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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마, 性의 정체에 물음표 찍다

    티없는 동심(童心)을 담은 이란영화 ‘천국의 아이들’이기대밖의 롱런에 들어간 이즈음,동심에 카메라를 들이댄또 한편의 영화가 멀리 스페인에서 날아왔다.스페인의 대표감독 몽소 아르멘다리스의 ‘내마음의 비밀’(Secrets of the Heart·14일 개봉)은 아이의 눈을 빌려 끈질기게 성(性)의 의미를 캐묻는 성장영화다. 아홉살짜리 하비(안도니 에르부루)에게 세상은 무섭고 어려운 거인같기만 하다.형과 함께 도시의 이모집으로 옮겨와 학교에 다니지만,징검다리 하나도 혼자 못 건너는 겁쟁이다.그런 꼬마가 성의 정체에 물음표를 찍게 되는 건 부활절 휴가를 보내러 시골집에 내려와서부터다.2층 방문을꼭꼭 잠궈놓는 어머니 때문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내밀한 행위들에는 덮어놓고 궁금증이 인다.이모네 옆집의조각상 밑에는 뭐가 숨겨졌을까,그집 지하실에서 들린다는 신음소리는 또 뭘까. 눈높이에 따라 성에 대한 해석은 얼마든 달라지게 마련.당연한 명제를 새삼 들여다보는 재미가 특별하다.정상이냐비정상이냐의 이분법으로 성을 재단하는 어른들의 해석기준은 영화에선 의미가 없다.아버지를 자살로 내몬 엄마와삼촌의 사랑,이모의 동성애,이모 친구와 옛애인의 불륜.하비의 눈에 그 모두는 관계를 이어주는 인간행위로 단순화할 뿐이다. 다분히 유럽풍이다.가볍고 산뜻한 화면 대신 차분한 분위기로 일관했다.등장인물들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게 아니라,‘성’이란 주제에 인물들이 열심히 복무하는 듯한 전개방식도 색다르다.지난 98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작. 황수정기자
  • ‘세친구’연출 송창의 PD…“어른들에 볼거리 제공 큰 보람”

    종영을 앞두고 본격적인 짝짓기 작업에 들어갔던 MBC시트콤 ‘세친구’는 뜻밖의 반전을 택했다.9일 마지막회에서결혼에 골인하는 커플은 윤다훈-안연홍 한쌍뿐.박상면은임신한 누님(반효정)에게 결혼식을 양보하고 정웅인은 레즈비언 취향의 민희에게 버림받고 만다. 지난 4일 마지막 녹화를 끝낸 ‘세친구’팀은 서울 강남구의 모 회사 지하강당을 빌려 오붓한 쫑파티를 열었다.한바탕 잔치가 끝난듯한,시원과 섭섭이 엇갈리는 묘한 분위기. 맥주 몇잔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송창의PD는 “잘 나갈때 끝내보는 게 소원이었는 데 뜻대로 돼서 다행”이라는말부터 꺼냈다. 14개월동안 마누라보다 대본작가들의 얼굴을 훨씬 많이봤다며 우선 한달동안은 배낭 하나 메고 실컷 국토순례나한 뒤 6월부터 새 작품에 돌입할 생각이란다.“10대 위주로 돌아가는 TV에서 어른들이 볼만한 프로를 제공했다는데 보람을 느낍니다.다만 ‘세친구’인기가 자극적 소재를사용한 시트콤을 양산시킬까봐 걱정스러워요.” 송PD는 MBC에서 20년동안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남자셋 여자셋’등 오락물을 연출한 잘나가던 PD 출신.지난해 10월 ‘세친구’를 갖고 외주제작사로 옮겼다.시트콤‘케빈은 12살’을 보고 저렇게 자연스럽게 웃기는 프로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꾼지 꼭 10년만이다. “6∼7년 전만 해도 탤런트 보고 코미디하라면 ‘날 어떻게 보냐’고 화를 냈는데 요즘은 시트콤에 대한 인식이 확실히 변했어요.” 이승연,박중훈 등 수많은 까메오들이 섭외도 안했는데 ‘출연 좀 할 수 없느냐’며 자청해왔다고귀띔했다. 그가 내세우는 ‘세친구’만의 성공비결은 탄탄한 스토리전개.다른 시트콤들이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에 재미를 의지하는 반면 ‘세친구’는 기승전결을 명확히 했다. 앞으로 어떤 시트콤을 선보일지 아직 모른겠단다. 가족물이든 성인물이든 자신의 스타일대로 상대적으로 제약이 덜한 오후11시대를 지키겠다는 방향만 세웠다. “저는 송 감독님을 믿어요.앞으로도 그분이 하신다면 무조건 출연할 거예요.”곁에서 잠자코 맥주잔을 들던 윤다훈이 한마디 거들었다.그는 대마초 사건으로 탈락한 신동엽 대타로 들어가 톱스타급으로 훌쩍 커버린 장본인.하긴어찌 출연을 마다하겠는가.‘세친구’가 그에게 물어다준CF만도 무려 27편이 된다는데.(참고로 ‘세친구’출연진들이 벌어들인 총 CF개런티는 40억∼50억원에 이른다는 추산이다.)허윤주기자 rara@
  • 포커스/ 극단 배우세상의 ‘칼맨’

    극단 배우세상이 지난 5일부터 인간소극장에서 공연중인연극 ‘칼 맨’(김태수 작·윤우영 연출)은 용서와 사랑을 강조한 심리극 성격의 작품이다.서울 변두리의 정육점과그 뒤에 딸린 집에 사는 세입자들의 삶을 정육점 주인인주인공의 시각으로 들여다본다.정육점 주인과 자폐증에 걸린 그의 딸,과거를 감추고 사는 과격한 사내,친한 친구의배신으로 부도가 난 주방용품 사업자,불운한 뮤지컬 지망생이 등장인물.각자 복수와 원한,의지와 희망의 ‘칼’을마음에 품고살던 이들이 결국 사랑과 용서로 모두 해피엔딩을 맞는다는 내용이다.7월1일까지(월 쉼) 화∼금 오후7시30분 토·일 오후4시·7시,(02)987-4829. 김성호기자 kimus@
  • 동화같은 비언어 연극 ‘강아지똥’ ‘Once’

    동화같은 분위기의 비언어 연극 두 편이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극단 모시는사람들이 3일부터 14일까지 서울 동숭아트센터동숭홀에서 공연하는 ‘강아지똥’(각색·연출 김정숙)과러시아 극단 데레보가 5일부터 8일까지 LG아트센터 무대에서 선보이는 ‘Once’(안톤 아다진스키 연출).이 가운데 ‘강아지똥’이 권정생의 베스트셀러 그림동화를 무대화한 ‘움직이는 그림동화’라면 ‘Once’는 연극의 분위기와 구성이 마치 한 편의 동화를 보는듯한 슬픈 사랑 이야기다. ‘강아지똥’은 그림동화의 장면들을 대사없이 5명의 배우들이 표정연기와 신체 움직임만으로 표현하는 구성.세상의가장 낮은 존재를 강아지똥으로 비유해 존재의 이유와 희생을 강조한다. 사람들의 발길에 채이고 병아리가 쪼아대는,쓸모없는 강아지똥이 비관하다 자신의 몸을 녹여 민들레꽃의 거름이 된다는 그림동화의 감동을 아크로바틱과 마임으로 풀어나가는흐름이다.극중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남사당 놀음’이 삽입되며 타악과 해금 첼로 연주로 강아지똥의 애환을 실감나게 표현한다.그림이 위주가 되는 동화인 그림동화를 무대화하는 이색적인 시도가 관심을 모으는 공연이다. 한편 러시아 극단 데레보의 ‘Once’는 한적한 바닷가 카페에서 일하는 젊은 웨이트리스를 흠모하는 늙고 못생긴 청소부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려나가는 작품.절절한 청소부의 사랑은 비참하게 깨지고 웨이트리스는 결국 카페의 단골신사를 택해 결혼하게 되는 결말이다. 이 연극 역시 대사없이 몸짓과 춤,소리,빛 만으로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심리를 표현한다.서정적인 음악과 독특한 무대배경이 아름답고 애절한 동화 한 편을 보는 듯한 기분에 젖도록 한다.러시아를 시작으로 네덜란드 프라하 드레스덴 등유럽에서 공연돼 호평받았고 지난 97·98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2년 연속 수상하며 국제적인 레퍼토리로부상한 작품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눈이 내린다…욕망이 날린다…KBS1 TV문학관 ‘홍어’

