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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UR STORY] 유채와 쪽빛 만났을때

    [OUR STORY] 유채와 쪽빛 만났을때

    ‘영변에 약산 진달래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제주의 유채꽃은? 와락 품에 안겨 절대 보내지 못한다고 해볼거나. 맞다. 노란 유채꽃 색깔은 사람의 마음을 꽉 붙잡는다. 연인의 품, 그립고도 너무나 오랜만에 만나는 님의 품이라고 하면 어디 덧나지는 않을 터. 노랑색과 더불어 명시성을 가장 도드라지게 하는 것이 검정색이다. 그래서 노오란 유채꽃과 검은 돌담길이 어우러진 이맘때의 제주는 도도한 자태로 이방인의 시선을 송두리째 차지한다. 언제 가도 좋은 제주.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 그 중 하나가 스쿠터 여행. 서울에서 일어난 클래식 스쿠터 열풍이 지난해 여름 제주에 상륙해 이젠 어엿한 관광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물오른 제주의 봄내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데다, 렌터카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 조작방법 또한 간단해 자전거를 타본 사람이면 누구나 금방 익숙해 질 수 있다. 스쿠터 하나 빌려타고 노란 유채꽃에 파묻힌 제주의 봄을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 마침 주말께면 벚꽃도 만개한다 하니 금상첨화 아닌가. 길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나만의 길을 달려보자. 글 사진 제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배기량 50㏄ 스쿠터를 빌려 타고 해안도로 드라이브에 나섰다. 포근하고 촉촉한 봄바람이 온몸을 애무하듯 훑고 지나간다. 코끝을 스치는 봄내음 연둣빛 신록으로 빛나는 들녘, 노오란 유채꽃이 감싸안은 검은 돌담길.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들이 줄을 잇는다. # 바다를 벗하며 달리다 차로는 들어갈 수 없는 조그만 마을길을 돌고 돌아 애월읍 신엄리에 스쿠터를 세웠다.‘남쪽에 있는 뜨락’이라는 뜻에서 ‘남뜨리’라고도 불리는 곳. 새로 조성한 유채꽃 단지에 노오란 유채꽃들이 가득 차 있다.2차선 도로 사이로 이웃한 쪽빛 바다와 어우러진 모습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비릿한 바다냄새를 음미하며 천천히 스쿠터를 몰았다. 도로 곳곳이 시속 50㎞ 제한구역. 과속단속 카메라에 찍힐 일도 없지만, 구태여 빨리 달릴 이유도 없다. 애월읍 한담동 아침하늘 휴게소에서 바라본 지중해풍의 바다는 너무도 이국적이어서 비췻빛이라는 순우리말보다는 에메랄드빛 바다라고 해야 제격일 듯하다. 풍경화에 필요한 구도의 3요소가 변화와 통일, 그리고 균형이라던가. 파란 하늘과 에메랄드 빛 바다, 손바닥만한 이름없는 모래사장과 검은 수중여 등이 어우러지며 진경산수화를 그려내고 있다. 언덕 바로 아래는 ‘4·3 사건’의 아픔이 남아 있는 곳. 처절한 핏빛 아픔이 쪽빛 바다와 노란색 유채꽃 물결의 아름다움으로 승화된 것이리라. 한담동에서 곽지리를 잇는 해변 산책로는 화가들과 사진 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에메랄드빛 바다는 협재와 금능해수욕장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다. 제주에서 가장 바다빛이 곱다는 곳. 걸음 한번 내디디면 닿을 듯한 비양도가 호박빛을 띤 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차귀도를 지나 물질을 끝내고 돌아오는 해녀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산방산에 도착하니 어느덧 해거름. 뉘엿뉘엿 해가 질 때 다시한번 유채꽃을 유심히 들여다 보시라. 화사했던 한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절반쯤 남은 파란 하늘과 붉은 노을 사이에 선 유채꽃들의 요염함에 가슴이 두방망이질 친다. # 반드시 둘러봐야 할 여행코스 제대로 일주를 하자면 3박4일은 족히 걸린다. 하지만 그 정도 시간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제주의 봄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짧은 일정이라도 반드시 둘러봐야 하는 구간이 있다. ●하귀∼애월간 해안도로 제주공항을 나와 가장 먼저 마주하는 해안도로다. 전체길이는 약 10㎞. 독특하고 아름다운 카페 등이 밀집해 있어 다른 해안도로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천혜의 자연미가 다소 훼손돼 있다는 느낌도 받지만, 화려하고 들뜬 분위기를 좋아하는 젊은이들에게 어울리는 코스다. ●귀덕∼협재간 해안도로 제주에서 물빛이 가장 아름답다는 협재해수욕장과 금능해수욕장 등을 만날 수 있다.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는 바다를 만끽하기에 가장 좋은 코스. 비양도가 지척으로 보이는 하얀색 해변을 따라 승마체험도 해볼 수 있다. ●고산∼일과간 해안도로 한치 건조대 위로 떨어지는 차귀도의 낙조와 고산리 드넓은 보리밭 등을 보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코스. 총길이는 10㎞가량 된다. 고산리에서 신도리를 거쳐 일과리에 이르는 구간은 소박한 어촌풍경 일색이다. 오가는 차량이 거의 없어 드라이브의 쾌감을 만끽할 수 있다. 고산리에서 신도리로 향하다 보면 제주 서부지역 최고의 천연전망대라는 수월봉과 만난다.‘노꼬물오름’이라고도 불리는 수월봉은 정상까지 포장돼 있어 이름만큼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해발 77m의 조그만 오름이지만, 바닷가 쪽으로 돌출되어 있어 탁월한 전망을 제공한다. ●신산∼세화간 해안도로 가장 다채로운 풍광을 자랑하는 코스다. 신산리에서 하도리, 성산, 종달리를 거쳐 구좌읍 세화리까지 연결돼 있다. 영화촬영지였던 섭지코지와 큰 소가 엎드린 형상의 우도, 성산일출봉, 왜구의 침입을 막기위해 세웠다는 별방성지, 제주의 민속신앙을 엿볼 수 있는 종달리 신당 등을 품고 있다. 특히 우도는 자전거와 스쿠터의 천국. 유채꽃 만발한 13㎞의 해안도로를 도는데 스쿠터로 1시간이면 충분하다. 우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성산포 항에서 배를 타야 한다. 성인 5500원. 스쿠터는 3300원(왕복 기준, 해상공원 입장료 포함). 우도에서 마지막 배가 오후 5시에 출발하기 때문에 시간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064)782-5671. # 여행일정 짜기 대부분의 대여업체들이 민박 등 숙박업소와 제휴체제를 갖추고 있다. 가급적 숙소를 중심으로 여행계획을 짜는 것이 유리하다. 또 해안도로를 따라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것이 볼거리도 많고 안전하다. ●1박2일 첫째날은 차귀도와 산방산을 거쳐 중문에서 하룻밤 자는 것이 좋다. 협재·금능 해수욕장 등 그림같은 해안도로와 마주할 수 있다. 일몰 포인트는 산방산 일대를 추천할 만 하다. 유채꽃밭 위로 붉은 기운을 쏟아내는 일몰이 장관. 이튿날은 선택관광이다. 서귀포와 성산 등 해안도로를 따라 달릴 수도 있고,95번 국도를 타고 새별오름 등 내륙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도 있다. ●2박3일 중문과 성산에서 각 1박씩 하는 것이 좋다. 중문과 서귀포 지역에 유명관광지가 밀집해 있기 때문에 아예 중문에서 2박을 하는 것도 괜찮다. 이 경우 첫째날은 차귀도 낙조와 모슬포 용머리해안, 둘째날은 산방산과 천제연폭포, 주상절리대, 마지막날은 서귀포시 쇠소깍, 남원읍의 큰엉해안 등으로 계획을 짜면 된다.1만원 정도 수수료를 내면 중문에서 스쿠터를 반납할 수도 있다. # 비가 오는 날이면 이곳을 가보자 ●제주 워터월드(www.jejuwaterworld.co.kr) 서귀포시 월드컵 경기장 내에 마련된 물놀이 시설로 바데풀과 스파 등은 물론, 닥터피시탕과 국내 최장을 자랑하는 길이 200m 실내 유수풀 등을 갖추고 있다.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25일 재개장했다. 이곳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감귤이벤트탕. 서귀포시 법환동 마을과 일사일촌 협약을 맺고,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감귤을 이용한 각종 체험 상품들을 준비했다. 무료로 양껏 감귤을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감귤즙으로 전신 마사지를 할 수도 있다. 어른 2만 5000원, 어린이 2만원.(064)739-1930∼3. ●건강과 성 박물관 한 방송사 프로그램을 통해 ‘미성년자 입장금지 박물관’으로 유명해졌다. 여태껏 숨겨오기만 ‘성(性)’을 낮뜨겁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펼쳐놓았다. 한 성 건강교육 자료, 가격이 천만원에 달하는 리얼 돌(real doll) 등 성 관련 기구와 유물 등이 전시돼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성교육전시관 3개관, 세계 성문화전시관 2개관, 섹스판타지관, 북카페 등으로 구성됐다. 입장은 만 18세 이상. 보호자를 동반할 경우 청소년과 어린이 입장도 가능하다. 입장료는 어른 9000원. 남제주군 안덕면 감산리.(064)792-5700. ■ 출발전 점검 이렇게 하세요 여행동화(064-713-4779), 스쿠터하이킹(742-5006), 제주 바이커스(711-4979), 한라 하이킹(712-2678∼9) 등의 업체가 영업중이다. 50㏄는 2만원,125㏄는 3만원을 받는다(24시간 기준, 헬멧 포함). 카드를 받지 않는 업체가 대부분이어서, 미리 현금을 준비해야 한다. ●안전 스쿠터는 자동차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여행자 보험에서도 가입을 회피하는 경우가 있다. 안전운전이 최선. 스쿠터는 엔진출력이 낮기 때문에 고속화도로나 산간도로를 달리는 데 무리가 따른다. 사고위험이 큰 고속화도로(1100.516.99.11.1117번 도로, 산록도로)들은 피하는 것이 상책. 자전거와 스쿠터를 위한 길이 잘 마련된 해안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준비 1. 스쿠터를 몰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동차운전면허증이나 원동기 면허증이 있어야 한다. 2. 봄이라고는 해도 여전히 아침·저녁으로는 차다. 겉옷 속에 덧입을 얇은 방풍재킷 하나쯤 가져가야 한다. 장갑은 필수. 가방은 메고 탈 수 있는 배낭형이 좋다. 여성의 경우 짧은 치마나 하이힐은 금물. 3. 연료통이 작기 때문에 따로 연료게이지가 달려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40∼50㎞정도 주행한 다음 연료를 채워넣는 것이 좋다. 또 1시간 정도 주행한 다음 10분정도는 쉬어야 엔진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 [우리은행 새출발… CEO ‘임무교대’] “1등 은행 도약 혼신”

