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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정국-헌재 움직임] 盧대통령 담담한 하루

    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오전 10시쯤 권양숙 여사와 함께 청와대 뒷산을 찾아 ‘탄핵정국’에 대한 마음을 가다듬었다.노 대통령은 보통 휴일에 등산을 해왔지만,이날은 장관들이나 참모진 등이 수행하지 않은 게 달라진 점이다.아들인 건호씨와 딸 정연씨 부부와 등산을 함께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공식 수행원은 없었다.”면서 “청와대 부속실 직원 한사람만 수행했다.”고 전했다.노 대통령은 “원칙대로 가고 있으니,걱정하지 말라.”고 가족들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노 대통령은 등산을 마치고,가족들과 오찬을 함께했다.노 대통령의 한 측근은 “대통령은 담담하게 보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이 나기 전까지는 ‘학습’과 공연이나 영화 등 ‘문화생활’에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면서 재충전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한다.노 대통령이 또 보기 시작한 책은 ‘칼의 노래(김훈,생각의 나무)’.이 책은 무인이면서 시인이었던 이순신이 이 세상의 의미없음,허무,개인적 고뇌 등과 싸운 내용으로 돼 있다.노 대통령은 지난해 방송사에 출연,‘칼의 노래’를 청소년 권장도서로 추천했을 정도로 좋아한다. 노 대통령이 새로 읽기로 한 것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전기물.지난 12일 탄핵안이 가결된 뒤 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들과 만찬하는 자리에서 권오규 정책수석은 “대처 전 총리는 11년간 집권했지만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면서 “불굴의 의지로 정면승부하면서 어려움을 헤쳐,‘철의 여인’이라는 말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펴낸 ‘이제는 지역이다-지역혁신 성공사례를 찾아서’도 읽기로 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뭘 살까-레저 스포츠 용품

    만물이 약동하는 3월.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을 털고 일어나 교외나 집 뒷산에 올라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 활기찬 봄을 만끽해 보면 어떨까. 백화점·할인점·인터넷 쇼핑몰에 이들을 겨냥한 등산·낚시 등 다양한 레저용품이 대거 등장했다.김덕열 삼성테스코 문화스포츠팀 바이어는 “최근 들어 날씨가 풀리면서 레저용품을 구매하려는 가족 쇼핑객들이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며 “격렬하기보다 조깅 등 가벼운 운동이나 인라인스케이트 등 재미있는 운동으로 봄을 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등산 재킷 25만∼50만원,티셔츠 6만∼10만원,바지 10만∼20만원,등산화 10만∼20만원,배낭 5만∼16만원,모자를 4만∼5만원에 선보였다.신세계백화점은 등산화 16만∼19만원,러닝화 6만 9000∼18만 9000원,트레이닝복을 16만 5000∼21만원에 내놓았다. 현대백화점은 등산 재킷 32만∼38만 9000원,셔츠 8만 9000원,바지 13만 9000∼22만원,트레킹화를 9만∼19만원에 판매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등산 재킷 20만∼50만원,선글라스 20만∼39만원,바지 11만∼22만원,배낭을 7만 8000∼12만원에 출시했다. 뉴코아백화점은 등산 재킷 5만∼15만원,바지 7만∼20만원,등산화 12만∼20만원,배낭을 4만∼7만원에 선보였다.삼성플라자는 등산 재킷 13만∼52만원,등산화 15만 4000∼26만원,인라인스케이트 19만∼45만원에 판매한다. 신세계이마트는 인라인스케이트 9만 5000∼28만원,러닝화 3만 3800∼18만원,트레닝복 4만∼6만원,낚시세트 12만∼35만원,등산 재킷 7만∼8만원,자전거를 7만∼40만원에 내놓았다.롯데마트는 등산 재킷 2만 9000∼5만 7000원,인라인스케이트 10만∼25만원,자전거 6만 5000∼30만원,러닝화 3만∼7만원,트레이닝복 2만원,낚싯대 5만∼7만원,배드민턴을 1만 2000∼1만 9000원에 출시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트레이닝복 1만 9000∼5만 9000원,조깅화 1만 4800∼2만 9800원,인라인스케이트 2만 8000∼20만원,자전거 9만 9000∼15만 9000원,배드민턴을 5000∼5만원에 선보였다. CJ몰(www.CJmall.com)은 등산화 11만 6000원,배낭 4만 4200원,레저화 5만 5300원,인라인스케이트 6만∼30만원,인터파크(www.interpark.com)는 자전거 8만∼9만 9000원,등산화 2만∼5만 9500원,인라인스케이트를 16만 5000원에 판매한다. 구매요령은 등산 재킷의 경우 방풍·방한·방수 기능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등산화는 두꺼운 등산 양말을 신고 뒤꿈치 쪽에 손가락 하나가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배낭은 직접 착용해 편안한 것이 좋다.남성의 경우 20∼30ℓ,여성은 15∼20ℓ가 적당하다. 낚시용품은 재질과 용도에 따라 가격 차가 큰 데,초보자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민물 낚시용품을 구입하는 게 좋다.낚싯대는 가벼우면서도 탄력이 있는 카본 재질이 바람직.인라인스케이트는 신발사이즈보다 2∼3㎝ 큰 것이 적당하다. 자전거는 안장에 걸터 앉았을 때,양다리가 지면에 닿을 정도의 높이가 바람직하다.배드민턴은 가볍고 튼튼한 티타늄 소재가 좋다. 김규환기자 khkim@˝
  • [길섶에서] 눈길 등산/정인학 논설위원

    폭설이 쏟아졌다.100년만의 기록적인 강설이라고 했다.3월 첫 휴일,평소 그랬던 것처럼 마을 뒷산을 올랐다.굳이 산이랄 것도 없으련만 그래도 집을 나설 땐 등산간다고 한다. 눈은 확실히 많이 내렸다.동네 사람들이 열을 지어 오르내리던 등산로는 온데간데없고 한 사람이 겨우 걸어갈 만한 눈길이 꼭대기로 이어졌다.행여 발걸음이라도 헛디디면 발목까지 쌓인 눈 속에 빠져들기 십상이었다.하얀 세상을 걷는 맛은 유별났다.그냥 기분이 좋았다.콧노래도 흥얼거려 보았다. 그러나 눈길 등산 흥취는 마주 오는 사람을 만나면서 깨지기 시작했다.눈 속으로 난 길이 좁은지라 둘 중 한 사람은 눈 속에 빠져야 한다.저쪽에서 오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길을 양보할까 말까를 놓고 남모를 가슴앓이를 했다.그러기를 수십번.얼마만큼 지났을 무렵 마음을 고쳐 먹었다.아예 무조건 먼저 길을 양보하기로 했다.생각이 여기에 미쳤을 때는 어느새 산을 거의 다 내려오고 있었다.이제 눈길 등산은 하지 않으련다.그러나 내년 3월 눈길 등산 땐 아예 처음부터 길을 양보해야겠다. 정인학 논설위원˝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20)오뉘탑의 비밀

    계룡산 국립공원 안에 있는 오뉘탑(남매탑) 답사에는 김경준(수원 영덕초등학교 5년)군 가족과 김문환(수원 청명고 2년)군 가족,성열 스님이 동행했다. 경준군의 아버지 김우섭씨는 대학 시절 이곳을 여행한 적이 있었다.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오뉘탑의 얘기가 애절하게 그려져 있었다고 했다.국어 교사가 말씀하시기를 사랑에 대하여 뭔가 느껴보고 싶은 가슴을 지닌 이라면 함박눈 내리는 겨울날 계룡산 삼불봉 기슭에 있는 오뉘탑을 꼭 한 번 가봐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교과서에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그려 국어책에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아름답게 승화시킨 남녀의 종교적 고뇌가 주제였는데,그 글을 쓴 사람은 함박눈이 꽃잎처럼 흩날리는 어느 겨울날 눈을 맞으며 오뉘탑에 이르는 산길을 오르면서 인간이 꿈꾸는 사랑은 항상 꿈으로나 그려질 뿐일까 독백했다고 한다. 동학사 들목에서 오른쪽으로 난 돌자갈길로 2km쯤 오르면 된다는 가벼운 생각으로 나섰는데 가파른 돌길인 데다 눈이 녹지 않아 미끄러워서 어린이들은 힘겨워했다.이제 네 살 난 태경이는 어른들이 교대로 업거나 목마를 태워서 산길을 올랐다. 삼불봉 기슭에는 계명정사가 있고,그 곁의 옛 청량사 터에 오뉘탑으로 불리는 5층과 7층 석탑 두 채가 나란히 서 있었다.엊그제 내린 눈이 바닥에 덮여 있고,날씨는 쾌청하여 두 석탑은 물로 씻은 듯 깨끗했다.수많은 등산객들이 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뒤 도시락을 먹거나 다른 목적지로 서둘러 이동해 갈 뿐,어느 누구도 안내판에 적힌 오뉘탑의 전설을 읽고 의문점을 토론하거나 탑의 생김새를 천천히 살펴보는 사람은 안보인다. 경준군이 안내문을 읽어내렸다. 전설에 따르면 오뉘탑 부근의 작은 토굴에서 수행하는 사람이 혼자 살았다.그는 백제의 왕족이었는데 뜻하는 바가 있어 출가하여 고독한 수행자로 살았다.어느 해 겨울밤이었다.토굴 밖에서 애절하게 우는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 나와 보니 커다란 호랑이 한 마리가 입을 벌린 채 절규하고 있었는데,호랑이 입속을 들여다보니 목에 비녀가 걸려 있었다.그대로 두면 호랑이는 죽고 말 것이 분명했다.스님은 위험을 무릅쓰고 호랑이 입속으로 손을 밀어넣어 비녀를 뽑아주었다.호랑이는 스님을 바라보고 있다가 어디론가 사라졌다.그런 일이 있은 지 며칠 뒤 밤이었다.토굴 밖에서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스님이 나가봤더니 토굴 밖에는 웬 낯선 젊은 여자가 기절한 채 쓰러져 있었다. ●호랑이가 은혜 갚기 위해 여인 물어와 호랑이가 살려준 은혜를 갚기 위하여 그 보답으로 젊은 여자를 물어다 놓고 사라진 것이었다.스님은 일단 여자를 토굴 안으로 안아들여 놓고 따뜻한 물을 떠먹여서 살려냈다. 한참 뒤 여자가 깨어났다.스님은 사정을 물었다.여자는 경상도 상주가 고향인데,그날 낮에 혼례를 치르고 저녁에 신방에 들려 하는데 그만 호랑이가 나타나 물려왔다는 것이었다.스님은 일단 토굴에서 밤을 보낸 뒤 날이 밝는 대로 데려다 주려고 했다.그런데 그날 밤부터 폭설이 퍼붓기 시작했다.계룡산은 눈더미에 파묻혀 모든 길이 막혀버렸다.하는 수 없이 눈이 녹고 길이 드러나는 내년 봄까지는 함께 지내는 도리 밖에 없었다. 비좁은 토굴 속에서 함께 지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스님은 밤마다 끓어오르는 욕정을 염불과 참선으로 가라앉히면서 아무 일 없이 겨울을 났다. 이듬해 봄이 되자 스님은 자신과의 약속대로 그 여자를 경북 상주로 데려다 주었다.그런데 그 여자가 스님 혼자 사는 토굴로 되돌아 왔다.부처님의 제자가 되겠다고 했다.할 수 없이 두 사람은 의남매를 맺고 부지런히 수행하여 훌륭한 승려생활을 마치고 입적했다. 그들의 제자들이 두 사람의 종교적 삶을 기려서 나란히 탑을 세웠으니 이를 오뉘탑 또는 남매탑이라 부른다. 이날 우리의 답사기행은 이같은 전설 속에 감춰진 비밀을 밝혀 보기 위한 것이었다.먼저 이 전설에는 몇 가지 흥미있는 비밀의 단서가 될 만한 것들이 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첫째,하필이면 왜 호랑이가 백제 왕족이 수행하는 토굴에 경북 상주가 고향인 여자를 물어다 놓고 사라졌는가 하는 점이다.경북 상주는 신라 영토다.신라가 백제를 정복하기 전 삼국시대였다면 호랑이가 신라 여자를 물어다 백제 땅인 계룡산에다 갖다 둘 수는 있다고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백제 사람이 신라 땅인 경북 상주로 넘나들기 위해서는 국경을 넘어야 하는데 그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백제가 신라에 정복된 뒤인 통일신라시대의 일로 상정해 볼 수 있다.신라에 멸망당한 백제의 왕족은 더 이상 굴욕적인 삶을 살지 않기 위해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통혼정책 선전하기 위해 만든 이야기? 그런데 호랑이가 신라 땅인 경북 상주 출신 여자를 물어다 백제 왕족 출신 승려에게 데려다 주었다는 것은 어딘가 정치적인 냄새가 난다. 정복당한 지 100년이 지나도록 끈질기게 저항한 백제 유민들을 회유하기 위하여 통일신라 정부는 여러 가지 정책을 썼다.백제의 왕족과 지배계층들에게 신라의 벼슬을 주거나 혼인정책으로 적대감을 누그러뜨리는 데 진력했다. 그같은 통혼정책을 널리 선전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는 5층과 7층 석탑의 구조와 탑을 세우는 관습이 백제 신라가 각각 다른 점을 들 수 있다.원칙적으로 백제는 외탑 가람의 구조였다.익산 미륵사의 쌍탑가람은 매우 드문 일이다.그렇게 볼 때 오뉘탑은 쌍탑구조인데 이를 백제시대의 탑이라고 보는 데는 석연치 않은,구체적인 증거가 매우 많다는 점을 들 수 있다.즉 5층석탑은 백제 것으로 보지만 7층 석탑은 훨씬 뒤의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어 왔다. 백제 탑의 특징은 첫째로 작은 석재를 많이 사용하여 마치 목조건물을 보는 듯하다는 것이다.둘째는 신라 탑처럼 높은 이중 받침대가 없이 낮은 받침대 위에 바로 탑신이 선다. 셋째,옥개석이 펀펀하고 넓으며 네 귀가 가볍게 위로 치솟았고,넷째로는 이층째부터는 첫층에 견주어 탑 몸의 폭과 높이가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같은 백제 탑의 특징으로 볼 때 5층석탑은 명백하게 백제 탑임이 입증된다.그러나 7층석탑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5층석탑과 7층석탑은 전혀 다른 양식 가장 차이가 나는 것은 옥개석의 생김새다.5층 석탑의 옥개석은 두 장의 돌을 잇대어 얹은 데다 지극히 펀펀하고 네 귀퉁이도 아주 조금만 쳐들렸는데 비해 7층 석탑의 옥개석은 두꺼운 돌 하나로 만들었다.위로 올라갈수록 옥개석의 넓이를 정교한 비례로 줄여감으로써 솟구쳐 오르는 힘을 느끼게 한다.이같은 힘은 옥개석 네 귀퉁이의 쳐들림을 강조하여 더욱 생동감을 주는 점도 크게 다르다. 무엇보다 작은 석재를 많이 이용한 5층석탑과 굵은 돌 하나 씩을 사용한 7층석탑을 같은 백제시대 탑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견해이거나 고의적으로 짜맞추려 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하겠다. 결국 오뉘탑 전설은 끈질기게 저항하는 백제 유민들을 통혼 정책 등으로 회유하기 위해 통일신라 정부가 계획적으로 만들어 유포한 것으로 볼 수 있다.이때 7층 석탑까지 곁들였지만 백제 탑에 담겨 있어야 할 백제인의 마음을 탑에 불어 넣지는 못했던 것이다. 필자의 설명을 귀담아 듣고 있던 김우섭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이같은 답사기행을 자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고,김문환군은 폭넓은 역사 공부를 위해서 유익했다며 힘들게 산길을 올라 온 보람을 느낀다면서 웃었다.우리의 역사와 문화는 많은 비밀을 지녔고,그 비밀을 풀어가다 보면 새로운 삶의 지혜와 인간을 이해하는 새로운 철학을 발견하게 된다.˝
  • [폭설대란] 피해·복구상황

