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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실에도 등급이 있습니다

    화장실에도 등급이 있습니다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화장실.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이곳에는 40대 아주머니 3명이 테이블 앞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책꽂이에는 여성월간지, 잡지 등 30여가지의 책들이 꽂혀있고, 의자 뒤로는 ‘지하철 노선도’까지 붙여져 있다. 옆에 설치된 ‘파우더룸’에서는 아가씨들이 화장을 고치고 있다. 어두침침한 불빛에 이상야릇한 냄새, 지저분함의 대명사였던 공공 화장실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밝은 조명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재단장하면서 근심을 푸는 ‘해우소(解憂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무궁화 5개짜리 화장실? 고급 호텔이나 음식점에만 달려있던 무궁화 표시가 올초부터 서울시내 화장실에도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시가 청결상태, 시설수준 등의 점수를 매겨 선정된 공공기관·음식점·주유소 등의 ‘우수개방화장실’에 무궁화를 붙여주는 것.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을 받아 ‘무궁화 5개짜리’ 현판을 걸게된 곳은 남산관리사무소(중구), 송파열린마루터(송파구), 만남의 광장(서초구) 화장실 등 총 18곳이다. 특히 가장 높은 배점(99점)을 받은 남산관리사무소 화장실(야외식물원 옆)은 건물 자체가 원통을 반으로 나눠놓은 것처럼 둥글고, 남자 화장실 벽면에는 통유리가 끼워져 있어 한강까지 조망할 수 있다. 또 송파나루공원 동쪽의 화장실(90점) 천장은 강화 유리로 되어 있어 낮에는 햇빛이 들어올 뿐만 아니라 따뜻하기까지 하다. 출입문은 자동문이다. 이밖에 무궁화 4개짜리(80점 이상∼90점 미만)는 146곳, 무궁화 3개짜리(70점 이상∼80점 미만)는 242곳 등 총 406곳이 선정됐다. 선정된 곳은 서울시에서 매월 10만원 안팎의 후원을 받는다. ●지하철 화장실도 깔끔깔끔∼ 서울 시민이 자주 이용하는 곳 가운데 빠질 수 없는 곳은 지하철 화장실. 특히 지하철 화장실의 경우 새로 생긴 역사를 중심으로 ‘예술적인 감각’을 살린 인테리어가 등장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6호선 녹사평역 화장실 벽면은 검정·빨강·갈색의 대비되는 색상으로 곡선처리되어 있어 세련된 느낌이 든다.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화장실은 대리석의 고급스러움과 파란색의 시원함이 돋보인다.7호선 청담역은 흑·백의 대비를 통해 모던한 감각을 살렸다. 서울지하철공사(1∼4호선)는 98년부터 지난해까지 116개 화장실을 리모델링한 데 이어 올해에는 2호선 신천역, 서울대입구역 등 8개역 화장실개선작업만 남겨두고 있다. 작업이 끝나면 마감재 교체 사업 등 2단계 개선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색 화장실도 눈길 2001년부터 시내 주요 도로에 만들어진 ‘무인화장실’도 이색 화장실로 꼽힌다. 바닥면적은 1.2평으로 100원을 넣으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사용 후 바닥·변기주변 등이 자동으로 청소된다. 현재 35곳이 있으며, 한 개당 9000여만원에 달한다. 동대문 시장 입구에 세워진 무인화장실의 경우 월평균 3000여명이 이용하고 있다고 하니 수익성보다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 광진구 아차산의 긴골지구 체육공원 등산로에는 ‘친환경 오두막 화장실’이 등장했다. 아늑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외형은 나무로 만들어졌고, 생물학적 오폐수 시설을 갖춰 인근에 오폐수를 방류하지 않고도 가동할 수 있다. ●“여성도 편리한 화장실 되어야” 그러나 일부에서는 시설 개선 작업보다 남성·여성 화장실의 변기수 맞추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내 공중 화장실 571곳 가운데 남성 화장실의 변기수는 2634개인 반면 여성 화장실의 변기수는 1331개에 그친다. 휴게소, 공연장, 극장 등의 여성 화장실이 남성 화장실에 비해 유독 붐비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지난해 7월30일부터 시행된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여성 화장실의 대변기 수는 남성 화장실의 대·소변기 수 이상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남성·여성 화장실의 변기수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홍성 서울시 화장실수준개선팀장은 “앞으로 지어지는 화장실은 법률에 따라 여성들을 위한 배려를 하게 되지만, 이미 설치된 화장실은 당장 고치기는 어렵다.”며 “화장실 문화가 시민의 의식 수준을 나타내는 만큼 여성 화장실의 시설을 체계적으로 개선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지하철 삼각지역 황춘자 소장 “우리집이라고 생각하면 깨끗해질 수밖에 없죠.”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화장실이 ‘동네 명소’로 이름을 떨치게 된 것은 지난해 1월 서울지하철공사 삼각지영업사무소 황춘자(52) 소장이 이곳으로 오고나서다. “주부 입장에서 보면 당시 화장실의 청결상태는 ‘꽝’이었어요. 화장실 하면 다들 입에 오르내리기도 꺼려하는 분위기지만, 화장실은 행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공 시설 중의 하나잖아요. 최고급 호텔처럼 쾌적하게 만들어보자는 게 목표였습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의자와 테이블을 가져다 놓은 것. 테이블만 놓자니 허전해서 지하철 노선도도 시민들이 앉아서 자세히 볼 수 있도록 근처에 걸었다. 또 책꽂이에는 잡지·무가지·신문들도 꽂아두었다. 이러다 보니 틈날 때마다 월간지 등의 간행물들을 모아서 화장실에 갖다놓는 게 버릇이 됐다. “화장실을 꾸며놓으니까 이번에는 장애인들이 걸리더군요. 근처에 장애인 시설이 몇 군데 있어 이들이 쉬어가기 위한 장소를 만들고 싶었죠.” 장애인용 화장실 거울이 15도 각도로 아래쪽으로 기울어져 설치되어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휠체어에 앉아 아래쪽에서 거울을 올려다봐야 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배려다. 또 어른용 변기 위에 아동용 의자를 얹어 만든 ‘아동 전용 변기’도 눈에 띈다. 어른용 변기 위에 앉아서 ‘볼일’을 보면 혹시라도 위험한 일이 생길까봐 고안해낸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성 때문에 빚어지는 에피소드들도 다양하다. 헤어드라이어, 빗, 잡지책, 벽시계 등 화장실에서 없어지는 물건이 한 두개가 아니기 때문. 심지어 인테리어용으로 놓아둔 어항에 우유를 쏟아붓고 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구겨진 신문지를 젖은 바닥에 깔아놓고 가는 사람도 있다.“시민들의 화장실 문화가 나아졌으면 합니다. 하지만 일부 시민이 그런다고 해서 이런 서비스는 멈출 수는 없죠. 모두다 저에게는 가족과 같으니까요. 앞으로도 청소 용역 직원들이 삼각지역 화장실을 자기 집처럼 화장실을 깨끗하게 가꿔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우리구 올해는] 문병권 중랑구청장

