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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닫은 롯데백화점 마산점 아파트로?…창원시 ‘건립 불허 방침’

    문 닫은 롯데백화점 마산점 아파트로?…창원시 ‘건립 불허 방침’

    경남 창원시가 지난 6월 문을 닫은 롯데백화점 마산점 터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지역주택조합 측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지난달 28일 자로 한 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에 ‘지주택 조합원 모집 신고 수리 불가 통지’를 했다고 10일 밝혔다. 추진위는 폐점한 롯데백화점 마산점 터에 총 554가구, 70층짜리 두 동 건물의 주상복합아파트를 개발하겠다며 지난 5월 중순 시에 조합원 모집 신고를 낸 바 있다. 그러나 시는 백화점 건물 재활용을 위한 건물 인수 여부, 마산해양신도시 아파트 계획과 관계, 아파트 공사 진행 불투명성, 마산 원도심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아파트 건축을 허가할 수 없다’며 통보했다. 창원시의 이러한 방침은 이날 열린 창원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도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박선애 의원은 롯데백화점 마산점 건물 재활용 등을 물었고, 박현호 도시정책국장은 답변 과정에서 “창원시 정책 방향에 부합하지 않은 건은 (향후에도) 똑같이 처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국장은 “혹시 행정심판이나 소송이 들어온다고 해도 저희가 우선하는 공익성과 공공성에 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롯데백화점 마산점 터 활용 방안을 놓고 교육발전특구사업과 연계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낡은 창원교육지원청 이전, 교사연수원, 인공지능(AI) 디지털교육센터 등 다변적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제시됐다”며 “스마트교실, 메이커스페이스 등 창원적 체험 학습공간 등으로 변모시킨다면 학생들에게 혁신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홍남표 창원시장은 “마산지역의 중심 상권인데 여러 커뮤니티가 모일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교육과 관련된 기능들을 가져오는 것은 좋은 대안이라 생각한다. 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충실히 하겠다”고 답했다. 롯데백화점 마산점은 2015년 롯데가 대우백화점을 인수해 단장한 매장이다. 백화점은 지역 상권 중심지 역할을 해왔지만, 마산지역 인구 감소와 매출 부진 등 영향으로 지난 6월 끝내 폐점했다.
  • 한경협, 첫 민간 AI 협의체 만든다…김남구·김정수·성래은 회장단 합류

    한경협, 첫 민간 AI 협의체 만든다…김남구·김정수·성래은 회장단 합류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한경협으로 명칭을 변경해 출범한 지 1주년을 앞두고 회장단 확대와 함께 인공지능(AI) 혁신위원회와 서비스산업경쟁력강화위 신설 계획을 내놓았다. 한경협은 회장단에 김남구(61)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정수(60)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 성래은(46) 영원무역그룹 부회장 등 3명을 새로 영입한다고 10일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회장단 구성원은 기존 12명에서 15명으로 확대됐다. 한경협 관계자는 “금융, 식품, 패션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회장단 외연을 확대하고 위원회 신설 등을 통해 한국경제의 글로벌 도약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경협은 정책 제안 과정에서 회원사 참여도를 높이고 회원사 중심의 협회 활동 정착을 위해 AI 혁신위와 서비스산업경쟁력강화위도 신설할 계획이다. 최초의 민간 AI 협의체인 AI 혁신위는 AI 기술 혁신, 산업 전반에의 AI 도입·확산, 세대·계층별 디지털 격차 해소, 새로운 디지털 질서 정립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서비스산업경쟁력강화위는 선진국형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위해 서비스업·제조업 상호 융합, 낙후 분야 지원 및 유망 분야 규제 개선 등을 주요 안건으로 다루게 된다. 각 위원회에는 관련 분야 주요 대기업이 위원장과 운영위원을 맡고 전문가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며 세부 분야별 분과 및 워킹그룹이 위원회의 활동을 상시 보좌한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현재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기업가정신 확산 사업을 전개하는 데 회장단이 뜻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 대통령실 기후환경 업무, 과기수석 산하로…“과학적 접근 강화”

    대통령실 기후환경 업무, 과기수석 산하로…“과학적 접근 강화”

    대통령실이 10일 기후환경비서관실을 기존 사회수석실 산하에서 과학기술수석실 산하로 이관했다고 밝혔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기후환경은 과학기술, 산업경제,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있는 융복합적 분야로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탄소배출 저감이나 기후변화 적응에도 과학기술 해법이 필수적”이라며 “이에 따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성 실장은 “기후환경 업무를 과학기술수석실에서 다루면서 기후환경 문제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조직개편은 글로벌 어젠다인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과 함께 탈탄소 전환을 동시에 추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윤석열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은 물론 환경보건과 국민 생활 환경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며 “친환경 기술 혁신으로 신산업을 육성해 탄소중립 이행은 물론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이날 ‘2023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이 전년 대비 4.4% 줄어든 6억 2420만t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성 실장은 “윤석열 정부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원자력 발전 및 원전 생태계 회복이 기여한 결과”라며 “산업 부문의 저탄소 공정 전 부문에서의 에너지 효율 개선, 그리고 지속적인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 송도호 서울시의원 “iOS 사용자 외면하는 테그리스 시스템”

    송도호 서울시의원 “iOS 사용자 외면하는 테그리스 시스템”

    송도호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관악1선거구)이 티머니 사장을 상대로 하는 업무보고에서 테그리스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시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송 의원은 iOS 호환성 부족으로 인해 많은 아이폰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개선 계획과 일정을 요구했고 서울과 경기도 간 호환성 문제를 언급하며 수도권 전체에서 원활한 시스템 운영을 위한 중장기 계획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초기 상용화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와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충분한 실환경 테스트를 통해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디지털 약자를 위한 접근성 향상과 홍보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시민 모두가 편리하게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을 요구했다. 송 의원은 “테그리스 시스템은 미래 교통의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보안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 “딥페이크 성범죄 강력 대응”, 충남교육청-충남경찰청 ‘공동선언’

    “딥페이크 성범죄 강력 대응”, 충남교육청-충남경찰청 ‘공동선언’

    충청남도교육청(교육감 김지철)과 충남경찰청(청장 배대희)이 학교 딥페이크 성범죄 근절을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 도교육청과 충남경찰청은 10일 ‘학교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학생과 교직원 보호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공동선언문은 △예방 교육 강화 △피해자 지원 확대 △가해자 엄정 대응 △관계기관 협력체계 구축 등의 내용을 담았다. 도교육청은 9일 학교 딥페이크 성범죄 근절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디지털 성범죄 소식지 배포, 학교 딥페이크 성범죄예방교육 운영 등을 추진 중이다. 김지철 교육감은 “딥페이크 범죄는 인격 살인과 같은 심각한 범죄”라며 “피해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며, 경찰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안전한 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열린세상] 초고령사회와 AI가 던지는 과제

