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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 억대 카드빚 때문에…60대 아버지 음독자살

    딸의 억대 신용카드 빚을 비관한 60대 아버지가 카드사를 원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13일 오후 5시30분쯤 서울 도봉구 방학2동 모 초등학교 뒷산에서 최모(61·무직·방학동)씨가 농약을 마시고 숨져 있는 것을 등산객(52)이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최씨는 상의 안주머니에 노무현 대통령 앞으로 남긴 유서를 통해 “세 식구가 2300만원짜리 전셋집에서 어렵게 사는데 딸은 신용카드를 수십장이나 발급받아 1억 5000만원 넘게 빚을 졌다.”면서 “그 지경이 되도록 대출을 해준 은행과 카드사가 너무 원망스럽다.”고 밝혔다. 박지연기자 anne02@
  • “사위 의심 윤씨 사주로 범행”/ 여대생 살해범 자백… 하양 아버지·시동생도 살해기도 혐의

    지난해 3월 발생한 경기 하남시 여대생 하모(당시 22세)양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지난 11일 중국 옌지(延吉)에서 송환한 주범 윤모(41)·김모(40)씨가 하양과 사위의 불륜을 의심한 윤모(58·여·구속)씨 사주로 하양을 납치·살해한 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을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납치·감금교사죄로 3년6개월의 실형을 받고 복역중인 윤씨에게 살인교사 혐의를 추가키로 했다. ●병적인 불륜 의심이 살인 불러 경찰은 윤씨가 하양의 이종사촌인 사위 김모(31) 판사와 하양의 불륜관계를 밝히려고 병적인 집착을 보인 끝에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이 과정에서 윤씨는 현직 경찰관,심부름센터 직원 등 20여명을 동원,하양을 끈질기게 미행시켰고,직접 승복차림으로 변장해 하양의 집 주변에 나타나 미행 일정과 행동 요령 등을 알려주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사 결과 구속된 윤씨의 친정조카인 윤씨와 윤씨의 고교 동창생인 김씨가 지난해 3월6일 새벽 5시37분쯤 전모(23)씨 등 이미 구속된 3명과 함께서울 삼성동 아파트 앞에서 하양을 승합차로 납치했다.윤씨와 김씨는 납치에 가담한 전씨 등 3명을 돌려보낸 뒤 하남시 검단산으로 이동,하양을 공기총으로 살해한 뒤 사체를 쌀부대에 담아 등산로에 버렸다. 당시 김씨는 하양을 어깨에 둘러메고,윤씨는 공기총을 들고 등산로쪽으로 100m쯤 걸어 올라갔으며,김씨가 윤씨에게 건네받은 공기총으로 하양을 쏘았다.하양을 납치한 지 35분만이었다.사체는 열흘 뒤인 16일 오전 등산객에게 발견됐다. 경찰은 고모의 사주를 받은 주범 윤씨가 1억 7000만원을 받기로 하고 김씨를 범행에 끌어 들였으며,처음엔 약물로 하양을 죽이기 위해 실험용 쥐에게 약물실험까지 했다고 밝혔다. ●살해 시점 부검결과·진술 엇갈려 경찰은 주범 윤·김씨로부터 지난 2001년 10월쯤 하양의 아버지(58)를 먼저 살해하기 위해 접근했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중이다.당시 하양 가족은 하양의 불륜을 의심한 윤씨가 “딸 단속을 잘하라.”며 병적으로 접근하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며,윤씨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하양 가족이 낸 윤씨의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도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다.경찰은 구속된 윤씨가 또다른 범죄를 사주했을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지난 2001년 남편의 집안에 앙심을 품은 윤씨가 이번에 구속된 김씨 등을 동원,시동생을 약물로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포착했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윤씨가 남편의 불륜을 의심,남편 주변의 여성을 상대로 범행을 사주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당시 하양이 ‘사체발견 48시간 안에 살해됐다.’는 국과수 부검 결과와 ‘납치 당일 살해했다.’는 주범 윤씨 등의 진술이 엇갈려 경위를 추궁중이다.경찰 관계자는 “윤씨 등이 하양을 납치·감금한 뒤 또다른 범죄를 저질렀거나 범행을 교사한 윤씨에게 하양을 데려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이영표기자 tomcat@
  • 하남 여대생 피살 ‘미스터리’ 풀리나

    미모의 여대생과 명문대 출신 법조인,법조인의 장모인 재력가 등이 관련 인물로 등장했던 하모(당시 22세·E여대 법학과 4년)양 납치·피살 사건의 핵심 용의자 2명이 사건 발생 1년여 만에 검거됐다. 경찰청은 중국 옌지(延吉)에서 하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모(41)·김모(40)씨를 검거,11일 인천공항을 통해 송환했다.경찰은 이들에게 하양을 납치·감금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윤모(58·여)씨가 살인에 직접 연루됐는지 조사하고 있다.그러나 윤씨와 김씨는 살인 부분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수사 상황과 풀어야 할 의문점 송환된 윤씨는 구속된 고모로부터 “하양을 납치해주면 거액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고 김씨를 포섭,전모(25·구속)씨 등 다른 3명과 함께 하양을 납치한 뒤 고모에게 전화를 걸어 “성공했다.”고 보고했다고 진술했다.하지만 직접 살해했는지와 고모가 살해를 지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들은 하양을 납치한 뒤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 2명을 만나 넘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경찰은 그러나 윤씨 등의 통화내역을 조사한 결과 범행을 전후해 범행 가담자들 외에 다른 사람과 전화한 사실이 없는 등 신빙성이 없는 주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윤씨가 이들에게 범행의 대가로 1억원에 가까운 거액을 보낸 사실이 확인됐고,구속된 다른 공범들의 진술도 윤씨의 살인교사 혐의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사건 전모를 밝히는 열쇠를 쥔 이들을 붙잡기 위해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하고 ‘적색수배’를 내렸다.지난 1월을 전후해 ‘수배전단에 실린 용의자들이 중국 칭다오(靑島)에 체류하고 있다.’,‘김씨가 박한동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호구부(주민등록증)를 위조하고 다닌다.’는 등의 첩보를 현지 교민들로부터 입수한 경찰은 수사관을 현지로 급파,지난달 25일과 28일 옌지에서 이들을 검거했다.경찰은 “김씨는 경찰을 피하기 위해 ‘쌍꺼풀’과 ‘코’를 성형 수술하고 부러진 앞니 한 개도 바꿨다.”면서 “윤씨는 동생의 여권을 위조해 소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수사는 배후로 지목된 윤씨의 ‘살인 교사’혐의를 입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윤씨는 하양의 납치·감금을 교사한 혐의로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윤씨는 ‘하양을 혼내주라고만 했지 죽이라고 한 적은 없다.”며 살인 교사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사건의 전말 하양은 지난해 3월6일 오전 5시30분쯤 수영장에 가려고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를 나섰다가 실종됐다.이어 열흘 뒤인 16일 경기 하남시 검단산 등산로에서 머리에 공기총 6발을 맞은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가족들은 하양의 이종사촌 오빠 김모(31·판사)씨의 장모인 윤씨를 사건 배후로 지목했다.부산지역 재력가인 윤씨가 평소 사위 김씨와의 관계를 의심,하양을 미행하고 괴전화를 거는 등 괴롭혀 왔기 때문이다.경찰은 광범위한 탐문수사 끝에 김씨와 윤씨를 살해 용의자로 지목했으나,두 사람은 이미 홍콩과 베트남으로 달아난 뒤였다. ●하양 가족들 표정 딸을 살해한 용의자가 검거됐다는 소식을 들은 아버지 하택환(58)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속이 후련하지만,그래도 안타까운 심정을달랠 길 없다.”고 털어놓았다.딸을 잃은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족은 지난달 서울 삼성동에서 경기도로 집을 옮겼다. 하씨는 “집을 옮긴 뒤에도 딸의 소지품들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따로 마련한 방에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하씨는 지난해 7월 용의자들을 붙잡기 위해 직접 베트남에 다녀오기도 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이 산에 오르면 연분홍 물들겠네!/ 진달래 산행명소 4곳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로 시작되는 유행가의 제목 ‘봄날은 간다’처럼 올 봄은 유독 빠르게 지나간다.남녘에서 벚꽃 소식이 들린 지 사나흘 만에 온 국토가 희게 물들더니만 벌써 연분홍 진달래가 수를 놓기 시작했다. 기온이 높은 평지에선 이미 중부지방까지 진달래가 활짝 피었지만,산은 이제 시작이다.능선 따라 바위와 어우러져 피어난 진달래는 인위적으로 심어놓은 평지의 꽃보다 확실히 품격이 있다.산행 후 철판에 지져낸 진달래 화전을 한 입 물면 입안 가득 봄내음이 넘쳐난다.가족들과 함께 가볼 만한 진달래 산행 명소들을 소개한다. ●전남 여수시 진달래 산행 코스 1번지다.높이가 510m에 불과한 고향 뒷동산 같은 산이지만 곱기로는 국내 제일을 자랑한다.영취산 진달래는 키가 작은 5∼20년생 수만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군락은 450봉 아래 사면,450봉을 지나 작은 암봉이 있는 부근,정상 아래 사면,진래봉 부근 등에 형성돼 있다.보통 4월5일경부터 서서히 물들기 시작, 10일경에 절정을 이루고,20일경까지 자태를 뽐내다가 완전히 진다.산행코스는 여러개 있지만 어떻게 잡든 4시간 정도면 충분하다.진달래를 가장 즐길 수 있는 산행길은 상암초등학교를 기점으로 하여 450봉을 지나 영취산 정상에 오른 뒤 봉우재로 내려섰다가 다시 진래봉(405m)으로 오른 뒤 흥국사로 내려오는 코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순천이나 광양IC에서 빠져나와 17번 국도를 타고 남하해 흥국사 입구에 차를 세워두면 된다.버스는 여수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온 다음 흥국사행 시내버스로 갈아타면 된다.문의 여수시청 관광교통과(061-650-5547). ●경기도 이천시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야트막한 야산.이천 시가지를 감싸안 듯 둘러싸고 있다.험준하지 않으면서도 오밀조밀한 운치를 자랑한다.특히 정상 부근에 울창한 혼합림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가운데 이맘때면 진달래가 장관을 이룬다. 설봉산 진달래는 영월암과 장승이 마을을 잇는 고개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 양쪽 사면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또 363봉에서 사기막골로 이어지는 능선의 북사면에도 진홍빛 진달래가 자태를 뽐낸다. 설봉산엔 신라 김유신장군이 삼국통일을 위해 작전계획을 세웠다는 성터인 남천정지와 봉화대지,관고리 3층석탑 등 유물과 영월암 등 사찰이 있다.동쪽 능선의 날카롭고 거대한 칼바위,영월암 동편의 고깔 쓴 스님이 바라를 진 모습을 한 고깔바위 등이 볼거리를 더한다.문의 이천시청 문화공보담당관실(031-644-2114). ●강원도 홍천군 강원도에서 진달래가 가장 많이 피는 산으로 손꼽힌다.가리산 휴게소에서 산행을 시작해 용소폭포를 지나면 능선길 좌우에 군락을 이룬 진달래 꽃길이 장관을 이룬다.기온이 낮은 편이어서 5월에 들어서야 만개한다. 1051m의 정상에 서면 탁트인 시야와 발 아래로 펼쳐진 소양호 풍광이 등산객들의 감탄을 자아낸다.코스는 역내리∼천현리∼계곡∼정상∼천현리(총 10㎞,4시간 소요) 또는 역내리∼계곡∼정상∼춘천 물노리(〃)로 잡으면 된다. 서울 방향에서 가려면 44번 국도를 타고 양평을 거쳐 홍천 철정 검문소를 지나 5분 정도 달리면 왼쪽으로 막국수집이 나온다.막국수 집을 끼고 왼편으로 들어서면 산행 기점이다.문의 홍천군청 경제관광과(033-430-2350). ●충남 청양군 예부터 진달래와 철쭉으로 이름난 산.해발 561m인 정상을 중심으로 아흔아홉 계곡을 비롯한 까치내,냉천계곡,천장호,천년 고찰인 장곡사 등 비경지대가 우산살처럼 펼쳐져 있어 볼거리도 풍부하다. 칠갑산은 계절마다 특징이 뚜렷하지만 봄철이 가장 화려하다.산 전체에 야생 벚나무와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4,5월이면 흰색과 붉은 색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진달래는 장곡산장에서 465봉을 거쳐 정상에 이르는 구간에 큰 군락을 이루고 있다.이 능선의 남북쪽 사면을 채우고 있는 진달래는 아흔아홉 계곡을 오르다가 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정상이나 삼형제봉에서 능선을 뒤덮은 진달래를 즐기는 것이 산행의 포인트다. 오솔길로 이뤄진 등산로는 완만해 아이가 있는 가족이 오르기에 적당하다.한티고개∼정상∼삼형제봉∼465봉∼장곡사 코스를 택하면 벚꽃과 진달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문의 청양군청 문화관광과(041-430-2350). 임창용기자 sdargon@
  • [나의 건강보감] ‘야간산행 마니아’ 조정원 경희대 총장