    [우리구 올해는] 문병권 중랑구청장

    “철도청과 망우복합역사 건립을 위한 공동협약서를 체결할 때 민자역사 유치를 위해 저만큼 ‘발로 뛰는’ 지방자치단체장은 보지 못했다고 철도청 관계자가 말하더군요.” 문병권 중랑구청장은 누구보다 현장에서 직접 구정을 살펴 ‘발로 뛰는’구청장으로 유명하다. 비록 무산됐지만 지난해 법조단지 유치경쟁을 벌였을 때 다른 구는 실무자가 설명회에 참가했지만 문 구청장은 자신이 직접 나서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재래시장·중소기업 육성 힘쓸 것 문 구청장의 ‘현장위주’ 행정은 재래시장과 중소기업 육성을 직접 챙기며 서민경제를 지켜나가는 모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문 구청장은 서울 동북부의 ‘로데오거리’라고 불리는 동부시장 개선사업을 지난해 마무리했다. 올해는 동원시장, 면목시장, 태릉시장 등을 현대화할 생각이다. 면목시장에는 구가 운영하는 중소기업 공동상표 제품전시장을 만들기로 했다. 문 구청장은 “재래시장이 무너지면 서민경제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며 “망우복합역사 등에 들어설 현대화된 상업시설과 재래시장이 공존하도록 계속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 한해 최우선 과제는 중화동 312일대 30여만평에 ‘중화 뉴타운’을 조성하는 것이다. 문 구청장은 “중화 뉴타운 개발의 최우선 목표는 매년 재발되는 수해를 예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구의 뉴타운 사업이 노후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경제적 이익을 고려한 것이라면 중화 뉴타운사업은 주민의 안전을 우선시하고 있는 셈이다.“동남아 지진해일과 같은 기상이변이 발생해도 중랑구만이 안전해질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나설 것”이라는 그의 다짐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문 구청장은 도시에도 주민들이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휴식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연장선에서 진행되는 사업이 용마산 지역의 온천개발 사업이다. ●‘중화뉴타운’ 개발이 최우선 목표 면목동 산74의1 일대에 진행되는 이 사업은 서울에서도 충분히 레저단지를 만들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할 생각이다. 문 구청장은 “서울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다면 누구나 이곳을 찾을 것”이라며 “도시에서도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녹색도시로 중랑구를 가꿔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일 등산으로 체력관리를 한다는 문 구청장은 “이렇게 체력을 다져 내일도 주민들이 있는 현장이면 어디든 달려갈 것”이라며 웃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儒林(275)-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275)-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79번이나 벼슬자리에서 사퇴한 이퇴계의 행적은 13년 동안이나 자기를 써줄 군주를 찾아서 주유천하를 하였던 공자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물러나올 계곡(退溪)’에서 살고 싶다는 이퇴계가 계속 정치로부터 물러나고 물러나오는,‘물러감(退)’의 생애를 보냈다면 공자는 계속 정치를 향해 나아가고 나아가는,‘나아감(進)’의 생애를 보냈던 것이다. 비록 어쩔 수 없이 정치의 현장에 있는 순간에도 퇴계는 오직 학문만을 꿈꾸었다. 이러한 퇴계의 심경은 말년에 지은 자명(自銘)이란 시에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나면서 어리석고 자라서는 병도 많네. 중간엔 어쩌다가 학문을 즐겼으며, 만년엔 어이하여 벼슬을 받았던고 학문은 구할수록 더욱더 멀어지고, 벼슬은 싫다 해도 더욱더 주어지네. 나아가면 넘어지고 물러나 굳이 감추니, 나라 은혜 부끄럽고 성현 말씀 두렵도다. 높고 높은 산이 있고 흐르고 흐르는 물이 있어, 평복을 갈아입고 뭇 비방 떨쳐 버렸네. 내 생각 제 모르니 내 즐김 뉘 즐길까. 옛 사람 생각하니 내 마음 쏠리도다. 뒷사람 오늘 일을 어찌 알아주지 못할 건가. 근심 속에 낙이 있고 낙 가운데 근심 있네. 조화를 타고 돌아가노라, 또 바랄 것이 무엇이랴.” 퇴계가 지은 자전적인 이 시속의 내용처럼 그의 70평생은 ‘학문은 구할수록 더욱더 멀어지고 벼슬은 싫다 해도 더욱더 주어져’,‘나아가면 넘어지고 물러나 굳이 감추던(進行之 退藏之貞)’ 물러감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퇴계는 공자의 정치적 이상에는 처음부터 관심조차 없었던 사상가였다. 퇴계는 이미 성현 공자의 생애를 통해 정치적 이상을 현실에서 실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꿰뚫어 본 철인이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광조는 공자가 실패한 부분을 자신이 몸소 실천해 보려던 행동주의자였으며, 이퇴계는 공자의 실패한 부분을 버리고 성공한 학문의 부분만을 자신이 계승 발전시켜 보려던 사유주의자였던 것이다. 단양에 가까이 갈수록 차창으로 빗겨 들어오는 봄빛은 밝아지고 있었다. 마침 가까운 소백산에서 무슨 꽃 축제라도 벌어지고 있는 모양으로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떼 지어 옆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소백산에서 철쭉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온 산에 가득 철쭉꽃이 피어 마치 산 전체가 피를 토하듯 붉게 물들었다고 그중 한 사람이 목소리를 높여서 떠들고 있었다. 단양. 원래는 고구려 땅으로 옛날에는 적성(赤城)이라고 불리던 군사상의 요충지역이었다. 단양의 현지명은 ‘붉을 적(赤)’에서 역시 ‘붉을 단(丹)’자로 이름을 바꾼 고려시대부터 시작되었는데, 고구려의 중요한 성읍임을 나타내듯 근처에는 고구려의 용장이었던 온달이 전사한 산성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이다. 이퇴계가 이 단양의 군수로 내려온 것은 그의 나이 48세 때인 명종 3년(1548년). 이미 은퇴를 결심한 이퇴계는 견디다 못해 한양에 머무는 경직(京職)이 아닌 외직(外職)을 자청한다. 이미 정계에서 물러날 결심을 굳힌 퇴계는 우선 조정의 그늘을 벗어나기 위해서 고향에서 가까운 한촌인 단양에 군수로 자원하는 것이다. 이때가 퇴계의 인생으로 보면 가장 중요한 전환기의 분기점이었던 것이다.
  • 儒林(273)-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273)-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다른 성리학자들이 공자의 사상을 다만 학문으로만 연구하고 발전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조광조는 공자의 사상을 현실정치에 접목시키려고 애를 쓰다 목숨을 잃었던 순교자였다. 격랑의 역사를 온몸으로 부딪쳐 유가의 도를 실현하려다 산화한 순교자였던 것이다. 종착역이던 안동역까지의 소요시간은 무려 6시간, 아침을 거르고 나온 나는 열차를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파는 승무원에게 도시락을 샀다. 도시락으로 아침을 때우면서 나는 격세지감을 느꼈다. 열차의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예전 그대로의 산야였고, 어쩌다 스쳐가는 강과 계곡은 의구하였지만 피란기차와도 같았던 열차의 내부는 마치 위생적인 병원의 복도처럼 정갈하였고 승무원이 파는 도시락 역시 훌륭하였다. 아침을 먹고 나서 뜨거운 물을 마시며 나는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 평일이었으므로 승객들은 만원이 아니었지만 마침 봄이라 드문드문 등산객과 관광객 차림의 사람들이 서로 마주보도록 의자의 방향을 바꾸어 앉아서 즐겁게 환담을 나누고 있었다. 철도노선에는 소백산이나 태백산, 치악산 같은 명산들이 있어 산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아직 조춘(早春)이라 산야에는 벚꽃들이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가장 먼저 피는 진달래나 개나리와 같은 성미 급한 봄꽃들이 홍역을 앓는 어린아이의 몸에 돋아난 붉은 발진처럼 울긋불긋 피어나 있어 그런대로 신열(身熱)이 오른 나른한 봄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제서야 내가 일부러 중앙선열차를 타고 단양까지 가고 있는 것은 참혹했던 청춘의 옛 추억을 반추해 보려는 낭만적인 생각보다는 지난 1년 동안의 역사추적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정리해 보고 싶은 생각 때문이라는 사실이 느껴졌다. 그렇다. 나는 소리를 내어 중얼거렸다. 조광조로부터 시작된 역사추적은 2500년 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공자로까지 이어졌었다. 조광조가 그토록 실현하고 싶어 했었던 공자의 유교식 개혁정치, 즉 왕도정치가 무엇인가를 나는 공자의 생애를 더듬어봄으로서 살펴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작업을 통해 나는 마침내 깨달을 수 있었다. 조광조가 유가사상을 현실정치에 접목시키려고 애를 쓰다 실패하였던 정치가라면 공자역시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현실정치에 접목시키려고 무려 13년 동안이나 주유천하를 하였지만 마침내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빈손으로 고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실패한 사상가였던 것이다. 두 사람은 실패한 정치가란 점에서는 한 개의 수정란에서 태어난 일란성 쌍생아처럼 닮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광조는 어째서 공자의 정치적 주유천하가 실패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고려시대 때부터 내려오는 조선시대의 낡은 풍습과 사상을 공자의 유교식으로 바꾸어 놓으려는 개혁정치를 펼치다 역시 실패하여 비참하게 목숨을 잃었던 것일까. 어째서 조광조는 이미 실패로 끝난 공자의 왕도정치의 철학을 개혁정치의 신 이데올로기로 맞아들인 것일까. 그렇다면 조광조의 유교적 개혁정치는 처음부터 실패로 끝날 것임이 예정되어 있음이 아닐 것인가. 공자의 왕도정치. 그것은 우선 군주와 힘을 가진 권력자들의 높은 윤리의식과 엄격한 도덕주의가 요구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듯이 절대 권력자들이 인·의·예·지의 유교적 이념을 철저히 실천하여 군자가 되는 것이 바로 공자의 지치주의인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가능한 일일까.
  • 집 같은 학교… 방학에도 웃음 넘쳐요