    [우리은행 새출발… CEO ‘임무교대’] “1등 은행 도약 혼신”

    “우리은행은 3개월 동안 인사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노조도 이를 충분히 알고 있는 만큼, 냉정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박해춘 신임 우리은행장의 취임식을 앞둔 26일 오후 1시30분. 이날의 ‘주인공’인 박 행장은 정작 은행 로비에도 발을 디디지 못했다. 박 행장의 취임을 반대하는 우리은행 노조의 출근 저지 때문이었다. 박 행장은 “우리은행이 업계 2등이 아닌 1등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노조가 좀더 냉정해져야 하고, 이를 노조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은행 업무 파악을 위해 주말도 없이 업무보고를 받고 있어 하루 한시간이 아까운 심정”이라면서 “최고 은행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은행으로 들어오려던 박 행장은 “은행 현안을 파악해야 하고, 여러 사안을 빠른 시일 내에 풀어야 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노조와)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호웅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은 “행장으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대화도 필요없다.”면서 “사생결단의 각오로 박 행장의 취임을 막을 것”이라면서 노조원 40여명과 함께 박 행장의 출근을 저지했다. 우리은행은 행장 취임식과 기자회견이 연기됐지만 박 행장의 정상적인 업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박 행장이 이번 주에는 취임에 따른 외부 일정이 많아 은행 밖에서 업무를 주로 보게 될 것”이라면서 “취임식 등의 일정은 나중에 다시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열린 우리은행 이사회에서 이순우 개인고객본부 집행부행장이 부행장으로 선임됐다. 당초 이사회 안건으로는 수석부행장으로 올라갔지만 모든 조직을 직접 지휘하겠다는 박 행장의 의지가 반영돼 수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여행사 또 거짓광고

    ‘추가 경비가 없다.’는 여행사의 신문 광고는 일단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여행상품을 광고하면서 유류할증료 등을 포함시키지 않았다가 나중에 요구한 모두투어 등 여행사업자 10개에 시정명령 등을 내렸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에도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내렸으나 여행업체의 이같은 불공정 관행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모두투어와 인터파크, 노랑풍선 등은 유류할증료·인천공항세·현지공항세·전쟁보험료·관광진흥기금 등 9만원과 현지 관광비 80달러 등을 경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가 나중에 받았다. 앤드아이는 유류할증료 등의 경비를 뺀 것은 물론 근거없이 타사의 여행경비가 자사 경비보다 더 비싼 것처럼 허위광고를 냈다. 이들 4개업체는 시정명령을 받았다. 롯데관광개발과 디디투어, 자유투어, 보물섬투어, 온누리레저개발, 오케이투어 등 5개업체는 유류할증료 등을 추가로 받았고 오케이투어는 중국 해남도 관광에서 특별음식 명목으로 60달러를 받았다. 이들은 경고를 받았다. 공정위는 “여행사들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경비를 실제보다 낮추는 경우가 많다.”면서 “해당 업체의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실제 비용을 반드시 확인하고 광고된 내용대로 계약서를 받아두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공정위의 제재가 ‘솜방망이’이어서 잘못된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드로그바, 아프리카 최고 축구선수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의 스트라이커 디디에 드로그바(29·코트디부아르)가 ‘검은 대륙’ 국가대표팀 감독들의 투표 결과 79표를 얻어 지난해 아프리카 최고의 축구선수로 선정됐다고 2일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홈페이지가 밝혔다.
  • [여성&남성] 나이 어린 선배 女상사 vs 나이 많은 男후배

