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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국방예산 대폭 늘렸지만… 중국 따라잡기엔 갈 길이 너무 먼 대만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국방예산 대폭 늘렸지만… 중국 따라잡기엔 갈 길이 너무 먼 대만

    대만 행정원이 2019년 국방예산을 3460억 대만달러(약 12조 7000억원)로 확정하고 미국산 첨단무기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국방예산 3277억 대만달러보다 5.6% 늘어난 규모다.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2%선을 돌파했다. 국방예산을 대폭 증액함에 따라 대만은 현재 미국과 협의 중인 첨단무기·장비 도입을 위한 자금을 확보했다. 대만이 국방예산을 크게 늘린 이유는 중국의 군사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중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2016년 취임한 이후 대만 인근 해역에서 군함과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실전훈련을 하고 대만해협에 화력을 집중시키는 등 대만에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대만이 대규모 군사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 첨단무기 도입을 위한 대미(對美) 로비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독자적인 무기 개발, 국산 전투기와 잠수함 건조를 적극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만이 더 많은 첨단무기 도입하기 위해 공격적인 로비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지난 18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대만 경제문화대표부(TECRO)가 미국 포토맥 인터내셔널 파트너스와 로비 계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TECRO는 ‘미국 주재 대만 대사관’ 역할을 하는 곳이고, 포토맥 인터내셔널 파트너스는 미 중앙정보국(CIA) 간부 출신인 마크 D 코원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로비 회사다. 대만은 이와 함께 중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미사일도 배치했다. 대만이 독자 개발한 ‘슝펑(雄風) ⅡE’ 크루즈 미사일을 수도 타이베이(臺北) 서쪽 50㎞에 있는 타오위안(桃園)에 배치했다. 타오위안은 중국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와 불과 250㎞ 떨어져 있다. 사거리 1000∼1500㎞인 이 크루즈 미사일은 상하이(上海)와 광둥(廣東), 저장(浙江), 홍콩 등 중국의 경제 중심지를 모두 타격할 수 있다. 저장성 동부 저우산(舟山)의 원자력발전소와 원유 비축기지, 베이징과 홍콩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등 중국 동부 지역의 전략적 목표물도 가시권에 두고 있다. 슝펑 ⅡE 미사일의 배치는 ‘하나의 중국’을 내세워 대만을 압박하는 중국에 맞서 군사적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는 대만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이다. 중국은 대만을 겨냥해 1500기가 넘는 미사일을 남동부 해안에 집중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거리 공격용 스탠드 오프형 완젠(萬劍) 순항미사일도 배치했다. 이 순항미사일은 중산과학기술연구소가 개발한 장거리 집속탄(한 개의 폭탄 안에 소형 폭탄 여러 개가 들어있는 무기)으로 해상 시험 발사까지 거쳤다. 완젠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200㎞이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사이의 가장 좁은 구간이 129㎞인 대만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 이 미사일은 미국 합동원거리폭탄(AGM-154)과 유럽의 공중발사 순항미사일인 스톰새도우와 흡사하다고 아시아타임스가 설명했다. 대만 공군은 모든 전투기에 완젠 순항미사일을 장착할 예정이며 미사일에는 관성항법장치(INS)와 위성항법시스템(GPS)이 탑재돼 있다. 무기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내년 국방예산에는 미국산 M1A2 전차의 구매예산이 포함됐다. 대만 국방부는 M1A2 전차가 도입되면 현재 주력 기갑전력인 M60A3 전차와 국산 CM11 전차의 사용 연한(30년) 경과에 따른 장갑 및 화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은 후방 병참의 유지 보수를 고려해 108대의 디젤엔진 M1A2 전차를 들여와 육군 2개 부대에 배속시키기로 했다. 대만군의 한 관계자는 M1A2 전차는 차이 정부가 제시한 ‘방어지속, 다층저지’의 전략 목표와 ‘근해사수, 해안선 섬멸’을 담당하는 핵심 전력으로 적군의 해안선 돌파를 막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F-35를 비롯해 F-16 전투기, M-1 에이브럼스 탱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각종 미국 무기가 쇼핑 리스트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언제든 대만에 첨단 무기를 판매할 의향이 있다. 옌더파(嚴德發) 국방부장은 앞서 5월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만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에서 “F-35 구매는 고려 대상으로 선택 사항에 포함됐다”며 “미국에 F-35 구매 의사를 전달했고, 미국이 F-35의 대만 판매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무기 개발에도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차이 총통은 국방예산 중 21.3%인 736억 대만 달러를 무기 개발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배치된 자체 무기 개발 예산보다 1조원 가까이 늘었다. 자체적으로 전투기와 훈련기, 지대공 미사일, 스텔스 탐지용 레이더 방공미사일, 방공 구축함, 잠수함 등을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대만은 국산 잠수함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대만은 1980년대 네덜란드산 디젤 잠수함을 구매한 이후 잠수함을 추가로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이후 독자적으로 잠수함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지난 4월 미국 방산기업들이 대만에 잠수함 건조 기술을 전수할 수 있는 자격증을 허가해 대만도 자체 잠수함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렸다. 중국의 해상 위협에 맞서 1500t급 디젤잠수함 8척을 건조, 2026년부터 도입하는 계획도 추진중이다.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행정원장은 현재 국산 전투기와 국산 잠수함 건조를 추진 중이라며, 미국은 이미 대만 잠수함 건조에 협조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만은 지난해 3월 대만 국제조선공사(CSBC), 중산과학연구원(NCSIST)과 잠수함 건조에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만은 8년 안에 33억 달러(약 3조 7000억원)를 들여 잠수함 8척을 건조할 계획이다.미국도 측면 지원에 나섰다. 미 정부는 앞서 6월 패트리엇(PAC-3) 지대공 미사일 제조와 관계가 있는 항공우주용 알루미늄 합금 부품 대형 정밀 주조기술을 대만 기업에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대만은 PAC-3 6개 포대를 도입하고 현재 운용 중인 패트리엇(PAC-2) 3개 포대를 PAC-3로 개량하는 사업을 2021년 마무리할 방침이다. 대만의 이런 노력에도 중국의 군사력을 따라잡기엔 한마디로 ‘족탈불급’(足脫不及)이다. 중국의 군사력이 급신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만은 미 군사력 분석기관인 글로벌 파이어파워(GFP)가 평가한 2018년 군사력 순위에서도 2016년 19위에서 5계단이 하락한 24위에 머물고 있다. 국방예산부터 상대가 안 된다. 대만의 내년 예산이 3460억 대만 달러이지만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1조 1289억 위안(약 185조원)에 이른다.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더군다나 중국의 실제 국방예산은 발표액보다 1.5~2배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정설이다. 지난 5월에는 중국 자체 제작 항공모함이 시험 운행에 들어갔고 미사일 구축함도 곧 취역할 예정이다. 중국은 최신형 스텔스 전투기 J-20,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41도 등도 이른 시일 내 내놓을 계획이다. 둥펑-41은 중국 미사일 가운데 사정거리가 가장 먼 미사일로 발사 30분 만에 미국에 도달하는 성능을 갖췄다.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은 지난달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침략을 막기 위해 미국의 군사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만약 대만이 미국의 지원을 받지 않는다면 중국은 정복 작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진단받은 BMW 불안… “제출 자료 부실”

    진단받은 BMW 불안… “제출 자료 부실”