    집 같은 학교… 방학에도 웃음 넘쳐요

    겨울방학에도 아이들의 웃음이 넘쳐나는 학교가 있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교육인적자원부가 지원하는 방과 후 교실에 참여한 어린이들 덕분에 학교는 활기가 가득하다. 교육 기능만 담당하던 학교가 보육과 탁아 기능까지 맡으면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운영한 방과 후 교실을 올해부터 더욱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보육문제로 고민하는 맞벌이·결손가정 학부모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어린이들에게는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방과 후 교실의 현장을 찾았다. 지난 19일, 서울 지하철 1호선 끝자락 월계역 건너편에 자리한 노원구 연지초등학교를 찾았다. 텅빈 겨울 운동장이 차가운 겨울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꽁꽁 얼어붙은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사 1층 저학년 방과 후 교실에 들어서자 갑자기 따뜻한 기운이 풍겨온다. ●맞벌이·저소득층 가정 저학년 위주 연지초등학교 1∼2학년 학생 20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방학 숙제를 하고 있다. 방과 후 교실은 일반 교실 한 칸을 집처럼 꾸몄다. 온돌 바닥 위에 장판을 깔아 아이들이 뒹굴며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방과 후 교실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은 맞벌이 부부, 기초생활수급자, 편부·편모 가정의 자녀들이다. 부모의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아이들을 학교가 맡아 키우는 셈이다. 집에서 엄마와 생활하듯 지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학교나 학원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석환(9)이는 일기쓰기, 한자쓰기, 책읽기 등 겨울 방학 동안 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솔비(9)도 친구들 틈에서 한자쓰기 연습을 하고 있다. 솔비는 “숙제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어 방과 후 교실이 참 좋다.”며 학교 자랑에 입이 마른다. 4층에는 3∼6학년 학생들의 고학년 방과 후 교실도 운영되고 있었다. 교실 한 칸을 둘로 나누어 각각 가정집 거실처럼 꾸몄다. 바닥은 카펫을 깔아 맨발로 다닐 수 있도록 했고,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소파도 갖추어 아이들이 아늑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1∼2학년 방과 후 교실이 보육교사의 지도 아래 함께 생활하고 공부하는 분위기라면 3∼6학년은 스스로 공부하고 게임하며 노는 분위기다. 주호(10)는 장기가게를 열었다. 장기판 위에 말을 늘어 놓더니 한때 TV에서 유행했던 ‘알까기’를 시작한다. 스스로를 “연지초등학교 공식 리포터”라고 자랑한 영근(11)이는 손바닥만 한 녹음기를 들고 다니면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녹음한다. 방과 후 교실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생생한 소리를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학생들에게 들려주겠다고 각오가 대단하다. 은지(11)와 순화(11)는 공기 놀이에 푹 빠져 있다. 태양(10)이는 장난감 블록으로 우주 정거장을 만들었고, 세린(11)이는 친구에게 선물하겠다며 십자수로 열쇠고리를 만들고 있다. ●학기중 학습·방학땐 창의력신장 지도 이 학교 방과 후 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어린이는 모두 60명. 저학년 반은 서울시의 지원을 받고, 고학년반은 시교육청의 도움을 받는다. 전담교사 5명과 대학생 자원봉사자 2명이 지도한다. 학기 중에는 학교 숙제를 돌봐주고 예습·복습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방학 기간에는 창의력 신장을 위한 다양한 놀이지도에 중점을 둔다. 전담교사들은 아침에 방과 후 교실에 오는 어린이들을 엄마처럼 맞아준다. 20일은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 또 다른 방과 후 교실을 찾았다. 강북구 번3동에 있는 오현초등학교. 본관 1층의 교실을 역시 가정집의 거실과 같은 분위기로 개조했다. 온돌바닥엔 장판을 깔았고 사방 벽으로는 아이들의 서랍장과 옷장을 배치했다. 1∼3학년 어린이 20명은 앉은뱅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풍선 아트 수업을 받고 있었다. 빨갛고 파란 풍선을 불어 저마다 개성을 가진 ‘호빵맨’을 만든다. 다운(9)이는 인형을 만드는 솜씨가 제법이다. 풍선으로 사람 얼굴과 몸통 팔·다리를 만들어 연결한 예린(9)이는 사인펜으로 호빵맨 얼굴을 그려넣었다. 눈썹과 눈망울 코와 웃는 입이 그려지니 그럴싸하다. 아이들은 각자 만든 풍선 호빵맨을 들고 다같이 인형놀이를 한다. 풍선 아트가 끝나자 즐거운 간식시간이다. ●지원액 적어 희망가정 모두 혜택 못줘 오늘의 간식은 스푸와 빵. 집에서 엄마가 해주듯 육현임(34) 선생님이 직접 조리한다. 빵도 충분히 먹을 수 있도록 넉넉히 준비했다. 간식을 마친 아이들은 학교 멀티미디어실로 자리를 옮겼다. 오늘의 영화는 ‘오세암’이다. 아이들은 지금까지 ‘해리포터와 마법사’,‘반지의 제왕’ 등 각종 시리즈물을 보았다. 성진(10)이는 “방과 후 교실은 집보다 신나고 학원보다 재미있다.”면서 “같이 생활하는 친구들이 형과 동생이 돼 주고 선생님도 엄마같아서 좋다.”며 즐거워했다. 연지초등학교 김영미(34) 보육교사는 “방과 후 교실은 어린이들이 집처럼 편안하고 엄마의 품처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참여 희망자들은 많은데 지원금액이 한정돼 있어 원하는 사람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누가 어떻게 운영하나 낮동안 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어린이들을 학교가 맡아 키우는 방과 후 교실은 1996년 서울시의 지원으로 처음 시작되었다.2003년부터는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으로 선정한 서울의 6개 동 가운데 몇몇 학교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초등학교 에듀케어(Edu-Care)는 서울시교육청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선 2004년 본격화됐다. 현재 서울에서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는 143개교. 교육청 지원 82개교, 서울시 지원 39개교, 교육부 지원 22개교다. 사업 형태에 따라 지원 주체는 다르지만 지원 내용은 비슷하다. 방과 후 교실 운영학교로 선정되면 아이들을 돌보기 적합하도록 교실을 개조하는 비용 3000만원을 지원받는다. 매달 한 반에 128만원의 운영비도 받는다. 한 반은 30명 이내로 구성하며,16명 이상이면 운영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참여대상은 맞벌이 부부, 편부·편모 가정,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이다. 해마다 신입생 가운데 참여 학생을 선발해 보통 3학년까지 혜택을 준다. 아직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방과 후 교실이 대부분이어서 수혜대상을 고학년으로 확대시킬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운영형태는 학교마다 차이가 있다. 교육부의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학교는 복지프로그램의 하나이기 때문에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인 참여학생은 대부분 보육료의 100%를 지원받는다. 서울시와 교육청의 지원을 받는 학교는 맞벌이 부부의 자녀도 참여할 수 있다. 한 달에 3만∼4만원의 보육료를 낸다. 물론 여기서도 저소득층 자녀는 우선권을 가지며 보육료도 내지 않는다. 보육 프로그램은 학교마다 다르다. 방과후 교실 전담교사의 역량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방과 후 교실은 학원이나 과외와는 달리 특정과목을 공부한다거나 성적향상을 위해 수업을 하는 일은 없다. 학교를 마친 뒤 집에 가서 엄마와 생활하는 것과 같은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방과 후 교실의 가장 큰 목적이다. 전담교사는 숙제 지도를 기본으로 하고 스스로 예습·복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간식을 챙겨주고 다양한 체험·문화 활동을 하기도 한다. 방과 후 교실은 학기 중간에는 보통 오후 7시30분까지 운영되고, 방학 기간에는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에 마친다. 오현초등학교 육현임 방과후 교실 전담교사는 “서울시 지원금과 학부모가 내는 보육료를 합쳐도 한 달 운영비는 200만원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 액수로 전담·보조교사와 외부 강사의 강의료 및 수업재료, 간식비까지 충당해야 하는 만큼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전담교사 김영미씨의 열정 연지초등학교에서는 방과 후 교실을 담당하는 보육교사를 ‘지역사회 교육전문가’로 부른다. 이 학교 김영미(34) 지역사회 교육전문가는 “방과 후 교실은 집과 같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낮동안 집에 돌아가도 맞이해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고 친구들과 생활하면서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집에서 엄마와 생활하는 것처럼 지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인 만큼 정해진 수업 시간표는 없다.”면서 “엄마와 아이들이 생활할 때 계획을 가지고 공부하는 일은 있지만 수업 시간표에 따라 공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특히 “방과 후 학교는 교육과 보육의 역할을 병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 때문에 보육교사의 역량에 따라 학교마다 운영상황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연지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만의 작은 규칙을 만들었다. 어린이 각자에게 ‘새마을 통장’을 만들어주고, 숙제를 끝마칠 때마다 통장에 점수를 저금하도록 했다. 어린이들은 저금한 점수로 놀이를 한다. 바둑이나 장기두기, 십자수 놓기, 공기놀이, 장난감 블록 쌓기, 보드게임 등을 하면서 저축한 점수를 쓴다. 3학년 이상 고학년은 전담교사의 지도를 받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스스로 놀이가게를 열어 흥미있는 놀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건전한 신체활동을 위해 피구, 배드민턴, 축구, 등산 등 다양한 체육활동과 비디오 보기, 영화관·박물관 관람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김씨는 “방과 후 교실에서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무궁무진하다.”면서 “전담교사가 아이들을 세심히 지도하는 전문성과 열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탕! 탕! 스트레스 해소 사냥체험