    남성들이 군 복무를 하는 탓에 남성과 여성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디는 시기는 보통 2∼3년 정도 차이나게 마련이다.‘장유유서’ 관념이 뼛속깊이 박힌 일부 남성들에게 자신보다 나이 어린 여성 상사를 모시는 일은 자못 곤혹스럽다. 나이 많은 남성 후배들을 거느려야 하는 여성 상사들도 골치 아프기는 마찬가지다. 직장 내에서 터놓고 말하기 힘든 이들의 속마음을 살짝 들여다 봤다. 외국계 제약회사에 다니는 최모(30)씨는 나이 어린 여자 선배들과 부딪칠 일이 많은 편이다. “재수를 해서 그런지 어린 선배들을 대하는 것에 익숙하다. 하지만 깍쟁이처럼 ‘난 바쁘니까 부탁 좀 할 게.’라는 식으로 나올 때 좀 얄밉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씨는 입사 직후 혹독한 ‘통과의례’를 거쳤다.2005년 최씨는 경기도 A시의 의사들을 상대로 신약 임상결과를 설명하는 강연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한 달 동안 초대장을 제작해 돌리고, 병원 70곳을 방문해 확답을 얻는 등 매일 야근을 해가며 힘겹게 일을 마쳤다. 강연회는 전 부서에 준비 과정이 회람될 정도로 성공했지만 정작 공은 여자 선배의 몫이었다. 그 선배는 상사들에게 보고하면서 최씨에 대해 ‘후배가 옆에서 도왔다.’고 한 마디 한 것밖에 없었다. ●부딪치거나 혹은 화해하거나 신모(28·회사원)씨도 “선배 대접을 하는 편이지만 깍듯하게 대해도 자격지심 탓인지 ‘내가 어려도 빨리 들어왔으니 뭐 어떻게 할 건데.’라는 식이다. 이럴 경우 마음이 많이 상한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스트레스가 쌓이겠지만 신씨는 술 한잔 기울이며 풀어내는 나름의 해결책을 찾아냈다. “‘제가 후배니까 선배 대접을 확실히 할 테니 선배도 스트레스를 받고 갈구지(?) 말라.’고 말하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직장 특성상 여성 상사들을 많이 모시고 있는 노모(28·H은행)씨는 ‘조금만 비굴해지면 인생이 행복해진다.’는 주의다. 괜히 선배들에게 잘못 보여서 찍히는 것보다는 꾹 참는 것이 몸과 마음이 편하다는 것. “나이 어린 선배들이 반말을 막 할 때는 기분이 상하죠. 그래도 괜히 덤비다가는 국물도 없어요. 여자 선배들이 똘똘 뭉치는 조직력에 당할 수가 없거든요.” 준비된 애교(?)로 평소 선배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 놓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소개팅 공세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는 유형도 있다. 고모(31·회사원)씨는 “여자 선배들이 오히려 애교에 약하다. 선배들이 기분이 나쁠 때는 영화를 보러가자고 조르기도 하고, 가끔은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자고 한다.”고 말했다. 고씨는 “전에 어떤 선배가 ‘나잇값도 못 한다.’고 해서 무척 기분이 상했지만 그때도 비슷한 방법으로 해결했다. 당시 선배가 솔로였는데 소개팅을 해 줬더니 나에게 무척 호의적이고 잘 대해 줬다.”고 말했다. ●채찍 우선, 당근은 나중에 나이 많은 남자 후배의 심리 상태를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는 호칭 문제다.‘선배!’라고 부르지 않고 말끝을 흐리든지 ‘저기요’‘○○씨’라고 부른다면 백발백중 나이 어린 여자 선배들을 조금은 고깝게 여기는 셈. 입사 4년차인 김모(29·여·회사원)씨는 호칭 문제를 바로잡는 노하우를 터득했다. 대놓고 나이를 말하지는 않지만 ‘제가 대학생일 때 ○○씨는 고등학생이었다.’는 식으로 끊임없이 나이 차를 상기시키면서 은근슬쩍 말을 놓는 후배들이 많다고 한다. 이런 후배들에 대해 김씨는 “오히려 존댓말도 꼬박꼬박 해주고 그 사람에게 편하게 대할 빈 틈을 안 주는 거예요. 그러면 시간이 지나면서 말을 놓는다든지 어리다고 얕보는 경우가 없어지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정모(33·여·A항공사 승무원)씨는 “남자 후배들이 ‘누구 누구씨’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무시하는 것 같아서 기분 나빠요. 심하다 싶을 때는 다른 연차가 있는 선배에게 이야기를 해서 혼을 내죠.”라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해결이 안 될 경우에는 ‘조직의 힘’을 동원한다. 동료들에게 얘기해 그 사람이 어린 선배를 얕본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동맹(?) 같은 것이 형성된다. 정씨는 “비행할 때 말도 안 시키고 밥도 따로 먹어요. 그러면 보통의 경우에는 백기 들고 투항하죠.”라고 설명했다. 사회 경험이 짧은 후배일수록 나이 어린 선배에 대한 적응도 떨어진다. 이럴 경우 선배들에게 대접받기를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 기대하기 어렵다. 김성희(30·여·공연기획사)씨는 “일도 못하면서 대접만 받으려는 남자 후배에겐 특효약이 있어요. 업무 실수를 한다든지 일을 제대로 못 하는 경우에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을 낸다.”고 말했다. 물론 채찍만이 능사는 아니다. 김씨는 “기회가 있을 때 ‘나이가 많더라도 내가 이 분야에서는 뭘 알아도 더 알고 하니까 따라 달라.’고 다독인다.”고 노하우를 공개했다. 평소 김씨의 말을 건성으로 듣던 남자 후배가 공연 장소를 잘못 섭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확실하게 길(?)을 들였다고 한다. 자기가 잘못한 일을 뒷처리해 주고 일처리도 확실하다는 것을 인식한 뒤에는 그 후배도 “선배!선배!”하며 잘 따르는 편이란다. C공사에서 일하는 김기윤(29·여)씨는 입사 1년차인 2004년 나이 많은 남자 후배 두 명을 한꺼번에 받았다. 한 명은 세 살, 또 다른 한 명은 일곱 살이 많았다. 내심 나이가 더 많은 남자 후배를 대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반대였다. 겨우(?) 3살 위인 남자 후배는 인사도 먼저 안하고 업무상 필요할 때를 제외하면 먼저 말을 거는 법이 없었다. 선배라는 호칭도 들어본 기억이 거의 없고 필요한 용무가 있으면 십중팔구 “저기요…”라고 운을 뗐다. 반면 7살이나 많은 남자 후배는 미안할 정도로 인사도 허리 굽혀 하고 아주 싹싹했다. 알고 보니 7살 많은 후배는 다른 직장을 2년 정도 다니다 입사했고,3살 연상의 후배는 고시를 준비하다 입사한 사회 초년병이었다. ‘사회 경험이 있었던 후배라 조직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법을 이미 터득하고 있구나.’란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반면 3살 많은 후배는 한동안 또래 여자 동기들은 물론 남자 선배들에게도 시쳇말로 씹혔다. 그 후배는 주위에서 싫은 소리를 계속 듣더니 결국 본인도 느낀 바가 있는지 몇 달 후엔 태도가 많이 나아졌다. “두 후배의 입사 초기 상반된 인상은 아직까지도 남아 있어요. 직장생활에서 나이가 자기 자리매김을 해주는 게 아니라는 걸 저 역시도 절실히 느낀 셈이죠.”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챔피언스리그] 英-佛 프리킥 논쟁

    세계사를 들여다 보면 영국과 프랑스는 앙숙이다. 중세 때 왕위 계승 문제 등으로 100년 전쟁을 치렀다. 근세에 와서도 식민지 지배권을 놓고 두 번째 100년 전쟁에 돌입하는 등 숱한 다툼을 벌여 왔다. 이런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21일 06∼0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이 열린 프랑스 랑스의 스타드 펠릭스 볼라르에서 촉발됐다. 홈팀 릴과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였다. 이날 맨유의 박지성은 결장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맨유를 상대로 1승1무를 거둬 맨유의 16강 진출을 가로막았던 릴은 효과적인 공세를 펼쳤다. 릴의 피터 오뎀윙기가 후반 17분 헤딩으로 맨유 골망을 갈랐지만, 파울이 지적되며 무효가 됐다. 후반 38분 논란의 장면이 연출됐다. 릴의 수비수가 루이 사아에게 반칙을 저질러 맨유는 상대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웨인 루니가 얼른 공을 세워놓자, 라이언 긱스가 잽싸게 골문 오른쪽 구석을 향해 왼발로 감아찼다. 릴의 골키퍼 토니 실바가 왼쪽 포스트에 붙어 선수 위치를 잡아주는 등 수비벽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실바는 깜짝 놀라 쫓아갔지만 공을 막을 수는 없었다. 클로드 푸엘 릴 감독이 선수들에게 철수 지시를 하고, 실바가 격렬하게 항의하다 옐로카드를 받았다. 하지만 규정상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골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영국엔 환상적이고 노련한 득점이었지만 프랑스엔 치사하고 비겁한 골이 된 셈. 릴 팬들은 1-0으로 승리한 맨유 선수들에게 야유와 함께 물병 등을 집어 던졌다. 앞서 경기 도중 프랑스 경찰은 펜스에 기어오르는 맨유 팬에게 최루가스를 사용하는 등 분위기가 험악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골 판정은 적절했다. 선수들 철수를 지시한 푸엘 감독을 징계해야 한다.”고 비난했고, 푸엘 감독은 “퍼거슨 감독이 주심에게 압력을 행사한다는 공공연한 비밀이 사실로 입증됐다.”고 맞받아쳤다. 양국 언론 반응도 극명하게 갈렸다. 프랑스에 기반을 둔 AFP통신은 “맨유가 승리를 훔쳐갔다.”고 성토했다. 반면 영국 언론 가디언 등은 “영리한 긱스가 승리를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네덜란드의 PSV에인트호벤은 에콰도르 출신 에디손 멘데스의 결승골로 아스널(잉글랜드)을 1-0으로 잡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글래스고 셀틱(스코틀랜드)도 AC밀란(이탈리아)과 0-0으로 비기며 선전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물만난 라울’ 16강전 2골 작렬 ‘반지의 제왕’ 라울 곤살레스(30·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의 사나이’다. 경기에 나서는 순간마다 새 역사를 쓴다. 그라운드를 밟으면 최다 출장 기록이 자동 경신된다. 골을 넣으면 통산 최다 득점을 갈아치운다. 라울은 21일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2골을 터뜨렸다. 레알은 뤼트 판니스텔로이의 골까지 합쳐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을 3-2로 제압했다. 라울은 이날 득점으로 대회 통산 56호 골을 기록했다.2위 판니스텔로이와는 8골 차. 또 최다 출장 경기를 107경기로 늘렸다. 역시 팀 동료인 호베르투 카를로스를 1경기 차로 앞섰다. 특히 라울은 지난 시즌 이 대회에서 단 2골에 그치며 구겼던 체면을 되살리고 있다.6경기에 나와 벌써 5골을 터뜨린 것. 판니스텔로이, 카카(AC밀란),16강 1차전을 치르지 않은 디디에 드로그바(첼시), 페르난도 모리엔테스(발렌시아)와 득점 공동 1위.99∼00(10골)·00∼01시즌(7골) 등 2회 연속 득점왕에 올랐던 라울이 6년 만에 최고 골잡이로 화려하게 복귀할지 주목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챔피언스리그] 아테네를 향해 쏴라