    10만대 한꺼번에 리콜… 교체부품 부족 날짜 수개월 연기… 수급 일정도 제각각 “부품만 교체는 미흡… EGR 통째 바꿔야” 교통안전공단 “지난 6월 이상 징후 확인 일부 자료 뺀 채 제출… 연내 원인 규명”잇단 주행 중 화재로 논란을 빚은 BMW코리아가 리콜(결함 시정)에 들어간 20일 안전진단까지 받은 BMW 승용차에서 또 불이 났다. 수입차 사상 최대 규모인 10만여대가 한꺼번에 쏟아질 것으로 보여 교체부품 부족으로 일부 차량은 내년에야 리콜이 가능하다. 원인으로 지목된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쿨러 파이프 청소(클리닝)가 까다로운 만큼 리콜 뒤 화재사고가 100% 차단될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49분쯤 경북 문경시 중부내륙고속도로 174.4㎞ 지점에서 BMW 승용차에 불이 나 전소했다. 불이 난 승용차는 520d 모델이지만 운행중지명령 대상 차량이 아니라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차는 이달 초 안전진단을 받았으나 특별하게 부품을 교체하지 않았다. 이날 화재로 인명 피해는 없었고 고속도로 주변 야산까지 불이 번졌으나 곧 꺼졌다. BMW코리아는 이날부터 전국의 61개 서비스센터를 통해 리콜 대상 BMW 차량에 대한 결함 시정 조치를 개시했다. 2011∼2016년 생산된 520d 등 42개 디젤 차종 10만 6317대가 대상이다. BMW코리아는 EGR 쿨러와 밸브를 개선 부품으로 교체하고 EGR 파이프를 청소할 예정이다. EGR 쿨러에서 냉각수가 새 EGR 파이프와 흡기다기관(공기통로) 등에 침전물이 쌓이고, EGR 밸브 오작동으로 냉각되지 않은 뜨거운 배기가스가 빠져나가 침전물에 불이 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게 BMW의 설명이다. BMW는 안전진단에서 이상이 있다고 판명된 차량부터 우선 리콜해 연내 모든 리콜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민 불안은 여전하다. 이날도 화재가 난 데다 당초 예약했던 리콜 날짜도 수개월 미뤄지고 있어서다. 엔진 종류에 따라 부품이 다르고 수급 일정도 제각각 다르다. 가장 큰 문제는 리콜 후 화재가 계속될지 여부다. 화재가 잇따른다면 이번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수밖에 없다. 근본적 원인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영석 선문대 스마트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소모성 부품인 EGR은 세척이나 청소 자체가 쉽지 않은 데다 고장이 잦다”면서 “EGR 관련 모든 부품을 통째로 교체하는 게 아니라 쿨러와 밸브 등 부품만 교체하는 것이라 완벽하게 화재 방지 조치가 됐다고 보장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BMW가 잇단 차량 화재와 관련한 정부 기관의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제출이 의무화된 뒤에야 부실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BMW 차량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인 한국교통안전공단은 BMW 측에 태스크포스(TF) 자체 제작 보고서 등을 추가로 요청했다. 권병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 6월 BMW 520d 차량의 특정 부위에서 화재가 빈번히 발생하는 이상 징후를 확인했다”며 “수차례 기술 자료를 요청했지만 BMW는 자료를 회신하지 않거나 누락한 채 제출했다”고 말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BMW 측이 제출한 자료와 자체 검증 등을 통해 연말까지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EGR 모듈 외에 다른 차량 결함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배기가스 저감장치(DPF) 등 후처리 시스템 간 화재상관성 조사, 흡기다기관 용융(熔融)온도 확인 등을 병행할 예정이다. 류도정 자동차안전연구원장은 “EGR 결함이 100% 화재의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린 바 없다”고 밝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한 번 충전에 400㎞… 전기차 대중화 ‘질주’

    한 번 충전에 400㎞… 전기차 대중화 ‘질주’

    테슬라 17일 SUV ‘모델X’ 미디어 공개 현대 코나 일렉트릭 등 다양한 신차 국내 상반기 판매 전년보다 135%↑ 보조금도 확대… 올 2만대 넘게 팔릴 듯 국내 자동차시장에 전기차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최근 자동차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이 늘어나는 한편 전기차 보급의 걸림돌이었던 짧은 주행 거리도 400㎞를 넘어서고 있다.BMW 연쇄 화재 등을 계기로 디젤 차량이 하락세에 접어들고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에서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17일 미디어 대상 행사를 열고 ‘모델X’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코리아는 관련 내용을 함구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오는 10월 사전계약 고객에게 모델X를 인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델X는 테슬라가 2015년 출시한 SUV 전기차로, 한 번 충전으로 배터리 용량(75~100㎾)에 따라 미국 환경청(EPA) 기준 380~475㎞까지 달릴 수 있다.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총 1만 1847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4.8% 증가했다. 전기차는 기존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대체해 가는 추세다. 지난 상반기 처음으로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지금의 추세로는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2만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 전기차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한 데에는 다양한 신차가 등장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진 점이 작용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쉐보레 ‘볼트 EV’ 등 세단과 소형차들이 경쟁하던 국산 전기차시장에는 최근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과 기아차 ‘니로 EV’ 등 SUV 모델이 잇따라 등판했다. 1회 충전 시 200㎞에 머물렀던 주행 거리도 최근 400㎞ 이상으로 개선돼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행이 가능해졌다. 코나 일렉트릭은 최대 주행 거리가 406㎞, 니로 EV는 380㎞에 달한다.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가 점차 개선되고 정부의 구매 보조금 규모가 지난해 1만 4000대에서 올해 2만 8000대로 확대된 것도 전기차 판매 증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반기에도 국내 전기차시장에 신차들이 쏟아지며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특히 SUV 전기차가 새 트렌드로 떠오를 전망이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 4월 국내에서 공개한 브랜드 첫 전기차 ‘I-PACE’의 연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프리미엄급 SUV 전기차로 한 번 충전으로 480㎞까지 주행할 수 있다. 아우디가 다음달 공개하는 SUV 전기차 ‘e-트론’은 내년 국내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까운 거리를 오가는 대중적인 모델부터 테슬라 등 고급 모델까지 국내 시장에 다양한 전기차가 출시되고 있어 전기차의 대중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뒷북 국토부 “BMW 운행중지”, 소비자 덤터기 없어야