    상상해 보라.천지가 어둠에 잠겨 오직 땅과 하늘만 있는 적멸(寂滅)의 밤.고요를 헤치며 홀로 산의 능선을 타고 오른다.세상일 멀찍이 떼어놓고 구도자처럼 호젓하게 산에 들면 달빛을 타고 내린 정기(精氣)가 온 몸으로 배어든다.그 충일한 생명의 기운. 경희대 조정원(54) 총장.한국의 대표적 사학 가운데 하나를 이끄는 그가 감당해야 하는 세상의 일들은 너무나 복잡하고 많다.그가 그런 일들을 감당할 지혜와 기력을 얻는 곳은 산,그것도 밝음 가운데 만물이 형상을 드러내는 한낮의 산이 아니라 우주의 음기가 충만하게 대지에 내리는 밤의 산이다.그는 야간산행을 즐긴다. 야간산행.말 그대로 밤에 산을 오르는 것이다.그러나 아무 때나 올라서 되는 건 아니다.그는 보름달이 뜨는 음력 보름 무렵에만 오른다.이유가 있다.“천지에 양기(陽氣)가 있으면 또한 음기(陰氣)가 있어 섭리를 이룬다.사람도 그런 섭리의 존재인데,현대인에겐 양기가 너무 승해서 문제다.해서 음기가 충만한 보름날 산에 올라 청정한 정기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는 산을 좋아한다.가히 요산요수(樂山樂水)의 경지다.아무리 바빠도 한달에 두세번은 산을 탄다.산은 그에게 여락의 대상이라기보다 외경과 신성의 존재이다.그만큼 산을 대하는 마음이 진지하고 진솔하다. 그와 산의 인연은 고교 때 등산반에 들 때부터.그뒤 한동안 산을 찾지 못하다 84년 벨기에 유학 때 뛰는 것으로 산과 다시 만나는 계기를 마련했다.기혼이었던 그는 당시 체중이 100㎏을 넘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이래서야 되겠나.”싶자 앞뒤 가릴 것 없이 뛰기 시작했다.매일 90∼120분을 뛰어 1년만에 무려 37㎏이나 줄였다.초인적인 감량이었다.그러나 문제가 생겼다.지나친 감량으로 현기증이 나는 등 체력이 달린 것.도리없이 체중을 5㎏정도 늘려 68㎏으로 귀국했다.오랜만에 그를 본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그 사람 같기도 하고,아닌 것도 같아서였다. 유학 후 경희대 교수로 강의를 시작한 그는 다시 산으로 발길을 돌렸다.지금은 회원만 200명이 넘는 교수산악회가 그때 만들어졌다.평일 일과후에는 학교 뒤 고황산을 자주 올랐으나 안식년 중이라무척 아쉽다고 했다.“서울처럼 좋은 도시가 어딨습니까.곳곳이 명산이잖아요. 서울 말고 인구 1000만에 이런 환경의 도시를 들라면 리우데자네이루 정도지요.” 산에서 그는 두가지를 얻는다.하나는 세상일 잊을 건 잊고,털건 털어버리는 ‘정돈의 평화’이고,다음은 싱싱한 대지의 정기를 받아들이는 것.가끔 사람들로부터 “그걸 잊어버리느냐.”는 핀잔을 들을 정도로 주변의 잡다한 일들을 잘 털어내는 스타일이다.특히 해결할 수 없는 일,알아서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애써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이런 그의 습관은 산을 타면서 터득한 것이다. “산을 타는 때가 일상중 유일하게 혼자하는 시간이다.여럿이 가더라도 산은 혼자 타는 것이다.대자연 앞에 홀로 서는 것,그것이 바로 겸허의 시작이다.” 이렇게 산을 타며 스스로를 성찰하는 그는 야간산행에서는 대지의 기운을 흡인한다.보름날을 전후해 산에 오르기 때문에 자주 갈수는 없지만,달빛이 교교히 내리는 어둠속에 침잠한 세상의 또다른 모습을 보며 산을 타는 동안 그는 이미 세속의 인간이 아니다.야간산행은 주로 익숙한 북한산을 탄다.퇴근 후 북한산 입구를 출발,보현봉쪽 능선을 두어시간쯤 타며 젊은 시절의 호연지기를 되살린다.도선사에서 정상을 거쳐 능선을 밟다 보면 서울의 야경이 선계(仙界)처럼 다가온다.안식년으로 등산로가 막힌 지금은 남장대쪽으로 코스를 바꿨다.평창동에서 나서면 3시간 정도 소요된다. 그는 타고난 강골이다.지금도 산에만 오르면 지칠줄 모르는 건각이다.오죽했으면 ‘총 안든 공비’라는 별명이 붙었을까.일화 한토막.지난 89년,그는 몽골의 울란바토르 인근에서 두번이나 벼락을 맞았다.한번은 정수리 부근에 벼락을 맞고 쓰러졌다 일어나 다시 맞았다.불과 20초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망치로 머리를 얻어 맞는 충격을 느꼈으나 그후 기억력은 물론 체력이 몰라보게 강건해졌다고 했다.웬만한 의학지식은 술술 외는 그지만 ‘벼락과 건강의 관계’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했다. 대외용으로는 ‘소주 1병’인 주량도 사실은 끝을 모른다.지금도 경희의료원에서는 소주와 맥주,양주를 섞는 그의 ‘삼합주’가 전설처럼 회자된다.그러나 특별한 계기가 아니면 그렇게는 마시지 않는다.“학생들 가르치는 사람이 술을 자랑삼아서야 되겠느냐.”는 것이다.담배도 가끔 한다.어렵사리 끊었다가 지난해 의료원 파업 때 다시 태웠다.얘기중에도 “우리끼리 한 대씩 하자.”며 담배를 권했다.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소탈함이었다. 그가 산만 챙기는 건 아니다.골프와 테니스도 즐긴다.그러나 산행만큼 그의 마음을 빼앗은 운동은 없다.“좋은 산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는 그다.그에게 좋은 운동이 뭐냐고 묻자 “남따라 하지 말고 자기 운동을 하라.”고 권한다.“거창한 운동보다 줄넘기,달리기,자전거타기 등 손쉬운 생활운동을 골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음악으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어낸다는 그와 얘기를 나누는 동안 목련이 만개한 창가에서 카나리아가 예쁘게 울어대고 있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야간산행의 득과 실 조 총장의 야간산행은 저녁 무렵에 시작된다.보름날을 전후해 익숙한 코스로 오르기 때문에 랜턴등 특별한 장비없이 피켈 정도만 챙겨 나선다.달이 밝아 길이 이내 눈에 익는다. 그러나 야간 산행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식물이 밤에 이산화탄소를 내뿜어 산소량만을 생각한다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이에 대해 그는 산행으로 얻는 명상의 기회와 청정한 기력이 그런 문제를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말한다.심폐기능 강화 등 신체적 건강도 빼놓을 수 없는 등산의 부가가치다. 야간 산행을 하려면 보름 중에서도 정월 대보름이 가장 좋다.연중 양기가 새로 돋는 때이자 음기가 가장 충만한 날이어서다.뒷동산에 올라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전통도 기실 일년 동안 인체를 지탱할 음기를 듬뿍 받아들인다는 의미였다.일종의 채음보양술(採陰補陽術)이다. 그러나 조심해야 할 점도 많다.봄과 여름 사이의 산,특히 숲이 우거진 음습한 곳에는 ‘장기(氣)’라는 독한 기운이 많이 쌓인다.차가운 온도와 습기가 그것이다.동의보감도 밤에 산을 다니면 장기에 해를 입는다고 했다.이 기운에 오래 노출되면 가볍게는 감기부터 중하게는 괴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증상이나타난다.이 때문에 장마후 습기가 많고 날씨가 무더울 때는 산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또 밤에는 인체의 오감과 판단력,동작 반응이 둔해지기 때문에 어둡고 험한 길을 가기에는 위험할 뿐더러 자칫 길을 잃을 수도 있다.턱없이 욕심을 부리거나 아는 길이라고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초보자는 혼자 산에 오르기보다 팀을 짜서 오르는 것이 좋다. 산이라는 게 원래 그렇다.오만이나 만용을 용납하지 않는다.조 총장도 무리하거나 서두르지 않는 것이 야간산행의 준칙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너무 강한 성격이거나 잔꾀가 많은 사람은 음기가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다시 말해 지나치거나 모자라는 성격의 소유자는 적절한 야간산행을 통해 쇠잔한 기력을 충전할 수 있다. ■ 도움말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재활의학과 신현대 교수(노무현 대통령 한방 주치의) 심재억기자
  • 식목철 자치구 2題