    [열린세상] 초고령사회와 AI가 던지는 과제

    과학기술 발전과 인구구조 변화는 동시적으로 노동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공지능(AI), 로봇화, 디지털화 등은 노동의 기계화를 촉진하며, 이는 과중한 육체적·정신적 노동 완화를 통해 생산성을 제고한다. 궁극적으로 더 적은 노동력 투입으로 더 높은 효율성을 달성하게 하며 초고령화로 초래되는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는 마중물 역할도 한다.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속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45년 일본의 36.7%를 추월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37.0%에 도달할 전망이다. 55~64세 고령자의 고용률은 지난 5년간 66.9%에서 70.5%로 5.4% 증가한 반면 65~79세 인력은 40.4%에서 46.3%로 14.6%나 상승했다. 노동시장에서의 (노동력 부족 현상으로 인한) 노동력 수요와 (계속 일하고자 하는 고령자의 의지에 의한) 노동력 공급의 상호관계에서 고령자 고용률은 꾸준히 증가했는데, 이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55~64세 고령자의 평균 고용률은 약 62.9%이다. 초저출산·초고령화로 인한 경제활동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AI·로봇화를 통한 고령자의 생산성 향상은 당면과제다. 인간과 기계의 조화와는 달리 서로 일자리 다툼도 일어날 수 있다. 저숙련 근로자의 일자리를 잠식하던 과거 유형과 달리 지금은 기계가 고학력·전문직 일자리까지 대체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법률 종사자, 회계사, 산업디자이너 등의 일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다. 과학기술 발전으로 생성되는 일자리와 상실되는 일자리 모두를 포함한 일자리 총량을 계산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1차·2차·3차 산업혁명 시기에도 기계파괴운동(러다이트)을 포함한 다양한 저항이 표출됐지만 일자리 총량은 꾸준히 증가한 인류 역사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생성되는 일자리와 소멸하는 일자리는 다른 직무·직업에서 다르게 나타난 것도 유념해야 한다. 새로운 일자리는 혁신·개발과 파생응용 기술에 의해 만들어지는 한편 일자리 상실은 일상적·반복적 업무에서 나타난다. 저숙련 근로자의 단순 업무가 기계로 대체됐다면 AI·로봇화 시대에는 중·고 숙련근로자의 노동까지 기계화된다. 그 결과 과거보다 낮은 임금과 대우를 받게 된다. 현재의 고용구조와 고용의 질은 변화할 것이다. AI·로봇화도 대체할 수 없는 초고(超高) 숙련 소유자와 쉽게 자동화될 수 있는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로 고용구조는 양분된다. 이는 부(富)가 소수에만 집중되는 경제 양극화로 이어진다. 소수와 다수로 나눠지는 숙련·경제 양극화는 사회·경제적 갈등 요인이다. 소수 엘리트에 의해 추진되는 과학기술 발전은 사회적 수용성 부족으로 지속·확산마저 쉽지 않게 된다. 탈(脫)숙련 근로자는 자신의 일자리 보존과 이익을 위해 신기술 도입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 기술의 초격차 시대에 사회적 갈등과 분열 때문에 혁신·기술개발 노력이 지체돼선 안 된다. 더 많은 사람이 혜택받는 조화로운 과학기술 생태계가 조성돼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한 최선의 방책은 재교육·훈련이다. 이 과정을 통해 탈숙련이 재(再)숙련화된다. 예컨대 내연기관에서 전기 자동차로의 변환기에 엔진 같은 내연기관 전용 부품의 생산·조립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탈숙련화된다. 이는 전동화 전환에 걸림돌로 작용하기에 해당 근로자가 재교육·훈련을 받아 새 업무 기술을 습득하게끔 해야 한다. 실제 전동화의 기술적 진화보다 재숙련을 둘러싼 인력과 갈등 관리가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난제일 수 있다. AI·로봇의 노동시장 진입은 비가역적이다. 새로운 과학기술 환경에 부합하는 고용구조 변화와 고용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인력 관리, 정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AI·로봇화가 일상화된 후에는 노사 갈등과 분열이 고착돼 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 용산, 초중고생에 맞춤형 금융교육 실시

    용산, 초중고생에 맞춤형 금융교육 실시

    서울 용산구는 지난달 26일부터 지역 내 초중고 8개교를 대상으로 학생 맞춤형 금융교육 프로그램인 ‘학교로 찾아가는 금융모험, 금융리터러시 아카데미’를 실시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현대사회에서 디지털 금융환경이 확산하면서 금융 지식과 정보 활용 능력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미래의 경제 주체가 될 학생들에게 조기 금융교육을 통해 경제적 자기 주도성을 기르는 게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구는 학생들에게 경제 기초 지식을 함양하고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된 체계적인 금융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금융리터러시 아카데미 사업을 추진한다. 교육 대상은 사전 신청한 지역 내 초중고 8개교 37학급이다. 교육은 학급별 2시간(2회차)씩 교구 및 활동지를 활용한 체험 형태로 각 학교에서 진행된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이번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금융 이해력을 높이고 건전한 경제적 습관을 형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반효진 교육부 홍보대사 위촉

    반효진 교육부 홍보대사 위촉

    2024 파리올림픽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여자 사격 종목 역대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기록을 세운 반효진(17·대구체고)이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홍보대사가 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9일 대구 북구 대구체고에서 위촉식을 열고 반효진을 공동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반효진은 앞으로 사진·영상 메시지를 통해 교육정책을 홍보하고 교육 디지털 대전환을 위한 다양한 홍보 활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반효진은 “학생 선수로서 경험을 통해 얻은 값진 교훈을, 꿈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모든 학생과 나누고 싶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교육개혁 등 다채로운 교육정책을 국민이 쉽고 친근하게 체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내 어젠다는 신사업” 허태수 ‘52g 실험’… 4세 세홍·윤홍 두각[2024 재계 인맥 대탐구]

    “내 어젠다는 신사업” 허태수 ‘52g 실험’… 4세 세홍·윤홍 두각[2024 재계 인맥 대탐구]

