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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이프 코리아] 주5일근무 이후 산악사고 급증

    [세이프 코리아] 주5일근무 이후 산악사고 급증

    “포천소방서입니다.”(상황실) “여기 운악산인데요. 다리를 찍혔어요.”(신고자) “다리를 찍히다니요?”(상황실) “일행이 발등을 접질려 움직일 수 없어요. 급히 좀 와 주세요.”(신고자) 일요일인 14일 오후 2시24분. 경기도 포천소방서 119상황실에 한 남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함께 산행을 하던 일행이 다쳐 꼼짝을 못한다며 긴급 구조요청을 한 것이다. 신고를 접수한 포천소방서는 바로 구조대와 구급대에 출동 지령을 내리고 경기도 소방본부에 헬기 지원을 요청했다. 부상자의 위치가 경기도 가평 운악산 정상부근이어서 구조대가 걸어서는 도저히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헬기는 1시간가량 지난 오후 3시20분쯤 현장에 도착, 환자를 무사히 병원으로 이송했다. 지난 13일 오후 3시33분쯤엔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 칼바위 부근에서 A(50)씨가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A씨는 부상정도가 심해 더 이상 걷지 못하자 119구조대에 긴급구조를 요청, 가까스로 헬기의 도움을 받아 내려왔다. 이에 앞선 11일 오후 4시48분쯤에는 경남 남해군 남해읍 과읍산 7부 능선에서 산행을 하던 B(56·여)씨가 7m 아래로 굴러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주 5일제 근무가 시행되면서 주말을 이용해 여가활동을 즐기기 위해 산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와 함께 등산 중 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전국의 국립공원을 찾은 탐방객은 한 해 평균 2309만명에 이른다. 전체 국민의 절반이 국립공원을 한 번씩 찾은 셈이다. 특히 날씨가 좋은 4∼5월, 휴가철인 8월, 단풍철인 10∼11월에는 탐방객들이 많이 몰린다. 4월에는 평균 227만명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숲이 우거지기 시작하는 5월에는 242만명, 휴가철인 8월엔 303만명이, 단풍철인 10월에는 397만명이 각각 산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립공원만으로 관악산이나 수락산 등 입장료를 내지 않는 산까지 포함하면 등산객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와 같이 산행인구가 몰리는 4∼5월과 10월엔 사고도 큰 폭으로 증가해 탐방객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특히 사고는 입장료를 내는 국립공원 같은 유명산보다 가까운 생활주변의 산에서 오히려 많이 발생한다. 소방방재청이 2003년부터 3년간 산악 사고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모두 1만 2915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207명이 숨지고,768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119구조대가 출동한 횟수도 1만 112건이나 된다. 사고는 주말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는 4월의 경우 2003년에는 206건이었으나 지난해엔 424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10월의 경우도 2003년 538건에서 773건으로 235건이나 증가했다. 등반사고가 가장 많았던 산은 서울의 관악산으로 꼽혔다. 이어 북한산, 설악산 순이었다. 험한 산보다 주변 가까운 데 있으면서 편하게 올라갈 수 있는 곳에서 의외로 사고가 많았다. 관악산은 서울 관악구, 금천구, 경기 과천시, 안양시 등 여러 방면에서 올라 갈 수 있기 때문에 수도권 주민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등산을 즐기는 곳이다. 게다가 입장료 부담도 없어서 직장모임이나 동창회 등 산행모임 장소로 선호하는 산이다. 별다른 준비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에 나서다 보니 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관악산에서는 2004년 한 해 5명이나 목숨을 잃고,205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해에도 1명이 숨지고 287명이 다쳤다.119구조대 출동도 서울과 경기도 소방본부를 합쳐 320건이나 됐다. 북한산도 사고 다발지역으로 꼽힌다.2004년에 3명이 숨지고 180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해도 1명이 숨지고 221명이 다쳤다. 설악산에서도 지난해 1명이 숨지고 222명이나 부상을 입어 각각 등산사고 다발지역 1,2,3위를 차지했다. 입장료를 받지 않아 서울 동북부 주민들이 즐겨 찾는 수락산도 2004년에 1명이 숨지고 132명이 부상을 입었고, 지난해에도 1명 사망과 113명이 부상을 당했다. 도봉산 역시 지난해 1명이 숨지고 86명이나 부상을 입었다. 소방방재청 서종진 재난종합상황실장은 “등산객이 많은 요즘 주말엔 전국에서 평균 20∼30건의 구조요청이 접수된다.”면서 “이중 상당수는 등산객의 부주의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신체여건을 고려해 항상 주의를 기울이는 것만이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산악 안전사고 유형은 등산길에 가장 많은 사고가 실족이다. 이어 등산로 이탈사고다. 소방방재청이 최근 3년 동안 5월에 발생한 산악사고 1330건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실족사고가 30.7%로 가장 많았다. 거친 등산로에서 발을 접질리거나 헛디디면서 발생한 것이다. 실족하면 단순히 걷지 못하기도 하지만 낭떠러지나 계곡으로 굴러 사망 등 참사로 이어지곤 한다. 실족에 이어 26.7%가 ‘등산로 이탈 및 실종사고’이다. 너무 늦은 시간에 하산을 하거나 깊은 산에 들어갔다 조난을 당하는 사례가 해당된다.‘탈진·호흡곤란·마비’ 등 신체적 이상도 22.9%에 이른다. 등반하다 탈진하거나 호흡 곤란증상이 생기면 빠른 조치가 어려워 종종 사망사고로 이어진다. 실제로 지난달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구기동 북한산 청수동 암문 부근에서는 김모(60)씨가 갑자기 쓰러진 것을 지나가던 등산객이 구조를 요청해 119구조대가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등산사고는 주말과 공휴일에 집중된다. 지난해 5월 발생한 591건의 사고를 요일별로 분석한 결과 평일에는 보통 30∼50여건의 사고가 발생했지만 토요일엔 79건, 일요일엔 303건으로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산을 오르는 시간대보다 하산할때 사고가 잦다. 산을 오를 때인 오전 9∼10시는 20∼30건의 사고가 나지만 하산할 때인 오후 3∼5시엔 45∼50건에 이른다. 산을 오를 때는 바짝 긴장을 하지만, 내려올 때는 긴장이 풀어지는 데다 힘이 빠진 상태여서 사고를 당하기 쉽다. 사고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안전불감증이다. 출입이 금지된 곳을 오르다 사고를 당하곤 한다. 지난 14일 북한산 향로봉과 비봉 사이에서도 진입이 금지된 곳을 아슬아슬하게 올라가는 등산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관악산은 바위가 많은 돌산이어서 눈·비가 올 때 미끄러지는 사고가 많다. 연주암, 마당바위 등에서 사고가 집중되고 있다. 북한산은 산세가 험한 백운대, 포대능선, 칼바위, 향로봉, 비봉 등지가 위험지역이다. 수락산에선 철모바위, 코끼리바위, 깔딱고개 주변에서 사고가 많고, 도봉산은 만장봉, 보문능선, 원통사 지역이 사고다발지역으로 꼽힌다. 북한산 인수봉과 도봉산의 와이어 계곡 주변에서는 암벽사고가 많다. 산행 중 음주도 사고의 중요한 원인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사고 처리를 위해 현장에 출동해 보면 피해자 가운데 상당수가 음주상태”라면서 “음주 산행은 안전사고의 또 다른 ‘복병’”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소방본부가 분석한 결과 2001년에 출동한 543건 가운데 87건이 음주로 인한 사고이고,2002년에도 508건 가운데 89건이 음주사고였다. 특히 등산 중 음주로 인한 사고는 국립공원인 북한산이나 도봉산보다 관악산과 수락산, 청계산 등지에 많다. 등산로 곳곳에서 불법으로 술을 팔기 때문으로 당국은 마땅한 단속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김인성의 산울림] 천상화원 지리산 바래봉

    [김인성의 산울림] 천상화원 지리산 바래봉

    # 해발 500m에서 정상까지 철쭉꽃의 향연 매년 5월이 되면 지리산 국립공원 북서쪽에 위치한 바래봉(1165m)은 붉게 불타오른다. 바래봉 정상에서 남쪽편 팔랑치로 이어지는 능선에 옹기종기 핀 철쭉들이 연분홍꽃으로 ‘천상화원(天上花園)’을 만들어 놓는 것. 바래봉 철쭉은 다른 어느 곳보다 화사하다. 주변에 잡목 한그루 없는 초원 능선에서 철쭉이 피어나기 때문. 잎이 작고 유난히 꽃이 크다. 융단처럼 깔린 푸른 잔디 위에 붉게 피어 화원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이 바래봉이다. 바래봉이 철쭉꽃으로 물들 때면 전국에서 등산객들이 몰려든다. 특히 꽃사진 촬영을 즐기는 사진 동호인들에게 가장 확실한 철쭉꽃 촬영 기회를 제공해 주는 곳이 바래봉이다. 숲이 울창했던 바래봉이 초지로 변한 것은 1970년대 초. 한국과 호주가 면양목장을 운영하면서부터다. 면양을 방목하기 위해 689㏊에 달하는 면적의 수목을 베어내고 초지를 조성했던 것. 이때 산철쭉 종자도 함께 들여왔다. 산철쭉은 독성이 있어 양이 먹지 않게 되자 자연적으로 철쭉군락지가 형성되었다. 바래봉 철쭉은 해발 500m부터 정상부까지 이어져 있다. 아래쪽부터 차례로 꽃을 피우기 시작해 5월 내내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산행 길잡이 산행시작은 전북 남원시 운봉읍 용산리 바래봉 주차장. 운봉읍에서 바래봉 주차장는 1.5㎞ 정도 떨어져 있다. 올해는 이곳에서 제1회 지리산 바래봉철쭉 가족등반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주차장을 지나 포장도로를 10여분 정도 오르면 운지사와 바래봉 등산로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바래봉을 오르는 방법은 3가지. 주 등산로와 다소 가파른 운주사길, 그리고 갈림길에서 40m 떨어진 능선길 등이다. 필자가 택한 것은 능선길. 차들이 지날 만큼 넓은 비포장길에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20분 정도 오르면 철쭉샘. 이곳에서 식수를 준비하면 된다. 철쭉샘을 지나 가파른 길을 20여분 오르다 보면 운지사 입구 능선길과 만난다. 운봉읍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이곳에서 15분정도 더 올라가면 등산로 왼쪽 철쭉능선 사이에 초지로 뒤덮인 바래봉 정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목책이 설치된 등산로 양쪽은 철쭉군락. 경치를 감상하며 20분 정도 가면 바래봉 식수대가 나온다. 이곳에서 바래봉 정상에 오른 다음, 능선을 따라 내려오는 것이 좋다. 바래봉 정상에 서면 동쪽의 천왕봉, 남쪽의 반야봉, 그리고 서쪽의 노고단에 이르는 지리산 주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산 바래봉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뻗은 철쭉 군락지를 따라 팔랑치까지 간다. 이곳에서 목책을 따라 헬기장 쪽으로 오르면 곧은 소로가 보인다. 한 사람이 지나갈 정도의 좁은 능선 길. 사람키보다 큰 산죽과 철쭉, 진달래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꽃숲을 헤치며 25분 정도 내려가면 소나무 한 그루가 길을 막고 누워 있다. 울창한 터널을 이룬 잡목숲을 지나 산덕마을로 가는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은 바래봉 주차장으로 가는 길, 왼쪽은 산덕마을 가는 길이다. ●철쭉 군락지 철쭉이 가장 볼 만한 곳은 바래봉 아래 갈림길에서 팔랑치 방향으로 2㎞에 달하는 능선과 바래봉 정상 북서쪽. 기온차로 인해 예년보다 10일 정도 개화가 늦어지고 있다. 해발 900m까지는 5월15일쯤에, 정상 부근은 5월20일쯤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교통편 <승용차> 서울방면:호남고속도로 전주IC→17번국도 남원방향→장수·함양방면→요천검문소→운봉삼거리(좌회전)→ 북천삼거리(직진)→축산기술연구소(주차가능)→읍사무소삼거리 → 운봉중학교(주차가능)→주차장, 경남·경북 방면:서해안 고속도로 지리산IC→인월초등학교 사거리→옥계타운→소석마을입구(주차가능)→운지사. <대중교통> 고속버스:서울∼남원간 하루 17회운행.3시간 40분 소요. 인천∼남원간 하루 3회 운행. <현지교통> 남원시내버스 15분∼20분 간격으로 운행.25분 소요. 요금 1700원. 남원고속버스터미널과 남원역 앞에서 탈 수 있다.20인 이상 단체는 원하는 곳까지 시내버스를 대절할 수도 있다. 남원 시내버스(063)631-3116∼7.
  • 한라산의 모든것 담았다