    ‘3월폭설’로 인한 피해액이 4000억원대에 육박한 가운데 이틀간 마비됐던 고속도로가 정상을 되찾는 등 제설 및 복구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그러나 장비·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영하로 떨어진 추운 날씨 때문에 복구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해액 3500억원 넘어 7일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5일 서울·경기지역과 충청·경북지역에 내린 폭설로 이날 오후 6시 현재 건물 60채를 비롯해 비닐하우스 1965㏊,축사 3395동,수산증·양식시설 55개소,인삼재배 등 시설 6216개소 등에서 모두 3787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대전·충남지역에서 축사와 잠사 지붕이 무너져 216억원의 재산피해가 나는 등 모두 2173억원의 피해를 입었다.충북은 주택 12채가 반파되고,9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을 비롯해 총 피해액은 1009억원에 달했다.경북지역 피해액은 문경 104억원 등 605억원으로 집계됐다.그러나 상당수 지역에서 피해액을 조사 중이어서 피해규모는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도·여객선 부분통제 경부·중부·호남고속도로는 제설작업이 본격화되면서 교통통제가 모두 해제되는 등 정상을 되찾았다. 지난 5일 오전부터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에 갇혀 있었던 차량 1만여대는 6일 오전 제설작업이 본격화되면서 고립에서 풀려,7일에는 모든 고속도로가 정상운행되고 있다. 그러나 농촌지역 지방도로 등 일부구간은 여전히 차량운행이 통제되거나,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차량통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북의 경우 문경·상주·예천 등지의 지방도로가 결빙돼 통제되고 있다.충북은 청주 명암약수터∼산성고개와 단양군 대강면∼예천방면 등 2곳에서 차량들이 통행하지 못하고 있다. 또 연안여객선 91개 항로 114척 가운데 14개 항로 20척의 운항이 여전히 통제되고 있다. 아울러 철도청은 폭설에 따른 일반열차 수송 확대에 따라 5∼7일 기존선에서 이뤄지던 고속철도 시운전을 축소 또는 중단했다.도로 등이 정상화될 때까지 고속철도 시운전 단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청주국제공항 등의 항공기 운항은 재개됐으며,폐쇄조치됐던 계룡산·속리산·주왕산 등 국립공원 5곳의 등산로 37개 구간도 정상을 되찾았다. ●이어지는 복구의 손길 충청·경북지역에서는 민·관·군 합동으로 제설 및 피해복구를 위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6일 13만 6378명의 인력과 제설차 2066대 등 장비 2만 5341대가 동원됐다.이어 이날 인력 2만 9449명과 제설차 187대 등 장비 2115대,염화칼슘 1만 9525포 등이 추가 투입됐다. 이에 따라 이날까지 응급복구가 필요한 사유시설 가운데 비닐하우스 387㏊(45.3%)와 인삼재배시설 271㏊(40.2%),축사시설 280개동(16.7%)에 대한 복구가 완료됐다. 그러나 장비와 인력이 크게 부족한데다 피해 지역이 워낙 넓어 주요도로를 중심으로 한 제설작업에 집중하고 있을 뿐,붕괴된 비닐하우스와 축사 등의 철거 및 복구작업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특히 이날 오전 중부권이 영하 6∼7도까지 떨어지는 추운 날씨를 보이면서 도로에 쌓인 눈이 얼어붙어 제설작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북도의 경우 이날 오전부터 공무원 3000여명을 동원해 교통이 통제되고 있는 도로 6곳에 대한 제설 및 응급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충북지방경찰청도 전·의경 10개 중대 1200여명을 동원해 청원·괴산·진천군에서 붕괴된 축사 등을 복구하는데 힘을 쏟고 있으며,육군 37사단 장병 360여명은 증평·청원군 등에서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경북에서는 민·관·군 5800여명이 제설작업과 파손된 축사,비닐하우스를 철거하고 있다.육군 50사단과 경북지방경찰청도 문경시와 예천군 등에서 농업시설의 철거 및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충남도는 1만여명을 동원해 파손된 비닐하우스와 동사한 농작물을 걷어내고,결빙된 지방도로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대전시도 공무원 등 3200여명과 제설차 25대,덤프트럭 22대를 투입해 제설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의왕 컨테이너기지 이틀간 마비 기습폭설과 당국의 ‘늑장대응’으로 고속도로가 30여시간 동안 차단되면서 자동차·철강재 등 수출입 물류와 택배업계 등 산업계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산업자원부는 중부권 폭설로 100여 중소기업이 189억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고 7일 잠정 집계했다.하지만 이는 충남 보령의 송학장갑 공장 1동 붕괴,충남 계룡시 계룡산업 창고 붕괴 등 직접적인 피해만 집계한 것이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물류비용’을 감안하면 피해는 훨씬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수도권과 중부권 대부분의 컨테이너 화물이 집합돼 화물수송의 거점기지 역할을 담당하는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는 고속도로가 마비되면서 지난 5∼6일 정상적인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부산항에서 수입화물을 싣고 지난 5일 출발한 화물차가 고속도로에 갇혀 이틀 만에 의왕ICD에 복귀하는 등 수출입 화물수송이 잇따라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국도로 우회한 화물차도 극심한 체증으로 운송 시간이 2배 가까이 걸렸다. 육상수송에 비상이 걸리자 철도청은 7일 14개 열차를 추가 투입,수출입 컨테이너 수송 차질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예상치 못한 폭설로 제설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택배배송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서울·경기지역의 경우 주말을 거치면서 배송차질이 대부분 해소됐다. CJ GLS의 경우 전국에서 보내지는 물량이 모여 분류작업이 이뤄지는 대전터미널이 이번 폭설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대전지역 도로가 상당수 통제 또는 마비돼 충청권 일대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배송도 한때 큰 차질을 빚었다.대전,충청남·북도,경북 안동,포천,의정부 지역 배송이 지난 5일 이후 한때 중단됐다. 대한통운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대전,충남북,경북 북부,강원 강릉·평창,동해·태백 등지에서 배송이 지연되거나 차질이 발생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전국 박승기 장세훈기자 shjang@˝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20)오뉘탑의 비밀