    국토교통부가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리콜(시정조치) 대상 BMW 차량에 어제 운행중지명령을 내렸다. BMW 차주는 오는 17~20일 운행중지 명령서를 받는 즉시 안전진단을 받기 위한 목적 외에는 운행을 할 수 없다. 국토부 장관이 직접 나서 개인 차량의 운행을 강제로 금지하는 조치는 사상 처음이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답답한 노릇이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발이 묶여야 하는 차주들도 분통 터지지만 일반 시민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도로나 주차장에서 폭발을 우려해 BMW 차량을 이리저리 피해 다녀야 하니 온 나라가 ‘카 포비아’(자동차 공포증)에 빠졌다 해도 과장이 아니다. BMW코리아 회장이 뒤늦게서야 대국민 사과를 했으나 차량의 화재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모르쇠로 일관하던 회사 측은 비난 여론에 못 이겨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부품 불량이 문제라고 옹색하게 해명했는데, 이마저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 문제의 부품이 들어간 10만 6000여대의 리콜 대상이 아닌 모델에서도 불이 나는 판이다. 대책은 없이 BMW가 부품의 결함을 진작에 알고도 은폐하려 했다는 정황과 의혹들만 계속 터진다. 2016년에 EGR 결함을 인지해 그동안 자체 실험한 결과가 최근에야 나왔다는 회사 측의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BMW의 무성의함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 이쯤 되면 차주들에게 무상 렌터카라도 지원해 주는 게 도리다. BMW의 오만과 국내 소비자들의 피해는 무기력한 국토부 탓도 크다. 참다못한 피해 차주들이 고소장을 제출하기 전에 정부가 원인 규명과 후속 대책에 앞장서는 모양새라도 보였어야 했다. 객관적 기준이 미비해 우왕좌왕인 리콜 시스템, 우리에게 우선 조사권이 없어 화재 차량들을 BMW가 내놓지 않아도 속수무책인 상황은 기가 막힌다. 수입차 관련 행정의 구멍을 이번에 전부 손봐야 한다. 3년 전 ‘디젤 게이트’ 때 도입을 약속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법안을 이번에는 반드시 국회가 통과시켜야 한다. 그래야 한국 소비자들이 억울하게 덤터기 쓰는 일이 다시는 없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대두가 뭐기에…” 고민 깊어지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대두가 뭐기에…” 고민 깊어지는 중국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아킬레스건’이라고 여긴 대두를 정조준해 고율의 보복관세를 부과해 수입 장벽을 높였지만, 오히려 이를 다시 수입할 수 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이 속절없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대두(大豆·콩)는 돼지에 단백질을 공급하는 주요 원천이다. 중국인들이 가장 즐기는 고기인 돼지의 사료성분 20%를 차지하고 식용유의 주원료로도 이용된다. 미국산 대두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대두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미국 대두 농가 수확량의 3분의 1을 수입했을 만큼 중국이 글로벌 대두업계의 큰 손이다. 액수로 따지면 139억 5900만 달러(약 15조 8300억원)에 이른다. 중국의 미국산 수입제품 가운데 보잉 여객기 다음으로 액수가 많다. 이런 까닭에 미국산 대두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를 통해 미국 정부에 압박을 가하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게 중국 정부의 판단이었다. 중국농업과학원은 중국의 보복관세 조치로 미국의 대중국 대두 수출이 50%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중국 현지의 세계 최대 대두 가공업체 싱가포르 윌마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대두 관련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유기업 중량(中糧)그룹(Cofco)의 자회사 중국량유(糧油)지주(China Agri-Industries Hldings)도 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을 정도로 호황을 구가했다. 지난달만 해도 미국산 대두의 가공업체들의 수익 척도인 분쇄 마진은 12%나 증가해 3년 반 만에 가장 좋은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 대두가격에 25%의 관세가 추가되더라도 이 마진이 조금 줄어들겠지만 안정적인 흑자 유지는 가능하다. 아마 이 점도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보복관세 부과를 과감하게 감행하게 한 또 하나의 까닭이다. 중량그룹과 주싼량유궁예(九三糧油工業·Jiusan Oils & Grains Industries Group) 같은 자국 업체들은 한동안 마진 축소 또는 무마진이 되더라도 ‘애국적 의무를 수행한다’고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지난달 6일 대두를 포함한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한 이후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대두 수입을 추진해왔지만 주요 대체지인 남미대륙이 수출의 한계를 보이면서 대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은 지난 9일 보도했다. RFI는 “전 세계에서 중국의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미국 밖에 없다”면서 “중·미 양국의 무역전쟁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중국은 향후 수주 내에 다시 미국산 대두를 수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은 오는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1500만t의 미국산 대두 수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등 남미 대륙의 대두 공급 감소로 중국 국내 대두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만큼 미국산 대두 수입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중국이 대두 수입량을 떨어뜨리기 위해 억지로 돼지고기 생산을 줄이면 육류가격 상승 등 파장이 커지는 만큼 이 선택 또한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정부 보조금을 올려 주요 대두 생산지역인 헤이룽장(黑龍江)성과 지린(吉林)성 등지에서 대두 경작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국 상무부는 앞서 지난 4월 헤이룽장성과 지린성,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농민들에게 대두 농장의 규모를 늘릴 것을 지시했다. 지린성 창춘(長春)의 농업당국이 발표한 긴급 공지에 따르면 모든 지구와 마을은 최우선적으로 대두 농장을 늘리기 위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4월말 이후에 ‘일일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헤이룽장성과 네이멍구 당국도 이와 비슷한 지침을 내려 농민들에게 더 많은 대두를 재배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해관(세관) 당국도 나서서 가축사료 공급을 늘리기 위해 대두 외의 다른 농산물 검역까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입장에선 가공을 거친 두박(콩깻묵)을 수입해 대두를 대체할 수 있는 또다른 방법도 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두박 수입을 늘릴 경우 아르헨티나가 다시 미국산을 수입해 이를 충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미국산 대두수입과 같은 효과를 내게된다고 RFI가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두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중국 축산업계가 타격을 받았고 식료품 가격 마저 들썩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두부와 두유로 대두를 접하고 있지만 대두 교역을 지배하고 있는 분야는 돼지고기 등 동물사료용이다. 사료용이 세계 대두 수확량 중 80%를 차지한다. 나머지 15~20%는 식용유와 바이오 디젤 생산 등에 사용된다. 물론 중국은 주요 원자재에 대해 자급 자족을 원칙으로 하거나 공급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렇지만 대두는 중국이 압도적으로 수입에 기대고 있는 형편이다. 대두 수입의 85%를 미국과 브라질 두 나라에서 의존하고 있다. 북반구와 남반구가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남미 농민들이 내년 수확용 대두를 재배하는 여념이 없는 겨울철에는 중국이 대두의 거의 전량을 미국산 수입 물량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대두유의 경우 식용유 시장에서 야자유와 유채유, 해바라기유 등과 비교적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 대두의 대두분은 축산 농가에 압도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동물용 사료이다. 대두분의 단백질 함량은 다른 곡물보다 최대 4배 이상 높다. 이 덕분에 대두분을 첨가한 사료로 가축을 기르면 더 빠르게 기를 수 있고 시장에서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동물사료에 단백질을 첨가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대두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더군다나 중국인들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육류 공급이 소비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중국의 축산 시장은 폭발적으로 확대일로에 있다. 미국 농민들이 대두 대신 다른 작물로 전환해 대두 가격이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보이고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면 중국 축산업자들은 줄줄이 도산할 수도 있다. 이런 조짐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중국 최대 대두 수입업체의 하나로 꼽히던 식용유 기업이 파산을 신청했다. 산둥(山東)성 지방법원은 지난달 26일 재정통지서를 통해 산둥성 천시(晨曦)그룹이 만기 도래한 채무를 상환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며 파산 구조조정안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천시그룹의 파산 신청은 중국 당국의 금융리스크 관리 강화로 중국의 기업대출이 급격히 위축돼 시장 환경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고 중국재경보(財經報)가 분석했다. 미국산 대두에 대한 중국 당국의 관세 부과가 중국 대두 가공업체의 경영난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1999년 산둥성 르자오(日照)시에 설립된 천시그룹은 석유화학과 식용유, 무역,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6년 매출액 규모는 432억 위안(약 7조 1000억원)에 이른다. 이중 60%를 대두 수입 등을 통해 벌어들인다. 대두 수입량으로 보면 중국내 3위 기업이다. 특히 2012년에는 551만t의 대두를 수입해 중국 수입 총량의 9.4%를 차지하며 중국 최대의 대두 수입기업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중국의 500대 민영기업 중 26위를 차지하고 있는 천시그룹의 사오중이(邵仲毅) 회장은 지난해 130억 위안의 자산으로 중국 부호 순위에서 26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윌마 인터내셔널과 번지, 카길, 루이스 드레이퍼스 같은 글로벌 대두 가공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빠져나올 좋은 핑곗거리가 될 수도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서울포토] ‘BMW 리콜 차량, 점검·운행정지 명령 발동’ 정부 공식 요청

    [서울포토] ‘BMW 리콜 차량, 점검·운행정지 명령 발동’ 정부 공식 요청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BMW 디젤 차량의 잇따른 화재 사고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 올해 39번째 BMW 화재…리콜 대상도 아닌 M3 가솔린 차량

    올해 39번째 BMW 화재…리콜 대상도 아닌 M3 가솔린 차량

    13일 양양고속도로 위에서 BMW 차량에 불이 났다. 제품 결함이 원인으로 의심되는 BMW 화재는 올해 들어서 39번째이고 이날에만 두번째다. 특히 리콜 대상인 디젤 모델이 아닌 BMW M3 가솔린 차량이어서 화재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날 오후 5시 53분쯤 경기 남양주 양양고속도로 양양 방향 화도IC 인근에서 도로를 달리던 A(52)씨의 BMW M3 가솔린 차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A씨는 “운전 중 차 뒤쪽에서 펑 소리가 나더니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화재가 발생한 BMW 차량 38대 가운데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은 9대였다. 이 가운데 가솔린 차량은 528i, 428i, 미니쿠퍼 5도어, 740i, 745i 등 5대이다. 경찰 관계자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는 이번에 불이 난 차량은 리콜 대상에서 제외된 M3 모델”이라며 “최근에 차량에 별다른 이상은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자세한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나재운 순천대 교수, ‘녹조 방제제 개발’ 화제

    나재운 순천대 교수, ‘녹조 방제제 개발’ 화제

    나재운(59) 순천대 고분자공학과 교수가 녹조 제거 물질을 개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나 교수는 해양천연 고분자를 사용한 단일물질로 녹조를 획기적이고 저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 최적화된 녹조방제제를 개발했다. 해양 생물에서 키토산을 추출해 만든 천연 고분자 물질을 상수원이나 강에 뿌리면 녹조가 수면으로 떠올라 쉽게 제거된다. 녹조를 바닥에 가라앉혀 부영양화 현상을 일으켰던 기존 제품의 단점을 극복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해 녹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면서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 환경친화적인 기술과 방법은 아직 선진국에서도 찾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나 교수는 이같은 획기적인 녹조 제거 물질을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 4개국에 특허 등록을 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어 한국연구재단의 전략과제로 지원 받아 새로 발명한 녹조방제 기술로 2018년 최종평가에서 우수 A평가등급을 받았다. 최근에는 방제한 녹조를 완벽히 수면위로 부유시켜 이를 수거해 바이오 디젤 연료로써도 가능한 획기적인 기술도 추가로 만들었다. 이 기술 역시 한국에 특허등록(특허 10-1874329)을 마치고 국제 특허협력조약(PCT)과 3개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나 교수는 지난 10일 순천대 공과대학에서 대용량의 녹조 방제 시연회를 갖고 관련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모기업과 기술이전을 협의했다. 그는 지난 5월 세계 최대 규모 학술지 출판사인 네덜란드 ‘엘스비어’로부터 2018 최우수논문상 수상과 최근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 후의 과학·공학 분야’ 2018~2019년판에 등재됐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차량결함 화재에 보험사도 뿔났다… BMW에 대거 구상금 청구