    나무를 잘 가꾸는 일 못잖게,못쓰게 된 나무를 공익에 맞게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도 ‘식목의 계절’에 한번쯤 되새겨볼 만하다.몇몇 자치구가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죽은 나무를 지혜롭게 재활용,귀감이 되고 있다. 서초구는 2000년 3월부터 전국 자치단체로는 유일하게 구립 목공소를 운영,일찌감치 폐목 재활용에 앞장섰다.양재동 ‘시민의 숲’ 빈 땅 20여평에 자리한 목공소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10여종을 헤아린다.지난 3년 동안 생산량은 의자 700여개와 각종 안내판 70여개,등산로프 기둥 1800여개,방향 표지판 430여개,지팡이 1만 3400여개나 된다. 또 우드칩(등산·산책로 등에 깔아 걷기 편하게 하고 자연적으로 썩어 퇴비구실도 겸하는 자재) 3050여t,톱밥 60여t에다,구청 직원들의 사무용 책꽂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청계산·우면산과 서초동 꽃동네 건너편 서리풀공원,각급 학교와 관공서,군부대,까리따스어린이집 등에 목공소 제품을 깔았다.지난해 7월 구 청사 조경사업에서도 벤치와 평상 등으로 앞마당을 꾸며 놓았다. 송파구도 ‘폐목 테마공원’을 조성,관내 명물이자 훌륭한 구민들의 쉼터로 만들었다. 문정동 18의4 시영아파트 옆 자투리땅 410여평에 있는 공원은 기존 산야,녹지대 등에서 죽거나 태풍 등 자연재해로 쓸모없게 된 나무를 버리지 않고 재활용해 조성한 것이다.1000여그루가 쓰였고 나무를 이은 길이만 해도 1.2㎞에 이른다.원두막 2곳,원형 쉼터 6곳,뿌리를 다듬어 예술품으로 만든 괴목(怪木) 조형물 9종,통나무의자 76개,통나무울타리 900m 등을 조성했다.통나무산책로 220여m도 있다.자연학습장도 곁들여 어린이들이 계절별로 토종작물을 관찰하며 자원 재활용의 의미를 깨닫게 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북한산 실족 ‘조심’

    북한산에서 실족사고가 가장 잦아 등산객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는 27일 지난해 119구조대가 출동한 산악사고는 모두 508건으로 북한산이 122건으로 최다였다고 밝혔다.다음으로는 ▲관악산(97건) ▲수락산(93건) ▲도봉산(51건) ▲불암산(27건) ▲아차산(24건) ▲청계산(12건) 등의 순이었다. 사고 유형별로는 실족이 351건으로 가장 많았다.이어 음주(87건),질병(53건),추락(22건),조난(10건)등의 순이다.특히 실족은 북한산 출동건수의 77%를 차지했다.등산시보다는 하산중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실족사고가 많았다.바위가 많은 관악산에서는 눈,비나 습한 기후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대부분이었다. 송한수기자
  • 살살 녹는 달콤한 섬,제주 3박4일 허니문 따라잡기

