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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꼴통 형사’ 강철중이 돌아왔다

    ‘꼴통 형사’ 강철중이 돌아왔다

    드디어 강동경찰서 강력반의 ‘꼴통 형사’ 강철중이 돌아왔다.6년 전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모습 그대로다. 하지만 15년 형사 생활 끝에 성격은 더 독해지고 능글맞아졌다. ●영화 ‘강철중-공공의 적 1-1’ 19일 개봉 영화 ‘강철중’(제작 KnJ엔터테인먼트·19일 개봉)은 ‘공공의 적 1-1’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기 시리즈물인 ‘공공의 적’ 1편(2002)의 후속작이다. 검사로 잠시 외도(?)했던 2편이 아닌 1편의 형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고, 그만큼 강철중(설경구)이 갖는 영화적 상징성은 매우 크다. 강우석 감독은 “20년 연출인생 동안 가장 애착이 가는 영화가 ‘공공의 적’과 ‘투캅스’”라고 말할 정도로 강철중 캐릭터에 대한 믿음이 굳건하다. 그는 “요즘처럼 빈부차이나 사회갈등이 깊어진 시대에 누군가 나와서 뒤엎어 준다면 속이 시원해질 것”이라고 ‘강철중’ 카드를 빼낸 이유를 밝혔다. 1편에서 돈 때문에 부모를 죽인 패륜범,2편에서 사학재단의 비리와 정치권력의 야합이라는 ‘공공의 적’에 맞섰던 강철중의 이번 상대는 중고생을 조직원으로 양성하는 조직폭력배다. 몇년 전 한 TV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영화속 상황은 암담하다. 어린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보장받기 위해 조직의 죄를 뒤집어쓰고 감방행을 선택한다거나 조폭 회장 이원술(정재영)은 또래의 아이들을 사지로 몰아 넣으면서 자기 아들과는 채소농장에서 오붓한 주말을 보낸다. 이번에도 그가 ‘공공의 적’에 대응하는 수사 방식은 투박하기 그지 없다. 조폭 ‘거성그룹’이 운영하는 건설 공사판 현장에서 깽판을 놓거나 고깃집을 찾아가 맛이 없다며 트집을 잡기 일쑤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적의 손에 수갑을 먼저 채우는 대신 맨손으로 두드려 잡는 방식을 택한다. 그러면서도 “수입산 쇠고기는 광우병 걱정 때문에 잘 구워야 돼”라는 식의 통쾌한 유머는 그대로 살아 있다. 여기에 1편에 칼잡이로 등장했던 유해진은 정육점 주인으로 변해 피해자의 시체를 부검하는 강철중의 수사에 힘을 보탠다. 깡패에서 수천억원대의 노래방 사장으로 변신한 이문식도 전편의 웃음코드를 잇는다. 현재 관객 점유율이 한자릿수대까지 떨어진 한국영화계가 이 영화에 거는 기대는 각별하다. 위기 때마다 역전 홈런을 날렸던 강 감독의 작품일 뿐 아니라 7,8월 개봉 대기 중인 대작들의 흥행 견인차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이다. ● 한국영화 부활 신호탄 될까 하지만 ‘강철중’이 이런 바람들을 현실화시킬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디테일은 살리고 군더더기는 뺀 연출은 훌륭하지만 조직 폭력배라는 다소 진부한 소재와 1,2편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극전개 등은 지난 몇년간 ‘미드’(미국드라마)와 스릴러물의 강세로 높아진 관객들의 눈높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강조된 코믹 요소는 “내 장기인 코미디가 여전히 유효한지 심판받겠다.”는 강우석의 뚝심이 그대로 읽힌다. 이제 공은 관객들에게 넘어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누드 브리핑] “마포구 심사팀을 벤치마킹 하라”

    인기 절정을 누리고 있는 마포구 칼잡이 3인조의 이야기가 화제입니다. 단단히 화가 난 박성중 서초구청장의 사연도 들어 보세요.●떴다,`칼잡이 3인조´ 꼼꼼한 원가계산과 현장실사로 일선 사업부서가 올린 발주액을 ‘조자룡 헌칼 쓰듯’ 잘라내 ‘칼잡이 3인조’란 애칭이 붙은 마포구청 재무과 심사팀.2개월 전 서울신문(3월18일자 12면)이 활약상을 처음 소개한 뒤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다고 합니다. 꼼꼼한 예산심사로 21억원이 넘는 혈세를 절감한 이들을 벤치마킹하라고 각 구청장들의 ‘특명’이 떨어졌기 때문인데요. 지금까지 심사팀의 ‘비법’을 전수받기 위해 다녀간 자치구만 J구·K구 등 10여곳에 이른답니다. 중앙부처와 국회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6일엔 행정안전부 진단컨설팅기획과에서 4·5급 간부 2명이 심사팀을 찾아 전국에 배포되는 ‘예산절감을 위한 전략적 조직관리안 보고서’에 커버스토리로 다루겠다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국회 예산법제처에서는 직원간담회에 심사팀을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옛날 같으면 ‘힘있는 기관’의 ‘부르심’에 득달 같이 달려갔을 박명자 심사팀장.“팀 단합대회가 끝난 뒤 생각해 보겠다.”며 고자세를 보였다는 후문입니다.●“무슨 평가가 이 모양인가” 서초구가 자랑하는 OK민원센터에 대한 평가가 최근 ‘냉탕과 온탕’을 오가면서 박성중 서초구청장이 단단히 뿔이 났습니다. 서초구는 서울시에서 실시한 2007 시민고객서비스 품질평가 ‘민원행정분야’에서 우수 9개 구에도 들지 못했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23일 행안부가 전국 시장·군수·구청장을 대상으로 한 국정설명회에서는 고객감동행정 우수사례로 선정됐습니다. 박 구청장이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불만을 터뜨린 것은 서울시의 평가방법입니다. 서울시는 구청별로 160명을 선정해 이들에 대한 면담 결과만으로 각 구청의 민원서비스 순위를 결정했는데요. 여론조사만으로 순위를 정하는 이 방식은 구청별 상대평가 자체가 전혀 불가능하다는 치명적 오류가 있다는 것이 박 구청장의 지적입니다. 그는 “다수가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한 평가방법을 마련하는 것은 상을 주는 행위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꼬집었습니다.●“간부들 군기 빠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긴장이 풀어졌다.”며 시 간부의 군기를 잡았습니다. 오 시장은 21일 오전 열린 간부회의에서 “큰 일을 잘하다가 디테일이 부족해서 맞지 않아도 될 일을 맞고 있다.”면서 최근 청계광장에서 발생한 시 노점단속 용역업체 직원의 ‘김밥 할머니 폭행사건’을 긴장이 풀린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습니다. 오 시장은 “평소 직원과 용역업체 교육을 지나치다 싶게 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면서 호통을 쳤습니다.시청팀
  • 스타일 단신

    ●패리스 힐튼 여동생 니키, 의류브랜드 출시 방한 패리스 힐튼의 여동생이자 세계적인 호텔 체인을 소유한 힐튼가의 또다른 상속녀인 니키 힐튼이 의류 브랜드 한국 출시를 위해 방한한다. 니키 힐튼은 자신의 의류 브랜드를 관장하는 패션그룹 TSF의 메이어 어셔 회장과 함께 21일 입국,22일 오후 한강 잠원지구의 선상바 ‘프라디아’에서 ‘니콜라이’와 ‘칙 바이 니키 힐튼’ 론칭 패션쇼를 열고 23일 저녁에는 청담동 ‘클럽 앤서’에서 열리는 자선파티에 참석한다. 이 파티의 수익금은 한국유방건강재단(KBCF)에 기부된다. ●미샤, 지하철 매장오픈 기념 20% 세일 미샤(www.beautynet.co.kr)가 지하철 역사 내 매장 오픈을 기념해 18일까지 전 제품을 20% 할인 판매한다. 매장은 ▲5호선 발산역, 화곡역, 을지로4가역, 답십리역 ▲6호선 불광역, 태릉입구역 ▲7호선 중계역, 중화역, 면목역, 청담역, 장승배기역, 철산역, 광명사거리역 ▲8호선 석촌역 등 총 14곳이다. 지하철 역사 내 매장을 방문하는 모든 고객에게 녹차 음료와 화장 소품도 증정한다. ●‘엑소핏바이준지 시즌2’ 20일 출시 리복(www.reebok.co.kr)과 정욱준 디자이너가 손잡고 지난달 처음 선보인 ‘엑소핏바이준지 시즌2’ 제품이 20일 출시된다. 이번에 선보이는 제품은 미래적인 느낌을 주는 메탈 실버 컬러로 총 3종이다. 오는 9월까지 9가지 제품을 추가로 선보이게 된다.3종 모두 가격은 18만 9000원. 리복의 직영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캘빈클라인 진 ‘블루 오메가 디테일 데님’ 이벤트 캘빈클라인 진은 ‘블루 오메가 디테일 데님’ 출시 기념 이벤트를 23일부터 진행한다. 블루 오메가 데님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100% 당첨 스크래치 행운권을 증정해 티셔츠, 액세서리 가방, 선 바이저 등 다양한 선물을 선사한다. ●코데즈컴바인 속옷 사고 데오드란트 받고 코데즈컴바인 이너웨어는 5월 말까지 속옷을 구입하는 모든 고객에게 니베아 데오드란트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홈페이지(www.codes-combine.co.kr)에서도 ‘나의 몸을 지키는 나만의 비법’이벤트를 진행하며 추첨을 통해 니베아 데오드란트 펄앤뷰티를 증정한다.
  • 칸 영화제 베스트ㆍ워스트 드레서는?

    칸 영화제 베스트ㆍ워스트 드레서는?

