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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양평군수/무소속 후보가 민자·민주 최대 강적(격전의 현장)

    관광자원이 풍부한 양평군은 요즘 수도권 최대의 전원주택 단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셈이다.그러나 재정자립도가 20%에도 채 못 미치는 낙후 지역이라는 면모도 감출 수 없다. 군수 출마자는 모두 6명.모두 잘 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포병 연대장 출신으로,지도력을 내세우는 민자당의 민병채 후보(57)는 용문산 관광단지를 확대 개발하고 무공해 기업 유치,여성 및 청소년의 문화시설 확충 등 지역경제 활성화·환경·복지의 3대 공약을 앞세우고 있다. 국회의원에 4번이나 출마한 적이 있는 민주당의 이병대 후보(52)는 깨끗한 환경과 함께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으로 농가소득을 높이는 한편 관광 및 경제개발,전문대학 유치 등의 공약을 내걸고 있다. 10여년간 양평 읍장을 지낸데다가 문중의 지지로 탄탄한 기반을 다져온 무소속 이승원 후보(58)는 가장 큰 현안인 그린벨트와 상수원 보호구역의 완화와 함께 원예농업 단지개발,국민관광 단지육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양당 후보들의 최대 강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 공무원 출신인 무소속의 이강훈 후보(57)는 영농후계자 집중육성과 마을버스노선 확대,마을단위 1촌1품 운동 등 실생활과 관련된 공약으로 표를 호소하고 있으며 새마을운동 지회장을 지낸 무소속의 안광원 후보(56)는 상수원 보호구역 이전,생수공장과 노인휴양 병원 유치 등의 공약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면 소재지에 기반을 둔 무소속의 박수천 후보(46)는 금융계에서 오래 일한 경험을 살려 취약한 재정자립도를 높여 잘 사는 양평 만들기에 주력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경남 산청군수/민자 노인환·권익현 의원 대리전 양상 경남 산청군수 선거에는 민자당 김기조(63)·무소속 권순영(61)후보 등 두 사람만 출마했다.그러나 선거전의 열기는 지리산 산자락이 달아오를 정도다. 도내에서 민자당의 최대 열세 지역의 하나인데다 이들의 대결이 이 지역 민자당의 지역구 노인환 의원과 전국구 권익현 의원의 대리전 양상으로 격전이 펼쳐지기 때문이다.현재의 판세는 권후보가 앞서가고 김후보가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진주농림학교를 졸업,예비군 중대장·단위농협장·새마을협의회장 등을 지낸 뒤 현재 군의회 의장으로 있는 김후보는 민의에 바탕을 두고 현실적인 사업을 추진해 열악한 재정 자립도를 개선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산청의 숙원사업인 지리산 디즈니랜드 사업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초반에 불리했던 판세를 뒤집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김후보의 대리인인 노의원도 지역구에 상주하며 당 조직을 전면 가동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김후보측은 갈수록 지지도가 높아진다며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경상대학을 졸업하고 도 축산계장과 산청 및 창원의 부군수,도 문화예술회관장 등을 역임한 권후보는 풍부한 행정경험을 내세워 무공해 공장유치·관광산업·산청 실내체육관 건립 등의 공약을 내걸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군내 최다 성씨인 안동 권씨 문중의 전폭적인 지지와 권익현 의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데다 반민자 정서의 확산 등으로 초반 우세가 갈수록 굳어지고 있다며 승리를 장담한다. 이처럼 같은 당 현역 의원들이 격렬하게 대리전을 펼치로 있어 선거결과에 따라 두 국회의원의 입지도 상당한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 만화영화 인기 주가에 큰 영향

    ◎「포카혼타스」 개봉즉시 디즈니주 36% 상승/「라이온 킹」 등 연속히트뒤 주요변수로 작용 어린이 만화영화의 인기가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어린이들을 겨냥한 만화영화들이 미국에서 잇달아 개봉되고 있는 가운데 주말인 지난 10일 밤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야외에서 시사회를 가진 디즈니영화사 제작 「포카혼타스」가 관중 10만명을 한자리에 동원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이 만화영화는 한 영국선장과 미국인 원주민 처녀의 순수한 사랑을 그리며 온갖 권선징악적 요소를 가미,어린이들의 눈물샘을 자극시키고 있다.미국 영화계 전문가들이 올 여름은 「포카혼타스」의 열기로 뜨거울 것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다. 타임지는 이 영화를 「잘 만들어진 아주 감동적인 영화」라고 극찬하고 월스트리트를 경악시킬 것이라고까지 평했다. 「포카혼타스」는 뉴욕을 시발로 애틀랜타,보스턴,시카고,디트로이트,로스앤젤레스,센트루이스를 순회하며 붐을 조성할 예정이다. 「포카혼타스」가 개봉되면서 디즈니영화사의 주식가격도 연일 상승,지금은 전보다 36%가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증권투자가들은 지난 86년 「더 그레이트 마우스 디텍티브(생쥐형사)가 나왔을 때만 해도 새 만화영화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으나 88년 「올리버와 요정」,89년 「인어공주」 시리즈가 매년 여름 흥행에 성공하면서 주식가격 등락에 무시못할 변수로 작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또 91년 「미녀와 야수」,92년 「알라딘」,94년 「라이언 킹」 등도 연속 히트를 치면서 월스트리트의 만화영화 주가상승을 부추겼다. 월스트리트 관측통들은 올 여름 「포카혼타스」는 디즈니 주식가격을 86년에 비해 무려 6배나 올려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디즈니랜드의 관람객 수도 지난해보다 15%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일부 영화전문가들은 최근 「포카혼타스」의 인기는 영화사측이 흥행성공을 노려 어린이들에게 인형이나 점심도시락통 등을 사은품으로 뿌린데서 찾을 수도 있다면서 주식시장에서의 유망주로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는 조심스런 반응도 보이고 있다.실제로세전수입 기준 11억달러를 벌어들인 「라이언 킹」보다 훨씬 적은 7억달러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 가정의 달/어떤 선물 좋을까/백화점마다 각종 이벤트·판촉 활발