    계룡산 국립공원 안에 있는 오뉘탑(남매탑) 답사에는 김경준(수원 영덕초등학교 5년)군 가족과 김문환(수원 청명고 2년)군 가족,성열 스님이 동행했다. 경준군의 아버지 김우섭씨는 대학 시절 이곳을 여행한 적이 있었다.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오뉘탑의 얘기가 애절하게 그려져 있었다고 했다.국어 교사가 말씀하시기를 사랑에 대하여 뭔가 느껴보고 싶은 가슴을 지닌 이라면 함박눈 내리는 겨울날 계룡산 삼불봉 기슭에 있는 오뉘탑을 꼭 한 번 가봐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교과서에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그려 국어책에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아름답게 승화시킨 남녀의 종교적 고뇌가 주제였는데,그 글을 쓴 사람은 함박눈이 꽃잎처럼 흩날리는 어느 겨울날 눈을 맞으며 오뉘탑에 이르는 산길을 오르면서 인간이 꿈꾸는 사랑은 항상 꿈으로나 그려질 뿐일까 독백했다고 한다. 동학사 들목에서 오른쪽으로 난 돌자갈길로 2km쯤 오르면 된다는 가벼운 생각으로 나섰는데 가파른 돌길인 데다 눈이 녹지 않아 미끄러워서 어린이들은 힘겨워했다.이제 네 살 난 태경이는 어른들이 교대로 업거나 목마를 태워서 산길을 올랐다. 삼불봉 기슭에는 계명정사가 있고,그 곁의 옛 청량사 터에 오뉘탑으로 불리는 5층과 7층 석탑 두 채가 나란히 서 있었다.엊그제 내린 눈이 바닥에 덮여 있고,날씨는 쾌청하여 두 석탑은 물로 씻은 듯 깨끗했다.수많은 등산객들이 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뒤 도시락을 먹거나 다른 목적지로 서둘러 이동해 갈 뿐,어느 누구도 안내판에 적힌 오뉘탑의 전설을 읽고 의문점을 토론하거나 탑의 생김새를 천천히 살펴보는 사람은 안보인다. 경준군이 안내문을 읽어내렸다. 전설에 따르면 오뉘탑 부근의 작은 토굴에서 수행하는 사람이 혼자 살았다.그는 백제의 왕족이었는데 뜻하는 바가 있어 출가하여 고독한 수행자로 살았다.어느 해 겨울밤이었다.토굴 밖에서 애절하게 우는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 나와 보니 커다란 호랑이 한 마리가 입을 벌린 채 절규하고 있었는데,호랑이 입속을 들여다보니 목에 비녀가 걸려 있었다.그대로 두면 호랑이는 죽고 말 것이 분명했다.스님은 위험을 무릅쓰고 호랑이 입속으로 손을 밀어넣어 비녀를 뽑아주었다.호랑이는 스님을 바라보고 있다가 어디론가 사라졌다.그런 일이 있은 지 며칠 뒤 밤이었다.토굴 밖에서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스님이 나가봤더니 토굴 밖에는 웬 낯선 젊은 여자가 기절한 채 쓰러져 있었다. ●호랑이가 은혜 갚기 위해 여인 물어와 호랑이가 살려준 은혜를 갚기 위하여 그 보답으로 젊은 여자를 물어다 놓고 사라진 것이었다.스님은 일단 여자를 토굴 안으로 안아들여 놓고 따뜻한 물을 떠먹여서 살려냈다. 한참 뒤 여자가 깨어났다.스님은 사정을 물었다.여자는 경상도 상주가 고향인데,그날 낮에 혼례를 치르고 저녁에 신방에 들려 하는데 그만 호랑이가 나타나 물려왔다는 것이었다.스님은 일단 토굴에서 밤을 보낸 뒤 날이 밝는 대로 데려다 주려고 했다.그런데 그날 밤부터 폭설이 퍼붓기 시작했다.계룡산은 눈더미에 파묻혀 모든 길이 막혀버렸다.하는 수 없이 눈이 녹고 길이 드러나는 내년 봄까지는 함께 지내는 도리 밖에 없었다. 비좁은 토굴 속에서 함께 지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스님은 밤마다 끓어오르는 욕정을 염불과 참선으로 가라앉히면서 아무 일 없이 겨울을 났다. 이듬해 봄이 되자 스님은 자신과의 약속대로 그 여자를 경북 상주로 데려다 주었다.그런데 그 여자가 스님 혼자 사는 토굴로 되돌아 왔다.부처님의 제자가 되겠다고 했다.할 수 없이 두 사람은 의남매를 맺고 부지런히 수행하여 훌륭한 승려생활을 마치고 입적했다. 그들의 제자들이 두 사람의 종교적 삶을 기려서 나란히 탑을 세웠으니 이를 오뉘탑 또는 남매탑이라 부른다. 이날 우리의 답사기행은 이같은 전설 속에 감춰진 비밀을 밝혀 보기 위한 것이었다.먼저 이 전설에는 몇 가지 흥미있는 비밀의 단서가 될 만한 것들이 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첫째,하필이면 왜 호랑이가 백제 왕족이 수행하는 토굴에 경북 상주가 고향인 여자를 물어다 놓고 사라졌는가 하는 점이다.경북 상주는 신라 영토다.신라가 백제를 정복하기 전 삼국시대였다면 호랑이가 신라 여자를 물어다 백제 땅인 계룡산에다 갖다 둘 수는 있다고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백제 사람이 신라 땅인 경북 상주로 넘나들기 위해서는 국경을 넘어야 하는데 그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백제가 신라에 정복된 뒤인 통일신라시대의 일로 상정해 볼 수 있다.신라에 멸망당한 백제의 왕족은 더 이상 굴욕적인 삶을 살지 않기 위해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통혼정책 선전하기 위해 만든 이야기? 그런데 호랑이가 신라 땅인 경북 상주 출신 여자를 물어다 백제 왕족 출신 승려에게 데려다 주었다는 것은 어딘가 정치적인 냄새가 난다. 정복당한 지 100년이 지나도록 끈질기게 저항한 백제 유민들을 회유하기 위하여 통일신라 정부는 여러 가지 정책을 썼다.백제의 왕족과 지배계층들에게 신라의 벼슬을 주거나 혼인정책으로 적대감을 누그러뜨리는 데 진력했다. 그같은 통혼정책을 널리 선전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는 5층과 7층 석탑의 구조와 탑을 세우는 관습이 백제 신라가 각각 다른 점을 들 수 있다.원칙적으로 백제는 외탑 가람의 구조였다.익산 미륵사의 쌍탑가람은 매우 드문 일이다.그렇게 볼 때 오뉘탑은 쌍탑구조인데 이를 백제시대의 탑이라고 보는 데는 석연치 않은,구체적인 증거가 매우 많다는 점을 들 수 있다.즉 5층석탑은 백제 것으로 보지만 7층 석탑은 훨씬 뒤의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어 왔다. 백제 탑의 특징은 첫째로 작은 석재를 많이 사용하여 마치 목조건물을 보는 듯하다는 것이다.둘째는 신라 탑처럼 높은 이중 받침대가 없이 낮은 받침대 위에 바로 탑신이 선다. 셋째,옥개석이 펀펀하고 넓으며 네 귀가 가볍게 위로 치솟았고,넷째로는 이층째부터는 첫층에 견주어 탑 몸의 폭과 높이가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같은 백제 탑의 특징으로 볼 때 5층석탑은 명백하게 백제 탑임이 입증된다.그러나 7층석탑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5층석탑과 7층석탑은 전혀 다른 양식 가장 차이가 나는 것은 옥개석의 생김새다.5층 석탑의 옥개석은 두 장의 돌을 잇대어 얹은 데다 지극히 펀펀하고 네 귀퉁이도 아주 조금만 쳐들렸는데 비해 7층 석탑의 옥개석은 두꺼운 돌 하나로 만들었다.위로 올라갈수록 옥개석의 넓이를 정교한 비례로 줄여감으로써 솟구쳐 오르는 힘을 느끼게 한다.이같은 힘은 옥개석 네 귀퉁이의 쳐들림을 강조하여 더욱 생동감을 주는 점도 크게 다르다. 무엇보다 작은 석재를 많이 이용한 5층석탑과 굵은 돌 하나 씩을 사용한 7층석탑을 같은 백제시대 탑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견해이거나 고의적으로 짜맞추려 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하겠다. 결국 오뉘탑 전설은 끈질기게 저항하는 백제 유민들을 통혼 정책 등으로 회유하기 위해 통일신라 정부가 계획적으로 만들어 유포한 것으로 볼 수 있다.이때 7층 석탑까지 곁들였지만 백제 탑에 담겨 있어야 할 백제인의 마음을 탑에 불어 넣지는 못했던 것이다. 필자의 설명을 귀담아 듣고 있던 김우섭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이같은 답사기행을 자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고,김문환군은 폭넓은 역사 공부를 위해서 유익했다며 힘들게 산길을 올라 온 보람을 느낀다면서 웃었다.우리의 역사와 문화는 많은 비밀을 지녔고,그 비밀을 풀어가다 보면 새로운 삶의 지혜와 인간을 이해하는 새로운 철학을 발견하게 된다.
  • 존 뮤어의 마운틴 에세이/리처드 F 플렉 엮음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산을 신성시해 ‘등산’이란 말과 함께 ‘입산’이란 표현을 즐겨 썼다.산의 품으로 복귀한다는,나아가 자연과 한 몸이 된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그러나 산행인구가 1000만명이 넘는 지금,우리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며 산을 찾을까.산을 단순한 정복 대상이나 체력단련장 정도로 여기고 있진 않는가.그렇다면 그것은 산을 제대로 즐기는 게 아니다.미국의 자연보호 시민단체인 ‘시에라 클럽’의 창설자 존 뮤어의 말은 이쯤에서 한번 귀기울여 볼 만하다.“산을 오르는 것은 곧 마음의 본질을 등반하는 것이다.” ‘존 뮤어의 마운틴 에세이’(리처드 F 플렉 엮음,연진희 옮김,눌와 펴냄)엔 ‘미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한 자연주의자의 삶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캘리포니아의 등줄기인 시에라네바다 산맥과 알래스카를 비롯한 전 세계의 산을 오르며 그가 남긴 수백 편의 산행 에세이 가운데 대표작 11편을 골라 실었다. 1838년 스코틀랜드 던버에서 태어난 뮤어는 열한 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소로·에머슨·오두본 등 자연주의 철학자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그는 스물 아홉 살 되던 해 공장에서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을 뻔한 사고를 당한 뒤 기계발명가라는 직업을 버렸다.그리고 글로 씌어지지 않은 성경,즉 자연을 연구하며 평생을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1867년 동식물을 연구하기 위해 인디애나에서 플로리다까지 1000 마일의 도보여행을 감행한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줬다. 시에라 클럽은 뮤어의 자연보호 활동의 결정체다.시에라 클럽의 역사는 지금부터 100여년 전인 18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태평양 연안 시에라네바다 산맥 근처를 탐험하고 즐기던 사람들이 개발로 파괴돼 가는 요세미티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하는 운동을 벌이면서 시에라 클럽이 탄생했다.60여만명의 회원에 연간 예산이 40억원(2000년 기준)이 넘는 시에라 클럽은 “미국 내 모든 자연보호 관련 법안의 통과는 이 클럽을 통해야 가능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단체다.미국의 야생동물보호법,하천오염방지법,청정대기법개정안 등 많은 자연보호 관련법들은 이 시에라 클럽의 손을 거쳐 이뤄졌다. 뮤어는 1907년 샌프란시스코 시가 물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요세미티 헤츠헤치 계곡에 댐을 건설하려 하자 전국적인 반대 캠페인을 벌여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그러나 이같은 업적으로 미루어 뮤어를 단순히 환경운동가로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뛰어난 등반가이자 빙하연구가,환경윤리학자,산림학자로 평가받는 그는 당대 1급의 문필가이기도 하다. 뮤어는 자연을 ‘황야의 대학’이라고 불렀다.뮤어가 요세미티에 머물 때 쓴 ‘산에 대한 상념’이란 글을 보면 그가 얼마나 자연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사색하는 생태 시인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잎사귀가 떨어질 때 사슴이 물을 마실 때 생기는 모든 말들,시냇물이 낮은 목소리로 들려주는 수천 가지의 자잘한 이야기들은 인간의 귀로 알아들을 수 없다.…사슴이 눈 속에 흔적을 남기듯,줄지어 나는 새의 무리는 하늘에 흉터를 남긴다.바람은 안다.그리고 우리가 듣든 말든 그 사실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산과 인간 사이의 직접적인 교류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충고다.뮤어는 “산에서 보낸 하루가 몇 수레의 책보다 낫다.”고 말한다. 자연이나 환경을 주제로 한 책들이 홀대받기 일쑤인 우리와 달리 서양에선 이른바 ‘자연주의자’로 분류되는 지식인들의 글이 대중으로부터 커다란 사랑을 받는다.알도 레오폴드,존 제임스 오두본,존 뮤어 같은 이들이 대표적인 경우다.이 책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소개되는 뮤어의 에세이집이다.뮤어의 유년기와 청년기를 다룬 자서전 ‘자연보호의 아버지 존 뮤어’란 책이 몇년 전 국내에서 나온 적은 있지만 정작 자연주의자이자 산악인으로서의 뮤어의 면모를 보여주는 글은 한 편도 소개되지 않았다.뮤어는 이 산행 에세이에서 인간이 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산이 인간을 허락하는 것임을 나지막한 목소리로 일깨워준다.1만원. 김종면기자 jmkim@˝
  • 경기도 용인시 수지지역의 약수터 죽이는 난개발

    경기도 용인시 수지지역의 유일한 휴식공간으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오던 토월약수터가 난개발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5일 용인시에 따르면 D개발은 수지읍 풍덕천1동 산24 토월약수터 주변 4만여평에 지하 2층,지상 6∼8층,42∼59평형 규모의 유료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건축허가를 신청,주민들이 허가 반려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는 당초 등산로 등을 보전하는 방법을 강구하라며 한 차례 신청을 반려했지만,시공사측은 지난 1월30일 부지 중 8500여평에 체육공원을 조성해 시에 기부채납한다는 내용의 건축허가신청서를 다시 접수했다.시는 그러나 ‘녹지를 보전해야 한다.’는 수지지역 주민들의 민원을 알고 있지만 사회복지시설이 들어올 수 있도록 도시계획이 돼 있기 때문에 허가를 막무가내로 반려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혀 주민들과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약수터 인근을 포함,수지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은 최근에는 주민 7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시에 ‘개발반대’ 진정서를 냈다.토·일요일을 이용해 등산객들의 서명을 직접 받아 도에 제출할 계획이다. 토월녹지보존위원회장 박종민(70)씨는 “이름만 사회복지시설일 뿐 등산로를 깎아 만드는 고급빌라”라며 “시가 건축허가를 내 준다면 인구밀집지역의 ‘허파’를 잘라내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법으로 규정된 사항을 여론이나 주민의사에 밀려 처리하는 것은 어렵다.”며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친 뒤 이르면 다음달 중순쯤 가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선거단속 과열·민생 뒷전 실태

