직접 감내”… 86·MZ 사이 ‘낀 세대’의 애환 [관가 블로그]

    “과장인데 타이핑” “부당한 지시는 직접 감내”… 86·MZ 사이 ‘낀 세대’의 애환 [관가 블로그]

    요즘 세종 관가에선 1970년대 중반~80년대 초반생이 주축인 과장급 공무원들의 하소연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86세대와 MZ세대 사이에 ‘낀’ 이들이 위로는 상명하복에 익숙한 상사를 모시면서 아래로는 개인주의 성향이 두드러진 후배 눈치를 살피느라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사회부처의 한 저연차 사무관이 직속상사인 과장에게 ‘분노감정의 해부학’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대면 제출한 사실이 알려져 관가가 소란스러웠습니다. 요지는 “분노 조절을 잘하시라”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조금이라도 권위적인 모습을 보였다간 이처럼 ‘저격’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과장들의 MZ 눈치 보기는 심해지는 모양새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타이핑’입니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30일 “사무관 시절, 과장들은 보고서를 보고 펜으로 수정할 부분만 알려 줬다”며 “요즘에는 파일을 직접 받아 처음부터 고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전했습니다. 월요일에 관계부처 장관 합동회의라도 잡히면 주말에 직원들 일 시키는 게 눈치 보여 사무실을 홀로 지키는 과장들의 모습도 일상이 됐습니다. 그렇다고 상사들이 편의를 봐 주는 것도 아닙니다. 국·실장급들은 업무 지시 및 조직원 관리에 대해 비교적 가까운 세대인 과장들을 압박하는 게 보통입니다. 한 팀장급 공무원은 “아래는 변했는데 상사들은 그대로”라며 “꼭 필요하지 않은 회의를 하거나 늦은 시간에 업무 지시가 내려오면 직원들을 설득할 자신이 없다. 우리는 그냥 참으면서 하는데 아래에 시키진 못하겠다”고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실무진은 불만이나 건의 사항을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인 반면 과장급 이상은 부당한 지시라도 감내하는 게 ‘역량’으로 여겨지는 세태가 공직 사회에는 여전하다고 합니다. 중간 관리직인 과장들이 실무 작업까지 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 복지부 사무관은 “과장은 국회에 가서 정책 세일즈 등 외부 활동에 힘써야 하는데 보고서를 쓰고 있으니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한 과장도 “급할 때는 과장이 할 수 있지만 그게 ‘디폴트’(기본 설정)가 돼선 안 된다”고 했습니다.
  • 정봉주 예상 밖 선두에 술렁이는 민주…“나는 아픈 손가락”

    정봉주 예상 밖 선두에 술렁이는 민주…“나는 아픈 손가락”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 가운데 유일한 원외 인사인 정봉주 후보가 지역 순회 경선에서 연일 1위를 달리자 민주당이 술렁이고 있다. 당 내부에선 원외 인사가 ‘수석최고위원’이 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시각이 있는 한편, 지난 22대 총선 당시 ‘막말’ 논란에 따른 정 후보 공천 취소가 동정심을 부른 것 아니냔 해석도 나온다. 정 후보는 2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권리당원 투표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을 두고 “순위에 별로 관심이 없다. (선출직 최고위원) 다섯 명 안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선거운동 하거나 도와주는 분들이 1인 2표니까 정봉주는 디폴트값이란 표현을 썼다. (당원들이 저를) 아픈 손가락이라고 표현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공천 취소와 관련해서는 “당의 결정은 항상 옳다. 민주당이 이겨야 되는 상황이 제일 우선”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제 개인 하나 정도는 잘려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까지 실시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누적 득표 결과 정 후보는 21.67%의 득표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20%대는 정 후보가 유일하다. 김병주(16.17%), 전현희(13.76%), 김민석(12.59%), 이언주(12.29%), 한준호(10.41%), 강선우(6.99%), 민형배(6.13%) 후보가 뒤를 이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정 후보가 표가 잘 나오는 게 예상 밖이다. 공천이 취소됐는데 당 지도부가 되는 게 맞냐는 분위기도 있다”면서도 “‘나는 꼼수다’(친민주당 성향 인터넷 라디오 방송)를 즐겨보던 당원들은 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 같다. 권리당원들의 표 비중이 확대되지 않았다면 정 후보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8·18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14%, 권리당원 56%, 일반국민 여론조사 30%’ 비중으로 표를 반영한다.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비중은 기존 ‘60대 1’에서 ‘19.1대 1’로 조정됐다. 권리당원의 입김이 더 세진 것이다. 한편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에 출연해 “‘그래도 수석(최고위원)은 당대표 옆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정봉주는 본회의장도 못 들어가고 의원총회도 가기 어려운 것 아니냐. 그럼 현역이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댓글들을 가지고 당원들이 논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 382조 퇴직연금 쟁탈전… 50대 이상 ‘은행’ 3040은 ‘증권사’