    올해로 61회를 맞이한 ‘칸 영화제가’ 프랑스 남부지방 칸 화려하게 개막됐다. 세계 영화인들의 축제답게 약40여 개국 4000여명의 취재진들과 내로라하는 영화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온화한 지중해 날씨 속에 열리는 행사답게 레드카펫 위 배우들의 의상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했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물론 유럽 및 아시아 각국 스타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부각시키면서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패션 감각을 뽐냈다. 지난해 2월 美 L. A에서 열렸던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레드컬러 드레스가 대세였다. 하지만 칸 영화제에서는 컬러풀하면서도 기품 넘치는 스타일이 각광받았다. 스포츠서울닷컴은 제61회 칸 영화제를 맞이하여 베스트&워스트 드레서를 선정했다. 출산 후 약 1달 만에 초고속으로 몸을 회복해 우아한 자태를 드러낸 케이트 블란쳇이 베스트 드레서에 선정됐다. 반면 ‘패셔니스타’라는 수식어를 무색하게 만들만큼 노숙한 스타일을 보여준 미샤 버튼이 워스트 드레서에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 Best | 케이트 블란쳇 - “노력 좀 했죠!” 케이트 블란쳇은 생애 처음으로 제61회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4월 셋째아이를 출산했다. 그 후 정확히 한 달 만에 완벽하게 예전 모습을 회복해 취재진은 물론 팬들을 깜짝 놀래켰다. 블란쳇은 이를 과시하듯 20대 스타들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스타일리쉬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은은한 피치컬러의 시폰원단으로 만들어진 그의 드레스는 블란쳇을 한껏 우아하게 만들어줬다. 무엇보다도 사선으로 층층이 레이어드된 드레스 디테일 또한 독특하면서도 세련됐다. 이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블란쳇의 원래 이지미와 잘 맞아 떨어졌다. ★ Good | 나탈리 포트만 - “한 송이 꽃처럼” 지난 2007년 패션지 ‘인스타일’ 미국 판이 선정한 ‘베스트 드레서’ 나탈리 포트만. 그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단 자격으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베스트드레서’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도록 남다른 패션 감각을 뽐냈다. 포트만은 짙은 보라색 튜브 드레스를 선택했다. 그가 선택한 러플 디테일은 가슴부분부터 드레스 끝까지 이어져 몸 전체를 휘감아 포인트를 줬다. 덕분에 포트만이 한 송이 꽃처럼 보였다. 여기에 그는 심플한 블랙 벨트와 클러치 백 그리고 구두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 Bad | 줄리안 무어 - “세월 앞에 장사 없다” 할리우드 지성파 배우 줄리안 무어는 올해 칸 영화제 개막작 ‘블라인드 니스’ 주인공 자격으로 레드카펫을 거닐었다. 50살을 앞두고 있는 무어는 이날 유난히 세월에 흔적이 짙어보였다. 피부 톤을 그대로 드러낸 투명 메이크업으로 등장해 ‘조금 성의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얻어냈다. 뿐만 아니라 그가 선택한 드레스는 과도한 디테일 때문에 산만해보였다. 옅은 옐로우 컬러 시폰 드레스 까지는 그런 대로 무난했다. 하지만 가슴 선을 따라 나풀나풀 달린 같은 컬러 계열의 꽃장식과 양 어깨부분의 블랙 깃털 장식은 부조화스러웠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목 부분에 달려있는 짙은 옐로우 깃털은 그야말로 옥 의 티였다. ★ Worst | 미샤 버튼 - “20대 초반 맞아?” 미샤 버튼은 셀레브리티 자격으로 칸 영화제에 참석했다. 할리우드에서 주목받는 패셔니스타인지라 전 세계 팬들은 레드카펫 위 그녀의 모습을 고대해왔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20대 초반의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노숙한 느낌의 스타일을 보여줬다. 대부분의 스타들이 지중해 빛을 받아 화사한 의상을 선택한 반면 버튼은 우울하면서 칙칙한 네이비 컬러 드레스를 선택했다. 뿐만 아니라 드레스 패턴역시 올드 하면서도 지루한 느낌이었다. 최근 버튼은 음주운전 사고와 약물 중독 증상에 시달려왔다. 그러한 후유증은 뛰어난 할리우드 메이크업 아티스트들도 감추지 못했다. 사진= 스포츠서울 닷컴 기사제휴/ 스포츠서울 닷컴 김용덕 기자, 이승훈 인턴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올 ‘백상’ 드레스코드는 섹시 보다 우아함

    올 ‘백상’ 드레스코드는 섹시 보다 우아함

    지난 한해 레드카펫에 선 여배우들의 드레스 코드는 단연 노출이었다. 여배우들은 저마다 경쟁을 하듯 가슴 라인을 깊게 파고 등 라인이 그대로 들어나는 드레스로 섹시미를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24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제44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은 달랐다. 노출 정도가 심한 드레스와 미니드레스 보다는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을 살린 드레스가 인기를 모았다. ‘용의주도 미쓰신’으로 영화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한예슬과 영화부문 여자 인기상 김정은, TV부문 여자 신인상 이지아 등은 골드 빛과 누드 톤의 드레스로 섹시함보다는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을 한층 강조했다. 그들 중 단연 눈에 뛰는 배우는 김정은. 기존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우아하고 고급스러움이 한층 강조된 골드 빛 드레스로 ‘백상의 여신’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연말시상식에서 짧은 미니드레스로 인기를 모았던 한예슬 또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허리부분에 장미꽃 디테일로 포인트를 준 핑크색 쉬폰 롱 드레스로 노출을 삼가고 살짝 드러난 실루엣으로 섹시미와 청순함을 살렸다. 반면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의 김민희, TV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 윤은혜와 떠오르는 패셔니스타 이연희 등은 요즘 유행하고 있는 비비드 컬러의 드레스로 화제에 올랐다. TV부문 최우수 연기상을 차지한 윤은혜는 레드카펫과 대비되는 푸른빛의 드레스로 각선미를 한층 강조했으며, 영화부문 최우수 연기상의 주인공 김민희는 가슴라인이 강조된 붉은 빛의 튜브드레스로 섹시하면서도 귀여운 이미지를 한층 강조했다. 한편 이번 백상예술대상 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대상 = 강호동(TV부문), ‘추격자’(영화부문) 최우수 연기상 = SBS ‘쩐의전쟁’ 박신양-MBC ‘커피프린스 1호점’ 윤은혜(TV부문), ‘스카우트’ 임창정-‘뜨거운 것이 좋아’ 김민희(영화부문) 작품상 = MBC ‘무한도전’ (TV 예능부문), SBS ‘쩐의전쟁’ (TV부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영화부문) 극본상 = MBC ‘고맙습니다’ 이경희 시나리오상 = ‘스카우트’ 김현석 신인 연출상 = MBC ‘커피프린스 1호점’ 이윤정 신인 감독상 = ‘추격자’ 라홍진 연출상 = MBC ‘이산’ 이병훈 감독상 = ‘밀양’ 이창동 예능상 = KBS ‘해피투게더 시즌3’ 박명수, 신봉선 인기상 = KBS ‘쾌도 홍길동’ 강지환-성유리(TV부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김정은-‘숙명’ 권상우(영화부문) 공로상 = 코미디언 송해 신인상 = SBS ‘황금신부’ 송창의-MBC ‘태왕사신기’ 이지아(TV부문), ‘즐거운 인생’ 장근석, -‘용의주도 미쓰신’ 한예슬(영화부문) 서울신문NTN 서미연 기자 / 사진 = 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도시를 바꾸는 디자인] (중) 프랑스 파리

    [도시를 바꾸는 디자인] (중) 프랑스 파리

    |파리 최여경특파원|보부르 퐁피두 센터의 꼭대기에 있는 르 조르주(Le George) 레스토랑. 세계적인 스타들이 찾는 명소답게 파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낮게 깔린 건물들 위로 에펠탑, 노트르담, 사크레쾨르 대성당이 솟아 있다. 파리지앵에게 마천루는 의미가 없어 보인다. 파리시내에 들어서는 건물 높이를 최고 37∼50m로 제한한 탓도 있다. 그보다는 노후한 건물에서 역사와 전통의 자존심을 찾고, 도시 전경에 흠집을 내지 않기 위해 도심에서는 최첨단 건축공법을 자랑하지 않는 것이 ‘파리다움’의 요체이다. ●퐁피두센터 등 랜드마크 곳곳에 대표적인 사례가 시 동쪽에 있는 ‘아랍세계연구소’이다. 장 누벨이 설계한 이곳은 센강을 바라보는 건물의 유리벽에 파리의 오랜 건물들의 실루엣이 반사돼 ‘고대 파리와 현대 파리의 대화’라고 불린다. 독특한 이슬람 문양을 새겨놓은 것처럼 보이는 벽면은 전기 조리개로, 빛의 양을 차단하면서 동시에 통풍이 잘 되도록 한 첨단기술을 적용했다. 외벽에서는 과거 유산을 느끼고 디테일은 현대 기술을 첨가해, 하늘을 뚫지 않더라도 인류가 얼마나 진화를 하는지 충분히 표현한다. 장 누벨의 작품으로 또 다른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것이 ‘카르티에 현대미술관’이다. 커다란 유리 뒤편에 로타 바움가르텐이 조성한 정원이 있고 그 뒤엔 건물이 놓여 있다. 날씨와 시간·시각에 따라 유리·나무·건물이 드러나기도, 숨어버리기도 하는 조화를 부린다. 1969년부터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이 북부 레알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추진한 재개발 사업의 결과로 태어난 ‘퐁피두센터’도 첫손 꼽힌다. 렌조 피아노와 리처드 로저스가 건물의 철골을 그대로 드러낸 듯 설계한 파격적인 외관은 세계 건축계에 충격을 던졌다. 스트라빈스키 광장 등 건물 안팎은 건축, 미술,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마천루 의미 없어… 조화가 중요” 고도(古都)의 이미지를 유지하는 파리는 시선에 따라 지루하기도, 혹은 생기가 없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파리의 동남부 13구를 찾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파리시 도시계획·건축센터의 도미니크 알바 국장은 “도시를 쇄신하기 위해 작은 공간을 사들여 개발하고 있지만 워낙 고밀화가 심해 쉽지 않다.”면서 “대대적인 도시 개발 사업을 상대적으로 낙후된 외곽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2년부터 센강 왼쪽 연안에서 진행되는 ‘파리 리브 고슈(Paris Rive Gauche)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파리의 재개발 사업지 중 가장 넓은 리브 고슈(168만㎡)는 낙후된 13구를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파리의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포부를 실현하는 곳이다. 파리 도심과 외곽을 단절하는 순환도로와 불필요한 철로를 정비하고, 고급아파트·복합상가·업무용 빌딩·대학 등을 세울 예정이다. 리브 고슈의 미래는 미테랑 국립도서관에서 엿볼 수 있다. 높이 100m의 유리타워 4개가 책 모양으로 펼쳐져 있고, 그 가운데 넓은 오크나무숲이 숨어 있다. 유리창마다 나무색을 입힌 알루미늄 회전 차양을 설치해 필요에 따라 내부를 빛과 외부 시선으로부터 보호하면서 건물 외관의 표정을 바꾼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를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된 곳이기도 하다. kid@seoul.co.kr ■ “랜드마크 주변과 어우러져야” 이브 리옹 ‘아틀리에 리옹’ 대표 |파리 최여경특파원| “랜드마크는 단순히 높이가 아니라 주변과 어우러진 것이어야 합니다. 서울이라면 건물 사이사이와 한강을 중심으로 메시지와 의미를 담아 랜드마크를 조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파리의 종합건축사무소 ‘아틀리에 리옹’의 이브 리옹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조언했다. 그는 파리를 예로 들며 “에펠탑은 누구나 아는 파리의 랜드마크이지만 파리와 센강이 없으면 에펠은 의미가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리옹 대표에 따르면 현대의 도시계획 경향에는 두 가지 메인스트림이 존재한다. 하나는 스포츠를 하듯이 누가 더 높이 짓는가를 겨루는 마천루 경쟁이다. 다른 하나는 땅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는 건물과 주변공간, 도심과 외곽의 ‘소통’으로 해석되는 후자를 지향하고 있다.‘파리 리브 고슈’ 프로젝트에 참가해 외곽을 도심과 연결하는 작업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틀리에 리옹이 이슬람 성지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도시계획에도 그의 건축철학이 담겨 있다. 이슬람 제단인 ‘카바’를 중심으로 주변공간을 대단위 상업지구로 만드는, 이른바 ‘메카 프로젝트’이다. 수십개의 20∼215층 타워들은 카바를 향해 서 있고, 그 사이의 공공장소와 도로 등도 카바를 보는 전망대 역할을 하도록 구성했다. 이슬람 성지가 단순히 상업, 쇼핑 지역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종교적 의미를 되새기도록 한 것이다. 그는 “메카가 외국인의 출입이 제한된 곳이라 어려움이 있지만 지형과 컨셉트가 명확해지면서 점차 나아지고 있다.”면서 “개개의 건물이 하나씩만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 지역과 사람들이 어우러지고, 강한 메시지와 의미를 부여한 대표적인 랜드마크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은 건물끼리 관계가 조화롭고 공간이 커 개발 여지가 충분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도로가 한강으로의 접근을 막아 활용도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주말극 전성시대