    ◆첫째 날 - 남원큰엉 낭만 산책 → 나도 드라마 주연 섭지코지 요즘 제주도 내 호텔이나 펜션엔 예비 신혼부부들의 예약문의가 빗발친다.괴질 확산,이라크전 발발 등에 겁먹은 커플들이 앞다투어 제주로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호텔,펜션 등 고급 숙박업소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평일에도 방 잡기가 쉽지 않다.제주 허니문여행의 강점은 드라이브를 통한 자유여행.차량을 빌려 이동하며 멋진 곳에서 ‘둘만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제주엔 세화∼성산 등 정취가 넘치는 드라이브 코스가 적지 않다.카메라와 삼각대만 있으면 준비 끝.3박4일간의 신혼여행을 가상해 코스를 돌아본다.결혼식 후 숙소 도착까지의 일정은 뺐다. 느지막하게 잠을 깬 곳은 남제주군 남원읍 남원리 바닷가의 한 펜션 2층 침실.커튼을 올리고 창문을 여니 쪽빛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방파제를 때리는 파도 소리 요란하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산책을 나선다.숙소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남원큰엉 산책로’ 출발점.깎아지른 듯한 벼랑과 철썩철썩 바위를 때리는 파도를왼쪽에 끼고 호젓한 오솔길을 천천히 걷는다.오른편엔 신영영화박물관의 이국적 풍광이 분위기를 띄운다. 이따금씩 산책에 나선 가족을 만날 뿐,둘만의 시간을 방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산책로가 1㎞는 족히 넘을 듯.왕복 40분 정도 소요. 돌아오다가 파도마을 입구의 통나무집 식당인 ‘별주부전’에 들러 된장 뚝배기를 먹는다.뚝배기 맛이 창 밖에 펼쳐진 새파란 바다만큼이나 시원하다.식사가 끝나면 맘씨 좋은 종업원이 향기 진한 원두커피까지 서비스한다. 간단하게 짐을 챙겨 차에 오른다.목적지는 드라마 ‘올인’의 배경인 섭지코지.남원에서 12번 순환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30분쯤 가면 신산리∼성산 해안도로와 만난다.여기서 5분쯤 더 가면 모래 색깔이 유난히 고운 신양 해수욕장이다.햇살에 반사돼 반짝이는 물결이 마치 비단결 같다. 해수욕장에서 섭지코지까지는 차로 5분 정도.길이 좁아 차량이 마주올 때 매우 조심스럽다.주차장부터 올인 세트장까지는 오른쪽에 벼랑과 바다를 끼고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드라마의 인기 때문인지 평일인데도 인파가 만만치 않다.주말이나 휴일엔 아예 오지 않는 편이 나을 듯. 성당으로 지은 야외세트는 서구풍 별장 같다.예쁘기는 하나 별다른 개성은 느껴지지 않는다.그래도 마치 주인공이라도 된 양 선남선녀들은 짝지어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야외세트와는 달리 그 오른편으로 펼쳐진 벼랑과 바다는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섭지코지에서 나오면 성산일출봉이 눈 앞에 있다.성산부터 세화까지는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오른편엔 벌써 파란 빛이 도는 우도가 보인다.하얀 포말을 만들며 부서지는 파도가 해안 가득 널린 한치와 어우러져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둘째 날 한라산에 한번 도전해보자.한라산에 올라야 제주도를 제대로 볼 수 있다.‘힘들지 않을까’하고 겁부터 먹기 쉽지만,가장 짧은 ‘영실코스’를 택하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남원에서 12번 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30분 정도 달리면 중문에 이르고,여기서 99번 도로로 바꿔타고 북진하면 영실코스 가는 길이다.매표소에서 표를 끊은 뒤 차를 몰고 영실휴게소까지 올라간다.산행코스는 영실휴게소∼영실기암∼윗세오름대피소의 3.7㎞. 30분쯤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기암절벽이 펼쳐진다.절벽 꼭대기엔 뾰족한 바위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이름하여 ‘오백나한’바위다. 30분쯤 더 오르니 키큰 나무들은 사라지고 허리에도 못미치는 관목이 산을 뒤덮고 있다.오른편 능선 아래의 벼랑은 마치 병풍을 두른 듯 하다.등산로엔 벗어나지 말도록 말뚝과 줄이 쳐져 있는데,살짝 줄을 넘어 능선에 오르니 옹기종기 자리잡은 10여개의 오름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윗세오름 대피소는 해발 1700m.멀리 남쪽으로 서귀포와 중문 앞바다,서쪽으로 대정·고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백록담은 자연 휴식년제가 실시 중이라서 더이상 올라갈 수 없다. 산을 내려와 99번 도로를 타고 되짚어 내려오다 보면 길 오른쪽에 에덴승마장(064-738-9247)이 나온다.말에 올라 마부의 안내로 들판과 언덕을 30분 정도 도는데,1인당 1만1000원.렌터카업소를 통해 미리 예약하면 8000원에 할인해준다. ◆셋째날 - 산방굴사 불상앞서 둘만의 백년가약 짐을 모두 챙겨 차에 싣고 숙소를 나선다.서귀포,중문을 모두 지나쳐 들어선 곳은 산방산∼송악산 드라이브 코스.산방산(395m)은 중턱의 ‘산방굴사’까지만 올라갈 수 있다.널찍하게 뚫린 굴엔 불상이 모셔져 있고,그 밑에선 약수가 나온다.약수 한 잔 마시고,부처님 앞에서 다시 한번 백년가약의 다짐을 해보면 어떨지. 산방산 앞엔 비경의 용머리해안이 있다.산 위에서 보기에 용머리처럼 생겼기 때문인데,실은 바닷가로 내려가야 용머리 바위의 장관을 느껴볼 수 있다.수만년 동안 파도를 맞아 기묘하게 파인 바위들이 너무 신기해 오는 사람마다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산방산에서 제주도 남단 송악산까지는 10분밖에 안 걸린다.송악산 자체는 볼품이 없지만 내려다보는 전망은 일품.동쪽으로 산방산과 형제섬이 한 눈에 들어오고,남쪽으로 가파도와 마라도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꽁치 낚시에 한번 도전해보자.송악산을 지나 대정∼수월봉 드라이브 길에 들어서면 왼편에 갯바위들이 펼쳐지는데,요즘 꽁치낚시가 한창이다.다가가 보니 아이스박스마다 꽁치가 가득이다.5분도 안돼 한 마리씩 낚아올리는 것이 보기만 해도 신이 난다.인근 낚시점에서 릴낙시 세트를 빌리고 미끼(새우)는 사면 된다. 글·사진 제주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항공편 및 렌터카 대한항공(1588-2001) 및 아시아나항공(1588-8000)이 서울 김포공항을 비롯한 대도시 공항에서 제주까지 비행기를 띄운다.요금은 김포∼제주 기준 월∼목요일 7만 5900원,금∼일요일 8만 900원. 대장정렌트카투어(064-711-8288) 등 10여개 렌터카 업체들이 있다.보통 예약한 다음 공항에서 차를 인도받으며,허니문 커플의 경우 숙소까지 데려다준 뒤 차를 인도하기도 한다.어느 경우든 인도받을 때 흠집 등 차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이상이 있으면 계약서에 이를 기재해놓아야 나중에 말썽이 없다. ●숙박 최근 호텔뿐만 아니라 해안가나 초원 등에 자리잡은 펜션도 많이 찾는다.숙박료는 객실 위치,요일 등에 따라 7만∼15만원 정도.펜션이라도 무늬만 펜션인 곳도 있으므로 잘 알아보고 예약해야 한다.남원읍 해안가에 위치한 파도마을(064-764-9114),귤농장에 자리잡은 서귀포시 귤림성(064-739-3331),초원과 오름이 앞에 펼쳐진 북제주군 애월읍 그린리조트(064-792-6100) 등이 고급스러우면서도 운치가 있다. 대장정투어(02-3481-4242)는 해오름,중문펜션 등 이색숙소 3박 및 렌터카(뉴EF소나타 3일),조식 3회를 묶은 자유여행 허니문 상품을 커플 기준으로 44만∼62만원,파도마을 2박과 롯데(또는 신라)호텔 1박을 묶은 상품은 82만원에 판매한다. ●먹거리 옥돔구이,성게국,해물뚝배기,흑돼지 고기,오분자기 구이,꿩요리,갈치회 및 국 등이 제주도의 맛을 대변하는 음식이다.옥돔·갈치요리는 제주공항 인근의 청해원(064-744-6677),흑돼지 고기는 협재해수욕장 앞의 상록가든(064-796-8700),해물뚝배기는 성산 일출봉 입구의 등경돌식당(064-782-0707),남원읍 파도마을 입구의 별주부전(064-764-8899)이 맛있다.
  • 박달나무 없는 ‘울고넘는 박달재’ 산림청 내일 200그루 식재

    충북 충주시 산척면과 제천시 백운면에 걸쳐 있는 박달재에 박달나무가 복원된다. 산림청 임업연구원 서부임업시험장은 대중가요 ‘울고 넘는 박달재’로 유명한 박달재에서 26일 박달나무 식목 행사를 갖는다. 산림청은 박달나무 자생지와 인접한 천등산 숲에 분포된 우량 박달나무에서 종자를 채취해 육성한 200그루의 박달나무 묘목을 박달재 자연 휴양림 내 박달나무골에 심기로 했다. 박달재는 조선 중엽 박달도령과 금봉낭자 사이에 사랑과 이별의 애틋한 사연이 남겨진 곳으로 천등산이 아닌 시랑산에 위치해 있다. 이갑연 서부임업시험장장은 “단단하고 치밀해 쓰임새가 다양한 박달나무는 다듬이와 다듬잇방망이,홍두깨,빨랫방망이,절굿공이 등의 재료로 쓰이면서 정작 박달나무골에서는 사라진 상태”라며 “이번에 심는 묘목이 자라 씨앗을 맺는 10년 후에는 어미나무로서 대량 번식하게 돼 이름에 걸맞은 울창한 박달나무 숲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 이천열기자 sky@
  • 수락산에 노약자 산책로 조성

    노원구(구청장 이기재)가 등산코스에 노약자 산책로를 만들었다. 지난해 10월부터 4억원을 투입,수락산 정비사업을 벌여 노원골 등산로 380m에 노인과 여성 등 노약자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는 산책로를 조성했다.환경친화적 황톳길로 만들어진 산책로에는 보조난간도 곁들여 안전도를 높였다.4㎞ 등산코스 중간중간에 나무계단도 설치했다.경사가 급한 암벽 2곳에는 길이 270m의 등산보조용 손잡이 로프를,사잇길 총 연장 1㎞ 구간에는 자연훼손을 막기 위해 출입통제용 펜스를 설치했다.자연학습장과 벤치 등 편의시설과 체육시설 40여점도 군데군데 설치했다. 구 관계자는 “수락산은 경관이 수려하고 교통편이 좋으며,무엇보다 입장료가 없어 평일 3000∼4000명,주말엔 1만여명의 등산객이 찾는 서울의 명산”이라면서 “등산코스가 완만하지만 노약자들이 안전하게 여가를 즐기도록 안전시설 확보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나의 건강보감] 루이나이웨이·장주주 부부