    탕! 탕! 스트레스 해소 사냥체험

    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13일, 헌터 인요한(46·연세대 의과대교수)씨와 ‘자연과 사냥’ 대표 이종익 회장, 안면토 토박이 헌터 박창윤(53)씨가 한조를 이뤄 사냥에 나섰다. 목적지는 충남 태안군 안면읍 중장리 지루저수지 뒷산. 억새와 잡목림 사이로 잔설이 연연하다. 야트막한 산이지만 몇개째를 넘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며 가빴다.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추위가 살갗을 에는 듯했다. 냄새를 맡으며 끊임없이 움직이던 사냥개 포인터가 갑자기 멈춰선 채 한쪽 다리를 치켜들고, 주둥이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전방에 뭔가 있다는 신호다. 총을 어깨에 붙인 인교수가 ‘캐리, 고!’라고 명령하자 사냥개 캐리가 덤불속으로 뛰어들었다. 곧이어 억새처럼 짙은 갈색의 고라니 한마리가 펄쩍 뛰었다. 탕, 탕, 탕. 총성이 울렸다. 일순, 숲속에 정적이 흘렀다. 바람도 숨을 죽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한참 뒤에 조금 위쪽에서 다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번에 박씨가 휘파람으로 사냥개를 불러들이더니 2발을 쐈다. 잡목 덤불이 너무나 짙게 우거진 숲속이어서 사냥개도 쉽게 파고들지 못했다. 맞았는지, 벌써 달아났는지 구분조차 할 수가 없었다. 숲속으로 들어간 사냥개도 보이지 않았다. 고라니와 ‘꾼’의 1시간 가까운 숨바꼭질 대결. 더 이상 움직임도 없었다. 수신호와 조금씩 앞으로 헤쳐나가는 헌터들, 바다에서 불어오던 바람도 숨을 죽였다. “놓친 것 같습니다, 나갑시다.”라며 인교수가 정적을 깨자, 박씨도 “고라니가 아닌가봐….”라며 맞장구를 쳤다. 허탕쳤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땡포’(사냥을 잘 못하는 포수를 일컫는 은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어걸음 떼놓는 순간 고라니가 맞은편 언덕으로 뛰쳐올랐다. 그때까지 꿈쩍하지않고 길목을 지키고 있던 이 회장이 탕탕탕, 연발 총소리를 울렸다. 언덕을 넘어서던 고라니가 퍽 쓰러졌다. 꾼 3명의 완벽한 작전이었다. 수십년 사냥터를 누빈 명포수였다. 인교수는 “40년 가까이 사냥을 해왔지만 사냥감을 발견할 때의 팽팽한 긴장감은 매번 새롭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실탄을 제거한 총을 넘겨줬다. 고라니를 어깨에 둘러멨던 그는 “고라니 사냥 모습을 직접 본 이기자는 운이 무척 좋아요, 수년간 사냥해도 고라니는 잘 못잡거든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에 앞서 이날 6시20분, 인 교수는 충남 태안군 안면도파출소에서 총기를 찾았다. 어둠 속에서 총을 인수하고 나오던 인교수,“총을 ‘애인’으로 표현하잖아요, 애인을 밤마다 남의 집에 맡기는 심정 이해하겠어요?”라며 동행 취재에 나선 기자에게 묻는다. 사냥꾼 3명을 태운 갤로퍼는 주황색 가로등이 빛나는 마을을 지났다. 그는 “총을 살 때 정부가 보조한 것도 아닌데, 개인 재산을 왜 정부가 보관하는지 모르겠다.”며 “총기를 영치하는 국가는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흥분했다. 그러곤 꼭 써달라고 주문했다. 마을도 멀어지고 배추밭이 나타났다.“이 시각엔 고라니나 노루가 먹이를 찾아 내려오지요. 밝아지면 산으로 올라가 숲속에서 잡니다.”라며 서치라이트로 산기슭 사이의 밭을 살피던 그는 갑자기 탕하고 한 발을 쐈다. 안내하던 박씨는 “달리는 차안에서 어떻게 맞히느냐?”며 핀잔한다. 이에 개의치 않고 차문을 박차고 나가 뛰었다. 논밭과 고랑을 몇개 건넜다.30여분만에 “분명히 송아지만한 노루였는데….”라며 허탈한 표정의 인교수가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채 차로 돌아왔다. 오전 7시쯤되자 어둠이 걷히고 나무와 숲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수지가 나타나자 인교수가 살금살금 기어올랐다. 오리가 많다는 신호로 한손으로 크게 원을 그렸다. 이어 박씨와 이회장도 차에서 내렸다. 저수지를 한참이나 우회하던 인교수는 주황색 조끼를 벗었다. 오리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다. 살금살금 발소리도 죽여 다가갔다. 하지만 오리 한마리가 꺽꺽하며 날아오르자 나머지 모두 날았다. 수백마리가 날아오르던 장관이었다. 인교수와 박씨가 방아쇠를 몇번 당겼다. 뒤늦게 날아오르던 몇마리가 저수지에 떨어졌다. 인교수는 “털이 긴 사냥개는 모두 물고 나올 텐테, 이놈은 엄살이 심해 물에 안 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의 사냥개 캐리가 비교적 가에 떨어진 것을 물고 나왔다.30여분 달려 인근 야산,“이 산에는 장씨(장끼)가 많아요.”박씨의 설명에 따라 장끼 사냥에 들어갔다. 몇개의 야산을 넘었다가 다시 차로 돌아오면서 푸드득거리는 몇마리에 총질을 했다. 총을 쏴보고 싶던 동행 기자는 박씨에게 총을 빌려달라고 했다.“안 되는데, 오프 더 레코드입니다.”라며 빌려줬다. 날아가는 꿩과 산비둘기를 향해 총질을 했다. 비웃기라도 하듯 머리위를 선회하면서 날아갔다. 하지만 탕 소리에 막혔던 체증이 뚫리는 듯 스트레스가 날아갔다. 청량감마저 들었다. 박씨가 총을 되가져갔다. 허탈했다. 배도 고팠다. 추위가 몰려왔다. 하지만 꾼들은 오기가 돋은 듯했다. 지루저수지에서 오리 몇마리를 더 잡았다. 돌아오는 길에 들른 야산에서 장끼를 잡자며 들어갔다. 뜻밖의 고라니를 잡고는 하산했다. 글 사진 안면도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헌터가족 유진이네 꾼들에겐 ‘한국말이 유창한 미국인 헌터’로 널리 알려진 인교수는 헌터가족이다. 외할아버지 유진벨은 오지 조선에서의 외로움을 달래고 조선의 산천을 살펴보기 위해 사냥을 취미로 삼았다. 인교수는 연세대 설립자인 언더우드 박사와 최초로 조선을 찾은 외국인 선교사의 후손이다.5살때 외할아버지로부터 엽총을 선물받은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사냥터를 누볐다. 덕분에 한국의 지리와 산천은 그 누구보다도 꿰뚫고 있다.4대째 한국에서 봉사하는 그의 가족 내력 외에도 한국 사랑이 유별나다. 부인 이지나(이지나 치과원장)씨도 열혈헌터. 남편을 따라 총포소지 및 수렵면허 허가까지 땄다. 아들 유진(5)군도 간간이 엽장을 찾는다. 인교수는 “지난 시즌에 아들이 ‘나도 사냥가겠다.’고 조르는 통에 어쩔 수 없이 아들을 안고 거총연습과 사격을 했지요. 폭발음에 놀란 아들이 일단 총을 내려놓았어요.”라고 말했다.“외할아버지로부터 받은 총을 아들에게 물려줄 거예요.”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번은 주중이라 인교수 혼자만 나섰다. “말보다 수신호가 더 많은 사냥터에선 부부가 한조가 되면 호흡이 잘 맞습니다. 인생처럼 길없는 산을 오르다 보면 정도 깊어지고요. 돈도 생각만큼 많이 들지는 않습니다.”사냥 입문 20년째인 박씨는 중학생 아들과 함께 오리 사냥에 종종 나선단다.“수칙만 지키면 안전합니다. 오히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어릴 때부터 생기죠.” ■ 어떤 동물 잡을수 있나 이번 시즌에는 멧돼지와 고라니가 풍작으로 예상된다. 또 꿩은 평년작으로, 오리와 멧토끼는 예측 불허로 조사됐다. 이는 사냥 전문잡지 ‘자연과 사냥’이 이번 시즌에 해제된 전국 21개 시·군 수렵장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수렵허가를 받았다고 해서 모든 동물을 사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잡을 수 있는 동물들은 사냥터마다 종류와 마릿수까지 엄격하게 제한된다. 길짐승으론 멧돼지·고라니·멧토끼·청설모가 있고, 날짐승으론 수꿩·멧비둘기·까마귀류·오리류·까치·어치·참새 등이다. 하지만 허가된 조수가 다르기 때문에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이를테면 보은군에선 흰뺨검둥오리를 잡으면 안 되지만 원주시에선 1000여마리 이상을 포획할 수 있다. 또 사냥 허가권마다 잡을 수 있는 조수도 다르다. 적색포획승인증은 허가된 모든 조수를 잡을 수 있지만 황색은 멧돼지를 제외한 것, 청색은 멧돼지와 고라니를 제외한 조수를 잡을 수 있다. 자신의 허가권에 맞게 잡아야 한다. 한편 도단위로 허용되던 순환수렵제가 지난 시즌부터 시·군 단위로 실시되면서 수렵인들의 볼멘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종익 ‘자연과 사냥’ 대표는 “전국 1만여명이 넘는 수렵인들이 군단위의 좁은 땅에 몰려 위험하면서도 조수의 씨를 말릴까 걱정된다.”며 “예전처럼 엽장을 넓게 사용할 수 있는 도단위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 이래서 사냥마니아 “어떤 사람들은 왜 사냥을 하느냐고 묻습니다. 단지, 카메라를 들고 가서 아름다운 풍경들을 담아오는 게 낫지 않으냐고 말합니다. 내 대답은 간단하지요. 사진가는 단지 관찰자일 뿐이며, 헌터는 드라마의 주인공이라고.” 인요한교수는 미국 아웃도어라이프 편집장을 지냈던 짐 점보의 말로 대신했다. 인교수는 “사람이 미쳐 빠지는 취미는 마작과 사냥”이라고 주장했다.“마작은 어머니까지 팔아먹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사냥은 건전합니다.” 사냥은 자연친화적이며 사냥꾼은 주색잡기에 빠져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냥은 똑같은 상황이 한번도 없어 스토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또 산을 많이 걷기 때문에 건강에는 그만이라고 덧붙였다. 단점이라면 주말 사냥을 위해선 거짓말로 핑계를 꾸며대고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이란다. 산을 간다는 점에선 등산과 비슷하다. 하지만 등산은 정해진 길로만 가는 ‘기차 여행’이라면 사냥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자가용 여행’이라고 비유했다. 사냥은 나무와 풀 한 포기까지 세밀하게 관찰하면서 간다. 걷고 뛰고 매복하는 등 가장 야성적인 레포츠가 사냥이란 것이 그의 지론이다. 사냥이 동물을 잡기 때문에 자연을 훼손하고 잔인하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먹이가 부족한 겨울 야생동물을 적절히 구제하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도태된다. 또 채식주의자를 빼곤 모두 고기를 먹는데 동물을 잡기 때문에 잔인하다고 하는 것은 단견이라고 일축했다.“헌터는 동물을 잡기 때문에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휴머니즘적으로 바뀐다.”며 최고의 자연주의자가 사냥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사냥터는 세계적으로 손색이 없다고 주장했다.“미국에선 인적이 없는 외지에서 쓸쓸하게 사냥을 하지만 한국은 논밭과 산간마을 주변에서 농부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사냥할 수 있어 좋아요.”한국 사냥터를 예찬했다. 동료 의사들이 많이 하는 골프를 그는 초등학생 시절에 손을 뗀 구슬치기로 비하했다.“말끔하게 다듬어진 공원에서 공을 때려 구멍안에 집어넣고 기뻐하는 일에 도무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그래서 골프는 안 치고 8개월은 실력을 갈고닦는 사격,4개월은 사냥만 한다.”고 말했다. ■ 수렵절차 알아볼까
  • [조용섭의 산으路] 충북 민주지산

    [조용섭의 산으路] 충북 민주지산

    모처럼 눈이 왔다. 겨울철 눈꽃 산행지로 유명한 민주지산(岷周之山·1124m)을 찾았다. 민주지산은 충북 영동군과 전북 무주군에 걸쳐 있는 산으로, 경북 김천시와 만나 3개 도를 이루는 삼도봉(1177m)을 비롯해 석기봉(1200m) 등의 높은 봉우리들로 이어지는 능선의 눈꽃은 황홀경에 빠질 만하다. 산행은 당일치기 코스로 잡았다.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에서 시작해 쪽새골로 민주지산에 오른 뒤, 석기봉∼삼도봉∼삼마골재∼물한계곡으로 이어지는 원점회귀 코스다. 물한마을 주차장에서 포장길을 따르면 황룡사 입구 오른쪽으로 길이 이어진다. 이 길의 초입에 ‘등산로’ 표시가 있는 오른쪽 길은 각호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왼쪽으로 철망이 쳐져 있는 호젓한 길을 약 20분 정도 들어가면 낙엽송과 잣나무 숲이 울창한 곳이 나온다. 여기에서 간이화장실 있는 곳과, 조금 더 지나 ‘잣나무숲’ 이정표에서 각각 오른쪽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이 두 길은 계곡 좌우로 오르다가 나중에 만나므로 어디로 올라도 된다. 잣나무숲 이정표에서 약 30여분 진행하면 직진 길과 왼쪽 계곡을 건너는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 키 낮은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가파른 길을 약 50여분 오르면 능선에 닿고, 여기서는 정상이 지척이다. 지능선 위로 새하얗게 드리워진 순백의 설경을 바라보거나, 산길 좌우 두툼한 설화가 만발한 신갈나무 숲을 걷노라면 가슴은 벅차오르고, 쏴아하고 스치는 한줄기 맑은 기운을 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민주지산 정상에서는 사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이 거침없고 각호봉이나 석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참으로 부드럽고 매끈하다. 석기봉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바위길이 가끔 나타나기는 하나 길은 대체로 편안하고 이정표도 잘 세워져있다. 뾰족하게 솟아 있는 석기봉의 모습이 이채롭다. 석기봉 오름길 바위지대에는 밧줄이 걸려 있고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도 있는데, 어느 쪽 길이나 주의해서 올라야 한다. 오른쪽 우회길로 가다보면 석기봉 아래 삼두마애불을 지나게 된다. 남향으로 자리잡은 이곳에는 샘도 있고 터도 잘 닦여져 있으나 물은 얼었다. 암봉인 석기봉에 서면 삼도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그 봉우리 좌우로 이어지는 우람한 근육질의 산줄기가 눈에 확 들어온다. 바로 백두대간 마루금이다. 석기봉 바위지대를 내려서면 간이대피소가 있다. 삼도봉에는 삼도 대화합 기념 조형물이 서 있고, 매년 10월10일이면 여기서 기념행사를 지낸다. 뒤를 돌아보면 지나 온 석기봉과 민주지산이 아득하다. 남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길에는 리본이 많이 달려 있다. 북동쪽 급경사길을 내려서다 보면 왼쪽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극성이다. 마치,‘여기는 대간길이야!’라며 텃세를 부리듯 사납기 짝이 없고, 볼이 얼얼할 정도로 차갑다. 삼마골재에서 물한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호젓하다. 이번에 지나온 능선길은 왼쪽에 우뚝 서서 깊은 산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계곡을 따라 나 있는 길을 1시간10분 남짓 내려서면 낙엽송 숲을 만나고 이내 산행을 마감하게 된다. ●교통 자가용:경부고속도 황간 IC에서 빠져 나와 매곡면(579번지방도)을 거쳐 상촌면 물한리로 접근하면 된다. 대중교통:영동역∼물한리간 1일 5회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이용해도 좋다.(동일버스·043-742-3971). ●숙박 종점민박(043-745-1350)과 대구민박(745-0036)을 이용하면 된다. 겨울철에는 한번쯤 미리 전화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 [재계 인사이드] 서울고 16회 3인방 “눈에 띄네”