    제17대 총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찰이 선거사범 단속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그러나 1계급 특진을 노린 일부 경찰관의 과잉 단속과 경찰서간 치열한 경쟁으로 민생치안이 뒷전으로 밀려 피해를 입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 일선 경찰의 선거사범 단속 실태는 상상을 뛰어넘는다.출마 예상 정치인 가족을 24시간 ‘맨투맨’으로 미행하고,정치인 집 앞에서 잠복도 마다하지 않는다.서울 A경찰서 수사2계 김모(35)경사는 “출근은 관내 국회의원의 집앞으로 하고 하루종일 그 부인을 미행한다.”면서 “예배에 결혼식까지 따라다니며 ‘이번 선거에서 우리 남편 잘 부탁해요.’라는 말을 하지 않나 귀를 기울인다.”고 말했다.그는 “경찰관인지 흥신소 직원인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중대형식당·찜질방 필수 점검코스 친지는 물론 관할 구역 통·반장까지도 ‘특별 관리’한다.이들에게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반드시 알려달라.”고 당부한다.혈연과 지연·학연을 총동원한다.만나서 귀동냥이라도 하려면 인맥은 기본이기 때문이다.북한산과 관악산,청계산 등에서 등산객으로 위장,‘단체 손님’을 기다리기도 한다. 중·대형 식당이나 찜질방을 이 잡듯 돌아다니는 것도 필수.관내 찜질방 이름과 위치를 다 외울 정도다.눈치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단체 관광객은 무조건 따라 붙는다.영등포경찰서 수사과 직원은 “주말에 시외로 나가는 관광버스가 있으면 선거관련 향응 제공일 수 있어 일단 추적한다.”고 말했다.서초경찰서 관계자는 “요즘엔 접대를 하더라도 단체로 몰려 다니지 않고 찜질방이나 등산로,식당에서 따로 만나기 때문에 아예 해당 장소에 먼저 가서 기다린다.”면서 “직원중 하나는 등산복을 입은 채 유명 등산로에서 잠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말 단체관광버스 무조건 추적 서울지역 모 정당 지구당 관계자는 “야당에 여당 정보를,여당에 야당 정보를 달라는 건 그나마 애교에 속한다.”면서 “아예 ‘진급 좀 시켜달라.’며 노골적으로 불법선거 정보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경찰력이 선거사범 단속으로 치중되면서 다른 범죄 피해자들이 피해를 하소연하는 일이 늘고 있다.박모(60)씨는 최근 “60만원을 투자하면 하루 2만원씩 배당을 받아 이익을 볼 수 있다.”는 말을 믿고 돈을 건넸으나 사기를 당했다. 그는 “관할 경찰서에 신고를 했으나 감감무소식”이라면서 “아직도 사기꾼이 노인정을 돌아 다니면서 활개를 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이 사건을 맡은 경찰관은 “솔직히 시간도 없고 위에서도 안좋아하는 분위기라 손을 댈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억대 사건 해결했는데 “왜 딴짓” 핀잔 서울 B경찰서 수사과 직원은 “얼마전 억대 카드깡 사건을 해결하고도 상사로부터 핀잔을 들었다.”면서 “선거사범 단속 기간에 딴 짓을 한다는 이유였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종로에서 노점상을 하는 김모(57)씨는 유령회사의 주식 4만주를 샀다가 1000만원을 날렸다.160억원을 챙겨 달아난 피의자는 아직 붙잡히지 않았지만 선거사범에 밀려 수사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김씨는 “피의자가 잡혀야 한푼이라도 건질 것 아니냐.”면서 “경찰은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다는 말 한마디 없다.”고 분개했다. ●폭파 협박전화 신고해도 기다려보라니… 김모(35·회사원)씨는 지난달 말 “이번 주까지 돈 500만원을 주지 않으면 집을 폭파시키겠다.”는 협박전화를 받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시간이 있으니 좀 더 기다려보자.”는 대답만 들었다.김씨는 “일이 터진 다음에 신고하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전문가들은 경찰이 공정선거를 위해 애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경찰 본연의 민생치안 임무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경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범죄소탕에 힘쓰는 것”이라면서 “시민사회단체나 정당의 자체 활동 등 사회 전체적인 감시망을 활용,업무분담을 통해 경찰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
  • 이색취업이벤트 여는 김현섭 사장

    “구직자들은 대개 아무 곳이든 무조건 이력서나 넣고 보자는 식으로 우왕좌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확실한 자기진단을 통해 진로를 설정해야 취업의 문이 비로소 열립니다.” 대학 졸업을 앞둔 구직자나 실직한 청년층에게 가장 인기 있는 인터넷사이트를 꼽으라면 채용정보업체 스카우트(www.scout.co.kr)가 우선일 것이다.스카우트는 지난해 4월 서울 관악산에서 ‘청년실업 극복 등산’이벤트를 열어 관심을 끌었다.또 지난 연말에는 강원도 강릉 경포대로 실직자 160명을 초청,‘2004년에는 실업을 극복하자’는 뜻의 해맞이 행사를 열어 TV에 소개되기도 됐다. 특히 지난해 경기도 중소기업지원센터에 ‘취업사관학교’프로그램을 마련,참가한 대학생 가운데 70%가 취업하도록 알선해 주었다.이밖에 ‘찜질방 취업특강’‘강촌MT 취업특강’ 등 ‘백수탈출’을 위한 이벤트를 자주 열고 있다.스카우트의 김현섭(44) 사장은 최근 또다른 이벤트를 마련했다.새달 6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음식점 ‘젠젠’에서 ‘삼겹살 취업특강’을 개최한다.이른바 ‘심겹살도 먹고 취업정보도 얻고’라는 프로그램이다.물론 무료로 제공한다. “올해 기업체의 채용 동향과 취업전략을 강의할 예정입니다.SK커뮤니케이션스 인사담당자와 국순당 인사부장 등이 강사로 나옵니다.” 신청은 새달 2일까지 받는다.신청 접수 이틀째인 27일 현재 600여명이 몰렸다고 밝힌 그는 참가자들에게 취업 정보교환 등을 위한 동호회 결성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구직자들은 자칫 우울해지기 쉽기 때문에 자주 만나 업계의 동향을 주고 받도록 하기 위해서다.이번 행사에는 장소의 한정성 때문에 80명으로 일단 제한했다. 김문기자 km@˝
  • 수락산 보호·노점상 생계 충돌

    서울 노원구(구청장 이기재)가 완연한 봄기운과 함께 늘어나는 수락산의 노점상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주말마다 수만명이 찾는 수락산 일대에 난립하고 있는 노점상에 대한 강력한 단속에 나서자 상인들이 집단 행동에 들어가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오후 2시에는 이 지역 노점상연합회원 1000여명이 수락산을 출발해 구청까지 3㎞를 행진하며 ‘수락산내 노점허용’을 요구하는 항의집회를 펼쳤다. 이날 집회는 구가 그동안 수락산 입구에 단속 공무원을 상주시켜 노점상 진입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노점을 철거하는 등의 강력한 단속을 벌인데 대한 항의로,지난 20일에 이어 두 번째다. 수락산내 노점상은 30∼40여개로 지난해부터 산 입구를 중심으로 군데군데 생겨나기 시작했다.하지만 최근 봄기운이 돌면서 산을 찾는 등산객이 늘어나자 노점상도 덩달아 부쩍 늘어나고 있다.주말이면 산 입구인 수락골에서 덕성여대 생활관에 이르는 500여m 구간에는 막걸리 좌판을 비롯해 등산장비,음료,과일 등을 판매하는 50여개의 노점이 차려져 등산객들의 발길을 가로막고 있다.이로 인해 노점상 단속을 요구하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이기재 구청장은 “많은 시민들이 찾는 수락산의 자연경관 훼손을 막고 등산객을 보호하기 위해 노점상 단속은 불가피하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최용규기자 ykchoi@˝
  • [우리 결혼해요]우종민(34)·김미옥(28)씨

    친구 소개로 우연히 찾게 된 교회에서 우리의 만남은 시작됐습니다. 대학 2학년때 급작스레 찾아온 인연은 9년이란 세월속에 사랑으로 영글었습니다.당시 그 교회의 청년부 음악부장으로 기타를 연주하며 찬송하던 그이가 천생 배필이 될 줄은 몰랐어요. 만난 지 1년여만에 운명적인 사랑이 시작됐습니다.그 교회 목사님이 청년회 등산을 주선했고 우리는 함께 내장산을 등반하게 됐지요.등반을 제안한 목사님이 시아버님이 될 줄은 모른 채…. 그날 저는 힘겹게 등산을 했고 동료들보다 한참 뒤떨어져 가파른 정상으로 발걸음을 움직이고 있을 때였습니다.목사님의 아들인 그이가 저의 손을 잡아끌며 용기를 북돋웠습니다.손을 처음 잡혔을때 전 ‘이 사람과 끝까지 함께 해야 할 것’이란 느낌을 처음 가졌지요.우리는 그후 자연스레 교회에서 데이트를 즐겼습니다.장소가 교회라서 다른 사람들의 눈을 크게 의식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사랑이 깊어가면서 시련이 닥쳐왔습니다.3년여 교제끝에 양가 부모님께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반대에 부딪혔지요.저는 원래 일곱 딸만 있는 가정에서 자라나 성격이 활발하고 ‘말괄양이’기질도 조금은 있습니다.목사님은 그런 저를 죽 지켜 보면서 며느리로서 별로 달갑잖게 생각했던 모양입니다.우리집이 비기독교 가정이란 점도 맘에 안 들어 했고요.우리집 역시 가풍이나 성격의 차이를 이유로 들면서 반대했습니다. 제가 몸져 누웠을 때 그이가 전복죽을 몰래 끓여다주고,꿀과 인삼을 사다 주고 정성스레 돌봐줬습니다.그렇게 정이 깊어가는데 양가에서 반대라니 하늘이 캄캄해졌습니다. 그런 세월이 벌써 9년이 흘렀습니다.그리고 오는 3월20일 백년가약을 온 가족들에게 알리고 신혼생활에 들어갑니다.저는 교원 임용고시를 준비중이고 그이는 시아버님처럼 목회자가 되기 위해 신학대학원에 다니는 중입니다. 결혼하면 시부모님과 남편을 잘 받들고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참가정을 이뤄 나가겠습니다.어려움은 있었을지라도 우리의 사랑이 열매를 맺게된 올 봄은 유난히 아름답습니다.˝
  • [우리 결혼해요] 방동옥(30)·박민경(24) 씨

    “토요일,강남역 시티문고 앞 6시.그 때 뵙지요….” 인사치레로라도 “어떤 분인지 궁금합니다.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흔한 얘기조차 없는 조금은 건조한 문자 메시지 한 통으로 우리의 인연은 시작되었습니다.서로의 베스트 친구가 선후배 사이라 우리를 엮어준 다리 역할을 하게 된 것이죠. “정말 괜찮은 사람이래~한 번만 만나봐.”라는 친구의 말에 내키지 않는 척 하면서도 내심 잔뜩 기대하며 10분 늦는 것은 귀여운 애교에 속한다는 소개팅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5분 전 미리 대기조로 나갔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남자친구가 저를 처음에 마음에 들어 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이것이더군요.) 서로 얼굴을 모르는 상태이다 보니 그 사람은 저에게 전화를 했고 저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전화를 받았는데,마침 바로 옆에서 전화를 하고 있던 매~우 체격 좋고 인상 험악한 한 여자 분을 상대자로 잘못 알고는 그 짧은 순간에도 착잡한 마음이 들더랍니다.당시 저는 왜 남자친구 얼굴에 웃음이 생글생글하며 그토록 반가워하는지 몰랐지요. 지금도 그때 얘기를 하면 늘상 듣는 말이 있어요.“너는 그때 비교 우위로 내가 첫눈에 반했던 거야~만약에 처음부터 제대로 만났더라면 그렇게 예뻐보이지 않았을 걸~”하면서 제 속을 긁어놓고 있죠. 그게 2년 전 3월3일.항상 입학식이나 개강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는 날 우리의 만남도 시작되었고,그로부터 1년이 지난 3월3일은 제가 첫 출근을 하게 된 날이기도 한 묘한 행운이 있는 날입니다. 우리 함께 했던 2년의 시간… 신촌거리를 걷다가 처음으로 손을 잡았던 그 때,봄이 온 걸 축하하자면서 서울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가 반환점에서 초코파이,바나나,음료수를 너무 많이 먹어 결국 걸어서 결승점에 도착하던 그때,등산가서 정상에서 다리를 후들거리며 함께 “야~호!” 를 외치던 그때,가슴 콩닥거리며 남산에서 첫 키스하던 그때,태어나 처음으로 싸 본 김밥을 맛있다~연발하며 체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맛있게 먹어 주던 그때… 소중한 추억이 너무 많아서,그 추억을 모두 담아두기 위해 우리 가슴을 좀 더 깊게,좀 더 넓게 만들려 합니다. 더 많이 깊어지고 넓어진 가슴으로 서로를 껴안아주면서 저희 행복하게 살겠습니다.예쁘게 지켜봐 주세요.˝
  • 지금 제주는 유채꽃 세상