    “한라산 제대로 알고 오릅시다.” 연간 국내외에서 75만여명의 등산객이 찾는 한라산. 한라산 정상에는 누가 처음 올랐을까. 제주도가 9일 발간한 ‘한라산총서’에 따르면 한라산 정상에 오른 기록을 처음으로 남긴 사람은 조선조 학자인 임제(1549∼1587)다. 과거에는 급제했으나 정치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전국을 유람했던 임제는 1577년 11월에 제주에 왔다가 한라산에 오른 후 ‘남명소승’이라는 등정기를 남겼다. 임제는 2월 중순 한라산 등반에 나섰지만 변덕이 심한 날씨가 발목을 잡자 ‘신이시여, 밝은 아침에 밝은 햇빛을 보게 하소서’라는 ‘발운가’를 짓는 등 간절한 기도 끝에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한라산에서 최초로 비박(노숙)을 한 인물은 구한말 의병장으로 유명한 최익현(1833∼1906)이다. 흥선대원군에게 맞서다 제주도에 유배된 최익현은 ‘유한라산기’에서 1875년 2월 제주목을 출발, 동쪽마을인 죽성을 거쳐 탐라계곡, 삼각봉, 백록담 북벽으로 정상에 오른 후 남벽으로 하산, 선작지왓의 바위돌에서 잠(비박)을 잤다고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으로는 독일인 지그프리트 겐터(1870∼1904)가 처음으로 한라산 정상에 올랐다. 신문기자이자 지리학박사인 겐터는 1901년 정상에 올라 무수은기압계 2개를 이용, 가장 가파른 곳에 있는 최외각 분화구(백록담)의 높이가 1950m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냈다. 한라산 최초의 조난사고는 1948년 1월 한국산악회 5명이 등정에 나서 전탁 대장이 탐라계곡에서 악천후로 조난, 사망했다. 전 대장 일행은 요즘 등산 애호가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한라산 최초의 적설기(눈이 많이 내리는 시기) 공식 등반이기도 하다. 1601년 선조의 특사자격으로 제주에 왔다 한라산을 오른 김상헌(1570∼1652)은 ‘남사록’에서 ‘얕은 곳은 종아리가 빠지고 깊은 곳은 무릎까지 빠진다.’고 백록담의 깊이를 기록했다. 2003년 7월 한라산연구소 조사결과 백록담은 최대 만수위시 최대수심 4.05m, 담수량 5만 7000t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1948년 제주 4·3사태가 일어나자 10월 해안선으로부터 5㎞ 떨어진 한라산 중산간지대에 대한 입산금지령을 내려 1954년 가을 해제될 때가지 한라산은 암흑시대였다. 5공화국 시절에는 실권자가 한라산 등반에 나서자 제주의 유지들이 줄을 대기 위해 정상까지 살아있는 다금바리를 공수했다는 웃지 못할 소문도 전해진다. 군사 독재권력은 눈 덮인 겨울 한라산 정상에서 최고급 어종인 살아있는 다금바리회를 먹을 수도 있었다. 제주도를 찾은 전두환 대통령 경호에 나선 공수부대원을 태운 헬기가 한라산에 추락,50여명이 사망했으나 당시에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4월말 현재 등산객은 21만 43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만 643명보다 10% 늘어났다.”면서 “주 5일제 확산과 웰빙바람 등으로 한라산을 찾는 등산객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한편 제주도는 2억 5400만원을 투입, 한라산의 자연과 생태, 경관, 역사, 문화 등의 10개 분야와 동·식물 목록이 포함된 모두 11권짜리 ‘한라산총서’를 펴냈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도심서 30분거리 ‘철쭉 명소’

    “도심근처 철쭉 보러 오세요.” 경기도녹지재단은 9일 본격적인 철쭉의 계절을 맞아 화려한 자태의 꽃들을 감상할 수 있는 산과 공원 등 ‘철쭉 명소’ 4곳을 소개했다. 이중 남양주 축령산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자생철쭉 군락지역으로 3∼4m 높이에 달하는 20∼50년생의 철쭉이 깎아내린 듯한 절벽과 계곡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어 등산과 꽃구경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다양한 등산로를 따라 피어 있는 복수초와 얼레지, 금낭화 등 형형색색의 야생화와 축령산자연휴양림의 울창한 50∼60년생 잣나무 원시림대는 덤으로 즐길 수 있다. 또 가평군 연인산은 장수봉과 매봉, 칼봉, 노적봉 등 해발 800m이상 봉우리를 따라 피어있는 흰 철쭉과 참나무숲이 어우러진 터널이 등산객들을 맞이한다. 20분이면 오를 수 있는 광명 도덕산은 ‘뒷산’ 꼭대기 3000여평에 산철쭉, 영산홍, 자산홍, 백철쭉 등 3만 그루의 철쭉이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밖에 군포 철쭉동산은 군포시가 지난 99년부터 산본동 1만 7000㎡에 자산홍, 영산홍, 산철쭉, 백철쭉 등 9만 그루를 심어 수도권 대표적 관광명소로 조성한 공원이다. 지난해에는 공원 면적을 능선까지 3만 300㎡ 늘리고 인공폭포를 조성, 도심 속의 쉼터가 되고 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한라산 돈내코 등반로 줄다리기

    ‘생태계가 복원됐다 개방해라.’ ‘한라산 훼손 우려가 있다. 아직은 개방 못한다.’ 12년째 휴식년을 갖고 있는 한라산 돈내코 등반로가 올 하반기 개방될 예정이었으나 문화재청이 제동을 걸고 나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 3억 6000만원을 들여 서귀포시 상효동 돈내코 입구에서 한라산 해발 1500m 평괴대피소까지 데크 및 보호책을 설치, 등반로를 개방키로 하고 최근 문화재청에 승인을 요청했다. 한라산 남쪽지역에서 유일하게 한라산을 등반할 수 있는 이 등산로가 장기간 폐쇄돼 서귀포시 등 산남지역 지역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주민들의 건의에 따른 것이다. 돈내코 등반로는 서귀포시 상효동 공원묘지에서 한라산 남벽 정상에 이르는 9.4㎞구간으로 이 가운데 5.6㎞가 국립공원 구역내에 있어 개방하려면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문화재청측은 “이 등반로는 통제이후 옛 등반로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식생이 우거져 개방하려면 훼손이 불가피해 한라산 전체 보호차원에서 개방 불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돈내코 등반로가 개방되면 산남지역을 찾는 등산객 등 관광인구가 늘어나 지역경기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등반로 개방은 산남 지역주민들의 숙원사업”이라고 말했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CEO칼럼] 꽃으로 배불릴 수는 없다/노영인 동양메이저 시멘트 부회장

    [CEO칼럼] 꽃으로 배불릴 수는 없다/노영인 동양메이저 시멘트 부회장

    너는 언제 나서 자라 벌써 이렇게/작고 이쁜 꽃을 피웠느냐/ 정말이지, 진짜로 눈이 부시구나/그래, 겨울은 을매나 춥고/ 땅속에 있는 것들은 다 잘 있더냐/나는 안다 봄을 가져온/ 이 작은 것들아/너희들의 아름다움, 너희들의 외로움을/ 김용택 시인의 시(詩) ‘정말로 눈이 부시구나’의 한 구절이다. 바쁜 일정에 쫓기다 보면 문학 작품을 가까이 하기 힘들지만 김용택 시인의 시집만큼은 일에 지칠 때마다 가끔 펼쳐본다. 그의 시에서는 고향의 아취가 물씬 배어 나와 마음을 순화시킨다. 시처럼 봄은 그렇게 다가왔다. 춥디 추운 겨울은 잿빛 도심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좀처럼 움츠러들 줄 몰랐다. 그러나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인가 보다. 철 지난 3월의 함박눈 속에서 매화는 섬진강 굽이도는 산자락에 봄을 흩뿌렸다. 성급한 진달래는 새싹이 나기도 전에 연분홍 연지 같은 꽃을 피웠다. 남녘에서 거슬러온 봄소식은 서울 인근의 산은 물론이고, 도심에도 꽃망울을 터트렸다. 서울 여의도 윤중로는 어린아이 속살 같은 벗꽃으로 뒤덮이고, 아파트단지 화단을 개나리가 노랗게 물들였다. 앞서 핀 목련은 벌써 화사한 얼굴에 검버섯이 번지기 시작했고, 그윽한 향기가 일품인 라일락은 뒤늦게 수줍은 듯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달 들어 주말마다 서울 인근 고속도로와 국도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한식이 들어 있는 탓이기도 했지만 교외로 꽃구경 나가는 인파도 적지 않았다. 고속도로뿐 아니라 등산로도 지체와 정체를 거듭했다. 꽃보다 등산객이 더 많아 보였다. 오랜만에 북한산 산행에 나섰다가 ‘꽃 반, 사람 반’에 치여 일찌감치 하산길로 접어들었다. 늘어선 음식점 가운데 한 곳에 눈길이 갔다. 이름하여 ‘꽃밥전문점’. 꽃잎 쌈밥을 파는 곳이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웰빙식인 모양이었지만 왠지 꺼려져 다른 음식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예전엔 우리네도 화전이라 하여 진달래꽃을 얹어 전을 붙이기도 했다. 필자도 어릴 적에 지천으로 핀 진달래꽃을 따서 먹기도 했다. 그러나 모름지기 꽃이란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요즘 ‘우리 사회 분위기’가 떠올라 식사 후에 입가심으로 마신 막걸리가 더욱 텁텁하게 느껴졌었다.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한파로 기업들은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많은 기업들은 고비를 못 넘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살아남은 기업들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체질을 바꾸고 경쟁력을 높였다. 그 결과 좀처럼 끝이 안 보이던 길고 긴 ‘어둠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었다. 한파를 딛고 일어선 기업들은 봄날 화사한 꽃처럼 만개했다. 우리 사회는 보는 것만으로 만족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서둘러 꽃잎을 맛보려고 불을 지펴 화덕을 데우는 모습이다. 물론 기업은 우리 사회의 주요 구성원이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꽃을 다 떼어내고 나면 열매를 맺을 도리가 없다. 설혹 꽃을 먹는다 해도 그 양은 턱없이 부족해 입맛만 버릴 것이다. 지금은 진달래꽃을 따서 화전을 붙이기보다 매화꽃이 매실을 맺고, 그 매실이 튼실하게 자라도록 거름을 북돋울 때이다. 그 과실이 풍성하게 영근 후에 나눠 먹어도 늦지 않다. 그 과실은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사회의 몫이다. 노영인 동양메이저 시멘트 부회장
  • [김인성의 산울림] 강화 석모도 해명산·낙가산