    계열사는 전문 경영인에 맡기고직할 미래사업팀 꾸려 사업 발굴디지털 혁신 ‘52g’로 AI 전환 선봉그룹 기반 에너지 새 그림 그려야초대 회장과 달리 외부 활동 적어허세홍·허윤홍, 차기 놓고 2파전 GS홈쇼핑(현 GS리테일) 대표 시절 TV 리모컨으로 홈쇼핑 채널을 돌려 보던 허태수(67) GS그룹 회장이 내린 결론은 “경쟁사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차별화가 전혀 안 된 현 상태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2000년대 후반 애플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세상은 모바일 시대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는데 홈쇼핑 업계는 여전히 똑같은 포맷을 유지하며 업체 간 출혈경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체질까지 송두리째 바꾸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감에 허 회장은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위치한 디자인 컨설팅 회사 아이디오(IDEO) 본사를 찾아갔다. 허 회장은 솔직하게 문제를 털어놓고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를 물었다. 기업 오너가 컨설팅 업체에 일을 맡길 때는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여기에 맞추라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과는 다른 허 회장의 모습에 아이디오 측도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같은 해 11월 모바일 커머스까지 아우를 수 있는 통합 브랜드 ‘GS숍’이 탄생했다. 2005년 그룹 출범 이후 줄곧 GS홈쇼핑에서 근무해 온 허 회장이 GS 2대 회장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수년간의 검증 과정을 통해 그룹의 변화를 이끌어 낼 적임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게 GS 측 설명이다. 허 회장은 홈쇼핑 대표로 그룹 사장단 회의에 참석했을 때도 그룹의 여러 사업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고 한다. ●“스타트업 기술은 미래 게임 체인저” 회장 5년차인 올해 들어서는 신사업에 대한 주문 강도가 세졌다. 신년 초 전체 그룹 임원을 불러 신사업 전략을 직접 브리핑한 데 이어 2월과 7월에도 계열사 투자 책임자를 불러 모아 신사업 추진 상황을 챙겼다. 허 회장은 평소 임원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건 정유·에너지 등 사업 관련 조언이 아니다. 내 어젠다는 신사업”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각 계열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자신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GS홈쇼핑 대표 시절부터 벤처 투자에 적극적이었던 허 회장은 그룹에 와서도 이 기조를 이어 가고 있다. 국내 지주회사의 첫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인 GS벤처스도 허 회장 작품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 24층에 위치한 GS벤처스 사무실 앞에는 그간 투자한 20여개의 스타트업 명단이 한 곳에 적혀 있다. “스타트업이 가진 기술이야말로 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라는 게 허 회장 생각이다. GS벤처스 옆에는 인수합병(M&A) 전략 수립, 신사업 발굴 등을 총괄하는 ㈜GS 미래사업팀이 자리하고 있다. 미래사업팀 또한 허 회장이 직접 꾸린 조직으로 지주사 대표이사(허태수·홍순기)를 제외한 5명의 임원 중 3명이 이 팀에서 근무한다. 허 회장 취임 직후 ㈜GS 소속 직원 2명으로 출발해 점차 규모를 키운 디지털 혁신 커뮤니티 ‘52g’(5pen 2nnovation GS)는 그룹사 전체로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DX)을 확산하는 선봉대 역할을 맡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어느 정보기술(IT) 업체 사무실을 옮겨 놓은 듯한 분위기의 52g 사무실에 가 보면 “현장에는 많은 문제들이 있다. 조금이라도 변화가 필요하다면 손들고 52g와 함께해 달라”는 포스터가 한쪽 벽면에 큼지막하게 붙어 있다. 지난 4월 말 허 회장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 DX 담당 임원과 함께 미 시애틀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를 방문해 현지 전문가들과 토론을 벌였다. AI 기술을 사업 혁신으로 연결하려면 경영진부터 마인드를 바뀌어야 한다는 판단에 이들을 총집합시킨 것이다. 허 회장은 경영진이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 ‘투자를 했는데 왜 바로 성과가 안 나오느냐’고 아랫사람을 재촉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본다. 사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지금 시대에는 이처럼 변화의 흐름을 읽어 내고 조직을 민첩하고 유연하게 바꾸는 허 회장 스타일이 보수적인 GS를 변화시키는 데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다만 그룹의 실적을 뒷받침하는 에너지 기반 사업을 친환경 시대에는 어떻게 키워 낼지 보다 큰 그림을 보여 줘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유는 유가, 지정학 이슈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여전히 실적 변동성이 큰 탓이다. 친형 허창수(76) GS 명예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직을 10년 넘게 맡아 온 것처럼 재계 대표 기업인으로서 목소리를 내고 활동 반경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구자균·구본걸 등 중앙고 동창과 절친 허 회장은 고 허만정 LG그룹 공동 창업주의 3남 고 허준구 명예회장의 5남으로 GS 오너가 중에선 3세에 해당한다. 고 이한동 전 국무총리의 장녀 이지원(62)씨와 결혼해 슬하에 딸 한 명(정현·24)을 뒀다. 동아일보·채널A 김재호(60) 회장과 동서지간이다. 허 회장은 큰형인 허창수 GS 명예회장을 비롯해 허동수(81) GS칼텍스 명예회장, 허승조(74) 전 GS리테일 부회장 등 집안 어른들에게도 수시로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홍’자 돌림을 사용하는 4세들과도 두루 소통하는 등 집안 내에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허 회장의 절친은 구자균(67) LS일렉트릭 회장, 구본걸(67) LF 회장이다. 모두 1957년생 동갑내기이자 고등학교(중앙고) 동창이다. 허 회장과 구자균 회장은 대학(고려대 법학과)도 함께 다녔다. 구자균 회장의 형인 구자열(71) ㈜LS 이사회 의장은 허 회장의 대학 선배이자 LG투자증권 근무 시절 직장 선배로 지금도 자주 연락하는 사이다. 허 회장은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 또는 벤처캐피털 관계자들과 교류하며 최신 기술 동향에 대해 자주 듣는다고 한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를 찾았을 당시 건설 장비의 미래 기술을 선보인 HD현대 부스에서 조카뻘 되는 정기선(42) 부회장의 설명에 귀 기울이며 한참을 머무는 모습이 목격됐다. 알토스벤처스의 김한 대표, 코넬캐피털 창업자인 헨리 코넬,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의 장 레이 회장과도 친분이 두텁다. 장 레이 회장이 2022년 카타르월드컵 당시 허 회장을 초청해 3~4위전을 함께 관전했다. ●‘70세 넘으면 용퇴’ 룰 따를 가능성도 2기 체제인 허태수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허창수 명예회장이 71세 때 동생에게 회장직을 넘겨준 것처럼 70세가 넘으면 용퇴한다는 암묵적인 ‘70세 룰’에 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너가 중에서 ㈜GS 지분(5.26%)이 가장 많은 허용수(56) GS에너지 사장을 비롯해 허연수(63) GS리테일 부회장 등 3세들이 현역으로 활약하는 가운데 4세들도 경영에 참여하면서 차기를 향한 치열한 경쟁이 이미 펼쳐지고 있다. 그룹 경영에 참여한 4세만 9명이다. 이 중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허세홍 사장·허주홍 전무), GS건설(허윤홍 사장·허진홍 상무), GS리테일(허서홍 부사장·허치홍 전무)에는 2명씩 포진해 있다. 4세 중 맏형인 허세홍(55)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은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고 허만정 공동창업주의 첫째 아들인 고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의 손자다. 2019년 GS칼텍스 대표에 오른 뒤 3년 만인 2022년 GS칼텍스 이사회 의장직을 맡았다는 건 GS칼텍스의 지분 50%를 보유한 셰브론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허세홍 사장도 소탈한 성격으로 직원들과 격의없이 소통하는 스타일이다. 허윤홍(45)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허창수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고 허준구 명예회장의 손자다. 부친이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날 때 사장으로 승진했고 지난해 GS건설이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로 위기에 처하자 책임경영 차원에서 대표이사에 올랐다. 10년 넘게 GS건설을 이끈 임병용(62) 부회장이 물러나고 40대 중반의 허윤홍 사장이 대표를 맡으면서 회사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는 평가다. 사무실에 설치된 칸막이를 없애는가 하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할 수 있게 복장 규정도 완화했다. 직원 간 호칭을 ‘님’으로 통일하는 등 수평적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가려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허윤홍 사장은 지난 7월 새 비전을 발표할 때 “비전은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임직원 의견을 반영했다고 한다. 허광수(78)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인 허서홍(47) GS리테일 부사장은 지난해까지 ㈜GS 미래사업팀장으로 바이오 기업 휴젤 인수 등 그룹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오다 올해 GS리테일로 자리를 옮겼다. GS리테일 경영전략서비스유닛(SU)장으로 사업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면서 GS리테일이 투자한 배달 플랫폼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의 이사회 멤버(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요기요는 최근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조직 재정비를 하고 있다. 재계는 차기 회장직을 놓고 허세홍·허윤홍 사장의 2파전을 예상하는 분위기지만 허서홍 부사장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남촌’(고 허준구 명예회장)의 직계 자손이 계속 회장직을 이어 갈지도 관전 포인트다.
  • ‘공룡 플랫폼’ 사전 지정 철회… 쿠팡·배민, 독과점 규제 피할 듯