    주말극 전성시대

    봄이 오는 길목,2월 방송가에 주말극 열기가 뜨겁다. 요즘 주말극은 미니시리즈 못지않은 빠른 전개와 짜임새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잡고 있다. ‘대가족 중심의 휴먼스토리’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로 접근한 것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지난 2일 첫방송한 KBS ‘엄마가 뿔났다’와 MBC ‘천하일색 박정금’의 주말극 대결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엄마가 뿔났다’는 김수현 작가가 4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라는 점때문에 첫방송부터 시청률 30%를 넘으며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천하일색 박정금’도 최근 아줌마 형사 박정금(배종옥)과 호적상 새엄마인 사여사(이혜숙)와의 갈등, 변호사 한경수(김민종)를 둘러싼 삼각관계가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시청률 20%대를 넘나들고 있다. 이같은 변화를 시청자들보다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제작진이다.KBS는 지난 16일과 17일에 방영된 KBS ‘엄마가 뿔났다’의 5회와 6회 방영시간을 평소보다 10분 가까이 늘리며,2위와 격차벌리기에 나섰다.‘박정금’도 지난 23일 방영분에 인기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를 카메오로 출연시키는 등 김수현 드라마에 식상함을 느낀 젊은 시청자 눈길 잡기에 분주하다. 시간대는 다르지만 9일 첫방송한 SBS ‘행복합니다’의 초반기세도 만만치 않다. 전작 ‘황금신부’의 인기를 이어받은 이 작품은 재벌딸인 신분을 속인 서윤(김효진)과 평범한 회사원 준수(이훈)의 러브스토리가 첫회부터 시청률 20%를 넘었다.‘행복합니다’의 장용우 PD는 “인물 캐릭터들이 초반에 빠르게 자리를 잡았고, 미니시리즈 같은 연출기법을 표방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10시대 방영되는 ‘조강지처클럽’도 시청률 20%대를 유지하며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방송사측은 이같은 주말극 인기가 무조건 반갑지만 않은 눈치다. 광고단가는 주중이나 주말이나 똑같지만, 사회문화적 파급력면에서 주말극이 주간 미니시리즈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니시리즈는 MBC 수목드라마 ‘뉴하트’를 제외하곤 이렇다할 히트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SBS가 ‘로비스트’의 부진을 씻고자 내놓은 ‘불한당’이나 권상우, 이요원 주연의 KBS ‘못된 사랑’도 예상치를 밑도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때 한류드라마의 첨병역할을 했지만, 국내 사극열풍에 밀려 지난 몇년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미니시리즈의 위기의식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새달 5일 맞대결하는 송윤아, 김하늘 주연의 ‘온에어’나 윤계상, 아라 주연의 ‘누구세요?’ 등은 미니시리즈 부활의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정덕현 씨는 “최근 주말극은 가족극의 형태를 지향하지만, 장인작가들의 탄탄한 구성과 디테일을 통해 일상성에서 리얼리즘을 강조한 것이 인기비결”이라면서 “미니시리즈가 기존의 인기 공식만을 답습하고 ‘이야기의 힘’에 있어서 새로움을 주지 않는다면,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실제 모델 이영탁교수 만나 영감 얻어”

    “실제 모델 이영탁교수 만나 영감 얻어”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 꺾을 수 없는 고집, 유난히 확신에 찬 말투…. 웬만한 시청자라면 이 세 가지 묘사만으로도 단박에 이 인물을 떠올릴 듯하다. 바로 지난 12일 시작한 MBC 의학드라마 ‘뉴하트’(수·목 오후 9시55분)의 주인공 최강국이다. 이 캐릭터를 이렇게까지 각인시킨 건 다름아닌 배우 조재현이다.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과 흡입력으로 소명감 가득 한 흉부외과 과장 최강국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늦었죠?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지난 18일 오후, 약속보다 15분가량 늦은 시간, 배우 조재현을 만났다.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다. 그는 여기서 지난 7일부터 2009년 1월까지 이어지는 ‘연극열전2’의 프로그래머로서 일을 하고 있다. 바쁜 드라마 촬영 스케줄 와중에도 비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이곳을 들른다고 했다. “밥먹듯 밤샘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배경이 병원이라 소품을 준비하고 디테일을 맞추느라 스태프들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손수 커피를 타서 건네는 그에게서 친근한 웃음이 묻어난다. 숱한 작품들에서 금방이라도 화면 밖으로 터져나올 것만 같던 강렬한 안광은 살짝 가려진 채다. “‘저런 의사도 있구나, 저런 의사도 있었으면….’하는 생각으로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연기는 지나치게 전문적이고 정치적인 성향보다는 흉부외과 의사가 한 인간으로서 어떤 삶을 사는지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출 생각입니다.” 소박하면서도 절절한 이 바람이 먹혀들었는지 시청률도 ‘착하게’ 나오는 편이다. 지난 20일에는 방영 3회만에 20.7%(TNS미디어코리아 조사)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과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정작 조재현은 무덤덤하다. “시청률이나 다른 드라마와의 비교 등은 신경쓰지 않아요. 그저 제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죠.” 이 말대로 그는 배역을 맡은 후 실제 모델인 삼성서울병원 이영탁 교수를 만나 수술 참관을 하고 술자리를 갖는 등 최강국이란 인물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 교수는 물론 냉철하고 고집센 최강국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투철한 의사정신과 배역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것은 심장수술을 받은 아기들의 중환자실을 둘러본 기억입니다. 울지도 않고 힘없이 눈을 뜨고 있는 어린 생명들을 보니 저도 모르게 의사 본연의 사명감이 솟는 듯하더라고요.”이렇게 말하는 그에게서 자꾸 최강국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열혈 시청자로서 어쩔 수 없는 일일까. “제 최고의 팬인 어머니께서도 요즘 들어 계속 저를 훌륭하다고 칭찬하세요. 아마 ‘뉴하트’의 최강국과 착각하시는 게 아닌가 싶어요.(웃음)” 어느새 그의 가족들도 ‘뉴하트’ 마니아가 됐다는 말도 덧붙인다. 그만큼 혹시 조재현과 최강국 사이에 비슷한 점이 많은 것은 아닐까. “굳이 닮은 점을 꼽으라면 집념이라고 할까요? 연극열전2 기획을 하는 것을 지켜보고 주위에서 저더러 ‘할 수 없는 것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다 연극을 사랑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겠죠.”라면서 웃는다. 최강국이 최고가 되기 위해서 흉부외과를 선택한 것이 아니듯 그 또한 일을 사랑하다보니 여기까지 이르게 됐다는 것. 배우가 아닌 프로그래머로서 임하는 것은 ‘연극열전2’가 처음이다. 하지만 다른 영역으로의 ‘한눈팔기’가 처음인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가수 임재범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뮤직비디오를 연출했고, 내년에는 연극 ‘에쿠우스’에 연출 겸 배우(다이사트 역)로 참여할 예정이다. “나이가 들수록 경계해야 할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이죠.”라고 말하는 조재현. 과연 이 배우의 동선은 어디까지일까.“연기와 관련있는 것들에 대해서 나를 실험해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반응 같은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머무르지 않고 계속 도전한다는 사실이죠.”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유력후보 직격인터뷰] 鄭 “디지털형 리더가 필요”

