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별꼴 다본 레이커스
최고의 테크니션 코비 브라이언트,최고의 센터 샤킬 오닐,집배원처럼 꼬박꼬박 점수를 배달하는 칼 말론,올스타전 9차례 출장에 빛나는 게리 페이튼,다른 팀에 가면 주전급인 벤치 멤버들,그리고 9차례나 자신이 지휘한 팀을 정상에 올려 놓은 명장 필 잭슨 감독.
미프로농구(NBA) ‘호화군단’ LA 레이커스의 면면이다.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물론 상대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팬들조차도 레이커스의 우승을 점쳤다.올스타에 뽑힌 선수라고는 벤 월러스밖에 없는 디트로이트는 ‘레이커스 왕국’의 제단에 놓인 희생양과 같았다.그러나 4차전까지의 결과는 정반대.디트로이트의 철벽 수비 앞에서 코비-오닐-말론으로 이어지는 공포의 ‘트라이앵글 오펜스’는 산산이 부서졌다.1승3패.한 번만 더 지면 레이커스는 NBA 사상 가장 큰 실력차를 누르고 챔피언에 오른 ‘디트로이트 신화’의 희생양이 된다.
탄탄한 수비와 악착 같은 리바운드,속공과 적극적인 어시스트로 무장한 디트로이트에 견주면 레이커스의 모습은 오합지졸이다.
경기를 풀어야 할 포인트가드 페이튼의 챔프전 평균 어시스트(4.5개)는 개인파울(3.8개)과 엇비슷하다.코비의 야투 성공률은 40%를 넘지 못한다.특히 4경기 내내 21개의 3점슛을 던져 4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무릎 부상에다 디트로이트 팬을 폭행해 경찰 조사까지 받아야 하는 말론은 오히려 방해가 된 듯하다.고군분투하던 오닐은 4차전 패배 뒤 노골적으로 동료들을 비난했다.
역대 챔프전에서 1승3패의 열세를 뒤집은 팀은 없다.다만 레이커스는 ‘2-3-2경기’ 포맷이 정착된 1985년 이후 어느 팀도 가운데 3경기를 내리 이기지 못했다는 역사만 믿는다.그러나 현재의 분위기라면 레이커스는 3경기의 마지막인 16일 5차전마저 지고 챔피언 반지까지 헌납할 가능성이 높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