    ◎어린이날/자전거·동화책·레고블록 등 적절/어버이날/패션용품 가장 선호… 옷도 바람직/스승의날/정성이 중요… 면도기·케이크 등 인기 어린날과 어버이날·스승의날 등 선물 수요가 많은 5월 가정의 달로 접어들면서 백화점 마다 고객유치를 위한 이벤트와 각종 선물상품 판촉전이 활발하다. 그레이스백화점 판촉과의 조윤권과장은 『가정의 달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어떤 선물을 구입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것을 보게 되는데 어린이에게는 아이가 평소 갖고 싶어했던 것이나 흥미 분야를 고려하고 어른에게는 실용적이되 너무 흔하지 않은 것을 선택하면 실수가 없다』고 조언한다.가정의 달 대상별로 적절한 선물종류를 알아본다. ◆어린이날 선물=밖에서 즐겨노는 연령의 아이들에겐 자전거나 롤러브레이드세트·야구글러브 세트 등의 활동적인 선물을,만들기 놀이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에겐 레고블록이라든가 공룡 입체 공작놀이책·공룡로봇 등의 창조형 선물이 적당하다.예전 보다 뛰어놀 시간이 줄어든 아이들에게 적당한 자전거는 산악용까지 선▦고있는데 가격은 4만∼20만원 선이며 어린이들이 무리지어 놀때 좋은 롤러브레이드는 무릎아대와 헬멧·장갑 등을 포함해 4만5천∼8만8천원,야구글러브 세트는 3만7천원 안팎이다. 이밖에 유치원생이나 국교 초년생들에게는 마이크로칩이 내장돼 음향효과를 내는 소리나는 동화책(5천∼2만원)을,음악감상을 즐기는 국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층에는 어학기능이 첨가된 컬러 워크맨(8만5천∼18만원)을 권할만 하다.또 미키마우스와 구피 등 디즈니랜드 만화 캐릭터를 모델로 한 말하는 손목시계(4만9천원)와 각종 게임팩 및 연필·자·테이프 등 여러가지 학용품을 정리해 담을 수 있는 학용품정리대(7천∼1만5천원),나침반 겸용 야광 손목시계(3만8천원)등이 실용적 이다. ◆어버이날 선물=젊은사람들은 어버이날 선물로 건강식품이 좋다고 생각하나 실제로 부모님들이 받고 싶어하는 선물은 패션용품이라고.따라서 공연티켓과 커피 메이커(4∼6인용 5만∼8만원),안락 흔들의자(12만∼29만원),옷과 화장품 등으로 폭넓게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부모님이 연로하여 관절염이나 신경통 등을 앓는 경우엔 쑥뜸질기(3만원)와 저주파 치료기(5만원)등의 건강용품도 좋고 오너 드라이버인 경우엔 차랑용 공기청정기(4만∼6만원),운동을 좋아할 때는 볼링세트(8만∼12만원)와 수영복과 수영모·물안경 등의 수영복세트(6만∼8만원)를 선물하되 수영장 이용권도 함께 선물하면 더욱 바람직하다. ◆스승의날=선생님들에 대한 선물을 고를 때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면서도 정성이 충분한 선물을 고르는 것이 요령이다.또 개인적 취향을 잘 모르는 경우 패션선물은 적당하지 않으며 실용적인 제품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예를 들면 휴대용 면도기(4만5천∼10만원)라든가 장식효과를 겸한 머그잔과 주전자세트(3만∼4만원)및 생화 꽃배달과 케이크 등이 그런 종류들이다.
  • LA 디즈니랜드/일 옴교,테러음모/미 당국,사전봉쇄

    【볼티모어 AP 연합】 미연방당국은 일본의 사교집단이 부활절 주말인파로 붐빌 디즈니랜드에 치명적인 신경가스를 살포하려던 음모를 사전에 적발,무산시켰다고 볼티모어 선지가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부활절을 며칠 앞두고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2명의 일본인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음모를 적발했다고 밝히고 이름은 독가스 「사린」 제조법이 적힌 서류와 비디오테이프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방정부 관리는 선지와의 회견을 통해 이들 두명은 지난달 도쿄 지하철 독가스 테러사건의 혐의를 받고 있는 옴 진리교의 교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 대우/북경대공원 공사 수주/52억불규모… 미 컨소시엄과 공동으로

    ◎내년 본계약 체결… 99년 1단계 완공 대우그룹은 20일 52억달러의 북경대공원 프로젝트를 미국 컨소시엄과 함께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기업과 중국 북경시가 합작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대우가 일괄 시공한다. 미국 컨소시엄의 대표인 재미 교포사업가 정현갑씨(중국 북경세계낙원유한공사회장 대표)도 이날 북경에서 (주)대우의 장영수 건설부문 사장과 보브 헨킨스 북경대공원 고문과 함께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가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우그룹의 관계자는 『설게가 끝나는대로 내년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경대공원은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나 디즈니랜드를 능가하는 위락시설을 비롯해 ▲상업 및 사무용시설 ▲고급주택 및 외국인 전용 아파트 ▲요양병원 ▲영화관 ▲스포츠센터 ▲고급호텔 ▲골프장 ▲5만대규모의 주차장 등을 갖추며 설계는 디즈니랜드를 설계했던 미 듀얼사가 맡는다. 내년 상반기에 착공,중국 공산정부 수립 50주년이 되는 오는 99년 10월1일 디즈니랜드·호텔·쇼핑몰·골프장·스포츠센터 등 1단계공사를 완공하고 요양병원·고급주택·아파트·사무용시설 등 2단계 공사는 2002년 마무리한다. 이 계획은 중국이 오는 99년에 열릴 북경세계박람회와 2004년 북경세계올림픽 대회를 같은 장소에서 열기 위한 야심찬 구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위치는 북경∼천진간 고속도로 주변의 북경 통견으로 북경 도심에서 20㎞,천진시에서 77㎞ 떨어져 있다. 규모는 1천2백만평이다. 자본으로 참여하는 기업은 미국의 1백대기업에 드는 11개사를 비롯해 일본·홍콩·말레이시아·대만·싱가포르의 다국적 기업들이다. 한편 북경시와 중국 국제무역 촉진위원회는 공원 옆 3백만평에 20억달러를 투자,대규모 국제전시장 건설을 계획하는 등 이 지역을 국제상업 및 위락도시로 개발할 방침이다. 정회장은 황해도 은율 출신으로 지난 69년 미국으로 이민간 후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세계에 4천여개의 호텔을 둔 미국 베스트 웨스턴 인터내셔널사의 아시아담당 사장도 맡고 있다.
  • 김포매립지 신도시 개발/해양관광단지·물류시설 건설/동아건설

    여의도의 5배 크기인 김포매립지가 대규모 해영관광단지와 물류 및 첨단업무시설 등을 갖춘 신도시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동아건설은 27일 인천시 서구 경서동 일대 5백만평의 김포매립지에 3조2천억원을 투입,대규모 관광위락단지와 물류기지,첨단업무시설 등을 갖춘 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지난 5월 인천시에 사업계획서를 낸데이어 현재 자연녹지인 김포매립지를 상업 및 업무지구로 용도변경을 신청한 상태이다. 1백53만평에 각종 위락시설을 갖춰 디즈니랜드형 관광위락단지로 만들고,40만평에는 화물창고 등 대규모 물류단지를 조성,영종도신공항의 부속 물류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나머지 3백여만평은 중소기업연구단지,아파트,국제회의장 등이 들어서는 첨단업무 및 연구단지로 개발해 서해안의 관광정보도시로 육성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광역시 출범이 예상되는 내년 3월이후 여론을 수렴,사업승인을 내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미 디즈니랜드(세계의 명소/걸작건축감상:6)