    ‘공룡 플랫폼’ 사전 지정 철회… 쿠팡·배민, 독과점 규제 피할 듯

    사업자 사전 지정→사후 추정 후퇴점유율 60% 이상 ‘지배적 플랫폼’네이버·카카오·구글 등 포함 예상일각선 해외 플랫폼과 역차별 지적 소수의 공룡 플랫폼을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사전 지정해 각종 갑질 행태에 신속하게 대응하려던 정부의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플랫폼법) 입법이 9개월 만에 사실상 백지화됐다. 대신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거대 플랫폼의 반칙 행위를 막겠다고 밝혔다. 특히 논란이 됐던 지배적 플랫폼에 대한 ‘사전 지정제’는 ‘사후 추정제’로 급선회했다. 이에 따라 쿠팡과 배달의민족(배민) 등은 규제를 피해 갈 가능성이 커졌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을 위한 입법 방향’을 발표했다. 플랫폼법 제정이 기존 공정거래법과 중복된 법안이라는 재계 지적을 수용해 플랫폼 독과점 규제를 강화하는 조항을 공정거래법에 담아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배적 플랫폼에 대한 ‘사전 지정’ 방침은 ‘사후 추정’으로 변경했다. 플랫폼의 위법행위가 일어나면 그때 실태조사를 통해 ‘지배적 플랫폼’에 해당하는지를 따져 제재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앞서 공정위는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시장법(DMA)처럼 규제 대상을 사전 지정하겠다고 했다가 업계의 반발을 샀다. 플랫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려는 것이란 이유였다. 공정위는 지배적 플랫폼의 요건을 ▲시장점유율 60% 이상 ▲이용자 수 1000만명 이상 ▲플랫폼 관련 연 매출액 4조원 이상 등으로 정했다. 세 가지를 동시 충족해야 한다. 한 위원장은 “스타트업의 규제 부담 우려를 고려해 연간 매출액 4조원 미만 플랫폼은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검색), 카카오(카카오톡·카카오T), 구글(유튜브·구글플레이·안드로이드), 애플(iOS·앱 스토어) 등 4개의 플랫폼이 기준에 부합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쿠팡은 연 매출액이 26조원에 이르지만 전자상거래 시장점유율은 20%에 그치고, 배달의민족은 시장점유율은 60% 수준이지만 연 매출액이 3조 4000억원이어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규제 분야는 ‘중개·검색·동영상·소셜미디어(SNS)·운영체제(OS)·광고’ 등 6개 서비스로 한정했다. 규제할 위법행위로는 ‘자사 우대·끼워팔기·멀티호밍 제한·최혜대우 요구’ 등 기존에 플랫폼법 입법 과정에서 밝힌 4대 반칙 행위가 유지됐다. 플랫폼에 부과되는 과징금은 기존 관련 매출액의 6%에서 8%로 2% 포인트 상향된다. 일각에선 해외 플랫폼과의 ‘역차별’ 우려도 제기된다. 해외 플랫폼들이 자료 제출 요구에 성실히 응하지 않는 경우 실효적 대응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공정위는 “해외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를 적발하고 제재를 끌어낸 전례가 이미 많다”고 반박했다. [용어 클릭] ■사후 추정(事後推定): 동일한지의 여부가 불확실한 다른 사항을 법령, 규정 관계에서 서로 동일하다고 취급해 같은 법적 효과를 적용시킨다는 의미다. 갑질 행위를 한 일정 규모 이상 플랫폼 사업자를 ‘지배적 사업자’로 간주하게 된다.
  • “교사들 문해력 코치로 양성… 학생 수준별 맞춤교육 필수”[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교사들 문해력 코치로 양성… 학생 수준별 맞춤교육 필수”[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꼼꼼하게 천천히 읽는 법 가르쳐야독서·국어 공교육 정교한 설계 필요 학생의 문해력 향상을 위해 전문가들은 베테랑 교사들을 활용한 ‘문해력 코칭’ 등 세심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저학년부터 문해력이 떨어지면 학습 격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자신감도 하락하는 만큼 학생 수준에 맞는 조기 지원은 필수다. 가정과 사회에서 ‘책 읽는 문화’를 조성하고 아이들이 음성언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넓혀야 한다. 전문가들은 문해력이 학습의 ‘기본 도구’라고 강조한다. 문해력에는 유창성·독해·어휘력의 종합인 ‘기초 문해력’과 글에 감춰진 내용까지 해석하고 비판하는 능력인 ‘심층 문해력’이 있는데 학생마다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파악해 길러 줘야 한다.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문해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파악하고 수업에 대한 논의도 할 수 있도록 숙련된 교사를 문해력 코치로 양성해 학교에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과정을 소화하는 교사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해력에 자신감이 떨어진 아이들을 위해서는 흥미로운 글 읽기 과제를 줘 자기 효능감을 높여 줘야 한다. 조 교수는 “현실적으로 아이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통제할 순 없다”며 “학교와 가정에서 전자책이든 소셜미디어(SNS)든 꼼꼼하게 천천히 읽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 어휘력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신명선 인하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어휘력과 문해력의 상관도는 80% 이상이다. 어휘력 향상으로 수업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교과서에 나오는 어휘의 유의어, 반의어, 상하위어 등을 배우면 어휘 시험 점수도 크게 오른다는 게 신 교수의 분석이다. 공교육에서의 체계적인 독서와 국어 교육도 중요하다. 내년부터 순차 적용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등 국어 시간이 34시간 늘어나는 만큼 정교한 수업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은정 고양 토당초 사서교사는 “학교마다 독서 교육 시간이 다른데 이를 명확하게 하고 전문 교사가 가르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해력은 취학 전 음성언어를 얼마나 접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아이가 음성언어로 소통하고 싶다는 욕구를 갖도록 도와야 하는 이유다. 이경남 광주교대 국어교육학과 교수는 “책 읽는 문화의 정착을 사회적 책무로 인식하고 인프라를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 OECD도 ‘읽고 이해하는 능력’ 집중…문해력 맞춤 검사 개발도[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OECD도 ‘읽고 이해하는 능력’ 집중…문해력 맞춤 검사 개발도[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美, 단순 이해 넘어 ‘맥락 고려’ 진단 서울시교육청 ‘문해력 검사’ 개발 코로나19로 인한 기초학력 저하와 학습 격차는 전 세계적인 고민이다. 그만큼 글과 자료를 정확히 이해하고 맥락에 맞게 표현하는 문해력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들은 문해력의 개념을 ‘사회참여와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는 능력’까지 넓히는 추세다. 한국도 교과 기반 평가보다 기초 역량에 기반한 평가를 도입하고 있다. 학생들의 문해력 수준을 파악해 적절한 교육법을 찾기 위해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는 실생활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읽기 능력을 얼마나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지에 중점을 둔다. 전 세계 만 15세 학생들의 데이터를 국제적으로 비교함으로써 참여국들이 교육정책과 학습 실태를 개선하도록 돕는다. 미국은 국립교육통계센터에서 국가수준 교육성취도평가(NAEP)를 주관한다. 4학년(만 9세), 8학년(만 13세), 12학년(만 17세)을 대상으로 문학·과학·사회 텍스트를 읽고 독해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단순 이해를 넘어 독자의 주도성과 적극성,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하는 능력까지 포괄한다. 호주의 경우 교육평가보고청에서 주관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가 매년 3월 실시된다. 컴퓨터 기반 방식으로 읽기·쓰기·언어 규범을 측정해 학생의 응답에 따라 다음 문제가 달라진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도 다양한 목적을 위해 여러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의미를 구성하는 능력을 진단한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기초학력보장법이 시행된 가운데 내년부터 도입되는 개정 교육과정에서 기초 소양으로 문해력·수리력·디지털 소양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전국 교육청 처음으로 ‘서울 학생 문해력 진단검사’를 개발해 역량 중심으로 기초 문해력과 수리력을 측정한다. 오는 11월에는 초·중·고교 500곳(서울 전체 1318곳 중 약 37%) 약 10만명의 학생이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는 교육 활동을 계획하고 맞춤형 지도를 할 수 있고, 학생과 학부모도 각자의 기초 문해력과 수리력 수준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읽기·쓰기·셈하기 능력을 측정하는 ‘기초학력 진단·보정시스템’도 학생 지원에 활용된다.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학교 전체의 문해력 수준을 관찰하고 거기에 맞춰 특화된 수업 아이디어나 접근법을 개발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단독] “쌤, 무슨 말이에요”… ‘불통’에 갇힌 교실[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단독] “쌤, 무슨 말이에요”… ‘불통’에 갇힌 교실[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교사 심층 인터뷰·학생 설문조사 국어 외 과목도 단어 설명에 ‘진땀’주제 이해 능력·표현력도 떨어져 “선생님, ‘완강하다’는 ‘완전 강하다’ 아닌가요?” 수도권 고등학교의 한 영어 교사는 최근 고교 3학년 수업에서 뜻밖의 질문을 들었다. ‘완강하다’가 ‘완전 강하다’의 줄임말인 줄 알았다는 학생들은 생소한 단어가 나올 때마다 자기들끼리 웅성거렸다. “‘모색한다’는 ‘색깔을 따라 칠한다’는 뜻인가요?” 