    [챔피언스리그] 아테네를 향해 쏴라

    ‘로드 투 아테네’세계 팬들의 시선이 쏠리는 06∼07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5월24일 새벽 2시45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아테네로 가기 위한 16강 1차전이 21·22일 치러진다.16강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널, 리버풀 등 잉글랜드 ‘빅4’가 모두 진입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이탈리아 세리에A는 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발렌시아와 인터밀란,AC밀란,AS로마 등을 올려놨다. 프랑스 르샹피오나는 올랭피크 리옹과 릴이 선전했다. 반면 독일 분데스리가는 바이에른 뮌헨만 합류했다. 네덜란드(PSV에인트호벤), 포르투갈(FC포르투), 스코틀랜드(글래스고 셀틱)는 1팀으로 반란을 꿈꾼다. 새달 7∼8일 2차전까지 끝나면 8일 8강 대진이 새로 꾸려진다. ●예측불허 가장 최근 우승트로피를 가져갔던 팀들이 만났다. 디펜딩챔피언 바르셀로나와 04∼05챔피언 리버풀이다. 호나우지뉴를 중심으로 리오넬 메시, 사뮈엘 에토, 하비에르 사비올라 등이 버티고 있는 바르셀로나 공격진이 스티븐 제라드, 피터 크라우치, 디르크 카윗의 리버풀보다 중량감이 있다. 하지만 호나우지뉴의 컨디션이 좋지 않고, 에토가 동료와 불화를 일으키는 등 변수가 있다. 바르셀로나는 안방인 누캄프에서 대회 13경기 연속 무패 행진 중이다. 03∼04시즌 16강 격돌 팀이 또 맞붙는다. 최다 우승(9회)의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4회 우승)이다.3년 전엔 레알이 이겼다. 레알의 ‘새로운 창’ 뤼트 판 니스텔로이와 뮌헨의 ‘영원한 방패’ 올리버 칸의 대결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독일월드컵 당시 옌스 레만에 밀려 벤치에 앉았던 칸은 자존심 회복을 벼른다. 03∼04 우승컵은 ‘변방의 반란’을 일으킨 FC포르투의 몫이었다. 당시 사령탑은 주제 무리뉴였다. 이후 첼시의 지휘봉을 잡은 무리뉴 감독이나 멤버가 뿔뿔이 흩어진 포르투나 성적이 좋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은 옛 팀을, 포르투는 옛 감독을 상대로 8강행을 노린다. 맨유와 아스널은 상대적으로 쉬운 상대다. 맨유는 지난 시즌 릴에 조별리그 패배를 당했으나 요즘 상승세를 감안하면 설욕이 무난하다. 박지성은 21일 새벽 4시45분 릴과의 1차전에 4시즌 연속 출장이 기대된다. 아스널은 02∼03,04∼05 조별리그에서 2승2무로 에인트호벤을 압도했다. ●득점왕 경쟁, 올드 앤 뉴 창 대결이 뜨겁다. 새바람의 선두 주자는 ‘야생마’ 디디에 드로그바(첼시)와 ‘하얀 펠레’ 카카(AC밀란). 각각 5골을 뽑아내며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드로그바는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17골)도 질주하는 등 동시 석권을 노린다. 팀 메이트 안드리 첸코(98∼99·05∼06 득점 1위)가 아직 완벽하게 부활하지 못해 드로그바의 활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삼바 축구’의 새 희망인 카카는 유효슈팅 1위(12번)를 차지하며 순도 높은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베테랑도 빛을 발하고 있다. 레알에서 밀려나 AS모나코(프랑스)-리버풀 등을 떠돌았던 페르난도 모리엔테스(발렌시아)가 드로그바 등과 공동 1위로 03∼04시즌 준우승·득점왕의 영광을 재현할 태세다. 맨유 시절 이 대회 득점왕을 3차례(01∼02·02∼03·04∼05)나 거머쥔 니스텔로이도 레알 유니폼을 입고 지난 시즌 악몽(1골)을 털어낼지 주목된다.‘챔스리그의 사나이’ 라울 곤살레스(레알)도 빼놓을 수 없다. 통산 최다골(54골), 최다 출장(106회), 득점왕 2회(99∼00·00∼01)를 자랑하는 그는 5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개헌해도 이번 대선·총선 그대로”

    노무현 대통령은 30일 79개 지방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청와대 오찬간담회에서 4년 연임제 개헌안 발의 시점에 대해 “2월 임기국회가 끝난 다음에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임시국회에서 중요한 입법처리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분명하게 설명했다. 따라서 개헌안 발의는 3월로 넘어갈 가능성도 높다. 노 대통령은 개헌 내용에서 “이번 선거(대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면 가급적 이번 선거 시기는 종전대로 하고, 다음 선거 시기를 맞출 수 있도록 그렇게 기술상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개헌 후) 5년 더 지나서 2012,13년 그때 가서 임기를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원 포인트 개헌’이 이뤄지더라도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하지 않고 현행대로 각각 12월, 내년 4월에 치르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이다. 노 대통령은 개헌의 부칙에 적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개헌 부칙을 정리할 때 이제 임기를 서로 맞추기 위한 경과 규정을 둬야 한다.”면서 “경과 규정을 만들기에 따라 5년 뒤에 적용되게 할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기술상의 문제이지 원칙상의 문제는 아니다.”라고도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민주노동당은 동시선거를 싫어하는 것 같고, 한나라당은 무슨 계산인지 말씀들을 안 해서 알 수 없다.”면서 “가급적이면 모두의 이해관계가 서로 어긋나지 않게 그렇게 발의하고 싶다.”고 의중을 털어놓았다. 노 대통령은 “1단계 개헌을 하고 나면 개헌 논의시기에 제한이 없어지고, 임기가 일치하기 때문에 언제나 개헌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뒤 “1단계 개헌을 하자는 게 제가 제기한 취지”라고 역설했다. 개헌 논의에서 권력구조 개편도 다루자는 의견에 대한 확실한 반대 입장이다. 노 대통령은 개헌 제안의 시기에 대해 “아무 악의 없다.”면서 “이번에 디디고 넘어가지 않으면 20년을 허송해야 된다는 그런 강박관념이 있다.”고 말했다.●“금융실명제,“불가능한 것” 노 대통령은 “한국의 대통령 권력은 절대로 지나치게 강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영삼 대통령의 금융실명제, 그 당시 긴급명령을 했던가.”라고 물은 뒤 “그것도 헌법의 조항을 엄격하게 해석하면 불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당시 민자당이라는 막강한 거대 정당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밀어붙인 것”이라고 했다.●“탈당 정치인, 국민이 판단” 노 대통령은 “대의명분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이것이 전형적인 노무현식 정치“라고 말했다. 여당의 탈당사태에 대해서는 “국민들은 지금 ‘무슨 셈이 있나보다.’,‘옛날에 우리가 말하던 보따리 정치냐.’,‘명분의 정치냐.’ 이렇게 보고 서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2위마저 위협받는 첼시