    이맘때 제주는 계절이 둘이다.한라산 산록엔 은백색 겨울이 한창이지만,성산의 해안엔 노란빛 봄이 고운 때깔을 뽐낸다.남쪽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한결 부드러워져서인가.서귀포 앞바다의 산홋빛 물색이 한결 짙어졌다.매섭게 몰아치는 늦추위에 육지는 여전히 동토의 나라지만,제주는 이렇게 계절의 색깔이 다르다.겨울에서 봄으로,봄에서 겨울로.계절을 넘나드는 제주 나들이에 나서 보자. “윗세오름의 구상나무 군락지에 가보세요.눈꽃이 장난이 아닙니다.” 대장정투어 대표 김병욱씨의 말에 지체없이 한라산으로 향했다.계획된 코스는 한라산 남서쪽의 영실∼윗세오름 구간.전날 밤 내린 눈으로 영실까지 가는 99번 도로(1100도로)는 아예 눈밭이다.1100고지 지점 가까이 이르자,스노체인을 장착한 차량만 통과시킨다.렌터카 트렁크를 여니 다행히 체인이 있다. 영실휴게소 앞에 차를 세우고 등산화에 아이젠을 착용했다.휴게소부터 30분 정도 노송림 및 키 큰 활엽수지대가 이어진다.적설량이 엄청나다.몇 차례 내린 눈이 겹겹이 쌓여서 등산로엔 제법 단단하게 길이 났다.그러나 조금만 벗어나면 허벅지까지 쑥 빠지는 통에 깜짝 놀라기 일쑤다. 활엽수림을 벗어나자 오른쪽으로 절벽 위에 바위들이 뾰쪽뾰족 솟은 영실기암이 자태를 드러낸다.일명 ‘오백나한’ 바위다.산자락엔 어른 키에도 못 미치는 관목들이 솜이불을 덮어쓴 양 하얗게 펼쳐져 있다. 구상나무 군락은 윗세오름 못 미쳐 해발 1600m 지대에 20분 정도 이어진다.이곳 구상나무들은 키가 원래 3∼4m 정도에 이르지만,엄청난 적설량 때문에 반쯤 잠긴 상태.깊은 눈더미 틈으로 간간이 비치는 파란 이파리들이,죽지 않고 살아있음을 보여주려고 애쓰는 것 같다. 구상나무숲을 지나자 거센 바람에 눈가루가 사막의 모래처럼 날린다.10m 앞도 제대로 안보 일 정도.지난 여름엔 구상나무 군락지에서 윗세오름 대피소까지 15분밖에 안 걸렸는데,이날은 30분이 더 걸렸다.윗세오름 대피소도 눈에 반쯤 잠겼고,인기척도 없다.기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웬만하면 구상나무 군락지에서 발길을 돌리는 것이 현명할 듯하다. 영실∼윗세오름 코스는 평상시 왕복 4시간쯤 걸리지만 겨울엔 5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백록담 주변은 지금 휴식년제가 시행되고 있어 윗세오름∼백록담 구간은 출입할 수 없다. 봄을 찾아나섰다.뭐니뭐니 해도 제주의 봄은 성산일출봉 남쪽의 유채밭에서 가장 완연하다.유채는 키가 7할 정도 자란 듯한데,꽃망울은 절반 이상 터졌다.이곳은 샛노란 유채 물결 너머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한 제주의 가장 대표적인 야외 스튜디오.그래서 신혼부부들이나 연인들은 기꺼이 ‘스튜디오 사용료’를 1000원씩 내고 포즈를 취한다.하지만 날이 제법 춥고,꽃도 만개하지 않아서인가,이날은 돈을 받는 스튜디오 사장(밭주인)들이 한 사람도 눈에 띄지 않는다. 성산에서 남쪽 신산리에 이르는 해안도로로 차를 몰았다.차창을 여니 바다 내음 가득한 해풍이 얼굴을 때린다.뺨이 얼얼하면서도 그다지 한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분명,어제 윗세오름에서 맞던 칼바람이 아니다. 바다도 봄을 타고 있다.제주 바다의 트레이드 마크인 산홋빛 물색이 한결 짙어졌다.시간만 허락된다면 비양도 앞바다와 우도 산호세해수욕장으로 달리고 싶다.연둣빛 물감을 탄 듯한 그곳의 물색은 정말 장난이 아니다.해안도로변엔 벌써 들풀이 파릇파릇 돋아나고,길 너머 밭엔 채소가 파랗게 자란다.성급한 놈은 노랗게 꽃을 피웠다.멀리서 보면 초원으로 착각하기 쉬운 마늘밭도 이맘때의 볼거리.제주 어디를 가나 들판에 마늘밭이 지천이다. 제주의 도로변은 동백 천지다.특히 서귀포시,남원읍 이면도로변에 많고,대부분의 가정집 안마당에도 서너 그루쯤은 자란다.11월부터 피기 시작한 제주의 동백은 사실 겨울꽃이나 다름없지만,그래도 육지에서 건너간 이방인에겐 소담스럽게 핀 진홍색꽃이 봄의 이미지로 다가온다.돌담 너머 발그스름한 얼굴을 내민 동백은 제주의 또 다른 봄풍경이다. 글 제주 임창용기자 sdragon@ ■ 이렇게 가면 돼요 ●교통 한라산 영실코스는 제주공항 99번도로(1100도로)를 타야 한다.공항에서 영실휴게소까지 30분 정도 소요.한겨울엔 1100고지 주변과 영실휴게소 입구로 이어지는 길이 폭설로 자주 통제되기 때문에 꼭 체인을 준비해야 한다.성산 일출봉 주변 유채밭은 공항에서 순환로인 12번 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40분 정도 가야 한다.버스를 이용하려면 제주종합터미널(064-756-0389)에서 성산행,또는 영실행 버스를 타면 된다.문의 제주도관광협회(064-742-8661). ●숙박 및 렌터카 2월은 비수기여서 비교적 저렴하게 제주 여행을 즐길 수 있다.항공편이나 숙박,렌터카 등을 묶어서 판매하는 패키지를 이용하면 비행기 요금으로 숙박 및 렌터카 비용까지 해결할 수 있다.제주 전문 여행사인 대장정투어(1577-4241)의 경우 서울~제주 왕복 항공편과 펜션 2박,차량 렌트(매그너스 LPG·54시간)를 묶어 4인 가족 기준 1인 16만 8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2월 말까지.출발일은 매주 화·수·목요일.항공편을 따로 마련했다면 숙박,렌터카는 미리 예약하자.숙박(1박)+렌터카(24시간)를 묶어 10만원 이하에 이용할 수 있다. ■ 나물부침개 녹차수제비 봄맛 제주에 사는 한 지인의 강력한 추천으로 한라산 북쪽 관음사 입구의 ‘산소리’란 전통다원을 찾았다. 차와 몇 가지 안되는 음식 맛이 너무 독특하다는 게 그의 추천 이유. 사찰에서 내는 전통차야 어느 곳이나 정갈하고 향도 좋지만,음식은 도대체 무엇이 독특하다는 걸까.더구나 음식은 차 손님을 위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낸다고 했다. 순우리밀차수제비,녹차야채부침개,흑임자죽,들깨죽,산소리한과.음식 메뉴가 단출하다.부침개를 맛보며 허기를 달래고 나서 수제비를 드시라고 다원장 정두련씨가 권한다.잠시 후 나온 부침개는 꼭 풀밭을 옮긴 듯하다.우리 밀을 빻은 밀가루에 녹차가루를 섞은 반죽을 철판에 깔고 그 위에 녹찻잎,느타리,표고,당귀,신선초,샐러리 등을 얹어 지져냈다고.파란 빛깔만큼이나 풋풋한 향이 입안 가득 맴돌면서 입맛을 돋군다.부침개를 먼저 먹으라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수제비 반죽의 성분도 부침개와 같다.다만 국물을 만드는 게 정씨의 노하우다.무와 다시마,버섯을 비롯한 몇 가지의 재료를 넣어 우려낸다고 할 뿐 더 이상의 방법에 대해선 입을 다문다. 사찰 직영이지만,운영자로서 그만의 노하우를 모두 밝힐 수는 없단다. 다만 마늘,파,부추,달래 등 사찰에서 금하는 오신채(五辛菜)는 넣지 않고 들깨가루를 듬뿍 뿌린다고 한다.맛이 참 부드러우면서 고소하다.하지만 자극성 강한 맛을 선호하는 이들은 입맛에 맞지 않을 듯싶다.검은 깨를 갈아 멥쌀과 찹쌀을 섞어 쑨 흑임자죽은 검지만 고운 빛깔과 함께 맛이 참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수제비 5000원,흑임자죽 5000원,부침개 4000원.몇 가지 다과와 함께 나오는 작설차는 4000원.(064)724-2285. 성산일출봉 입구의 등경돌식당은 해물전골과 뚝배기에 해물을 푸짐하게 넣어 주기로 유명한 곳.해물전골을 시켰다.오분재기,가리비,딱새우,조개,성게,꽃게,깐새우,바지락 등 10여가지의 해물에 쑥갓 등 야채를 넣어 한 냄비 끓인 게 보기만 해도 시원한 맛이 느껴진다. 제주에선 뚝배기에 끓인 해물뚝배기가 더 유명하지만 해물이 푸짐하기로는 해물전골이 더 낫다.해물전골은 냄비별로 둘이 먹을 만한 2만원짜리와 3∼4명이 먹기 적당한 3만원짜리 두 가지.해물 뚝배기는 8000원.(064)782-3991. ■해수사우나 ‘풍덩’ 여행피로 ‘싹’ 제주의 청정 바닷물과 녹차를 이용한 해수사우나도 이용할만 하다.해수사우나는 제주 전역에 5군데 정도 있는데,그중 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제주시 외도2동 해변에 위치한 ‘해미안’이 유명하다. 12번 순환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10분 정도 가면 이호해수욕장을 지나 왼쪽에 나온다.시원스럽게 출렁이는 물결을 바라보며 해수사우나를 즐길 수 있는 곳.특히 노천탕에 몸을 담그면 제주 특유의 거센 해풍을 맞으며 즐기는 맛이 그만이다.건물 위층에 있는 콘도형 민박도 이용할 수 있다.(064)713-2001. ■제주 봄여행에 면세쇼핑까지 유~후~ 제주공항 면세점은 국내 여행객이 면세품을 살 수 있는 유일한 곳.그래서 제주에선 사실상 가장 인기 있는 쇼핑명소로 꼽히는데,비수기인 2월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화장품 코너에선 불가리 향수를 1개 이상 구입하면 남성샤워젤과 로션,향수 세트 또는 여성샤워젤과 바디로션세트를 덤으로 준다.부르주아 휴대용 파우더(6g)를 사면 리필제품(5g)을 두개 증정하며,랑콤 향수 시향 이벤트도 연다. 양주코너에선 구입 제품에 따라 골프 가디건,골프화,여행용 백,손목시계를 끼워주며,시음행사도 한다.또 밸런타인데이(14일)를 맞아 초콜릿 구입액에 따라 초콜릿 등 다양한 선물도 준다.(02)212-4584. ˝
  • 아차산 보루 대대적 발굴·보존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맏아들인 장수왕의 남하정책에 따라 군사목적으로 축조된 광진구 아차산 보루(堡壘)군이 대대적으로 발굴·보존된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사학계 및 문화재 전문가들의 고증을 거쳐 복원된 보루(조망하기 좋은 곳에 쌓은 둘레 300m 이하의 소형 석축산성)를 북한의 고분군과 연계,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하지만 보루만으로는 세계문화유산 등록이 쉽지 않고,북한과의 협의도 예측할 수 없어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임재호 시 문화국장은 11일 “아차산 보루는 훼손이 심각해 복원·보존이 시급하다.”면서 “가능한 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겠다.”고 밝혔다.이를 위해 아차산 1·3·4보루 등에 설치된 체육시설 및 헬기장을 자치구와 협의해 이전하고 등산로를 우회시키는 등 보루 훼손시설을 철거키로 했다.아차산 일대의 보루군이 문화재(사적)로 지정될 수 있도록 이달중 문화재청에 건의하고 다음달 사업자를 선정,경기도 등과 공동으로 발굴할 방침이다. 시는 학술가치가 높고 보존 필요가 있는 8곳을 우선 발굴 대상으로 정하고,올해 아차산 홍련봉 1보루와 수락산 보루를 발굴하기로 했다.내년에는 홍련봉 2보루와 아차산 3보루,2006년에는 용마산 2·4보루,2007년에는 망우산 2·3보루를 발굴한다. 최용규기자 ykchoi@˝
  • 주5일제 행복하십니까?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되는 주말은 분명 직장인에게는 축복이다.잠든 아빠의 모습밖에 보지 못했던 아이들과 집안일을 혼자 떠맡으며 직장에 남편을 빼앗겼다고 말했던 아내에게 가장이 가정으로 돌아오는 것이야말로 더할 수 없는 기쁨이다. 그러나 주5일제 근무시대에 오히려 가정불화를 염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더욱이 선진외국의 경우,길어진 주말이 가정화목보다는 오히려 이혼율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통계가 있어 더욱 염려스럽다. 주말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고 있지만 아직도 주말문화가 낯설다는 사람이 적지않다.긴 주말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가정의 건강과 행복이 결정된다는데…. ●주말이 우울하다? 주부들 중 주5일제 근무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찾기란 어렵지 않았다.주말을 쉬게 됐다고 좋아하는 남편 앞에서 차마 말로 풀어놓지는 못하지만,“주말이 무섭다.”고 말하는 여성들도 있다. 김선진(45·경기 고양시 일산구 마두동)씨는 주5일제 근무에 ‘적극반대’라고 말문을 열었다.“일요일 하루도 벅찬데 이틀 씩이라니….솔직하게 말해서 하루 세 끼,이틀을 꼬박 식탁을 차리고 나면 정말 기운이 쭉 빠져요.게다가 주말에는 특별식이라도 원하는 것이 남자들의 마음 아닌가요?” 일요일마다 소파에서 잠들고 깨는 남편과 결혼 17년간 부단히 싸웠다는 김씨는 이틀씩이나 ‘리모컨 운전수’인 남편을 지켜보는 게 고역이라 했다.일요일 하루도 힘들었는데,이틀간 소파에 ‘늘어져 누운’ 남편을 보는 것은 ‘고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하는 주5일제 근무를 무척 반긴다고 말하는 정혜숙(38·경기 군포시 산본동)씨는 남편과 주말을 함께하면서 늘어난 가계부의 주름 때문에 괴롭다.“늘 쉬지 못해 얼굴이 꺼칠해 보였던 남편이 좀 쉴 수 있다는데 싫기야 하겠어요? 하지만 문제는 외식이다,외출이다 지출은 느는데 수입은 그대로라는 겁니다.‘외식하자.’고 남편이 선심을 써도 월급을 몽땅 제가 받는 현실에서는 제가 계산할 수밖에 없잖아요.주5일 근무,매력없어요.” 윤정미(35·서울 광진구 자양동)씨는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남편에게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오빠 친구인 남편과는 어릴 때부터 친근했기 때문에 별 고민없이 결혼에 이르렀지만,사실 우리 부부는 안 맞는 부분이 많아요.제가 문학적이고 내성적인 반면 남편은 공대 출신답게 제 마음의 움직임이나 작은 행복에는 무심한 편이에요.그래도 남편이 무던해 별 문제없이 살아왔는데 요즘 부쩍 남편의 단점들이 불거져 보이기 시작했어요.이야기할 시간이 늘면서 서로 이해의 폭이 커지긴커녕 ‘이렇게 안 통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목요일만 되면 주말 스트레스 때문에 머리가 아파요.” 주말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이들과 함께 등산을 하거나,가정교육에 신경을 쓰는 아버지가 늘고 있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신풍속도다.그러나 오랜만에 눈돌린 가정교육이 생각만큼 녹록치 않고,아이들과의 거리감 때문에 오히려 괴롭다는 아버지도 많다. ●독일선 주4일제 도입후 이혼 증가 자신을 ‘회사형 인간’이라 말하는 `성공한 직장인’ 김영두(51)씨는 주5일 근무제로 인해 가족들간의 관계가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늘 아침 일찍 출근해 회사부근에서 운동을 하고 출근했고,밤늦어서야 돌아오느라 아이들은 모두 아내에게 맡겨져 성장했습니다.술문화가 많이 달라지면서 내가 빨리 귀가해도 정작 아이들이 학원을 들러 집에 오기 때문에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없었죠.주말을 쉬게 되면서 아이들과 처음으로 시간을 같이하게 되었는데,아주 못마땅한 것만 눈에 띕니다.일요일이라도 아침을 같이 먹자고 했지만 간신히 식탁까지는 온 아이들은 아예 입도 열지 않아요.게다가 아내까지 ‘공부하느라 지친 아이들에게 잔소리하지 말라.’고 말하는 바람에 아내와 큰소리를 내기도 했어요.그동안 내가 잘못 산 것인가,가족이 저를 가장으로 생각해 주지 않는 것인가 요즘 생각이 많습니다.” 김씨의 부인 박경숙(46·서울 노원구 상계동)씨는 “고2,고1 남매는 아빠와 함께 밥 먹기 싫다고 노골적으로 불평하고,남편은 남편대로 아이들 버릇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다고 제게 야단입니다.요즘 아이들 버릇이 다 그렇지 않아요? 혼자 아이들 키우느라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제게 잘못했다니 속상합니다.” 은행원 김수용(37)씨도 늘어난 주말이 “오히려 피곤하다.”고 말했다.“나는 집안일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일요일마다 아내와 집안 청소나 쇼핑을 함께 해왔죠.그런데 주5일 근무 실시 이후,아내와 아이는 외출도 바라고 집안일도 더 많이 도와주기를 바라고….이젠 저도 주말을 저를 위해 사용하고 싶은데 말이죠.이 시대 남편들,정말 살기 힘들어요.요즘엔 일요일마다 낮잠 주무시면서도 권위가 섰던 우리 아버지 세대가 부러울 뿐입니다.” ●일상의 재발견,원만한 가족관계의 비결 아이를 키우랴 직장생활을 하랴,바쁜 직장인 최은영(39)씨도 주5일이 피곤하긴 마찬가지.“남편은 놀러 가자고 주말마다 말하지만,나는 할 일도 많고 그동안 제대로 못봐줬던 아이들의 공부도 돌봐주고 싶다.도대체 아이들이 학원에서 뭘 배우고 오는지,학교에서는 어떻게 지내는지.그러나 남편은 주말마다 여행갈 생각에 빠져 신문의 레저면만 들추고 있으니 속이 터진다.” 주5일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공무원의 토요 휴무제가 확대되고,주5일 수업을 하는 학교도 늘어난다.7월부터 공기업과 금융·보험업,1000명 이상 사업장에서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된다. 대개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가족간의 유대가 깊어질 것이라고 낙관한다.그러나 가정문제 전문가들은 주5일 근무제가 궁극적으로 가족관계에 도움을 주리라고 전망하면서도 도입 초기엔 오히려 갈등이 부각되는 가족도 늘 것이라 예상한다. 실제 독일 폴크스바겐이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근로자들의 이혼 건수가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더욱이 가족중심의 문화가 뿌리내렸다는 핵가족 시대에도 여전히 중년부부 중 절반 정도만이 “여가를 같이 보낸 적이 있다.”고 응답하는 상황은,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 바로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로 연결되고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 소장은 “중년 이후 부부들 가운데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부부와 가족내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사례가 많다.”며 “서로의 노력으로 가족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서서히 늘려갈 것”을 권했다. 다른 사람들이 해외로 여행을 갔거나,텔레비전에서 어디로 여행하라고 부추기는 것을 보면서 여행을 못 가는 것에 대해 불평하기보다는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는 일상의 소중함에 눈떠야 한다는 충고도 나오고 있다.명지대 대학원 여가정보학과 김정운 교수는 “인간의 본성은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다.행복이란 생활 속의 재미이기도 하다.큰돈 들이지 않고도 여가를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과 사회적 인프라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hhj@˝
  • 요통상식 ‘허와 실’