생각지 못한 질문에 이 교사는 “내가 영어 교사인지 국어 교사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양한 글을 이해하고 창작할 수 있는 힘, 문해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글을 읽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해석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서울신문이 학생들의 문해력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올 2학기가 시작된 8월 중순부터 지난 6일까지 전국 초중고교 교사 20명을 심층 인터뷰하고 학생 조사를 병행한 결과 교사들은 “수업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최근 2~3년 새 문해력이 낮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문해력이 떨어지면 자기표현과 소통까지 불편을 겪기에 더 문제라는 우려도 덧붙였다. 문해력 저하는 초등학생부터 발견된다. 조기 교육으로 한글을 뗀 덕에 글자는 술술 읽지만 단어와 문장의 뜻을 파악하지 못한다. 김민중 대구 월배초 교사는 “고학년이 북한 이탈 주민에서 ‘이탈’의 뜻을 모른다든지 지진이나 홍수는 알아도 ‘재난’ 같은 상의어나 포괄어를 모르는 경우가 정말 많다”고 했다. ‘같이’를 ‘가치’로 쓰는 등 비교적 쉬운 맞춤법을 틀리거나 문장 주술 관계를 파악하지 못하는 고학년도 쉽게 볼 수 있다. 교사들이 겪은 문해력 부족으로 인한 ‘불통’ 사례는 끝이 없다. 성교육 관련 조사를 위해 ‘성적 문제’에 관해 질문이 나오면, 공부 성적을 의미하는 거냐고 반문한다. 국어는 물론 수학·사회·과학 등 다른 교과 학습에도 걸림돌이다. 수학 계산 능력은 뛰어나지만 서술형 문제의 문장을 이해하지 못해 손을 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조미숙 교사는 “‘대변’(마주 보는 변)을 가르치는데 아이들이 똥 아니냐고 한 적도 있다”며 “수학 개념은 단어와 직접 연결된 게 많다 보니 더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사회나 과학 교과를 가르칠 때도 기본 단어 설명에 수업 시간의 10~20분을 할애해야 한다. 시간은 부족하지만 단어를 모르면 진도를 나가기 버거워서다. ‘매질에 따른 빛의 굴절’을 설명하는데 왜 때리냐고 물어서 한참 설명하거나(초등 6학년 교사) ‘왕이 승하한다’는 표현을 몰라 역사 시험에서 오답이 속출(고교 1학년 교사)하다 보니, 교사들은 어휘 설명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10대 하루 평균 8시간 인터넷 이용긴 글 읽기 꺼리고 핵심도 못 짚어독후감 숙제 받으면 챗GPT에 문의“문해력 문제 푸는 사교육까지 등장”교사들은 학생들이 글의 주제를 이해하는 능력도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조금만 글이 길어도 읽기를 피하거나 엉뚱한 주제를 적기도 한다. 예컨대 ‘환경 보호를 위해 주인공이 자전거 여행을 한다’는 글의 주제를 ‘자전거를 타고 싶다’로 답한다는 것이다. 황수진 인천 이음초 교사는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의도를 알아내는 걸 어려워한다”며 “긴 글도 영상 요약본으로 접하니까 스스로 찾는 힘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해력이 떨어지면 표현력도 함께 떨어진다는 게 문제다. 독후감 숙제를 받은 아이들은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요약 영상을 보거나 ‘챗GPT’ 같은 인공지능(AI)에게 물어본 결과를 적어낸다. 초중고교에서 공통으로 벌어지는 현상이다. 스스로 느낀 점을 적으라고 하면 단순 표현만 나열한다. 34년차 초등교사는 “요즘 아이들은 ‘재밌다’, ‘싫다’, ‘좋다’는 정도밖에 표현을 못 한다. 글로 풀어서 쓸 능력이 안 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연수 탕정중 국어 교사는 “친구들이나 부모님과도 메신저로 짧은 메시지만 주고받으니 대화를 통해 단어나 표현을 터득할 기회가 줄었다”며 “전반적으로 언어생활 자체가 단순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저 수준 문맹률과 최고 수준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학생들의 문해력은 왜 하락한 걸까. 인터뷰에 응한 교사 20명 모두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와 영상 매체 이용 증가’를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15년차 이상 교사들은 스마트폰의 등장 전후가 완전히 달라졌음을 극명하게 느낀다고 한다.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 노출이 급격히 늘고 최근에는 소셜미디어(SNS)와 메신저 사용 시간이 증가하면서 책을 읽거나 대화·토론할 시간이 부족해진 것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2년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조사’를 보면 청소년의 인터넷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약 8시간(479.6분)으로 2019년에 비해 1.8배 증가했다. 특히 청소년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동영상 플랫폼은 유튜브(97.3%)와 유튜브 쇼츠(68.9%), 인스타그램 릴스(47.6%), 틱톡(39.6%)으로 이용률 2~4위가 모두 쇼트폼 콘텐츠 플랫폼이었다. 교사들은 흥미와 자극 위주의 영상 시청이 글 읽기 방해의 주범이라고 지적한다. 15초 안팎의 짧은 길이에 언어도 거의 없는 ‘릴스’와 ‘쇼츠’에 익숙해지다 보니 호흡이 긴 글을 읽어내지 못한다. 배주호 초등교사는 “쇼트폼 콘텐츠가 많아지고 짧은 메시지로만 소통하면서 전반적인 주의 집중력이 부족해지는 현상”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등교 공백도 주요한 문해력 저하 요인으로 꼽힌다. 교사 20명 중 13명은 문해력 저하가 코로나19로 인해 더 심화했다고 봤다. 경기도의 23년차 영어 교사는 “학교에 못 나오면서 전체적으로 학생들의 학습량이 감소했지만 상위권 아이들은 코로나 전후에 별 차이가 없다. 반면 중하위권은 어휘력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교사의 절반 이상인 11명은 한자어와 어휘 교육의 감소도 문제라고 봤다. 우리말의 70%가 한자어이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려운 개념과 용어는 한자어로 돼 있어서다. 중학교 1학년 박모군은 “국어 교과서에 ‘민초’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민트초코’인 줄 알았다”며 “처음 보는 단어 중에도 한자어로 된 단어가 어렵다”고 했다. 이 때문에 기본적인 한자어는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기식 서울 면일초 교사는 “한자어가 3학년 이후 교과에서 많이 등장하는데 아이들은 정확한 뜻을 모른 채 대충 이해한다”며 “한자어 속뜻을 가르쳐 주면 이후 학습에서도 훨씬 쉽게 배운다”고 강조했다. 독서 교육이나 글쓰기 교육의 부족도 한 원인이다. 일기 쓰기가 인권 침해라는 논란이 나온 이후 주제 글쓰기 등 다른 방식의 교육을 도입하거나 독서 활동을 만든 학교들도 적지 않다. 안연규 구미 선산고 국어 교사는 “최근 문해력이 주목받자 문해력 문제를 푸는 기술을 연습하는 사교육도 생겼다”며 “학교에서 오래 생각하고 질문하고 글 쓰는 연습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 “학교마다 문해력 코치 둬야...수준별 교육 필요”[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학교마다 문해력 코치 둬야...수준별 교육 필요”[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기초 문해력과 심층 문해력은 달라아이 수준마다 맞춤형으로 가르쳐야“학교마다 ‘문해력 코치’ 필요”전문가 “책 읽는 문화를 사회적 책무로” 학생의 문해력 향상을 위해 전문가들은 베테랑 교사들을 활용한 ‘문해력 코칭’ 등 세심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저학년부터 문해력이 떨어지면 학습 격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자신감도 하락하는 만큼 학생 수준에 맞는 조기 지원은 필수다. 가정과 사회에서 ‘책 읽는 문화’를 조성하고 아이들이 음성언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넓혀야 한다. 전문가들은 문해력이 학습의 ‘기본 도구’라고 강조한다. 문해력에는 유창성·독해·어휘력의 종합인 ‘기초 문해력’과 글에 감춰진 내용까지 해석하고 비판하는 능력인 ‘심층 문해력’이 있는데 학생마다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파악해 길러 줘야 한다.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문해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파악하고 수업에 대한 논의도 할 수 있도록 숙련된 교사를 문해력 코치로 양성해 학교에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과정을 소화하는 교사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해력에 자신감이 떨어진 아이들을 위해서는 흥미로운 글 읽기 과제를 줘 자기 효능감을 높여 줘야 한다. 조 교수는 “현실적으로 아이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통제할 순 없다”며 “학교와 가정에서 전자책이든 소셜미디어(SNS)든 꼼꼼하게 천천히 읽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 어휘력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신명선 인하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어휘력과 문해력의 상관도는 80% 이상이다. 어휘력 향상으로 수업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교과서에 나오는 어휘의 유의어, 반의어, 상하위어 등을 배우면 어휘 시험 점수도 크게 오른다는 게 신 교수의 분석이다. 공교육에서의 체계적인 독서와 국어 교육도 중요하다. 내년부터 순차 적용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등 국어 시간이 34시간 늘어나는 만큼 정교한 수업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은정 고양 토당초 사서교사는 “학교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책에 노출되게 해야 한다”며 “학교마다 독서 교육 시간이 다른데 이를 명확하게 하고 전문 교사가 가르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해력은 취학 전 음성언어를 얼마나 접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아이가 음성언어로 소통하고 싶다는 욕구를 갖도록 도와야 하는 이유다. 이경남 광주교대 국어교육학과 교수는 “부모님이 바빠서 아이가 음성언어를 접할 기회가 부족하다면 대신 책에 대한 몰입을 높여 다양한 어휘를 접하게 할 수 있다”며 “책 읽는 문화의 정착을 사회적 책무로 인식하고 인프라를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 선진국은 문해력을 의사소통능력으로 확장...“학교 전체 수준 봐야”[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선진국은 문해력을 의사소통능력으로 확장...“학교 전체 수준 봐야”[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미국은 ‘사회적 맥락 이해’도 문해력으로서울시교육청도 지난해 처음 진단검사 개발전문가 “학교 전체 문해력 수준 관찰 필요” 코로나19로 인한 기초학력 저하와 학습 격차는 전 세계적인 고민이다. 