    ‘잘 나가는’서울고 16회 3인방이 재계에서 화제다. 휠라코리아 윤윤수 회장, 크라운 및 해태제과 윤영달 사장, 아우디 코리아 손을래 회장. 이들 3명은 모두 1945년생 해방둥이로 서울고 16회 동기동창이다. ‘까까머리’고등학교 학창시절에 만난 이들은 그동안 의류, 제과, 수입차 부문 등 서로 다른 분야에서 ‘한우물’을 파며 열심히 뛰어왔다. 지금은 저마다 자기분야에서 ‘최고 경영자’가 됐지만 만나면 한결같은 ‘친구’일 뿐이다. ‘샐러리맨의 성공 신화’로 널리 알려진 휠라코리아 윤 회장은 지난 17일 경영진 5명과 함께 외국주주가 소유하고 있는 자사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로써 그는 토종기업으로 탈바꿈하는 휠라코리아의 지분까지 확보한 명실상부한 최고 경영자가 됐다. 윤 회장 등 6명은 15.5∼20%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며 이 가운데 윤 회장의 지분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개인적으로 휠라그룹인 휠라글로벌의 지주회사 ‘SBI’의 지분도 3.7% 확보하고 있다. 휠라의 본산지인 유럽에서 휠라가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의 휠라코리아는 매년 3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휠라가 태어난 곳은 이탈리아지만 휠라를 꽃피운 곳은 한국’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그의 지난해 연봉은 17억원이었다. 최근 해태제과를 공식 인수한 크라운제과 윤영달 사장은 ‘새우기업’이 자신의 몸집보다 큰 ‘고래기업’을 인수했다고 해 제과업계를 놀라게 한 인물이다. 업계 4위라는 제과업계 성적표로 업계 2위인 해태제과를 접수했기 때문이다. 그의 직함은 크라운제과, 해태제과 사장이지만 이제 계열사를 거느린 실질적인 ‘회장’인 셈이다.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제과업계의 ‘황제’자리를 노리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해태제과 본사로 출근,“롯데제과를 뛰어넘는 제과업계의 진정한 리더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으로는 해태제과 임원들과 함께 북한산 주말등산을 하며 분위기 다잡기에 나섰다. 손을래 아우디 코리아 회장은 수입차 업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수입차업계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인사다. 남들이 관심갖지 않던 수입차 시장에 그는 일찌감치 뛰어들어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회장까지 맡아 수입차 시장의 파이를 키운 주인공이다. 손 회장은 메르세데스벤츠의 딜러를 맡고 있는 한성자동차 사장을 지내다 지난해 아우디 코리아가 출범하자 초대 회장직을 맡아 자리를 옮겼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수입차 시장에서 아우디를 키울 적임자로 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아우디 코리아의 딜러선정을 마무리하면서 본격적인 영업 활동을 시작, 수입차 넘버원 자리를 목표로 뛰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MD의 훈수-네비게인션]초행길도 든든한 길라잡이

    [MD의 훈수-네비게인션]초행길도 든든한 길라잡이

    몇년 전까지만 해도 GPS(위성항법장치)를 이용해 도로정보를 알려주는 네비게이션은 가격이 비싸 고급차를 구입할때 TV 등과 함께 옵션으로 장착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30만∼50만원대의 대중적인 제품이 등장하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등장한 보급형 네비게이션은 메모리카드를 사용하는 ‘GPS 일체형’이다. 메모리카드 방식은 CD방식에 비해 지도정보가 업데이트될 때마다 CD를 구입해서 교체해야 할 필요가 없어 간편하고, 속도·용량 면에서도 더 뛰어나다. 일반 PDA처럼 게임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지만, 네비게이션용 PDA이기 때문에 다른 기능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모니터 크기에 따라 3.5인치·5인치·7인치형으로 나뉜다. 메모리카드의 용량은 128MB·256MB가 대부분이다. 정확도에는 차이가 없지만, 지번·명칭검색 등 부가기능에서 차이가 나므로 256MB의 메모리카드를 사용하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MP3플레이어 등의 부가기능을 활용하려면 512MB나 1GB의 메모리카드를 추가로 구입해야 한다. 네비게이션의 가장 중요한 점은 지도정보의 정기적인 업데이트다. 도로개통 등으로 지도가 매우 빠르게 변경되므로 그 정보가 업데이트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네비게이션에 탑재된 지도 데이터를 제작한 회사가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가능한 곳인지 고려해야 한다. ●지도 자동 확대·축소… Mio 138 (MITAC/중국 OEM) 일본 NEC사의 3.5인치 TFT LCD 터치스크린을 채용한 작고 깜찍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도의 축적이 자동으로 조정돼 큰 길이나 다리를 건널 때는 지도가 축소돼 넓은 지역을 보여주고, 좁은 길이나 아파트 단지를 지날 때는 저절로 지도가 확대돼 자세한 지리 정보를 보여준다. 추천경로·최단거리·고속도로 위주로 검색하는 고속우선, 일반 도로를 위주로 검색하는 일반우선 등 4가지 경로탐색이 있다.PC를 통해 쉽게 업데이트할 수 있고 연간 4회 정기 무료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거치대에서 분리하면 등산이나 도보로 이동할 때에도 사용할 수 있다.MP3·차계부·게임·윈도 등을 사용할 수 있지만,MP3플레이어는 네비게이션 기능을 사용할 때는 작동할 수 없고 나이 많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글자가 작을 수도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49만 9000원. ●4주마다 업데이트… 폰터스 이지 (㈜현대오토넷/한국) 3.5인치 컬러 LCD모니터·본체·GPS 안테나 일체형으로 거치대를 부착하고 전원을 꽂으면 끝나기 때문에 설치가 간편하다. 지도 정보 50만건, 안전운전 정보 2만건, 지번정보 1300만건 등을 담은 CD를 제공해 권역별로 필요한 정보를 다운 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4주 간격으로 업데이트되는 정보도 다운받을 수 있다. 리모컨을 이용해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며, 현대오토넷 직영 대리점 및 전국 현대 지정 AS센터에서 1년간 무상 AS를 받을 수 있다. 가격은 39만 9000원이다. ●지번 정보 1700만건… 아이나비 프로(팅크웨어/한국) 네비게이션 전문 업체 제품으로 지도품질이 우수하다. 주소지번 1700만건, 안전운행 준수구간 7700건, 테마검색 3592건, 주변검색 75만건 등이 256MB CF메모리에 수록돼 있다. 여행 시에 활용할 수 있는 추천맛집, 관광명소, 드라마·영화속 그곳 등 테마별로 연락처, 주소, 주차시설 정보 등을 상세히 제공한다. 고속·추천·일반 등 4가지 검색모드가 있으며, 안전운행 구간과 고속도로 분기점·주유소 등을 음성으로 안내해 준다. 주행속도에 따라 지도가 확대 및 축소되고, 교차로를 안내할 때도 지도 레벨이 자동으로 변경돼 복잡한 교차로에서 길 찾기도 편리하다. 터치스크린 방식의 삼성 TFT LCD 채용해 화면을 바로 누르거나 원터치 단축키를 이용해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자판도 커서 손가락으로도 쉽게 누를 수 있는 것이 장점. 각종 동호회와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한 홈페이지를 통해 수시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다. 가격은 59만 4000원. CJ홈쇼핑 임태환
  • 서울 지하철7호선 방화범 현상금 3000만원

    서울시는 지난 3일 새해 첫 출근길 지하철 7호선 전동차에 불을 지른 방화범에 대한 현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렸다. 서울시 정연찬 교통계획과장은 12일 “목격자들의 제보가 이어져 범인을 조기에 검거하기 위해 현상금을 상향 조정했다.”면서 “방화 사건을 목격했거나 용의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사람을 본 시민들은 적극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이 앞서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밝힌 용의자의 인상착의는 키 173∼176cm에 보통체격의 50대 남자다. 용의자는 사건당일 등산용배낭을 메고, 검정색 계통의 점퍼와 어두운색 계통의 바지를 입고 있었다. 시는 경찰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 범인을 검거케 한 제보자에게는 현상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제보는 광명경찰서 강력4반.(02)2684-1281,0823.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지리산 등산객 “야호” 마세요

    지리산에 풀어놓은 러시아산 새끼 반달가슴곰 6마리가 제때 겨울잠에 들어갔다. 지난해 겨울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동면 시기를 늦추었던 반돌·장군이와는 딴판이다. 이는 야생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11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러시아 연해주에서 들여온 천왕·제석·만복(이상 숫컷)이와 달궁·칠선·화엄(암컷)이 등 생후 1년된 새끼 반달가슴곰이 지난 주부터 모두 동면에 들어갔다. 이들 새끼곰은 최근 기온이 뚝 떨어진 데다 지리산에 눈이 많이 쌓이면서 먹잇감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겨울잠에 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반달가슴곰팀은 최근 이들의 겨울잠을 방해하지 않도록 등산객 등에게 “야호 등 큰 소리를 지르지 맙시다.”는 내용의 안내글을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 관계자는 “먹지도 배설하지도 않은 채 계속 겨울잠을 자면서도 외부 자극엔 아주 민감해 잠에서 쉽게 깨거나 더 안전한 동면장소를 찾아 헤매기도 한다. 겨울철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며 ‘조용한 등산’을 당부했다. 한편 야생 적응에 실패한 뒤 현재 지리산관리사무소 계류장에서 관리되고 있는 반돌·장군이는 인공 동면굴까지 만들어 주었지만 먹이 걱정이 없어서 그런지 아직 동면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절절 끓는 온정…뜨거운 성금 물결