    ◎4개 주제공원에 꾸민 “환상의 세계”/동화·영화속 건물 복원… 실물보다 진짜 같아/미키 마우스·백설공주가 반갑게 맞아줘… 미문화 세계화 실감 요즈음 「세계화」라는 말이 유행이다.마치도 세계화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를 오늘 당장 해결이라도 해 줄 것 같은 기세로 언론을 오르내리고 있다.사실 세계화는 그리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잘 따져보면 몇세기전 유럽 국가들이 아시아나 아프리카에 식민지를 두어 이들의 자원과 노동력을 자기들의 자본이나 기술과 교환하면서 세계화는 시작되었고 그 이후 식민지가 해방되고 냉전시대를 거치며 오늘에 이르기까지도 세계화는 꾸준히 진척되어 오고 있다.세계화는 돌이킬 수 없는 추세인 것이다.우리 대통령이 새삼스레 세계화를 선언한 것은 우리도 이 도도한 물결을 거부할 수는 없으니 파도 속에 휩쓸리지 말고 수면 위로 힘껏 차올라가 세계화의 파도를 잘 타자는 말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 같다. 세계화라는 현상을 우리 주위에서 살펴보기는 어렵지 않다.현대 자동차가 홍콩뿐 아니라 카이로의거리를 달리고 있으며,뉴요커도 파리지앵도 소니 워크맨을 들고 다닌다.코카콜라는 호주 사람들도 마시고 에스키모들도 마신다.부산 사람들에게도 리우데자네이루 사람들에게도 구치 핸드백은 선망의 대상이다.이렇듯 국제무역을 통한 상업제품의 세계화는 진작부터 이루어져 버린 것이다. ○세계의 대중문화 지배 이제 21세기로 접어들면서 국가간의 경쟁거리로 남은 것은 문화의 세계상품화라는 데에는 모두들 이견이 없다.그래서 소니 워크맨을 전세계 구석구석까지 다 팔아먹은 돈많은 일본인들이 재빨리 미국의 영화사나 음반회사들을 사 들이기까지 한 것이다.그런데 최근 해외뉴스를 보니 일본인이 경영하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라는 영화제작회사가 매년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다고 한다.역시 일본인들은 기계제품을 오밀조밀하게 만들어 낼 수는 있어도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산업에는 미국인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상 미국의 대중문화가 세계의 대중문화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영화,텔레비전,음악은 물론이요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컴퓨터 게임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미국과 경쟁상대가 될 만한 나라가 없다.그래서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남도창보다 레게음악이 더 귀에 익고,우리네 아이들은 하회탈보다는 배트맨의 검정색 가면에 더 친숙한 것이다. 이토록 세계화된 미국의 대중문화산업의 중심에 디즈닐랜드가 있다.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미키 마우스 만화영화를 만들어 낸 월트 디즈니라는 전설적인 인물이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근교에 세운 디즈닐랜드는 만화영화에서나 가능했던 환상의 세계를 실제로 이 땅 위에 구현한 오락 시설물이다. 로스앤젤레스의 숨막히는 고속도로망을 헤치고 와서 끝도 없이 넓은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 사이를 비집고 나아가 이곳 디즈닐랜드 정문에 들어서면 그때부터는 현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우리가 어린시절부터 많이 보아오던 미키 마우스,도널드 덕,신데렐라,백설공주는 물론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어공주,라이언 킹이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준다.눈 앞에 펼쳐지는 경관도우리가 흔히 접하는 도시경관이 아니다. 미국 서부개척시대의 마을 중심도로인 「메인 스트리트」가 있는가 하면 저 멀리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 나오는 뾰족궁전이 보이기도 한다.한국에서 온 우리들에게도 이런 저런 건물들이 크게 낯설지 않은 것은 디즈니랜드로 대표되는 미국문화의 세계화 덕분이다. ○“하나의 도시” 실제 형성 디즈니랜드에는 이밖에도 수백가지의 볼거리,탈거리들이 환상의 나라,개척의 나라,모험의 나라,내일의 나라 등으로 이름 붙여진 4개의 주제공원에 흩어져 있다.이 모든 것을 일일이 짚고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여기서는 디즈니랜드의 도시 건축적 특성에 대해서만 이야기 해보기로 하자. 하루에 몇만명의 이용객과 관리요원들이 생활하는 디즈니랜드는 하나의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실제로 도시의 모든 기능이 다 갖추어져 있다.기차와 버스도 지나다니고 병원,도서관,심지어는 우체국에 시청도 있다.그런데 디즈니랜드는 우리가 사는 도시와는 다른 점이 하나 있다.이른바 도시경관이 크게 다른 것이다.디즈니랜드밖 일상의 도시경관에서는 시각적 요소들이 서로 경쟁을 한다.제각기 다른 모양과 색깔로 덕지덕지 붙어있는 간판과 네온사인,저마다 위용을 자랑하는 건물들이 서로 엉켜 거리를 지나는 행인들에게 마치 소리를 지르는 것 같다.이러한 정보과잉의 상태에서 우리는 혼란을 느끼게 되고 결국 이것들이 제각기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통째로 싸잡아서 무시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디즈니랜드의 경관은 각종 시각적 요소들이 서로 경쟁하기 보다는 상호보완적으로 절묘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마치 영화 속의 각 장면을 줄거리에 맞추어 순서대로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영화에서는 관객은 영화감독이 미리 준비한 장면만을 보게 된다.그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방해하는 정보는 아예 화면에서 없애버리거나 배경으로 적절히 물러나 있다.디즈니랜드의 경관은 바로 이런 식으로 치밀하게 준비가 되어있다.그저 길을 따라 걷기만 해도 우리는 영화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것이 된다.그래서 아까 잠시 언급한 메인스트리트에서는 내 자신이 악당을 물리치는 용감한 보안관이 된듯한 느낌을 가져볼 수 있는 것이다. ○2차원적인 세계 경험 이와 관련된 또 하나의 특색이 있다.디즈니랜드의 건물들은 거개가 다 기존의 동화나 영화속에 나오는 건물들을 실물크기로 복제해 놓은 것이다.이용객들은 이 건물에 들어가서 2차원적인 영화를 통해서만 느껴왔던 간접경험을 실제로 해 보게 된다.환상의 실제적 경험.이것이 바로 디즈니랜드의 매력이다.그런데 사실 디즈니랜드의 건물들은 실물의 정확한 복제품이 아니라 약간의 눈속임수를 쓰고 있다.한정된 공간에 실물 크기의 건물들을 많이 집어 넣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그래서 이 건물들은 위로 올라갈수록 약간씩 축소가 된다.1층은 실제크기로 2층은 실제 크기의 90%로,3층은 85%로 만든다는 것이다.이렇게 해야만 이 건물들이 좁은 공간 안에서도 서로 거리를 둔 채,제 크기대로 지어진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실물보다 더 실물같이 만든 환상.이것 역시 디즈니랜드가 우리에게 주는 매력이 된다. 우리나라에도 디즈니랜드에 못지 않은 위락시설물이 있다.잠실 롯데어드벤처가 바로 그것이다.물론 규모로 볼 때 디즈니랜드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그렇지만 백여가지의 온갖 볼거리,탈거리들을 어마어마하게 큰 실내공간에 입체적으로 절묘하게 설치해 놓았다는 점에서 분명히 세계적인 자랑거리가 된다.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디즈니랜드는 그네들의 서부개척시대,또 어릴 때부터 들어오던 동화의 나라 등을 현실로 구현해 주고 있는데 비해 롯데 어드벤처에는 「우리것」이 없다.고구려 시대의 기상을 현실에서 느낄 수 있고,또 흥부전,심청전 등의 드라마틱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들을 우리네 아이들과 세계의 아이들이 모여 실제로 느낄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주어져야 우리도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이룩할 텐데 말이다.
  • 디즈니랜드/첨단시설 새단장 추진

    ◎로스 알라모스기지서 군사기술 도입/움직이는 마네킹·자동불꽃놀이 응용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위락시설 디즈니랜드가 첨단공학을 이용,시설의 새단장을 추진하고 있다.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최근호에 따르면 디즈니랜드는 현재 뉴멕시코주 로스 알라모스와 샌디에이고에 있는 대규모 무기연구단지와의 기술제휴를 디즈니측이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최고 수준인 미국의 무기공학이 디즈니랜드에 도입될 경우 공원전체는 하나의 「테크노­테마파크」로 재탄생될 것으로 전망된다.언뜻 생각하기에는 어색한 결합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디즈니측으로는 첨단공원의 이미지를 획득해 그동안 적자를 해결할 수 있게 되고 무기연구소는 폭탄제조소라는 냉전시대의 암울한 인상을 일소해 여러가지 재정지원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계약이 체결될 경우 디즈니랜드의 각종 기구에는 센서·마이크로칩 등 최첨단 기능이 추가된다.마이크로칩이 부착된 전자 타이밍장치를 이용한 자동 불꽃놀이,공원내에서 움직이는 탈것들의 효율과 연비향상,미키마우스나 구피 같은 만화주인공 마네킹들을 사람과 똑 같이 움직일 수 있는 원격조정장치,입장객 개인개인의 정보가 입력되는 티켓,공원내의 습기를 자동조정해주는 장치설치 등 응용분야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와관련,국립연구소의 재정지원을 맡고 있는 미 에너지부는 계약체결조건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정부 연구소에 특정 사기업의 접근을 예외적으로 인정해주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계약이 체결되면 정부연구소와 사기업의 본격적인 협력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 트럭만한 캡슐서 짜릿한 우주여행/「테마파크」로 세계시장에 도전