    382조 퇴직연금 쟁탈전… 50대 이상 ‘은행’ 3040은 ‘증권사’

    3040 비중 은행 44%·증권사 52%가장 많이 가입한 상품 정기예금2030 예금보다 투자형 상품 선호실적배당형 관심 커 라인업 확대 국내 퇴직연금 시장이 382조원 규모로 성장한 가운데 금융사들의 퇴직연금 고객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퇴직연금은 한 번 가입하면 장기 고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 수수료 수익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에서 굴릴 수 있는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2030을 중심으로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19일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과 4개 주요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의 연령별 퇴직연금(DC·IRP) 가입자 비중을 보면 은행은 50대 이상, 증권사는 30~40대 고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은행은 50대 이상 고객 비중이 48.8%, 30~40대 고객이 44.3%로 나타난 반면 증권사는 30~40대 고객이 51.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50대 이상 비중은 42.2%로 나타났다. 20대 비중은 각각 7.1%와 6.2%를 차지했다. 증권사의 젊은층 가입자 비중이 높은 것은 상대적으로 증권사가 많은 투자상품을 취급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은행과 증권사에 관계없이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이 가입한 상품은 역시 원리금이 보장되는 정기예금 상품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적배당형(원리금 비보장) 상품군에서는 연령별 선호도의 차이가 나타났다. 20~40대에서 가장 많이 가입한 실적배당형 상품으로는 TIGER 미국 S&P500이 꼽혔다. 이는 미국 S&P500지수를 추종하는 국내에 상장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인데, 시가총액 3조 3332억원 규모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40대 이후로는 디폴트옵션의 초저위험이나 저위험 포트폴리오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증권사 관계자는 “적극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경우 투자상품 라인업이 좋은 증권사를 찾고, 안전지향인 경우 은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은행과 증권사 모두 실적배당형 상품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면서 상품 경쟁도 한층 세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4대 은행의 퇴직연금 잔액(DB·DC·IRP)은 138조 1592억원으로, 실적배당형이 13.3%(18조 3857억원)를 차지했다. 4개 증권사는 퇴직연금 잔액 51조 4097억원 가운데 실적배당형이 36.4%(18조 7130억원)에 달했다. 실적배당형 상품의 비중은 지난 분기 대비 각각 1.4% 포인트, 3.9% 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7월부터 디폴트옵션 시행으로 금융사들이 다양한 상품으로 구성된 투자성향별 포트폴리오를 내놓으면서 예적금 외 상품에도 가입자들의 관심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적연금의 기능이 점점 중요해지면서 앞으로도 연평균 12~15%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초록의 품에 안겨… 붉게 저무는가, 봄