    차량결함 화재에 보험사도 뿔났다… BMW에 대거 구상금 청구

    손해보험사들이 최근 잇따른 화재사고의 원인을 차량 결함이라고 인정한 BMW를 상대로 구상권 행사에 나선다. BMW의 과실로 보험금이 지급됐으니 그 금액만큼을 돌려달라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최근 화재 건 뿐 아니라 2011년 이후 생산된 BMW 리콜 대상 차의 보험금 청구 내역을 전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MW가 보험사들의 요청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소송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1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주요 보험사들은 구상금 청구를 위해 사고 데이터 분석에 착수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문제가 불거진 것만 32건일 뿐 수년 전 보험금 청구 내역까지 모두 검토하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면서 “집계가 마무리되면 보험사별로 구상권 행사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BMW는 자동차보험 손해액이 매년 상위권을 차지해 보험사들에게는 눈엣가시였다. 손해액이란 특정사의 차를 보유한 보험 가입자가 피해를 입거나 사고를 일으켰을 때 지급하는 보험금을 일컫는다. BMW는 지난해에도 손해액이 2329억원으로 외제차 중 가장 많았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BMW를 상대로 한 구상권 청구 소송을 이미 진행했을 정도로 차량 결함에 대한 의심은 이미 널리 퍼져 있는 상태다. 실제 KB손해보험은 2016년 발생한 사고 2건을 두고 소송을 진행한 결과 모두 승소해 4000만원을 돌려받기도 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사고가 발생한 1건에 대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BMW가 디젤 차량의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 쿨러(냉각기)에서 발생하는 냉각수 누수 현상을 화재의 근본 원인으로 인정한 부분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급발진 사고 소송처럼 차량 구조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제작사를 상대로 사고원인을 찾아 구상금을 받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라면서도 “BMW가 보상 뜻을 이미 밝혔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소송이 진행될 경우 과실비율이 어떻게 결론 날지도 관심이다. 주행 중 화재가 일어났기 때문에 BMW의 일방과실(100:0)이 유력하다는 게 중론이지만, 자칫 소비자의 과실이 일부 인정되면 돌려받은 자차보험금에 따라 보험료 할증이 이뤄질 수도 있다. 보험사별로 보면 올해에만 삼성화재에 EGR 화재로 접수된 사고가 7건이다. DB손해보험 역시 리콜 대상 BMW 차량 7건에 대해 구상금을 청구할 예정이다. BMW 측은 자차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받을 경우 이중배상을 막기 위해 보상대상에서 제외할 뜻을 밝힌 상태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더 날렵한 외관 더 강력한 성능

    더 날렵한 외관 더 강력한 성능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투싼이 업그레이드돼 돌아왔다. 강력한 주행성능에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사양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현대차는 준중형 SUV ‘투싼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를 출시했다고 8일 밝혔다. 현대차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날렵한 외관 디자인, 효율성을 높인 파워트레인(동력전달계), 동급 최고수준의 연비, 오프로드(비포장 도로)는 물론 일상에서도 느낄 수 있는 역동적인 주행성능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투싼 페이스리프트는 강화된 유로6 기준을 충족한 친환경 디젤 엔진과 고효율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강력한 동력성능을 확보해 ▲디젤 2.0(2430만∼2847만원) ▲스마트스트림 D 1.6(2381만∼2798만원) ▲가솔린 1.6 터보(2351만∼2646만원) 등 3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운영한다. 특히 6단 변속기를 물렸던 디젤 2.0 모델은 전륜 8단 자동변속기로 바꿔 속력을 줄이거나 높일 때 부드럽게 주행할 수 있다.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0㎏·m의 동력성능을 갖춰 안정적이면서 힘차게 속도를 낼 수 있다. 가솔린 1.6 터보 역시 11.9km/ℓ(복합연비, 2WD AT, 17인치 타이어 기준)로 연비가 개선됐다. 스마트스트림 D 1.6은 연비 향상, 실용성능 강화, 배기가스 저감 등이 장점이라는 게 현대차 설명이다. 다양한 반(半)자율주행 기술도 기본사양으로 탑재됐다. 레이더와 카메라를 이용해 차량·보행자와의 충돌을 막는 전방충돌 방지 보조, 차로이탈 방지 보조, 피로나 부주의를 감지해 휴식을 권하는 운전자 주의 경고 등이 적용됐다. 여기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또는 인공지능 스피커(‘누구’나 ‘기가 지니’)를 이용해 음성으로 도어를 잠그거나 공조 장치를 작동시키는 등 차량을 원격제어할 수 있는 ‘홈투카 서비스’가 현대차 중에서는 처음으로 탑재됐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안전진단 안 받은 BMW 운행중지 검토

    안전진단 안 받은 BMW 운행중지 검토

    정부가 BMW 화재 사고를 막기 위해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리콜 대상 BMW 차량에 대해 운행중지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 안전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지만 차량 소유주들의 불편을 담보로 한 조치여서 운행중지명령이 내려질 경우 차량 소유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8일 경기 화성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을 방문해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과 안전진단 결과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 차량에 대해 운행중지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BMW 차량 소유주들은 본인의 잘못이 아님에도 이미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터널이나 주유소, 주차장 등 공공장소에서의 예기치 못한 차량 화재가 발생하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또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 등을 포함한 리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장관은 원인 규명에 통상 10개월이 소요되는 데 대해 “이를 절반으로 단축해 최대한 올해 안에 결론을 내달라”고 당부했다. BMW코리아는 “24시간 긴급 안전진단과 리콜에 만전을 기하고 렌터카 제공 역시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BMW는 한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디젤 차량의 대대적인 부품 교체에 나선다. 독일 신문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너차이퉁(FAZ)은 7일(현지시간) “BMW가 한국과 같은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부품 결함 문제로 디젤차 32만 3700대를 리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EGR 부품을 점검하고 결함이 확인되면 교체할 예정이며, 총 리콜 비용은 160억 유로(약 2000억원)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BMW 오만’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서둘러라

    BMW코리아 회장이 그제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불 자동차’ 공포는 사그라질 기미가 없다. 잇따른 화재에 오만함으로 일관한 회사의 태도는 물론 차량 자체의 안전에도 문제가 심각하다. 국토교통부가 리콜 차량을 안전진단한 결과 약 10%가 화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쯤 되면 BMW 소비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BMW는 차량 화재의 원인을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의 냉각수 유출이라고 밝혔다. 근년 들어 국내 차량에서 수십 건의 화재가 발생하자 지난해부터는 이 장치를 바꿔 생산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BMW는 위험성을 미리 인지하고도 조치를 미뤘다는 의심을 받는다. 리콜 대상인 42개 차종 10만 6317대 이외의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니 문제는 더 심각하다. 리콜 대상 확대 여부를 신속히 결정하고, 차량 운행을 포기한 차주들의 요구도 합리적으로 수용해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도 BMW는 정부의 조사에 필요한 차량 부품조차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다니 기가 막힌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 뻗기 마련이다. 웬만한 선진국들이 도입한 징벌적 배상제가 우리에게는 없으니 BMW도 한국 소비자들을 깔보는 것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고의적·악의적으로 불법행위를 한 제조사가 입증된 재산상 손해보다 훨씬 큰 금액을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제도다. 가습기 살균제 파동으로 올 4월부터 제조물책임법의 징벌 배상이 시행되고는 있다. 하지만 배상액이 피해액의 최대 3배인 데다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손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하니 징벌의 의미는 미약하다. 집단소송제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 피해자 일부만 소송해도 그 결과가 다른 모든 피해자들에게 적용돼야 기업이 소비자 무서운 줄을 안다. 2015년 아우디·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때 국토부와 국회는 내일 당장 징벌적 배상제를 도입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온갖 논의를 다 해 놓고는 무슨 영문인지 3년을 허송세월해 국내 소비자가 또 ‘호구’가 됐다. 이번에도 카드만 만지작거리다 넘어간다면 국민의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다.
  • “소모성 ‘EGR’ 열 많이 받고 고장 잦아…쿨러만 바꾼다고 ‘화재 방지’ 보장 못해”