    [유력후보 직격인터뷰] 鄭 “디지털형 리더가 필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14일 선거운동 시작 이후 가장 바쁜 하루를 보냈다. 서울 구로에서 일정을 시작해 대전과 전북을 거쳐 제주도에서 유세를 한 뒤 서울로 돌아와 밤엔 생방송 연설을 마쳤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동하는 50분 외에는 인터뷰할 짬도 없었다. 남은 시간은 닷새,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바빴다. 하지만 그는 “현재의 추세대로 가면 며칠 내로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변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는 ‘거짓과 진실의 대결 구도’라고 전제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선거가 5일밖에 남지 않았다. 남아 있는 변수는 어떤 게 있나. -이명박 후보는 기소돼야 할 후보, 법정에 서야 할 후보다. 냉정하게 따져서 힘 없고 ‘백’ 없는 서민 같으면 기소됐을 것 아니냐. 기소됐어야 할 후보가 1위로 달리는 비정상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뒤집힐 수 있다고 본다.(이 후보는)거짓이라는 베일로 간신히 마지막 포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벌거벗은 임금님과 똑같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정상적인 후보라면 이미 (대세는) 굳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 자체가 불안정한 후보이고 상식선 밖의 후보이기 때문에 거짓이 드러나는 순간 몰락할 것이다. ●“박영선UCC 전체유권자가 보면 판세 뒤집혀” ▶이 후보에게서 받았다는 BBK 명함을 공개하고 최근 방송에서 지지 연설까지 한 이장춘 전 외무부 본부대사는 어떻게 만났나. -같은 외교관 선후배인 정의용 의원이 먼저 만났다. 이 전 대사는 보수적인 인물이다. 대북관계에서는 저와 180도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거짓과 진실 중 거짓이 승리하게 할 수 없다는 공분(公憤) 때문에 이 분이 움직인 것이다. 본인이 이명박씨와 조우하지 않았다면 그런 동기 부여가 안 됐을 것이다. 박영선 의원도 마찬가지다. 기자 때 취재해서 (이 후보 말이) 거짓인 줄 아는 것이다. 박 의원의 UCC 동영상을 80만명이 봤다. 이것을 3700만 유권자가 듣는다면 (판세는) 뒤집어진다. 이 후보는 마지막까지 시한폭탄 후보다. 끝까지 거짓을 은폐하면 대통령이 되고 마지막이라도 시한폭탄이 터지면 낙마한다. ▶제1정당의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위와 차이가 많이 난다. 오히려 2위끼리 싸움을 하는 그런 모양새다. -우리 조사는 좀 다른 것 같다. 지방 선거 때 보면 자동응답전화(ARS)로 돌린 수만명 샘플을 보니까 추세가 정확하게 맞았다. 당 조사에서는 25%까지 지지율이 올랐고 체감으로도 지난 일주일간 변화가 있다고 본다. 안타까웠던 것은 ‘노무현 프레임’ ‘참여정부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이고 거기에 대해 제대로 된 대응을 잘못했다고 볼 수 있다. 단임제 하에서 대통령이 바뀐다는 것은 정권교체 이상의 교체다. 대통령 당선자의 인성·철학 그것이 그 정권의 성격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친다. ▶남은 5일 동안 선거 운동에 임하는 자세, 복안은 어떤 것인가. -40대는 87년 6월 항쟁 주역이다. 그 세대가 이제 마흔에서 쉰살이 됐다. 그들이 강력한 이명박 후보 지지층이다.5년 전 참여정부 만든 동력이 그쪽에 가 있다.30대가 움직이고 있고 (내가) 앞섰다는 통계도 있다.30대는 움직이는데 40대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30대가 좀더 움직이면 40대에 전이가 된다는 분석을 했다. 40대는 민주화 20년을 만들어냈는데 자신에 대한 보상은 없다. 보상이 아니라 불안과 고통만 안고 있다. 간절히 바라는 것은 희망의 출구다. 희망의 출구를 성장에서 보는 것은 이해하지만 ‘묻지마 성장’은 길이 아니다. 묻지마 성장이 아니라 미래 형성으로 가고 디지털로 가야 한다. 이명박과 정동영 중 누가 잘할 수 있겠나. 이 후보가 추진력을 가진 최고경영자(CEO)라는 것은 인정한다. 그런데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리더로서 맞는가. 대통령이 되기에는 너무 많은 상처가 있다. 대통령과 국가 신용도가 직결되는데 그분은 신용도 마이너스 아니냐. ▶문국현 후보가 이틀 전 담판에서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고 들었는데. -함세웅 신부 주선으로 만났다. 사제로서 안타까움에 기도하시고 성경에 손을 얹고 힘을 합치라고 했다. 문 후보와는 좋은 대화를 나눴고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렇게 하고 끝났다. ▶문 후보·이인제 후보와 단일화가 안 되고 있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각자의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결국 (원인은) 이해관계 아니겠냐. 말은 대의를 얘기하고 반부패를 얘기하지만 결국 이해관계다. ▶신당 일각에서 ‘노명박’ 얘기가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후보간의 커넥션을 의심하는 내용으로 보이는데, 실체가 있다고 보고 있나. 노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청와대에 주문하고 싶은 게 있나. -검찰 수사가 엉터리라는 것은 국민의 상식이 증명하고 있다. 직무 감찰권을 갖고 있는 청와대에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거듭거듭 요구했다. 그랬더니 그런(부정적인) 입장이더라. 국민은 청와대에 관심 있는 것이 아니다.2008년부터 국가를 누가, 어떻게 운영하는가가 궁금하지 사실상 닷새 후면 물러날 대통령에 관심 있는 것은 아니다.‘정동영이 되면 뭐가 다른데?’라는 게 국민의 관심사다. ●“정동영경제는 노무현경제와 달라” ▶정동영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뭐가 달라지나. -예를 들어 경제의 경우 정동영 경제는 노무현 경제와 다르다. 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전문성과 인사다. 대통령이 다하는 것 아니다. 많은 경험과 능력이 검증되고 국민의 고통을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있다고 보고 그런 분들과 함께 국민이 바라는 두 가지, 경제 성장과 4대불안·고통을 해소하겠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회사 사장은 아니지 않냐. 클린턴·루스벨트·김대중 대통령, 모두 위기 극복하고 경제 키웠지만 정치인이다. 김경준 말에 따르면 이명박씨는 경제를 잘 모른다. 자기(김씨)가 미국의 CEO들을 여러 명 만났는데 그들은 ‘디테일’에 정통했지만 이명박씨는 분석이 없다, 디테일이 없다고 하더라. 예를 들어 이 방에서 저 방을 갈 때 문 2개를 열고 가면 되는데 이 후보는 벽에 머리 박고 가는 스타일이라고 재미있게 표현했더라.40대가 원하는 경제 성장, 선진국 만들어달라는 요구, 벽에 머리 박고 하는 것 아니지 않느냐. ▶이 후보의 ‘경제 대통령’에 맞서는 논리가 있다면. -경제 운용 방식은 노 대통령과 다르고 이명박 후보와 다르다. 이 후보는 불도저다. 나는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 정운찬 서울대 전 총장, 김종인 박사 같은 분들의 지혜와 경륜을 합쳐서 하겠다. 통일부 장관할 때 전임 장관들에게 매달 브리핑해 드리고 지혜를 구했다. 이재정 통일장관도 매달 둘째 월요일 전임 장관들을 만난다. 그런 아름다운 전통을 제가 만들었다. 매년 50만개 일자리를 목표로 해서 ‘팀 코리아’를 조직, 아까 말씀드린 분들과 드림팀을 만들어 제가 팀장이 돼서 세계적인 기업들을 유치하겠다.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가 100여개 유치했는데 대통령은 1000여개 할 수 있다. 미국이 43살 젊은 대통령과 함께 활력을 찾았듯이 지금은 과거로 갈 일이 아니다. 이명박을 택해서 위험한 미래 변화를 감수하느니 젊고 역동적인 대통령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디자인해 보자는 것이다. 국민들의 꿈과 고통은 제가 안다. 정리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전문직 드라마… 새 트렌드로 뜰까

    전문직 드라마… 새 트렌드로 뜰까

    올 한 해 대한민국을 설레게 한 ‘사극 열풍’이 지나간 자리에 안착할 드라마는 어떤 것일까. 아마도 ‘전문직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각 방송사에서 새롭게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전문직 드라마는 현재까지만 해도 세 편.MBC는 12일부터 흉부외과를 배경으로 한 20부작 수목드라마 ‘뉴 하트’를,1월6일부터는 성형외과를 배경으로 한 시즌드라마 ‘비포&애프터 성형외과’를 방영할 예정이다.‘태왕사신기’와 ‘옥션 하우스’의 인기를 이어갈 후속작으로 의학 드라마를 연이어 편성한 것.SBS는 방송국을 배경으로 한 20부작 수목드라마 ‘온 에어’를 내년 2월 27일부터 방영한다. 작가와 프로듀서, 배우와 매니지먼트사 등 TV드라마 제작현장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그려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뉴하트´·‘온에어´ 등 전문직 드라마 줄줄이 대기 이처럼 전문직 드라마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내년에는 전문직 드라마 열풍이 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실 전문직 드라마는 2007년 한 해에도 적잖이 선을 보였다.‘하얀거탑’‘히트’‘에어시티’‘개와 늑대의 시간’‘외과의사 봉달희’‘옥션하우스’‘로비스트’ 등은 그동안 한국 드라마 속에서 잘 다뤄지지 않던 로비스트, 비밀 요원, 경매사 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들이 전문직을 소재로 했다는 시도는 인정되지만, 아직은 대부분 실험 단계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드라마평론가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우리나라 전문직 드라마는 전문직의 실상을 드러내기보다 무조건 선망받는 직종 위주로 설정해 외형상 화려함을 부각하는 데 비중을 두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는 오히려 전문직에 대한 허상을 키우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뿐”이라고 꼬집었다. ●“전문직에 대한 허상만 키운다” 전문직 드라마에 의학드라마나 법정드라마, 수사드라마가 많은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의사, 법조인, 경찰은 인간의 정신적·육체적 생명을 다룬다는 점에서 극적인 요소가 풍부하고 현실에서도 선망받는 직업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드라마의 작품성은 소재가 아니라 대본의 완성도에 있으며, 얼마나 디테일을 잘 갖췄느냐에 달려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 씨는 “전문직 드라마라는 용어는 사실 개념이 불분명한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직업에 대한 디테일을 잘 살린다면 주부나 그밖의 직업군을 다룬 드라마도 전문직 드라마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윤석진 교수도 “전문직에 대한 판타지도 중요하지만, 우선 개연성에 바탕을 둔 리얼리티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 점에서 올해 ‘전문직 드라마’를 표방한 드라마들의 성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다양한 소재를 시도하긴 했지만 충분한 사전 취재와 준비로 디테일을 잘 살리지는 못했다는 것이다.‘개와 늑대의 시간’은 스릴러적인 성격으로 장르 드라마에 가까웠고,‘에어시티’는 과도한 애정구도로 유사 멜로로 흘렀으며,‘로비스트’도 개연성없는 억지스러운 전개로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하얀 거탑’은 완성도는 인정되지만 일본 원작을 리메이크했다는 점에서 온전히 우리 드라마의 성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치밀한 디테일, 리얼리티가 성공의 핵심 어쨌든 전문직 드라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는 우수한 미드(미국 드라마)와 일드(일본 드라마)를 많이 접한 영향이기도 하고, 영화적인 재미를 TV드라마에서 충족하고 싶어하는 열망이 커진 탓이기도 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다양한 소재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SBS 드라마국 고흥식 책임프로듀서는 “전문직 드라마의 제작 활성화는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소재를 다뤄 한국 드라마의 지형을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제 드라마의 성패가 유명 배우 캐스팅에 달려 있던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영화 ‘우리동네’ 배우 류덕환·감독 정길영