    정상인의 80%가 일생중 한 번 이상 경험하는 요통,그 요통에도 나이가 있다.20∼40대 청·장년층은 몸통을 앞으로 구부릴 때,50대 이상의 장·노년층은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하다.흔히 전굴장애형과 후굴장애형으로 구분하는 요통의 병증과 예방,치료법을 살펴본다.전굴장애형인 청·장년층의 요통은 대부분 직업적 혹은 습관적으로 오랜 시간 동안 몸통을 앞으로 굽히거나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해서 발생하며,장·노년층의 후굴장애형은 퇴행성 변형이 주요 원인이다.원인 질환으로는 염좌와 역학적 요통,요추간판 탈출증,퇴행성 척추관절염,척추강 협착증,척추 전방위증,근막통 증후군 등이 대표적이며,더러는 골다공증,염증,종양도 요통을 유발한다. ■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노성우 교수, 나누리병원 장일태 원장·임재현 부원장. ●전굴장애형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나타나는 유형이다.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사무직,허리를 굽히고 일하는 연구직이나 운전기사,농부,주부,그리고 컴퓨터게임이나 인터넷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전굴장애형 요통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은 디스크로 알려진 ‘추간판탈출증’이다.추간판탈출증은 척추디스크(추간판)가 지속적인 압력을 받으면서 터져나와 주변의 신경을 눌러 통증을 일으킨다.요통과 함께 엉덩이 부위가 쑤시면서 다리쪽으로 통증이 이어진다.앞으로 구부릴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것은 허리가 구부러지면서 삐져나온 디스크에 의해 신경이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추간판탈출증의 90% 정도는 안정을 취하거나,약물(진통소염제)·물리치료 등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수술은 약물을 주입해 디스크를 녹이거나,진공흡입펌프로 밀려나온 디스크를 빼내는 간접수술법,직접 피부를 절개해 디스크를 제거하는 직접수술법까지 다양해 증상에 따라 선택한다. 추간판탈출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적으로 허리를 구부리는 동작을 가능한 한 피해야 한다.운동도 마찬가지여서 자전거타기처럼 허리를 굽히는 운동은 좋지 않다. 특히,겨울 운동인 스키,스노보드,스케이트 등은 허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바른 자세를 유지하면 허리를 보호하고 필요한 근력을 키울 수 있지만 자세가 나쁘면 요통을 악화시킨다. 수영은 물이 체중의 부담을 덜어줘 척추질환자에게 매우 좋은 운동이다.단,허리와 다리를 많이 쓰는 접영·평영은 주의해야 한다.등산은 배낭없이 옆 사람과 대화하며 오를 수 있는 정도의 낮은 산을 천천히 타는 것이 좋다. ●후굴장애형 몸통을 뒤로 젖힐 때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다.대부분 나이가 들면 생기는 퇴행성 척추질환이 원인이다.대표적인 질환은 척추의 안쪽 구멍(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척추관협착증’이다.또 척추를 등쪽에서 지탱하는 뼈가 부분적으로 끊어지는 ‘척추분리증’이나 척추뼈가 배쪽으로 미끄러져 나온 ‘척추전방전위증’도 있다. 증상은 뒤로 젖힐 때 허리가 아프거나,아파서 뒤로 젖힐 수 없으며,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통증이 덜하다.뒤로 젖힐 때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압박을 받아 통증이 나타나다가 앞으로 굽히면 척추관이 다시 넓어져 통증이 사라지는 것. 오래 서 있으면 요통과 함께 엉덩이와 다리에 통증이 나타나다가 쪼그려 앉거나 누우면 통증이 완화되는 척추협착증은 추간판탈출증과 달리 약물이나 물리치료 만으로는 성과가 좋지 않아 50% 이상은 수술이 필요하다.이런 통증이 올 때는 지팡이나 다른 보조기를 이용해 허리를 약간 숙인 자세에서 미는 듯한 동작을 취하면 편안해진다.무거운 것을 드는 것은 금물이며,딱딱한 잠자리보다 탄력있는 매트리스나 요를 깔고 자는 게 좋다.후굴장애형은 운동을 통해 허리 근력과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자전거타기나 경사면을 걷는 운동이 좋다.자전거타기는 척추의 신경 구멍을 넓혀주기 때문에 척추관협착증에 좋은데,요즘 같은 겨울에는 러닝머신을 약간 경사지게 해 천천히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그러나 서브를 넣을 때 허리를 뒤로 젖히는 배드민턴이나 테니스,탁구는 좋지 않다.특히 중·장년층이 즐기는 골프는 허리와 골반을 비트는 운동이어서 이런 질환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운동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나의 건강보감]한신대학교 오영석 총장