    “소모성 ‘EGR’ 열 많이 받고 고장 잦아…쿨러만 바꾼다고 ‘화재 방지’ 보장 못해”

    “불에 녹는 플라스틱 탓에 천공 생겨” “EGR 모든 부품 통째로 교체가 당연”정부와 BMW그룹 코리아가 잇단 주행 중 화재 사고와 관련해 긴급 브리핑과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혹 해소엔 실패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녹는 재질인 플라스틱 흡기다기관(공기 통로)에 정말 문제가 없는지와 한국에서 유독 화재가 빈발한 이유, 늑장 대응 의혹 등 그간 제기된 의문점들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7일 진단했다. 앞서 지난 6일 요한 에벤비클러 BMW 그룹 품질 관리 부문 수석 부사장은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쿨러(냉각기)에서 냉각수가 새 EGR 파이프와 흡기다기관 등에 침전물이 쌓였고, 바이패스 밸브가 열려 냉각되지 않은 고온의 배기가스가 빠져나가면서 침전물에 불이 붙게 된 것”이라고 차량 발화 과정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영석 선문대 스마트자동차공학부 교수는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흡기다기관도 문제가 있다”면서 “불 옆에 녹는 소재로 만든 흡기다기관을 만들면 언제든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물론 근본적으로 EGR 자체가 누수되지 않고 정상이었다면 온도가 올라가지 않으니 ‘EGR 누수’라는 업체 설명도 맞지만 동시에 플라스틱 흡기다기관이 녹지 않았다면 천공이 생기지 않아 불이 붙기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리콜해서 확인한다고 화재 원인이 없어질지도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자동차 부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소모성 부품인 EGR은 열도 많이 받고 고장도 잦다”면서 “세척이나 청소 자체가 쉽지 않은 데다 EGR 관련 모든 부품을 통째로 교체하는 게 당연한데 일부 쿨러 등 부품만 교체하는 것이라 완벽하게 화재 방지 조치가 됐다고 보장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국에서 BMW 화재가 잦은 이유에 대한 해명도 부족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BMW가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적 문제 때문이라고 했지만 원인을 명백히 밝히려면 BMW 본사가 적극적인 자세로 전체적인 시스템을 공개하고 EGR 전문기관인 환경부까지 참여해 빠르게 확인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늑장 대응 의혹 역시 해소되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높다. BMW는 2016년 흡기다기관에 구멍이 생기는 현상을 보고받았지만, 이것이 EGR 결함과 관련된 문제로 화재 원인이 된다고 확신하게 된 것은 올해 6월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BMW는 2017년형 디젤차부터 EGR 모듈을 개량형으로 교체했다. 그때 이전 모델 차량도 개량형 EGR로 바꿔 줬다면 연쇄 화재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란 비판도 적지 않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박순자 “BMW, 징벌적 손해배상도 도입”… BMW “대국민 사과”

    박순자 “BMW, 징벌적 손해배상도 도입”… BMW “대국민 사과”

    원일 불명의 화재로 논란이 되고 있는 BMW 차량 사고와 관련, 박순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자유한국당)이 국토교통부의 신속한 조사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을 주장 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도 BMW코리아 대표를 비롯한 본사 임직원과 면담을 갖고 차량 화재사고에 따른 리콜 관련 자료제출이 미흡한 점을 지적, 성실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문제 해결에 임할 것을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들어 BMW 차량이 이미 30대가 넘게 불에 탔고 8월 들어서는 하루에 한대씩, 매일같이 화재가 발생한 점을 고려할 때 국토부의 대처가 매우 늦다”고 지적했다. 그는 “먼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결함에 대한 입증책임 전환’ 도입을 국회 차원에서 적극 검토하겠다”며 “현행 ‘제조물책임법’에서 제조업자에게 손해의 3배까지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는 것보다 자동차 제작사에게 더욱 무거운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이어 “주행 중 화재 등 차량결함에 따른 사고 발생 시 운전자 또는 차량 소유자가 사고 원인을 밝히기가 매우 어렵다”며 “자동차 제작사가 차량에 결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도록 해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토부 관계자도 BMW 경영진과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책임자가 차량 소유주 등에 BMW 리콜 대상 차량 42개종 10만6317대의 화재 발생 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과 리콜 지연사유를 성실히 설명하도록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실안전진단을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집행하고 국토부에 원인분석보고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 판단 근거자료, EGR 리콜 관련 분석자료 등 추가 자료를 신속히 제출토록 했다”고 전했다. 특히 불안한 차량 소유자에 대한 보상과 피해 구제 방안도 조속히 마련토록 했다. 이런 가운데 BMW코리아 김효준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고를 겪은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효준 회장과 요한 에벤버클러 품질관리 부문 수석부사장, 게르하르트 뷀레 글로벌 리콜 담당, 피터 네피셔 디젤 엔진 총괄 책임자, 글렌 슈미트 기업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등이 참석했다. 김 회장은 “BMW 본사에서도 이번 사안을 마음 무겁게 다루고 있다”며 “(화재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경영진도 매일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BMW 그룹은 한국 고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차량) 진단과 자발적 리콜이 원할하고 빠르게 진행되도록 만전을 다하겠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불타는 BMW, 열불나는 고객… 엉망이 된 로망