    절절 끓는 온정…뜨거운 성금 물결

    “IMF 당시 전국민이 동참했던 ‘금모으기 운동’이 연상될 정도입니다.” 전국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는 ‘희망 2005 이웃사랑 캠페인’에 모인 성금이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해 올 목표액인 981억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1일 서울시청앞에 설치된 ‘사랑의 체감온도계’는 모금시작 후 38일 만인 지난 7일 103.2도를 가리켰다. 이는 98년 공동모금회가 활동을 시작한 이후 최단시일 만에 목표를 달성한 것을 의미한다. ●뜨거운 성금물결 최단시일 목표달성 서울시 및 전국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따르면 7일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총모금액이 전년 같은 기간의 650억원보다 362억원이 늘어난 1012억원을 기록했다. 공동모금회가 성금접수를 시작한 이래 연말 이웃돕기 캠페인으로 1000억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지역에서는 전년대비 57% 증가한 84억9300만원이 모였다. 이는 서울시민 1인당 약 826원씩 기부한 것으로 전년의 275원보다 3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인천 110%, 경기 60%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다른 지역들도 기부액이 크게 증가했다. 반면 충북과 제주는 전년보다 기부액이 1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윤수경 사무총장은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조기에 목표액이 달성돼 놀랍다.”면서도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민간복지 수요도 늘어나는 만큼 캠페인이 끝날 때까지 더 많은 참여가 필요하다.”고 부탁했다. 한편 지난달 24일까지 모금활동을 벌인 구세군에도 지난해보다 약 5% 증가한 25억여원의 성금이 접수됐다. ●기부문화 확산 기대 혹독한 경기불황 가운데서도 기부액이 작년에 비해 크게 증가하자 공동모금회 측은 기부문화가 확산돼 가는 것이라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공동모금회의 경우 개인기부자의 성금총액이 2003년 38억여원에서 지난해 51억여원으로 32%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모금활동에 소극적이었던 정부 및 공공기관의 모금액도 지난해 2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학교 및 종교·사회단체는 18%, 기업은 17% 증가에 그쳤다. 서울시 공동모금회 이정윤 기획관리팀장은 “개인기부자의 약진이 점차 두드러진다.”면서 “법인기업 중심으로 모이던 성금이 점점 개인차원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 서울시 공동모금회에 매월 정액 기부를 약속한 개인약정 기부자 수가 2003년말 300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말 1300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증가세에도 여전히 전체 모금액에서 법인기업의 성금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2003년 41%에서 지난해 39%로 큰 변화는 없었다. 개인차원의 기부는 24%에 머물렀다. 이 팀장은 “선진국의 경우 개인기부액이 전체의 60∼70%선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동모금회 측은 올해부터 개인약정기부자를 늘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주로 한 해 법인수익금 중 일부를 기부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는 기업성금도 ‘월급 1% 나누기운동’ 등 개인차원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한다. 한편 기탁방법은 쌀·생필품 등을 직접 기부하는 ‘직접기탁’이 64.5%로 가장 많았고 ‘계좌 및 지로입금’이 뒤를 이었다. 한때 인기를 끌던 ARS방식의 성금모금은 1%에 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ARS나 인터넷 등을 통한 모금은 한때 인기였지만 금세 시들해졌다.”며 “전통적 방식으로 기부하면 봉사를 했다는 뿌듯함도 크고, 기부한 물품의 전달과정을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성금은 이렇게 쓰인다 공동모금회에는 성금모금만 담당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어 사업은 다른 사회복지시설 등에 적절히 예산을 지원해주는 형식으로 배분된다. 전체 성금의 75%가 저소득계층의 생계비지원에 사용돼 시설보호자보다 차상위계층 등을 지원하는 데 집중한다. 조산아가정·노숙자·외국인노동자 등 기획사업도 진행한다. 성금기탁자가 대상자를 직접 지정할 수도 있다. 재난구호 등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도 사회복지단체 등을 통해 지원한다. 특히 이번 남·동남아시아 쓰나미피해 복구를 위해 총 130만 달러 규모의 지원금도 ‘대한민국 국민’의 이름으로 지원한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익명의 큰손·1000원 개미군단도 동참 앞장 해마다 세밑이면 이름을 밝히지 않고 선행을 베푼 익명기부자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곤 한다. 지난해 서울시 모금회에 온정을 베푼 익명기부자들의 사례를 유형별로 알아본다. ●‘티끌모아 태산…일상형’ 서울시 모금회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철 무인모금함의 기부액이 560만원에서 1430만원으로 급증했다. 구세군 자선냄비에도 지난해보다 1000원권 지폐가 부쩍 늘었다. 구세군 관계자는 “목표액 달성에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이 바로 1000원 지폐”라고 설명했다. A상가번영회는 새해 첫날 등산객에게 음식을 팔아 거둔 판매액 170여만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했다. 모금에 참가한 상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웃들과 선행을 베푸는 것으로 새해를 시작해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의 선행을 알리지 마라…이순신형’ 몇년째 ‘구산동 결핵촌’에 사는 저소득주민들을 위해 쌀 수백부대를 나눠줘 주민들로부터 ‘얼굴없는 천사’로 불리는 B씨는 올해도 쌀 1만 4000㎏을 전달했다. 금액으로는 3150만원에 해당한다.B씨는 회사이름을 가린 차량을 이용,‘회사직원’이라고만 답하는 사람을 통해 집집마다 쌀을 배달해주기까지 했다. 주민들이 여러번 직접 차량의 뒤를 밟아봤지만 끝내 B씨의 신원을 밝히는 데 실패했다고 전한다. 이같은 유형은 구세군 모금활동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부산에서 2000만원,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1300만원이 든 봉투가 연이어 발견돼 선행의 열기를 이어갔다. ●‘명의 도용…장발장 형’ 신원을 밝히면 기부를 하지 않겠다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하던 D씨는 쌀을 기탁하면서 명의도용(?)까지 했다. 지난해 말 창5동사무소에는 사회담당 공무원이 주문한 것이라며 쌀 4000㎏이 배달됐다. 동사무소 직원들은 수년간 기부사실을 숨겨달라며 쌀을 전달하던 D씨가 벌인 일이라고 짐작은 하지만 현금으로 쌀값을 내는 바람에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이밖에도 E자치구 환경미화원들은 각종 수당을 모아 185만원의 성금을 내는가 하면, 수년째 치매·중풍노인들을 무료진료하면서 매달 30만원씩을 기부하는 한의사 F씨 등 남몰래 이웃돕기에 동참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서울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조규환 회장은 “이들 덕분에 우리 사회가 따뜻하게 유지된다.”며 “또다른 익명기탁자들의 선행이 더욱 확산되길 바란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개인 중심·정기적 기부 확산시켜야 기부문화가 정착되려면 무엇보다 정기적인 기부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이상일 교수는 “연말에 집중되는 모금활동은 1회성이기는 하지만 매년 정해진 시기에 열린다는 정기성도 갖고 있다.”며 “개인이 중심이 되는 선진국형 기부문화가 정착될 때까지는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에서 개인소득의 일정액을 기부하는 방식이 정착되려면 노사 양측의 협력이 필요하다. 외국계 건설회사인 한미파슨스는 매년 연봉협상시 일정액의 ‘사회공헌기금’을 개인이 직접 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제일은행,KT, 삼성SDI 등에서는 직원이 기부한 액수만큼 회사도 기부하는 ‘매칭펀드’방식을 채택해 수억원의 기부액을 조성한다. 태평양은 경영진이 ‘월급 1%모으기 운동’을 독려하고 있다. 일반인은 정액을 복지단체에 주기적으로 기부하는 약정방식이 확산돼야 한다. 서울시 모금회측 관계자는 “이같은 분위기에 동참하려는 분위기가 높지만 기부에 참여하는 기업 및 개인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기부금의 수혜자가 법인일 때만 기부자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미신고시설이나 저소득층을 직접 지원하려 해도 한계가 따른다. 직접 복지시설에 기부하는 지정기부금의 세제혜택도 적어 대형 기관에만 기부금이 모이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개구리 우는 생태연못 54곳 조성

    남산 등 도심의 산에 개구리와 가재 등이 살 수 있는 생태연못 54곳이 조성된다. 서울시는 6일 남산 북악산 북한산 인왕산 등 4개 산의 10개 계곡에 소규모 생태연못을 5월까지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규모 생태연못은 동식물들이 살아가는 작은 웅덩이가 발전된 개념이다. 폭 3∼5m, 깊이 1m에 1.5∼2m 높이의 담을 주위에 쌓는다. 연못 내부는 생태계의 원활한 번식을 유도하기 위해 시멘트나 콘크리트 대신 자연석으로 꾸민다. 모두 2억 5000만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 소규모 생태연못 조성 사업이 탄력을 받은 것은 최근 남산의 웅덩이에서 반딧불이와 개구리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비교적 깨끗한 환경에서만 자라는 지표종인 이들 동물이 출현하면서 도심에서도 자연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에 따라 불규칙한 강수량 탓에 자주 바닥을 드러냈던 웅덩이 대신 물이 마르지 않는 자연 연못을 조성, 동식물이 꾸준히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인공적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다. 서울시 환경국 공원과 관계자는 “상당 부분 파괴됐던 도심 속 생태계를 점차 되살리려는 장기적인 계획의 일환”이라면서 “등산로와 떨어진 소규모 계곡 주위를 중심으로 생태연못을 점차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김선욱 법제처-국내 법여성학계 권위자

    김선욱 법제처-국내 법여성학계 권위자

    한국공법학회·한국여성학회 이사를 지내며 국내 법여성학계의 몇 안되는 권위자로서 활발한 목소리를 내왔다.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 위원으로 일할 때 법제처와 맺은 인연이 이번 발탁의 배경이 됐다는 후문.‘여성정책담당관’ 도입 등 한국 여성정책에서도 여러 실적을 갖고 있다. 등산이 취미. 꼼꼼한 성격에 일에 대해서는 철저하다는 평.
  • 오거돈 해양수산-내무부 출신 행정전문가

    오거돈 해양수산-내무부 출신 행정전문가

    내무부(현 행정자치부)와 부산시 요직을 두루 거친 자타가 인정하는 부산의 대표적 행정전문가. 고(故) 안상영 시장의 구속에 이은 자살로 2003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시장권한대행을 지낸 뒤 부산시장 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한나라당 후보로 나선 허남식(현 부산시장) 전 행정부시장에게 고배를 마셨다. 등산과 성악이 취미다. 부인 심상애(53)씨와 1남2녀.
  • 불난줄 모르고 새 승객싣고 질주