    그는 몸보다 정신이 강한 여자다.50㎏에도 못미치는 가냘픈 몸으로 세계 여류바둑계를 쥐락펴락하는 그를 그래서 사람들은 ‘철녀(鐵女)’라고 부른다.춘란배 결승대국이 열린 지난 18일 한국기원 4층 검토실.조훈현 9단 등 내로라하는 고수들이 이창호 9단의 대국을 지켜보며 열띤 검토의견을 나누는 사이에 한 여성 기사가 앉아 있었다.체구가 유난히 작은 데다 말수도 없어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대마(大馬) 같은 남성들에게 가리기 일쑤다.바로 세계 여류바둑의 정상 루이 9단이다.곁에는 남편 장주주가 항상 함께한다. 루이나이웨이(芮乃偉·39).여자로는 세계 유일의 9단위 보유자다.남편 장주주(江鑄久·40) 9단과 함께 고국 중국을 떠나 미국,일본 등 ‘바둑을 둘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돌다 한국에 정착,한국기원 최초의 중국인 기사가 됐다.루이는 최근 국제 기전인 정관장배를 거머쥐는 등 더욱 날카로운 기세를 드러내는가 하면 장주주도 오랜 유랑의 불안을 털고 점차 안정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루이 9단을 처음 대한 사람들은 두번쯤 놀란다.우선,왜소한 체격에 놀란다.체중을 물었더니 남편이 48㎏이라고 귀띔한다.자신은 ‘그 2배쯤’이라며 씩 웃었다.그들과 얘기를 나누는 동안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그럼에도 승부를 얘기할 때는 상대를 제압하는 근성을 드러냈다.도대체 이들의 내면에서 무엇이 그토록 강인한 승부의 기세를 격발시키는 것일까. 검토실에서 반상을 응시하는 루이의 눈빛은 형형했다.승부욕과 집념이 숨김없이 드러났다.사람들은 그의 이런 면모에 다시 놀란다.루이에게 건강을 물었더니 “건강은 좋은데 요즘 컨디션은 별로”라고 했다.일국에 혼신의 힘을 쏟아 붓는 프로기사들,어차피 실력이 종잇장 차이인 바에야 건강과 집념이 승부의 관건이 아닐 수 없다. 루이는 “대국을 치른 뒤에는 음식을 못먹는 것은 물론 잠도 못잔다.”며 프로기사의 피말리는 애환을 털어놨다.이런 일화도 소개했다.“지난달 대한매일 주최 패왕전 본선에서 박영훈 3단과 무려 10시간의 대국을 치렀다.다행히 이겼지만 그날 집에 와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 그가 ‘철녀’인 것은 결코육체적 강인함을 이르는 말은 아니다.숨돌릴 틈을 주지 않고 상대를 몰아붙이는 철골(鐵骨)의 기세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별명의 배경을 설명하자 그도 수긍한다는 듯 빙긋 웃었다. 이들 부부는 산이나 대학을 찾아 ‘명상의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 말고는 따로 운동을 하지 못한다.대국 일정에 쫓겨 시간을 할애하기가 쉽지 않아서다.틈나면 도봉산과 수락산을 오르곤 한다.한번 산을 타는 시간은 4∼5시간 정도.산이 좋으냐고 묻자 “도전하는 자세를 잃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매질하는 것”이라며 “기분전환에도 좋지만 시간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일본에 머물 때는 후지산도 3번이나 등정했다는 이들이다. 이들,특히 루이의 승부욕은 대단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자신은 “그냥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말한다.그러나 일단 대국장에 들어서면 비장하다.표정이 딴판이라고 하자 “상대가 있는데 바둑두면서 웃을 수는 없지 않으냐.”며 파안대소했다. 그렇게 힘든 바둑을 두고도 몸이 버텨내느냐고 묻자 “바둑을 둘 수 있어 행복하다.”며 말을 이었다.“좋아하는 일을,최선을 다해 하기 때문에 건강을 해치지 않는 것 아니겠느냐.” 이들은 가끔 집근처인 한양대 캠퍼스를 찾아 ‘명상의 산책’을 하며 대국으로 지친 심신을 추스른다.한가할 때는 거리도 곧잘 걷는다.그렇게 평상심을 찾는다.평상심이야말로 기력을 십분 발휘하게 하는 관건이라고 믿는다. 자전거를 타는 것도 이들의 또 다른 즐거움.집에서 한국기원을 오갈 때도 자전거를 탄다.루이는 중국 국가대표였던 14년 전,한 휴양지에서 북경까지 600㎞나 되는 길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도 했다. 장9단은 타고난 만능 스포츠맨.축구 탁구 농구 배드민턴 등 못하는 운동을 세는게 빠를 정도다.중국 국가대표 시절에는 기공으로 마음을 다스리기도 했다.지금도 대국이 있는 날은 가끔 기공으로 기세를 다듬는다.지난 1990년,예기치 않은 사태로 부와 명예가 보장된다는 국가대표를 그만두고 홀연 중국을 떠나면서 인연을 맺은 한국생활이 어언 5년째. 이젠 음식도 보신탕 말고는 가리지 않는다. 이들의 소원이라면 계속 건강하게 한국에서 바둑을 두는 것이다.낯선 나라에서 새로운 바둑인생을 개척해 가는 이들의 모습에서 ‘목표를 놓치지 않는 도전과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그치는 집념이야말로 건강한 삶의 또 다른 비결’이라는 답을 얻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언탁기자 utl@ ◆명상의 건강학 격렬한 대국을 마친 프로기사들은 대부분 여진(餘震)처럼 엄습하는 공허감과 피로 때문에 늘어진 심신을 추스르기가 무척 힘들다고 말한다. 해서 프로기사들은 각자 나름의 건강법을 갖고 있다.조훈현 9단은 등산,서봉수 9단은 골프,이창호 9단은 테니스로 건강을 다진다.반면 루이는 명상으로 마음의 안정을 꾀하며,장주주는 단전호흡으로 기세를 벼른다. 루이의 명상은 정해진 법식이 없다.틈나면 조용한 대학 캠퍼스나 왁자한 거리를 걸으며 ‘복기(復碁)의 명상’을 하는 스타일이다.어떤 때는 반상에 시선을 붙박아 두고 무념의 명상 속으로 빠져 들기도 한다.30년 기력으로 체득해 낸 그만의 명상법이다. 이를테면 ‘천하의 도(道)도 내게 맞지 않으면무용지물이고,하찮은 것도 내게 맞으면 도(道)’라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다. 장 9단도 중국 국가대표 시절,대국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기공을 수련했으나 중국을 떠난 뒤 시간 때문에 기공을 가까이하지 못했다.그러다 한국에 정착해 안정을 찾으면서는 대국을 앞두고 가끔 단전호흡을 한다.“정신을 한 곳에 모으고,내면의 기를 바둑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명상요가센터 윤주영 원장은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바둑기사가 틈틈이 걸으며 명상에 빠지는 것은 기의 순환을 정상화시켜 기력 발산에 좋다.”고 말했다.최근 방한한 틱낫한 스님의 ‘걷기 명상’도 그같은 이유에서 건강에 좋다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스트레스가 많은 전문직들을 위해 손쉬운 명상법도 소개했다.우선 편한 자세로 눕는다.팔꿈치는 바닥에 대고 자연스럽게 손을 모아 아랫배(단전) 위에 얹는다.조급함을 버리고,아랫배가 따뜻해졌다고 느낄 때까지 있는다.기운이 점차 아래로 가라앉으며 들떴던 호흡과 순환이 안정된다. 장소는 조용한 곳이면 된다.이런 방법에 익숙해지면 반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아랫배에 손을 모으고 해도 된다. 심재억기자
  • 세살적 비만 여든까지 간다...소아비만 원인과 치료법

    어린이 비만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잘못된 식습관에 넘쳐나는 먹거리,운동부족 등이 주요 요인이다. 특히 소아비만은 어렸을 때 바로 잡아주지 않으면 지방세포 수가 커서도 그대로 유지돼 평생 비만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크며 당뇨,고혈압 등 성인병 조기발병 위험도 높다.전문의들의 조언을 통해 어린이 비만의 문제를 짚고 대책을 강구해 본다. ●원인 햄,치킨,피자 등 지방 중심의 식단 때문에 비만 어린이가 급증하는 추세다.실제로 지난 84년 초·중·고교생의 약 9% 정도가 비만증을 보였던데 반해 90년대 초에는 17%,그리고 최근에는 20%를 훨씬 넘었다.부모가 비만인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비만 가능성이 6∼7배나 높지만,유전적 요인보다는 환경적 요인에 의한 비만이 훨씬 많다. 컴퓨터 게임 등으로 운동량이 준 것도 문제다.에너지 소비량보다 섭취량이 많아 이중 상당량이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문제 소아비만의 80∼85%가 성인비만으로 이행되는데 이런 어린이들에게서 성인병이 조기 발병하는 점이 문제다.비만이 심한 아이의경우 80% 정도가 고지혈증(61%),지방간(38%),고혈압(7%),당뇨병(0.3%) 등의 합병증을 갖고 있다.‘성인병’이 아니라 ‘소아병’인 셈이다. 또 비만한 아이는 정신적 장애를 함께 가진 경우가 많다.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려 내성적 성격으로 변하며,이런 신체적 열등감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정서불안과 적응력 부족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소아비만이 성인비만에 비해 비만도가 심하고 다이어트가 어렵다는 점이다.세포의 크기만 커지는 성인비만과 달리 소아비만은 지방세포의 수와 크기가 모두 증가하며 한번 생긴 지방세포는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양방치료 원칙적으로 소아비만에는 약물요법이나 지방흡입술 등 수술요법은 사용하지 않는다.성인의 경우 체중을 줄이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지만 소아는 성장 과정에 있으므로 체중이 더 이상 늘지 않도록 하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비만도가 낮아지게 된다.따라서 식사요법과 함께 운동·행동요법 등 장기적인 치료를 병행한다. 우선 인스턴트식품과 기름진 음식,잦은 외식을피하는 게 좋다.지나친 저열량 식사는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으므로 영양의 균형이 필요하다.예컨대 기름에 튀기기보다 구워 먹는 등 최대한 저지방 식품을 먹되 3대 영양소를 비롯,비타민과 미네랄 등 필수영양소가 결핍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끼니는 반드시 챙겨 먹되,물이나 국물을 마셔 어느 정도 배를 채운 뒤 천천히 식사를 하도록 한다.우리 몸은 식사후 20분쯤 지나야 배가 찼음을 감지하고 포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운동요법도 중요하다.운동은 격렬한 것보다 꾸준한 것이 좋다.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등 생활운동을 체질화한다.활동적인 친구를 가까이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컴퓨터게임 등 실내활동 시간을 줄이는 대신 가사를 돕게 하는 등 신체를 부지런히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생활운동이 정형화된 유산소 운동프로그램보다 효과적이다. 행동요법도 치료에 이용된다.명심할 점은 아이에게 무작정 인내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가족들이 아이에게 맞춰 생활해야 한다는 점이다.음식은 일정한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만 먹게 한다.아이에게 금지시킨 음식은 가족들도 먹지 않는다.매일 먹은 음식 종류와 양,장소,시간 등을 기록하는 식사일기와 운동일기를 쓰는 것도 좋다. ●한방치료 사상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비만한 사람의 80% 이상이 태음인이다.태음인은 식탐과 게으른 성격 때문에 쉽게 비만한 것이 체질적 특징이다. 따라서 이런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야식을 피하고 가능한 하루 두끼 정도 정량의 식사를 하도록 하되,반드시 속을 비워 잠자리에 들도록 한다.컴퓨터게임 등 비활동적인 놀이 대신 땀흘리는 운동을 매일 하도록 지도한다.운동은 수영,조깅,배드민턴,야구,배구 등이 좋다.약재로는 의이인(율무),마황,건율(마른밤),나복자 등을 이용해 에너지가 발산되고 땀이 잘 나도록 한다. 소음체질은 대화를 통해 학교나 가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밝게 생활하도록 배려해야 한다.군것질은 가능한 억제하며,균형있는 식단을 마련해 편식하지 않도록 한다.약재는 건강,양강,청피,진피 등으로 속을 따뜻하게 하고 소극적 성격임을감안,감정의 울체를 풀어준다. 태양인은 자기 생각대로 하려는 고집스러운 성향을 교정해 내면의 불만이 비만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음악,미술 등 예술적 재능을 발휘하도록 하며,등산,걷기,자전거타기,축구,농구 등을 권해 준다.약재로는 체질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오가피,미후도(다래),노근 등을 이용한다. 소양인은 규칙적인 식사 습관을 통해 폭식을 안하도록 하며,항상 느긋한 마음으로 생활하도록 지도하면 좋다. ■ 도움말:을지대학병원 소아과 유철우,가정의학과 김용철 교수.강남경희한방병원 이의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
  • “커플보험 들면 애인에도 혜택 줘요”애인 입원땐 위로금 3만원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험을 들어줍시다.” 동양화재는 연인들을 대상으로 데이트 등에서 발생하기 쉬운 각종 사고를 보장하는‘커플보험’을 개발,판매한다.보험에 가입하면 자신과 애인이 동시에 보험수익자가 된다.단 사망보상금은 애인에게만 지급된다. 보장 내용은 ▲사망,운동,여행,낚시,극장·미술관·동물원 관람 등 데이트중 상해,걷기·등산·에어로빅·헬스 등 건강관리활동중 상해때 각 1000만원(여성)▲위·십이지장궤양 수술비 100만원(남성)▲자동차사고 성형치료비 100만원▲피부질환 수술비 50만원(이상 여성) 등이다. 병원에 입원해 만나지 못할 때는 ▲데이트지연 위로금 매주 3만원▲병문안꽃배달비 입원일수 7일,14일,31일마다 각 3만원씩이 나온다.연인 유형에 따라 새내기커플,잉꼬커플,연상연하커플 등 3가지 가운데 선택이 가능하다.보험료는 2만원∼3만원대로 연 1회 납입하는 소멸성 순수보장형이며 가입연령은 만20세∼49세까지다.보험기간은 1년이다.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나무가 된 토리 - 작은 도토리 ‘어른참나무 되기’