    불타는 BMW, 열불나는 고객… 엉망이 된 로망

    최근 개봉한 인기 시리즈 영화 ‘미션 임파서블’ 하면 떠오르는 게 자동차 추격 장면이다. 공식처럼 등장하는 파트너가 바로 BMW다. BMW는 강력한 주행성능과 우렁찬 배기음으로 영화의 긴장감을 높인다. 이 수입 명차 BMW가 한국에선 또 다른 의미로 긴장감을 주는 존재가 됐다. 툭하면 나는 화재로 ‘달리는 흉기’가 돼서다. 공식 집계만 8개월간 31건이다. 원인도 불분명하다. 부품, 날씨, 시스템 오류, 연료 등 설만 분분하다. 급기야 정부가 나서서 ‘운행 자제’를 권고했지만 불과 하루 만에 또 화재가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계속되는 ‘BMW 불차’로 인한 소유주들의 고충과 문제점, 향후 대응방안 등을 점검해 봤다.●520d ‘무리한 엔진 한계점+폭염’ 가능성 BMW는 화재 원인과 관련해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쿨러에서 냉각수 누수가 발생, 침전물이 퇴적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로 인해 냉각 효율이 떨어지고 고온의 배기가스가 그대로 흡기다기관(공기 통로)으로 전달돼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BMW는 리콜 대상 차량의 EGR 모듈을 점검하고, 오는 20일부터 EGR 모듈 교체와 파이프에 쌓인 침전물에 대한 클리닝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520d라는 특정 모델에서, 유독 한국에서만 화재가 발생한 이유가 520d가 국내 및 전 세계에서 베스트셀링카이기 때문이라는 업체의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더욱이 완전히 같은 공장에서 생산된 동일 글로벌 공급 제품이라는 사실도 의문을 더한다. 이 때문에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의 운행은 결국 부품이라는 하드웨어에 이를 움직이게 하는 소프트웨어(SW)가 조화돼 움직이는데 한국으로 공급하는 차량에 대한 제작상의 시스템 에러를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체는 부품이나 SW가 동일하다고 주장하지만 지역이나 시기에 맞춰 업그레이드 등을 통한 변경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수년 전 미국발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도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발생한 사건이라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화재가 520d 모델에만 주로 발생하는 이유는 320d 모델과 달리 무거운 차체, 그리고 엔진 등 주요 기관에 한계점 이상으로 과부하가 걸렸을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특히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인 EGR이 최근 강화된 환경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장치이기 때문에 국내로 판매하기 위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 BMW 차량의 프로그램을 조정했을 가능성을 환경부가 직접 나서서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제적으로 유사 사건이 나올 수 있는 데다 폭스바겐 사태처럼 한국 소비자가 사후 보상에서 외면받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조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GR 모듈에 초점을 둔 BMW코리아의 리콜 방침이 충분한지도 논란이다. BMW 소유주들의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하종선 변호사는 “EGR이 원인이라 해도 관련 부품 전체가 아닌 밸브와 쿨러만 교체해 주고 있어 화재 원인을 다 제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강력 운행 중단, 법적으로 어려워” 국토교통부가 지난 3일 BMW 소유주들에게 ‘운행 자제’를 권고했지만 소유주들은 여전히 속수무책이다. BMW코리아가 제공하고 있는 무상 렌터카가 소유주들에게는 사실상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안전진단을 받기 전 신청해서 진단을 받는 동안 이용 가능하다는 게 BMW코리아의 설명이지만, BMW 520d 소유주인 박모(45)씨는 “고객센터에 아무리 전화를 해도 연결되지 않아 그냥 리콜 대상 차량을 몰고 다닌다”고 말했다. 서비스센터에서는 물량이 없어 즉시 렌터카를 제공하지 못하거나, “안전진단 결과 이상이 있는 경우에만 지급한다”고 설명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안전진단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 렌터카를 반납해야 하는데, 지난 4일에는 사흘 전 안전진단을 받은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면서 안전진단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밀 원인 조사까지는 10개월이나 걸리고, 리콜 대상에서 빠진 가솔린 차량 화재까지 뒤늦게 드러나 소유주들은 “목숨 걸고 운전하라는 거냐”라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강력한 운행 중단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부는 “법적 근거 없이 사유재산권을 제한하기 어렵다”면서 손을 놓고 있다.●“징벌적 손해배상제도·집단소송제도 필요”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의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13.2%에서 올해 상반기 15.6%로 올랐다. 지난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8.6% 뛰어오르면서 점유율 20%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파격적인 할인으로 판매량 올리기에 매진하는 동안 ‘책임 경영’은 외면해 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파문 이후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1인당 약 1200만원을 배상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100만원짜리 서비스 쿠폰을 제공한 게 전부다. 최근에는 아우디 A3에 이어 폭스바겐 파사트 TSI까지 할인 판매를 예고하면서 “한국 소비자가 봉”이라는 원성이 나온다. BMW 520d 차량에 화재가 발생한 것은 2015년부터였고, 지난해 말부터 피해 사례가 집중됐지만 BMW가 리콜에 나선 것은 이미 20여대가 불탄 지난 6월에서였다. 하 변호사는 “차량 결함으로 의심되는 피해가 발생해도 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원인을 차주에게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팔고 나면 나 몰라라 하는 경향에 대해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강화하고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는 것이 기업에 무거운 책임을 지우고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을 신속히 구제하는 방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4월 제조물 책임법에 도입된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은 제조업자가 제조물의 결함을 방치해 소비자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손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액의 3배를 배상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BMW 연쇄 화재는 소유주들이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어 적용이 어렵다. 집단소송제도는 다수의 피해자들이 대표자를 선정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고 그 판결의 효력이 피해자 전원에게 미치는 소송제도로, 피해자가 불특정 다수이고 개개인의 피해액이 크지 않을 경우에 유용하다. 우리나라는 아직 제도 자체가 도입이 안 돼 피해자들이 일일이 소송을 제기해야 하고, 복잡한 절차와 비용이 피해자들의 소송 의지를 꺾는다. BMW 소유주들의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보인 정근규 변호사는 “현행 소송제도에서는 대기업이 사건의 본질은 회피한 채 절차적 문제로 논점을 몰고 가며 시간을 끄는 경우가 많다”면서 “징벌적 손해배상 액수를 상향하고 미국식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량의 결함은 재산과 인명 피해로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차량의 제조와 유통, 사후관리, 피해보상 등 전 과정에 걸쳐 대대적인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내년 1월 시행되는 일명 ‘레몬법’이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레몬법은 신차 구매 후 중대한 하자가 2회 또는 일반 하자가 3회 발생해 수리한 뒤 또 하자가 발생하면 원인 규명을 거쳐 교환 및 환불이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한 번의 화재로 차량이 소실된 BMW 연쇄 화재의 경우 레몬법이 시행돼도 적용이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자동차 관련 법과 제도를 단계적으로 강화할 것을 주문한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팀장은 “그동안 소극적으로 인정해 왔던 소비자들의 정신적 피해까지 법원에서 폭넓게 인정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관에서 차량 결함을 입증해 소비자들의 입증 책임을 덜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폭염·매연에 ‘갑질’까지...3중고에 시달리는 지하주차장 관리노동자

    폭염·매연에 ‘갑질’까지...3중고에 시달리는 지하주차장 관리노동자

    “폭염만큼 갑질도 고통스럽습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만난 이지훈(20·가명)씨는 서울 역사상 가장 더운 날이었던 전날 있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이씨는 “한 손님이 주차를 하려던 곳에 다른 차량이 들어가자 왜 막지 않았냐며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다”면서 “컴플레인까지 들어와 다시 찾아가 또 고개를 숙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 옆에서 이야기를 들은 지 10분 만에 숨이 턱턱 막혀올 정도로 지하주차장 3층 공기는 뜨겁고 매캐했다. 옆으로 차가 한 대 지나갈 때마다 올라오는 열기와 매연은 근무자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이씨는 “공기가 좋지 않아서 피부가 완전 뒤집혔다”면서 “놀러 가고 싶지만 방학 때 일해서 생활비와 등록금을 벌어야 한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주차관리 아르바이트생들이 폭염과 매연, 갑질을 견디면 근무하고 받는 일당은 5만원이다. 창문을 닫고 들어오는 차를 향해 이씨는 연신 “고객님 이쪽으로 오세요”라고 크게 외쳤다. 안내를 무시하고 반대방향으로 가는 차량을 따라잡으려고 드넓은 주차장을 분주히 뛰어다니기도 했다. 이씨는 “본인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려는 손님들이 많고, 특히 매장입구 가까운 자리는 만석이라고 해도 기다려서 대겠다는 분들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3일 찾은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의 주차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동대문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 주차관리를 하는 이모(17)군은 얼음물 하나에 의지한 채 더위를 버텨내고 있었다. 이군이 안내하는 동안 반말로 용건만 묻고 지나가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차량정리를 위해 진입차량을 잠시 통제하자 자기 앞에서 막는다며 삿대질을 하는 손님도 있었다. 이군은 “더위에 갑질까지 견뎌야 하는 극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은평구 복합쇼핑몰 주차장에서 근무하는 이모(20)씨도 “역주행하는 손님에게 그러시면 안 된다고 했더니, 버럭 화를 내면서 역주행 좀 할 수도 있지 뭘 그렇게 대응하느냐고해서 황당했던 적이 있다”고 전했다.이날 송파구의 한 쇼핑몰에서 만난 주차관리원 두 명도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실내 공기를 쾌적한 상태로 유지하게 하는 장치인 공기조화기는 돌아가지 않았다. 이동식 에어컨도 없어 노동자들은 손바닥만 한 미니 선풍기로 폭염을 견디고 있었다. 주차관리원 김명순(57·가명)씨는 “올해처럼 더운 날에 공기조화기도 안 틀면 어쩌란 말이냐”면서 “제발 공기조화기를 좀 틀어달라”고 호소했다. 공회전을 돌려두는 손님들도 있고, 차량이 계속 다니는 곳이기 때문에 공기 순환이 정말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하루살이’라 부르는 김씨는 “우리 같은 계약직들은 공기조화기를 틀어달라고 말하기도 어렵고, 말해도 듣지를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구청에 말해봐도 사기업에서 알아서 해야 할 일이라는 답변만 돌아온다”면서 “노동자들의 건강보다 전기료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목에 두른 수건으로 연신 땀을 훔쳤다. 전문가들은 지하주차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이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선웅 작업환경의학전문의는 “화물차량이나 좀 오래된 차가 모여 있는 지하공간에서는 1급 발암물질인 디젤차 연소물질이 나올 수 있다”면서 “발암물질이 아니더래도 다른 위험물질인 일산화탄소 등이 계속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공기조화기 등으로 환기를 잘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이런 폭염에 지하주차장에서 유령처럼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에어컨이나 공기조화기는 인권의 문제일 수 있다”면서 “지하주차장 근무자에게 휴게실이나 에어컨을 제공하지 않는 문제를 개선하는 ‘갑질금지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BMW 차량또 화재…서울엔 ‘주차금지’ 빌딩까지