    자고새면 무릎이 푹푹 빠지게 문간까지 쌓이는 눈.골방에유폐된 어머니는 하루하루 삯바느질로 집나간 지아비에 대한 회한을 삭인다.떠꺼머리 아들아이는 누이뻘 계집애와 눈싸움에,썰매타기에,어머니 속타는 줄은 까맣게 모른 척이고. KBS1의 TV문학관 ‘홍어’(김주영 원작,김병수 극본,장기오 연출,21일 오후11시)는 시종 브라운관을 짓누르는 눈이반은 말해주는 드라마다.눈은 카멜레온처럼 몸을 바꾸며,유예되는 욕망들로 핏기 잃어가는 사람들에게 톡톡한 방점을찍어준다.어스름 내려앉아 푸르스름한 눈,비끼는 노을자락에 겨자빛 도는 눈,어둠 풀려 흡사 심해같은 눈,염색천이나부끼는 희디흰 벌판, 흩날리는 진눈깨비, 먼 눈, 가까운눈…. 눈은 곱다시 배경으로 머물긴 커녕,그 자체 강렬한 캐릭터가 되어 등장인물에,시청자들에게 말을 건넨다. 별명이 홍어인 아버지(임동진)가 기생집 ‘춘일옥’안주인과 눈맞아 도망친 지 5년.어머니(김해숙)가 문설주에 걸어둔 홍어는 말라비틀어졌다.어느날 이집에 18세 삼례(정다빈)가 흘러들자 사춘기가 시작된 아들세영(김수동)은 삶이확 달라져버린 기분이다.안으로 메말라만 가는 어머니와 달리 되바라지기 밤톨같은 삼례는 자전거포 총각과 밤도망을놓더니 어느날 기생이 되어 읍내에 나타난다. 드라마 관건은 엄청 쌓인 눈.3년전부터 기획안만 만지작거려온 KBS는 올해 20년만의 폭설이 내리자 강원도 평창 축산기술연구소 대관령지소에 세트를 짓고 2주만에 촬영을 해치웠다. 25년간 현장을 지켜온 장기오 대PD는 “열세살 시골소년의성장기를 한축으로,어머니의 욕망과 반란을 또 한축으로 한편의 수채화같은 드라마를 엮어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수채화라면 합격점이다.이점 함박눈을 펑펑 쏟아준 올겨울하늘에 고마워해야 할 성 싶다. 하지만 두바퀴라는 드라마는 자꾸 한쪽으로 기우는 느낌이다. 엄마 품에서 벗어나 성에 눈떠가는 세영이쪽 삽화는 그런대로 깔끔한데 어머니 캐릭터가 종내 오리무중이다. 삼례에 목돈을 쥐어 쫓아보낸 뒤 아들에게 털어놓는 넋두리 몇마디에다 흰천에 핏방울 듣는 이미지 몇가지만으론 평온해 뵈는 삶에 섬뜩하니 묻힌 욕망,그 입체적 깊이가 드러나질 않는다.삼례 역시 마냥 발랄한 N세대일뿐 어머니 가슴에 확 불을 댕길만큼 ‘화력’있어 보이진 않는다.그런 탓에 막바지 대반전인 어머니 가출도 왠지 느닷없어 보였다. ‘산뜻한 화면’에 매달린 나머지 눈이 던진 질문들,저 자못 폭력적인 삶의 어둠에 대한 응시는 너무 쉽게 생략해 버린 것 아닌지 아쉽다. 손정숙기자 jssohn@
  • 본격 하이퍼텍스트 소설 첫선

    전자책 업체인 북토피아(www.booktopia.com)와 인터넷MBC(www.imbc.com)는 국내 최초의 본격 하이퍼텍스트 소설 ‘디지털 구보 2001’을 공동 제작,15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주인공 구보와 남주인공 이상,구보의 어머니 등 3명의 하루(새벽4시부터 오전2시까지 22시간)를 통해 그들의 과거와현재,의식의 흐름,사건들을 엮었다.웹사이트에서 독자가 순서에 얽매이지 않고 시간과 등장인물 별로 자유롭게 선택해읽고,자신만의 이야기를 덧붙이며,도중에 240개 관련 문학작품과 음악 동영상 등 1,000여개 링크를 통해 전혀 다른 세계로 빠져들 수 있는 디지털 소설이다.‘구보’는 박태원 최인훈 주인석을 거치며 사실상 하이퍼텍스트 형식으로 창작돼온작품 ‘소설가 구보씨의 1일’에서 따와 ‘성 전환’만 시켰다. 제작을 지휘한 최혜실 한국과학기술원 국문과교수는 “하이퍼텍스트는 웹을 끌어들여 웹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문학이자‘책의 몸바꾸기’”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김혜경 북토피아대표(푸른숲 대표)는 “지식인을 위한 재미있는 지적 게임”이라고 성격을 규정한다. 한편 북토피아가 개발해 키즈토피아(www.kidstopia.com)에이달부터 선보인 어린이 멀티미디어 동화는 이달말부터 MBC-TV ‘뽀뽀뽀’프로에 주1회 방영된다. 김주혁기자
  • 내일 개봉 ‘스내치’…마돈나 남편 연출 ‘하드펀치 액션’

    홍보자료에 ‘하드펀치 액션무비’란 수식어가 붙은 ‘스내치’(Snatch·17일 개봉)는 감독 얘기부터 해야할 영화다.2년전 제목도 별난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로 “액션영화를 이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무릎치게 만든 가이 리치 감독.마돈나의 남편으로 월드토픽 난을 장식하기도 한 그가 데뷔작의 장점을 그대로 쓸어담아 두번째 영화를 만들었다. 이번 역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같은 좌충우돌 코믹액션이다.등장인물도 전작에서 그랬듯 하나같이 얼치기들이다. 어디서 그런 악취미가 발동되는진 모를 일이나,감독의 인물설정 스타일은 흥미롭다.미국인 러시아인 영국인 흑인에 집시까지 ‘인종 만물상’을 펼쳐놓은 것도 전작의 연장선에있다. 훔친 다이아몬드를 뉴욕의 보스 아비에게 가져가던 프랭키(베니치오 델토로)가 도중에 권투도박판에 돈을 건 게 사단이다.사기도박판을 벌이는 터키쉬와 토미,마피아 두목 브릭탑과 얽히는 것도 그때부터.프랭키의 보석가방이 러시아 깡패보리스에게 넘어가자,아비는 하수인을 고용해 가방의 행방을쫓는다. 그 와중에 사기권투판에 등장해 번번이 일을 꼬아가는 아일랜드 집시건달 미키(브래드 피트)도 든든한 폭소장치다. 데뷔작의 충격에 비길 바는 못된다.하지만 갱스터 코미디에관한 한 감독의 지능과 재기발랄함은 여전히 혀를 내두를 수준이다.사운드트랙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마돈나, 매시브어택,휴이 스미스 등 장르 불문한 20여곡이 등장한다. 황수정기자
  • 정치권에 때아닌‘태조 왕건’논쟁

    정치권에서 TV 드라마 ‘태조 왕건’ 논쟁이 뜨겁다.주요등장인물들과 정치 지도자를 비유,상대를 헐뜯는 수단으로활용하고 있다. 공개적 논쟁은 한나라당이 촉발했다.한나라당 대변인실은 4일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를 궁예의 책사 아지태에 비교하는 보도자료를 냈다.“DJ가 관심법(觀心法)처럼 안풍(安風),언풍(言風) 등을 휘두르자 김 대표가 바람잡이 역할로 적극 부응해 정치를 완전히 실종시키고 정국 경색을 조장했다”면서 김 대표를 현대판 아지태에 비유한 것이다. 그 뒤 고위 당직자들도 회의때 김 대표를 아지태에 빗대 비아냥댔고,일반 의원들도 특정 지도자를 궁예나 견훤과 비유하면서 논쟁이 확산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영환(金榮煥)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한나라당이 우리 당 대표에 대한 인신 공격적 표현과 명예 훼손이 도를 넘고 있다”면서 “감사원장·국무총리·대법원장·대권 후보까지 된 사람이 ‘아지태를 닮았다’고 하면 얼마나 기분이 나쁘겠느냐”면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겨냥했다. 6일에는 그동안 참고 있던 김중권 대표도 직접 나섰다.김대표는 당 4역회의에 앞서 “아지태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고,김영환(金榮煥)대변인은 “청주 출신이며 궁예의 책사로 나쁜 사람이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내가) 뭘 잘못했기에 아지태라고 하느냐”면서 “상생의 정치를 외치는 사람들이 상대 당 대표를상식 이하로 비난하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막내딸이 그 얘기를 듣고 ‘슬펐다’하기에 부끄러웠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이날 저녁 ‘왕건’ 100회 방영을 기념하는 리셉션에 초청받았으나 불참했다. 이춘규기자 taein@
  • 봄 연극판 달구는 한국판 햄릿 2편