    이창형 글 / 김인경 그림 바우솔 펴냄 “떠나지 않으면 나무가 될 수 없단다.나무가 되고 싶지 않니?” “아뇨.꼭 나무가 되고 싶어요.엄마,안녕히 계세요.” 창작동화 ‘나무가 된 토리’(이창형 글,김인경 그림,바우솔 펴냄)의 주인공 토리와 엄마가 나누는 대화다.토리는 엄마 참나무를 떠나는 게 두렵지만 꼭 근사한 참나무가 되고 싶다.어느 바람부는 날 용기백배해서 바람줄기를 타고 엄마 품을 떠난 토리가 떨어진 곳은 이걸 어쩌나! 하필이면 바위 위다. 작은 도토리 하나의 여정을 따라가는 이야기인데,참 신통하다.섬세한 붓끝을 따라가다 보면 뜻밖의 메시지들이 갈피갈피에 숨겨져 있다.늦가을 등산객 부부의 눈에 띄어 꼼짝없이 도토리묵 신세가 될 뻔한 수많은 도토리들,겨우내 떨어진 도토리를 양식으로 삼는 다람쥐,우여곡절 끝에 보드라운 흙에서 싹을 틔우고 새 봄에 멋진 참나무로 다시 태어나는 토리….숲속의 평화로운 먹이사슬,거기에 불청객으로 끼어드는 얄궂은 인간의 이기심,그럼에도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 등이 핵심어로 도드라진다.감정의 빛깔도 스무고개를 넘는다.등산객들의 장대에 두들겨 맞아 벌겋게 멍이 든 참나무의 모습은 가슴 아프다.엄마를 떠나 세상으로 나가는 토리를 보면 콧등 시큰해지고,봄 햇살을 받으며 토리가 연둣빛 새순을 틔워올릴 땐 따라 기지개가 켜질 만큼 행복해진다.4세 이상.7800원. 황수정기자 sjh@
  • 남북 노동단체 합의, 노동절행사 평양서 개최

    남북 노동단체 대표자들이 북한 평양에서 만나 ‘남북노동자 대표자회의’를 갖고 5월1일 노동절 행사를 평양에서 공동 개최하고 6·15 공동선언에 기초한 자주적 평화통일 실현에 앞장서서 노력할 것 등에 합의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지난 11∼15일 평양에서 북한 조선직업총동맹(직총) 대표단과 만나 ▲‘6·15㎞ 통일마라톤’ 등 올 5·1절 행사 평양서 공동 개최 ▲‘통일 축구대회’ 서울 개최 ▲백두산 공동 등산 ▲산업별·지역별 교류 협력사업 추진 등에 합의했다고 17일 밝혔다.합의서는 지난 13일 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민주노총 유덕상 위원장 직무대행,직총 염순길 중앙위원장 등 세 조직 대표자가 공동 서명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나의 건강보감] ‘영원한 청춤의 작가’ 최인호

    ‘자유인’ 최인호의 ‘청계산 이야기’는 결코 스스로를 학대하지 않는 한 대가의 처절한 자기연민이자 작은 돈오(頓悟)같은 것이었다. 최인호(59).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영원한 청춘의 작가’로 기억하고 있으나 그인들 세월을 비켜갈까.당장 내년이면 세상의 이치를 꿴다는 이순(耳順)의 나이 육십줄에 들게 된다. 눈이 오건,바람이 불건 해발 618m의 청계산 능선을 밟으며 ‘영혼의 잠을 깨우는 일’을 그치지 않는다.“이 산을 안 것이 너무나 다행스럽고 행복하다.”는 그다. ●8년전 청계산과 인연 이 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8년 전.“그때 나는 무작정 집을 나섰다.홀로 며칠 바닷가를 찾거나 아니면 설악에라도 오를까 했다.심신은 늘어져 있었고,어깨가 못견디게 결려(그는 엎드려 글쓰는 버릇이 있다) 딱히 지향없이 나선 길이었다.마침 떠오르는 생각 하나가 있었다.‘그렇지 내게도 갈 곳이 있었지.’”그렇게 해서 그는 청계산과 마주하게 됐다. 그것이 청계산과의 첫 대면은 아니었다.그는 6·25때 아버지를 따라 이 산 계곡에서 피란민으로 여름한철을 보냈다.여기다 그가 흠모하는 경허스님이 이 산의 청계사에서 아홉살 어린 나이로 머리깎고 사미(沙彌)의 행자(行者)생활을 시작했으니,이미 그와는 인연이 깊은 산이었던 셈이다. 그에게는 당뇨가 있었다.아픈 기억이지만,누이를 당뇨로 잃었고 노모도 당뇨로 고생하고 계시다.심하지는 않지만 가족력인 탓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는 질환이었다.게다가 봄만 되면 겪는 우울증도 걱정스러웠다.따로 약을 먹진 않으나,젊은 시절에는 위스키같은 독주에 의지하곤 했다.이런 저런 이유로 한 때는 자신의 삶에 크게 낙담하기도 했다.우울증이 엄습하면 차를 몰고 전라도나 경상도까지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소리내 울기도 했다.이런 그에게 그 산은 축복이었다. ●담배 딱 끊고 술 거의 안해 산행 예찬은 끝이 없었다.그가 산행을 통해 얻는 것은 ‘정화된 영혼’.몸도 몸이지만 그렇게 정신을 추스르지 않으면 제대로 글을 써낼 수 없다.“나는 프로 작가다.몸과 마음이 항상 준비돼 있어 어떤 영감이라도 글로 적어낼 수 있어야 한다.” 요즘은 거의 술을 하지않는다.술을 마셔야 하는 약속은 아예 피한다.담배도 15년 전에 끊었다.도락(道樂)이라면 하루 1∼2대 쯤 태우는 시가가 전부.시가는 7∼8년쯤 전 다큐멘터리 ‘왕도의 비밀’을 집필할 때 무료해서 시작한 것이다.특히 아침 무렵 커피와 함께 태우는 시가를 일품으로 친다.고혹적인 맛이 좋아서다.입맛이 길들여져 쿠바산만 고집한다.연기를 삼키지 않기 때문에 크게 건강을 해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 말고는 고답적이랄 만큼 시류에 대한 적응이 늦다.아직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흔한 e메일 하나 없다.필체를 잃어버릴까 겁난다며 원고도 육필을 고집한다.지금 타는 차는 10년된 고물이다. 그런 그가 당뇨더러 “고마운 존재”라고 하는 것은 뜻밖이다.그는 말을 이었다.“당뇨라는 장애물이 없었다면 내 삶에 너무 자신만만해 종국에는 몸을 크게 상했을 것인데,그것 때문에 ‘절제’를 알게 됐다는 것”이다.그렇다고 그가 당뇨의 포로는 아니다.그는 의사의 권고치도 자의적으로 해석한다.예컨대 의사는 혈당 140 이하를 강조하지만 그는 150도 좋다는 식이다.“최근 KBS 기획특집 ‘해신 장보고’ 취재때는 젊은 사람들도 픽픽 나가떨어졌는데 나는 멀쩡했다.”며 씩 웃는다. ●산행이후 구부정한 허리 펴져 물론 그의 운동편력이 산행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한때는 싱글 수준에 이를 만큼 골프를 좋아했으나 지금은 거의 손을 뗐다. 그에게 산행이 정말 좋으냐고 물었다.“영화배우 안성기씨가 그럽디다.‘형,몸이 가벼워 보이고 구부정한 허리도 곧추섰다.”고. 올해 유럽으로 작품 취재여행을 다녀오겠다는 그는 이런 ‘산행예찬’을 남겼다.“땀흘리며 산을 타보라.혼자 명상하며 산을 타는 것은 수양이자 영혼이 정화되는 체험이다.내면의 화(火)가 이내 숨죽여 평온해지고,너그러워진다.그 뿐인가.산은 내게 또 얼마나 많은 영감과 열정을 주는가.”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전문가가 말하는 올바른 등산법 최인호씨의 등산법은 독특하다.일단 산에 오르면 그날 맘먹은 곳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내닫듯이 걷는다.잘 쉬지 않는다.그렇게 산을 타다보면 이내 숨이 턱에 차고,비오듯 땀을 흘린다.그가 말하는 ‘가슴터질 것 같은 희열’의 지경이다. 그러나 초보자가 그처럼 산을 타다가는 이내 고장이 나고 만다.산을 타는 것도 기술이다. 초보자는 짧은 거리부터 긴 거리로 조금씩 코스를 늘려가는 것이 좋다.걸음은 기본만 익힌 뒤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길들이면 된다.걸을 때는 등산화 바닥 전체로 지면을 밟되 가능한한 일정한 보폭과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갑자기 보폭과 속도를 바꾸면 몸에 무리가 오거나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처음엔 15∼20분을 걸은 뒤 5분 정도 휴식을 취하는 식으로 하다가 몸이 풀리면 ‘1시간 보행,10분 휴식’을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게 좋다.쉴 때는 퍼질러 않거나,물을 너무 많이 마시지 않아야 한다. 최인호의 경우 자주 찾는 코스는 서초구 원지동 원턱골에서 출발해 매봉을 향하는 코스.이 길을 따라가다 적당한 곳에서 오른 길을 되짚어 내려온다.이렇게 1시간 30분 가량을 걷는다.보통 사람이 걸으면 2시간쯤 걸리는 거리이다.한달에 한번쯤은 3∼4시간 정도를 할애,이 산을 종주한다.원턱골에서 출발해 과천 쪽으로 빠지는 코스를 좋아한다.“산행 뒤 정신의 청량감은 무엇과도 비길 바가 아니다.잠도 잘 들고 몸도 무척 좋아졌다.”고 자랑한다. 그는 “비오듯 땀을 흘리며 헐떡인다는 게 얼마나 좋으냐.”고 반문하지만 사실 일반인이 헐떡일 정도로 산을 타는 것은 위험하다.산행은 호흡이 거칠어지지 않을 정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러기 위해서는 오르막길의 경우 보폭을 줄여 천천히 걸어야 하며,내리막길도 오를 때처럼 몸을 약간 앞으로 굽힌 자세에서 발바닥 전체로 지면을 누르듯 착지해 걷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특히 내리막에서 보폭을 키워 황새걸음을 걷거나 달리는 것은 금물.산에서 내려올 때 사고가 많다는 점을 유의할 것. ●도움말=산악인 장건상 심재억기자
  • 이사람/6박7일 사막마라톤 250㎞ 도전 김 경 수 “40대 氣 살리려 사하라 갑니다”