    ◎일본 컴퓨터게임기 전문업체 세기사/가상현실기법 이용 자동차 경주등 스릴 만끽/전자펜으로 TV와 대화하는 장치도 개발중 일본의 컴퓨터게임기 전문업체인 세가가 닌텐도를 제치고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미국 디즈니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의 시사경제지인 비즈니스위크 최근호는 세가의 이같은 야망을 커버스토리로 다루고 이 회사의 세계 게임기시장 석권전략을 소개했다. 세가는 이를 위해 우선 전자펜을 이용,TV와 쌍방향 대화가 가능한 게임기를 만들고 커다란 캡슐안에서 우주전쟁이나 서부극 기분을 낼수 있는 실내오락공원 제작에 착수하는 등 사업의 다양성을 꾀하고 있다. 이와함께 세계 제일의 통신회사인 AT&T와 통신분야를,히타치와는 컴퓨터칩,JVC와는 게임기계 분야에서 제휴하고 향후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소프트웨어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 세가는 특히 앞으로 펼쳐질 초고속정보망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은 컴퓨터오락이라고 보고 타임워너·텔레커뮤니케이션사 등과 협력,독자적 유선방송 채널을 구성해 게임소프트웨어를 가정에 전송하는 계획도 추진중이다. 세가가 디즈니와 한판 승부를 벌일 부문은 가상현실을 이용한 「테마파크」(실내오락공원).이는 창문이 없는 트럭만한 크기의 캡슐속에서 이용자가 우주여행이나 자동차경주 등에 직접 참가,가상현실을 실제처럼 느끼게 하는 게임이다. 세가는 이런 테마파크를 올해안에 일본 오사카와 요코하마에 설치,디즈니랜드나 디즈니월드 보다 수입을 25∼30% 정도 높인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세가는 몇년전 자신있게 내놓았던 게임기「지니시스머신」을 지난해 유럽지역에서 반값으로 팔아야 하는 등 유럽제품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오는 3월까지 1억달러의 손해가 예상된다는 것.게다가 일본의 소니,닌텐도,아타리사와 미국의 3DO등 경쟁사들이 첨단 그래픽을 이용한 게임기를 잇따라 내놓는 등 추격도 만만치 않아 세가가 세계 게임기시장을 정복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놀이:하/창경원 74년간 가족나들이 명소로(서울 6백년만상:14)

    ◎휴일이면 동물구경·벚꽃놀이 인파/73년 어린이대공원 개장… 행약 분산 정월대보름을 맞아 한양성 안팎 곳곳에서 대규모로 벌어졌던 다리밟기,편싸움등 집단적인 민속놀이는 1910년 경술국치 전후로 자취를 감춘다. 일제는 당시 민속놀이들이 공동체의식과 일체감을 고취시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놀이현장에 군경을 동원하며 대포를 쏴 신명을 더했던 우리의 놀이마당을 뭉갰다.해방을 맞았지만 예전의 공동체가 거의 해체된 상태인 탓인지 전통의 놀이들은 되살아나지 못했다. 한일합방 전해인 1909년11월 문을 연 창경원은 당시는 물론 한동안 서울시민들의 가장 대표적인 휴식처이자 놀이공간이었다.휴일이면 어김없이 김밥에 보온병을 싸들고 나와 동물구경하고 놀이기구도 타려는 가족·시민들로 발디딜 틈 없었다.특히 벚꽃이 필 무렵이면 구름처럼 몰려든 인파로 밤늦도록 몸살을 앓곤 했다.월요일이면 창경원의 동물들은 관람객이 던져준 음식을 과식하거나 잘못먹은 탓으로 어김없이 단체로 「월요병」을 앓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창경원은 그 수치스런 역사적 배경과는 달리 문닫을때까지 74년간 서울시민의 휴식과 추억의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창경원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극장구경이나 가족나들이,동료들간의 소풍,등산 또는 남산의 케이블카를 타러가는 정도 외에는 이렇다하게 여가를 보낼 방법이나 장소,여유가 없던 때문이었다. 그래도 골목마다 자치기,제기차기,비석차기(땅바닥에 여러 네모칸을 만들어 돌멩이를 던져가며 두발 또는 한발등으로 돌멩이를 옮겨가며 노는 놀이),땅재먹기,술래잡기,팽이치기등 전통적인 전래의 놀이들을 하는 아이들과 흙장난으로 뒤범벅된 개구장이들로 흥겨웠다.여름이면 한강 가운데 모래섬과 여의도 까지 나룻배가 다녔고 강변에서 수영하거나 동대문운동장에서 수영하는 것이 서울시민들의 큰 낙이었다.레저타운이니 바캉스니하는 말은 그때까지만해도 사치스런 단어에 불과했다. 70년대들어 도시화가 가속화되고 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는 강남개발이 진전돼면서 한강오염이 심해져 물놀이는 더 이상 즐길수 없게 됐으며 골목길에서 흔히 보았던 아이들의 전래놀이도찾기 어려웠다.놀 공간도 부족했고 막 보급되기 시작한 테레비전은 기존의 놀이들을 대체해갔다. 70년대 풍요와 경제성장,인구팽창은 상업화된 대규모 놀이·위락시설을 탄생시키고 레저문화를 보편화시켰다.놀이가 산업으로 부각되고 상품화시대로 접어들었다.73년 23만평에 대단위 놀이시설을 갖춘 성동구 능동의 어린이대공원은 당시 어린이들에겐 디즈니랜드만큼이나 환상의 대상이었다. 84년 3백만평규모의 과천 서울대공원,87년 11만4천여평 규모의 드림랜드가 문을 열었다.서울대공원은 93년 한햇동안 6백17만명이,드림랜드는 1백만명이 다녀갔을만큼 인기장소로 자리잡았다.89년 개장한 롯데월드 놀이동산은 생활주변에 대형실내레저시설을 갖춰 연간 4백48만명의 이용객을 유치,실내놀이의 새 장을 열었다. 대규모위락시설과 함께 등장한 것은 전자기기를 이용한 놀이의 보편화.「컴퓨터게임중독」이란 증후군이 나올정도로 5∼6세 아동에서부터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전자게임은 90년대 서울사람들의 생활의 일부가 됐다.시내에 전자게임장도 3천8백개에이른다.전자게임과 함께 컴퓨터통신도 통신수단일 뿐 아니라 새로운 놀이의 한 장르로 자리를 굳혔다.개인용컴퓨터와 전화선을 이용해 친구도 찾고 「컴퓨터잡담」도 하고 집에 가서 식구들하고 이야기하기보다는 컴퓨터조작과 통신을 하려는 젊은이들이 3백만대나 보급된 개인용컴퓨터의 증가와 함께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과 함께 체육·레저에 대한 열기도 높아가고 있다.93년말기준으로 서울시내의 체육·레저시설은 모두 9천9백65곳으로 지난 89년 6천7백52곳에 비해 47%가 늘어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등 레저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다.볼링장 1백82곳,체력단련장 4백28곳,당구장 6천3백73곳,에어로빅장 7백97곳등 갈수록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놀이패턴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다양화와 함께 전자기기놀이의 보편화·개인화도 90년대의 놀이의 흐름을 특징짓고 있다.
  • 롯데월드 해외체인화 추진한다/미에 대규모부지 마련