    [김인성의 산울림] 강화 석모도 해명산·낙가산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석모도)에 위치한 해명산(327m)과 낙가산(235m)은 초보자나 가족단위 등산객들에게 알맞다. 산 정상에서 서해바다에 떠다니는 듯한 자그마한 섬들을 바라보는 것이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진달래와 할미꽃이 핀 능선엔 크고 작은 바위들이 어우러져 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 특히 낙가산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일품. 석모도로 향하는 길목인 강화도 외포리. 하얀 갈매기떼 사이로 바다건너 해명산과 낙가산이 눈에 들어온다. 외포리 선착장에서 배로 10여분쯤 가면 석모도의 석포리 나루터에 닿는다. 등산의 기점은 석포리에서 보문사행 버스로 4분정도 거리에 있는 전득이고개다. 이곳에서 서북방면으로 뻗은 능선을 타고 40여분가량 오르면 해명산 정상이다. 해명산 정상에 서면 오른쪽으로 강화도 본섬이, 왼쪽으로 삼량염전과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기자기한 봉우리를 따라 산행하는 묘미가 독특하다. 능선길 좌우측의 바다를 보고 걷노라면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해명산을 출발해 1시간30분 정도면 낙가산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 부근의 천인대(天人臺)라고 불리는 바위 밑에 유명한 눈썹바위와 마애관세음보살상이 있다. 낙가산 정상에서 6분 정도 가면 절고개. 오른쪽으로 200만평에 달하는 송가평 평야가 눈에 들어온다. 절고개에서 서해바다를 보며 500m쯤 내려오면 보문사 담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400여m를 더 내려가면 보문사 주차장. 석모도에서 진달래가 활짝 필 때는 4월15∼22일. 강화도의 별미인 밴댕이는 5월 초순부터 많이 잡힌다. 산행코스(9.9㎞/2시간20분):전득이고개-3㎞(40분)-해명산-2.5㎞(30분)-밤개고개-3.5㎞(45분)-낙가산 눈썹바위-7분-절고개마루-500m(7분)-보문사 먹을거리:어류정 탑재포구에 생선회와 매운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많다. 인삼과 약재를 넣은 강화막걸리가 유명하다. 승용차 : 48번국도를 타고 강화대교를 건너 인삼센터 삼거리에서 좌회전. 찬우물 언덕에서 마니산·보문사 방면으로 우회전. 인산저수지 지나 외포리방향 우회전. 외포리에서 석포리행 카페리 승선. 대중교통 : 신촌~강화직행:첫차 새벽 5시40분.8분간격.4400원. 신촌~외포리 직행:첫차 새벽 5시40분.30분간격.5600원. 강화 외포리~석모도 석포리 카페리:5∼8월은 아침 7시30분부터 운항. 왕복1600원. 일반차량(승용차, 지프차) 1만 4000원.12인승 이상 승합차 1만 4000∼1만 7000원. 왕복 기준 석모도 교통: 석포리∼보문사간 버스가 매시간 10분간격, 석포리∼전득이고개 700원.
  • 산행패션, 칙칙함을 벗어라

    산행패션, 칙칙함을 벗어라

    산과 들에 알록달록 봄꽃이 예쁘기도 하다. 탁한 황사를 피해, 뿌연 공기로 가득찬 도시를 떠나 산을 찾은 사람들의 옷차림은 그 꽃보다도 화려하다. 한걸음 한걸음 뗄 때마다 흘러내리는 땀에도 끄떡없이 내내 상쾌한 기분이 들게 하는 것은 기본. 화사한 색감과 디자인으로 마음도 경쾌하게 하는 게 요즘 등산복이다. 이젠 칙칙한 산행 패션은 가라 봄 산을 찾은 등산객들의 옷은 활짝 핀 개나리 진달래보다 화사하고, 발걸음은 경쾌하다.‘화려한 색상’,‘편하면서도 잘 빠진 디자인’,‘진화된 기능’을 갖춘 등산복으로 맑은 공기를 찾아 나선다. 등산복 패션은 기능과 디자인을 모두 만족시킨다. 방수, 방풍 등 기능이 탁월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몸을 산뜻하게 한다. 무게가 가벼워 착용감이 좋고, 색상도 화사해 굳이 산에 가지 않더라도 캐주얼하게 입을 수 있다. 이제 등산복은 산이나 도심, 어디에서나 요긴한 패션 아이템이다. # 봄빛을 담은 세련된 색상 야외활동을 하는데 하얀색 옷은 부담스럽다. 올해 유행이라는 백색(白色) 바람이 등산복을 비켜간 이유다. 대신 칙칙하고 어두운 색상보다 화려한 색상이 각광받는다. 검정, 회색, 갈색 등 기존 등산복에서 많이 사용된 색상은 한발짝 후퇴했다. 겉옷에도 과감한 색상을 많이 썼다. 코오롱, 라푸마, 헬리한센, 노스페이스 등 각 브랜드들은 밝은 파랑, 노랑, 연두, 분홍 등 봄을 느낄 수 있는 화사한 색상의 제품들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남성은 밝은 파랑이나 연두, 여성의 경우는 분홍이나 노랑, 오렌지 등 화사한 색상의 재킷이 주류. 회색이나 검정색을 바탕으로, 소매나 허리 라인 등에 원색으로 포인트를 주기도 한다. # 꾸준히 진화하는 기능 봄철 등산복은 활동성을 고려해 좀 더 가벼운 의류가 인기를 끈다. 보통 점퍼에 많이 사용하던 웰딩(밀착)기법을 재킷, 티셔츠, 바지 등 다양한 아이템에 적용해 전체적인 옷차림이 보다 간편해졌다. 방수·방풍 기능을 갖춘 고어텍스 팩라이트나, 방풍 기능과 신축성이 좋은 고어텍스 소프트셸, 방수 기능이 한층 강화된 고어텍스 하드셸 소재도 증가했다. 재킷 안에 입는 이너웨어는 쿨맥스나 쿨 앤드 드라이 소재를 다양하게 사용해 신속하게 땀을 흡수하고 빠르게 말려준다. 또 바지는 오염이 덜 되고 신축성이 좋은 셸러 소재를 사용한 제품이 많다. 등산용 속옷도 등산복 못지않게 기능성이 향상됐다. 쿨맥스, 폴리프로필렌 등을 이용해 땀 흡수력, 발산력, 신축성 등을 두루 갖춘 제품들이 많다. # 펑퍼짐함은 가라 언제라도 야외활동을 할 준비가 돼있는 활동적인 사람들과 등산 인구 증가와 함께 산행을 즐기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등산복의 디자인도 실루엣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활동성을 주기 위해 풍성하게 편한 스타일이 대부분이었지만 허리선을 강조하거나 바지통을 줄여 전체적으로 날씬해 보이는 디자인이 많다. 신축성 좋은 소재를 사용해 활동하는 데도 지장이 없다. 방수가 되지않는 소프트셸 제품은 경량화와 간결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소 몸에 붙는 디자인에 허리 길이를 짧게 해 하체가 길어보인다. 도심에서도 입을 수 있도록 투박한 수납공간을 멋스럽게 활용해 세련미를 더하기도 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내게 맞는 스타일 찾아볼까 다양한 등산복, 내게 맞는 스타일은 어디에 있을까. 야외 활동을 할 때나 도심 생활에서 모두 멋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제품이 많이 등장했다. 소재, 디자인, 세부 장식 등에서도 각각의 개성을 발휘한다. 코오롱스포츠는 여행과 도심생활에서도 멋스럽게 입을 수 있는 아웃도어 캐주얼 라인을 선보였다. 여행의 편리성을 위해 수납공간을 다양하고 멋스럽게 활용한 것이 특징. 또 라운드티셔츠, 폴로티셔츠 등 캐주얼 위주의 아이템을 보강해 패션성을 더욱 높였다. 올해 새롭게 내놓은 30데니어(Denier) 고어텍스 재킷은 실의 무게를 크게 줄였다. 기존의 고어텍스 재킷이 600g선인데 비해 30데니어는 이보다 100g 정도 가벼워졌다. 헬리한센의 재킷은 남성용이 120g, 여성용이 85g으로 초경량이다. 부드럽고 가벼워 착용감이 편안한 소재에 방풍·발수·투습성을 갖추고 있다. 헬리한센의 기능성 속옷인 ‘리파 스포츠 라인’은 섬유 중 가장 가볍다는 ‘폴리프로필렌’을 사용했다. 보온단열성, 흡습 속건, 정전기 억제, 영구 항균·방취 기능을 갖추어 등산용 속옷으로 알맞다. 신축성이 좋아 움직일 때도 편안하다. 라푸마의 대표 제품인 고어텍스 XCR 3레이어 재킷은 방수, 방풍, 투습 기능이 뛰어나다. 어깨 부분에 신축성이 있는 스트레치 원단을 사용해 움직임이 자유롭다. 절개선과 재봉선을 없애 방수가 잘 되고 가벼운 웰딩 기법을 사용했다. 독일 브랜드 뒤셀도르프의 재킷은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의 나이아드 소재를 사용했다. 기능성 메시를 적절히 활용해 통풍성이 뛰어나고, 기후에 따라 조끼를 붙일 수 있어 전천후 활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파랑 연두 등 화사한 색상으로 등산 낚시 등 야외활동뿐만 아니라 평상복으로도 좋다. 컬럼비아 스포츠웨어는 탁월한 방풍·투습성을 갖춘 윈드스토퍼 소재의 여성용 재킷과 고어텍스 XCR 3레이어 소재의 재킷을 내놓았다. 움직임이 많은 등판과 팔 부분에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해 활동성을 높였다. 소매, 팔꿈치, 모자는 입체적으로 설계해 움직임이 편한 것이 특징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남산에 또 화재

    서울 남산에서 이달 들어서만 비슷한 시간대에 6건의 불이 나 경찰이 방화 가능성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26일 오후 8시41분 서울 용산구 남산 야외식물원 연못 옆 낙엽을 쌓아둔 곳에서 불이 나 소나무 등 잡목 6평을 태우고 5분 만에 꺼졌다.8분 뒤인 8시49분에는 이곳에서 약 50m 떨어진 남산수목원 약수터 산책로에서도 불이 나 잔디 6평을 태웠다. 용산소방서 관계자는 “같은 시각에 인접한 곳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아 누군가 일부러 불을 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오후 8시36분부터 5분 동안 남산 소월길을 따라 화재 3건이 잇따라 발생한 데 이어 23일에도 오후 8시41분 산책로에서 불이 났다. 경찰은 노숙자나 등산객에 의한 실화 가능성도 있지만 방화일 가능성이 훨씬 더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대전 구도심 ‘지하철 효과’ 보나