    갈 길 바쁜 첼시가 또 발목을 잡혔다. ‘로만제국’ 첼시는 20일 앤필드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리버풀과의 원정경기에서 디르크 카윗, 저메인 페넌트에게 연속골을 얻어맞고 0-2로 완패했다.이번 시즌 첼시와 맞대결에서 2승1패로 우위를 지킨 리버풀은 14승4무6패(승점 46)를 기록,2위 첼시와의 격차를 ‘5’로 좁혔다.1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57)가 22일 새벽 아스널(4위)에 승리해 3점을 보태면 첼시는 맨유 추격권에서 더 멀어진다. 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은 존 테리의 부상에 이어 히카르두 카르발류마저 감기 몸살로 빠지게 되자 전문 센터백이 아닌 마이클 에시엔과 파울로 페레이라를 중앙 수비로 옮겼는데 이것이 결정적 패착이 되고 말았다.무리뉴 감독은 경기 뒤 “지난해 12월부터 중앙수비수를 보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구단에선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나.”라며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를 겨냥했다. 에시엔과 페레이라는 경기 내내 리버풀의 투톱 피터 크라우치와 카윗에게 뒷공간을 내주는 등 불안한 모습이었다.두 골 모두 전반전에 터졌다. 첼시는 디디에 드로그바 등이 리버풀에 철저히 봉쇄된 데다 아르연 로번이 전반 20분 발목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까지 겹쳐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막판에 안드리 첸코까지 투입하는 극약처방을 했지만 역시 마찬가지였다.한편 설기현(28·레딩)은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28분 셰인 롱과 교체돼 17분만 뛰는 바람에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팀은 3-1로 승리했다. 잉글랜드 진출 50경기째 출장해 풀타임 활약한 이영표(30·토트넘) 역시 풀럼과의 원정경기에서 동료와 호흡이 맞지 않아 몇 차례 돌파를 허용하는 등 부진했다.1-1 무승부. 둘 모두 스카이스포츠로부터 평점 6이 매겨졌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문화코드’는 인간 이해하는 열쇠

    요즘처럼 ‘코드’가 부정적 의미로 쓰였던 적이 있을까.2007년 한국에서 ‘코드’는 ‘내편’과 ‘네편’을 가르는 이분법적 판단을 일컫는 보통명사가 돼버렸다. 하지만 코드는 인류가 이 땅에 발을 디디면서 알게 모르게 체득하게 된 나름의 법칙이다. 코드의 범위는 문화가 진화될수록 더욱 좁혀지면서 인종, 민족, 국가, 사회로 세분화된다. 미국인은 축구가 아닌 야구에 열광하고, 프랑스인은 저녁식사 자리에서 섹스 이야기를 할지언정 돈 이야기를 하지 않고, 일본인의 이혼율은 다른 선진국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이런 ‘이해하기 힘든’ 현상들의 원인을 명쾌하게 분석한 책이 나왔다. 문화인류학자이자 마케팅컨설턴트인 프랑스의 클로테르 라파유 박사가 쓴 ‘컬처코드’(김상철·김정수 옮김, 리더스북 펴냄)에 그 해답이 있다. ‘세상의 모든 인간과 비즈니스를 여는 열쇠’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이 책은 궁극적으로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한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한다. 기업의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의 마음 깊숙한 곳에 있는 ‘욕망’과 조우해야 한다는 것이다. 라파유 박사는 컬처코드를 “특정 문화에 속한 사람들이 일정한 대상에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의미”라고 정의하고 있다.‘코드’는 각자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경험한 문화를 통해 얻어지기 때문에 어린 시절을 어떤 문화 속에서 보내느냐에 따라 코드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미국인이 축구가 아닌 야구에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컬처코드’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쇼핑, 건강, 음식, 사랑, 직업, 정치 등 삶의 곳곳에서 우리가 사고하고 행동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지난 30년간 ‘포천 100대 기업’을 비롯한 세계적 대기업들을 위해 수행해온 컨설팅 작업의 결과다. 그러면 컬처코드는 어떤 식으로 기업들의 마케팅 성공을 위한 ‘비밀병기’가 됐을까. 프랑스와 미국에서의 광고 컨셉트를 달리 가져간 화장품회사 로레알의 사례는 매우 유용하다. 로레알은 미국인들이 ‘유혹’에 대해 부정적인 ‘컬처코드’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미국에서의 광고 컨셉트를 여성들의 자신감 부여 쪽에 맞췄다. 이는 관능과 유혹을 강조해온 로레알의 전통적 광고 컨셉트와는 완전히 달랐지만 결과적으로는 크게 성공했다. 이 책에서는 이 외에도 레고, 리츠칼튼, 네슬레, 롤렉스 등 ‘컬처코드’를 활용해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 여럿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일단 컬처코드를 알게 되면 어떤 사물도 예전처럼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296쪽,1만30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지성 공격포인트 ‘예감 굿’

    ‘빅4, 빅뱅.’ 이번 주말 전세계 축구팬의 이목이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에 집중된다. 프리미어리그 명문인 ‘빅4’가 일제히 격돌하기 때문이다.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22일 새벽 1시 에미리트스타디움 원정에서 4위 아스널과, 앞서 2위 첼시는 20일 밤 9시45분 안필드 원정에서 3위 리버풀과 맞닥뜨린다. 상위권 경쟁의 흐름이 일순간 바뀔 수도 있는 중요한 경기다. 맨유는 18승3무2패(승점 57)로 2위 첼시(15승6무2패)를 승점 6차로 앞서 있으나 아스널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대다. 올시즌 맨유가 당한 2패 가운데 1패를 아스널에 당했다. 지난해 9월 안방 올드트래퍼드 1차전에서 0-1로 졌던 것. 당시 맨유는 페널티킥 위기를 잘 넘겼으나 후반 막판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얻어맞았다.1차전에서 결장했던 티에리 앙리가 나올 것으로 보여 맨유의 복수혈전 결과가 흥미롭다. 한국 팬으로서는 이번 ‘빅뱅’에서 ‘파워 엔진’ 박지성(26)의 활약이 가장 큰 관심거리다. 오랜 부상에서 돌아온 박지성은 지난 14일 애스턴 빌라전에서 올시즌 첫 골(1도움)을 터뜨리며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특히 아스널은 박지성이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쐈던 팀이라 예감이 좋다. 지난 16일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맨유TV와의 인터뷰에서 “아스널전은 반드시 승리해 리드를 지켜내야 한다.”면서 “박지성과 루이 사아가 좋은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말해 박지성에 대한 신뢰와 선발 출격을 암시했다. 또 독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맞닥뜨렸던 토고 출신 스트라이커 아데바요르와의 맞대결이 성사될지도 주목된다. 갈 길 바쁜 디펜딩챔피언 첼시에게도 리버풀은 만만치 않다. 두 팀은 올시즌 2번 만났다. 지난해 8월 프리미어리그 우승팀과 FA컵 챔피언이 단판 승부를 벌이는 FA커뮤니티실드에선 첼시가 1-2로 졌다. 한 달 뒤 정규리그에서 디디에 드로그바의 결승골을 앞세운 첼시가 1-0으로 앙갚음을 했다. 하지만 첼시는 수비진의 잇단 부상으로 최근 6경기에서 부진(2승4무)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칼링컵] 첼시 망신살

    선수들 몸값만 2억 3500만파운드(4273억원)에 이르는 첼시가 몸값이 겨우 8만파운드(1억 4500만원)인 4부리그 위컴 원더러스와 승부를 가리지 못해 망신을 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강호 첼시는 11일 영국 위컴 애덤스파크에서 벌어진 칼링컵(리그컵) 준결승 1차전에서 전반 36분 웨인 브리지가 선제골을 뽑아내고도 후반 32분 저메인 이스터에게 동점골을 허용,1-1 무승부를 기록했다. 1부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첼시와 4부리그(리그Ⅱ) 6위인 위컴의 순위 격차는 71계단이나 돼 현지에선 충격을 넘어 경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위컴의 ‘변방 반란’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 칼링컵 4강에 오르기까지 위컴은 프리미어리그의 풀럼, 찰턴 애슬레틱을 연달아 격파한 바 있다. 위컴은 이날도 디디에 드로그바, 안드리 첸코가 나오지 않았지만 마이클 에시엔, 미하엘 발라크, 클로드 마켈렐레 등 걸출한 선수들이 나선 첼시를 맞아 전혀 주눅들지 않는 모습이었다. 위컴은 전반 19분 이스터가 날카로운 크로스로 첼시 문전을 위협하는 등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왔다. 다급해진 첼시는 후반에 벤치에 앉아 있던 프랭크 램퍼드까지 불러내야 했다. 1만여 홈 팬의 열렬한 성원을 등에 업은 위컴은 슈팅수 5-8, 점유율 46%-54%로 몰렸지만 종료 13분 전 이스터가 동점골을 뽑아 승리나 다름 없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준결승 2차전은 24일 런던 스탬퍼드브리지에 있는 첼시 홈 구장에서 열린다. 한편 스페인 2부리그(세군다) 바야돌리드도 국왕배 16강전에서 프리메라리가의 비야레알을 2-1로 격파, 파란을 일으켰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행운의 7번’ 괴물 호날두