    ◎일·독·중 등도 유치 희망 롯데그룹이 롯데월드의 세계 체인화를 추진하고 있다.지난 90년 5·8부동산 조치로 잠실부지가 비업무용으로 판정받아 제2롯데월드 사업이 지금까지 난항을 겪자 눈을 해외로 돌린 것이다. 디즈니랜드를 능가하는 세계적 위락시설을 체인으로 엮는 이 사업에는 미국을 비롯,일본·독일과 중국에서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신격호 회장은 지난 달 미국을 방문,뉴저지주에 4백만평 규모의 부지를 가계약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준호 부회장은 이달초 타당성 조사를 위해 중국의 심양을 다녀왔다.최근엔 독일의 바이마르시가 유치를 희망,당초 베를린을 점찍었던 롯데측이 고심하고 있으며 도쿄의 가사이(갈서) 매립지구에 건설키로 한 도쿄 롯데월드의 경우 이미 설계와 부지매입에 착수했다. 중국에선 북경,상해,심양 등이 유치를 원하나 사업전망이 불투명해 최종 결정을 내년초로 미루고 있다. 롯데월드의 세계화 전략에 필요한 자본은 일본 롯데에서 조달할 계획이다.우리나라가 효시인 테마공원(주제공원)식으로 위락시설을 꾸며디즈니랜드와 차별화를 꾀하며 실외 뿐 아니라 실내 공간도 마련,전천후 놀이마당을 조성할 방침이다.
  • 나라망신 시킨 “어글리 택시”/박성원 사회1부기자(현장)

    ◎미 손님에 승차 거부… 항의하자 주먹질 『만일 로스앤젤레스에 온지 6개월밖에 안된 한국사람이 디즈니랜드를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가 「노」라는 운전사의 말을 듣는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20일 상오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강찬우검사실에서는 승차거부와 함께 자신을 폭행한 택시운전사를 처벌해달라는 미국인 트레시 하비씨(30·여·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일거주)가 아직도 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끔찍했던 20여분동안의 봉변을 진술하고 있었다. 지난해 6월 입국해 학원 영어강사를 하고 있는 하비씨가 한국의 택시횡포를 실감하게 된 것은 지난해 12월23일 하오9시30분쯤.이태원동 자취방으로 가기위해 서울 성동구 마장동의 한 가스충전소 앞길에서 서울4하4220호 개인택시를 잡아타면서 부터였다. 뒷자리에 오른 하비씨가 『이태원 플리즈』라고 말하자 운전사 김종호씨(53)는 대뜸 『노 노 마포』라는 대답과 함께 손을 가로 저은뒤 차를 움직이지 않았다. 「이태원」만을 되풀이하던 하비씨는 김씨가 들은 척도 하지 않자 문옆에 꽂혀있던 교통불편신고엽서를 뽑아들며 『이태원이나 「경철서」(경찰서)』라며 서툰 우리말로 출발을 재촉했으나 김씨는 엽서를 우악스럽게 빼앗으며 하비씨의 머리카락과 손가방을 사정없이 잡아당겼다. 엽서가 찢기고 무릎위에 놓였던 크리스마스선물상자가 바닥에 떨어졌고 놀란 하비씨가 택시에서 내려 달아나자 김씨는 뒤쫓아와 하비씨의 뺨을 때리고 끼고있던 귀고리를 잡아채 땅에 팽개친뒤 하비씨의 다리에 침까지 내뱉었다. 『한국에 가면 택시를 조심하라는 얘기를 미국서도 들은 적이 있지만 길도 말도 모르는 여자에게 운전사는 한마디로 폭도였습니다』 한·미행정협정실 직원의 통역을 통해 당시 상황을 진술하고난 하비씨는 『이젠 택시를 보기만 해도 겁이 난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담당검사는 『법집행을 맡은 국가공무원으로서의 책임과 함께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죄질이 나쁜 김씨를 법에따라 엄벌하겠다』고 하비씨에게 약속한 검사는 그러나 승차거부에 대한 처벌법규가 없어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만을 김씨에게 적용,이날 하오 구속했다.
  •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이어령과의 대화:4