    3월 연극무대에 이색적인 ‘햄릿’두편이 나란히 올라 한판 대결을 벌인다.연희단거리패가 5년만에 23일∼4월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다시 올리는 ‘햄릿’과,극단 예성동인이 16일∼5월20일 소극장 리듬공간 무대서 선보이는‘햄릿-분신놀이’. 이 가운데 연희단거리패의 ‘햄릿’은 인간의 사랑과 권력,그리고 복수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무덤 앞에서 펼치는 한판축제로 해석해 낸다.거대한 한국 고분 속을 무대로 설정해모든 상황이 그 무덤 속에서 벌어지는 독특한 진행이다.햄릿이 유령을 만나는 것을 샤머니즘적 접신(接神)과정으로 표현하는 것을 비롯해,죽음을 맞이하는 인간의 두려움과 좌절을오필리아의 장례식을 통해 생생하게 표현한 점,한국 전통의소리와 움직임을 강조한 극중극,그리고 무덤지기들의 선문답(禪問答)등 이윤택 특유의 해체와 한국적 재구성이 작품 전편에 녹아 있다. 한편 예성동인의 ‘햄릿­분신놀이’(김현묵 작·연출)는셰익스피어 재발견 창작극 시리즈 1탄이다.4대 비극 각 작품의 모티프를 현실과 접목해 창작극 형태로 만든 첫 무대다. 원작을 완전 해체해 극중극 형식으로 꾸미는데 햄릿의 분신격인 배우 3명이 무대에 올라 햄릿의 감춰진 내면을 투영하는 거울 구실을 하는 점이 이색적이다.등장인물이 서로의 역을 뒤바꾸는 놀이식으로 진행,인간의 감춰진 욕망과 본질을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왕은 권력의 정점에 서려는 햄릿의 감춰진 욕망이며,호레이쇼는 세상을 관망하지 못하는 햄릿의 소망을 표현한다.또 포틴부라스는 햄릿이 왕자로서 지녀야 할 고귀함과 결단성을대신 이루어주고,레어티즈는 즉각적으로 복수를 실천하지 못하는 햄릿의 인간성을 드러낸다.이러한 등장인물을 통해 햄릿은 자연스럽게 고뇌하고,참된 사랑의 부재에 몸부림치는인물로 부각된다. 김성호기자
  • 연극 리뷰/ ‘에쿠우스’

    ‘아는만큼 보이는 연극’‘관객의 수준만큼 즐길 수 있는무대’…. 연극 에쿠우스는 원작이 가진 함의 자체가 복잡해 연출자와 무대 성격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랄 수 있다. 주인공 앨런이 말 일곱마리의 눈을 찌른 사건을 풀어나가는 줄거리를 축으로 현대 산업사회에 던져진 인간의 내면적 고통과,종교와 현실간의 방황,한 가정의 갈등,소년의 성적 성장 등 극에 담긴 메시지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난해한 레퍼토리다. 간단히 보면 앨런이 말의 눈을 찌른 동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밝히는 정도로만 감상해도 나름대로 재미를 찾을 수 있지만,이면에 감춰진 의도는 결코 간단치 않아 무대장면마다 연출의 힘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작품으로 꼽힌다. 그런 점에서 극단 실험극장이 야심을 갖고 지난 9일부터 예술의전당 토월무대에 올리고 있는 ‘에쿠우스’는 개막 전부터 연극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공연이다. 우선 작품의 중심에 있는 의사 다이사트(박정자)와 판사 헤스턴(한명구)역의 성(性)바꾸기와 주인공 앨런 역의 신인 배우(최광일)캐스팅이 주목받았고,무엇보다 소극장에서 중형극장으로의 진출이 과감한 시도로 기대돼 왔다. 고정적으로 남성이 맡아온 의사 다이사트 역을 흔쾌하게 맡은 박정자의 묵직한 연기는 사건의 동기를 풀어나가는 중심으로서 성공했다는 느낌이다.그러나 다이사트에 앨런을 넘긴 헤스턴 판사의 위치가 다소 약해져 역할 비중에 비해 근본적인 문제풀이 과정에서 소외된 아쉬움을 남긴다. 말의 눈을 찌른 앨런의 행동을 둘러싼 복잡한 동기가 여러인물을 통해 설득되지만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리기엔 명쾌하지 못한 흐름이다.여기에 무대와 객석의 거리감도 극복해야할 과제로 남는다.등장인물들이 토해내는 대사의 섬세함과힘은 중형극장 무대의 분위기와 힘엔 미치지 못했다.물론 공연을 더해가면서 부분부분 개선을 했지만 연출자의 원래 의도가 십분 이해되기엔 조금 모자랐다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실험의 성과는 여러가지를 들 수있을 것 같다.최초로 시도한 배역의 성 바꾸기가 주인공 앨런과의 대화 측면에서 자연스럽고 더 호소력있게 비쳐진 점이나,마굿간에서 앨런과 그의 애인 질이 벌이는 정사 장면이 완전 나체로 진행됐음에도 결코 외설적으로 비치지 않은 점들이 그것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리니지’게임 저작권 법정다툼

    전·현 회원수가 1,000만명에 이르는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저작권 문제가 법정에 오른다. ‘리니지’의 원작 만화를 그린 만화가 신일숙씨(39·여)는21일 “리니지의 캐릭터 사업 등 엔씨소프트사가 추진하고있는 사업계획은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지 못했으므로 취소해야 한다”며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제작·판매해온 엔씨소프트사를 상대로 원작 사용중지 및 원작사용위반행위 중지가처분신청을 서울지법에 냈다. 신씨는 신청서에서 “엔씨소프트측과 맺은 계약은 온라인게임의 제작과 서비스에만 국한했을 뿐,타인에게 양도하는것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엔씨소프트측이 리니지등장인물에 대해 캐릭터화 사업을 추진하고 ‘리니지’를 상표로 등록하는가 하면 대만 게임회사에 판권을 넘기고 일본에 판권계약을 추진하는 등 계약을 어겼다”고 주장했다.신씨는 “계약 위반사항을 지난 12월 통고해 계약은 해지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따라서 리니지를 온라인 상으로 서비스하는 모든 행위를 즉각 중지해야 하며 ‘리니지2’ 등 신작 개발및 기존 게임의 업그레이드 작업도 진행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측은 “리니지 캐릭터 중 신씨의 만화와 겹치는 것은 단 2개이고 나머지는 모두 독립적인 저작물이므로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사랑의 아테네’ 등의 작품으로 국내 순정만화 작가 3인방으로 불리는 신씨는 93년부터 4년 동안 잡지에 ‘리니지’라는 만화를 연재,인기를 끌자 엔씨소프트사와 게임화하기로계약을 맺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실험성 짙은 연극 2편 무대에…