    ‘괴력!호날두!’ 포르투갈 출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1)는 2003년 10대 선수 사상 최고 이적료(약 230억원)를 받고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에서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그리고 등번호 7번을 달았다. 이때 만해도 맨유 간판 스타 조지 베스트,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 등이 대물림한 7번을 이어받을 만한 선수인가 하는 의구심이 많았다. 독일월드컵 8강전에서는 잉글랜드와 맞붙어 맨유 동료인 웨인 루니의 퇴장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썼다. 잉글랜드 팬의 극성스러운 비난에 호날두 스스로 “떠나고 싶다.”고 토로했을 정도. 하지만 06∼07시즌 프리미어리그가 개막하자 호날두는 ‘미완의 대기’에서 ‘괴물’로 거듭나며 비난을 떨쳤다. 최근 3경기 연속 2골씩을 폭발시키며 맨유 선두 질주의 선봉장으로 나선 것. 모두 결승골을 뿜어냈다. 지난달 31일 레딩전에서도 2골 1어시스트로 3-2 승리의 주역이 됐다. 불과 일주일 전 10위권 밖이던 득점 순위는 2위(12골)로 대폭 끌어올려 디디에 드로그바(13골·첼시)의 턱밑까지 쫓아갔다. 맨유 선수 가운데 득점 1위. 호날두가 고공비행을 거듭하는 것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맨유 팬이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준 결과. 정신적으로 안정되자 플레이가 더욱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트레이드 마크인 화려한 드리블을 줄이고 패싱력을 살렸다. 어시스트도 벌써 5개다. 또 공 한 가운데를 차, 회전 없이 날아가다 뚝 떨어지는, 야구의 너클볼을 닮은 ‘무회전킥’을 앞세워 득점력도 한껏 높이고 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

    사람이 사랑을 하면서 늘 행복하고 아름다운 추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슬프고 가슴 아픈 사랑 하나쯤 가슴에 안고 사는 이 하나 없을까마는, 유난히 찌질하고 구차한 연애질에 이력과 넌더리를 쳐 본 기억이 당신은 있으신지. 하지만 그럼에도 쳐내면 자라는 쭉정이처럼 의지와 상관없이 무럭무럭 자라는 감정의 이끌림은 도대체 지치지도 않는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다며 밤낮 울기만 하던 캔디처럼, 사랑의 감정은 도대체 어쩌질 못하는 건가 보다. 이놈의 망할 사랑, 이유가 있을 거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 아찔한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하는 ‘브로크백 마운틴’(Brokeback Mountain,2005년) 속 배경은 또 다른 중요한 캐릭터이다. 에니스와 잭이 선입견과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무한한 자유와 절대고독을 경험하는 곳이며 그 누구도 쉽게 도달할 수 없었던 사랑의 실체를 손에 닿을 만큼 다가갔던 곳. 그런 자연에 비해 사람들이 발을 디디고 사는 공간은 누추하고 옹색하기 그지없다. 이런 대비는 사랑에 대한 우리의 수동적인 선입견을 꼬집으며 세속적인 것을 초월하는 사랑의 실체를 보여주려던 의지표명이지 않았을까. 영화의 마지막. 단 한 번도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적 없는 두 사람은 사랑에 도달하기까지의 그 힘들고도 먼 여정, 지상에서 이루지 못한 채 죽음까지도 초월한 사랑의 위대함을 선사하며 감동을 준다. 이 사랑의 맹세 장면은 촬영 당시에도 거의 모든 스태프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7쌍의 사랑 이야기이자 동시에 우리 모두의 사랑 이야기 ‘러브액추얼리’(Love Actually,2003년).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회상을 빌려 들어보면,“로스앤젤레스에서 영화를 찍고 있을 때 였어요. 공항에서 짐을 찾으려고 한 시간 정도 서 있어야 했는데 정말 볼거리가 많았어요. 평범한 사람들이 따분한 얼굴로 서 있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갑자기 애정과 관심이 듬뿍 담긴 얼굴로 변하는 거예요. 바로 그 순간, 그 사람들의 표정에서 사랑하는 이에 대한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거죠. 저는 바로 이런 진실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모든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가슴 속에 담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현실로 돌아가길 바랍니다.” 사랑이 있다거나 없다는 시대착오적이고 불필요한 논쟁은 의미가 없다. 이미 우리는 사랑의 수많은 실체를 보아왔고, 살과 몸으로 느끼며 살고 있다. 다만 사랑을 하는 이 순간에도 외롭다는 게 문제겠지. 그러니 생각해볼 문제는 ‘사랑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이다. 사랑을 하는 순간에도 외롭고, 내 마음 같지 않은 전달의 미숙함과 표현의 부족함 그리고 충분히 흡족하지 않은 사랑의 충만에 대해 생각해보면 여전히 ‘그것’은 어렵고 불편한 일로만 여겨진다. 그러면서 수십 번도 맹세했을 “다시는 사랑 안 한단 말…”. 입 보살이라고 했다. 말하는 대로 될 것이며, 믿는 대로 된다는 언행일치의 법칙이렸다. 내가 사랑을 안 하는데 누가 사랑을 주겠는가. 동시에 그 말은 “누가 나 좀 사랑해 주세요.”아니던가. 이유가 있을 거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해야만 하는 이유. 아마, 눈물과 아픔의 상처와 외로움마저도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 아닐는지. 시나리오 작가
  • [임일영 특파원의 천일야화] 아랍의 내밀한 그 곳!

    [임일영 특파원의 천일야화] 아랍의 내밀한 그 곳!

    카타르에 온 뒤 가장 낯설었던 공간은 화장실이다. 당황스러웠던 것은 입식 소변기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 웬만한 첨단 신축·공공건물이 아니면 입식 소변기가 아예 없다. 또 바닥에는 항상 물이 촉촉하게 고여있어 긴 바지를 입고 발을 잘못 디디면 낭패다. 더 황당한 경우는 오래된 건물에 가면 아예 휴지가 없는 곳이 꽤 있다. 조금 찜찜한 마음이 들었지만 하루에 몇 번씩 불가피하게 볼 일이 생기는 법. 은밀한 공간인 화장실에서 정신을 가다듬는 순간, 옆 칸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샤워기에서 물을 뿜어내는 소리였다. 돌아보니 모든 좌변기의 측면에는 잔디에 물을 뿌리는 스프레이 같은 장치(왼쪽 사진)가 달려 있다. 여러 곳의 공중화장실을 돌아다니다 보니 알루미늄 재질에 분사 버튼이 달린 깔끔한 장치부터 수도꼭지에 연결된 고무 호스까지, 일을 본 이후 휴지 대신 쓴 왼손 혹은 직접 닦아내는 다양한 ‘세정시설’이 있었다. 물론 수온조절 등 부가기능은 전혀 없고 오로지 물을 분사하는 기능만 있다. 내부에 장착된 서양식 비데와 달리 외부에 있기 때문에 화장실 바닥에 항상 물이 고여 있고, 덕분에 종일 대기하면서 물기를 닦아내는 이색직업도 있다. 좀더 고급시설에 가면 좌변기 바로 옆에 설치된 세라믹 재질의 장치(오른쪽 사진)가 있다. 일을 본 뒤 변기에서 옆으로 옮겨 앉아 뒤쪽 레버를 조작하면 물이 분출되도록 돼 있다. 중동식 비데 장치는 아랍국가 대부분이 수도시설을 갖춘 1970년대 일반화됐다.“항상 몸을 청결히 하라.”는 이슬람의 신앙적 규범서 ‘하디스(일명 쑨나)’에 따른 것. 단순히 위생적 목적 외에도 종교적인 의미도 있다. 교조 마호메트는 “청결은 신앙의 절반”이라고 말했다. 신체의 청결이 영혼의 청결로 옮아간다는 믿음 때문. 흐르는 물을 사용할 수 없었을 때는 모래를 이용했다고 한다. 재밌는 점은 또 있다. 이슬람 문화는 기본적으로 오른손 우선이다. 식사를 하고 선물을 주고 안내를 하는 등 좋은 일은 오른손의 몫이다. 반면 용변을 보고 신발을 닦고 코를 풀 때는 왼손을 쓴다. 심지어 화장실에 들어갈 때조차 왼발을 먼저 들여놓는다. 덧붙이면 성지 메카 쪽을 향해 용변을 보는 것은 불경스러운 일로 규탄대상이 되기도 한단다. 도하에서 argus@seoul.co.kr
  • 인권 선진국 佛도 ‘감옥은 죽음의 온상’