    ◎가족의 붕괴/구성원의 역할 사라진 빈 둥지/집돼지 내쫓아버린 산업화/명치이전 일본에선 「자식 솎아내기」/이혼천국 미서는 친부가 아들 「유괴」/「낳기」와 「먹기」 두 기둥으로 만들어진 가정은/이제 출산아닌 산아제한의 공간으로 변천/전통적인 혈연중심의 한국 가족제도까지/산업사회로 이행따라 해체 위기에 직면 □황규호문화부장=지난번에 「21세기 정보화사회는 태내환경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씀을 듣고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특히 초음파 스크린에 비친 태아의 집을 통해서 생명과 커뮤니케이션의 신비성을 알게 된 점 감동적이었습니다.오늘은 태아가 태어나 신생아로 자라나게 되는 집,이를테면 가족이란 문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습니다.우선 집,가족에 대한 한국인의 전통적인 의식이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이어령전문화부장관=우리는 한국인이지만 동시에 한자문화권이라고 하는 아시아적 질서에서 살아왔다고 할수가 있습니다.그래서 한자를 분석해 보면 우리 생각의 씨앗들을 얻을 수가 있는데­ ○가의 두가지해석 □한자의 집가자 말씀이시군요.저도 평소에 이상하다고 생각하였는데 한자의 집가에는 사람이 사는 집인데도 사람인자는 없고 엉뚱한 돼지시(시)자가 들어 있단말이지요.왜 그렇게 된 걸까요. ■그래요.한자의 글자뜻대로 읽어보면 사람은 집이 아니라 돼지 울간속에서 사는 격이 됩니다.(웃음) 이 글자 풀이는 두가지인데 어느 것이 맞든 우리에게는 귀중한 의미를 던져주고 있어요.집이란 자손을 번식시키는 공간이라고 생각한 것이지요.돼지는 짐승가운데 새끼를 많이 낳지요.그래서 저금통은 동서고금 할것없이 돼지모양을 한 것이 많지요.돈이 돼지새끼처럼 많이 불어나라고 말이지요.즉 한자의 집가는 다산성을 상징한 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가족을 종족 번식의 측면에서 본 것이군요.또하나의 다른 해석은 무엇인지요. 또다른 자해를 보면 집가자는 문자 그대로 돼지집에서 온것이라는 겁니다.옛날 수렵생활을 하던 사람들은 집이 아니라 동굴에서 살았잖습니까.그러다가 사람들은 돼지를 잡아다 울안에 가두어 기르는 목축생활을 하기시작하였지요.그러니까 사람은 동굴에서 살고 돼지는 집에서 산셈이지요.수렵생활에서 목축생활로 점차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어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동굴을 버리고 돼지울안으로 옮겨와서 살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돼지울이 사람집 보다 앞서 있었다는 말씀이시군요. ■돼지집에 사람이 들어와 살게 되었느냐,혹은 사람집에 돼지를 데려다 키웠느냐 그 선후야 어떻든 집은 사람만이 살고 있는 공간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나타내고 있는 글자풀이이지요.사람은 먹고 살아가기 위해서 집이라는 경제적 기반이 필요했고 그 때문에 소와 돼지같은 가축과 함께 한집에서 살아야만 했던 것입니다.그래서 가족을 우리는 식구 즉 먹는 입이라고도 부릅니다.가족의 구성원이란 바로 먹는 입으로 계산되는 집단이지요.가축을 키우려면 사람처럼 그것도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소나 돼지는 반식구라고 불렀습니다.적어도 한자를 통해서 본 가족의 개념이란 이렇게 「낳기」와 「먹기」의 두 기본과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낳기로서의 그 집가자는 혈연공동체로서의 가족을 상징하는 것이고 후자의 먹기로서의 그 집가는 가업과 같은 경제공동체로서의 가족을 상징한다고 하면 되겠습니까. ■그렇습니다.한국인은 이 지상에서 「낳기」와 「먹기」의 두 기둥으로 가장 튼튼한 집을 만들어간 민족이 아닌가 싶습니다. ○민족마다 특이성 □두 돼지의 이미지로 상징되는 집은 본능같은 것이어서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요.그러나 조금만 주의깊게 보면 가족은 그 민족문화의 기본을 이루는 것으로 그 색깔이 다 다릅니다.서구사회와 문화를 분석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에디푸스 컴플렉스라는 거지요.희랍신화에서 아버지를 죽이고 왕위에 오르는 에디푸스왕의 비극처럼 서구의 가족은 자식이 아버지를 죽이는 즉 아버지와 아들의 경쟁관계,그리고 그러한 심리의 억압이 이루어지는 장소이지요.이것을 아버지­어머니­아들의 가정 삼각형이라고도 부르는데 그것은 바로 갈등의 삼각형이기도 한 것입니다.그런데 한국 가정과 문화에는이 에디푸스 컴플렉스라는 것이 거의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약합니다.프로이트의 분석방법은 한국사회에 잘 적용되지 않습니다.모리스 반게의 말을 이용해 보지요.서양에서는 아이가 어머니와 하께 자고 싶어서 울면 아버지가 이렇게 말한다는 겁니다.『얘야 너의 어머니는 내 색시란 말이야.색시는 남편과 자야 하는 거야.너도 어른이 되면 색시를 얻어서 자게 되는 거란다』(웃음)동양의 아버지에게서는 이런 말이 나올수가 없지요. □일본은 어떤가요. ■일본의 경우에는 낳기와 먹기라는 즉 혈연성과 경제성은(가업) 서로 모순하는 것으로 갈등을 빚는 일이 많았지요.우리의 가족하고는 아주 다릅니다.상상못하실 거예요.일본에는 「마비키」(채소같은 것을 솎는다는 뜻)또는 「고가에시」라는 말이 있지요.문자 그대로 아이가 많으면 솎아낸다는 무시무시한 말입니다.그리고 고가에시란 하늘이 자기에게 준 아이를 반환한다는 즉 신에게 다시 돌려보낸다는 말입니다.요즈음 말로하면 반품을 시킨다는 말이지요. □애를 솎아내고 반품을 하다니요.즉 자식을버린다는 말입니다. ■버리는 것은 스데코라고 했고 마비키나 고가에시라는 것은 자식을 죽이는 것을 일컬은 말이지요.어찌나 그런 일이 성행했던지 에도의 막부에서는 자식을 죽이지 못하도록 엄한 금지령을 내렸지요.아이들은 쌀을 생산하는 미래의 노동력이기 때문에 나라에서는 나라대로 경제적 이유때문에 그런 조치를 취한 것이지요.마비키를 하는 부모나 이것을 말리는 나라나 다같이 경제적 이유에서였지요. □낳은 부모가 직접 제 손으로 자식을 죽였나요. ■아버지가 아니라 낳은 어머니가 그런 짓을 했지요.명치유신무렵까지 그랬지요.들키면 벌을 받게 됨으로 네가지 방법으로 아이들을 죽였다고 합니다.압살은 아이를 어머니가 직접 몸으로 깔아 죽이거나 맷돌로 누르거나 해서 죽이는 것이고 질식사는 창호지에 물을 적셔 코와 입에 대거나 유방으로 숨구멍을 막거나 해서 죽이는 것입니다.그리고 아주 잔인한 것은 한달가량 젖을 조금씩 주어 굶겨죽이는 아사법이 있었는데 이 방법을 쓰면 자연사처럼 보여서 마비키로 처벌을 당할 염려가 없었다는겁니다. 에도때의 일본인구는 2천5백만명에서 3천만명을 오갔는데 가령 1780년에서 6년뒤의 인구를 비교해보면 1백40만명이나 감소되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흉년으로 굶어 죽기도 했지만 마비키처럼 아이를 죽인 것이 그 원인이라고 합니다. □우리도 가난했지만 마비키니 고가에시라는 말은 없지않습니까. ■일본은 우리와 같은 동 아시아국가요 그리고 한자문화권에 속해 있는 유교국가이지만 그 가족관이나 제도는 우리와는 아주 다릅니다.서구사회와 그 문화의 근저에는 에디푸스같이 자식이 아버지를 죽이는 가족의 어두운 지하실에서 생겨난 것이라면 일본의 그것은 특히 그 경제는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가족의 음산한 뒤안길에서 태어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가업을 더욱 중시 □서양의 가족이 수평적인 것이고 부부중심적이라면 우리는 수직적이고 부자 중심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일본도 우리와 같은 수직사회가 아닙니까. ■일본도 우리에 비하면 수평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우리는 몇대조 위의 선조 제사를 지내고 또 족보를 보아도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분명한 혈통을 지니고 있지만 일본 사람들은 바로 윗대의 조상밖에는 모시지 않습니다.그리고 자식이라 해도 가업을 이을 만한 능력이 없다싶으면 딸에게 데릴사위를 시켜서 상속을 합니다. 오사카의 상인중에는 삼대를 계속 데릴사위로만 가업을 이어 내려오는 집들이 많습니다.우리는 혈연을 이으려고 했지만 그들은 가업을 잇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입니다.그들은 가족에서 「낳기」의 그 핏줄보다 「먹기」의 경제적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더 소중히 한 것입니다.그래서 일본사회의 특징을 의사가주주의로 설명하고 있는 학자도 있습니다.우리가 집이라고 할 때의 그 가족개념과 일본에서 이에(집)라고 할때의 그 개념은 전연 다릅니다.그들에게 있어 「이에」는 것은 자기가 속해 있는 집단을 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회사가 바로 「이에」인 셈입니다. □그러면 그 무능한 아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심하면 「간토」라하여 부모자식간의 인연을 끊고 내쫓습니다.뿐만 아닙니다.자기 아이라해서 자기 집에서 기르는 경우는 드뭅니다.구미(조)니 슈쿠(숙)이니 하는데 들어가서 마을 아이들과 공동생활을 하게 됩니다.또는 절간에 보내져 거기에서 시중을 들면서 먹고 배우기도 하고 상점 데치로 보내져 남의 집살이를 합니다.이렇게 집을 떠나 사는 아이들은 야부이레라고 하여 일년에 정월과 추석 단 이틀밖에는 외출이 허락되지 않지요.이 때 자기 집을 찾아가는 것이 뎃지고소(정치소승)의 유일한 낙이고 희망입니다. □여자애들은요. ■여자애도 마찬가지예요.지방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아오모리겐의 경우를 예로들자면 딸아이가 15세이상이 되면 메라니구미(조)의 조직에 들어가게 되고 그 집단은 마을 젊은이들의 구미(공동체)에 예속되게 됩니다.규약에 의하면 가족은 일절 그 딸에 대해 간섭할 수 없게 되며 성관계도 남자들 구미에 맡겨집니다.그래서 결혼전에 성의 트레이닝을 하게 되고 두세사람과 혼전 성경험을 한끝에 상대를 고르게 된다는 겁니다.우리 상식과는 너무나 다르지요.쉽게 말해서 아이는 가가 아니라 조,즉 마을의 공동체에 속해 있는 것이라고 할수 있지요. □한국의 가족제도가 얼마나 철저하고 뿌리깊은지 일본예를 들어보니 정말 알것 같군요.그러고 보면 산업사회의 가정붕괴 이전에 이미 인류는 가정의 해체에 대한 징후를 보여왔다고 할 수 있겠군요. ■산업사회를 쉽게 정의하자면 그것이 번식을 뜻하는 상징적인 돼지든 혹은 먹이로서의 돼지든 집에서 돼지가 나가버린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제는 누구도 어느 나라에서도 새끼를 많이 낳는 돼지를 가족의 상징으로 보지는 않습니다.그 반대지요.가족은 낳는 장소가 아니라 자식을 없애는 이른바 산아제한을 이상으로 삼는 공간이 되어 버렸습니다.먹기도 그렇지요.먹기 위해서는 가족이 아니라 가족밖으로 나가야 합니다.농촌의 가출 형상을 보면 알지요.프로이트는 20세기 초에 이미 가족의 붕괴를 예고했습니다.인류의 가장 오래된 공동체인 「가족」은 그 뒤에 태어난 문화적 공동체인 「사회」와 대립하게 되고 나날이 그 대립은 심해져 결국 가족은 붕괴되고 말 것이라고 말입니다. 가족은 인간의 유일한 그리고 기본적인 공동체였으나 산업사회가 나타나면 그 힘은 가족보다도 강력해질 것이라는 예언이었지요.산아제한으로 형제가 없는 아이들은 가족밖에 있는 제 또래들과의 생활에서 그 동질성을 구하게 됩니다.아버지들은 아버지들대로 가족이외의 집단에 의존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게 되는 거지요.그래서 남편이나 아버지로서의 역할에서 멀어지게 됩니다.남편에게서 그리고 자식으로부터 외토리가 된 여자들은 여자들대로 가정 밖으로 눈을 돌리게 되고 아내와 어머니의 의무에서 멀어지게 됩니다.그렇게 되면 집안은 빈둥지가 되고 말지요.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 산업사회가 가족을 붕괴시켰다기보다는 오히려 가족의 붕괴가 산업사회를 불러들였다고 하는 편이 옳을지도 모릅니다.가족 기반이 약한 사회일수록 산업화가 빠르다는 것은 바로 서구와 일본의 예를 두고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지 않아요.피는 물보다 짙다고 하지만 산업사회에서는 물질이나 자유 그리고 개인이 피보다 짙은 사회인 것입니다. □닭이 먼저든 달걀이 먼저든 산업사회와 가정붕괴는 손등과 손바닥의 관계처럼 밀접한것 같은데 그렇다면 21세기에 나타나게 될 후기 산업사회에서는 어떻게 될는지요. ■작은 가족이야 말로 커다란 인간의 문명을 비쳐볼 수 있는 신비한 거울이지요.가정의 붕괴는 산업사회의 붕괴이기도 한 것입니다.서로가 서로를 무너뜨렸다고 할까요.보십시오.개인주의에 기반을 둔 산업사회가 미국이라면 집단주의에 뿌리를 둔 산업사회가 소련이었습니다.그런데 세계의 양극을 이루어온 이 두 초강대국은 이혼에 있어서도 단연코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애들은 어떻게 되지요. ■주말 아버지(위크엔드 파더)니 디즈니랜드 아버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 것처럼 면회에 의해서 부자간 또는 모자간의 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그것은 그래도 괜찮은 편입니다.미국에서는 연간 15만명의 아이가 유괴되고 있는데 이중 10만건은 친부모 특히 친부에 의해 납치되는 경우라고 해요.이혼한 남편이 자기 자식이 보고싶고 함께 살고 싶어도 법이 허락지 않으므로 몰래 납치해서 도망쳐버리는 것이지요. □아버지가 아들의 납치범이 되다니요? 아무리법적으로 그렇다 해도 제 자식인데 납치범으로 처벌될 수는 없지 않아요. ■미국에서는 린드버그법이라고 해서 아이를 납치하면 살인과 동일한 중형을 내리게 됩니다.그러나 제자식을 납치해 간 것이고 또 하도 그런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별도로 친자 납치법이라는 별도 법을 만들기도 했지요(웃음). □가족주의 전통이 가장 강하다는 우리도 지금 급속한 산업화로 가족붕괴현상이 벌어지고 있지요.이런 상태에서 이제는 또 새로운 사회 21세기의 후기산업사회를 맞게 되는데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지요? 저런,시간이 다 됐네요.머리도 좀 시킬겸 다음 회로 이야기를 미루지요.(차항 미완)
  • 북한­일본「수교 접점찾기」 제2라운드