    초록의 품에 안겨… 붉게 저무는가, 봄

    보릿고개. 요즘은 일상에서 거의 들을 수 없는 단어다. 늘 먹거리가 부족했던 과거의 세대에게 보리가 곤궁의 상징이었다면 요즘 세대에겐 풍경의 일부로 소비될 뿐이다.전북 고창에 아름다운 보리밭이 있다. ‘보리나라 학원농장’이다. 보리밭은 이삭이 팰 무렵 가장 아름답다. 류근 시인의 표현에 따르면 “바람의 길을 따라 보리밭이 저희의 몸매를 만들 때”(‘두물머리 보리밭 끝’)가 바로 요즘이다. 고창은 신록의 계절에 더 볼거리가 많은 고장이다. 명찰 선운사에 들러 신록의 초록 샤워를 맞아도 좋고, 세계인들이 감탄한 고창의 너른 갯벌을 보며 일상의 시름을 탈탈 털어내도 좋겠다. 그래서 간다, 고창으로. 초록의 품에 안기러.고창의 옛 지명은 모양현(牟陽縣)이다. 모양성 등 유적지나 고창 일대의 상점 등 간판에서 ‘모양’이란 글자를 흔히 볼 수 있는데, 바로 여기서 따온 표현이다. 한자로 모는 보리, 양은 태양을 뜻한다. 글자대로라면 보리가 잘 자라는 고장이라는 뜻이겠다. 청보리는 보리 이삭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누렇게 여물어 가는 ‘보리누름’ 전까지의 푸른 빛 보리를 말한다. 미풍에 살랑살랑 물결치는 모습이 싱그러워 특별히 청보리라 부른다. 고창에는 유난히 보리밭이 많다. 대표적인 곳은 공음면의 ‘보리나라 학원농장’이다. 비산비야(非山非野)의 구릉 위로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 청보리밭이 파란 하늘과 맞닿아 이색적인 풍경을 그리는 곳이다. 실제 농작물 재배도 하지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경관농업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봄에는 청보리, 여름엔 해바라기, 가을엔 메밀을 심어 사철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ASMR로 즐기는 보리와 바람의 합창소금기 머금은 갯바람이 보리밭을 휩쓸고 지날 때면 튼실한 이삭을 매단 청보리들이 물결처럼 춤을 춘다. 바람이 보리밭과 밭고랑에 부딪치며 내는 소리는 ASMR(자율감각 쾌감반응)로 손색이 없다. 일교차가 큰 날이면 새벽안개가 앉았다 간 보리 알갱이마다 이슬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그 풍경이 보석처럼 아름답다. 꼭 안개 때문이 아니더라도 청보리밭은 이른 아침 찾는 게 좋다. 그래야 명징한 푸름과 만날 수 있다. 조만간 보리는 노랗게 물들겠지. 그때쯤이면 농장에선 보리를 베고 메밀과 해바라기를 심을 테고. 푸름에 ‘유통기한’이 있는 게 못내 아쉽다. 그렇게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또 가을이 올 터다. 학원농장 옆은 심원면이다. ‘마음 심(心)’ 자에, ‘으뜸 원(元)’ 자를 쓴다. 마음이 으뜸이란다. 불교에서는 이를 ‘일체유심조’라 했다. 그러니까 희로애락과 길흉화복이 모두 인간의 마음에서 온다는, 웅숭깊은 뜻을 지닌 마을인 셈이다.심원은 이름만큼이나 골골마다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가진 동네다. 흥미로운 인물도 만난다. 진채선과 검단선사다. 먼저 진채선(1842~?)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 국창이다. 국창, 명창이란 칭호가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시기에 ‘와장창’ 유리천장을 깬 이다. 조선 최고의 소리꾼이긴 해도 그에 대해 알려진 건 적다. 고창 읍내 판소리박물관에 가야 귀동냥이나마 할 수 있다. 그의 삶은 신재효(1812~1884)와 두텁게 얽혀 있다. 신재효는 판소리 이론을 체계적으로 집대성한 이론가이자 작가다. 태어난 시기는 달라도 둘의 고향은 같다. 진채선이 심원 검당포에서, 신재효는 읍내에서 태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둘은 사제 간이다. 