    영화 ‘우리동네’ 배우 류덕환·감독 정길영

    말간 얼굴인데 살인마란다.‘마돈나’ 류덕환(20)은 그렇게 변신했다. “다르게 느껴지긴 느껴졌나요?” 그가 되물었다.‘천하장사 마돈나’로 충무로의 기대주가 됐지만 벗어나고 싶었던 그다.“자꾸 ‘류덕환=오동구’ 이렇게 남으니까 제가 마돈나를 잊고 싶어요. 잊기는 싫은데 어쩔 수 없이 잊어야 하는 게 맘이 아프죠. 이번엔 다른 연기를 했다는 말을 듣고 싶었죠.” 정길영(39) 감독은 어느 시상식에서 류덕환의 얼굴에 서린 서늘함을 봤다. 그는 그 표정 때문에 ‘우리동네’의 연쇄살인범 효이로 류덕환을 낙점했다. 배우의 연기에 감독은 “120%”라고 했다.“120%라는 거, 흔하게 쓰는 말이지만 살인의 디테일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메스로 사람을 죽이는 장면에서 손에 붕대를 감는 건 덕환씨가 준비해온 거예요. 메스는 손잡이 경계부분이 없어 찌르면 자기 손이 베거든요. 그런 건 제가 준비해야 되는 건데 부끄러웠죠. 그래서 그랬어요. 야∼형님이시구나!”(웃음) 칼과 친해지기 위해 머리맡에도 칼을 두고 잤다는 배우는 철저함으로 감독을 감동시켰다. 클로즈업을 해도 속을 알 수 없는 무표정에 살인을 하면서도 키득키득 웃기까지 하는 효이. 이번 역할은 류덕환의 영화이력에 ‘반전’인 셈이다. 그는 ‘우리동네’의 시나리오를 하루 만에 ‘접수’했다.‘왜 내게 살인자역을 맡겼을까.’라는 궁금증이 치밀었다. 못 참고 다음날 감독을 찾아갔다. 캐릭터는 본인이 만들었다.“보고 따라하게 될까봐 다른 영화는 안 봤어요. 굳이 참고한 영화가 있다면 ‘찰리와 초콜릿공장’이에요. 윙카 역의 조니뎁이 찰리에게 공장을 맡겼는데 아이가 거부하죠.‘넌 나한테 관심을 가져줄 줄 알았는데’하는 갈등이 생기잖아요. 그 외로움의 답을 혼자서 찾아내는 게 이번 제 역할과 비슷해요.” 정 감독에게 ‘우리동네’는 데뷔작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99학번인 그는 이 영화를 ‘우화’라고 했다.“서프라이즈가 스릴과 서스펜스로 정교화된 게 스릴러인데 이 장르를 빌려 사람간의 관계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는 이창독 감독의 제자이기도 하다. 스승의 조언을 들으러 편집본을 들고 이 감독의 집을 찾았다.“11시간 동안 수업을 받았어요. 그런데 선생님의 충고가 편집 부분에 많이 반영이 됐어요.70군데 정도 수정했네요.” ‘우리동네’는 죄를 선악으로 따지지 않는다. 감독은 사람들간의 ‘무관심’을 눈여겨봐 줄 것을 주문했다.“극 중에 형사가 동료 형사를 범인으로 오인하고 때리는 장면이 있어요. 마냥 웃기려고 한 게 아니라 범인이 동료인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무관심이 영화의 중요한 얘기입니다.” “이 영화가 스릴러가 될 수 있는 대목은 살인 하나밖에 없어요. 공포보다 더 강한 건 인간의 관계예요. 관객이 달려가는 목표치는 누가 범인이냐가 아니라 이들이 왜 고민을 하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그래서 스릴러를 가장한 휴먼드라마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아요.”(류) ‘천사장사 마돈나’‘아들’‘우리동네’로 세번째 주인공이 된 류덕환. 그러나 배우의 무게나 깊이만큼은 또래의 몇 배다.“사람들이 제게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걸 했다고 해요. 저는 이제 주인공으로 두 작품 했는데요. 아직 안 해본 게 더 많고 해야 할 역할도 많은데 그건 한창 크는 스물한살 청년의 꿈을 꺾는 말 아닌가요?”(웃음) 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환상의 나래 그 끝없는 전위 오페라

    환상의 나래 그 끝없는 전위 오페라

    뮌헨에서 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진은숙 씨가 작곡한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 세계초연을 독일 현장에서 보고, 가슴 가득 끓어오르는 감격을 가눌 길이 없었다. 커튼 콜 때 무대를 향해서 “브라보 진은숙! 진은숙!”을 큰 소리로 연창했다. 주위 독일인들을 의식하지 않고 나도 모르게 터져나온 외침이었다. 진은숙 씨와 똑같은 한국여성임이 한없이 자랑스러운 날이었다. 이날의 커튼 콜은 독일 관객들의 열광 속에서 네 차례나 이어졌다. 독일 뮌헨에 있는 바이에른 국립극장은 유럽 오페라의 중심 무대 중 하나로 손꼽힌다. 1818년 세워진 이래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뉴른베르크의 명가수> <니벨룽의 반지> 중 1부 <라인의 황금> 2부 <발퀴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평화의 날>과 <카프리치오소>가 초연된 것으로 유명한 명문극장이다. 이 바이에른 극장에서는 해마다 6월말에서 7월말까지 한달 동안 여름 오페라 페스티발이 열리고 있는데, 올해 페스티발의 개막작품으로 진은숙 씨의 첫 오페라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선정된 것이다. 보수성이 강한 바이에른 극장에서 전위적인 현대 오페라, 그것도 한국여성의 작품을 개막작품으로 선정했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바이에른 극장의 200년 역사상 여성작곡가의 작품이 한번도 공연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진은숙씨의 작품이 워낙 뛰어나서 가능했으리라고 본다. 진은숙 씨는 2004년 작곡가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을, 2005년 쇤베르크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베를린 필의 음악감독이며 지휘자인 사이먼 래틀은 세계 작곡계를 이끌 차세대 5명중 한사람으로 진은숙 씨를 꼽았고, 이번 공연한 작품도 바이에른 극장의 음악감독 겸 지휘자인 켄트 나가노가 로스앤젤레스 오페라 극장에 있을 때 작곡 위촉한 것으로 그가 강력히 추진해 이루어졌다고 전해진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루이스 캐럴의 원작(1865년)을 바탕으로 만든 오페라이다. 루이스 캐럴은 필명이고, 실제 작가는 영국의 수학자이자 성직자인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이라고 한다. 소위 난센스 문학으로 불린 루이스 캐럴의 판타지 이야기는 실제 인물의 풍자적 암시가 곁들여졌다. 사람들이 실제 인생에서 맞닥드리게 되는 일들이 복잡하고 다면적인 텍스트로 변신해 인생에서 가장 단순하지만 복합적인 이야기들을 떠올리게 해 주는 작품이다. 극도로 단순화된 복합성의 매력과 상상력 풍부한 스토리텔링 기법 때문에 수많은 영화 제작자들, 만화가들 , 작곡가들이 꼭 다루고 싶어하는 내용이었다. 진은숙 씨의 스승인 죄르지 리게티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사로잡혀 오페라로 남기려 열망했으나 사망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것을 제자인 진은숙 씨가 작곡해서 스승에게 헌정한 것이다. 대본은 영화 <M 버터플라이>를 쓴 중국계 데이비드 헨리 황와 진은숙 씨가 함께 썼고, 지휘는 일본계인 켄트 나가노가 했다.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성격이 강한 뮌헨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세계 초연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처음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는 소문이다. 그 이유는 독일인이 좋아하는 바그너류 하고는 거리가 먼 영국식 동화적 상상력에다가 대본마저 독일어가 아닌 영어이고, 특히 한국여성의 작곡, 중국계 헨리 황의 대본, 일본계 켄트 나가노의 지휘 등 동양계가 주축이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공연결과는 상상외로 좋았다. 캐나다의 작곡가 크리스 하먼은 “2시간 30분 내내 음악적 구조를 탄탄히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진은숙은 성공했다”고 말했다. 뮌헨 게르트너플라츠 오페라 극장의 수석 객원 지휘자 아드리안 뮐러도 “대단히 역동적이고 환상적”이라고 극찬했다. 진은숙 씨의 친언니이며 음악칼럼니스트인 진희숙 씨는 뮌헨의 초연을 보고 나서 다음과 같이 평했다. “여타의 현대오페라와 확실하게 구별된다. 현대 오페라의 중요한 특징중의 하나인 난해한 현학취미는 찾아볼 수 없었다. 루이스 캐럴의 동화처럼 시종일관 상상력이 넘치며, 텍스트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섬세하게 배려한 다양한 음악적 시도들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기존 음악의 다양한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 극적 리얼리티를 살리려는 노력과 작곡가 특유의 음악적 유머는 오페라를 보는 재미를 한층 배가해 주었다. 원작이 지니고 있는 기상천외한 상상의 세계를 그대로 음악으로 펼쳐 보인, 그래서 음악으로 듣는 동화의 전형을 보여준 오페라였다.” 동아일보의 객원 대기자인 최정호 교수는 뮌헨에 다녀와서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공연은 대성공이란 것이 언론의 중평이다. 나는 개막 3일전의 드레스 리허설(총연습) 날 극장 주위에 수많은 팬이 ‘표를 구함’이란 쪽지를 들고 담을 쌓고 있는 남녀노소의 인파에 놀랐다. 왕년에 카라얀 공연 때도 보지 못한 규모의 인파였다.” “앨리의 무대장치와 조명도 맡은 아힘 프라이어의 연출엔 썩 만족할 수 없었다. 음악을 살려야 할 연출이 음악을 밀어 젖히고 지나치게 까발리며 나서고 있다는 인상이다. 나는 눈을 감고 앨리스의 음악만 들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봤다.” 연출의 문제에 대해서는 필자도 동감이다. 실제로 앨리스의 음악만 들었다면 더 감동적이고 황홀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오케스트레시션 음악만을 듣고 싶은 맘이 간절했다. 근래 유럽 오페라에서는 연출의 횡포라 할까, 연출가의 전횡, 독재가 문제되고는 한다. 작품에 상관없이 연출가의 의도가 압도적으로 지배하는, 심지어 연출가가 장기자랑으로 오페라를 재창조하려는 흐름이 압도적이다. “독일 연출가 아힘 프라이어는 루이스 캐럴의 원작은 물론 진은숙의 음악적 의도와는 상당히 어긋나는 나름대로 의 연출을 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무대를 45도 각도로 세워놓고 거기에 몇 개의 구멍을 뚫은 다음 그곳에서 배우들이 서서 연기를 하도록 했고, 가수들은 앨리스와 여왕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대 아래쪽에서 그것도 때로는 가면을 쓴채 노래를 했다. 말하자면 노래는 가수가, 연기는 배우들이 따로 한 셈인데, 45도로 기울어진 무대와 가수들의 고정된 위치, 가면 등이 표현의 자유를 상당히 제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화가 출신인 연출가는 무대를 45도로 기울여 놓음으로서 무대를 그림 그리기 좋은 캠버스로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무대의 그림은 마치 동화책을 펼쳐놓은 듯 환상적이었다. 연출가는 그렇게 좋은 그림을 만들기 위해 등장인물들을 자신의 캠버스에 가두어 놓은 것이다.”라고 나는 마치 체스판 위에서 체스 말들이 툭툭 튀어나와 경쟁적으로 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런 아쉬움 속에서도 즐거운 점이 있었다면 출연한 가수들의 놀라운 가창력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앨리스역의 소프라노 샐리 매튜, 토끼역의 카운트 테너 엔듀류 왓츠의 실력이 놀라웠으며 여왕역으로 무대에 오른 왕년의 오페라 스타 소프라노 귀네스 존스는 7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한 노래실력을 보여 주었다. 연출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번 공연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관객들은 그림책을 한 페이지씩 넘기면 다른 그림이 나타나는 듯이 전개되는 무대 위의 장면들을 즐거워했으며 그런 면에서 아힘 프라이어는 명성에 걸맞는 저력을 갖고 있는 연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칫 아동극처럼 유치해질 수 있는 무대를 나름대로 철학적 해석을 거쳐 무언가 있는 것 같은 무대로 만들었다는 것에서 일말의 위안을 찾는다고나 할까” 연출의 문제에 대해서는 작곡가 진은숙 씨도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오페라의 마지막 장면처럼 제 의도와 부합되는 장면도 있었지만 전해 그렇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제가 의도적으로 아주 다이내믹하게 작곡한 부분에서 무대 역시 많은 움직임이 있기를 바랐는데, 연출가는 무대도 바꾸지 않고 인물들도 움직임 없이 그냥 두었다. 제일 아쉬운 부분이었다.” 진은숙 씨는 이번 앨리스의 속편격인 <거울 뒤의 앨리스>를 2013년경 뮌헨 바이에른 극장에서 초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회에 한가지 집고 넘어갈 것은 역사적인 진은숙 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세계 초연에 초청받은 독일주재 한국대사가 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손님 접대 만찬 때문이라고 했으나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자랑스러운 세계 초연에 주재국 대사라면 만사 제치고 와서 기뻐하며 축하해 주어야 하지 않았을까. 올림픽 경기 우승이나 미스 월드 1위 우승보다 높은 가치의 예술문화외교를 경시하는 답답함에 솔직히 섭섭함이 치밀어 오르며 화가 났다. 올해의 음악계 화제 톱은 단연 진은숙 씨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세계 초연임에 틀림없다. 글 신갑순 삶과꿈 발행인, 삶과꿈 챔버오케스트라 싱어즈 대표 사진제공 김용원, 바이에른 국립극장     월간 <삶과꿈> 2007.09 구독문의:02-319-3791
  • [토요 영화] 오페라의 유령