    국내에선 드문 실험성 짙은 연극 두 편이 연극계의 관심을모으고 있다. 극단 열린이 22일부터 3월25일까지 알과핵소극장 무대에 올리는 ‘데포르마시옹1 햄릿’과 예술의전당이 오는 4월19∼29일 프랑스 작가 앙드레 지드(1869∼1951년) 서거 50주년을기념하여 토월극장에서 공연할 ‘교황청의 지하도’. ‘데포르마시옹…’은 ‘햄릿’을 대사에 의존하지 않는 새극 형태로 변형한 작품이며 ‘교황청…’은 ‘무상(無償)행위’란 실존적 문학용어를 유행시킨 지드의 소설을 연극화했다. 이 가운데 오순한이 극을 쓰고 연출을 맡은 ‘데포르마시옹…’은 햄릿을 비언어적인 방법(소리 이미지 놀이 움직임 등)으로 새롭게 재구성한 무대다.데포르마시옹이란 대상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대신 의식적으로 확대·변형묘사해 작품의본질을 정확하게 표현하면서 미적 효과를 끌어내는 방법. 오순한은 ‘햄릿’ 원 대본을 자기 식으로 해체하며 모든 인물을 등장시키지도 않는다. 왕 왕비 햄릿 오필리어 레어티즈가 등장인물의 전부인 반면 햄릿(햄릿, 죽음의 이미지,삶의이미지)과 오필리어(미친 오필리어,햄릿을 사랑하는 오필리어,수녀 이미지의 오필리어)는 각각 세 명씩 등장해 다양한인물상을 드러낸다. 원작 햄릿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줄거리는 햄릿과 다를 바가없다. 그러나 상황에 얽매여 자신의 인생에서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없는 고독한 인물, 즉 현대인의 모습을 다양한 동작과 이미지로 재구성한다. 관객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얻을지기대를 모은다. ‘교황청의 지하도’는 지드가 1914년 발표한 소설로 당시로선 이해되지 않는 등장인물의 현대적이며 실존적인 행위 때문에 주목을 받아온 작품이다.자신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인간의 참된 모습을 찾으려 했던 지드의 정신이 오늘날 끼친영향과 의미를 찾는다는 게 기획의도다. 이 소설은 신도들이 대하고 있는 교황은 가짜일 뿐 진짜 로마교황이 교황청의 지하도에 갇혀 있다는 황당한 말과 함께진행되는 고등 사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이야기의 줄거리가얽히고 설키어 추리소설과 같은 재미를 전하는 동시에 매우복합적인 인물이 등장한다. ‘모든 속박에서 해방된 자유로운행동을 하려고 아무런 이유없이’ 어떤 승객을 기차에서 밀어 떨어뜨리는 한 소년의‘무상행위(無償行爲)’를 통해 윤리를 초월한 자유로운 행위가 과연 무엇인지를 실험한다. 오는 5월 임기가 끝나는 문호근 예술의전당 공연예술감독이극화와 연출을 동시에 맡아 본격적인 캐스팅 작업에 들어갔다. 김성호기자 kimus@
  • SBS드라마 네티즌비난 빗발

    SBS 수목드라마 ‘순자’가 막가고 있다.난삽한 대화와 잦은노출, 특정인임이 확연히 드러나는 인물 설정 및 그의 인권을 침해하는 야비한 스토리 전개 등 지나치게 흥미 위주로흘러 시청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것.무명 여배우가 톱스타로 성장하기까지 과정과 그후의 몰락 등 연예계의 이면을 보여주겠다는 기획의도가 한없이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극중에서 ‘공주님’으로 불리는 왕년의 명배우 황승리(정애리)가 J씨를 모델로 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그런데도지난 7일 방송분에서는 “일찌감치 결혼이나 할 걸,엄마 때문에 못했다”고 후회하는 황승리에게 그녀의 어머니(사미자)가 “너랑 라이벌이었던 ‘정’이나 ‘윤’이나 누가 결혼해서 잘 살더냐.정은 애가 수두룩 딸린 집에 들어가 생고생하지,윤은 의처증 있는 남자한테 맞고 산다더라”며 빈정댄다. 게다가 황승리가 의문의 사내들에게 끌려가 윤간당하는 장면은 경악 그 자체다.모두가 특정한 ‘얼굴’과 ‘사건’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당사자에게도 인권이 있고,어찌보면 권력의 피해자일 수도 있는 상황을 너무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난을 살 만하다. 제작진은 한사코 “현실이 아닌 드라마로 봐달라”고 하소연하지만 아슬하리만치 강도 높은 ‘패러디’는 말초신경을 자극할 뿐 아니라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지적이다. SBS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 프로의 저질성을 질책하는 의견들이 매일 100여건씩 빗발친다. “시답지 않은 연예프로그램은 거지같은 특종정신에 빠져서연예인 인생 하나 망쳐먹고,드라마라고 있는 것이 또 한 여자 망쳐먹을려고 드냐?”“J씨,마냥 억울해하고 분해하고만있지말고 소송이라도 걸 순 없나.…작가야,J가 당신 딸이라고 생각하면 그딴 글 쓸 수 있나.천벌 받을거야.”“편집증환자나 정신분열증 피해망상증 환자들만 다 모아놓은 거 같다.”등장인물들의 실존모델이 누구인지를 상상하는 글도 마구 뜬다. “순자는 시골에서 스타되려고 무작정 상경했다는 J나 K같고요,황승리는 ‘똑 사세요’라고 하는 걸 봐서 J가 틀림 없어요”“피엘장이 H인줄 알았는데,장칠복이란 이름으로 3행시짓는 거 보니까 A가 분명한거 같아요”패션디자이너 앙드레김이 ‘순자’ 제작진에게 직접 전화를걸어 “드라마 속 피엘장이 나를 본떴다고 하는데 너무나 터무니가 없다”고 항의했을 정도로 부작용을 낳는 실정이다. 연예인들에 대한 각종 소문으로부터 예외가 아닌 출연 연기자들도 대본 받기가 두려운 상황이다.정애리는 “나도 연예계 생활 20년이상 했지만 대본을 보면서 ‘정말 그래?’하고놀란다”고 털어놓는다. 덧붙여 “시청자들이 드라마와 현실을 혼동하지 말았으면좋겠다”면서 “앞으로 드라마가 연예계에 대한 해부보다 허상을 좇는 삶에 대한 경종이라는 본래 기획의도대로 무게중심이 옮겨졌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주문했다. 허윤주기자 rara@
  • 리뷰/ ‘리체데이’ ‘명성황후’

    뮤지컬 ‘명성황후’와 러시아 비언어극 ‘리체데이’.연초부터 예술의전당을 북적북적하게 만든 두 작품은 공교롭게도 같은 장소에서 국내 관객에게 처음 선보인 관록있는 앵콜작품들이다. ‘명성황후’가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면서 세계무대에 알려지게된 작품이라면 ‘리체데이’는 세계적인 명성 덕에 초청된 작품이랄수 있다.그런만큼 이번 앵콜공연에서 ‘리체데이’는 2년 전의 맛을얼마만큼 다시 전할 수 있는가에 관심이 모아졌고 ‘명성황후’는 국제무대 진출후 발전상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였던 셈이다. 지난 14일 막을 내린 ‘리체데이’와 18일 마지막 공연을 갖는 ‘명성황후’ 두 작품은 관객층에선 조금 다를 수 있다.‘리체데이’가남녀노소 모두 부담없이 보는 광대극이라면 ‘명성황후’는 성인극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객석에서 느낄 수 있는 반응은 두 작품 모두다른 공연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었다. 우선 ‘리체데이’는 강요하지 않는 울림이 있다.대부분 대사없는 퍼포먼스가 애드립이 강하다고 하지만 이 작품은 무리한 전달이 없어편하다.관객이 제 수준만큼 느끼면서도 기분좋은 공연이다.다소 비극적인 테마라도 즐거운 느낌으로 바꿔내는 광대들의 몸짓이 아주 자연스럽다.국내에서 차츰 늘고 있는 대사없는 퍼포먼스 형태의 공연과는 분명히 다른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무대였다. 이에 비해 ‘명성황후’는 무겁다.다소 비극적인 분위기가 극을 관통하지만 희망과 의지를 끌어내는 연출이 장점이다.브로드웨이 공연후일부 바꾼 출연진과 무대가 국내팬에게 색다른 감흥을 더한다.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명성황후에 대한 시해음모와 명성황후의 일상적인생활모습을 상하 무대로 겹쳐 보이게 한 점,대원군과 고종의 입장을한꺼번에 클로즈업하는 원형무대 등이 한층 극을 압축하면서도 이해를 도운,새로운 시도다.등장인물의 고른 제몫 소화도 눈에 띈다. 두 작품 모두 워낙 많이 알려진 작품이지만 ‘탄탄한 무대엔 사람이모인다’는 평범한 명제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무대였다고 할 수있다.지난 공연의 명성이 이번 관객끌기에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작품 자체가 가진 완성도에 점수를 줄만한 작품이었다. 뮤지컬과 대형 악극이 연초 공연무대를 수놓는 가운데 경쟁적으로 맞붙은 두 가지 공연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은 의외로 많다. 김성호기자
  • ‘좋은 걸 어떡해’ 해피엔드