    대전 구도심 ‘지하철 효과’ 보나

    ‘지하철 개통 후광효과인가 아니면 반짝효과인가.’ 대전지하철이 개통된 이후 대전역∼충남도청간 중앙로를 비롯, 구도심에 둔산신도시 등 주변지역 시민들이 몰리고 있다. 이 곳은 한때 대전 중심지였으나 신도시개발 등으로 침체일로를 걷고 있었다. 휴일인 19일 오후 대전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과 가까운 중구 은행동. 거리에 시민들이 북적대고 길 바닥에는 호객꾼과 광고전단지가 널려 있다. 지역 제과점을 상징하는 성심당 직원은 “지하철이 개통되기 전보다 손님이 3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이 제과점에서 만난 둔산 주민 최지영(36·여)씨는 “아이들이 지하철을 타보고 싶다고 해서 나왔다.”며 “음식이 싸고 맛 있는데다가 지하철이 있어 자주 올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음식점 종업원 이소라(19·여)씨는 “지금까지 오늘처럼 손님이 많았던 적이 없었다.”며 놀라워했다. 이날 지하철 이용객은 6만 8000명. 지난 16일 개통된 지하철 이용객은 17일 5만 8000명,18일 5만 2000명. 개통 이후 ‘한번 타보자.’는 20∼30%의 가수요를 감안하더라도 당초 예상했던 3만 1000명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중앙로역 직원은 “청소년거리인 으능정이(은행동)거리가 가까워 젊은이들이 역을 약속장소로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충남 금산, 논산, 공주 등 가까운 지역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 지하철을 구경하러 오거나 일부 유치원에서 원생들을 견학시키는 것도 지하철 개통이후의 달라진 풍속도다. 하지만 역이 들어섰어도 낙후돼 있거나 역에서 멀리 떨어진 구도심 지역은 별다른 호재가 되지 못하고 있다. 동구의 1호선 맨 마지막 역인 판암역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성길섭(57)씨는 “지하철 개통 전이나 후나 (손님이) 똑같다.”면서 “식장산을 찾는 등산객이 늘었지만 손님이 없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 마을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강성오(43)씨는 “지하철이 개통됐다고 해 둔산에 있는 시청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 점심을 먹어봤다.”면서 “오히려 동구에 번듯한 쇼핑시설이 없어 시민들이 몰리기는커녕 오히려 빠져나갈 판”이라고 우려했다. 대전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한달 정도 지나봐야 지하철 개통 효과를 제대로 진단할 수 있다.”며 “이런 구도심 경기가 ‘반짝효과’로 그치지 않으려면 구도심에 문화·생활 등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전시는 지하철 수송분담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경전철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서구 관저동∼계백로∼자양로∼한밭대로∼관저동 구간을 순환하는 2호선(30.8㎞)을 놓은 뒤 곧바로 신탄진∼대덕구청∼대전역∼낭월동을 잇는 25.4㎞의 3호선을 건설하게 된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정양모 신부가 본 ‘다석강의’

    다석(多夕) 유영모(1890∼1981)는 워낙 조용히 살다간 도인이라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민권운동가 함석헌의 은사였다고 하면 비로소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형편이다. 그러나 예나 이제나 다석의 진면목을 눈치챈 사람들이 더러 있다. 일제 강점기에 기독교청년회 간사로 일한 현동완이 그런 분이었다. 다석은 현동완의 간청으로 종로 기독교청년회에서 무려 35년(1928∼1963) 동안 이른바 연경반 강의를 맡았다. 다석은 하느님과 예수의 관계를 부자유친(父子有親)으로 단정했다. 부자유친 신앙이야말로 구수한 된장 맛 나는 동방신학·한겨레 신학 아니겠는가! 연경반은 성경을 연구하는 모임이라는 뜻이지만, 다석은 성경보다는 동양고전이나 매일 쓰신 다석일지(多夕日誌)의 한시와 명상록을 즐겨 풀이하곤 했다. 여기 소개하는 ‘다석강의’(다석학회 엮음, 현암사 펴냄)는 다석이 연경반 강의 속기록 1년치(1956년 10월17일∼1957년 9월13일)를 다석학회가 정리한 것이다. ‘다석강의’를 살펴보면 그 표현과 내용이 도저히 흉내낼 수 없을 만큼 독특하다. 우선 다석 선생은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한글 28자도 모자라 글자를 만들었는데 가온찍기( )가 그 한 예라 하겠다. 그리고 자주 신조어를 만들어 썼는데 예를 들면 천사를 ‘부림’, 동정녀를 ‘고디’라고 했다. 아울러 소리글자인 한글이 마치 뜻글자인양, 글자 하나하나의 뜻을 새기곤 했다.‘오늘’은 ‘오!늘’‘온날’이라고 풀이했다. 오늘 하루가 늘상, 곧 영원이라는 것이다. 선생은 당신이 태어나서 산 날짜를 매일매일 세면서 사셨는데 이는 하루를 영원처럼 사시려는 것이었다.‘아내’는 밤에 부인과 통청 ‘안해’라는 뜻이요,‘아멘’은 ‘암만’‘아무렴 그렇고 말고’라고 풀이했다. 한글 학자들은 다석의 이 기발한 착상에 머리를 갸우뚱할 것이다. 이제 선생의 신앙을 약술하고자 한다. 선생은 하느님을 아바 아버지로 극진히 받들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일화가 있다.1977년(88세) 6월21일 가출했다가 23일 정릉 뒷산에서 등산객에게 발견돼 구기동 집으로 업혀온 때부터 귀천할 때까지 선생은 약 4년 동안 거의 말을 하지 않고 깊은 침묵 속에 지냈지만 때때로 ‘아바디’라고 외쳤다. 무의식중에도 하느님 아버지를 찾으신 것이다. 마침내 1981년(92세) 구기동 자택에서 귀천하셨는데 숨을 거두면서도 ‘아바디’를 찾았으니, 창조주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사무쳤다고 할 수밖에 없겠다. 선생은 예수를 천하에 둘도 없는 효자로 여긴 나머지 ‘효경(孝經)’을 이렇게 풀이했다.“지극한 효는 하느님께 바치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아버지에게만 효를 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의 저 한읗님에게 하는 효라야 만백성도 이에 순종할 수 있습니다. 한읗님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예수처럼 한 이가 없습니다.”(다석강의 916쪽) 다석은 하느님과 예수의 관계를 부자유친(父子有親)으로 단정했다. 부자유친 신앙이야말로 구수한 된장 맛 나는 동방신학·한겨레 신학 아니겠는가! 이에 더하여 우리도 예수를 본받아 하느님 아바 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섬기면 예수마냥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다석의 이런 신념을 두고 앞으로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적지 않은 시비가 일 듯하다. 어쨌거나 다석의 생각과 말과 행적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야말로 제 생각 제 소리 제 걸음이다. <가톨릭 신부·성공회대 초빙교수>
  • 산악자전거로 스트레스 싹~

    산악자전거로 스트레스 싹~

    산에 들에 봄이 왔다. 봄 기지개를 펴는 산과 들을 벗삼아 산악자전거로 한번 누벼 보자. 앙상한 나뭇가지에 돋아나는 연푸른 잎들이 반길 것이다. 올라갈 땐 등줄기를 따라 땀이 흐르지만 내려올 땐 시원한 산들바람을 쐴 수 있는 하이킹은 상상만 해도 기분이 상쾌하다. 산악자전거는 마니아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최근엔 동호회도 많이 생겨 일반인도 어렵지 않게 즐기게 됐다. 그러나 꽤 격한 운동이어서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자전거 종류 선택에 신중을 기하라고 조언한다. 초보자들은 접이식 등 변형 자전거보다 기본에 충실한 자전거를 택하는 게 낫다. 또 충격 흡수가 잘 되는 자전거가 몸에 무리를 덜 줄 수 있다. 바퀴 크기도 체구에 따라 골라야 한다. 산악 자전거 구매시 반드시 체크해야 할 사항과 요즘 잘 팔리는 자전거를 알아봤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산길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객들의 행렬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향기로운 풀 냄새를 온몸으로 느끼는 산행은 일상의 피로를 싹 잊게 해준다. 느릿느릿 걸어 올라가는 산행이 지루하다면 산악 자전거를 들고 산으로 향해보자. 스릴과 상쾌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들뜬 마음에 아무 자전거나 끌고 산으로 향하는 것은 금물. 함부로 덤볐다간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체형과 숙련도에 알맞은 산악 자전거를 골라야 한다. 초보자가 산악 자전거를 고를 때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어떤 자전거들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지 레저용품 판매 담당자에게 물어봤다. ■ 도움말 오형석(33) CJ몰 레저 담당 상품기획자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산악자전거 구입 초보자 유의할 점 준비없이 산악 자전거에 도전하는 것은 위험하다. 몸에 맞지 않는 자전거를 타고 산에 오르다가 허리나 다리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초보자들에게 “내 몸에 맞는 자전거를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초보자들이 전문가나 경력자들을 흉내내 필요 이상의 기능을 가진 고가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직접 시승해 보고 안장과 핸들이 잘 맞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퀴(휠) 사이즈도 반드시 체크해 봐야 한다. 바퀴가 너무 크거나 작으면, 타기에 불편할 뿐만 아니라, 자전거 타는 자세를 망쳐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일반적으로 18인치는 6∼8세,20인치는 8∼10세,24인치는 초등학생에게 적합하며,26인치 이상이면 중학생부터 성인까지 즐길 수 있다. 초보자들이 기억해야 할 세 번째 유의사항은 ‘접이식보다는 일반형이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접이식의 경우 자동차 트렁크에 넣고 이동하기 편한 점 때문에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초보자는 접이식보다 일반형 산악 자전거를 그러나 접이식 자전거의 경우 일반형보다 훨씬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상품의 장단점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초보자라면 일단 일반형 모델을 구매하는 것이 낫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자전거 용어를 알면 구매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전거 표기에서 RS는 뒤에만 쇼바(충격완화장치)가 있는 자전거,DX는 앞뒤로 쇼바가 있는 자전거,GS는 쇼바가 없는 자전거,SF는 앞에만 쇼바가 있는 자전거를 의미한다. CJ몰(www.CJmall.com)에서 추천하는 산악 자전거로 ‘알톤 알미늄MTB 알로빅300’(26인치,21단)이 있다. 알루미늄 다이아몬드 차체로 제작돼 튼튼하고, 충격 흡수가 잘 되는 앞포크(핸들과 앞바퀴의 연결 기둥)가 장점이다. 고급형 스프링 안장을 갖춰 엉덩이 부분이 편하다. 가격은 15만 3000원. ‘삼천리 MTB 파스칼 A-30’(26인치,21단·15만 2000원)도 충격 흡수에 좋은 제품이라 초보자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앞뒤 쇼바가 충격 흡수에 효과적이다. 디자인이 세련돼 젊은 사람들 취향에 어울린다. 좀 더 고급형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마니아들에게는 ‘베네통 마운틴 자전거 쥴리 7000’(17인치)이 어울린다. 가벼운 프레임을 사용했고, 프리휠(자전거 바퀴의 축이 되는 부분)은 니켈도금으로 제작돼 총 중량이 13㎏도 나가지 않을 만큼 가볍다. 평소 65만원이며 할인하면 58만 5000원 정도에 살 수 있다. 세련된 스타일을 원하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제품으로 ‘코렉스 알루미늄 MTB 자전거 카오스6’(26인치,21단)이 있다. 빨간 색의 본체가 매력적이다. 광택 없는 검은 색의 손잡이 부분이 세련된 디자인을 돋보이게 한다.10% 할인한 가격이 16만 1100원 정도. 헬멧, 장갑 등 안전 장비를 고를 때도 안전성과 몸에 맞는지 꼼꼼하게 따져 본다. 헬멧 중에는 K2의 ‘S-9’(5만 5500원),‘R-19’(3만 4500원),‘P-6’(4만 3500원) 등이 꾸준히 잘 팔린다. 이탈리아 MET 드롭오프, 캐나다 루이스가르뉴의 헬멧은 10만원대의 고가 제품이지만 세련된 스타일로 인기. ●가격 10만∼60만원까지, 실력·취향에 맞게 선택 장갑으로는 ‘하빙거 HANDLE IT’(4만 3000원),‘3M 테크놀로지 시슐레이터 장갑’(1만 2000원),‘칠성 ATTIVO 스판장갑’(1만 7000원) 등이 시중에 나와 있다. 최근에는 자전거 전용 신발을 구매하는 마니아들도 늘고 있다. 인기 브랜드인 ‘시마노’의 자전거용 신발은 6만원에서 10만원대 후반까지 있다. 오프로드 사이클용, 로드 사이클용, 스포츠 사이클용으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필요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 ‘칠성 자전거 보호구’(1만 9000원)는 팔꿈치, 무릎, 손바닥 등의 부상을 줄여 주는 용품.‘칠성 자전거 휴대용 미니 물통’(9900원)은 400㏄음료수를 담을 수 있어 편리하다. 자전거를 처음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상품은 잠금 장치와 펌프(바퀴에 공기를 넣는 기구)다. 자물쇠는 보통 1만원 안팎으로 살 수 있다. 칠성의 ‘조명자물쇠’(9800원),‘사각마디 자물쇠’(9900원),‘파워VISION 번호자물쇠’(1만 1000원) 등이 판매되고 있다. 펌프로는 수동으로 조작하는 ‘가리온 핸드펌프’(9900원),‘타시로 미니 발펌프’(1만 5000원)가 있고, 전동 압축 펌프로 ‘에어컴프레서’(10만원)도 있다.
  • 대구 팔공산 자락서 큰불