    |파리 이종수특파원|‘감옥은 병과 죽음의 온상’ 인권 사각지대인 감옥의 자화상은 인권을 중시하는 프랑스에서도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 프랑스 국립윤리자문위원회가 8일(현지시간) 수감자들의 열악한 건강과 인권탄압 상황을 담은 ‘건강과 형무소의 의료행위’를 공개했다. 자문위는 보고서에서 ▲밤마다 가슴 통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지만 의료진을 만나지 못하는 40대 수감자 ▲뇌출혈로 죽어가는 수감자 등 다양한 인권탄압 사례를 꼬집었다. 또 숱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건강 검진을 할 때 수감자에게 수갑을 채우는 관행도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감옥은 병과 죽음의 온상이다. 감옥은 퇴행과 절망, 폭력과 자살의 공간”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감옥 자살비율은 일반인의 7배나 된다.”며 “그 가운데 절반은 무죄로 추정되는 피의자”라고 설명했다. 이런 높은 자살률의 원인으로 지나친 격리조치를 들었다. 윤리자문위원장인 디디에 시카르 교수는 “법이 아니라 법과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이 문제”라며 “건강은 유전자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중과 관련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수감자들의 정신 건강 악화를 우려했다. 그에 따르면 감옥이 갈수록 정신병자 격리 공간으로 변질되면서 수감자의 14%가 정신병에 걸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리자문위는 대안으로 의사들이 ‘중립성의 함정’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했다. 시카르 위원장은 “수감자와 감옥체계 사이에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잘 인식하고 의료인으로서 건강분야의 간섭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vielee@seoul.co.kr
  • [산이좋아 산으로] 경기 남양주 천마산

    [산이좋아 산으로] 경기 남양주 천마산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과 오남면에 걸쳐 있는 천마산(812.4m)은 1983년에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교통이 편리하고 그다지 높거나 험하지 않아 하루 산행으로 부족함이 없다. 최근 마석 주변이 개발되며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 예전과 같은 호젓함은 다소 덜하나,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전나무 숲 삼림욕장과 운동시설 등도 갖춰져 있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 인근 스타힐 리조트에서 스키를 즐기기에도 좋다. 천마산(天摩山)이라는 이름에는 태조 이성계의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고려 말 이성계가 마석에 사냥을 왔다가 지나가는 노인에게 산 이름을 물었는데, 그는 “소인은 무식해서 모른다.”고 대답했다. 이성계는 혼잣말로 “이 산은 매우 높아 푸른 하늘에 홀(笏·조선시대에 관직에 있는 사람이 임금을 만날 때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이 꽂힌 것 같아 손이 석자만 더 길었으면 가히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手長三尺可摩天).”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이때부터 ‘하늘을 만질 수 있는 산’이라는 뜻의 천마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그 말처럼 남양주의 한복판에 우뚝 서 있어 웅장한 느낌을 준다. 165번 버스 기점인 호평동 라인아파트 앞 포장도로를 따라 10분 올라가면 수진사 앞에 닿는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이 앞 공용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포장도로가 쇠사슬로 막혀 있는 지점부터 산책로를 겸한 산길이 시작된다. 매표소에서 약 5분을 올라가면 좌측으로 상명여대 생활관이 있고 임도를 따라 오르다 보면 계곡을 만나는 곳부터 산길이 시작된다. 계곡으로 나있는 오솔길은 가로질러 가는 길이다. 계곡을 두번 건너면 전나무 숲이 우거진 삼림욕장이 나온다. 운동시설 등이 갖춰져 있어 주변 주민들도 자주 찾는 곳이다. 계속 계곡을 따라 오르면 천마의 집이 나오고 다시 임도가 시작된다. 임도를 따라 100m 올라가면 길이 끝나고 오른쪽으로 능선을 따르는 완만한 산길이 시작된다. 산행 기점에서 이곳까지는 약 40분이 걸린다. 등산로 곳곳에 쉬어갈 수 있는 의자가 있고 안내판 시설이 되어있다. 임도에서 약 300여m 구간은 전나무가 우거진 침엽수림이다. 정상까지는 갈림길이 없기 때문에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꺽정바위부터는 간간이 바위지대가 나타난다. 하지만 굵은 로프로 안전 펜스가 설치되어 있고 한번에 디디기 힘든 바위에는 철판으로 만든 발디딤도 되어 있다. 꺽정바위를 지나 5분을 가면 넓은 공터와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에서도 조망이 트여 남쪽 발아래로 스키장이 내려다 보인다. 헬기장에서 정상까지는 500여m 거리다. 헬기장에서 올려다 보이는 능선 하늘금은 쉼터 방면 하산로와 갈라지는 곳이다. 이 길로 내려가면 천마산 심신수련장과 관리사무소, 마치터널 쪽으로 하산할 수 있다. 천마산 정상은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약 150m 더 능선을 타고 간 곳으로, 이 구간도 암릉지대로 되어 있다. 작은 안부를 지나 천마산 정상에 서면 태극기와 정상 표지석, 안내지도가 서있다. 천마산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철마산(709.5m)과 주금산(813.6m)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천마지맥이 조망되고, 맑은 날은 북한산과 도봉산도 보인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천마산과 철마산을 잇는 능선종주도 가능하지만 겨울철은 서둘러야 당일 산행이 가능하다. 호평동과 청소년심신수련장 관리사무소 방면을 들머리로 하면 입장료를 내야한다.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이다. 남양주 시민은 신분증을 제시하면 무료입장할 수 있다. # 여행 정보 1982년 한국최초로 사계절 전천후 스키장으로 개장해 최근 이름을 바꾼 스타힐리조트(www.starhillresort.com)는 서울에서 가까워 1시간이면 접근이 가능,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20만평 규모에 슬로프 5개와 리프트 7기가 운행한다. 특히 플라스틱 인조 슬로프 2곳이 있어 계절에 관계없이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스키장 외에 부대시설로 6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타힐 리조텔과 식당 등을 운영하며, 여름철에는 수영장도 문을 연다. 글 이영준(월간 MOUNTAIN 기자)
  • [녹색공간] 나노에 희망을/ 박정임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

    세탁기를 돌릴 때마다 기분 좋게 누르던 은나노 선택단추를 당분간 자제해야 할 것 같다. 최근 미국 환경보호청은 살균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은나노 입자를 살충제처럼 규제하겠다고 발표했다. 나노 입자의 유해 가능성은 몇해전부터 제기되어 왔지만 그야말로 우려 수준에 그쳤던 것이 사실이다. 일년전만 하더라도 미 환경보호청은 은나노 세탁기에 살충제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결정한 바 있다. 반년전 미국과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들은 은입자로 세균을 죽이는 참신한 기술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은나노 세탁기 입장에서 보면 미 환경보호청의 결정은 기가 막힌 배신처럼 보이기도 할 것 같다. 삶지 않고도 살균이 가능한 세탁의 새로운 기술로 각광받았는데 어느날 갑자기 해로운 살충제 취급을 당하니 말이다. 나노는 10억분의1을 뜻하는 말이다. 물분자의 크기가 0.3나노미터이고, 세포막은 8, 바이러스는 100, 사람의 머리카락 두께는 약 8만나노미터이다. 통상 나노물질이라고 하면 1∼100나노미터 크기를 말한다. 재미있는 것은 나노 크기로 만든 입자는 덩어리로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성질을 갖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던 물질이라도 나노 크기가 되면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던 다양한 기능의 새로운 물질이 되는 것이다. 나노기술의 무한한 가능성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생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노기술 적용 사례로는 화장품을 들 수 있다. 화장품에 들어 있는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입자가 피부각질층을 통과하여 피부 속에 흡수됨으로써 미백, 자외선 차단 등의 기능을 나타낸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 메모리, 에너지 및 교통, 건강관리 분야에서 새 산업을 창출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나노기술 경쟁력은 세계 4위로, 산업화에 성공한 나노기술만도 지난 2년간 200건에 이른다.2020년에는 전체 산업의 18%에 해당하는 59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있다. 이대로라면 나노기술은 앞으로 우리를 먹여 살릴 기술이다. 문제는 나노기술이 환경과 인체에 미칠 부작용에 관하여 아는 것이 너무 없다는 것이다. 나노입자가 걱정되는 이유는 그 작은 크기뿐 아니라 환경과 인체에는 매우 낯선 존재이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위험이 명백하게 나타나기 전까지는 새로운 기술이나 물질에 대하여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살충제 디디티와 석면처럼 처음에는 획기적인 기술로 각광을 받다가 훗날 엄청난 피해를 경험한 인류는 이제 좀 현명해진 것 같다. 새로운 기술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고, 따라서 뒤늦게 피해를 돌이키려 하기보다는 사전에 유해성 여부를 충분히 검토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도 낫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미국은 나노기술의 연구와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쓰는 한편, 나노기술이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부작용을 연구하는 데에도 내년 한해에만 40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미 환경보호청의 은나노물질 규제 결정도 새로운 기술에 대한 사고방식의 전환과 나노기술에 대한 정책적인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 여겨진다. 억울해 하는 은나노 세탁기와 나노기술에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고 격려하고 싶다. 무공해 에너지를 만들고, 암세포를 골라 죽일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노입자들이 환경으로 쏟아져 나왔을 때 발생할 수도 있는 위험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자라보고 놀란 가슴’이라고 비웃어도 할 수 없다. 환경과 인체에 대한 나노입자의 유해성을 잘 알게 될 때, 그리하여 그 피해를 줄이는 노력과 합당한 관리를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나노기술은 우리와 후손을 먹여 살릴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정임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
  • [녹색공간]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박정임 한국환경정책평가硏 책임연구원