    KBS 1TV 일일연속극 ‘좋은 걸 어떡해’(극본 최윤정·연출 김용규)가 지난 5월 첫 방송을 시작한지 10개월만에 2월2일 막을 내린다. 수경(정선경 분)을 괴롭히던 전남편 석진(홍학표 분)이 9일자 방송분에서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고 의료봉사를 위해 낙도로 떠나는 것을비롯,드라마 전개의 축이었던 수경의 시어머니(김자옥 분)와 수경 사이의 갈등도 해결되는 등 ‘해피엔드’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좋은 걸 어떡해’는 파행적 줄거리와 등장인물로 지난 연말 방송담당기자들이 선정한 ‘최악의 드라마’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시청률이40%까지 육박하자 두차례나 방영기간을 연장해 비난을 샀었다. 한편 2월5일부터 방송되는 후속드라마 ‘우리가 남인가요’(극본 최현경·연출 이성주)는 김호진,배종옥,나문희,주현 등이 출연한다.5살연상녀 배종옥과 연하남 김호진의 사랑과, 이에 얽힌 가족간 갈등이기둥줄거리다.
  • [네티즌 칼럼] 왕건의 교훈

    ‘왕건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로 드라마 ‘태조 왕건’이 뜨고 있다.그것은 벅찬 기대 속에 뉴 밀레니엄을 맞이하고도 갈피를 못잡고휘청거리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 대한 회의요 진정한 리더십을원하는 ‘타는 목마름’이다. 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우리의 정치,경제,지방자치의 현실에 비추어볼 때 그 시대적 배경과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요즘과 너무 흡사하다는 점도 이 드라마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고 있다. 두 주인공 궁예와 왕건은 흔히 리더십으로 대비된다.궁예는 카리스마형인 반면 왕건은 조장촉진형(promotional)이다.카리스마형은 권한과 권위로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며 ‘짐을 따르라’는 식으로 군림하고 통치한다.반면 조장형은 신뢰를 바탕으로 부하들을 믿고 맡기며미래에 대한 비전과 방향을 제시한다.두 사람의 차이는 아주 작은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가져온 결과는 엄청나게 크다.그것은 역사가말해주고 있다. 흔히 훌륭한 리더가 발휘해야 할 능력으로 인비전(envision),인에이블(enable),에너자이저(energizer),임파워먼트(empowerment) 등이 제시된다.이중 위대한 리더와 그렇지 못한 리더의 차이는 부하를 어느정도 신뢰하고 재량권을 주느냐 하는 임파워먼트에 의해 갈린다.훌륭한 리더는 부하들을 믿지 못하거나 결코 책임을 미루지 않고 그들이스스로 일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신뢰와 재량과 책임’을 준다. 부하에 대한 리더의 신뢰와 배려는 무엇으로도 무너뜨릴 수 없는 ‘튼튼한 다리’이다.‘인간 경영’이란 책의 저자 도몬 후유지(童門冬二)는 이 책에서 일본 세 영웅의 리더십을 두견새와 관련하여 잘 비교하고 있다.오다 노부나가는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바로 목을 쳤고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울 때까지 모든 수단방법을 동원했다. 반면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두견새가 울 때까지 기다렸다.결국 이중에서 최후의 승자는 끝까지 기다렸던 도쿠가와였다. 물론 대책 없이 무작정 기다린다는 뜻이 아니고 부하에게 신뢰와 비전을 보여주며 기다리는 리더만이 승리를 얻을 수 있음을 말해주는대목일 것이다. 드라마 ‘태조 왕건’이 주는 또 하나의 흥미와 교훈은 지도자의 절대적 신임을 얻고 있는 신하에 관한 것이다.궁예의 책사 아지태의 경우를 보면서 우리는 지도자의 잘못된 선택이 어떠한 엄청난 결과를초래하는지 알 수 있다.간신은 지도자의 절대적 신임을 무기로 전횡을 저지르며 자신의 야망을 위해 지도자의 약점과 야욕을 자극하고부추긴다.간신 하나가 백 명의 충신을 사라지게 만든다. 간신은 백성의 뜻을 전하고 이를 따르기보다는 오직 군주의 욕구를채우는 일에만 전념한다.간신은 국민의 신음을 보고 듣지 못하게 지도자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다.영웅 견훤과 미륵불 궁예를 무너뜨린 것은 적군이 아니라 간신의 감언이설과 그에 막혀버린 지도자의눈과 귀였다. 드라마 ‘태조 왕건’은 바로 이런 메시지들을 우리에게 전해 주고있다.그것이 사실(史實)에 근거를 두었건 픽션이건 바로 이러한 점들이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이다.우리는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거울을 통해 바로 오늘의 우리 사회와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보고있는 것이다.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트렌드를 읽음으로써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고 현명하게 미래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드라마의 제목은 ‘태조 왕건’이었지만 사실 지금까지의 주인공은궁예였다. 그러나 2001년에 우리는 진정한 지도자 ‘왕건’의 등장을 보고 싶다. 나락으로 치닫는 이 어두운 정치,경제,지방자치를 밝게 비춰줄 지도자 왕건을 기다린다.역사는 거울이고 교과서다.역사는 되풀이된다. ■김 광 남 안양 의왕 경실련 지방자치위korea58@netian.com
  • KBS2 새 월화드라마 ‘귀여운 여인’ 박선영씨

    주말엔 바람둥이 남자친구도 못말리는 감때사나운 말괄량이로,주초엔순수하다못해 푼수끼넘치는 한국판 맥라이언으로. 탤런트 박선영(25)이 연초부터 바빠졌다.MBC 주말드라마 ‘엄마야 누나야’에서 순둥이같은 여성 등장인물들에 포인트를 찍어주는 행자로맹활약하던 차에,8일부터는 KBS-2TV 새 월화드라마 ‘귀여운 여인’주인공 한수리로 겹치기 출연이란 걸 하게 된 것. “다작하는것 별로 좋다고 생각 안하지만요,역이 너무 탐나서 욕심을냈어요. 주말이랑 백팔십도 다른 인물이 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할테니 부디 예쁘게 봐주세요”연기파 박선영을 홀딱 사로잡은 수리는 여성연기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욕심내볼 법한 캐릭터.불우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늘 꿈과 웃음을 잃지 않는다.엄마가 유품으로 남겨준 손가방처럼 세상 모든이들이사랑과 희망을 넣어다닐수 있는 가방을 만드는게 꿈. 꿈이 있어 시련도 웃으며 날려버린다.이런 수리에게 가방회사를 소유한 재벌집 아들준휘(안재모)와 사촌형 훈(이창훈)이 앞다퉈 애정공세를 편다. 반면전무딸이란 배경하나로 개발실 차장자리를 꿰찬 여고동창 독고진(김채연)은 수리를 밀어내려 갖은 모략을 일삼는다. “판에 박힌 신데렐라 캐릭터라구요?꼭 그런건 아니예요.마냥 착하고예쁘다기보다는 너무 솔직해서 바보같은 실수도 하고, 허술한 구석이한두군데가 아닌 걸요.그렇게 인간적인데 더 끌렸어요”KBS 슈퍼탤런트로 데뷔한지 4년여.‘정때문에’이후 ‘진실’,‘뜨거운 것이 좋아’ 등 MBC 전파를 타다 근 3년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셈이다.그동안 또래치곤 폭넓은 역할을 소화하며 제법 연기 잘한다는소리를 들어왔다. “아니요.연기란게 할수록 깊이를 알수 없네요.처음엔 멋모르고 덤볐는데,요즘엔 카메라 두려운걸 알겠어요”스스로 꼽는 장점은 편안해보인다는 점과 뭐든 재빨리 흡수하는 순발력.과연 이번 상대역들과는 다들 첫 촬영이라는데도(안재모는 나이도세살 연하란다) 십년지기처럼 깔깔거리며 분위기를 주도해낸다. 속은 순수하고 열정적이지만 기성세대에 실망해 반항적이 된 준휘와,넉넉한 가슴으로 키다리아저씨처럼 지켜봐주는 훈.박선영의 실제 이상형은 어느쪽일까. “글쎄요.둘을 뭉쳐 반으로 딱 쪼개면 환상적이지 않을까요”손정숙기자 jssohn@
  • 대한매일 신춘문예 희곡부문 가작/ 복숭아꽃 살구꽃(I)