    대구 팔공산 자락에서 큰불이 나 강풍을 타고 산림을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곳곳으로 번지고 있으며 일부 주민들은 긴급대피했다. 12일 오후 5시3분쯤 대구시 동구 지묘동 파군재 3거리 뒤편 팔공산 자락인 속칭 ‘왕산’에서 불이 나 오후 11시 현재까지 임야 5㏊ 이상을 태운 채 번지고 있다. 이날 불은 초속 7∼10m에 이르는 강풍을 타고 1시간 만에 첫 발화지인 왕산(해발 250m) 아래에서 정상을 넘은 뒤 야산 2개를 휩쓸고 동남쪽으로는 공산1동, 남쪽으로는 신숭겸 유적지 방향 등 곳곳으로 확산됐다. 더구나 왕산을 넘은 불은 세찬 바람을 타고 왕복 8차선 도로인 팔공로를 포함한 100여m를 건너뛴 뒤 맞은편 공산댐 뒷산으로까지 번졌다. 이에 따라 왕산 주변 주민 40여명이 긴급대피했고, 인근 산 아래 주택과 아파트단지 주민들도 매캐한 연기에 뒤덮이자 불길이 혹시 덮치지 않을까 불안에 떨었다. 불이 나자 대구시와 소방당국은 1700여명과 헬기 8대, 소방차 35대 등을 집중투입해 진화에 나섰으나 강한 바람과 산세가 험해 불길을 잡는 데 실패했다. 게다가 날이 어두워 오후 7시쯤 헬기가 철수하면서 진화작업은 사실상 중단돼 산림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불길이 내려올 것에 대비해 민가 주변에 소방차를 대거 배치하는 등 방화선을 구축하는 한편,13일 날이 밝는 대로 헬기 13대와 인력 2000여명을 투입해 다시 진화에 나설 계획이다. 불이 난 왕산을 비롯한 팔공산 자락에는 오래된 사찰과 소규모 암자, 미지정 문화재 등이 널려 있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등산객의 실화나 담뱃불 등으로 화재가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사설] 선거법 무시하는 여당 의장과 장관

    노무현 대통령은 엊그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산행 도중 “선거변수가 끊임없이 끼어들기 때문에 국정이 흔들린다.”고 개탄했다. 그 원인으로 임기 중 중간선거가 너무 많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선거 횟수를 떠나 선거에 임하는 정부·여당의 자세에 먼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국정을 제대로 운영해 큰 틀의 심판을 받겠다는 의지가 부족하다. 표에 도움이 된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태도가 국정을 흔들고, 결국 표를 달아나게 한다. 모든 정파가 그래야겠지만 국정의 1차 책임을 진 정부와 여당이 특히 준법의식을 가져야 한다. 여권 지도부가 선거법 위반에 앞장선다는 인식을 주어서는 안 된다. 불행히도 현실은 엇박자로 나가고 있다.5월 지방선거를 위해 장관을 차출하는 것을 넘어 사전선거운동 시비가 일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아무리 출마를 기정사실로 한 장관이라고 하더라도 현직에 머물면서 정당행사에 참석해 정치성 발언을 하고, 또 출판기념회를 열어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는 법적 책임까지 검토할 사안이다. 중앙선관위는 지난주 이재용 환경장관의 공무원 선거중립 위반을 지적했으나 주의조치로 끝냈다. 이 장관은 열린우리당 대구 행사에 참석해 정치구호를 외쳤었다. 이 장관에 이어 오거돈 해양수산장관은 엊그제 출마가 거론되는 부산지역에서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등이 참석, 사실상 선거출정식을 개최한 셈이다. 김혁규 최고위원은 오 장관을 ‘후보’로 지칭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 장관에 대한 선관위의 제재가 따끔했다면 오 장관이 이런 식의 정치행위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선관위는 오 장관 행사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철저히 가려 엄단해야 한다. 정 의장은 앞서 광주 무등산에서 당원과 등산객이 섞인 집회를 갖다가 선관위측의 구두경고를 받았다고 한다. 한나라당은 정 의장과 이해찬 총리, 천정배 법무장관이 관권선거를 총지휘하고 있다면서 중립형 선거관리내각 구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야당 주장이 유권자에게 설득력을 갖지 않게 하려면 정부·여당 지도부가 각성해야 할 것이다.
  • 서울대 담장 허물어 녹지로

    서울 관악구(구청장 김희철)는 28일 서울대 담장 개방 녹화사업 준공식을 갖는다. 구는 지난해 10월부터 3억 2000만원을 들여 서울대 정문∼관악로 고개, 공대 산책로 주변, 낙성대 인근 후문 등 서울대 주변의 노후 담장 1.2㎞를 철거하고 소나무 등 7종,73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어 녹지를 조성했다. 또 담을 허문 자리에 화강석 스탠드와 자연석을 설치하고 정문 인근에 잔디광장을 조성하는 한편 노후 승강장, 안내간판 등을 교체했다. 구 관계자는 “철조망으로 단절됐던 관악산과 서울대 교정이 연결돼 다양한 생물들과 등산객들을 위한 이동통로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담장 개방은 서울대가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열린 대학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정은주기자ejung@seoul.co.kr
  • 선자령·오대산 겨울 끝자락…