    “40대 직장인의 기(氣)를 살리기 위해 사막으로 달려 갑니다.” ‘사하라 사막 마라톤대회’ 출전을 코앞에 둔 김경수(41·서울 강북구 감사담당관실·8급)씨는 모두들 잠자리에 든 12일 자정에도 서울 중랑천변을 뛰었다.‘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여∼’라는 노랫말처럼 어깨를 짓누르는 10㎏짜리 배낭을 둘러멘 채 40㎞의 강변길을 2시간 넘게 뛰자 땀으로 뒤범벅이 된다.매일 새벽 3∼4시가 되어야 잠자리에 들지만 ‘사하라 정복’이란 꿈이 있기에 그다지 힘들지 않다. 대회는 다음달 6일 아프리카 모로코의 사하라 사막에서 6박7일에 걸쳐 열린다.50도가 넘는 악조건에서 220∼250㎞의 사막 위를 간단한 장비와 음식을 가지고 외부의 지원 없이 끊임없이 달려야 한다.한밤이면 전갈이 득시글거리는 사막의 추위에 떨며 쪽잠을 자야 하고,낮이라도 레이스에 뒤처지면 온종일 사람 한명 만나지 못하고 엉뚱한 길을 들기 십상이다.목이 마르면 물을 찾고 싶지만 주어진 양을 넘기면 마시는 족족 감점을 당하게 돼 마른 침만 삼켜야 한다. 지난해 한국인 완주자 유지성씨의 기록이 58시간 14분에 그친 점으로 미뤄 코스사정을 짐작할 만하다.한마디로 지옥의 레이스인 셈이다.레이스 코스는 다양한 종류의 지형으로 구성되는데 7일동안 돌이 많은 고원이나 해발 1000m 정도의 산,건조한 호수와 작은 나무숲,모래언덕 등을 이어 달린다.이틀간 70∼80㎞를 중단없이 달리는 코스와 42.195㎞를 달리는 코스는 반드시 거치게 된다.날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30% 이상의 선수가 탈락한다.각국에서 약 600여명이 대회에 참가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신한금융지주회사 박중헌 홍보실장이 재작년에 첫 출전한 뒤 지금까지 단 2명만 완주했다. 국내 달리기 붐에 편승한 점도 있지만 올해는 23명이 참가할 예정.공무원 참가자로는 김씨가 유일하다.그가 이처럼 힘든 도전에 나선 것은 가정과 직장에서 풀 죽은 40대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기 위해서다.또 1남1녀의 자녀에겐 자랑스러운 아버지로 기억되고 싶어서다.“위험하다.”는 이유로 무려 6개월 동안이나 대회참가를 반대하던 아내 함주희(34)씨도 결국손을 들었다. 김씨가 마라톤을 시작한 지는 불과 2년전.2001년 초여름 우연한 기회에 아마추어 마라톤 대회에서 15㎞를 달려본 것이 계기가 됐다.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동료들과 어울려 술과 담배를 즐기는 평범한 공무원이었다.하지만 우연히 시작한 마라톤은 그의 생활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북한산,중랑천 등을 뛰며 금방 마라톤의 매력에 빠져 술과 담배를 끊고 일과 가족,그리고 마라톤에 푹 빠진 새로운 삶을 즐기고 있다. 그는 “마라톤이 ‘절제’를 길러준다.”고 자랑한다.마라톤 선수도 마음의 평정을 잃은 채 무리하게 달리면 끝까지 뛸 수 없다는 것.“무작정 빨리 달리고 싶은 욕망을 잠재울 수 있어야 완주할 수 있듯 절제하는 삶이 더 큰 자유와 행복을 안겨준다.”고 말한다. 그가 마라톤 풀코스(42.195㎞)를 완주한 것은 모두 6차례.이번 대회 참가를 위해 지난해부터 배낭을 메고 달리는 연습에 몰두해왔다.기록은 3시간 50분 전후지만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7일동안 계속되는 경주라 사막의 악조건을 이겨내는 게 더욱 중요하다.지난해 여름부터 더 착실하게 준비해왔다.우선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체중을 5㎏이나 늘렸다.갖춰야 할 장비만 100종류가 넘을 정도로 무거운 장비를 둘러멘 채 7일동안 사투를 벌이려면 무엇보다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평소 연습은 밤늦게만 가능하다.퇴근 후 아이들에게 아빠노릇을 하다 보면 어느덧 자정에 가깝다.이때부터 그는 도봉구 쌍문동 집을 나와 중랑천 상계교지점에서 군자교 인근까지 왕복하며 달린다.지난주 말에는 오후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이 코스를 누볐다. 강도 높은 훈련은 토·일요일에나 가능하다.북한산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출발해 대동문∼용암문∼도선사 등을 연결하는 등산로가 주 훈련장이다.이 코스를 그동안 100회는 족히 뛰었다.지난해 여름에는 지리산 종주 등 산악훈련과 경기도 퇴촌면 등지를 돌며 훈련하기도 했다. 다음 달 2일 출국을 앞두고 뜻있는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1m에 1원씩의 기금모금을 추진하고 있다.250여㎞를 종주하는 그의 발걸음으로 고통속에 신음하는 난치병 어린이들을 돕는 기금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동료들도 그의 질주가 보다 뜻 깊은 이벤트가 될 수 있도록 이 행사에 동참할 주변의 독지가를 물색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 그의 완주를 돕기 위해 750만원이나 드는 경비의 일부를 지원하기로 했다.직원들의 해외 배낭여행을 지원해온 강북구도 그의 대회참가 기간을 공무휴가로 처리한다.이에 질세라 그는 자신이 근무하는 구청의 로고와 구기를 배낭에 꼽고 대회에 출전,세상 사람들에게 강북구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사막을 넘겠다는 그의 각오가 지역사회를 하나로 묶어주는 연결고리 구실을 하고 있는 셈이다.모두들 그가 사하라 사막의 험난한 코스를 평정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가정과 직장에서 지쳐있는 이 시대의 40대에 힘이 되겠다.”는 그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동구기자yidonggu@
  • 색소폰 동호회 엿보기