그만큼 글과 자료를 정확히 이해하고 맥락에 맞게 표현하는 문해력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들은 문해력의 개념을 ‘사회참여와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는 능력’까지 넓히는 추세다. 한국도 교과 기반 평가보다 기초 역량에 기반한 평가를 도입하고 있다. 학생들의 문해력 수준을 파악해 적절한 교육법을 찾기 위해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는 실생활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읽기 능력을 얼마나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지에 중점을 둔다. 전 세계 만 15세 학생들의 데이터를 국제적으로 비교함으로써 참여국들이 교육정책과 학습 실태를 개선하도록 돕는다. 미국은 국립교육통계센터에서 국가수준 교육성취도평가(NAEP)를 주관한다. 4학년(만 9세), 8학년(만 13세), 12학년(만 17세)을 대상으로 문학·과학·사회 텍스트를 읽고 독해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단순 이해를 넘어 독자의 주도성과 적극성,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하는 능력까지 포괄한다. 호주의 경우 교육평가보고청에서 주관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가 매년 3월 실시된다. 컴퓨터 기반 방식으로 읽기·쓰기·언어 규범을 측정해 학생의 응답에 따라 다음 문제가 달라진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도 다양한 목적을 위해 여러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의미를 구성하는 능력을 진단한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기초학력보장법이 시행된 가운데 내년부터 도입되는 개정 교육과정에서 기초 소양으로 문해력·수리력·디지털 소양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전국 교육청 처음으로 ‘서울 학생 문해력 진단검사’를 개발해 역량 중심으로 기초 문해력과 수리력을 측정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는 교육 활동을 계획할 수 있고 학생과 학부모도 각자의 기초 문해력과 수리력 수준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매년 중학교 3학년과 고교 2학년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와 학생들의 읽기·쓰기·셈하기 능력을 측정하는 ‘기초학력 진단·보정시스템’도 학생 지원에 활용된다.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학교 전체의 문해력 수준을 관찰하고 거기에 맞춰 특화된 수업 아이디어나 접근법을 개발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단독]‘완강하다’는 ‘완전 강하다’?…“쏟아지는 질문에 수업 어려워”[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단독]‘완강하다’는 ‘완전 강하다’?…“쏟아지는 질문에 수업 어려워”[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선생님, ‘완강하다’는 ‘완전 강하다’ 아닌가요?” 수도권 고등학교의 한 영어 교사는 최근 고교 3학년 수업에서 뜻밖의 질문을 들었다. ‘완강하다’가 ‘완전 강하다’의 줄임말인 줄 알았다는 학생들은 생소한 단어가 나올 때마다 자기들끼리 웅성거렸다. “‘모색한다’는 ‘색깔을 따라 칠한다’는 뜻인가요?” 생각지 못한 질문에 이 교사는 “내가 영어 교사인지 국어 교사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양한 글을 이해하고 창작할 수 있는 힘, 문해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글을 읽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해석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서울신문이 학생들의 문해력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올 2학기가 시작된 8월 중순부터 지난 6일까지 전국 초중고교 교사 20명을 심층 인터뷰하고 학생 조사를 병행한 결과 교사들은 “수업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최근 2~3년 새 문해력이 낮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문해력이 떨어지면 자기표현과 소통까지 불편을 겪기에 더 문제라는 우려도 덧붙였다. 문해력 저하는 초등학생부터 발견된다. 조기 교육으로 한글을 뗀 덕에 글자는 술술 읽지만 단어와 문장의 뜻을 파악하지 못한다. 김민중 대구 월배초 교사는 “고학년이 북한 이탈 주민에서 ‘이탈’의 뜻을 모른다든지 지진이나 홍수는 알아도 ‘재난’ 같은 상의어나 포괄어를 모르는 경우가 정말 많다”고 했다. ‘같이’를 ‘가치’로 쓰는 등 비교적 쉬운 맞춤법을 틀리거나 문장 주술 관계를 파악하지 못하는 고학년도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2~3년 간 문해력 크게 낮아져”교사들이 겪은 문해력 부족으로 인한 ‘불통’ 사례는 끝이 없다. 성교육 관련 조사를 위해 ‘성적 문제’에 관해 질문이 나오면, 공부 성적을 의미하는 거냐고 반문한다. 국어는 물론 수학·사회·과학 등 다른 교과 학습에도 걸림돌이다. 수학 계산 능력은 뛰어나지만 서술형 문제의 문장을 이해하지 못해 손을 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조미숙 교사는 “‘대변’(한 각과 마주 보는 변)을 가르치는데 아이들이 똥 아니냐고 한 적도 있다”며 “수학 개념은 단어와 직접 연결된 게 많다 보니 더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사회나 과학 교과를 가르칠 때도 기본 단어 설명에 수업 시간의 10~20분을 할애해야 한다. 시간은 부족하지만 단어를 모르면 진도를 나가기 버거워서다. ‘매질에 따른 빛의 굴절’을 설명하는데 왜 때리냐고 물어서 한참 설명하거나(초등 6학년 교사) ‘왕이 승하한다’는 표현을 몰라 역사 시험에서 오답이 속출(고교 1학년 교사)하다 보니, 교사들은 어휘 설명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글의 주제를 이해하는 능력도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조금만 글이 길어도 읽기를 피하거나 엉뚱한 주제를 적기도 한다. 예컨대 ‘환경 보호를 위해 주인공이 자전거 여행을 한다’는 글의 주제를 ‘자전거를 타고 싶다’로 답한다는 것이다. 황수진 인천 이음초 교사는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의도를 알아내는 걸 어려워한다”며 “긴 글도 영상 요약본으로 접하니까 스스로 찾는 힘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해력이 떨어지면 표현력도 함께 떨어진다는 게 문제다. 독후감 숙제를 받은 아이들은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요약 영상을 보거나 ‘챗GPT’ 같은 인공지능(AI)에게 물어본 결과를 적어낸다. 초중고교에서 공통으로 벌어지는 현상이다. 스스로 느낀 점을 적으라고 하면 단순 표현만 나열한다. 34년차 초등교사는 “요즘 아이들은 ‘재밌다’, ‘싫다’, ‘좋다’는 정도밖에 표현을 못 한다. 글로 풀어서 쓸 능력이 안 되는 것”이라며 “디지털 기기와 영상으로 학습하는 습관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연수 탕정중 국어 교사는 “친구들이나 부모님과도 메신저로 짧은 메시지만 주고받으니 대화를 통해 단어나 표현을 터득할 기회가 줄었다”며 “전반적으로 언어생활 자체가 단순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사 20명 ‘디지털 과의존’ 지적… 한자·어휘 교육 꼽기도 세계 최저 수준 문맹률과 최고 수준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학생들의 문해력은 왜 하락한 걸까. 인터뷰에 응한 교사 20명 모두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와 영상 매체 이용 증가’를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15년차 이상 교사들은 스마트폰의 등장 전후가 완전히 달라졌음을 극명하게 느낀다고 한다.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 노출이 급격히 늘고 최근에는 소셜미디어(SNS)와 메신저 사용 시간이 증가하면서 책을 읽거나 대화·토론할 시간이 부족해진 것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2년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조사’를 보면 청소년의 인터넷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약 8시간(479.6분)으로 2019년에 비해 1.8배 증가했다. 특히 청소년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동영상 플랫폼은 유튜브(97.3%)와 유튜브 쇼츠(68.9%), 인스타그램 릴스(47.6%), 틱톡(39.6%)으로 이용률 2~4위가 모두 쇼트폼 콘텐츠 플랫폼이었다. 교사들은 흥미와 자극 위주의 영상 시청이 글 읽기 방해의 주범이라고 지적한다. 15초 안팎의 짧은 길이에 언어도 거의 없는 ‘릴스’와 ‘쇼츠’에 익숙해지다 보니 호흡이 긴 글을 읽어내지 못한다. 배주호 초등교사는 “쇼트폼 콘텐츠가 많아지고 짧은 메시지로만 소통하면서 전반적인 주의 집중력이 부족해지는 현상”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등교 공백도 주요한 문해력 저하 요인으로 꼽힌다. 교사 20명 중 13명은 문해력 저하가 코로나19로 인해 더 심화했다고 봤다. 경기도의 23년차 영어 교사는 “학교에 못 나오면서 전체적으로 학생들의 학습량이 감소했지만 상위권 아이들은 코로나 전후에 별 차이가 없다. 반면 중하위권은 어휘력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된 2년 동안 가정에서 학습과 스마트폰 이용을 세심하게 관리한 학생은 문해력에 타격이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교사의 절반 이상인 11명은 한자어와 어휘 교육의 감소도 문제라고 봤다. 우리말의 70%가 한자어이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려운 개념과 용어는 한자어로 돼 있어서다. 중학교 1학년 박모군은 “국어 교과서에 ‘민초’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민트초코’인 줄 알았다”며 “처음 보는 단어 중에도 한자어로 된 단어가 어렵다”고 했다. 이 때문에 기본적인 한자어는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기식 서울 면일초 교사는 “한자어가 3학년 이후 교과에서 많이 등장하는데 아이들은 정확한 뜻을 모른 채 대충 이해한다”며 “한자어 속뜻을 가르쳐 주면 이후 학습에서도 훨씬 쉽게 배운다”고 강조했다. 독서 교육이나 글쓰기 교육의 부족도 한 원인이다. 일기 쓰기가 인권 침해라는 논란이 나온 이후 주제 글쓰기 등 다른 방식의 교육을 도입하거나 독서 활동을 만든 학교들도 적지 않다. 안연규 구미 선산고 국어 교사는 “최근 문해력이 주목받자 문해력 문제를 푸는 기술을 연습하는 사교육도 생겼다”며 “학교에서 오래 생각하고 질문하고 글 쓰는 연습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가 딱이다” 국회서 유치 위한 포럼 개최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가 딱이다” 국회서 유치 위한 포럼 개최