진채선을 캐스팅한 이는 물론 신재효다. 검당포 무녀의 딸이었던 진채선은 어머니를 따라다니며 어깨 너머로 소리를 익혔다. 이미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던 진채선은 17세 무렵 신재효 문하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소리를 배웠다. 당시 판소리는 남성의 전유물이었다고 한다. 최고의 이론가에게 지도받은 진채선은 쑥쑥 자랐고, 남자 명창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했다. 이 무렵 그의 일생을 또 한번 바꾸는 사건이 발생한다. 당대의 세도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눈에 띄게 된 것이다. 흥선대원군은 남달리 소리를 즐겼다고 한다. 많은 판소리 명망가들과도 인연을 맺었는데, 신재효도 그중 하나였다.●조선 최초 여류 국창의 삶과 소리 신재효는 1867년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경회루를 새로 지으며 베푼 낙성연 자리에 애제자 진채선을 데려가 데뷔시킨다. 진채선은 고운 외모와 청아한 소리로 단박에 좌중을 휘어잡았다. 그중 가장 넋을 빼앗긴 이가 흥선대원군이었다. 이 공연을 계기로 진채선은 운현궁에 들어가 살게 된다. 흥선대원군의 대령(待令) 기생으로 지내게 된 것이다. 이 일로 가장 마음의 상처를 입은 이는 스승 신재효였다. 절대 권력자의 애기(愛妓)가 된 제자를 함부로 만날 수 없게 되다 보니 그에 대한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 신재효에게 진채선은 이미 단순한 제자가 아니었던 거다.제자에 대한 정이 사랑으로 변해 있다는 걸 확인한 그는 흥선대원군이 내린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제자를 향한 마음을 담아 판소리 단가 ‘도리화가’(桃李花歌)를 지었다. 이 이야기는 동명의 영화(2015년)로 제작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아쉽게도 심원엔 그를 기억할 만한 공간이 거의 없다. 검당포에 그의 생가터를 조성해 놓았는데, 차마 찾아가 보라 권하기도 민망할 만큼 옹색하다. 심원면에서 2021년부터 9월 1일을 ‘진채선의 날’로 제정해 기념하고 있는 것에 비춰 보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고창 읍내 판소리박물관에 진채선의 코너가 자그마하게 조성돼 있다. 그에 얽힌 대략의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시각적 볼거리로는 두암초당이 그중 낫다. 거대한 암벽 아래 들여 지은 정자다. 두암초당이 있는 암벽에서 진채선이 연습을 거듭해 득음했다고 전해진다.검단선사는 선운사를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백제시대 고승이다. 당시 선운산 주변엔 산적들이 들끓었다. 검단선사는 이들에게 소금 굽는 법을 가르쳐 도적질을 그만두게 했다. 이들이 정착한 곳이 검당마을이다. 양민이 된 산적들은 해마다 봄가을 두 차례 감사의 마음을 담아 검단선사에게 소금을 보냈다. 이를 보은염(報恩鹽)이라 부른다. 당시 이들이 소금을 생산했던 ‘소금 벌막’을 재현한 건물이 검당마을 소금전시관 앞에 세워져 있다. 선운산 뒷자락 화산마을엔 원불교를 일으킨 소태산 대종사의 이야기가 전한다. 화산마을 연화봉 자락에 초막을 짓고 3개월 정진했는데, 이는 훗날 대각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연화저수지 앞에 이를 기념하는 ‘연화삼매지’가 조성돼 있다. 심원면 앞은 저 유명한 고창 갯벌이다. 람사르습지(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2013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2021년)에 등재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갯벌이다. 