    선자령·오대산 겨울 끝자락…

    신(神)들의 정원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눈가루 내려앉은 나뭇가지마다 영롱한 다이아몬드처럼 피어난 설화(雪花).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맞닿아 금방이라도 파란색으로 변할 것만 같은 눈부신 설원(雪原). 단순함과 여백의 미를 한껏 드러낸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그리고 겨울산을 떠도는 매 한마리는 화룡점정. 계절은 입춘을 지나 봄을 향해 가는데, 선자령(대관령 능선) 등 강원도 산간지역엔 아직도 겨울이 한창이다. 지난 7일 내린 폭설로 다시 절정을 맞고 있는 느낌이다. 회색빛 건물들 속에 갇혀 지내는 도시인들에게 순백의 설산(雪山)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 흰눈에 쌓인 채, 오는 봄을 마다하고 있는 강원 산간지역을 둘러보았다. 글 사진 평창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1 선자령 눈꽃 트레킹 한발짝 내디딜 때마다 뽀드득∼소리를 내며 부서지는 눈알갱이. 적막한 설산속에 울리는 발자국 소리가 더없이 정겹다.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온 바람이 간간이 내뱉는 소리는 추임새로 손색이 없다. 하늘에서 선녀가 가족까지 데리고 내려와 노닐고 갔다는 선자령. 강원도를 영동과 영서로 가르는 대관령의 능선상에 있는 봉우리다. 겨울철 대표적인 눈꽃 트레킹 코스로 많이 알려져 있다. 등산로가 완만해 초보자나 가족단위 등산객들도 어렵지 않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선자령 정상은 해발 1157m로 무척 높은 편이다. 하지만 등산을 시작하는 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40m이기 때문에, 실제 표고차는 317m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도상거리는 약 6㎞가량.4시간 정도면 왕복이 가능하다. 산행코스는 대관령 북부휴게소에서 시작된다. 양떼목장을 지나 대관령 기상관측소 방향으로 30여분 정도 걷다보면 왼쪽에 이정표와 함께 선자령 등산로가 나온다. 여기까지는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오르는 편이 수월하다. 본격적인 산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국사성황당을 지나 산불감시탑까지 약 1.5㎞의 오르막코스가 다소 힘겨운 구간. 입에서 헉헉대는 소리와 함께 단내가 풍겨나온다. 머리에선 술·담배를 끊어야겠다는 절규부터 운동을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까지 별별 생각들이 떠오른다. 후들거리는 다리로 힘겹게 산불감시탑 능선에 오르니 발아래로 눈덮인 대관령이 펼쳐져 있다. 그야말로 일망무제다. 더 멀리는 강릉시내와 동해의 쪽빛바다. 해무(海霧)가 낀 탓인지 다소 검푸레했지만, 가슴이 탁 트일만큼 시원하고 아름다운 풍광이다. 능선 왼쪽으로는 삼양 대관령목장의 구릉지가 마치 여인의 가슴처럼 옹긋봉긋 솟아있다. 아늑(?)했던 숲길은 여기가 끝. 이곳부터 선자령 정상까지 평지처럼 완만한 등산로가 이어지지만, 바람은 상상을 불허할 만큼 거세다. 관목이 드문드문 서있는 초원지대를 지날 때, 갑자기 광풍이 몰아닥친다. 휘잉∼하는 소리가 마치 내 땅에 왜들어왔느냐는 호통처럼 들린다. 얼마나 차고 세찬지, 살갗이 칼로 베이는 듯한 느낌이다. 고개를 숙인 채 한시간 남짓 걷다보니 어느새 산자령 정상. 살얼음이 언 물로 목을 축이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깨를 맞댄 채 끝없이 펼쳐진 백두대간의 험산준령들. 한눈에 담기에 벅차다. 남쪽의 발왕산, 서쪽의 계방산, 서북쪽의 오대산, 그리고 북쪽의 황병산이 눈부신 파란 하늘아래 펼쳐져 있다. 선자령 산행의 백미라 할만하다. 하산길에 즐기는 눈썰매 타기는 산행의 또다른 재미. 강릉 초막골 방향 하산로에는 바람에 몰린 눈이 많이 쌓여 있는데다 경사가 완만해 눈썰매에 적합한 코스가 곳곳에 마련돼 있다. 나이도 잊은 채 눈썰매를 타며 즐거워하는 등산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마대자루를 준비한 사람도 있지만 그냥 엉덩이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등산객들이 대부분이다. 준비물 : 아이젠과 스패츠 착용은 필수다. 장갑과 방한모도 마찬가지. 모자의 경우 털로 짠 것보다는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재질로 만들어 진 것이 좋다. 바라클라바(안면가리개)나 목도리, 고글 등도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옷은 가벼운 것을 여러벌 준비해 필요할 때마다 꺼내 입는 것이 좋다. 스틱은 특히 하산할 때 도움이 된다. 기타 보온병이나 비상약, 그리고 초콜릿 등 비상식량도 지참해야 한다. 찾아가는 길 : 선자령 산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산악회를 따라 관광버스 등을 타고가는 것이 편하다. 서울 상봉터미널(02-435-2122∼8)이나 동서울터미널(02-446-8000)에서 강릉행 버스를 타고 횡계까지 간 다음, 대관령까지는 택시를 이용한다. 횡계에서 대관령까지 택시요금은 3000원정도. 강릉까지 가서 대관령휴게소행 버스를 타는 방법도 있다. 하루 3차례 운행된다. 승용차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대관령북부휴게소까지 가면 된다. 자세한 현지상황 문의는 대관령휴게소 매점(033-335-2049). #2 오대산 상원사 - 고즈넉한 겨울 산사 영동고속도로 소사휴게소를 나서면서 펼쳐진 눈부신 은빛 세계는 진부IC에 이를 때까지 계속된다. 거리는 무려 60여㎞. 속사 등의 시골마을을 지날 때는 눈속에 파묻인 농가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띄기도 한다. 진부읍내를 벗어나 천천히 차를 몰아가기를 10분 남짓. 눈덮인 시골길 너머로 오대산의 준봉들이 파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형형색색의 화려했던 가을단풍을 벗고 온통 흰색차림이다. 청량산이 오대산의 또다른 이름이라던가. 월정사입구에 들어서자 가슴에 와닿는 청량한 공기가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만든다. 매표소 직원의 으르딱딱대는 말투 때문에 상했던 기분은 어느샌가 날아가 버렸다. 일주문에서 월정사 경내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은 겨울엔 눈꽃터널로 유명하다. 비록 며칠째 계속된 바람 때문에 기대했던 만큼 화려한 눈꽃터널을 볼 수는 없었지만 숲이 주는 청량감은 아쉬움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는 9㎞정도 떨어져 있다.‘부운종일행(浮雲終日行)’-뜬구름이 흘러 가듯 그렇게 산길을 걷는다. 나뭇가지에 쌓인 눈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면서 새끼손가락만한 고드름을 만들어 놓았다. 하나를 따서 먹어 보았다. 오도독 소리를 내며 부서지는 얼음조각들이 제법 갈증을 없애준다. 한시간 정도 걸었을까. 눈속에 파묻힌 고색창연한 사찰이 나온다. 바로 월정사의 말사인 상원사. 국보 제36호 상원사 동종과 국보 제221호 목조문수동자좌상이 보존된 유서깊은 사찰이다. 부처의 정골사리가 봉안된 상원사 적멸보궁은 전국의 5대 적멸보궁 중 하나. 천천히 경내를 둘러본다. 병풍처럼 둘러싼 오대산 자락에 등을 기댄 채, 단아한 모습으로 서 있다. 선원에서 동안거 중인 스님들만 눈에 띌 뿐, 적막하기 이를 데 없다. 이따금 들려오는 풍경소리는 적막감을 더해준다. 주지인 나우(懶牛)스님께 가르침을 청했다.“산은 우리의 마지막 보배지요. 요즘엔 점점 산에 대한 경외감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일부 등산객들이 벌이는 무분별한 환경파괴행위를 꾸짖는 말이다. 산삼동호회나 산나물동호회 등의 회원들이 와서 산을 헤집어 놓고 가면, 복구되는 데 몇년이 걸릴지 모를 만큼 피해가 크단다. “탐내는 감정의 실체는 무엇이며, 어디에서 나오는가를 알기 위해 스스로가 조금만 노력하면 그런 마음이 사그라집니다. 많은 생명들이 함께 잘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작설차를 따라주는 나우스님의 표정 어디에서도 감정의 변화를 느낄 수 없었지만, 목소리에는 다소 아쉬움이 묻어 있는 듯하다. 한때 유행했던 ‘웰빙’선식으로 점심공양을 마친 다음, 천천히 산을 내려온다. 수려한 풍경을 담아 눈이 즐거웠고, 단아한 음식은 입을 즐겁게 했다. 이에 더해 주지스님의 가르침마저 머리에 담았으니 이런 호사로운 산행이 따로 없다. “헛된 생각을 버리면 지혜가 깃들게 됩니다.”주지스님의 가르침이 하산길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찾아가는 길 : 승용차의 경우, 영동고속도로 진부IC~국도 6호선~446번 지방도로 순으로 진행하면 된다. 주차요금 4000원을 내면 상원사앞까지 차를 가지고 갈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진부터미널에서 상원사까지 하루 6회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문의 상원사 (033)332-6666. 평창운수 (033)335-6963. # 가볼 만한 곳 양떼목장-대관령 북부휴게소에서 도보로 5분거리. 넓게 펼쳐진 눈덮인 구릉들이 인상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양들에게 건초주기와 추억의 비료포대 눈썰매 타기 등이 주요 놀거리. 입장료에 양들에게 줄 건초꾸러미 요금이 포함돼 있다. 입장료는 성인 2500원, 학생 2000원,5세이하는 무료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의 (033)335-1966. 빙등대축제(etoobee.com)-올해로 3회째인 빙등대축제는 횡계리 대관령 종고 별도부지에서 열리고 있다. 행사기간은 오는 28일까지. 얼음터널 체험, 대형 얼음미로 등 체험 프로그램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빙등관에는 얼음속에 등을 넣어 제작한 각양각색의 빙등이 전시되어 있다. 화려한 오색 미끄럼틀도 설치돼 있다. 매일 오후 3시와 7시에는 평양예술단이 공연을 펼친다. 입장료는 성인 1만 5000원, 청소년(18세미만)1만 4000원, 어린이(4세∼13세 미만)1만 3000원. 주변식당이나 행사장 입구에 비치된 행사안내 리플렛을 가져가면 50% 할인된다. 삼성, 롯데,BC 등의 신용카드와 KTF,TTL 등 통신회사 카드도 50%할인된다. 운영시간은 오후 12시부터 저녁 8까지다. 어린이 단체의 경우엔 오전 11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문의 (033)336-1187. 승용차는 영동고속도로 횡계IC에서 횡계시내 방향으로 3㎞정도 진행하면 왼쪽편에 행사장이 보인다. 시외버스는 동서울과 상봉터미널에서 강릉행 버스를 타서 횡계에서 내리면 된다. 횡계터미널(033-335-5289)에서 도보로 10분거리.
  • 야생조류 극진사랑 친환경 택시기사 김병곤씨

    야생조류 극진사랑 친환경 택시기사 김병곤씨

    아등바등 하루 벌어 하루 먹기도 힘든 세상. 요즘 택시를 타면 택시기사들의 한숨 소리가 길게 느껴진다. 하지만 택시기사 김병곤씨는 생업도 중요하지만 야생동물에게 먹이가 되는 고욤나무를 심는데 푹 빠져 있다. 택시에 손님이 타면 고욤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설교하고 심지어 외국여행을 가서도 햇볕 잘 드는 곳을 찾아다니며 나무를 심는다. 가족들은 그가 좀 더 생업에 충실하길 바란다. 하지만 요즘 부인은 “보통 나쁜 일에 중독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남편은 좋은 일에 빠져 다행”이라고 격려한단다. 그는 딸과 아들이 명문대에 합격한 뒤 “아빠가 좋은 일을 많이 해 복을 받았다.”고 한 말을 가슴에 담고 있다. 아이들이 커서 고욤나무처럼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길 기원하면서….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비비비비 소로로로” 지난 25일 김병곤(53)씨는 서울 강서구 봉제산에 지난 겨울에 심었던 고욤나무들을 돌보려 왔다가 지나가는 새를 보고 새 소리를 냈다. 김씨의 소리를 들은 새 두 마리가 김씨를 따라오며 “비비비”하며 답했다. ●10년간 봉제산등에 고욤나무 식재 김씨는 1996년부터 봉제산을 비롯, 강서구에 있는 여러 산을 다니며 새들이 먹을 수 있는 열매를 맺는 고욤나무를 심었다. 지난 5년간 무려 3000여그루를 심었다. 한 등산객이 “왜 매일 나무를 심냐.”고 묻자 김씨는 “배 고픈 동물들이 먹을 열매를 맺는 ‘고욤나무’를 심는다.”고 답했다. 그는 “어린 시절 고구마로 끼니를 채울 때 서러웠는데 추운 겨울 먹을 것 없는 산에 사는 동물들도 인지상정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택시 기사인 김씨는 1996년 1월쯤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안에 손님을 내려줄 때 10m도 넘는 큰 고욤나무에서 상당수 새들이 열매를 쪼아 먹는 장면을 보고는 이를 많이 심기로 결심했다. ●낯선 새들과도 교감 하지만 씨를 심고 나무가 자라도 대부분 주변 큰 나무에 가려 햇볕을 받지 못 해 일찍 죽었다. 결국 5년 전부터 해가 잘 드는 장소에 심은 뒤 나무가 5마디 정도 자라면 해가 잘 드는 또 다른 장소에 옮겨 심기를 반복, 현재 3000여그루가 잘 자라고 있다. 그는 야생동물에 대한 애정이 있어 산에서 새 소리를 들으면 따라한다. 지난해부터 거의 새와 유사한 소리를 내 요즘 소리를 내면 새들이 쫓아온다고 한다. 김씨 가족들은 그가 고욤나무에 빠져 생업을 덜 열심히 하는 걸 걱정했다. 부인인 이수기(50)씨는 “남편이 택시 운전하다가도 자주 산에 가서 속상했다.”면서 “고욤나무 때문에 수입이 줄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그는 여행가서도 고욤나무를 심는다. 지난해 봄 부인과 함께 중국에 갔을 때 중국 야생동물을 위해 이를 심어야 한다고 생각, 여기저기 씨를 심다가 일행을 여러 번 놓쳐 부인 이씨와 다투었다고 한다. ●대통령에 ‘유실수 식재 확대´ 촉구 편지 보내 그는 또 택시 손님에게도 고욤나무 씨를 한 주먹씩 건네곤 한다. 이런 그를 말리려고 이씨는 삽과 괭이 등을 감추기도 했지만 김씨의 의지를 꺾지 못 했다. 지난해 초 김씨는 혼자 힘으로는 많은 야생동물을 살리기는 역부족이라고 판단, 정부에 탄원서를 보냈다. 지난해 3월 그는 “정부는 소나무 등 열매가 없는 나무를 주로 심는다.”면서 “그 대신 야생동물 번식을 위한 열매를 맺는 고욤나무를 심는 게 더 좋다.”는 내용의 편지를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보냈다. 며칠 뒤 서울시와 산림청으로부터 “김씨의 의견을 수렴해 고욤나무 등 야생동물이 먹는 열매를 맺는 나무를 많이 심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강서구 ‘녹지분과 위원´ 위촉 이런 김씨의 활동을 알게 된 강서구청은 지난해 말 환경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라는 뜻에서 김씨를 녹색 강서 환경실천단 녹지분과 위원으로 위촉했다. 또 최영희 강서구청 조경팀장은 “나무를 심을 때 야생동물 먹이가 될 수 있는 열매를 맺는 나무를 심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 최근 고욤나무 등 유실수를 20% 정도 심는다.”고 밝혔다. 김씨는 구청으로부터 이식할 어린 고욤나무를 키우는 묘목장 7곳,100여평을 제공 받았다. 김씨는 “산은 물론, 아파트 도로 등에 나무를 심을 때 적어도 20%는 고욤나무를 심어야 한다.”면서 “그러면 동물들이 찾아오고 사람들도 이를 보고 좋아할 것이고 이게 환경에 봉사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고욤나무란? 감나무과 나무. 산과 마을 어디에서나 잘 자라며 높이는 10m정도. 열매 고욤은 감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지름 1.5cm 정도로 감보다 훨씬 작다.10월에 익는다. 맛은 달면서도 떫다. 지금처럼 다양한 먹을 거리가 없던 옛날에는 시골에서 아이들이 즐겨먹었다. 씨를 뿌려서 자란 고욤나무는 성장 속도가 빨라 흔히 감나무를 번식시킬 때 접붙이는 대목으로도 사용된다. 우리나라 북부에서도 잘 자라며 겨울 추위에 잘 견딘다. 이기태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고욤나무는 성장속도가 빨라 열매를 많이 맺을 수 있어 야생동물들에게 좋은 먹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겨울 별미 여기 다~ 모여 있었네”