    ◎내일 도쿄서 열리는 2차 본회담 전망/「배상­핵사찰」 입장조정 부심/경협 노려 「내년안 끝내기」 전력투구/북한/남북대화 고려,3차회담 늦출 태세/일본 오는 11,12일 도쿄에서 개최되는 일본과 북한간의 국교정상화를 위한 제2차 본회담에 참석할 북한측 대표단이 10일 하오1시50분 중국항공 925편으로 나리타(성전) 공항에 도착,일본에 왔다. 북한측 요인의 일본공식 방문은 지난달 20일 조선노동당 서기 김용순 국제부장이 처음이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정당차원의 방문이었으며 정부차원으로서는 이번 대표단의 방일이 역시 사상 최초이다. 이번 대표단은 전인철 외교부 부부장을 단장으로한 11명의 교섭대표단과 수행원 4명,수행기자 11명 등 모두 26명으로 구성되었다. 북한측은 당초 이들 이외에 조총련관계자 2명을 자문위원으로,도쿄에서 발행되는 조선신보기자 5명도 대표단에 포함시키겠다는 뜻을 통고해 왔으나 일본측에 의해 거부되었다. 그것은 조총련이 일본공안 당국에 의해 「위험단체」로 규정돼 있는데다 「파괴활동 방지법」의 적용을 받는단체여서 그 구성원이 대표가 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보다 근본적인 논리는 조총련 관계자는 북한당국의 대표로는 볼 수 없으며 정부차원의 교섭결과에 영향을 받는 「법적지위의 논의대상」일 뿐이라는 차원이었다. ○여성 2명 포함 “눈길” 이번 정식대표 수행원 15명 가운데는 미·일관계를 담당하는 외교부 제14국 관계자가 7명이나 포함돼 있으며 정식대표로 14국 사무관 원정숙,수행원으로 외교부 전문원 최창숙 등 2명의 여성대표가 끼어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대표단은 도착 당일인 10일 하오 나카히라 노보루(중평립) 일본측 수석대표 주최 환영연에 참석하며,회담에 앞서 11일 상오 나카야마 다로(중산태랑) 일본 외상과 구리야마 다카가스(율산상일) 외무성 사무차관을 예방한다. 본회담은 11일과 12일 이틀동안 열린다. 일본측으로서는 이번 회담에서 전후 45년간의 보상문제,북한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문제 등 기본적인 쟁점을 정리하고 다음 3차 회담에서부터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갈 방침이다. 북경에서 열리게 되는 제3차회담시기에 대해 일본측은 오는 5월 개최를 제의키로 했다. 4월에는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방일 등 외교일정이 꽉 차있다는 이유에서이다. 게다가 지난 2월로 예정되어 있던 남북총리 회담이 연기된 사실 등을 고려,재개의 전망 등을 지켜볼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일본측의 이같은 방침과는 달리 교섭의 조기타결을 서두르는 북한측으로서는 4월 개최를 강력히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대표로 첫 방일 그러나 북한측이 회담을 서두르고 있다고만은 볼 수 없는 여러가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하는 견해도 없지 않다. 이같은 입장에서는 관측통은 지난 1월30∼31일 평양에서 열려던 제1차 회담후의 북한측 수석대표 전인철 기자회견 내용을 들고 있다. 전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들 조·일양국 정부대표단은 국교수립이라는 같은 열차를 타고 있다. 일본이 신간선처럼 하이 스피드로는 달리지 못하더라도 보통열차같이 속도는 다소 늦더라도 확실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이해와 성의,호양의 정신으로 합의해 도달하려는 것이다』 이때의 1차회담에서 북한측은 이미 조기타결의 자세를 전환했다고 보는 것이다. 일·북한 국교정상화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북한측도 점차 이해하기 시작한 것으로 인식한다. 북한의 대일·대미관계 개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남북 총리회담의 연기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고 본다. 일본과의 국교정상화의 길이 결코 평탄치 않다는 것을 이해한 현단계에서 북한측은 일본과의 국교수립 시기를 92년말쯤으로 상정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김일성 주석이 80세를 맞는 1992년이 북한으로서는 국가적 축하의 해로 규정할 것이라는 것을 상기할 때 내년 연말까지 국교정상화가 이루어질수 있다면 북한으로서는 큰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것은 일본측이 국교수립까지 「2∼3년」을 잡는 것과도 대체로 부합한다. 그러나 북한측이 대일 국교정상화에서 바라는 것은 무엇보다도 경제협력이다. ○3차 회담에 큰 기대 한국은 지난 65년 일본과 국교를 수립하면서 무상 3억달러,유상 2억달러의 협력을 받았으며 80년대에는 40억달러의 차관을 도입했다. 북한측은 소위 「과거의 청산」을 구실로 이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많은 액수의 협력을 요구할게 분명하다. 이렇게 볼때 북한측이 설정한 국교수립 시기는 별개문제로 치더라도 이번 제2차 회담에서도 격렬한 논전을 벌이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회담뒤엔 시내관광 이번 북한측 대표단의 또하나의 특징은 그 일정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표단은 회담이 끝난 12일 이후에도 사흘동안 도쿄에 머물며 각지를 돌아본 뒤 16일 귀로에 오른다. 대표단은 도쿄 증권거래소,가나가와(신내천) 사이언스 파크,요코하마(횡빈)의 미래도시 「21세기 프로젝트」를 둘러보며 니코(일광),디즈니랜드,백화점 등도 관광한다. 북한측 대표단이 왜 이처럼 긴 관광일정을 잡았는지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정부대표단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방문하는 경제대국 일본에서 북한측은 많은 것을 이번 기회에 보고 가겠다는 「의욕」에 넘쳐 있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풀이하고 있다.
  • 통독후유증… 동ㆍ서 문화적 차이 심각(세계의 사회면)