    [등장인물]달자(19세) 어머니(50대 후반) 아버지(60대 후반) 달분(21세) 달석(10세) 이우(19세) 아낙1(50대 후반) 아낙2(60대 초반) 최영감(60대 후반) 상빈(23세)[무대]1950년 초에서 중 사이 전쟁 끝인지라.여러모로 무질서하고 매우 어수선함,기울대로 기울어진 원두막 같은 초가.뒤꼍으로는 형성이 또렷치 않은 복숭아나무들과 살구,대추,밤나무들이 드문드문 이 빠진 듯이 서 있다. 늦은 점심 시간.효과음과 함께 막이 오르면,달자 어머니,마당에 쪼그리고 앉아 약단지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어머니: 후후훗….(연신 입김을 불며 부채질을 하다가는 멍하니 허공을 향하고.어느 한 곳에 초점을 못 둔다.)달자: (등장.) 엄니! 잠깐 쉬세유.지가 하겠내유.부채 이리 주세유. 어머니: 이짓두 인제는 지쳤데이.언적 거정 해야 하는 것인지…? 달자: 짜증두 나게 생겼내유.하지만두 누워서 지내시는 아부지 보다야 낫지유.아부지는 5년 동안 한 번두 땅을 밟지 못 하신게.울마나답답하시겠슈…. 어머니: 와? 그 맴 모르간디.점점 빚만 불어 난게 안 글여.보리 쌀구경한 지두 언젠지 몰루는디…. 달자: 그래두,엄니,물 한 대접으루두 배부를 수 있잔아유. 어머니: 우리야 아무러면 이럭저럭 해두 괜잔은디.달석이,그 녀석이야,어디,우리 맴 같드랴?달자: 지가 영옥이네 갔다 올게유. 어머니: 차라리 안 가는 편이 더 배 부르데이,더 죽는 소릴 한게.뒤통수 따가워서 그냥 못 온단게. 달자: 우리 집 사정을 강 건너 불 보듯이 빤히 아는디 쉽게 나오겠어유. (달석이 보퉁이 들고 등장.)달석: 아이-씨,나,낼부텀 핵교 안 가구 말겨. 어머니: 또,그 놈에 납부금 땜이 안 좋은 소리 들은 겨? 누가 싸 놓구 안 주는 것 아니잔여. 달석: 그 누가 머래두.낼,부텀 증말 안 갈틴게. 달자: 니는 사내 아니냐? 사내답게 버튀어 바. 달석: 누이는 남자면 머든지 다 맘대루 되는지 아는 가배.핵교를 그만 두면 되잖아. 달자: 니,참말루 그랬다가는 혼날 줄 알아. 달석: 누이가 먼디 날 때린댜? 누이면 다 간디이. 달자: 조 녀석이,그래두,덤벼든 데이. (달석 도망가며 달자 쫓아가면서 퇴장.아낙 1 등장.)아낙 1: 그래두 재주는 있단게.약은 꾸준히다리니? 끼니는 거르면서두 말여. 어머니: 이 시간에 왼 일 인겨.(약탕기를 기울였다 도로 놓으며.) 으째,어려운 걸음을 다 한겨. 아낙 1: 우리 집 양반이 오늘은 장사가 통 안돼서 그냥 해가 지기 전에 들어 왔잔여. 어머니: 그래서,피난 나 온겨?아낙 1: 아니구먼,우리 집 양반이 술만 먹었다문 허구한 날 마누라나 다듬질하는 양반은 아니구먼. 어머니: 누가 뭐라구 핸남.와,독이 울루구 그란대.무섭데이. 아낙 1: 독이 오르긴 누가 독이 올랐다구 물어진 데이. 어머니: 아니면 말구.참말루 먼 일로 바뿐 걸음 한겨…?아낙 1: 이 집 큰 딸 시집가서 잘 사는 가벼. 어머니: 와! 뜬구름 없이 달분이 야기여.잘 살구 있구먼. 아낙 1: (방백.) 그람,우리 집 양반이 잘 못 들었는 가배…. 어머니: 이 여편네가,근디.머라구 혼자 씨부렁 거리는겨. 아낙 1: (더듬으며.) 아무것두 안여. 어머니: 점점,인젠 말 까정 더듬으며 날린 겨.,먼 큰 죄진 겨?아낙 1: 죄는 먼 놈에 죄여. 어머니: 그람,자꾸먼 와 글여…?아낙 1: 더 있다가는 무슨 벼락 맞겠데이.증말루,절벽인 겨.절벽인척 하는 겨. 어머니: 증말루,아까 부텀 먼 소리를 하는 겨.속 시끌어서 죽겠데이. 아낙 1: 오늘 우리 집 양반이 달분이가 사는 동리에 들렀다가 들었는디.달분이가 소식이 묘연 하데이,시집에서 나간 지 벌써 달포가 덤는 데이. 어머니: 시방 먼 끔찍한 소릴 함부루 지껄이구 있는 겨…. 아낙 1: 이 사람아! 자네 친정 에미 맞는 겨. 어머니: 네,이 놈에 김 서방은 멋 하구?아낙 1: 어디 그게 사위만 탓 하겠남.다 달분이 팔자가 희박 여서지. 시집 간지가 벌써 울 마나 됐어? 아마 모르긴 해두.5년이 넘어 갈겨. 아,그 집이 한약방을 해서 부족한 것은 없지만 서두 손이 워낙에 귀한 집이 아니남.그란디,여태거정 아이 소식이 읍스니…. 어머니: 어-이구! 불쌍한 것.그래,어디 간겨…? 말루는 도무지 믿을수가 업데이.낼 내가 당장 가바야 스겠데이. 아낙 1: 가바야,멀 하겠남.속만 더 디집어질 것 인디. 어머니: 그래두,가 바야.믿을 수 있겠는….(털썩.) 아낙 1: 지발! 내 말 들어.벌써 딴 여자가 주인 행새 하구 있다는디. 어머니: 우리 달분이….그람,너무 불쌍해서 어떡한 데이.(울고불고)이 년이 지나치게두 못 나서 딸년 까정 그 모양인 겨? (달자,약초 꾸러미 들고 서서히 등장.)아낙 1: 지발! 그만 줌 여….(혀를 찬다.) 약 다 탄 데이! 아까와서이 일을 어찐데이.어찐데….(아낙1,약탕기 들고 퇴장.) 달자: 이,모두가 구린내 펄펄 나는 가난 때문여.이 몹쓸 놈의 가난….왼순 겨.(어머니 부축해서 방으로 가며 울먹.) 언니! 시집살이가 대채 울 마나 매운 겨.부모 복이 읍슬라면 남자 복 이라두 있어야 잔여. (이때,마당으로 허겁지겁 들어오는 이우.)이우: 달자야! 니,와 그랴 ?달자: ……. 이우: 무슨 일 있었냐? 나 한티거정 말 못 할 일인감. 달자: 이우야! 울 언니 어쩌냐…. 이우: 달분 언니가 와? 시집 간 언니는 와 갑자기 찾구 글여.또,아자씨가. 달자: 그런 게 아니구.울 언니가 시집에서 쫓겨 났데이. 이우: 니,나 놀라게 할라구 시방 그짓말 하는 거지.안 속는데이. 달자: 나두,증말 그짓말 이었으면 좋겠데이. 이우: 이유가 먼 데이.착하구 얌전 하기루 소문 난 달분 언니가 와…?달자: 자슥이,먼지 그 놈에 자슥 땜이 그란데이. 이우: 증말루 어찌냐? (눈물을 훔친다.)달자: 오늘은,니,혼자 야학 가레이. 이우: 니,안 가는디.나 혼자는 싫데이. 달자: 니,그람.맴 매키는 대루 하레이. 이우: 이따가 놀러 올게…. 달자: 오지 말라구 하문은,니,집에 가다가 엉엉 울겠데이. 이우: 그라구 본게.니,내가 안 왔으면 하구 고대 나바.그치.(퇴장.)(거지꼴을 하고,달분,등장.). 달자: 잘 못 찾어 오셨구먼 유.우리 집은 아무것두 드릴 것이 읍내유.밥숟가락을 들어 본 일이 언제인지.모르건 내유. 달분: (나직이) 달자야,언니데이!달자: 머,참말,언니여! (동정을 살피며.) 대채,이 꼴이 머 데이. 달분: 누가 있는가? 바바…. 달자: (한 바퀴 돌고 와서) 아무두 없는디?달분: 그람,방으루 들어가자. 달자: 엄니,아부지! 언니가 왔슈. 어머니: 어디 보자.그 간에 울 마나 고생을 한 겨.(껴안는다.)달분: (큰절을 한다.) 시간이 없어유.일행이 기다리구 있구만유.시방북쪽으루 가는 길에,잠깐,식구들 얼굴이나 보구 갈라구 들린 거내유. 달자: 언니! 어딜 갈라고 그랴.가지 말구 우리예전 마냥 같이 살어. 야밤 여,그런 무모한 짓 하지 말어…. 달분: 걱정 말어,가는대루 소식 띠울 틴게.엄니,아부지,달석이를 니가 잘 보살펴야 한데이.너만 믿을 꺼여. 어머니: 달자,야,말대루 가지 말어.그 낯선 곳에 가서 무슨 봉변 이라두 당하면 어찌 냐? 울 마나 무서운 세상인디.(매 달린다.) 가면안 되어…. 달분: 너무,지,걱정 말 어유.(뿌리치며 뛰쳐나간다.) 지 잘 살아유…. 달자: 언니! 언니……!(암 전 )닷새 뒤,아침.달자,산에 갈 채비를 한다.낫,호미,망태든 지게를 지는중이다. 이우: 니,산에 갈라구 하남. 달자: 잠이나 더 잘 일이지 와 왔냐. 이우: 지지 베야,잠이 와야지.엊저녁 일 땜이…. 달자: 니,입방아 찌기만 여? 야학에서 신문 본 일 아무 한 태나 누설였다 가는 그 날루 제삿 날 되는 겨. 이우: 니는 나 못 믿냐? 달분 언니가 너무 불쌍 데이….그릇케 죽다니…. 달자: 쉬-이,울 엄니 알문 어뜩여.나는 속이 평화라 참는 줄 알어?가슴이 아려두 내가 더 아리구,분통이 터저두 내가 더 터진께.날,그냥 두구,가서 엄니 일이나 거들어….지발,밥값이나 줌 해바. 이우: 그라구 본게,니그,얼굴이 밤새 상였구나….산에 가서 속에 담긴 것 다 풀어 버리구,해 떨어 지기 전에 내려 오레이…!달자: 알았단게.(모두 퇴장.)(어머니,키질을 하고 있다.아낙 2 등장.)아낙 2: 왼,키질 이레이. 어머니: 어서 오세유.우리 아들 녀석이 워낙에 허기가 진 모양 여유. 논바닥에서 나락을 가져 왔는디,티가 더 많내유….틴지,쭉쟁인지.영분간이 안 가유. 아낙 2: 와! 이렇게 사람 자꾸 걸음 하게 한데? 우리 집 닷새 후,큰일 치루는 것 알구 있남. 어머니: 야,알 아유. 아낙 2: 그 때 까정 꼬옥 되아지 새끼를 가져오던가 돈을 해 오던가,잘,알아서 햐. 어머니: 미안한디,장담 못 하겠내유. 아낙 2: 이번에는 먼 수를 써서 라두 해 내야 햐….(퇴장)(달자,망태 들고 지게 지고 온다.)어머니: 산에 갔다 오는 겨? 다 큰 처녀가 산에 오르락 하면 흉햐.다음부턴 나가 갈겨…. 달자: 별 소릴 다 해유.엄니가 산에 가시면 증말 안되유.지난번처럼발을 헛딛어서 낭떠러지에서 구르면 어쩌 실라구유. 어머니: 조심 하문돼.아까 순림이 엄니가 다녀 갔는디. 달자: 와유? 우리 집엘 다유. 어머니: 널 중매 서겠다는 디? 아랫마을 김 부자 댁 머슴이 마님 친정 조카 라는디.너랑 맺어 주었으면 한데나바. 달자: (펄쩍 뛴다.) 지는 유.시집 안 갈거 내유.아니 못 가내유. 어머니: 와? 집 걱정 땜이… 글여. 달자: 아니라구는 않겠내유.(가리키며) 저 과수원을 지,힘으루 제 모습을 찾아 줄거내유.비록 시방은 전쟁 휘오리에 시달려서 엉망이지만,정성을 기울이면 곧 지 모습을 회복 할 수 있을 거내유. 어머니: 힘드는 일을 니 혼자 어떡여.설사 그릇케 한다구 하더라두,어느 세월에….아마두 빚쟁이들이 더 설칠 틴디…. 달자: 차근차근 일어서야 지유.몇 년이 걸린대두 해야 지유.산더미같은 빚두 갚아 나가구.아부지두 시설 좋은 서울 병원에 모시구 가서 병을 고쳐 드려야 하구 유…. 어머니: 그라지 말구,시집이나 가서 집안 일 일랑 잊어 버리구 편하게 살어. 달자: 지는 유.언니가 안 여유.언니야,약값 땜이 한 몸을 던졌지만두….지는 유,땀 흘려 일을 해서 태산 보다두 높구 하늘 아래인 빚을지 힘으루 반드시 청산 할 거내유…! 어머니: 언니,야기는 와 꺼내는 겨.나두 니 덕에 입하나 줄이구 싶어서 글여…!큰딸 년을 약값으루 팔어 먹구두,너무두,모잘 라서 인제는 너 거정 팔어 먹을라고 글여.(신세 타령을 한 바탕 한다.) 이 년에기막힌 인생.시상을 너무두 잘 만나서,….얼씨구∼ 절씨구∼ 지하자∼ 지화자∼ (춤까지 춘다.)달자: 엄니! 지가,입 밖으루 나 왔내유.고정 하세유. 어머니: 니그 언니는 와! 소식이 없는 겨.살았는지 죽었는지….굶지는 안는 겨?달자: 곧 먼 소식이 오겠지유.걱정 마세유. 어머니: 요새 꿈자리가 어찌나 사나운지,불길 하구먼. 달자: 언니는 잘 있으닌께.바쁘다…본께,틈이 없나바유. 어머니: 아무리 바빠두 그렇지. 달자: 가서 편지를 썼어두 북에서 여기거정은 시일이 걸리잔아유. 어머니: 참! 증말 그러겠는디. 달자: 그란게,언니 걱정은 푹 놓으세유. 어머니: 안만해두 예감이…. 달자: 엄니! 와,자꾸만 글여유. 어머니: 안만.먼일이 있것남. 달자: (호돌갑을 떨며) 그란게,걱정 마세유. 어머니: 그나저나 니는 참말루봄에 과수원에 손 댈겨? 근 십 년이나,사람 손이 가지 안아서 엄청 손이 많이 갈겨.그라구 남자 손이 더많이 필요할 겨….그 집에선 너랑 혼인만 하면 논 서마직이 선작두준다는 것 같은디.고집 피우지 말구…. 달자: 그 야기는 생각 하기두 싫어유. 어머니: 너를 위해서 그라는 건게.나중에 지발 딴 소릴 하지말어. 달자: (시원스럽게) 야.지만 믿으세유.우린 아직두 숨쉬고 있내유.어서 빨랑 봄이….아마두 시방이야,힘이 들 어두 언젠가는 잘 사는 시상이 올거내유.그란께,그 야기는 안 들은걸루 하겠어유. 어머니: 글여 맘대루 혀….나이 먹어 늙던지 말던지.(성을 내는 것처럼 망태 들고 퇴장.)달자: 야아. 이우: (등장.) 약초랑 땔감이랑 구한 겨.생각 보담 일찍 왔네. 달자: 와 ! 호랑이가 안 깨물어 가서 실망인감. 이우: 글여,늑대가 그냥 나 준 것이 천하에 악녀는 알아보던 가 보내. 달자: 그람,이 달자를 몰라보면 큰일이지. 이우: 참! 오다가 들었는디.나,몰래 시집 간다구…. 달자: 어디서 쓸대읍는 소리는 잘두 주서 들어 갔구 댕긴단게. 이우 지지베두,좋으문서….좋다구 하문 어디 빼서 간다구 하데이. 달자: 자꾸만 헛소리 할거문은 얼른 가 버려…!이우: 골난 겨.골난 척 하는 겨.니그,엄니가 벌써 반승낙을 했다구하더라.그 집 보리쌀 한 말은 더 갔다 줬다는디…? 니,참말루 모르구 있었냐. 달자: 누가 글여.니,머 잘 못 먹은 겨. 이우: 능청 그만 떨어.지지 베야,동네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을 너만 모른다구 시치밀 떼문 그게 감춰 지냐구. 달자: (주저앉는다.) 울 엄니가 증말 여?이우: 한 번 엄니 한티 확인 혀바.증말루 몰랐던 겨? 난 니가 아는줄 알구. 달자: 꺼져 버려! 아무 말두 듣기 싫어 (분노에 찬다.) 이우: (쩔쩔 맨다.) 달자야! 맘 가러 안으레이. 달자: 니가,시방,내 우수운 꼴이 재밌어서,더 보구 싶은 모양이지…. 이우 와! 글여.증말루…. 달자: 난,무슨 일이 있어두.시집이구 나발이구 안가….(방안으로 퇴장.)이우: (방백) 화가 단단히 났으니? 큰 일 이내.며칠 갈 터인디….어쩌면 좋아…! (퇴장.)(달자,다음 날부터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어머니: (방 쪽에 대고.) 글여! 굶어 죽든지,어디 맘대루 혀바.망할년,썩을 년….저 놈에 승질 머리는 대체 누굴 닮은 겨?달석: 물 이라두,지가 떠다 줄게유. 어머니: 벌써,이레째여.물 한 모금두 넘기지 안는데이.내비 나둬,그까짓 것 죽으면 뒤겉에 묻으면 된게…. 달석: 엄니,누이 죽으면 안 되어. 이우: 아직두,아무것두 안 먹어유?달석: 우리 누이 줌 어티기 해바.누이가…. 어머니: (방문 고리를 잡고) 헛간에 가서 연장 그룻 가져와.달석아!죽었으면… 송장이 썩으면 냄새나 육 먹은게…! 이우: 엄니! 지발 진정 하셔유. 달석: 끙끙….(안간힘을 다 해.방문이 열린다.)(이우,어머니,달석 모두 방으로 간다.축 늘어진 달자 아무것도 모른다.)이우: 달자야…!어머니: 야앗-야…!달석: 누이야…! 누야…. (암 전)이틀 후,저녁.달석이가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뒷짐을 지고 들어온다. 어머니,달자,마당에서 다 다린 약을 짜고 있다. 어머니: 멋 하다가 인제 들어 오는 겨.도대채 학교는 댕겨 온겨,안댕겨온겨. 달석: ……. 달자: 놀다 본께.늦었겠지유.너무 나무라지 마세유. 어머니: 요새 줌 수상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디?달석: 엄니두,지가 머 나쁜 일이라두 하구 다니남유…. 어머니: 저 것 바라.(손으로 가리킨다.) 뒤에다가 황금 덩어리를 숨겼는지,구십살 먹은 할아버지 아니남. 달자: 니,아까 부텀 뒤에 멀 숨긴 겨.내 나 바바…. 달석: (더듬으며) 아무것두 아니구먼. 달자: 먼디 글여! (가까이 다가간다.) 달석: (한발 물러선다,) 아무것두 아니란게.글여…. 어머니: 머길래 글여! (나꿔챈다.)달석: (엿 가락들과 누룽지 뭉치가 떨어지자 황급히 줍는다.)달자: 이게 다 머여.( 빼앗는다.) 어디서 난겨. 달석: (방백) 말하면 안되는디. 어머니: 말 안 할겨…?달석: ……. 달자: 엄니! 안 되겠슈.부엌에 가서 부지깽이를 가져 와야 하는 가배유. 어머니: 글여. 달석: (울음보를 터뜨린다.) 으앙,으응…. 어머니: 그란다구,그냥 넘어 갈 줄 알어.(엉덩이를 때린다.)달석: 실은 아랫마을 김 부자집 머슴 성이 준겨. 어머니: 멋 여…? 달자: (머리를 쥐어박으며) 언제부터 그 사람이랑 가깝게 지낸 겨. 달석: 그 성! 나쁜 사람 안여.내 납부금두 내 주구.나랑두 잘 놀아준 다구…. 달자: 이제 부터는 그림자라두 쫓아다니지마. 달석: 싫어.그람,나 집에 안 들어 올겨. 어머니: 그래 나가라….(고함을 친다.)달석: (뛰어 나간다.)달자: 달석아! 달석아…! ( 달석이 쫓으며 퇴장.)어머니: 다들 지 멋대루여.어디들 멋대루 해바.아이구,내 팔자여.서방 복 읍는 년이 어디 자슥 복인들 있것남…. 박광순
  • 동화에 끼치는 이데올로기의 영향 ‘약이 되는… ‘