    [토요 영화] 오페라의 유령

    ●오페라의 유령(KBS2 토요명화 밤 12시35분)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을 스크린으로 옮긴다고 했을 때 밤잠을 설친 사람은 비단 제작자들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사랑하는 관객들, 그리고 극 중 ‘오페라의 유령’까지 아마도 속으로 감격의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1860년대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프랑스의 추리작가 가스통 르루가 1910년에 발표한 소설이 원작이다. 영국의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이를 뮤지컬로 만들어 1986년 10월 런던에서 초연했고,1988년 뉴욕 브로드웨이에 상륙시킨다. 대성공을 거둔 웨버는 이 작품의 영화화를 꿈꾸기 시작했고,2004년 마침내 조엘 슈마허 감독과 의기투합해 현실로 바꾸기에 이르렀다. 천사의 음성을 타고 났지만 사고로 얼굴이 흉측하게 변한 괴신사 ‘오페라의 유령’(제라드 버틀러)이 젊고 아름다운 프리마돈나 크리스틴(에미 로섬)을 짝사랑한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영화는 뮤지컬 무대와는 또다른 매력을 맛보게 하는데, 대사로만 처리됐던 라울 백작(패트릭 윌슨)의 회상 장면과 ‘오페라의 유령’의 과거가 영상으로 눈 앞에 펼쳐진다. 이들 장면을 위해 웨버는 15분 가량의 음악을 추가로 작곡했다. 또 ‘오페라의 유령’이 크리스틴을 납치해 지하세계로 끌고 들어가는 장면에서 울려 퍼지는 타이틀 곡 ‘오페라 유령’, 크리스틴과 라울이 서로 사랑을 맹세하는 러브송 ‘그대에게서 바라는 것은 오직 사랑뿐’ 등 전곡을 오케스트라로 편곡해 장엄한 음악을 들려준다. 영화가 개봉됐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갈렸다. 스릴 넘치는 전개의 영화에 익숙해있던 사람들은 영화와 뮤지컬의 조합을 어색해하며 “지루하다.”거나 “뮤지컬과 똑같을 뿐”이라는 혹평을 날렸다. 하지만 디테일하게 구현된 배경공간, 배우들의 생생한 내면 연기, 스피커로 들리는 웅장한 음악 등 뮤지컬에서는 불가능한 영화만의 장르적 이점을 마음껏 발산했다는 호평도 만만찮다.143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검은 유혹’ ALL-Black 코디

    ‘검은 유혹’ ALL-Black 코디

    올 블랙, 올 가을·겨울 여성들의 패션 코드다. 미니멀리즘의 영향이 유효한 이번 시즌 블랙은 유난히 강세를 띨 전망이다. 블랙의 인기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번 시즌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통 블랙으로 치장하는 ‘올 블랙 코디네이션’이 유행할 전망이다. 이에 반해 남성은 한층 부드러워진 그레이(회색)가 눈에 띈다. ●여성은 강인한 ‘올 블랙´ 최근 드라마에서 강한 여성 캐릭터가 많이 등장한 탓일까. 여성들의 옷입기도 ‘세진다’.LG패션의 여성복 컬러리스트인 한승희씨는 “이번 시즌은 무엇보다 블랙과 블랙에 가까운 어두운 색상이 주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짙은 감색, 회색이나 어두운 펄 컬러, 차콜 그레이 등 블랙에서 파생된, 주로 어두운 색상이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디자인은 단순, 간결을 선호하고 여기에 블랙까지라면 자칫 밋밋하고 고루해 보이지 않을까. 이질적인 소재를 믹스매치하거나 ‘톤온톤 코디(색감의 차이를 이용한 옷입기)’를 통해 블랙을 변주해야 한다. 이를 위해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소재 개발에 열을 올렸다. 실루엣과 디테일이 단순해짐에 따라 어느 시즌보다 소재가 중요하게 대두됐기 때문이다. 반짝이는 플라스틱 소재를 이용해 만든 장식인 시퀸이나 페이턴트 가죽(가죽에 에나멜 코팅 처리), 울, 실크 오간자 등을 가공하여 광택을 준 소재들이 사랑받고 있다. 모스키노는 재킷과 코트의 소매와 칼라에 시퀸을 달아 인조 모피 같은 효과를 주었다. 최근 전면에 시퀸이 수놓아진 블랙 미니드레스를 입은 여자 연예인들의 발빠른 감각에서 유행을 인지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소재를 믹스매치해 한 벌로 만들어 ‘이중효과’를 준 의상들도 많다. 울 소재 코트에 실크 스카프를 붙이거나 블랙 페이턴트 가죽과 울을 짝짓고, 새틴과 벨벳으로 된 블루마린의 ‘올 블랙 수트’도 눈길을 끈다. ●남성은 ‘젠틀한 그레이´ 지난봄 영화배우 유해진은 과도하게 번쩍거리는 회색 양복을 입고 시사회장에 나타났다.“갈치 같죠?” 그의 한마디에 다들 배꼽을 잡았다. 이번 시즌 남성 양복은 한결 자제된 느낌이다. 진주처럼 은은한 빛을 띠는 소재에 색상은 블랙의 영향을 받아 진회색(차콜 그레이)이 강세를 띤다. 전체적인 디테일이 축소되는 경향도 강하다. 재킷의 라펠(재킷의 접은 옷깃)과 셔츠 칼라 모두 폭이 좁아진 것이 대표적이다. 여성복의 영향을 받아 갈수록 날렵해지고 있는 실루엣은 더욱 슬림해진다. 허리뿐 아니라 어깨의 여유도 사라져 더욱 밀착돼 몸매를 강조했다. 상의는 좀더 짧아져 다리가 길어 보인다. 바지는 허리에 주름을 없애 하체가 날씨해 보이는 ‘노턱(No Tuck)’ 팬츠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밑위 길이 또한 1∼1.5㎝ 줄어 들었다. 아저씨들의 전유물인 ‘배바지’를 탈피해 감각을 높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어떻게 지내십니까] 부천署 성고문 피해자 권인숙 명지대 교수