    “겨울 별미 여기 다~ 모여 있었네”

    겨울철 영양의 보고이자 별미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전국 최초로 문을 연 전남 장흥 토요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근처에서 나는 싱싱한 해산물에다 남도의 손맛을 더했기 때문이다. 주 5일제를 겨냥해 토요일마다 재래시장이 서는 전남 장흥군은 강원도의 ‘정동진’처럼 정남쪽에 자리해 ‘정남진 장흥군’이라는 명칭이 따라다닌다. 장흥은 청정해역 득량만의 중심지로,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는 ‘매생이’를 전국 물량의 60%가량 수확한다. 시장안 좌판마다 때깔이 반질반질한 매생이가 넘쳐난다. 식당마다 굴(석화)을 넣어 담백하게 끓여낸 매생이국이 나온다. 매생이로 부쳐낸 전은 담백하고 고소해 아이들이 더 달라고 아우성이다. 인근 대덕읍 옹암리 갯벌에서는 쳐놓은 발에서 매생이를 뜯어내느라 눈코 뜰새가 없다. 매생이와 사촌격으로 좀처럼 맛보기 힘든 꼬시래기탕도 맛볼 수 있다. 장흥은 또한 키조개의 최대 생산지이다. 키조개 육질부위를 두께 2∼3㎜로 잘라내 초장에 찍거나 김장김치에 감아먹어도 된다. 석쇠에 올려놓고 장흥 한우와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표고버섯을 넣어 구워내는 식당에도 발디딜 틈이 없다. 장터 비닐하우스로 만든 굴구이 집도 문전성시를 이룬다. 장작숯불에 생굴을 올려놓고 장갑 낀 손으로 칼로 껍질을 헤집고 까먹는 재미도 쏠쏠하다.‘나폴레옹이 전쟁터에서도 챙겨먹었다.’는 굴은 바닷가인 안양면 율산리, 용산 남포리, 관산 죽청리, 대덕 옹암리를 따라 늘어선 20여곳에서도 판매한다. 전국 등산객들이 산행뒤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토요시장 이종천(59)상인회장은 “주말 토요시장이 입소문을 타면서 서울은 물론 인도·일본 등 국내·외의 관광객이 많이 온다.”며 “특산물인 매생이탕과 굴구이, 키조개구이가 값싸고 맛이 있어 대인기”라고 말했다. 장흥군은 인터넷사이트 ‘정남진 장흥몰(www.okjhmall.com)’에서 해산물 등 67개 품목을 싼값에 판매한다.24∼25일에는 서울 동작구 근린공원에서 수산물 직거래장터를 열고 특산물을 저렴하게 판다. 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국립공원 입장료 7월부터 단계적 폐지

    국립공원 입장료 7월부터 단계적 폐지

    때묻지 않은 자연과 빼어난 경관, 운이 좋으면 희귀 야생동·식물까지 볼 수 있는 곳은? 바로 국립공원이다. 한해 탐방객이 2000만명에 육박하는, 온 국민의 쉼터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런 국립공원이 앞으론 더욱 각광받을 것 같다. 정부가 오는 7월부터 단계적으로 국립공원 입장료를 폐지(서울신문 1월12일자 1면 참조)키로 하고, 구체적인 추진 절차를 밟고 있어서다. 불교계도 이런 방침에 적극 호응하고 있어 그 동안 국립공원 입장료와 공원내 사찰 문화재관람료를 함께 걷어 온 부당한 관행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도 대부분 무료 입장 국립공원 입장료는 1970년 5월 속리산 국립공원부터 걷기 시작해 현재 전국 18개 국립공원,188개 매표소에서 받고 있다. 정부 재정형편이 어려워 공원관리 비용을 충당할 목적으로 도입돼, 최근 들어선 해마다 250여억원 안팎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국립공원 입장료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국립공원은 사유재산이 아닌 국민 모두의 소유’라는 당위에 터잡고 있다.‘수혜자 부담원칙’을 기계적으로 적용해 등산객의 호주머니를 털 것이 아니라 국가예산으로 관리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논리다. 유럽의 모든 나라와 일본, 뉴질랜드 등 미주 대륙을 뺀 대부분의 국가들도 입장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입장료 징수의 형평성 문제도 거론된다. 공원내 사유지가 많은 데다 출입구도 여러 군데 흩어져 있어 맘만 먹으면 입장료를 내지 않고도 들어갈 수 있는 형편이다. 특히 공원 주변지역 주민들의 경우 “동네 앞산에도 돈내고 들어가야 하느냐.”거나 “이웃집이나 친척집을 방문할 때도 입장료를 내야 하느냐.”는 불만과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측도 “성수기엔 순찰이나 공원관리 인력보다 단순 매표업무에 매달리는 직원들이 더 많아 전문적인 공원관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입장료 폐지문제는 지난해 하반기 정부부처간 진지한 논의가 이뤄졌는데, 예산엔 반영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사정은 다르다. 이재용 환경부장관은 “입장료 폐지가 옳으며, 이에 대해선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정부 내 분위기를 전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역시 “자체 예산을 활용해서라도 4개 해상·해안국립공원의 입장료 폐지를 우선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불교계도 적극 호응 입장료와 함께 사실상 강제적으로 걷어 온 사찰 등의 ‘문화재관람료 징수 시비’도 해소될 전망이다. 현재 전국 14개 국립공원(22개 사찰)에서 입장료·문화재관람료를 등산객의 의사에 상관없이 통합징수하고 있다. 지난해 국립공원 입장객 1799만명 가운데 47%에 이르는 848만명이 입장료와 문화재관람료를 통합징수하는 매표지역으로 입장했다. 하지만 문화재보호법 등 관련 법엔 이같은 통합징수에 대한 어떠한 규정도 없어 “정부와 불교계가 공공연히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비판이 거셌다.“문화재를 보지 않는 등산객에게도 관람료를 징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여론도 시시때때로 들끓었다. 이 때문에 1997년엔 ‘별도 징수’가 추진되기도 했지만 “산문(山門)을 닫겠다.”는 불교계의 강력한 반발에 밀리는 등 번번이 무산됐었다. 그러나 최근 불교계의 행보는 종전과는 딴판이다. 여론악화를 의식한 듯 오히려 정부보다 더 적극적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지난달 25일 사학법 개정과 관련한 노무현 대통령과의 종단지도자 간담회에서 “공원 입장료 폐지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전달, 노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6일과 30일엔 김재규 공단이사장 및 이재용 환경부장관을 잇따라 만나 이런 방침을 거듭 확인하기도 했다. 불교계에선 입장료 폐지에 대비해 매표소를 사찰 근처로 옮겨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키로 하거나, 수입 축소에 따른 대책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6)세계의 음다풍습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6)세계의 음다풍습