    ‘나는 예쁜 여자가 좋다.’‘공부 잘하는 여자들은 못생긴 한을 공부에 푸는 거다.’ ‘나는 결혼하면 직장 안다닐 거예요.살림하고 아이 키우는 게 중요하잖아요.’‘여자들은 남자가 보호해 주어야 하잖아요.여자는 힘도 능력도 없으니까요.’10년동안 초중학생에게 독서와 글쓰기를 지도해온 심혜련씨의 간담을서늘하게 한 아이들의 글이다.이같은 현상에는 사회적인 분위기 탓도있겠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읽은 동화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그는생각한다. 그래서 아이가 성에 따라 받는 차별대우를 그대로 반영한 동화의 문제점을 파헤쳤다.‘약이 되는 동화 독이 되는 동화’(이프 펴냄).어른들을 위한 어린이책 길라잡이이자,이 시대 아이들의 사고방식과 생활에 대한 현장보고서다.70여권의 동화책을 대상으로 그 이데올로기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날카롭게 분석했다. 저자는 남녀·빈부·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 등을 강조하거나 고착시키는 동화는 독이 된다고 주장한다.딸을 낳지 말아야 할 존재로 인식시키는 ‘엄마의 런닝구’,말괄량이 길들이기 식의 ‘창가의 토토’등 이른바 ‘좋은’ 동화로 인정받는 책들에 사정없이 칼날을 들이댄다. 반면 아름다운 삶과 자유를 추구하는 ‘마당을 나온 암탉’과 다투지않는 마음을 심어주는 ‘꽃들에게 희망을’등을 우리가 더불어 사는법을 가르쳐 주는 좋은 동화로 꼽는다. 주인공들이 남녀의 고정된 역할과 관념에서 자유롭고,등장인물들이 맺는 인간관계가 평등하며,변화하는 세태 속에서 가치있게 여겨야 할 사고방식에 대한 올바른 해답을 제시해야 약이 되는 동화라고 강조한다.7,500원김주혁기자
  • 미니 시사