    불난줄 모르고 새 승객싣고 질주

    3일 서울 지하철에서 50대 남자가 불을 질러 2년 전 대구 참사의 악몽이 재현될 뻔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승객 150여명이 긴급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전동차 3량은 완전히 못쓰게 됐다. ●방화 목격 승객들 옆 객차로 대피만 이날 오전 7시11분쯤 서울도시철도공사 소속 7017호 전동차(기관사 금창성)가 서울지하철 7호선 가리봉역에서 철산역으로 가던 도중 8량 가운데 7번째 객차에서 불이 났다. 목격자 윤순자(66·여)씨는 “6번째 객차에서 50대 중반쯤 되는 남자가 불룩한 등산용 가방과 노란 봉지를 들고 7번째 객차로 넘어왔다.”면서 “그는 경로석에 앉아 무료신문 등을 뭉치더니 우유팩에 든 액체를 뿌리고 라이터를 켰고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붙었다.”고 말했다. 불이 나자 7번 객차에 타고 있던 승객 10여명이 황급히 6번 객차로 대피했다. 오전 7시13분쯤 전동차가 철산역에 도착하자 6,8번 객차에 있던 승객 80여명이 급히 하차했다. 철산역 정차 당시 기관사 금씨는 화재 발생 사실을 몰랐다. 소리를 지르고 지하 2층 승강장에서 지하 1층으로 뛰어나가는 승객들을 본 역무원 3명이 이들의 대피를 돕고 다른 승객의 출입을 통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승강장 맨 앞에서 기다리던 몇몇 승객은 뒤쪽에서 불이 난 줄을 모른 채 전동차에 오르기도 했다. 철산역 손광헌(45) 부역장은 “직원들이 ‘7번 객차에 연기만 자욱할 뿐 불은 보지 못했다.’고 해 진화작업은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불 싣고 달린 전동차…급박했던 순간 10분 기관사 금씨는 광명사거리역에 도착하기 직전에야 육안으로 화재 사실을 확인하고 “객차에 화재가 났으니 광명사거리역에서 모두 내리라.”고 남은 승객 70여명에게 경고방송을 했다. 전동차가 광명사거리역에 도착하자 미리 상황을 파악하고 있던 역무원 2명이 승강장에 있던 소화기로 초기 진화 작업을 펼쳤고, 이 과정에서 승객들도 모두 대피했다. 금씨는 오전 7시22분쯤 불이 꺼진 것으로 잘못 알고 광명사거리역을 출발, 천왕역을 거쳐 오전 7시31분쯤 종착역인 온수역에 도착했다. 하지만 7017호 전동차는 차량 내부가 가연성 물질로 가득찬 구형 차량인 데다 남아 있던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바람에 10분 가까이 불을 안고 달리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급박한 상황에서 수차례나 신호대기에 걸려 온수역 도착도 지연됐다. 불은 온수역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8시54분쯤 완전히 껐다. 처음 불이 붙은 7번 객차와 8번 객차가 전소되고 6번 객차는 절반쯤 탔다. 이날 불이 난 전동차가 가리봉역에서 온수역으로 가는 동안 6대의 전동차가 온수역을 출발, 반대방향으로 달렸지만, 별다른 상황보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검정색 바지 입은 50대 남자 추적 중 경기 광명경찰서는 강력반 형사 20여명을 투입,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검은 바지를 입고 등산용 가방을 멘 173㎝가량의 50대 남자를 쫓고 있다. 정진관 형사과장은 브리핑에서 “다른 목격자를 찾고 있으며, 용의자가 화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인근 병원에 화상환자가 있는지 탐문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훈 박지윤기자 nomad@seoul.co.kr
  • “시무식 격식은 옛말”

    “시무식 격식은 옛말”

    ‘CEO 좌담, 식자재 배달, 디지털 고사(告祀), 신입사원 퍼포먼스, 뮤지컬 관람, 등산….’ 지난해 별난 종무식에 이어 한해를 시작하는 시무식 행사도 격식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퍼포먼스로 열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삼성토탈은 4일 ‘CEO 2005 신년좌담-고홍식 사장에게 듣는다’라는 제목으로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 대표의 좌담을 멀티미디어로 방송하는 형태로 이색 시무식을 개최한다. 좌담은 노사협의회와 사무·연구·생산·영업직·임원·여사원 등 부문·계층별 대표 7명이 패널로 참가, 회사의 비전과 경영방침에 관해 질문하면 고 사장이 설명하는 방식으로 40분간 진행된다. 삼성에버랜드 유통사업부는 3일 양재길 부사장 등 임직원 150명이 40만명분에 달하는 식자재를 배식차량 110대에 싣는 작업으로 시무식을 대신한다. 현대건설은 시무식 대신 이지송 사장과 본부장들이 본사 현관에서 출근하는 직원을 맞이하면서 덕담을 건네고 남자 직원에게는 찹쌀떡을, 여자 직원에게는 복주머니를 각각 나눠줄 예정이다. 남양알로에는 이병훈 사장 등 임직원 99명이 참석한 가운데 5일부터 4일간의 일정으로 금강산을 찾아 시무식과 함께 세미나, 구룡연 등반, 온천욕, 교예단 공연 관람, 단합대회 등 다양한 새해맞이 행사를 갖는다.LG칼텍스정유는 3일 본사 아모리스홀에서 열리는 시무식 때 처음으로 신입사원 퍼포먼스를 곁들일 계획으로 신입사원들은 한달가량 배운 탭댄스와 타악기 연주, 합창 등을 500여명의 임직원 앞에서 선보이게 된다. 올림푸스한국은 자사의 발전뿐 아니라 정보기술(IT)한국의 성장도 함께 기원하는 의미로 디지털카메라, 디지털 솔루션 등 자사제품을 상에 올리고 돼지머리는 PDP 모니터에 비쳐진 돼지머리 이미지로, 고사돈은 카드 판독기에 교통카드를 대는 것으로 대신하는 ‘디지털 고사’로 시무식을 진행한다. 웅진닷컴은 3일 임직원 600여명과 직원 가족을 초청, 서울 정동 팝콘홀에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를 관람하는 이색 시무식을 연다. 스벤슨과 마리프랑스 보디라인의 한국지사인 CCK는 99%인 여성 직원을 위해 3일 시무식에서 두피와 몸매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직원들은 이 가운데 원하는 것을 택해 무료로 서비스 받는다. 미용기업인 ㈜준오헤어는 2일 건국대에서 직원 장기자랑으로 시무식을 대신하기도 했다. 산업부 golders@seoul.co.kr
  • 원스톱 쇼핑 우리는 구로서 한다

    원스톱 쇼핑 우리는 구로서 한다

    “스포츠·아웃도어 제품의 장단점을 서로 비교·분석해 구입하세요.” 주 5일 근무제 실시와 웰빙 바람에 힘입어 스포츠·레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포츠·아웃도어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같은 흐름에 따라 백화점에 매머드급 ‘스포츠·아웃도어전문관’이 등장했다. 최근 문을 연 애경백화점 구로점 ‘스포츠·아웃도어 전문관’이 그곳이다. 지하철 구로역과 연결된 애경백화점 구로점 3층에 500여평 규모로 꾸며진 ‘스포츠·아웃도어 전문관’은 스포츠웨어·신발, 등산의류 등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를 한데 모아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매장이다. ●헤드·콜맨등 19개 브랜드 제품 한곳에 헤드·엘레쎄·나이키·휠라 등 스포츠 브랜드를 비롯, 코오롱스포츠·컬럼비아·콜맨·팀버랜드 등 아웃도어 브랜드를 포함해 19개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입점해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애경백화점 구로점 영스포츠 최광렬 과장은 “불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주 5일 근무제와 웰빙 열풍으로 스포츠·아웃도어 시장은 크게 확대돼 백화점들이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며 “전문적인 공간에서 다양한 스포츠·아웃도어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전문관을 오픈하게 됐다.”고 밝혔다. ‘스포츠·아웃도어 전문관’의 가장 큰 특징은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를 ▲정통 스포츠 ▲스포츠 캐주얼 ▲아웃도어 등 부분별로 세분해 모아 놓아, 소비자들이 쉽게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만난 김정석(21·대학생)씨는 “백화점에는 몇개 브랜드만 입점해 있어 지금까지 스포츠·아웃도어숍이 밀집한 동대문운동장 등을 주로 이용해 왔다.”며 “이곳을 둘러보니 전문관답게 다양한 브랜드가 갖춰져 있고 유명 고급 브랜드보다 대중적인 브랜드가 많아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통 스포츠의 주요 브랜드는 프로스펙스·헤드·휠라·아디다스·나이키·우들스,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는 EXR·SS311·엘레쎄 등이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에는 코오롱스포츠·컬럼비아·콜맨·팀버랜드 등이 있다. ●흡습·방풍·보온 기능 등 점검해야 애경백화점 구로점 스포츠·아웃도어 담당자인 곽희원씨는 “아웃도어 제품을 선택할 때는 무엇보다 흡습·방풍·방수·보온성 등 적합한 기능성을 갖고 있는지, 보관·휴대가 간편한지 등을 꼼꼼히 따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로스펙스는 운동화·트레이닝복·가방·아웃도어 의류 등을 선보였다. 여자 트레이닝복인 ‘LL-Y98’이 주력상품. 색상이 무난하면서 지퍼선이나 목 칼라선에 포인트를 주어 생동감이 있다. 가격은 11만 2000원(세일가). 헤드는 기능과 패션을 동시에 추구한다. 트레이닝복 20만원대, 재킷 20만∼32만원대, 스키복 상하의는 55만∼66만원이다. 강렬한 색깔의 대비로 역동적인 모습을 표현한 휠라는 2∼3회의 공기 투입으로 내피를 입은 것과 같은 보온효과를 지닌 스키·스노보드복을 30만∼50만원에 내놓았다. 스포츠캐주얼 브랜드인 EXR는 스포츠웨어를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이 특징.20∼30대를 주소비층으로 삼아 신체적인 건강미를 강조한다. 가격은 스웨터 15만원대, 재킷 20만∼30만원, 가방은 5만∼6만원이다.SS311은 독특하고 고품격 브랜드로 오리털 점퍼를 주력상품으로 출시했다. 가격은 오리털 점퍼 27만 9000원대, 스키복이 36만 7000∼55만 8000원. 엘레쎄는 고급스럽고 탄력있는 건강함이 컨셉트이다. 신발 8만∼9만원, 트레이닝복 세트는 22만∼25만원이다. 아웃도어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는 쾌적하고 편안함을 주는 고기능·고품질을 추구한다. 재킷 30만∼50만원, 신발 17만∼19만원, 티셔츠는 10만∼15만원. 컬럼비아는 마니아부터 일반인까지 폭넓게 애용된다. 티셔츠 2만 8000∼12만 8000원, 재킷 11만 8000∼61만 5000원이다. ●젊은층 입맛에 맞춰 매장 꾸며 친구와 함께 온 진정희(28·여·회사원)씨는 “본격적인 스키시즌을 맞아 스키복을 보러 나왔다.”며 “몸이 약간 복스러운 만큼 깔끔하고 심플한 라인으로 날씬해 보이는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말했다. ‘스포츠·아웃도어 전문관’은 특히 매장의 진열을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현대적인 감각을 지닌 스타일로 꾸며 젊은 세대의 발길을 잡는다. 매장 동선을 기존 백화점 동선보다 1.5배 이상 넓혀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모형 암벽타기 등을 설치함으로써 아웃도어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트·렌·드· ‘패밀리 룩’등 세 갈래 올해 2004년 스포츠·아웃도어 트렌드는 주 5일 근무제로 스포츠·레저문화가 본격적으로 자리잡으면서 ‘패밀리룩(가족단위 패션)’과 스포츠와 기능성이 접목된 패션인 ‘캐주얼 스포티즘’, 아웃도어에 도시적 감각을 적절히 가미한 ‘아우트로’ 패션의 확산이 주요 이슈로 꼽힌다. ‘패밀리룩’은 가족단위 쇼핑과 레저활동에 주로 활용되고 있으며, 캐주얼 스포티즘 확산은 소비자의 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충족시켜 준 것이 기폭제가 됐다. 아우트로는 등산·인라인스케이트·스노보드 등 어느 스포츠 종목과도 조화를 이룰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애경백화점 구로점 영스포츠 최광렬 과장은 “올해는 여가와 레저뿐 아니라 도심 생활속에서도 스포츠를 매개로 한 패션 스타일인 ‘캐포츠(스포츠웨어를 평상복으로 디자인한 패션)’제품들이 휩쓴 한해였다.”며 “이 트렌드는 신체적 건강미를 강조하는 만큼 남성들마저도 미용과 자기관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메트로 섹슈얼족을 탄생시키기도 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내년 2005년은 진과 아웃도어 제품이 전체 트렌드를 이끄는 가운데 입기가 편안하면서도 패션성을 강조한 스타일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 [조용섭의 산으路] 지리산 천왕봉