면적이 얼추 60㎢에 달할 만큼 거대하다. 한눈에 담을 수 없는 너른 갯벌이 막힌 가슴을 뻥 뚫어 준다. 만돌마을 계명산 아래에 서해안바람공원이 조성돼 있다. 계명산은 ‘닭 계(鷄)’ 자에 ‘울 명(鳴)’ 자를 쓴다. 만돌마을에서 닭이 울면 중국에서 들린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이름이라고 한다. 높이라야 고작 해발 29m에 불과하지만 정상에 서면 만돌마을 일대와 너른 갯벌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고창엔 읍성이 두 곳 있다. 모양성이라 불리는 고창읍성과 무장읍성이다. 이번 여정에선 비교적 이름이 덜 알려진 무장읍성을 찾아간다.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1417년(태종 17년) 세워진 석성이다. 꼬박 130년 전인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엔 농민군이 이 읍성에서 승전보를 올리기도 했다. 전국적 봉기의 시발점으로 평가받는 이른바 무장기포(茂長起包) 후 세를 불린 농민군은 무장읍성을 향해 진군했고, 이들의 기세에 화들짝 놀란 관군들이 줄행랑을 친 덕에 무혈입성할 수 있었다. 무장읍성을 장악한 농민군은 옥문을 부숴 동학교도 40여명을 풀어 주고 군기고를 파괴해 무기를 확보했다. 3일간 머물며 전열도 정비했다. 농민군 숫자도 1만여명까지 불어났다. 무장읍성이 일종의 교두보 구실을 한 셈이다. 지금도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해마다 열린다. ●선운사 들러 신록의 ‘푸름’도 만끽 무장읍성은 야트막한 구릉을 마름모꼴로 감싼 평지성이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견줘 무척 큰 규모다. 성이 축조될 당시 이 일대가 얼마나 크고 중요한 곳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정문은 남문인 진무루(鎭茂樓)다. 둥근 옹성 안에 2층 누각으로 세워졌다. 무장읍성 복원 전에는 무장초등학교의 교문으로 쓰였다고 한다. 당시 학생들은 세상 가장 멋지고 든든한 문으로 등하교를 했을 터다. 진무루를 넘어서면 숱한 세월을 살아낸 노거수들 사이에서 거대한 옛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송사지관(松沙之館)이라 불리는 객사다. 옛 무장현의 위용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건축물이다. 선조 14년(1581년)에 지었다니 400년이 넘었다. 객사 뒤는 사두봉(蛇頭峯)이라는 작은 구릉이다. 풍수지리적으로 뱀의 눈에 해당하는 지점이라 이런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선운사는 고창 여정의 디폴트값 같은 곳이다. 절집 뒤란의 동백꽃(천연기념물)은 지고 없지만 신록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신록의 빼어남은 단언컨대 어느 계절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선운사만큼이나 유명한 곳이 절집 옆 도솔계곡(명승)이다. 이 계곡을 따라 다양한 나무들이 어울려 살고 있다. 작은 이파리들이 물위에 비치면 물빛마저 신록처럼 푸르다. 이즈음 찾을 만한 명소 두 곳 덧붙이자. ‘책마을 해리’는 고창의 ‘핫플’ 중 하나다. 폐교를 활용해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몄다. 입장료는 책을 사는 것으로 대신한다. 해리면 월봉마을에 있다. 고창 중산리 이팝나무(천연기념물)는 ‘모든 순창 이팝나무의 어머니’라 불러도 좋을 만큼 수형이 거대하고 아름답다. 이번 주말께 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쌀알처럼 희디흰 작은 꽃들이 모여 흰 구름 같은 풍경을 펼쳐낸다.
  • [월드 핫피플] 미 월가에서 가장 빨리 최대 손실 기록한 한국계 빌 황