    “국립치의학연구원의 대구 유치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치과 산업의 메카가 되는 데 화룡점정이 될 겁니다.” 대구시가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9일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대구 동구을)과 공동으로 관련 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은 보건복지부의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타당성과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지난 7월 시작되면서 공모를 통한 입지 선정의 필요성과 대구의 강점, 지역민의 유치 의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대구시에서는 정장수 경제부시장이 참석했고, 국회에서는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달성), 김상훈 정책위의장(대구 서구),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이인선(대구 수성구을), 김기웅(대구 중·남구), 최은석(대구 동구갑)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재목 전 경북대 치과대학 학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국립치의학연구원 입지 공모선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최재원 대구정책연구원 경제동향분석센터장은 ‘치의학연구원 대구 설립의 타당성’에 대해 발표했다. 또 권긍록 대한치의학회 회장의 ‘국립치의학연구원의 효율적 기능과 역할에 대한 제언’ 발표, 패널 토론, 의견 청취도 이어졌다. 한편, 대구시는 치과 산업의 디지털 전환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 ‘초연결 치과산업 플랫폼 개발 및 실증사업’과 지역기업의 해외판로개척을 위한 ‘지역 의료기기 토탈마케팅 지원’ 등을 추진해 왔다. 정장수 경제부시장은 “국립치의학연구원이 치의학분야 산·학·연·병 인프라가 모두 갖춰진 대구에 설립되면 우리나라가 글로벌 치과 산업의 메카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대식 의원은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는 단순히 지역의 발전을 넘어서 우리나라 전체 치의학 연구혁신을 위한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지역 정치권도 대구 유치를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13만원짜리 트럼프 ‘포카’는 누가 살까?...대선 출마로 돈벌이 논란