    [조용섭의 산으路] 지리산 천왕봉

    2004년 한해가 저문다. 조용히 산자락으로 들어가 지난 한해를 정리하며 새로운 희망으로 새해를 맞는 것도 매우 뜻있는 일이다. 이런 사색(思索)의 산행을 하기에는 지리산 동쪽자락, 해발 1430m고지에 자리잡고 있는 치밭목대피소가 좋다. 그 어느 곳보다도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이 있고, 천왕봉의 새해 해돋이 산행도 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쪽으로 탁 트인 대피소 앞마당에서도 일출을 맞을 수 있다. 산행은 경남 산청군 삼장면 유평리의 윗새재마을에서 시작하는 코스로 잡았다. 아쉽게도 윗새재마을로 연결되는 대중교통이 없다. 자가용이나 산청군 시천면 덕산에서 택시로 접근하여야 한다. 윗새재마을에서 조개골산장 왼쪽으로 등산로가 열린다. 이내 큰 계곡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를 건너며 ‘신밭골’로 들어서게 된다. 조개골은 아직도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계곡이다. 이 옆으로도 길이 있으나 ‘비지정로’로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 신밭골길은 호젓하고 편안하다. 하지만 주름진 지능선을 넘어가는 곳에 설치된 나무계단을 몇 번 오르노라면 호흡이 가빠진다. 깨끗한 숲에 눈길을 두어가며 1시간30여분 걷다 보면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무재치기폭포 이정표를 만나면 배낭을 벗고 잠시 계곡쪽으로 내려가서 계곡 상단에 걸려있는 웅장한 폭포의 모습을 감상해보자. 요즘엔 청빙으로 꽁꽁 얼어붙어 있는 모습이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까울 정도다. 급경사 계단길이 끝나는 지점의 오른쪽으로 무재치기 전망대가 있다. 폭포를 가까이서 볼 수 있으나 벼랑을 이루고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산길은 계곡을 한 번 더 건너면서 돌이 많은 길을 걷게된다. 의외로 길이 멀다는 느낌을 받으며 거친 숨을 내쉴 때쯤이면 치밭목대피소에 도착하게 된다. 치밭목대피소는 산악인 민병태씨가 관리하고 있는 곳으로 산꾼들이 즐겨찾는다. 라면·간식·주류 등 필요한 것을 구입할 수 있다. 치밭목은 취나물이 많이 나오는 곳이라하여 붙인 이름이란다. 우선 대피소에 숙박등록을 해야 한다. 그리고는 추위와 바람, 혹은 쌓인 눈으로 꼼짝도 하기 싫겠지만 대피소 주변을 서성여보자. 칼바람을 품은 신갈나무가 웅웅거리며 보내는 ‘자연에 순응’이라는 메시지를 접할지도 모를 일이다. 새해 일출을 맞이하려면 적어도 새벽 3시에는 일어나 옷차림을 단단히 하고 깜깜한 산길을 나서야 한다. 대피소에서 써래봉∼중봉∼천왕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잘 나있어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다. 오르내림길에 설치된 철계단을 지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써래봉이나 중봉에서 보는 일출도 무척 아름답다. 번잡함이 싫거나, 체력에 부담이 가면 무리하지 말고 이 곳에서 일출을 맞는 것도 좋다. 하지만 체력이 된다면 천왕봉의 해맞이야말로 일생에 한번은 꼭 봐야 할 장관이다. ●교통 자가용:대전∼진주고속도를 이용 단성IC에서 빠져나와 20번 국도로 덕산(시천면)→59번 지방도로 대원사 주차장→ 윗새재마을 진입(주차장이 없으므로 산장 등에 양해를 구하거나 길옆에 주차) 대중교통:진주에서 대원사나 중산리행 버스 이용 덕산에서 하차. 덕산에서 윗서재마을까지 택시(1만 8000원). 진주시외버스터미널(055-741-6039), 덕산택시(055-992-9393), 개인택시(055-992-6363) ●숙박과 음식 대부분의 음식점이 민박 등 숙박을 겸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 조개골산장(055-972-7869)과 비둘기봉산장(055-972-8569)을 들 수 있다.
  • 司試 최종합격자 4인 “나의 성공담”

    공부에 왕도(王道)는 없다. 그러나 각종 국가시험의 합격자들이 반드시 지켰던 철칙은 있다. 지난 23일 발표된 제46회 사법시험 최종 합격자들에게도 역시 공통점은 있었다. 수석합격 홍진영(23·여), 최고령합격 서재옥(49), 최연소합격 박일규(21), 군법무관 최고득점 고건영(26)씨가 전하는 ‘나의 합격기’를 간추린다. 합격생들은 어떤 과목이든 기본서 한 권을 최대한 빨리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1차 과목이든 2차 과목이든 여러 권의 기본서를 보는 것은 낙방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고건영씨는 “한 권의 기본서를 보는 것에 불안감을 느껴 여러 권의 기본서를 보는 수험생이 있지만 결국에는 시간낭비”라고 말했다. 자신이 공부하던 기본서를 제쳐두고 출제위원으로 예상되는 교수의 기본서로 도중에 바꾸는 것도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느 기본서나 핵심은 다 소개돼 있다는 것이다. ●“기본서로 단권화 작업을 해라” 처음에는 기본서, 판례집, 기출문제, 모의고사, 단문집 등 다양한 형태의 수험서로 공부를 시작하라고 권한다. 그러나 시험일자가 다가올수록 수험서를 줄여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1차 시험의 경우 초창기에는 기본서·판례집·문제집을, 중반기에는 기본서·판례집을, 후반기에는 기본서만 보라는 것이다.2차 시험도 초창기에는 기본서·케이스집·단문집을, 중반기에는 기본서·케이스집을, 후반기에는 기본서만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방법을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 권의 기본서에 보완해야 할 내용을 메모하거나 붙여넣는 단권화 작업은 필수다. 홍진영씨는 “과목별 개인노트를 따로 만들지 않고 기본서에 모든 내용을 담는 단권화가 필요하다.”면서 “단권화 작업이 돼야 시험 1∼2개월을 남기고 정리학습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학원수강이나 강의테이프는 보완수단일 뿐” 학원수강이나 강의테이프를 듣는 것은 기본서를 이해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홍씨도 “통학하면서 강의테이프를 반복하면서 들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고씨는 “준비 초기 3개월 코스로 운영되는 사설학원의 강의가 이해력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됐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은 수강이나 강의테이프는 보충수단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서를 반복해서 공부하면서 개념을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학원강의를 들을 때는 이해됐다고 느껴졌던 부분도 막상 답안을 작성하려면 어려워지는 이유는 스스로 개념 파악이 안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서재옥씨는 “학원에서는 출제비중이 높은 것 위주로 이른바 ‘찍어주기식’ 강의를 하게 된다.”면서 “찍어주기식 강의를 과신하면 부분적 공부로 이어질 수 있어 정작 시험에 응용문제가 나오면 당황하게 된다.”고 말했다. ●“기출문제에 충실하라” 기출문제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합격생들의 조언이다. 이미 출제된 문제라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박일규씨는 “1차든 2차든 사법시험에 나온 개념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출제된 것”이라면서 “과거에 중요한 개념은 지금도 중요한 개념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사시 1차 준비 초기에는 수년치 기출문제집을 풀면서 거꾸로 개념을 이해하는 방법을 쓴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박씨는 2차 준비도 같은 방법을 썼다고 덧붙였다. 즉, 지금까지 출제됐던 2차 케이스 문제가 요구하는 개념을 기본서에서 찾아가면서 공부했다는 것이다. 대학 시험 때 종종 사용되는 ‘오픈 북’ 방식으로 2차 기출문제를 푼 것이 성과를 봤다는 것이다. ●“결국 체력이 관건” 사시는 결국에는 체력싸움이라고 했다. 일주일에 하루쯤은 과감히 공부를 잊고 등산이나 농구·조깅 등으로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체력의 중요성을 누구나 알면서도 너무 쉽게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공부시간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예를 들어 ‘하루 10시간 공부’라는 자신만의 목표를 채우기 위해 무조건 도서관에 앉아 있지 말고 과감히 밖으로 나가라는 것이다. 강충식 강혜승기자 chungs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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