    [월드 핫피플] 미 월가에서 가장 빨리 최대 손실 기록한 한국계 빌 황

    한국계 미국인으로 미국 금융계에서 가장 성공한 인물로 꼽혔던 빌황(60)에 대한 재판이 8일 시작됐다. 2021년 황씨가 이끌던 소규모 투자회사 ‘아르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거의 하룻밤 사이 파산하면서 대형 은행에 수십억 달러 손실을 입혔다. 며칠 만에 1000억 달러(약 136조원) 이상의 시장 가치가 날아가면서 최단시간 최대손실을 입힌 황씨는 사기 등 11개 혐의에 대한 재판을 받게 된다. CNN은 전날 황씨의 기소장에 따르면 그가 설립한 ‘아르케고스’는 특정 상장 주식의 가치를 부풀렸으며, 실제 보유하지 않은 주식에 대한 이익을 취하기 위해 ‘총수익 스와프’이란 금융상품을 이용했다고 전했다. 특히 황씨는 정부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자신들이 차입한 은행에 거짓말을 하고 스와프를 이용해 현재 재정 상태를 숨겼다. 검찰은 황씨가 15억 달러 규모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1년에 걸쳐 350억 달러 규모로 성장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자한 주식의 가격이 갑자기 떨어지자 황씨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돈을 빌려준 은행들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더 많은 담보를 요구했고, 그는 처음에는 하락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더 많은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효과가 없었고 펀드의 투자 원금에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한 은행으로부터 증거금을 요구하는 마진 콜이 계속 들어오자 결국 황씨는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다. 아르케고스 캐피털의 돈을 빌려준 은행 가운데 하나인 크레딧 스위스는 55억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1년 뒤 파산해 스위스 대형은행 UBS에 인수된다.전 아르케고스 캐피털 직원이 제기한 소송에 따르면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 1982년 고등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인 목사의 아들이다. 독학으로 영어를 배웠고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카네기멜런대 MBA 과정을 거쳐 타이거 펀드를 만든 줄리언 로버트슨의 눈에 들어 ‘타이거 매니지먼트’에 합류했다. 여기서 로버트슨의 수제자로 통하며 아시아 투자를 맡아 ‘타이거 아시아’를 운영하면서 ‘리틀 타이거’, ‘새끼 호랑이’로 불렸다. 2012년 중국은행과 중국건설은행의 내부 정보를 이용한 거래로 부당이익을 챙겨 유죄를 받았다. 한때 50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했던 타이거 아시아는 문을 닫았고, 이후 2013년 개인 자금을 운용하는 아르케고스 캐피털을 설립했다. 황씨는 직원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강요하고, 성경 낭독에 참석할 것을 요구했다. 직원들은 회사에 보너스의 최소 25%를 강제 투자해야 했으며, 아르케고스가 파산하자 5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아르케고스(Archegos)라는 회사 이름도 ‘지도자’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됐으며 성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뜻한다. 직원들이 제기한 민사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황씨는 11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으나 각 혐의는 최대 징역 20년을 선고받을 수 있어 개별 범죄의 형량을 합산하는 병과주의에 따라 100년형 이상의 종신형도 가능하다.
  • 매출 늘었지만 영업익 주춤한 K방산… 연말까지 반전 노린다

    매출 늘었지만 영업익 주춤한 K방산… 연말까지 반전 노린다

    1분기 ‘K 방산’ 4사의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내실 없이 규모만 커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방위산업의 특수성 때문에 발생하는 ‘시간차’ 현상일 뿐 성장세를 이어 갈 것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5일 금융감독원 공시를 종합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국내 4대 방산업체의 올해 1분기 합계 매출은 4조 99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6.8% 증가했다. 반면 합계 영업이익은 1971억원으로 43.4% 감소했다. KAI와 현대로템은 실적이 좋았다. KAI와 현대로템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47.5%, 40.1% 증가했다. KAI는 KF-21 등 국내 항공·우주 부문과 폴란드 완제기 사업 매출이 반영됐고, 현대로템도 폴란드에 K2 전차 18대를 인도한 것이 실적으로 잡혔다. LIG넥스원도 1.8% 감소했지만 전체적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실적이 방산 4사 합계 영업이익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년 동기 대비 83.2% 감소한 374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만 영업이익이 한풀 꺾인 이유는 폴란드로 수출하는 K-9과 천무의 신규 인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사업 부진이 아닌 정부의 금융 지원을 기다려야 하는 이슈가 발생하면서 일어났다. 무기 수출 같은 규모가 큰 계약은 수출국 정부에서 금융 지원을 해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기 수출 과정에서 적성국에 유출되면 안 되는 군사기밀도 있어서 계약 전반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금융 지원을 빨리 해 달라고 정부를 재촉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 당장 급하다고 지불능력과 담보를 제대로 따져 보지 않고 일을 진행시켰다가 디폴트(지급불능)에 빠지는 날엔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수은)이 덤터기를 쓰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국내 방산업체는 2022년 폴란드 정부와 17조원 규모의 1차 무기 계약을 체결했고, 이때 수은과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가 6조원씩을 지원했다. 그리고 지난해 최대 30조원 규모의 2차 계약을 하기로 했지만 연기됐는데 이는 수은이 금융 지원 한도 제한에 걸려 더는 대출해 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5대 시중은행이 공통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빌려주는 중장기 대출인 신디케이트론 실행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폴란드는 국책은행 정도의 금리를 원하는데 시중은행 입장에선 맞추기 어려운 수준이고, 이를 풀어 가기 위해 은행과 수출 기업 및 정부 관계기관이 지속적으로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의 업황이 비슷한 흐름을 보일 때가 많은데 이는 업체들이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할 수밖에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동종 무기의 입찰 시에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지만 규모가 큰 무기체계가 움직일 때는 협업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수출하는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II의 체계는 LIG넥스원이 만들었지만 운용에 필요한 다기능레이다는 한화시스템, 발사 차량(K-917)은 기아가 제작한다. 업계 관계자는 “체계 및 계통이 중요한 무기의 특성상 국내 방산업체 한 곳이 새 시장을 개척하면 나머지 업체들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셈”이라며 “정부의 적극적 지원 하에 올 연말까지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모차르트 명성에 가려진 비운의 누이 ‘나넬’ [한ZOOM]