    13만원짜리 트럼프 ‘포카’는 누가 살까?...대선 출마로 돈벌이 논란

    미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운동화, 화보에 이어 판매가 99달러(13만원)짜리 ‘디지털 포토 카드’ 판매까지 나섰다. 수익금은 선거운동에도 쓰지 않아 이번 대선을 돈벌이 기회로 삼고 있단 비판이 나온다. 8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부터 자신의 이미지를 담은 디지털 수집용 카드를 한장당 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그가 대선 출마를 자신의 인지도를 활용한 돈벌이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웹사이트에서는 대체불가토큰(NFT) 형태의 디지털 포토 카드를 15장 이상 사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TV 토론 때 입은 양복 조각을 넣은 실물 카드 한장을 받을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75장이면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열리는 만찬에 초청받을 수 있다. 지난 3일엔 자신의 재임 시절 모습을 담은 판매가 99달러짜리 화보 ‘세이브 아메리카’도 발매했다. 서명본은 499달러에 팔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회사 웹사이트에서는 대선 캠페인에 파는 각종 기념품을 더 비싸게 팔고 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가 적힌 모자를 캠페인에서 사면 40달러이지만, 회사 웹사이트에서는 10달러가 더 비싼 55달러를 내야 한다. 43달러에 파는 유세용 깃발은 86달러에 팔고 있다. 이런 굿즈 수익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이 아니라 개인 사업체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윤리청 청장 대행을 지낸 돈 폭스는 WP에 “대통령직이나 대선 출마를 트럼프처럼 수익화에 이용한 전례는 역사에 없으며 특히 근대사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측은 문제 될 게 없단 반응이다. 캐롤라인 레빗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자신의 수십억달러 규모의 부동산 제국을 뒤로했고 대통령 급여를 기부했으며 재임 기간 총자산 가치가 실제 하락한 최초의 대통령”이라고 해명했다.
  • 로얄캐닌코리아, 신임 대표에 이재연 브랜드 마케팅 및 리테일 영업 상무 선임

    로얄캐닌코리아, 신임 대표에 이재연 브랜드 마케팅 및 리테일 영업 상무 선임

    글로벌 펫푸드 기업 로얄캐닌이 한국 지사 대표에 이재연 로얄캐닌코리아 브랜드 마케팅 및 리테일 영업 상무를 선임했다. 이재연 대표는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마케팅을 전공했으며, 코카콜라, 존슨앤존슨 한국 지사와 아시아태평양 본사 등 글로벌 기업에서 한국, 북아시아,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한국지사 대표 등을 두루 경험했다. 로얄캐닌코리아에는 2022년 8월 합류해 브랜드 마케팅과 리테일 영업 상무를 겸임한 바 있다. 로얄캐닌코리아는 이 대표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해 글로벌 리서치 기관 매트릭스랩(MetrixLab)의 브랜드 가치도 조사에서 압도적인 국내 1위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로얄캐닌의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의 기반이 된 반려동물 건강 동행 플랫폼 ‘로얄캐닌 클럽’을 선보이며 미래 성장을 위한 발판을 성공적으로 다지는 동시에, 효과적인 이커머스 채널 전략을 통해 로얄캐닌의 성장을 견인해 왔다. 로얄캐닌 아시아태평양 카이시아동(David Cai) 회장은 “이재연 신임 대표는 뛰어난 비즈니스 감각뿐만 아니라 인재 개발과 긍정적인 조직문화 형성에 탁월한 강점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이 대표가 이끄는 로얄캐닌코리아의 성공과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재연 신임 대표는 “로얄캐닌코리아 대표라는 새로운 역할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낌과 동시에, 열정을 가진 임직원들과 함께 로얄캐닌에서의 여정을 이어갈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반려동물을 위한 더 나은 세상’이라는 로얄캐닌의 가치 실현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 고광민 서울시의원 “제2의 ‘테헤란로’ 조성하자”…한-체코 협력 강화 의미 ‘프라하로’ 설치 제안

    고광민 서울시의원 “제2의 ‘테헤란로’ 조성하자”…한-체코 협력 강화 의미 ‘프라하로’ 설치 제안

    서울시의회 고광민 의원(국민의힘·서초구 제3선거구)은 지난 6일 열린 제326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주택공간위원회 디지털도시국 업무보고에서 지난 7월 체코 원전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이 선정되는 등 한-체코 교류 및 협력 확대에 따라 이를 기념하는 상징적인 의미의 ‘명예도로’ 설치를 제안했다. 고 의원은 “최근 체코 측에서도 고위직 인사들이 방문해 한국과의 교류를 확대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며 “주한체코대사관 제의로 양국의 우호를 상징하는 ‘명예도로’ 설치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날 고 의원은 ‘테헤란로’를 예시로 들며, 양국 간의 협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서울시에 ‘프라하로’ 설치에 대한 검토를 주문했다. ‘명예도로’는 도로명주소법 제10조에 따라 도로명이 부여된 도로구간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기업 유치 또는 국제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도로명을 추가로 부여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고 의원은 이번 제안은 양국의 협력 강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의미이자, 이번 원전건설 사업 최종계약 체결 등 다양한 분야의 양국 협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시 차원에서 적극적인 검토를 부탁한다”고 거듭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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