    [어떻게 지내십니까] 부천署 성고문 피해자 권인숙 명지대 교수

    “소개팅 시켜드릴까요?” 권인숙 명지대 교수의 거침없는 활달함에 엉뚱한 질문을 던져봤다.“좋지요. 그런데 남자들이 나를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을까요.” 막히지 않고 바로 응답이 있기에 다시 물었다.“어떤 타입이 자신과 어울린다고 생각하는지.” 인기를 모은 TV드라마에서 남장 여자로 나왔던 윤은혜 같이 작고 예쁜 남자가 좋다고 했다. 예전에는 홍콩배우 장국영의 팬이었다면서…. ●부천서 사건, 이젠 담담하다 권 교수에게서 이제 부천서 성고문 사건의 아픔, 투사적 이미지는 느껴지지 않았다.169㎝의 후리후리한 키와 얼굴 전체에서 피어나는 함박웃음. 그리고 학문의 열정이 넘쳤다.TV드라마를 즐기고, 소주보다는 와인이 입에 맞는다는 당당한 이혼녀다. 프랑스의 저명한 정신의학자 보리스 시릴뤼크는 불행에 맞서는 인간의 치유능력을 분석했다. 아무리 큰 고통이라도 약간 뒤로 물러서 객관적인 연극처럼 대하면 곧 견딜 만한 것으로 여겨진다는 것이 그의 연구결과. 권 교수의 분위기가 그랬다.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 부천서 사건을 그녀는 타인의 경험인 듯 담담하게 얘기했다.“(과거의 아픔을)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여긴 적이 없습니다.(학생·노동운동이) 당시에는 해야 할 일이었기 때문에 했고, 그 사건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가해자 문귀동에 대해 용서하고 말고, 그런 차원으로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한다. ●다시 학생운동하면 남성과는 안 하겠다 권 교수는 20년 전의 운동권 활동 역시 ‘학자적’으로 객관화시켰다. 그녀의 현재 전공 분야는 여성학. 그녀는 “여성학 공부는 20대 이후 내가 내린 선택 가운데 가장 적절한 것”이라고 했다.“운동권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아마 남성들과 같이 안 했을 겁니다. 다른 방법으로 했겠지요. 서구에서도 여성들이 남성들과 함께 했다가 3∼4년 지난 뒤 반발하거나 독립적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90년대 중반 연세대 성(性)정치문화제에서 그런 목소리가 나타나더군요.” 80년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운동권 토양이 그녀는 영 못마땅한 듯싶었다. 여성을 남성화시키면서도 남성의 보조로 여겼던 풍토. 화장 안 한 맨얼굴, 치마는 안 되고 청바지, 남녀 구분 없는 형 호칭, 욕과 담배·술…. 권 교수는 “그때도 저는 담배는 안 피웠어요.”라며 웃었다. “이기주의보다 개인주의가 나쁘다는 게 당시 운동권의 분위기였습니다.1960,70년대 개발독재시대를 거치면서 위계적·서열적 집단문화가 형성되었고, 폭력을 효율적 수단으로 본 것이죠.” 폭력적 수단의 장단점을 따지지 않은 게 80년대 운동권의 실수라고 지적했다.“평화적 수단을 찾는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이죠. 일본은 핵무기에 의해 전쟁에 졌지만 우리는 그것 때문에 이겼다고 생각들을 합니다. 평화적 수단의 힘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절대 정치 안 한다 자연스레 화제는 386 남성 정치인들로 넘어갔다.“정치 디테일을 평가할 위치에 있지 않아요. 기본호흡이 너무 달라서….” 권 교수는 일단 발을 빼려 했다. 집요한 질문에 “저 사람들이 왜 그럴까, 그런 생각은 합니다.”고 운을 떼었다.“386들이 잘 해보려고 했는데 상상력과 콘텐츠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사회 전반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한 기본성찰이 있어야 했습니다.” 80년대 운동권 가운데 여성 비율은 20∼30%. 남성 386들의 활발한 정계진출에 비해 여성 386들은 어디서 뭘 하는지 존재감이 없다. 권 교수에게 민주화의 공로자로서 명성을 업고 정치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학문의 영역을 넘어 실천의 영역에서 여성 권익 신장에 앞장서지 않는 것은 비겁(?)하다고 살짝 긁어 보았다. 그러나 “없어요.”라고 짧고 단호한 답변이 돌아왔다. 김대중 정권 시절 전국구 의원을 제안받기도 했지만 사양했다고 했다. 그리고 권씨 종친회에서도 국회의원 출마 얘기가 있었지만 한 귀로 흘렸다.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부담스럽게 살고 싶지 않아요.” 교수로서 가르치고, 책·논문 쓰는 일에만 몰두하겠다고 강조했다.“정치뿐 아니라 다른 사회활동, 시민단체 활동도 거의 하지 않는걸요. 중학생 딸과 집에 있는 게 좋아요.” 권씨는 1998년 이혼했다. 운동권 동료와 결혼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역시 가부장적이더라고 했다.“전 남편 얘기는 더 하고 싶지 않네요.” 현재 대선주자 가운데는 한명숙 전 총리를 좋아한다고 했다. 하지만 여성 대통령 1명, 여성 총리 1명보다는 국회의원, 장관, 행정직 안의 비율이 늘어나 여성이 정치세력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차별적 집단문화 탐색 하겠다 권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군사주의가 만연하면서 여성이나 소수자의 인권이 억압되는 과정을 집중 탐구하고 있다. 자전적 에세이집 ‘선택’에 이어 2005년에는 ‘대한민국은 군대다’를 통해 군사주의 타파를 역설했다. 얼마전 펴낸 ‘권인숙 선생님의 양성평등 이야기’는 한국출판인회의에 의해 ‘8월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그녀는 한국사회에서 가부장적 문화, 군사주의 문화가 횡행하는 주요 요인으로 징병제를 꼽았다.“부국강병을 중시하는 전통과 70,80년대 군인들이 근대화, 현대화를 주도했던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군대 복무 경험의 영향이 큽니다. 여성이 남성들의 군대 문화에 따라가지 말고, 독자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징병제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여성 학자로서 목소리를 낼겁니다.” 성차별적인 집단문화와 함께 진정한 남자다움은 무엇인지를 탐색해보겠다고 했다. 이목희 논설위원 사진 도준석기자 mhlee@seoul.co.kr
  • [토요영화] 혈의 누

    ●혈의 누(KBS2 토요명화 밤 12시25분) 비릿한 바닷바람에 피 냄새가 섞인다. 고립된 섬마을 분위기가 점점 흉흉해진다. 김대승 감독의 ‘혈의 누’(2005년 제작)는 외딴 섬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미스터리 시대극 스릴러물이란 점에서 색다른 공포영화를 찾는 사람들이 챙겨보면 좋을 듯하다. 19세기 조선시대 동화도에서 어느 날 만들어 놓은 한지가 수송선과 함께 불타는 사건이 발생한다. 동화도는 제지업으로 삶을 영위하는 마을로 그 한지는 조정에 바쳐야 하는 것이었다. 사건이 벌어지자 수사관 이원규(차승원) 일행이 마을로 들어온다. 화재 사건 해결을 서두르던 원규 일행 앞에 갑자기 참혹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을 알지 못해 동요하는 마을 사람들은 이것을 7년전 천주교도 패거리로 낙인 찍혀 온가족이 몰살 당한 강객주(천호진)의 저주라고 여기면서 두려움에 휩싸인다. 원규는 사건 해결에 전력을 다하지만 참혹한 살인 사건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게다가 강객주의 은혜를 입었다는 두호(지성)가 등장하면서 사태는 점점 더 복잡하게 꼬여간다. 영화는 전라남도 여수와 보성, 경상북도 경주 등을 무대로 마치 조선시대에 온 것 같은 사실적 배경을 선사한다. 또 ▲죄인의 머리를 길거리에 달아매어 놓는 효시 ▲몸을 밧줄로 묶고 가마솥에 넣는 육장 ▲얼굴에 종이를 덮고 물을 뿌려 질식시키는 도모지 ▲몸을 줄로 묶은 채 잡아당겨 돌담에 머리를 부딪치게 하는 석형 ▲사지를 밧줄로 묶어놓고 우마를 서로 반대방향으로 몰아 사지를 찢는, 흔히 능지처참이라고 불리는 거열 장면은 스펙터클 고어라고 할 만큼 생생하게 다가온다. 특히 효시 장면을 찍기 위해 시신을 만드는 데만 수천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그만큼 역사적 디테일을 섬세하게 살려 볼거리와 흥미를 더한다. 그러나 미국 드라마 등 현란한 수사물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게 ‘혈의 누’에서 진행되는 수사 과정은 다소 단조롭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개봉 당시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서 화제가 됐으며, 제13회 춘사나운규영화예술제에서 올해의 감독상, 남우조연상 등 7개상을 수상했다. 상영시간 119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책꽂이]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여행(이용재 지음, 멘토프레스 펴냄) 환기미술관, 미당 고택, 박수근미술관, 명성황후생가, 김옥길기념관, 이상 고택, 의재미술관 등을 통해 시대와 역사를 들려주는 대중교양서. 건축평론가인 저자는 김수근 김중업 이희태 등 한국 건축 1세대 건축가를 비롯해 2세대인 김원 김홍식 우규승 김인철 방철린 조성룡,3세대인 승효상 김개천 이종호 김억중 등의 작품세계를 살핀다. 또 마리오 보타, 장 누벨, 노이슈타트 등 외국 건축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얻은 야사, 설계에 얽힌 뒷이야기 등을 소개한다.‘H형강’‘코르텐강’‘필로티’ 등 건축용어들도 쉽게 풀이했다.1만 5000원.●위대한 버림(이준엽 엮음, 빨간우체통 펴냄) 부처의 일대기를 그린 팔상성도(八相成道)에 따라 8명의 스님이 ‘인간 붓다, 그 위대한 사상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엮었다. 중앙승가대 총장인 종법 스님, 전 동국역경원장 월운 스님, 능인선원 주지 지광 스님 등이 부처가 도솔천에서 내려오는 ‘도솔래의상(兜率來儀相)’부터 사라쌍수 아래에서 열반에 드는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에 이르기까지 팔상성도를 차례로 설명한다.1만 1000원.●욕망하는 몸(루돌프 셴다 지음, 박계수 옮김, 뿌리와이파리 펴냄) 중세 사람들은 처녀의 피나 순결한 아이들의 피는 나병에 특효가 있다고 믿었다.11세기 이후 널리 퍼진 전설에 따르면 아멜리우스라는 사람은 나병에 걸린 친구인 아미쿠스를 낫게 하기 위해 자신의 두 아들을 죽였다고 한다. 중세 독일의 시인 하르트만 폰 아우에의 작품 ‘가련한 하인리히’를 보면 순결한 시골처녀가 나병을 앓는 기사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피를 제공하려 하는 장면도 나온다. 머리에 얽힌 사연으로는 참수형이 유럽에서 18세기 말까지 공개적인 의식으로 거행됐으며 민속 축제와 같은 것이었다는 사실도 소개한다.2만 8000원.●신나고 탑나고 절나고(장영훈 지음, 담디 펴냄) 풍수미학을 전공한 저자가 들려주는 우리나라 주요 사찰의 풍수이야기. 저자에 따르면 신라시대 왕들은 ‘왕이 곧 부처’(王卽佛)라는 명목으로 절을 지어 통치수단으로 활용했으며, 불국사가 궁궐을 닮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사찰들은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을 통과해야 높은 곳에 위치한 커다란 대웅전에 이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반면 당나라에서 입국한 스님들을 중심으로 “내가 곧 부처”라며 참선을 중시하는 선종이 유행하자 일주문과 대웅전을 가깝고 나란히 배치한 절들이 지어졌다. 그 대표적인 사찰이 바로 실상사다.1만 5000원.●앤디 워홀의 철학(앤디 워홀 지음, 김정신 옮김, 미메시스 펴냄) 스스로 “녹음기와 결혼했다.”고 말한 앤디 워홀은 평생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대화를 녹음했다. 이 책은 워홀이 그런 녹음기의 기록을 몇 가지 테마로 나눠 정리한 것.8살 때부터 백반증을 앓아 살갗이 하얘지고 딸기코였던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와 체념, 섹스와 마약에 대한 탐닉, 가난한 이민자 가족 출신인 그가 돈에 대해 가졌던 집착 등이 솔직하게 드러나 있다.1만 5000원.●디테일-가까이에서 본 미술사를 위하여(다니엘 아라스 지음, 이윤영 옮김, 숲 펴냄) 시각예술의 이미지 속에 묻혀 있는 창의적인 사유의 광맥을 캐낸 미술교양서.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의 권위자인 저자는 미술작품과의 온전한 소통을 위해서는 ‘아는 만큼 보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저마다 독창성이 살아 있는 개별 미술작품에 지식과 정보가 폭력적인 방식으로 작용하기 쉽기 때문이다.3만원.●대한민국 정책지식 생태계(김선빈 등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정책지식이란 정부가 국정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 지식을 가리키는 말. 나아가 정책지식 생태계라고 하면 이런 정책지식을 만들어내는 주체, 지식의 이용자인 정부의 중요 의사결정자, 언론기관이나 시민단체 등 의사결정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관들이 상호작용하는 관계와 시스템을 지칭한다. 이 책은 새로운 국가발전 모델을 정립하기 위해서라도 ‘건강한 정책지식 생태계’의 조성이 필수적임을 강조한다.2만 8000원.●벌(모리스 메테를링크 지음, 김현영 옮김, 이너북 펴냄) 희곡 ‘파랑새’로 유명한 벨기에의 노벨문학상 작가의 대표적인 자연관찰 에세이.20년간 양봉을 하면서 얻은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꿀벌들의 세계를 한편의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저자는 벌들이 유모, 시녀, 건축가, 석수, 채집가 등 인간사회와 비슷한 분업활동을 통해 놀라운 문명사회를 이어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8800원.
  • [거리 미술관 속으로] 공덕동 이야기