    모차르트 명성에 가려진 비운의 누이 ‘나넬’ [한ZOOM]

    오스트리아 잘츠캄머구트(Salzkammergut) 주에 있는 장크트 길겐(Sankt Gilgen)에 도착했다. 빈(Wien)이나 잘츠부르크(Salzburg)처럼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동화책에서 본 것 같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마을 입구에서 예쁜 카페를 발견했다. 카페 외벽에는 예쁜 여인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간판에는 ‘나넬’(Nannerl)이라고 적혀 있었다.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익숙한 이름이었다. 볼프강호수 방향으로 한참을 걷고 있었는데 문득 카페 간판에 쓰여 있던 이름이 누구인지 생각났다. 안나 마리아 발부르가 모차르트(Anna Maria Walburga Mozart·1751~1829). 음악의 천재로 기록되어 있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1756~1791)의 누나였다. 그리고 그녀의 별명이 바로 ‘나넬’이었다.동생의 그늘에 가려진 천재 음악가 나넬은 모차르트 보다 5살이 많았다.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Leopold Mozart·1719~1787)는 당대 유명한 음악가였고, 그녀 역시 모차르트처럼 음악적 재능을 타고났다. 나넬은 7살부터 아버지로부터 하프시코드(피아노의 전신)를 배웠다. 그리고 11살부터 3년 동안 아버지와 동생 모차르트와 함께 유럽 순회공연(그랜드 투어)를 다녀왔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연주실력을 보였다. 하지만 아버지 레오폴트에게 있어 주연은 항상 모차르트였고, 난넬은 모차르트의 연주를 뒷받침하는 조연에 머물렀다. 나넬은 훌륭한 작곡가이기도 했다. 1770년 7월 동생 모차르트는 누나에게 편지를 써서 “누나가 만든 곡은 정말 아름다워. 누나가 작곡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격려한 적도 있다. 아쉬운 점은 나넬이 만든 곡이 하나도 전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사회적인 분위기를 살펴보면 그럴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마저 든다.보수적 사회분위기 속에 좌절된 음악가의 꿈 나넬의 타고난 음악적 재능은 아버지의 교육과 3년 간의 유럽 순회공연을 통해 발전했다. 하지만 300년 전 사회환경은 지금보다 훨씬 더 여성에게 가혹했다. 시민혁명 이전 유럽은 철저한 신분제도 속에 보수적 사회분위기가 팽배했으며 엄격한 가부장제와 남녀차별이 있었다. 아버지 레오폴트는 유럽 순회공연 후 1769년 모차르트와 함께 다시 이탈리아 여행을 떠났다.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 모차르트는 음악가로서의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하지만 나넬은 어머니와 함께 잘츠부르크에 남아 집안 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음악가로서 진로가 막힌 나넬은 육군 대위 ‘프란츠 디폴트’와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로 그와의 결혼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강요로 이미 두 번의 이혼경력이 있고 5명의 자식을 가진 판사 ‘요한 폰 조넨부르크’와 결혼했다. 결혼 후 그녀는 어머니 고향인 장크트 길겐에서 살았고, 남편이 죽은 후 다시 잘츠부르크로 돌아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 곳에서 살았다.영화로 재조명된 나넬 모차르트(Nannerl, Mozart’s Sister) 2011년 개봉한 마리 페레(Marie Feret) 주연의 ‘나넬 모차르트’(Nannerl, Mozart’s Sister)는 모차르트의 누나 나넬을 인생을 다룬 프랑스 영화이다. 동생 모차르트에게 가려져 클래식 음악사에 이름을 남기지 못한 비운의 천재 여성 음악가를 다룬 만큼 페미니즘의 색채가 있는 영화이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적인 성(性) 대결보다는 프랑스 영화 특유의 담담한 스토리와 수려한 색채로 채워져 그녀의 인생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이다. 남아 있는 음악조차 없어 나넬을 언제 다시 떠올리게 될지 모르겠다. 그녀의 자취가 남아 있는 이 곳 장크트 길겐 역시 언제 다시 오게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동생의 음악 속에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지 모를 그녀의 생각과 감성을 떠올려 보려 한다.
  • 생애주기 맞춰 알아서 투자… 손놓고 퇴직연금 굴리기