    ◎동ㆍ서독 출신들의 현황/언어ㆍ스포츠 등 미식 생활방식에 젖어 서독출신/소 문화 배척,독일인 고유의 색채 유지 동독출신/슈피겔지 “통합은 됐으나 융화되진 못한 상태” 지난 3일의 동서독 통합 이후 독일인들 사이에는 동독 출신과 서독 출신간에 카우보이 모자에서부터 언어사용문제에 이르는 갖가지 문화적 차이를 발견하고 서로 당황해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독일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은 한때 소련의 동맹국이자 가난한 공산주의 국가였던 옛 동독사람들과 지난 40여년 동안 특히 미국과 같은 서방문화를 선호하는 경향에 물들어온 옛 서독사람들간에 형성되고 있는 이같은 이질적인 관계를 한마디로 『통합은 됐으나 융화되지는 못한 상태』로 표현하고 있다. 옛 서독 사람들은 스포츠에서 언어에 이르는 모든 부문에서 아메리카니즘(미국식 문화)에 길들여져 있다. 서독 지역의 주요 도시들에는 함부르크 돌핀스,베를린 이글스,카를스루헤 나이츠와 같은 풋볼팀들이 전국적인 아마추어 풋볼 리그를 결성한 채 경기를 벌이고 있다. 러시아어나 프랑스어 과목을 많이 가르쳤던 동독의 학교에서 교육받아온 옛 동독인들은 영어가 간간이 섞인 독일어를 쓰는 옛 서독인들의 구어를 이해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느낄지도 모른다. 본에서 발행되는 대외정책 전문잡지 유로파 아르키브의 틸만 흘라데크 부장은 『나치사상을 포함한 나치시대의 완전 몰락 이후 그시대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찾아나섰는데 그들이 선택한 것중 가장 중요한 두가지가 소련의 공산주의와 미국식 생활방식』이라고 말했다. 서독인들은 미국,영국,프랑스의 점령하에서 수립된 서독을 소련 팽창주의에 맞서는 서방동맹으로 흡수하려는 미국의 정책에 의해 쉽게 서방 스타일을 선택하게 됐다. 그러나 가증스러운 철조망이 가로놓인 국경 너머에서 소련의 점령에 대해 점점 더 큰 분노를 느껴가면서 소련 문화를 철저히 외면하는 생활을 해왔던 동독인들은 독일인 고유의 색채를 더 많이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 1933년 권력을 잡은 나치 정권은 미국의 재즈음악을 비독일적인 것이라는 이유로 금지했으나 독일인의 문화와 성향에 대한 아메리카니즘의 침투 역사는 나치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문화는 2차대전 종전 이후 독일에 진주한 미군이 추잉검과 미국 담배를 들여온 것을 계기로 급속도로 아메리카니즘에 물들어 갔으며 그후 45년 동안 서독에서는 미국 TV시리즈물과 디즈니랜드 스타일의 유원지,심지어는 로데오경기까지 일상화해 왔다. 대도시의 10대들은 스케이트 보드를 타면서 시끄럽게 거리를 누비고 있고 조용한 도시로 알려진 본에서도 스피드와 굉음을 즐기는 사람들이 미국제 할리 데이비스 모토 사이클 대여점에 몰리고 있으며 또한 프랑크푸르트와 본에서는 미국식 샐러드 바에서의 저녁식사와 시카고식 피자,미국 서부식 스테이크 등이 일상화해 있는 실정이다. 반면 과거 동독 지역의 상점들은 슈퍼마켓이나 부틱과 같은 외래어들 보다는 독일어 간판들을 많이 내걸고 있다. 한마디로 명령계통과 복종으로 대변되는 독일인들의 프러시아식 특성은 서방문화권인 서독에서 보다는 엄격한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해온 동독에서 더 많이 살아 남을 수 있었다.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독일에서는 자동차가 한 대도 지나가지 않는 도로의 신호 등 앞에서 파란등이 켜질 때를 고지식하게 기다리는 옛 동독주민들과 카우보이 스타일의 활달한 걸음걸이로 그 횡단보도를 그냥 건너가는 옛 서독인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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