    갓 고등학교 1학년인 그가 고 함석헌 선생에게 물었다.“건강한 기독교인으로 살고 싶지만 몸이 너무 약해 걱정입니다.최근에는 신경쇠약으로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좋은 방도를 일러 주십시오.” 함 선생은 왜소한 체격에 눈만 말똥거리는 이 소년에게 이렇게 일러주었다.“나는 어려서부터 새벽 3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냉수마찰을 해오고 있다.냉수마찰을 마친 뒤 명상과 기도를 하면 몸과 마음을 두루 건강하게 지킬 수 있지.너도 냉수마찰을 해보는게 어떠냐?”이렇게 해서 냉수마찰은 평생 그와 함께 한 건강법이 됐다. ●함석헌 선생이 일러주신 필생의 건강법 이 소년이 바로 지금의 오영석(62) 한신대 총장이다.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자란 어린 시절,그는 어머니가 ‘사람 노릇을 할까?’ 걱정할 정도로 약골이었다.홍역을 심하게 앓아 여섯살 때까지는 ‘죽을 수도,살 수도 있는’ 그런 목숨이었다.시들시들 자란 소년은 독실한 기독교도였던 어머니의 보살핌으로 고등학교에 들어갔으나 왜소한 몸에,피부 곳곳이 들뜨는가 하면 신경쇠약으로 인한 두통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고통을 겪고 있었다.이 무렵,그는 자신의 종교생활을 이끈 이준묵 목사와 친교하며 해마다 해남을 찾던 함석헌 선생을 만나 필생의 건강법을 얻었으니,큰 스승의 ‘은총’이랄밖에. “그 때부터 새벽4시면 일어나 냉수마찰을 했지요.대야에 길어 담은 맑은 샘물을 삼베에 적셔 전신을 문지르는 거지요.무작정 문질러서는 안됩니다.먼저 발가벗은 뒤에 다리-팔-등을 순서대로 문지른 뒤 배는 맨 나중에 합니다.뱃속에는 오장육부가 들어있어 갑자기 찬 물이 닿으면 안좋거든.”그가 함 선생에게서 이 건강법을 배운 게 59년이니 벌써 햇수로 44년째다.냉수마찰에 대한 믿음은 그 후의 행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유학시절은 물론 감옥에 갇히거나 ‘똥 눌 시간도 없다.’는 신병 훈련소에서도 냉수마찰만은 빠뜨리지 않았다. ●감옥에서도 군대에서도 냉수마찰 계속 “65년 시국 사건으로 감옥살이를 좀 했는데,그 당시 감옥이라는 곳이 물도 없지,세면시간이라야 고작 5분이거든.그래도 타고난 허약체질이라 이걸 안하면 금방 감기가 오는데 도리없지.세면시간에 발가벗고 냉수마찰을 했어요.나중에는 간수들도 냉수마찰 하는 걸 양해해 줘 내놓고 했어요.논산훈련소에서도 훈련병이 감히 냉수마찰 엄두라도 내겠어요.난 했지.남들 세수할 동안에 벼락처럼 해치우곤 했는데,그걸 해야만 살아있다는 걸 느끼거든요.나중엔 내무반장이 이해해 주더라고요.” 그 후,대구 영천 부관학교를 거쳐 20사단에서 복무할 때는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혹한 속에서도 철모에 얼음물을 떠놓고 냉수마찰을 했다.“아침 6시 기상인데,난 5시에 일어나 냉수마찰을 했지.철모에 떠놓은 물이 돌아서면 얼어붙어.그래도 냉수마찰과 명상,기도를 하고 나면 새로 의욕이 솟고 세상이 달라보였어요.그래도 그렇지.아,신참 일등병이 그 짓 하고 있으니 금방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한번은 주번사령이 그걸 보고 “뭐 하느냐.”고 물어요.그래 설명을 했더니 “나는 자신 없지만,건강에 좋다니 계속 하라.”고 해 군생활 내내 그걸 할 수 있었어요.” ●68년에 요가 바탕 `그만의 체조´ 만들어 냉수마찰과 함께 그가 ‘내 것’으로 창안한 체조도 오랜 ‘운동지기’다.“68년 무렵,이준묵 목사님에게서 요가를 배웠어요.그후 대학때 등산하다 허리를 다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지.요가 동작을 기본으로 해 내게 맞도록 창안한 건데,모두 15가지 동작입니다.지난 76년부터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유학한 6년 동안 나를 지켜준 것이 바로 냉수마찰과 요가체좁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냉수마찰과 요가체조에 이어 명상과 기도를 한 뒤 밖으로 나가 과천의 관악산 산자락을 40분 가량 오르는 것으로 운동을 마무리한다.지금도 그런 운동으로 총장이 짊어져야 하는 일상적 스트레스를 감당해 낸다.중학교때부터 익힌 아령이며 평행봉으로 지금도 짬짬이 몸을 푸는가 하면 대학 다닐 때는 학교 배구선수로 뛸 만큼 여러 운동을 두루 섭렵했다.지금 그가 누리는 건강은 ‘절박한 필요가 낳은 몰두’의 결과다.이처럼 ‘건강한 삶’에 평생을 투자한 덕분에 또래 가운데 가장 허약한 그가 지금은 가장 튼실한 사람이 됐다.이런 그가 일군 건강의 비결은 ‘꾸준함’.“운동,꾸준해야 됩니다.지금도 하루 운동을 못하면 중압감이 느껴지고,사흘을 못하면 몸에 이상이 옵니다.”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면 저절로 건강” 사실,그가 처음 선택한 대학은 의대였다.의대에서 인술을 펴는 의사를 꿈꾸던 그에게 “좋은 의사가 되려면 신학공부를 하라.”는 선배의 조언이 힘이 돼 한신대에 입학하면서 목회자의 삶을 시작했다.“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없지는 않으나,사람의 영혼을 치료하는 목회자의 길도 뜻깊고 소중하다.”는 그가 사람들에게 전하는 건강법은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삶’이다.“간단하게 말하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게 우주의 질서에 인체의 생체리듬을 맞추는 방법입니다.인간이 영장이지만 우주의 일부에 불과합니다.더 겸손하게 살 필요가 있는 존재이지요.그러기 위해 사람들이 좋은 책을 더 많이 읽었으면 좋겠고,특히 청소년들은 위대한 삶을 살았던 선인들을 정신적 지향으로 삼아 더 치열하게 살기를 권합니다.그들이 모두 정치가,의사, 법률가만 되려 한다면 이 사회가 얼마나 살벌하고 삭막하겠습니까?”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기도를 소개했다.“항상 노력하고 탐구하지만 아직도 저는 까마득히 부족합니다.부족한 제가 더 자랄 수 있도록,그래서 이 막막한 세상에 등불 하나 밝힐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주소서.”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강성남기자 snk@˝
  • 떠나볼까-횡성의 겨울