    생애주기 맞춰 알아서 투자… 손놓고 퇴직연금 굴리기

    ‘타깃데이티드펀드’에 자금 몰려작년 순자산 규모 12조 791억원은퇴시점 비슷한 투자자 ‘그룹화’초기엔 주식 등 고수익률에 집중후반에 채권 등 안전성 비중 높여목표수익률 ‘연 5~6%’ 수준 형성 최근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투자 자산의 위험도를 알아서 조정해 주는 타깃데이티드펀드(TDF)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TDF는 펀드의 일종으로 투자자가 신경을 쓰지 않아도 은퇴시기에 맞춰 위험, 안전 자산의 비중을 맞춰 준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TDF 순자산 규모는 12조 791억원에 달했다. 2015년만 해도 31억원에 불과했던 순자산이 2016년에는 664억원, 2017년에는 678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에도 매년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면서 2020년에는 5조 2314억원, 2021년에는 10조원 이상까지 늘어났다. TDF는 은퇴 시점이 비슷한 투자자를 모아 그룹화한 뒤 이들의 생애 주기에 맞춰 자산을 배분하는 펀드다. 초기에는 주식 등 기대수익률이 높은 위험자산에 투자하고 은퇴 시점에 근접할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 투자 비중을 늘린다. 보통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자산에 분산 투자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상품에도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증권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TDF는 펀드는 알아서 운영해 준다는 콘셉트 때문에 인기를 많이 끌었다”며 “평소 꾸준히 퇴직연금을 굴리기 어려운 분들에게 취향에 맞게끔 자산 배분을 가능하게 해 줬다”고 말했다. 또 TDF 시장 확대에는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한몫하고 있다. 퇴직연금사업자(금융회사)가 내놓은 디폴트옵션 펀드 상품 89개 중 59개가 TDF를 포함하고 있다. TDF의 목표수익률은 연 5~6%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TDF의 긴 이름 속에는 상품의 주요 정보가 담겨 있다. 한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25혼합자산자투자신탁’에서 ‘2025’라는 숫자는 2025년을 전후해 은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뜻이다. 나머지 상품명에는 운용사와 핵심 운용 전략, 투자 대상 등이 담겨 있다. TDF가 제대로 운용되고 있는지 알아보려면 같은 운용사의 상품을 연도별도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 가입할 TDF보다 숫자가 작은 TDF의 성적을 확인하면 은퇴 무렵 위험자산 비율과 수익률, 변동성 등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TDF 중 대부분은 펀드 재산의 50% 이상을 증권에 투자하는 증권 펀드며 혼합 자산 펀드도 일부 존재한다. 한편 TDF도 펀드의 일종이라는 점에서 초기 자산 배분 설정 시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증권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다른 ETF에 비해 변동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나 주식과 채권 배분에 따라 일부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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