    학회에 다녀왔다. 환경에 해로운 물질이 무엇인지, 그것이 공기·토양·물 환경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독성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학회이다. 생태계와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제는 널리 알려진 납이나 크롬 같은 중금속부터 ‘아니, 이것도 문젯거리가 된다니.’ 할 정도의 새 연구대상까지 각양각색의 문제를 놓고 일주일을 지내고 나니 도대체 이 세상에서 생명을 유지하고 사는 것이 가능한 일이기는 할까 싶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더니 우리 생활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하고자 만들어낸 물질이, 한편으로는 미처 알기도 전에 우리 몸과 우리가 살아가야 할 터전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단다. 하긴 그리 새로운 사실도 아니다.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고 칭송되던 석면은 이제 그 처리를 두고 궁리가 이만저만이 아니고, 그 효과와 경제적 가치에 힘 입어 노벨상까지 받은 당대 최고의 물질인 디디티는 환경에 큰 재앙을 낳고 나서야 사용이 금지되었다. 지금 우리가 필요해서 사용하는 것 중에 어떤 게 석면과 디디티의 뒤를 잇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를 만큼 복잡하지만 우선 떠오르는 문제-잔류성 화학물질, 의약물질, 나노물질-만 얘기해 보자. 잔류성 화학물질은 물질 자체의 독성뿐 아니라 환경 중에서 쉽게 분해되지 못하여 먹이사슬 과정에서 농축되거나, 전지구적으로 장거리 이동하는 특성 탓에 더욱 문제가 되는 유해물질이다. 지금까지 잔류성 화학물질로 분류되어 특별관리를 받는 화학물질은 피시비·디디티·다이옥신을 포함하여 12종에 이른다. 내화제로 우리 생활 곳곳에 사용해온 브롬계 방염제나 치약·비누에 들어 있는 항균제 성분인 트리클로산 성분도 여기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최근 들어 힘을 얻고 있다. 잔류성 화학물질이 현재완료형의 유해물질이라면 의약물질은 최근에 인식되기 시작한 현재형 환경오염 물질이다. 병을 치료하려고 사용하는 물질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나아가 우리 몸에 해를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심정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이다. 하지만 의약물질이 몸의 병을 낫도록 하는, 즉 특별한 생물학적 효과를 나타내도록 만들어진 화학물질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 물질이 필요없는 사람이나 물고기에게 들어왔을 때 나쁜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예컨대 환경 중에 항생제가 흘러들어감에 따라 내성균이 증가한다든가 또는 호르몬 성분으로 물고기 성별이 교란된다든가 하는 우려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잔류성 화학물질만큼 그 위험이 증명되지는 않았어도 의약물질로 인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려는 규제와 관리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것도 그 때문이다. 의약물질이 현재형 우려물질이라면 나노물질은 가까운 미래에 걱정거리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매우 작은 입자라는 특성 덕에 전기·의료·화장품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각광받는 나노물질은 바로 그 크기가 문제다. 대기 중 먼지도 크기가 작을수록 독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기 중 먼지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인 마이크로미터보다 1000분의1이나 작은 나노미터 크기의 입자는 호흡뿐 아니라 피부를 통해서도 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고 한다. 담배의 위험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50년이 걸렸다. 의약물질이나 나노물질이 환경과 인체에 미칠 위험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아직 훨씬 많다. 그러나 환경과 건강에 관련된 문제는 범죄자를 밝혀내는 것과는 다르다. 피해의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도 우려가 된다면 일단 최선의 조치를 하는 것이 상책이다. 어떤 물질이든 세상에 나오는 순간부터 사용되고 폐기될 때까지 전과정에 걸쳐 환경과 인체에 미칠 영향에 대하여 신중하게 예측하고 평가해야 한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했다고 해도 우리의 지식은 짧고, 세상엔 공짜도 없기 때문이다. 박정임 한국환경정책평가硏 책임연구원
  • 70대노인이 매일 물구나무 서기를 하는 까닭

    70대노인이 매일 물구나무 서기를 하는 까닭

    “‘서독(西毒)’ 구양봉(歐陽鋒)은 진융(金庸)의 무협소설에 나오는 4대 무림 고수중 한 사람이다.그는 화산논검(華山論劍)에서 물구나무를 서서 걸어다니며 뛰어난 무술 실력을 발휘해 강호의 무림 고수들을 가볍게 물리친다.” 중국 중부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에 ‘서독 구양봉’과 같은 인물이 등장했다.올해 70살인 그는 매일 물구나무를 서서 무술을 연마하거나,미동도 않고 5분 이상 물구나무를 서서 체력을 단련한다. 8일 소상신보(瀟湘晨報)에 따르면 그 기인(奇人)의 이름은 쑹궈쥔(宋國鈞)씨.후난성 도로기계공정사를 퇴직한 은퇴 공무원이다.이웃주민 둥샤오민(董小民)씨는 “매일 아침 공원에 나와 물구나무를 서서 무술을 연마하고 있다.”며 “그의 나이가 70살을 넘었지만 30∼40대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마 물구나무 서기를 통해 무술을 연마한 덕분이다.”고 말한다. 7일 오후 30분쯤 창사의 한 공원.달콤한 낮잠을 즐긴 쑹씨는 공원 주위를 천천히 뛰면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다.“물구나무 서기하는 동작을 보여줄 수 있느냐?” 한 이웃 주민이 물었다.“그럼요,그거 별로 어렵지도 않은 일인데요.”라며 흔쾌히 대답했다. 그는 곧바로 물구나무 서기 동작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물구나무를 서서 5분 동안 그대로 서 있을 수 있습니까?”“조금도 문제가 없어요.”라고 대답한 쑹씨는 물구나무 서기를 한채채 전혀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1분,2분,3분,5분,8분….물구나무 서기를 한지 조금 지나자 그는 눈을 지그시 감으며 편안한 모습이어서 마치 ‘적멸’의 상태로 들어서 있는 듯 했다. “당신에게 약속한 시간이 지났어요.”라며 쑹씨는 물구나무 서기를 하기 위해 하늘 쪽으로 올렸던 다리를 서서히 내리면서 동작을 끝냈다.하지만 그는 숨이 가빠지거나 심장 박동수에 전혀 변화가 없는 것 같았다. 그는 물구나무 서기를 해 무술을 연마하는 등 건강을 다져온 것은 이미 10년이나 됐다고.지난 1995년 5월 어느날 쑹씨는 낮잠을 자고 일어나다가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뒤로 넘어져 기절하고 말았다. 곧바로 병원에 실려간 그는 4일 밤낮 동안 깨어나질 못했다.병원측은 10일만에 퇴원하는 쑹씨에게 혈압이 너무 낮으니 앞으로 조심하지 않으면 큰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특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양 섭취 외에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에서 퇴원한 그는 집 주변을 산보하거나 태극권을 연마했다.이런 운동들이 쑹씨의 혈압을 높여주기는 했으나 근본적인 치유책으로는 조금 부족했다. 그러던중 그해 가을 우연히 물구나무 서기를 했는데,그때 너무너무 편안했다.이후 물구나무 서기를 하는 횟수가 잦아지면서 혈압도 고대 정상으로 돌아왔다.이때부터 물구나무 서는 동작이 쑹씨의 가장 중요한 운동으로 바뀌었다.요즘들어서는 물구나무 서기 동작을 5∼8분 정도 거뜬히 할 수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열린 제1회 창사 건강노인 선발대회에서 ‘물구나무 서기’ 동작으로 1등상을 받았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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