    인간의 흥겨움을 나타내는 소리인 듯하고,또 흐느낌 같기도 하다.연주할 때는 흐느적거리는 듯하지만 눈을 감고 들으면 심금을 울리는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온몸을 울리며 인간의 감정을 표현해 내는 것이 색소폰의 매력이다. 매주 일요일 밤 8시쯤.서울 방배동 대항병원 지하 강당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직업은 대학교수,무역회사 대표,의대생,고등학교 교사,헤어디자이너,가정주부,택시기사,자영업자 등 다양하다.나이는 갓 대학에 입학한 1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한자리에 모여 있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공통점은 당최 찾을 수가 없다.손에 들려있는 멋진 S자형 금빛 색소폰과 색소폰의 매력에 하염없이 빠져들었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직업,연령,학벌을 초월하고 멋진 하모니를 이뤄내는 이들은 색소폰을 사랑하는 맘 하나로 모인 ‘김무균 색소폰 앙상블’이다.모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지휘자 김무균(47) 교수에게 색소폰을 배우던 사람들이 뭉쳐 만들었다. 창단한 지 1년이 조금 지난 아마추어 연주단이지만 단원들 면면을 보면 각 분야에서 최고를 향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단장은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성굉모(56) 교수.색소폰을 시작한 이유를 묻자 “정년퇴임후 학교 교문에서,관악산 등산로에서 연주를 하고 연말에는 양로원 등을 다니며 즐거움을 주고 싶다.”고 농담을 건넨다.실은 음향학을 전공해 음대 겸임교수이기도 한 성 교수는 악기를 직접 다루고 즐겁게 가르치고자 색소폰을 시작했다고. 고교때 밴드부 활동을 하면서 색소폰을 접해온 오세웅(47)씨는 무역회사 세웅무역의 대표다.그가 다시 색소폰을 불게 된 것은 지휘자 김 교수와의 친분 때문.하지만 이제는 고2,중3짜리 아들에게 색소폰을 가르칠 정도로 색소폰에 빠져들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주병진,박찬호 등 국내 스타의 머리를 손질해주던 헤어디자이너 정인채(46·정인채 개성시대 원장)씨는 7년차 경력의 단원이다.“27살 때부터 정신없이 연예인의 머리를 만져주며 살아왔죠.정신적인 안식이 절실했는데 아내가 색소폰을 안겨주더군요.” 30여명의 단원중 여성은 주부,영어강사,자영업자 등 4명.꽃집 은플라워를 운영하는 안은정(31)씨는 가지고 있는 CD의 대부분이 색소폰 연주 음반일 정도로 색소폰 마니아다.3년 전부터 색소폰을 불기 시작했다.그의 악기는 헤어진 첫사랑이 사준 것.이제는 이 색소폰이 애인이란다. 색소폰은 다른 관악기와 달리 ‘온몸으로 소리를 내는’ 악기인 탓에 연습하는 데 애로도 만만치 않았다. 집에서 불면 동네 사람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고,연습장 섭외는 어렵고.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차의 창문을 꼭꼭 닫은 뒤 차안에서 연습하기도 했다. 성연욱(47·가락고) 교사는 “한 공사장에서 인부가 없는 듯해 연습을 했는데 어디선가 휴식을 취하던 인부들이 달려나와 혼쭐이 났었다.”며 어려웠던 때를 회상했다.지금은 과학교사의 기지를 발휘해 양복상의로 색소폰을 감싼 뒤 소매에 손을 넣어 연주를 하고 있다고.대기업 임원 출신인 김진호(54) 총무는 정기연주회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연 4회 정도는 기본으로 정기연주회를 가지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의 기량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자유롭게 연습하기도 힘들고,아직은 반음 높은 소리를 내는 실수도 하지만 오는 5월 부산공연을 위해 한음한음 정성을 담아내고 있었다. 최여경기자 kid@ ◆나도 한번 배워볼까 나도 한번 배워볼까 케니 지 정도의 실력은 바라지도 않는다.가요든 팝송이든 단 한곡만이라도 자신있게 색소폰 연주를 하고 싶다.어떻게 해야 할까. ●동호회의 문을 두드리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색소폰을 배우기가 쉽지 않았다.색소폰을 전공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을 뿐더러 학원도 서울 종로에 몇개 있는 게 전부였다. 최근에는 최대규모의 색소폰전문사이트 ‘색소폰나라’(www.saxophonenara.net)를 비롯해 ‘김무균 색소폰 앙상블’(saxophoneschool.net),‘색소폰스쿨’(www.saxophoneschool.com),‘예음색소폰동호회’(대구·yeumsaxophone.co.kr) 등 수십개의 온·오프라인 색소폰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어 보다 쉽게 색소폰을 접할 수 있다. 생활정보신문이나 인터넷 게시판에는 개인레슨에 대한 정보도 있다. 일단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하면 재능과 노력 여하에 따라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익히는데 빠르면 1주일,늦으면 1달 걸린다.간단한 곡을 연주하는 데까지 1개월에서 수개월의 기간이 필요하다. ●악기 선택은 음역에 따라 소프라니노·소프라노·알토·테너·바리톤·베이스·콘트라베이스 등 7가지로 나뉜다.소프라노는 관이 곧지만 알토 이하는 상부와 하부가 S자형이다. 브랜드는 대만제,일제 야마하,야나기사와,프랑스제 셀마 등 다양하다.가격은 30만원대에서 400만원까지. 처음에는 대만제 중고품을 사서 음을 익히는 것이 좋다.전문가의 손에 길들여진 악기라면 소리도 터져 있고 사용하기도 편하다.고가품일수록 길들이기 힘들고 연주가 어려워 음을 익히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다른 사람의 입에 닿았던 것이라고 찜찜해할 필요는 없다.입에 대는 마우스피스만 새로 구입하면 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실력이 됐다고 여겨지면 거금을 들여 좋은 악기를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연주자들의 조언이다. 최여경기자
  • 正二品松 형제 소나무? 법주사 뒷산서 발견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법주사 뒷산에서 천연기념물 제103호인 정이품송(正二品松)을 빼닮은 소나무가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12일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와 보은군에 따르면 ‘정이품송과 비슷한 모양의 소나무가 있다.’는 등산객 제보를 받고 현지를 확인한 결과 법주사 금동미륵대불 뒤 수정봉 9부 능선(해발 400m)에서 이 나무를 확인했다. 수령은 400∼500년으로 정이품송(650년) 못지 않은 노송으로 추정된다. 보은 연합
  • [마당] 양지면에 살다

    용인시 양지면 제일리로 이사한 지 어느덧 2년여가 지났다.판교로 이사와 주소를 서울특별시 대신 경기도라고 적을 때도 약간 생소함을 느꼈었는데,이제는 OO면 OO리로 적어야 하니 농촌으로 퇴거한 느낌이다.그러나 무슨 상관이랴! 고속도로가 막히지 않으면 강남은 1시간내 도달할 수 있고,생활에 불편이 없으니 자족하며 산다.양지는 고읍으로 해발 300m 산줄기로 에워싸인 과히 넓지 않은 분지에 자리잡은 햇살 바른 동네이다. 면사무소는 양지산(해발 약 290m) 자락에 자리하여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대지에 나지막하고 길게 지은 흰색의 청사로,주소 이전 신고하러 찾았을 때 산뜻하면서도 정겨운 인상이었다.마당 한쪽에는 옛날 양지현 시절 현감들의 송덕비 불망비 등이 줄서 있어 양지 향교와 함께 전통어린 동네에 왔다는 자긍심에 일조한다. 그러나 정작 짧은 시간에 일체감을 불러일으킨 것은 양지산 능선에 나 있는 산책로와 면사무소 마당 끝에 있는 약수터였다.등산로를 찾던 여름에 우연히 알게 된 산책로는 참으로 반가웠다.산은 과히 높지않지만 능선 양측은 급경사를 이루고 꾸불꾸불 나 있는 3∼4㎞의 산책로는 무성한 숲과 함께 심산에 든 느낌을 준다.불도저로 길을 밀었는지 양쪽에 생긴 작은 둑은 마치 오래 된 토성의 폐허 같아서 산책에 흥취를 돋운다.소나무와 잡목이 빽빽하고,사이사이 햇살이 드는 곳엔 철쭉이 덩굴을 이루고,봄철 숨은 듯 음지에 파랗게 돋아난 은방울 꽃밭은 이목은 끌지 못하지만,일본 이름 ‘스스란’ 그대로 오래된 고향의 상징이다.초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솔잎에 덮인 푹신한 길은 스산한 바람에도 날리지 않아 안온한 느낌을 주며,군데군데 설치한 벤치는 땀을 식히며 쉬는 데 더없이 편하다.걷히는 안개 자락을 따라 걸을 땐 사색하기에 십상이다.내자와 걷는 1시간여의 산책은 적막하기 쉬운 농촌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활력소이다.나는 면사무소 마당에 있는 약수터에서 3일에 한번씩 물을 긷는다.물 맛이 좋아 수질검사표를 들여다 보지 않아도 믿을 수 있다. 분지의 동남쪽 골짜기로 오르는 해발 300m 산의 북사면에는 스키장이 있다.그리고 앞 골배마실 깊은 골에는 김대건 신부의 생가터가 있다.천주교 최초 신부의 유적은 마치 삼국유사에 나오는 이차돈의 행적을 보는 듯하다.종교는 달라도 주민으로서 자긍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니 역시 우연한 행복에 속한다.다시 문수봉 줄기를 타고 남으로 가면 미리내 성지에 닿게 되는데,골짜기 곳곳에 천주교 박해시절 은둔지였던 성지가 남아 있다. 어디 그뿐이랴! 봄철에는 꽃나무 묘목과 고추 배추 등의 모종을 5일장이 서는 김량장과 백암장에서 산다.더러는 죽산과 진천으로 진출하기도 한다.시골장에서 자질구레한 물건을 사는 재미도 재미려니와 이것저것 들고 나와 옹기종기 모여 앉은 촌로들의 모습은 농촌의 원형이 남아 있는 듯 보여 안도를 하기도 하는데,이 풍경도 지나칠 수 없는 재미다. 뭐니뭐니 해도 양지면에 살면서 누리는 큰 행복은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오대산 설악산을 손쉽게 드나드는 것이다.양지 톨게이트를 나서서 1시간이면 소사 휴게소에 닿을 수 있어 강원도 접경지대에 사는 듯 생각하며 쉽게 문을 나선다.월정삼거리·진부장에서 사는 고랭지 쌀·채소는 우리 식탁의 축복이다.양지면에서 사는 동안 욕심 떨어버리고 고즈넉하고도 넉넉하게 누리며 살고 싶다. 강 인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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