    [거리 미술관 속으로] 공덕동 이야기

    서울 마포구 공덕동 삼성 래미안 1차 아파트에서는 옛이야기가 넘쳐난다. 아파트 정문 왼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길이 30m, 폭 2m의 타일벽화 ‘공덕동이야기’ 덕분이다. 이 지역은 예부터 밤나무와 한우물이 유명했다. 품질 좋은 밤을 사기 위해 세도가들이 줄을 섰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박찬국 작가 등 엠 조형환경연구소 소속 작가들은 아파트가 간직한 이런 역사를 공공미술로 풀어냈다. 밤나무골 추수 풍경을 타일벽화로 그려낸 것이다. 벽화에는 해학이 가득하다. 동네 아이들과 아버지는 밤나무를 흔들며 밤송이를 따느라 여념이 없다. 벌어진 밤송이에서는 애벌레가 슬금슬금 기어나온다. 화롯가에서 벌겋게 달아오른 군밤이 탁탁 튀어오른다. 부엉이와 참새, 다람쥐는 깊어가는 가을에 취해 있다. 밤나무에는 개미와 거미 풍뎅이 매미 등 곤충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아낙네들이 우물에서 물을 긷고 물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걸어간다. 사내들은 물지게를 지고 있다. 작가는 “군밤냄새만큼이나 구수했던 옛이야기의 추억을 아파트 입주민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1999년, 삼성건설은 아파트 단지를 완공한 뒤 고민에 빠졌다. 비스듬한 지형에 아파트를 지었더니 정문에 회색 콘크리트가 보기 싫게 드러난 것이다. 엠 조형환경연구소에 해결방안을 의뢰했고, 연구소는 이 공간을 가족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하기로 했다. 그리고 다양한 볼거리, 이야깃거리를 담은 동화 타일벽화를 선보였다. 당시 타일은 생소한 미술소재였다. 작가는 “예술작품이 아파트 디자인을 보완하는 의미있는 시도라 판단했다.”면서 “이런 활동이 다른 아파트로 확산되도록 타일을 활용, 제작비를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화장실에 사용하는 기성 타일을 이용하고, 특별한 경우에만 타일을 구워 사용했다.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 유리, 자갈도 혼합했다. 모든 조각은 작가들이 하나하나를 손으로 붙였다. 덕분에 공덕동이야기는 규모가 큰데도 디테일이 실감나게 살아있다. 안타까운 점은 이 벽화의 예술적 가치가 잊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자는 이 작품을 찾기 위해 아파트 근처를 1시간이나 헤맸다. 아파트 주민에게, 경비 아저씨에게 수차례 물었지만 벽화의 존재조차 몰랐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이건호의 뷰티풀 샷] 연예인 모델 촬영하기

    [이건호의 뷰티풀 샷] 연예인 모델 촬영하기

    패션 사진가는 연예인과의 작업이 많다. 필자도 예외는 아니어서 수많은 연예인과의 촬영을 경험하였다. 누군가 포토그래퍼와 모델은 최소한 촬영의 순간만큼은 연인이어야만 한다고 했다. 하지만 연예인과의 촬영 때마다 필자가 느끼는 감정은 언제나 낯섦이었다. 유독 낯을 가리는 성격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좀처럼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딴세상 사람들’이라는 감정은 시간이 거듭되어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다. 패션 사진가로서는 치명적인 단점 중의 하나인 줄은 잘 알면서도 고칠 수 가 없었다. 촬영이 시작되기 전 ‘안녕하세요’로 시작된 촬영은 기어코 ‘안녕히 가세요’로 끝이 나곤 했다. 김혜수. 그녀와의 만남이 이번으로 두 번째였던가. 첫번째의 만남도 예의 ‘안녕히 가세요’로 끝났던 걸로 기억된다. 포즈의 주문을 제외하곤 단 한마디의 말도 건네지 않았던, 과연 그녀는 기억이나 할까? 역시 촬영은 어김없이 ‘안녕하세요’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무미건조한 필자의 요구에도 적극적으로 감정을 끌어내며 먼저 다가와주었다. 마음속으로 되뇌이며 다소 버거웠던 그녀의 적극적인 감정표현에 당황했던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썼다. 촬영을 마친 후 필자와 그녀는 다시 ‘안녕히 가세요’로 촬영의 종지부를 찍었다. 더없이 친해져야 하지만 결코 쉽게 다가서지지 않는, 혹여 먼저 다가서지도 않으면서 다가와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지. 필자와 연예인들과의 관계는 지금도 이렇게 평행선을 긋고 있다. 사진은 매우 정적인 포즈의 모델에게서 미묘한 감정의 표현이 이루어지기를 바랐고, 그녀는 모든 의도를 이해한다는 듯이 머릿속의 그림을 그대로 재현해 주었다. 그녀의 표정과 몸의 디테일이 풍부한 톤으로 표현되어지길 원했고, 조명에 뷰티 디스크와 디퓨저를 사용해 적당하고 부드러운 콘트라스트를 만들어냄으로써 만족할 만한 걸과를 얻을 수 있었다. 배우 김혜수는 필자와 동시대를 살아온 가장 근접한 문화적 경험을 한 배우일 것이다. 그래서 더욱 그녀에게 관심이 간다. 어느덧 중견 배우가 되어버린 그녀를 보며 발랄하고 상큼한 어린 배우들에게선 느낄 수 없는 무게감을 느낀다. 언젠가 동료 사진가가 촬영한 배우 고두심과 김수미의 사진들을 보고 사진에서 표현되어지는 그녀들의 연륜과 깊이감에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그것이 배우 김혜수로서 그녀의 십년 혹은 이십년 후의 모습이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닐 것이다. 사진작가
  • [옴부즈맨 칼럼] ‘보고서’와 ‘스토리’/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

    설 연휴를 보낸 다음 날 배달된 서울신문에서 가장 안타까운 기사는 화재로 4명의 일가족이 숨진 사건에 관한 기사이다.20일자 9면에 실린 기사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설 명절인 18일 오전 4시30분쯤 경기 고양시 행신동 소만마을의 한 아파트 12층 김모(39)씨 집에서 가스 폭발과 함께 불이 나 김씨와 부인 양모씨, 큰아들, 막내딸 등 일가족 4명이 숨졌다. 경찰은 추가 현장 감식을 실시했으나 화재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가족이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난 화재사건에 대한 보도의 전체 내용은 이 여섯 줄이 전부이다. 설 연휴기간 일어난 사건, 사고 중 가장 인명피해가 큰 사건의 보도치고는 너무 간결하다. 우리나라 가구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고, 더욱이 최근 들어 고층아파트에서의 화재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것에 비추어 보면 기사의 비중에 대한 데스크의 판단은 다소 인색해 보인다. 데스크의 판단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 기사의 내용을 보면 기자가 현장에 나가서 취재한 기사라기보다는 사건 보고내용을 요약한 기사이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이른 새벽이라지만 가스 폭발음을 듣고 놀라 일어났을 가족이 미처 대피할 시간도 없을 만큼 화재가 신속하게 번졌다는 것일까? 가스 폭발음을 들은 인근 주민이 즉시 신고했을 것으로 가정한다면, 소방차가 화재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얼마나 소요됐을까? 소방대원이 12층 아파트에 충분히, 신속하게 근접해 진화작업을 벌였는지도 궁금하다. 짧지만 비극적인 사건 보도를 접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궁금증과 안타까움이 여전히 남는다. 사건보도에 대한 고전적인 기준인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란 육하원칙 중에서 앞의 네 가지 요소는 포함되었지만 ‘어떻게’와 ‘왜’라는 부분이 불충분하거나 생략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건을 더 따져보자. 가족이 사는 아파트에서 갑자기 가스가 폭발한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기 때문에 가스는 애초에 어떻게 해서 폭발하였을까 하는 궁금증도 남는다.30대의 부부와 중학생과 초등학교 고학년 연령대의 자녀가 한 명도 빠져 나오지 못할 정도로 폭발의 충격이 컷다는 것일까? 아니면 집안에서의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가 너무 강하였기 때문일까? 물론 현장 취재기자의 인력이 빠듯한 연휴기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만한 여지는 있다. 다만 이번 기사의 사례를 통해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것 중의 하나는 일부 기사 중에는 사건기록이나 보도자료를 요약하거나 풀어 쓴 흔적이 보이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라디오나 인터넷,TV, 신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같은 사건, 사고를 여러 차례 접하게 되는 독자의 입장에선 사건의 개요보다는 사건의 ‘경위’와 ‘이유’가 더 궁금한 것이다. 사건기록이나 보도자료를 요약하거나 풀어 쓴 기사는 현장감이 약하고, 생동감이 떨어진다. 쉽게 말하면 무미건조하고 단조로운 인상을 받는다. 특히 시간적으로 가장 늦게 접할 수밖에 없는 신문기사에선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위주로 요약한 ‘리포팅(reporting)’보다는 ‘어떻게’ 그리고 ‘왜’라는 요소를 포함하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사건의 골격을 중심으로 작성하는 ‘보고서’ 형식의 기사에 비해 사건의 과정과 경위, 원인과 이유를 상세히 전달하는 스토리 형식의 기사를 작성하는 경우 기자는 공식적인 기록이나 객관적으로 보이는 팩트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많은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필요가 있다. 흔히 말하는 대로 정말 중요한 사항은 겉보기에 당연한 것처럼 보이거나, 아니면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아주 작은 ‘디테일’에 숨어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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