    ◆ 포르노그래칙 어페어.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의 화두를 성담론으로 들끓게 했던 프레데릭 폰테인 감독의 ‘포르노그래픽 어페어’(A Pornographic Affair·12월2일 개봉)는 사랑과 섹스의 경계에 대해 깊은 시선으로 물음표를 찍는다.영화는 여주인공 나탈리 베이에게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겼었다. 제목만으로 순진하게 포르노그래픽일 거라고 오해하진 말 것.감독이묘사하려 한 건 섹스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랑과 성적 판타지다.그래서 남녀 주인공의 섹스는 질척거리거나 과장된 분위기를 내지 않는다. 여자(나탈리 베이)는 늘 머릿속으로만 상상해오던 성적 판타지를 경험하고 싶어 포르노잡지 광고로 섹스파트너를 구한다.그렇게 만난 남자(세르지 로페즈)와는 통성명도 하지 않은 채 호텔로 향한다.계약된 만남을 반복하면서 어느새 남녀는 사랑을 느끼고 갈등한다.위태로운 현실의 사랑을 택할 것인가,영원히 판타지를 간직한 익명의 만남으로 접을 것인가. 두사람이 사랑의 감정을 확인하기 전까지 카메라는 단 한번도 밀회장면을 공개하지 않는다.판타지를깨트리지 않기 위해서다.중간중간 남녀가 각자 화면밖을 향해 솔직한 심경의 변화를 인터뷰하는 설정도감상포인트다. ◆ 필로우 북. 지난 여름 ‘8½ 우먼’으로 극단적인 남성 성의식을 그렸던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의 ‘필로우 북’(The Pillow Book·12월2일 개봉).난해한 시선을 가진 그가 이번엔 문자텍스트에 주목하고 육체를 매개로 현란하고 대담한 영상파티를 벌인다.‘필로우 북’은 10세기 일본헤이안시대의 여류작가 세이 쇼나곤이 쓴 같은 이름의 일기.13권의책을 근거로 13가지 주제로 전개되는 영화에는 어찌보면 ‘문자’가주인공같다.감독은 등장인물들의 감정전달 장치로 ‘한자’를 선택했다. 일본 서예가의 딸로 태어난 나키코(비비안 우)는 책을 펴내겠다는 희망을 간직하고 산다.어렸을적 아버지의 육체를 유린한 출판업자에게사랑하는 남자까지 희생당하자 복수를 계획한다.이 모든 과정의 메시지들을 나키코는 남자들의 육체를 종이삼아 한자로 재현한다.퍼포먼스를 보는 듯 독특하다 못해 낯선 화법의 영화다.나키코의 연인역은이완 맥그리거. 황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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