    강원도 횡성은 사계절중 겨울 나들이가 특히 잘 어울리는 곳.눈이 풍부하고,스키장,휴양림 등이 많아 한 겨울에도 나들이객들이 항상 붐빈다.험하디 험한 치악산 정상에 올라 온통 하얗게 변한 세상의 가운데 선 듯한 희열을 느껴보자.청태산 자연휴양림을 찾아 스릴 넘치는 산악스키에 도전해도 좋다.뽀얗게 연기를 피우며 숯을 굽는 참숯가마들을 찾아가 건강에 그만이라는 숯가마찜과 참숯 삼결살 구이 맛을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겨울의 한복판,강원도 횡성을 찾았다. ●첫번째 이야기…청태산 휴양림 “산악스키의 매력은 ‘자연의 맛’이죠.긴 시간의 줄서기,리프트,잘 다져진 슬로프 등으로 대변되는 인공 스키장에선 도저히 느낄 수 없는 것이죠.” 강원도 횡성군 청태산 자연휴양림.서울서 산악스키를 타러 왔다는 김명주(31)씨의 산악스키 예찬은 끝이 없다.리프트가 아닌,두 다리의 힘으로 헉헉 숨소리를 내며 자연설 쌓인 임도를 오르는 김씨와 그의 친구들의 모습에서 야성이 엿보인다.청태산 자연휴양림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산악스키학교가 상설 운영되는 곳.대한산악스키협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난달 15일부터 2월 말까지 운영중이다. 스키는 5㎞의 순환 임도(林道)에서 즐긴다.휴양림 주변으로 이어져 있는 임도는 경사가 가파르지 않고,오르막 내리막이 적절히 반복돼 일반인들이 스키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올해는 적설량이 지난해보다 적지만 스키를 타기엔 별로 불편함이 없다.스키 경험자들은 처음엔 스키장의 다져진 눈에 익숙해 약간 어색하다.그러나 수북하게 쌓인 자연설을 헤쳐나가다 보면 이내 산악스키에 익숙해진다.눈보라를 일으키며 소나무숲 사이의 임도를 달려 내려오는 기분은 표현하기 어려을 만큼 상쾌하면서 짜릿하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는법.스키를 신은 채 끌듯이 올라가기도 하고,V자 걸음을 걷기도 한다.뒤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산악스키엔 일반 알파인 스키와 다른 전문 바인딩을 쓴다.발 뒤꿈치가 바닥에서 떨어져 쉽게 올라갈 수 있다.또 스키 바닥엔 인조가죽에 털을 붙인 ‘씰’을 부착한다.뒤로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해준다. 스키학교에선 강태용(36) 학교장을을 비롯한 10여명의 강사들이 스키강습을 실시한다.강씨는 대학교 때까지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활약했다. “체력이 좋은 10대,20대가 많이 올 것 같지만 실제로는 30대에서 가장 많이 즐깁니다.여성도 꽤 많아요.” 스키학교엔 스키 숙련자 및 초보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숙련자는 업 다운 요령 등에 대한 간단한 설명만 들으면 별도의 강습 없이 곧바로 임도에서 스키를 탈 수 있다.초보자는 평지에서 걷기 및 산악에서 타기 등에 대해 2∼4시간 교육을 받아야 한다. 렌털료는 2만원.스키와 바인딩,부츠,폴,씰 등 장비 일체가 준비돼 있다.강습료는 단체일 경우 1인 3만원,가족 또는 개인별로 받으면 1인 8만원.문의 대한산악스키협회(02-573-9048). 대한산악연맹도 3박4일 일정의 산악스키캠프를 19∼22일,3월4∼7일 두차례 연다.참가비는 장비 일체와 숙박,식사,보험료,강습 등을 모두 포함해 34만원.장비 지참시 32만원.강습과 투어는 용평리조트 및 대관령,소황병산 일대에서 진행된다.문의 대한산악연맹(02-414-2750,016-9591-1531). ■산악 스노보드도 색다른 맛 청태산 자연휴양림에 갔다가 우연히 별난 젊은이를 보고 참 놀랐다.스노보드를 타고 좁은 등산로를 따라 유유히 내려오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북부지방산림관리청이 관할하는 청태산 휴양림 직원 최종수(28)씨.보드 마니아인 그는 틈만 나면 청태산에서 보드를 탄다고 했다. “올핸 눈이 적게 와 타는 맛이 작년보다 덜해요.좁은 등산로를 따라 쏜살같이 내려오다 보면 스릴감이 끝내줍니다.” 너무 위험하지 않으냐,다져지지 않은 자연설에 보드가 빠지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제 개인 생각일 수 있지만 사람에 부닥치기 일쑤인 스키장 슬로프보다 오히려 덜 위험하게 느껴져요.청태산 자체가 워낙 완만하기도 하고요.”라고 답한다. 보드는 원래 다져진 눈이 아닌 자연상태의 눈에서 즐기기 위해 개발됐다고 그는 설명했다.폭이 좁은 스키는 자연설에 빠지기 쉽지만,보드는 웬만해선 빠지는 경우가 없다고. 최씨를 옆에서 지켜본 휴양림 소장 남해인씨도 최근 보드를 탄다.등산로엔 아직 못 올라가지만 휴양림내 완만한 경사지에서 기술을 익히며 ‘등산’ 을 준비하고 있는 것.남씨는 “일단 슬로프가 아닌 곳에선 스키든,보드든 그 맛이 너무 색다르다.”며 어서 최씨처럼 보드를 메고 산에 오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번째 이야기…치악산 구룡사 ‘계속 올라갈까,그냥 포기하고 돌아 내려갈까?’ 치악산에 처음 오르는 이들은 십중팔구 이같은 고민에 빠진다.눈이 쌓여 등산로가 미끄러운 요즘 같은 겨울엔 이같은 고민이 더욱 커지게 마련.치악산은 그만큼 험하다. 하지만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한 굽이를 돌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치악의 산세는 반복되는 고민속에서도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하게 한다.거친 여정 후의 상쾌함을 맛보고 싶다면 치악산이 제격이 아닐까. 험하지만 정상까지 가장 거리가 짧은 구룡사∼비로봉(1288m) 코스를 택했다.영동고속도로 새말IC에서 구룡사 아래 주차장까지 걸린 시간은 차로 10분 정도.여기서 다시 10분 이상 걸어야 구룡사 원통문에 닿는다. 원통문 너머 사찰까지는 금강송 군락지.아득하게 높이 자란 수백년 수령의 금강송들이 절 입구까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이곳 금강송은 조선시대 궁궐의 황장목으로 쓰여 일반인의 벌목을 금지하는 황장금표(강원도 지방기념물 제30호)가 표지로 남아 있다.하얀 눈옷까지 입고 늘어선 금강송들은 구룡사 겨울풍경의 백미다. 구룡사에 얽힌 전설이 재미있다.신라 문무왕때 지금의 대웅전 터에 연못이 있었고 그 안에 용 9마리가 살았다.의상대사는 터가 좋은 연못을 메워 절을 지으려고 용들과 도술시합을 했다.용들이 먼저 솟구쳐오르자 뇌성벽력과 함께 산들이 모두 잠겼으나,의상은 비로봉과 천지봉에 줄을 걸어 배를 매놓고 그 안에서 잠을 잤다고 한다.이어 의상이 부적 한 장을 그려 연못에 넣자 물이 부글부글 끓어올랐고,용들은 뜨거워 날뛰며 달아났다. 사천왕문을 지나 돌층계를 오르니 보광루다.그런데 누각 아래를 지나 마당 너머 보여야 할 대웅전이 보이지 않는다.지난해 9월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해 전소됐다고 한다.빗살문과 정자(井字)문,그리고 내부의 겹층 닫집이 아름답기로 유명했는데…. 구룡사 위로 이어진 구룡계곡과 큰골을 따라 세렴폭포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는 넒고 평탄하다.중간중간 구룡소,선녀탕,세렴폭포 등 명소들이 자리잡고 있다.계곡은 꽁꽁 얼어붙었다.얼음속으로 이따금씩 희미하게 물소리가 새어나올 뿐,계곡은 적막하기 그지없다. 본격적인 산행은 세렴폭포를 지나서부터.사라리병창길을 지나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을 택했다.수백개의 계단과 바위 길이 상당히 가파르다.가끔씩 나무에 매어놓은 밧줄이나 잡목 뿌리를 잡고 산에 오르길 30여분.등줄기에 후줄근히 땀이 흐른다. 해발 800m 이상 올라가니 발목까지 올라오는 눈 때문에 조금만 한눈을 팔아도 발이 미끄러진다.아이젠을 착용했어도 상당히 조심스럽다. 8부 능선에 이르면 비로소 처음으로 시원하게 아래를 조망할 수 있는 지점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천지봉과 태기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왼쪽으론 투구봉,토끼봉이 한눈에 들어온다.정면엔 사다리병창 아래로 구룡사가 손마닥만하게 자리잡고 있다.정상에 올라가기가 힘에 부친다면 여기까지만이라도 올라와야 치악의 산세를 반쯤은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에서 정상까지 30분 남짓 강행군한 끝에 비로봉 정상에 올랐다.칼바람이 부는 정상 위엔 돌탑 3개가 나란히 쌓여 있다.그 와중에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고 라면을 끓여 소주를 마시는 이들이 눈에 띈다. 비로봉 정상에서 보는 조망은 치악산 산행의 압권.비로봉은 북쪽의 삼봉∼투구봉∼토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남쪽의 향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북동쪽의 천지봉,태기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즉 3개의 능선이 모이는 곳.사방을 둘러보아도 더 높은 산은 보이지 않고,멀리 눈 덮인 산자락들이 새파란 하늘과 맞닿아 파노라마처럼 돌아간다. 주차장∼구룡사∼사다리병창∼비로봉 코스는 왕복 7시간 정도 필요하다.내려올 때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세렴폭포 부근 통제소에서 오후 1시 이후엔 입산을 통제한다. 글 치악산(원주) 임창용기자 sdragon@ ●세번째이야기…숯가마와 삼겹살 치악산 인근 횡성과 원주 일대엔 참숯을 구워내는 숯가마들이 많다.산행이나 스키를 즐긴 후 숯가마를 찾으면 참숯 굽기 구경은 물론 숯가마 찜질과 참숯 삼겹살 구이를 맛볼 수 있다. 구룡사 입구에서 나와 횡성군 우천면 방향으로 20여분쯤 가면 6번 도로 왼쪽으로 ‘강원둔내참숯마을’이 나온다.온통 눈으로 덮인 산자락 한 편에 자리잡은 숯가마 굴뚝에서 하얗게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양이 참 아름답다. 숯을 굽는 과정은 간단치 않다.벽돌과 흙으로 만든 숯가마 안에 토막낸 참나무를 가득 채운 뒤 4∼5시간 불쏘시개로 불을 붙인다.이후 참나무는 4일 동안 스스로 탄다.5일째 되는 날 온통 새빨갛게 변한 불덩이들을 기다란 부삽으로 퍼내 흙구덩이에 파묻는다.이틀 정도 흙속에서 잠을 재운 뒤 꺼내면 가볍고 단단한 참숯이 나온다. 숯을 꺼낸 숯가마는 찜질방으로 최고 인기.가마속 온도가 70도 정도 되면 들어갈 수 있다.서울 고덕동에서 왔다는 50대 남성은 “숯가마 찜질이 주는 상쾌함은 도시의 첨단 찜질방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다.”며 시간만 나면 숯가마를 찾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들어가 보니 따끈함이 느껴지면서도 전혀 끈적거림이 없는 게 일반 찜질방과 차이가 느껴진다. 숯가마 밖은 영하 10도 내외.숯가마 입구에 매단 거적을 밀치고 나오면 산골의 찬바람이 몰려들지만,한기보다는 시원함이 느껴진다.마치 온탕과 냉탕을 오가듯 숯가마를 서너번 들락거리다 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나간다.요금은 5000원.가운은 빌려준다.샤워실이 따로 없어 수건으로 땀을 닦아내거나 바람에 말려야 한다. 이곳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참숯 삼겹살 구이.숯을 꺼낼 때 쓰는 부삽에 삼겹살을 깔고,시뻘건 숯이 가득 든 가마에 3초 동안 넣었다 뺀다.일명 ‘삼초구이’로 불리는 삼겹살 구이법.하지만 실제로는 서너번 넣었다 빼야 먹기 좋게 적당히 익는다. 고소한 삼겹살 맛도 맛이려니와 먹을 때 콧속에 스며드는 참숯향이 향기롭다.이같은 삼초구이는 손님이 적거나 특별한 경우에만 가능하고,보통은 참숯을 피운 화덕에 석쇠를 놓고 삼겹살을 구워먹는다.1근(500g)에 1만원.주인이 내주는 신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더 맛있다.(033)342-0949.다양한 용도의 참숯과 목초액도 구입할 수 있다.(033)342-0949. ‘강원참숯’도 숯가마찜질로 유명한 곳.강원둔내 참숯마을에서 6번 도로를 타고 횡성 방향으로 가다가 정금리에서 우회전해 13번 도로를 타고 5분 정도 가면 나온다.(033)342-4508.이밖에 우천면 오원리의 ‘경원참숯’(033-342-0413),서원면 유현리의 ‘서원참숯’(033-344-5508)에서도 숯가마찜질을 할 수 있다. 글 횡성 임창용기자 sdragon@ ■구룡사 가는 길 ●교통 영동고속도로 새말나들목에서 빠져 우회전해 42번 국도(원주 방면)를 탄다.2㎞쯤 가면 학곡리 3거리가 나온다.여기서 개울을 따라 좌회전해 4.5㎞쯤 가면 구룡사 입구에 닿는다.원주역,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구룡사 입구까지 시내버스가 있다.동신운수(761-3135). ●숙박 치악산장(731-8539),옥스포드산장(731-5678),피닉스산장(343-1555),코레스코(343-8978) 등 치악산 주변으로 여관과 산장이 많다.비둘기민박(731-3934),구룡민박(732-5667) 등 구룡사 입구의 80여가구가 민박도 친다. ■ 청태산 가는 길 ●교통 영동고속도로 둔내IC에서 빠져 6번도로를 타고 둔내면 방향으로 가다 보면 시내 못 미쳐 오른쪽으로 청태산휴양림 가는 길(17번도로)이 나온다.휴양림까지 이정표가 잘 표기돼 있다.둔내IC에서 휴양림까지 20분 정도 소요. ●숙박 숙박은 휴양림내 ‘숲속의집’이 쾌적하고 편하다.숙박료는 평형에 따라 1만 5000원(4평형),4만 4000원(7평형),5만 5000원(9평형),7만원(17평형).겨울에도 1개월 전 인터넷(www.huyang.go.kr)을 통해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따라서 주말은 숙박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그러나 평일엔 빈 방이 있기 때문에 예약을 못 했더라도 숙박할 수 있다.휴양림 숙박이 여의치 않으면 성우리조트 인근의 여관이나 민박을 이용하면 된다.(033)343-9707. ■겨울산행 주의할 점 겨울산엔 눈이 많이 쌓여 있고 기온이 매우 낮으므로 세심한 준비와 주의가 필요하다.아이젠,방한복과 방한모,방수 등산화 및 장갑은 기본.옷이 젖을 경우에 대비해 여벌의 옷도 하나쯤 챙기자.등산화 속으로 눈이 스며들지 않도록 행전(스패츠)도 필요하다.비상식량과 물도 준비하자. 눈이나 비 등 해당지역의 기상특보 여부도 확인하자.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를 참조하면 된다. ■ 산악스키대회 열려요 오는 15일 청태산 자연휴양림내 순환 임도에서 ‘제3회 산림청장배 산악스키대회’가 열린다.출발점에서 30초 간격으로 개별 출발해,최단 시간에 거리별 코스를 완주해 도착한 시간기록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남·여별로 주니어부,청년부,장년부,단체부로 나뉘어 진행되며,부문별 시상도 한다.산악스키 장비는 렌털이 가능하다. 참가신청은 대한산악스키협회 홈페이지(www.mountski.org)에서 신청서를 다운로드해 이메일(mounski@monutski.org),또는 팩스(02-573-9058)로 해야 한다. ˝
  • [사설]어이없는 금강산 관광 중단 위협

    참으로 딱한 일이다.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4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지금처럼 금강산관광사업이 부진하다면 다른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업 중단 가능성을 경고했다.북한 김영성 내각참사는 같은 날 서울에서 열린 제13차 남북장관급회담 이틀째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 6개월간 (남북협력에 대한) 남측의 태도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한마디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2차 6자회담 개최 발표로 한껏 부풀었던 우리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협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 정부의 해석도 어처구니없다.“관광사업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남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한 것”이라니 웬 동문서답인가.남북 사이의 이견을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엄연히 존재하는 반목과 불신을 별것 아닌 양 치부하는 일도 이제는 지양해야 한다.앞서도 본란에서 지적했듯 남북경협은 이제 도약이냐,위축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북핵이란 근본적인 안보위협의 해소여부에 그 전도가 달렸음을 북측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북측이 금강산관광 부진을 거론하며 남측 정부의 지원 중단을 탓한 것은 시대착오적이다.관광사업은 북측에 무한정 달러를 지원해주는 자선사업일 수 없다.북한은 사업주체인 현대아산이 지난 5년여간 8000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외면해선 안 된다.과도한 관광대가를 낮추고,등산로 확대 등 관광상품을 다양화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것만이 관광사업을 활성화하는 지름길이다.이는 다른 모든 남북 경협사업에도 해당되는 원칙이다.북한 당국은 남측 민간기업의 대북 투자는 순수한 시장경제원칙에 따라 이뤄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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