    새해다. 아직도 앞산인 달마산은 눈을 모자삼아 구름을 목도리 삼아 유유자적 하늘과 세월을 떠받치고 있다. 새해들어 눈 덮인 골짜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인사를 하러 온 차인들도 많지만 일반 등산객들의 발길도 늘어가고 있다. 하얀 입김을 푸우 푸우 내뿜으며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어 있다. 해남의 명산인 두륜산에는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두륜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큰절인 대흥사를 지나 일지암을 지나는 코스와 진불암을 지나는 코스가 있다.2000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일지암을 찾는 등산객들은 매우 드물었다. 마치 사시사철 선방처럼 한적한 곳이 바로 일지암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 큰 절의 수련생들뿐만 아니라 일반 등산객까지 일지암을 찾는 발걸음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른바 웰빙음료로 각광받고 있는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인 것 같다. 산을 오르는 등산객들 중 가끔씩 차를 청하는 분들이 있다. 일지암에는 좀 독특한 차 풍습이 있다. 그곳에 머무는 사람이 아닌, 청하는 손님이 차를 직접 우려내서 마시는 것이다. 그러면 대부분 당황해 한다. 차를 어떻게 내야 합니까. 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매우 까다로운 절차와 형식을 거쳐야 하는 것 아닙니까. 쉽게 생각하세요. 직장생활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커피를 마시듯 편안하게 차를 끓여 드시면 됩니다. 우선 유천에서 물을 떠와 차를 끓이는 주전자에 넣고 사람 수에 맞게 잔과 차를 준비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물이 끓으면 차 주전자에 물을 붓고 마시면 되는 것이지요.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편안하게 따르고 마시면 됩니다. 그렇게 말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손사래를 치며 차를 마시는 것을 포기하고 만다. 안타까워 다시 권해보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다.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차는 형식과 관념 속에서 머무는 뜬 구름이 아니라 존재와 현실의 내적 욕망을 갈무리하는 청적(淸寂)이 머무는 마음의 공간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차는 그 자체로 이미 편안함이며 실용적이며 삶이라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한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장자의 이야기다. 제나라 환공이 당상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당대최고의 목수인 윤편이 수레바퀴를 깎고 있다가 물었다. “전하께서 읽고 계시는 책은 무슨 말을 쓴 책입니까.” “성인의 말씀이다.” “그 성인은 지금 살아계십니까.” “벌써 돌아가신 분이다.” “그렇다면 전하께서 읽고 계신 책은 옛 사람의 찌꺼기군요.” “내가 책을 읽고 있는데 목수 따위가 감히 시비를 건단 말이냐. 합당한 설명을 한다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수레바퀴를 깎을 때 많이 깎으면 축인 굴대가 헐거워서 튼튼하지 못하고 덜 깎으면 빡빡하여 굴대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더도 덜도 아닌 정확한 깎음은 손짐작으로 터득하고 마음으로 느낄 뿐 입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물론 깎아야 할 수레바퀴의 정확한 치수는 있기는 있습니다만 소신은 제 자식에게 그것을 말로 깨우쳐 줄 수가 없고 제 자식 역시 신으로부터 그것을 전수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흔 살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손수 수레를 깎고 있습니다. 옛 사람도 그와 마찬가지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전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하께서 읽고 계시는 것은 옛 사람들의 찌꺼기 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환공과 윤편의 대화에서 알 수 있는 것은 형식인 말은 결코 그속에 담긴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눈으로 봐서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형(形)과 색(色)이요 귀로 들어 알 수 있는 것은 명(名)과 성(聲)일 뿐이다. 차도 마찬가지다. 차는 거창한 삶의 형식이 결코 아니다는 것이다. 차의 본뜻은 삶의 실용속에서 자신을 발견해가는 작은 기쁨에서 시작되는 일상화를 뜻하기 때문이다. 다만 다구를 갖출 수 있고 차를 마시는 최소한의 지혜를 갖춘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차는 내 일상의 삶속에서 천연스럽게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차는 곧 자신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는 삶의 존재로서 우리에게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지구촌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형태든 차를 마신다. 그리고 차를 마시는 것은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차를 많이 마시는 민족은 어디일까. 아이로니컬하게도 바로 티베트다. 그것은 높은 고원지대의 기후 탓이다. 티베트인들은 인체에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 같은 영양성분을 차로 보충한다. 그들이 마시는 수유차와 수유차를 만들 수 있는 통모, 그리고 차담은 티베트인들을 세계에서 가장 차를 많이 마시는 민족으로 만들고 있다. 티베트인들의 음다풍속은 매우 자연스럽다. 형식과 격식이 없이 앉는 곳이 바로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티베트인들의 찻자리는 그런 점에서 매우 자유롭고 평안하다. 아마도 형식과 격식을 갖추지 않고 자연과 인간 그리고 차가 하나가 되는 찻자리를 펼치는 유일한 민족이 바로 티베트일 거라는 생각이다. 그들은 노동을 통해 생산하는 생산현장에서, 그리고 국가의 중대사를 논하는 회의장에서도, 높은 산에서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차를 마신다. 자세히 들여다면 그들의 일상은 이미 차 공동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차는 그들의 모든 삶을 씨줄과 날줄로 이어준다. 척박한 문화속에는 아주 조용한 삶의 평화가 깃들어 있다. 그들의 종교적 성지인 라사의 포탈라궁을 가기 위해 온 가족이 7개월 동안 삼보일배를 한다. 우리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의 차문화 공동체는 우리가 향후 지향해야 할 차의 살림살이가 어디에 있는가를 연구해줄 귀중한 것들이라고 보여진다. 중국 신강 위구르족의 밀크티와 향차(香茶)도 우리가 주목할 만한 것들이다. 위구르족의 밀크티와 향차는 한가한 여가시간보다는 식사와 함께 먹는다는 게 특징이다. 우리는 통상적으로 식사를 한 뒤나 편안한 시간을 따로내어 차를 마시는 반면 위구르족은 식사와 함께 차를 마시는 것이다. 위구르족은 북쪽의 민족들은 밀크티를 마시고 남쪽에 사는 민족들은 향차를 마신다. 위구르족의 밀크티는 매우 독특하다. 벽돌차로 불리는 전차를 쪼개 덩어리를 철제주전자나 알루미늄 주전자에 넣고 물을 부어 팔팔 끓인다. 차가 적당하게 푹 우러나면 신선한 우유 혹은 양젖을 넣고 다시 소량의 소금을 넣은 뒤 더 끓인다. 그리고 몇분이 지난 뒤 찻잔에 따른후 식사와 함께 차를 마신다. 향차 역시 마찬가지다. 주전자를 사용해 차와 함께 후추나 계피 정향 등 향로가루를 넣고 서서히 물을 부은 뒤 불위에 얹어 4∼5분가량 끓인다. 차 찌꺼기나 향료가루를 찻잔에 함께 나오지 않도록 걸러 마시며 보통 아침 점심 저녁식사와 더불어 차를 마신다. 몽골인들에게도 밀크티가 있다. 유목민인 몽골인들에게는 삼차일반(三茶一飯)의 음다풍습이 있다. 하루에 3번정도 차를 마시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과 함께 한번의 식사를 하는 것이다. 중국의 운남지방에서도 독특한 음다풍습이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음다풍습은 염파차(炎波茶)와 용호투차(龍虎鬪茶)다. 염파차는 차 덩어리를 부숴 작은 토기그릇에 넣은 뒤 토관을 불위에 얹어 찻잎이 “퍽 퍽”하는 소리가 날 때까지 구운 다음 천천히 뜨거운 물을 붓고 다시 5분정도 끓인다. 그런 후 다시 소금덩어리를 다탕에 넣고 끓여서 짠맛이 나면 화로에서 꺼내어 따른 뒤 각자의 기호에 따라 뜨거운 물을 더 부어 마신다. 운남에서는 염파차를 마실 때 옥수수떡을 함께 먹는 습관도 있다. 용호투차는 밀림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감기치료에 이용하는 비방으로 전해지고 있다. 먼저 진하게 우려낸 뜨거운 차를 알코올 도수 높은 술이 담긴 술잔에 부으면 마치 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우는 것과 같은 형상을 나타낸다. 감기에 걸렸을 때 마시면 땀이 나고 잠을 잘 자게 되고 몸이 가벼워져 큰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인들은 티베트인 다음으로 차를 가장 많이 마시는 민족이다. 연간 1인당 차소비량이 약 4.5㎏이 될 정도로 차를 마시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영국인들이 차를 마시는 습관은 매우 독특하다. 그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우선 차를 한 잔 마신다. 그리고 아침 식사때 한 잔을 마시며,11시쯤 일을 하거나 대화를 하며 또 차를 한 잔 마신다. 점심식사때 한 잔, 오후 1시부터 4시사이에 한 잔, 잠을 자기 직전에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영국인들의 다시(茶時)다. 영국인들이 세계적으로 차 소비량이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영국에서는 또 ‘5시 차’라는 음다풍습이 있다. 18세기 중엽 베드포드 공작부인인 안나가 고안해낸 방법으로 오후 5시에 많은 사람을 초청해 차와 과자 등을 제공하는 통상적인 차회를 말한다.5시 차회에서는 크래커 과일 등을 바구니에 담아 차와 함께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비해 미국인들은 차가운 차인 ‘아이스티’를 즐겨 먹는다. 차는 통상적으로 뜨거운 물에 우려내어 마신다는 통념을 미국인들은 깨고 있는 것이다. 아이스티는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국제박람회에서 영국인 차업자인 리처드에 의해서 보급됐다. 차를 선전하기 위해 박람회에 온 리처드는 7월이라는 뜨거운 날씨 탓에 아무도 차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자 홍차에 얼음을 넣어 차게 한 다음 차가운 홍차라고 권유했다. 차가운 홍차인 아이스티는 뜻밖에도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았고 전세계적으로 보급될 수 있었다. 사막의 나라 모로코에서는 박하차를 마신다. 박하차는 차를 넣고 먼저 끓이다 설탕과 함께 박하잎을 넣어 마신다. 차와 설탕 박하가 어우러져 상쾌한 기분을 전해주는 것이 바로 모로코의 박하차이다. 이밖에도 차는 유럽 러시아에서도 그 지역의 기후와 문화적 풍습에 알맞게 음용되고 있다. 차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우유 설탕, 심지어 박하와 소금까지도 함께 섞어서 음용되고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차는 형식과 관념의 문제가 아닌 현실 삶의 존재조건이다. 그리고 자연과 인간 차가 함께 하는 매개고리로써 중요한 매체이기도 한 것이다. 일지암 암주 ■ 티베트의 수유차 ‘하루 양식은 없어도 되지만 차 없이는 못산다.’는 민족이 바로 티베트다. 그들은 하루 일과를 차로 시작해 차로 끝낸다. 최소 20∼30잔에서 100잔을 넘게 마시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티베트에 가면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명물이 바로 ‘통모’라고 부르는 차통이다. 보통 지름이 15∼18㎝이고 길이는 150㎝가량이며 왕대나무를 잘라 차통으로 만든 후 겉에는 아름다운 문양을 새긴다. 차통에는 피스톤 같이 생긴 막대가 끼여 있다. 통모에 야크의 젖으로 만든 버터를 빚어넣고 그위에 끓는 차를 붓는다. 소금과 입맛에 맞는 향로를 또 넣고 피스톤처럼 생긴 자루를 두손으로 잡고 절구질하듯 아래 위로 밀어 넣었다 뺐다 하며 골고루 섞는다. 절구질을 많이 할수록 차는 부드럽고 맛깔이 난다. 수유차라 불리는 이 차는 단백질과 지방질 풍부한 비타민과 카페인이 함유된 버터차가 된다. 쌀뜨물처럼 진한 게 탁한 우유맛이 난다. 수유차를 만들 수 있는 통모는 티베트 사람들의 빈부차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신분적 가치를 지닌다. 통모의 겉이나 절구질을 할 수 있는 막대기의 손잡이인 ‘자나’에 부자들은 아주 귀한 보석으로 치장한다. 수천만원이 넘는 귀한 통모가 티베트에는 존재한다. 수유차를 담을 수 있는 보온통인 ‘차담’도 매우 중요한 차 도구 중 하나다. 티베트 사람들은 집집마다 최소한 2∼3개의 통모와 4∼5개 정도의 차담을 가지고 있다. 티베트 사람들은 찻자리가 따로없다. 찻상을 차리거나 차를 마시는 격식 없이 시장바닥이건 회의장에서건 앉는 곳이 바로 찻자리다. 어떤 자리든 앉으면 바로 차가 나오기 때문이다. 티베트 풍습상 손님으로 차를 접대받을 때 찻잔의 차를 모두 마셔서는 안 된다. 차를 모두 마셔버리면 차를 더 이상 마실 의향이 없다는 것으로 알고 더 권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를 더 마시기 위해서는 찻잔에 차를 약간 남겨두어야 한다. 차가 일상화되어 있는 티베트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차 소비량을 자랑하고 있다.1인당 연간 소비량이 15㎏가량 될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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