    BMW 차량또 화재…서울엔 ‘주차금지’ 빌딩까지

    고속도로를 달리던 BMW 502d 승용차에서 또 불이 났다. BMW는 주행 중 화재 결함을 인정하고 관련 차종의 리콜(시정명령) 조치에 들어갔지만 화재가 계속되면서 소비자 불안이 더욱 커졌다. 경찰에 따르면 2일 오전 11시 47분 강원 원주 부론면 영동고속도로 강릉방면 104㎞ 지점에서 최모(29·여)씨가 몰던 BMW 520d 엔진 부분에서 불이 났다. 운전자 최씨는 “주행 중 가속 패들이 작동하지 않아 갓길에 차를 세운 뒤 곧이어 차량 앞부분에서 불길이 치솟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운전자와 동승자는 신속하게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불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 등에 의해 20여 분 만에 진화됐다. BMW코리아는 지난달 26일 BMW 520d 등 총 42개 차종 10만 6317대를 대상으로 자발적 리콜조치를 한다고 밝혔다. 2011년 3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생산된 디젤모델로, 엔진에 장착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모듈을 장착한 차량이다. BMW코리아는 지난달 27일부터 해당 차량 전체에 대해 긴급 안전진단을 벌이고 있지만 주행 중 화재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차량 화재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서울 시내에는 BMW 차량은 주차를 할 수 없다는 공지를 붙인 빌딩도 등장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달리는 시한폭탄’ BMW…분노한 소비자 집단소송

    ‘달리는 시한폭탄’ BMW…분노한 소비자 집단소송

    “운행 중지해 달라” 靑 국민청원 잇따라 차주들 BMW 코리아 등에 손배 청구 정밀한 원인 조사·체계적 집단대응 필요잇따른 화재로 리콜(시정명령)에 들어간 BMW 차량과 관련해 소비자들의 분노가 거세지고 있다. 터널 등의 차량 운행을 중지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고, 소비자 집단소송으로도 번졌다. 특히 전문가들은 정밀한 원인 조사와 차량 소유주의 발 빠른 리콜, 체계적인 집단대응으로 맞서야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사태 때처럼 한국 소비자만 ‘차별 보상’을 받는 논란을 방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30일 인천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쯤 인천 서구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인천김포고속도로) 내 북항터널에서 달리던 BMW 차량에 불이 붙었다. 불이 난 차량은 2013년식 BMW GT로 최근 BMW 코리아가 조치한 리콜 대상에 포함된 차종이다. 화재 당시 운전자 등 3명이 타고 있었으나 모두 신속히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 사고로 인천항과 경기 김포를 잇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에서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앞서 지난 29일엔 강원 원주 중앙고속도로를 주행하던 BMW 520d 차량이 전소했다. 올 들어 BMW 차량에 불이 난 사고는 20여건이 넘는다. 뿔난 소비자들은 ‘집단행동’에 나섰다. BMW 차주 4명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BMW 코리아와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차주들은 소장에서 “차량이 완전히 수리될 때까지 운행할 수 없고 리콜이 이뤄지더라도 화재 위험이 완전히 제거될 수 없어 잔존 사용 기한의 사용이익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리콜 대상이 10만대가 넘기 때문에 부품 공급이 늦어져 차량 이용에 불편이 생기는 것은 물론 중고차 가격 하락에 대한 배상도 요구했다. 국민청원도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BMW 520d 도로 주행을 중단해 달라’, ‘BMW 차량의 터널 진입을 막아 달라’는 등 관련 청원이 잇따라 올라왔다. 청원인들은 “BMW는 움직이는 시한폭탄 수준이다. 잦은 화재로 국민의 생명권과 재산권이 위협받고 있다. BMW 차량의 리콜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주행 중단 조치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2015년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에 따른 디젤 게이트 파문을 일으킨 폭스바겐은 미국에서 소비자 피해 배상에 147억 달러를 내놨지만, 당시 한국에선 100만원어치의 바우처(일종의 쿠폰)를 지급하는 데 그쳐 비난을 받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와 업체는 미국 생산인지, 독일 생산인지 원산지 조사는 물론 부품·시스템 결함 등 신속한 원인 파악을 하고 차량 소유주는 서비스센터의 대기가 길어도 불편을 감수하고 빠른 리콜 조치를 하는 등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BMW는 지난 26일 조기 리콜을 결정했다. 리콜 대상 차량은 520d와 320d 등 총 42개 차종 10만 6317대다. 해당 차량 전체에 대해 긴급 안전진단을 하고, 다음달 중순부터 EGR 모듈 개선품 교체를 진행할 예정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글로벌 해양 패권을 겨냥해 인공지능 잠수함 개발에 나선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글로벌 해양 패권을 겨냥해 인공지능 잠수함 개발에 나선 중국

    중국이 글로벌 해양 패권을 겨냥해 첨단 무인 인공지능(AI) 잠수함 개발에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정찰과 기뢰 매설, 매복, 자살 공격 등 다양한 작전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무인 AI 잠수함을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는 오는 2021년까지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지난 23일 보도했다. 중국은 특히 미국과의 해양패권 경쟁을 벌이는 서태평양과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영유권 다툼이 치열한 남중국해에 이를 집중 배치할 방침이다. 중국은 AI 기술을 통해 해군력을 강화하려는 야심찬 계획인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 세계 최대 규모의 ‘드론 보트’(수상 드론) 시험시설을 건설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앞서 지난해 10월 수중 탐사 외에 군사적 목적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수중 드론 ‘하이이(海翼) 1000’ 시험에도 성공했다. 수중 드론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중국과학원 산하 선양(瀋陽)자동화연구소가 개발한 이 수중 드론은 태풍 등 열악한 환경과 최고 수심 6000m 깊이에서 190개 과제를 무난히 수행하는 등 바다 환경보호, 과학 탐사활동뿐 아니라 군사적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관영 신화통신은 소개했다. ‘바다의 날개’를 뜻하는 ‘하이이 1000’은 남중국해에서 91일간 임무수행하며 1880㎞의 항해 기록을 세우는 등 내구성도 대폭 보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젠청(兪建成) 선양자동화연구소 연구원은 “수중 드론은 잠수함 지원뿐 아니라 중국 영해에서 외국의 잠수함을 탐지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중 드론은 대부분 크기가 작은 만큼 다른 군함이나 잠수함을 지원하는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다양한 작전을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비해 현재 개발 중인 무인 AI 잠수함은 일반 잠수함과 맞먹을 정도로 크기가 대규모이다. 때문에 전통적인 잠수함과 같은 선착장에 정박한다. 화물칸은 고성능 정찰 장비부터 미사일 또는 어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물을 수송할 수 있을 만큼 공간이 널찍하다. 에너지 공급은 디젤 엔진이나 다른 전원 공급 장치에서 이뤄지는 까닭에 몇 달 동안 장기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AI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적 군함과 민간 선박을 구별하거나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최적의 항로를 선택하는 것 등을 스스로 수행한다. 정찰과 기뢰 매설, 매복 등의 작전 수행이나 적군의 공격을 유도하기 위한 미끼로도 이용할 수 있다 보니 항공모함이나 순양함 등에 가미카제식 자살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 인명 손실에 대해 우려가 필요없는 무인 잠수함의 특성 덕분이다. 린양(林揚) 선양자동화연구소 해양기술정보장비 책임자는 미국에서 개발 중인 유사한 무기에 대한 중국의 대비책이라며 정보가 “민감한”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기술 사양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무인 AI 잠수함의 대표적 강점은 승무원의 탑승과 안전을 위한 시설을 갖출 필요가 없기 때문에 건조 비용이 매우 저렴하다는 점이다. 2020년대 초반까지 미국 해군에 인도될 차세대 콜롬비아급 유인 잠수함 12척의 개발과 건조 비용은 무려 1200억 달러(약 135조원)에 이른다. 반면 록히드마틴이 개발하는 무인 잠수함의 개발 비용은 4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다만 항행 중 고장이 났을 때 이를 수리할 승무원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무인 잠수함이 수행할 수 있는 작전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중국이 AI 잠수함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는 미 해군이나 서방의 해군 전력보다 자국 해양 전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중국 잠수함은 미 해군 잠수함에 비해 바다속 작전을 수행할 때 소음이 심한 탓에 적 탐지에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 1월 ‘093형’으로 불리는 중국의 110m ‘상’(商)급 핵잠수함이 동중국해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인근 해역에 진입했다가 일본 해상 자위대에 발각돼 이틀간 쫓겨 다닌 끝에 공해 상에서 수면 위로 부상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미국이 오는 2020년까지 무인 AI 잠수함을 개발하도록 록히드마틴, 보잉 등에 제작을 의뢰했다는 점도 중국의 AI 잠수함 개발을 부추겼다. 록히드마틴이 만드는 무인 AI 시스템은 잠수함이 본부와 교신하면서 작전을 수행하고 목표 지점에 탑재물을 내려놓고 본부로 귀환하는 기능을 갖추게 된다. 보잉이 개발하는 무인 AI 잠수함은 길이 15m에 지름 2.6m로 수심 3000m까지 잠수할 수 있는 50t급 자율주행 잠수함 시제품이다. 수개월 동안 항행 거리 1만 2000㎞에 이르는 작전을 수행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시속 15㎞에 이른다. 러시아도 대륙 간 장거리 작전을 수행할 수 있고 핵무기 장착이 가능한 무인 잠수함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와 함께 핵잠수함에도 AI 기능을 도입해 잠수함의 ‘두뇌’와 ‘귀’에 해당하는 핵심 무기체계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계획이다. 1950년대 초 미국이 처음으로 개발한 핵잠수함은 가장 고도화된 전쟁무기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핵잠수함의 ‘두뇌’(전투체계)와 ‘귀’(소나·수중 음파 탐지기)에 해당하는 컴퓨터 기술은 발전이 더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투체계(잠수함이 항해하거나 전투하는 데 필요한 각종 정보를 통합해 처리하는 장비)·소나 등 핵심 장비는 승무원이 조작해야만 했다. 그렇지만 인간의 행동과 사고를 흉내낼 수 있는 머신러닝 기술을 도입하면 무인 핵잠수함 운용이 가능하다. AI가 중국 해군이 보내주는 데이터와 선체 내 센서들이 수집한 정보 등을 분석해 전장(戰場)환경 변화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가 인간과 달리 감정 기복 없이 객관적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이를 도입하는 이유다. 예컨대 지휘관은 수개월간 바다 밑에서 수백명의 선원들을 관리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오판을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AI는 이 같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까닭에 오판 확률을 낮출 수 있다. AI는 지휘관이 내린 군사작전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독창적인 전술을 짜는 것도 가능하다. 적이 보내는 위협 신호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이런 만큼 중국은 AI 도입을 통해 글로벌 해양 패권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해군에 소프트웨어를 납품하는 라이트 솔루션즈의 조 마리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과 러시아가 무기 등에 AI를 결합하면 미국의 해양 패권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미국도 핵잠수함에 AI를 도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핵잠수함에 AI를 도입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AI는 대용량 컴퓨터를 필요로 하는데, 이 대용량 컴퓨터를 좁은 잠수함 속에 집어넣기는 매우 어려운 탓이다. 잠수함용 AI는 유사시 충격과 열에 견딜 정도의 내구성도 갖춰야 하는데 이런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AI가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중국 해군은 핵잠수함용 AI가 최소한의 기본 조건만 충족하면 된다고 주문했다고 SCMP가 전했다. 이 조건에는 바닷물 상태에 따른 빠른 대응 능력과 실패 가능성을 최소한으로 낮출 수 있는 단순한 조작체계, 기존 컴퓨터 기술과의 호환성 등이 포함된다. AI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만큼 언제든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도 있어 핵잠수함에 AI 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주민 중국과학원 연구원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AI가 핵잠수함 등 무기에 도입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면서도 “일부 규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칫하면 하나의 대륙을 날려버릴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진 핵잠수함이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고품격 SUV 고성능 전기차 그놈들이 온다

    고품격 SUV 고성능 전기차 그놈들이 온다

    지난 상반기 국내 자동차시장에서는 수입차의 질주에 국내 완성차가 주춤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국내 5개 완성차 브랜드는 내수시장에서 총 75만 7003대를 판매하면서 전년 대비 2.9% 줄어든 반면 수입차 브랜드는 전년 대비 18.6% 뛰어오른 14만 109대를 팔았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업계가 신차 부족과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부진한 가운데 수입차 업계가 신차를 대거 투입하고 할인 경쟁을 펼친 결과로 분석된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의 양강 체제가 공고해진 가운데 ‘디젤게이트’로 개점휴업 상태였던 아우디폭스바겐은 판매를 재개한 지 3개월 만에 1만대 이상을 팔았다. 수입차 점유율은 17.6%로 전년 동기 대비 2.6% 올랐다.하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국내 완성차업계가 판매량 회복을 향한 시동을 거는 한편 수입차는 질주에 가속도를 낸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대세’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격전지로 떠오른 가운데 고성능 차량과 친환경차도 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3년 만에 돌아온 투싼… 8단 자동변속 갖춰 현대기아차는 국내 준중형 SUV 시장의 간판 모델인 투싼과 스포티지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3분기 ‘투톱’으로 내세운다. 지난 2015년 출시 후 3년 만에 부분변경이 이뤄진 현대차 투싼은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HDA)과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서라운드 뷰 모니터(SVM)가 동급 최초로 적용되며 8단 자동변속기를 새롭게 적용해 주행성을 강화했다. 지난 24일 선보인 기아차 스포티지 더 볼드는 신규 파워트레인과 8단 자동변속기로 주행성을 높이고, SK텔레콤과 KT의 인공지능(AI) 스피커와 연계해 집 안에서 차량을 제어하는 ‘홈투카’ 서비스를 최초로 선보인다.●전기차 ‘니로EV’ 1회 충전에 380㎞ 주행 또 현대차는 하반기 ‘대어급’ 대형 SUV를, 기아차는 친환경차를 내놓으며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현대차는 지난 6월 부산모터쇼에서 대형SUV 콘셉트카 ‘그랜드마스터’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새 대형 SUV는 넉넉한 3열 8인승 실내공간을 갖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글로벌 대형 SUV 시장에 뛰어든다. 친환경차 모델로는 기아차의 전기차 모델 니로 EV가 출격한다. 니로 EV는 1회 충전에 38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62kWh 배터리와 1회 충전에 24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39.2kWh 배터리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와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운전자 주의 경고(DAW) 등 첨단 안전 기술이 대폭 적용됐다. 제네시스 브랜드도 EQ900의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인다. 르노삼성자동차는 경상용차를 출시한다. 디젤 엔진을 탑재해 유럽에서 판매 중인 ‘마스터’가 유력하다.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야 하는 한국GM은 하반기 쉐보레 말리부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기대를 걸고 있다.수입차업계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전략 신차를 대대적으로 투입한다. 수입차시장 1위인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는 6년 만에 완전 변경되는 CLS 3세대 모델을 내놓는다. 더 뉴 CLS 400 d 4매틱과 더 뉴 CLS 400 d 4매틱 AMG 라인이 먼저 출시되고 연내 고성능 메르세데스-AMG 모델을 포함한 추가 라인업이 순차적으로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올해 초 열린 2018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공개된 ‘더 뉴 G-클래스’는 39년 만에 완전 변경된 모델로 출시된다.●BMW 뉴 X2·뉴 X4·뉴 X5 등 대거 투입 BMW는 SUV 라인업인 X시리즈의 주요 모델을 대거 투입한다. 소형 SUV인 ‘뉴 X2’와 중형 SUV ‘뉴 X4’ ‘뉴 X5’ 등이다. 뉴 X2는 기존 X시리즈의 강인한 인상에 쿠페 스타일의 스포티함과 우아함을 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키드니 그릴의 위아래를 뒤집은 디자인을 최초로 채택했다. 뉴 X4는 기존 모델보다 무게를 최대 50㎏ 줄이는 경량화를 시도했다. 뉴 X5는 4세대로 완전변경한 모델로 주차지원 시스템과 골목에서 후진으로 빠져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주행을 돕는 ‘리버싱 어시스턴트’ 기능이 탑재됐다. BMW MINI 브랜드는 고성능 소형 SUV 모델인 ‘JCW 컨트리맨’을 내놓는다.●중형 세단급 실내 공간 ‘티구안 올스페이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도 디젤게이트를 딛고 하반기 한국 시장에서 다시 입지 굳히기에 나선다. 폭스바겐은 지난 9일부터 ‘티구안 올스페이스’의 인도를 시작했다. 전 세대보다 실내공간을 넓혀 중형 세단급의 공간을 제공하며,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과 액티브 본넷 등 최신 안전기술을 대거 탑재했다. 북미형 파사트도 하반기에 국내에 출시된다. 파사트 GT와는 타겟을 달리 한 가솔린 패밀리 세단으로 국산 중형 세단과 맞붙는다. 폭스바겐의 새로운 플래그십 세단 ‘아테온’도 한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다. 아우디는 2018년식 ‘A4’ TDI 모델을 지난 2일 출시하며 A4의 판매를 2년여 만에 재개했다. 그 밖에도 볼보의 ‘XC40’과 혼다의 10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 도요타 아발론 하이브리드, 렉서스 신형 ES 시리즈, 닛산 엑스트레일 등이 하반기 국내 고객들을 만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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